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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현희 기자의 술 이야기] ‘4캔 만원’ 맥주의 불편한 진실 <3·끝> 독한 ‘오징어 게임’에 내몰린 수제맥주

    [심현희 기자의 술 이야기] ‘4캔 만원’ 맥주의 불편한 진실 <3·끝> 독한 ‘오징어 게임’에 내몰린 수제맥주

    “‘4캔 만원’이라는 가격이 고착화된 국내 맥주 시장에서 최후의 승자는 결국 대규모 맥주 회사인 롯데(롯데칠성음료)와 오비맥주, 그리고 편의점 등 대기업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최후의 승자가 모든 이익을 독식하는 ‘오징어 게임’ 같은 거죠.” ●편의점 맥주에 수제맥주 생태계 씨 말라 국내 수제맥주산업의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정부가 맥주의 위탁생산(OEM)을 허용하는 내용의 주세법을 개정한 이후 대형 공장을 갖춘 롯데와 오비가 편의점 ‘4캔 만원’ 시장에 본격 진출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국내 맥주업체들의 ‘편의점용 맥주’ 생산을 도맡으면서 코로나19로 의존도가 더욱 커진 편의점 캔맥주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편의점에 들어가는 500㎖ 캔을 롯데가 독식해 캔 자체가 씨가 말랐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이대로 가다간 국내 맥주산업이 일부 대규모 주류 회사들만의 ‘독과점 무대’였던 과거를 답습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깊습니다. 5~6년 전까지만 해도 장밋빛 전망이 가득했던 국내 수제맥주산업이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일까요? 근본적인 원인은 맥주 시장이 ‘4캔 만원’이라는 가격에 종속돼 버린 현실에 있습니다. 맥주 종량세가 시행되기 전 해외에서 박리다매로 들여온 수입 맥주는 국내 편의점에서 ‘4캔 만원’에 팔렸고, 이는 소비자들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후 맥주에 대한 세금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되면서 세금 부담을 줄인 국내 중소규모 업체들이 수입 맥주, 대기업 맥주 중심의 시장이었던 편의점, 대형마트 등에 진출하게 됩니다. 문제는 ‘가격’이었죠. ●롯데·오비에 OEM 주고 스타일 포기 소비자들은 이미 맥주를 4캔 만원에 구매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마진을 대폭 줄여 ‘수제맥주 스타일’의 맥주도 4캔 만원에 팔아야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구스아일랜드, 핸드앤몰트 등 수제맥주 라인업을 갖춘 오비맥주는 빠르게 대형 공장을 돌려 4캔 만원의 수제맥주 스타일 맥주를 편의점 매대에 올려놨습니다. 이어 수제맥주 업체 가운데 규모가 큰 편에 속했던 제주맥주, 카브루, KCB, 세븐브로이 등도 4캔 만원 시장에 참전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가 터졌습니다. 인원·영업시간 제한에 못 이긴 음식점과 펍들이 쓰러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에게 생맥주를 납품해 먹고살았던 수제맥주 공장들은 거래처를 잃어 생존 위기에 처합니다. 남은 시장은 ‘곰표맥주’로 대박이 터진 편의점 홈술 시장뿐입니다. ‘4캔 만원’ 게임을 그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살아남기 위해선 게임에 참가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죠. 미친 듯이 공장을 돌려 4캔 만원 맥주를 생산하다 보니 전국 편의점에 납품할 물량을 저가로 맞추려면 롯데에 OEM을 주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현실을 깨닫게 됩니다. 막대한 상금을 받는 최후의 승자는 롯데와 오비가 되겠죠. 이 과정에서 원가 절감을 위해 가향을 첨가하거나 원료값이 많이 들어가는 스타일의 맥주는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홉이 많이 들어가는 ‘뉴잉글랜드IPA’ 스타일을 국내에서 가장 잘 만들기로 유명했던 경기 김포의 크래프트브로스 양조장이 최근 롯데 OEM으로 맥주를 생산하며 대표 제품인 ‘라이프(LIFE)’ 맥주의 스타일을 라거로 바꿔 편의점에 내놓은 것도 이 같은 이유일 가능성이 큽니다. ●위탁생산 어려운 양조장은 고사 직전 위탁생산조차 할 여력이 없는 마이크로 양조장들은 고사 직전입니다. 경기 광주에서 최소 규모의 맥주 공장을 운영하는 한 업체 대표는 “소규모 맥주 공장은 제조업으로 분류돼 정부로부터 코로나 관련 지원을 받을 수도 없다”고 하더군요.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수제맥주)가 물량 공세가 가능한 대기업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4캔 만원 시장으로 스스로 들어간 것이 문제 아니겠냐”고 탄식하기도 합니다. 코로나19가 끝나면 괜찮아질까요? 어쨌든 끝까지 버티는 수제맥주 업체도 이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지 않냐고요? 롯데나 오비라는 골리앗이 연 1000억원이라는 ‘소규모 게임’에 참전한 이상 결과는 뻔하고, 과정은 힘든 싸움이 될 것입니다.
  • 양궁 7점 쏘자 KBS중계진 “최악, 이게 뭐냐”…시청자 비판에 “사과”(종합)

    양궁 7점 쏘자 KBS중계진 “최악, 이게 뭐냐”…시청자 비판에 “사과”(종합)

