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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김정은 똑똑하다, 남북이 같은 민족이거든”

    트럼프 “김정은 똑똑하다, 남북이 같은 민족이거든”

    트럼프 대통령, 우드워드 신간 ‘격노’서“김정은 27세때 똑똑한 지역 물려받아”“(북도) 남한과 같은 매우 똑똑한 사람들”김 위원장의 고모부 처형에 대해서는 “낸시 펠로시가 (나를) 탄핵하자는게 더해”“김정은(북 국무위원장)은 똑똑함을 넘어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장과 지난해 12월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똑똑하다고 확신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27살 때, 사람들이 매우 똑똑한 지역을 물려받았다. (북한도) 남한과 같은 사람들, 매한가지로 똑똑한 사람들”이라며 이렇게 답했다. 김 위원장에 대해 협상이 가능한 인물이었다는 평가를 내린 셈이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고모부(장성택)를 죽였고 그 시신을 고위 관료들이 이용하는 건물의 계단에 뒀다. 그의 잘린 머리는 가슴 위에 놓였다”고 언급하며 김 위원장의 잔인한 면도 인지하고 있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게 터프하다고 생각해? 그들은 미국 정치가 터프하다고 생각한다”며 “낸시 펠로시(미국 하원의장)가 ‘아 그래, 탄핵하자’ 이러는 게 터프한 거지”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안은 이후 상원에서 부결됐지만 당시에는 탄핵으로 곤욕을 치르던 시기였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의 친족 숙청과 하원의장의 탄핵안 발의를 동일 선상에 둔 것은 지나친 비유일 수 있다. 우드워드는 인터뷰 말미에 김 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게 엄청나게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누구도 이전에 겪지 못한 크고 큰 문제”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나는 핵무기를 만들었다”며 “이전에 아무도 갖지 못했던 무기 시스템으로 당신이 보지도 듣지도 못한 것들을 가지고 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과 시 주석(중국 국가주석)이 이전에 들어본 적이 없는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우드워드는 이후 해당 무기 시스템을 알고 있는 소식통을 찾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온택트 국회’ 가시화… 불체포특권 폐지될까

    ‘온택트 국회’ 가시화… 불체포특권 폐지될까

    ‘무기명 투표’ 드라이브스루 방식 제안구금 중 온라인 회의 가능해 특권 재검토 코로나19 재확산이 ‘온택트(비대면을 통해 외부와 연결) 국회’ 구현을 앞당겨 국회가 원격회의 시스템 구축에 한창인 가운데 비대면 국회 현실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쟁점에 관심이 쏠린다. 대면 회의를 전제로 하는 헌법상 규정부터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까지 당연했던 조항들이 뉴노멀 시대에선 돌아볼 문제로 떠올랐다. 원격회의 및 표결의 위헌성 논란이 가장 난제로 꼽힌다. 국회 의결 원칙을 규정한 헌법 제49~53조에는 의사정족수나 의결정족수 구성의 전제조건으로 ‘출석’을 꼽고 있다. 판사 출신인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헌법상 출석은 국회 회의장 출석을 의미하기 때문에 위헌성이 있다”며 “국회법상 문제도 있어서 원격회의 시스템 구축은 쉽지 않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국회법상 표결 안건·결과 선포가 국회 본회의장 ‘의장석’으로 국한된 규정도 바꿔야 한다. 온라인 회의 중 접속 장애로 참여하지 못하면 불참으로 간주할 것인지 등 이석·결석 범주 판단도 새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무기명 투표 문제도 떠올랐다. 국회 회의는 기록 표결이 원칙이지만 재적의원 5분의1 이상의 요구가 있거나 법률안재의결 건, 국무위원 해임건의안, 탄핵소추안 등 예민한 사안에는 무기명 투표가 가능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온라인투표는 해킹 가능성 등의 문제가 있어 의원의 소신 표결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무기명 투표방식을 기술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면 ‘드라이브스루’나 ‘워킹스루’ 방식 등 별도 투표장에서 투표하는 방식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면 국회에서 당연하게 여겨졌던 특권들도 도마에 올랐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불체포특권과 석방요구 문제’를 고려사항으로 꺼내 들었다. 국회 출석 보장을 위한 것인데 장소에 상관없이 온라인 참석이 가능해지면 이 또한 제고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다만 국회 관계자는 “해당 특권은 단순히 회의 출석 보장을 넘어 행정부와의 갈등 상황에서 독립적 헌법기관으로서의 의원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관심 쏠리는 ‘온택트 국회’ 쟁점들…불체포 특권도 재검토?

    관심 쏠리는 ‘온택트 국회’ 쟁점들…불체포 특권도 재검토?

    성큼 다가온 ‘비대면 국회’헌법·국회법엔 대면 회의 전제당연했던 규정·관행·특권 도마에코로나19 재확산이 ‘온택트 국회’ 구현을 앞당겨 국회가 원격회의 시스템 구축에 한창인 가운데 비대면 국회 현실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쟁점에 관심이 쏠린다. 대면 회의를 전제로 하는 헌법상 규정부터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까지 당연했던 조항들이 ‘뉴노멀 시대’에선 돌아볼 문제로 떠올랐다. 원격회의 및 표결의 위헌성 논란이 가장 난제로 꼽힌다. 국회 의결 원칙을 규정한 헌법 제49~53조에는 의사정족수나 의결정족수 구성의 전제조건으로 ‘출석’을 꼽고 있다. 판사 출신인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헌법상 출석은 국회회의장 출석을 의미하기 때문에 위헌성이 있다”며 “국회법상 문제도 있어서 원격회의 시스템 구축은 쉽지 않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국회법상 표결 안건·결과 선포가 국회 본회의장 ‘의장석’으로 국한된 규정도 바꿔야 한다. 온라인 회의 중 접속장애로 참여하지 못하면 불참으로 간주할 것인지 등 이석·결석 범주 판단도 새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무기명 투표 문제도 떠올랐다. 국회 회의는 기록 표결이 원칙이지만 재적의원 5분의1 이상의 요구가 있거나 법률안재의결 건, 국무위원 해임건의한, 탄핵소추안 등 예민한 사안에는 무기명 투표가 가능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온라인투표는 해킹 가능성 등의 문제가 있어 의원의 소신 표결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무기명 투표방식을 기술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면 ‘드라이브 스루’나 ‘워킹 스루’ 방식 등 별도 투표장에서 투표하는 방식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면 국회에서 당연하게 여겨졌던 특권들도 도마에 올랐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불체포특권과 석방요구 문제’를 고려사항으로 꺼내들었다. 국회 출석 보장을 위한 것인데 장소에 상관없이 온라인 참석이 가능해지면 이 또한 제고해볼만하다는 것이다. 다만 국회 관계자는 “해당 특권은 단순히 회의 출석 보장을 넘어 행정부와의 갈등 상황에서 독립적 헌법기관으로서의 의원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靑 “법무부 장관 지휘감독 권한, 최소한의 민주적 견제장치”

    靑 “법무부 장관 지휘감독 권한, 최소한의 민주적 견제장치”

    “국정운영 유념”…거취 관련 언급은 없어청와대는 11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 수사와 관련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에 대해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 권한은 최소한의 민주적 견제장치”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개한 추 장관 해임 요구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에서 이같이 밝혔다. 답변자로 나선 강정수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청원인은 수사지휘권 행사가 부당하다고 지적했으나, 법무부는 수사 공정성 훼손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수사지휘를 통해 바로잡은 것이라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검찰 인사와 관련해 ‘보복인사’ 논란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서도 강 센터장은 “인사는 신임 법무부 장관 취임을 계기로 조직의 쇄신을 도모하기 위해 진행된 것”이라며 “수사권 개혁에 따른 직접 수사부서 축소, 형사·공판부 강화 등 조직개편 사항을 반영하기 위해 실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강 센터장은 ‘법무부 장관이 방역 책임을 특정 종교집단과 검찰총장에게 돌리고 있다’며 추 장관의 탄핵을 요구한 또 다른 국민청원에 대해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급박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검찰에 방역 활동을 저해하는 행위 등에 대해 강력하게 수사해 대응할 것을 지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청원인이 제기한 국정운영에 대한 의견은 유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청원은 최근 불거진 추 장관 아들의 군 복무 시절 특혜 의혹은 반영되지 않은 해임 촉구 청원이다. 청와대는 추 장관의 거취와 관련한 답변은 내놓지 않았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트럼프, 코로나19 위험 알았다” 대통령 “겁먹게 하고 싶지 않았다”

