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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을 ‘변태고추’로 풍자... 중국 反체제 시사만화가, 언론자유상 받아

    시진핑을 ‘변태고추’로 풍자... 중국 反체제 시사만화가, 언론자유상 받아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과 중국 공산당을 신랄하게 꼬집는 만평으로 유명한 망명 반체제 시사만화가 왕리밍(王立銘·44)이 영국 국제 언론자유상을 받았다. 21일 BBC 중문망에 따르면 ‘변태고추(變態辣椒)’라는 필명의 왕리밍이 영국 인권 단체 ‘인덱스 온 센서십’이 주는 국제 언론자유상을 수상했다. 단체는 “왕리밍이 당국의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는 중국 언론에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왕리밍은 “나는 만화를 통해 중국 정부가 조성한 완벽한 허상을 타파해왔다”면서 “나의 펜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왕리밍은 2009년부터 웨이보 등 인터넷에 중국 지도자들의 행태를 비꼬는 시사만화를 실어 주목을 받았다. 인민일보 등 관영 매체는 왕리밍이 일본의 사주를 받는 ‘친일분자’라고 매도하며 그를 엄중 처벌할 것을 요구했다. 2014년 5월 왕리밍 부부는 일본에 3개월 일정으로 관광차 왔다가 귀국 후 탄압을 우려해 그대로 눌러앉았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중국을 비판하고 능멸하는 것이 서방의 언론자유상 기준이 됐다”면서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해 중국에서 도태된 작가가 일본에서 연명하기 위해 조국을 팔고 있다”고 비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술탄 개헌’ 역풍에… 공안정국 만들고 EU 때리는 에르도안

    유럽측 “날인 없는 비민주적 투표” 에르도안 “EU가입 국민투표 검토” 이 와중에 트럼프는 축하 전화 ‘21세기 술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부정 투표 논란 속에서도 개헌 국민 투표 승리의 여세를 몰아 공안 정국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유럽연합(EU) 가입을 포기하는 국민투표 실시 가능성도 내비치는 등 비민주적 행태를 우려한 유럽과 연일 각을 세우고 있다. 터키 정부는 17일(현지시간) 국가안보회의의 권고를 받아들여 국가비상사태를 3개월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누만 쿠루툴무시 터키 부총리는 “테러 단체와의 전쟁을 위해 내린 결정이며 쿠데타 세력과 연계된 자에 대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불발된 군부 쿠데타 직후 선포된 국가비상사태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두 차례 연장됐다. 19일 종료될 예정이었다. 비상사태 선포 직후 지금까지 쿠데타 연루 의혹으로 4만 7000여명이 검거됐다. 비상사태 연장 조치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정적을 지속적으로 숙청하고 부정 투표 주장을 잠재우려는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헌으로 에르도안 정부의 야권 탄압이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야당은 전날 치러진 개헌안 국민투표의 무효화를 요구하고 있다. 터키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 등은 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 당일 갑작스럽게 선관위 날인이 없는 투표용지를 유효 처리키로 방침을 변경한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뷜렌트 테즈잔 CHP 부대표는 “법적으로 상황을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선관위가 투표를 무효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탄불과 이즈미르 등 개헌 반대 의견이 우세한 대도시에서는 개표 결과 발표 후 시위가 이어졌다. 그동안 곪아 왔던 유럽과 터키의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투표 과정을 지켜본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참관단은 성명을 내고 “날인 없는 투표용지를 유효로 인정하는 등 이번 투표는 민주적 국제기준에 미달했다”고 평가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에 대해 “OSCE는 자기 주제를 알아야 한다”고 일축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오스트리아 등이 터키의 EU 가입을 반대하는 것과 관련해 “그들(EU)은 지난 54년 동안 우리를 EU 문 앞에서 기다리게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동안 EU가 회원가입 허용 여부를 놓고 터키를 협박했지만 필요하면 EU 가입에 대해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면서 “이 투표는 영국 유권자가 EU를 떠나겠다고 표를 던진 브렉시트와 같은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가 숙원으로 삼았던 EU 가입에 더이상 미련을 갖지 않겠다는 의미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전화해 축하를 건네고 최근 미국의 시리아 폭격에 대해서 터키가 지원한 데 대해 감사를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테러 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서 터키가 가진 중요성 때문에 설령 부정 투표가 입증된다 해도 미국의 터키 정책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中여행객 대만에 정치적 망명 요구

    대만을 여행하던 중국 여행객이 정치적 망명을 요청해 중국과 대만이 모두 고민에 빠졌다. 17일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중국 산둥성 출신의 남성 장샹중(48)이 지난 13일 단체여행 도중 일행에서 빠져나와 돌연 망명을 요구했다. 대만은 그동안 망명을 요청한 중국인 중에서 극심한 탄압을 받는 파룬궁 교도나 반체제 인사가 아니면 중국으로 돌려보내거나 불법 체류를 묵인하는 수준에서 봉합해 왔다. 그러나 장씨의 상황은 좀 애매하다. 그가 2013년 공직자 재산 공개를 요구하는 ‘신공민운동’에 참가해 투옥된 경험이 있긴 하지만 중국이 특별히 관리하는 반체제 인사는 아니다. 신용카드 사기 전과도 있다. 그러나 장씨는 “옥중에서 인권운동가 석방을 위해 단식투쟁을 벌였으며 교도소 측의 학대로 눈이 멀었다”며 정치적 망명을 받아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그는 최근 중국이 대만의 인권운동가 리밍저를 불법 구금하는 사태를 보면서 망명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는 아무 연관성도 없다. 대만 이민국은 “정치적 망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씨의 망명을 허용할 근거법이 아직 없다. 대만 입법원은 지난해 7월 정치적 박해로 인한 난민을 수용하는 난민법 초안을 1차 통과시켰다. 그러나 이 법이 공포되려면 3차 심의까지 거쳐야 한다. 공표 이후에도 유예기간 1년이 지나야 시행된다. 대만은 지금까지 ‘양안 인민관계 조례’를 근거로 중국으로 돌려보내면 생명이 위태로울 것으로 보이는 이들에게만 장기 체류를 허용해 왔다. 대만이 장씨에게 망명 또는 난민의 지위를 인정하면 중국의 반발이 클 것으로 보인다. 유사 사례가 속출하면 양안 관계가 더 꼬여 대만으로서는 장씨 신병 처리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중국도 고민스럽다. 관영 환구시보는 “잡범 수준에 불과한 사람을 정치적 망명객으로 받아들이는 건 대만의 자유”라며 태연한 척했다. 그러나 장씨처럼 여행 도중 망명하는 사람이 늘면 중국이 선전해 온 체제 우월성은 빛을 잃게 된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살림 내다 파는 할매, 그 쓸쓸한 복수극

