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탄핵 1년
    2026-05-29
    검색기록 지우기
  • 브리티시
    2026-05-29
    검색기록 지우기
  • 혼인취소
    2026-05-29
    검색기록 지우기
  • 회장님
    2026-05-29
    검색기록 지우기
  • 스마트IoT
    2026-05-2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711
  • 고환율·고유가 습격… 생활 물가 7개월 새 ‘최고’ [뉴스 분석]

    고환율·고유가 습격… 생활 물가 7개월 새 ‘최고’ [뉴스 분석]

    소비자물가가 두 달 연속 2%대로 올랐다. 특히 고환율·고유가 여파로 ‘생활 물가’는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치솟았다. 탄핵 국면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촉발한 관세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고환율이 뉴노멀로 자리매김하면서 추가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6.08(2020년=100)로 1년 전보다 2.0% 올랐다. 1월(2.2%)보다는 오름세가 완만해졌지만 2%대를 이어 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1.3%로 저점을 찍은 뒤 11월부터 증가하다가 올해 들어 2%를 넘어섰다. 한국은행 물가안정 목표(2.0%)에는 부합하는 수치로 전반적인 물가 지표는 둔화했다. 하지만 생활필수품 144개 품목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2.6%로 지난해 7월(3.0%) 이후 가장 높았다. 반영 비중이 높은 석유류가 6.3% 오른 영향이다. 석유류는 전월(7.3%)보다는 증가 폭이 줄었지만 전체 물가를 0.24% 포인트 끌어올렸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는 큰 변동이 없었지만 고환율과 유류세 인하 폭 감소로 석유류 가격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먹거리 물가도 크게 뛰었다. 외식 물가가 3.0% 올라 전체 물가를 0.43% 포인트 끌어올렸다. 가공식품은 2.9%로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선식품지수는 1.4% 내리며 2022년 3월 이후 3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지만 축산물(3.8%)과 수산물(3.6%) 등은 여전히 들썩였다. 무와 배추도 각각 89.2%, 65.3% 올라 불안한 흐름을 이어 갔다. 원재료비와 환율 상승에 따른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은 현재 진행형이다. 장바구니 물가가 들썩거리는 상황에서 농심은 이날 신라면과 새우깡 등 17개 라면·스낵 출고가를 오는 17일부터 평균 7.2%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농심은 “신라면과 새우깡은 2023년 7월 정부 압박에 따라 출고가를 각각 50원, 100원 내렸는데 이전 수준으로 되돌린다”고 설명했다. 앞서 롯데웰푸드는 지난달 초코 빼빼로 등 제품 26종 가격을 평균 9.5% 인상했고, SPC 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 뚜레쥬르도 빵값을 각각 평균 5~5.9% 올렸다. 고환율과 관세 전쟁 여파로 물가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지정학적 정세, 주요국의 통상 갈등, 환율 움직임, 내수 흐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면서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늘어나고,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입 물가가 더 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혜영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도 “환율이 물가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석유류, 수입하는 중간원료들, 식품 원재료의 중간 가격을 거쳐 전반적인 물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짚었다. 기재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이 1.8%에 그쳤다는 데 의미를 두면서도 환율, 국제유가 등 불확실성을 경계했다. 기재부는 “먹거리 물가 안정을 위해 주요 식품·사료원료(31종) 할당관세, 농수산물 비축·방출 및 할인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 채용 땐 아빠찬스, 사직은 ‘자녀 의지’라는 선관위

    채용 땐 아빠찬스, 사직은 ‘자녀 의지’라는 선관위

    박찬진·송봉섭 국회 황당 답변 논란김용빈 사무총장 “자진사퇴 바랄뿐”김용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채용 비리 특혜채용자 10명에 대해 6일 “조직원들 사이에서도 이분들이 책임지기를 원하고 스스로 결자해지 심정으로 조직을 위해 사퇴 의사를 보여 주길 바란다”고 했다. 선관위의 대규모 채용 비리와 총체적 관리 부실 한복판에서 선관위는 손을 놓고 ‘개인 판단’을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김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김대웅 중앙선관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국가공무원법 45조 3항의 채용 비위 관련자의 합격 취소 규정이 2021년 12월 8일에 시행됐는데, 부칙 3조에 의하면 채용 취소는 ‘시행 이후에 채용한 사람에 한하여’ 실시된다”고 말했다. 이어 “법령 검토를 다 했지만 연루된 10명의 비리 채용자 자녀에 대해 보니 1명만 국가공무원법 개정 이후 채용된 사람이었다”며 채용 취소가 어렵다고 답했다.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선관위가 조직폭력배인가. 법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하자, 김 총장은 “그래서 대기발령을 한 상태”라고 답했다. 딸 특혜 채용과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한 박찬진 전 사무총장과 송봉섭 전 사무차장의 답변도 논란이 됐다. 박 전 사무총장은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지금 딸을 사퇴시킬 의향이 있냐”고 묻자 처음에는 답변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다 조 의원이 재차 묻자 “그건 본인의 의사”라고 답했다.  오후 질의에선 “이전부터 고민을 많이 했고 권유를 해 본 사실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딸 특혜 채용 혐의로 기소된 송 전 사무차장도 “딸이 사직서를 내게 할 거냐”고 묻는 조 의원 질의에 “제가 결정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선을 그었다. 이에 조 의원은 “채용할 때는 아빠 찬스 쓰고, 사퇴시키겠냐고 하니 내 의사가 아니라 딸 의사라고 하는데, 그런 선관위를 국민 누가 믿겠나”라고 질타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가 재판장이었던 2023년 우리은행 채용비리 사건 2심 판결을 선관위 채용 비리 사건에 빗대 거론했다. 이 의원은 “채용 청탁으로 부정 입사한 사람을 해고한 은행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며 “(선관위 10명은) 당연히 해고하는 것이 국민의 눈높이에서 맞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김 후보자는 “판결에 비춰 보면 그렇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하다고 생각한다”며 “엄격하게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헌법과 법률 내에서의 검토’라고 단서를 달았다. ‘감사 사각지대’를 두고는 여야 의견이 엇갈렸다. 계속된 관련 질의에 김 사무총장은 “(국회, 법원, 헌재와) 동등하게 대우를 해 달라는 것”이라고 답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말장난 아니냐”며 “결국은 외부 통제를 받지 않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이광희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변호인단 헌법재판소 변론기일에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영상 등을 재생한 뒤 김 후보자에게 “통계 조작이 가능하다고 보느냐”, “근거가 있다고 보느냐”고 물었다. 김 후보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법원 판결 등을 통해 그런 일(부정선거)은 없었다고 나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일부에서 추진 중인 사전투표 폐지에 대해선 “당장 폐지 여부를 검토하기보다는 공감대 형성을 통해 제도 개선을 해나가는 방향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선관위의 채용 비리와 복무 기강 해이 사태를 ‘제2의 인국공(인천국제공항)·제2의 조국 사태’로 규정하고 특별감사관법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국회가 원내 1·2교섭단체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7일 이내에 1명을 선택해 특별감사관으로 임명한다. 또 특별감사관은 선관위 업무 전반을 감사할 수 있고 국가공무원법 등 법률상 규정된 사유 해당 시 징계 요구 권한을 갖는다.
  • 여순10·19 보고서작성기획단 편향성 논란···김계리 변호사 해촉하라

    여순10·19 보고서작성기획단 편향성 논란···김계리 변호사 해촉하라

    여순10·19사건 진상보고서 작성에 참여 중인 김계리 변호사가 윤석열 대통령 측 탄핵 심판 변호인단으로 활동하면서 편향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유족회와 지역 정치권·시민사회 등은 기획단을 해체하고 다시 구성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주철현·김문수·권향엽·문금주·조계원 등 전남 동부권 국회의원들과 여순사건 유족회 대표들은 최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계리 변호사의 해촉과 진상보고서 작성 기획단 재구성을 요구했다. 주 의원 등은 “김계리 변호사는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변론을 맡아 ‘국회 봉쇄는 없었다’는 주장을 펼치고, 비상계엄 조치를 ‘국민을 깨우기 위한 계몽령’이라고 표현했다”며 “여순사건이 특정 정치적 입장에 의해 왜곡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족회 측과 의원들은 “윤 대통령을 변호한 인사가 여순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보고서 작성에 참여하는 것은 심각한 이해충돌이자 공정성을 훼손하는 행위다”며 “김계리 변호사 등 단원을 즉각 해촉하고 정치적 중립성과 객관성을 갖춘 전문가로 기획단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순 10·19 범국민연대 등은 “지난해부터 여순사건 진상 보고서를 작성하는 기획단이 뉴라이트 성향 인사들로 구성됐다고 우려한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변호사가 포함된 것은 있을 수 없는 부적절한 처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록 전남지사도 “여순사건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을 올바른 역사성을 갖춘 인사들로 즉각 재구성하고 반 헌법적 발언을 한 김계리 변호사를 즉각 해촉할 것”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했다. 김 지사는 “여순사건 진상조사보고서는 단순한 행정보고서가 아닌, 희생자와 유족의 77년간의 아픔과 한을 담아내고 역사적 진실을 밝히는 중차대한 국가적 과제다”며 “국회도 지난해 12월 ‘여순사건 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기획단 구성에 있어 정치적 중립성과 객관성, 균형잡힌 역사인식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했지만 이러한 원칙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기획단의 활동 기한은 앞으로 최소 1년에서 2년까지지만 위촉직 8명의 임기는 다음달 4일 끝난다.
  • [열린세상] 연금개혁과 기업 일자리

    [열린세상] 연금개혁과 기업 일자리

    국민연금 개혁(개악?)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누가 더 내고 더 받을까. 어떤 모임에서 돈이 더 필요해 구성원들의 갹출액을 늘리기로 했다. 모임의 임원들이 고심 끝에 안을 내놨는데 절반의 회원들에겐 돈을 더 걷어야 하는 이유를 구구절절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면서 나머지 회원들에겐 설명을 하는 둥 마는 둥 하면 어떻게 될까. 그 즉시 임원단은 탄핵되고 모임은 둘로 갈라질 것이다. 놀랍게도 이런 비상식적인 양태가 국가의 중대사인 연금개혁 논의 과정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9월 정부가 발표한 연금개혁안엔 상생, 지속가능성, 신뢰, 부담 완화와 같은 나이스한 단어들이 잔뜩 나열돼 있었지만 그 어디에도 그 돈을 더 내야 할 핵심 주체인 기업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물론 기득권 양보안도 없었다. 정부안의 골자는 현행 9%인 국민연금 보험료율(내는 돈)을 13%로 올려 기금의 고갈 시점을 조금 늦추고, 명목소득대체율(받는 돈)을 40%에서 42%로 올려 국민의 노후 소득 보장을 강화한다는 이른바 ‘더 내고, 더 받는’ 개혁안으로 불린다. 연금보험료는 사용자인 기업과 근로자인 국민이 반반씩 부담한다. 보험료가 4% 포인트 오르면 기업이 부담하는 인건비도 2% 포인트 오른다. 정부가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엔 세대 간 형평을 위해 50대는 매년 1% 포인트 올릴 때 30대는 0.33% 포인트, 20대는 0.25% 포인트 올리고 아예 국민연금 지급 근거를 법으로 못박을 테니 믿고 따라와 달라고 읍소하고 있다. 그러나 붙임자료까지 총 10장이나 되는 보도자료에 이 개혁안이 통과되면 더 많은 돈을 부담해야 하는 기업에 대한 언급은 찾을 수 없다. 답은 정해져 있고 기업은 팔 비틀면 된다는 인식이 전제된 것이다. 나랏일 하는 분들의 의도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국민들 주머니에서 돈 더 걷으면 인심이 사나워지고 다가올 선거에서 표 떨어지는 소리가 벌써부터 들리는 듯하니 국민들에겐 양해해 달라고 싹싹 비는 것이다. 반면 기업의 어려움은 실체가 있다.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에서 갑자기 총인건비의 2%가 오르면 이리저리 치이는 한국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은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정부와 공공기관을 제외하고 민간기업이 1년간 부담하는 인건비 총액이 약 760조 2864억원이었다. 세대별로 차등화해 보험료율을 인상하겠다고 했으나 기업의 최종적인 부담은 2% 포인트 인상으로 동일하다. 그 2%는 15조 2057억원이다. 물론 정부 인건비도 우리 세금으로 더 내면 된다. 삼성, 현대 같은 대기업은 많이 부담하고 옆집 김 사장이 운영하는 5인 미만 중소기업은 적게 부담하는 게 아니다. 회사 규모와 상관없이 근로자를 고용한 모든 기업, 자영업자들은 총인건비의 2%를 더 내야 한다. 성장기에 2% 포인트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일지 몰라도 경제가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고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에 시달리며 트럼프발 불확실성 증가로 허덕이는 지금은 얘기가 다르다. 2% 포인트는 수많은 기업들을 회복 불능의 상태로 만들 수 있으며 그만큼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다. 국민연금은 세계적으로도 아주 훌륭한 노후보장 제도다. 그러나 개개인이 연금 보험료를 내려면 일을 해야 하고 일자리는 결국 기업이 만드는 것인데 기업의 어려움은 아랑곳하지 않고 더 내는 연금개혁안이 과연 제대로 된 개혁일지 의문이다. 아직 시간이 있다. 연금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모수개혁 과정에서 부담이 가중될 기업을 위한 대책도 강구해야 한다. 세계 시장에서 총원가의 2%가 올라간다면 그만큼을 상쇄할 수 있는 지원책과 경쟁력 강화 방안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기업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이것도 일자리 지키기 정책이다.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 홍준표 “정략적 개헌론 반대”… 오세훈은 MB 예방

