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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능 만점자’ 대구 경신고 4명·이승민 동명이인 3명…만점자 12명 면면 보니 “확정 등급컷·수능성적표 배부 탄식과 탄성”

    ‘수능 만점자’ 대구 경신고 4명·이승민 동명이인 3명…만점자 12명 면면 보니 “확정 등급컷·수능성적표 배부 탄식과 탄성”

    ’수능 만점자’ 대구 경신고 4명·이승민 동명이인 3명…만점자 12명 면면 보니 “확정 등급컷·수능성적표 배부 탄식과 탄성”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가 화제다. 2015학년도 수능 개인 성적표가 3일 수험생에게 배부되는 가운데 만점자 12명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능은 수학과 영어 영역의 만점자 비율이 역대 수능에서 가장 높을 정도로 쉽게 나와 ‘물수능’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인문계는 국어, 자연계는 과학탐구 등의 과목이 당락의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알려진 수능 만점자는 인문계열 4명, 자연계열 8명으로 총 12명이다. 수능 만점자는 특히 대구 경신고에서만 4명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까지 확인된 12명 중 외대부고 김세인 학생을 제외한 나머지 11명이 모두 재학생이기 때문에 재수생 만점자가 나올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수능만점자 12명은 부산 남구 대연고의 이동헌, 경북 포항 포항제철고의 한지민, 울산 중구 성신고의 최보윤, 경기 용인 외대부고의 김세인, 대구 수성 경신고의 권대현, 김정훈, 이승민, 이승민(동명), 전남 순천 매산고의 정대승, 광주 남구 인성고의 박현준, 경북 안동 안동고의 김관후, 서울 양천 양정고의 이승민 등이다. 대구 경신고에서만 4명의 합격자가 나와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특히 해당 만점자 중 2명의 이름이 ‘이승민’이고 다른 반이라고 알려졌다 . 또 서울 양정고의 수능 만점자 이름도 이승민으로 동일해 눈길을 끌었다. 2015학년도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는 6일까지 이뤄지고, 오는 19일부터는 각 대학별로 정시모집이 시작된다. 네티즌들은 “수능 만점자, 확정 등급컷·수능성적표 배부, 대구 경신고, 만점이라는 게 정말 쉽게 나올 점수가 아닌데 대단하다”, “수능 만점자, 확정 등급컷·수능성적표 배부, 대구 경신고, 한 학교에서 이 정도 나오려면 정말 얼마나 공부했다는 얘기야”, “수능 만점자, 확정 등급컷·수능성적표 배부, 대구 경신고, 만점자 너무 놀랍다. 이 사람들은 그래도 마음이 편하겠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40.5 대 1… “입학, 로또 된 것 같아요”

    “(서울교대)총장님께서 1순위 당첨자를 뽑겠습니다. 279번입니다.” 26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 부설 초등학교 대강당에선 연신 탄식이 터져 나왔다. 당첨자는 강당 안에 없었다. 학부모 300여명이 모인 대강당 외에도 대기실 39곳에서 학부모 50여명이 추첨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번호가 적힌 공이 나올 때마다 학부모들은 마음을 졸였고 당첨된 이들은 부러움을 한몸에 받으며 방송실로 향했다. 서울사대 부설 초등학교와 함께 두 개뿐인 국립초교인 이곳은 학기당 등록금만 200여만원에 이르는 사립초교에 비해 교육 과정과 교사진이 전혀 뒤지지 않는 데다 학비도 무료여서 더 인기가 뜨겁다. ‘강남’에 있는 점도 과열경쟁을 부추겼다. 2015학년도 신입생 경쟁률은 40.5대1. 남녀 학생을 48명씩 뽑는데 3884명이 몰렸다. 역대 최고 경쟁률(40.9대1)이었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서울 사립초교 39곳의 평균 경쟁률은 2.4대1이란 점을 감안하면 이곳의 인기를 짐작할 만하다. 서울에 주소지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위장전입’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상식을 벗어난 경쟁률이 빗나간 교육열의 한 단면을 보여 준다는 비판도 있다. 학교 측은 추첨 내내 ‘공정성’을 강조했다. 부피 70㎤가량인 원통 안에 추첨 공을 넣은 뒤 각 대기실 대표자들이 제비뽑기를 했다. 추첨자도 앞서 당첨된 학부모로 계속 바뀌었다. 그럼에도 당첨자들이 특정 번호대에 몰리자 학부모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한 60대 남성은 “원통을 뒤집어 공을 섞어 달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학교 측은 입회 경찰관에게 공을 섞어 달라고 부탁했다. 한바탕 전쟁이 끝나자 학부모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는 김모(41·여)씨는 “유난을 떠는 것 같지만 아이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다. 같은 줄에 앉아 있던 학부모가 당첨되는 모습에 부러움을 숨길 수 없었다”며 “이 학교에 당첨되는 건 정말 로또와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직장에 간 아내 대신 추첨에 온 김모(42)씨는 “다른 사립초교에 합격해 부담은 없었지만 아쉬운 마음은 어쩔 수 없다”며 “웬만한 전문직 맞벌이 예비 학부모들은 한번쯤 고민을 했거나 지원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첨이 됐는데도 마냥 기쁘지만은 않은 학부모도 있었다. 주부 고모(41·문래동)씨는 “기쁘기는 한데 사립처럼 스쿨버스가 있는 게 아니어서 이사를 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학교 인근 집값이 너무 비싸 상의를 해 봐야 할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홍모(38·공무원)씨는 “경쟁률이 심해 설마 될까 했는데 결과가 좋아 기분이 좋다”면서 “금호동에 살지만 지하철이 잘 뚫린 만큼 아이가 집에서 등하교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소장은 “명문 초등학교와 국제중, 자율형사립고 등이 명문대를 가는 ‘지름길’로 인식되다 보니 빗나간 과열 경쟁이 발생한 것”이라며 “공립 초등학교의 질을 하루빨리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서울특별시장(하)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서울특별시장(하)