    “트럼프, 코로나19 위험 알았다” 대통령 “겁먹게 하고 싶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가 독감보다 훨씬 치명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위험성을 공개적으로 무시, 국민을 오도하고 위협을 은폐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일파만파를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나는 이 나라의 치어리더다. 사람들을 겁먹게 하고 싶지 않고 패닉을 만들고 싶지 않다”고 해명했다. 당연히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그(트럼프 대통령)는 (코로나19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알았고 고의로 경시했다. 더 나쁜 것은 미국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9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WP)와 CNN 방송이 다음주 발간되는 언론인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를 입수해 보도한 데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우드워드에게 지난 2월 7일 “이것은 치명적”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우드워드는 두 차례 퓰리처상을 받은 탐사보도 언론인이자 ‘워터게이트’ 특종기자로 유명하며 그의 저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당국자들을 개별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쓰여졌다. 그는 지난해 12월 5일부터 지난 7월 21일까지 18차례 트럼프 대통령을 인터뷰했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인터뷰 시간은 9시간이며 대통령 동의를 받고 녹음했으며 CNN은 육성으로 방송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7일 “그것은 매우 까다로운 것이고 다루기 힘든(delicate) 것”이라며 “당신의 격렬한 독감보다도 더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아마도 코로나19가 독감보다 다섯 배는 더 치명적이란 말까지 덧붙였다. 그는 전날 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했다면서 코로나19에 관해 말했다고 우드워드에게 털어놓았다. 우드워드는 상원에서 탄핵 혐의에 무죄가 선고된 지 이틀 뒤여서 탄핵과 관련한 대화를 기대했는데 대통령이 바이러스에 초점을 맞춰 놀랐다고 전했다.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1월 28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밀 정보 브리핑을 받았을 때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은 코로나19가 “대통령 임기 중 가장 큰 국가안보 위협이 될 것”이라며 대통령이 직면하는 “가장 힘든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매슈 포틴저 당시 부보좌관도 세계적으로 약 5000만명의 사망자를 낸 1918년 스페인 독감과 비슷한 수준의 보건 비상사태에 직면한 것이 명백하다고 대통령에게 말했다. 미국에서는 1월 26일 워싱턴주에서 첫 코로나19 증상 환자가 발생했으며 정부는 같은달 31일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중국을 여행한 외국인의 입국을 차단했다. 2월 29일에는 워싱턴주에서 미국 내 첫 사망자가 나왔다. 여러 차례 독감보다 치명률이 다섯 배는 될 것이라고 말한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 석상에서는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경시했고 코로나19에 대응할 리더십을 재설정할 기회를 놓쳤다고 우드워드는 지적했다. 우드워드는 3월 19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패닉(공황)을 조장하지 않기 위해 일부러 위험을 경시하고 있다고 자신에게 털어놓으며 젊은 층의 감염 위협도 인정했다고 폭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오늘과 어제, 놀라운 사실이 몇 가지 나왔다”며 “나이 든 사람만이 아니다. 젊은이들도 많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4월 3일 코로나19 태스크포스 브리핑에서 바이러스의 위험을 여전히 경시하면서 그것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틀 뒤 우드워드에게는 “끔찍한 일이다.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같은 달 13일에는 “너무 쉽게 전염될 수 있다. 당신은 믿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우드워드는 5월 인터뷰에선 ‘바이러스가 재임 중 가장 큰 국가안보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말을 기억하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아니다”며 말을 얼버무렸다고 전했다.이미 코로나19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7월 마지막 인터뷰에서 “바이러스는 나와 상관없다”며 “내 잘못이 아니다. 그건, 중국이 망할 바이러스를 내보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연방대법관 후보 목록을 발표하면서 우드워드의 책에 대한 질문을 받자 “나는 이 나라의 치어리더다. 사람들을 겁먹게 하고 싶지 않고 패닉을 만들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자신감을, 힘을 보여주고 싶고 그것이 내가 해온 일”이라면서 “우리는 놀라운 일을 해왔다. 우리가 한 일을 하지 않았다면 수백만 명이 죽었을 것이라고 본다”고 자찬했다. 중국이 미국에 코로나19를 보낸 것이라면서 “역겹고 끔찍한 상황”이라고 비난했다. 바이든 후보는 미시간주 선거유세에서 “그(트럼프 대통령)는 (코로나19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알았고 고의로 경시했다. 더 나쁜 것은 미국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보가 있었고 얼마나 위험한지 알았다. 이 치명적 질병이 이 나라를 관통할 때 그는 자기 역할을 일부러 하지 않았다. 이것은 미국 국민에 대한 생사가 걸린 배신이었다”며 “전문가들이 일주일만 빨리 움직였어도 3만 6000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고 2주 빨랐으면 5만 4000명을 구했을 것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은 절대로 거짓말한 적이 없다”며 “대통령은 절대 바이러스를 경시하지 않았다. 민주당이 엉터리 탄핵을 추진할 때 대통령은 이 문제에 심각했다. 대통령은 침착함을 드러내면서 조기 조처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측근으로 꼽히는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대통령이 TV에 나가 우리 모두 죽을 것이라고 외쳐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고 방어했다. 같은 당 론 존슨 상원의원은 “(코로나19는) 대응하기 어려운 일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못할 말을 한 것이 아니었다고 감쌌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전여옥 “文, 추미애 손절하는 방식 고민 중일 것”

    전여옥 “文, 추미애 손절하는 방식 고민 중일 것”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최근 아들 군 휴가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는 ‘마음의 빚’이 있지만 추미애 장관에게는 ‘빚’이 없다”면서 “문 대통령이 모양새 좋게 추미애 장관을 ‘손절’하는 방식을 고민 중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전여옥 전 의원은 7일 자신의 블로그에 “추미애 장관이 벼랑 끝에 서 있다”면서 “친문(친문재인)들은 이제 ‘적당한 시기’를 재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토사구팽’, 사냥이 끝났으니 사냥개를 삶아먹는, 딱 맞는 타이밍을 재고 있는 것”이라고 평했다. 전여옥 전 의원은 “환하게 웃으며 법무장관을 시작했지만 이미 추미애 장관의 앞길은 ‘망나니’ 역할이었다”면서 “‘망나니의 칼’을 갖고 ‘검찰개혁’이라고 이름지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 대통령과 추미애 장관이 ‘비나 오나 눈이 오나 함께 한 고락남매’가 절대 아니었다며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추미애 장관의 전력을 거론했다. 전여옥 전 의원은 추미애 장관의 비극이 여기서 시작됐다며 “5선 의원으로 정치 생명을 마무리지어야 했던 추미애 장관에게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의 ‘망나니’ 역할을 하라며 법무부 장관을 시켰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국 전 장관에게는 ‘마음의 빚’이 있다는 문 대통령이지만 추미애 장관에게는 ‘빚’이 없고 오히려 추미애 장관이 채무자라고 생각할 것이라는 게 전여옥 전 의원이 바라보는 문 대통령과 추미애 장관의 정치적 관계다. 그래서 ‘빚 대신 갚으라’며 법무부 장관을 맡겼다며 전여옥 전 의원은 “추미애 장관은 독배를 마시는 꼴이 됐다”고 평했다. 전여옥 전 의원은 추미애 장관 아들의 군 휴가 의혹을 ‘황제 탈영’이라 규정하며 “국민의 역린을 건드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지금 고민 중이다. 야박하지 않게, 모양새 좋게 추미애 장관을 손절하는 방식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추미애 장관이 끝까지 ‘카드’고 남겨놓아야 할 것이 있었다”면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을 언급했다. 그는 “(추미애 장관이) 수사를 더 깊게, 더 정교하게 시켰어야 한다. 문재인 정권의 최대 아킬레스건이었다”면서 “카드 한 장 남겨놓지 않은 추미애 장관은 아둔했다. 가엽다”고 꼬집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트럼프 깃발 건넛집은 바이든 깃발… WWC가 심상찮다

    트럼프 깃발 건넛집은 바이든 깃발… WWC가 심상찮다

    미 대선(11월 3일)이 두 달도 안 남은 가운데 승부를 가를 각종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오차범위 안으로 뒤따라왔다. 흑인시위를 비난하며 러스트벨트(미국 중서부와 북동부의 쇠락한 공업지대)에서 백인 지지세 결집에 나선 결과다. 지난 주말 러스트벨트인 펜실베이니아·오하이오주를 돌아본 결과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역전극’의 도화선이었던 ‘화이트워킹클래스’(WWC·교외에 사는 중산층·백인·비대졸자)의 트럼프 지지세는 굳건했지만, 지난번과 달리 심상치 않은 균열도 감지할 수 있었다.지난 5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 76번 고속도로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를 호소하는 대형 광고판과 소형 플래카드가 눈에 띄었지만 바이든 후보의 선전물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서머셋 지역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청소원으로 일하는 2명의 백인 여성을 우연히 만났다. 주디(62)는 표심을 묻자 “당연히 트럼프를 찍을 것”이라며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만들어 일자리를 얼마나 많이 지켜 낸 줄 아느냐”고 말했다. 다른 직원도 “트럼트, 일자리”라고 짧게 답하고 쓰레기통을 비웠다. 오하이오 앰허스트의 휴게소에서 만난 20대 종업원도 “투표에 전혀 관심이 없다”면서도 “바이든은 일자리를 중국에 내줄 것 같다”고 했다. 6일 오하이오 및 일리노이 일대에서는 백인 트럼프 지지자들이 차를 몰고 행진하는 행사도 열렸다. 이날 찾은 오하이오 웨스트레이크시의 한 동네에는 성조기를 내건 집이 10곳 중 8곳이나 됐다. 주민 제인 화이트는 “애국심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백인이 대다수인 동네여서 공화당 지지세가 강하다”고 했다.WWC는 교외에 살며 배관공, 청소원, 경찰 등 육체노동을 한다. 소득은 중산층(4만~12만 달러) 중 하위권이다. 주로 러스트벨트로 불리는 미시간,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의 교외 지역에 집중 거주한다. 이들은 노조 소속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듯하지만 갑자기 공화당 지지 세력으로 돌변해 대선 판세를 바꾸곤 했다. 1960년대 존 F 케네디, 린든 존슨 대통령(민주당) 시기에 침묵했던 WWC는 1968년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당선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데이비드 폴 쿤(정치전문가)은 저서 ‘더 하드햇 라이어트’(The Hardhat Riot)에서 ‘닉슨 대통령은 정치에 소극적이고 시골에 거주하는 블루칼라 중산층 백인이 자신을 지지하는 침묵하는 다수라고 자랑하곤 했다’고 썼다. 2004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것도 WWC의 지지 덕으로 분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공격적 유세에 나선 것도 WWC의 표심 때문이다.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려 사망한 5월 이후 지속적으로 흑인 시위대를 ‘약탈자, 폭도, 무정부주의자’ 등으로 비난하며 법과 질서를 강조했다. 그 결과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자경단을 자임하며 총기를 들고 거리에 나섰고, 조용했던 백인 트럼프 지지층은 성조기를 꽂은 오토바이와 차량을 타고 나와 지지 행진에 나서고 있다.WWC를 설득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당신의 이익을 위해 투표하라’다. 블루칼라 일자리를 빼앗은 중국을 때리고, 제약업계의 횡포를 욕하고, 세금 감면을 약속한다.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외치며 백인 노동자들이 별다른 경쟁 없이 먹고살 수 있었던 과거의 영광을 소환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변이 직접적이고 거친 것도 WWC와 무관하지 않다. 그는 지난달 28일 뉴햄프셔주 런던데리 유세에서 “(흑인)시위대를 혼내주겠다(your ass)”고 했고, ‘쿵 플루’(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책임 강조), ‘슬리피 조’(졸린 조 바이든) 등의 직관적인 신조어들을 자주 만들어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이런 전략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당시 그는 “나는 배우지 못한 사람을 사랑한다”며 노골적으로 WWC에 구애를 보냈다. WWC는 당시 미국 내 산업시설들이 해외로 이전함에 따라 일자리를 잃고 저임금 일자리를 두고 이민자와 경쟁을 하고 있었다. 기성 정당이 포섭하지 못했던 ‘잊혀진 계급’이었던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칸 퍼스트’ 구호에 투표장으로 몰려나왔다. 미국은 투표권이 자동으로 부여되지 않는다. 투표 의사를 밝히고 유권자 등록을 해야 투표가 가능하다. 2016년 경합주이자 러스트벨트에서 기존 정치에서 소외됐던 WWC의 움직임은 박빙이던 판세를 뒤집었다. 트럼프 캠프가 ‘재선 10대 주요의제’ 중에 가장 먼저 10개월 내 일자리 1000만개 창출과 100만 소상공인 육성을 담은 일자리 정책을 꼽은 것도 같은 이유다. WWC가 트럼프 지지층으로 바뀐 데는 소위 ‘민주당 엘리트의 정치적 실패’가 깔려 있다. 역사학자 토머스 프랭크는 지난 1일 인텔리전서와의 인터뷰에서 월가, 실리콘밸리, 문화 기득권층(전문가)이 민주당의 주류 세력이 됐고, 공화당은 농민과 블루칼라에게 다가섰다고 했다. 게다가 민주당의 기후변화 대응책과 이민정책은 WWC가 주로 일하는 제조업의 일자리를 위협한다. 트럼프의 포퓰리즘이 가짜였어도 WWC가 솔깃한 데는 블루칼라를 소외시킨 민주당의 배신도 작용했다는 뜻이다. WWC는 민주당의 전문가 집단에 분개하지만 트럼프의 지지층인 부유층에 대한 적개심은 많지 않다. 사회학자 조안 윌리엄스는 저서 ‘화이트워킹클래스’에서 “WWC는 진짜 부자를 만날 기회가 없다. 대신 바쁜 전문직들은 경비원을 없는 사람처럼 취급한다”며 “계층은 단지 돈에 의해서가 아니라 매순간의 모든 것(타인의 대우)으로 정해진다”고 썼다. WWC의 잠재력은 이번에도 무시하기 힘들다. 지난달 21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이번 대선 투표율이 2016년과 동일하다면 경합주인 미시간의 경우 미등록 유권자의 62.1%(160만명)가 대학 학위가 없는 백인 거주자이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61.6%(약 210만명), 위스콘신은 68.2%(약 80만명) 이상을 차지한다.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은 1% 미만의 차이로 이 3개주에서 승리했다. 이들이 쏟아져 나온다면 경합주의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 하지만 오하이오의 교외지역에서는 WWC의 ‘트럼프 열기’가 4년 전보다는 약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웨스트레이트시의 한 주민(43)은 “트럼프 지지 피켓을 내건 집이 확실히 줄었다. 몇 집은 흑인 시위를 응원하는 팻말을 세웠다”며 “길 하나를 두고 마주 보는 두 집이 트럼프와 바이든을 지지하는 대형 플래카드를 내건 것도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도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실정 등에 대한 WWC의 실망감에 기대하고 있다. 만일 코로나19 사태가 더 악화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역전은 쉽지 않다. 다만 이슈의 휘발성이 변수다. 올해 초만 해도 ‘트럼프 탄핵’이 대선의 핵심 변수인 듯했지만 민주당은 지난달 전당대회에서 전혀 탄핵을 언급하지 않았다. 9월 세 차례의 후보 간 TV토론을 거치면서 어떤 변수가 떠오를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도심 주민과 청년들은 바이든 지지세가 강하다. 클리블랜드주립대에서 만난 에이 제이(20)는 “오빠가 의사인데 트럼프의 잘못된 판단으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바이든이 정상 상태로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동층의 마음이 관건이다. 웨스트레이크시 도서관에서 만난 70대 백인 여성은 “두 후보 모두 너무 나쁜 선택이어서 대선일에도 못 정할 거 같다는 사람이 많다”며 “코로나 바이러스 문제를 더 키운 트럼프는 말할 필요도 없고, 헬스케어 같은 바이든의 정책도 이상적이기만 하고 세금만 허비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서머싯·애머스트·웨스트레이크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퇴임식·퇴임사 없이 떠나는 대법관 권순일...민변은 왜 불만?