    홍준표 “정략적 개헌론 반대”… 오세훈은 MB 예방

    한동훈, 자신의 책 오디오북 녹음안철수 “안중근, 국민 통합 강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가 다가오면서 여권 차기 잠룡들의 ‘상호 견제’ 수위도 고조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4일 여권 주자들의 개헌론 경쟁에 “우후죽순 난무하는 정략적 개헌론보다는 차분하게 1년 이상 충분히 대한민국 미래 100년을 위한 제7공화국 헌법이 논의되고 난 뒤 여야 합의와 국민적 동의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시도지사협의회 회장인 유정복 인천시장이 국회에서 발표한 개헌안에 반대하는 동시에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의 개헌 구상도 평가절하한 것이다. 오 시장은 보수 주자들의 ‘출정 관문’으로 통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서울 서초구 청계재단에서 오 시장의 예방을 받은 이 전 대통령은 “이 시점에 가장 필요한 게 성장이다. 나라 위상을 올리기 위해선 우선 경제가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그래서 제가 구호를 KOGA(Korea Growth Again·다시 성장하는 대한민국)이라고 재미있게 지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 때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한 걸 따왔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책 ‘국민이 먼저입니다’ 오디오북 녹음을 한다고 알렸다. 한 전 대표 측은 “한 전 대표의 책이 전국에서 베스트셀러 행진을 이어 가고 있는 가운데 시각장애인이나 시력이 나빠 책을 보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출판사가 요청해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안중근의사기념관을 방문해 김황식 전 국무총리(안중근의사숭모회 이사장)를 예방했다. 안 의원은 “안 의사께서 가장 강조하신 것이 국민 통합이었다”고 강조했다.
  • 이낙연 “민주당의 어떤 분만 개헌 소극적”…이재명 “내란 종식이 우선” 신중

    이낙연 “민주당의 어떤 분만 개헌 소극적”…이재명 “내란 종식이 우선” 신중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여야 국가 원로들이 한데 모여 개헌을 주제로 한 정치개혁 대담회를 갖고 개헌 논의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내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를 중심으로 개헌론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오기 이전까지 내란 종식이 우선이란 입장에서 개헌론에 대해선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강원택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연구원장은 4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열린 ‘국가 원로들, 개헌을 말하다’ 정치개혁 대담회에서 “우리의 자부심이었던 한국 민주주의가 이런 상황까지 온 것은 우리의 정치적 상황이 시대 상황과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 원장은 “우리가 당장 눈앞에 벌어진 정치적 위기뿐 아니라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해서라도 개헌을 통한 정치 시스템의 변혁은 매우 중요한 일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에는 정세균·박병석·김진표 전 국회의장을 비롯해 정운찬·김황식·이낙연·김부겸 전 총리,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 회장, 김종인 전 의원 등 여야 원로들이 대거 참석했다. 유홍림 서울대 총장은 환영 인사에서 “한국의 민주주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큰 성취도 이뤘지만, 민주주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역사적인 교훈은 그리고 변하지 않는 정치학적 진리는 주기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참석한 국가 원로들은 개헌이 필요하다는 대전제에 동의하면서도 구체적 개헌 각론에 있어서는 백가쟁명식 해법을 제시했다. 정세균 전 의장은 “개헌의 목표는 정치 복원”이라며 “오늘 이 자리는 개헌에 대한 공감대를 모으는 자린데 사실은 개헌보다 정치를 잘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했다. 박병석 전 의장은 ‘분권형 대통령제 4년 중임제’를 제안하면서 “첫 대통령은 임기를 3년만 하되 3년 후에 재임 기회를 터준다면 그것은 중간 평가의 성격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진표 전 의장은 “개헌이 꼭 필요한 건 개헌을 통해서 어떻게든 대화와 타협을 제도화하고 협치를 제도화하는 각론적인 수단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면서 책임총리제, 감사원 개편, 선거제도 개정 등을 언급했다. 반면 김황식 전 총리는 “의원내각제가 가야 할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낙연 전 총리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언급하면서 “정치권 내부에선 민주당의 어떤 분만 개헌에 소극적이고 나머진 전부 개헌하자고 한다”며 “저는 그분을 위해서라도 개헌하는 게 좋겠다”고 이 대표를 비판하기도 했다. 김부겸 전 총리는 “개헌은 이번에 반드시 해야 한다”며 “정치 지형이 독일처럼 완벽하진 않더라도 정치 의사가 사장 안 된다는 사회 효용성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여야 국가 원로들이 개헌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릴 경우 열리게 될 조기 대선 정국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등 여권 잠룡 주자들은 대통령 4년 중임제로 권력구조를 개편하는 동시에 차기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줄이겠다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김 전 총리와 김동연 경기지사,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야권 잠룡 주자들도 개헌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김 지사는 차기 대통령의 임기 단축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내란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고 있는 이 대표는 윤 대통령 파면 결정이 내려지기 이전까지 개헌론 언급을 하는 것은 자칫 현 정국의 블랙홀이 될 수 있다며 신중론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MBC 백분토론에 출연해 개헌 요구에 대해 “지금은 내란 극복과 헌정질서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지금 개헌을 이야기하면 블랙홀이 된다”며 “빨간 넥타이 매신 분들(보수세력)이 좋아하고 헌정 질서 파괴에 대한 책임 추궁이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여권 잠룡 후보 중 홍준표 경남지사도 이날 3년 임기 단축 개헌안을 발표한 유정복 인천시장의 개헌 주장에 대한 반대 의사를 보이며 신중론을 폈다. 홍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유 시장이 추진하는 개헌안에 반대한다”면서 “우후죽순 난무하는 정략적인 개헌론보다는 차분하게 1년 이상 충분히 대한민국 미래 100년을 위한 제7공화국 헌법이 논의되고 난 뒤 여야 합의와 국민적 동의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회갈등’ 인식 6년 만에 최고… “진보·보수 대립 심각”

    ‘사회갈등’ 인식 6년 만에 최고… “진보·보수 대립 심각”

    지난해 한국인이 느낀 ‘사회갈등’ 정도가 2018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진보와 보수의 갈등을 가장 심각하다고 인식한 것으로 조사됐다. 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9월 19~75세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2024 사회통합 실태조사’를 한 결과 우리 사회 갈등 수준은 4점 만점에 3.04점으로 집계됐다. 보사연은 2014년부터 매년 이 조사를 하고 있는데,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국면이 반영되지 않았음에도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사회 갈등도는 2018년 2.88점, 2019년 2.90점, 2021년 2.89점, 2022년 2.85점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다가 2023년 2.93점, 2024년 3.04점으로 2년 연속 상승했다. 2023년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서 벗어나 일상 회복이 시작된 시점인 동시에 윤석열 정부 들어 이념 갈등이 본격화한 시기다. 윤 대통령은 2022년 10월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종북 주사파’란 말을 처음 언급했고 2023년 6월 한국자유총연맹 69주년 창립 기념식, 8월 광복절 경축사, 9월 인천상륙작전 전승기념식 등에서 야권 등 반대세력을 ‘반국가세력’으로 지칭했다. 응답자들이 가장 심각하다고 여긴 것도 진보와 보수 갈등이었다. 2019년에는 3.35점(4점 만점)이었다가 2023년 3.42점, 지난해엔 3.52점으로 상승했다. 사회통합 인식은 지난해 10점 만점에 4.32점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4.59점으로 가장 높았고 2023년 4.20점으로 낮아졌다. 코로나19 시기 위기를 함께 극복할 공동체로서 사회통합 수준을 높게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 재판부 바뀔 때 녹음 재생 대신 녹취록 열람… 尹 탄핵심판·이재명 재판 지연 막는다

    재판부 바뀔 때 녹음 재생 대신 녹취록 열람… 尹 탄핵심판·이재명 재판 지연 막는다

    李 대장동·백현동, 위증교사 2심재판부 갱신 절차, 한 달 이내로탄핵심판에도 형사소송법 준용마은혁 임명 땐 1주일 내외 갱신 형사재판에서 재판부가 바뀌면 새 재판부가 기존 공판 내용을 숙지하는 ‘갱신 절차’가 지난달 28일부터 간소화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형사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간소화된 갱신 절차와 영향을 문답 형식으로 짚어 봤다. Q. 갱신 절차 어떻게 간소화됐나. 지금까지는 새 재판부가 앞서 진행된 공판 녹음파일을 모두 청취해야 했으나 이제는 녹취록을 ‘열람’하는 방식도 가능해졌다. 원칙적으로 녹취록 열람은 새 재판부가 일정 장소에서 낭독하는 방식으로 이뤄지지만 ‘녹취록을 열람했다’고 고지만 해도 된다. 다만 녹취록과 녹음파일의 내용이 다르다고 피고인 등 당사자가 이의를 제기하고 재판부가 받아들이면 녹음파일을 들으며 오류를 확인한다. Q. 갱신 절차를 간소화한 이유는. 재판부가 변경될 때마다 ‘이전 공판 녹음파일을 다 재생하느라 재판이 지연된다’는 비판이 많았기 때문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이 대표적이다. 2019년 2월 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은 2021년 2월 재판부가 교체되자 이전 공판 녹음을 청취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갱신 절차에만 7개월이 소요됐다. Q. 이 대표 재판에 적용되나. 이 대표의 대장동·백현동·성남FC 사건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위증교사 사건(2심) 재판부가 지난달 교체돼 새 재판부는 갱신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대표 사건 재판부도 바뀐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 규정이 변경되기 전 이 대표 측이 이전 공판의 녹음을 청취해야 한다고 주장하면 갱신 절차에만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이제는 한 달 이내에 갱신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Q.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도 영향을 주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임명돼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합류한다면 지난달 25일 종결된 변론 절차를 갱신해야 한다. 헌법재판소법은 탄핵심판도 형사소송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기에 헌재도 갱신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 법조계에선 이번 탄핵심판의 경우 한 달 정도 예상됐던 갱신 절차가 일주일 내외로 줄어들 것으로 본다. 다만 윤 대통령 측의 반발이 예상된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개정 규칙은 재판부의 잦은 교체로 인한 재판 지연을 막기 위한 목적인데, 재판관 임기가 6년인 헌법재판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며 “윤 대통령 측의 반발이 거셀 경우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형사재판 갱신 간소화… 尹·李 재판에 어떤 영향 미치나

    형사재판 갱신 간소화… 尹·李 재판에 어떤 영향 미치나

    형사재판에서 재판부가 바뀌면 새 재판부가 기존 공판 내용을 숙지하는 ‘갱신 절차’가 지난달 28일부터 간소화됐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형사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간소화된 갱신 절차와 영향을 문답 형식으로 짚어봤다. Q. 갱신 절차 어떻게 간소화되나. 지금까진 새 재판부가 앞서 진행된 공판 녹음 파일을 모두 청취해야 했다. 앞으론 녹취록을 ‘열람’하는 방식도 가능해졌다. 원칙적으로 녹취록 열람은 새 재판부가 일정 장소에서 낭독하는 방식으로 이뤄지지만, ‘녹취록을 열람했다’고 고지만 해도 된다. 다만 녹취록과 녹음 파일의 내용이 다르다고 피고인 등 당사자가 이의를 제기하고 재판부가 받아들이면 녹음 파일을 들으며 오류를 확인한다. Q. 갱신 절차 간소화한 이유는. 재판부가 변경될 때마다 이전 공판 녹음 파일을 다 재생하느라 ‘재판이 지연된다’는 비판이 많았기 때문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이 대표적이다. 2019년 2월 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은 2021년 2월 재판부가 교체되자 이전 공판 녹음을 청취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갱신 절차에만 7개월이 소요됐다. Q. 이재명 대표 재판에 적용되나. 이 대표의 대장동·백현동·성남FC 사건과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위증교사 사건(2심) 재판부가 지난달 교체되면서 새 재판부는 갱신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대표 사건 재판부도 바뀐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 규정이 변경되기 전, 이 대표 측이 이전 공판의 녹음을 청취해야 한다고 주장하면 갱신 절차에만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이제는 한 달 이내에 갱신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Q.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도 영향을 주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임명돼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합류한다면 지난달 25일 종결된 변론 절차를 갱신해야 한다. 헌재법은 탄핵심판도 형사소송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기에 헌재도 갱신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 법조계에선 이번 탄핵심판의 경우 한달 정도 예상됐던 갱신 절차가 1주일 내외로 줄어들 것으로 본다. 다만 윤 대통령 측의 반발이 예상된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개정 규칙은 재판부의 잦은 교체로 인한 재판 지연을 막기 위한 목적인데, 임기가 6년인 헌법재판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며 “윤 대통령 측의 반발이 거셀 경우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3·1절에 다시 떠올리는 어느 항일혁명가의 파란만장한 이야기 [세책길]