    대한민국 양궁이 12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리커브 전 종목에서 금메달을 싹쓸이한 가운데 이번 대회를 중계한 KBS를 향해 시청자 원성이 쏟아졌다. 대회 중계를 맡은 KBSN 캐스터가 선수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KBSN은 28일 입장문을 내고 양궁선수단과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7점 쏘자 “최악이다”…청원인 “너무 무례”전날 KBS 시청자권익센터에는 ‘KBS sports 양궁 세계선수권 남자 캐스터 선수들한테 사과하세요’라는 시청자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이날 새벽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양크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리커브 여자 개인전 중계를 맡은 이기호 KBS N 스포츠 아나운서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청원인은 “혼성 경기에서는 김우진 선수와 안산 선수를 동등한 선수가 아닌 ‘동생(안산)을 이끌어주는 오빠’라고 표현하더니 지금 여자 개인전 중계에서는 안산 선수와 장민희 선수에게 선수 호칭을 뺀 채 안산과 장민희라고 반말로 해설한다”면서 “그것도 모자라 7, 8점 쏜 선수에게 ‘최악이다’, ‘이게 뭐냐’라는 표현을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설 자격이 전혀 없다. 선수들에게 너무 무례하다”면서 “선수들에게도, 불쾌감을 느낀 시청자들에게도 사과해달라”고 요구했다.해당 청원은 이날 오전 11시 40분 현재 3640여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시청자청원 게시판에는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중계에 대해 비슷한 내용을 지적한 청원이 총 5건 올라왔다. KBS 시청자청원은 청원이 올라온 지 30일간 1000명 이상이 동의하면 해당 부서 책임자가 직접 답변을 한다. 이날 KBSN은 입장문을 내고 “중계 중 사용한 일부 부적절한 표현과 관련해 국가대표 양궁선수단과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향후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 선수들의 노력을 존중하고 시청자 여러분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혼성전中 “오빠가 이끌어” 멘트…“성별 상관없이 동등한 선수” 지적최근 양궁 국가대표단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을 당시 “8점을 쏘더라도 ‘8점 괜찮습니다’, ‘인간미가 느껴지네요’ 등의 밝은 해설을 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KBSN의 세계선수권대회 중계 자체는 칭찬하면서도 해당 아나운서에 대해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안산 선수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 3관왕을 이루고도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선수다. ‘오빠’가 이끌어줘야 할 ‘여동생’이 아니다. 2021년에 이런 걸 말해줘야 아느냐”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여성 선수들이 이보다 얼마나 더 좋은 성적을 내야 이런 수준 낮은 해설을 안 들을 수 있느냐”라면서 “심지어 쏘는 순서도 정해져 있지 않아 두 선수를 평등하게 보이게 하는 양궁 혼성경기의 의미마저 퇴색시켜버린 최악의 해설”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또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상대 선수 나이가 17세였는데 ‘정말 좋네요, 17세’라고 발언했다”면서 “도대체 뭐가 좋다는 거냐”라고 반문했다. 다른 네티즌들도 “나만 느낀 게 아니었네. 너무 대놓고 탄식해서 볼 때 짜증났다”, “아무리 국가대항전이지만 상대 선수 화살 빠지면 고맙다고 하질 않나, 우리나라 선수가 9점 쏘면 탄식하고 8점 쏘면 나라 잃은 것처럼 발언했다”면서 “심지어 경기도 이기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혼성전 도입 후 최초로 5개 전 종목 석권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양궁 리커브에서 우리나라는 남녀 개인전, 남녀 단체전, 혼성 등 5개 종목을 모두 석권했다. 김우진은 남자 개인전과 남자 단체전, 혼성 단체전까지 3관왕에 올랐고, 안산은 여자 단체전, 혼성 단체전 금메달로 2관왕의 성적을 거뒀다. 장민희는 여자 개인전과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내 2관왕에 올랐다. 세계선수권에서 한 나라가 금메달을 싹쓸이한 것은 2009년 울산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당시에도 한국이 다 가져왔다. 혼성전이 도입돼 금메달 수가 4개에서 5개로 늘어난 2011년 토리노 대회 이후만 놓고 보면 이번이 대회 사상 첫 전 종목 석권이다.
  • 양궁 7점 쏘자 KBS중계진 “최악, 이게 뭐냐”…시청자 “사과하라” 청원

    양궁 7점 쏘자 KBS중계진 “최악, 이게 뭐냐”…시청자 “사과하라” 청원

    대한민국 양궁이 12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리커브 전 종목에서 금메달을 싹쓸이한 가운데 이번 대회를 중계한 KBS를 향해 시청자 원성이 쏟아졌다. 27일 KBS 시청자권익센터에는 ‘KBS sports 양궁 세계선수권 남자 캐스터 선수들한테 사과하세요’라는 시청자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이날 새벽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양크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리커브 여자 개인전 중계를 맡은 이기호 KBS N 스포츠 아나운서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청원인은 “혼성 경기에서는 김우진 선수와 안산 선수를 동등한 선수가 아닌 ‘동생(안산)을 이끌어주는 오빠’라고 표현하더니 지금 여자 개인전 중계에서는 안산 선수와 장민희 선수에게 선수 호칭을 뺀 채 안산과 장민희라고 반말로 해설한다”면서 “그것도 모자라 7, 8점 쏜 선수에게 ‘최악이다’, ‘이게 뭐냐’라는 표현을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설 자격이 전혀 없다. 선수들에게 너무 무례하다”면서 “선수들에게도, 불쾌감을 느낀 시청자들에게도 사과해달라”고 요구했다. 해당 청원은 28일 오전 7시 현재 3250여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시청자청원 게시판에는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중계에 대해 비슷한 내용을 지적한 청원이 총 5건 올라왔다. KBS 시청자청원은 청원이 올라온 지 30일간 1000명 이상이 동의하면 해당 부서 책임자가 직접 답변을 한다.최근 양궁 국가대표단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을 당시 “8점을 쏘더라도 ‘8점 괜찮습니다’, ‘인간미가 느껴지네요’ 등의 밝은 해설을 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온라인에서도 KBS의 세계선수권대회 중계 자체는 칭찬하면서도 해당 아나운서에 대해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안산 선수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 3관왕을 이루고도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선수다. ‘오빠’가 이끌어줘야 할 ‘여동생’이 아니다. 2021년에 이런 걸 말해줘야 아느냐”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여성 선수들이 이보다 얼마나 더 좋은 성적을 내야 이런 수준 낮은 해설을 안 들을 수 있느냐”라면서 “심지어 쏘는 순서도 정해져 있지 않아 두 선수를 평등하게 보이게 하는 양궁 혼성경기의 의미마저 퇴색시켜버린 최악의 해설”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상대 선수 나이가 17세였는데 ‘정말 좋네요, 17세’라고 발언했다”면서 “도대체 뭐가 좋다는 거냐”라고 반문했다. 다른 네티즌들도 “나만 느낀 게 아니었네. 너무 대놓고 탄식해서 볼 때 짜증났다”, “아무리 국가대항전이지만 상대 선수 화살 빠지면 고맙다고 하질 않나, 우리나라 선수가 9점 쏘면 탄식하고 8점 쏘면 나라 잃은 것처럼 발언했다”면서 “심지어 경기도 이기고 있었다”고 지적했다.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양궁 리커브에서 우리나라는 남녀 개인전, 남녀 단체전, 혼성 등 5개 종목을 모두 석권했다. 김우진은 남자 개인전과 남자 단체전, 혼성 단체전까지 3관왕에 올랐고, 안산은 여자 단체전, 혼성 단체전 금메달로 2관왕의 성적을 거뒀다.장민희는 여자 개인전과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내 2관왕에 올랐다. 세계선수권에서 한 나라가 금메달을 싹쓸이한 것은 2009년 울산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당시에도 한국이 다 가져왔다. 혼성전이 도입돼 금메달 수가 4개에서 5개로 늘어난 2011년 토리노 대회 이후만 놓고 보면 이번이 대회 사상 첫 전 종목 석권이다.
  • [세종로의 아침] 청년대책, 말보다 실천이다/박찬구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청년대책, 말보다 실천이다/박찬구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인생의 봄날, 청년의 삶이 쓰리고 고달프다. 코로나19 확산에 자영업자의 몰락, 취업난에 현재도 미래도 불투명한 일상이 반복된다. 정부가 쏟아내는 각종 청년 대책들은 그저 레토릭으로만 맴돌고 대기업의 청년 지원책도 얼마나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막연하기만 하다. 한 국회의원은 극단적인 선택에 내몰렸던 청년의 명복을 빌며 기성세대로서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고 탄식했다. 그의 말대로 청년 세대의 절망은 개인과 가족을 넘어선 국가적 불행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희망과 상생을 언약하기에는 현실로서의 삶이 너무나 피폐하고 잔인하기만 하다. 예찬받아야 마땅한 청춘의 봄날이 기약 없이 스러진다. 정부의 대응은 한결같다. 특별대책, 적극 대응, 지원책 마련…. 철 지난 레코드를 돌리듯 기시감이 드는 내용들이다. 거창한 문구와 수치들을 그럴싸하게 동원하는 것도 그렇다. 최근 국무총리 주재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서는 청년세대 격차 해소, 미래 도약, 코로나 극복 등을 위한 87개 청년 특별대책을 쏟아냈다. 항상 무슨 문제만 생기면 등장하는 5대 정책, 10대 과제식의 익숙한 접근법이다. 일부를 인용하자면 ‘코로나로 인한 청년세대의 어려움에 적극 대응하겠다. 청년 모두가 공정한 출발선에서 시작하도록 기반을 다지겠다. 청년의 당당한 자립, 청년의 꿈과 도전을 지원하겠다’는 내용들이다. 청년 14만명에게 일자리 도약 장려금을 신설하고, 주거 취약청년 15만여명에게 월세를 한시 지원하겠다는 처방도 내놓았다. 국민 세금으로 이 정도로 지원할 테니 청년들은 희망을 잃지 말고 당당하게 홀로서기를 해 달라는 얘기다. 코로나19 극복, 격차 해소, 미래 도약이라는 레토릭과 함께다. 희망적금, 일자리도약 장려금, 청년창업활성화 3대 패키지, 장병사회복귀준비금 등등으로 정부 부처의 관련 자료를 뭉뚱그려 놓은 듯한 그야말로 장밋빛 대책이라 할 만하다. 온갖 대책을 쏟아내서라도 청년이 제자리에서 일어설 수만 있다면 굳이 탓할 일은 아니다. 반값 등록금이나 중소기업 재직 청년 지원 강화 같은 내용들은 청년들의 삶에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개 대책, ○개 과제’라는 식의 도식적인 접근법 자체가 청년들의 현실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는 탁상행정식 발상처럼 느껴져 씁쓸할 뿐이다. 담당 공무원들의 서랍 속에 쌓여 있던 선심 보따리를 풀듯 이런저런 정책을 차곡차곡 담아낸 종합선물세트식 처방으로는 청년들이 처한 무거운 현실을 제대로 보듬기 힘든 게 사실이다. 그보다는 차라리 총리가 몇몇 장관과 더불어 전국 각지의 청년들과 한자리에 모여 몇 날 며칠을 새우더라도 청년들의 현실과 어려움, 그럼에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여지를 토론하며 공감대를 나눈다면, 그래서 청년 문제의 본질과 현실을 제대로 공유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청년들에게 어느 정도의 희망과 그래도 버틸 만하다는 위안감을 줄 수 있을 테다. 굳이 청년의날에 그럴싸한 기념식을 갖지 않아도, 정부 고위관계자가 특별한 메시지를 내놓지 않더라도 청년들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게 무엇보다 긴요해 보인다. 문 닫힌 코로나19 시대, 꿈과 미래를 마음껏 펼쳐야 할 청년들에겐 하루하루가 역경이고 고난의 연속이나 다름없다. 월세나 공과금 걱정 없이 취업 준비를 하는 것만 해도 언감생심 힘에 부치는 게 현실이다. 벼랑 끝에 내몰린 청년들은 생계용 단기 알바에 허덕이지 않고, 작은 틈이나마 취업과 미래를 준비하며 숨쉴 수 있는 일상의 공간이 절박하다고 호소한다. 판에 박힌 청년 대책보다는 청년들의 바람과 현실을 있는 그대로 경청하고 그들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 줄 수 있는 현실적인 처방을 실천해 나가는 게 절실한 때다.
  • 뒤늦은 후회...“우린 위드 코로나 준비 안됐다”