    퇴임식·퇴임사 없이 떠나는 대법관 권순일...민변은 왜 불만?

    보수·진보 넘나든 권순일6년 임기 마치고 8일 퇴임사법농단 사태 연루 의혹도민변 ‘사죄 없는 퇴임’ 비판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권순일(61·사법연수원 14기) 대법관이 6년의 임기를 마치고 8일 퇴임한다. 퇴임식도 퇴임사도 없이 후임 이흥구(57·22기) 대법관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떠난다. 사법부의 최고 권위인 대법관 자리를 명예롭게 끝마치는 날이지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권 대법관의 사죄 없는 조용한 퇴장에 비판 성명을 냈다. 권 대법관은 2014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제청하고 박 전 대통령이 임명하면서 대법관 자리에 올랐다. ‘보수 성향의 대법관’으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 그의 판결들은 꼭 그렇지도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7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 위기에 놓였던 이재명 경기지사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기사회생했다. 여기에는 대법관 중 최선임인 권 대법관의 역할이 지대했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이 지사의 후보 토론회 발언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놓고 대법관 사이에서도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다. 권 대법관이 유죄 의견을 냈다면 무죄와 유죄 의견이 5대 6으로 바뀌었을 것이고, 김명수 대법원장도 유죄 의견이 다수인 상황에서 이를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평가다. 그러나 권 대법관은 무죄 취지 의견을 냈다. 지난달 산재 유족 특별채용 관련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도 권 대법관은 다수 의견에 손을 들어줬다. 사망한 근로자의 자녀를 단체협약을 통해 특별채용하는 것은 고용 세습이 아니라 유족 보호 차원에서 필요한 규정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한 것이다. 권 대법관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노조 지위를 박탈한 정부 조치는 위법하다는 최근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도 역시 다수 의견에 섰다. 전교조가 7년 만에 합법적 지위를 획득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셈이다. 지난해 11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판적으로 다룬 다큐멘터리 ‘백년전쟁’ 사건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 제재가 위법하지 않다는 취지의 반대의견을 내고 소신을 유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법관 12명의 의견이 6대 6으로 맞선 상황에서 김 대법원장의 캐스팅보트로 권 대법관과 다른 결론이 다수의견이 됐다. 그렇게 판결문 속 권 대법관은 보수와 진보를 넘나들었다. 권 대법관은 사법농단 사태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검찰이 그를 기소하진 않았지만 시민단체는 그를 탄핵 명단에 올렸다. 민변 사법센터는 이날 “권 대법관의 퇴임사는 오로지 진실에 대한 고백과 사죄여야 한다”는 성명을 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민변은 “권 대법관의 무사한 퇴임으로 우리 사법 오욕의 역사도 또 한 줄 남겨지겠지만 이것이 사법농단 사태의 완결이 돼서는 안 된다”면서 “아직 할 일들이 남아 있다”고 했다. 권 대법관이 못 다한 퇴임사는 이흥구 신임 대법관이 완결지을 수 있을까. 과거 권 대법관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청년 이흥구’에게 실형을 선고했지만 이 청년은 역경을 이겨내고 35년 만에 대법관 자리에 올랐다. 이 대법관의 취임사에 관심이 쏠린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중산층·백인·비대졸자 WWC 속내, 美 대선 결정한다

