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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민주당, 다음달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나선다

    美 민주당, 다음달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나선다

    미국의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다음달 25일 크리스마스 전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에 나설 계획이라고 CNN 등 현지언론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이날 의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추수감사절(28일) 연휴가 끝난 뒤인 다음달 3일 하원 법사위원회에 탄핵조사 결과 보고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탄핵 조사 보고서는 탄핵 절차 시작을 의미한다. 이는 크리스마스와 신년 연휴 등 연말연초의 들뜬 분위기에 탄핵 여론이 식을 가능성을 줄이고, 온가족이 모이는 크리스마스에 자연스럽게 대통령의 탄핵이 주제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민주당의 전략으로 보인다. AP통신은 “하원의 크리스마스 이전 표결은 민심을 흔들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라고 평가했다. 탄핵조사 결과 보고서에는 그동안 비공개·공개 청문회에서 수집된 내용들이 담긴다. 시프 위원장은 “보고서에 트럼프 진영이 증인 소환이나 증거 제출을 거부한 사례들을 목록으로 실을 계획”이라면서 “이는 의회 방해의 근거로 별개의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CNN은 “거의 모든 증거가 이미 공개됐기 때문에 탄핵결과 보고서에 깜짝 놀랄만한 새로운 내용은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원 정보위가 작성한 보고서는 법사위로 넘겨진다. 법사위는 보고서를 바탕으로 탄핵소추안 초안을 작성할 예정이다. 12월 둘째 주쯤 탄핵소추안 심사가 이뤄지면 하원은 크리스마스 이전에 본회의를 열고 탄핵 표결을 할 수 있다. 탄핵소추 사유에 대한 최종 결정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몫으로 알려졌다. 펠로시 의장을 포함한 민주당 지도부는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직권남용, 의회 방해, 사법 방해, 뇌물 수수 등을 탄핵소추 사유로 검토하고 있다고 CNN은 전망했다. 하원 전체의석의 과반이 찬성표를 던지면 탄핵소추안은 상원으로 올라간다. 상원에선 탄핵 심리를 실시한 뒤 탄핵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다. 하지만 민주당의 과반 의석을 차지한 하원과 달리, 상원은 공화당이 과반을 점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대통령의 탄핵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워싱턴정가는 보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한 방 없었던 트럼프 탄핵 청문회… 민주 “볼턴 증언 나서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개 탄핵 청문회가 막을 내렸다. 2주간 진행된 이번 청문회에 응한 12명의 증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뒷받침하는 증언을 내놨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없었다. 이에 민주당의 시선은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 사령탑으로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쏠리고 있다. 탄핵 조사를 주도하는 민주당의 애덤 시프 미 하원 정보위원장은 24일(현지시간) CNN에 “(볼턴 전 보좌관은) 청문회에 이미 출석한 피오나 힐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유럽·아시아 담당 선임 국장 등 다른 인사들처럼 증언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며 청문회 증언을 촉구했다.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볼턴 전 보좌관은 모든 회의를 열심히 노트에 기록한 사람”이라면서 “그가 탄핵 조사의 가장 큰 와일드카드”라고 전했다. 이에 백악관은 볼턴 전 보좌관을 경계하고 나섰다. 지난 9월 전격 경질된 이후 2개월여를 두문불출하던 볼턴 보좌관이 지난 22일 트위터에 “국가안보보좌관을 사임한 직후부터 백악관이 내 개인 트위터 계정에 접근하는 것을 막았다”며 “부당하게 금지됐던 트위터 계정이 이제 자유로워졌다”고 백악관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22일 폭스 비즈니스에 “때때로 고령의 인사들은 비밀번호를 잊어버렸을 경우 트위터에 접속해 (비밀번호를) 재설정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모를 때가 있다”며 나이가 많은 볼턴 전 보좌관을 조롱했다. 또 백악관은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원조 보류 결정에 대한 법적 정당성 확보 등에 노력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이날 전했다. 믹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과 예산 담당자들은 수십통의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우크라이나의 원조 보류 정당성을 설명할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CNN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 사전 예고 없이 월터 리드 국립 군 의료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것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받은 검사가 백악관에서도 가능하다는 점과 비슷한 검사를 불과 9개월 전에 했다는 점, 심장과 비만 등 지병이 있는 점 등을 이유로 건강 이상설을 제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친중파 심판한 홍콩 민심… ‘행정장관 직선제’ 동력 얻었다

    친중파 심판한 홍콩 민심… ‘행정장관 직선제’ 동력 얻었다

    시위 주도 인사·정치 신인 등 대거 입성 범민주, 선거인단 1200명 중 117명 확보 ‘친중파 일색’ 행정장관 선거서 견제 가능 내년 입법회 선거 재현 땐 행정부 견제도 친중파 몰락에 시진핑 ‘중국몽’은 흔들 람 장관 책임론… 中, 문책성 인사 할 듯지난 24일 치러진 홍콩특별행정구 구의회(한국 지방의회 격)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하고 친중파가 참패하자 ‘이제부터라도 우리 스스로 지도자를 뽑자’는 홍콩인들의 민의가 투표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절대적으로 지지해 온 친중파 현역 의원들이 사실상 전패하면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과 중국 당국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홍콩 명보는 25일 “범민주 진영의 압승은 중국 정부의 통제하에 있는 홍콩 행정장관 선출에 보다 많은 민의를 반영하려는 바람이 담긴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 “젊은층의 투표율이 높아지면서 송환법 반대 시위를 이끈 시민단체 대표들과 친중파를 견제하려는 정치 신인들이 대거 입성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는 홍콩 민주화 시위를 주도한 재야단체 ‘민간인권진선’의 지미 샴 대표가 샤틴구에서 당선됐다. 그는 지난달 쇠망치를 든 괴한들에게 테러를 당해 중상을 입었다. 2014년 ‘우산혁명’을 이끈 조슈아 웡이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되자 범민주 진영이 ‘플랜B’로 내세운 케빈 람도 사우스호라이즌스 웨스트구에서 승리했다. 홍콩대 3학년생 요르단 팽도 처음 선거에 출마해 친중파 유명 정치인 호러스 청을 물리쳤다. 홍콩 교민 안모(41)씨는 “우리나라에서 2004년 4월 열린 17대 총선에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여파로 정치 신인들이 대거 등장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며 “현 정부에 대한 반감 때문에 친중파 대부분이 퇴출됐지만 범민주 진영도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사회적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이번 선거에서 뽑힌 구의원은 입법회(한국 국회 격) 의원만큼 영향력이 크지는 않다. 하지만 2022년 행정장관 선거인단 1200명 가운데 117명이 참여할 수 있다. 친중파 일색인 선거인단 구성에 다소나마 ‘물갈이’를 이뤘다는 데 의미가 있다. 베이징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홍콩 행정수반 선출 선거인단 제도 자체가 친중 성향 인사로 채워지게 설계돼 있어 완전한 자치정부 구성을 원하는 홍콩 시민들의 염원을 담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이들 117명이 끊임없이 홍콩 정부와 베이징을 성가시게 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면 조금씩 변화를 이끌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선거 결과가 내년 9월 입법회 선거에서 재현된다면 범민주 진영이 지역구(35석) 대부분을 차지해 친중 성향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행정장관 직선제 등 정치개혁 요구에도 상당히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경찰 진압으로 수세에 몰린 시위대를 재평가하려는 움직임도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이날 오후부터 센트럴 지역에서 직장인들의 집회가 재개돼 시위대 돕기에 나섰다. 범민주 진영 당선자들과 시민들도 홍콩 이공대로 속속 모여들었다. 교내에 남아 있는 시위대를 격려하기 위해서다. 이 가운데 일부는 시위대 사면을 압박하고자 람 장관 집무실이 있는 정부청사로 향했다. 네티즌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선거 승리의 기쁨을 뒤로하고 이공대 시위대를 구하자”는 글을 공유했다. 이번 선거 결과로 시 주석의 ‘중국몽’ 구상에 차질이 예상된다. 권위주의를 바탕으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를 내세워 홍콩·마카오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고 대만 통일까지 내다봤지만 홍콩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홍콩 문제를 관할하는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판공실에 대한 문책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이날 람 장관은 성명을 통해 “홍콩 정부는 선거 결과를 존중해 시민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진지하게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람 장관 해임 여부 질문에 “중국 정부는 그가 법에 따라 통치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홍콩 선거 현장을 직접 살펴본 임채원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시 주석은 그간 시위대의 요구를 묵살하고 람 장관을 두둔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그의 판단이 틀렸다는 점이 드러났다. 시 주석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홍콩 정부도 책임을 져야 할 텐데 그 대상은 람 장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정치학 교수는 “(이번 선거 결과는) 현 체제에 큰 불만을 가진 시민들이 폭력 시위 대신 제도권 안에서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이제 홍콩 시민들은 중국이 약속한 본래 의미의 일국양제(2047년까지 중국 간섭 없는 완전한 자치)를 지켜 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서울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문정인 “주한미군 5000명 안팎 줄여도 대북 억지력 변화 없어”