    뒤늦은 후회...“우린 위드 코로나 준비 안됐다”

    “우리는 아직 위드(with) 코로나 준비가 안됐다.” 강영석 전북도 복지여성보건국장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000명을 넘어서자 “위드 코로나를 이야기하기 전에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응할지 면밀히 검토하고 국민,도민에게 전달했어야 했다”며 “그보다는 언제쯤 백신 접종이 완료될지, 언제 위드 코로나로 전환할지 등을 알리기에만 바빴다”고 자책했다. 강국장은 지난 25일 도청에서 열린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어젯밤 각종 주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이 상황과 무관하게 많은 분이 다양한 만남을 갖고 있었다”면서 “나의 동료들은 추석 연휴도 반납했고 주말도 반납했다.보건소 직원 수가 모자라 일반 행정 직원들이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매우 안타깝다”고 탄식했다. 강국장은 “시기적절한 안내가 이뤄지지 않아 많은 분이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오해를 하는 것 같다”며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위드 코로나는 있을 수 없다. 안타깝지만, 우리는 아직 위드 코로나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강 국장은 “그간 우리 방역 시스템이 좋아서, 사회적 거리두기 방안이 좋아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안정적 수준을 유지했던 것이 결코 아니다”라며 “국민의 인내, 보건의료인의 노력, 자영업자의 땀과 눈물이 없었으면 어려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모범적인 대응은 새로운 이동과 만남을 자제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옳은 행동이 무엇인지 판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김부겸 국무총리는 10월말부터 위드 코로나 모드로 전환할 것이라고 거듭 확인했다.김 총리는 이날 지역민영방송협회와의 특별 대담에서 “10월 말 정도 되면 백신 접종 완료자가 전국민 70% 이상이 될 것 같다”며 “그만큼 코로나의 활동 공간을 좁혀놓는 것으로, 확진자가 생기더라도 위험성을 줄일 수 있고 사망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다음 단계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절규가 계속 들려오니 참 힘든 상황”이라며 “전문가가 아니라 함부로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빠르면 연말쯤 미국에서 먹는 치료제가 나오면 상대적으로 역병과 싸움에서 인류가 유리한 위치가 돼 코로나 이전의 소중한 일상으로 되돌아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2천771명 늘어 누적 30만1172명이라고 밝혔다.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를 기록한 전날(3272명)보다 501명 줄면서 일단 3000명 아래로 내려왔으나 여전히 두 번째로 큰 규모다.
  • [사설] 정부, 한계상황 내몰린 자영업자 지원 확대 서둘러야