    중산층·백인·비대졸자 WWC 속내, 美 대선 결정한다

    러스트벨트 교외 거주하는 중하층 백인에트럼프, 2016 몰표 기대하며 거친 유세노조 소속으로 통상 민주당 지지했지만 이민자와 일자리 경쟁하는 ‘잊혀진 계급’코로나19 트럼프 실정에 실망이 변수한국처럼 미국에서도 중산층은 정치의 격전장이다. 이들은 주택·세금·교육·방역 등 정책 성과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미국은 여기에 ‘인종 변수’가 추가된다. 소위 배운 자와 못 배운 자가 절반씩이어서 학력변수도 중요하다. 한국의 대졸자 비율은 70%지만 미국은 49.4%(2018년·OECD기준)다. 사회계층별로 크게 봐도 소득계층별로 상류·중산·저소득층, 인종별로 백인·유색인, 교육수준별로 대졸·비대졸자로 나뉘니 12개 집단이 존재한다. 복잡한 듯싶지만 대부분은 정치 성향이 분명하다. 일례로 유색인종과 대졸자는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선 후보를, 백인이나 부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중산층·백인·비대졸자인 ‘화이트워킹클래스(WWC)’는 예외다. 정치에 소극적이며 조용히 자신의 삶에 몰두하는 이 계층은 통상 민주당 지지세력으로 분류되지만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몰표를 던졌다. 이들은 올해도 양당의 뜨거운 구애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WWC를 투표장으로 끌어내려 한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이들이 미흡한 코로나19 대응이나 각종 설화 등 트럼프식 정치에 실망해 최소한 대선투표 당일(11월 3일) 집에 머물기를 바란다. WWC는 교외에 살며 배관공, 청소원, 경찰 등 육체노동을 한다. 소득은 중산층(4만~12만 달러) 중 하위권이다. 주로 ‘러스트벨트’(미국 북동부의 쇠락한 중공업지대)인 미시간,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에 집중 거주한다. 통상 노조 소속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듯하지만 갑자기 공화당 지지 세력으로 돌변해 대선 판세를 바꾸곤 했다.◆WWC, 1960년대 닉슨 당선·2004년 부시 재선에 기여 1960년대 존 F 케네디·린든 존슨 대통령(민주당) 시기에 이들은 침묵했지만 1968년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당선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데이비드 폴 쿤(정치전문가)은 저서 ‘더 하드햇 라이어트’ (The Hardhat Riot)에 ‘닉슨 대통령은 당시 정치에 소극적이고 시골에 거주하는 블루칼라 중산층 백인이 자신을 지지하는 침묵하는 다수라고 자랑하곤 했다’고 썼다. 2004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것도 WWC의 지지가 바탕이 된 것으로 본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공격적 유세도 WWC의 표심을 노린 것이다. 그는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려 사망한 5월 이후 지속적으로 흑인 시위대를 ‘약탈자, 폭도, 무정부주의자’ 등으로 비난하며 법과 질서를 강조했다. 또 분열만 부추긴다는 비판에도 지난 1일 폭동 피해 상황을 점검한다며 흑인인 제이컵 블레이크가 세 아이 앞에서 경찰 총격에 쓰러진 커노샤 방문을 강행했다. 이곳에서 그는 총격을 가한 백인 경찰을 ‘썩은 사과’에 비유하며 실수로 언급해 논란이 됐다. 하지만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자경단을 자임하며 총기를 들고 거리에 나섰고, 조용했던 백인 트럼프 지지층은 성조기를 꽂은 오토바이와 차량을 타고 나와 지지 행진을 열고 있다. WWC를 설득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당신의 이익을 위해 투표하라’다. 블루칼라 일자리를 빼앗은 중국을 때리고, 제약업계의 횡포를 들먹이며, 세금 감면을 약속한다.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외치며 WWC들이 별다른 경쟁없이 먹고살던 과거의 영광을 소환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변이 직접적이고 거친 것도 WWC와 무관하지 않다. 그는 지난 28일 뉴햄프셔주 런던데리 유세에서 “(흑인)시위대를 혼내주겠다(your ass)”고 했고, ‘쿵 플루’(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책임 강조), ‘슬리피 조’(졸린 조 바이든), ‘보스 카멀라’(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가 바이든 대통령 후보를 지배한다) 등의 직관적인 신조어들을 자주 만들어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이런 전략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당시 그는 “나는 배우지 못한 사람을 사랑한다”며 노골적으로 WWC에 구애를 보냈다.◆WWC, 2016년 이민자에 일자리 잃고 트럼프에 몰표 WWC는 당시 미국 내 산업시설들이 해외로 이전함에 따라 일자리를 잃고 저임금 일자리를 두고 이민자와 경쟁을 하고 있었다. 기성 정당이 포섭하지 못했던 ‘잊혀진 계급’이었던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칸 퍼스트’ 구호에 투표장에 몰려나왔다. 미국은 투표권이 자동으로 부여되지 않는다. 투표 의사를 밝히고 유권자 등록을 해야 투표가 가능하다. 2016년 경합주이자 ‘러스트 벨트’에서 기존 정치에서 소외됐던 WWC의 움직임은 박빙이던 판세를 뒤집었다. 트럼프 캠프가 ‘재선 10대 주요의제’ 중에 가장 먼저 10개월 내 일자리 1000만개 창출과 100만 소상공인 육성을 담은 일자리 정책을 꼽은 것도 같은 이유다. ‘중국 의존도 감소’로 100만개 일자리를 중국에서 탈환해오겠다는 것도 강조했다. WWC가 트럼프 지지층이 된 데는 소위 ‘민주당 엘리트의 정치적 실패’가 깔려 있다. 역사학자 토마스 프랭크는 지난 1일 인텔리전서와 인터뷰에서 월가, 실리콘밸리, 문화 기득권층(전문가)이 민주당의 주류 세력이 됐고, 공화당은 농민과 블루칼라에게 다가섰다고 했다. 게다가 민주당의 환경정책과 이민정책은 WWC의 제조업 일자리 지키기에 불리하다. 트럼프의 포퓰리즘이 가짜였어도 WWC가 솔깃한 데는 블루칼라를 소외시킨 민주당의 배신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WWC는 민주당의 전문가 집단에 분개하지만 트럼프의 지지층인 부유층에 대한 적개심은 많지 않다. 사회학자 조안 윌리엄스는 저서 ‘화이트워킹클래스’에서 “WWC는 진짜 부자를 만날 기회가 없다. 대신 바쁜 전문직들은 경비원을 없는 사람처럼 취급한다”며 “계층은 단지 돈에 의해서가 아니라 매순간의 모든 것(타인의 대우)으로 정해진다”고 썼다.◆WWC, 트럼프 지지층인 부자보다 바이든 지지층인 전문가 집단 싫어해 민주당이 지난달 전당대회에서 꼽은 민주주의 위기, 인종차별 근절, 기후변화, 보편적 건강보험, 총기남용의 문제점 등은 WWC에게 매력적인 주제들이 아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미흡한 코로나19 대응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WWC의 실망감이 커졌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힐은 지난 5일 “민주당의 자료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가 직전 대선 때 놓쳤던 교외거주자와 노인층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앞선다”고 전했다. 실제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된다면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역전은 쉽지 않다. 마스크 쓰기를 거부했던 그는 경합주에 바이러스가 퍼지자 마스크 옹호자로 변신했고, 백신 조기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변수는 이슈의 휘발성이다. 올초만 해도 ‘트럼프 탄핵’이 대선의 핵심 변수인 듯했지만 민주당은 지난달 전당대회에서 전혀 탄핵을 언급하지 않았다. 9월 세 차례의 후보 간 TV토론을 거치면서 어떤 돌발 상황이 생길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WWC의 잠재력은 이번에도 무서운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달 21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이번 대선 투표율이 2016년과 동일하다면 경합주인 미시간의 경우 미등록 유권자의 62.1%(160만명)가 대학 학위가 없는 백인 거주자이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61.6%(약 210만명), 위스콘신은 68.2%(약 80만명) 이상을 차지한다.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은 1% 미만의 차이로 이 3개주에서 승리했다. 이날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이들을 포함해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애리조나 등 6개 경합주의 지지율은 바이든 48.2%, 트럼프 45.2%로 격차는 3%포인트였다. 전국 단위 지지율은 바이든 49.6%, 트럼프 42.6%로 7%포인트 격차가 난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창덕궁 후원 끝자락에 남은 효명의 예악정치

    창덕궁 후원 끝자락에 남은 효명의 예악정치

    창덕궁 후원 깊은 곳에 큰 살림집이 숨어 있으니 연경당이란 건물이다. 1828년 순조의 아들 효명세자가 창건했는데 당시의 모습은 현존 건물과는 전혀 다르다. ‘동궐도’에 그려진 이 집은 기록에 남아 있는 유일한 왕실전용 극장식 연회장이었다. 효명은 이 집을 직접 짓고, 이곳에서 종합공연인 ‘진작례’를 총지휘했고, 본인이 손수 창작한 노래와 무용들을 선보였다.●18세 효명세자의 대리청정 조선조 23대 순조의 권력은 허약했고 인생은 외로웠다. 아버지 정조가 49세로 급서해 11세 나이로 즉위했다. 계증조모 정순왕후는 노론 일당과 함께 어린 순조를 압박했다. 조모 혜경궁의 풍산홍씨와 처가인 안동김씨 세력은 정치 혐오증을 심어 주었다. 어린 시절의 압력은 트라우마로 남아 평생 무기력과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순조의 유일한 희망은 총명한 아들 효명세자(본명 이영·1809~1830)였다. 세자는 어려서부터 ‘할아버지 정조의 환생’이라 불릴 정도로 지혜롭고 강력한 군왕의 기질을 보였다. 1827년 순조는 건강을 이유로 18세 세자에게 대리청정을 위임했다. 세자는 순조를 대신해 노론과 외척세력을 약화시키고, 50여차례 과거를 실시해 새로운 인재를 등용하는 한편 소외됐던 소론과 남인 인사를 중용했다. 자주 왕릉을 참배하면서 왕실의 권위를 높이며, 동원된 군사를 훈련시키고, 행차 시 민심을 파악했다. 정조의 화성원행을 연상케 하는 복합적인 통치술이었다. 하이라이트는 궁중 연향을 열어 예악정치를 펼친 것이다. 연향이란 왕과 왕비에게 궁중 정재에 맞춰 음식을 바치는 공연 겸 연회이다. 정재란 음악과 노래와 춤을 일체화한 종합공연이었다. 가장 큰 규모의 진풍정부터 진연과 진찬, 그리고 가장 간략한 진작 등 여러 규모의 연향이 있었다. 효명은 대리청정 기간에 11회의 진찬과 진작을 열었다. 왕에게 바치는 연향에 참석한 신하들은 어쩔 수 없이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효명은 연향 다음날 ‘익일회작’을 열어 신하들이 바치는 술잔을 받았다. 젊은 세자가 스스로 위상을 높이는 고도의 정치 행위였다. 1828년 모친 순원왕후의 4순 잔치인 ‘무자진작례’와 이듬해 순조의 4순과 등극 30년을 기념한 ‘기축진찬례’는 자세한 기록이 남아 있다. 무자년 진작은 2월에 창경궁 자경전에서, 6월에 연경당에서 두 차례 열었다. 수십 명의 신하들이 참석하도록 대비전인 자경전을 고쳐 사용했고, 연경당은 진작례를 위해 새로 지은 건물이었다. 비록 연경당 진작은 왕족과 외척 12명만 참석한 가족행사였으나 총 23개의 정재 악장을 시연한 대형 공연이었다. 한 악장마다 술잔과 안주를 올리는 23코스의 연향이다. 이 가운데 14종의 정재는 효명이 직접 작사와 안무를 한 창작물로 이름이 높다. 더 나아가 ‘경사스런 연회를 베푸는 집’이라는 연경당까지 본인 스스로 계획 시공해 건축가로서의 면모도 보였다.●궁중정재의 맞춤 극장 ‘연경당’ 효명의 부인 신정왕후 조씨는 헌종과 철종조를 거친 후 흥선대원군의 차남을 양자로 삼아 고종으로 즉위시켰다. 1865년 고종은 양부 효명의 흔적을 기리기 위해 연경당을 대대적으로 다시 지어 현재의 모습을 남겼다. 현존 연경당은 고급 민간 살림집 형식이지만 창건 연경당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창건 연경당은 동궐도에 전모가 그려졌고 의궤에 자세한 이용기록이 남았다. 몸채는 남쪽으로 터진 ㄷ자 모양의 집이고 안마당에는 박석을 깔았다. 전면 담장은 붉은색을 칠한 판장(널판담)이었다. 이처럼 개방적이고 가변적인 건물은 보안과 위용을 중시하는 궁궐에서 보기 어려운 형식이다. 이 집은 한마디로 공연장이었다. ㄷ자 몸채의 안마당에서 무희들이 춤을 추었고 남쪽 판장 안쪽에 악단이 자리잡았다. 몸채 가운데 대청은 왕과 왕비의 전용 객석이다. 연경당 동편에 넓은 마당이 있고 남북으로 두 건물이 놓였다. 이곳은 공연자들이 연습하고 대기하던 리허설장이다. 총감독 효명세자 부부는 객석과 무대 사이에 자리잡았다. 초대된 남자 손님은 효명의 외조부인 김조순을 비롯해 4명, 여자 손님은 고모 숙선옹주 등 4명이었다. 남자들은 ㄷ자 몸채의 동편 날개에서, 여자는 서편 날개에서 공연을 감상했다. 무대인 마당은 객석인 건물보다 몇 단이 낮다. 이동식 바닥인 보계를 깔아 무대를 높였고, 무대 위에 유둔차일을 설치했다. 광목에 기름을 먹인 유둔차일은 햇빛과 비를 막기도 하지만, 밤 공연 때 조명을 달고 음향을 모으는 보조 장치였다. 이처럼 완벽한 공연시설은 연경당 외에 발견되지 않는다. 효명 사후에 공연장으로서의 기능은 사라지고 건물도 퇴락해 잊혀져 갔다. 고종이 중건한 연경당은 왕실의 피난처나 외국 사신들의 연회장으로 사용했을 뿐이다. 효명의 연경당은 조선조의 유일한 전용극장이었다.그의 롤모델인 정조는 창덕궁 후원 주합루 일대에 규장각을 설치해 개혁 정치의 대계를 구상했다. 효명은 주합루 뒤편 언덕 너머 애련지 일대를 예악정치의 근거지로 삼았다. 애련지 서쪽에 연경당을 지었고, 남쪽에 개인용 서재를 지었다. 현재 ‘기오헌’으로 남은 이 작은 건물은 원래 의두합이었고, 바로 옆에 운경거라는 더 작은 집이 있다. 의두합은 4칸, 운경거는 1.5칸으로 궐내 최소이며 단청도 없는 소박한 집이다. 겉모습이나 형식보다 내용을 중시했던 효명의 가치관을 그대로 드러낸 집이다.●예술 군주 효명세자의 못 이룬 꿈 효명이 정무활동을 한 공적 공간은 동궁인 중희당 일대였다. 세자의 정전인 중희당 서쪽으로 세자 전용학교인 시강원이, 동쪽으로 전용 도서관이 연결돼 있었다. 중희당 앞마당에는 측우기와 풍기대, 혼천의 등을 설치해 과학적 관심을 과시했다. 중희당은 없어져 현재 후원 입구의 큰길이 됐으나 시강원은 성정각으로, 도서관은 삼삼와와 칠분서로 일부가 남아 있다. 중희당 뒤편에 세자의 침전인 영연합이, 그 서쪽으로 수방재라는 특이한 건물이 있었다. 양쪽 벽을 벽돌로 쌓은 청나라풍의 건물이었다. 이는 북학과 외래문화에 개방적이었던 효명이 특별히 지은 건물일 것이다. 이 모든 건물들은 ‘동궐도’에 정확하게 묘사돼 있다. 동궐도 추정 제작기간인 1826~1830년은 대리청정 기간과 거의 겹친다. 그림에 사용된 평행투시도법은 청나라를 거쳐 들어온 서양의 수학적 도법이다. 중희당 일대가 화면의 전면 중앙에 놓여 효명의 공간을 강조하고 있다. 효명세자는 추사 김정희에게 영향받았고, 개화파들의 스승인 박규수와 친분이 깊었다. 이들은 선진 청나라의 문물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여러 정황으로 보아 동궐도 역시 효명의 기획 아래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현존하는 궁중정재 53수 가운데 효명의 창작품이 26수이다. 연경당 진작에서 시연한 ‘춘앵전’이 특히 유명하다. ‘봄날 꾀꼬리의 지저귐’이라는 뜻으로, 정재로는 드물게 두 평 남짓한 화문석 위에서 홀로 추는 독무이다. 노랫말도 아름답지만 복합적인 춤사위로 정재 중 백미로 꼽히는 작품이다. 창작 정재를 시연하기 위해 전국에서 재주 있는 기녀 85명을 뽑아 훈련을 직접 관장했다. 당시 대사헌인 박기수가 “성색의 즐거움에 방탕하기 쉽다”고 탄핵했다. 효명은 “정재의 본질도 모르는 채 비방하는 것”이라 꾸짖고 귀양을 보냈다. 춤과 연향을 정치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14세에 비견하기도 한다. 절대군주이며 근대 발레의 중흥자라 평가받는 루이14세는 발레 파티를 직접 기획하고 출연하기도 했다. 여섯 살에 즉위한 소년왕이 대신들의 섭정에 대항해 왕권을 강화하기 위함이었다. 1829년의 실록은 “40이 안 되어 원손(후일 헌종)을 얻고 대리청정으로 태평성대이니 겹경사 아닌가!”라고 순조의 기쁨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듬해 갑자기 세자는 한 사발의 피를 토하고 쓰러졌다. 그리고 곧 21세에 요절했다. 순조는 “하루아침에 재앙이 내려 만사가 기왓장처럼 깨어졌구나. 귀신의 짓인가, 사람의 짓인가? 슬프고 또 슬프도다”라는 애끓는 장문의 조사를 남겼다. 효명은 춤과 노래를 창작하고, 이를 공연할 집을 짓고, 공연을 통해 왕권을 강화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고자 했다. 목표는 원대했으며, 방법은 창의적이었고, 디테일은 완벽했다. 그러나 봄날 꾀꼬리가 여름에 사라진 것같이 그의 아름다운 시절은 너무나 짧았고, 이후 조선왕조는 쇠락에 쇠락을 거듭하게 됐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이동구 칼럼] 어떤 염원