    살림 내다 파는 할매, 그 쓸쓸한 복수극

    연극 ‘광주리를 이고 나가시네요, 또’는 제목만큼 재기발랄하다. 평범하지만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들의 맛깔나는 대사는 시종일관 관객을 웃겼다가 다시 울린다. 막이 내릴 때쯤 절로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펄떡이는 작품을 쓴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홀대하는 자식에 맞서는 노인 이야기 시를 전공하고 소설로 등단한 극작가 윤미현(37)의 이번 연극은 국립극단 ‘젊은 극작가전’의 첫 작품으로 지난해 창작극 개발 프로젝트 ‘작가의 방’을 통해 탄생했다. 2012년 데뷔한 윤 작가는 그간 풍자와 역설의 언어로 현시대의 문제점을 파고드는 작품을 선보여 왔다. 이번 작품은 광주리를 이고 장사를 하면서 힘들게 자식들을 키운 ‘광주리 할머니’가 자신을 홀대하는 자식들에게 나름의 복수를 하기 위해 살림살이를 내다 팔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작품의 시작은 ‘내가 노인이 되면 어떻게 될까’ 하는 작가의 고민이었다. “대학 시절 글 쓰는 사람으로서 평생을 살아가는 것에 대한 허무감이 들더라고요. 그때 늙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제 눈에 보이기 시작했죠. 젊다는 것을 감당할 수 없었던 터라 빨리 늙으면 편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노인들에 대한 집요한 관찰과 탐구가 시작됐다. 대학 시절 방학이 되면 그녀는 장충단공원, 파고다공원 등 노인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출근하듯 방문했다. ●소외받는 노인들의 정서·현실 다뤄 “파고다공원에서 빨간색 대야에다가 여러 가지 물건을 담아 이고 온 한 할머니가 보자기를 펴놓고 본인 저고리까지 파시더라고요. 제가 곁에서 지켜보니 절대 안 팔려요. 문득 그 할머니의 삶이 궁금해져서 나름대로 추적하고 상상하게 됐죠.” 이야기는 단순히 소외받는 노인들의 쓸쓸한 단면만을 그린 것은 아니다. 대학원을 중도에 포기하고 취업을 못 한 채 방에만 틀어박혀 사는 ‘미미’와 퇴직 후 집에서 매일 막장 드라마만 보는 ‘미미 아빠’는 각각 오늘날 30대와 50대가 처한 쓸쓸한 현실을 대변한다. 적나라한 현실이 무대 위에 그대로 드러나지만 극이 마냥 우울하지 않은 건 윤 작가 특유의 말맛이 묻어나는 대사 덕분이다. “현실이 더 막장이지? 그니깐 드라마는 얼마나 부드러운 양송이스프 같은 거야”, “이 생활은 총살에 가까운 탄압인 거지. 이 판국에 총 한 자루씩 갖고 싶은 노인이 한두 명이 아닐 거다”와 같은 대사는 함축적인 언어로 현실을 간명하게 전달한다. ●“언어 템포 살린 음악적 희곡 쓰고 싶어” “단어 하나도 그냥 쓰면 안 돼요. 작가가 쓰는 건 글말이지만 관객들에게는 소리로 전달되잖아요. 시를 오래 쓰면서 생긴 가치관이기도 한데 언어의 템포를 살리지 못한 작품은 생명력이 없다고 생각해요. 언어의 리듬감을 통해 인물들이 입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한 곡의 음악과 같은 희곡을 쓰고 싶습니다.” 공연은 오는 23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소극장 판. 3만원. 1644-2003.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박사모 정광용 회장, 경찰 출석…“나는 폭력 쓰지 말라 했는데”

    박사모 정광용 회장, 경찰 출석…“나는 폭력 쓰지 말라 했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일 폭력시위를 주최한 혐의를 받는 정광용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12일 경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9시 3분쯤 서울 종로경찰서에 출석한 정 총장은 폭력시위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인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지금껏 출석을 미뤄온 이유에 대해서는 “창당하고 대선후보를 내는 등 일정 때문에 숨도 못 쉴 정도로 바쁘다”며 “대선 이후에 성실하게 조사 받을 수 있는데 (지금) 오라고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우리 당은 국회의원이 있는 원내정당이고 당이 설립하자마자 책임당원이 10만명이 넘어가는 정당”이라며 “공당의 사무총장을 대선 기간에 부르는 것은 정치탄압이자 선거탄압”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미 세 차례 정 총장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나, 정 총장은 대선을 이유로 나오지 않았다. 정 총장은 9일에 팩스로 ‘12일 출석하겠다’고 밝혔다가 10일 ‘대선 이후 출석하겠다’고 번복했고, 이에 경찰이 체포 영장을 신청하자 다시 말을 바꿔 12일 오전 9시에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위 당시 사망자 발생에 경찰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럼요”라며 “(당시) 군중은 다들 흥분했고 저는 ‘침착하라. 폭력을 쓰지 말라’ 지침을 내렸으나 경찰이 과잉으로 대항(진압)했다”고 책임을 부인했다. 당시 사회자였던 손상대 뉴스타운 대표가 ‘공격하라’고 말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말을 하지 말라고 했는데 사회자가 무모한 것도 있었다. 사회자 역시 사람이다”라고 답하면서도 “손상대씨 책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총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일인 지난달 10일 헌법재판소 인근인 종로구 안국역 앞에서 폭력시위를 주최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참가자들은 헌재의 탄핵 인용 소식에 격분해 경찰 버스를 파손하고 언론사 기자를 폭행하는 등 폭력 양상을 보여, 이 과정에서 사상자도 발생했다. 탄핵 당일 집회에서 사회를 본 손 대표는 지난달 28∼29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文 비방’ 신연희 구청장 소환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이 11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비방 논란과 관련, 경찰에 소환돼 4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신 구청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카오톡 단체대화방(단톡방)에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올린 혐의로 지난달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고발당했다. 경찰 출석에 앞서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기자들에게 말한 신 구청장은 조사 후 별다른 언급 없이 귀가했다. 신 구청장 측은 앞서 지난 7일 “단톡방은 보수 진영 구성원끼리 꾸린 것으로, 이곳에서 각자 소신에 따라 자연스럽게 의견을 개진해 왔다. 촛불집회에서 외치던 분들의 ‘민주’와 다를 바 없다”면서 “직접 작성하지 않은 글을 공유한 행위를 갖고 마치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하고 사전 선거운동을 한 것처럼 왜곡, 비방하는 것은 정치적 탄압”이라고 반발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암 앞에 의연했던 50인의 마지막 기록

    암 앞에 의연했던 50인의 마지막 기록

    암, 50인의 용기/야나기다 구니오 지음/김성연 옮김/바다출판사/472쪽/1만 6500원 고령화시대에 웰빙만큼 주목받는 것이 바로 웰다잉이다. 일본의 80대 노장 르포라이터가 30년간 암에 걸린 유명인사 50여명의 인생의 마지막장을 기록한 이 책은 그래서 더욱 눈길이 간다.암은 우리 앞에 깊이 각인된 비극의 초상이지만 암 환자들의 일상은 비극 일색이 아니었다. 담담한 하루와 절망스러운 하루가 교차하고 오히려 더 행복해서 이상한 하루도 있었다. 불치병에 걸린 사람들은 조금 빨리 우리가 ‘죽는 존재’라는 것을 실감했을 뿐이다. 저자는 “죽음에 대한 직시는 삶의 농도를 진하게 하며 풍부한 죽음의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풍부한 삶의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책에 등장하는 암 환자들은 문학, 음악, 학술, 영화, 재계 등 각계각층에서 유명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불치병과 함께 자신만의 고유한 인생의 말로를 보냈다. 저자는 고인들이 남긴 투병기와 유가족 인터뷰 등을 통해 이들이 암을 마주하는 자세, 죽음을 대하는 태도를 섬세하고 꼼꼼하게 기록했다. 암과 함께한 삶 속에는 절망과 희망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생의 사유가 피어났다. 노벨문학상에 자주 거론됐던 ‘빙벽’의 작가 이노우에 야스시는 암 진단을 받고 “병은 의사에게 맡기고 나는 소설을 쓰겠다”는 의연한 태도로 투병 중에 장편소설 ‘공자’의 집필을 마무리했다. 일본 만화계의 아버지이자 ‘우주소년 아톰’의 만화가인 데쓰카 오사무는 암에 걸린 주인공이 마지막 작가 혼을 불태우는 만화를 구상했다. 걸출한 현대 음악가 다케미쓰 도루는 날마다 긍정적인 일기를 쓰며 투병 생활을 견뎠고 작가 고쿠분 이치타로는 위의 대부분을 잘라낸 뒤에도 일본 정부의 사상 탄압에 맞섰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암이라는 병은 사람들에게 비슷한 일상을 선사한다. 하지만 암을 앓았던 이들이 겪은 병고의 현장에는 결국 사람과 사람이 있었다. 히로히토 일왕이 암 진단을 처음 받았을 때 가장 막막했던 것도 왕비에게 어떻게 말할 것인지였고 데쓰카 오사무의 부인은 남편에게 암 진단 사실을 속인 것을 후회했다. 저자는 “그들이 번뇌하던 삶의 끝자락을 함께 걷다 보면 우리의 실존적 운명을 숙고하게 된다. 그것은 절망 일색이 아닌 다채로운 사유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온라인]신연희, “선거법 위반 고발, 정치적 탄압” 주장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은 7일 “보수진영의 카톡 단체방 내에서 자유로이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촛불 집회에서 그토록 외치던 분들의 ‘민주’와 전혀 다를 바 없다”면서 “이를 두고 공직선거법 위반 운운하는 것은 정치적인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신 구청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대통령 권한대행이 차기 대통령 선거일정을 확정 발표(3월 15일)한 이후에는 카톡으로 공유한 글은 전혀 없으며, 문제를 제기한 카톡 건도 다른 사람이 작성한 것을 정보공유 차원에서 전달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거일 자체도 확정되지 않았고, 어떤 공직선거의 후보자도 아닌 시점에서 나온 글로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들과 의견을 공유하고 정치적 소신에 따라 행동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글을 공유한 행위를 가지고 마치 대통령 선거후보자를 비방하고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하며 사전 선거운동을 한 것처럼 왜곡한 것은 정치적 탄압이 아닐 수 없다”면서 “앞으로 근거없는 음해와 인신공격성 보도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신 구청장은 카카오톡 대화방에 “문재인을 지지하면 대한민국이 망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게시물을 전달했고, 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3월 말 신 구청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신 구청장에게 오는 11일까지 경찰에 출석할 것을 통보한 상태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인권 탄압’ 이집트 대통령 초청한 트럼프 “시시는 나의 친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만나 ‘테러와의 전쟁’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인권을 유린한 군부 독재자 시시 대통령을 초청해 성사된 것이라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을 마친 뒤 “우리가 시시 대통령의 매우 강력한 편이라는 데 어떠한 의심도 없음을 모든 이들이 알기를 바란다”며 “시시 대통령은 미국과 나의 위대한 친구이자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하게 웃으며 시시 대통령과 5초간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지난달 17일 같은 장소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악수 요청을 못 들은 척 외면한 것과 대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시 대통령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비롯한 테러단체 대응 방안 이외에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취임한 시시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집트 대통령의 방문으로서는 2009년 이후 8년 만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시시 주도의 군부가 2013년 민주적으로 선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을 쿠데타로 축출하고 이듬해 집권하자 시시와의 회담을 거부해 왔다. 시시 정권이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15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이집트는 시나이 반도에서 IS 계열 극단주의 무장단체와 싸우고 있으며 여전히 중동에서 영향력이 막강한 지역 맹주다. 인권 문제로 안보협력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일수의 樂山樂水] 정의와 시간의 문제

