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구도 촉각’ 우리당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판결보다 탄핵 이후 정국구도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헌법재판소 결정 방식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탄핵 기각 내지 각하를 기정사실화하고 노 대통령의 법적지위 회복 이후 정국 정상화를 위해 당·청,당·정,그리고 대야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등을 고민하고 있다.
가닥은 잡혔다.4·15총선에서 드러난 ‘싸우지 않는 정치,민생경제를 살리는 정치’에 전념한다는 것이다.지난 주말 정동영 의장 주재로 열린 경제자문단 회의에서 탄핵 이후 여권 수뇌부의 행보는 일단 경제안정에 무게를 둔다는 쪽으로 정리됐다.
정 의장은 9일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경제와 헌재 탄핵심판은 불가분의 관계”라면서 “(탄핵심판 이후)지난 두달 동안의 불안정한 상황이 해소되길 기대한다.”고 대통령 복귀를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면서 재검토론이 급부상하고 있는 이라크파병 문제는 물론 부안 핵폐기장 문제,평택 미군기지 이전문제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현안들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국민통합실천위원회’를 당내에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여하튼 정치개혁과 민생안정을 위한 당·청,당·정,대야관계는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예상된다.내치(內治)는 내각에,정치는 당에 위임하고,청와대는 국정개혁과제 추진에 전력한다는 통치권자의 국정운영 방향이 당·청 및 당·정관계 정립에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이와 관련,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천정배 후보는 당·청 관계를 ‘대등한 수평적 관계’로,이해찬 후보는 ‘안정적 국정운영’을 강조하고 있어 미묘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여야 관계도 변화할 전망이다.두 원내대표 후보 모두 싸우지 않는 상생의 정치를 외치고 있으나 국가보안법 폐지,정간법 개정문제,이라크 추가파병 최종결정 등 언제든 터질 수 있는 뇌관을 어떤 식으로 풀어가느냐에 따라 변화의 모습은 그려질 것 같다.
박현갑기자 eagledu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