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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반하장’ 中, 영국 홍콩인 시민권 추진에 “강력 규탄, 국제법 위반”

    ‘적반하장’ 中, 영국 홍콩인 시민권 추진에 “강력 규탄, 국제법 위반”

    미 홍콩특별지위 박탈에도 반발 “내정간섭”미 하원의 홍콩탄압 中은행 제재에도 반발日신문 “‘일국양제’ 국제약속 위반 中 폭거”영국이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에 따라 홍콩인 보호를 위해 일부 홍콩인이 영국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한 데 대해 중국이 “국제법 위반”이라며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중국은 미국의 홍콩특별지위 박탈에 대해서도 “내정 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中 “英, 어떤 방식으로도 홍콩 간섭 마라”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해외 시민(British National Overseas·BNO) 여권을 소지한 홍콩인에게 시민권을 주는 것은 중국과의 약속을 어기는 것이며 국제법과 국제 기본 준칙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상응하는 조치를 할 권리를 남겨두겠다”면서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결과는 영국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대응을 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BNO 여권을 소지한 사람도 중국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주재 중국 대사관 대변인도 대동소이한 입장을 밝혔다. 이 대변인은 “중국은 영국이 홍콩보안법 문제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보며 중국의 입장을 존중해 어떤 방식으로도 간섭하지 않길 촉구한다”고 말했다.英보리스 총리 “영국-중국 공동선언 위반”“BNO 여권 소지자에 英시민권 신청 허용”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일(현지시간) 홍콩보안법 시행이 ‘영국-중국 공동선언’ 위반이라며 이민법을 개정해 영국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홍콩은 영국의 식민지였다. 영국과 중국이 1984년 체결한 ‘영국-중국 공동선언’(홍콩반환협정)은 1997년 중국 반환 이후로도 50년 동안 홍콩이 현행 체계를 기본적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등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기본 정신을 담고 있다. 영국 정부는 BNO 여권 소지자가 5년간 거주·노동이 가능하도록 이민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5년 뒤에는 정착 지위를 부여하고 다시 12개월 후에 시민권 신청을 허용하기로 했다.日주요신문 “홍콩 자유 매장한 폭거”“일국양제 국제약속 깨, 中제재 해야” 일본에서도 도쿄에서 발행되는 6개 주요 일간지는 지난 1일 홍콩보안법의 도입과 이로 인한 홍콩 사회의 변화 전망을 자세히 소개하고 사설로 규탄했다. 도쿄신문은 홍콩보안법이 “홍콩의 자유를 매장하는 폭거”라고 규정했다. 아사히신문은 “홍콩의 독립적인 사법권이나 입법권이 근본적으로 손상될지도 모른다”며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후 23년간 실시된 “일국양제가 실질적으로 무너질 것을 깊이 우려한다”고 논평했다. 신문은 홍콩 민주화 운동가들이 탄압을 피해 망명할 수도 있다고 관측하고서 “일본은 그들을 받아들이는데 유연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일본 정부에 주문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홍콩보안법이 “자유롭고 열린 홍콩의 ‘고도 자치’를 짓밟는 법률”이라며 “일국양제를 인정한 국제적 약속을 깨고 홍콩에 대한 개입을 강화하는 중국의 조치는 도저히 용인할 수 없다”고 사설을 썼다. 신문은 “홍콩 사회를 위축시켜 중국이나 홍콩당국에 대한 비판을 가두려는 의도가 명백하다”고 비판했다. 산케이신문은 ‘홍콩은 죽었다’는 제목으로 검은 바탕에 흰색 활자로 헤드라인을 뽑았다. 사설 형식의 논설에서는 “국제사회는 홍콩보안법에 항의 목소리를 높여 온 홍콩 시민과 연대해야 한다”면서 “일본은 미영 양국 등과 협력해 대중국 제재를 단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中, 홍콩 주민에 피난처 제공하는 호주에도“내정 간섭 멈추라” …美에는 “반격할 것” 한편 중국 외교부의 자오 대변인은 미국 하원이 1일(현지시간) 홍콩의 민주주의 탄압에 관여한 중국 당국자들과 거래한 은행들을 제재하는 내용의 법안을 의결한 것에 대해서도 “중국은 강한 불만과 반대를 표시한다”며 반발했다. 그는 “미국은 홍콩에 대한 간섭을 멈추고, 관련 법안 추진을 중단하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중국은 반드시 단호히 반격할 것이며 모든 결과는 미국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어떤 나라의 간섭이나 외부세력의 압력도 국가주권과 홍콩의 번영을 수호하려는 중국의 의지를 흔들 수 없다”고 말했다. 자오 대변인은 홍콩 주민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호주를 향해서도 홍콩과 관련한 내정 간섭을 멈추라고 촉구했다.中, 미 홍콩 특별지위 박탈에 “단호히 반대…계속 정책 마련해 집행” 중국 상무부가 미국의 홍콩 특별지위 박탈에 반발했다. 이날 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베이징 청사에서 열린 주례 브리핑에서 “미국 측이 홍콩을 대상으로 소위 ‘제재’라는 것을 가한 것이 중국 측은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미국이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강행에 대응해 홍콩의 특별 지위를 박탈하는 조처를 취한 것과 관련한 물음에 “홍콩의 국가보안 관련 입법 문제는 순전히 중국의 내정에 관한 것으로서 어떤 외국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가오 대변인은 “우리는 굳건하게 일국양제 방침을 관철할 것”이라면서 “계속 정책을 마련해 집행함으로써 특별행정구의 경제 발전, 민생 개선, 영광 재연을 굳게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권수정 서울시의원 “코로나19 빌미 집회·농성 탄압은 인권 위기”

    권수정 서울시의원 “코로나19 빌미 집회·농성 탄압은 인권 위기”

    서울특별시의회 권수정 의원(정의당, 비례대표)은 지난 30일 제295회 정례회 5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코로나19 재난상황에서도 서울시는 시민과 사회적·경제적 약자를 위해 집회결사 자유의 기본권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시는 지난 5월 18일·6월 15일·6월 23일, 세 번에 걸쳐 아시아나 하청업체 아시아나케이오 해고 노동자들의 농성장을 강제 철거했다. 코로나19로 급작스러운 해고통보를 받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적법한 집회신고절차를 통해 한 평 남짓한 농성 천막을 차렸다. 그러나 서울시와 종로구청은 명확한 근거 없이 지난 5월 18일 수 십여 명의 철거반과 수 백 명의 경찰병력을 동원해 농성장을 강제 철거했다. 이후 서울시와 종로구청은 지난 5월 26일, 감염병예방법에 근거해 종로구 금호문화재단 앞을 포함하여 집회금지구역을 확대한 후, 6월 15일과 6월 23일 두 차례 더 농성장을 강제 철거했다. 지난 5월 6일 정부가 코로나19 생활 속 거리두기 ‘심각’ 단계에서 가장 낮은 단계인 ‘생활 속 거리두기’로 하향하여 집합·모임·행사가 가능하게 되었음에도, 서울시는 집회금지 결정을 고수하였다. 권 의원은 이날 발언에서 “헌법상 기본권인 비례 원칙, 과잉금지 원칙, 최소 침해 원칙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엄격히 준수되어야 한다”라며, “그러나 코로나19 예방을 빙자해 계속하여 야외집회를 규탄하는 행위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짓밟고 기본권을 제한하고 있다”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또한 “서울시의 과잉 시위 제한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더욱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회·경제적 약자가 안전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마지막 통로마저 막아버렸다”라며, “벼랑 끝에 선 노동자의 목소리를 누구보다 귀 기울여 들어야 할 정부와 지자체가 공권력을 앞세워 집회를 금지하는 것은 조속히 시정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권 의원은 “예기치 않은 코로나19 재난상황을 맞이하며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연결과 연대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라며, “집회자유의 보장은 누군가에게는 생존권과 직결되어 있다. 재난상황에서도 국민이 최대한 안전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제도적 방안 마련에 정부와 지자체가 힘써야 한다”라고 서울시에 거듭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홍콩보안법에 맞불… 화웨이·ZTE ‘국가안보 위협’ 지정