    [이동구 칼럼] 어떤 염원

    이웃 남자의 의지가 놀랍다. 연로한 부모님을 위해 매일 ‘만수무강’ 기도를 올린다고 한다. 벌써 2650여일(7년 3개월 남짓) 됐단다. 그 덕분인지 그의 부모님은 각각 91세, 89세인데 건강히 잘 지내신다고 한다. 그는 만수무강 기도를 1만번 채우겠다는 결의로 기도를 이어 가고 있다. 말이 1만번 기도이지 단순 계산으로도 27년이 넘는 긴 시간이다. 부모님이 오래도록 건강하게 곁에 머물러 주시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아닐 수 없다. “같은 말을 2만번 이상 반복하면 그것은 현실이 된다”는 말이 있다. 미국 인디언들 사이에 진리로 통하다시피 한 속담이라고 한다. 조선의 선비들은 “옛 성현의 뜻을 이해하려면 같은 글을 1만번 읽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운동선수들 사이에는 ‘같은 동작을 1만번 이상 반복해야 실수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전해진다. 무엇이든 간절히 바라고 노력한다면 결국은 이뤄진다는 믿음에서 나온 경구일 것이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다. 꼭 종교적인 믿음이 아니어도 부모ㆍ자식의 마음에서, 백성과 신하ㆍ군주의 도리로서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다 같이 한마음 한뜻으로 염원하면 하늘도 감동해 바람이 이뤄지게 한다고 믿어 왔기 때문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게 갈등과 분열의 정치를 끝내 달라는 장문의 상소문이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 화제가 됐다. ‘진인(塵人) 조은산이 시무 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살펴 주시옵소서’라는 제목의 청원은 문 대통령과 현 정부 인사들의 잘못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정부 출범 이후 빚어진 각종 현안이 풍자와 비유법으로 망라돼 있는 데다 인물들에 대한 평가도 신랄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순식간에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넘어서 현재는 40여만명에 가까운 국민이 관심을 보였다. 청원이 이뤄지질 바라는 마음이 그만큼 간절하다는 방증이 아닐 수 없다. 상소문의 내용은 문 대통령을 ‘폐하’로 지칭하며 “조정의 대신들과 관료들은 국회에 모여들어 탁상공론을 거듭하며 말장난을 일삼고, 실정의 책임을 폐위된 선황에게 떠밀며 실패한 정책을 그보다 더한 우책으로 덮어 백성들을 우롱하니 그 꼴이 가히 점입가경”이라고 썼다. 또 “어느 대신은 수도 한양이 천박하니 세종으로 천도를 해야 한다는 해괴한 말로 백성들의 기세에 찬물을 끼얹고 본직이 법무장관인지 국토부장관인지 아직도 감을 못 잡은 어느 대신은 전월세 시세를 자신이 정하겠다며 여기저기 널뛰기를 하고 칼춤을 추어 미천한 백성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사온데~”라며 현 정부 인사들의 형태와 정책 실패를 꼬집었다. 문 대통령에게도 “폐하의 적은 백성이 아닌, 나라를 해치는 이념의 잔재와 백성을 탐하는 과거의 유령이며, 또한 복수에 눈이 멀고 간신에게 혼을 빼앗겨 적군과 아군을 구분 못 하는 폐하 그 자신이옵니다”라며 “부디 일신하시어 갈등과 분열의 정치를 비로소 끝내 주시옵고~”라고 호소했다. 물론 상소문에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청원글에 지지 서명이 이어지는 것은 공감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현 정부는 수많은 국민의 열망과 외침 속에 탄생했다. ‘촛불 혁명이 만든 정부’라며 전임 대통령의 탄핵 과정에서 표출된 수많은 시민의 열망으로 탄생한 데 대해 강한 자부심을 보여 왔다. 하지만 대통령의 임기가 2년이 채 남지 않은 지금 과연 시민들의 열망을 제대로 담아내고 있는지 의문을 표시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 대통령 지지율이 대선 득표 비율을 밑도는 일이 발생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특히 거대 여당의 독단적인 국회 운영이나 최근 빚어진 부동산시장 불안, 정권 관련자들의 의혹사건 수사 미진, 코로나19 재확산 과정 등에서 노출된 편가르기식 국정 운영 등에 많은 사람이 실망하고 있다. 세계 57개국 266개 종교·시민 단체들의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종교의 자유를 탄압하고 교회를 희생양 삼고 있다”는 항의 서한도 곱씹어 봐야 할 일이다. 때마침 여당의 대표가 새로 선출됐다. 적어도 상대를 비하하거나 국민을 대신해 질문하는 기자에게 ‘후레자식’이라고는 하지 않을 인품으로 보인다. 덩달아 협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만번의 기도, 2만번의 외침, 수십만 명의 청원이든 시민들이 무엇을 열망하고 있는지 살피는 게 정치다. 상소문 형식의 청원글처럼 대통령과 정부ㆍ여당이 일신하길 염원해 본다.
  • 계획대로…통합당 새 당명 ‘국민의힘’ 전국위서 확정(종합)

    계획대로…통합당 새 당명 ‘국민의힘’ 전국위서 확정(종합)