    소상공인연합회(회장 오세희)와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대표 김기홍)는 어제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른 영업제한 철폐, 손실보상 확대 등을 촉구했다. 오 회장은 “지난 1년 6개월 동안 자영업자들은 66조원이 넘는 빚을 떠안았고 이 기간 동안 45만 3000개, 하루 평균 1000여개 매장이 폐업했다”며 “‘제발 살려 달라’는 절규가 외면당하고 있다”고 정부를 성토했다. 김 대표는 “소상공인의 피해를 100% 보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주말에는 서울 마포에서 23년째 호프집, 식당 등을 운영해 온 자영업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전남 여수의 치킨집 사장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코로나19로 한계상황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의 절박한 사연들이 봇물을 이룬다. 자영업자들의 오픈 채팅방에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장탄식과 함께 영업제한 조치를 풀어 달라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절규와 달리 정부는 또다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다음달 3일까지 연장했다. 추석 연휴가 코로나19 방역의 중대 고비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1주일 사이 하루 평균 확진자가 1800명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수도권의 신규 확진자 비중이 80%에 육박해 4차 대유행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으니 정부로서는 쉽사리 방역의 고삐를 놓아 버릴 수도 없는 처지다. 방역을 이유로 한계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정부가 계속 외면해서는 안 된다. 우선 일률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영업시간 제한을 업종별로 세분화하거나 모임 인원 제한을 풀어 주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영업시간 제한이 코로나19 확산세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과학적인 근거는 제시되지 않고 있다. 더구나 추석 전 전국민의 80%(3600만명), 18세 이상 성인은 90%가 1차 접종을 마칠 예정인 데다 국민 70%가 10월 말까지 2차 접종을 끝낸다면 모임 인원을 크게 늘리고, 영업시간도 연장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가 자영업자 긴급 구제에 나서야 한다. 캐나다 정부는 자영업자가 정부에 긴급 구제 등을 요청하면 1~2주 안에 신속하게 자금을 지원하고, 조사해 부당하면 회수한다고 한다. 일본 정부도 영업제한을 당한 자영업자에게 매일의 매출에 해당하는 액수를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았다. 반면 한국은 기획재정부가 국가부채 상승의 위험을 주장하는 동안 자영업자들이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해 버티는 상황이다. 그런데 그 대출 상환일이 다가오고 있다. 정부의 방역에 자영업자들이 협조한 만큼 폭넓고 발빠른 지원이 필요하다.
  • [열린세상] 날갯짓을 위한 보금자리/김하늘 라이스앤컴퍼니 대표

    [열린세상] 날갯짓을 위한 보금자리/김하늘 라이스앤컴퍼니 대표

    이사 온 지 74일째. 새집에서 쓰는 첫 원고다. 눈앞에는 푸른 가을 하늘이 펼쳐지고 등 뒤에는 황홀한 가을 음률이 흐른다. 바람은 얼굴에 스미고 음악은 날갯죽지를 간지른다. 쾌적하고 낭만적이다. 하지만 세 달 전만 해도 사정이 달랐다. 거실인지, 세탁실인지, 창고인지 구분할 수 없는 작은 공간에서 만 장의 음반과 수천 권의 책 더미에 끼인 간이 테이블 앞에 앉아서 밥을 먹고 빨래도 널고 타자질을 했다. 하지만 이젠 알파벳 순으로 차곡차곡 정리된 책과 음반 사이 널찍한 책상 앞에 앉아 계절이 지나가는 풍경을 벽에 걸고 온전히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다. 이사가 처음은 아니다. 교복을 입기 전까진 이사와 전학이 잦았다. 20대의 반은 외국에 머물렀다. 기숙사, 유스호스텔, 렌털 스튜디오, 홈스테이 등 여러 가지 형태로 머물렀다. 싱글 침대와 공유 주방과 욕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밥벌이를 시작하고 독립한 이후엔 점수에 맞춰 대학을 가듯 보증금과 월세에 맞춰 집을 얻었다. 먹고 씻고 자기 위한 물건만 마련했다. 욕망의 수도꼭지를 잠그고 어디에 두어도 변하지 않는 음식과 체온 유지를 위한 옷가지 등 기호 없는 기능뿐인 것들만 들였다. 물건을, 집을, 몸을, 나를, 시간을, 삶을 매만지고 가꿀 줄 몰랐다. 어쩌다 결혼하고 남편 집으로 살림을 합쳤다. 홍대 와우산 자락 열댓 평쯤 되는 오래된 빌라였다. 음반 수집가이자 음악평론가인 남편에게는 더는 버릴 물건이 없었다. 작은 집에 비하면 그의 물건은 그의 업보였지만 엄연한 그의 업이었다. 최소한의 가구와 가전으로 신혼살림을 꾸렸다. 그가 살아온 동네에 집에 가득 채워진 그의 물건과 함께 사는 탓에 마치 남편의 삶에 편입된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작은 화장대나 요가매트 한 장도 놓을 공간이 없었으니까. 동네에는 사는 사람보다 머물다 떠나는 사람이 더 많았다. 데이트를 하러 온 사람, 쇼핑을 하러 온 사람, 관광을 하러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골목의 가게들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손님들의 비위에 맞춰 간판을 갈아치우다 간판 대신 임대 플래카드가 걸리기 시작했고, 하루가 멀다 하고 밤마다 술에 취한 고성과 배달 대행 오토바이 엔진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적막한 귀깃길, 황량한 산책길을 걸을 때마다 떠날 때가 됐다고 읊조렸다. 오랫동안 홍대 거리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남편도 빈 거리를 걸을 때마다 안타까움에 무기력한 탄식만을 반복했다. 이사를 가기로 마음먹었다. 부동산에 살던 집을 내놓았다. 곧바로 감당할 만한 대출 이자를 감안해 예산을 정하고, 살고 싶은 동네를 추려 발품을 팔았다. ‘산과 가깝고 볕이 잘 들고, 시장이 가까운 주택가에, 방은 세 개 화장실은 두 개, 주방과 거실 크기는 타협 가능’한 조건을 내걸고 한 달이나 지났을까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았다. 이 집에 꼭 살고 싶었다. 더 잘 살고 싶어졌다. 나답게 우리답게 건강하게 풍요롭게 살 수 있는 보금자리가 필요했다. 성미산 자락에 있는 6층짜리 빌라 꼭대기 집이다. 거실 통창 너머로 성미산이 보인다. 아침마다 햇살이 가득 쏟아져 집을 환하게 비춘다. 아침잠이 많은 남편도 알람 없이 잘 일어난다. 구름의 움직임, 하늘의 색, 나무의 흔들림으로 그날의 날씨를 점치며 아침을 먹는다. 새소리를 듣고 풀내음을 맡으며 성미산 언덕을 넘어 아침 운동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커피 원두와 빵을 사고 망원시장에 들러 반찬거리와 식탁에 놓을 꽃 한 다발을 사 온다. 커다란 나무가 보이는 나만의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화장을 하고, 향수를 뿌린다. 명상이 필요한 날엔 작업실 한켠에 요가매트를 깔고 가만한 시간을 갖는다. 음악이 곧 공기인 남편은 이어폰이나 헤드폰 대신에 오디오 시스템을 설치하고, 음악을 들으며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고, 낮잠을 자고, 글을 쓴다. 스무 번이 넘는 이사를 다녔다. 하지만 이사를 오기 전까지 벽에 액자를 걸어 본 적도, 화병에 꽃을 꽂아 본 적도 없다. 딱 되는 대로 되는 만큼만 살았다. 장식은 사치였고 남의 일이었다. 몸을 누인 곳은 분명 집이었는데 임시 숙소였다. 더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더 잘 버는 일밖에 몰랐다. 그게 그저 잘 사는 유일한 방법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제라도 악착같이 일상을 보듬고 살피고 가꾸리라 다짐해 본다.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향유를 위한 날갯짓을 해 본다.
  • 세 모녀 죽여 놓고 “죄책감”… 김태현 사형 구형

