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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영숙칼럼] 어느 독립운동가의 딸

    [임영숙칼럼] 어느 독립운동가의 딸

    독립운동가의 딸인 김순희(72)씨에게 지난 8월은 우울한 달이었다. 광복 60주년이라지만 아버지가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회주의계열 독립운동가였던 아버지의 명예회복을 위해 보훈처에 관련자료와 탄원서를 냈으나 ‘해방 이후 행적 불분명’이란 이유로 포상 대상에서 탈락됐다는 통고만 받았다. “심사위원님들께서 이 글을 읽어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저는 고 김유성씨의 5녀로 김순희라고 합니다.…1996년 6월 6·10만세 운동 70주년 기념학술회의가 열린 세종문화회관에 가서 책자에서 아버지 성함을 발견하고 감사하였습니다.…2004년 9월 신문에서 보훈처 포상보류 좌익 항일운동가 113명의 명단에서 아버지의 이름을 보고 고민하였습니다.…제 나이 이제 72세로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내 살아 생전에 아버지 명예회복해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이 글을 올리니 살펴봐 주십시오.” 김 할머니가 지난 봄 탄원서와 함께 심사위원들께 올린 글은, 김 할머니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2년 전 “내가 언문이라도 쓸 줄 알면 내 살아온 이야기를 책으로 쓸텐데…”하며 딸에게 들려준 이야기와 자신의 어린시절 기억을 살려 쓴 것이다. 그래서 이 글은 아버지·어머니께 올리는 편지로 시작된다.“…이제 아버지보다 더 나이를 먹어버린 딸이 되었습니다. 두 분의 애틋한 사연과 통한의 세월들을 저의 가슴 속에 묻은지 43년이 지났습니다.…애국가만 흘러나오면 나는 아버지를 느낍니다. 가슴으로, 온 몸으로 나라를 사랑하셨던 아버지를. 사랑합니다.” 이글에 따르면 김 할머니의 아버지 김유성(1893∼1950)씨는 집안의 노비를 풀어주고,6·10만세와 조선공산당 사건으로 3년 반 옥고를 치르고, 광주학생운동의 발단이 된 사건으로 체포돼 부당한 구타를 당하는 한국인 학생의 구명운동을 펼치고, 창씨개명을 거부해 초등학교에서 무기정학을 당했던 딸이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자 링컨 대통령의 사례를 들어 위로해주고, 거지를 집안에 들여 따뜻한 밥과 국을 대접하고, 허백련·김철·신익희 선생과 교분을 나누며 시조창과 판소리·서예 등을 즐기고, 보도연맹에 가입했다가 죽을 고비를 넘기고,6·25 때 잠시 인민위원장을 맡았으나 경찰과 군인 가족을 보호하다가 회색분자로 몰리고, 자식들에게 정치에 관여하지 말 것을 유언하고 선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었던,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고자 했던 한 낭만적인 민족주의자의 모습을 따스한 체온과 함께 전해주는 글을 읽으며 글 쓰기의 중요성을 새삼 다시 생각해본다. 님 웨일스가 ‘아리랑’을 쓰지 않았다면 저 강인한 지성과 뜨거운 가슴의 혁명가 김산(1905∼1938·본명 장지락)을 지금 우리가 기억할 수 있었을까? 파출부로 일하며 살고 있는 김 할머니는 “평생 욕심 없이 지내왔는데 아버지 명예회복을 바라는 마음에 처음 욕심을 가져보았다. 독립유공자 인정은 못 받았지만 내 죽으면 아무도 기억 못할 아버지·어머니 이야기를 글로 써서 후손들이 알게 되었으니 이제 여한이 없다.”고 말한다. 개인의 기억이 모이면 역사가 된다. 특히 이념, 주체, 노선 등 다양한 특징을 지닌 우리 독립운동사의 온전한 복원을 위해서는 더 늦기 전에 그 시대를 산 각 개인의 기억들이 기록돼야 한다. 제2, 제3의 김 할머니가 등장하기를 기대하며 그들의 소박한 소망이 실현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논설고문 ysi@seoul.co.kr
  • 유무죄?… 법정공방 7시간 배심원 평결, 재판부 뒤집어

    유무죄?… 법정공방 7시간 배심원 평결, 재판부 뒤집어

    2007년 ‘국민 사법참여재판’ 도입을 앞두고 실제 일어났던 살인사건을 기초로 한 모의재판이 3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이번 재판에는 일반 시민들이 배심원으로 참여,7시간 동안 검사와 변호사의 법정공방을 진지하게 지켜본 뒤 피고인들의 유·무죄를 판정했다. 이날 이용훈 대법원장 지명자와 한승헌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장이 방청석에 앉아 20여분간 재판 과정을 살피기도 했다. ●치열한 공방에 배심원들 고심 사건은 여비서와 불륜관계였던 피고인 박정훈(가명)씨가 운전기사이자 5촌 조카인 박근배(가명)씨를 시켜 골프연습장 강사와 맞바람을 피우던 부인 고경숙(가명)씨를 살해했다는 내용이었다. 박근배씨는 박정훈씨로부터 살해 청탁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살인을 사주받았다면 박근배씨의 죄는 경감된다. 검찰은 박정훈씨가 살해를 교사하고 해외출장을 가서도 독려하는 전화를 했다며 통화내역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또 박근배씨로부터 “사장님이 1000만원을 주며 잘 처리해 주면 평생 잘살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다.”는 증언을 받아냈다. 고경숙씨의 여동생은 “형부가 운영하는 회사의 지분 60%가 언니 소유이고 언니가 사망하면 소유권을 형부가 갖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변호인측은 박정훈씨가 박근배씨에게 준 1000만원은 고씨의 내연남인 이성택(가명)씨에게 관계 정리 대가로 전달하라고 준 돈이었고 해외에서 전화를 건 이유는 이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고경숙씨와 내연관계였던 박근배씨가 또 다른 내연남에게 질투를 느껴 고씨를 살해한 치정에 의한 단독범행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엄마도 없는데 아빠까지 없으면 살 수 없어요.”라는 박정훈씨 아들의 탄원서까지 제시하며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검찰은 피고인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배심원단 “유죄” 재판부는 “무죄” 배심원 9명은 2시간 가까이 토론한 끝에 8대 1로 박정훈씨의 살해 교사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무죄를 주장한 배심원 1명은 “돈이 많은 사람도 명품을 선물하는 건 크게 마음먹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라는 이유를 든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고씨가 운전기사에게 명품을 선물했다면 내연관계임이 분명하며 치정에 의한 단독범행이라는 나름대로의 논리였다. 개인적인 경험과 상식이 평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드러났지만, 휴정 시간에 상영된 ‘미국의 배심제도’ 비디오에서도 “배심원에게 요구하는 것은 바로 상식”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배심원단의 의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박씨와 고씨가 관계를 회복하려고 노력하고 있었고, 박근배씨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는 이유였다. 재산관계와 관련해서도 피해자가 회사에 관심이 없었고, 이혼 때 재산분할 청구를 하면 박정훈씨가 회사를 완전히 빼앗길 우려는 거의 없다는 점도 고려됐다. ●실제 판·검·변호사·배심원 참여 실제 사건 내용의 몇 가지 사항을 변경, 재판이 진행됐지만 재판장과 검사·변호사는 실제 인물이었다. 이혜광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홍동기·김경란 판사, 대검연구관인 이완규 검사, 이종오·진간재·최수령 변호사가 나섰다. 배심원들은 서울 서초구 주민들로 무작위로 뽑혔다. 재판 전날 재판부와 검사·변호사 앞에서 면접을 봤다. 배심원으로 참가한 50대 여성은 “처음 법원에서 출석 희망 여부를 물었을 때 쑥스러워 안하려 했었다.”면서 “해외에서도 시행되는 이 제도가 빨리 들어왔으면 좋겠고, 개인적으로 자부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매향리 사격장부지 소유권 반환 탄원