    ●유권자수 두 번째 많아 ‘선출직 빅2’로 꼽혀 민선 서울특별시장 시대가 열린 지 내년이면 20돌을 맞는다. 그동안 1기 조순(민주당·1995~1998), 2기 고건(새정치국민회의·1998~2002), 3기 이명박(한나라당·2002~2006), 4기 오세훈(한나라당·2006~2010), 5기 오세훈(한나라당·2010~2011), 5기 보궐 박원순(무소속· 2011~2014), 6기 박원순(새정치국민연합·2014~2018) 등 모두 6기에 걸쳐 5명의 서울시장이 선출됐다. 출신을 따져 보면 학자(조순), 관료(고건), 최고경영자(이명박), 법조인(오세훈·박원순)이다. 당선 당시는 관료(조순·고건), 국회의원(이명박·오세훈), 시민 운동가(박원순)의 신분을 가지고 있었다. 대통령(이명박)을 배출했고, 2명의 시장(오세훈·박원순)은 재선에 성공했다. 전직 총리 4명(정원식·고건·한명숙·김황식)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1승(고건) 2패(정원식·한명숙)의 초과한 성적표를 제출했다. 김황식 총리는 본선에도 나가지 못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1995년 정원식 후보에게 경선에서 패했고, 1998년에는 선거법 위반 유죄가 확정돼 경선을 포기하는 등 2번의 예선탈락 끝에 시장직을 거머쥔 서울시장 ‘3수생’ 출신이다. ‘대권가도’ ‘제2의 권부’ ‘소통령’으로 인식되는 서울시장의 성공 여부는 대통령, 국회, 서울시의회 등 3박자로부터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대통령 선거에 이어 유권자 수가 가장 많아 ‘선출직 빅2’로 꼽히는 민선 서울시장은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띤다. 지방선거의 시기적 특성상 대통령과 소속이 다른 야당 후보가 당선된 사례가 7차례 중 5차례였다. 조순 시장은 신한국당 김영삼 대통령(1993~1998) 임기 중 당선됐고, 고건 시장은 새천년민주당 김대중 대통령(1998~2003), 신한국당이 당명을 바꿔 한나라당 후보로 공천된 이명박 시장도 김대중 정권 아래 당선됐다. 고 시장은 김 대통령 임기와 겹쳤고, 이 시장은 노무현 대통령(2003~2008) 집권 때는 야당 서울시장이었다. 4기 오세훈 시장도 노 대통령 때 당선됐다. 박원순 시장은 이명박 대통령(2008~2013) 재임 때 5기 보궐선거에서 승리했고, 지금은 파트너를 바꿔 박근혜 대통령(2013~2018)과 6기를 동행 중이다. 고건·오세훈 시장은 여당 시장으로 밀월관계를 보냈지만, 조순·이명박·박원순 시장은 재임 기간 대부분을 불편한 야당 시장으로 보냈거나 보낼 예정이다. 그러나 영향력 측면에서 보면 집권 여당 대통령이 공천해 당선된 여당 시장보다 야당 시장이 센 경향이 있다. 대통령의 의중을 살피기보다는 시민의 표심에 따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고건 시장은 김대중 대통령의 그늘에 가려 ‘행정의 달인’ 역할에 만족했다. 오세훈 시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한 4기 야당 시장일 때 디자인 서울 등 서울의 얼굴을 바꾸는 야심 찬 프로젝트를 추진해 재선에 성공했으나 여당 시장이던 5기 때는 같은 당 소속이자 전임 시장인 이명박 대통령의 뉴타운정책이나 교통정책 등 뒤치다꺼리를 맡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서울시장의 힘은 유권자인 서울시민과 감시자인 서울시의회에서 나온다. 불특정 다수인 시민과 달리 서울시 의회는 서울시장이 유일하게 눈치를 보는 대상이다. 서울시의회는 조례·예산 의결이나 행정사무 감사 등을 통해 서울시장과 집행부의 권한 남용과 독주 등을 감시하고 견제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의회의 지배력은 바람에 휘날리는 깃발처럼 그때그때 달랐다. 조순 시장은 야당 시장이었지만 소속 민주당이 서울시의회 의석 147석 중 130석을 차지하던 시절이라서 끗발이 있었다. ‘서울 포청천’의 인기를 만끽했다. 당산철교 폐쇄와 여의도 공원화 사업이 가능했던 배경이다. 구청장도 강남과 서초 2곳을 제외한 23곳이 민주당 소속이었다. 고건 시장은 여당 시장이면서 시의회(104명 중 80명)와 구청장(25명 중 19명)까지 여당인 최고의 호시절을 누렸다. 이명박 시장은 임기 전반은 김대중, 후반은 노무현 대통령과 맞물렸다. 한나라당은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는 연속으로 졌지만 2000년 16대 총선에서 승리했고, 시의회(96명 중 81명)와 구청장(25명 중 23명)을 지배해 남부러울 게 없는 여건이었다. 청계천 복원, 뉴타운사업, 대중교통체계 개편 등 주력 사업에 올인할 수 있었다. 오세훈 시장의 4기는 화려했다. 강금실 후보를 61% 대 27% 압도적 표차로 따돌리면서 시의회(106명 중 100명)와 구청장(25명 중 25명)을 석권했다. 디자인 서울, 한강르네상스 사업 추진에 힘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불행의 씨앗은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싹텄다. 자신은 한명숙 후보를 실낱같은 차(47.4%대 46.8%)로 이겼지만 시의회(민주 79명, 한나라 27명)와 구청장(민주 21명, 한나라 4명)을 내주었다. 무상급식 불협화음을 놓고 주민투표라는 극단적인 선택이 나온 것은 의회와의 불편한 관계에서 불거졌다. 시의회를 지배하던 4기 시절의 달콤한 추억을 잊지 못한 탓이다. 그 결과는 2011년 보궐선거에서 안철수의 ‘새 정치’ 바람을 탄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승리와 지난 6·4선거에서의 재선으로 이어졌다. 안방을 야당에 내준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의 장탄식이 광화문까지 흘러나왔다고 한다. 박원순 시장의 5기 잔여 임기와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한 6기 시정은 비록 야당 시장이지만 잔여 임기 2년 8개월에 이어 서울시의회(106명 중 77명)와 구청장(25명 중 20명)을 장악한 힘있는 시장이다. 게다가 소속 정당까지 지리멸렬이니 소속 국회의원들이 전부 박 시장을 쳐다본다. 야당의 대통령 격이나 진배없다. ●민선 서울시장의 권한과 리더십 2013년 현재 서울의 인구는 1014만명으로, 면적은 국토의 0.61%에 불과하지만, 인구는 20%에 가깝다. 교육예산을 합친 올해 예산은 33조 원으로 우리나라 예산(376조원)의 10분의1쯤이다. 금융 등 경제력의 60~70%가 집중돼 있을 뿐 아니라 청와대와 입법·사법부가 자리 잡고 있어서 단순한 하나의 도시로 보기 어렵다. 서울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수도권 인구(인천시 288만명, 경기도 1223만명)를 합치면 2527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 4991만명의 절반을 넘는다. 초거대 도시인 메가시티이면서 인접 수도권 대도시와 연결된 거대한 도시띠 메갈로폴리스이기도 하다. 서울이 한국이고, 한국이 서울인 셈이다. 한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종합적인 요소와 기능이 작동하고 있어서 ‘서울공화국’은 단순한 상징 용어가 아니다. 서울시장이 시정과 관련된 사무를 통괄하는 의사결정권자이자 집행 책임자라는 점은 다른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장과 같지만 1964년 시행 된 ‘서울시 행정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더욱 높은 위상과 권한을 가지고 있다. 유일한 장관급 단체장이며, 조선시대 한성판윤의 전통에 따라 대통령과 당적이 달라도 국무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 서울시와 관련된 정책 수립은 물론 국가의 업무 배분이나 기획, 조정, 통제 등에도 참여할 수 있어서 국가정책 수립 과정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시장은 서울시 본청과 25개 자치구, 서울시의회와 서울시 산하 국가직 5명을 제외한 시 소속 지방공무원 1만 6000여명의 임면·징계권도 행사할 수 있다. 정무부시장 등 정무직의 임면권도 마찬가지다.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 농수산물공사, SH공사, 서울시설공단 등 5개 투자기관의 사장과 서울의료원, 서울연구원 등 12개 출연기관장 역시 추천하거나 임명한다. 4만 8000명이 영향권 안에 있다. 정부, 여야 정당과 언론, NGO, 수도권 지방정부와의 관계 등 정치적 위상도 막중하다. 서울이 가진 수도의 상징성과 위상 때문에 서울시장의 리더십은 관심의 초점이다. 서울시장은 1000만 시민이 주주인 법인체의 CEO와 같은 위상을 가진다. 어떤 정책이든 입안하고 시행하기까지는 시의회, 시민단체, 수많은 이해집단과 갈등 해소를 위한 타협이 불가피하다. 고도의 비전 제시 기능과 출중한 리더십이 요구되는 까닭이다. 업무상 행정가로서의 역량이 더 많이 요구되지만, 선출직이라는 태생상 정치가일 수밖에 없다. 서울시장이 행정 경험과 지역 기반을 무기로 대권에 도전하는 일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 국회의원이 수상이 되는 내각제가 아닌 이상 서울시장이 대통령감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조순은 포청천 리더십·이명박은 코뿔소 리더십 역대 민선 시장의 리더십은 어떨까. 조순 시장이 보여 준 ‘포청천 리더십’은 다분히 유학자형이었다. 고건 시장의 ‘행정 리더십’ 또한 돌다리를 두드리고 또 두드리는 관료 스타일이었다. 이명박 시장의 ‘코뿔소 리더십’은 치밀한 코뿔소의 저돌성이 빛을 발해 대통령직까지 움켜쥐었지만 토건주의의 상처를 남겼다. 오세훈 시장의 ‘독불장군 리더십’은 세련된 외모와 언변 뒤에 감춰 둔 고집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나타난 결과였다. 박원순 시장은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시민소통 리더십’을 안고 완주할 모양이다. 그러나 NGO 시절 얻은 ‘협찬 인생론’의 습관이 혹여 주머니 밖으로 새나올까 우려된다. 리더십에 왕도는 없다. 대권 가도의 가시밭길이 있을 뿐이다. 현재 전적은 1승(이명박)3패(조순·고건·오세훈)로 열세다. 선임기자 joo@seoul.co.kr
  • 설날 닷새 황금연휴 “이틀 연차 내니 황금연휴 기간이…” 대박

    설날 닷새 황금연휴 “이틀 연차 내니 황금연휴 기간이…” 대박

    설날 닷새 황금연휴 “이틀 연차 내면 황금연휴 전체 기간이…” 대박 내년 설은 닷새를 이어 쉬는 황금연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체 공휴일은 올해보다 이틀 줄어든 66일로 집계돼 아쉬움을 줬다. 내년 달력을 보면 일요일과 대체휴일 등 공휴일이 총 66일이다. 올해 68일보다 이틀 줄어든 이유는 3·1절이 일요일과 겹치고 지방선거 휴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희망은 있다. 내년 설 연휴는 닷새를 이어 쉬는 황금연휴다. 2월 18일부터 20일까지가 수요일부터 금요일이고, 이어지는 주말을 합하면 총 5일을 연이어 쉴 수 있다. 설 연휴 전날인 16∼17일에 연차를 낸다면 14일부터 22일까지 무려 아흐레의 ‘황금연휴’를 보낼 수 있다. 5월에는 석가탄식일인 25일이 월요일이어서 주말을 포함해 모두 사흘을 쉴 수 있으며, 10월의 한글날과 12월의 성탄절이 금요일로 사흘 동안의 휴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숨은 황금연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네티즌들은 “설날 닷새 황금연휴, 정말 대단하네”, “설날 닷새 황금연휴, 멋지다”, “설날 닷새 황금연휴, 연휴면 뭐해 할 일이 없는 걸”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설날 닷새 황금연휴 “이틀 연차 내면 황금연휴 전체 기간이…” 대박