    세 모녀 죽여 놓고 “죄책감”… 김태현 사형 구형

    검찰이 서울 노원구에 사는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태현(25)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김씨는 피해자들과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도 마지막까지 일부 피해자들에 대한 살인 범행이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오권철) 심리로 1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김씨에게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조사자로서도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살해과정이 무자비하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진정으로 반성하지 않아 교화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피고인을 영원히 이 사회와 격리시키는 것이 정의 실현을 위한 적합한 수단”이라며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씨가 처음부터 피해자 가족을 살해할 범행을 계획했다고 판단한 검찰은 “감정적 욕구의 충족을 위해 다수의 인명도 얼마든지 살상할 수 있다는 극단적 인명 경시 성향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온라인 게임을 같이하며 알게 된 피해자 A씨가 자신의 연락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A씨를 지속적으로 괴롭혔다. 흉기 등 범행 도구를 챙긴 김씨는 지난 3월 23일 노원구에 있는 A씨의 주거지에 침입해 A씨와 그의 어머니, 동생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A씨를 살해할 계획만 있었을 뿐 A씨 어머니와 동생을 살해한 것은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신문 과정에서 “살아 있다는 게 엄청 큰 죄책감이 든다”면서 “제가 지은 죄에 대해 벌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최후변론을 통해 “피고인이 A씨가 집에 도착하기 전까지 A씨 가족들을 결박하기 위해 청테이프를 준비한 점, A씨 주거지에 침입하자마자 A씨 동생을 바로 살해하지 않은 점, 살인 범행 후 도주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법정 방청석에는 사망한 피해자들의 유족들도 있었다. 유족들은 탄식하며 “죄를 뉘우치고 싶다면 진실을 말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선고 공판은 다음달 12일 열릴 예정이다.
  • ‘손’ 없어도 ‘창’ 있었다

    ‘손’ 없어도 ‘창’ 있었다

    후반 투입 권창훈 결승골… 승점 3 챙겨손흥민은 종아리 부상으로 출전 못해새달 7일 시리아와 안방서 3차전 격돌권창훈(수원 삼성)이 ‘승점 3’이 필요했던 벤투호의 갈증을 풀었다. 닷새 전 이라크와의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1차전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던 벤투호에겐 더 많은 승점이 필요했다. 6개 팀이 ‘홈 앤드 어웨이’로 펼치는 조별리그 A조 일정상 뒤로 갈수록 원정 부담이 크기 때문. 그러나 7일 레바논과의 2차전을 2시간 남짓 남기고 비상이 걸렸다. 오른쪽 종아리에 부상 징후를 보인 손흥민이 출전 명단에서 제외된 것. 즉각 ‘플랜B’가 가동됐다. 최전방에는 A매치 데뷔전을 가진 조규성(김천상무)과 황희찬(울버햄프턴)이 나섰다. 2선에는 이재성(마인츠)을 비롯해 이동경(울산현대), 나상호(FC서울)가 포진했다. 중원에는 황인범(루빈 카잔)이 섰고 이용(전북현대)-김민재(페네르바체)-김영권(감바오사카)-홍철(전북현대)이 포백라인을 짰다. 골문은 김승규(가시와 레이솔)가 지켰다. 손흥민이 빠지고 황의조마저 벤치에 앉았지만 벤투호의 초반 움직임은 1차전과는 달랐다. 전반 3분 김민재가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강한 대각선 오른발 슈팅으로 포문을 연 벤투호는 전반 내내 빠른 공격 전개와 강한 중원 압박으로 주도권을 움켜쥐었다. 레바논은 이라크처럼 무승부를 염두에 둔 듯 공격라인을 좀처럼 올리지 않고 무게를 수비에 뒀다. 벤투호는 줄기차게 레바논 골문을 두드렸지만 상대 골키퍼 무스타파 마타르의 선방에 막혀 번번이 탄식을 쏟아냈다. 마타르는 전반 9분 이재성의 결정적인 헤더를 비롯해 15분 이재성의 오른발 종패스를 받은 황희찬의 러닝 슈팅을 펀칭으로 막아내더니 25분 이동경의 슈팅에 이어 전반 인저리타임 때인 48분 결정적이었던 문전 슈팅까지 막아냈다. 전반에만 슈팅 13개를 날렸지만 득점에 실패한 벤투 감독은 조규성을 빼고 황의조를, 이동경을 대신해 권창훈을 투입했다. 용병술은 적중했다. 이라크전에서 꼬였던 벤투호의 ‘승점 매듭’은 권창훈이 풀었다. 권창훈은 후반 14분 상대 왼쪽 라인을 파고들다 레바논 왼쪽 골문을 향해 올린 황희찬의 낮게 깔린 크로스를 그대로 차넣어 레바논의 골망을 갈랐다. 권창훈은 자신의 A매치 7호골로 승점 3에 목말랐던 벤투호에 이날 내린 가을비만큼이나 달디단 골 맛을 선사했다. 권창훈은 “벤치에서 적극적으로 공격 숫자를 늘려서 뒷공간을 노려 플레이하라는 주문이 있었다”며 “매 경기가 어려울 거라 생각되지만 남은 경기 준비한다면 어려운 원정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벤투호는 10월 7일 국내에서 시리아를 상대로 최종예선 3차전에 나선다.
  • 노히트노런도 아… 100승도 아아… 넘지 못한 ‘9회초 2사’

    노히트노런도 아… 100승도 아아… 넘지 못한 ‘9회초 2사’

    잘 던지고도 눈앞에서 대기록이 날아갔다. 그야말로 ‘아아…’라는 탄식이 절로 나오는 경기였다. 두산 베어스가 같은 날 세울 수 있는 2개의 대기록이 마지막에 무산됐다. 더블헤더 2경기에서 1승1패로 본전은 지켰지만 아웃 카운트 딱 1개를 남겨두고 날아간 기록만큼은 두고두고 아쉬웠다. 두산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더블헤더를 치렀다. 1차전에서는 선발로 나선 아리엘 미란다가 아웃 카운트 1개를 남겨두고 노히트노런 달성에 실패했다. 팀의 5-0 승리를 이끈 미란다는 완봉승에 만족해야 했다. 노히트가 깨지기 전까지 미란다의 이날 투구는 그야말로 흠잡을 데 없었다. 미란다는 9회초 2사까지 안타를 한 개도 내주지 않았고 4회초 1사에서 김선빈에게, 5회초 2사에서 이창진에게 내준 볼넷이 허용한 출루의 전부였다. 9회초 마운드에 오른 미란다는 박찬호를 좌익수 뜬공으로, 최원준을 2루 땅볼로 잡아냈다. 김선빈에게 2스트라이크를 잡아 대기록 달성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그러나 김선빈이 3루를 뚫는 2루타를 만들며 눈앞에서 기록이 깨졌다. 흔들릴 법한 상황에서 미란다는 최형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한국 무대 첫 완봉승을 달성했다. 미란다는 “전혀 아쉽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하며 “내가 한 경기를 책임지고, 팀이 승리해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노히트를 깬 김선빈에 대해서도 “타자가 잘 대처했다”고 칭찬했다. 9회초 2사의 비극은 다음 경기에서도 나왔다. 유희관의 통산 100승이 눈앞에서 날아간 것. 2경기 선발로 나선 유희관은 두 달만의 등판에도 혼신의 투구로 6이닝 1실점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지난 5월 9일 통산 99승째를 올린 이후 3번의 등판에서 깊은 부진에 빠졌고 결국 2군에 내려갔던 유희관으로서는 100승의 대기록을 달성할 절호의 기회였다. 두산이 9회초 2사까지 2-1로 앞서 꿈이 현실로 성큼 다가온 상황. 그러나 최원준은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로 유희관의 100승을 날렸다. 경기는 결국 KIA의 3-2 승리로 끝났다. 3전 4기 끝에 눈앞에 아른거렸던 유희관의 100승 기록은 결국 다음으로 미뤄지게 됐다.
  • “바그람 기지만 있었어도”… 폭탄테러에 美 ‘때늦은 탄식’