    문정인 “주한미군 5000명 안팎 줄여도 대북 억지력 변화 없어”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특보)이 “주한미군 병력을 5000명에서 6000명 감축한다고 해서 한미동맹의 기본 틀이라든가 대북 군사적 억지력에 큰 변화가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정인 특보는 25일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간 내년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된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문정인 특보는 “방위비 분담 때문에 (미국이) 주한미군을 일방적으로 감축을 하고 동맹을 흔든다고 한다면 한국 국민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면 한미동맹이 상당히 어려워질 것이다. 그러나 원인 제공은 분명히 미국 측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정부가 한국에 요구하는 내년 방위비 분담금이 올해 부담액의 5배에 달하는 약 50억 달러(약 5조 8000억원)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런 요구에 대해 미국 뉴욕타임스도 지난 22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 수준은 “터무니없다”고 지적했다. 문정인 특보는 “지금 주한미군이 약 2만 7000명이다. 그리고 미국에서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이 있는데, 주한미군 병력을 2만 2000명 이하로 낮출 경우 미 의회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돼 있다. 그러면 트럼프 대통령이 쓸 수 있는 감축 병력 수가 5000명 내외일 것”이라면서 “주한미군 병력을 5000명에서 6000명 감축한다고 해서 한미동맹의 기본 틀이라든가 대북 군사적 억지력에 큰 변화가 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정부도 편안한 자세를 갖고 미국과 협상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된다”고 덧붙였다. 문정인 특보는 또 “한국과 미국 사이의 동맹의 틀 안에서 결국 갈등도 있을 수 있고 차이도 있을 수 있다. 그걸 조율해서 차이점을 줄여나가는 것이 동맹의 존재 이유”라면서 “미국 측에서 일방적으로 나오면 우리 측에서도 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문정인 특보는 우리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종료 효력을 유예한 결정을 미국 정부가 ‘지소미아를 재연장한 것’이라면서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일에 대해 “(그것은 미국의) 아전인수격 해석”이라면서 “우리는 종료를 유예한다는 입장이니 오히려 종료에 방점을 둔 건데, 미국은 뒤집어서 한국이 재연장을 한 것이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년 초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는 “샅바싸움을 해 왔던 북한이 이제 정면돌파로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국면에 있는데 북한 요구를 수용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있다”면서 “쉬워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북미 대화 시기가 더 늦춰질 가능성’을 묻는 손석희 앵커의 질문에 문정인 특보는 “김정은 위원장이 12월 31일 못을 박았는데 (그때까지 정상회담이 안되고 내년) 1월 1일 신년사에서 강하게 나오면 3차 (북미) 정상회담을 하고 싶어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답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여기도 없네… 박근혜 기록 어디 있나요” 대통령기록관서 희귀자료 된 ‘朴 전시물’

    “여기도 없네… 박근혜 기록 어디 있나요” 대통령기록관서 희귀자료 된 ‘朴 전시물’

    올 4월 대선 선거포스터 기록관에 첫 등장 기록관 “기록물 선별·영상제작 시간 걸려” “부끄러운 것도 역사… 기록물 배제 말아야”“여기도 없네. 어디 가야 볼 수 있나요?” 지난 16일 세종시 다솜로 대통령기록관. 행정수도 세종시의 주요 관광코스가 된 기록관을 찾은 사람들은 이 같은 질문을 던지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방문객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한 전시물은 ‘숨은그림찾기’를 해야 겨우 찾을 정도의 ‘희귀 자료’에 속하기 때문이다. 대통령기록관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부터 박 전 대통령까지 11명의 기록물 3068만여점이 보관돼 있지만 박 전 대통령 자료만 유독 찾아보기 쉽지 않다. 박 전 대통령이 2017년 3월 탄핵되면서 기록물 1120만여점이 같은 해 5월 이곳에 이관됐지만 2년 8개월이 넘도록 전시 준비 작업 중이다. 박 전 대통령이 처음 기록관에 등장한 것은 지난 4월 22일이다. 기록관은 4층 역사관 내 전직 대통령들의 사진이 나란히 걸려 있는 전시 포스터 옆에 박 전 대통령의 대선 선거포스터를 전시했다. 5월 20일에는 1층 ‘대통령 상징관’의 비어 있던 공간에 박 전 대통령 사진도 걸었다. 하지만 여전히 전시가 부실한 상태다. 역사관 내 ‘대통령의 역할’을 소개해 놓은 ‘공무원 임면’ 코너에는 전직 대통령의 관련 활동 사진이 있지만 박 전 대통령만 빠져 있다. ‘대통령의 정상외교’ 코너에도 박 전 대통령의 정상외교만 소개돼 있지 않다. 체험관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의 하루’ 코너에서는 역대 대통령들의 집무실과 기자회견, 외빈 접견 등 활동 영상이 나오지만 박 전 대통령은 영상에 한 컷도 나오지 않는다. 기록관 관계자는 “전시 기법의 한 형태일 뿐”이라고 말했다.이 때문에 기록관 안팎에서는 정치적 판단에 따라 기록관 전시에서 배제했다는 주장과 함께 상위 기관으로부터 외압을 받은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쏟아진다. 대통령기록관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전시는 마땅히 빠르게 진행됐어야 하지만 늦어졌다. 다만 내부 규정에도 대통령 퇴임 후 언제까지 전시를 하라는 규정은 없다. 지난해 예산 3억원을 확보해 연초부터 개편사업을 하고 있다”면서 “기록물을 선별 제작해 새롭게 영상 등을 만들어 올리고 한정된 공간에서 박 전 대통령을 추가하려다 보니 시간이 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행정 기관의 서비스는 수용자 입장에서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죄가 있든 없든 재임 중 통치기간에 발생한 기록은 역사적 산물로서 기록 공개는 정권이나 가치 관계에 따라 판단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록관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기록물은 올해 크리스마스 이전에는 볼 수 있다. 기록관은 다음달 20일까지 개편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다음달 4일이면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지 1000일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기록들이 어떤 모습으로, 어떤 내용으로 공개될지 관심이 쏠린다. jurik@seoul.co.kr■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여기도 없네… 박근혜 기록 어디 있나요” 대통령기록관서 희귀자료 된 ‘朴 전시물’

    “여기도 없네… 박근혜 기록 어디 있나요” 대통령기록관서 희귀자료 된 ‘朴 전시물’

