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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이프 코리아 리포트] 초연결사회의 역설… 대규모 복합재난 몰려온다

    [세이프 코리아 리포트] 초연결사회의 역설… 대규모 복합재난 몰려온다

    통신대란 부른 KT 아현지사 화재처럼 라이프라인 먹통 땐 국가 기능 마비 우려 전문가 60% “복합재난, 국민 생명 위협” 국가 대응력은 OECD 하위권 못 벗어나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부실 대응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유 중 하나다.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지닌 대통령이 국가적 재난 대응에 지나치게 불성실했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판단이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재난에 대한 인식과 국가 위기관리 능력은 박근혜 정부 때보다는 향상됐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이 재난 안전 전문가들의 평가다. 서울신문은 국내 최고 재난 안전 전문가들과 함께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세이프 코리아 리포트: 재난안전, 더이상의 땜질은 없다’ 기획을 시작한다.지난해 KT 아현지사 화재로 인한 통신 대란과 열수관 파열사고 등 최근 일상생활과 직결된 ‘라이프라인’(생명선)을 마비시키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라이프라인은 지역 사회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전기, 가스, 수도, 전화, 교통, 통신, 원전시설 등을 말한다. 다가오는 미래에는 각종 재난이 라이프라인을 마비시키는 사고로 확산되는 ‘대규모 복합재난’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재난안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4일 서울신문이 국가위기관리학회 소속 교수와 전문가 등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2명(60%·복수 응답)이 미래에는 대규모 복합재난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할 것이라고 답했다. 복합재난은 하나의 재난이 다른 재난으로 이어지면서 피해가 광범위해서 다수기관의 통합적 대응이 필요한 재난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미래에 대비해야 할 재난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11명·55%), 신종 감염병(7명·35%). 원전사고(6명·30%), 기술문명 발달로 인한 사이버 재난(2명·10%) 등을 꼽았다. 전문가들은 “미래에는 공동체의 생존성 보장을 위협하는 시설과 시스템, 기능을 붕괴·마비시키는 위협이 발생할 것”이라면서 “복합재난으로 인해 라이프라인이 마비되면 연쇄 효과를 일으켜 국가의 전 기능이 마비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KT 아현지사 화재가 정보통신시스템 마비를 불러일으킨 것처럼 재난으로 인해 국가 핵심시설이 붕괴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재난 대응 능력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 15명(75%)이 현재 정부의 재난 대응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각종 재난별로 재난 책임기관(예방 중심)과 주관기관(대응기관) 등이 각각 분산 관리되면서 통합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기근(원광대 교수) 국가위기관리학회 회장은 “우리 사회의 기후·사회구조적 재난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반면 재난관리 국가경쟁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복합재난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 중심의 재난관리에서 벗어나 지방정부와 지역사회 및 시민 중심의 재난관리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 ‘야권 잠룡’ 황교안 결국 내일 입당…한국당 새달 전당대회 구도 ‘요동’

    ‘야권 잠룡’ 황교안 결국 내일 입당…한국당 새달 전당대회 구도 ‘요동’

    당권 도전 땐 친박계 표 대거 흡수 가능성 심재철 “탄핵 당할때까지 뭐했나” 견제구 김진태 “환영… 전대 제대로 경쟁해보자” 민주·바른미래 “黃, 자기반성부터” 비판‘야권 잠룡’으로 정계 입문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15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한다. 한국당의 차기 당대표 유력 후보이기도 한 황 전 총리가 등판하면서 다음달 27일로 예정된 전당대회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한국당은 15일 국회에서 황 전 총리의 입당식과 기자간담회를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황 전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당에 입당하겠다고 하니 많은 분들이 왜 지금이냐고 물었다”며 “이렇게 나라가 흔들리고 국민이 힘들어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황교안 개인이 아니라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이라는 생각으로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처음 걷게 되는 정치인의 길이라 걱정도 되지만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 통합을 위해 새롭게 출발하려고 한다”며 “한국당의 변화와 혁신에 힘을 보태고 소중한 대한민국의 안녕과 발전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바쳐 노력하겠다”고 했다. 앞서 황 전 총리는 지난 11일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난 뒤 이틀 만에 입당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전당대회 최대 변수로 꼽혔던 황 전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 경쟁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낸 황 전 총리가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친박(친박근혜) 진영의 표를 대부분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오세훈 전 서울시장 대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의 양강 구도를 허물며 ‘황교안 대 오세훈 대 홍준표’ 구도를 만들 수도 있다. 다만 이번엔 홍 전 대표가 출마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게 새로운 변수다. 홍 전 대표는 계파색이 옅은 만큼 친박의 황 전 총리, 비박의 오 전 시장이 표를 양분하면 ‘개인기’에 주로 의존하는 그로서는 선거 구도를 극복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10여명의 당대표 후보군 가운데 심재철(5선), 정우택·정진석(4선), 김진태(재선)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은 범친박계로 분류된다. 이들이 모두 입후보할 경우 친박계 표가 분산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단일화 작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로 인해 황 전 총리의 등판을 바라보는 후보들의 입장에도 미묘한 차이가 있다. 심재철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정권의 시작과 끝을 함께했는데 박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할 때까지 어디서 무엇을 했나”라며 “이제 간신히 탄핵프레임에서 벗어나 좌파 정권에 맞설만 해지자 당에 무혈입성해 보스가 되려 한다는 따가운 시선은 느끼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김태호 전 지사는 1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황 전 총리 입당 등 이번주 당의 상황을 지켜보고 출마를 결정할 것”이라며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놨다. 김진태 의원은 “황 전 총리의 한국당 입당을 환영하며 전당대회에서 선수끼리 제대로 경쟁해보자”고 긍정적 입장을 내놨다. 외부 시선은 싸늘하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박근혜 정부에서 요직을 차지했던 황 전 총리는 국정농단 사태에 책임을 가장 크게 느껴야 할 사람”이라며 “당권 도전을 하려면 자신이 한 일에 대한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황 전 총리는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자기 반성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 수용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황교안 “내주 초 한국당 입당…입당식서 소회 밝힐 것”

    황교안 “내주 초 한국당 입당…입당식서 소회 밝힐 것”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黃 “입당 후 얘기하자”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12일 다음 주 초 자유한국당에 입당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황 전 총리는 한국당 입당 시기와 관련해 “다음 주 초쯤 할 것 같다”며 “그동안의 소회나 입당 계기 등을 입당식 당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황 전 총리는 다음달 27일 한국당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선 “아직 공식 절차를 밟아 입당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금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현재 당원도 아닌 사람에게 전대 출마 여부를 묻는 것은 이르다”며 “입당 후 이야기하자”고 덧붙였다. 황 전 총리의 현실정치 복귀는 2017년 5월 대통령 권한대행직에서 물러난 이후 1년 8개월여만이다. 그동안 보수진영 내에서는 황 전 총리의 한국당 당권 도전설, 2020년 총선 출마설, 차기 대권 도전설 등 ‘역할론’이 꾸준히 제기됐으나, 그는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황 전 총리가 한국당 전당대회를 한 달여 앞두고 입당하는 데 대해 ‘당권 도전을 시사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한국당 일부 당권주자는 황 전 총리의 입당에 견제의 목소리를 냈다. 심재철 의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황 전 총리의 입당을 환영한다면서도 “박근혜정권 최대 수혜자인 황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이 탄핵소추를 당할 때까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박 전 대통령의 비극을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문재인정권 들어 자유민주주의가 훼손될 때 왜 맞서 싸우지 않았는지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친박(친박근혜)계인 김진태 의원은 “황 전 총리의 입당을 환영한다”며 “전당대회에서 선수끼리 제대로 경쟁해보자”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단독]“‘미투’ 대책 책임자가 승진 누락” 경찰 고위직 또 공개적 ‘인사 반발’

    [단독]“‘미투’ 대책 책임자가 승진 누락” 경찰 고위직 또 공개적 ‘인사 반발’