    3·1절에 다시 떠올리는 어느 항일혁명가의 파란만장한 이야기 [세책길]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두 나라로 갈라져 살고 있는 이 유난스럽고 징글맞은 민족을 설명하는 여러 이야기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경험이 많다”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조지아대학교 정치학과 박한식 교수를 인터뷰해 <선을 넘어 생각한다>를 쓸 당시 들었던 말이었다. 과연 생각해보면 우리만큼 온갖 개고생과 산전수전을 겪어본 민족집단을 찾기가 쉽지 않다. 외세 침입과 식민지 경험, 독립운동, 대규모 이민, 강제징용과 징병, 해방과 분단, 전쟁, 독재와 쿠데타, 민주화운동과 탄핵, 산업화와 민주화… 대충 이런 것들을 최근 100년 즈음에 모조리 경험해본 나라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떠오르질 않는다. 거기가 저개발국부터 시작해 개발도상국을 넘어 선진국까지 겪은 건 전세계에 한민족의 남쪽 절반 뿐이다. 거기다 지난해 연말 친위쿠데타를 위한 계엄령까지 경험했으니 전세계 사람들에게 늘어놓을 경험담이 하나 더 늘었다. 영화로 만들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우여곡절이 많고 시련과 풍파가 휘몰아치는 걸 흔히 ‘파란만장(波瀾萬丈)’이라고 표현한다. 이 단어를 들을 때마다 머리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어느 젊은 혁명가의 초상’이라는 부제목을 달고 대학 시절 많이 읽히던 <아리랑>의 주인공 김산(金山, 1905~1938)이었다. 김산은 1937년 중국공산당 지도부가 자리잡고 있던 옌안(延安)을 방문했던 미국인 기자 님 웨일스와 우연히 만난 일을 계기로 자신의 일생을 들려줬고, 님 웨일스는 김산의 일대기를 ‘아리랑의 노래’라는 이름으로 1941년 출간했다. ‘아리랑’이 국내번역본이 나온 건 1984년이었다. 내가 대학 시절 이 책을 처음 읽을 때만 해도 김산이라는 사람이 정확히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그의 본명이 장지락(張志樂)이라는 게 밝혀진 건 한참 뒤였다. 정부에선 2005년에 그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대학시절에도 그렇고 최근 출간한 ‘나는 대한독립을 위해 싸우는 외국인입니다’를 쓰기 위해 다시 읽으면서도 나를 가장 매혹시킨 건 김산의 파란만장한 인생 행로가 아녔나 싶다. 김산은 1905년에 평안북도 룡천군에서 태어났다. 룡천군은 압록강 바로 남쪽에 있어서 중국과도 가까운 곳이다. 그는 3·1운동 후 일본 도쿄에서 공부했고, 일본을 떠나 만주로 가서 신흥무관학교를 다녔다. 김산은 상하이에 가서 임시정부 관련 활동을 하는 한편 흥사단과 의열단에도 가입했다. 1925년 광둥[廣東]으로 간 뒤 황푸군관학교와 중산대학에서 공부했다. 조선민족동맹 결성에 참여했고 대표 자격으로 옌안에 파견되어 항일군정대학(抗日軍政大學)에서 강의했다. 님 웨일스를 만난 건 그 즈음이었다. 그 때 김산은 32세였지만 엄청난 경험으로 님 웨일스를 놀라게 했다. “그 체험의 광대함에 놀랐다. 그의 이야기는 조선, 일본, 만주에 걸쳐서 전개되었을 뿐 아니라 중국혁명의 박진감 넘치는 과정에까지 미치고 있었다(46쪽).” 김산은 님 웨일스와 영어로 인터뷰를 했고 일본어와 중국어에 능통했다. 몽골어도 약간은 알고 있었다. 에스페란토를 공부해 에스페란토로 쓴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렇게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고 여러 차례 투옥되거나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를 숱하게 넘긴 김산은 스스로 자신의 인생이 실패의 연속이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그는 포기하지 않는 열정을 잃지 않았다. “내 전 생애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우리나라의 역사도 실패의 역사였다. 나는 단 하나에 대해서만-나 자신에 대하여-승리했을 뿐이다. 그렇지만 계속 전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 데는 이 하나의 작은 승리만으로도 충분하다. 다행스럽게도 내가 경험했던 비극과 실패는 나를 파멸시킨 것이 아니라 강하게 만들어주었다(464쪽).” 혁명 위해 연애도 포기했던 두 혁명가의 뜨거웠던 첫사랑‘아리랑’에서 김산은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으로 ‘금강산의 붉은 승려’ 김충창을 꼽는다. 실제 이름은 운암(雲巖) 김성숙(金星淑, 1898-1969)이었다. 김산은 김성숙을 “금강산에서 온 붉은 승려”로 소개하면서, “(김성숙은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149쪽)”인 동시에 “나를 공산주의자로 만든 사람(192쪽)”이라고 표현했다. 김산은 김성숙을 처음 만났을 당시를 이렇게 기억했다. “그는 날카롭고, 아주 지적인 정신력을 내뿜는 사람이었으며, 뛰어난 미남이었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우리 사이에는 평생 변치 않을 우정이 싹트기 시작했다(192~193쪽).” 김산과 김성숙은 1926년 광저우로 활동무대를 옮겼는데 이 즈음 두 사람은 “조선혁명가들이 결혼을 해서는 안된다(님 웨일스, 186쪽)”며 굳게 결심했다. 하지만 광저우에 가자마자 김성숙은 일본어 과외선생을 하다가 제자인 중국인 아가씨와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첫사랑이면서 격심한 연애였다. 상대 아가씨는 중산대학에 다니는 아름다운 광동 아가씨로 대단히 현대적이었으며 부르주아였다(212~213쪽).” 김산은 김성숙이 그 중국인 아가씨(두쥔훼이)와 결혼한 걸 꽤 서운하게 생각했다. 김성숙은 김산에게 “네가 아가씨를 알게 된다면 나보다도 훨씬 깊이 빠져들 거야”라고 말했지만 김산은 “나는 절대로 결혼 따위는 안 해요”라고 쏘아붙였다(313쪽). 하지만 사람 일이란 건 참 모를 일이다. 김산은 몇 년 뒤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다음날 김산은 김성숙에게 편지를 썼다. “나는 당신의 낭만적인 난센스를 모조리 용서합니다. 실은 오늘 밤 나는 어느 사람이 저지른 어떠한 일이라도 용서해 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김형이 내게 한 말이 맞았어요. 유감스럽게도 너무나 정확했어요(341쪽).” 김산은 님 웨일스가 인터뷰를 모두 마치고 옌안을 떠난 직후인 1938년 비밀리에 처형당했다. 중국공산당은 증거도 없이 그를 일본 간첩으로 간주했다. 1983년이 되어서야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조직국은 김산의 누명을 풀어줬다. 김성숙은 1945년 해방이 된 뒤 그렇게 사랑했던 부인과 세 아들을 두고 홀로 고국으로 돌아왔다. 고국으로 함께 돌아올 교통편을 마련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던데다 곧바로 이어진 국공내전과 한국전쟁을 겪으며 꼼짝없는 이산가족이 되고 말았다. 김성숙은 그 후 다시는 가족을 만나지 못했다. 김성숙은 1951년 부산에서 ‘부역자’로 체포돼 1개월, 1957년에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6개월, 5·16 쿠데타 이후 ‘반국가행위’ 죄목으로 또다시 10개월 징역을 살았다. 지인들이 비라도 피하라며 지어 준 ‘피우정(避雨亭)’에서 1969년 세상을 떠났다. 1982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고 2004년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두쥔훼이는 학교 교장으로 일하다 1981년 베이징에서 사망했다. 김산의 이야기 속에는 가혹한 시련과 고통을 겪어야 했던 한민족의 20세기가 응축돼 있다. 김산은 나라를 잃은 좌절감과 새 나라를 만들겠다는 열정 속에 세계를 누비나 30대 초반 젊은 나이에 억울하게 세상을 떠나야 했다. 그리고 그의 가장 절친한 벗이었던 김성숙은 해방 이후 오히려 가족과 헤어지고 억울한 감옥생활을 거치며 홀로 쓸쓸하게 세상을 떠나야 했다. 그런 아픔과 좌절 속에서 조금씩 전진해온 김산이나 김성숙 같은 이들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이 조금씩 조금씩 사람이 살만한 공동체로 성숙해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런 마음으로 106주년 3.1절을 맞아 한 젊은 조선인 혁명가의 초상인 ‘아리랑’을 다시 읽는다.
  • 이재명 만난 김동연 “민주당, 이대로는 안 된다···임기 단축 개헌·공동 정부 필요”

    이재명 만난 김동연 “민주당, 이대로는 안 된다···임기 단축 개헌·공동 정부 필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민주당 단독으로 정권교체가 가능한지 우려가 높다”며 “임기 단축 개헌과 공동정부가 필요하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와 김 지사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회동해 정국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대표는 최근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김부겸 전 총리,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박용진 전 민주당 의원 등과 당내 통합을 위한 연쇄 회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 지사는 회동 자리에서 민주당의 단독 정권교체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기득권을 내려놓고 선거 연대를 넘어 공동정부 구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민주당으로 과연 정권교체가 가능한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저도 우려스러운 면이 있다”며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위해 민주당은 기득권을 내려놓고, 선거연대를 넘어 공동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3년 전 자신과 약속한 개헌 논의를 이행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김 지사와 이 대표는 3년 전 단일화를 선언하며 ‘대통령 임기 1년 단축 개헌’을 포함한 정치 개혁을 약속한 바 있다. 이어 “지금은 탄핵에 집중하지 않고 개헌을 논의할 경우 거대한 블랙홀에 빠질 것”이라는 최근 이 대표의 언급한 것과 관련해 “제7공화국을 만들기 위한 개헌이 논의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고 유감”이라며 “개헌은 블랙홀이 아니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관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권력구조 개편과 경제 개헌을 위한 임기 단축 개헌 논의가 제대로 돼야 한다”며 “이는 이 대표 개인의 약속을 넘어, 민주당이 국민에게 한 약속이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20년 전부터 강조해 온 개헌 과제를 완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전날 개헌 관련해 “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이 논의가 블랙홀 같아서 내란 종식에 집중한다”면서도 “(개헌을) 안 할 수 없다. 저도 하고 싶은 얘기는 많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김 지사는 또한 민주당의 감세 정책 추진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지금 정치권에서 감세 포퓰리즘 경쟁이 벌어져 안타깝다”고 최근 민주당이 상속세·소득세 등의 감세 가능성을 시사한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김 지사는 “지금은 감세가 아닌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한 때”라며 “증세 없이 복지가 불가능한 만큼 필요한 부분에 대한 증세도 필요하다. 수권정당으로 용기 있게 증세 입장을 밝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김 지사에게 “오랜만에 만나 반갑다. 우리나라 정치·경제 상황이 여러 면에서 어렵기 때문에 국정을 걱정하느라 더 노심초사하시는 것 같다”며 “같은 민주당 당원으로서 국민이 안심하고 나라가 발전할 방향이 무엇인지 말씀 나눠보겠다”라고 답했다. 김 지사는 차담 이후 백브리핑에서 “비공개 회동에서 개헌과 관련된 얘기는 모두 발언에서 충분히 이야기했고, 감세 문제도 함께 논의했다”며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갈 비전과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실, 기획재정부, 검찰 개혁, 그리고 기득권 카르텔로 작용하는 법조계와 정치권의 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라고 덧붙였다.
  • [서울광장] 계엄이 촉발한 외교안보부처 개혁론

    [서울광장] 계엄이 촉발한 외교안보부처 개혁론

    지난해 8월 윤석열 대통령은 갑작스러운 외교안보 라인 교체 인사를 했다. 김용현 대통령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으로,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국가안보실장으로,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없던 자리인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만들어 앉혔다. 이른바 ‘돌려막기 인사’처럼 보였지만 신 실장이 장관을 한 지 10개월 만에, 장 실장은 실장을 한 지 7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인사라 외교안보 부처 안팎에서 의아해했다. 일각에서는 ‘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으로 승진 기용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대통령실은 당시 “외교와 국방의 최강팀을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특정인을 앉히기 위해 인사가 있었다는 보도는 터무니없고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그로부터 4개월이 흐른 지난해 12월 3일에서야 당시 인사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 윤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봄쯤부터 경호처장으로 2년간 지근거리에 있던 김 장관과 비상계엄을 모의했던 것이다. ‘내란 수괴’ 윤 대통령은 김 장관과의 계엄 합작품에 앞서 군을 장악해야 했기에 충암고 1년 선배인 김 장관을 국방부 수장으로 보내 충암고, 육사 출신 ‘김용현 라인’의 군부 요직들을 움직였다. 충암파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부하 성추행으로 옷을 벗은 ‘버거보살’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이 동원됐다. 그러나 정작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자리에 앉은 신 실장과 장 특보,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조태열 외교부 장관 등은 계엄에 대해 모르다가 계엄 전후 국무회의 등에서 뒤늦게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촌극이 벌어졌다. 신 실장은 최근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해 3월 말쯤 윤 대통령이 안가 만찬에서 계엄이란 단어는 쓰지 않았으나 ‘비상한 조치’를 언급해 “유용한 방법이 아니다”라고 전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반헌법적 계엄을 선포해 국회와 사법기관 등의 무력화를 시도한 ‘내란 사태’에서 국방부와 군 정보기관은 ‘대통령의 사병’으로 전락했다. 국가안보실과 외교부는 역할을 상실했고 국정원은 우왕좌왕했다. 외교안보 부처와 정보기관의 민주적 통제가 이뤄지지 않음으로써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계엄 후 중국의 ‘부정선거 개입’ 주장 등 혐중 정서가 최고조에 이르는 등 주변국과의 관계도 악화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에 동맹 흔들기 등 대외적 악재까지 덮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와 외교부, 국정원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 3명이 이달 초 주최한 ‘계엄 이후 외교·국방·정보기관 개혁과제’ 토론회가 눈길을 끌었다. 전문가들은 계엄 이후 외교안보 역량을 강화하고 트럼프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조직 쇄신과 인사 개편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계엄 사태로 ‘건전한 민군 관계 확립’이라는 과제가 다시 부각됐다며, 군부 쿠데타뿐 아니라 정치권력과 군의 무력이 결합할 경우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계엄의 핵심 역할을 한 방첩사령부에 대해 ‘해체 수준’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사관학교 출신 군 상층부 독점을 막고 군의 정치화를 극복하기 위한 균형적인 인사 정책이 시급하다고 했다. 계엄 이후 수뇌부 간 갈등을 드러낸 국정원과 정보사령부 등 군 정보기관도 국민의 안위에 초점을 맞춘 정보활동 목표를 재정립하는 개혁을 추진하고, 상호 견제와 감시를 통해 계엄과 같은 반헌법적 사태를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방부와 국가안보실, 외교부의 경우 정권 교체 시 잦은 인사로 인해 정책 연속성이 떨어지고 국내 정치에 종속되는 문제를 극복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초당파적 국익 중심의 실용주의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계엄에 앞서 돌려막기식 인사를 한 것은 대통령 한 사람의 입맛에 맞는 충성파를 전진배치함으로써 ‘국가 안보’가 아니라 ‘정권 안보’를 위한 권위주의 정권의 전형적 행태를 보여 줬다. 이런 후진적 사태가 다시는 벌어지면 안 된다. 차제에 국가안보실 기능을 강화해 초당적 정책을 운용하고 트럼프 시대에 맞춰 미 무역대표부(USTR) 같은 독립된 경제안보조직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벌써 소문으로 도는 조기 대선 후 ‘물갈이 코드 인사’는 지양해야 한다. 김미경 논설위원
  • 담뱃갑 129문구·전국 강의…행안부 ‘적극행정 전도사’[공직人스타]

    담뱃갑 129문구·전국 강의…행안부 ‘적극행정 전도사’[공직人스타]