    31일 한국 정부로 관리권이 이양되는 경기도 화성시 매향리 사격장 인근 주민들이 1968년 당시 사격장 부지로 토지를 강제 수용당했다며 국방부에 토지소유권 반환 탄원서를 냈다. 매향리 주민들의 탄원서 제출은 지난 1월 매향 1·5리 주민 56명이 국방부와 청와대에 탄원서를 낸데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매향 1·2·3·5리 주민 96명은 지난 26일 국방부에 낸 탄원서에서 “매향리 주민들은 1968년 아무런 항거도 못한 채 삶의 터전이던 논과 밭을 사격장 부지로 빼앗겼다.”며 “사격장이 폐쇄된 만큼 토지주나 그 후손들에게 땅을 되돌려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보상에 관한 법률(제48조)’에 사업시행자는 토지나 물건의 사용기간이 만료되거나, 그밖의 사유로 사용할 필요가 없게 되면 토지나 물건을 원소유자 또는 그 승계인에게 반환토록 한다는 규정을 근거로 제시했다.화성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연천읍 이장協 ‘사격장 이전’ 탄원서

    경기도 연천군 연천읍 이장협의회는 28일 연천읍 옥산리 사격장 이전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정부에 제출하면서 접경지역 주민들의 피해를 보상할 ‘국가안보부담금’ 제정을 요구했다. 이장협의회는 탄원서에서 “수도권에 물을 공급하는 상수원지역에 물 부담금을 지원하는 것처럼 접경지역에 국가안보부담금을 지원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국가안보의 이익은 국민 전체에 돌아가지만 국가안보시설로 인한 불이익은 군사시설보호지역 주민만 받고 있어 이 불이익을 국민이 분담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장협의회는 또 군부대 사격훈련으로 발생하는 소음으로 불면증과 정서불안, 주택 균열, 가축 낙태 등 각종 피해가 발생해 해마다 주민 1000여명이 고향을 떠났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연천군 일대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군부대 동의 없이는 어떤 개발행위도 불가능하며, 이로 인해 6·25전쟁 직후 7만명이던 연천군 인구가 5만명으로 줄어드는 등 ‘불모의 땅’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사형수 60명 무기로 감형을”

    ‘8·15 대사면’을 앞두고 사형수의 감형을 요구하는 종교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종교계의 오랜 숙원인 사형제도 폐지 관련 법안이 국회에 상정된 상황에서 이번 대사면을 통해 현재 수감 중인 사형수들을 먼저 무기수로 감형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치권에서도 사형제도 폐지 관련 특별법 제정 움직임이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어 대사면 이후 사형제도 폐지가 앞당겨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사형제도 폐지 ‘한목소리’ 3일 종교계에 따르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천주교주교회의·대한불교조계종을 비롯, 원불교·천주교·민족종교·성균관 소속 성직자 등 7개 종교가 중심이 돼 발족한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범종교연합’이 최근 8·15 대사면을 앞두고 현재 복역 중인 60명의 사형수를 무기수로 감형해줄 것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노무현 대통령과 천정배 법무부 장관 앞으로 보냈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사형은 분명히 반생명적이며 반인권적인 제도로서 폐지돼야 하며, 유엔 인권위원회와 국제앰네스티도 사형집행 유보와 사형 폐지를 강력히 권고·요청했다.”면서 “사형 폐지 법안에 대한 국회 논의 이전에 이번 대사면시 사형수를 무기수로 감형해줄 것을 탄원한다.”고 밝혔다. 정치권도 사형제도 폐지 추진에 긍정적이다. 지난 15·16대에 이어 17대 국회에도 의원입법으로 발의,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된 사형폐지특별법은 과반수가 넘는 여야의원 175명의 서명을 받았다. 또 법제사법위원 과반수 이상이 사형 폐지에 서명함에 따라 폐지 논의가 보다 진지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KNCC인권위원회 황필규 목사는 “사형 폐지에 대해 정치권이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기 때문에 특별법 제정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앞으로 대통령 및 법무부장관 면담, 서명운동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폐지 신중론에도 귀기울여야 종교계와 정치권이 사형 폐지로 의견을 모으고 있지만 시기상조론과 신중론도 여전히 제기된다. 상당수 법학자들은 사형제도는 합헌이며 사형의 존치가 형벌 목적과 부합한다고 주장한다. 또 사형제도 폐지는 국민의 법감정에 반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동기 없는 흉악범 등이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형 폐지는 일반국민의 법감정이나 도덕관념에 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최근 수년간 국정홍보처 등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사형 폐지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아직도 끝나지 않은 ‘식민의 고통’

    아직도 끝나지 않은 ‘식민의 고통’