    올 4월 대선 선거포스터 기록관에 첫 등장 기록관 “공개 늦어졌지만 외압은 없었다” “부끄러운 것도 역사… 기록물 배제 말아야” “여기도 없네, 어디 가야 볼 수 있나요?” 지난 16일 세종시 다솜로 대통령기록관. 행정수도 세종시의 주요 관광코스가 된 기록관을 찾은 사람들은 이 같은 질문을 던지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방문객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한 전시물은 ‘숨은그림찾기’를 해야 겨우 찾을 정도의 ‘희귀 자료’에 속하기 때문이다. 대통령기록관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부터 박 전 대통령까지 11명의 기록물 3068만여점이 보관돼 있지만 박 전 대통령 자료만 유독 찾아보기 쉽지 않다. 박 전 대통령이 2017년 3월 탄핵되면서 기록물 1120만여점이 같은 해 5월 이곳에 이관됐지만 2년 8개월이 넘도록 전시 준비 작업 중이다. 박 전 대통령이 처음 기록관에 등장한 것은 지난 4월 22일이다. 기록관은 4층 역사관 내 전직 대통령들의 사진이 나란히 걸려 있는 전시 포스터 옆에 박 전 대통령의 대선 선거포스터를 전시했다. 5월 20일에는 1층 ‘대통령 상징관’의 비어 있던 공간에 박 전 대통령 사진도 걸었다. 하지만 여전히 전시가 부실한 상태다. 역사관 내 ‘대통령의 역할’을 소개해 놓은 ‘공무원 임면’ 코너에는 전직 대통령의 관련 활동 사진이 있지만 박 전 대통령만 빠져 있다. ‘대통령의 정상외교’ 코너에도 박 전 대통령의 정상외교만 소개돼 있지 않다. 체험관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의 하루’ 코너에서는 역대 대통령들의 집무실과 기자회견, 외빈 접견 등 활동 영상이 나오지만 박 전 대통령은 영상에 한 컷도 나오지 않는다. 박 전 대통령의 ‘대통령후보 당시 선거홍보물’ 전시 형태도 내용이 보이는 다른 대통령들과 달리 얼굴 사진 표지만 보이도록 책자가 덮인 채 놓여 있다. 기록관 관계자는 “전시 기법의 한 형태일 뿐”이라고 설명했다.이 때문에 기록관 안팎에서는 정치적 판단에 따라 전시에서 배제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기록관 관계자는 “전시물 공개가 늦어지거나 일부가 빠져 있는 것은 사실이나 외압이나 정치적 판단은 없었다”면서 “기록물을 선별 제작해 새롭게 영상 등을 만들어 올리고 한정된 공간에서 박 전 대통령을 추가하려다 보니 시간이 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시는 임의 규정이고 내부 규정에도 대통령 퇴임 후 언제까지 전시를 하라는 규정은 없다. 지난해 예산 3억원을 확보해 연초부터 개편사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전시 규정 기간이 없다 해도 뒤늦게 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자랑스러운 것도 부끄러운 것도 다 역사인데 정권에 따라 기록물을 배제하는 것은 역사를 왜곡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기록관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기록물을 연내 볼 수 있다. 기록관은 12월 20일까지 개편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다음달 4일이면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지 1000일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기록들이 어떤 모습으로, 어떤 내용으로 공개될지 관심이 쏠린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 “박근혜가 없네”…대통령기록관 ‘박근혜’ 미스터리 [강주리 기자의 K파일]

    “박근혜가 없네”…대통령기록관 ‘박근혜’ 미스터리 [강주리 기자의 K파일]

    관람객들 “朴 기록 왜 전시관에 없나요?”‘대통령의 하루’ 영상 등 5곳서 朴 없어전직 대통령 틈에 ‘박근혜 숨은그림찾기’기록관 “전시기간, 내부 규정 없다…한정된 공간 내 한 번에 배치 한계”학계 “기록관, 전시·교육·홍보 법적기능…혈세 맞게 고객 중심 빠른 행정서비스 해야”“잘잘못 떠나 역사 기록 공개…평가는 별도”열흘 뒤 탄핵 1000일…朴기록 공개 주목[편집자주 - 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정부부처가 밀집한 세종시의 주요 관광코스가 된 대통령기록관에 관람을 온 사람들은 저마다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리고 비슷하게 한마디씩 한다. “여기도 없네?” 무슨 말일까.  ● 2년 넘게 대통령기록관 자리 없던 박근혜 2016년 2월 세종시 다솜로에 개관한 대통령기록관에서 최근까지 흔적을 찾기 힘들었던 대통령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2017년 3월 10일 박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가 2016년 12월 9일 국회에서 가결된 탄핵소추안을 인용하면서 대통령직에서 파면됐다. 이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모든 기록물(1120만여점)은 탄핵을 당한 지 두 달 만인 2017년 5월 19일 대통령기록관에 이관을 완료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작성한 메모지, 전자문서 등 다양한 종류의 기록물들이 공개할 것과 비공개할 것 등등 콘텐츠 분류 작업을 1년 이상 거쳤다.그러나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민들에게 공개열람·전시·교육·홍보 등의 목적으로 설치 운영되고 있는 대통령기록관에서 역대 대통령인 박 전 대통령의 기록은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지 2년이 넘도록 볼 수 없었다. 실제 기자가 지난해 가을에 이어 올해 초 대통령기록관을 방문했을 때 기록관 1층 ‘대통령 상징관’에 전시된 유리판 8장을 겹쳐 만든 역대 대통령 대형 사진 가운데에서 박 전 대통령의 자리는 여전히 비어 있었다. 4층 ‘대통령 역사관’에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옆 박 전 대통령 대선 선거포스터 자리에는 아무것도 걸려 있지 않았다. 기록관 어디에서도 박 전 대통령의 흔적은 없었다. 당시 기자를 포함해 관람을 왔던 시민들이 현장에 있는 직원에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전시물은 없느냐”고 물었고 그때 기록관 직원은 “보완할 게 있어 잠시 보관 중”이라고 설명했었다. 대통령기록관 측은 관람객들의 비슷한 지적과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한 전시 항의들이 있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의 휘호가 적힌 기록관 정문 인근에 놓인 표지석에는 존치와 철거 논란 속에 테러를 우려해 보이지 않게 한때 덮개를 씌워놓기도 했다.● 2년 2개월 만에 朴존영 세워졌지만… 그 결과, 대통령기록관에서 박 전 대통령은 어쩌다보니 희귀한 분이 됐다. 기록관에는 대한민국 이승만 초대 대통령부터 박 전 대통령까지 11명의 기록물 3068만여점이 보관돼 있다. 물론 이 가운데 역대 대통령을 상징하는 대표성이 있는 일부분만이 복제, 영상 등 제작과정을 거쳐 전시된다. 시민들에게 박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기록관에서 보여진 건 지난 4월 22일이다. 박 전 대통령이 물러난 지 2년 2개월 만이다. 대통령기록관 측은 4층 역사관 내 전직 대통령들의 사진이 나란히 걸려 있는 전시 포스터 옆에 휑하니 비어져 도드라지게 눈에 띄었던 공간에 박 전 대통령의 사진이 실린 대선 선거포스터를 전시했다.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박 전 대통령의 연설 영상도 공개됐다. 5월 20일에는 1층에 사진이 걸렸다.  ● 靑집무실 영상, 정상외교 등 5곳에 박근혜 빠져 지금은 어떨까. 지난 16일 세종시 대통령기록관을 다시 찾았다. 탄핵된 지 2년 8개월이 지났지만 박 전 대통령 관련 전시물은 여전히 ‘숨은 그림찾기’다. 전직 대통령들과 다른 몇 가지가 이상한 점들도 발견된다. 기자가 찾은 건 5가지 정도였는데 눈썰미가 좋은 관람객들은 더 많이 찾았을지도 모른다. 우선 대통령 역사관 내 ‘대통령의 역할’을 소개해놓은 전시 공간에는 ‘공무원 임면’ 코너가 있다.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은 헌법(제78조)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공무원을 임명 또는 해임시킬 수 있다. 이 핵심 권한이 임기 중에 실제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인증’ 사진들이 10명의 전직 대통령별로 전시돼 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5부 신임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모습, 전두환 전 대통령이 대법원 판사에 임명장을 수여하는 모습 등 모든 전직 대통령의 활동 사진이 있지만 박 전 대통령은 빠져 있다.전시실 중앙에 놓인 ‘대통령의 정상외교’ 코너에서도 마찬가지다. 각 대통령 시기별로 주요 업적에 대한 안내와 기록물들이 전시돼 있지만 박 전 대통령의 정상외교는 이곳에 전혀 소개돼 있지 않다. 3층 대통령 체험관에서도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은 찾기 힘들다. ‘대통령의 하루’를 소개하는 전시면에서는 역대 대통령들의 시간대별 활동 영상이 나온다. 대통령 관저에서 출근한 모습과 청와대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는 모습,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접견실에서 외빈을 접견하는 모습도 나온다. 영빈관에서 공식 행사를 마친 뒤 대통령 관저로 퇴근 이후 모습까지 대통령들의 모습을 편집해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은 영상에서 단 한 컷도 나오지 않는다. 대통령의 업무공간인 집무실을 재현해놓은 전시실 벽에는 대통령들이 실제 집무실에서 업무 중인 장면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도 박 전 대통령의 전임인 이명박 전 대통령을 끝으로 영상은 끝난다. 춘추관 기자회견 영상에서도 박 전 대통령은 없다. 박 전 대통령의 ‘대통령후보 당시 선거홍보물’ 전시 형태도 다른 대통령들과 조금 다르다. 역대 대통령의 대선 홍보물은 대부분 책자가 펼쳐진 형태로 당시 주요 공약들이 어느 정도 보이고 공간을 차지하는 면적들도 그만큼 넓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얼굴 사진이 크게 나온 표지만 보이도록 책자가 덮인 채 놓여 있다. 박 전 대통령과 가까운 거리에 놓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선거홍보물의 경우 얼굴이 크게 나온 전단지 형태와 홍보물 책자를 펼친 2가지 형태로 놓여 차지하는 면적과 전시 형태에서 대조를 이룬다. 대통령기록관 관계자는 “전시 기법의 한 형태일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 朴 전시 장기 지연에 정치적 해석 분분 대통령기록관 안팎에서는 다양한 해석들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 기록물에 대한 전시 지연과 선별적 전시 공개가 기록원의 독자적인 판단일 수도 있고 기록원을 둘러싼 외압이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개인의 선호도에 따른 태도나 관점으로 전시공간이 기획됐거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판단에 따라 기록관 전시에서 배제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대통령기록관을 잘 아는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기록관에는 제도개혁을 위한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팀이 자체적으로 구성됐다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TF 당시 5~7개의 과제가 선정됐는데 말단지엽적인 과거 특정 사건에 대한 보복까지 있었다”면서 “박근혜 정부 당시 기록관이 법률 제정사업으로 국회에 발의했던 공공기록물 규제개혁 정책들을 뒤집고 당시 정책을 담당했던 공무원들에게 책임을 추궁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털어놨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산하의 대통령기록관이 상위 기관으로부터 박 전 대통령의 전시와 관련한 외압을 받은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쏟아졌다. 정부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임기를 맞추지 못하고 중간에 나가면서 자신의 기록을 인계해줄 후임 관장을 정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대통령기록관은 대통령기록물법 제24조에 따라 기록관장이 국가기록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지명한 대통령기록관리전문위원회 심의 결과를 존중해 주요 사항을 결정하고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기록관장은 개방형 직위로 고위공무원 나급(국장급)에 속한다. ● 기록관 “외압 없었다…전시기간 내부 규정 없어” 대통령기록관 측은 박 전 대통령의 전시물 공개가 늦어지거나 일부 전시물이 빠져 있는 것은 사실이나 상위 기관의 외압이나 정치적 판단은 없었다고 밝혔다. 법적으로 대통령 퇴임 후에 언제까지 기록물 등을 전시해야 한다는 규정도 없어 위반 사항이 아니라는 점도 언급했다. 기록관 측은 용역이 끝나는 다음 달까지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전시물이 다른 전직 대통령들과 동일한 비중으로 전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기록관 관계자는 “늦어지기는 했지만 지난해 예산 3억원을 확보해 개편사업을 연초부터 하고 있다”면서 “전시 콘텐츠는 기록물을 선별 제작해 새롭게 영상 등을 만들어 올리고 한정된 공간에서 박 전 대통령을 추가하려다 보니 한 번에 하기가 어렵고 공간의 재배치에 시간이 걸린다”고 지연 이유를 설명했다. 전시 기간에 대한 내부 규정이 없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대통령기록관 관계자는 “내부 규정에도 대통령 퇴임 후 언제까지 전시를 하라는 규정은 없다”면서 “다만 박 전 대통령의 전시를 빠른 시간 내에 하는 것은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기록물법 제24조 2항에는 대통령기록물에 대한 효율적 활용과 홍보를 위해 필요한 때에 대통령기록관에 전시관 등을 둘 수 있다고 나와 있다. 당초 기록원 측은 이 부분을 전시에 관한 임의 규정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석했으나 이미 전시관이 설치된 상황에서 역대 대통령에 대한 전시는 당연히 해야하는 것이 맞다고 인정했다.● “기록 공개에 정권 판단 안돼…행정서비스 신속히” 이에 대해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대통령기록관은 전시·교육·홍보 등 기능이 법적으로 명시돼 있는 만큼 행정 서비스를 마땅히 해야 하는 기관”이라면서 “행정 서비스는 수용자인 국민 입장에서 고객 중심 마인드를 지향해야 하고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것으로 전시 기간 규정이 없다고 해서 100년 뒤에 해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대통령기록관은 가치중립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죄가 있든 없든 재임 중 통치기간에 발생한 역사적 기록은 역사적 산물로서 기록 공개는 정권이나 가치 관계에 따라 판단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이후에 국민과 대통령의 명예에 훼손이 발생했다면 이 역시 그대로 전시해 후세의 평가를 받으면 되는 일이지 자랑스러운 것도 부끄러운 것도 다 역사인데 정권에 따라 기록물을 배제하는 것은 역사를 왜곡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적폐청산 TF에 대해서도 생각이 다르면 적폐로 둘 수 있다는 데 대해 “초법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홍 교수는 “역사에 대한 평가는 한 번에 끝나는게 아닌 후세에 의해 시대 상황에 따라 반복적으로 재해석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기록관에서 만난 한 관람객은 “대통령기록관은 대통령 개개인의 업적 유무와 관계 없이 역대 대통령의 순수한 기록관으로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면서 “이념과 정치적 이해로 구분해 운영된다면 국민의 혈세로 만든 의미가 왜곡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박근혜 기록 12월 공개…“역사 평가는 후대의 몫” 박 전 대통령의 기록물 등 전시는 올해 크리스마스 이전에는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기록관은 지난 8월 업체를 선정해 12월 20일까지 개편 작업을 완료하기로 한 만큼 그 전까지는 박 전 대통령의 자료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전시는 물론 전직 대통령들이 외국 정상에게 선물로 받은 그림, 공예품 등을 추가로 전시하는 기획전시도 다음달 열릴 예정이다. 열흘 뒤면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지 1000일(12월 4일)이 된다. 2년 9개월 만에 세상 빛을 보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기록들이 어떤 모습으로, 어떤 내용으로 공개될지 관심이 쏠린다.글·사진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트럼프, 이바노비치 전 대사 겨냥 “공관에 내 사진도 안 건 여자”