    코로나 때 적극행정 재미 느껴불량 담배 폐기 때 절차 개선도 “국민이 보기에 행정안전부나 보건복지부나 다 같은 정부거든요. ‘우리 소관 아닌데’라는 생각으로는 아무 일도 못 합니다. 어차피 해야 할 일 재밌게 하면 좋잖아요.” 기발한 아이디어와 집념으로 불합리한 규제 개선을 이뤄 내 2년 연속 ‘적극행정 우수공무원’에 선정된 임규진(45·민간경력채용 5급) 행안부 지방소득소비세제과 사무관은 27일 뒤늦은 소감을 밝혔다. 담뱃갑에 적힌 ‘힘들 땐 129’ 문구도 그의 작품이다. 129는 위기가정이나 자살 예방, 긴급복지 관련 상담을 제공하는 보건복지 콜센터다. 임 사무관은 “사람이 힘들면 술도 찾지만 담배도 많이 찾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관련 부처들과 충돌하지 않으면서 제조사와 협업할 방법을 찾기 위해 밤낮으로 뛰어다녔다”고 했다. 그가 적극행정에 눈을 뜬 건 코로나19가 창궐했던 2021년이다. 전대미문의 팬데믹(대유행) 앞에선 선례도, 관련 법령도 소용없었다. 임 사무관은 “그때 적극행정을 알게 돼 코로나 예방접종 안내, 국민비서 등 급변하는 사회에 발맞춘 행정서비스가 나올 수 있었다”며 “적극행정을 알고 나서부터 업무에 재미가 붙었다”고 했다. 재미를 붙이니 평소 눈에 띄지 않던 낡은 규제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제조사들은 불량 담배를 폐기할 때도 세금 때문에 굳이 멀리 있는 공장을 들렀다가 폐기 장소로 가야 한다며 자주 불만을 토로했다. 임 사무관은 “불필요한 절차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과하게 든다고 생각해 지방세법 개정을 추진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1억 5000만 개비 이상의 담배를 공장을 거치지 않고 곧장 폐기할 수 있게 됐다. 현재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적극행정을 전파하고 있다. 인사혁신처의 적극행정 강사로 선발돼 지난해에만 14개 기관에서 강의했다. 그는 “지방자치단체의 기발한 적극행정 사례를 보고 오히려 많이 배운다”고 했다. 그는 계엄에 탄핵까지 덮쳐 공황에 빠진 공직사회를 향해 “위축된 시기일수록 적극행정을 통해 서로 도우며 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담뱃갑에 ‘129’ 새긴 대기업 출신 공무원, 이젠 적극행정 전도사로 [공직人스타]

    담뱃갑에 ‘129’ 새긴 대기업 출신 공무원, 이젠 적극행정 전도사로 [공직人스타]

    “국민이 보기에 행정안전부나 보건복지부나 다 같은 정부거든요. ‘우리 소관 아닌데’라는 생각으로는 아무 일도 못 합니다. 어차피 해야 할 일 재밌게 하면 좋잖아요.” 기발한 아이디어와 집념으로 불합리한 규제 개선을 이뤄 내 2년 연속 ‘적극행정 우수공무원’에 선정된 임규진(사진·45·민간경력채용 5급) 행안부 지방소득소비세제과 사무관은 27일 뒤늦은 소감을 밝혔다. 담뱃갑에 적힌 ‘힘들 땐 129’ 문구도 그의 작품이다. 129는 위기가정이나 자살 예방, 긴급복지 관련 상담을 제공하는 보건복지 콜센터다. 임 사무관은 “사람이 힘들면 술도 찾지만 담배도 많이 찾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관련 부처들과 충돌하지 않으면서 제조사와 협업할 방법을 찾기 위해 밤낮으로 뛰어다녔다”고 했다. 그가 적극행정에 눈을 뜬 건 코로나19가 창궐했던 2021년이다. 전대미문의 팬데믹(대유행) 앞에선 선례도, 관련 법령도 소용없었다. 임 사무관은 “그때 적극행정을 알게 돼 코로나 예방접종 안내, 국민비서 등 급변하는 사회에 발맞춘 행정서비스가 나올 수 있었다”며 “적극행정을 알고 나서부터 업무에 재미가 붙었다”고 했다. 재미를 붙이니 평소 눈에 띄지 않던 낡은 규제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제조사들은 불량 담배를 폐기할 때도 세금 때문에 굳이 멀리 있는 공장을 들렀다가 폐기 장소로 가야 한다며 자주 불만을 토로했다. 임 사무관은 “불필요한 절차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과하게 든다고 생각해 지방세법 개정을 추진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1억 5000만 개비 이상의 담배를 공장을 거치지 않고 곧장 폐기할 수 있게 됐다. 현재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적극행정을 전파하고 있다. 인사혁신처의 적극행정 강사로 선발돼 지난해에만 14개 기관에서 강의했다. 그는 “지방자치단체의 기발한 적극행정 사례를 보고 오히려 많이 배운다”고 했다. 그는 계엄에 탄핵까지 덮쳐 공황에 빠진 공직사회를 향해 “위축된 시기일수록 적극행정을 통해 서로 도우며 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비하人드 AI·딥시크 심층 기획 돋보여… 더 파고드는 질문을

    비하人드 AI·딥시크 심층 기획 돋보여… 더 파고드는 질문을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지난 25일 서울 중구 콘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183차 회의를 열고 2월 한 달 동안의 서울신문 보도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는 김영석(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명예교수) 위원장과 최승필(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진재(한국갤럽 이사), 김재희(김재희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윤광일(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재현(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과 석사과정) 위원이 참석했다. 위원회는 ‘비하人드 AI’, ‘딥시크 충격 AI전쟁 어디로 가나’ 등 인공지능(AI) 관련 심층 기획의 차별성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신년 기획으로 선보인 ‘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에 대해선 개헌 의미를 전문적으로 파고들어 생산적 대안이 제시됐다고 평가하며 뒷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디시의 청년들’, ‘문해력 실종 시대’ 등의 기사에는 트렌디하다는 호평을 내놨고, ‘눈길을 끄는 판결’은 편집이 눈에 띈다고 밝혔다. 다만 기자들이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적극적으로 질문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막바지에 이른 만큼 그 결과와 관계없이 절차적 정당성에 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김재희 변호사‘비하人드 AI’ 르포 완성도 높아눈길 끄는 판결만 모아 돋보여4~6일자 딥시크 기획을 비롯한 AI 관련 기사들은 자칫 뻔한 기사가 될 수 있었는데 차별성이 돋보였다. ‘비하人드 AI’ 기획의 경우 서울신문 기자 3명이 직접 데이터 라벨링 프로젝트에 참여해 노동과정을 르포로 녹여 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노동권에 미치는 영향을 짜임새 있게 연결 지어 완성도를 높였다. ‘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는 뒷심을 잃지 않고 현 시국에서 개헌의 의미를 전문적이고 심도 있게 파고든 시리즈다. 정치구조를 다룬 기사를 보면 독자들의 정치에 대한 피로도가 굉장히 높아지는데 비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산적인 대안과 혜안을 제시할 수 있는 기사들이 다뤄졌다. 다만 시즌1 정치 분야를 마무리하고 시즌3·4 분야인 사회, 문화·체육을 다루게 되면 87년 체제와 어떻게 연관시켜 이어 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다. 14~15일자 ‘눈길 끄는 판결’은 자칫 그냥 넘길 수 있는 중요한 판결들을 한눈에 들어오게 했다는 점에서 편집이 돋보였다. 일자를 달리해 단신으로 처리하기보다는 일주일에 한 번 코너를 만들어 판결들을 지면에 담는다면 독자들이 보기 편할 것 같다. 최승필 교수AI 보도 일관된 스토리 없어 산만국민 의견 없는 개헌 논의 잘 짚어이달에는 AI 관련 기사가 두드러졌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6일자 ‘한국 AI 기본법 내년 시행…딥시크 충격에 한발 늦은 총력전’ 기사를 보면 AI 기본법이 어떤 내용인지 정의가 없었다. 또 19일자 ‘당정, 내년 상반기까지 GPU 2만장 확보’, 21~22일자 ‘정부, AI 국가대표 정예팀 선발’ 등 AI 관련 보도들이 나오는데 전반적으로 일관된 스토리가 없어 산만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87년 체제 대한민국 빼고 다 뜯어고치자’ 기획은 좋았다. 특히 3일자에 실렸던 ‘권력구조만 따지는 개헌…“최소 1년, 국민 의견수렴 거쳐야” 기사는 개헌 논의에 ‘국민’이 없다는 포인트를 잘 짚었다. 또 20일자 금값 관련 기사에서는 르포가 돋보였다. 다만 중앙은행, 국제시장 등 추가적인 분석이 부족했던 점은 아쉬웠다. 13일자 ‘성과급·중처법 줄줄이 결론…역대급 노무폭탄 온다’ 기사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을 기다리는 사건을 다룬 보도인데 추후 실무에 어떤 변화가 올 것인지 구체화한 데다 직장 내 괴롭힘 사건과 관련해서도 잘 풀어 썼다는 측면에서 많은 공부가 됐다. 특히 같은 날 씨줄날줄 ‘LTV와 담합 사이’는 연구가 많이 된 글이다. 2000년 초반의 과거 사건까지 모두 조사하고 결과 및 쟁점을 잘 정리했다. ‘LTV 담합 공정위 칼끝에 오른 은행들…짜맞추기 조사 불만’ 기사와도 잘 연결된다. 허진재 이사‘일베보다 독한 디시’ 분석력 탁월 ‘황금 티켓 증후군’ 이달 좋은 기사21일자 ‘“DJ의 길” “70년史 부정”…이재명의 중도보수 뿌리논쟁 비화’ 기사는 그래픽을 잘 섞어 한국 정당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하는 이념적 위치까지 살펴보며 이 논쟁을 이해하는 데 굉장한 도움을 줬다. 여기서 그쳤다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24일자 ‘경제는 右로 노동은 左로…집토끼·산토끼 다 잡겠다는 이재명’ 기사에서 나오는 정책들에 대해 보수나 진보로 평가하며 기사 흐름이 잘 이어졌다. 19일자 ‘일베보다 독해진 디시의 청년들’ 기사는 굉장히 흥미로웠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 20대 남성들이 스스로를 보수라고 생각하는 현상이 급증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디시인사이드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 수, 내용을 들며 분석력 있는 기사를 만들었다. 다만 전체적인 기사의 톤이 ‘청년들이 과격해졌다’는 데만 맞춰져 균형을 잡았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6일자 ‘집·직장·학벌 먼저 황금 티켓 증후군’ 기사는 단편적으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 내용을 전달한 것이 아니라 2021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낸 리포트 내용까지 다 연결시켜 기사화했다. 데이터를 섞어 더 가치 있는 기사를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이달의 좋은 기사로 평가된다. 이재현 대학원생‘텍스트힙’ 젊은층 문화 잘 포착해교사 살인 우울증 부각돼 아쉬워14일자 ‘문해력 실종 시대…다시 몸으로 읽다’ 기사를 보고 소셜미디어(SNS)와 쇼츠(짧은 동영상)로 대표되는 디지털 콘텐츠 시대 속에서 종이책을 읽고 필사하는 행위가 새로운 감성적 경험이자 자기표현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단순한 독서 문화에 대한 분석을 넘어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상세히 조명하는 방식이 돋보였다. MZ세대이지만 ‘텍스트힙’(독서 행위가 멋지고 세련된 활동으로 인식되는 현상)이라는 개념을 서울신문을 통해 접하게 됐다. 서울신문이 젊은층의 새로운 문화적 흐름을 세밀하게 포착하고 깊이 있게 전달하는 데 강점을 지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전 초등학생 살인 사건’ 보도에서 가해자의 우울증 병력이 헤드라인이나 부제에 지나치게 강조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18일자 ‘잠재적 범죄자 낙인 걱정에 더 수렁으로…우울증은 죄가 없다’ 기사를 보면 급하게 우울증이 원인이라고 한 것은 아니라며 뒷수습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4일자 ‘청소년에 빗장 건 인스타 계정 가짜 생년월일 쓰면 못 잡아요’ 기사는 단순한 규제만으로 청소년들의 SNS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을 잘 지적했지만 부작용 문제로 논의를 더 확장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24일자 ‘적자 가계부에 미래 빼앗긴 청년들’ 기사의 경우 대학생 사례가 적어 구체적인 수치나 통계가 보완됐으면 좋겠다고 봤다. 윤광일 교수오세훈·카플란 대담은 원론 그쳐이미 답 정해둔 듯한 기사 피해야기자는 날카롭게 질문을 하고 파고들어야 한다. 통화하기보다는 직접 찾아가 1~2시간 동안 붙잡고 물어야 한다. 받을 수 있는 자료는 미리 받아 확인한 뒤 허점을 짚어야 한다. 12일자 ‘오세훈 “연 1만명 AI인재 양성·테크시티…서울, AI 혁신도시로”’ 기사에 AI 대가인 제리 카플란 미 스탠퍼드대 교수의 대담이 나오는데 원론적인 멘트에 그쳐 아쉽다. 그런 측면에서 ‘비하人드 AI’ 기획은 심층 인터뷰를 포함해 정책적인 대안을 만들기 위해 노동 실태 그다음에 유연근로제의 문제까지 다뤘다. 특히 세라 로버츠 UCLA 교수 인터뷰에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부분은 취재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고 독자를 위해 궁금한 점을 물어본 것으로 느껴졌다. 10일자 ‘거대 양당 힘에 짓눌린 풀뿌리 민주주의…지역정당 싹을 틔워라’ 기사에서는 이미 답을 정해 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지역정당을 다루려면 여기서 파생될 수 있는 문제점에 국민적 합의가 있는지까지 들여다봐야 한다. 13일자 1면 ‘월급루팡 잡아라’에서는 주 4일제 화두를 다루기도 했는데 주 5일제 도입 당시 언론에서 반발했던 것처럼 노동생산성 문제에 집중하기보다는 대세를 거스르는 것은 아닌지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김영석 위원장비상계엄 잘 마무리해야 할 순간우리 사회 내부 문제점 등 고민을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몇 달간 어떻게 지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어수선한 상태에서 지내 왔는데 마무리를 잘해야 한다. 기사나 칼럼을 쓸 때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내부 문제점, 외부 시각에서 볼 때의 마음이나 자세 등이 반영됐는지도 고민해야 한다. 헌재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 그 이후에 어떻게 우리 사회가 진행될 것인지 하는 예측을 다루기보다는 진행되는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이 있는지에 언론은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정당성이 확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떤 결과가 나왔을 때 우리 사회는 깨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 [사설] 李 선거법 2심 한달 뒤 선고… 재판 지연 다시 없어야