    지난 2월 일본 교토부 재일본 대한민국민단과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가 한 지역에 관한 문제로 공동 탄원서를 냈다. 과거 정치적 입장을 돌이켜 볼 때 비록 전체 규모는 아니지만 이들 단체가 손을 잡았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다. 여기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이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해 국회의원들이 나서기도 하고, 자발적인 모금 운동이 펼쳐지기도 했다. 지난 5일 유엔인권위원회는 이곳을 방문해 일본 내 소수민족 차별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마지막 조선인 징용촌으로 최근 철거 위기를 맞고 있는 일본 교토 우지시 우토로 51번지가 그 곳이다. EBS가 우토로 51번지의 삶을 밀착 취재했다.21일 오후 10시 ‘ EBS스페셜’을 통해 ‘빼앗긴 60년, 우토로 조선인의 눈물’이 방영된다. 지금도 식민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우토로 사람들을 통해 해방 60년 이후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한 한·일 양국의 과제와 미래를 짚어보자는 취지. 우토로 51번지에는 1941년 일본 체신성 비행장 건설을 위해 강제징용된 한인과 그 후손 65가구 203명이 모여 살고 있다. 지난 2000년 일본 최고재판소는 무단점유를 이유로 우토로 거주자들에 대해 강제 퇴거명령을 내렸다.EBS는 우토로 거주자들이 왜 쫓겨날 운명에 처했는지, 반세기가 넘도록 한·일 정부로부터 어떻게 방치됐는지를 생생한 증언으로 담았다. 우토로의 삶은 열악하다. 한·일협정 배상 대상에 오르지도 못했다. 충분한 식수도 공급되지 않을 뿐더러 하수처리 시설도 없다. 행정 영역이 닿지 않은 ‘섬’ 같은 존재. 병을 앓는 노인이나 생활보호대상자를 제외하곤, 고령의 노인이라도 일을 해야 한다. 재일동포들이 연금에서 차별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EBS는 고령자 연금투쟁을 이끌고 있는 현순임(78)씨와, 그를 취재하며 ‘재일동포 차별’에 대한 책까지 냈던 마이니치신문의 나카무라 기자를 만나보기도 한다. 또 우토로처럼 강제 퇴거 상황에 놓였던 교토 40번지의 삶을 기록한 사진작가 신동필씨와 함께 기억 속에 사라진 역사의 현장을 살펴본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열린세상] 법조계 우먼파워/김화진 법무법인 율촌 미국변호사

    얼마 전 미국의 유명한 대학총장이 과학과 공학 분야에서 여성의 활동이 저조한 이유는 성별에 따른 역할을 강제하는 사회화 과정 때문이 아니라 유전적인 차이 때문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서, 잘 마무리되기는 했지만 곤욕을 치렀다. 우연찮게 이 대학은 여성들의 힘든 역정을 보여주는 역사를 가진 대학이다. 법대의 여성사를 보자. 1871년 당시 미국에는 여성 법률가가 세 사람이었다.1870년에 에이더 케플리는 노스웨스턴법대에 지원해서 입학허가를 받았고 미국에서 법대를 졸업한 최초의 여성이 되었다.1871년에는 헬렌 소여가 하버드법대(HLS)에 지원서를 제출했는데, 학교는 장시간의 논쟁 끝에 그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1872년에는 수전 앤서니가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했다는 이유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배심원들은 물론 전원 남성이었다.1873∼4년에 연방대법원은 일리노이주에서 여성이 변호사 개업을 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여성의 대법원 변호사 자격도 인정되지 않았다. 1878년에는 이름이 잊혀진 한 여성이 다시 HLS에 지원했다가 입학을 거부당했다.1880년 당시 미국의 여성 변호사 수는 75명이었다.1899년에는 프란세스 키가 HLS에 지원했다. 이번에는 교수진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대학은 이를 거절했다.1900년 현재 미국의 여성 변호사 수는 1010명이었다.1909년 이네즈 밀홀랜드가 HLS에 지원했다. 그녀는 장문의 편지를 교수진과 학교 앞으로 보내 입학의 타당성을 설득했다. 그러나 거절당했다. 1915년에는 15명의 여성이 ‘여성의 HLS 입학에 관한 탄원서’를 총장 앞으로 제출했다. 총장은 남녀공학이 학교에 ‘해로울’ 것이라는 이유로 그를 배척했다. 당시 15명의 탄원자들 중 한 사람이 HLS 교수의 딸이었는데, 이들은 케임브리지여자법대라는 학교를 설립해버렸다. 그러나 교실 두 개로 설립된 이 학교는 지원자가 별로 없어 설립멤버들이 졸업하자 바로 문을 닫았다. 1920년에는 연방헌법 수정 제19조가 제정되어 여성의 연방 차원 투표권이 인정되었다.1930년에는 하버드를 제외한 대다수의 법대가 여학생을 받아들였다. 당시 2203명의 여학생과 3385명의 여성 변호사가 있었다는 통계가 있다.2차 대전 무렵 미국 법대생의 25%가 여학생이었으나 HLS에서의 여학생 비율은 여전히 제로(0)였다. 그러다가 1950년, 마침내 14명의 여학생이 HLS에 입학했다. 학교에는 부랴부랴 여자 화장실이 설치되었다. 여학생의 학생식당 이용은 허락되었으나 1958년까지 기숙사에는 들어갈 수 없었다.21세기 직전인 1999년 현재 HLS 신입생의 43%가 여학생이었으며, 두 사람의 연방대법관과 법무장관을 포함해 미국 법률가의 4분의1이 여성이다.1997년 최초로 여학생이 HLS를 수석졸업했고,2003년에 드디어 여학장이 탄생했다. 물론 이는 스탠퍼드에 비해서는 늦은 것이었다. 예일 법대는 여성 대통령을 배출할 것으로 기대되거나 아니면 벌써 배출했다는 조크도 있다. 의대도 사정은 비슷했다.1847년에 여성이 처음 입학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1945년에야 성사되었다. 경영대학원에도 1963년에 문호가 개방되었고, 하버드대학 여학생 수 제한이 철폐된 것이 1975년이다.1956년에 최초로 여성 정교수가 나왔는데 지금은 전체 교수진의 13% 정도가 여성이다. 긴스버그 대법관이 한 연설문을 보면 긴스버그 대법관이 법대를 졸업하고 뉴욕의 법률사무소에 취직하려고 했을 때 “유대인, 여성, 애기엄마”라는 세 가지 최악의 조건을 갖춘 죄로 실패했다는 말이 나오는데 지금의 상황과 비교해 보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여성 대법관, 헌법재판관과 법무장관이 나왔는데 미국에서처럼 기나긴 투쟁의 역사는 없었지만 쉬운 역정은 아니었던 듯하다. 여성의 역할이 사회 각 분야에서 아직 크지 않은 것은 유전적 이유가 아니라 사회화 과정 때문이라는 것이 역사에서 쉽게 보인다. 김화진 법무법인 율촌 미국변호사
  • [Zoom in 서울-교통체계 개편 1년] (하)버스 경영난 해법은