    [김일수의 樂山樂水] 정의와 시간의 문제

    박근혜 전 대통령은 고통의 바다에 가라앉고 세월호는 떠올라 뭍으로 나왔다.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갖가지 진실공방은 결국 사법적 정의의 문제로 귀결될 것이다. 세월호를 둘러싼 진실공방도 사법과 정의의 문제로 돌아갈 것이다. 일반적으로 법에서 정의가 충족되지 않으면 사회는 불안한 항해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법적 책임을 따지고 그 책임에 상응한 제재를 논하는 자리에서 내놓은 어떤 사법적 결론이 보통 사람들의 정의감을 만족시켜 주지 못하면 사회적 불화는 커지고 통합도 좌초될 공산이 크다.그런데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난제가 있다. 때에 맞는 정의와 때에 맞지 않는 정의의 문제이다. 흔히들 지체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래서 진실과 정의, 형평과 공정을 중요시하는 사법절차에서도 간혹 재판의 신속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탄핵재판에서도 당사자들과 재판부 사이에서 일방 당사자의 지연전술이냐 의도를 가진 재판부의 졸속 진행이냐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읽을 수 있다. 사법 정의는 신속한 절차 속에서 신선할 수 있고, 신선할수록 그 향기가 더욱 높다는 것은 이미 오래된 법언이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증인들의 기억력도 생생한 맛을 잃어버릴 수 있어 오판의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사자의 방어권을 위축시킬 정도로, 미리 정해 놓은 시간표에 짜 맞추려는 재판 태도는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고 당사자의 정의감에 상처를 줘 승복효과를 저감시킬 수 있다. 탄핵재판에서 재판장과 일부 재판관의 임기 만료를 고려해 재판부가 선고 일을 미리 예단하고 서두르는 인상을 준 것은 일부러 지연작전을 쓰는 것 같은 인상을 준 일방 당사자 측의 모습 못지않게 결코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었다. 너무 늦은 정의의 범주에 넣을 일들이 우리 주위엔 실제 다양하기도 하고 또한 너무 많다. 선거사범들의 교묘한 지연술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이산가족들의 교류와 서신 왕래, 생사 확인 등은 사실 촌음을 아껴 서둘러야 할 과제이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정한을 풀어내는 노력도 그 밑에 시간과의 싸움이 가로놓여 있다. 그 밖에도 고령사회의 출현과 출산율 저하, 청년실업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들의 필요를 채우는 사회정의의 실현도 때를 놓치면 안 될 사회적 난제들이다. 때를 놓친 정의 못지않게 너무 섣부른 정의실현 요구도 큰 문제이다. 너무 늦은 정의가 정의 구실을 제대로 못하듯 너무 이른 정의도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자유민주주의나 법치주의가 내면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사회일수록 정의에 대한 목마름이 큰 반면 그것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절차를 생략하거나 무시하고 조급하게 결실을 거두려고 하는 경향이 현저하다. 여기에 권력의 간계가 개입하거나 군중들을 광장으로 불러 모아 민의를 대신해 인민재판이나 중세의 마녀재판 같은 폭력적 지배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성급하게 앞질러 가려는 정의 요구에 대해 스스로 절제하도록 더 큰 경종을 울려야 한다. 지체된 정의보다 섣부른 정의 요구가 진정한 정의의 실현에 더 큰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에 출두하는 피의자들을 포토라인에 세우고 대답하기 힘든 질문 세례를 퍼붓는 광경은 체제의 적을 탄압하던 전체주의국가에서나 봄직한 구시대적인 현상처럼 보인다. 피의사실을 공표하는 경계선에 서서 피의자와 여론전을 벌이는 수 싸움을 하는 광경도 문명국가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다. 재판 중인 사건을 놓고 여론재판을 펴는 정당의 일상화된 모습들, 아우성과 혐오적인 피켓을 들고 광장에 모여 사법기관들을 농락하려드는 모습은 민주공화국을 입에 담는 시민문화의 모습일 수 없다. 대선 고지를 향해 뛰는 낯익은 얼굴들조차 거기에 끼어 있었다는 게 부끄럽게 느껴지는 현실의 단면이다. 재판이 개시되기도 전에 양형을 따지고 사면 운운하는 일부 언론의 문제 제기도 정의를 앞질러가려는 조급성의 표현이 아닐까 한다.
  • [사설] 엄혹한 외교 현실 보여준 김정남 시신 北 인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암살당한 김정남의 시신이 끝내 북한으로 인도됐다. 북한과 말레이시아 정부가 최근 김정남 시신의 북한 인도와 평양에 억류된 자국민 9명의 귀국 등이 포함된 6개항 공동 성명에 합의한 것이다. 양국의 합의에 따라 북한 대사관에 숨어 있던 암살 용의자 3명과 북측 협상 대표였던 리동일 전 유엔 주재 차석대사도 출국해 북한으로 향했다. 국제법과 외교 관행을 무시한 북한의 벼랑끝 인질 외교에 말레이시아 정부가 굴복한 모양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의 만행을 국제사회에 알릴 수 있는 김정남 암살 사건에 대한 진실 규명은 더욱 어려워졌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공식적으로 사망자가 김정남이라고 확인했고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가 사인임을 밝혔지만 북한은 막무가내식으로 사망한 북한인이 김정남이 아니고 사인도 암살이 아니라 심장마비라는 억지 주장을 펴 왔다. 북한은 앞으로 김정남 시신을 자신들과 무관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을 고립시키기 위한 미국과 한국의 음모라는 터무니없는 주장도 펼 것으로 보인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철저한 수사를 계속하겠다고 강조했지만 구두선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북한과의 외교 관계 단절을 심각하게 고려했던 말레이시아는 비자면제 협정 재체결 협상에 나선다는 방침까지 정했다. 암살 사건의 진상이 명백하게 밝혀져 북한의 인권 탄압 실태가 알려져야 함에도 북한에 면죄부를 주는 식으로 유야무야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말레이시아가 북한의 막무가내식 요구를 수용한 것은 엄혹한 국제사회의 외교 현실을 보여 주는 것이다. 저자세 외교라는 비판에도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자국민 귀환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에 따라 협상에 임했다. 평양에 억류된 자국민의 귀환을 바라는 국내 여론을 무시할 수 없는 데다 ‘비자금 스캔들’로 궁지에 몰린 나작 총리의 정치적 고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북한의 벼랑끝 외교에 굴복한 말레이시아는 물론 국제법과 외교 규범을 무시한 북한의 인질 외교는 규탄받아 마땅하지만 국익을 앞세우는 외교의 실상을 확인한 사례이기도 하다. 국제 공조를 통해 부도덕하고 야만스러운 북한 김정은 정권의 만행을 국제사회에 알릴 기회를 놓친 외교부는 이번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 경계인 윤이상의 음악… 경계 없이 흐른다