    트럼프, 이바노비치 전 대사 겨냥 “공관에 내 사진도 안 건 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떤 인격인지 웬만큼 드러나긴 했다. 그런데 지난 22일 아침(현지시간) 폭스뉴스 앤 프렌즈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털어놓은 얘기는 거의 코웃음을 유발하는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의회의 탄핵 조사 청문회에 나와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가 키예프 주재 미국 대사관 건물 안에 자신의 사진을 걸지 않은 사실을 문제 삼았다. 그는 “이 대사는 모두가 환상적이라고 말하는데, 대사관에 내 사진을 걸어놓고 싶어하지 않더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녀가 대사관을 책임진 것은 1년반, 2년 정도였는데 나에 대해 나쁜 말들을 했다. 그녀는 날 옹호하려 하지 않았으며 난 대사를 교체할 권한을 갖고 있다. 대사관에는 미국 대통령 사진이 걸려 있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면 이 여성은 천사가 아니란 얘기다. 맞지?”라고 되물었다. 요바노비치 전 대사는 닷새에 걸쳐 청문회에 출두해 증언한 12명의 증인 가운데 한 명이다. 그런데 유독 트럼프 대통령의 미움을 사고 있는 듯하다. 지난 15일 그녀가 증언하는 도중에도 그는 흠집내는 트위터 글을 날렸다. 그녀는 33년의 외교관 경력을 자랑한다. 지난 5월 우크라이나 대사 직에서 해임됐는데 이번 청문회 증언을 통해 자신의 반부패 노력을 못 마땅하게 여긴 우크라이나 유력 인사가 뒤에서 움직인 결과라고 진술했다. 이어 자신의 적들이 트럼프 행정부 안에서, 예를 들어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를 우군으로 찾아내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녀를 옹호하는 이들은 미국 보수매체들의 모략도 대사 직에서 쫓겨난 원인이 됐다고 지적한다. 이바노비치 전 대사는 증언대에서 자신이 대통령에게 불충했다는 의심은 거짓된 것이라고 진술했다. 대통령은 한 시간 가까운 인터뷰의 대부분을 2016년 미국 대선 과정을 엉망으로 만든 것은 자신이 의심받고 있는 러시아가 아니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의심을 사는 우크라이나라고 주장하는 음모론을 되풀이하는 데 할애했다. 또 전날 증언에나선 전직 백악관 정보분석관이자 러시아 전문가인 피오나 힐이 증언한 “허구의 내러티브”란 표현을 되풀이해 강조했다. 그녀는 선출된 관리라면 “미국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의심을 부채질하려는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거짓”을 퍼뜨리지 않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트럼프 측근 선들랜드 “우크라 수사 대가성 있었다”

    트럼프 측근 선들랜드 “우크라 수사 대가성 있었다”