    美 홍콩보안법에 맞불… 화웨이·ZTE ‘국가안보 위협’ 지정

    중국에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통과된 30일(현지시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ZTE를 ‘국가안보 위협’으로 지정했고 미국 의회는 이른바 홍콩 주민 난민법안을 초당적으로 발의했다. 미국의 대중 압박이 전방위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서방 주요국들도 홍콩보안법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로이터·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FCC는 이날 “화웨이·ZTE를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미 통신기업들은 이들 회사로부터 신규 장비 구매 및 기존 장비 유지·보수 시 연방정부가 지원하는 83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쓸 수 없게 된다. FCC는 스파이 행위에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해 중국 통신업체 3개사의 미국 진출을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은 “화웨이와 ZTE 모두 중국 공산당 및 군사기구와의 관계가 밀접하다”며 “미국은 중국 공산당이 네트워크 취약점을 악용하고 중요 통신 인프라를 훼손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화·민주 양당 의원은 정치적 탄압이 우려되는 홍콩 주민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하는 내용의 ‘홍콩 피난처 법안’을 공동 제출했다. 홍콩보안법이 통과된 지 몇 시간 만이다. 법안에 따르면 정치적 의견을 표현하거나 정치행사에 평화롭게 참여했다는 이유로 박해를 받거나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입증된 홍콩 주민과 그 배우자, 직계 존·비속은 국무부로부터 난민 지위를 받을 수 있다. 법안 유효 시한은 5년이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도 “홍콩인들의 대만 이주를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미국에 끼친 엄청난 피해를 보며 중국에 대한 분노가 점점 커진다”고 적었다. 코로나19를 앞세웠지만 홍콩보안법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이튿날인 1일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홍콩에 아시아 본부를 둔) 기업들은 홍콩과 중국 본토의 관계를 규정하는 새로운 규칙 시행에 따라 이전처럼 홍콩이 본부를 두기에 알맞은 곳일지 재고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 장샤오밍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부주임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며 “미국의 조치에 상응하는 반격을 그때마다 하겠다”고 맞섰다. 영국과 호주, 캐나다, 일본, 스위스 등 27개국은 이날 제44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중국에 홍콩보안법 폐지를 촉구했다. 한국 외교부는 “제반 상황을 고려해 공동 발언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코로나로 여성 할례 증가…“할례 위험 410만 명”

    코로나로 여성 할례 증가…“할례 위험 410만 명”

    극단적인 남아 선호 관습으로 인해 지난 1년 동안 사라진 여아가 전 세계 1억 4000만 명에 달한다는 통계가 나왔다. 인공유산, 혹은 방임으로 죽음을 맞은 숫자다. 여성의 성기를 절제하는 할례의 위험에 처한 이들은 410만 명으로 확인된다. 유엔인구기금(UNFPA)은 30일(현지시간) 연례 보고서에서 “여아를 상대로 한 유해한 행위는 심각하고 지속적인 트라우마를 야기한다. 이들이 잠재력을 발휘할 권리를 빼앗는다”고 강조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모니카 페로 유엔인구기금 제네바 국장은 이날 “이 해로운 관행은 여성·소녀의 권리와 행복이 남성·소년의 권리와 행복보다 가치가 없다는 확신으로 인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유엔인구기금은 보고서에 여아 차별 문제를 고치기 위해 경제 구조와 법안을 수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페로 국장은 “이는 여아를 남성의 성적 대상, 경제적·법적 통제 아래 두게 만든다”며 “이는 인권 탄압이다”고 강조했다. 나탈리아 카넴 유엔인구기금 사무총장은 “법 개정만으로는 이러한 관행을 끝낼 수 없다”며 “우리는 근본적인 원인, 즉 양성 차별에 기반한 규범의 수정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카넴 총장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여아 보호 프로그램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6개월 이상 프로그램이 중단된다면 2020~2030년 사이 1300건의 여아 조혼, 200만명 이상의 여성 할례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홍콩은 죽었다…중국 제재해야” 日신문 홍콩보안법 맹비난

    “홍콩은 죽었다…중국 제재해야” 日신문 홍콩보안법 맹비난

    “홍콩 독립적 사법권, 입법권 손상 우려”아사히 “홍콩 민주운동가 日 받아들여야”요미우리 “중국 비판자 가두려는 속셈”닛케이 “홍콩 시장기능 약화, 외국인도 위협”일본 주요 언론들이 중국이 지난달 30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제정해 즉시 시행한 것에 대해 “국제 약속을 깬 중국을 제재해야 한다”며 ‘홍콩은 죽었다’고 일제히 비판했다. 홍콩보안법은 외국 세력과 결탁,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행위 등을 금지·처벌하고, 홍콩 내에 이를 집행할 기관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쿄에서 발행되는 6개 주요 일간지는 1일 홍콩보안법의 도입과 이로 인한 홍콩 사회의 변화 전망을 자세히 소개하고 사설로 규탄했다. 산케이신문은 ‘홍콩은 죽었다’는 제목으로 검은 바탕에 흰색 활자로 헤드라인을 뽑았다. 사설 형식의 논설에서는 “국제사회는 홍콩보안법에 항의 목소리를 높여 온 홍콩 시민과 연대해야 한다”면서 “일본은 미영 양국 등과 협력해 대중국 제재를 단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사히신문은 “홍콩의 독립적인 사법권이나 입법권이 근본적으로 손상될지도 모른다”며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후 23년간 실시된 “일국양제가 실질적으로 무너질 것을 깊이 우려한다”고 논평했다. 신문은 홍콩 민주화 운동가들이 탄압을 피해 망명할 수도 있다고 관측하고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자유주의국가로서 일본은 그들을 받아들이는데 유연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일본 정부에 주문했다.요미우리 “홍콩의 ‘고도 자치’ 짓밟은 법률”닛케이 “홍콩 덕 본 중국, 국제공약 무력화” 요미우리신문은 홍콩보안법이 “자유롭고 열린 홍콩의 ‘고도 자치’를 짓밟는 법률”이라면서 “일국양제를 인정한 국제적 약속을 깨고 홍콩에 대한 개입을 강화하는 중국의 조치는 도저히 용인할 수 없다”고 사설을 썼다. 이 신문은 “법의 해석권은 중국이 쥔다.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가 위법이 되는지가 분명하지 않다”면서 “홍콩 사회를 위축시켜 중국이나 홍콩당국에 대한 비판을 가두려는 의도가 명백하다”고 비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전 세계에서 홍콩으로 사람과 자본이 모이는 것은 독립된 법체계라는 전통이 있기 때문이며 중국 본토도 많은 혜택을 받았다”면서 “국제공약을 무력하게 하는 새 제도는 홍콩의 시장 기능을 약화하고 외국인의 안전까지 위협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도 홍콩의 인권 상황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중국에 솔직하게 우려를 전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으며 도쿄신문은 홍콩보안법이 “홍콩의 자유를 매장하는 폭거”라고 규정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전날 “일국양제 원칙에 대한 신뢰를 해친다. 관계국과 계속 협력해 적절히 대응하고 싶다”고 언급하는 등 일본 정부도 홍콩보안법에 우려를 표명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홍콩보안법발 미중의 정면충돌, 한국은 실사구시해야