    경계인 윤이상의 음악… 경계 없이 흐른다

    탄생100주년 곳곳서 기념 음악회올해는 세계적인 현대 음악가 윤이상(1917~1995) 탄생 100주년이다. 그의 음악이 여느 때보다 풍성하게 연중 방방곡곡을 흐른다. 자연인으로는 남과 북, 음악인으로는 동양과 서양 사이의 경계인이었던 그다. 이념 논란으로 생전 정치적 박해와 탄압을 받았던 그가 남긴 음악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논란이 불거진 오늘, 더 크게 울려 퍼진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31일 개막하는 2017 통영국제음악제에서는 윤이상의 음악 세계가 이전보다 더 집중 조명된다. 매진된 개막 공연에서는 슈테판 솔테스가 지휘하는 통영 페스티벌 오케스트라(TFO)가 첼리스트 니콜라스 알트슈태트와 윤이상의 걸작 첼로 협주곡을 협연한다. 빈 필하모닉 앙상블은 무속 의식을 음향적 환상으로 표현한 ‘밤이여 나뉘어라’를 연주한다. 쾰른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최수열의 지휘로 8중주를 들려준다. 윤이상에 정통한 독일 연주자들로 구성된 ‘윤이상 솔로이스츠 베를린’은 ‘낙양’(陽) 등을 들려준다. 세계적인 현대 음악 현악사중주단 아르디티 콰르텟은 윤이상의 현악사중주 3번과 4번을 연주한다. 윤이상이 빚어낸 오페라 ‘류퉁의 꿈’도 무대에 올려진다. 폐막 공연은 서울시향이 맡았다. 데니스 러셀 데이비스의 지휘로 윤이상의 클라리넷 협주곡을 연주한다. 다음달 9일 음악제가 막을 내린 뒤에도 통영국제음악당에서는 밍게트 콰르텟(5월 14일), 경기 필하모닉(8월 26일), 첼리스트 장 기엔 케라스(10월 13일), 소프라노 조수미(10월 28일), 크로노스 콰르텟(11월 19일) 등 국내외 아티스트들이 꾸준히 윤이상을 재해석하는 순간을 마련한다. 9월 22일이 정점이다. 윤이상과 친분이 두터웠던 하인츠 홀리거가 지휘하는 TFO가 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 음악회를 연다. 앞서 탄생일인 9월 17일에는 홀리거가 오보이스트로 참여하는 TFO 실내악 무대가 꾸려진다. 통영 밖에서도 윤이상이 흐른다. 서울시향은 다음달 20일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공연에서 수석객원지휘자 티에리 피셔의 지휘로 윤이상의 서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3회를 맞은 경기 실내악 페스티벌은 올해 주제를 윤이상으로 잡아 5월 17일 경기 구리아트홀에서 ‘윤이상의 음악 세계’를 펼친다. 8월 31일 금호아트홀에서는 한때 정부 지원 중단으로 좌초 위기에 놓였던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지난해 박성용영재특별상을 수상한 피아니스트 하규태가 독주회를 갖는다. 9월 22일 같은 장소에선 윤이상의 작품에 애착을 보여온 첼리스트 고봉인이 헌정 무대를 마련한다. 한편, TFO는 윤이상이 반평생을 보냈던 독일을 비롯한 유럽을 찾아가 첫 투어를 한다. 9월 25일부터 10월 2일까지 독일의 보훔과 함부르크, 하노버, 오스트리아 린츠, 체코 브루노,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를 돌며 윤이상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하모니아 등을 연주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하나의 중국 외치면서… 中 치졸한 ‘간첩 보복’

    하나의 중국 외치면서… 中 치졸한 ‘간첩 보복’

    실종 열흘 만에 체포 사실 공개 이달 대만은 中 유학생 등 구속중국이 대만의 인권운동가를 전격 체포해 양안(兩岸) 관계가 더욱 경색되고 있다. 자칫 간첩 사건으로 비화할 조짐까지 보인다. 신화통신은 30일 “국무원 대만판공실이 29일 대만인 리밍저(李明哲)가 국가안전에 해를 끼친 혐의가 있어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대만판공실은 구체적인 혐의를 밝히지 않았으나 국가 안전을 거론한 것에 비춰 볼 때 올해부터 시행된 ‘해외 비정부기구(NGO) 관리법’의 간첩죄를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만의 한 대학 교직원인 리는 중국 내 인권단체와 교류해 왔다. 독립 성향이 강한 민진당원 출신이기도 한 리는 차이잉원 총통 집권 이후 웨이신 등을 통해 중국의 인권을 비판하고 대만의 체제를 옹호하는 글을 많이 올려 중국으로 전파했다. 중국은 리가 집안일 때문에 광둥성 주하이를 통해 중국에 들어갔다가 실종된 지 열흘 만에야 체포 사실을 공개했다. 그동안 대만 대륙위원회와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 민진당 등은 중국에 리의 행방을 확인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체포 사실을 확인한 민진당 등은 즉각 석방과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중국 대만판공실은 “리는 국가 안전에 위협이 되는 활동에 연루됐기 때문에 중국의 법 절차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환구시보 등 관영언론도 “대만과 서방 매체의 인권 탄압 비판에 연연하지 말고 국가 안보 확립 차원에서 리를 엄중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이례적으로 대만 활동가를 체포한 것은 대만이 최근 간첩 혐의로 중국인을 체포한 데 대한 보복 성격이 짙다. 최근 대만 경찰은 중국인 유학생 저우훙쉬를 간첩단 결성 지령을 받고 대만에서 포섭활동을 벌인 혐의로 구속한 데 이어 뤼슈롄 전 부총통의 경호원이자 예비역 소령 출신인 왕훙루를 기밀 유출 혐의로 구속했다. 대만 정보 당국은 최근 “대만에서 암약하는 중국 간첩이 5000여명에 이른다”고 발표하는 등 양안의 간첩 공방이 거세게 일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이재명 “성남시청 압수수색은 정치탄압”