    “바그람 기지만 있었어도”… 폭탄테러에 美 ‘때늦은 탄식’

    7월 전략요충지 바그람 공군기지부터 철군탈레반 정찰자산 제한에 아프간군 사기 저하바그람에 갇혀있던 알카에다, IS 등 석방돼공화 “최대 실수”… 바이든 “군의 결정” 해명지난 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인근에서 벌어진 자살폭탄 테러의 피해자가 200명에 육박하면서, 미국 내에서는 테러 대응이 힘든 민간공항을 이용해 피란을 시켜야 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 지난 7월 1일 포기한 아프간 내 ‘바그람 공군기지’만 있었으면 피해를 크게 줄이면서 대피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뉴스위크는 2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바그람 공군기지를 포기한데 대한 비판은 물론 재탈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미 공화당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공화당 소속 린제이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이번 대참사의 가장 큰 실수는 바그람 기지를 포기한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카불 공항의 대안으로 바그람에 다시 주둔할 것을 촉구한다”고 썼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최근 한 팟캐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간, 이란, 중국에 모두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에” 바그람 기지를 지켰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런 비판이 이어지자 바이든은 최근 “(바그람 기지 포기는) 군의 결정이었다. 그들은 바그람 기지가 별 가치가 없다고 결론지었다”며 “카불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현명했다. 그래서 나는 그 권고를 따랐다”고 해명했다. 앞서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바그람 확보에 상당한 군사적 노력이 필요한데, 당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대사관이 제 기능을 하도록 대사관을 지키는 것이었다”며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미국이 지난 7월 1일 가장 큰 전략자산으로 평가되던 바그람 기지를 포기한 것은 아프간군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역할도 했다. 이번 철군에서 가장 큰 규모가 아프간을 떠난 바그람 철수는 한밤에 조용히 이뤄졌다. 또 바그람 기지 포기로 탈레반에 대한 공습 및 정찰 능력은 제한됐다. 탈레반은 이곳을 점령한 뒤 수용됐던 5000여명의 재소자들을 석방했고, 그중에는 알카에다 및 이슬람 국가(IS) 조직원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투기 100기를 세워 놓을 수 있는 바그람 기지는 무려 12만명이 거주해 작은 도시나 마찬가지였다. 미군이 남긴 수백대의 장갑차, 병사이동용 버스 등은 탈레반의 손에 넘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은 아프간에 지원했던 총 100조원 상당의 군 자산이 탈레반 손에 들어갔다고 밝힌 바 있다.
  • [세종로의 아침] 바이든의 선택을 반기는 사람들/김태균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바이든의 선택을 반기는 사람들/김태균 국제부 선임기자

    극단적 공동체 의식이 민족·종교 같은 타협하기 어려운 가치와 결합해 폭력성으로 발전했을 때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전 세계가 실시간으로 목도하고 있다. 무대책·무책임 철군으로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을 방조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미필적 고의’는 본인에게나 초강대국 미국에나 감추고 싶은 역사로 남게 될 것이다. 아프간의 참혹한 현실에 세계인들의 탄식과 분노가 이어지는 한편에서 동맹과 우방들 사이에는 신뢰의 위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 돌아왔다”며 ‘미국 제일주의’와의 결별을 선언했던 이번 정부도 자국의 이익과 정치 상황 앞에서는 별반 다를 게 없다는 냉엄한 현실이 그대로 드러났다. 한국이나 대만을 거론하며 미국 부재 시 안보 위험을 부각시키는 성급한 전망들이 이어지자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불안감은 위기를 부풀려 목적을 달성하려는 ‘공포 마케팅’에 더할 나위 없는 호재다. 일본의 보수 정치권과 우익 선동가들이 탈레반 점령 후 언론이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을 앞세워 일본의 군비 확충과 군사영역 확대를 추구해 온 그들에게 ‘스스로 방위를 포기한 아프간 정부’와 ‘그들을 무책임하게 버린 미국’의 소재는 넝쿨째 굴러온 호박이라 할 만하다. 한 극우 성향 언론인은 “아프간군이 자신들을 위해 싸울 의지가 없는 전쟁에서 미군이 죽을 수는 없다”고 했던 바이든의 발언을 인용해 “평화에 취해 자국 방위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일본인에게 들이미는 경고”라고 주장했다. 방위성 부대신 출신 중의원은 “자구 노력을 게을리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미국이 아무리 동맹국이라 해도 남의 일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며 군사력 증강을 역설했다. “미일 안전보장조약이 있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중국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ㆍ일본이 실효지배하는 중국과의 영토분쟁 지역)를 점령하더라도 미국이 도와줄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와 같이 ‘믿을 수 없는 미국’도 강조되고 있다. 언뜻 당연할 수 있는 주장들이 우리에게 불편한 기시감으로 다가오는 것은 이들의 논리가 제국주의 일본 때부터 전쟁 합리화의 수단으로 쓰였고, 현재도 침략의 과거사를 부정하고 군사력 증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논거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아베 정권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을 비판하는 성명에 참여했던 언론인 오카다 다카시는 일본 정부와 정치권, 언론이 한목소리로 주장하는 중국 위협론이 실제는 부풀려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역사적으로 볼 때 일본이 촉발한 만주사변 등 ‘만들어진 위기’를 통해 전쟁·분쟁으로 발전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며 “최근에는 근거가 희박한 중국 위협론을 전제로 한 정부의 방침에 대해 야당과 언론도 거의 이론을 제기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매우 부적절하고 위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프간 사태를 계기로 일본 보수우익 주류의 목소리는 어떤 형태로든 더 힘을 받게 될 것이다. 이를테면 그들의 숙원인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추진이 한층 빨라질 수 있다. 적 기지 공격 능력 확보는 스텔스 전투기, 장거리 미사일, 인공위성 등 상대방에 선제공격을 가할 수 있도록 하는 무기 체계로의 대전환을 말한다. 아베 정권이 강력하게 추진했지만, 헌법상의 ‘전수방위’(외부의 공격을 받았을 때에만 일본 영토·영해 안에서 최소한의 방위력을 행사한다는 것) 원칙에 위배된다는 안팎의 시선을 의식해 보류했던 것이다. 군대 보유 금지, 교전권 불인정 등을 담은 헌법을 개정해 자위대를 명실상부한 군대로 승격시키려는 움직임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이번 아프간 사태를 일본의 주류가 어떻게 활용하고 국민들은 어떻게 반응할지를 면밀히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 “임신부 제치고 입원한 상급국민”…日고위관료 ‘검진입원’에 비판