    [사설] 李 선거법 2심 한달 뒤 선고… 재판 지연 다시 없어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어제 서울고법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구형받았다. 선고일은 다음달 26일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도 비슷한 시기에 나올 전망이다. 만약 조기 대선이 결정되면 이 대표의 대법원 확정 판결 시점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대통령 선거 후보 시절 대장동·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심에서도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되면 의원직 상실은 물론 향후 최소 5년 이상 피선거권이 제한돼 차기 대선 출마는 불가능해진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사범에 대한 신속한 재판을 명시하고 있다. 1심은 공소 제기 후 6개월 내, 2·3심은 전심 판결 후 3개월 내 각각 선고하라는 원칙이다. 하지만 이 대표의 1심 선고는 기소 후 2년 2개월 만에 나와 사법 신뢰 논란이 심각했다. 2심도 이달 15일 이전에 선고돼야 했으나 이미 한 달 넘게 늦춰졌다. 이 대표의 이번 선거법 재판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와 시기적으로 맞물려 여러 갈등의 불씨를 떠안고 있다. 3월 중순으로 예정된 헌재의 탄핵심판은 속도를 내는데 이 대표 재판은 또 지연된다면 사법부의 공정성, 정치적 중립성이 큰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 사회적 갈등과 분열이 불가피해진다. 이 대표는 벌써부터 “대선 전 대법원 선고는 형사소송법 절차상 불가능하다”고 공개적으로 말하고 있다. 온당치 않은 처신이다. 2심 때도 이 대표는 법원의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이사불명, 폐문부재 등 이유로 거부해 재판을 고의로 지연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2심 판결이 어떻게 나든 그런 모습은 다시 보이지 않아야 대선 주자로서 떳떳하고 책임 있는 입지를 다질 수 있다. 재판부도 공정하되 최대한 신속한 재판으로 정치적 혼란을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 숫자로 보는 2025년 청년들[전경하의 집중]

    숫자로 보는 2025년 청년들[전경하의 집중]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에서 2030 청년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탄핵 찬성 집회에는 젊은 여성이, 반대 집회에는 젊은 남성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화성 남자 금성 여자’만큼 완전히 다른 걸까. 이들은 부모 세대인 4050 세대와도 다르다. 어떻게 왜 얼마나 다른지를 통계청 발표, 여론조사, 사건 등으로 확인해 봤다. 20대男 ‘국힘 ’ 지지… 탄핵은 찬성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은 매월 말 월간 통합자료를 발표한다. 매주가 아니라 한달치 조사를 통합하기에 샘플 수가 많아진다. 따라서 성·연령 교차 분석도 가능하다. 20대 남성과 여성, 30대 남성과 여성의 여론을 따져 볼 수 있다는 의미이다. 올 1월 통계를 보면 20대(18~29세) 남성의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18%, 국민의힘 37%다. 20대 여성은 민주당 48%, 국민의힘 12%다. 정반대다. 30대에서도 20대보다 차이는 작지만 반대다. 30대 남성은 민주당 28%, 국민의힘 35%인 반면 30대 여성은 민주당이 46%, 국민의힘 21%다. 청년 남성들이 민주당보다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해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20대 남성(53%)과 30대 남성(62%) 모두 찬성이 반대보다 높다. 물론 20대(81%)와 30대(77%) 여성보다는 확연히 낮다. 연령과 성을 고려하지 않은 전체 표본의 탄핵 찬성률은 60%다. 청년 남성은 중도다. 2030 남녀의 공통점도 있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한 비중에 큰 차이가 없다. 20대는 남성 33%와 여성 34%, 30대는 남성 29%와 여성 28%가 각각 무당층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12월과 비교해서 민주당 지지도가 줄고 국민의힘 지지도는 올랐다. 무당층 비중은 줄었다. 이런 추세가 다른 여론조사에도 나타난다. 지난 17~19일 실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20대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31%, 민주당 19%였다. 30대는 국민의힘 35%, 민주당 27%다. 그 일주일 전 조사에서 20대는 국민의힘 26%·민주당 30%, 30대는 국민의힘 24%·민주당 40%였다. 국민의힘 지지는 높아지고 민주당 지지는 낮아졌다. 동아시아연구원은 지난달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민주주의 인식 조사를 했다. ‘민주주의가 다른 어떤 제도보다 항상 낫다’는 인식이 20대 남성(62.6%)과 30대 남성(64.3%)들에서 가장 낮다. 반면 30대 여성(86.5%)과 50대 남성(82.6%)들에서 가장 높다. 2030 남성은 부모 세대에 해당하는 50대 남성과도 다르다. 오른 女고용률… 가사노동 여전 만 15세 이상 인구 중 군인·학생 등을 제외한 생산 가능 인구에서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고용률은 20대와 30대에서 성별 차이가 두드러진다. 20대는 여성이, 30대는 남성이 더 높다. 결혼·출산·양육이 성별로 다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출산 후 여성의 취업 가능성이 그 이전보다 37% 포인트 감소하고 출산 후 12년까지도 출산 전으로 회복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월간 노동리뷰 2025년 2월호). 최근 5년간 청년 여성들의 고용률은 올라가는데 청년 남성의 고용률은 변화가 적다. 같은 기간 혼인 건수와 합계출산율은 줄었다. 육아휴직에 남성 참여가 늘었다지만 남성 비율은 지난해에야 처음 30%를 넘었다. 202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클라우디아 골딘 하버드대 교수는 지난해 12월 ‘아기와 거시경제’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의 한 칼럼에 소개되면서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골딘 교수는 “한국 여성들이 직장에 가게 됐지만 집안일은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에 대해 남성들과 생각이 불일치해 출산율이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은 5년마다 전 국민의 생활시간조사를 한다. 맞벌이 상태별 가사노동시간 조사도 있다. 2014년 맞벌이 남편의 가사노동시간은 41분. 외벌이 남편의 가사노동시간(46분)보다도 적다. 2019년에 맞벌이 남편(54분)과 외벌이 남편(53분)의 가사노동시간은 조금 늘었지만 여전히 아내가 3배 이상의 시간을 가사노동에 쓴다. 골딘 교수는 “한국은 부부 평등 측면에서 과거에 갇혀 있다”며 “남성은 다른 아빠들도 집안일을 더 많이 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올해 7월 5년 만의 생활시간조사가 발표될 예정이다. 성비 역전과 자살 여성 100명당 남성이 몇 명인지를 보여 주는 성비는 지난해 99.1명이다. 2015년 100 아래로 내려온 뒤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출생 성비는 105다. 출생 성비는 103~107명을 정상 범위로 친다. 우리나라의 출생 성비는 2000년대 후반에야 정상 범위로 들어왔다.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2월 태아 성감별 금지법을 위헌으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셋째아 이상의 성비였다. 당시 헌재는 1993년 209.7까지 도달했던 셋째아 이상의 성비도 꾸준히 감소해 2014년부터 인위적 개입이 있다는 뚜렷한 지표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남성이 여성의 두 배 이상이다. 실제 사망 원인을 따져 봐도 그렇다. 2023년 사망 원인이 자살인 남성(9747명)의 수가 여성(4231명)의 두 배이다. 자살 사망자는 20대부터 남녀 격차가 커져 50~60대에서는 남성이 여성의 3배다. 자살 시도는 여성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5년마다 자살 실태조사를 한다. ‘2023 자살실태조사’에서 한 번이라도 자살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여성이 16.3%로 남성(13.1%)보다 높았다. 복지부의 관리사업에 참여하는 85개 병원에 내원한 자살 시도자의 성비도 여성이 64.8%로 남성(35.2%)보다 1.8배 많다. 대입과 군복무의 불공정 논란 전문대 이상 진학률은 남녀 모두 꾸준히 오르고 있다. 남성보다는 여성의 진학률이 높다. 대학 입시에서 여성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인서울’에 여대가 더해지면 논란이 커진다. 2024학년도 약학대학 입학정원은 37개 대학 1743명이다. 이 중 서울 9개 대학이 638명인데 이화여대, 덕성여대, 숙명여대, 동덕여대 등 4개 여대가 320명으로 절반가량이다. 2018년 여대 약대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 청구가 제기됐다. 헌재는 다른 약대에 입학해 학업을 마친 뒤 국가시험을 통해 약사가 될 수 있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남성은 대학 재학 중 군대를 가는 경우가 많다. ‘독박 방역’이라고도 한다. ‘남성은 병역 의무를 지고 여성은 지원해서 복무할 수 있다’는 병역법 3조1항이 위헌이라는 소송이 세 차례(2010년, 2014년, 2023년) 제기됐으나 합헌으로 선고됐다. 가장 최근의 판결에서는 “출산율 변화에 따른 병역자원 수급 등을 고려해 양성징병제 도입 또는 모병제로의 전환에 관한 입법 논의가 사회적 합의 과정을 통해 진지하게 검토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앞서 헌재는 1999년 군복무를 공무원 채용시험에 가산점 조항으로 사용하는 것을 위헌으로 판결했다. 여성과 제대군인 아닌 남성을 차별했기 때문이다. 의무 복무 이후의 혜택에 대한 논란은 진행 중이다. 모두 걱정하는 젠더 갈등 한국리서치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젠더 갈등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심각하다’는 인식은 지난해 64%로 전년(68%)보다는 줄었다. 그래도 여전히 절반을 웃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와 30대에서는 그 비중이 오히려 늘었다. ‘남녀 갈등으로 누가 더 피해를 보는 것 같으냐’는 질문에 ‘둘 다 피해를 보지 않는다’는 응답은 5%에 그쳤다. ‘남녀 비슷하게 피해를 본다’(54%)는 응답이 절반을 넘는다. 20대 여성에서만 ‘여성이 더 피해를 본다’(54%)가 ‘비슷하게 피해를 본다’(41%)보다 높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2022년 10월 장애인·여성 등을 위한 적극적 조치의 필요성에 대해 성인 남녀 1821명에게 물었다. 20대 남성은 필요성에 대해 5점 만점에 2점 초반대 응답을, 50대 남성은 3점대 응답을 했다. 당시 연구진은 ‘청년 남성에게 여성은 더이상 사회적 약자가 아니며 오히려 남성에게 불평등한 사회이기 때문에 여성에 대한 적극적 조치가 불필요하다는 인식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지금의 2030 세대는 부모보다 못사는 첫 번째 세대가 될 거라는 우려가 크다. 경제 상황을 보면 기우만은 아니다. 지금의 청년은 사회적 약자다. 청년 남녀의 갈등은 이와 무관한 기성세대가 만들어 낸 ‘을과 을의 싸움’이다. 정치가, 사회가, 어른이 먼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이다. 전경하 논설위원
  • 尹 탄핵심판과 조기 대선 사이… 이재명, 피 말리는 ‘시간 싸움’

    尹 탄핵심판과 조기 대선 사이… 이재명, 피 말리는 ‘시간 싸움’

    3월 중순 예상 탄핵심판 늦어지면사법리스크 안고 조기 대선 치러야2심도 유죄 땐 당내 경선부터 견제무죄 나오면 대선 국면 유리한 고지대법 속도 변수, 5월 판결 어려울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선고 기일이 다음달 26일로 정해지면서 여야는 한동안 피 말리는 ‘시간 싸움’을 하게 됐다. 다음달 중순쯤으로 예상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서 헌법재판소가 인용 결정을 해 ‘5월 대선’이 현실화할 경우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향배에 따라 대선 정국도 요동칠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26일 서울고법 형사6-2부(부장 최은정·이예슬·정재오)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 출석 후 “구형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실체가 중요하다”며 “사법부가 현명하고 정의롭게, 실체적 진실에 입각해서 잘 판단하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과 이 대표 측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이 대표가 지난 대선 당시 허위사실을 발언한 것은 당선을 위해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한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고 질타했다. 반면 이 대표 변호인 측은 “거짓말이라거나 허위라고 몰아가는 게 오히려 (국민들의) 공정한 판단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약 30분간 최후진술에서 “검찰이 과하다”면서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하면 어떻게 정치인이 말하겠느냐”고 했다. 지난해 11월 1심에서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이 대표는 항소심 선고까지 한 달 동안 불확실성 속에서 행보를 이어 갈 수밖에 없게 됐다. 이 대표의 항소심 선고 내용뿐 아니라 윤 대통령의 탄핵 결정 시점도 선거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는다면 ‘정치 탄압용 수사·기소’ 주장을 앞세워 대선 국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지만, 1심과 같은 형량을 받는다면 민주당 경선에서부터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크게 부각될 수 있다. 한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는 “이 대표의 2심에서도 유죄 판결이 나올 경우 당내 3김(김경수·김부겸·김동연) 인사들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된다 해도 ‘결정 시점이 언제냐’가 중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는 이 대표가 선거 전에 ‘사법리스크를 극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느냐’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다음달 초 윤 대통령 파면이 확정돼 5월 초 대선이 치러지는 상황에서 3월 말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으면 이 대표는 ‘선고 후폭풍’을 잠재울 시간적 여유를 갖기 어려울 수 있다. 상대 후보의 사법리스크 공세로 중도층 표심 공략에 제약이 있을 수도 있다. 반대로 윤 대통령의 탄핵 인용이 이 대표의 항소심 선고 전후로 나온다면 이 대표는 대선까지 두 달여의 시간이 있기 때문에 정책 대결로 승부수를 띄우면서 사법리스크 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대법원의 심리 속도도 또 하나의 변수다. 선거법 위반 사건의 경우 대법원은 3개월 이내 결론을 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5월 대선이 열린다면 대법원 확정판결이 그 전에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 저출산위 “올해 출산율 작년보다 높은 0.79명…앞으로 5년이 적기”

    저출산위 “올해 출산율 작년보다 높은 0.79명…앞으로 5년이 적기”