    트럼프 “대가 없었고 결코 잘못한게 없어”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거액을 기부했던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 대사가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인 ‘쿼드 프로 쿼’(대가)를 인정한 데 이어 행정부 고위 관료들이 사전에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고 증언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층 더 위기에 몰렸다. 20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선들랜드 대사는 이날 미 하원 정보위원회가 연 탄핵 조사 공개청문회에서 “백악관과의 통화와 면담과 관련해 ‘대가’가 있었는지 묻는다면 내 답변은 ‘그렇다’이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와 부리스마(바이든 아들이 일한 가스 회사)에 대한 조사를 압박하며 군사 원조나 정상회담 등 특정 대가를 제시했다는 의미다. 선들랜드 대사는 또 “트럼프의 직접 명령에 따라 릭 페리 에너지 장관, 커트 볼커 전 국무부 우크라이나 협상대표는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와 일해 왔다”고 증언했다. 그는 “줄리아니와 일하고 싶진 않았지만 이를 거부하면 양국의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놓칠 것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고 발언했다. 대사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관료들이 이 모든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간 스캔들과 거리를 둬 왔던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증언을 계기로 더욱 입지가 좁아졌다는 평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선들랜드 대사의 발언 중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 발췌해 탄핵 조사를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했다. 선들랜드는 지난 9월 통화에서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로부터) 아무런 대가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는데, 트럼프는 이날 기자회견에 해당 문구를 자필로 쓴 메모지를 들고 나와 반복적으로 읽어 내려갔다. 대통령은 “그들(민주당)은 이제 (탄핵조사를) 끝내야 한다. 대가는 없었다. 나는 결코 잘못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위원회에 100만 달러(약 11억 8000만원)를 기부한 선들랜드 대사를 “잘 모르는 인물”로 치부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는 자신에게 위협이 되는 측근에 대해 이렇게 묘사하는 화법을 사용한다”고 꼬집었다. 선들랜드는 이에 대해 “대통령과 20번가량 전화통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사설] ‘좀비정당’ 쇄신 대신 단식농성하는 황교안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어제 오후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장소는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이다. 황 대표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등 외교·안보 문제, 경제 상황 등을 총체적 국정 실패로 규정하고 국정의 대전환을 촉구하겠단다. 또 12월 3일 예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과 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강행 기류에 제동을 걸겠다는 것이 명분이다. 황 대표의 단식을 지켜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영남 텃밭에서 내리 3선을 한 김세연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황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포함해 한국당 의원들 모두 사퇴하자고 했다. 김 의원은 한국당의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로 ‘생명력 잃은 좀비’니 완전한 쇄신을 요구한 것이다.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서는 건전한 보수의 재건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그런데 김 의원의 한국당 쇄신촉구가 있은 지 일주일도 안 돼 제1야당의 당대표가 선택한 정치투쟁의 길이 구태의연한 단식농성이라니, 한심할 뿐이다. 황 대표는 ‘조국 사태’라는 호기에서 ‘정치적 헛발질’로 한국당의 지지를 반석 위에 올릴 기회를 놓쳐 버렸다. 인재영입 과정에서 당내 개혁 요구를 제대로 수렴하지 못했고, 보수통합에 불을 붙였으나 ‘박근혜 탄핵 논란’을 정면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총선을 불과 5개월 앞뒀으나 국민의 한국당에 대한 비호감도가 60%를 넘는다. 미래와 혁신의 이미지는 찾을 수 없고 ‘영남 기득권’에 안주하는 행태가 부각된다. 황 대표가 선거법 개정안 등의 패스트트랙 강행 기류에 제동을 걸겠다고 하지만, 남은 2주 동안이라도 합의처리할 방안을 찾으려 애쓰는 모습이라도 보이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일 수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 안건을 조율하는 상황에서 한국당의 일방적인 반대는 명분도 없다.
  • 트럼프, 조이는 탄핵 올가미에 건강이상설까지

    심장마비설엔 “정례적 검진 불과” 반박 2주 차에 접어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외압 의혹에 대한 탄핵 조사 공개 청문회에서 대통령에 불리한 증언이 쏟아져 나왔다. 워싱턴포스트와 CNN 등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유럽 담당 국장으로 근무 중인 알렉산더 빈드먼 육군 중령은 이날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부에 미 시민과 정적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것은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빈드먼은 지난 7월 25일 트럼프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의 통화를 직접 들은 직원 중 한 명이다. 함께 증인석에 나온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유럽·러시아 담당 특별보좌관인 제니퍼 윌리엄스도 증언에 앞서 내놓은 성명에서 당시 통화가 “이례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즉시 반발했다. 공식 트위터를 통해 “빈드먼의 전 상사인 팀 모리슨은 ‘빈드먼의 판단에 대해 우려했다’고 증언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공화당 의원들은 구소련 우크라이나 공화국 출신인 빈드먼이 3살 때 가족과 함께 도미한 것을 언급하며 미국에 대한 충성심이 의심스럽다는 반응을 내놨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 내각회의에서 빈드먼에 대해 “나는 그를 모른다”면서도 그가 남색 육군 정복을 착용한 것이 발언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그런 것 같다는 식으로 폄훼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메릴랜드주 월터 리드 국립 군 의료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것을 두고 일각에서 심장마비설 등 건강 이상설을 제기한 것에 대해 “정례적인 건강검진에 불과했다”며 우려를 불식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김명수 코트’의 ‘미스터 소수의견’ 조희대 대법관 후속 인선 작업 시작···대법원, 진보색채 짙어지나

    ‘김명수 코트’의 ‘미스터 소수의견’ 조희대 대법관 후속 인선 작업 시작···대법원, 진보색채 짙어지나

    박근혜 정부 시절 임명된 조희대 대법관 내년 3월 4일 퇴임김명수 체제 전원합의체에서 가장 소수의견 많이 낸 대법관조 대법관 퇴임하면 박 전 대통령 임명 대법관 4명 만 남아탄핵 여파로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동안 14명 중 13명 임명문 정부 들어 대법관 다변화···추가로 진보 성향 임명 가능성내년 3월 4일 퇴임하는 조희대 대법관 후임을 정하는 대법관 제청 작업이 시작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임명된 조 대법관이 퇴임하면 ‘김명수 코트’의 진보 색채가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대법원은 조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 제청 대상자 후보를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천거받는다고 20일 밝혔다. 천거기간이 지난 후에는 심사에 동의한 대상자의 명단과 학력, 경력, 재산, 병역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한다. 통상 후임 인선 작업은 3개월 전에 시작하는데, 이번에는 평소보다 보름 정도 앞당겨졌다. 제청 대상자 의견을 수렴하는 기간에 설 연휴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기간을 늘렸다고 대법원은 설명했다. 조 대법관이 퇴임하면 박 전 대통령 시절 임명된 대법관은 권순일, 박상옥, 이기택, 김재형만 남는다. 권 대법관의 임기도 내년 9월까지다. 대통령 탄핵으로 문 대통령 취임이 앞당겨지면서 대법관 14명 중 13명을 문 대통령이 임명하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내후년 퇴임하는 박상옥, 이기택 대법관의 후임까지 임명할 예정이다. ●국정농단, 병역거부 재판에서 소수의견 낸 조희대 조희대 대법관은 ‘김명수 코트’에서 소수의견을 가장 많이 낸 것으로 꼽힌다. 현재 대법원의 주류 의견에 그만큼 반대 의견을 많이 냈다는 의미다. 지난 8월 국정농단 전원합의체 상고심에서 조희대, 안철상, 이동원 대법관은 말 3마리가 뇌물인지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이들은 “승마지원용 마필이 최서원(개명전 최순실) 소유로 넘어갔다고 보기 어렵고, 영재센터 지원금이 승계작업 현안에 관한 대가라는 증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 최서원이 삼성 관계자로부터 마필 위탁관리계약서를 작성해달라는 요구를 받고 화를 낸 것은, 마필 소유권이나 실질적 처분권한의 이전을 요구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지난해 11월 종교·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에서도 소수의견을 낸 조희대, 김소영, 박상옥, 이기택 대법관은 “병역거부와 관련된 진정한 양심의 존재 여부를 심사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봤다. 조 대법관은 별도로 보충의견까지 냈는데, “피고인은 병역거부 이유로 ‘여호와의 증인’ 교리에 따른 국가적 차원에서의 무장해제와 평화주의, 납세 거부, 종교 우월까지 연계해 주장한다”며 “대체복무가 아닌 무죄 선고가 가능하게 하는 건 결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서오남’에서 벗어나 문 대통령 취임 후 대법관은 서울대, 50대, 남성 등 ‘서오남’ 판사 일색에서 다변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장 먼저 지명한 조재연 대법관은 판사로 법조계 경력을 시작했지만 약 25년간 변호사로 일했다. 덕수상고 출신으로 1980년 22회 사법시험을 수석합격한 경력도 이채롭다. 여성 대법관도 세명으로 늘었다. 판사 출신인 박정화, 민유숙, 노정희 대법관이다. 노 대법관은 이화여대를 졸업해 1990년 판사로 임용된 뒤 1995년 변호사로 개업했다가 2001년 다시 판사로 임용됐다. 최초의 여대 출신 대법관이다.안철상, 이동원 대법관은 정통 법관 출신으로 보수로 분류된다. 안 대법관은 최초의 건국대 출신 대법관이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김상환 대법관은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진보적 판결을 많이 내렸다. 김명수 대법원장, 박정화·노정희 대법관도 같은 연구회 출신이다. 판사나 검사 경험이 전혀 없는 최초의 재조 출신 김선수 대법관도 나왔다. 김 대법관은 2010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을 지내는 등 진보 성향 인사로 분류된다. ●전원합의체 결과 영향 미칠듯 정치적·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을 담당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대법원장과 대법관 13명으로 구성된다. 대법관 3분의2 이상의 출석과 출석인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판결이 이뤄진다. 진보 대 보수가 현재 8대 5, 또는 7대 7로 분석되는 상황에서 반대자를 자처해온 조 대법관이 퇴임하면 아무래도 대법원의 무게중심은 진보로 옮겨질 수밖에 없다. 한동안 보수적 색채가 짙었던 대법관을 진보 성향의 법조인들이 채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법부 판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전범이 분명한데 트럼프가 감싼 갤러거 상사, 네이비실 쫓겨날까