    ‘미투’ 사건 전담 과장, 경무관 승진 제외에 이의 제기송무빈 전 경무관 이어 두번째…잇단 논란에 경찰청 ‘곤혹’송무빈 전 서울경찰청 경비부장(경무관)의 ‘인사 항명’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른 경찰 고위직이 현행 승진 체계가 불공정하다며 공개 반발했다. 고위직의 잇단 인사 반발에 민갑룡 경찰청장 등 경찰 조직도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지난 10일 발표된 경찰 인사 때 승진 대상자에서 누락된 박창호 경찰청 생활안전성폭력대책과장(총경)은 11일 경찰 내부 게시판에 ‘경찰 승진제도 개선에 대한 제언’이라는 글을 올려 인사 체계의 구조적 불공정성을 주장했다. 박 총경이 총괄했던 생활안전성폭력대책과는 성범죄를 담당한다. 그는 이번 인사에서 경기 오산경찰서장으로 수평 이동했다. 박 총경은 글을 통해 “지난해 서지현 검사의 고발 이후 미투(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려 사회적 고발하는 것) 강풍이 온나라를 강타했다”면서 “처음 접하는 현상이라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몰라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장 동료들의 도움으로 이윤택을 구속하는 등 미투 대책에 큰 획을 긋는 사건이 잘 해결됐다. 여청 수사 업무 총괄과장으로 감사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본론’을 말했다. 그는 “총경 이상쯤 되면 불이익은 감수하면서 안고 가야 하지만 문제를 직접 경험한 사람이 개선을 위한 목소리를 내지 않고 넘어가면 앞으로 문제가 반복돼 조직과 구성원에게 해를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한해 경찰과 정부에서 대표적으로 추진한 정책(미투 대응)을 열심히 추진한 부서에는 이에 걸맞는 평가가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승진 인사는 내·외부 평가를 반영해야 하고 일과 승진은 함께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총경은 “인사철만 되면 청장마다 단골 메뉴로 ‘외부 청탁하지 말라’고 지시하는데 인사 결과를 보면 지시와는 거리가 먼 것 아닌가 하는 강한 의문이 들었다”면서 “역행하는 구조는 그냥 둔 채 청탁말라고 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인사평가 개혁 방안도 언급했다. 승진 심사 때 정무적 판단을 최소화하고 현장 평가를 강화해 진짜 일한 사람들이 승진하도록 해야한다는 요지다. 박 총경은 “현행 심사승진 위원회에 최종적 권한을 주고 지휘관은 일정한 의견을 피력하게 하면 된다”면서 “투명성 강화를 위해 여러 직급에서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거나 참관단을 참여하게 하면 현장 동료들의 참여를 통해 불필요한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위원회가 없는 치안감 인사의 경우에도 경찰위원회 동의나 인준 절차를 거치게 한다든지 하는 일정한 절차가 마련돼야 예측가능성과 안정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사권, 자치경찰 등 중대한 과제가 우리(경찰) 앞에 있다”면서 “이러한 변화를 관통하는 가치가 ‘공정’”이라고 말했다. 경찰 고위직의 공개적 인사 반발은 이례적인 일이지만, 최근 두달 새 벌써 두번째 터졌다. 앞서 송무빈 경무관은 지난달 29일 치안감 승진 인사 때 대상에서 누락하자 기자들을 직접 만나 인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탄핵 관련 촛불집회 관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경호, 19대 대선 경호·경비, 인천아시안게임 경비 등을 성공적으로 치뤘는데 승진할 수 없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송 경무관은 지난달 명예퇴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금요칼럼] 내부고발이란 무엇인가/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금요칼럼] 내부고발이란 무엇인가/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정부의 민간인 사찰과 블랙리스트 작성. 청와대의 적자국채 발행 압력. 최근 ‘내부자 고발’을 통해 널리 알려진 의혹이다. 폭로 내용의 개연성을 봐서는 그렇게까지 큰 사안은 아닌데도, 일부 언론이 고발자의 목소리를 마치 중계방송하듯이 퍼 나르고, 그것을 일부 야당이 여의도에서 그대로 쏟아내면서 뉴스 시간이 너무 시끄럽다. 어떤 사회인들 내부고발이 쉽겠느냐마는, 배타적 조직문화가 강고한 한국사회에서는 더욱 어렵다. 어렵게 폭로하더라도, 해당 조직은 물론이고 국가나 사회도 제보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않는다. 조선시대에도 그랬다.조선의 각 관청에 근무하는 고위 관료에게는 병조에서 사후(伺候)라는 병사를 배정해 그 관료의 시중을 들게 했다. 당상관급이면 네 명을, 그 밑으로는 품계에 따라 1~3명을 배정했다. 사후는 의무병으로 한양에 올라온 병사 중에서 차출했다. 현재와 비교하자면 장성의 공관병에 가깝다. 그런데 관료가 포 10필 정도를 받고 사후를 방면하고는, 자신의 사노(私奴)로 대신 채우는 일이 관행이었다. 당시 1필의 경제가치가 농민 가구 기준으로 한 달 생활비에 버금갔으니, 약 10개월치를 갈취한 것이다. 편의상 현재의 최저 생활비 월 200만원으로 계산하면, 공관병에게서 약 2000만원을 받고 그를 강제 전역시킨 꼴이다. 어떤 당상관이 사후 네 명을 방면하면, 앉아서 40필을 꿀꺽하고 대신 데려온 노비에게는 인건비를 줄 필요가 없었으니, 그는 이런 식으로 고액의 부당이득을 매년 취할 수 있었다. 1493년 좌부승지 정성근은 도총관 임광재가 자신의 구사를 방면하고 사노비로 채우면서 부당이득을 취했다며 탄핵했다. 지금으로 치면 공익을 위한 내부고발이었다. 처음에는 불법 관행을 끊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임광재가 궁지에 몰렸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조정 여론은 정성근에게 부정적으로 흘렀다. 오랜 관행인데 굳이 임광재를 지목해 고발한 이유가 석연치 않다는 이유였다. 폭로의 동기가 순수하지 않을 수 있다는 흠집 내기였다. 그러던 중 정성근도 예전에 구사를 방면하고 부당이득을 취한 사실까지 드러나자, 상황은 완전히 역전돼 ‘공익제보자’ 정성근이 오히려 탄핵당하는 신세가 됐다. 국왕 성종이 관행을 양성화해 포 3필로 크게 감액했지만, 이후에도 음성적 부당이득은 암암리에 계속됐다. 500여년 전 정성근의 내부고발 사례는 현재의 모습을 판박이로 보여 준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폭로 내용보다도 폭로의 동기에 지나치게 민감한 경향이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최근 한 국회의원이 실언한 “공익 제보와 양아치 짓의 차이”라는 인식 구조도 폭로의 내용보다 그 동기를 의심하는 한국인의 특성을 잘 보여 준다. 해고될 각오를 하고 공익을 위해 조직의 비리를 폭로하면 공익 제보이고, 퇴직하고 시일이 지나서 조직 관련 헛소문을 퍼뜨리면 양아치 짓이라는 논리의 방점은 어디까지나 사실과 헛소문의 차이에 있어야 함에도, 퇴직 전과 후라는 배경에 더 관심을 갖는 우리 현실은 그 좋은 예다. 정말 순수한 동기로 내부 문제를 폭로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민주시민 사회에서는 폭로의 사실 여부를 가려 처리하면 되지, 동기에는 관심을 갖지 말아야 한다. 돈을 노리고 했건, 복수심으로 했건, 자신의 비위사실을 덮기 위해 했건, 동기는 중요하지 않다. 폭로 내용의 사실 여부를 정당한 절차를 통해 속히 가리는 일이 훨씬 더 중요하다. 그래야 내부고발이 제대로 자리를 잡을 것이다. 정부와 청와대도 폭로의 동기를 자꾸 들추기보다는 그 내용이 엉터리라거나 내부고발감이 아니라는 점을 깨끗하게 밝히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 이번 두 사건은 이미 진흙탕이 됐지만, 이번 기회에 내부고발과 그 처리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다.
  •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임정, 양반·평민 나뉘어 기호·서북파 대립… 내분 중심엔 이승만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임정, 양반·평민 나뉘어 기호·서북파 대립… 내분 중심엔 이승만

    [2부] 통합과 갈등:상하이 시기 ② 해체위기 몰린 임시정부1919년 3·1운동을 계기로 생겨난 세 개의 임시정부는 9월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됐다. 통합 임정은 행정력과 외교력을 갖춰 독립운동의 중추 구실을 하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초심을 잃고 내부 갈등과 분열에 휩싸였다. 한줌도 안 되는 임정 권력을 두고 지역과 이념으로 갈라서 싸웠다. 몇몇은 갑오개혁(1894~1895) 때 사라진 양반·상민까지 거론하며 전근대적 계급의식을 보여줬다. 이 시기 임정은 ‘난파선’ 그 자체였다. ●통합정부 초기 비행대 운영 등 역량 총 동원 지난달 중순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취재를 위해 찾아간 상하이 번화가 화이하이중루. 과거 프랑스 조계(외국인 자치구역)답게 아담하고 고풍스러운 서양식 건물이 남아 있어 젊은 세대와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이 일대는 재개발이 마무리돼 도로나 건물이 정비됐지만 여전히 100여년 전 모습을 간직한 골목 하나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바로 우리 역사학계에서 ‘푸칭리(보경리) 청사’로 부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다. 임정이 상하이를 떠나기 전인 1926~1932년 사용하던 곳으로 상하이 임정 전시관이 자리잡고 있다. 기자와 동행한 이원규(72) 작가는 “보경리 청사가 있는 저 구역은 상하이 안에서도 지가가 비싸기로 유명하지만 중국 정부가 임정 청사 보전을 위해 개발을 막고 있다”며 “최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을 두고 양국 관계가 예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이들이 여기를 지키는 것은 항일투쟁의 역사를 공유하는 우리나라를 존중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노령정부와 중국 상하이정부, 서울의 한성정부가 모인 ‘통합 임정’은 설립 초기부터 독립운동 주도권을 쥐고자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 국내 곳곳에 지하 행정조직을 갖추기 위해 연통제를 실시하고 비밀 통신망을 확보하려고 교통국도 운영했다. 이들 조직을 활용해 국민들에게 공문을 전달하고 독립전쟁 인력과 자금도 모았다. 파리강화회의(1919~1920)에 외교력을 집중해 조선 독립의 정당성을 알렸고, 1920년을 ‘독립전쟁의 해’로 선포해 무장투쟁을 독려했다. 기관지 독립신문(1919~1925)을 발간하고 한인교육기관인 인성학교(1917~1975)도 육성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비행사 양성소를 설치해 비행대를 운영했다.김희곤(65)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장은 “이 정도면 초기 통합 임정이 자신의 역량을 총동원했다고 볼 수 있다”며 “특히 국가를 잃어버린 상황에서 다른 나라에 임정을 세워 외교 활동을 펼친 것은 세계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이승만, 행정부·의회 떨어져 미국서 혼자 활동 하지만 일제가 임정의 국내 연결망을 차단하면서 만주와 연해주, 한반도 본토와의 연결고리가 끊어졌다. 내분도 시작됐다. 가장 큰 문제는 리더 이승만(1875~1965)에게 있었다. 원래 상하이정부는 국무총리제였고, 통합 임정의 법통이 된 한성정부 역시 집정관과 국무총리가 중심인 집단지도체제였다. 이들은 정치권력이 한 사람에게 모이면 조선의 왕처럼 국가를 사유화할 수 있다고 여겨 대통령제에 부정적이었다. 그럼에도 이승만은 자신을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임정으로서는 답답한 노릇이었다. 그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대미 외교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려고 미국인에게 친근한 표현을 쓴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비판 세력은 “늘 1인자이어야 직성이 풀리는 그의 성격상 자신이 최고지도자라는 점을 알리고 싶어 의도적으로 오역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승만의 거처도 논란이 됐다. 그는 “대미외교에 주력하겠다”며 임정 대통령 재임 기간 내내 미국에 머물렀다. 그는 3·1운동이 일어난 뒤인 1919년 8월 25일 한성정부 집정관총재 자격으로 워싱턴DC에 대미외교단체인 구미위원부를 세워 그곳에 기거했다. 행정부와 의회가 중국에 있는데 대통령이 혼자 미국에서 활동해 제대로 소통이 될 리 없었다. 임정은 각료 인선이나 주요 정책 시행 때마다 대통령 부재로 어려움이 컸다.이승만은 미국 교민에게서 독립운동 자금을 모았다. 1919년 12월~1921년 8월 지출액은 8만 9321달러였는데, 이 가운데 상하이 임정에 보낸 돈은 1만 6732달러로 전체 지출의 20%도 되지 않았다. 나머지 대부분은 구미위원부 운영비와 이승만 자신의 활동비로 썼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었다. 임정은 구미위원부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려 했지만 그때마다 그가 강하게 반발해 무산됐다. 국무총리 이동휘(1873~1935)는 그를 “독립정신이 불철저한 썩은 대가리”로, 내무총장 안창호(1878~1938)는 “정신병자”라고 비난했다.●이르쿠츠크파, 러 적군 부추겨 상하이파 독립군 학살 임정은 기호파(경기·충청·호남)와 서북파(평안·함경)로 양분돼 있었다. 기호파는 양반계급 출신이 주를 이뤘고 이승만을 지지했다. 서북파는 평민 출신이 많았고 안창호를 밀었다. 이들은 사사건건 대립했다. 기호파는 ‘변방 상놈들에게 임정 주도권을 내 줄 수 없다’고 생각했고, 서북파 역시 ‘한양 양반네’들의 텃세에 지역주의 논리로 맞섰다.임시정부의 핵심 전략인 외교독립론도 성과가 없었다. 임정은 국제사회에서 정식 국가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나마 임정에 우호적인 곳이 블라디미르 레닌(1870~1924)이 이끄는 러시아 소비에트 정부와 쑨원(1866~1925)이 세운 중국 광둥성 호법정부였다. 하지만 이들도 임정의 내분이 심해지자 더 이상 지원에 나서지 않았다. 1919년 임정 통합 작업을 주도한 러시아 출신 문창범(1870~1938)은 상하이정부와의 갈등으로 통합 임정에 합류하지 않고 연해주로 돌아갔다. 그는 같은 러시아 출신임에도 새 임정에 합류한 이동휘를 비난하며 갈라섰다. 이때부터 문창범 세력은 ‘이르쿠츠크파’, 이동휘 계열은 ‘상하이파’라고 불렸다. 양측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1921년 6월 28일, 이르쿠츠크파는 러시아 적군을 부추겨 연해주 알렉셰프스크(자유시)에 머물던 상하이파 한인 독립군 부대를 대거 학살했다. 일본과 맞서기 위해 모인 고려인들이 의견 차이를 참지 못하고 서로에게 총구를 겨눴다. 이것이 한국 독립운동사상 최악의 비극으로 평가되는 ‘자유시 참변’이다. 이후 독립군은 연해주 일대에서 자취를 감췄다.●재정난·파벌싸움으로 재중동포 기반 상실 독립운동사 거두인 고 조동걸(1932~2017) 국민대 명예교수는 “이때라도 임정이 군무부를 만주로 옮기고 교통국(비밀통신망)을 다시 설치해 재만동포를 추스르고 조직 정비에도 나섰어야 했다. 하지만 재정난과 내부 파벌싸움 등으로 기회를 놓쳐 국민적 지지 기반을 잃었다”고 비판했다.임정은 이승만이 대미외교를 위해 워싱턴회의에 참석하려다가 개최국인 미국으로부터 문전박대당한 1922년 4월부터 ‘식물 정부’로 전락했다. 이런 상황은 1925년 3월 이승만이 대통령에서 탄핵될 때까지 이어졌다. 임정 지사들은 자신들이 표방한 민주공화정의 참뜻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이런 남자들을 모성으로 품고 묵묵히 뒷바라지해준 이가 있었다. 바로 ‘임시정부의 어머니’로 불리는 정정화(1900~1991)다. 임정이 27년간이나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헌신 덕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11살이던 1910년 김가진(1846~1922)의 3남 의한(1900~1964)과 혼인했다. 일제로부터 남작 작위를 받았던 김가진은 아들을 데리고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합류했다. 이듬해 정정화도 “연로하신 시아버지와 남편을 챙기겠다”며 상하이로 따라갔다. 그는 여성이어서 상대적으로 감시가 소홀하다는 점을 십분 활용해 중국과 국내를 오가며 10여년간 독립운동 자금을 운반했다. 이 과정에서 일제에 검거돼 목숨을 잃을 뻔하기도 했다. 김구는 그를 가리켜 ‘한국의 잔다르크’라고 칭송했다.●임정 가재도구마다 손때… 요인들 임종 다 지켜 정정화는 상하이에 온 뒤부터 1946년 귀국할 때까지 거의 대부분 시간을 임정 요인과 가족을 돌보며 보냈다. 임정 인사 가운데 그가 지어준 밥을 먹지 않은 이가 없었고, 임정 가재도구 가운데 그의 손때가 묻지 않은 것이 없었다고 한다. 임정 독립운동가들의 임종도 다 지켰다. 그가 26년간의 임정 생활을 구술한 ‘장강일기’는 당시 독립운동 진영의 사정을 가장 잘 알려주는 사료로 평가된다. 그의 일대기는 연극 등으로도 만들어져 공연되고 있다. 안타깝게도 귀국 뒤 그의 인생 행로는 순탄치 않았다. 남편 김의한은 한국전쟁 중 안재홍(1891~1965), 조소앙(1887~1958) 등과 함께 납북됐다. 남한에 남은 정정화는 부역죄로 투옥돼 고초를 치렀다. 이때 ‘옥중소감’이란 시로 자신의 안타까운 심정을 남겼다. 나라를 되찾고도 여전히 남과 북으로 갈라져 싸움질만 하던 남자들에 대한 힐난이었으리라. “혁명 위해 살아온 반평생 길인데/오늘날 이 굴욕이 과연 그 보답인가/국토는 두 쪽 나고 사상은 갈렸으니/옥과 돌이 서로 섞여 제가 옳다 나서는구나.” 상하이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법원, 사법농단 수사에 비협조적…양승태 재판 공정하게 할지 의문”