    설날 닷새 황금연휴 “이틀 연차 내면 황금연휴 전체 기간이…” 대박

    설날 닷새 황금연휴 “이틀 연차 내면 황금연휴 전체 기간이…” 대박 내년 설은 닷새를 이어 쉬는 황금연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체 공휴일은 올해보다 이틀 줄어든 66일로 집계돼 아쉬움을 줬다. 내년 달력을 보면 일요일과 대체휴일 등 공휴일이 총 66일이다. 올해 68일보다 이틀 줄어든 이유는 3·1절이 일요일과 겹치고 지방선거 휴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희망은 있다. 내년 설 연휴는 닷새를 이어 쉬는 황금연휴다. 2월 18일부터 20일까지가 수요일부터 금요일이고, 이어지는 주말을 합하면 총 5일을 연이어 쉴 수 있다. 설 연휴 전날인 16∼17일에 연차를 낸다면 14일부터 22일까지 무려 아흐레의 ‘황금연휴’를 보낼 수 있다. 5월에는 석가탄식일인 25일이 월요일이어서 주말을 포함해 모두 사흘을 쉴 수 있으며, 10월의 한글날과 12월의 성탄절이 금요일로 사흘 동안의 휴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숨은 황금연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네티즌들은 “설날 닷새 황금연휴, 정말 대단하네”, “설날 닷새 황금연휴, 멋지다”, “설날 닷새 황금연휴, 연휴면 뭐해 할 일이 없는 걸”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물수능’ 변별력·사교육비 다 놓쳤다

    [단독] ‘물수능’ 변별력·사교육비 다 놓쳤다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후폭풍’이 거세다. 너무 쉽게 출제돼 상위권의 경우 한 문제만 틀려도 원하는 대학·학과에 진학하지 못할 상황이다. 가채점 결과를 공유한 14일 일선 학교 교실에서는 학생들의 ‘탄식’이 잇따랐다. 쉬운 수능이 변별력을 떨어뜨려 공정한 실력의 대결장이어야 할 대학입시를 ‘운칠기삼’(運七技三)의 도박판으로 만들고 있다. 교육 당국은 2011년 쉬운 수능 기조를 도입하면서 “사교육비를 잡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교과서와 EBS 교재만 공부하면 누구나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해 굳이 학원가를 기웃거리지 않아도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쉬운 문제가 출제되는데 누가 비싼 돈을 들여 사교육을 받겠느냐는 단순한 논리에서 출발한 듯하다. 그러나 결국 3년 만에 ‘탁상행정’의 실체가 드러났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2010년 수능에서 국어 만점자 비율은 0.06%에 불과했지만 2012년 0.28%로 늘었고 지난해 국어 A형에서는 1.25%까지 증가했다. 영어는 2010년 0.21%였지만 지난해에는 1.13%, 올해는 4%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010년 ‘불수능’으로 불릴 만큼 어려웠던 수능은 이제 ‘물수능’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그런데도 사교육비는 큰 변동이 없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고교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10년 21만 8000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2만 3000원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이처럼 쉬운 수능으로는 사교육 시장을 잡을 수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진우 좋은교사운동본부 대표는 “수능이 쉬워지면 내신 비중이 커지고 사교육이 늘어나는데 특히 논술 등 대학별 고사가 있어 학부모들이 사교육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대입 구도에서 대학의 ‘힘’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배경으로 대두된다. 서울시내 한 대학의 입학처장은 “수능이 더 쉬워져 자격고사화한다면 예전처럼 본고사를 적용시키는 대학도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본고사가 부활되면 사교육 시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수능이 쉽게 출제될수록 사교육이 증가하는 ‘풍선 효과’를 우려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쉬운 수능 때문에 교과 과목에 대한 사교육은 물론 입시 컨설팅 등 맞춤식 사교육이 활개를 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는 “좋은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이런 사회구조 속에서는 쉬운 수능에도 불구하고 사교육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그럼 우리 애들은 누가 죽였나” 세월호 유가족들 법정서 오열

    “그럼 우리 애들은 누가 죽였나” 세월호 유가족들 법정서 오열

    “이게 국민을 위한 법이냐.”,“모두 다 풀어주고 우리 애들도 돌려줘.” 11일 세월호 승무원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이 진행된 광주지법 201호법정은 피해자 가족들의 탄식으로 뒤덮였다. 검찰 구형량에 비해 낮은 형량에다 일부 간부급 선원에 대한 살인과 살인미수혐의가 인정되지 않은 탓이다. 검찰이 이준석 선장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해 기소했으나 법원이 이 부분에 대해 무죄로 판단하자 가족들 사이에선 “너무한다, 사형시켜도 모자란다”며 울부짖었다. 임정엽 부장판사의 형량 선고가 끝나자 흥분한 일부 유가족은 “아직 물속에서 나오지 못한 아이들도 있는데 불쌍해서 어떡하냐. 법정을 폭파시켜버리겠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일부 피해자 가족은 선고가 끝나고 법관 등이 퇴장한 이후에도 한참 동안 방청석에 머물며 울음을 터뜨렸다. 재판이 끝나자 단원고 학생 부모들은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 한 가족은 “××들아, 대한민국의 법이 이것이냐”며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대한변호사협회 부회장 이명숙 변호사는 “재판부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너무 좁게 해석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며 “검찰이 항소를 통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는 공판 이후 기자회견을 갖고 “가족들의 기대가 무참히 무너졌다”고 한탄했다. 이들은 “재판부에서 이준석 선장에게 사형을 선고해 타인의 생명을 지킬 의무를 저버리고 자신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수백명을 희생시켰을 때 자신의 생명도 보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천명해 주길 바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피고인들은 배가 침몰하기까지 선내방송을 하는 승무원에게 연락을 하거나 퇴선 명령을 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수백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고, 생존자들도 트라우마를 겪고 있으며 가족들까지 일상을 잃어버렸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재판부에 ‘승무원들이 승객이 죽든 말든 상관없다. 죽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 분명하며 그렇기에 살인’이라고 밝혔다”며 “국회, 광화문 등지에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했지만 이 나라는 저희 가족의 바람을 제대로 들어주지 않았다. 선고 결과도 그렇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대한변협 세월호특위 소속의 한 변호사는 “선장이 퇴선명령을 했다는 주장을 너무 크게 받아들여 부작위 살인죄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광주지법 관계자는 “사고 당시 조타실과 진도VTS 간 교신 내용, 해경의 도착시간, 퇴선방송 여부 등을 종합해 보면 검찰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 입증이 부족해 무죄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학사모 쓴 부처 앞… 간절한 두 손