    “임신부 제치고 입원한 상급국민”…日고위관료 ‘검진입원’에 비판

    일본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임신부가 입원을 거절당한 끝에 아기가 숨져 의료체계 붕괴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관방 부(副)장관이 건강검진을 위해 문제없이 입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회적 지위에 따라 입원 기회가 달라지냐는 비판이 쏟아진 것이다. 논란의 당사자는 일본 관료의 최고봉이라 일컬어지는 관방 부장관을 8년 8개월째 재직 중인 스기타 가즈히로(80)다. 내각관방을 통솔하며 여러 사무를 처리하고 내각의 중요한 결정 사항에 대한 조정을 총괄하는 관방장관(가토 가쓰노부)을 3명의 부장관이 보좌하는데 이 중 사무 담당 부장관은 차관급 공무원이 주로 임명된다. 일본 공무원사회에서는 관방 부장관이 관료가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지위로 인식된다. 21일 아사히신문과 TV아사히 등의 보도에 따르면 스기타는 일주일 전부터 발열이 반복되는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고,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스기타는 몸 상태에 대한 정밀진단을 받기 위해 입원했다. 이 사실만 놓고 보면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최근 상황과 맥락을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스기타의 입원이 알려지기 직전 일본 내 응급의료체계가 최근 마비되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바현 가시와시의 한 30대 임신부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자택에서 요양 중 최근 몸 상태가 중증 수준으로 악화했다. 지난 17일 예정보다 빠르게 산기가 나타나 입원할 병원을 수소문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이 여성은 당일 적어도 9개 의료기관으로부터 입원을 거절당했고, 결국 집에서 아기를 낳았다. 임신 7개월을 못 채우고 태어난 아기는 제때 응급처치를 받지 못했고, 뒤늦게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지고 말았다. 이 사건으로 일본 의료 시스템에 대한 자괴감과 탄식이 이어졌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전용병상이 부족한 상황에서 감염 임신부에 대한 대처가 부실해진 것이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임신부의 출산은 병원 내 감염 가능성 때문에 산부인과 병원 중에서도 대응할 수 있는 곳이 제한돼 있다. 입헌민주당은 임신부에게 서둘러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임부가 먼저 입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후생노동성에 요청하는 등 반향은 정치권으로도 퍼졌다. 이 상황에서 정권 실세인 스기타가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음에도 더 정밀한 검진을 받겠다며 문제 없이 입원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이에 스기타의 입원이 권력자에 대한 특혜라는 지적이 빗발쳤다. 스기타의 입원 소식을 전한 기사에는 코로나19 감염 여성이 집에서 낳은 아기가 숨진 사건을 거론하면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실제 벌어지는 가운데 왜 정부 관계자는 검사 입원이 가능하냐”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댓글이 달렸다. 또 다른 네티즌은 “서민들은 코로나19에 걸려도 입원하지 못해 죽는 사례가 이어지는 가운데 ‘열이 나서 검사 입원’이라니. 같은 목숨인데도 차이가 있다. 일본은 모든 면에서 후진국”이라고 썼다.심지어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일본어판의 스기타 항목에는 ‘코로나 재난 속에서 임산부를 놔두고 입원이 가능한 상급 국민’이라는 설명이 덧붙여지기도 했다. 현재 해당 문구는 삭제된 상태다. 한편 산모는 현재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산아 사망 사례 외에도 병상 부족으로 입원하지 못하고 자택에서 요양 중 사망하는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도쿄에서도 확진 판정을 받고 자택에서 요양하던 부모와 자식 등 일가족 3명 가운데 백신 미접종 상태에서 당뇨병을 앓던 40대 엄마가 지난 12일 갑자기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 “구미 3세 여아 친모, 석씨 맞다” 바꿔치기 유죄… 1심서 징역 8년

    “구미 3세 여아 친모, 석씨 맞다” 바꿔치기 유죄… 1심서 징역 8년

    법원이 경북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 관련 ‘아이 바꿔치기’ 의혹을 받는 석모(48)씨가 친모가 맞다고 판결하고,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석씨는 재판 끝까지 고개를 내저으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2단독(판사 서청운)은 17일 ‘미성년자 약취 및 사체은닉 미수’ 혐의로 기소된 석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논란이 됐던 아이 바꿔치기 혐의는 물론 여아 사체 은닉 혐의도 모두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친권자의 보호양육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친딸이 아이를 출산한 뒤 산부인과에 침입해 (아이) 바꿔치기를 감행했고, 사체가 발견되고 나서 자신의 행위를 감추기 위해 적극적으로 사체를 은닉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또 “피고인의 범행은 죄질이 심히 불량하고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법리 검토를 거쳐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석씨 측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석씨는 2018년 3월 말부터 4월 초 사이 구미 한 산부인과 의원에서 친딸인 김모(22)씨가 출산한 아이와 자신이 낳은 아이를 바꿔치기해 김씨 아이를 어딘가에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그는 3세 여아가 숨진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기 하루 전인 지난 2월 9일, 김씨가 살던 구미 한 빌라에서 시신을 매장하기 위해 박스에 담아 옮기다가 그만둔 혐의로도 기소됐다. 이 사건은 석씨의 친모 사실 등을 놓고 큰 관심을 받았다. 당초 숨진 여아의 외할머니로 알려진 석씨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대검 과학수사부 등에서 3차례에 걸쳐 시행한 유전자(DNA) 검사에서 친모로 밝혀졌다. 하지만 석씨는 재판 과정에서 ‘아이를 낳은 적이 없고 따라서 아이들을 바꿔치기하지도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검찰은 지난달 13일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지속해서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며 석씨에게 징역 13년을 구형했다. 이날도 석씨는 피고인석에 앉아 시종일관 고개를 내저으며 왼손으로 이마를 짚거나 두 손으로 눈물을 닦으며 혐의를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자신의 출산 정황을 사실로 인정하는 부분에 이르러서는 의자에 앉은 채 잠시 넋을 놓는 모습도 보였다. 이런 모습을 보던 석씨의 남편은 방청석에서 욕설과 함께 “사람 잡겠다”며 소리를 치다가 결국 법정에서 쫓겨났다. 재판이 끝난 뒤 석씨는 긴 머리를 풀어헤친 채 고개를 숙이고 법원을 빠져나갔다. 그는 취재진 질문에 반응하지 않았다. 징역 8년이 선고되자 방청석에서 형량에 불만을 품은 시민의 탄식이 터져 나왔다. 일부 시민은 버스에 오르는 석씨를 향해 “8년이 말이 되냐”고 외쳤다. 한편 구미 3세 여아를 빈집에 방치해 숨지게 한 ‘언니’ 김씨는 1심에서 살인 등의 혐의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은 뒤 항소했다.
  • 자전거·스케이트보드 공중에서 휙휙… 125세 올림픽의 회춘