    “법원, 사법농단 수사에 비협조적…양승태 재판 공정하게 할지 의문”

    “지금까지 법원이 보여 줬던 태도를 보면 사법농단의 정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해 제대로 된 재판이 이뤄질지 국민들이 많이 우려하고 있다.”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법원장을 지낸 인사가 검찰에 수사를 받으러 가는 사태가 임박한 가운데 변호사 출신인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법원이 전직 법원수장에 대한 재판을 공정하게 진행할지에 대해 불신을 드러냈다. 박 의원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차장과 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민주당 내 대표적인 개혁 소장파 의원이다. →양 전 대법원장이 검찰 출석 전 대법원에서 대국민 입장을 발표한다는데. -황당한 일이다. 지금까지 그런 전례가 있나. 법원이 소환한 게 아닌데 그렇게 하는 게 어디 있나. 재판장한데 호소하겠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법원이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 재판을 제대로 할지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데. -지금까지 법원이 보여 줬던 태도를 보면 사법농단의 정점인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 제대로 된 재판이 이뤄질지에 대해 국민들이 많이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사법농단과 관련해서는 압수수색 영장 발부율이 다른 사안에 비해 현격히 낮았고 직권남용과 관련해서도 예전과 달리 굉장히 성립 여부를 엄격하게 봤기 때문에 현실적인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다. 사법농단 수사 과정을 보면 거의 부인하거나 묵비하고 있다. 법원도 제대로 협조를 안 해서 수사가 원활하지 못할 거 같다. →성난 국민 여론에 대해 판사들의 공감이 부족한 걸까. -법관들 대다수가 이 사안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전국법관대표회의라는 어려운 과정을 통해 사법농단 사안이 굉장히 중요하고 탄핵 등이 거론될 수 있는 중대한 헌법 위반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그러나 고위 법관들은 의견 수렴 과정에서부터 부정적인 얘기를 많이 했다. 고위 법관들 사이에선 그 기류가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다고 본다. →법관끼리 재판에서 서로 봐주는 내부 카르텔이 존재한다고 보나. -법관 다수가 형사사건의 피의자로 수사를 받았던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전관예우라는 흐름에서 같이 일했던 사람이 옷을 벗고 나간 뒤 유리한 판결을 해주는 식으로 서로 챙겨 주는 문화는 유지돼 왔다. →강제 징용 사건 당시 양 대법원장이 로펌 김앤장과 진행 과정을 조율했다는데. -축구 심판이 선수를 만나서 언제, 어디서 휘슬을 불지 상의한 셈이다. 사실 심판은 심판만 볼 뿐 골은 못 넣어 준다. 근데 법관은 재판을 이기거나 지게 해줄 수 있으니까 골을 넣어 줄 수 있는 사람들이다. 운동경기 심판보다 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다. →법관 탄핵을 위한 국회 절차는 어디까지 진행됐나. -내부적 절차는 다 끝났다. 모든 관련 행위자들에 대한 분석이 끝나서 행태, 직위에 따라 명단을 뽑을 수 있게 표로 만들어 놨다. 그러나 지금 명단을 확정할 순 없다. 민주당만으로 법관 탄핵 소추를 발의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다른 당과 협의하고 이후 수사가 진행되면서 추가로 나오는 정보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탄핵 대상이 누구라고 공개하는 것 자체가 바보 같은 짓이다. →사법농단 사태 해결을 위한 다른 방법은 없나. -사법농단 관련 특별재판부법도 완전히 죽은 건 아니다. 대법관급 인물이 기소됐을 때 진짜 공정한 재판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사법농단 피해자 지원법도 여전히 필요하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영리병원, 공공의료체계 훼손하지 않도록 철저히 감독”

    “영리병원, 공공의료체계 훼손하지 않도록 철저히 감독”