    학사모 쓴 부처 앞… 간절한 두 손

    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늘 붐비는 장소가 있다. 팔공산 갓바위다. ‘정성껏 빌면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들어준다’는 입소문으로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의 참배가 줄을 잇고 있는 곳이다. 매년 수능이 다가오면 전국에서 찾아온 학부모들로 갓바위 앞 공간은 발 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다. 수능을 일주일 앞둔 지난 6일 갓바위를 취재하기 위해 대구공항을 지나 팔공산 순환도로로 진입했다. 팔공산의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어서인지 도로에는 평일인데도 차량이 꽤 많았다. 팔공산 단풍축제가 열린 지난 주말에는 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고 한다. 갓바위를 찾는 데는 3개 등산길이 있다. 대구 도심에서 가까운 능성동 집단시설지구에서 관암사를 거쳐 오르는 길과 팔공산 동쪽의 약사암 길, 갓바위 관리를 맡고 있는 북쪽의 선본사 길 등이다. 선본사와 약사암에서는 30분 정도 걸리지만 능성동 집단시설지구에서 오르면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더구나 능성동 집단시설지구에서 갓바위까지는 약 2.1㎞. 가파른 경사의 돌계단으로 이뤄져 오르기도 만만찮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대구시가 지난해 5억 8000만원을 들여 관암사~갓바위 0.9㎞ 구간을 정비했다. 높다는 지적을 받아 온 돌계단은 보행에 편하도록 낮추고, 계단 폭은 넓혔다. 겨울철 차갑고 미관상 효과가 없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등산로 계단 난간은 목재 난간으로 새로 설치했다. 오르는 길이 평이하고 시간도 적게 걸리는 선본사 등산길로 가기로 했다. 경산 와촌에서 선본사 등산길로 접어들자 갓바위에 더 가까운 1, 2주차장은 이미 차량으로 꽉 차 있었다. 3주차장에 주차하고 갓바위로 출발했다. 지난주까지 완연한 가을 날씨였던 날씨가 해발이 높아서인지, 수능 시샘 한파 때문이지 꽤 쌀쌀했다. 버스 통행 길을 따라 10분쯤 올라가자 관음휴게소가 나왔다. 이곳에서 갓바위까지는 20여분이면 충분하다. 올라가는 길 곳곳에서 좌판이 눈에 띄었다. 수능일이 다가오면서 좌판 풍경도 달라졌다. 더덕이나 산나물, 과일을 팔던 좌판에 ‘갓바위 합격엿‘이 등장했다. 엿 1개가 5000원으로 만만찮은 가격이었지만 오르고 내리는 사람들이 많이 사고 있었다. 수험생 부모이거나 친지 중에 수험생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일부는 갓바위에서 자녀의 합격을 염원하며 엿을 붙인다고도 한다. 오르는 중에 난간을 잡고 힘들게 한 발 한 발 내딛는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를 만났다. 대구 수성구에서 왔다며 자신을 김씨라고 소개했다. 김씨는 3개월 전에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가 불편하단다. “아내 몰래 혼자 왔다. 같이 가자고 하면 분명히 말릴 게 뻔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고 3 아들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갓바위에서 불공을 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김씨를 뒤로하고 선본사를 거쳐 갓바위가 있는 해발 850m 정상에 도달했다. 갓바위 부처로 알려진 4m 높이의 관봉석조여래좌상이 눈에 들어왔다. 갓바위 부처님 바로 앞 260여㎡의 널찍한 공간은 절을 하는 이들로 가득했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데도 불구하고 이들의 기도와 염불은 그칠 줄 모른다. 대부분 손에 염주를 꼭 쥐고 기도문이나 불경을 앞에 놓고 있었다. 일부 학부모 앞에는 교복을 입은 앳된 모습의 자녀 사진도 보였다. ‘도대체 자식이 뭐기에’라는 탄식이 저절로 터져 나온다. 평일에는 4000~5000명, 주말엔 1만 5000~2만명 정도가 갓바위를 찾고 있다. 이같이 수능을 앞두고 갓바위를 찾는 발길이 이어진 것은 30여년 전부터다. 한 가지 소원 성취라는 갓바위 부처의 영험함은 물론이고 머리 위 판석이 꼭 학사모처럼 보인다고 해서 수험생 학부모가 많이 찾고 있는 것이다. 경북 칠곡에서 왔다는 학부모(48)는 ”딸이 수능을 잘 쳐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게 해 달라고 기원했다”며 연이어 절을 했다. 부산에서 왔다는 다른 학부모(51)는 “아들의 수능을 앞두고 정성껏 기도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초등학교 때부터 12년 동안 공부한 아들이 실력을 다 발휘하고 돌아오길 빌었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왔다는 학부모 전현숙(50·여)씨는 “우리 아이가 가장 원하는 곳에 갔으면 해서 이곳에 왔다. 차분히 기도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갓바위에는 한 달 전부터 매일 찾아와 기도를 하는 학부모가 있는가 하면 100일 전부터 빠짐없이 찾아와 자식의 수능 대박을 비는 사람도 있었다. 다리가 불편한 김씨도 선본사에서 준비해 둔 매트리스 위에 앉아 자식의 수능 행운을 빌었다. 김씨는 “어렵게 올라온 만큼 오래오래 기도를 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갓바위 부처 앞에는 학부모들이 밝힌 촛불 수백개가 줄지어 빛을 냈고 기도와 절뿐 아니라 주위 석벽에 소원을 담아 동전을 박아 두는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동전이 떨어지지 않도록 꼭 붙여 놓고 자리를 떴다. 갓바위 부처 옆에 기도 소원지를 접수하는 곳에도 학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40대 후반의 남성도 자식이 수능을 잘 볼 수 있도록 기원하는 문구를 적은 기도문을 접수했다. 기도문을 접수하는 50대 중반의 종무소 여직원은 하루 수십명이 기도문을 낸다고 했다. 기도문은 ‘수능을 잘 치게 해 달라’, ‘대학에 꼭 합격하게 해 달라’는 내용이 주를 이루며 자식이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에 지원하는 학부모는 구체적으로 대학명을 명시한다고 한다. 접수된 기도문을 보고 스님이 직접 기도를 해 준다고 종무소 여직원이 귀띔했다. 선본사 종무소 관계자는 “수능을 앞두고 평소보다 2~3배 많은 인파가 찾고 있다”며 갓바위의 분위기를 전했다. 밤과 새벽에 갓바위에 올라와 기도를 하는 사람만도 200~300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자식이 단순히 원하는 대학에 붙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게 아니다. 좀 더 큰 인물이 되게 해 달라고 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물 431호인 갓바위 부처는 팔공산의 남쪽 봉우리 관봉 정상에 있다. 불상 머리에는 두께 15㎝, 지름 180㎝의 판석이 올려져 있어 마치 갓을 쓴 듯한 모습이라 갓바위라고 불린다. 선본사 기록에 의하면 신라 선덕여왕 7년(638년) 원광법사의 수제자인 의현대사가 어머니의 명복을 빌기 위해 만든 것이다. 산 정상에 있는 암봉을 그대로 다듬어 불상과 좌대가 한 덩어리가 되도록 했다는 것. 갓은 만들 당시의 것이 아닌 걸로 추정된다. 불상과 석질은 같지만 조각술이나 전체 균형 등으로 미뤄 부처상 위에 판석을 올리는 양식이 유명했던 고려시대의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영험이 있는 다른 부처상과 마찬가지로 왼손 바닥에 작은 약호를 받쳐 둔 약사여래불이다. 그래서 갓바위 부처 주변에는 기도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오후 5시. 3시간여 동안 정상에 머물던 김씨가 산에서 내려가면서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기도를 하고 나니까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세월이 멎은 듯… 달도 숨다