    이재명 “성남시청 압수수색은 정치탄압”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중 한 명인 이재명 성남시장을 돕기 위한 성남시 공무원의 선거법 위반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이 시의 조직적인 선거 개입 여부 규명에 본격 착수했다. 이에 이재명 시장은 “노골적인 정치탄압”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26일 검찰에 따르면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각종 문건과 서류 등 성남시에서 가져온 압수물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물 분석과 관계자들 조사를 통해 공무원 개인이 혼자서 한 건지, 아니면 시 차원에서 의도적·계획적으로 한 건지 파악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 시장은 “검찰은 정치탄압과 정략적인 민주당 경선 개입을 중단하라. 국민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검찰은 민주당 경선 향방을 좌우할 호남권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가 시작되기 하루 전, 무려 4개 과에 대해 8시간 이상 압수수색했다. 사건과 상관없는 부서의 인사기록까지 압수하는 등 전형적인 과잉 수색을 감행했다”고 비판했다. 검찰은 “민주당 경선 일정과 무관하다. 적법한 절차를 거쳐 압수수색을 했다”고 맞섰다. 검찰은 지난 24일 성남시청 시간선택임기제 공무원 A씨가 소속된 과 사무실과 정보통신부서 등을 압수수색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3일 이 시장의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A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검찰 성남시청 압수수색…이재명 “정치 탄압” 검찰 “경선과 무관”

    검찰 성남시청 압수수색…이재명 “정치 탄압” 검찰 “경선과 무관”

    검찰이 지난 24일 성남시청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성남시청 공무원 A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기 때문이다. 선관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의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A씨를 고발했다. A씨는 지난달 2일~이달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촛불 개혁과제 가장 잘 할 후보는 이재명’, ‘이재명을 뽑아야 하는 이유’ 등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 시장의 당선을 위한 게시글과 영상 131건을 공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시장은 지난 25일 입장문을 통해 “노골적 정치탄압과 선거개입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분명히 경고한다. 검찰은 저에 대한 정치탄압과 정략적인 민주당 경선 개입을 중단하라. 국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시장은 또 선관위의 고발 하루 만에 압수수색이 진행됐다면서 “우리 당 후보(문재인 전 대포)를 공산주의자라고 한 강남구청장(신연희)의 ‘종북몰이’, 우석대 학생 식사제공 및 후보참여 행사 버스동원, 제주청년 지지선언 조작의혹 등 다른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조사를 미루는 검찰이 유독 저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과감하게 압수수색을 감행했다”고 말했다. 또 “검찰은 민주당 경선 향방을 좌우할 호남권 ARS 투표가 시작되기 하루 전, 특히 저의 호남지역 지지율이 (민주당에서) 2위에 오르며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전격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검찰은 “압수수색은 민주당 경선 일정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선관위의 고발 사건을 맡게 된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26일 언론에 보낸 입장문에서 “선관위 고발과 동시에 언론에 보도돼 증거 확보를 위해선 신속한 압수수색이 필요했다”면서 “실체 규명에 필요한 범위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압수수색을 한 것이고, 당시 시청 업무에도 지장이 없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관위가 사실관계 조사를 통해 혐의를 파악한 후 고발한 사건으로, 선관위 보도자료에 ‘다른 공무원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요청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라면서 “앞으로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선관위는 A씨를 고발하면서 디지털포렌식 기법으로 A씨의 스마트폰을 분석해 공무원들이 SNS로 계획적인 선거운동을 한 정황을 포착해 이를 함께 수사해달라고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검찰은 지난 24일 오후 성남시청 공무원 A씨가 소속된 과 사무실과 정보통신 부서 등을 압수수색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모든 날이 안 좋았다…사진으로 돌아본 박근혜 4년