    미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중국이 어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가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킴에 따라 홍콩 정부는 홍콩의 실질적인 헌법인 기본법 부칙에 이 법을 삽입해 홍콩 주권 반환일인 7월 1일부터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보안법은 국가 분열, 정권 전복 등에 대해 강력히 처벌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중국은 체제 유지를 위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지만 중국의 사회주의와 홍콩의 자본주의가 공존한다는 ‘일국양제’ 원칙을 뿌리째 흔드는 것이다. 무엇보다 공산당 일당 독재체제 아래서 인권 침해와 민주주의 탄압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당장 미 국무부는 홍콩보안법이 통과하기도 전에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 박탈 등 다양한 제재 카드를 꺼내 들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중국 정부도 즉각 내정간섭이라 반발하면서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미중 간 갈등이 경제, 외교, 안보 등 전방위로 확산되는 형국이다. 문제는 미중 모두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우리에게 직격탄이 된다는 점이다. 경제적 교류가 많은 홍콩의 특별지위가 박탈될 경우 직간접적으로 악영향을 피할 수 없다. 더욱이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미중 패권전쟁의 최전선에 있고 경제적으로도 미중 모두와 가장 첨예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나라다. 미국은 무역전쟁 이후 갈등이 격화되면서 동맹국들에 반중국 전선 동참을 요구한 상황이다. 안보와 경제 등에서 미중과 전략적 이해관계가 깊은 우리로선 곤혹스럽다. 우리는 무엇보다 미중 사이에서 한쪽으로 편을 가르는, 신냉전 구도를 경계해야 한다. 인류 보편적인 인권, 민주주의 문제 등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 연대하는 전략이 필요하지만 우리의 국익과 직결되는 외교 안보 경제 문제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실사구시적인 정신으로 상호 협력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
  • ‘문 대통령 비판 대자보’ 벌금형에 반발…전국 대학에 또 대자보

    ‘문 대통령 비판 대자보’ 벌금형에 반발…전국 대학에 또 대자보

    대학 캠퍼스에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인 20대가 최근 법원에서 건조물침입 혐의로 벌금 50만원의 유죄 선고를 받자 보수 성향 단체가 이에 반발해 전국 430개 대학 캠퍼스에 이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다시 붙였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는 이달 28일 오후부터 29일 사이 전국 430개 대학 캠퍼스에 대자보 5천장을 부착했다고 밝혔다. 대자보 제목은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다. 전대협은 1987~1993년 활동한 대학생 운동권 단체 ‘전대협’과 같은 명칭을 쓰고 있지만, 전혀 관련이 없는, 반대 성향의 단체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정부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이는 등의 활동을 해 왔다. 앞서 23일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3단독 홍성욱 부장판사는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지난해 11월 단국대 천안캠퍼스 건물 내에 붙여 건조물침입 혐의로 기소된 김모(25)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해당 대자보에는 “홍콩 다음은 한국이다. 현재 남조선의 식민지화 단계는 다음과 같은 수준에 도달해 있다”라는 제목과 함께 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앞에 무릎을 꿇은 합성 이미지 등을 담았다.이 판결을 놓고 일각에선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건조물침입 혐의의 피해 당사자라 할 수 있는 단국대 측은 “김씨가 우리 의사에 반해 불법 침입한 사실이 없다”면서 단지 업무 협조 차원에서 대자보가 붙은 사실을 경찰에 알렸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단국대 관계자는 지난달 20일 결심공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나와 “피해를 본 적도 없다. 표현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이 문제가 과연 재판까지 가야 할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전대협 측은 최근 붙인 대자보에서 “전두환 정권 때도 없었던 대자보 유죄 판결이 나왔다”면서 “민주를 말하던 자들이 집권하자 누구보다 민주주의를 탄압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권을 말하던 자들이 집권하자 누구보다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 독재 타도를 말하던 자들이 삼권을 모두 장악하고 독재 권력을 행사한다”고 강조했다. 전대협의 대자보에는 이 같은 주장과 함께 문 대통령이 당선 전 출연했던 방송 프로그램을 캡처한 사진도 첨부했다. 당시 방송 진행자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납득할 수 없는 비판, 비난도 참을 수 있느냐”고 질문하자 문 대통령은 “참아야죠, 뭐”라고 답했다. 전대협은 “이제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방법은 시민들이 직접 저항하는 것뿐”이라며 “국민 여러분! 우리 청년, 대학생들이 불쏘시개가 되겠다. 뒤를 부탁드린다”고 글을 마쳤다. 한편 단국대 대자보 건으로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은 김씨는 이날 항소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베일을 벗은 ‘중국 인민해방군 소유 기업’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베일을 벗은 ‘중국 인민해방군 소유 기업’들