    세월이 멎은 듯… 달도 숨다

    단풍 하면 퍼뜩 떠오르는 곳이 내장산 국립공원이다. 우리나라 단풍 유람의 대표라 해도 틀리지 않는다. 한데 내장산 국립공원이 전북 정읍 쪽의 내장산뿐 아니라 전남 장성 쪽의 백암산과 입암산을 아우른다는 것을 아는 이는 뜻밖에 적다. 백양사가 깃든 백암산은 그나마 유명세를 얻은 편이다. 입암산을 아느냐 물으면 열에 아홉은 고개를 외로 꼬기 일쑤다. 내장산 국립공원의 한 축인 입암산 일대에 장성새재 옛길이 남아 있다. 세인의 시선에서 살짝 비켜 선 곳이니 한적함이야 더 말할 게 없을 터. 남도 사투리는 이를 ‘다붓한(한적한) 새름길(샛길)’이라고 표현한다. 여기에 삼한시대 축성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입암산성 가는 길을 덧붙이면 멋진 트레킹 코스가 완성된다. 길의 들머리는 남창계곡이다. 산성골, 새재골 등에서 흘러온 여섯 지류가 합류되는 곳이다. 예부터 ‘과실의 왕은 감이요, 감의 왕은 대봉’이라 상찬을 받아온 대봉감의 산지로도 이름났다. 전남대수련원 입구에서 작은 다리를 건너 남경산기도원 왼쪽 흙길 임도로 들어선다. 넓고 완만한 길이다. 계속 직진해서 새재화장실을 지나면 곧 장성새재 갈림길이다. 전 구간을 통틀어 화장실은 이곳뿐이다. 미리 ‘해결’하고 가는 게 낫겠다. 갈림길에서 오른쪽 길로 접어든다. 장성새재를 거쳐 백암산과 백양사 또는 순창새재까지 갈 수 있는 길이다. 흔히 새재 하면 경북의 문경새재를 떠올리지만 장성에도 새재가 있다. 한데 이름의 어원은 다소 다르다. 문경새재는 새도 쉬어 넘는다는 조령(鳥嶺)의 순우리말 표현이다. 장성의 새재는 지름길 혹은 샛길의 의미가 강하다. 김채림 장성군 문화관광해설사는 “이 지역에 살던 선조들이 장을 보거나 과거를 보기 위해 정읍으로 넘어갈 때 지름길로 이용했던 길”이라며 “한양으로 가는 삼남대로인 갈재(노령)를 이용하기 곤란한 사람들도 관아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샛길로 장성새재를 이용하곤 했다”고 설명했다. 장성새재 옛길은 장성 쪽 남창계곡에서 전북 정읍 입암공원지킴터까지 5㎞ 남짓한 구간을 이른다. 한데 이 구간을 종주하면 원점회귀가 어려울 뿐 아니라 산행거리도 짧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따라서 옛길 정상인 장성새재까지 3㎞ 정도 걸은 뒤 되짚어 나와 입암산성까지 다녀오길 권한다. 이 경우 산행거리가 약 14㎞로 확 늘어난다. 하지만 경사가 완만해 오르는 데 별 어려움이 없고 볼거리가 많아 좀 더 발품 팔 이유는 충분하다. 장성새재 정상에서도 입암산성 북문으로 가는 등산로가 있지만 현재는 폐쇄됐다. 김 해설사는 “조금이라도 거리를 줄여 보겠다고 이 코스로 올라붙었다가는 죽을 만큼 고생한다”고 경고했다. 오래전 장성새재 가는 길은 정감 넘치는 오솔길이었다. 그러나 1960년대에 군용도로로 쓰기 위해 폭을 넓히면서부터 주변 환경이 훼손되기 시작했다. 다행히 1970년대 들어 차량 통행은 금지됐고 길은 다시 옛 정취를 되찾아가는 중이다. 옛길은 인적이 드물다. 산행 내내 사람 한 명 보기 어렵다. 그 덕에 길을 독차지하고 걷는 호사도 누린다. 길은 완만한 편. 길 옆으로 계곡물이 흐르고 위로는 산새들이 삐쭝대며 날아간다. 가을이 짙어지면서 단풍 빛깔도 한결 요염해졌다. 거리가 짧으니 숨이 찰 까닭도 없다. 산책하듯 ‘싸목싸목’ 걷다 보면 어느새 새재 정상이다. 선조들은 새재를 월은치(月隱峙)라고 불렀다. ‘달이 숨은 고개’란 뜻인데, 숲이 어찌나 깊든지 하늘에 뜬 달이 보이지 않았을 정도였다고 한다. 장성새재 갈림길까지 되짚어 내려온 뒤 입암산성 등산로로 접어든다. 갈림길에서 5분가량 올라가 다리를 건너면 숲 체험장이다. 전남대가 1960년대 조성한 삼나무 숲이다. 하늘을 찌를 듯 솟은 삼나무가 수직의 세상을 펼쳐낸다.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나무의자도 여럿 놓여 있다. 삼나무 이파리 사이로 쏟아진 햇살이 빈 의자 위로 사뿐히 걸터앉는다. 삼나무 숲 끝자락은 계곡이다. 단풍나무가 하늘을 가리고 있다. 계곡 위로 놓인 다리를 건너면 잠시 가팔라졌다가 다시 완만해진다. 이렇게 몇 굽이를 돌면 은선동 삼거리다. 왼쪽 길은 갓바위(638m), 오른쪽은 입암산성 남문 방향이다. 어느 쪽으로 가도 입암산성을 돌아 원점회귀할 수 있다. 예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아 몇번의 된비알을 지나면 입암산성 남문이다. 오랜 시간을 버텨왔을 성벽이 어찌나 견고하든지 입에서 쉼 없이 탄식이 쏟아져 나올 지경이다. 입암산성은 호남 내륙의 자연과 선조들의 지혜가 어우러진 천혜의 요새다. 문화재청 홈페이지는 “전라도를 방어하는 데 중요한 곳으로 노령산맥에 이어져 전라북도 정읍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산성이다. 높이 626m인 입암산의 계곡 능선을 따라 만든 포곡식(계곡을 감싼 형태의 성곽) 산성으로 3.2㎞ 정도 남아 있다”고 적고 있다. 축성 시기는 불분명하다. 다만 ‘고려사’ 등에 1256년 송군비 장군이 몽고군과의 전투에서 승리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어 고려시대 이전부터 성이 있었던 것으로 짐작될 뿐이다. 향토 사학계에서는 삼한 시대에 처음 쌓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후백제 때는 견훤이 요새로 쓰기도 했단다. 과거 네 곳의 포루(砲樓)와 두 곳의 성문이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 남문만 공개되고 있다. 남문 성벽은 수직에 가깝다. 성 안에는 물이 솟는 곳이 예닐곱 곳에 달한다. 양식만 비축한다면 외적의 침입에도 오랜 시간 성을 지킬 수 있는 모양새다. 남문에서 북문 방향으로 조금만 올라가도 곳곳에 옛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이 남아 있다. 성내마을터가 특히 인상적이다. 1980년대까지도 사람이 살았다고 한다. 성내마을터를 지나 북문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입암산이란 이름의 근원이 됐던 갓바위(笠岩)로 가는 길이다. 둥근 접시 모양의 갓바위는 멀리서 보면 영락없는 갓이다. 갓바위 위는 최고의 전망대다. 드넓은 들녘 한가운데 입암저수지가 보이고 들판을 가로지르는 호남고속도로와 정읍 시가지, 두승산 등이 한눈에 잡힌다. 입암산성 최고의 망루다운 전망이다. 하산길은 어려울 게 없다. 노송들 사이로 능선길을 따라 20~30분 내려오면 은선동 삼거리다. 글 사진 장성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승용차는 호남고속도로 백양사 나들목으로 나와 백양사 방향으로 가다가 남창(입암산) 방향으로 들어가면 된다. 대중교통은 북이면 사거리까지 어떻게 가느냐가 관건이다. 기차는 사거리에 있는 백양사역에서 내리면 된다. 사거리터미널에서 남창 가는 군내버스는 오전 8시 20분, 10시, 오후 1시 50분, 4시 50분 네 차례 있다. 남창에서 나가는 시각은 여기에 30분을 더하면 된다. 사거리에서 남창계곡을 거쳐 백양사까지 가는 버스도 하루 다섯 차례 운행한다. 고속버스는 장성터미널, KTX는 장성역까지 각각 가야 한다. 장성 시내에서 사거리까지는 20~30분에 한 대꼴로 버스가 오간다. →맛집:장성호 인근의 호반가든(392-8692)은 메기찜이 맛있는 집이다. 시래기를 깔고 갓 잡은 메기를 올린 뒤 갖은 양념을 섞어 졸여낸다. 짭짜름하게 양념이 밴 시래기에 메기를 얹어 먹는 맛이 각별하다. 2인분 2만 5000원. 백련동 시골밥상(393-7077)은 유기농 식재료로 차린 열두 가지 반찬이 맛있는 집이다. 1만원. 청자연(394-9909)도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은 담백하고 정갈한 음식들이 일품이다. 두 집 모두 홍길동 테마파크 인근에 있다. →잘 곳:숲 속에서 아침을 맞고 싶다면 축령산자연휴양림(390-7770)이나 방장산자연휴양림(394-5523)이 좋겠다. 축령산은 편백나무 숲이 깊고 방장산은 고창과 서해 일대가 조망된다. 홍길동 테마파크(394-7240)에도 소규모 숙박시설과 오토캠핑장이 마련돼 있다. 남창계곡에도 오토캠핑장이 있다. →주변 볼거리:주변에 단풍 명소가 많다. 그 가운데 백양사가 가장 가깝다. 장성호관광지에 임권택시네마테크가 조성돼 있다. 전망대에선 장성호 일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테마파크 인근의 금곡영화마을은 영화 ‘태백산맥’ 등의 배경이 됐던 산골마을이다. 필암서원도 지척이다.
  • 한석규 고수 박신혜 유연석 ‘상의원’ 은밀한 예고편 공개…내용은?

    한석규 고수 박신혜 유연석 ‘상의원’ 은밀한 예고편 공개…내용은?

    ‘상의원’ ‘한석규 고수 박신혜 유연석’ 영화 ‘상의원’의 1차 예고편이 공개됐다. 4일 영화 ‘상의원’(감독 이원석)이 12월 개봉 일정을 확정짓고 1차 예고편과 캐릭터 포스터를 공개했다. 상의원은 조선시대 왕실의 의복과 재화를 담당하는 관청으로, 장영실이 세종대왕에게 처음 발탁될 때 5품직인 상의원 별좌에 제수받았다고 알려져있다. 영화 ‘상의원’ 예고편은 이곳을 배경으로 조선 왕실 최고의 어침장 조돌석(한석규)와 천재적 디자이너 이공진(고수)의 맞대결이 예고됐다. 또한 삶이 전쟁인 외로운 왕비(박신혜)와 완벽한 사랑을 꿈꾸는 외로운 왕(유연석)의 갈등이 눈길을 끈다. 영상에서 박신혜는 “이리도 아름다운 옷을 입었는데 갈 곳이 없습니다”라고 탄식했고, 고수는 박신혜의 옷을 짓기 위해 동정 치수를 재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만들어드리겠사옵니다”라고 말해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여기에 한석규는 “세상에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다”라고 말해 두 사람이 어떤 사이인지 궁금증을 높였다. 네티즌들은 “‘상의원’ 한석규 고수 박신혜 유연석, 재밌겠다”, “‘상의원’ 한석규 고수 박신혜 유연석’, 대박 캐스팅”, “‘상의원’ 한석규 고수 박신혜 유연석’, 얼른 보고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석규 고수 박신혜 유연석 ‘상의원’ 예고편 공개…무슨 내용?

    한석규 고수 박신혜 유연석 ‘상의원’ 예고편 공개…무슨 내용?

    ‘상의원’ ‘한석규 고수 박신혜 유연석’ 영화 ‘상의원’의 1차 예고편이 공개됐다. 4일 영화 ‘상의원’(감독 이원석)이 12월 개봉 일정을 확정짓고 1차 예고편과 캐릭터 포스터를 공개했다. 상의원은 조선시대 왕실의 의복과 재화를 담당하는 관청으로, 장영실이 세종대왕에게 처음 발탁될 때 5품직인 상의원 별좌에 제수받았다고 알려져있다. 영화 ‘상의원’ 예고편은 이곳을 배경으로 조선 왕실 최고의 어침장 조돌석(한석규)와 천재적 디자이너 이공진(고수)의 맞대결이 예고됐다. 또한 삶이 전쟁인 외로운 왕비(박신혜)와 완벽한 사랑을 꿈꾸는 외로운 왕(유연석)의 갈등이 눈길을 끈다. 영상에서 박신혜는 “이리도 아름다운 옷을 입었는데 갈 곳이 없습니다”라고 탄식했고, 고수는 박신혜의 옷을 짓기 위해 동정 치수를 재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만들어드리겠사옵니다”라고 말해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여기에 한석규는 “세상에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다”라고 말해 두 사람이 어떤 사이인지 궁금증을 높였다. 네티즌들은 “‘상의원’ 한석규 고수 박신혜 유연석, 재밌겠다”, “‘상의원’ 한석규 고수 박신혜 유연석’, 대박 캐스팅”, “‘상의원’ 한석규 고수 박신혜 유연석’, 얼른 보고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석규 고수 박신혜 유연석 ‘상의원’ 은밀한 예고편…내용은?