    모든 날이 안 좋았다…사진으로 돌아본 박근혜 4년

    헌정 사상 첫 정당 해산 결정, 그리고 첫 대통령 탄핵 인용. 박근혜 정부 4년이 우리 헌정사에 남긴 기록이다.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라던 박 전 대통령 측의 슬로건은 결국 박 전 대통령 개인과 최순실의 꿈만 이루어지는 나라였다. 지난 대선부터 ‘민간인 박근혜’의 검찰 소환 조사까지 주요 사건을 사진으로 돌아봤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18대 대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당선2012년 12월 19일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가 51.6%의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당시 국가정보원이 대선에 개입, 박 후보의 유력 대항마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조직적으로 비방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그러나 경찰은 12월 16일 3차 대선 후보 TV토론회가 끝난 직후인 밤 11시에 “혐의가 없다”는 취지로 중간 수사결과를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이후 이 사건은 검찰 수사를 통해 국정원의 조직적 개입이 드러났다. ●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 간첩 사건, 결국 국정원의 조작으로박 전 대통령의 취임식을 앞두고 있던 2013년 1월 21. 동아일보는 1면 머리기사를 통해 탈북한 서울시 공무원이 간첩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단독 보도했다. 피의자는 탈북자 출신 서울시 공무원인 유우성씨로, 국가정보원은 유씨가 간첩이라며 체포했고 검찰 또한 유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국정원이 유씨를 간첩으로 몰아가기 위해 관련 증거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고, 검찰이 국정원의 증거 조작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국정원의 조선족 협력자와 국정원 소속 과장이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결국 유씨의 간첩 혐의는 2015년 10월 29일 무죄가 확정됐다.● 박근혜, 제 18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다국정원의 대선 개입 논란에도 제 18대 대통령에 당선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2013년 2월 25일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 김학의 법무부 차관 성접대 파문박근혜 대통령 취임 직후 법조계의 관심사는 새 대통령의 첫 검찰총장이었다. 당시 검찰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이 김학의 대전고검장을 낙점했다는 평이 우세했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대통령 입맛에 맞게 임명하지 못하도록 법을 바꿔 실제 검찰총장에는 채동욱 당시 서울고검장이 임명됐다. 법조계에서는 채 총장 임명 직후부터 채 총장의 임기가 길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박 대통령과 코드가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를 방증하듯 총장 후보에서 낙마한 김 전 대전고검장은 사법연수원 동기(14기)인 채 총장이 임명됐음에도 검찰 관례에 따라 검찰을 떠나지 않았고, 박 전 대통령도 김 전 고검장을 법무부 차관으로 중용했다.하지만 차기 김 전 법무차관은 같은 해 3월 한 건설업자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확산되면서 공직에서 물러났다. ●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이미 대선 직전 일부 정황이 포착 된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 정황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했다. 검찰은 2013년 3월 18일 서울중앙지검에 특별수사팀을 구성했고, 처음 사건을 맡았던 권은희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현 국민의당 의원)은 “국정원 수사에 윗선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후 특별수사팀은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 등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선거 및 국내 정치에 관여했다며 관련자들을 재판에 넘겼다. ● 국정원 수사 방패 채동욱, 조선일보 ‘혼외자’ 보도로 물러나다‘살아있는 권력’과 국가정보기관을 상대로한 검찰 특별수사팀의 든든한 방패는 채동욱 검찰총장이었다. 하지만 그런 채 총장도 조선일보의 보도를 계기로 무너졌다. 조선일보는 2013년 9월 6일자 1면에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자’ 의혹을 보도했다.이에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은 채 총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고 결국 채 총장은 13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검찰은 채 총장이 물러난 이후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수사하던 윤석열 특별수사팀장도 교체했고, 윤 팀장은 이후 국정감사에서 조영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의 수사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 사망 295실종 9명...대한민국을 절망케 한 세월호 참사탑승자 476명. 사망 295명, 실종 9명. 채 꽃피지도 못한 단원고 2학년 학생 등을 태우고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차디찬 진도 앞바다 맹골수도에 침몰했다. 2014년 4월 16일 수요일이었다. 세월호가 침몰하던 당시에도 박근혜 당시 대통령은 미용사를 불러 머리 손질을 한 것으로 확인됐고, 세월호는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의 인양 반대 및 사고 진상조사 반대에 부딪히다 최근 인양에 속도가 붙고 있다.● 통합진보당, 헌정 사상 처음으로 해산2000년 1월 창당한 민주노동당을 모체로 한 통합진보당은 옛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등 보수 정당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이런 통진당은 결국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12월 19일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헌법재판소 심리를 통해 해산이 결정됐다. 당시 법무부는 통합진보당 전체가 종북화되어 북한의 대남전략에 따라 움직이는 당이 되었다며 헌정 사상 처음으로 헌재에 위헌정당해산심판을 청구했고, 헌재는 찬성 8대 반대 1(김이수 재판관) 의견으로 해산을 결정했다. ● 정권 뒤흔든 성완종 리스트2015년 4월 9일 옛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출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자살 사건이 정치권을 뒤흔들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정부 지원금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성 전 회장은 억울하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연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성 전 회장의 자살로 일단락 되는 듯했던 수사는 숨진 성 전 회장의 옷 안에서 유력 정치인의 이름과 현금 등의 액수가 적힌 메모지, 그리고 생전 육성 폭로 내용이 공개되면서 ‘성완종 리스트 로비’ 수사로 확대됐다.해당 메모지에는 김기춘·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유정복 인천시장, 홍준표 경남도지사,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 서병수 시장으로 추정되는 ‘부산시장’, 이병기 당시 비서실장과, 이완구 당시 국무총리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 사망자 속출 속 ‘연출’ 논란 낳은 메르스 사태 2015년 5월 20일 중동 국가 바레인을 다녀온 한 국민이 중동호흡기 질환(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른바 ‘중동 독감’이 한반도에 상륙했다. 첫 확진자를 시작으로 사싱살 메르스 종식이 선언된 7월 28일까지 36명이 숨졌다.이 과정에서 서울대병원을 방문한 박 대통령의 배경에 ‘살려야 한다’는 문구가 붙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청와대의 연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연출 논란과 관련해 서울대병원 내부에서는 청와대 관계자의 연출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지만, 서울대병원 측은 이를 부인했다. ● 교육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교육부는 2015년 10월 12일 한국사 국정 교과서 발행 계획을 공식 발표하고, 각종 진통 끝에 2017년 1월 31일 최종본을 공개했다. 하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 미화 등 집필 전부터 제기됐던 우려가 현실로 확인되면서 실제 학교 채택률 0%를 기록하며 폐기될 처지에 놓였다. ● 피해 할머니들 무시한 한일 위안부 합의 강행2015년 12월 28일 한·일 양국은 위안부 문제 합의안을 타결했으며 이는 ‘불가역적’(되돌릴 수 없는) 합의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이는 양국 정부의 일방적인 합의로, 실제 피해 당사자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다수는 여전히 이 합의안은 무효라고 반발하고 있다. ● 16년의 노력도 물거품…문 닫은 개성공단박근혜 정부는 2016년 2월 북한의 4차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에 대응, 개성공단 전면 중단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2000년 현대아산과 북한의 공업지구 개발에 관한 합의서 채택으로 시작된 남북 화해협력의 상징적인 공동 사업이 전면 중단된 것이다. 현재 개성공단에 입주 했던 기업은 거리로 내몰려 생계의 절박함을 호소하고 있다. ● 국민 사찰 일상화…세계 최장시간 필리버스터참여 의원 38명, 총 의사발언 시간 8일 27분(192시간 27분). 2016년 2월 23일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추진하던 테러방지법 국회 통과를 막기 위한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진행됐다.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법안이라며 이를 추진했고, 야당은 이를 일상적인 국민 사찰은 물론, 정치적 탄압을 위한 법안이라며 반발했다. 하지만 이 법안은 야당의 필리버스터가 끝난 3월 2일 밤 새누리당 단독 표결로 통과됐다. ● 무용론 속 사드 배치 결정미군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한반도 배치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14년 주한미군의 요청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발사 위협에서 한반도를 방어할 수 있다는 게 미군의 논리였으며, 박근혜 정부들어 논의가 급속화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드는 북한과 남한의 거리와 미사일 발사 각도상 무용지물이며, 사드 배치를 위한 레이더 기지가 인근 지역 주민의 건강을 위협하게 될 것 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거센 반발에도 박근혜 정부는 지난해 7월 8일 한반도 사드 배치를 공식 발표했다. ● 경찰 과잉진압 논란…백남기 농민 사망2015년 11월 14일 제1차 민중총궐기에 참여한 농민 백남기씨가 경찰이 직사로 살수한 고압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의식불명에 빠졌다. 백씨는 의식을 잃은채 무려 317일이나 병상에 누워있다 지난해 9월 25일 숨을 거뒀다. 경찰의 과잉 진압 논란이 제기됐고, 경찰은 이를 무마하기 위해 무리하게 시신 부검을 시도하기도 했다. 지리한 법정 공방 끝에 부검은 무산됐고, 고(故) 백남기씨의 장례식은 같은해 11월 5일에서야 진행됐다. ● 분노한 민심, 촛불로 타오르다박근혜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국정농단 사태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분노한 민심이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29일을 시작으로 서울 광화문을 비롯한 전국의 주요 광장과 거리에서는 매주 토요일 촛불집회가 열리기 시작했다. 촛불집회 참가자는 3번째 집회에서 100만명을 넘었고, 대통령 탄핵안 가결 2주 전인 지난해 12월 3일 6차 집회에서는 전국 230만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외쳤다. ● 국회, 대통령 박근혜의 직무를 정지시키다퇴장 1명, 찬성 234표, 반대 56표, 무효 7표. ‘1234567’이라는 숫자 조합을 남기며 지난해 12월 9일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됐다. 국회는 연이은 언론의 박 전 대통령의 권력 사유화와 최순실의 국정농당, 특검 수사로 드러난 범죄 혐의에 따라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의결했다. 표결 당시 퇴장한 사람은 친박계 좌장격인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헌정 첫 대통령 탄핵“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입에서 이 말이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21분. 대를 이은 대통령이자, 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의 직무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대한민국의 역사는 2017년 3월 10일 오전 11시 21분 새롭게 쓰였다. 박한철 전임 소장의 퇴임으로 8명의 헌법재판관이 진행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재판관 전원은 박 전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했으며, 대통령으로서 헌법 수호의 의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 ‘피의자 박근혜’ 21시간 검찰 조사대통령직 파면 후 서울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간 ‘민간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적용된 혐의는 뇌물수수를 비롯해 직권남용과 공무상 비밀누설 등 무려 13개. 이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오전 9시 24분에 시작돼 같은 날 밤 11시 40분 쯤에 끝났지만, 박 전 대통령 측이 조서를 거듭 검토하면서 22일 오전 6시 54분까지 이어졌다. 박 전 대통령 측은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재명 시장“ 검찰, 정치 탄압 .선거 개입 말라”

    이재명 시장“ 검찰, 정치 탄압 .선거 개입 말라”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25일 검찰이 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성남시청을 압수수색한데 대해 “노골적 정치탄압과 선거개입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검찰은 정치탄압과 정략적인 민주당 경선 개입을 중단하라. 국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이 시장의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는 성남시 시간선택공무원 A씨의 성남시청 사무실과 정보통신부서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 시장은 “시간선택임기제 공무원이 저에 대한 지지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는 이유로 압수수색을 받게 된 데 대해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검찰은 민주당 경선 향방을 좌우할 호남권 ARS 투표가 시작되기 하루 전, 특히 저의 호남지역 지지율이 2위에 오르며 상승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전격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려 4개 과에 대한 8시간 이상 압수수색이었다. 사건과 전혀 상관없는 부서의 인사기록까지 압수해가는 등 전형적인 과잉수색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성남시가 제19대 대통령 선거와 관련, 전 공직자를 대상으로 선거 중립과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특별점검에 나섰다. 시는 25일 보도자료에서 A씨에 대해 업무정지, 직위해제 등 신분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 24일 5급 부서장 154명을 상대로 공직선거법, 공무원 선거 중립 의무 관련 교육을 했다. 소속 공무원 전원(2천949명)에게 정치적 중립과 공직기강 확립을 당부하는 문자메시지도 보냈다. 오는 28일에는 6급 이상 공무원 800여명에게 ‘공무원이 지켜야 할 행위 기준’ 등 공직선거법 직무교육을 할 예정이다. 한편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24일 오후 검사와 수사관 등 13명을 투입, 성남시청 시간선택제 공무원 A씨가 소속된 부서와 정보통신 부서 등을 압수수색했다.   A씨는 2월 2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촛불 개혁과제 가장 잘할 후보는 이재명’, ‘이재명을 뽑아야 하는 이유’ 등 경선에서 이 시장의 당선을 위한 게시글과 영상 131건을 공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안철수·손학규·박주선 국민의당 합동연설회 들어보니