    지난 27일 열린 서울시 버스운송사업조합의 비상임시총회. 시내 69개 버스회사 대표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무려 4시간 동안 ‘더 이상 서울시에 끌려갈 수 없다.’ ‘버스 회사가 망해가고 있다.’는 등의 성토가 쏟아졌다. 지난해 7월 서울시 대중교통체계 개편으로 시민들의 편의는 개선됐지만 버스회사의 경영난은 여전히 짐으로 남아 있다. 서울시는 적자규모가 예상보다 큰 상황에서 버스회사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경영개선을 위한 양측의 세부적인 입장을 들어봤다. ■ 음성직 市교통정책보좌관 “버스회사는 원가절감과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을 개선해야 합니다.” 서울시 음성직 교통정책보좌관은 지난 1년 동안의 교통체계 개편을 성공적이라고 평가한 뒤 버스회사의 합리적인 경영 개선을 위한 방법으로 이같이 제시했다. 서울시는 올해 22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 버스회사의 비용절감을 위해 버스 500대를 줄이는 방안(감차·減車) 등을 놓고 서울시 버스운송사업조합과 세부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그는 “버스회사들이 예전에는 노선 조정 등을 두고 시에 민원도 하고 관리할 일도 많아 간부들을 많이 뒀지만 지금은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노선 조정 등을 하기 때문에 간부들의 역할이 축소된 것이 사실”이라며 “버스업계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간부들의 인건비 등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음 보좌관은 이어 “비용을 적게 쓰는 상위 50% 버스회사들의 일반관리비 평균을 기준으로 버스회사들에 비용을 지급하기 때문에 비용을 많이 쓰는 회사들은 자연히 도태될 수밖에 없다.”면서 “덩치 큰 회사가 살아남는 ‘규모의 경제’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버스회사에 원가를 항목별로 지급하는 기준을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서울시는 두달 전부터 버스회사 직원들의 채용을 금지시키는 등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있다. 또 버스회사의 인수·합병(M&A)을 담당할 전문 공무원을 채용하고 근로시간단축제(시프트제)로 인건비 절감을 유도할 방침이다. 음 보좌관은 “버스회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원가 절감 대책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올해 적자규모는 2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지만 버스업계의 원가절감 노력 등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내년이면 적자규모도 당초 예상했던 1500억원선으로 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음 보좌관은 “앞으로 중앙버스 전용차로와 환승센터를 추가로 건설하는 등 버스를 우선하는 교통인프라를 구축하고, 시민들에 대한 서비스 수준을 높이면서 운송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한 노선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김종원 버스사업조합이사장 “작년 7월1일 개편된 서울시 교통체계는 60%가량 성공했다고 보며, 부족한 부분도 이른 시일 안에 보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서울시 버스운송사업조합 김종원 이사장은 “교통체계 개편 이후 운전기사들의 급여수준은 높아졌고(지난해 11.5%, 올해 3.8%) 시민들이 버스 한번 탈 때마다 내는 비용도 670원에서 633원으로 줄었지만 버스회사의 경영난은 나아지지 못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서울시의 무료 환승할인 정책과 노선 증가(360개→460개)에 따른 비수익노선 발생 등이 적자의 큰 원인”이라면서 “서울시가 정책변화를 가져오면서 빚어진 결과는 서울시의 재정으로 책임져야지 민간 업자에게 구조조정만을 강요하는 식으로 떠넘기면 안 된다.”고 말했다. 시내 69개 버스회사 가운데 20여개 회사가 임금을 체불하고 있으며 버스 한 대당 부채도 평균 6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850대의 버스를 잉여차·예비차로 분류해 실질적인 감차를 한 데 이어 이번에 서울시가 적절한 보상을 하지 않고 500대를 줄이면 시민들은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는 등의 불편을 겪고 버스회사의 경영도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조합은 지난 27일 비상임시총회에서 ▲적절한 보상이 따르는 감차 ▲시프트제(교대)근로에 따른 수익 감소에 대한 보상 ▲운송원가 책정기준 현실화 등을 서울시에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 이명박 서울시장에게 탄원서를 제출키로 했다. 김 이사장은 “준공영제는 운행 실적에 따른 수익금이 발생하는데 운행 차량을 줄이라는 것은 경영을 어렵게 하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버스 회사가 자구노력 등을 통해 경영 개선을 해야 한다는 데에는 큰 틀에서 동의하지만 완전공영제도 아닌 준공영체제에서 민간 회사에 이같은 부담만을 강요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중교통 체계가 개편된 뒤 버스회사들은 ‘황금노선’을 두고 소모적인 경쟁을 벌이지 않아도 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대중교통 체계 개편이 실패해서는 안 되는 정책인 만큼 서울시와의 대화도 원만하게 풀려서 양측이 ‘윈윈’효과를 거두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Zoom in 서울] 교통체계 개편 1년-(하) 버스 경영난 해법은