    안철수 ‘국민의당’ 유사 의견정청래 등 도용 주장 논란도미래통합당이 2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국민의힘’으로의 당명 개정안과 정강정책 개정안, 당헌·당규 개정안 등을 최종 의결한다. 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새 당명으로 ‘국민의힘’을 제시했고 전날 상임전국위원회도 원안대로 통과됐다. 다만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과 유사한 데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과 최민희 전 의원 등 여권에서 도용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공모서 ‘국민’ 가장 많이 제안돼” 이날 전국위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라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의결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전국위원 약 500명을 대상으로 ARS 형식으로 진행한다. 새 당명은 공모에서 가장 많이 제안된 키워드인 ‘국민’을 토대로 새 당명을 만들었다는 게 통합당의 공식 설명이다. 통합당 계열 정당 중 당명에 ‘당’(黨)을 과감하게 없앤 첫 시도이기도 하다. 전국위에 부의된 안건은 ‘한국형 기본소득’과 부동산 공급 확대 및 금융규제 완화 등의 내용이 담은 새 정강정책과 함께 ‘국민의힘’ 당명 개정안, 상설위원회인 ‘국민통합위원회’, ‘약자와의동행위원회’ 신설을 위한 당헌 개정안 등이다. 당초 정강정책 개정안에 포함됐던 ‘4선 연임 금지’ 조항과 ‘기초의회·광역의회 통폐합’ 방안은 전날 의원총회 의견 수렴을 거쳐 상임전국위 안건에서 제외됐다.의총서 일부 “좌파단체가 썼던 이름” 앞서 지난달 31일 비대위가 새 당명 관련 의견수렴을 위해 소집한 온라인 의원총회에서는 새 당명을 둘러싸고 좌파단체가 사용 중인 이름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 3선 의원은 “진영을 초월해 국민을 중시한다는 취지는 좋으나, 좌파시민단체가 썼던 이름을 당명으로 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 같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밝혔다. 좌파단체는 정청래 의원이 2003년 설립한 정치단체 ‘국민의힘’을 일컫는다. 띄어쓰기가 추가된 ‘국민의 힘’도 있었다.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김호일 전 의원이 창당했다가 한 달 만에 해산한 정당이다. 해외 사례도 거론된다. 브라질 중도좌파 성향의 선거연합(Coligacao Com a Forca do Povo·2010∼2016년)으로, 우리 말로 하면 ‘국민의 힘과 함께’다. 이 정당 대표였던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은 이후 탄핵당했다. 우연의 일치로 본다고 해도 당명 개정을 서두르는 과정에서 사전 조사가 미흡했거나 정치적 감수성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당 일각 “왜 하필 국민의당과 유사” 불만정청래 “국민의힘? 명백한 도용” 국민의당 출신 김수민 주도에 볼멘소리 국민의당과 비슷하다는 점에서도 마뜩잖은 시선이 쏟아졌다. 한 참석자는 “하필이면 국민의당과 헷갈리는 이름이냐. 김수민 홍보본부장이 해서 그런 것인가라는 지적이 많았다”고 전했다. 당명 교체 작업을 주도한 김 본부장은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했다. 내년 서울시장 보선을 앞두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영입설이 제기되는 와중에 유사한 당명이 채택된 것에 대한 문제 제기로 보인다. 여권에서는 조롱 섞인 비난이 쏟아졌다. 정청래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국민의힘’은 명백한 이름 훔치기”라며 “17년 전 결성한 우리 시민단체 ‘국민의힘’이 통합당의 새 당명으로 거론되는 것에 유감이고 불쾌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도 “빼끼기(베끼기) 대왕? 부결될 듯”이라며 도용 의혹을 제기했고, 최민희 전 의원은 “국민의힘은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분화하면서 명계남 선생과 정청래 의원이 만들었던 단체”라고 지적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 코로나 음성 판정…업무 복귀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 코로나 음성 판정…업무 복귀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1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진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최 수석은 이날 오후부터 업무에 복귀했다. 최 수석은 전날 청와대에서 근무하던 중 미열이 나는 것을 느끼고 체온 측정을 했다. 한 차례는 정상 체온을 넘기는 수치를, 한 차례는 정상 체온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방역 조치에 만전을 기하고자 귀가 조치했고, 최 수석은 같은 날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았다. 이에 따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 예방 일정을 취소한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도 불참했다. 지난달 10일 문재인 정부의 네 번째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발탁된 최 수석은 80년대 학생운동권 출신인 86그룹의 대표급 주자다. 동국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경기 남양주에서 풀뿌리 민주주의 운동을 하다가 2004년 탄핵사태 와중에 치러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19대까지 남양주갑에서 내리 3선을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국민의 짐, 국민의 적?”...미통당 새 당명 정청래 조롱

    “국민의 짐, 국민의 적?”...미통당 새 당명 정청래 조롱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1일 당명과 정강·정책 개정을 놓고 “당이 변화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제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며 의원들에게 동의를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유튜브를 이용해 비대면으로 열린 의원총회에서 “우리 당은 과거 탄핵의 아픔을 경험하고 선거에서 계속 패배를 맛봤으며, 지난 4월 엄청난 패배를 하면서 위기 상황에 봉착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개정 당명인 ‘국민의힘’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경주했다”면서 “처음 들으면 생소하고 잘 부르기 힘든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비대위에서 마련한 당명과 정강·정책 등이 여러분 개개인의 성향에 잘 맞지 않는 부분도 있으리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만약 여기에서 균열이 생겨 ‘그러면 그렇지. 저 당이 그럴 수 있느냐’ 이런 소리를 절대 들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국민의힘’이란 당명이 자신이 예전에 만들었던 것이란 주장을 이어나갔다. 정 의원은 이날 “17년전 몸담았던 생활정치 네트워크 국민의 힘이 무도한 미통당에 의해 조롱당하고 있다”며 “국민의 짐, 국민의 적, 국민의 똥, (일본)국민의 힘, 국민의힘(빼는당), 사기의 힘, 철판의 힘, 재산의 힘, 적폐의 힘, 수구의 힘, 퇴행의 힘, 국민의 휨, 그리고 구개음화 현상에 따른 국민의심까지…”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힘 전 대표는 정청래고 국민의 힘 현 대표 김종인?”이냐고 비꼬면서 김 위원장을 ‘이당저당 김종인선생’이라고 희화화했다. 조수진 미래통합당 의원은 “새 당명 ‘국민의힘’이 무엇보다 ‘힘’이 느껴져서 좋다”며 “정당의 약칭을 마음대로 부르지 않게 하는 것도 지금 시대엔 필요하며, ‘국민의힘’은 약칭이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또 “‘국민의 힘’이란 용어가 ‘강원도의 힘’ ‘영남의 힘’ ‘충청의 힘’ ‘중원의 힘’ 등으로 어디서든 변형이 가능하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라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정청래 의원이 과거 자신이 했던 모임 이름을 베꼈다고 주장하지만 정 의원이 주장하는 ‘국민’과 보편적인 상식을 지닌 ‘국민’과는 다르다”며 “1955년 해공 신익희, 유석 조병옥 박사가 창당했던 민주당과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이 완전히 다른 딴정당인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강남순의 낮꿈꾸기] 정치·기독교·미디어, 그 파괴적 삼각 동맹