    안철수·손학규·박주선 국민의당 합동연설회 들어보니

    국민의당 대선 주자들이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광주·전남·제주 곳곳에 설치된 29개 투표소에서 국민의당 대선 후보 선출 현장투표가 진행됐다. 선거인단을 사전등록하지 않은 경선으로 신분증을 지참하고 투표소를 방문한 누구나 간단한 신원확인 뒤 투표에 임할 수 있다. 신원확인부터 투표까지 1~2분이 소요된다. 국민의당이 5만여명의 투표 참여를 사전 예상한 가운데 이날 오후 3시까지 4만 5056명이 투표에 참여해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합동연설회 연단에 오른 순서대로 박주선, 손학규, 안철수 후보의 연설을 요약했다.    ◆ 기호 2번 박주선 “호남 중심 대연합 이루겠다”호남의 자존심을 걸고 ‘호남 중심 정권’을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역사상 평화적 정권교체를 만들어낸 광주·호남의 자부심과 긍지가 여기에 살아 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DJP연합이란 상상할 수 없었던 대연합으로 정권교체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호남은 대통령을 배출한 다음 15년째 침묵 중입니다. 15년 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을 계승할 줄 알고 지지율 2%였던 노무현 후보를 밀어줬습니다. 호남의 결심은 노무현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위업을 달성했습니다. 참여정부는 호남 결심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습니다.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호남이 아닌 ‘부산 정권’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청와대 권력은 박주선에게도 칼 끝을 들이밀어 죄 없는 죄를 만들어 구속이란 모진 시련을 주었지만, (그 정권도) 박주선은 어떻게 하지 못했습니다. 그 정치보복의 중심, (민주)당을 깬 중심에 청와대 권력 2인자였던 문재인 후보가 있었습니다. 호남탄압의 책임자인 문재인 후보가 호남표를 달라고 합니다. 전두환에게 받은 표창장을 들고 표를 달라는 것은 호남을 능멸하는 것입니다. 호남을 들러리로 세워 이용하려는 문재인 후보를 여러분과 함께 단호히 반대합니다. 호남의 역사는 스스로 써야 합니다. 호남 가치의 화신인 박주선이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세계 역사를 함께 쓸 사람, 차기 대통령이 될 사람이라고 (저를) 극찬해 줬습니다. 호남 중심 야권 대연합을 이루겠습니다. 제게는 꿈이 있습니다. 개천에서 용 나는 나라, 내 자식이 취직 걱정 않을 나라, 정직한 사람이 희망 가진 세상,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나라, 정치보복이 없는 나라, 안전한 나라. (이런 세상이)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생각하는 세상이 아닐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국민의당이 집권 비전을 못보여줘 호남이 기울고 있습니다. 호남 중심 대연합에 반대하는 분도 있습니다. 2002년 노무현 무명인사가 대통령이 되도록 선택했던 호남의 지혜, 이변, 돌풍으로 국민의당 집권의 계기를 만들어 주십시오.   ◆ 기호 3번 손학규 “저녁이 있는 삶의 새로운 나라 만들겠다”손학규가 민주주의 성지 광주에 다시 섰습니다. 대선 승리로 진짜 정권교체를 이루겠습니다. 5·18 광주정신으로 기득권·특권·반칙으로 가득찬 패권정치를 끝장 내겠습니다. 김대중 정신으로 국민 모두 함께 잘사는 개혁정치를 이뤄내겠습니다. 차별받고 소외받는 사람이 없는 나라, 차별받고 소외받는 지역이 없는 나라, 모두가 똑같은 사람 대접을 받는 나라, 저녁이 있는 삶의 새로운 나라 7공화국을 만들겠습니다. 세월호가 떠올랐습니다. 부정, 비리, 부패, 기성세대의 나태와 책임회피가 떠오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 나라 부끄러움의 상징이 떠올랐습니다. 세월호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지 못하는 나라는 나라도 아니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지난 겨울 국민은 “이게 나라냐” 외치며 기득권과 패권 세력의 나라를 갈아 엎자고 외쳤습니다. 함께 잘 사는 정의로운 나라, 일하고 싶은 사람 누구나 일하는 사람, 아이낳고 사는게 행복한 나라, 노후가 편안한 나라, 어렵고 힘든 사라에게도 똑같은 기회가 주어지고 국민 모두가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새로운 나라인 제 7 공화국을 열어 가겠습니다. 전쟁 위협없이 남북한이 교류하는 평호의 땅, 한반도에서 동아시아의 새로운 문명이 꽃피는 7공화국을 열어 가겠습니다. 박근혜 사태를 보며 우리는 대통령은 평범한 시민의 삶을 살아본 사람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습니다. 저는 세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서민의 평범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민주화 요구가 거셀 때 박정희 정권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목숨을 걸었습니다. 민생 요구할 때 경기도지사로 4년간 74만 일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복지를 요구할 때 민주당 대표로 보편적 복지·경제민주화 정책을 당 정강정책으로 만들어 맞섰습니다. 통합 요구할 때 두 번이나 야권 대통합 이뤄 분열과 증오 정치 끝장내려고 했습니다. IMF 국난 사태가 준비된 선장인 김대중 전 대통령을 불렀듯 다시 국난을 맞은 지금 준비된 선장, 손학규가 나섰습니다. 호남에서 새로운 대한민국의 역사를 써주십시오. 호남이 시작하면 역사가 됩니다.   ◆ 기호 1번 안철수 “3당 구도·여소야대 만든 저력 믿어달라”세월호가 인양됐습니다. 3년이나 걸렸습니다. 이게 나라입니까. 다시 한 번 다짐합니다. 슬픔을 잊지 않고, 제대로 된 국가를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안철수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대신할 수 없는 미래, 안철수가 하겠습니다. 문재인을 꺾고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대한민국 미래를 여는 첫 번째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광주·전남·제주에서 첫 관문을 힘차게 열어 주십시오. 호남은 지난 총선에서 압도적 지지로 국민의당을 세워줬습니다. 민주당에서 호남당이라고 비아냥거릴 때 국민의당 깃발을 들고 새누리당 확장을 막아냈습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180~200석을 할 것이라며 국민의당을 분열세력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 안철수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더 강력하게 도전했습니다. 결국 새누리당 과반이 무너지고 결국 해체됐습니다. 3당 체제를 만든 당, 여소야대 구도를 만든 당은 어느 당입니까. 광주·전남·전북·서울·대구·인천·경기·경북에서 (국민의당이) 민주당을 꺾었습니다. 지금까지 도전해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결코 포기한 적이 없었습니다. 문재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후보가 누굽니까. 바로 저, 안철수입니다. 정권교체는 이미 확정됐습니다. (호남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할 필요 없습니다. 마음에 드는 후보를 선택하면 더 좋은 정권교체가 됩니다. 수구가 아니라 개혁을 선택해야 합니다. 기득권이 아니라 혁신을,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선택해야 합니다. 다시는 이 나라를 패권주의 세력이 맡길 수 없습니다. 문재인은 이제 와서 호남에 대한 인사·예산차별을 인정했습니다. 지난 총선 때 표를 얻기 위해 했던 정계은퇴 약속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선거 때만 호남의 지지를 얻으려는 사람을 뽑아서는 안됩니다. 한 번 속으면 실수지만, 두 번 속으면 바보입니다. 이 나라를 이끄는 이도, 정치를 이끄는 이도 오직 국민입니다. 정치인에 의한 공학적 연대는 이미 시효가 지났습니다. 승리, 개혁, 통합, 미래를 생각하면 저, 안철수입니다. 광주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광주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비문’ 이종걸, 이재명 선대위원장 맡는다…“야권 통합 적임자”