    미국 정부가 지난 24일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를 비롯한 중국 기업 20곳을 사실상 ‘인민해방군이 소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분류하고 관련 리스트를 미 의회에 제출했다. 미 국방부가 인민해방군 관련 기업으로 지정한 20개 기업에 대해 즉각 제재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준비 중인 새로운 금융 제재의 토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머지않아 이들 중국 기업에 대한 추가 제재안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든지 결정만 내리면 관련 기업들의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거나 금융거래가 금지되는 등의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 특히 미 국방부가 중국 기업들을 무더기로 인민해방군 관련 기업으로 지정한 것은 첨단기술과 무역, 외교정책, 코로나19, 홍콩보안법 등 전방위적인 이슈에서 미중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이런 만큼 미국이 언제든지 중국을 향한 보복 카드를 꺼내 사용할 수 있는 ‘빌미’가 생긴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17일 재무부의 ‘2020년 위구르 인권정책법’(소수민족에 대한 고문, 불법 구금 등 인권 탄압을 저지른 중국 관리의 명단을 미 의회에 보고하고, 이들에게 자산 동결 및 비자 취소 등을 시행하는 법안)에 서명한데 대해 중국이 반격 경고를 한 터라 미국도 꺼내들 추가 카드가 절실했다는 시각도 상존한다. 중국 정부 역시 미국 정부가 인민해방군 관련 기업 리스트만 발표했을뿐 추가 제재안을 내놓고 있지 않은 만큼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미 정부가 추가 제재안을 발표하게 될 경우 중국 정부가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여 양국 간의 갈등이 격화될 전망이다. 미 국방부는 그동안 공화·민주 상원의원들로부터 ‘중국의 기술 스파이를 막아야 한다’는 이유로 인민해방군 소유 기업들의 명단을 공개하라는 초당적 압박을 받아왔다. 지난해 9월에는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톰 코튼 공화당 상원의원 등 미 초당파 의원 그룹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에서 활동하는 인민해방군 소유 기업들의 명단 공개를 요구하기도 했다. 마르코 루비오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24일 성명을 통해 “펜타곤 리스트가 미국 개인 투자자와 연기금 투자자의 희생 속에 미국 자본시장을 활용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활동 가운데 일부만을 보여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명단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중국 국영기업과 중국 정부의 지시를 받는 기업들이 얼마나 미국 경제와 안보에 위협을 가하는지 경고하는 데는 불충분하다”고 주장했다.미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인민해방군 소유 기업 리스트는 명단은 이렇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화웨이 외에 ▲ 중국항공공업그룹(AVIC·Aviation Industry Corporation of China), ▲ 중국항천과기(航天科技)그룹(CASC·China Aerospace Science and Technology Corporation), ▲ 중국항천과공(科工)그룹(CASIC·China Aerospace Science and Industry Corporation), ▲ 중국전자과기그룹(CETC·China Electronics Technology Group Corporation), ▲ 중국병기장비그룹(CSGC·China South Industries Group Corporation), ▲ 중국병기공업그룹(NORINCO GROUP·China North Industries Group Corporation), ▲ 중국선박중공(重工)그룹(CSIC·China Shipbuilding Industry Corporation), ▲ 중국선박공업그룹(CSSC·China State Shipbuilding Corporation), ▲ 중국핵공업그룹(CNNC·China National Nuclear Power Corp.), ▲ 중국광핵(廣核)그룹(CGN· China General Nuclear Power Corp.), ▲ 하이캉웨이스(海康威視·HIKVISION·Hangzhou Hikvision Digital Technology Co.), ▲ 중국항공엔진그룹(AECC·Aero Engine Corporation of China), ▲ 중국철도건설공사(CRCC·China Railway Construction Corporation), ▲ 슝마오(熊猫)그룹(PEG·Panda Electronics Group), ▲ 수광(曙光)정보산업공사(SUGON·Dawning Information Industry Co.), ▲ 중국이동통신그룹(CMCC·China Mobile Communications Group), ▲중국전신(電信)그룹(China Telecom·China Telecommunications Corp.) ▲ 랑차오(浪潮)그룹(Inspur Group), ▲ 중국 중처(中車)그룹(CRRC Corp.) 등이다. 중국항공공업그룹(AVIC)은 젠(殲)-20 스텔스 전투기와 스텔스 드론(무인기), 폭격기 등을 주로 생산하는 군용 항공기 생산업체다. 헬리콥터와 여객기, 수송기 등도 생산한다. 중국항천과기그룹(CASC)은 우주로켓과 액체·고체연료 등 우주동력 기술, 위성, 우주선, 우주정거장 등을 우주항공 분야 기술 개발을 담당한다. 중국항천과공그룹(CASIC)은 방공망을 비롯해 대공미사일, 탄도미사일, 미사일이동발사대, 미사일엔진 등을 미사일 관련 기술을 개발·생산한다. 반도체와 레이더 기술을 개발하는 중국전자과기그룹(CETC)은 군용 데이터시스템, 데이터장비, 통신장비, 소프트웨어 분야를 담당한다. 중국병기장비그룹(CSGC)은 총기류 수류탄 등 경무기를 제작한다. CSGS의 자회사중 한 곳은 중국 유명 자동차업체 창안자동차(長安汽車)다. 창안자동차는 중국 독자 자동차 브랜드 중 최초로 생산 및 판매량 1000만 대를 돌파했고 중국인이 가장 사고 싶어하는 중국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위성항법장치(GPS)인 베이더우(北斗) 관련 국유기업 중 하나인 중국병기공업그룹(NORINCO)은 탱크를 비롯해 유도탄, 미사일, 화포 등 중무기를 생산한다.중국선박중공그룹(CSIC)은 잠수함과 구축함, 호위함, 순양함, 쾌속정, 수륙양용함정, 항공모함 등을 건조하고 중국선박공업그룹(CSSC)은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유조선, LNG선과 각종 군함을 제작한다. 중국핵공업그룹(CNNC)은 핵발전소, 핵발전설비, 핵연료, 핵무기를 생산하며 중국광핵그룹(CGN)은 핵발전소, 핵무기를 생산한다. 이들 10개사가 중국의 10대 군수업체로 꼽힌다. 스웨덴 싱크탱크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7년 매출 기준으로 중국항공공업그룹(AVIC)이 201억 달러(약 24조원)로 세계 6위, 중국병기공업집단(NORINCO)이 172억 달러로 세계 8위, 중국전자과기집단공사(CETC)가 122억달러로 세계 9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화웨이와 하이캉웨이스는 미국이 제재를 가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선정한 인공지능(AI) 기술 혁신을 이끌 ‘국가대표팀’에 포함돼 있다. 화웨이는 5세대 이동통신(5G) 통신장비 분야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등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이자 2위 스마트폰업체이고, 하이캉웨이스는 감시용 폐쇄회로(CCTV)로 세계 최대 보안장비 업체로 발돋움한 국유기업이다. 이들 두 회사는 중국 정부가 지정한 ‘중국의 차세대 인공지능(AI) 개방 혁신 플랫폼 기업으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중국항공엔진그룹(AECC)은 항공기 엔진 개발과 연구 및 제작을 전담하는 국유기업으로 항공 엔진과 관련한 모든 연구·제조 기관 40개를 거느리고 있다. 중국철도건설공사(CRCC)는 영국의 고속철도사업에 참여할 계획인 만큼 미국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영국 정부는 런던과 버밍엄·맨체스터를 잇는 2단계 고속철도 건설사업에CRCC를 참여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영국 정부에 훨씬 싼 가격으로 5년 만에 공사를 끝낼 수 있다고 제안했다. 2단계 철도사업 비용은 1000억 파운드(약 149조원)로 추정된다. 중국 최대 전자업체 가운데 하나인 슝마오그룹은 지난 2011년 중국을 방문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이 회사 최신 LCD제품라인을 둘러봤다. 2002년 북한의 대동강계산기 회사와 합작으로 컴퓨터 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세계 5위 컴퓨터 서버업체인 랑차오그룹은 중국 내 클라이드 컴퓨팅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 빅데이터 플랫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중처그룹은 세계 최대 철도차량 업체이다. 중처그룹은 최근 미국내 지하철 차량(800대 규모) 입찰을 따내 공급할 예정이다. 하지만 중국에서 만들어진 지하철 차량의 보안 카메라에 내장된 소프트웨어가 백악관·국방부 등 연방정부 공무원의 동선(動線) 정보와 인상 착의 이미지를 중국 정보당국에 전송할 위험이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지적하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전광훈, 교회 철거 시도에 “오늘부터 교회에서 24시간 투쟁”

    전광훈, 교회 철거 시도에 “오늘부터 교회에서 24시간 투쟁”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재개발로 교회에 대한 명도 집행(철거)이 거듭 시도되자, 이를 맹비난하면서 교회에서 농성에 들어가겠다고 반발했다. 24일 전 목사와 변호인단은 서울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등 5개 단체가 우리 교회 건물 안에 정당한 점유권을 갖고 있다”며 “집행관들이 점유 부분을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명도 집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집행관들이 동원한 용역 600여명이 교인을 향해 심각한 폭력을 행사했다”며 “무고한 폭력이 난무하도록 사실상 묵인하고 암묵적 지시를 했다고 보이는 공무원과 폭력자를 모두 고소하고 국가에 배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 5일과 22일 사랑제일교회 명도 집행에 나섰으나 교인들의 강한 반발로 무산됐다. 부동산 권리자인 재개발조합은 사랑제일교회를 상대로 낸 명도소송에서 지난달 승소해 강제 집행을 할 수 있다. 명도소송은 부동산의 권리자가 점유자를 상대로 점유를 해제하도록 요구하는 소송이다. 사랑제일교회 측 이성희 변호사는 “교회가 아니라 조합이 알박기하고 있다”며 “교회 건물 보상비를 44억으로 평가하고 우리 교회에서 뺏은 땅을 다른 교회에 270억에 팔아 약 220억의 차익을 얻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정부가 자신과 사랑제일교회를 탄압한다며 “부정선거에 국민들이 일어나니 (정부가) 관심을 돌리려고 사랑제일교회 문제를 가지고 온다”며 “오늘부터 우리 교회에서 비닐 텐트를 치고 하루 24시간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투쟁 운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中에 부탁 없다면서… 트럼프, 이틀 만에 ‘위구르 인권법’ 엎었다