    바닥을 치던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0.75명으로 9년 만에 반등한 가운데 정부가 올해도 증가 추세가 이어질 거라고 전망했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임신·출산 바우처 신청 건수와 주민등록통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올해 출생아 수는 지난해보다 1만여명 늘어난 25명대가 될 것”이라며 “합계 출산율도 0.79명 내외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통계청은 이날 지난해 출생아 수가 23만 8300명으로 집계됐고 합계출산율이 0.75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주 부위원장은 “이번 반등은 정부 정책이 점차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일시적 반등을 넘어 2030년 합계 출산율 1.0명 목표 달성을 위한 구조적 흐름으로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출산율 반등 원인에 대해선 “정부의 정책적 노력뿐만 아니라 기업, 지자체, 사회 각계각층에서 힘을 모아준 덕분”이라며 “지자체에서 24시간 돌봄이나 소상공인 출산, 육아 대책 인력 지원 등 중앙 정부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틈새 영역을 보완했다”고 했다. 저출산위가 전국 243개 지자체 저출생 대응 사업을 전수 조사한 결과 지자체 자체 사업 예산만 약 4조 6000억원에 달했다. 저출산위는 출산율 반등 흐름을 굳히기 위해 올해도 저출생 대응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육아에 따른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해 근로 시간 단축, 재택근무, 시차출퇴근제 등 유연근무제 확산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맞돌봄 문화 확산을 위해 2030년까지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재확인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인구수가 많은 세대(1991~1995년생)가 가임기에 있는 2031년까지를 ‘골든타임’으로 보고 제도 안착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주 부위원장은 “30대 가임 여성 수가 많은 2031년까지가 골든타임”이라며 “이 기간에 출산과 양육에 드는 경제적 부담과 기회비용을 줄일 수 있는 각종 제도, 관행,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출산위는 핵심 성과지표를 중심으로 정책별 추진 계획을 면밀히 점검하고 보완 방안을 마련해 실행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주 부위원장은 계엄·탄핵 국면에 멈춰버린 인구전략기획부 설립을 촉구했다. 그는 “지난해 인구부 출범 때문에 저출산위 예산이 전혀 반영이 안 됐다”며 “위원회다 보니 1년마다 직원이 바뀐다. 국가 존망이 걸려 있고 연속성과 지속가능성이 중요한 인구 정책을 전담할 부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전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후진술