    지난 27일 열린 서울시 버스운송사업조합의 비상임시총회. 시내 69개 버스회사 대표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무려 4시간 동안 ‘더 이상 서울시에 끌려갈 수 없다.’ ‘버스 회사가 망해가고 있다.’는 등의 성토가 쏟아졌다. 지난해 7월 서울시 대중교통체계 개편으로 시민들의 편의는 개선됐지만 버스회사의 경영난은 여전히 짐으로 남아 있다. 서울시는 적자규모가 예상보다 큰 상황에서 버스회사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경영개선을 위한 양측의 세부적인 입장을 들어봤다. ■ “버스사 간부인건비 줄여야” 음성직 교통정책보좌관 “버스회사는 원가절감과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을 개선해야 합니다.” 서울시 음성직 교통정책보좌관은 지난 1년 동안의 교통체계 개편을 성공적이라고 평가한 뒤 버스회사의 합리적인 경영 개선을 위한 방법으로 이같이 제시했다. 서울시는 올해 22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 버스회사의 비용절감을 위해 버스 500대를 줄이는 방안(감차·減車) 등을 놓고 서울시 버스운송사업조합과 세부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그는 “버스회사들이 예전에는 노선 조정 등을 두고 시에 민원도 하고 관리할 일도 많아 간부들을 많이 뒀지만 지금은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노선 조정 등을 하기 때문에 간부들의 역할이 축소된 것이 사실”이라며 “버스업계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간부들의 인건비 등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음 보좌관은 이어 “비용을 적게 쓰는 상위 50% 버스회사들의 일반관리비 평균을 기준으로 버스회사들에 비용을 지급하기 때문에 비용을 많이 쓰는 회사들은 자연히 도태될 수밖에 없다.”면서 “덩치 큰 회사가 살아남는 ‘규모의 경제’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버스회사에 원가를 항목별로 지급하는 기준을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서울시는 두달 전부터 버스회사 직원들의 채용을 금지시키는 등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있다. 또 버스회사의 인수·합병(M&A)을 담당할 전문 공무원을 채용하고 근로시간단축제(시프트제)로 인건비 절감을 유도할 방침이다. 음 보좌관은 “버스회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원가 절감 대책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올해 적자규모는 2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지만 버스업계의 원가절감 노력 등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내년이면 적자규모도 당초 예상했던 1500억원선으로 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음 보좌관은 “앞으로 중앙버스 전용차로와 환승센터를 추가로 건설하는 등 버스를 우선하는 교통인프라를 구축하고, 시민들에 대한 서비스 수준을 높이면서 운송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한 노선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정책바꿔 적자… 市서 책임을” 김종원 버스사업조합이사장 “작년 7월1일 개편된 서울시 교통체계는 60%가량 성공했다고 보며,부족한 부분도 이른 시일 안에 보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서울시 버스운송사업조합 김종원 이사장은 “교통체계 개편 이후 운전기사들의 급여수준은 높아졌고(지난해 11.5%,올해 3.8%) 시민들이 버스 한번 탈 때마다 내는 비용도 670원에서 633원으로 줄었지만 버스회사의 경영난은 나아지지 못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서울시의 무료 환승할인 정책과 노선 증가(360개→460개)에 따른 비수익노선 발생 등이 적자의 큰 원인”이라면서 “서울시가 정책변화를 가져오면서 빚어진 결과는 서울시의 재정으로 책임져야지 민간 업자에게 구조조정만을 강요하는 식으로 떠넘기면 안 된다.”고 말했다. 시내 69개 버스회사 가운데 20여개 회사가 임금을 체불하고 있으며 버스 한 대당 부채도 평균 6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850대의 버스를 잉여차·예비차로 분류해 실질적인 감차를 한 데 이어 이번에 서울시가 적절한 보상을 하지 않고 500대를 줄이면 시민들은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는 등의 불편을 겪고 버스회사의 경영도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조합은 지난 27일 비상임시총회에서 ▲적절한 보상이 따르는 감차 ▲시프트제(교대)근로에 따른 수익 감소에 대한 보상 ▲운송원가 책정기준 현실화 등을 서울시에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이명박 서울시장에게 탄원서를 제출키로 했다. 김 이사장은 “준공영제는 운행 실적에 따른 수익금이 발생하는데 운행 차량을 줄이라는 것은 경영을 어렵게 하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버스 회사가 자구노력 등을 통해 경영 개선을 해야 한다는 데에는 큰 틀에서 동의하지만 완전공영제도 아닌 준공영체제에서 민간 회사에 이같은 부담만을 강요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중교통 체계가 개편된 뒤 버스회사들은 ‘황금노선’을 두고 소모적인 경쟁을 벌이지 않아도 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대중교통 체계 개편이 실패해서는 안 되는 정책인 만큼 이번에 서울시와의 대화도 원만하게 풀려서 양측이 ‘윈윈’효과를 거두었으면 한다.”고 말했다.이어 “버스회사들도 유류공동구매 등을 통해 원가절감을 위한 자체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정읍·순창 주민들 갈등 확산

    전북 정읍시와 순창군 사회단체들이 순창군 쌍치면 금성리 피노마을에 세워진 ‘전봉준 장군 피체지(被逮地·붙잡힌 곳)’ 비문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정읍시민대책위는 최근 전봉준 장군이 붙잡혔던 피노마을에 세워진 유적비 내용 가운데 정읍 출신 김경천을 밀고자라고 강조한 것은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인 정읍의 자긍심에 찬물을 끼얹는 처사라며 순창군에 정정을 요청했다. 정읍시민대책위 관계자들은 최근 순창군측에 탄원서를 보낸 데 이어 지난 9일에는 순창군을 항의 방문, 비문 정정을 강력히 요구했다. 정읍 시민단체의 항의가 거세자 이번에는 순창군쪽 전봉준장군 피체지 복원위원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노영환(77) 추진위원장은 “전봉준 장군을 밀고한 김경천이 정읍 출신이라는 사실은 정읍지역 문화계 원로 최모씨가 쓴 책에도 기재되어 있다.”면서 “비문 내용의 정정을 주장하는 정읍측 단체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정읍지역 단체가 항의를 계속한다면 이에 대해 강력한 대응을 해 나가겠다고 밝혀 전봉준 장군의 피체지 비문 논란이 양 자치단체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편 순창군은 전봉준 장군이 붙잡힌 쌍치면 피노마을에 8억원을 들여 당시의 주막과 초당(草堂)을 복원했고 방문객을 위한 전시관, 기념비, 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갖춰 지난달 30일 준공했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지방 6개 소주업체·오비맥주 하이트의 진로인수 반대 탄원

    6개 지방소주사와 오비맥주 노조는 14일 하이트맥주 컨소시엄의 진로 인수를 반대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공정거래위원회와 청와대, 열린우리당, 한나라당에 제출했다고 밝혔다.탄원에 참여한 지방소주사 노조는 금복주(대구·경북), 대선주조(부산), 무학(경남·마산), 보해양조(전남), 선양주조(대전), 한라산(제주) 등이다. 노조위원장들은 탄원서에서 “맥주시장 1위인 하이트와 소주 1위인 진로의 결합은 명백한 독과점 위반으로, 만일 두 회사가 결합하면 거대 공룡 기업에 의한 많은 불공정 거래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로 인해 수천명의 근로자들의 생존권이 한 회사에 의해 좌우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하이트와 진로의 결합에 절대 반대한다.”고 밝혔다.오승호기자 osh@seoul.co.kr
  • 김우중 14일 귀국 ‘대우-안티대우’ 준비 분주