    원희룡 제주지사는 8일 서울신문과 신년 인터뷰를 갖고 “영리병원은 불가피하게 ‘조건부 허가’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외국의료기관 개설 허가에 대해 의료공공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잘 알고 있어 공공의료체계를 훼손하거나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일이 없도록 지도 감독을 철저히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올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답방해 ‘민족의 영산’인 한라산을 방문하면 ‘한라에서 백두까지 한반도의 평화를 이룬다’는 역사적 바람에 부응하는 상징적 평화가 이뤄진다는 데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면서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비핵화 의지를 밝힌 만큼 ‘세계평화의 섬’ 제주, 그 중심인 한라산이 핵무기 없이 평화를 이루는 역사적 장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영리병원 개설 허가가 최선이었나.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 권고를 전부 수용하지 못한 점에 대해 도민과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권고 사항은 단순한 ‘불허’ 의견이 아니었다. 불허하되 녹지병원을 비영리병원 등으로 활용할 것, 헬스케어타운 기능이 상실되지 않도록 방지할 것, 녹지병원에 고용된 사람 등의 일자리를 배려할 것을 동시에 주문했다. 도지사 입장에서 사업자를 설득하고,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및 정부와 협의해 법적 소송으로 비화하지 않게 하는 게 1차적 과제였다. 도는 공론화조사위 권고안을 지키기 위해 녹지국제병원과 수십 차례 협의했지만, 사업자의 입장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JDC 또는 다른 국가기관이 인수해 운영할 수 있는지도 타진했지만 정부 승인 없이는 불가능했다. 찬성과 반대, 수용과 불수용, 이분법적인 결정만 내린다면 어느 한쪽 비난만 감수하면 돼 쉬운 일이다. 그러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선택은 양측의 비난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늘 어려운 일이 된다.도지사는 종합적·현실적으로 판단하고 집행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에 따른 비판이나 수습에 대한 책임 역시 도지사가 지려 한다. 개설 허가 조건이 ‘제주를 방문하는 외국인 의료관광객’으로 한정된 만큼 내국인 진료 사례가 발생할 경우 허가 취소 등 강력 대처하겠다. →국토교통부가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했다. 반대 목소리도 있다. -제2공항은 제주도민의 오랜 숙원사업이자 도민 요구에 따라 추진된 국책사업이다. 기존 제주국제공항은 이용객이 최대수용치인 2500만명을 넘었다. 제2공항은 현재 관광객 1500만명의 2배인 3000만명을 수용하기 위한 게 아니라 제주공항 포화로 인한 항공기·탑승객의 안전 문제 해결이 주안점이다. 민선 7기 취임 후 제일 먼저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대화했다. 또한 온평리 주민, 성산읍 이장협의회와도 만나 지역 현안에 대해 많이 얘기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입지 선정 과정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타당성 재조사를 했다. 국책사업 중 처음이다. 검토위원회는 국토부 추천 7인, 반대대책위 추천 7명 동수로 구성됐고, 제주도는 참관조차 할 수 없다. 아직 결과를 통보받은 바 없다. 향후 제2공항 추진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갈등을 최소화하겠다. 오랫동안 뿌리내리고 살아온 주민들을 보호하고, 환경 피해 최소화를 위한 최선의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 →제주 미래 먹거리라는 블록체인 특구 추진은 동력이 있나. 도민들 관심도 낮다. -제주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1·3차 산업 중심의 생태계를 다변화하고, 신산업 기반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의 다양한 분야와 연계되는 기반기술이자 핵심기술이다.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과 연계되며 시너지를 일으킬 핵심기술로서 이를 선도한다면 4차 산업혁명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제주가 블록체인 특구 지정을 추진하는 이유는 현재의 정부 정책 방향으로는 블록체인이 지닌 잠재력을 온전히 살려내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블록체인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규제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제주도가 규제 샌드박스형 블록체인 허브 도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특구 지정을 통해 제주가 대한민국의 글로벌 블록체인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부동산종합공부시스템 정보 일부를 블록체인 시스템에 올리는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제주의 ‘탄소 없는 섬’ 정책과 블록체인 허브 도시를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폐배터리 이력관리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향후 신성장동력이 될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에 선제 대응하고 보다 투명한 중고 배터리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형성하고자 한다. 이 구상은 국가공모사업으로 선정됐다. 이 외에도 교통정산시스템과 외국인 관광객 부가세 환급에 적용을 모색하고 있다. →탄핵사태 이후 보수는 변했나. -보수는 지난 70년 동안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뤄내며 대한민국의 기초를 만들기 위해 헌신하고 희생해왔다. 새가 한쪽 날개로 날 수 없듯이 정치 발전을 위해서는 건강한 보수와 건강한 진보가 경쟁해야 한다. 보수의 가치를 중심으로 민주화 과정에서 억압받고 고통받은 이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통합적이고 포용력 있는 보수로의 외연 확대가 필요하다. 이게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촛불혁명 이후 우리 사회에 전개되는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변화의 물결과 한반도를 둘러싼 거대한 국제질서 변화의 흐름, 4차 산업혁명이라는 세계사적 흐름도 제대로 읽고 준비해야 한다. 보수 재건에 필수적인 인적 쇄신을 토대로 낡은 이념과 가치에서 벗어나고, 기득권과 지역주의에 안주하는 나쁜 습속에서 탈피해야 한다.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인 만큼 국민의 뜻을 받드는 게 기본 자세이다. 국민 의견을 확인해서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내야 건강한 보수가 움틀 수 있고, 싹 틔울 수 있다. 경제와 민생, 개혁 입법을 비롯해 국민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선명성뿐 아니라 합리적 대안을 내놔야 한다. 합리적이고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건강한 보수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여전히 존재한다. 자유의 확대 등 보수주의의 기본가치를 중심으로 국민들을 포용하는 보수의 확장성과 개혁성을 조화롭게 만드는 게 과제일 것이다. →전국 유일 무소속 광역단체장이다. -지난해 선거에서 임기 동안 도정에 전념하겠다고 도민들과 약속했다. 제주의 변화가 대한민국 미래를 보여줄 수 있도록 ‘더 큰 제주’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힘을 쏟겠다. 무소속이기 때문에 현재의 정당정치와 진영을 뛰어넘을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여야를 넘나드는 교류로 도민 행복과 제주 발전을 위한 기회로 삼겠다. 정부와 여야 정당들과 협력해 제주특별자치도 기능을 제도적으로 보완하면서 제주를 대한민국의 지방분권과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진정한 ‘특별자치도’로 만들겠다. →올해 방문할 가능성이 높은 김 위원장이 한라산에 올까.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께 보낸 연말 친서와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를 밝혔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답방에 대한 기대감이 큰 해이다. 김 위원장이 답방하게 되면 ‘민족의 영산’인 한라산 방문을 기대한다. 제주를 전 세계에 알리는 일이고, 제주는 대북협력 사업을 비롯한 교류 사업에 대한 대비도 충분히 진행하고 있다. 정부와 뜻을 모아 필요한 일을 착실히 준비하고 실행할 계획이다. 글 사진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강기정 “대통령·국회 간 뜻 잘 전할 것”

    강기정 “대통령·국회 간 뜻 잘 전할 것”

    文 당대표 때 정책위의장… 3선 의원 지내 신임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8일 청와대 춘추관 기자회견장에서 “3년여간 (국회)밖에 있으면서, 정책이 날것으로 다니며 국민과 충돌하고, 국민이 이해를 못 하는 것을 봤다”며 “정책에 민심의 옷을 입히는 것이 정무수석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의 뜻을 국회에 잘 전달하고 국회의 민의를 대통령에게 잘 전달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다짐을 밝혔다.강 신임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를 할 때 제가 정책위의장을 맡아 공무원 연금 개혁이라는, 손에 들기도 싫은 이슈를 215일간 다뤘다. 대통령이 잊지 않고 기억해준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강 신임 수석은 전남대 삼민투 위원장으로 학생운동을 하다가 3년 7개월간 옥고를 치렀고, 출소 후 광주를 기반으로 청년·시민 활동을 벌였다. 2015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정책위의장을 인연으로 친문(친문재인) 대열에 합류했다. 당시 ‘독배’로 꼽혔던 공무원연금 개혁을 맡아 헌정 사상 최초의 국회 주도 국민 대타협을 이끌어내는 등 정무능력이 검증됐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20대 총선 당시 공천 배제됐지만 탄핵 정국에 문재인 대선캠프에 합류해 중앙선거대책본부 총괄수석부본부장을 맡아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 ▲전남 고흥(55) ▲광주 대동고 ▲전남대 전기공학과 ▲17·18·19대 국회의원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美전문가들 “북미회담 2월 가능성”… 베트남·몽골 급부상

    美전문가들 “북미회담 2월 가능성”… 베트남·몽골 급부상

    셧다운 등 美정치일정 복잡… 1월은 무리 “한국, 워싱턴·평양간 적극 조율 나서야”미국 워싱턴DC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지난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북·미 2차 정상회담 개최 기대감을 높였다고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장소를 협상 중”이라고 밝힌 가운데 전문가들은 베트남·몽골·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 국가에서 열릴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프랭크 자누치(왼쪽) 맨스필드재단 소장은 이날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지난 1일 김 위원장의 신년사는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면서 “비핵화·평화에 대한 의지와 미국에 대한 경고가 적절하게 균형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제임스 쇼프(가운데) 카네기국제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적극적으로 2차 정상회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특히 김 위원장은 이번 신년사에서 이를 극적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앤드루 여(오른쪽) 미 가톨릭대 교수도 “김 위원장의 신년사로 톱다운 방식의 2차 정상회담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해석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시기는 1월을 넘기고 2월 중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쳤다. 여 교수는 “지난달 스티븐 비건 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서울을 찾았지만 평양과 접촉에 실패하는 등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여기에 미 연방정부 셧다운과 1월 말 트럼프 대통령의 연두교서 등 미국의 복잡한 정치 일정이 더해지면서 2차 정상회담은 1월을 넘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쇼프 연구원도 “미 중앙정보국(CIA) 등과 북한 정보기관이 활발한 물밑 접촉을 벌이지 않는다면 2월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2차 정상회담 개최지로 북한의 비행거리와 안전 등을 고려할 때 베트남과 몽골, 인도네시아, 판문점 등을 꼽았다. 특히 베트남은 개혁·개방을 성공적으로 이뤘다는 상징성, 북·미 양국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낙점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자누치 소장은 “베트남은 북한이 해외에 공관을 두고 있는 국가이고, 1차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개혁·개방 롤모델로 베트남을 강조했다”면서 “1순위가 베트남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2차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보다 ‘내용’이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자누치 소장은 “2차 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라는 두 가지 과정을 의미 있고 구체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쇼프 연구원은 미국의 대북 비핵화 전략 수정도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즉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밀고 갈 것인가, 아니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미래 핵 제거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등을 확실하게 정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여 교수는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제재 완화를 위한 단계들에는 순서가 있다”면서 “2차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영변·동창리·풍계리 사찰 수용, 미국의 인도적 지원 재개와 평양 주재 미 외교사무소 설치 등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역할도 강조했다. 쇼프 연구원은 “서울이 북·미 관계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북한 설득에 나서야 한다”면서 “특히 지금의 시기를 놓친다면 수년 동안 유엔 등의 강력한 제재가 이어지고 북한에 호의적인 대화 창구가 폐쇄될 것이라는 점을 북한에 알려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누치 소장도 “트럼프 정부는 대통령 탄핵과 분열, 민주당의 견제 등으로 외교 문제에 올인하기 어려운 분위기”라면서 “문재인 정부가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워싱턴과 평양 간 조율과 설득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단독] “1년 전보다 부패 심각” 16.9%…MB정부 51.4%