    전범이 분명한데 트럼프가 감싼 갤러거 상사, 네이비실 쫓겨날까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의 에드워드 갤러거 상사는 이라크 전쟁 기간 무장하지 않은 17세 이슬람 국가(IS) 포로를 흉기로 찌르고 이라크 민간인들을 겨냥해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 주 미국 법원은 그의 혐의 사실 가운데 비교적 경미한 IS 포로의 시신 옆에서 기념촬영을 한 것만 유죄로 인정하고 전범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라고 판결했다. 국방부 간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를 편들지 말라고 조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묵살하고 그에겐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옹호했다. 국방부는 시신 옆에서 사진을 찍은 행위를 문책해 일계급 강등을 상신했지만 대통령은 이를 없던 일로 했다.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와 다른 매체들이 입수한 바에 따르면 갤러거 상사는 20일 해군 지도자들 앞에 서게 되는데 네이비실에서 쫓겨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콜린 그린 네이비실 사령관은 갤러거를 네이비실에서 쫓아내야 한다는 마이클 길데이 해군 참모총장과 리처드 스펜서 해군 장관의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러나 정말로 계획대로 갤러거를 네이비실에서 쫓아내면 미 해군 역사상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과 정면 충돌하는 볼썽 사나운 장면을 연출하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탄핵 조사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의 재선 가도는 물론 임기 말 레임덕을 부채질 할 수도 있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이 전범 의혹을 받고 있는 미군 요원을 노골적으로 감싼 것도 갤러거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주에도 두 아프가니스탄 민간인을 살해한 혐의로 19년형을 군 교도소에서 복역하고 있는 클린트 로랜스 전 육군 대위를 사면해 석방시켜 거센 반발을 샀다. 또 무장하지 않은 아프간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매슈 골스테인 소령에 대한 완전사면을 명령했다. 유엔 인권 문제 대변인 루퍼트 콜빌은 지난 19일 “전 세계 무장집단들에게 혼란스러운 신호를 보낸 트럼프의 결정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성명을 발표해 “대통령이 말한 대로 ‘우리 군인들이 우리나라를 위해 싸우도록 확고한 믿음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갤러거를 네이비실에서 쫓아내려는 계획은 원래 이달 초부터 있었는데 백악관이 승인을 거부하는 바람에 유보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갤러거의 변호인 티모시 파를라토레는 NYT 인터뷰를 통해 만약 네이비실 소속을 의미하는 ‘트라이던트 핀’을 떼내면 대통령은 그린 제독을 해임할 것이라고 겁박했다. 그는 “최고사령관의 의도는 크리스탈처럼 분명하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美 유명 정치인 TV 생방송 중에 ‘뿡’…방귀게이트로 비화

    美 유명 정치인 TV 생방송 중에 ‘뿡’…방귀게이트로 비화

    미국의 유명 정치인이 TV 인터뷰 중에 엄청 커다란 방귀를 뀐 듯한 장면이 생방송으로 방송돼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네티즌들은 해당 동영상을 퍼나르며, ‘방귀게이트’라고 이름을 붙였다. 화제의 인물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민주당 하원의원으로 2020년에 치러질 미국 대통령 선거 민주당 후보에도 잠깐 이름을 올렸던 에릭 스왈웰이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스왈웰은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 일원으로서 MSNBC의 토크쇼인 ‘하드볼'(Hard ball)에 출연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정부에 미국의 군사 원조를 대가로 미 민주당 대권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뒷조사를 요구한 의혹을 받고 있다. MSNBC 간판앵커 크리스 매튜스가 스왈웰에게 트럼프 대통령 탄핵의 단초가 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압박한 전화통화 증거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했다. 스왈웰이 “트럼프 대통령이 국민의 세금을 이용해 우크라이나와 대선을 위한 속임수를 쓰려고 했다는 증거는 반박의 여지가 없다”라고 대답을 하는 중간에 어디선가 ‘뿡’하는 커다란 방귀 소리가 들렸다. 방귀 소리가 들리는 순간 스왈웰이 잠시 답변을 멈추며 방귀를 뀌기 위해 힘을 주는 듯한 장면과 웃음을 참는 듯한 얼굴 표정이 더해져 스왈웰이 방귀을 뀐 범인이라고 단정하는 글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퍼져 나갔다. 해당 동영상이 인터넷을 휩쓸자 인터넷 미디어 사이트인 버즈피드의 기자가 스왈웰에게 생방송 중에 정말 방귀를 뀐 거냐고 문자로 질문을 던졌다. 스왈웰은 “(방귀를 뀐 것은) 내가 아니다”라며 “말하느라 방귀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기자는 재차 “하지만 당시 방송을 보면 방귀 소리를 들은거 같고 웃음을 참는 듯해 보인다”고 질문을 했고, 스왈웰은 “정말 방귀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강력하게 부인하며 “그래도 웃기긴 하다”라고 말했다. 스왈웰의 답변은 정치인들이 사실을 숨기거나 부인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며 ‘#방귀게이트’(#Fartgate)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다시 퍼져 나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방귀게이트가 더욱 회자되었고,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트위터에 언급하며 스왈웰을 조롱하기도 했다. ‘방귀게이트’가 논란이 되자 ‘하드볼’의 사회자 크리스 매튜스는 트위터에 “많은 음모론자들을 실망시켜서 미안하지만 그 소리는 방귀소리가 아니라 당시 책상위에 있던 머그컵을 끄는 소리”라며 ‘하드볼’이 새겨진 머그컵 이미지와 함께 알렸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크리스 매튜스의 해명을 믿을 수 없다며 “드디어 방귀게이트가 열리냐?“라며 또 다른 패러디를 유행시키고 있다. 김경태 해외통신원 tvbodaga@gmail.com
  • 공화당 집중포화에도 “올바르게 하려 한다” 빈드먼 중령에 갈채