    中에 부탁 없다면서… 트럼프, 이틀 만에 ‘위구르 인권법’ 엎었다

    트럼프 “미중 무역협정에 방해됐을 것” “시진핑에 재선 부탁 안 해” 볼턴 의혹 반박 中 탄압받는 100만여명 위구르족 외면 “무역성과로 재선 노려” 中밀착 의혹 커져 지난 17일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에 대한 중국의 인권 탄압을 제재하는 법안에 서명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이를 뒤집었다. ‘미중 무역협정’을 감안해 이틀 만에 법안을 유예한 것이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중국에 농산물을 더 사달라며 ‘재선을 부탁했다’고 밝힌 것과 맞물려 파장이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이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신장의 (위구르족) 집단수용소와 관련해 중국 관리들을 제재하는 것을 유예했다. (유예를 안 했다면) 중국과의 무역협정을 방해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잠재적으로 2500억 달러(약 303조 7000억원)의 가치가 있는 훌륭한 거래를 만들어 냈고, 그들(중국)이 많은 것을 사고 있다”며 “나는 중국에 관세를 부과했고, 이것은 어떤 제재보다 더욱 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이틀 전 트럼프 대통령은 재무부의 ‘2020년 위구르 인권정책법’에 서명해 중국의 반발을 샀다. 법안에 따르면 소수민족에 대한 고문, 불법 구금 등 인권 탄압에 가담한 중국 관리의 명단을 미국 의회에 보고하고, 이들의 자산을 동결하거나 비자를 취소할 수 있다. 위구르족은 튀르크계 이슬람교도로 중국 한족과 외모나 언어가 달라 당국의 탄압을 받아 왔으며 미국은 100만여명이 피해를 입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했고, 서명 당일 열린 미중 하와이 비공개 회담에서 양제츠 중국 정치국원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게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 이날은 ‘트럼프가 시진핑에게 재선을 위한 도움을 구걸했다’는 볼턴의 회고록 내용까지 전해진 날이었다.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이 위구르족 수용소에 대해 “정확히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했으며, ‘대선 승부처인 농업 지역의 표심을 얻으려 중국에 미국산 농산물을 더 사달라고 요청했다’고 썼다. 미국 내 반중 정서를 자극해 온 트럼프가 뒤로는 재선을 위해 중국과 밀착하고 있었다는 폭로가 나온 이후 위구르 인권법을 뒤집자 언론에 의해 명명된 ‘중국 스캔들’을 스스로 키우는 형국이다. 특히 회담 직후 폼페이오 장관이 트위터에 “미중 간 1단계 무역 합의의 모든 의무사항에 대한 완수 및 이행을 다시 약속했다”고 밝히면서 인권 문제는 미루고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유리한 무역 성과를 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포함해 모든 사람에게 미국과 더 많은 거래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라에 좋은 건 선거에 좋기도 하다”면서도 “하지만 ‘선거에서 도와 달라’고 말하고 다니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볼턴은 21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철학적 기반이나 전략이 없다. 국가 이익과 자신의 이익 간 차이를 모른다. 지난 100년간 이런 접근을 한 대통령은 없었다”고 비판하며 오는 11월 대선에서 그를 찍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文, 秋·尹 향해 “서로 협력하면서 개혁”… ‘尹 거취’에 거리두기

    文, 秋·尹 향해 “서로 협력하면서 개혁”… ‘尹 거취’에 거리두기

    이해찬, 당내 의원에 “尹 언급 자제하라” 집중 포화 쏟아내던 민주당 분위기 변화 김태년 “법사위 통해 尹 관련 문제 제기” 김종인 “정치권 尹거취 결정 모순” 엄호 안철수 “범야권 尹 탄압금지 결의” 제안문재인 대통령은 22일 “권력기관 스스로 주체가 되어 개혁에 나선 만큼 ‘인권수사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대로 (법무부와 검찰이) 서로 협력하면서 과감한 개혁 방안을 마련하여 국민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지난주 법무부와 검찰에서 동시에 인권 수사를 위한 TF(태스크포스)를 출범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최근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감찰과 관련해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갈등을 빚고 여권 일각에서 윤 총장에 대한 경질론까지 불거진 가운데 나온 말로, 둘을 콕 집어 ‘협력’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회의에는 추 장관과 윤 총장도 나란히 참석했다. 윤 총장 거취 논란에는 거리를 두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가 가능한 부분이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 후속 조치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가 법에 정해진 대로 다음달 출범할 수 있도록 국회의 협조를 당부한다”면서 “반부패 정책은 어느 분야보다 정부의 역량이 광범위하게 결집되어야 하는 분야”라고 했다. 최근 윤 총장에 대해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집중 포화를 쏟아냈던 여당도 이날은 다소 분위기가 달라졌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당내 의원들에게 윤 총장과 관련한 언급을 자제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에서도 한동안은 윤 총장에 대한 사퇴론이 잦아들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당이 내세우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산될 수 있으니 윤 총장과 관련한 이야기는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고 언급했고, 이어 김태년 원내대표도 “윤 총장과 관련한 문제는 법제사법위원회를 통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도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개별적으로 윤 총장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검찰 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윤 총장이) 상급자인 법무부 장관의 지시를 위반하면서까지 월권행위를 하고 있다”며 “윤 총장이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어떻게든 (측근들을) 봐주기를 하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래통합당은 윤 총장을 엄호하고 나섰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최근 듣기 딱한 현상이 정치권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것은 다른 게 아니라 윤 총장에 관한 이야기”라며 “정치권에서 윤 총장을 향해 ‘나 같으면 사퇴한다’는 말을 공공연히 내뱉고 있고 마치 지난 4·15 총선을 윤 총장 거취를 결정하는 것처럼 말하는데 굉장한 모순이고 딱하게 여겨진다”고 평가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여당과 추 장관의 목표는 한명숙 구하기가 아니라 윤석열 찍어내기”라며 “범야권에서 ‘윤 총장 탄압 금지 및 추 장관의 공정한 직무수행 촉구 결의안’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안 대표는 “민주당은 조금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부끄러운 줄 알고 윤 총장에 대한 핍박을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야권연대 한다? 안한다?…모호한 거리두기 안철수

    야권연대 한다? 안한다?…모호한 거리두기 안철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22일 미래통합당과의 야권연대에 대해 “일부 언론이 확인없이 국민의당의 노선과 정체성에 대해 야권연대와 결부시켜 앞서가거나 확대 해석하는 사례가 있다”며 선을 그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당은 제3의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개혁노선을 흔들림 없이 지킬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금은 한국정치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모순을 풀어가기 위해서는 평화와 안보를 함께 생각하고, 시장의 실패와 정부의 실패를 다 볼 줄 아는 실용적이고 균형 잡힌 개혁의 관점이 요구된다”며 “국민의당은 이런 관점에서 야권의 생산적인 혁신경쟁을 선도하고 현 정권을 견제해 야권 전체의 파이를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통합당 의원들이 참석한 ‘국민미래포럼’ 행사에서 “국민의당을 포함한 보수야당”, “우리 보수야당”이라는 발언을 수차례 했다. 또 최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야권재편의 방향성과 정책 논의는 꾸준히 있을 것”이라며 야권연대에 긍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안 대표는 권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그건 사람마다 여러 생각이 다른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기본적인 방향이나 생각은 똑같다. 지금 야권이 지리멸렬한 상황인데 우리가 앞장 서서 혁신경쟁을 선도할 것”이라고 했다. 야권연대 가능성은 부인했지만 안 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 논란과 관련해 통합당에 먼저 손을 내밀었다. 안 대표는 “정부·여당의 윤 총장 찍어내기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통합당에 제안한다. 정권의 폭주를 저지하는 등원의 결단을 내리고, 양심적인 범야권의 뜻을 모아 ‘윤석열 검찰총장 탄압금지 및 법무부장관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촉구하는 국회결의안’을 공동제출하자”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미·유럽에선 동상 끌어내리는데 독일에 들어선 레닌 동상

    미·유럽에선 동상 끌어내리는데 독일에 들어선 레닌 동상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과거 식민지 착취에 앞장섰거나 인종차별에 동참한 인물들의 동상이 성난 군중에 의해 끌어내려지는 가운데 독일에서는 동상 하나가 세워져 눈길을 끈다. 바로 볼세비키 혁명 영웅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이다. 20일(이하 현지시간) 서부 겔젠키르헨에 있는 소수 극좌파 정당인 맑시스트레니니스트 독일당(MLPD) 본부 앞에 세워졌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동상 옆에는 ‘반공주의에 한 치의 틈도 내주지 말자’란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시 당국은 당연히 동상 설치에 반대했다. 이를 막기 위해 법원에 금지 명령을 내고 해시태그 ‘#레닌을위한곳은없다’를 이용해 온라인 선전전도 펼쳤다. 하지만 법원은 금지 신청을 기각해 이날 동상이 세워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레닌은 1917년 러시아 혁명을 이끌어 1924년 숨을 거둘 때까지 통치했고, 요시프 스탈린이 승계했다. 공산 혁명의 상징으로 떠받들어지기도 했지만 옛소련의 극단적인 인권 탄압에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을 듣기도 한다. 독일은 동서독으로 분단돼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전까지 수십년 대치해 왔다. 이날 세워진 동상은 1957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상 건립에 찬성하는 이들과 반대하는 이들은 그동안 열심히 입씨름을 벌였지만 평행선을 내달렸다. 프랑크 바라노프스키 키젤키르헨 시장은 동상에 반대하는 시의회가 유튜브에 올린 일련의 동영상을 통해 “우리는 수많은 나라에서 유물들을 뒤돌아보는 시대에 살고 있다. 21세기의 눈으로 볼 때 독재자가 길가에 세워지는 것을 바라보는 일은 힘겹기만 하다. 그런데 불행히도 법원은 다르게 판단했다. 우리는 이를 받아들여야 하지만 입도 벙긋할 수 없는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가비 페츠트너 MLPD 의장은 AFP 통신에 레닌을 “세계사적 중요성을 지닌, 시대를 앞서간 사상가이며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일찍이 싸운 전사”라고 치켜세웠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첫 북미 정상회담은 트럼프 재선 위한 홍보용”