    [단독] “1년 전보다 부패 심각” 16.9%…MB정부 51.4%

    “이명박 정부 들어 부패 인식 급증”“정치인 부패” 18년 동안 부동의 1위 기업 종사자 10명 중 8명은 1년 전과 비교해 공공부문 부정·부패가 개선됐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인은 2000년 첫 조사 이후 18년 동안 공공부문에서 가장 부패한 집단이라는 오명을 썼다. 7일 국책연구기관인 행정연구원의 ‘정부부문 부패실태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해 기업 종사자와 자영업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년 전과 비교해 부정·부패가 심해졌다고 여기는 비율은 16.9%에 그쳤다. 2017년 조사에서는 15.4%로 역대 최저치였다. 2016년 청탁금지법 시행,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공무원에게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한 사례는 2009년만 해도 68건에 이르렀지만 지난해는 1건으로 감소했다. ‘공무원의 금품수수가 심각하다’고 여기는 인식은 주로 집권 2년 차에 급격히 높아졌다. 연구원은 “정권 후반기에 부정부패에 대한 의지 표명이 줄어들고 권력형 비리가 드러나면 사회 전반의 인식이나 행태 또한 악화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특이하게 이명박 정부에서는 정권 초에 나타난 긍정적 변화 수준을 뛰어 넘는 정도로 정권 말에 각종 인식이 악화됐다”고 덧붙였다. 공무원의 금품수수가 심각하다고 여기는 비율은 2000년 김대중 정부 시기에 75.6%에 이르렀지만 계속 감소해 이명박 정부 집권 2년차인 2009년 42.1%까지 낮아졌다. 그러다 2년 뒤인 2011년 72.4%로 급격히 증가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집권 2년차인 2014년 56.9%에서 탄핵 시기인 2016년 62.3%가 상승했다. 그러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35.7%로 낮아졌고 지난해는 42.3%로 다시 높아졌다. 1년 전과 비교해 부정·부패가 심해졌다고 여기는 비율은 2011년 이명박 정부에서 51.4%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계속 낮아져 2017년 15.4%가 됐다. ‘공무원에게 금품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은 2000년 36.4%에서 2017년 11.1%로 낮아졌다. 지난해 응답자의 87.5%는 ‘정치인’의 부패가 심각하다고 여겼다. 기업 종사자 10명 중 9명 꼴이다. 정치인의 부패 심각성은 모든 공공부문 직종 중에서 2000년 조사 이후 18년 동안 1위를 유지했다. 2000년에는 95.0%였다. 지난해 조사에서 정치인 다음으로 부패가 심각하다고 여긴 비율이 높은 직종은 고위공직자(79.3%), 법조인(78.1%), 세무공무원(64.7%), 경찰공무원(56.9%), 군인(53.2%), 교육공무원(42.3%) 등이었다. 이 가운데 법조인과 군인은 2000년과 비교해 오히려 부패 심각도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서지현 “안태근 관련 검사들 새빨간 허위진술”…노무현 임명장 추억

    서지현 “안태근 관련 검사들 새빨간 허위진술”…노무현 임명장 추억

    안태근 전 검사장에게 성추행과 인사 보복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한국 사회에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촉발시킨 서지현 검사가 이 사건 재판에서 관련 검사들이 거짓 진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서지현 검사는 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증거기록 일부에 대한 열람 복사가 허가됐다”면서 “관련 검사들의 새빨간 허위 진술을 본 뒤 시작된 메스꺼움이 며칠째 가라앉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지현 검사는 “일부 정치검사를 제외한 대부분 검사는 선량하다 믿고 15년을 살았다”면서 “이제 명백히 비주류로 분류된 나를 향한 그들의 멸시와 조롱에 그들도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이 사무친다”고 심경을 밝혔다. 서지현 검사가 열람했다고 밝힌 증거기록은 성추행 피해자인 자신에게 부당한 인사 보복을 가한 혐의로 기소된 안태근 전 검사장의 사건과 관련된 증거기록이다.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당시 소문의 진상을 확인하는 과정에 관련됐거나, 서지현 검사의 인사 조치과정에 관여한 검사들이 검찰 조사나 재판에서 사실 관계를 두고 진실과 다른 진술을 했다고 서지현 검사가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안태근 전 검사장의 변호인은 지난달 열린 결심 공판에서 관련자들의 진술이 모두 검찰의 공소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주장한 바 있다. 서지현 검사는 “하나로 전체를 일반화하면 안 된다는 명백한 사실을 알면서도 나와 함께 15년을 살아온 저 검사들의 행태를 보면서 서기관, 사무관 한 명 한 명의 행위 역시 단 한 명의 오만에서 벌어진 일은 아니라는 삐뚤어진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지금은마구삐뚤어져있습니다 너무 메스꺼워서요ㅠㅠ’, ‘#니들도가치가다하면 순식간에 버려져 비주류가 되는 걸 왜 모르니’, ‘#진정한창피가무엇인지 좀 알아야 할 텐데’라고 덧붙였다. 서지현 검사는 이러한 내용과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검사 임명장 사진을 함께 올리면서 ‘비주류’에 대한 생각을 적기도 했다. 서지현 검사는 자신이 검사가 된 2004년 2월 임관 검사는 노무현 대통령 명의의 임명장을 받았고, 4월 임관 검사는 당시 국회 탄핵으로 대통령 직무대행인 고건 명의의 임명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서지현 검사는 “4월 임관 검사 중에 2월 임관 검사들을 보고 ‘우린 고건한테 임명장 받아 너무 다행이다. 노무현한테 임명장 받은 애들은 창피해서 어떻게 검사하냐’고 비아냥거리는 자들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서지현 검사는 “사실 그땐 그 말의 의미를 잘 알지 못했지만, 검사 생활은 그 말의 의미를 알아가는 과정이었다”고 했다. 그는 “비주류에 대한 멸시와 조롱, 주류라는 오만, 주류에의 동경…. 대부분의 검사들이 멸시받지 않기 위해, 주류가 되기 위해, 주류 속에 남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면서 “비주류로 분류되었을 때는 현직 대통령조차 어떤 수모를 당하는지를 너무나 잘 알았고, 여검사들에 대한 성폭력 역시 비주류에 대한 멸시와 조롱이었으며, 검찰 내 주류는 정권과 상관없이 항상 같았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 내 주류는 여전히 우병우 라인이다”라고 주장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 트럼프와 펠로시, 워싱턴 파워 2인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 트럼프와 펠로시, 워싱턴 파워 2인

    도널드 트럼프(72)와 낸시 펠로시(78). 미국과 세계의 이목은 워싱턴의 파워 2인에게 쏠려 있다. 미국의 권력서열 1위와 3위인 트럼프 대통령과 펠로시 하원의장이 과연 잘 지낼 수 있을지에 미국 국내 정치뿐 아니라 외교 안보 현안들이 달렸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이미 지난해 12월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장벽 예산’등을 놓고 전초전을 치르며 험로를 예고했다. 제116대 의회 개원 첫 날부터 트럼프·펠로시 기싸움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하원 탈환으로 의회 권력 분점 시대가 열리면서 협치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3일(현지시간) 제116대 의회 개원식과 함께 하원의장에 선출된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의원은 멕시코와의 접경지대에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놓고 첫날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미 하원은 이날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인 업무정지)의 원인이 된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이 한 푼도 반영되지 않은 ‘민주당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8년 만에 다시 하원의장으로 돌아온 펠로시는 예산을 통과시키고 나서 밤늦게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장벽을 건설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하원을 통과한 예산안이 입법화되려면 상원을 통과해야 하는데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원이 이 법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가 하원의장에 선출된 직후 백악관 브리핑룸을 깜짝 방문해 “장벽 없이는 국경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라며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예산 관철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이 있는 브리핑룸을 자발적으로 찾은 것은 취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는 지난해 3월 8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특사단이 백악관에 왔을 때 중대 발표를 예고하려고 브리핑룸을 찾았었다.하원 장악한 민주당, 트럼프에 대한 파상 공세 예고 ‘국경장벽 예산’을 둘러싼 힘겨루기는 시작에 불과하다. 미국은 다수당을 차지한 정당이 상원과 하원의 모든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는다. 예상했던 대로 하원을 장악은 민주당은 벌써부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다양한 조사를 예고하고 나섰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제기된 러시아의 개입 의혹부터 트럼프가(家) 사업들에 대한 정부나 외국 정부의 편법·탈법 지원 여부, 대통령에 선출되기 전까지 트럼프의 세금 납부 내역 등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들에 대한 조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뮐러 특검 수사결과에 따라 민주당은 탄핵 카드도 신중하게 꺼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상황이 심상치 않은데도 특이한 점은 정적은 물론 자신이 임명한 장관, 백악관 참모들에게도 트위터 등을 통해 인신공격성 막말을 쏟아내온 트럼프 대통령이 펠로시 하원의장에 대해서는 험담 대신 칭찬 차원을 넘어 ‘칭송’만 하는 것이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와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심지어 트럼프가 펠로시에 호감을 갖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들까지 내놓고 있다. 트럼프와 펠로시의 ‘케미’가 궁금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하원 다수당 지위를 빼앗긴 뒤 “나는 그녀(펠로시)가 좋다. 믿어지나. 나는 낸시 펠로시가 좋다. 그녀는 강인(tough)하고 똑똑하다.”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일부 민주당 소장파의 반발로 펠로시의 하원의장 당선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들이 나오자 공화당 의원 표를 몰아줄 수도 있다며 공개적으로 호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3일 백악관 브리핑룸을 전격 방문해서도 “낸시 축하한다. 엄청난, 엄청난 성취”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하원의장이라는 자리가 워낙 막강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의회 차원의 조사와 필요하다면 소환도 가능하고, 탄핵을 발의할 수도 있기 때문에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예의를 갖춰 대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아니면 정말 펠로시 의장에게 호감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대선에 나서기 훨씬 전인 2011년에 펠로시에게 “(당신이) 최고”라고 말한 적이 있고, 권력을 무엇보다는 중시하는 그의 성향으로 볼 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펠로시를 ‘존경’하는 것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고 분석해 흥미롭다. 트럼프가 펠로시에 호의적인 이유는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도 최근호에서 비슷한 분석을 하고 있다. 트럼프가 17선 하원의원에 첫 여성 하원의장을 지낸 최고의 정치자금 모금 능력과 정치적 수완까지 겸비한 펠로시의 강인함과 성과를 높이 평가한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그동안 단 한 번도 펠로시를 트위터 등을 통해 원색적으로 비난한 적이 없다는 점이 이와 궤를 같이한다. 또, 다른 정치인들과는 달리 펠로시를 별명으로 부르지 않는다고 지적한 대목은 눈길을 끈다. 힐러리 클린턴은 물론 차기 민주당 대선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엘리자베스 워런에게는 포카혼타스라는 별명을 붙여 부르며 각을 세워오곤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가 이러는 것은 펠로시의 호감을 얻어 자신이 공약했던 인프라 개선과 건강보험 관련 개혁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의도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개인적으로는 이보다 트럼프가 터프한 사람들과 부자를 좋아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더한다. 2020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주요 정책을 놓고 사사건건 충돌하는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펠로시 하원의장을 향한 ‘일방적 호감’이 지속할 지 궁금하다. 김균미 대기자 kmkim@seoul.co.kr
  • 펠로시 “트럼프 탄핵, 피하지 않을 것”