    [강남순의 낮꿈꾸기] 정치·기독교·미디어, 그 파괴적 삼각 동맹

    “드디어 문재인을 벌써 하나님이 폐기처분했어요. 지금 대한민국은 누구 중심으로 돌아가냐, 전광훈 목사 중심으로 돌아가게 돼 있어…. 하나님 꼼짝 마.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 전광훈의 발언이다. 그는 후에 “‘하나님 까불지 마! 나한테 죽어’라는 말의 본심은 ‘문재인 저 ○○ 빨리 죽여 달라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전광훈은 ‘증오의 레토릭’을 애국 행동으로 포장한다. ‘세계기독청’이 완성돼 세계 각처에서 온 사람들의 회비와 면세점 수입까지 계산하면 한 달에 ‘1조원’이 생긴다고 하는 전광훈은 능숙하고 기만적인 기독교 사업가다. 8월 15일 집회에 오지 않으면 “인간으로 살 필요가 없다”며 “주민등록증을 회수”하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혐오와 공포, 이 두 가지가 바로 전광훈 레토릭을 구성하는 핵심이다.그런데 ‘전광훈’은 단지 예외적 존재인가. 유감스럽게도 나는 도처에서 무수한 ‘전광훈들’을 본다. 예수를 내세우면서 자본주의적 욕망을 펼치는 사업을 하는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두 가지, 즉 권력과 물질적 이득이다. ‘전광훈들’과 같이 대중을 선동하는 기독교 사업가는 스스로 자생할 수 없다. 기생해야 하는 다른 권력은 바로 극우 정치와 미디어이다. 극우 정치·기독교·미디어의 기생적 동맹을 드러내는 장면을 보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전광훈이 주도하는 집회에 등장해서 “전광훈 목사님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만세”라고 외쳤다. 이어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 그리고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막강한 정치권력을 행사해 온 황교안이 연단에 등장해서 악수한다. 환호하는 청중 앞에서 세 사람은 미소를 띠며 사진을 찍는다. 극우 기독교 사업가와 정치인이 각자의 권력 확장을 위해서 서로에게 기생하는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이 장면은, 극우 미디어를 통해서 사진과 함께 선동적 제목을 붙인 기사로 확산된다. 이렇게 해서 진실을 왜곡시키고 혐오와 공포의 정치를 확산시키는 극우 정치·기독교·미디어의 ‘파괴적 삼각 동맹’은 비로소 완성된다. 2005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나치가 파괴했던 한 유대인 회당을 방문했다. 교황은 그 자리에서 “독일과 유럽의 역사에서 가장 어두운 시기였던 20세기에, 신이교주의(neo-paganism)에서 태동된 광기적 인종차별주의 이데올로기가 일어나서 유럽의 유대인들을 몰살시키는 정권을 탄생하게 했다”는 말을 했다. 그런데 이렇게 나치 치하에서 벌어진 ‘인류에 대한 범죄’를 ‘신이교주의’ 탓으로 돌려버리는 교황의 말은 당시 히틀러 치하의 정치와 기독교(가톨릭과 개신교)가 맺은 파괴적 동맹관계를 보지 못하게 한다. 마치 전광훈을 ‘이단’으로만 치부하면 한국 기독교의 복합적 문제들이 가려진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히틀러는 자신의 권력 확장을 공고히 하고자 ‘적극적 기독교’라는 이름의 새로운 기독교 운동을 전개하고 1936년 독일의 국가교회를 탄생시켰다. 성서의 자리에 ‘나의 투쟁’이, 십자가의 자리에 꺾어진 십자가 (하켄크로이츠)인 ‘나치 문양’이 대체됐다. 기독교 지도자들은 “나는 독일민족과 국가의 지도자인 아돌프 히틀러에게 충성하고 복종할 것을 맹세합니다. 신이여 도와주소서”라는 선서를 했다. 독일의 기독교인들은 히틀러를 지지하는 다수의 ‘적극적 기독교’의 교인들과 히틀러에게 저항하며 디트리히 본회퍼를 중심으로 구성된 소수의 ‘고백교회’ 교인들로 이분화됐다. 히틀러는 다수 기독교인의 협조와 미디어를 통한 이미지 메이킹으로 권력욕망을 성취했다. 끔찍한 ‘인류에 대한 범죄’가 히틀러라는 한 개인에 의해서만 저질러진 것이라고 보면 안 되는 이유이다. “기독교인들은 나를 사랑한다.” 도널드 트럼프의 말이다. 트럼프는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 아니었다면, 나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조차 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시시때때로 신과 성서를 들먹이고, 교회 앞에서 성서를 손에 들고서 기자들이 사진 찍게 하는 연기를 한다. 자신에게 표를 주었던 극우 기독교인들에게 자신이 성서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자신의 권력은 신으로부터 온 것이라는 이미지를 확인시키는 것이다. 다양한 미디어 장치가 없었다면 트럼프의 이러한 가식적 이미지 메이킹은 확산되지 못한다. 히틀러와 트럼프가 사용한 미디어와의 기생적 동맹 관계는 매우 유사하다. 한편으로는 자신들에게 불리한 것을 통제하고자 “거짓말하는 언론”(lying press)이라는 개념을 시시때때로 차용한다. 그리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 언론을 장악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한다. 히틀러는 ‘국가 대중계몽선전부’를 만들어서 요제프 괴벨스를 장관으로 임명했다. 괴벨스는 이 부처를 통해서 신문, 잡지, 책, 공공 집회, 예술, 음악, 영화, 라디오 등을 통제하고 나치 정권을 확고히 하는 기능을 하도록 했다. 모든 미디어를 나치 정권의 권력 확장을 위한 도구로 만드는 다양한 전략을 사용한 것이다. 트럼프도 트위터와 페이스북이라는 뉴미디어를 통해 자신에게 불리한 언론을 불신하도록 선동하고 유리한 것만을 부각하는 방침을 쓰고 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의 맨 앞장에 선 한국의 보수 기독교인들은 여성·난민·성소수자·타 종교·‘빨갱이’ 혐오 등 혐오 정치를 기반으로 극우 보수 정치인들과 공동 전선에 선다. 이러한 기독교인들은 이명박 ‘장로’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힘을 모았고, 지금은 현 대통령을 ‘종북 빨갱이’라며 탄핵을 외쳐댄다. 히틀러는 유대인, 외국인, 성소수자, 공산주의자에 대한 혐오를 무기로 삼았다. 트럼프도 난민·흑인·외국인·여성·이슬람·성소수자 혐오 등 다양한 혐오의 가치를 무기로 삼는다. 혐오의 대상을 ‘위협적 존재’로 부각하는 전략은 매우 유사하다. 위협적 존재를 ‘공동의 적’으로 삼은 보수적 기독교 지도자들은 히틀러에게, 그리고 트럼프에게 지지를 모아 준다. 지지세력을 결집하기 위해 혐오 가치를 극대화하고 혐오의 대상을 ‘공동의 적’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기독교의 신과 성서를 소환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전광훈’으로 상징되는 한국의 보수기독교 역시 신과 성서의 이름으로 성소수자·난민·타 종교·‘빨갱이’·여성 혐오를 먹고 산다. “중국이 기독교를 박해해서 하나님이 화가 나 전염병으로 중국을 심판한다” 또는 “차별금지법 때문에 하나님이 한국을 세균으로 벌을 내린다”라고 설교하는 목회자들이 도처에 있다. 이들은 전광훈과 별로 다르지 않다. 인류의 역사에서 야욕에 찬 정치인들은 언제나 기독교를 이용하고, 비판적 성찰이 부재한 반지성주의에 빠진 기독교인들은 그러한 정치인들과 동맹을 맺은 기독교 지도자의 선동에 넘어가서 이용당한다. ‘전광훈’이라는 이름은 한국 보수 기독교인들의 문제만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다. 한국 사회 전반의 뿌리 깊은 질병을 드러내는 표면적 예일 뿐이다. 전광훈을 ‘이단’으로 규정하고, 전광훈과 함께했던 정치인들이나 정당은 그와 선 긋기를 하고, 그를 ‘문제가 있는 개인’으로만 돌리는 것은 전광훈식의 기독교, 그와의 동맹적 관계를 맺는 정치인들, 그리고 미디어의 파괴적 삼각 동맹이 왜 등장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보지 못하게 한다. 도대체 한국 사회 전반에 어떠한 문제들이 도사리고 있는가. 비판적 물음이 결여된 공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사회구성원이 될 때, 종교·정치 영역에서 비판적 사유를 작동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비판적 사유의 부재, 질문을 억누르는 사회에서 사회 구성원들의 사유기능은 정지된다. 그들은 다만 ‘선동’될 뿐이다. ‘자유’라는 동전의 이면은 ‘책임’이다. 종교적 자유란 이름으로 공공세계에서 무책임한 행동들을 하며 구체적인 사회적 해를 끼칠 때, 그 종교는 개인과 사회에 파괴적이다. 개인의 종교적·정치적 자유는 공공선을 해치거나 타인에게 해를 가하지 않는 최소한의 책임성이 수반될 때 비로소 존중받을 수 있다. 기독교 사업가의 선동에 ‘아멘’을 부르짖는 대중들은 자신의 행위를 성찰하지 못한다. 이미 사유기능을 마비시키는 종교적 마약을 흡입했기 때문이다. 교육·정치·종교·미디어 등 특정한 한 부분에서의 개혁은 사회 전체 개혁의 필요조건이다. 그러나 결코 충분조건이 아니다. 각 영역이 총체적으로 변화돼야 비로소 진정한 변화가 가능하다. 각각의 권력 확장과 이득의 극대화를 위해 뭉친 극우 정치·기독교·미디어의 파괴적 삼각 동맹을 끊어야 하는 이유이다. 그 동맹 관계가 지속될 때 종교는 마약이 되고 미신이 되며, 그 종교가 위치한 사회 속에 성숙한 민주정치와 미디어가 뿌리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모든 개혁은 상호의존적’임을 기억하자. 글 텍사스크리스천대(TCU)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유효기간 평균 5년… ‘변화무쌍’ 보수정당 당명사

    유효기간 평균 5년… ‘변화무쌍’ 보수정당 당명사

    미래통합당(통합당)이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바꾸기로 뜻을 모으면서 ‘미래통합당’이란 당명은 6개월여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주류 보수정당 이름은 6차례 바뀌었다. 최장수 당명은 14년 3개월간 유지한 한나라당, 최단명한 당명은 통합당으로 보수정당의 당명이 유지된 기간은 평균 5년에 불과했다. 현재 보수정당의 실질적인 출발점은 1990년 3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주자유당’(민자당)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당시 여당인 민주정의당, 김영삼의 통일민주당, 김종필의 신민주공화당이 합당한 민자당은 이후 신한국당으로 개명할 때까지 5년여 기간 동안 지속됐다. 문민정부 출범 2년 후인 1995년 김영삼 대통령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등 12·12 군사반란 가담자들을 구속하고 즉시 당의 간판을 바꾼다. 당시 국정 슬로건이었던 ‘신한국 창조’에서 이름을 따 ‘신한국당’으로 고치고 중도 노선을 잡는다. 하지만 정권 말 IMF 외환위기 등 영향으로 지지율이 급락한다. 이와 같은 위기 타개를 위해 1997년 15대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당시 신한국당 총재는 조순 통합민주당 총재와 손을 잡고 신설합당으로 ‘한나라당’을 만든다. 보수정당 가운데 처음으로 순우리말 당명을 썼다. 정권 재창출에 실패하며 10년간 야당으로 머물렀음에도 때로는 여당을 압도하는 당세를 유지했고 결국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킨다. 14년 넘게 지속된 한나라당은 2012년 19대 총선을 준비하며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꿨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추락하는 상황에서 전면적인 쇄신을 내세웠고, 당색까지 보수정당의 상징처럼 굳어져온 파란색을 버리고 빨간색으로 갈아입었다. 그 결과 정권 재창출엔 성공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태로 탄핵당하면서 새누리당은 5년만에 간판을 내린다. 탄핵에 찬성한 비박계가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하면서 새누리당은 크게 쪼그라든다. 하지만 바른정당이 과반 탈당을 이루지는 못하면서 본류는 새누리당에 남는다. 새누리당은 보수 성향을 강화한 ‘자유한국당’(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19대 대선을 치렀지만 더불어민주당에 정권을 내줬다. 한국당은 대선에 이어 2018년 지방선거, 재보궐 선거 등에서 잇따라 참패한 끝에 결국 지난 4·15 총선을 앞두고 바른정당의 후신인 새로운보수당 등과 합당해 통합당을 창당했다. 통합당은 창당 당시부터 임시로 지어진 당명으로 출범 5개월 후 국민 공모 등을 거쳐 국민의힘을 당명으로 결정했다. 한편 통합당은 31일 비상대책위원회와 온라인 의원총회를 통해 결정된 새 당명 최종 후보안을 다음달 1일 상임전국위원회와 2일 전국위원회에 상정해 최종 의결한다. 통합당은 새 당색과 상징도 추가로 준비해 다음달 둘째 주쯤 공개할 계획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안철수, ‘국민의힘’ 당명 변경에 “합당 아냐”, 김종인은 “새 기회”(종합)

    안철수, ‘국민의힘’ 당명 변경에 “합당 아냐”, 김종인은 “새 기회”(종합)