    김우중 14일 귀국 ‘대우-안티대우’ 준비 분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귀국이 임박하면서 옛 ‘대우맨’들과 ‘안티 대우’ 세력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과거 대우 퇴출을 지휘했던 정부당국도 수사 불똥이 튈 것에 대비해 금융감독원을 통해 방대한 관련 자료 챙기기에 나섰다. 정·관·재계 모두 서로 다른 ‘계산법’ 속에 김 전 회장을 맞을 준비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그동안 물밑에서 조심스럽게 김 전 회장의 귀국 여론을 조성해오던 대우맨들은 수면 위로 올라와 행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이들은 일단 백기승 전 대우그룹 홍보이사를 대외창구로 삼고 있다. 유진그룹 전무로 있으면서 사실상 김 전 회장 ‘대변인’ 역할을 해오던 그는 15일부터는 아예 회사를 휴직하고 대변인 역할을 맡는다. 자료 정리와 대 언론 홍보전이 주된 임무다. 서울 수송동의 한 오피스텔에 별도 사무실을 차린 백 전무는 “이번 기회에 대우 퇴출에 이르기까지의 의사결정과정 등 대우사태를 반드시 재조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전무의 이같은 발언은 당시 대우사태 라인에 있었던 정부관료와 정치권 등을 겨냥한 것이어서 여러 가지 해석을 낳게 한다. 김 전 회장의 귀국에 가장 ‘떨고’ 있는 곳이 정치권이라는 항간의 얘기도 이와 무관치 않다. 표면적으로는 백 전무만 노출돼 있지만 주요 기업체 등에 흩어져 있는 김 전 회장의 측근들과 대우맨들은 최근 들어 수시로 연락을 갖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또하나의 드러난 조직인 대우인회(옛 대우 임원들의 모임)도 얼마전 이사회를 개최하는 등 옛 총수 맞이에 한창이다. 이사진은 회원들에게 “주위에 적극적으로 대우인들의 생각을 알리고 대우에 대한 공과(功過)가 바르게 평가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촉구했다. 한동안 뜸했던 홈페이지 여론전도 재개했다. 여론의 추이를 봐가며 탄원서 제출이나 서명운동 전개도 검토 중이다. 대우그룹에 취직했던 일부 386 운동권 출신들의 모임인 ‘세계경영포럼’도 김 전 회장의 귀국에 맞춰 재조명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들 못지않게 대우사태 피해자들의 역량 결집도 활발하다. 옛 대우 계열사 소액주주 등으로 구성된 대우피해자 대책위원회(대표 박창은)는 지난 10일 서울에서 첫 모임을 갖고 김 전 회장을 강도높게 성토했다. 이들은 “대우 패망은 실정법을 조직적·반복적으로 위반하면서 저지른 대형 금융사기이자 범법행위”라면서 “김우중씨는 은닉재산을 전부 환원해 책임을 져야 하며 대우를 비호했던 기득권 세력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김 전 회장의 부인 정희자씨는 11일 유럽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 재산을 내놓아 더이상 환원할 게 없다.”고 반박했다. 재계 총수들도 16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를 통해 전경련 회장을 지낸 김 전 회장의 구명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님+·)×2=남남

    결혼식 직후 축의금과 예물을 챙겨 달아난 ‘아내’를 용서했던 남편이 뒤늦게 후회하며 땅을 치고 있다.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횟집 주방장 김모(30)씨는 지난 3월12일 같은 곳에서 일하던 정모(33)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신혼의 단꿈도 잠깐. 그날 밤 모텔에서 아내 정씨는 4500만원어치의 축의금과 결혼예물을 모두 챙겨 유유히 사라졌다. 경찰에서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아내는 돈을 노리고 의도적으로 접근했고 이를 위해 이름마저 속이고 결혼식을 올렸다. 결국 아내가 달아난 지 보름이 지난 같은달 28일 정씨는 사기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서 남편을 만난 정씨는 “내가 다 잘못했다. 잘못을 뉘우치고 있으니 당신과 함께 살 수 있도록 다시 기회를 달라.”고 김씨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간절한 애원을 들은 김씨는 아내의 석방을 위해 뛰어다녔다. 탄원서를 제출하고 900여만원의 사채를 끌어다가 변호사까지 선임한 끝에 지난 12일 정씨는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하기만 잘못했다는 다짐도 잠시였다. 아내는 또다시 달아났고 두 번 속은 남편에게 남은 것은 빚뿐이었다. 아내를 처벌해 달라고 다시 경찰서를 찾았지만 이미 확정된 상태여서 정씨를 고소해봤자 처벌할 근거가 없다는 ‘일사부재리’ 원칙에 대한 설명만 들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여의도in] ‘원조보수’ 김용갑 민노 조승수 구하기

    ‘원조 보수’로 이름난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이 진보 좌파 성향의 민주노동당 조승수 의원을 돕겠다고 나서 눌길을 끌고 있다. 민주노동당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 상실 위기에 처한 조 의원을 위해 25일 사법부에 제출한 탄원서에 김 의원도 서명한 것이 알려지면서다. 문규현 신부와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 등 진보 인사와 이름을 나란히 하고 있으니 “평소 김 의원답지 않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김 의원은 지난해 “국보법은 몸을 걸고 막겠다.”고 공언해, 개혁 성향의 인사들과 마찰을 빚었다. 이처럼 ‘다소 의외’라는 반응에 대해 “국회 산자위에서 함께 일해보니, 조 의원이 의정활동을 성실히 했다는 사실을 전하기 위해 동참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변화’에 주목하는 사람도 많다. 김 의원은 며칠 전 보도자료를 내고 “권위의 상징인 금배지를 떼자. 넥타이와 정장을 벗고 셔츠차림으로 회의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김 의원측은 “총무처장관 시절에 원탁회의도 도입하고, 공무원 출근부를 없애는 등 원래 유연한 편”이라면서 “다만 대북 문제만은 확고한 소신을 지킬 따름”이라고 밝혔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김운용, IOC위원 사임