    민주당 낸시 펠로시(79) 의원이 미국 하원의장에 선출됐다. 2007년 미 사상 최초로 하원의장을 선출했던 펠로시 의장은 8년 만에 다시 여성 하원의장 시대를 열었다. 하원의장은 대통령과 부통령에 이어 미국 권력서열 3위다. 펠로시 의장은 취임 일성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CNN 등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3일(현지시간) 개원한 미 제116대 연방의회에서 하원의장이 됐다. 펠로시는 하원의원들의 호명투표 방식으로 진행된 선거에서 220표를 얻어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의원(192표)을 꺾었다. 235석을 차지한 민주당에서 12명의 하원의원이 ‘제3의 인물’을 호명하는 것으로 펠로시 의원에게 투표하지 않았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탄핵은 극심한 분열을 초래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정치적 이유로 탄핵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정치적 이유로 탄핵을 피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렸다. NBC는 “펠로시 의장이 대통령 탄핵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측 간 내통 의혹을 둘러싼 ‘러시아 스캔들’ 의혹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팀이 현직 대통령은 기소될 수 없다는 법무부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법무부 의견이) 결정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뮬러 특검이 현직 대통령을 법률적으로 기소하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뮬러가 어떻게 하는지 일단 지켜보자. 우리의 시간을 미국 국민을 위한 결과를 얻는 데 쓰자”며 제대로 답하지 않았다. 캘리언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문제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장벽 보안과 사회기반시설을 이야기할 때 새로 취임하는 하원의장이 기소와 탄핵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의회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상원과 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양분함에 따라 주요 법안과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8년 만에 하원 탈환에 성공한 민주당은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 재선을 저지하려고 총력전을 벌일 것이 확실시된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美 권력 넘버3 “트럼프 탄핵, 피하지 않겠다”

    美 권력 넘버3 “트럼프 탄핵, 피하지 않겠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79) 의원이 미국 하원의장에 선출됐다. 2007년 미 사상 최초로 하원의장을 선출했던 펠로시 의장은 8년 만에 다시 여성 하원의장 시대를 열었다. 하원의장은 대통령과 부통령에 이어 미국 권력서열 3위다. 펠로시 의장은 취임 일성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CNN 등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3일(현지시간) 개원한 미 제116대 연방의회에서 하원의장이 됐다. 펠로시는 하원의원들의 호명투표 방식으로 진행된 선거에서 220표를 얻어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의원(192표)을 꺾었다. 235석을 차지한 민주당에서 12명의 하원의원이 ‘제3의 인물’을 호명하는 것으로 펠로시 의원에게 투표하지 않았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탄핵은 극심한 분열을 초래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정치적 이유로 탄핵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정치적 이유로 탄핵을 피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렸다. NBC는 “펠로시 의장이 대통령 탄핵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측 간 내통 의혹을 둘러싼 ‘러시아 스캔들’ 의혹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팀이 현직 대통령은 기소될 수 없다는 법무부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법무부 의견이) 결정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뮬러 특검이 현직 대통령을 법률적으로 기소하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뮬러가 어떻게 하는지 일단 지켜보자. 우리의 시간을 미국 국민을 위한 결과를 얻는 데 쓰자”며 제대로 답하지 않았다. 캘리언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문제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장벽 보안과 사회기반시설을 이야기할 때 새로 취임하는 하원의장이 기소와 탄핵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의회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상원과 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양분함에 따라 주요 법안과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8년 만에 하원 탈환에 성공한 민주당은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 재선을 저지하려고 총력전을 벌일 것이 확실시된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민주당 “유튜브 활동도 공천심사 반영” 극약처방

    민주당 “유튜브 활동도 공천심사 반영” 극약처방

    현역 직무수행 평가 항목 ‘SNS소통’ 포함 “지역서 주민 고충 듣는 것도 중요한 소통” 당 일각 유튜브 평가 강화에 볼멘소리더불어민주당이 내년 4월 총선 현역 의원 공천심사에 ‘유튜브 활동’ 실적을 중점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이 유튜브를 선점하면서 ‘유튜브 정치’ 영역이 확장되고 있음에도 민주당 의원들의 유튜브 진출이 미미하자 극약처방을 내린 셈이다. 3일 민주당에 따르면 현역 의원 직무수행 평가 항목은 의정활동, 기여활동, 공약이행활동, 지역활동 등 크게 4개 분야다. 250점 만점인 기여활동 분야 중 ‘국민소통 수행실적’ 항목에 50점(전체 평가의 5%)을 부과했다. 국민소통 수행실적은 정책토론회 소통실적, 디지털 소통실적, 직능부문 소통실적 등 3개 요소로 구성되는데, 특히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소통실적이 이번에 새롭게 들어갔다. 민주당 관계자는 “다른 무엇보다도 유튜브 활용 점수가 높다”고 밝혔다. 진보진영이 팟캐스트 방송을 선점하자 SNS의 중요성을 뒤늦게 깨달은 보수진영에서 차선으로 선택한 게 접근성이 높은 유튜브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태극기부대’가 유튜브를 선점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가 출범해 한 달도 안 돼 구독자 18만명을 넘었다. 민주당에서도 뒤늦게 공식 유튜브 채널인 ‘씀’을 시작했지만 구독자는 2만 8000여명에 불과하다. 한국당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의 4만여명에도 크게 뒤진다. 그럼에도 민주당 의원들의 유튜브 참여는 미진하다. 우원식, 박용진, 손혜원, 조응천 의원 등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지만 박 의원만 5만 2000여명이 구독하며 선전하는 수준이다. 오죽하면 이미 정계 은퇴를 선언한 유시민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뒤늦게 유튜브에 뛰어들어 야당에 맞서는 지경이다. ‘유시민의 알릴레오’ 예고 방송은 약 20만명이 시청, 여당 지지자들의 갈증을 반영했다. 하지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유튜브 평가 강화에 불만도 감지된다. 소통 점수가 1000점 만점에 50점에 불과하지만 1~2점 차이로 공천 탈락 여부가 갈릴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한 중진 의원은 “꼭 유튜브를 통해서만 국민과 소통이 이뤄지는 건 아니지 않나. 지역에 가서 주민들의 고충을 듣는 것도 중요한 소통 방식”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권의 한 인사는 “정치문화는 테크놀로지의 변화에 따라 바뀌는 법”이라며 “유튜브를 국민이 많이 본다면 거기서 여론을 얻어야 하는 게 정치인의 숙명”이라고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홍카콜라에 밀린 민주당, 유튜브 실적 공천심사 활용 극약처방 먹힐까

    홍카콜라에 밀린 민주당, 유튜브 실적 공천심사 활용 극약처방 먹힐까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4월 총선 현역 의원 공천심사에 ‘유튜브 활동’ 실적을 중점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이 유튜브를 선점하면서 ‘유튜브 정치’ 영역이 확장되고 있음에도 민주당 의원들의 유튜브 진출이 미미하자 극약처방을 내린 셈이다. 3일 민주당에 따르면 현역 의원 직무수행 평가 항목은 의정활동, 기여활동, 공약이행활동, 지역활동 등 크게 4개 분야다. 250점 만점인 기여활동 분야 중 ‘국민소통 수행실적’ 항목에 50점(전체 평가의 5%)을 부과했다. 국민소통 수행실적은 정책토론회 소통실적, 디지털 소통실적, 직능부문 소통실적 등 3개 요소로 구성되는데, 특히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소통실적이 이번에 새롭게 들어갔다. 민주당 관계자는 “다른 무엇보다도 유튜브 활용 점수가 높다”고 밝혔다.진보진영이 팟캐스트 방송을 선점하자 SNS의 중요성을 뒤늦게 깨달은 보수진영에서 차선으로 선택한 게 접근성이 높은 유튜브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태극기부대’가 유튜브를 선점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가 출범해 한 달도 안 돼 구독자 18만명을 넘었다. 민주당에서도 뒤늦게 공식 유튜브 채널인 ‘씀’을 시작했지만 구독자는 2만 8000여명에 불과하다. 한국당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의 4만여명에도 크게 뒤진다. 그럼에도 민주당 의원들의 유튜브 참여는 미진하다. 우원식, 박용진, 손혜원, 조응천 의원 등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지만 박 의원만 5만 2000여명이 구독하며 선전하는 수준이다. 오죽하면 이미 정계 은퇴를 선언한 유시민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뒤늦게 유튜브에 뛰어들어 야당에 맞서는 지경이다. ‘유시민의 알릴레오’ 예고 방송은 약 20만명이 시청, 여당 지지자들의 갈증을 반영했다. 하지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유튜브 평가 강화에 불만도 감지된다. 소통 점수가 1000점 만점에 50점에 불과하지만 1~2점 차이로 공천 탈락 여부가 갈릴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한 중진 의원은 “꼭 유튜브를 통해서만 국민과 소통이 이뤄지는 건 아니지 않나. 지역에 가서 주민들의 고충을 듣는 것도 중요한 소통 방식”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권의 한 인사는 “정치문화는 테크놀로지의 변화에 따라 바뀌는 법”이라며 “유튜브를 국민이 많이 본다면 거기서 여론을 얻어야 하는 게 정치인의 숙명”이라고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짓누르는 적폐 뿌리 뽑자… 세상을 바꾸면 내 삶도 바뀐다”

    “짓누르는 적폐 뿌리 뽑자… 세상을 바꾸면 내 삶도 바뀐다”