    “첫 북미 정상회담은 트럼프 재선 위한 홍보용”

    김정은, 트럼프 ‘요리’하려 단독회담 원해 “폼페이오, 트럼프는 거짓말쟁이 쪽지” 재선 위해 시진핑에 농산물 수입 구걸 트럼프 “극도로 지루하고 거짓말로 꾸며” 17일(현지시간) 미 언론이 일제히 공개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신간 ‘그것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의 내용은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치명타를 입힐 만큼 ‘핵폭탄급’이었다. 볼턴의 서술이 사실이라면 백악관이 출판금지 소송을 내고 법무부가 이어 긴급명령까지 내려 책 공개를 막으려는 이유가 납득이 갈 정도다. ●트럼프 해외정상에게 허수아비 취급 받아 책에 따르면 역사적인 첫 북미 정상회담은 재선을 위한 홍보용일 뿐이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배석자 없이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회담을 원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을 소위 ‘요리’하기 위해서였다. 취임 이후 ‘중국 때리기’에 몰두해 온 트럼프가 사실은 재선에 목매 시진핑 주석에게 도움을 애걸복걸해 왔다는 사실도 담겨 충격파가 만만찮다. 핀란드가 러시아의 속국인 줄 아는 문외한이며, 국익보다 재선이 우선일 정도로 비도덕적이며, 충성파 관리들마저 뒤에서 그를 험담할 정도였다고 트럼프를 조롱하고 신랄하게 꼬집는 내용이 수두룩하다. 볼턴은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롯해 러시아와 중국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배석자 없이 단독회담을 하기를 원했다”며 “곁에 보좌관만 없으면 아첨하고 쉽게 조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 정상들에게 “허수아비 취급을 받았다”, “바이올린처럼 연주당했다”는 표현도 썼다. 또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홍보 연습’으로 봤다. 알맹이 없는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승리를 선언한 뒤 그 지역을 빠져나갈 준비가 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미 조야에서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는 물론 이행 시한 등이 빠진 북미 공동선언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핀란드가 러시아 속국이라는 외교 문외한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승부처인 농업 지역의 표심을 얻으려 중국에 미국산 농산물을 더 사 달라고 요청했다는 저서 내용을 부각하며 ‘중국정책 스캔들’이라고 명명했다.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기간에) 트럼프는 시 주석에게 자신이 (차기 대선에서) 이길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국의 대두 및 밀 수입 증대에 흔쾌히 동의하자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라고 시 주석을 높이기까지 했다. 그러면서 볼턴은 우크라이나 문제뿐 아니라 트럼프 외교정책 전반을 조사했다면 “탄핵 결과는 달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낮은 의식도 놀랄 정도다. 베네수엘라를 미국의 일부라며 침공하면 “멋질 것”이라고 하고, 시 주석의 영구집권에 대해 지지를 표시하며 시 주석이 트럼프와 6년 더 함께 일하고 싶다고 말하자 “미국인들도 자신을 위해 헌법상 2선 제한을 폐지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의 위구르 이슬람 수용소에 대해서도 “정확히 옳은 일”이라고 표현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위구르의 인권 탄압 책임자를 제재할 수 있도록 한 ‘2020년 위구르 인권정책 법’에 서명했다. ●법무부, 회고록 공개 중지 명령 법원 제출 이런 트럼프에 대해 대표적 충성파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마저 뒤에서 비웃고 험담했다. 볼턴은 폼페이오가 싱가포르 정상회담 도중에 자신에게 “그는 거짓말쟁이”(He is so full of shit)라고 적혀 있는 쪽지를 건넸다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식 대북 외교에 대해 폼페이오가 “성공 확률 제로”라고 잘라 말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전화회담을 듣고는 최강국 지도자답지 못하다고 비웃기도 했다. 미 법무부는 이날 밤중에 약 600페이지로 구성된 회고록의 공개 중지를 요구하는 긴급명령을 법원에 냈다. 책 내용이 국가안보에 피해를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NYT 서평을 인용한 뒤 “괴짜 볼턴의 ‘극도로 지루한’ 책은 거짓말과 가짜로 구성됐다”고 성토했다. 책 출간일은 오는 23일이지만 볼턴 측에서 일부 내용을 언론에 먼저 흘렸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시진핑에 “재선 도와달라” 부탁한 트럼프… 농산물 수출·인권유린 ‘맞딜’ 시도

    트럼프 재선 노리며 중국에 농산물 수출 요청위구르 수용캠프 건설에는 “옳은 일” 맞장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국의 농산물 수출 및 중국의 소수민족 수용캠프 운영을 맞교환하려 했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자신의 회고록에서 폭로했다. 겉으로는 인권 등 민주적 가치를 옹호하며 중국을 ‘때리면서‘ 뒤로는 재선용 농산물 협상과 인권 유린 의혹을 맞바꾸는 이중적 자세를 취했다는 비판이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들이 전한 볼턴 전 보좌관 저서 ‘그것이 일어난 방’의 발췌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당시 미중 양자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재선을 도와달라’고 간곡히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농민(들의 표심)이 중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대두·밀 등 농산물 수입을 해달라”고 직접 부탁했다는 것이다. 이에 시 주석이 이런 내용의 협상재개에 동의한 직후, 반대급부로 ‘위구르 지역 중국 캠프에 대한 필요성’을 설명하자, 트럼프 역시 동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캠프 건설을 밀고 나가야 한다, 그것은 정확히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는 것이 볼턴의 주장이다. 시 주석이 언급한 위구르 ‘재교육 캠프’는 미 국무부 및 국제인권단체들에 따르면 사실상 강제수용소로, 이슬람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을 비롯, 카자흐족, 키르키즈족 등 100만명 이상을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권단체들은 이곳에서 각종 고문, 성착취, 강제노동, 자녀분리 등이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수정헌법 제1조가 종교적 신념·관행에 대한 권리를 보호하고, 정부가 종교를 창조하거나 찬성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미국 대통령 발언으로서는 놀라운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홍콩 시위 당시에도 “난 개입하고 싶지 않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인권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는 게 볼턴의 주장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위구르 인권정책 법’에 서명했다. 이슬람 소수민족 인권 탄압에 책임이 있는 중국 당국자를 제재할 수 있도록 한 법안으로, 즉각 중국은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플로이드 실제로 목 눌린 시간은 7분 46초”

    “플로이드 실제로 목 눌린 시간은 7분 46초”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목이 백인 경찰에게 눌린 시간으로 알려졌던 ‘8분 46초’가 실제로는 1분이 줄어든 ‘7분 46초’인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은 사건을 수사한 미네소타 검찰이 당시 사건의 시간대별 상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당초 알려진 시간을 수정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헤네핀 카운티의 지방검사 마이크 프리먼은 “이같은 기술적인 문제는 향후 (재판 과정 등에서)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AP는 플로이드가 목을 눌린 뒤 호흡이 멈춘 시간은 1분 53초였다고도 전했다. 앞서 플로이드에 대한 검시를 거친 뒤 작성된 검찰의 기소장에서는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이 플로이드의 목을 8분 46초간 누르고 있었고 플로이드가 반응을 보이지 않는 상태가 된 이후에도 3분가량 누르고 있었다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전세계에서는 8분이 넘는 같은 시간 동안 실제 추모가 이어지는 등 ‘8분 46초’가 흑인 인권탄압을 상징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검찰은 정확히 8분 46초 동안 플로이드가 무방비 제압을 당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해왔다. 한편 쇼빈에게는 2급 살인 혐의 등이 적용됐고, 당시 현장에서 함께 있던 동료 경찰관 3명에게도 2급 살인 및 살인 방조 혐의가 적용돼 기소됐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北 “입 다물고 집안 정돈부터” 美에 경고장