    안철수 “‘국민의힘’? 국민의당과 다를 것”미래통합당이 6개월 만에 당명을 ‘국민의당’으로 변경하는가운데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당명 및 정강·정책 개정과 관련해 “위기에 당면해 변화를 통해 새 기회를 창출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통합당은 다음달 2일 전국위원회 등을 거쳐 최종 결정하겠다고 입장이지만 이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당명 변경 신청을 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과 당명이 유사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안 대표는 “합당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민의당은 당명을 변경하는 통합당을 향해 “중도 코스프레 하지 말고 실제로 혁신하라”로 압박했다. 6개월 만에 최단명 간판 ‘미래통합당’박근혜 탄핵 후 세번째 간판 교체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통합당 지도부는 이날 ‘국민의힘’을 새 당명으로 결정했다. 이로써 지난 2월 내걸었던 ‘미래통합당’이란 간판은 불과 반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보수당 역사에서 최단명 기록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만 벌써 세 번째 간판 교체다. 이번에는 보수당의 잦은 당명 변경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당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를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새 당명 ‘국민의힘’을 소개했다.김종인 “변화 통해 새로운 기회 포착 않으면 당 존립 문제 있어” 그는 “우리 당이 총선을 계기로 굉장히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변화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지 않으면 당의 존립에 문제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명과 정강·정책 개정을 추진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우리 당은 과거에 기득권을 보호하고, 있는 자의 편에 서는 정당으로 인식됐다. 시대 변화에 맞는 국민 의견을 제대로 섭렵해서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국민으로부터 거리 두는 정당으로 생각됐다”면서 “정강·정책은 시대적 상황을 담아 제시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의원들에게 “정강·정책과 당명에 대한 긍정적 호응을 기대한다”면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우리 당이 새롭게 태어났다는 모습을 보여주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동안 통합당은 당명 공모 등 과정에서 접수된 키워드 등을 반영해 후보군을 좁힌 뒤 당명 공모 과정에서 가장 많이 접수된 키워드였던 ‘국민의힘’을 유력하게 검토해왔다. 이후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은 당명 공모에서 ‘국민’이라는 키워드가 가장 많이 제안된 점 등을 고려, 국민의힘을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수민 홍보위원장은 국민의힘 외에도 한국의당, 위하다 등 세 가지 당명을 최종 후보로 비대위에 보고했다. 통합당은 이날 오전 온라인 의원총회를 통해 새 당명을 추인한 뒤 새달 1일 상임전국위와 2일 전국위를 거쳐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새롭게 변경하는 당명 ‘국민의힘’이 국민의당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염두해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당명 개정을 이끄는 김수민 홍보위원장이 국민의당 출신인 점도 논란이 됐다.주호영 “국민의당과 통합,안철수 대표 선택에 달려” 주 “같이 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밝혀”“文정권 폭주 저지, 통합당과 생각 같아” 실제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지난 27일 국민의당과 통합 문제에 대해 “같이 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의견을 밝혔고, 이제는 안철수 대표나 국민의당의 선택에 달린 것 같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전화 인터뷰에서 “안철수 대표의 경우 발언 등을 보면 문재인 정권이 대단히 잘못하고 있고, 폭주를 저지해야 한다는 점은 (통합당과) 생각이 같은 것 같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또 “통합된 경선이, 서울시장이 되든 대선이 되든 안철수 대표가 갖고 있는 독자적 지지 세력에다 우리 당 지지 세력까지 합치면 확장력이 있고 훨씬 더 선거를 치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선관위, 유사당명 판단해야…‘국민’ 들어가면 다 합당? 합당 아냐” 서울시장 영입설에도 安 “전혀 검토 안해” 이에 대해 안철수 대표는 통합당과 분명히 선을 그었다. 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우선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유사당명인지 아닌지 판단이 있을 것 아닌가”라면서 “국민의당과는 다르지 않겠나”라고 했다. ‘통합당의 새 당명이 국민의당과 합당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일각의 반응에 대해서는 “그런 논리라면 ‘국민’이 들어간 모든 당이 합당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안 대표가 최근 통합당으로 넘어간 국민의당계 인사들과 회동한 사실에 대해서는 “최근 식사한 적은 있다”면서도 “전혀 정치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통합당의 ‘서울시장 후보 영입설’에 대해서도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통합당의 새 당명으로 바꾸는 데 대해 기자단 공지를 통해 “중도정당, 실용정당이 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평가하지만, 당명변경과 함께 실제 내용이 변경하고 혁신하길 바란다”고 밝혔다.안철수 “코로나 재확산, 쿠폰 뿌려댄 정부 책임”“의대 추천 입학? 의료계 돌팔이 천지될 것” 한편 안 대표는 이날도 문재인 정권에 비판적 논조를 취했다. 안 대표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재확산과 관련해 “대통령께서는 남 탓하고 특정 집단에 죄를 뒤집어씌우는 갈라치기, 여론몰이 정치를 중단하라”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2차 확산의 책임은 안일한 인식으로 국민들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보낸 대통령의 신중치 못한 발언, 그리고 임시공휴일을 만들고 소비 쿠폰을 뿌려댄 정부에 있다는 것을 통감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의대 입학과 관련해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하려고 했다니, 이 정권 사람들의 자녀와 친인척, 이 정권의 진영에 끈 닿는 사람들끼리만 천년만년 잘살아 보겠다는 것인가”라며 “차라리 대놓고 공정과의 전쟁을 선포하라”고 말했다. 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부정입시 논란을 겨냥, “엉터리 가짜 증명서, 추천서로 의대에 입학시킨다면 우리나라 병원과 의료계는 돌팔이 천지가 될 것”이라며 “의료에 대한이 정권 사람들의 무지와 무식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현재 자녀 입학 비리 의혹 등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조 전 장관 부부는 지난해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 당시 딸 조민씨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 고교 재학시절 의학영어논문 제1저자 등재 의혹, 유급 논란에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 특혜 의혹이 불거져 큰 사회적 혼란이 야기됐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국민의힘, 시민단체 이름 도용? 정청래 “불쾌하다”

    국민의힘, 시민단체 이름 도용? 정청래 “불쾌하다”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는 31일 ‘국민의힘’을 새 당명으로 결정했다. 국민의힘 외에도 한국의당, 위하다 등 세 가지 당명이 최종 후보에 올랐으나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은 당명 공모에서 ‘국민’이라는 키워드가 가장 많이 제안된 점 등을 고려, 국민의힘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은 이날 오전 11시 온라인 의원총회를 통해 새 당명을 추인한다. 이어 다음달 1일 상임전국위와 2일 전국위를 거쳐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미래통합당의 새 당명을 두고 “명백한 이름 훔치기”라며 비판했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17년 전 결성했던 우리의 시민단체 ‘국민의 힘’이 통합당의 새 당명으로 거론되는 것에 심히 유감이고 불쾌하다”며 “당신들은 이 이름을 사용할 자격이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생활정치 네트워크 ‘국민의 힘’은 나와 많은 회원들이 2003년에 발족한 시민단체 이름이다. 내가 초대 공동대표를 맡았던 단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통합당 세력은 국민의 힘에 의해 탄핵을 받았던 자유한국당의 후신 아닌가.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후예들 아닌가”라며 “‘국민의 힘’에 의해 탄핵당한 세력들이 ‘국민의 힘’을 당명으로 사용하는 코미디가 어디 있나”라고 했다. 이어 “계속 조롱당하기 전에 ‘국민의 힘’ 당명 추진을 중단하라”며 “‘국민의 힘’이란 당명은 국민의 힘에 의해 다시 탄핵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조국이 허위사실 유포해 윤석열·KBS 기자 명예훼손” 고발

    “조국이 허위사실 유포해 윤석열·KBS 기자 명예훼손” 고발

    시민단체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허위사실을 유포해 윤석열 검찰총장과 KBS 기자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법세련은 31일 기자회견에서 “조 전 장관은 이달 9일 페이스북에 ‘검찰 수뇌부가 집권 여당의 총선 패배 후 대통령 탄핵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는 주장을 올렸는데 이는 허위사실”이라며 “수뇌부에 검찰총장이 포함되는 만큼 윤 총장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달 23일에는 페이스북에서 ‘KBS 법조팀장은 송경호를, KBS 기자는 한동훈을 언급하면서 김경록 프라이빗뱅커(PB)를 압박했다는 것’이라는 주장을 폈는데, 사실 확인을 하지 않고 허위사실을 유포해 KBS 기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었던 한동훈 검사장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이었던 송경호 여주지청장은 당시 조 전 장관의 가족 비리를 수사했다. 또 언급된 조 전 장관 부부의 자산관리인이었던 김 PB는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한 때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하드디스크 등 관련 증거를 숨긴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공공의대 게이트’ 진상규명하라”…청와대 국민청원 등장

    “‘공공의대 게이트’ 진상규명하라”…청와대 국민청원 등장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의대 신설 계획에 심각한 절차적·도덕적 결함이 있다며 이를 ‘공공의대 게이트’로 규정하고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이른바 공공의대 게이트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지난 27일 올라온 청원글은 30일 오후 3시 현재 6만 7000여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공공의대에 관한 정책 결정과 추진 과정에서 심각한 절차적, 나아가서는 도덕적 결함이 있는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바”라고 밝혔다. 청원인은 남원시가 소속 공무원들에게 공공의대 관련 설문조사에 강제로 참여토록 했다는 언론 보도와 남원시가 공공의대 설립 부지의 44%에 대해 이미 토지 보상을 마쳤다는 보도 등을 ‘공공의대 게이트’의 근거로 첨부했다. 또 공공의대 입학생 일부를 중립적인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추천하도록 하겠다는 보건복지부 설명과 관련해 추천위원회에 전문가 외에도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청원인은 시민사회단체의 추천위원회 참여에 대해 “무엇보다 공정해야 할 입시에서 마치 현대판 음서제도를 연상케 한다”고 비판했다.(다만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공공의대 후보 학생을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가 참여하는 중립적인 추천위원회가 추천한다’는 내용이 담긴 카드뉴스를 삭제 조치했다. 정확한 설명을 담지 못한 정보가 남아 있어 혼란을 끼쳤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보완설명을 통해 “시·도지사나 시민단체 추천을 통해 공공의대에 입학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학생 선발은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는 원칙에 입각해 구체적인 선발 방식을 국회 법안 심의 과정을 통해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청원인은 “이 엄중한 코로나19 시국에 굳이 당장 실효성도 없는 정책을 기습 발표하고, 의사 총파업을 앞둔 지금까지 철회는 힘들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이유가 혹시 현재 추진 중인 현대판 음서제도로 인해 수혜를 입을 수많은 이해 당사자들 때문이지는 않을지에 대한 강력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이전 정권은 입시비리(정유라 이화여대 입학 비리)로 인해 시작된 의혹이 거대한 파도가 되어 대통령 탄핵이라는 결과가 나타났다”면서 “이 법안에 얽혀있는 수많은 이권과 이해 당사자들을 통틀어 저는 ‘공공의대 게이트’ 라고 명명하고 싶다. 즉각적이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고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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