    한석규 고수 박신혜 유연석 ‘상의원’ 은밀한 예고편…내용은?

    ‘상의원’ ‘한석규 고수 박신혜 유연석’ 영화 ‘상의원’의 1차 예고편이 공개됐다. 4일 영화 ‘상의원’(감독 이원석)이 12월 개봉 일정을 확정짓고 1차 예고편과 캐릭터 포스터를 공개했다. 상의원은 조선시대 왕실의 의복과 재화를 담당하는 관청으로, 장영실이 세종대왕에게 처음 발탁될 때 5품직인 상의원 별좌에 제수받았다고 알려져있다. 영화 ‘상의원’ 예고편은 이곳을 배경으로 조선 왕실 최고의 어침장 조돌석(한석규)와 천재적 디자이너 이공진(고수)의 맞대결이 예고됐다. 또한 삶이 전쟁인 외로운 왕비(박신혜)와 완벽한 사랑을 꿈꾸는 외로운 왕(유연석)의 갈등이 눈길을 끈다. 영상에서 박신혜는 “이리도 아름다운 옷을 입었는데 갈 곳이 없습니다”라고 탄식했고, 고수는 박신혜의 옷을 짓기 위해 동정 치수를 재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만들어드리겠사옵니다”라고 말해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여기에 한석규는 “세상에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다”라고 말해 두 사람이 어떤 사이인지 궁금증을 높였다. 네티즌들은 “‘상의원’ 한석규 고수 박신혜 유연석, 재밌겠다”, “‘상의원’ 한석규 고수 박신혜 유연석’, 대박 캐스팅”, “‘상의원’ 한석규 고수 박신혜 유연석’, 얼른 보고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상의원’ 고수 박신혜, 얼굴 맞대고 무슨 얘기? 예고편 공개에 궁금증↑

    ‘상의원’ 고수 박신혜, 얼굴 맞대고 무슨 얘기? 예고편 공개에 궁금증↑

    ‘상의원’ 영화 ‘상의원’의 1차 예고편이 공개됐다. 4일 영화 ‘상의원’(감독 이원석)이 12월 개봉 일정을 확정짓고 1차 예고편과 캐릭터 포스터를 공개했다. 상의원은 조선시대 왕실의 의복과 재화를 담당하는 관청으로, 장영실이 세종대왕에게 처음 발탁될 때 5품직인 상의원 별좌에 제수받았다고 알려져있다. 영화 ‘상의원’ 예고편은 이곳을 배경으로 조선 왕실 최고의 어침장 조돌석(한석규)와 천재적 디자이너 이공진(고수)의 맞대결이 예고됐다. 또한 삶이 전쟁인 외로운 왕비(박신혜)와 완벽한 사랑을 꿈꾸는 외로운 왕(유연석)의 갈등이 눈길을 끈다. 영상에서 박신혜는 “이리도 아름다운 옷을 입었는데 갈 곳이 없습니다”라고 탄식했고, 고수는 박신혜의 옷을 짓기 위해 동정 치수를 재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만들어드리겠사옵니다”라고 말해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여기에 한석규는 “세상에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다”라고 말해 두 사람이 어떤 사이인지 궁금증을 높였다. 네티즌들은 “‘상의원’ 고수 박신혜, 재밌겠다”, “‘상의원’ 고수 박신혜, 대박 캐스팅”, “‘상의원’ 고수 박신혜, 얼른 보고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렌트푸어의 눈물

    렌트푸어의 눈물

    경기 판교에 사는 직장인 홍완기(47·가명)씨는 최근 집주인에게서 전세보증금을 2억원 올려 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자신의 귀를 의심한 홍씨는 집주인에게 액수를 반문했다. “판교 집값이 많이 올랐는데 지난 6년간 전셋값을 한 번도 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두 자녀를 키우는 외벌이 가장에게는 ‘청천병력’ 같은 일이었다. 이사를 가자니 아이들 학교와 출퇴근 문제가 걸렸다. 결국 홍씨는 은행에서 전세자금 대출을 받기로 했다. 매달 70만원가량 ‘생돈’을 이자로 내야 하지만 허리띠를 더 졸라맬 수밖에 없었다. 홍씨는 “언감생심 월급을 모아 내 집을 마련하겠다는 꿈따윈 꾸지 않는다”며 “한달 한달 이자 갚기도 버겁다”고 탄식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가 ‘렌트푸어’(소득의 대부분을 전·월세 비용으로 지출하는 사람) 양산이라는 부메랑을 낳고 있다. 초저금리로 전세 매물의 씨가 마르면서 전셋값이 폭등하고, 전세 세입자들은 보증금 마련을 위해 빚을 늘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2일 금융 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32조 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1년 말 18조 2000억원이었던 것이 3년도 채 안돼 14조 6000억원(80.2%)이나 증가했다. 지난해 말(28조원)과 비교해도 25%가량 늘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연말에 전세자금 대출 잔액이 35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게 은행권의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지금 같은 초저금리 기조에서는 전세 대출이 구조적으로 급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한은이 지난 8월과 10월 잇따라 인하 결정을 내리면서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인 연 2.0%까지 내려온 상태다. 이로 인해 1년 정기예금 금리는 2%선이 무너졌다. 아직은 2% 초반(연 2.1∼2.3%) 상품이 많지만 1%대로 내려간 상품도 있다. 집주인들이 전세보증금을 은행에 맡겨 봐야 손에 쥘 수 있는 이자가 얼마 안 되는 것이다. 예컨대 전세보증금 2억원을 은행 정기예금에 넣으면 한 달에 얻는 이자수입이 30만원선에 불과하다. 은퇴한 집주인의 경우 전세만 ‘굴려서는’ 생활이 안 된다. 그렇다 보니 집주인들은 전세를 아예 월세로 돌리거나 전세보증금 인상 요구에 나서고 있다. 올해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3.65%이다. 통상 전세 계약은 2년 단위로 갱신한다. 따라서 전세 세입자들은 지난해 전세가격 상승률(7.15%)을 더해 평균 10.8% 수준의 보증금 상승분을 감내해야 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초 임대차계약 시 월세 신규 계약 비중은 41.6%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40%를 돌파했다. 그만큼 전셋집을 구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정부가 싼 이자로 지원하는 국민주택기금 전세자금대출(연 3.3%)이 있기는 하지만 자격 조건이 까다로워 수혜 대상이 제한적이다. 올 들어 국민주택기금 전세 대출은 9월 말까지 1조 4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월세로의 전환이 길게 봐서는 바람직하지만 주택 임대시장이 오랜 기간 전세를 기반으로 이뤄졌던 만큼 갑작스러운 전환과 전셋값 상승으로 서민이 죽어 나가는 일을 막으려면 공공이 일정 기간 전세 공급을 대신 하는 등의 연착륙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빚에 치이게 되면 전세보증금을 내 집 마련의 디딤돌로 삼아 중산층으로 올라가려는 의지 자체가 꺾이게 된다”며 “주택금융공사가 원금의 90~100%를 보증하는 전세 대출 금리가 적정하게 산정됐는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이 추가 돈풀기에 나서면서 우리나라도 금리를 더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초저금리 상황에서는 전세난을 결코 잡을 수 없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지금&여기] 편견을 버리면 보이는 것/강신 체육부 기자