    北 “입 다물고 집안 정돈부터” 美에 경고장

    北 권정근 8개월만에 美담당 국장 복귀 美, 北에 종교 자유·인권문제 해결 촉구북한은 남북 간 모든 통신선을 차단한 데 대해 미국이 ‘실망했다’는 입장을 내놓자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거든 입을 다물고 제 집안 정돈부터 잘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비난했다. 담화 발표가 아닌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이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입장을 표명하며 수위는 조절했으나, 대남 공세에 치중하는 북한이 본격적인 대미 압박에 나설 수 있음을 경고했다.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11일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가 전날 ‘북한의 최근 행동에 실망했다. 북한이 외교와 협력으로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부질없는 망언을 늘어놓았는데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고 통신이 보도했다. 권 국장은 “미국 정국이 그 어느 때보다 어수선한 때에 제 집안일을 돌볼 생각은 하지 않고 남의 집일에 쓸데없이 끼어들며 함부로 말을 내뱉다가는 감당하기 어려운 좋지 못한 일에 부닥칠 수 있다”며 “우리와 미국 사이에 따로 계산할 것도 적지 않은데 괜히 남조선의 하내비(할아버지) 노릇까지 하다가 남이 당할 화까지 스스로 뒤집어쓸 필요가 있겠는가”라며 말했다. 이어 미국은 입을 다물고 제 집안 정돈부터 하라며 “그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되는 것은 물론 당장 코앞에 이른 대통령선거를 무난히 치르는 데도 유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대응 실패, 흑인 사망 항의 시위로 수세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11월 대선 전 군사 도발을 감행해 더욱 궁지에 몰 수 있다고 경고장을 날린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미국의 행동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는 논리를 편 것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고려해 대화의 창은 완전히 닫지 않았다는 방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한미의 관심을 끌고자 저강도 도발은 할 수 있으나 ‘레드라인’인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는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보도로 권 국장이 8개월여 만에 미국담당 국장으로 복귀했음이 확인됐다. 권 국장은 지난해 2월부터 10월까지 미국담당 국장을 맡다가 지난해 10월 스톡홀름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즈음 조철수에게 국장직을 넘기고 외무성 순회대사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10일(현지시간) ‘2019 국제종교자유 보고서’를 발표하고 미 정부가 북한에 관계 정상화 조건으로 종교의 자유를 포함한 인권 문제의 해결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1년 전 발간된 ‘2018 국제종교자유 보고서’에는 이런 내용이 없었다. 다만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대표적 종교탄압 국가로 북한을 언급하진 않아 북미 협상을 깨지 않으려는 의도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콜럼버스동상 내리고 영화 퇴출…인종차별 ‘역사 바로세우기’ 열풍

    콜럼버스동상 내리고 영화 퇴출…인종차별 ‘역사 바로세우기’ 열풍

    미국에서 인종차별과 관련된 역사를 바로 세우려는 시민들의 움직임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신대륙을 ‘발견’한 개척가로 여겨졌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동상이 끌어내려지고 있으며, 남북전쟁 당시 남부의 지주 계층을 그린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온라인 대여 서비스도 잠정 중단됐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는 전날 밤 콜럼버스 동상이 누군가의 공격을 받아 파손된 채 발견됐다. 동상의 머리 부분이 떨어져 나갔고, 파손된 조각은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콜럼버스는 원주민 학살자”…곳곳서 동상 훼손 보스턴시는 1979년 세워진 이 동상을 철거하고 다시 복구할지를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 마티 월시 시장은 “그동안 콜럼버스 동상은 반복적으로 공격을 받아왔다”며 “현재 진행 상황 등을 고려해 콜럼버스 동상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 평가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흔히 신대륙을 발견한 개척자로서 존경을 담아 그의 동상과 그의 이름을 딴 지명이 미국 곳곳에 있다. 그러나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먼저 살고 있던 원주민을 탄압하고 학살했다는 역사적 평가가 널리 받아들여지면서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전락했다.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서도 1927년 세워진 콜럼버스 동상이 훼손됐다. 아메리칸 원주민의 인권을 옹호하는 1000여명의 시위대는 전날 리치먼드 도심 공원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고, 흥분한 시위대 10여명이 콜럼버스 동상을 끌어내려 인근 호수에 처박았다. 시위에 참여한 리치먼드 원주민 협회는 “우리는 경찰 폭력에 지친 흑인 사회와 아시아계 주민과 연대하고 있다”며 “콜럼버스 동상을 호수로 내던진 것은 매우 적절한 조치”라고 말했다. 시위대는 “이 땅은 원주민의 땅”, “콜럼버스는 집단학살자”는 손팻말을 들었다. 랠프 노덤 버지니아 주지사는 훼손된 콜럼버스 동상을 창고에 보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 존속을 주장했던 남부연합군 관련 동상도 곳곳에서 공격 대상이 됐다. 시위대는 이날 밤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모뉴먼트 거리에 세워진 남부연합 대통령 제퍼슨 데이비스의 동상을 넘어뜨렸다. 버지니아주 포츠머스에선 남부연합 기념물 이전 계획을 연기한 포츠머스 시의회의 결정에 실망한 시위대가 직접 나서 기념물을 해체했다. 1997년 미 국립사적지(NRHP)로 지정된 이 기념물은 오벨리스크 형식의 기념탑과 기념탑을 사방으로 둘러싸고 있는 4개의 흰색 동상으로 구성돼 있다. 시위대는 동상에 성조기를 매달아 불태웠으며 성조기에서 떨어진 불씨가 동상 기단에 옮겨붙기도 했다. 일부 시위대는 기념물 주변에서 악기를 연주하고 춤을 췄다. 몇 년 전부터 미국에서는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을 기념하는 국경일인 ‘콜럼버스 데이’(10월의 두 번째 월요일)를 ‘원주민의 날’로 대체하자는 여론이 높아졌고, 콜럼버스 동상이 훼손되는 일도 점점 자주 발생했다. 지난해 콜럼버스 데이에는 캘리포니아와 로드아일랜드주의 몇몇 도시에 세워진 콜럼버스 동상이 빨간 페인트로 칠해지기도 했다. ‘인종차별 상징’ 남부연합기 퇴출 움직임 미국 최대의 자동차 경주대회인 나스카(NASCAR)는 이날 경기장에서 남부연합기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남부연합기는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군이 사용한 깃발로 현재는 빨간 바탕에 흰색 별이 그려진 남색 띠가 X자로 그려져 있다. 백인 우월주의자들 사이에서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사용되는 이 깃발은 자동차 경주장에서도 종종 사용돼 그 동안 나스카에겐 골칫거리였다.브라이언 프랑스 전 회장은 2015년 남부연합기 사용을 금지하려다가 팬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NASCAR는 남부연합기를 계속 반입하는 관중을 어떻게 처벌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인종차별적 편견 지적받은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도 재평가 스트리밍서비스 HBO 맥스는 전날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보유 콘텐츠 목록에서 삭제했다. 1939년 개봉한 이 영화는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8개 부문을 휩쓴 명작으로 평가받아왔다. 그러나 이 작품은 흑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고착화하고 백인 노예주를 영웅적으로 묘사해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HBO 맥스 측은 성명을 통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그 시대의 산물이며 불행히도 당시 미국 사회에 흔했던 윤리적, 인종적 편견 일부가 묘사돼있다”고 밝혔다.이어 “이런 인종차별적 묘사는 당시에나 지금이나 틀린 것이며, 이에 대한 규탄과 설명 없이 해당 영화를 방영 목록에 두는 건 무책임하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HBO 맥스 측은 추후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역사적 맥락에 관한 설명과 함께 콘텐츠 목록에 복구시킬 것이지만, 영화에 별도의 편집을 가하진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영화를 편집하는 건 이런 편견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일과 마찬가지”라며 “더 정의롭고, 공평하며, 포용적인 미래를 만들려면 우선 역사를 이해하고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월드피플+] 빈민들 쫓아내라고?…명령 불복하고 현장서 총기 반납한 경찰