    ‘비문’ 이종걸, 이재명 선대위원장 맡는다…“야권 통합 적임자”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25일 당내 대선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캠프 총괄 선대위원장 역할도 맡기로 했다. 비문(비문재인) 계열 중진인 이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재명은 국민이 중심이 되는 야권 통합의 적임자이기에 그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이재명 시장이야말로 국민이 바라는 야권 통합을 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그는 “야권통합은 정치인의 지분 나누기도, 담합도 병합도 아니다. 정체성을 지키는 단합이다. 정권교체를 열망하고, 새 희망의 나라를 만들기를 염원하는 국민의 절실한 명령”이라고 말했다. 또 “이재명은 ‘평당원 혁명가다. 민주당이 획일화되고 있다. 당 운영에서 다양성은 장식일 뿐, 특정인에게 편파적이다. 1월 개헌문건 사건부터, 경선 첫날 고의성이 짙은 선거결과 유출까지 우려스런 사태가 끊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다양성과 건강한 긴장관계가 없는 당은 작은 충격에도 취약하다”며 “이재명은 정당 민주주의가 보장된 민주당을 만들 적임자”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변방파다. 중앙정치 기반이 없어 과도한 차별을 받고 권력의 치졸한 탄압을 받아왔다. 그를 지키기 위해 그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또 “이재명은 원대한 꿈을 가진 현실주의자다. 원칙이 있되, 성과로 증명한다. 분노가 있되 포용적이다. 주장은 선명하지만 경청하는 귀가 있다. 제가 구상하는 재벌·정치·사법개혁, 적폐청산의 방향과 같다”고 말했다.. 5선 의원으로 최고의원, 원내대표 등의 경륜이 있는 이 의원은 이 시장 캠프에서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조선의 시간, 그대로 멈추다…순천 낙안읍성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조선의 시간, 그대로 멈추다…순천 낙안읍성

    영화 ‘태극기 휘날리다’, ‘다물’, ‘천군’, ‘광해’ 그리고 드라마 ‘다모’, ‘대장금’, ‘장길산’, ‘토지’, ‘불멸의 이순신’, ‘구암 허준’ 등의 촬영장소는 어딜까? 순천의 낙안읍성이다. 낙안읍성은 진짜다. 현재를 과거처럼 만든 것이 아니라 과거 그대로 현재에 멈추어 있다. 방문객들이 옛 시간을 따라 담벼락을 돌면, 또 다른 옛 시간이 그들을 맞이한다. 발걸음이 처음으로 초가지붕 아래에서 돈독하게 움직인다. 샛길로, 고샅길로, 한길로 넘어가면 누구나 시간의 경계를 온몸으로 느낀다. 살아있는 옛날이다. 낙안읍성이 관광지로 가지는 매력은 바로, 이것저것 내세우지 않고 오직 고즈넉한 예전 시간 한 가지만 얼굴로 낸다는 것이다. 시멘트 덕지덕지 바른 담 위에 찰흙으로 세련되게 단장한 요사이 다른 ‘옛날’ 관광지에 내심 시큰둥하였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단연 일품의 여행지이자 방문지다. 지금의 낙안읍성을 에워싸고 있는 성곽의 길이는 총 1410m에 이른다. 높이 역시 고르지는 않으나 옛 마을 성곽으로는 제법 높은 4m에 이르고, 넓이 역시 우마차가 넉넉히 지나갈 정도의 성곽길을 지니고 있다. 현재 총 면적이 예전 셈법으로 4만 1018평으로 현재도 여전히 100세대 조금 못 미치는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사람 살고 있는 동네다. 원래 낙안읍성은 조선 태조 6년(1397)에 왜구들의 잦은 침입을 방비하기 위해 토성으로 쌓았다. 이후 세종 9년(1426)에 석성으로 다시 개축하였고, 유명한 임경업 장군이 낙안 군수로 재직하던 시기(1626)에 다시금 석성(石城)을 중수했다는 야사도 전해진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반드시 주목해야 할 지점이 있다. 현재의 낙안읍성이 있는 지역명은 낙안군(樂安郡)이 아니라 순천시 낙안면이라는 사실이다. 원래 지금 보성의 벌교읍, 고흥의 동강면, 대서면, 순천의 외서면 등은 1908년 일제가 일부러 낙안군(樂安郡)을 폐군시키면서 인위적으로 세 도시에 강제로 편입시킨 낙안의 마을들이다. 당시 안규홍(1879~1911) 의병장을 비롯하여 수많은 항일 의병들이 현재의 벌교 지역, 옛 낙안군을 중심으로 결성되자 일제는 무자비하게 탄압하였고 아예 이 지역을 찢어 놓았던 것이다. 낙안 지역에서 일어난 항일무장독립투쟁이 일제로서도 쉬 대응하기 힘들 정도로 극렬했던 탓이었다. 흔히들 ‘벌교에서 힘 자랑하지 마라’라는 말은 지금은 주먹질로 곡해되어 와전되었지만, 원래 옛 낙안 지역이었던 벌교에서 일제 순사에 항거하던 거친 젊음과 독립운동가들이 많았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을 보면 소설의 배경인 벌교 역시 역사적으로는 낙안지역이었기에 자연스레 등장인물에 낙안댁, 외서댁이라는 명칭이 등장한다. 그러하기에 오히려 현재의 낙안면이 속한 순천시보다는 보성에서 낙안읍성이 더 가까운 연유가 이런 사연에서 나오는 것이다. 원래 낙안읍성에는 동서남북으로 총 4개의 성문이 있었지만, 현재는 낙풍루라고 불리는 동문, 진남루라고 일컫는 서문, 쌍청루인 남문이 제 모습을 유지한 채 남아있다. 읍성 안으로 들어가면 예전의 조선 동리가 그대로 성 안에 담겨 있는데, 물레방아, 옥사, 장터, 우물, 빨래터, 대장간, 객사와 동헌, 서당, 임경업 군수 비각 등이 옛 풍경 그대로 남아 있다. 또한 성곽 너머에는 낙안벌 멀리 장광산, 백이산이 보이며 이 산들을 지난 먼 거리에 조계산도 어렴풋이 짐작된다. 조계산 너머가 바로 지리산이고 섬진강이니 남도 중에서 아랫마을이 바로 낙안읍성이다. 낙안읍성은 CNN 선정 ‘한국 최고 여행지 50선’에 당당히 이름 올릴 정도이자 한국관광공사 선정 주요 방문지 순위에도 윗길에 앉아있을 정도이니, 올 봄 힐링을 원하는 사람들은 따뜻한 봄햇내 가득한 낙안읍성으로 가보는 것도 좋다. <낙안읍성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순천이나 벌교, 고흥, 여수 지역을 방문한다면 필수 코스다. 2. 누구와 함께? -가족 단위 여행지. 3. 가는 방법은? -전라남도 순천시 낙안면 충민길 30/ (061)749-8831/ 순천 시내버스로 63, 68, 61, 16, 670번이 있다. 4. 감탄하는 점은? -진짜다. 일부러 만든 옛날 동네가 아니라 진짜 옛날의 시간이 남아 있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최근 코레일의 내일로 여행 코스로 여수, 순천이 이름 얻으면서 관광객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옥사, 한지체험관, 동헌, 성곽길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가성비 끝판왕 한정식, 3인 이상 ‘대원식당’(744~3582), 남도의 제대로 된 한정식 한상을 원한다면 ‘명궁관’(741-2020), 돼지고기 김치찜 ‘진일 기사식당’(754-5320), 마늘통닭 ‘풍미통닭’(744-7041), 짱뚱어탕 ‘대대선창집’(741-3157), 찹쌀떡 ‘화월당 과자점’(752-2016)/ 지역번호 (061) 8. 홈페이지 주소는? -www.suncheon.go.kr/nagan/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뿌리깊은나무박물관, 태백산맥 문학관, 순천만 정원, 선암사 10. 총평 및 당부사항 -낙안읍성은 제대로 보존된 민속마을이다. 남도 여행을 간다면 낙안읍성과 더불어 옛 낙안군 지역이던 벌교 지역도 같이 둘러보자.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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