    # 1987년 1월 박종철 열사, 그해 6월 이한열 열사의 죽음이 도화선이 된 6월 항쟁은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얻어냈지만 그 값진 승리를 노태우 정권이 가져가 ‘미완의 혁명’으로 불린다. 그러나 2016년 겨울~2017년 봄 사이 연 1700만명이 183일 동안 밝힌 촛불은 불의한 권력, 부패한 정치를 탄핵하고 기득권이 세운 낡은 체제를 바꿀 희망의 씨앗을 뿌렸다. 박종철·이한열 열사가 그 겨울 광장의 촛불을 봤다면 뭐라 말했을까. 두 열사의 가상 대담 형식을 빌려 촛불혁명이 바꾼, 그리고 바꿔 갈 민주주의의 모습을 그려 봤다.박종철 촛불의 함성에 눈을 뜨니 30년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할 혁명의 광장 한복판에 작은 촛불로 서 있었어요. 화염병도 아닌 촛불을 들었는데 전율이 흘렀죠. 촛불 시민들이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진리를 주권자의 존엄으로 증명하며 시대의 대반전을 이뤄내고 있었어요. 이한열 돌아보니 동학농민들이, 독립운동가들이, 4·19의 의인들이, 스무 살 거리에서 함께 싸운 젊은 동지들이 촛불과 한 몸이 돼 마주 걸어가고 있더군요. 3·1운동 이후 100년의 경험과 기억이 이 새로운 혁명을 끌고 가고 있었어요. 박종철 우린 그것을 공동체의 기억이라고 부르지요. 내면에 흐르던 좌절의 기억과 시대의 모순이 만든 상처가 위기의 순간 각자도생으로 분리된 개인을 견고하게 묶어 촛불연대를 만든 것이죠. 그 자리에 모인 모두가 똑같은 목소리를 냈던 것은 아니에요. 평화집회를 두고도 의견이 분분했으니까요. 하지만 광장의 시민들은 그 ‘다름’과도 함께 했죠. 서로 다른 목소리들이 모여 화음을 만들어냈어요. 비정규직, 해고당한 노동자, 장애인 등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어요. 그해 겨울 촛불 광장은 민주주의의 현현이었어요. 이한열 박종철 열사의 형 박종부씨가 12차 촛불집회 때 연단에 올라 한 말이 생각나네요. “이제 곧 저는 살아오는 종철이를 만날 겁니다. 시퍼렇게 되살아오는, 살아서 돌아오는 민주주의를 만날 겁니다. 저는 종철이를 부둥켜안고 고맙다고,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고, 다시는 쓰러지지도 말자고 말할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 반드시 승리합시다.” 박종철 세월호 아이들, 공권력에 죽임당한 백남기 농민, 용산 철거민 등 작고 힘없는 이들의 혼백이 그날 광장에서 다시 살아난 듯했죠.이한열 30년 전 6월 항쟁 때도 우리는 ‘연대’했는데, 왜 미완의 혁명으로 그쳤을까요. 나와 내 친구들은 최루탄 앞에서도 꺾이지 않았고, 고향도 출신 학교도 제각각인 직장인들이 ‘넥타이 부대’라는 이름으로 직장이 아닌 거리로 뛰어나왔어요. 시민들은 자동차 경적을 울리고 손수건을 흔들었죠. 박종철 독재를 무너뜨리는 데까지는 성공했으나 확대된 민주주의의 공간을 채울 새로운 시대정신을 만들어 내지 못해서였기 때문이 아닐까요. 민주화 이후에도 30년 가까이 박정희 시대의 ‘잘살아 보자’는 성장 담론이 한국사회를 지배했죠. ‘잘산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 물음과 성찰이 부족했어요. 그러다 보니 분명히 물질적으로는 풍요해졌는데 삶의 내용은 빈약해지고 양극화의 고통이 줄기는커녕 더 커진 것이죠. 내일의 희망이 없는 청년들은 이를 ‘흙수저’, ‘헬조선’,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이란 말로 표현한다지요? 이한열 정치권도 항쟁 정신을 받아안지 못했죠. 당시 야당 지도자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단일화하지 못해 결국 대통령 자리가 신군부 출신 여당 후보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돌아갔어요. 박종철 하지만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받다 스러진 나의 죽음과 시위 도중 최루탄에 머리를 맞은 이한열 열사의 죽음이 헛된 것은 아니었어요. 6월 항쟁 때 혁명의 시간을 경험한 청년들이 2017년 어머니, 아버지가 되어 자녀들과 함께 촛불을 들고 다시 한번 혁명을 이뤄냈으니까요. 이한열 확실히 6월 항쟁 때와 달리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온 이들이 다양했어요. 영국 로이터 통신도 ‘학생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부부들이 군중 곳곳에서 보였다. 대규모의 평화적인 행진이었다. 이전 시대의 양상과는 달랐다’고 보도했어요. 외신도 연령대와 계층이 다양해진 새로운 형태의 시위에 관심을 보였죠. 박종철 저는 그것을 직장과 가정의 일상에서 시작된 민주주의라고 부르고 싶어요. 한 사람 한 사람이 내 삶을 망치는 것들과의 분투를 통해 일상에서 민주주의로 훈련된 것이죠. 결국 민주주의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인간답게 대접받는 세상을 위해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없애 가는 과정이거든요. 이한열 예. 30년 전 우리가 독재 정권 하나 타도하자고 거리로 나선 게 아니듯 2017년의 촛불도 낡고 부패한 정권 퇴진을 넘어 새로운 삶, 새로운 시대정신을 원했기에 광장에 모인 것으로 생각해요. 박종철 저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촛불혁명의 도화선이 됐지만 광장을 메운 시민들이 외친 ‘이게 나라냐’라는 절규의 기저에는 노력해도 달라지지 않는 현실에 대한 폭발할 듯한 분노가 쌓여 있었다고 봐요.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돈도 실력이야, 네 부모를 원망해”라는 말로 가난해서 자식한테 미안한 부모의 마음에, 박탈당한 청춘의 울분에 불을 붙였죠. 이런 마음이 모여 ‘기회의 평등’과 ‘과정의 공정’이란 새로운 시대정신을 제시했어요. 이한열 기회의 평등과 과정의 공정은 민주주의를 일컫는 또 다른 말이기도 해요. 지난 역사가 증명했듯 내 삶의 주도권과 의사 결정권을 극소수 기득권에 빼앗긴다면 민주주의는 길을 잃고 말 거예요. 박종철 촛불혁명이 새로운 시대정신을 잉태했다고는 하나 그것을 완성한 것은 아니에요. 얼마 전 태안화력발전소의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김용균씨가 안전 매뉴얼마저 지켜지지 않은 일터에서 처참하게 숨졌어요. 2016년 구의역에서 홀로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사고로 숨진 김모군의 가방에도, 김용균씨의 가방에도 컵라면이 들어 있었죠. 밥 한 끼 제대로 챙겨 먹을 시간도 없이 하청 노동자란 이유로 위험에 노출된 사업장에서 일해야 했어요. 위험의 외주화를 막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며칠 전 겨우 국회를 통과했죠. 법 개정까지 28년이 걸렸어요. “우리 용균이와 같이 위험에 노출된 아이들을 살려 달라”는 김용균씨 어머니의 호소가 법안 통과를 끌어냈어요. 이한열 너무나 참담한 일이에요. 우리 사회 곳곳에는 제2의 김군이, 또 다른 김용균씨가 있어요. 곳곳에서 낡은 구조가 개인의 삶을 짓누르고 무너뜨리고 있어요. 70년간 이 나라를 지배해 온 기득권 동맹체의 뿌리는 너무나 깊고 단단해요. 3·1운동 이후 100년을 마감하고 촛불혁명으로 향후 100년을 열어젖힌 촛불 시민의 삶은 이 적폐의 뿌리를 뽑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해요. 나를 짓누르는 게 무엇인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면 무엇도 바꿀 수 없어요. 박종철 그런 면에서 향후 100년의 민주주의는 안과 밖 동시의 혁명으로 설계해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세상을 바꾸는 것은 곧 내 삶을 바꾸는 것이니까요. 이한열 정권이 바뀌었다고는 하나 개인의 삶에는 당장 큰 변화가 없을 거예요. 하지만 우린 촛불 혁명을 경험한 역사적 존재들이에요. 나라를 나라답게 세우는 개혁이 지난하더라도 전환의 계곡을 낙오자 없이 벗어나 함께 봉우리에 오를 수 있다는 굳은 믿음이 있다면 굽이치더라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혁명은 곧 끈질긴 저항이니까요.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신년 인터뷰] “김정은, 무수한 논란에도 핵포기·체제보장 맞교환 포기 않을 것”

    [신년 인터뷰] “김정은, 무수한 논란에도 핵포기·체제보장 맞교환 포기 않을 것”