    [월드피플+] 빈민들 쫓아내라고?…명령 불복하고 현장서 총기 반납한 경찰

    콜롬비아의 한 현직 경찰이 인권에 반하는 명령을 수행할 수 없다며 작전 현장에서 총을 반납했다. 명령에 불복한 혐의로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경찰에겐 응원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 화제의 인물은 10년차 콜롬비아의 경찰 앙헬 수니가.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는 9일(현지시간) 라비가라는 지방에서 사유지를 무단 점거한 주민들의 집을 철거하는 명령을 받았다. 한 건설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문제의 땅엔 갈 곳이 없는 빈민들이 무허가 판잣집을 짓고 거주하고 있다. 소유자인 건설회사는 소송을 제기, 승소했지만 빈민들이 자진 철거를 거부하자 행정 당국에 강제집행을 요청했다. 경찰은 타인의 사유지를 무단으로 점거한 빈민을 쫓아내라며 현장에 경찰력을 투입했다. 수니가도 명령을 받고 출동한 경찰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해 직접 눈으로 확인한 실상은 참혹했다. 허름한 판잣집을 짓고 겨우 밤이슬을 피하는 빈민들을 몰아내는 건 반인륜적이라는 생각이 그를 괴롭혔다. 수니가는 현장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셀카 영상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상부의 명령을 따를 수 없다는 입장을 동영상으로 남기기 위해서다. 그는 “코로나19가 한창 유행 중인데 (경찰이) 의지할 곳 없는 주민들을 길바닥으로 내몰아내려 한다”며 “나는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경찰이라는 직업을 택했지 결코 그들을 탄압하기 위해 경찰이 된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건 명백한 인권 침해”라며 “이 자리에서 총기를 반납한다”고 밝혔다. 경찰이 명령에 불복하고 총을 반납하는 건 사직하겠다는 뜻이다. 동영상은 인터넷에 공유되면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이 시대의 진정한 인권보호자”, “주민을 위하는 착한 경찰” 등 인터넷에선 그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메시지가 꼬리를 물었다. 콜롬비아 야권에선 “정의롭지 않은 명령을 수행하기보다 주민의 기본권을 먼저 생각한 훌륭한 경찰”이라며 의회에서 그에 대한 특별 표창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의 장래는 불투명하다. 수니가는 명령불복 혐의로 구치소에 갇혀 조사를 받고 있다. 가족들은 “구치소로 연행된 후 면회도 허용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의 모친 발렌시아는 “어릴 때부터 심성이 착해 다른 사람들에게 나쁜 짓을 못한 아들이었다”며 대통령과 경찰에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처벌은 불가피하다는 경찰의 입장은 단호하다. 경찰청 고위관계자는 “명령을 수행할 때 우리도 인간이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선 안 되겠지만 상명하복은 경찰에서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원칙”이라며 “항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수니가가 파면이라는 최고 수위의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김주대의 방방곡곡 삶] 외할머니와 약산 김원봉

    [김주대의 방방곡곡 삶] 외할머니와 약산 김원봉

    젖을 못 먹어 사흘 밤낮 울기만 하는 나를 설탕물 먹여 키운 외할머니는 스물두 살에 과부가 된 여자였다. 징용 간 외할아버지는 일본 홋카이도 비행장 건설현장에서 죽었다고도 하고, 어느 탄광에서 죽었다고도 했다. 대한민국 정부는 1945년 일본에서 귀국하다가 배가 난파돼 죽었다고 답변했다. 일본이 일부러 배를 폭파시켰다는 얘기도 많았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지 한참 뒤에야 외할아버지에 대한 보상금 2000만원이 어머니와 이모의 통장으로 들어왔다.스물두 살짜리 과부 외할머니는 배를 곯으며 어린 자식들을 키웠다. 성깔 있고 경위가 바른 여자, 남의 것은 조금도 탐내지 않고 스스로의 살과 뼈를 저며 어린 자식들을 먹인 여자. 6ㆍ25전쟁 때는 인민군이 여자의 마을을 지나갔다. 낙동강 전투에 열을 올리던 인민군은 후방작업으로 마을마다 신망 있는 사람, 출신성분 좋은 사람들을 마을 대표로 뽑았다. 남편이 일본에 끌려가 죽고 경위 바르게 홀로 살던 외할머니는 당연히 출신성분이 좋은 여자였다. 영순면 인민군여성동맹위원장을 하게 된 외할머니는 이후 인민군이 북으로 퇴각하고 마을에 국군이 들어왔을 때 총살당할 처지가 됐다. 동네 사람들의 탄원과 우익 쪽 친척의 애원으로 구사일생 살아난 외할머니는 온갖 눈치를 다 보며 어머니와 이모를 키웠다. 어머니가 우리집으로 시집을 오고 이모마저 시집을 가자 홀로 된 외할머니는 망설일 것 없이 짐을 싸서 우리집으로 들어왔다. 내가 태어나자마자 나를 받아 키운 외할머니는 가끔 한숨을 쉬며 “너이 할배가 돈이나 한보따리 싸들고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버릇처럼 말씀하셨다. 어떤 밤에는 6ㆍ25 때 이야기를 하며 국군 때문에 엄마를 마루 밑에 숨긴 이야기, 여성동맹위원장이 됐을 때 마을 사람들의 응원, 국군의 총구가 입안에 들어왔을 때 살아남은 이야기들을 해 주었다. 어디 가서 얘기하면 절대 안 된다고 하며 당신의 지난날들을 내게 심어 주었다. 죽어서도 내 머리 위에 빙빙 돌며 지켜 주겠다던 외할머니는 지금도 내 머리 위를 돌고 있을까. 대학에 가서야 나는 외할머니가 인민군여성동맹위원장이었음을 무섭게 여기지 않게 됐다. 군대를 다녀와서 1991년 대학 4학년 때 낸 첫 시집에 “인민군여성동맹위원장을 지낸 외할머니가 1984년 8월에 돌아가시고 나는 정신이 허황했음”이라고 밝혔다. 연약했던 한 여자 우리 외할머니와 참으로 위대한 독립투사 약산 김원봉 선생을 비교한다는 건 어불성설이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내가 우리 외할머니를 그리워하고 사랑하듯이 많은 사람들이 약산 김원봉 선생을 존경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 여겨진다. 북한군에 부역했든 말든 외할머니는 나의 자랑스러운 외할머니이듯이 북한에서 고위층을 지냈든 말든 약산 김원봉 선생은 우리들의 자랑스러운 독립투사인 것이다. 외할머니가 내게 그러하듯 약산 김원봉 선생은 죽어서도 인민의 머리 위에서 빙빙 돌며 서러운 인민을 호위하고 있을 것이다. 김원봉 선생은 8·15해방 후 12월에 귀국, 여운형 등을 중심으로 한 ‘조선인민공화국’이 결성되면서 중앙인민위원 및 군사부장을 맡았다. 1947년까지 일제강점기 형사 출신의 경찰에게 체포와 고문, 수모를 겪었다. 이후 계속되는 좌익 단체에 대한 탄압과 테러에 실망과 좌절이 반복된 후 1948년 남북협상 때 월북, 그해 8월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기 대의원이 됐고 9월에는 국가검열상에 올랐지만, 1958년 10월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상무위원 부위원장직에서 해임됐다. 그 후 숙청됐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김원봉 선생은 남쪽에서도 환영받지 못했지만 북쪽에서도 끝내 인정받지 못한 인물이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가장 바른 길을 간 분인지도 모르겠다. 외할머니와 김원봉 선생, 저승에서나마 행복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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