    공화당 집중포화에도 “올바르게 하려 한다” 빈드먼 중령에 갈채

    “난 미국인입니다. 미국이야말로 내가 복무하고 수호하려고 하고, 모든 형제들이 복무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여기서 올바르게 하려고 합니다.” 미국 공화당 의원들의 집중 포화를 견뎌낸 그가 조용하고 분명한 어조로 말하자 박수 세례가 터졌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에서 사흘째 이어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 공개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선 알렉산더 빈드먼 육군 중령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지난달 말 하원의 비공개 탄핵 조사 청문회에 나서 “미국 대통령이 외국 지도자에게 미국 시민의 뒷조사를 해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이 상당히 부적절해 보였다”고 당당히 증언해 화제가 됐다. 당시는 민주당 만의 밀실 청문회였는데 이날은 야후! 닷컴 등이 생중계한 상황이라 더욱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적(政敵)이자 유력 대선주자였던 민주당 출신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부자를 쳐내기 위해 우크라이나 정부에 뒷조사를 의뢰했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뒷조사에 응하도록 ‘군사 원조 유예’ 카드를 꺼내는 월권 행위를 했다는 의혹이다. 빈드먼 중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직접 통화하는 내용을 들었던 첫 증인으로 청문회에 섰다. 공화당 의원들의 공격은 그가 증언하겠다고 나선 배경이 순수하지 않다는 의심을 깔고 있다. 옛 소련 출신이라 그런 것 아니냐는 것이다. 폭스뉴스는 그가 비공개 청문에 나서기 전날 ‘빈드먼 중령이 러시아 스파이일 수도 있다’는 패널의 발언을 그대로 내보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날 공개 청문회 증언을 앞두고 백악관은 공식 트위터로 상관이 그의 판단력에 의문을 갖고 있었다고 흠집을 내기에 여념이 없었다. 빈드먼 중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가 실시된 이후, 백악관에서 일하는 직원 가운데 하원 청문회에 처음으로 출석한 인물이기도 했다. 백악관은 빈드먼 중령에게 증인으로 출석하지 말라고 지시했지만, 하원이 소환장을 발부하자 빈드먼 중령은 출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탄핵과 관련해 불리한 내용을 언론에 흘린 내부제보자가 ‘다른 사람에게 귀동냥해 들은 간접 증거’라고 주장해왔는데 문제의 통화 내용을 직접 들은 빈드먼 중령이 당당히 증언하면서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 빈드먼 중령은 이날도 가슴팍에 ‘퍼플 하트’ 훈장을 달고 증언에 나섰는데 군 복무 도중 전사했거나 부상을 입은 상이 군인들에게 수훈되는 훈장이다. 그는 이라크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제폭탄 폭발로 부상을 입었다. 우크라이나 태생으로 어머니를 일찍 여읜 빈드먼 중령은 세 살 때인 1979년 아버지, 친할머니, 외할머니와 함께 옛소련을 탈출해 미국으로 건너왔다. 영어도 할 줄 몰랐던 그의 아버지는 일거리가 많은 뉴욕에 자리를 잡고 돈이 되는 일이라면 닥치는 대로 했다. ABC 뉴스에 따르면 빈드먼 중령은 미국 사회에 빨리 뿌리 내리기 위해 군 복무를 자원했다. 그 뒤 20년간 요직을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국방무관으로 일하기도 했고, 한국에서 복무한 인연도 있다. 지난해 7월부터는 국가 안보, 외교 정책 수립을 총괄하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 들어와 우크라이나 업무를 담당했다. 우크라이나어의 뉘앙스도 포착해낼 수 있어 이날 증언 내용에도 신뢰가 실렸다.빈드먼 옆 증언대에 앉은 여성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유럽·러시아 담당 특별 보좌관 제니퍼 윌리엄스다. 행정부 안에서 트럼프와 젤렌스키의 통화 내용을 직접 들은 10여명 가운데 한 명인데 이날도 “대단히 부적절한 언급이라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이날 증언에 나서기 전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녀의 이름을 직접 공개하며 트윗으로 공격했다. 지난번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의 증언 도중 트윗 공격을 가한 것과 비슷해 보였다. 궁지에 몰려 증인들을 마구 겁박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당할 이유를 스스로 하나씩 보태는 형국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황교안, 오늘부터 단식 투쟁…홍준표 “朴정부 고위직 전부 쇄신을”

    황교안, 오늘부터 단식 투쟁…홍준표 “朴정부 고위직 전부 쇄신을”

    黃, 지소피아 파기 관련 “미군 철수로 안보불안”黃, 소득주도성장 폐기 등 국정대전환도 촉구黃, “패트는 범여권 세력의 국회 장악 시도”전날 청년과의 대화서 혹독한 비판 직면홍준표 “黃, 좀더 숙고하고 국민 앞에 나서라”洪 “당 대표가 여론 조롱 받으면 수렁 길”洪 “박근혜 정부 靑·정부 고위직 다 쇄신하라”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오후 2시부터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단식 투쟁에 들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선거법 및 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강행 기류와 경제 및 외교·안보 등 총체적인 국정 실패에 대한 항의 차원이라고 한국당은 전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오후부터 단식에 들어가겠다. 비공개회의에서 우리 중진 의원과 최고위원들에게 단식에 들어가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단식 취지와 기간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자세하게 말씀드리겠다”고 답했으나, 자신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가 단식을 하는 것은 지난 2월 말 대표 취임 이후 처음이다. 황 대표의 단식은 국회 본회의 부의 시점이 2주일 앞으로 다가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등 검찰개혁 법안과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법안을 여권이 강행 처리하려는 데 대한 항의 차원이다. 황 대표는 이날 회의 공개발언에서 패스트트랙 선거법에 대해 “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 세력이 국회를 장악하려는 의도로 시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수처법에 대해서는 “여권의 비리는 덮고 야권은 먼지 털듯 털어서 겁박하겠다는 게 핵심”이라고 비난했다. 또 경제와 외교·안보 위기 등 문재인 정권의 국정 실패를 바로잡을 것을 촉구한다는 취지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측은 오는 23일 0시로 종료되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을 수용할 것과 소득주도성장 폐기를 비롯해 국정 대전환을 이뤄야 한다고 촉구하기로 했다. 황 대표는 회의에서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해 “극단적으로는 미군 철수로 이어져서 결국 안보 불안에 따라서 금융시장과 경제 일반에 엄청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황 대표 이러한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단식을 이어갈 계획이다. 전날 황 대표는 청년정책을 발표하겠다며 서울 홍대의 한 카페에서 청년들을 만났지만 예상치 못한 쓴소리를 들었다. 행사에 참석한 한 청년창업가는 “이 행사는 청년들의 공감 비전을 듣겠다고 주최한 것 아니냐”며 “그런데 평일 오후 2시면 정상적으로 사회생활하는 청년들은 오지 말란 이야기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학생 A씨는 “한국당을 지지하는 친구들은 ‘샤이 보수’가 아니고 ‘셰임 보수’라고 한다”면서 “어디 가서 보수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수치심이 든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이날 전날 청년들과의 대화에서 비판을 받은 황 대표를 겨냥해 “당 대표가 여론으로부터 조롱을 받기 시작하면 당이 회복하기 힘든 수렁의 길로 들어가게 된다”면서 “좀 더 길게, 넓게 숙고하고 몰고 올 파장을 검토한 후에 국민 앞에 나서라”고 지적했다.홍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충분한 물밑 대화로 통합 조율 없이 아니면 말고 식으로 불쑥 통합 카드 내던지고, 받아줄 리 없는 여야 영수 회담을 뜬금없이 제안하고, 준비 없이 청년과의 대화에 나섰다가 청년들로부터 질타당했다. 최근 일어난 야당의 헛발질들”이라며 이렇게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박근혜 정권 때 청와대·정부 고위직 출신들은 탄핵당한 책임을 져야할 사람들이므로 전부 쇄신하시라”고 조언했다. 또 “당풍 쇄신을 위해 당직자들은 개혁적인 인사로 전면 교체하라”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서울광장] 한일 지소미아 종료가 사필귀정인 까닭/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한일 지소미아 종료가 사필귀정인 까닭/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한일 지소미아(GSOMIA·군사정보보호협정)는 태생부터 뭔가 이상했다. 쫓기듯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 와중인 2016년 11월 22일 국무회의에서 졸속으로 처리됐다. 재추진 발표 20여일 만이다. 과장급 실무협의 두 차례가 전부였다. 다음날 기자들을 피해 한국 국방장관과 주한 일본대사 간에 비공개로 조인식을 가졌다. 카메라 기자들은 밀실 협정 체결에 반발, ‘제2의 을사늑약’이라고 항변하며 취재를 거부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당시 공군참모총장이던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자신도 모르게 협정이 체결됐다”고 국회에서 폭로한 바 있다. 이명박 정권 말인 2012년 6월에도 마찬가지였다. 비밀리에 지소미아 체결을 추진했다가 밀실행정이란 거센 반발 끝에 서명 50분을 앞두고 전격 취소됐다. 국민 정서에 역행하면서까지 밀어붙였던 것은 미국과 일본의 압력이 강하게 작용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한일 지소미아는 한미일 삼각 군사공조를 만들려는 미국의 동아시아 안보 전략에 기반을 두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중국의 급부상과 북핵·미사일 사태 악화로 국제 정세가 급변한 것이 배경이다.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고 동북아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 한반도 분단 상황을 이용해 ‘전쟁 가능한 국가’로 회귀하려는 일본의 군사대국주의가 결합한 산물로 볼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한일 지소미아는 미국과 일본에는 ‘복음’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가치가 크다. 지소미아 종료(23일 0시)를 앞둔 시점에 한미 안보협의회(SCM), 한미 국방장관회의, 한미일 3자 국방장관회담 등을 통해 전방위 압박에 나선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그렇지만 한국의 입장은 좀 다르다. 군사정보는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서로 등가성 있는 정보 교환이 핵심이란 측면에서 우리로선 효용성이 현격하게 떨어진다는 평가다. 한일 지소미아 체결 이후 최근까지 30건의 정보 교류가 있었지만 대부분 일본이 필요해서 요청했다고 한다. 일본이 한국에 준 북한 관련 정보는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는 ‘그저 그런’ 수준이다. 군사 전문가인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일본이 절실히 원하는 휴민트(인적 네트워크)를 비롯해 한국의 고급 정보를 통째로 내놓으라는 것이 지소미아의 본질”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상황에서 ‘안보상 신뢰관계 훼손’을 이유로 경제 보복을 감행한 아베 정권이 지소미아 종료에 반발하는 건 참으로 어이가 없다. 일본 스스로 ‘안보 신뢰가 없다’고 커밍아웃한 마당에 지소미아를 유지하자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이런 일본의 무도한 경제 보복과 외교적 결례·무시 속에서 미일 압력에 굴복해서 지소미아를 연장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로서는 굴욕일 수밖에 없다. 군사대국화를 꿈꾸는 일본의 야욕을 우리 정부가 앞장서서 도와주는 꼴이 돼선 안 된다. ‘일본의 수출 규제 철회 없이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번복할 수 없다’는 정부의 입장은 누가 봐도 타당하다. 그럼에도 일부 정치권과 보수 언론은 ‘지소미아 종료로 나라가 망하게 생겼다’며 연일 안보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 ‘억지 춘향이’ 격으로 한미동맹 균열이나 미군 철수 가능성으로 몰아 가는 것 자체가 정파적 이익을 노리는 책략이란 의심을 지울 수 없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은 “현재 미국의 세계 전략상 중국 견제가 가장 중요한데 한국만 한 군사 주둔지를 찾기는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았다. 엘리엇 엥겔 미 하원 외교위원장마저 “주한미군 철군은 바보짓”이라고 일갈하는 마당에 안보 불안을 부추기는 이유를 묻고 싶을 뿐이다. 식민지의 아픔을 겪은 우리로서는 가해자인 일본으로부터 더이상 굴욕을 당할 수 없다는 생각이 많다. 지소미아 종료든 연장이든 우리 국익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주권의 문제라는 의미다. 일본이 결자해지의 정신으로 수출 규제를 해제하면 언제든지 복원될 수 있는 협정인 것이다. 과거사 반성도 없이 군사대국화로 향하는 아베 정권 편에 서서 지소미아 재개를 압박하는 미국이 되레 한미동맹의 호혜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믿는 국민들이 적지않다. 한미동맹이 우리에게 소중한 대외 전략의 중추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대한민국의 주권과 국익에 앞설 수 없다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생각이다. 단언컨대 주권을 포기하면서 국익을 지킨 사례는 동서고금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 역사가 주는 냉엄한 교훈이다. oilman@seoul.co.kr
  • 미중 무역협상 발목 잡는 트럼프