    [지금&여기] 편견을 버리면 보이는 것/강신 체육부 기자

    야구가 싫었다. 공을 던지고, 치고, 받는 게 뭐가 좋다고 열광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2014시즌 개막 직전 야구를 담당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눈앞이 캄캄했다. 야구장은 시끄러웠다. 관중은 저마다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을 입고 소리를 질러 댔다. 나는 귀를 막고 기자석에 앉아 기사를 썼다. 올 시즌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는 막판까지 혼전이었다. 한화는 꼴찌를 벗어나려고 애를 썼다. LG와 SK는 4강을 놓고 다퉜다. 2위 넥센은 호시탐탐 선두 삼성을 위협했다. 순위 싸움이 한창인 팀의 경기를 보다가 나도 모르게 집중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시나브로 야구의 즐거움에 빠져들고 말았다. 이 재미를 알기까지 꼬박 한 시즌이 걸렸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는 야구가 지루하다는 선입견을 품고 있었다. 감독의 대타 작전이 맞아떨어질 땐 짜릿했다. 기사를 쓰다가 응원가를 조용히 따라 불렀다. 팀의 상징을 새긴 깃발을 흔들며 뛰노는 사내아이를 보면서, 아들이 태어나면 함께 야구장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심판이 춤을 추듯 스트라이크 아웃 콜을 할 땐 속으로 웃었다. 레슬링이나 역도의 팬을 자처하는 사람은 드물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레슬링 경기를 직접 봤다. 몸과 몸이 충돌할 때 나는 전율했다. 선수는 머리를 들이밀고 돌진했고, 상대 역시 머리를 들이밀고 달려들었다. 머리끼리 부딪쳤다. 상대를 눕히기 위해 손으로 뒷목을 때리듯 잡아 눌렀다. 남자 자유형 74㎏급에서 동메달을 딴 이상규(28·부천시청)는 4강전에서 장충야오(중국)의 발에 차여 임플란트 치아를 잃었다. 역도 역시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접했다. 바벨이 경기장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입장한 선수는 바벨을 여러 차례 매만졌다. 이내 꽉 쥐더니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소란스러웠던 장내가 적막해졌다. 바벨이 땅에서 뽑히는 찰나, 정(靜)이 동(動)으로 바뀌는 그 순간 긴장감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성공하면 환호가, 실패하면 탄식이 쏟아졌다. 수 싸움도 치열했다. 한 선수가 다음 시도에서 바벨 무게를 5㎏ 늘리면, 다른 선수는 또 6㎏을 올렸다. 또 다른 선수는 10㎏을 늘렸다. 세상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스포츠가 있다. 어떤 종목은 인기를 끌고, 어떤 종목은 외면당한다. 모든 스포츠가 흥행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단언컨대 모든 스포츠는 저마다 매력이 있다. 경험해 보지도 않고 지레짐작할 필요는 없다. 편견을 버리면 삶의 즐거움이 늘어난다.xin@seoul.co.kr
  • “17번째 생일인데…” 가족들 눈물의 축가

    “17번째 생일인데…” 가족들 눈물의 축가

    295번째 세월호 실종자 시신이 수습됐다. 지난 28일 오후 5시쯤 민관군 합동구조팀이 선체 안에서 시신을 발견한 지 꼭 하루 만이다. 이제 남은 실종자는 9명이다.29일 오후 세월호 수색 현장에서 시신 인양 소식이 전해지자 전남 진도군 팽목항 가족대기소에 모여 있던 실종자 가족들이 술렁거렸다. 거센 조류 탓에 잠수사들이 수색에 난항을 겪으면서 애를 태웠던 가족들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후 8시 30분쯤 경비정과 함께 시신이 팽목항으로 들어설 때까지 20여명의 가족이 물가에 나와 숨죽인 채 기다렸다.‘24란 숫자가 적힌 남색 긴팔 티셔츠와 레깅스, 키 165㎝가량에 발 크기 250㎜’라는 시신의 인상착의가 가족대기소로 전달되자 가족들 사이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3반 황지현(17)양의 인상착의와 일치했기 때문이다. 사진을 통해 시신을 확인한 황양의 아버지 인열(51)씨는 “우리 딸이 맞다”며 오열했다. 남은 실종자 가족들도 황양의 부모의 어깨를 다독이며 흐느꼈다.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295번째 시신의 DNA 분석 결과 황양으로 확인됐다고 30일 밝혔다.29일은 마침 황양의 생일이기도 했다. 앞서 3반 학부모 5명은 전날 안산에서 진도로 와서 황양 가족과 생일을 함께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케이크에 초를 꽂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황양 가족은 물론 다른 가족들도 울음을 애써 참으며 노래를 불렀다. 밤새 울었는지 눈이 한껏 충혈된 황양의 아버지는 “이미 하늘나라에 있을 지현아. 좋은 자리 잡아 놓고 있으면 아빠가 따라갈 테니 부디 편하게 지내고 있으렴…”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 다른 실종자인 단원고 2학년 허다윤양의 아버지 흥환(50)씨는 “그동안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친 상태였는데 누가 발견됐든지 우리에겐 한가닥 희망을 안겨 줬다”고 말했다.앞서 오전 진도체육관에 모인 20여명의 실종자 가족들은 실종자 추가 발견을 기다리며 희망과 분노가 엇갈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가족들은 그동안의 수색 과정에 대해 의구심을 감추지 않았다. 실종된 동생(52)과 조카(7)를 기다리는 권오복(60)씨는 “정부가 제대로 수색만 했어도 훨씬 빨리 시신들을 수습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실종자 가족들은 진도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색 방안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6월 이미 수색 완료를 선언했던 곳에서 지난 25일 큰 캐리어가 유실물로 발견됐다”면서 “정밀한 계획을 세워 11월까지는 전면 재수색에만 집중해 달라”고 요구했다. 가족들은 “어제 시신이 발견된 4층 중앙 여자 화장실은 생존 학생 증언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수색이 필요한 실종자 존재 추정 구역으로 지목했던 곳”이라면서 “하지만 현장지휘본부는 이곳을 13회 수색했다며 ‘수색 완료’를 선언했었다”고 지적했다.김재만 가족대책위 부위원장은 “인양을 논의하던 시점에서 시신이 발견되다니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든다”며 “시신을 수습하는 순간 눈물이 쏟아졌다. 한 명이 나왔으니 앞으로 계속 따라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현재 단원고 학생 4명(남현철·박영인·조은화·허다윤), 교사 2명(고창석·양승진), 일반 승객 3명(권재근·권혁규·이영숙)이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상태다. 진도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진도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17번째 생일인데…” 가족들 눈물의 축가

    “17번째 생일인데…” 가족들 눈물의 축가

    295번째 세월호 실종자 시신이 수습됐다. 지난 28일 오후 5시쯤 민관군 합동구조팀이 선체 안에서 시신을 발견한 지 꼭 하루 만이다. 이제 남은 실종자는 9명이다. 29일 오후 세월호 수색 현장에서 시신 인양 소식이 전해지자 전남 진도군 팽목항 가족대기소에 모여 있던 실종자 가족들이 술렁거렸다. 거센 조류 탓에 잠수사들이 수색에 난항을 겪으면서 애를 태웠던 가족들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후 8시 30분쯤 경비정과 함께 시신이 팽목항으로 들어설 때까지 20여명의 가족이 물가에 나와 숨죽인 채 기다렸다. ‘24란 숫자가 적힌 남색 긴팔 티셔츠와 레깅스, 키 165㎝가량에 발 크기 250㎜’라는 시신의 인상착의가 가족대기소로 전달되자 가족들 사이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3반 황지현(17)양의 인상착의와 일치했기 때문이다. 사진을 통해 시신을 확인한 황양의 아버지 인열(51)씨는 “우리 딸이 맞다”며 오열했다. 남은 실종자 가족들도 황양의 부모의 어깨를 다독이며 흐느꼈다. 시신의 최종 신원 확인은 DNA 대조를 통해 30일 오전 중 이뤄진다. 이날은 마침 황양의 생일이기도 했다. 앞서 3반 학부모 5명은 전날 안산에서 진도로 와서 황양 가족과 생일을 함께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케이크에 초를 꽂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황양 가족은 물론 다른 가족들도 울음을 애써 참으며 노래를 불렀다. 밤새 울었는지 눈이 한껏 충혈된 황양의 아버지는 “이미 하늘나라에 있을 지현아. 좋은 자리 잡아 놓고 있으면 아빠가 따라갈 테니 부디 편하게 지내고 있으렴…”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 다른 실종자인 단원고 2학년 허다윤양의 아버지 흥환(50)씨는 “그동안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친 상태였는데 누가 발견됐든지 우리에겐 한가닥 희망을 안겨 줬다”고 말했다. 앞서 오전 진도체육관에 모인 20여명의 실종자 가족들은 실종자 추가 발견을 기다리며 희망과 분노가 엇갈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가족들은 그동안의 수색 과정에 대해 의구심을 감추지 않았다. 실종된 동생(52)과 조카(7)를 기다리는 권오복(60)씨는 “정부가 제대로 수색만 했어도 훨씬 빨리 시신들을 수습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종자 가족들은 진도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색 방안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6월 이미 수색 완료를 선언했던 곳에서 지난 25일 큰 캐리어가 유실물로 발견됐다”면서 “정밀한 계획을 세워 11월까지는 전면 재수색에만 집중해 달라”고 요구했다. 가족들은 “어제 시신이 발견된 4층 중앙 여자 화장실은 생존 학생 증언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수색이 필요한 실종자 존재 추정 구역으로 지목했던 곳”이라면서 “하지만 현장지휘본부는 이곳을 13회 수색했다며 ‘수색 완료’를 선언했었다”고 지적했다. 김재만 가족대책위 부위원장은 “인양을 논의하던 시점에서 시신이 발견되다니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든다”며 “시신을 수습하는 순간 눈물이 쏟아졌다. 한 명이 나왔으니 앞으로 계속 따라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도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진도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행복한 장수 비결은 덕이지요