    김운용(74)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이 IOC위원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IOC는 김 부위원장이 IOC위원에서 자진 사퇴하겠다는 서신을 보내왔다고 20일 공식발표했다. IOC 집행위원회는 이에 따라 “김운용 부위원장에 대한 제명 등 징계 절차는 모두 종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김 부위원장은 오는 7월 싱가포르에서 열리게 될 IOC 총회에서 제명될 가능성이 높았다. 공금유용 등 혐의로 이미 실형(징역2년)이 확정된 김부위원장은 그동안 정치적 누명이라며 IOC에 탄원서를 계속 보내왔다. 그러나 결국 대한태권도협회장,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대한체육회장 등 주요 공직을 차례로 내놓은데 이어 지난 1986년부터 재임해온 IOC 위원직마저 잃게 되면서 국제 스포츠계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나게 됐다. 김부위원장의 사퇴로 한국의 IOC위원은 박용성, 이건희 위원 등 2명으로 줄어들게 됐고 국제스포츠계에서의 위상도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클린 IOC’ 압박에 구명운동 끝내 포기

    ‘클린 IOC’ 압박에 구명운동 끝내 포기

    20년 넘게 ‘스포츠대통령’으로 군림해온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이 결국 국제스포츠계에서도 영구퇴출당했다. 당초 7월 싱가포르에서 열릴 IOC총회에서 제명하려던 것을 ‘자진사퇴’라는 모양새만 갖췄을뿐 결국 IOC위원자리에서마저 물러났기 때문. 김 부위원장은 능숙한 외국어실력을 바탕으로 지난 86년 IOC위원이 된 뒤 국제스포츠계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외교관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2000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유치전 때 아들이 로비설에 휘말리면서 2002년에는 대한체육회장과 대한태권도협회장직을 잇따라 내놓으며 휘청거렸다. 이어 2003년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방해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왔고, 지난해에는 체육단체 공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대법원 판결에 따라 징역 2년, 추징금 7억 8800만원의 형량이 확정돼 이미 복역을 하고 있다. 그는 이같은 혐의에 대해 그동안 정치적 누명이라며 IOC에 계속 탄원서를 보내는 등 구명활동을 펴왔지만 결국 여의치 않자 국제 스포츠무대에서도 스스로 물러나는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김 부위원장이 예정된 수순이었지만 IOC위원에서도 결국 물러나면서 우리나라는 IOC 위원이 3명에서 2명(이건희, 박용성 위원)으로 줄어 들어 국제스포츠계에서 목소리도 약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자크 로케 위원장이 IOC위원을 115명으로 줄이겠다고 이미 밝힌 바 있어 한국인 후보들이 김 부위원장의 자리를 승계할 가능성도 희박해졌다. 더구나 김운용 부위원장이 지난 20여년간 국제 스포츠무대에서 다양한 인맥을 활용한 왕성한 활동을 벌여왔기 때문에 그의 공백은 클 수 밖에 없다. 때문에 한국 스포츠는 당분간 국제무대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나머지 위원들이 활발한 활동을 벌이면서 스포츠외교 역량을 강화하며 ‘포스트 김운용시대’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사형제 없는 곳에서 범죄율 오히려 감소”

    “사형제가 없는 곳에서는 범죄가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사형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한 영화 ‘데드 맨 워킹(Dead Man Walking-형장으로 끌려가는 사형수)’의 원작자인 헬렌 프리진 수녀가 19일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피해자와 가해자 간의 화해와 용서’를 주제로 특강을 가졌다. 헬렌 수녀는 10대 학생 두 명을 살해하고 유죄 판결을 받아 사형을 선고받은 패트릭 소니에와 편지를 주고받은 것을 계기로 각종 강연과 집필활동 등을 통해 20여년 간 사형 폐지 운동에 헌신해 왔다. 헬렌 수녀는 “패트릭을 만나기 전만 해도 살인을 저지른 사람은 괴물 같은 존재일 것으로 생각했으나 실제로 만나 보니 미소를 머금은 인간적인 모습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패트릭의 범행으로 살해된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면서 나는 처음으로 피해자 가족 중에도 가해자에 대해 사형을 원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사형제도가 폐지되면 살인이 증가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최근 30년 간 미국에서 사형이 가장 많이 집행된 텍사스주에서 범죄 발생이 가장 많은 증가율을 보였지만 사형제가 없는 곳에서는 범죄가 오히려 감소했다.”면서 사형제도의 존재가 범죄발생을 예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특강에는 연쇄살인범 유영철에 의해 부인과 어머니 등 한꺼번에 가족 3명을 잃은 뒤에도 법무부 장관에게 유씨에 대한 탄원서를 보내 가해자를 용서한 고정원(63)씨도 참석, 눈길을 모았다. 3차례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던 헬렌 수녀는 20일 김수환 추기경을 예방한 뒤 21일 출국할 예정이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서울광장] 일진회와 조폭, 같은 점 다른 점/이용원 논설위원