    탄핵 청문회·내년 대선 등 변수에 관망도美, 화웨이 거래제한 유예 또 90일 연장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이 ‘오리무중’이다. 1단계 무역협상 합의문 서명이 임박한 것처럼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양측이 동상이몽 신경전을 벌이는 바람에 갈피를 잡기가 어려워졌다. 중국 정부는 무역합의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미 CNBC가 18일(현지시간) 전했다. CNBC에 따르면 중국 정부 소식통은 “우리는 미국과 추가 관세 철회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생각했다”며 “아직 합의하지 않았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주장에 중국 정부는 낙담했다. 무역협상 전망은 비관적”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또 미 측이 미국산 농산품 구매액을 합의문에 적시할 것을 요구하는 문제를 놓고 중국과 이견이 있다며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조사 청문회, 내년 대선을 둘러싼 미 내정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가 불분명한 만큼 합의문 서명을 서두르지 않고 관망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판단한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미 상원은 이날 중국이 20년 전부터 미 지식재산권을 몰래 빼냈지만 정부의 대응은 매우 늦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상원 감독조사소위원회는 보고서에서 중국이 1990년대 말부터 급여와 연구기금, 실험실 등 혜택을 제공하고 미국의 각종 연구소에서 정보를 빼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이 20년간 미 첨단 과학기술 인재를 채용하는 동안 미 연방기관들은 이에 대응하는 데 실패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 연방수사국(FBI) 역시 중국과 무역마찰이 벌어지고 중국이 남중국해로 영향력을 확장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기 시작한 2018년 중반까지 강력한 대응책을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 상무부는 이날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조치 적용을 90일간 다시 유예했다. 이번 유예 연장은 미중이 1단계 합의에 관한 정상 간 최종 서명을 위해 물밑 접촉을 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트럼프 “탄핵 청문회 증언 고려”… 정면돌파 승부수

    트럼프 “탄핵 청문회 증언 고려”… 정면돌파 승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탄핵조사 공개 청문회 직접 증언을 고려하는 등 정면 돌파를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탄핵조사에서 트럼프 정부 고위 관료들의 불리한 증언이 이어지면서 여론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70%가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잘못된 행동”이라고 답하는 등 연일 탄핵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가짜 탄핵 마녀사냥과 관련해 내가 증언할 것을 제안했다. 그녀는 또 내가 서면으로 그것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면서 “비록 내가 아무 잘못한 것이 없고 이 적법 절차 없이 진행되는 사기극에 신뢰성을 주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나는 그 아이디어를 좋아하며 의회가 다시 집중하도록 하기 위해 그것을 강력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민주당 소속 펠로시 의장이 전날 CBS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탄핵조사 증언을 제안한 것에 대한 화답인 셈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루이지애나 주지사 선거 등 지방선거의 잇따른 패배와 19일부터 시작되는 2주차 공개 청문회, 탄핵 여론 고조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사면초가에 빠졌다”며 “승부사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증언 카드가 유효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ABC와 입소스가 이날 발표한 미 성인 506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0%가 우크라이나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수사를 요청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는 잘못됐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돼야 한다’는 응답도 51%였다. 응답자의 58%가 ‘공개 청문회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더글러스 레터 미 하원 법률고문은 이날 법원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이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당시 서면 자료를 통해 거짓 답변을 했는지를 하원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고 CNN이 이날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베이징, 무역합의에 비관적 분위기…미국 정치 상황 주시”

    “베이징, 무역합의에 비관적 분위기…미국 정치 상황 주시”

    미국과 무역전쟁을 치르는 중국 정부의 분위기가 무역합의에 비관적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무역전쟁 이후 부과된 관세 철회와 미국 농산물 구매 확대 문제가 얽힌 탓이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는 18일(현지시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 관계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기존 관세 철회 합의에 대해 부인한 이후 미국과 무역합의에 대한 베이징의 분위기가 비관적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CNBC는 “중국은 양국이 이에(관세철회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생각했었다”고 전했다. 앞서 미중은 10월 초에 제한된 무역협상인 ‘1단계’에 서명하가로 합의했다. 중국은 협상의 일부로 서로 상대 상품에 부과한 관세 철회를 밀어붙였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 7일 주간 브리핑에서 “양측이 관세 철회에 합의했다”고 밝혔다.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8일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 철폐에 합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런 발언은 무역충돌에서 합의가 임박했다는 중국 측이 보낸 신호를 뒤집은 것이다. 약 2년에 걸친 무역 전쟁에서 트럼프 정부는 중국 제품에 대해 5000억 달러(약 584조원) 이상의 관세를 부과한 반면 베이징은 미국산 제품에 약 1100억 달러의 관세를 매겼다. 트럼프 정부는 또 중국 측에 기술이전 강요, 지식재산권 절도와 같은 관행을 해결하고 싶어한다. CNBC는 “현재 (중국의) 전략은 대화하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청문회와 대선을 고려해 기다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중국 관리들이 몇 개월 뒤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가 불분명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감안해 기다리는 것이 더 합리적인지를 재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덧붙였다. 소식통은 특정 농산물 구매와 관련한 이슈에서도 합의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CNBC가 전했다. 중국이 이런 합의를 꺼리는 이유는 다른 무역 상대국들을 소외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은 지난 주말 논의를 계속했지만 이견이 여전한 것으로 관측됐다. 중국 상무부는 18일 “양측이 서로 핵심 관심사에 대해 건설적인 논의를 했고, 밀접하게 소통하자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반면 래리 커들로 백악관 경제보좌관은 16일 “양국이 무역합의에 도달하는데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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