    행복한 장수 비결은 덕이지요

    노년의 풍경/김미영 외 지음/글항아리/352쪽/2만 5000원 ‘100세 시대’라는 말이 현실이 된 요즘 웰빙과 웰다잉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 것이 잘 늙어가는 것, 즉 ‘웰에이징’이다. 어떻게 늙어가야 하는지, 노년에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보다 평균수명은 훨씬 짧았지만 우리 선조들은 노년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한국국학진흥원 교양총서 ‘노년의 풍경’은 늙음이라는 오래된 고민을 중심으로 우리 선인들의 사유와 지혜를 들여다본다. ‘노인의 열 가지 좌절이란 대낮에는 꾸벅꾸벅 졸음이 오고 밤에는 잠이 오지 않으며, 곡할 때에는 눈물이 없고 웃을 때에는 눈물이 흐르며, 30년 전 일은 모두 기억되어도 눈앞의 일은 문득 잊어버리며, 고기를 먹으면 배 속에 들어가는 것은 없이 모두 이 사이에 끼며, 흰 얼굴은 도리어 검어지고 검은 머리는 도리어 희어지는 것이다.’(성호 이익) 노년은 이렇듯 신체의 파멸과 쇠퇴를 가져오며 비탄에 빠지게 한다. 그럼에도 다른 한편으로는 장수(長壽)에 대한 바람으로 인해 행복의 지표로 받아들여졌다. 조선시대 행복 지표로 오복(五福)을 들었는데 오래 사는 복인 수(壽)를 첫째로 내세운다. 오래 사는 것은 시대와 지역을 초월해 최대의 복으로 여겨졌지만 목숨의 길고 짧음이 하늘의 뜻에 달려 있는지라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장수를 기원했다. 십장생도를 담은 병풍을 두고, 수(壽)를 기하학적으로 형상화해 가리개, 베개, 수저통 등의 생활용품에 자수를 놓거나 새겨 놓고 항상 가까이했다. 하지만 마냥 오래 산다고 다 좋은 게 아니다. 건강이 뒤따르지 않으면 장수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조선의 왕 중에서 83세의 장수를 누린 영조(1694~1776)는 수라상 대신 밥과 김치, 약간의 장류로 구성된 간소한 밥상으로 소식을 했고 술도 마시지 않았으며 비단 대신 명주로 만든 이불을 사용했다. 70세까지 장수한 퇴계 이황(1501~1570)은 평소 두서너 가지의 음식과 잡곡밥으로 식사를 했으며 몸과 마음의 조화를 중시했다. 퇴계는 활인심방에서 마음을 다스리는 정신의 약인 ‘중화탕’(中和湯)을 장생의 처방으로 제시했다. 여기에는 ‘마음에 거짓을 없애라, 시기하고 샘내지 말라, 마음을 맑게 하라, 욕심을 줄여라, 부드럽고 순해져라, 겸손하고 화목하게 살라, 만족하라, 어진 마음을 간직하라, 분노하지 않도록 경계하라, 탐욕을 경계하라’는 가르침이 들어간다. 조선의 명재상이자 청백리의 귀감이었던 황희(1363~1452) 정승은 좀처럼 화를 내는 일이 없었으며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며 항상 웃음으로 남을 대했다. 그는 90세까지 건강하게 살았다. 건강한 장수를 위해서는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마음의 여유로움을 지녀야 한다는 얘기다. 축복받은 장수의 삶은 어떤 것일까. 전통적인 오복에 따르면 ‘적절한 부유함을 갖추고(富), 큰 질병과 시름 없이(康寧), 덕을 쌓으면서(攸好德), 장수를 누린 뒤(壽) 고통 없이 편하게 숨을 거두는 것(考終命)’이다. 맹자에는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보편적으로 존경의 대상이 되는 세 가지를 지위, 나이, 덕망이라고 했다. 종합하면 덕을 쌓으며 장수를 누리는 것이야말로 축복받은 장수에 이르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총 8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장마다 다양한 인물, 그림, 풍속, 고전작품 등을 곁들인 책은 여러 분야에서 사회적 명성을 얻은 거장들의 노년을 사는 방식에도 주목한다. 오랜 기간 관직에 머물며 왕을 보좌한 황희와 신개, 일찍이 은퇴하고 낙향해 자연 친화적 삶을 즐기며 노년을 보낸 김상헌과 이현보는 노년을 지내는 방식에 여러 가지가 있음을 보여준다. 노욕(老慾)을 경계하며 자신이 설 자리를 객관적으로 살피는 미수 허목(1595~1682)의 태도는 노년에 대한 성찰의 본보기로 삼을 만하다. ‘노인의 사업’과 ‘노령의 인사’라는 두 편의 글을 남긴 여현 장현광(1554~1637)은 사람이 태어나 장성하는 것은 무에서 유가 되는 것이고, 노쇠하고 나이 드는 것은 유에서 무로 돌아가는 것으로 지극히 당연한 이치이니 늙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나이 듦을 탄식하거나 희화화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는지를 고민했던 그는 노년을 비록 몸은 쇠하지만 도(道)가 완숙될 수 있는 시기로 보았다. 그는 사무를 멈추고 억지로 몸을 쓰지 말고 음식을 가려야 한다고 충고한다. 대신 성정을 기르고 심기를 보양해 도의 경지로 들어가 남은 해를 보내는 것이 노인의 사업이라고 썼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법정서 증언하던 세월호 가족들 끝내 통곡

    21일 광주지법 형사 11부(부장 임정엽) 심리로 열린 세월호 승무원들에 대한 재판은 유가족들의 눈물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재판에서는 단원고 학생의 부모, 실종된 교사의 부인, 생존자, 생존 학생의 가족 등 13명이 증언했다. 증인 선서 후 5분가량 영상이 법정 모니터를 통해 방영되자 가족들은 오열하기 시작했다. 여학생 6명이 노래를 부르며 손잡고 발랄하게 걷는 모습으로 시작한 영상에는 세월호 안에서 학생들이 찍은 모습, 이준석 선장이 탈출하는 모습, “퇴선방송을 지시했다”는 선장의 법정 진술이 차례로 담겨 있었다. 방청석에 앉은 피해자 가족들은 “사람이 맞느냐”, “이 살인자들아”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첫 번째 진술에 나선 민모씨가 준비한 글을 읽어 나가자 법정은 흐느낌으로 가득찼다. 민씨의 남편은 단원고 교사로 아직까지 시신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민씨는 “법정에 증인으로 서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며 “사고 직후 며칠간 팽목항에 시신이 들어올 때마다 남편이 아니기를 바랐지만 며칠이 지나니 남편이기를 바라게 됐다”고 울먹였다. 민씨는 “나는 이제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과 얼굴 마주치는 게 무서워 고개 들고 길을 걸을 수도 없다”고 탄식했다. 생존자 전모씨는 “더 많은 학생들과 같이 나와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죄송하다. 누구한테 지시를 받아 승객들에게 배에 가만히 있으라 했는지 궁금하다”며 피고인석에 앉은 승무원들에게 “진실을 말하라”고 호통쳤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비즈 in 비즈] 장관 누가 믿고 따를까

    [비즈 in 비즈] 장관 누가 믿고 따를까

    “장관님 정말 너무하십니다.”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 ‘산하기관 국감 자료 사전 검열 논란’에 대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해명을 지켜보던 세종시 공무원들의 입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습니다.윤 장관은 지난달 22일 산업부가 이메일을 통해 산하기관이 국감 자료를 국회에 제출할 때 산업부에 확인을 받으라는 내용이 담긴 ‘장관님 지시 사항: 의원 요구 자료 처리 지침’을 보낸 데 대해 자신의 무죄를 거듭 주장했습니다. 윤 장관은 “저는 해외 출장 중에 지시를 내린 적이 없고 임용된 지 몇 년 안 된 신임 사무관이 자의적으로 이메일을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국회방송으로 국감 현장을 지켜보던 일부 공무원들은 고개를 내저었고 “우리 부처 장관이 맞느냐”는 격앙된 목소리도 터져 나왔습니다. “아무리 사무관, 주무관이 잘못해도 그렇지, 어떻게 직원이 한 일을 장관이 나 몰라라 할 수 있어?”라는 볼멘소리가 이어졌습니다. 비단 산업부 공무원들만 침통한 게 아니었습니다. 다른 부처 공무원들도 뒷담화에 가세했습니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혀를 찼습니다. 일각에서는 의원들의 질타가 계속되고 있을 때 지각 있는 간부급 공무원 누구라도 나서서 책임지는 자세를 보였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나옵니다. ‘충성도 제로’, 다들 몸사리기에 바쁜 산업부라는 지적입니다.산업부 장관은 1200여명의 공무원이 몸담고 있는 한 경제부처의 수장이자 수백만개의 기업 및 산업계 전반의 제도와 규율을 다루는 산업계 수장입니다. 그만큼 장관의 말은 신중해야 하고 무한한 책임감이 있어야 하며 상식에도 부합해야 합니다. 백보 양보해 윤 장관은 억울할 수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공개 석상에서 한참 어린 후배 직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은 진정한 리더의 모습이 아닙니다. 조직에 대한 애정과 충성도는 리더가 위기 때 스스로 몸을 낮추고 살신성인의 자세를 보일 때 나오는 것임을 윤 장관은 잊지 말아야 합니다.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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