    [전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후진술

    존경하는 헌법재판관 여러분, 그리고 이 재판을 관심가지고 지켜봐주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작년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84일이 지났습니다. 제 삶에서 가장 힘든 날들이었지만, 감사와 성찰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저 자신을 다시 돌아보면서, 그동안 우리 국민들께 참 과분한 사랑을 받아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도, 국민께서 일하라고 맡겨주신 시간에 제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송구스럽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한편으로 많은 국민들께서 여전히 저를 믿어주고 계신 모습에, 무거운 책임감도 느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몇 시간 후 해제했을 때는 많은 분들께서 이해를 못하셨습니다. 지금도 어리둥절해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계엄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과거의 부정적 기억도 있을 것입니다. 거대 야당과 내란 공작 세력들은 이런 트라우마를 악용하여 국민을 선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2.3 비상계엄은 과거의 계엄과는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무력으로 국민을 억압하는 계엄이 아니라,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입니다. 12.3 비상계엄 선포는 이 나라가 지금 망국적 위기 상황에 처해있음을 선언하는 것이고, 주권자인 국민들께서 상황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는 데 함께 나서 달라는 절박한 호소입니다. 무엇보다, 저 자신, 윤석열 개인을 위한 선택은 결코 아니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이미 권력의 정점인 대통령의 자리에 있었습니다. 대통령에게 가장 편하고 쉬운 길은, 힘들고 위험한 일을 굳이 벌이지 않고 사회 여러 세력과 적당히 타협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듣기 좋은 말을 하면서 임기 5년을 안온하게 보내는 것입니다. 일하겠다는 욕심을 버리면, 치열하게 싸울 일도 없고 어려운 선택을 할 일도 없어집니다. 그렇게 적당히 일하면서 5년을 지내면, 퇴임 대통령의 예우를 누리면서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저 개인의 삶만 생각한다면, 정치적 반대 세력의 거센 공격을 받을 수 있는 비상계엄을 선택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입니다. 저는 비상계엄을 결심했을 때 제게 엄청난 어려움이 닥칠 것을 당연히 예감했습니다. 거대 야당은 제가 독재를 하고 집권 연장을 위해 비상계엄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내란죄를 씌우려는 공작 프레임입니다. 정말 그런 생각이었다면, 고작 280명의 실무장도 하지 않은 병력만 투입하도록 했겠습니까? 주말 아닌 평일에 계엄 선포를 하고 계엄을 선포한 후에 병력을 이동시키도록 했겠습니까? 심판정 증거 조사에 의하면, 그나마 계엄 해제 요구 결의 이전에 국회에 들어간 병력은 106명에 불과하고, 본관까지 들어간 병력은 겨우 15명입니다. 15명이 유리창을 깨고 들어간 이유도, 자신들의 근무 위치가 본관인데 입구를 시민들이 막고 있어서 충돌을 피하기 위해 불 꺼진 창문을 찾아 들어간 것입니다. 또한, 해제 요구 결의가 이루어진 이후에 즉시 모든 병력을 철수시켰습니다. 투입된 군 병력이 워낙 소수이다 보니, 국회 외곽 경비와 질서 유지는 경찰에 요청했습니다. 부상당한 군인들은 있었지만, 일반 시민들은 단 한 명의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저는 국방부장관에게 이번 비상계엄의 목적이 ‘대국민 호소용’임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또한,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가 신속히 뒤따를 것이므로, 계엄 상태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내용을 사전에 군 지휘관들에게 그대로 알릴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최소한의 병력을 실무장하지 않은 상태로 투입함으로써, 군의 임무를 경비와 질서 유지로 확실하게 제한한 것입니다. 많은 병력이 무장 상태로 투입되면, 아무리 조심하고 자제하라고 해도 군중과 충돌하기 쉽습니다.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이고, 실제 결과도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제가 소수 병력, 비무장, 경험 있는 장병, 이 세 가지를 국방부장관에게 명확히 지시한 이유입니다. 그런데도 거대 야당은 이것을 내란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병력 투입 2시간이 불과 시간도 안 되는데, 2시간짜리 내란이라는 것이 있습니까? 방송으로 전 세계, 전 국민에게 시작한다고 알리고, 국회가 그만두라고 한다고 바로 병력을 철수하고 그만두는 내란을 보셨습니까? 대통령이 국회를 장악하고 내란을 일으키려 했다는 거대 야당의 주장은, 어떻게든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한 정략적인 선동 공작일 뿐입니다. 대통령의 법적 권한인 계엄 선포에 따라 계엄 사무를 하고 질서 유지 업무를 담당한 공직자들이, 이러한 내란 몰이 공작에 의해 지금 고초를 겪고 있는 것을 보며, 가슴이 찢어지는 듯 합니다. 이 분들이 대통령의 장기독재를 위해 일을 했겠습니까?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장기독재를 상상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아는 분들이고, 이미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올라, 더 바랄 것도 없는 분들입니다. 이 분들은 대통령의 법적 권한 행사에 따라 맡은 바 직무를 수행한 것뿐입니다. 헌법재판관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대통령의 자리에서 많은 정보를 가지고 국정을 살피다 보면,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들,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문제점들이 많이 보이게 됩니다. 당장은 괜찮아 보여도, 얼마 뒤면 큰 위기로 닥칠 일들이 대통령의 시야에는 들어옵니다. 서서히 끓는 솥 안의 개구리처럼 눈앞의 현실을 깨닫지 못한 채, 벼랑 끝으로 가고 있는 이 나라의 현실이 보였습니다. 언제 위기가 아닌 때가 있었냐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위기가 돌발 현안 수준의 위기였다면, 지금은 국가 존립의 위기, 총체적 시스템의 위기라는 점에서 그 차원이 완전히 다릅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을 투입했습니다. 미국이 국가비상사태인가에 대한 판단은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법 체류자와 마약 카르텔, 그리고 에너지 부족 등 미국이 당면한 위기에 맞서, 미국 국민들을 지키기 위한 대통령의 결단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국가비상사태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까? 북한을 비롯한 외부의 주권 침탈 세력들과 우리 사회 내부의 반국가세력이 연계하여, 국가안보와 계속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가짜뉴스, 여론조작, 선전선동으로 우리 사회를 갈등과 혼란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당장 2023년 적발된 민주노총 간첩단 사건만 봐도, 반국가세력의 실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북한 공작원과 접선하여 직접 지령을 받고, 군사시설 정보 등을 북한에 넘겼습니다. 북한의 지령에 따라 총파업을 하고, 미국 바이든 대통령 방한 반대, 한미 연합훈련 반대, 이태원 참사 반정부 시위 등 활동을 펼쳤습니다. 심지어, 북한의 지시에 따라 선거에 개입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지난 대선 직후에는 “대통령 탄핵의 불씨를 지피라”면서 구체적인 행동 지령까지 내려왔습니다. 실제로 2022년3월26일 ‘윤석열 선제 탄핵’ 집회가 열렸고, 2024년 12월 초까지 무려 178회의 대통령 퇴진, 탄핵 집회가 열렸습니다. 이 집회에는 민노총 산하 건설노조, 언론노조 등이 참여했고, 거대 야당 의원들도 발언대에 올랐습니다. 북한의 지령대로 된 것 아닙니까? ‘요즘 세상에 간첩이 어디 있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간첩은 없어진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체제 전복 활동으로 더욱 진화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간첩 활동을 막는 우리 사회의 방어막은 오히려 약해지고 곳곳에 구멍이 난 상태입니다. 지난 민주당 정권의 입법 강행으로 2024년 1월 부터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이 박탈되고 말았습니다. 간첩단 사건은 노하우를 가진 기관에서 장기간 치밀하게 내사 수사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제대로 준비할 시간도 없이 전문성과 경험이 부족한 경찰에 대공수사권이 넘어가 버렸습니다. 간첩이 활개치는 환경을 만든 것입니다. 게다가 애써 잡아도 재판이 장기간 방치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간첩 사건이 민노총 간첩단, 창원 간첩단, 청주 간첩단, 제주 간첩단 등 4건이나 됩니다. 그런데, 청주 간첩단 사건은 1심 판결까지 29개월이 넘게 걸렸고, 민노총 간첩단 사건도 1심 판결에 1년 6개월이 걸렸습니다. 이들은 구속 기간 만료 후 석방되어, 1심 판결로 법정구속이 될 때까지 버젓이 거리를 활보하고 다녔습니다. 현재 창원 간첩단 사건은 2년 가까이 재판이 중단되어 있고, 제주 간첩단 사건도 1년 10개월 째 재판이 파행 중입니다. 이들도 모두 석방된 상태입니다. 간첩을 잡지도 못하고, 잡아도 제대로 처벌도 못하는데, 이런 상황이 과연 정상입니까? 그런데도 거대 야당은 민노총을 옹호하기 바쁘고, 국정원 대공수사권 박탈에 이어 국가보안법 폐지까지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찰의 대공수사에 쓰이는 특활비마저 전액 삭감해서 0원으로 만들었습니다. 한마디로 간첩을 잡지 말라는 것입니다. 작년에는 중국인들이 드론을 띄워 우리 군사기지, 국정원, 국제공항과 국내 미군 군사시설을 촬영하다 연이어 적발됐습니다. 이들을 간첩죄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법률을 개정해야 하는데, 거대 야당이 완강히 거부하고 있습니다. 국가 핵심기술을 유출하는 산업 스파이도 최근 급증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기술 유출 피해가 수십조 원에 달하는데, 3분의 2가 중국으로 유출됩니다. 중국은 사진 한 장만 잘못 찍어도 우리 국민을 마음대로 구금하는 강력한 ‘반간첩법’을 시행하고 있는데, 거대 야당은 산업 스파이를 막기 위한 간첩죄 법률 개정조차 가로막고 있습니다. 또한, 거대 야당은 방산물자를 수출할 때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는 방위사업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방산 비밀 자료를 국회에 제출해야 하고, 거대 야당이 반대하면 방산물자 수출도 할 수 없게 됩니다. 국회에 제출된 방산 비밀 자료들이 제대로 보안 유지가 되며, 적대 세력에 넘어가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할 수 있습니까? 방산 기밀 자료가 이렇게 유출되면 상대국에서 우리 방산 물자를 수입하겠습니까? 북한, 중국, 러시아가 원치 않는 자유세계에 방산 수출을 하지 말라는 말과 같습니다. 방산 수출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것만이 아닙니다. 수출 상대국과 전략적 연대를 강화하고, 더 나아가 자유세계 많은 국가들과 국방협력을 이뤄서, 우리의 안보를 튼튼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산 수출을 권장하기는커녕 방해하는 것이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 것입니까? 거대 야당은 우리 국방력을 약화시키고 군을 무력화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파병하며, 러시아와 군사 밀착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매우 심각한 안보 위협입니다. 그런데도, 이를 살피기 위해 참관단을 보내려하자 거대 야당은 당시 신원식 국방장관 탄핵까지 겁박하며 이를 결사적으로 막았습니다. 심지어 거대 야당은 우크라이나 참관단 파견, 대북 확성기와 오물 풍선 대응 검토 등, 우리 군의 정당한 안보 활동까지 외환죄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려는 대통령을 ‘전쟁광’이라고 비난하고,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한미일 합동 훈련을 ‘극단적 친일 행위’ 라고 매도했습니다. 1차 대통령 탄핵소추안에는 ‘북한, 중국 러시아를 적대시한 것이 탄핵 사유라고 명기하기까지 했습니다. 190석에 달하는 무소불위의 거대 야당이 우리나라와 우리 국민 편이 아니라, 북한, 중국, 러시아의 편에 서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국가 위기 상황이 아니면 뭐란 말입니까? 이뿐이 아닙니다. 거대 야당은 핵심 국방 예산을 삭감하여 우리 군을 무력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거대 야당은 전체 예산 가운데 겨우 0.65%를 깎았을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그 0.65%가 어디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마치 사람의 두 눈을 빼놓고, 몸 전체에서 겨우 눈알 두 개 뺐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거대 야당이 삭감한 국방예산은 우리 군의 눈알과 같은 예산입니다. 북한 핵과 미사일 기지를 선제 타격하는 ‘킬 체인’의 핵심인 정찰자산 예산을 대폭 삭감했습니다. 핵심 전력인 지위정찰사업 예산을 2024년 대비 4852억원 감액했고, 전술 데이터링크 시스템 성능 개량 사업은 무려 78%를 삭감했습니다. 우리 국민을 향해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KAMD, 즉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도 예산 삭감으로 개발이 중단될 위기입니다. 장거리 함대공 유도탄 사업을 위해 예산 119억 5900만 원을 책정했지만, 96%를 삭감하고 5억원만 남겼습니다. 정밀유도포탄 연구개발 사업은 84%를 삭감했습니다. 아무리 주먹이 세도 앞이 보이지 않으면 싸울 수 없듯이, 감시정찰 자산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무기도 무용지물입니다. 게다가, 최근 북한의 드론 공격이 가장 큰 위협으로 대두되고 있는데, 드론 방어 예산 100억원 가운데 무려 99억 5400만원을 깎아서, 사업을 아예 중단시켰습니다. 도대체 누구의 지시를 받아서, 이렇게 핵심 예산만 딱딱 골라 삭감했는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게다가 지난 민주당 정권은 국군 방첩사령부의 수사요원을 2분의 가1 량 대폭 감축하여, 군과 방산에 대한 정보활동과 방첩활동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습니다. 또, 과거 간첩사건과 연루된 인물을 국정원의 주요 핵심 간부로 발령내서, 방첩 기관인지 정보 유출 기관인지 모를 조직으로 방치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정부 시절 이런 일들을 주도한 인물들이, 여전히 거대 야당의 핵심 세력으로서 국가 안보를 흔들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 들어, 국정원이 국가안보의 중추기관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였고, 국군 방첩사의 역량 보강을 위해 힘썼습니다만, 아직 문제의 뿌리를 제대로 다 들어내지 못했습니다. 부수고 깨뜨리기는 쉬워도, 세우고 만들기는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이 겉으로는 멀쩡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전시·사변에 못지않은 국가 위기 상황이라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거대 야당은 야당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을 탓하기 전에, 공당으로서 국가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와 신뢰를 보여주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자유민주주의 헌법 원칙, 국가안보, 핵심 국익 수호만 함께 한다면, 어떤 정치세력과도 기꺼이 대화하고 타협할 자세가 되어있는 사람입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한 일에 좌파, 우파가 어디 있습니까? 하지만 자유를 부정하는 공산주의, 공산당 1당 독재, 유물론에 입각한 전체주의가 다양한 속임수로 우리 대한민국에 스며드는 것은 막아야 합니다. 이런 세력과 타협하고 흥정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나라와 교역도 할 수 있고, 국제협력, 상호이익을 추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치 체제에 영향을 미치고 스며드는 것은 막아야 합니다. 그것이 국방안보만큼 중요한 정치안보입니다. 바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입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공당이라면 이런 세력을 옹호하고 이런 세력과 손잡는 일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헌법재판관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거대 야당은 제가 취임하기도 전부터 대통령 선제 탄핵을 주장했고, 줄탄핵, 입법 폭주, 예산 폭거로 정부의 기능을 마비시켜 왔습니다. 거대 야당은 이러한 폭주까지도 국회의 정당한 권한 행사라고 강변합니다. 그러나 국회의 헌법적 권한은 국민을 위해 쓰라고 부여된 것입니다.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정부 기능을 마비시키는데 그 권한을 악용한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붕괴시키는 국헌 문란에 다름 아닙니다. 또한, 거대 야당은 제가 비상계엄으로 국회의 권능을 마비시키려 했다며 내란 몰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대 야당은 제가 대통령에 취임한 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끈질기게 정부의 권능을 마비시켜 왔습니다. 마치 정부를 마비시키는 것이 유일한 목표인 것처럼 국회의 권한을 마구 휘둘러 왔습니다. 국회의원과 직원들의 출입도 막지 않았고 국회 의결도 전혀 방해하지 않은 2시간 반짜리 비상계엄과, 정부 출범 이후 2년 반 동안 줄탄핵, 입법 예산 폭거로 정부를 마비시켜 온 거대 야당 가운데, 어느 쪽이 상대의 권능을 마비시키고 침해한 것입니까? 거대 야당은 국무위원은 물론이고, 방통위원장, 검사 감사 , 원장에 이르기까지 탄핵하고, 탄핵하고, 또 탄핵했습니다. 탄핵 사유가 되는지 여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거대 야당 대표를 노려봤다고 장관을 탄핵하기도 했습니다. 일단 탄핵해서 직무를 정지시켜놓고, 정작 헌재 탄핵심판에서는 탄핵 사유를 변경하는 황당한 일도 반복해 왔습니다. 얼마 전 중앙지검장 등 검사들에 대한 탄핵심판을 재판관 여러분께서 직접 진행하시지 않았습니까? 기자회견장에서 거짓말을 했다는데 실제로는 그 기자회견에 나오지도 않았고, 국정감사에서 허위증언을 했다는데 정작 국정감사에 출석하지도 않았습니다. 기본적인 탄핵사유조차 틀렸는데도, 일단 직무부터 정지시키고 보는 것입니다. 이것이 과연 정상적인 일입니까? 거대 야당의 공직자 줄탄핵은 정부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차원을 넘어, 헌정질서 붕괴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자, 거대 야당은 연일 진상규명을 외치면서, 참사를 정쟁에 이용했습니다. 급기야 행정안전부 장관을 탄핵했습니다. 당시 북한이 민노총 간첩단에게 보낸 지령문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이번 특대형 참사를 계기로 사회 내부에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투쟁과 같은 정세 국면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각계각층의 분노를 최대한 분출시켜라’ 거대 야당이 북한 지령을 받은 간첩단과 사실상 똑같은 일을 벌인 것입니다. 이야말로 사회의 , 갈등과 혼란을 키우는 ‘선동 탄핵’이라 할 것입니다. 거대 야당은 자신들의 당 대표를 수사하는 검사들도 줄줄이 탄핵하고, 서울중앙지검장까지 탄핵했습니다. 검사 탄핵은 그 자체로도 수사 방해지만, 검사 탄핵을 지켜보는 판사들에 대한 겁박이 되기 마련입니다. 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막고, 야당 대표의 범죄를 심판할 판사들까지 압박하기 위한 ‘방탄 탄핵’인 것입니다. 급기야 거대 야당은 지난 정부의 이적행위를 감사하던 감사원장까지 탄핵했습니다. 거대 야당은 감사원장 탄핵소추안에 ‘사드 정식 배치 고의 지연 의혹’ 감사를 탄핵 사유로 포함시켰습니다. 이 사건은 지난 민주당 정부의 안보 라인 고위직 인사 4명이 주한 중국대사관 무관에게 사드 배치, 작전명, 작전 일시, 작전 내용 등 국가 기밀 정보를 넘겨준 간첩 사건입니다. 감사원은 이를 적발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감사 조치를 진행하였는데, 이것이 탄핵 사유라는 것입니다. 자신들의 간첩 행위를 무마하기 위한 ‘이적 탄핵’이 아닐 수 없습니다. 헌법기관인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은 그 자체로도 심각한 헌법 파괴 행위지만, 이적 행위까지 탄핵으로 덮는 것을 보며 이야말로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망국적 위기 상황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또 한편 정부 각 부처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엄청난 규모의 예산을 사용 집행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산하기관도 거느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부처의 수장들을 탄핵소추로 직무정지시켜 그 부처의 기능을 마비시키거나 심각하게 저해한다면, 기회비용과 재정적인 측면에서도 국가와 국민에 얼마나 막대한 피해와 손해를 입히는 것이 되겠습니까? 거대 야당은 공직자를 무차별 탄핵소추하고 소추인단 변호사 비용도 국민 세금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억울하게 탄핵소추된 공직자들은 직무가 정지된 상황에서 자기 개인 자금으로 변호사 비용까지 조달해야 합니다. 정부 공직자들은 거대 야당의 이러한 폭거에 한없이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거대 야당은 ‘선동 탄핵’, ‘방탄 탄핵’, ‘이적 탄핵’으로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선거 가운데 대통령 선거가 기간도 가장 길고 국민적 관심도 가장 큽니다. 그만큼 직선 대통령의 민주적 정당성은 다른 선출직 공직자에 비해 그 무게가 다릅니다. 과거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은 한마디로 대통령 직선제 확보였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거대 야당은 대선이 끝나자마자 동조세력과 연대하여, 아직 취임도 하지 않은 대통령 당선자를 상대로 선제 탄핵, 퇴진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고, 지난 2년 반 동안 오로지 대통령 끌어내리기를 목표로 한 정부 공직자 줄탄핵, 입법과 예산 폭거를 계속해 왔습니다. 헌법이 정한 정당한 견제와 균형이 아닌, 민주적 정당성의 상징인 직선 대통령 끌어내리기 공작을 쉼 없이 해온 것입니다. 이것이 국헌문란이 아니면 도대체 어떤 것이 국헌문란 행위이겠습니까? 