    [서울광장] 일진회와 조폭, 같은 점 다른 점/이용원 논설위원

    어제 아침신문에는 일가족 3명의 동반자살에 얽힌 참혹한 사연이 보도됐다.40대 후반인 아버지는 죽음에 앞서 교육부총리 등에게 보내는 탄원서를 남겼다. 그는 아들이 고교 입학후 3년째 동료학생들에게 수없이 폭행당했다면서, 학교에 도움을 청했지만 소용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죽음을 안고 하소연한다.”고 적었다. 그 전날 신문도 마찬가지였다. 마산의 한 아버지는 중학교 2학년때 목숨을 끊은 아들의 유서를 3년만에 공개했다.“사람 좀 괴롭히지 말라.” “귀신이 되어서라도 너희들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중학생인 아들이 교내 폭력에 희생됐다며 샌드위치형 피켓을 걸치고 그 학교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인 어머니도 있었다. 이제 학교폭력은 학생 개인을 희생자로 삼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가족에게도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며, 심지어는 가정을 파괴하기까지 하는 것이다. 이것이 학교폭력과 그에 따른 피해의 실상이다. 지난달 9일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가 밝힌 일진회의 실상은 우리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일진회원의 숫자가 전국적으로 40만명으로 추정된다느니, 지역별 연대조직이 존재한다느니,‘섹스 머신’이라는 성적(性的) 일탈행위를 한다느니 폭로한 내용은 차마 듣지 못할 것들이었다. 그러나 ‘40만명’이라는 숫자 자체는 부풀려졌다 쳐도, 또 학교별 차이는 있을지라도 학교폭력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사실만은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 참에 학교폭력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듯했다. 그런데 한달여가 지난 지금 학교폭력은 사회의 관심에서 슬며시 벗어난 인상이다. 일진회로 상징되는 학교폭력의 실상을 보고 들으면서 가끔 조폭과 비교하게 된다. 일진회와 조폭은 폭력을 수단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닮은 꼴이다. 그렇다면 일진회는 단순히 조폭의 축소판인가, 아니면 조폭을 흉내낸 아이들의 놀이에 불과한가. 그 폐해의 심각성으로 말하면 일진회, 즉 학교폭력이 훨씬 위험하다고 생각된다. 보통사람이 일상생활에서 조폭과 마주치는 일은 거의 없다. 출퇴근 길에 조폭에게 돈을 빼앗기거나 매를 맞고, 직장 안에서 동료들의 폭행·폭언에 시달리는 직장인을 상상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아이들의 생활공간인 학교에서는 이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 생활을 같이하는 동료들에게 늘상 매맞고 돈을 빼앗긴다면 어른도 견뎌내지 못할 것이다. 하물며 아이들은 어떻겠는가. 조폭의 폭력에는 또 일정한 목적이 있다. 따라서 요구사항을 들어주거나 적절히 타협하면 폭력은 행사되지 않는다. 하지만 학교폭력에는 목적이 따로 없는 경우가 많다. 괴롭히는 것 자체가 가해자에겐 목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피해 학생이 아무리 애써도 타협이 되지 않는다. 피해학생에겐 적절한 방어수단이 없다. 조폭이 폭력을 휘두르면 경찰이 개입한다. 그러나 학교폭력에는 어지간해서 공권력이 간섭하기 힘들다. 대신 학교에서 학생을 보호할 일차적인 책임은 교사가 지고 있다. 그렇지만 교사들은 교실 안팎에서 벌어지는 폭력사태를 잘 모르거나, 또는 모른 체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학생들은 보호받기조차 어렵다. 결국 학교폭력은,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데다 개인적인 방어가 어렵고 공권력에서 일정거리 벗어나 있다는 점에서, 또 대상이 어린이·청소년이라는 점에서 조폭의 폭력보다 치명적이다. 학교폭력은 이번 기회에 뿌리 뽑아야 한다. 그 실상이 명백히 드러났는데도 우리사회가 이를 근절하지 못한다면 학교폭력은 더욱 고착되고 기승을 부릴 것이다. 지난달 말 중·고생을 대상으로 벌인 한 설문조사에서 91.5%는 경찰의 단속강화에도 불구하고 일진회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 이 사회 어른들에 대한 불신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더욱 무거워진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학교폭력이 일가족 자살 불러”

    아들의 학교생활 부적응과 성적을 비관해 일가족이 동반자살한 사건(서울신문 4월13일자 8면)과 관련, 유가족들이 학교 앞에 시신을 놓은 채 “학교폭력을 철저히 수사해 달라.”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경찰도 폭력 여부에 대해 수사에 들어갔다. 이모(47·카센터 운영·경기도 수원시)씨의 친척들은 14일 충남 공주시 정안면 H고 앞에 이씨와 부인 장모(44), 딸(14) 등 3명의 시신이 든 관을 놓고 농성을 벌였다. 이씨의 동생(46·광주시 서구)은 “형님 집에서 교육부장관 등에게 보내는 탄원서가 발견됐다.”면서 “형님 가족은 하나뿐인 아들이 학교 폭력에 시달려 고통을 겪는데도 학교측에서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죽음을 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숨진 이씨가 남긴 A4용지 6쪽 분량의 탄원서에는 ‘아들은 2003년 학교에 입학, 동급생들에게 수없이 폭행당하고 폭언을 듣는 등 학교폭력에 시달렸다.’‘학교에 도움을 청했지만 소용없었고, 너무나 기가 막혀 죽음을 안고 하소연한다.’라고 적혀 있었다. 또 ‘이 학교에서는 매년 수명의 학생들이 보이지 않는 따돌림으로 병들어도 말하지 못하는 현상이 되풀이됐다.’고 덧붙였다. 이씨가 차에 휘발유를 뿌릴 때 피해 살아남은 아들 이모(18·고3)군도 “학교에서 정신과 치료를 강요했고, 내과 치료를 받았는데도 교사가 공개적으로 ‘쟤는 정신질환으로 위험한 애니까 상대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이날 오후 8시쯤 관을 장지인 전라도 광주로 옮겼다. H고 관계자는 그러나 “이군이 신체적 열등감과 정신장애로 인해 친구들을 각목으로 위협하는 등 오히려 가해자였다.”고 말했다. 한편 공주경찰서는 이날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 당장 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장례 절차가 끝나는 대로 탄원서에 가해학생으로 나오는 3∼4명을 중심으로 학교 폭력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공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인혁당사건 희생자 30주기 추모제

    인혁당사건 희생자 30주기 추모제

    인혁당 재건위 사건 30주년을 맞아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 사건은 2002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국가권력에 의한 조작사건이라고 인정했다. 인혁당대책위원회와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관련단체는 8일 서울 명동성당 문화관에서 ‘인혁당 희생자 30주기 추모제’를 열었다. 문정현 신부는 “70줄에 들어선 희생자 유가족들이 ‘사법살인’인 인혁당 사건의 법적·제도적 해결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신다면 얼마나 죄스러운 일이냐.”고 말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함세웅 이사장도 “피해자 명예회복과 민주주의를 향한 삶의 재조명, 가해자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역사바로세우기의 기본”이라며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이날 청와대에 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도 비슷한 내용의 성명을 냈다.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 1974년 당시 긴급조치 4호가 선포된 가운데 중앙정보부가 ‘북한의 지령을 받고 반란을 기도한’ 인혁당을 재건하려 했다고 발표한 사건이다. 도예종·서도원·하재완씨 등 8명은 대법원이 선고한 지 20시간 만에 사형이 집행됐다. 당시 국제법학자협회는 형이 집행된 1975년 4월9일을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선포했다. 최근 국가정보원이 이 사건을 과거사 진상규명을 위한 우선 조사대상 7건의 하나로 선정했다. 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는 판단을 미루고 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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