    김대중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으로 2000년 6월 역사적인 첫 남북 정상회담을 성공으로 이끈 박재규(74) 경남대학교 총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무수한 논란에도 핵 포기와 체제 안전 보장을 맞바꾼다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앞으로 열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와 종전선언, 적절한 제재 완화 등 상응조치가 맞물리게 하는 해결 로드맵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박 총장은 북한 비핵화가 최소 10~15년 걸릴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동의하며 북·미 간 불신의 골이 여전히 깊어 비핵화와 체제 안전 보장 등이 단계적으로 협의되고 이행돼야 비핵화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세밑 서울 삼청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박 총장을 만났다. 다음은 박 총장과의 일문일답.→2000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와 비교했을 때 남북관계 패러다임은 어떻게 변했나.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은 분단 반세기 대결과 반목의 남북관계를 화해와 협력의 패러다임으로 변화시켰다.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로 흡수통일에 대한 북한의 불안감은 어느 정도 해소했지만 북한은 식량·전력·의료난 등으로 사회 전체가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남측으로부터의 지원을 통해 경제난을 해소하려 했다. 오늘날 김정은 위원장은 선대의 비핵화 유훈에 따라 체제 보장·비핵화 등 미국과의 상호 조치를 이끌면서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하고 경제를 발전시키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협상 테이블에 나온 이유에 대해 해석이 분분하다. -북한이 김정일 위원장 시절 왜 핵을 만들었는지를 생각해보면 된다. 핵이 완성되면 비핵화와 체제 보장 문제를 해결하라는 유훈이 있었고, 핵을 개발한다는 1차적 목적도 달성한 상태이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이 핵을 포기하고 대신 체제 보장을 받는다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북한도 지금 이 상태로 가면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의 계속되는 제재 때문에 한계에 봉착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이번에는 1994년 제네바 합의 때와는 달리 선대의 유언에 따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 미국의 핵 전문가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최소 10년에서 15년 걸린다고 했는데 이에 동의한다. 시간이 다소 걸려도 가야 할 길이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서 본 김정은 위원장의 협상 스타일과 김정일 위원장을 비교한다면. -김정일 위원장이 노련하고 신중한 성격이었다면 김정은 위원장은 오히려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을 닮아 진지하고 호탕한 면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포괄적으로 통 크게 결단한다는 측면에서 비슷한 점이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협상이 ‘톱다운’ 방식으로 진행돼왔다. 그런데 실무선으로 가면 협상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북·미 간 불신의 골이 깊어서인데 이를 극복해야 한다. →지난 9월 남북 정상회담 때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15만 관중 앞 연설은 북한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문 대통령은 평양 시민들에게 남북한의 번영과 한반도의 평화 구축을 위한 동반자로 비쳤을 것이다. 분단을 초래한 냉전적 대결구도를 청산해야 한반도의 분단을 극복할 수 있다. 냉전적 대결구도 청산은 남북 화해협력뿐 아니라 북·미관계 개선도 포함한다. 북한 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북·미 간에 긴장이 완화되고 신뢰가 구축돼 관계 정상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런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한반도의 모든 냉전적 요소들을 한 바구니에 넣고 포괄적이고 단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최근 철도·도로 연결 등 남북 경협 논의가 활발한데 한·미간 엇박자 논란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평화 정착을 목표로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합의한 경제협력과 교류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지난 정부 동안 후퇴한 측면도 있고, 이번이 좋은 기회니까 놓치지 않기 위해 속도를 내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미국과 우리가 잘 공조하고 있지만 오해가 생길 수 있는데, 이는 서로 간의 대화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대화를 나누며 이견을 잠재울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둘러싼 ‘남남갈등’ 등 한국 사회에 김정은에 대한 불신도 적지 않다. -2000년 역사적 첫 남북 정상회담 당시에도 남남갈등이 심했지만 최근 한반도 상황은 본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김정은 체제는 핵·경제 병진노선에서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집중하는 노선으로 국가운영 전략을 수정하고, 대외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비무장화, 비무장지대 내 감시초소(GP) 시범 철수 및 지뢰 제거 등이 이뤄져 남북 상호 간 신뢰가 구축되고 평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 긍정적 시각을 갖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합된 노력이 필요하다. →김 위원장이 남한 답방을 할 것으로 보는가.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김정일 위원장은 남한에 내려올 상황이 아니었다. 냉전 기류에 ‘서울 불바다’ 발언 여파도 있었다. 이후 우리가 개성공단을 조성할 때 북측에 “이 공단은 남북이 훗날 경제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모델로 만드는 것”이라고 설득했다. 김 위원장도 선친 시절의 학습 효과로 남측이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이해할 것이다. 북한이 경제 발전을 하려면 먼저 남북의 협력관계가 잘돼야 하는데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의 제재가 지속되면 아무 효과가 없다고 생각한다. 북·미 정상의 결단이 중요하다. →김 위원장의 답방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전에 이뤄질까. -북한의 여러 내부 사정과 중·러 등 관계 변화에 좌우되는데 지금 판단으로는 조금 늦어질 수 있다. 2001년 5차 남북 장관급회담 당일 회담 시작 몇 시간 전 북측으로부터 취소한다는 통보가 온 적도 있다. 남북 간 회담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 남측에 내려왔을 때 평양에 간 문 대통령처럼 대접을 받을 수 있을지를 고민할 것이다. 북한에서도 한국 언론을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속도가 좀 더디다는 지적도 있다.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여러 차례 언급했고,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선제적 조치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 해체 등을 실행했으며, 미국의 상응조치를 전제로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까지 공약했다. 비핵화 의지는 협상을 통해 이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이어서 아직 구체적 조치들이 이뤄지지 않아 단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비핵화와 체제 보장 등 상응조치가 적절하고 단계적으로 협의·이행돼야만 비핵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가장 큰 쟁점은. 미국의 ‘선 비핵화’와 북한의 ‘선 제재 해제’ 주장이 절충점을 찾을 수 있나. -종전선언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비핵화와 종전선언, 적절한 제재 완화 등 상응조치가 단계적으로 맞물리게 하는 해결 로드맵이 필요하다. 북한은 단계적·동시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미국은 핵시설 리스트를 총체적으로 먼저 제시하고 사찰·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을 요구하는 등 견해 차이가 있다. 따라서 비핵화와 상응조치에 대한 로드맵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이것이 안 되면 결국 절충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2차 정상회담에서 로드맵 문제가 큰 틀에서 논의돼야 할 것이다. →트럼프 정부가 남북관계와 비핵화 간 속도조절을 주문한 상황에서 정부 대응에 대한 조언은. -남북 화해와 북·미 화해가 선순환해야만 북한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체제 프로세스가 선순환할 수 있다는 점을 한·미 양측이 명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북한 비핵화 과정과 관련한 한·미 간 이견은 있을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이견 조율 과정이 한·미 간 상호 신뢰 수준을 높이는 과정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양측은 투명하게 상호 의견을 교환하고 비핵화 및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한 공통 인식을 확대하고, 차이점에 관해서는 상호 협의를 통해 잘 조정해야 한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했다. 북·미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지난 2년은 공화당이 정부와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단점 정부’ 상태였다. 중간 선거 이후 ‘분점 정부’에서 트럼프 정부가 민주당으로부터 많은 견제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영향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도 실행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단 비핵화 자체는 초당적 합의 쟁점이기 때문에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기존의 정책 방향성은 일정하게 유지되며 북·미 간 협의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문제는 민주당의 압박이 강해지고 ‘러시아 스캔들’ 등에 따른 탄핵 여론이 이어지면 2020년 재선을 준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책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 만들어져 미 정부 내 북한 비핵화의 우선순위가 뒤로 밀릴 수도 있다. →미·중 간 무역전쟁을 비롯한 견제와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데 향후 전망은. -미국과 중국의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특히 미·중 간 경제적 충돌은 세계 경기를 둔화시키며 우리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양쪽을 잘 살펴야 한다. 우리는 가치와 동맹에 기반해 수립하고 있는 안보 전략의 틀을 최대한 유지하고 이용하는 한편, 새로운 지역질서를 위해 이념·동맹·역사를 뛰어넘는 새로운 사고가 필요하다. 미·중의 시각은 북핵과 한반도를 넘어 세력 경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상황도 고려하면서 양측의 협조를 받아야 한다. →미국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파기하는 등 신냉전 우려가 있는데. -미국의 INF 파기는 러시아를 겨냥하면서도 그동안 INF에 구속받지 않았던 중국을 염두에 둔 것으로, 중·러 모두를 포함하는 새로운 다자간 INF 체결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한다. INF 파기는 미·중 군사적 균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북한을 군사적으로 압박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중·러 관계가 더 밀접해지면서 이 과정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 →한·일 관계는 위안부 화해치유재단 해산,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 등으로 악화일로인데 전망은.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해 7월 첫 정상회담에서 ‘전략적 이익 공유 관계’에 합의했다. 한·일은 정상회담이 늦어지면 서로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데 공감하고 있다.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가 잘 풀리면 한·일 관계에도 긍정적일 것이다. 대담 김미경 국제부장 chaplin7@seoul.co.kr 정리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박재규 경남대 총장은 2000년 통일부 장관 시절 김대중·김정일 정상회담 이바지 박재규(74) 경남대 총장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교육과 연구에 헌신해온 정치학자로, 1967년 미국 페얼레이디킨슨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시립대에서 정치학 석사, 경희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북한·통일문제 연구에 전념하기 위해 1972년 경남대 부설 통한문제연구소(현 극동문제연구소) 설립을 시작으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소장(1973~1986년), 경남대 총장(1986~1999년, 2003~현재), 동북아대학총장협의회 이사장(2003~2010년), 제26대 통일부 장관(1999년 12월~2001년 3월) 등을 역임했다. 통일부 장관 시절인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추진위원장으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 성공에 이바지했다.
  • 2019년 세계는 소행성과 충돌? 푸틴과 트럼프의 운명은?

    2019년 세계는 소행성과 충돌? 푸틴과 트럼프의 운명은?

    “2019년 새해에는 미국과 아시아에 대형 지진이 닥치고, 러시아는 소행성과 충돌할 것이다. 미국·러시아 지도자들의 신변은 위협받게 될 것이다.” 2018년 한 해가 권력을 가진 ‘스트롱맨’들의 철권 통치가 득세하고 포퓰리즘이 몰아친 시기였다면 2019년은 세계 인류가 각종 자연 재해와 전쟁 위협의 공포 속에 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일간 익스프레스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세계 유명 예언가들의 예언을 바탕으로 2019년 세계가 직면해야 할지 모르는 사건들에 대해 보도했다. 미국의 9·11 테러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을 정확하게 예측했던 시각장애인 할머니 반젤리야 판데마 디미트로바는 1996년 85세의 나이로 타계하기 전 5079년까지 인류가 겪게 될 일에 대해 세세히 예언했고 2019년은 인류에게 여러 재앙이 닥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1911년 불가리아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 사고로 시력을 잃은 뒤 영적인 힘을 얻게 되면서 유명세를 탄 뒤 ‘바바 할머니’라는 뜻의 ‘바바 반가’(Baba Vanga)라는 이름으로 불려 왔다. 익스프레스는 여태까지 바바 반가의 예언 가운데 85%가 맞아떨어졌다고 전했다.러시아 소행성 충돌 및 푸틴 암살 시도, 트럼프 청력 손실 바바 반가는 2019년에는 아시아의 일부 지역에서는 대지진과 쓰나미가 휩쓸고 유럽에서는 경제 붕괴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예언했다. 또 러시아에는 커다란 운석(소행성)이 떨어질 것이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러시아는 1908년에도 중부 시베리아에 소행성이 충돌해 나무 8000만그루가 사라지고 순록 수백마리가 몰살하는 사건을 겪은 바 있다. 당시 충돌의 위력은 히로시마 투하 원자폭탄의 185배로, 인간 거주 지역에 떨어졌다가는 대형 참사가 발생할 뻔했다. 미국 대통령에 관한 예언도 눈길을 끈다. 바바 반가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이 의문의 병으로 쓰러져 청력을 손실할 것이며, 그의 가족 중 한 명이 교통사고 등으로 크게 다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이밖에 ‘불의 고리’로 알려진 미국 서부 지역에 강진과 쓰나미와 같은 대형 참사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바바 반가가 남긴 수많은 예언 가운데 “미국에 두 마리 강철 새의 공격이 찾아올 것”이라며 9.11 사태를 지칭한 예언이 가장 유명하다. 그는 “2010년부터 무슬림의 세력이 강해져 유럽을 장악할 것”이라며 이슬람 무장 단체의 테러를 예언하기도 했다. 이밖에 2043년에 무슬림이 전 유럽을 지배하게 되고 5079년에는 인류가 멸망한다는 예언을 남겼다.3차 대전 및 기후 변화 가능성도 16세기 프랑스 유명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1503~1566년)가 2019년에 대해 예언한 글에도 유사한 점이 발견돼 주목된다. 익스프레스는 노스트라다무스가 3차 세계대전의 공포와 소행성 충돌, 기후 변화를 예견했다고 전했다.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노스트라다무스는 “두번은 일어서고, 두번은 넘어질 것이다. 동양은 서양을 약화시킬 것이다. 몇 번의 전투 끝에 적수는 어려운 시기에 실패할 것이다”라는 글을 남겼는데, 노스트라다무스의 추종자들은 이 예언을 미국과 러시아간 전쟁 발발 가능성으로 보고 있다. 노스트라다무스는 3차 대전의 죽음과 공포가 지구를 파괴한 뒤 인류는 소행성의 충돌에 직면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이밖에 그는 “수면이 올라오고 육지는 가라앉게 될 것이다”고 말해 지구 온난화로 인해 지표면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르트라다무스는 1666년의 런던 대화재, 18세기 말 프랑스에서 나폴레옹의 등장, 20세기 독일에서 아돌프 히틀러의 집권 등을 예견해 유럽에서 예언가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미국 서부 지진 및 영국 ‘노딜 브렉시트’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예측해 유명해진 영국의 크레이그 해밀턴 파커(63)도 중동에서의 전쟁, 트럼프 대통령의 신변 위협, 자연 재해, 영국의 하드 브렉시트 등이 2019년에 발생할 일이라고 예언했다. 파커는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시도를 겪어도 결국 탄핵 당하지는 않겠지만 2019년에 질병을 앓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도 고조되겠지만 실제 전쟁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땅에서 상당한 지층 운동이 벌어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해 지진이 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밖에 파커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의회를 설득해 브렉시트 합의문을 비준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결국 영국이 EU와 아무런 합의 없이 내년 3월 29일 EU를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파커는 “결국 메이 총리는 내년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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