뿐만 아니라 거대 야당의 이런 지속적인 국헌문란 행위는, 국가 정체성과 대외 관계에 있어서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과 동떨어진 인식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직선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한 줄탄핵, 입법 예산 폭거는 어느 면에서 보나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것입니다. 흔히들 대통령 중심제 권력구조를 가지고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는 제왕적 대통령이 아니라 제왕적 거대 야당의 시대입니다. 그리고 제왕적 거대 야당의 폭주가 대한민국 존립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계엄 이후 벌어진 일들만 보아도 잘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제가 정말 제왕적 대통령이라면, 공수처, 경찰, 검찰이 앞 다퉈서 저를 수사하겠다고 나서고, 내란죄 수사권도 없는 공수처가 영장 쇼핑, 공문서 위조까지 해가면서 저를 체포할 수 있었겠습니까? 비상 계엄에 투입된 군 병력이 총 570명에 불과한데, 불법적으로 대통령 한 사람 체포하겠다고 대통령 관저에 3000~40000 명이 넘는 경찰력을 동원했습니다. 대통령과 거대 야당 가운데, 어느 쪽이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며 헌정질서를 무너뜨리고 있습니까? 제가 비상계엄을 결단한 이유는, 이 나라의 절체절명의 위기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함, 그것이었습니다. 저는 주권자인 국민들께 이러한 거대 야당의 반국가적 패악을 알리고, 국민들께서 매서운 감시와 비판으로 이들을 멈춰달라고 호소하고자 했습니다. 국정 마비와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 붕괴를 막고, 국가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입니다. 12.3 비상계엄 선포는 국가가 위기 상황과 비상사태에 처해있음을 선언한 것입니다. 국민을 억압하고 기본권을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께서 비상사태의 극복에 직접 나서주십사 하는 간절한 호소입니다. 그런데 거대 야당은 제가 국회의 요구에 따라 계엄을 해제한 그날부터 탄핵 시동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비상계엄은 범죄가 아니고, 국가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통령의 합법적 권한행사입니다. 저는 긴급 국무회의를 거쳐 방송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질서 유지를 위해 국회에 최소한의 병력을 투입했으며, 국회가 해제 요구 결의를 하자 즉각 병력을 철수하고 국무회의를 소집해서 계엄을 해제했습니다. 다 알고 계시다시피, 2023년 중앙선관위를 포함한 국가기관들이 북한에 의해 심각한 해킹을 당했습니다. 중앙선관위는 이 같은 사실을 국정원으로부터 통보받고도 다른 국가기관들과 달리 점검에 제대로 응하지 않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응한 일부 점검 결과 심각한 보안 문제가 드러났기 때문에, 중앙선관위 전산시스템 스크린 차원에서 소규모 병력을 보낸 것입니다. 선거의 공정과 직결되는 중앙선관위의 전산시스템 보안 문제는 우리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핵심 공공재이자 공공 자산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선거 소송에서 드러난 다량의 가짜 부정 투표용지, 그리고 투표 결과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통계학과 수리과학적 논거 등에 비추어, 중앙선관위의 전산 시스템에 대한 투명한 점검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런 조치들의 어떤 부분이 내란이고 범죄라는 것인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비상계엄 자체가 불법이라면 계엄법은 왜 있으며, 합동참모본부에 계엄과는 왜 존재합니까? 헌법재판관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저는 2021년 6월 29일 처음으로 정치 참여를 선언했습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영광의 길이 아니라 형극의 길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대통령직을 아주 가까이에서 지켜보신 어떤 분은, 우리나라 대통령직은 저주의 길이라면서, 저를 만류하시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라는 헌정질서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라를 지키고 싶어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그때 정치 참여를 선언하면서, 국민께 드린 약속이 있습니다.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들,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 산업화에 일생을 바친 분들, 민주화에 헌신하고도 묵묵히 살아가는 분들,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분들, 이런 국민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청년들이 마음껏 뛰는 역동적인 나라, 자유와 창의가 넘치는 혁신의 나라, 약자가 기죽지 않는 따뜻한 나라, 국제 사회와 가치를 공유하고 책임을 다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국민께 약속을 드렸습니다. 거대 의석과 이권 카르텔이 나라의 주인 노릇을 하는 데 맞서, 빼앗긴 주권을 되찾아 드리겠다고 국민 앞에서 다짐을 했습니다. 그날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이 약속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국민의 선택을 받아 대통령이 된 후,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하고, 또 노력했습니다. 무엇 하나 쉬운 일이 없었습니다. 글로벌 복합위기로 인한 대외 환경의 어려움이 계속 됐습니다. 지난 민주당 정부의 잘못된 소주성 정책과 부동산 정책은, 우리 경제와 민생의 문제를 풀어가는 데 계속 발목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어떤 문제라도 노력하면 풀어낼 수 있다고 믿었고, 실제로, 우리 기업, 우리 국민과 함께 뛰면서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기쁘고 보람있는 일도 많았고, 부족하고 아쉬운 일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국가안보와 국민안전을 지키는 제복 입은 공직자에 대한 처우 개선 추진이 보람된 일이었습니다. 지난 민주당 정권은 반일 선동에만 열을 올렸지만, 우리 정부에서는 1인당 GDP가 일본을 앞질렀고, 우리 인구의 두배 반이 넘는 경제강국 일본과 수출액 차이가 이제 불과 수십억 불 규모로 좁혀졌습니다. 20년 전에 비해 100분의 1, 지난 민주당 정부에 비해 수십분의 1로 줄어든 것입니다. 또, 작년에 서른 번이나 열었던 전국 순회 민생토론회 기억이 많이 납니다. 국민의 어려움을 직접 듣고 많은 일을 현장에서 해결해 드리면서, 국민과 같이 웃기도 했고 같이 울기도 했습니다. 수도권, 영남, 호남, 충청, 강원, 제주까지, 전국 모든 지역을 다니면서, 지역 발전 방안을 함께 고민했습니다. 우리 국민들께서 전국 어디에 살든 공정한 기회를 누리며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서 진정한 국민통합을 이루고 싶었습니다. 다시 그렇게 일할 기회가 있을까, 마음이 아립니다. 1박 4일의 살인적 일정으로 미국에 가서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선언을 발표했을 때는 정말 보람이 컸고 마음도 든든했습니다. 방산 수출의 물꼬를 트고, 팀코리아가 체코 원전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을 때는, 뛸 듯이 기뻤습니다. 아쉬웠던 순간도 떠오릅니다. 기업과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법안들은 하염없이 뒤로 미뤄놓고, 거부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위헌적 법안, 핵심 국익에 반하는 법안들이 야당 단독으로 국회에서 일사천리로 통과될 때는 정말 답답했습니다. 국방, 치안, 민생을 위해 꼭 필요한 아킬레스건 예산들이 삭감됐을 때는 막막한 심정이 들었습니다. 지금 저는 잠시 멈춰 서 있지만, 많은 국민들, 특히 우리 청년들이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을 직시하고 주권을 되찾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나서고 있습니다. 비상계엄의 목적이, 망국적 위기 상황을 알리고 헌법제정권력인 주권자들께서 나서주시기를 호소하고자 하는 것이었는데, 이것만으로도 비상계엄의 목적을 상당 부분 이루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의 진심을 이해해주시는 우리 국민, 우리 청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직무에 복귀하게 되면, 나중에 또 다시 계엄을 선포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터무니없는 이야기입니다.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로 이미 많은 국민과 청년들께서 상황을 직시하고 나라 지키기에 나서고 계신데, 계엄을 또 선포할 이유가 있습니까? 결코 그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헌법재판관 여러분, 그동안 심판정에서 다뤄진 쟁점들 가운데, 두 가지 쟁점에 대해서만 간략하게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세세한 사실관계를 언급하기보다 상식의 선에서 간단히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우선 제가 국회의 , 원을 체포하거나 본회의장에서 끌어내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정말 터무니없는 주장입니다. 상식적으로 이렇게 해서, 도대체 뭘 어떻게 하겠습니까? 의원들을 체포하고 끌어내서 계엄 해제를 늦추거나 막는다 한들, 온 국민과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는데 그 다음에 뭘 어떻게 하겠습니까? 계엄 당일 국회의장의 발언대로, 국회는 어디서든 본회의를 열어서 계엄 해제를 의결할 수도 있습니다. 영화나 소설에는 나오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일을 하려면 군으로 국가를 완전 장악하는 계획과 정치 프로그램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 상황이 그랬습니까? 계엄 사무를 담당할 주요 지휘관들이 비상계엄 직전에 어디에 있었는지 심판정 증거 조사에서 다 드러났습니다. 장관 재가를 받아 지방 휴가를 가거나, 부부 동반 만찬, 간부 만찬 회식을 하다가 계엄이 선포된 직후에야 국방부장관으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았습니다. 준비된 치밀한 작전 계획이나 지침이 없었기 때문에, 혼선과 허술함도 있었습니다. 국방부장관이나 지휘관들이나 경험이 풍부한 군사 전문가들인데 왜 이랬겠습니까? 12.3 계엄 선포는 계엄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이고 과거 계엄과 다른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민주주의를 수십 년 경험하고 몸에 밴 우리 50만 군이, 임기 5년 단임 대통령의 사병 역할을 할 리가 있습니까? 제가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는 오로지 주권자인 국민들에게 국회의 망국적 독재로 나라가 위기에 졌으니, 이를 인식하시고 감시와 비판의 견제를 직접 해주십사 하는 것이었습니다. 공화국의 대의제 위기에 헌법제정권력인 주권자가 직접 나서달라는 호소였습니다. 의원을 체포하거나 끌어내라고 했다는 주장은, 국회에 280명의 질서 유지 병력만 계획한 상태에서,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국회가 비어있는 주말도 아니고, 회기 중인 평일에 이런 병력으로 정말 말이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국회의원만 300명이고, 국회 직원들과 보좌진을 합치면 몇 천 명이 넘습니다. TV 생중계를 보더라도, 계엄 선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미 국회 경내와 본관에는 수천 명의 국회 관계자와 민간인들이 들어왔습니다. 실제로 계엄 선포후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질서유지 병력이 도착하였고, 국회 경내에 진입한 병력이 106명, 본관에 들어간 병력이 겨우 15명인데,이렇게 극소수 병력을 투입해 놓고 국회의원을 체포하고 끌어내라는 게 말이 되겠습니까? 게다가 “의결정족수가 차지 않았으니 본회의장에 들어가서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했다는데, 의결정족수가 차지 않았으면 더 이상 못 들어가게 막아야지 끌어낸다는 것은 상식에 반합니다. 본관에 진입한 군인들은 본회의장이 어딘지도 몰랐다고 합니다. 무엇 하나 말이 되지 않습니다. 단 한 사람도 끌려 나오거나 체포된 일이 없었으며, 군인이 민간인에게 폭행당한 일은 있어도 민간인을 폭행하거나 위해를 가한 일은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실제로 일어나지도 않았고 일어날 수도 없는 불가능한 일에 대해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그야말로 호수 위에 비친 달빛을 건져내려는 것과 같은 허황된 것입니다. 거대 야당은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에 기해서 선포된 계엄을 불법 내란으로 둔갑시켜 탄핵소추를 성공시켰습니다. 그리고는 헌법재판소 심판에서는 탄핵 사유에서 내란을 삭제하였습니다. 그야말로 초유의 사기탄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내란이냐 아니냐는 긴 시간의 복잡한 심리를 통해 가려지는 것이 아닙니다. 내란이냐 아니냐는 판례에서 보듯이 실제 일어난 일과 진행된 과정에서 드러난 결과로 판단하는 것이고, 누가 봐도 쉽게 바로 알 수 있어야 내란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거대 야당과 소추단이 헌재 심판 대상에서 내란을 삭제한 이유는, 심리 시간을 단축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내란의 실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12.3 계엄은 발령부터 해제까지 역사상 가장 빨리 종결된 계엄입니다. 그러다보니 계엄사령부 조직도 구성되지 못했고, 예하 수사 본부 조직도 만들어지지 못한 채, 그냥 계엄이 종료되었습니다. 겨우 몇 시간 평화적으로 진행된 계엄을 내란이라고 볼 수 없는 것입니다. 이어서, 비상계엄 국무회의 대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계엄 당일 국무회의는 국무회의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런데 국무회의를 할 것이 아니었다면, 12월 3일 밤에 국무위원들이 대통령실에 도대체 왜 온 것입니까? 국무회의가 아니라 간담회 정도였다는 주장도 있습니다만, 그날 상황이 간담회 할 상황입니까? 간담회는 의사정족수도 없는데, 왜 국무회의 의사정족수가 찰 때까지 기다렸겠습니까? 당일 저녁 8시 30분부터 국무위원들이 차례로 오기 시작했고, 저는 국무위원들에게 비상계엄에 대해 설명하고, 국방부장관이 계엄의 개요가 기재된 비상계엄선포문을 나눠주었습니다. 국무위원들은 경제적, 외교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고, 저는 대통령으로서, 각 부처를 관장하는 국무위원들의 생각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국가가 비상상황이고 비상조치가 필요함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각 부처 장관의 우려 사항, 예를 들어 경제부총리의 금융시장 혼란 우려와 외교부장관의 우방국 관계 우려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국무위원들이 과거의 계엄을 연상하고 있어서, 저는 걱정하지 말라고 한 것입니다. 의사정족수 충족 이후 국무회의 시간은 5분이었지만, 그 전에 이미 충분히 논의를 한 것입니다. 다음날 새벽 계엄 해제 국무회의는 소요시간이 단 1분이었습니다. 실제 정례, 주례 국무회의의 경우에도, 모두 발언 마무리 , 발언 등을 하고 많은 안건을 다루기 때문에 1시간 가량 걸리지만, 개별 안건의 심의 시간은 극히 짧습니다. 또한 비상계엄을 위한 국무회의를, 정례, 주례 국무회의처럼 할 수는 없습니다. 보안 유지가 중요하고, 그렇게 해야 혼란도 줄이고 질서유지 병력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은 지난 심판정에서 “국무회의를 100 여 차례 참석했지만, 이번 국무회의처럼 실질적으로 열띤 토론이나 의사 전달이 있었던 것은 처음” 이라고 증언했습니다. 국무회의 배석을 위해 비서실장과 안보실장을 대통령실로 나오도록 했고, 국가안보의 문제이기도 해서 국정원장도 참석시켰습니다. 1993년 8월 13일 김영삼 대통령께서 긴급재정경제명령으로 금융실명제를 발표했을 당시에도, 국무위원들은 소집 직전까지 발표한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고, 국무회의록도 사후에 작성됐습니다. 그때 상황은 이인제 당시 노동부장관께서 이미 자세히 설명하신 바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이를 두고 국무회의가 없었다고 하지 않았고, 당시 헌법재판소는 긴급명령 발동을 모두 합헌이라고 결정했습니다. 그밖의 여러 쟁점들에 대해서는 변호인단의 변론으로 갈음하겠습니다. 헌법재판관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저는 언젠가 해야 하고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이라면, 지금 제가 하겠다는 마음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해 왔습니다. 그래서, 임기 전반부 동안 역대 정부들이 표를 잃을까봐 하지 못했던 교육, 노동, 연금의 3대 개혁을 중심으로 국정개혁과제를 과감하게 추진했습니다. 30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유보통합의 첫걸음을 떼었고, 늘봄학교와 융복합 고등교육, 그리고 지역 산업과의 연계 강화를 위한 과감한 권한 이전 등 교육개혁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노사법치의 틀을 새롭게 세우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노동 유연화와 노동보호의 노동개혁 물꼬도 텄습니다. 국가적 난제였던 연금개혁도, 역대 정부 최초로 방대한 수리 분석과 심층 여론 조사를 진행하였고, 수용성이 높은 방안을 만들어서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대통령 임기 초반에는 국민과 유권자에게 약속한 공약과 국정과제의 실천, 민생에 영향이 큰 사회개혁의 추진이 우선이기 때문에, 이러한 스케줄에 맞춰 일해 온 것입니다. 어느 정권이나 임기 초기에는 선거 공약과 국정과제 이행이 우선이므로,정치개혁에는 신경 쓸 여력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전직 대통령들의 5년 임기가 금방 다 지나갔고, 변화된 시대에 맞지 않는 87체제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정치가 국민을 불편하게 만들고 국가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또,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에, 미래의 주역인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정치와 행정의 문턱을 더 낮춰야 합니다. 제가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면, 먼저 87체제를 우리 몸에 맞추고 미래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한 개헌과 정치개혁의 추진에 임기 후반부를 집중하려고 합니다. 저는 이미 대통령직을 시작할 때부터, 임기 중반 이후에는 개헌과 선거제 등 정치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현직 대통령의 희생과 결단 없이는 헌법 개정과 정치개혁을 할 수 없으니, 내가 이를 해내자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저는 여러 전직 대통령들이 후보 시절 공약하고도 이행하지 못한 청와대 국민 반환도 당선 직후 바로 추진하고 이행한 바 있습니다. 잔여 임기에 연연해하지 않고, 개헌과 정치개혁을 마지막 사명으로 생각하여, 87체제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국민의 뜻을 모아 조속히 개헌을 추진하여, 우리 사회 변화에 잘 맞는 헌법과 정치구조를 탄생시키는 데 신명을 다하겠습니다. 개헌과 정치개혁 과정에서 국민통합을 이루는 데도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결국 국민통합은 헌법과 헌법가치를 통해 이루어지는 만큼, 개헌과 정치개혁이 올바르게 추진되면 그 과정에서 갈라지고 분열된 국민들이 통합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렇게 되면 현행 헌법상 잔여 임기에 연연해 할 이유가 없고, 오히려 제게는 크나큰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국정, 업무에 대해서는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을 감안하여, 대통령은 대외관계에 치중하고 국내 문제는 총리에게 권한을 대폭 넘길 생각입니다. 우리 경제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습니다. 특히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국제질서의 급변과 글로벌 경제 안보의 , 불확실성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국가노선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위기가 기회가 될 수도 있고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글로벌 중추 외교 기조로 역대 가장 강력한 한미동맹을 구축하고 한미일 협력을 이끌어냈던 경험으로, 대외관계에서 국익을 지키는 일에 매진하겠습니다. 존경하는 헌법재판관 여러분, 먼저, 촉박한 일정의 탄핵심판이었지만, 충실한 심리에 애써주신 헌법재판관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번 심리는, 내란 탄핵에서 내란 삭제를 주도한 소추단 측이 제시한 쟁점 위주로 이루어지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 제가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와 불가피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드릴 시간이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서면으로 성실하게 관련 자료를 제출하였으니, 대통령으로서 고뇌의 결단을 한 이유를 깊이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또, 많은 국가 기밀정보를 다루는 대통령으로서 재판관님들께 모두 설명드릴 수 없는 부분에까지 재판관님들의 지혜와 혜안이 미칠 것이라 믿습니다. 다시 한번 재판관님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계엄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소중한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불편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저의 구속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청년들도 있습니다. 옳고 그름에 앞서서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미안합니다. 저는 대통령에 출마할 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결심을 했습니다. 지난 12.3 계엄과 탄핵 소추 이후 엄동설한에 저를 지키겠다며 거리로 나선 국민들을 보았습니다. 저를 비판하고 질책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도 들었습니다.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지만, 모두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저를 지금까지 믿어주시고 응원을 보내주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의 잘못을 꾸짖는 국민의 질책도 가슴에 깊이 새기겠습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도약하는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