    자전거·스케이트보드 공중에서 휙휙… 125세 올림픽의 회춘

    경기장에는 흥겨운 음악 소리가 가득하다. 장내 아나운서는 쉴 틈 없이 선수들의 경기를 설명하고 흥을 돋운다. 몇몇 선수는 마치 힙합 경연에 나선 것처럼 스왜그(힙합에서 멋을 의미하는 단어) 넘치는 행동으로 호응을 유도한다. 도쿄올림픽에 새로 합류한 사이클 BMX 프리스타일, 스케이트보딩의 경기 장면이다. BMX 프리스타일과 스케이트보딩은 서핑, 클라이밍 등과 함께 이번 올림픽에 새로 합류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 젊은층을 공략하고자 추가했다. 신규 종목 중 야구, 가라테가 개최국 일본의 이해관계를 반영했고 양궁·사격·유도 등의 혼성 종목이 성평등 기조를 반영한 것과는 분명히 다른 목적을 지녔다. BMX 프리스타일과 스케이트보딩은 확실히 기존 스포츠와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 일단 선수층이 어리다. 올림픽 종목에 출전한 많은 선수가 더 나은 신체를 만들고자 4년 동안 노력하고 때로는 한계에 다다른 신체적 조건, 역량에 의해 메달 색깔이 바뀌기도 하는 것과는 다르다. 10대 초중반~20대 초반이 주축인 이 종목은 운동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왜소한 체격을 가진 선수가 여럿 있다. 선수가 경기하는 동안 관중도 함께 호흡하는 점도 인상적이다. 멋진 기술 하나가 나왔을 땐 감탄사가 터져 나오고 선수가 기술을 부리다 넘어지면 같이 탄식한다. 다른 많은 종목이 경기할 땐 선수가 집중할 수 있게 조용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경기를 마친 선수 중엔 장비를 멋지게 내던지는 허세로 객석의 호응을 유도하는 이도 있다. 게다가 선수들은 진짜 서로 친구 같다. 5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스포츠 파크에서 열린 스케이트보딩 남자 파크 결승에서 우승한 키건 팔머(18·호주)는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다른 나라 선수들을 끌어안고 해맑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른 종목이 격식을 갖춰 챔피언을 예우해 주는 것과는 또 달랐다. 한국 선수가 없어 한국에는 인기가 없었지만 이들 종목은 넓은 기자실에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넘쳤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종목이 바뀌기도 하겠지만 젊은 선수와 젊은 문화로 가득한 이들 종목은 꽤 오래 살아남을 것 같다.
  • 자전거·스케이트보드 공중에서 휙휙… 125세 올림픽의 회춘

    자전거·스케이트보드 공중에서 휙휙… 125세 올림픽의 회춘

    경기장에는 흥겨운 음악 소리가 가득하다. 장내 아나운서는 쉴 틈 없이 선수들의 경기를 설명하고 흥을 돋운다. 몇몇 선수는 마치 힙합 경연에 나선 것처럼 스왜그(힙합에서 멋을 의미하는 단어) 넘치는 행동으로 호응을 유도한다. 도쿄올림픽에 새로 합류한 사이클 BMX 프리스타일, 스케이트보드의 경기 장면이다. BMX 프리스타일과 스케이트보드는 서핑, 클라이밍 등과 함께 이번 올림픽에 새로 합류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 젊은층을 공략하고자 추가했다. 신규 종목 중 야구, 가라테가 개최국 일본의 이해관계를 반영했고 양궁·사격·유도 등의 혼성 종목이 성평등 기조를 반영한 것과는 분명히 다른 목적을 지녔다. BMX 프리스타일과 스케이트보드는 확실히 기존 스포츠와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 일단 선수층이 어리다. 올림픽 종목에 출전한 많은 선수가 더 나은 신체를 만들고자 4년 동안 노력하고 때로는 한계에 다다른 신체적 조건, 역량에 의해 메달 색깔이 바뀌기도 하는 것과는 다르다. 10대 초중반~20대 초반이 주축인 이 종목은 운동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왜소한 체격을 가진 선수가 여럿 있다.선수가 경기하는 동안 관중도 함께 호흡하는 점도 인상적이다. 멋진 기술 하나가 나왔을 땐 감탄사가 터져 나오고 선수가 기술을 부리다 넘어지면 같이 탄식한다. 다른 많은 종목이 경기할 땐 선수가 집중할 수 있게 조용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경기를 마친 선수 중엔 장비를 멋지게 내던지는 허세로 객석의 호응을 유도하는 이도 있다. 게다가 선수들은 진짜 서로 친구 같다. 5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스포츠 파크에서 열린 스케이트보드 남자 파크 결승에서 우승한 키건 팔머(18·호주)는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다른 나라 선수들을 끌어안고 해맑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른 종목이 격식을 갖춰 챔피언을 예우해 주는 것과는 또 달랐다. 한국 선수가 없어 한국에는 인기가 없었지만 이들 종목은 넓은 기자실에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넘쳤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종목이 바뀌기도 하겠지만 젊은 선수와 젊은 문화로 가득한 이들 종목은 꽤 오래 살아남을 것 같다.
  • 금메달보다 아름다웠던 비상

    금메달보다 아름다웠던 비상

    金 확정 뒤 실내외 통합新 6m19 조준바 스쳐 아쉽게 실패… 관중 탄식·박수아먼드 듀플랜티스(22·스웨덴)가 올림픽 금메달 이상을 뛰어넘는 값진 도전으로 올림픽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비록 한계는 넘지 못했지만 위대한 도전만으로도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듀플랜티스는 지난 3일 일본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장대높이뛰기에서 6m02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미 지난해 26년 된 실외경기 세계기록 6m14를 넘어서 6m15를 달성한 그였기에 올림픽 메달은 당연한 결과였다. 이날 듀플랜티스는 딱 다섯 번을 시도해 다섯 번 모두 한 번에 가뿐하게 넘는 도약을 보여 주며 화려한 대관식을 치렀다. 은메달을 딴 크리스토퍼 닐슨(23·미국)은 6m02에서 세 번 모두 실패했다. 메달을 확정한 이후 듀플랜티스의 위대한 여정이 시작됐다. 전광판에 뜬 높이는 6m19. 듀플랜티스가 올림픽 기록 6m03이 아닌 세계 기록 6m18을 뛰어넘는 기록에 도전한 것이다. 6m18은 지난해 실내경기에서 듀플랜티스가 세운 기록으로 실외경기 기록인 6m15가 아니라 자신의 통합 최고 기록에 도전해 새 역사를 쓰겠다는 의지였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함께 열렸던 다른 종목이 모두 끝난 터라 전 세계 취재진과 선수단, 관계자의 시선이 듀플랜티스의 장대를 주목했다. 코치와 틈틈이 상의하며 수분간 휴식을 취한 듀플랜티스는 마침내 힘차게 달려 나가며 빠르게 도약했다. 듀플랜티스의 몸은 바를 사뿐히 거슬러 올랐고 하강을 시작하려던 찰나 듀플랜티스의 몸이 바에 살짝 닿으며 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거의 넘을 것처럼 보였기에 관중석에선 탄식이 터져 나왔다. 듀플랜티스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달려가면서 ‘이건 세계 기록이야. 다 왔어’라고 생각했다”면서 “기록을 세웠다고 생각했는데 내려올 때 조금 과하게 닿았다”고 돌이켰다. 도약에 실패한 2차를 지나 듀플랜티스는 3차에 다시 힘차게 도약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또 바에 몸이 살짝 닿으며 기회를 날렸다. 아직 거기까지가 인간의 한계임을 말해 주는 듯했다. 도전은 실패로 끝났지만 사람들은 듀플랜티스를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 ‘여서정’으로 날아오른 여서정… “이젠 아빠 이겨보고 싶다”

    ‘여서정’으로 날아오른 여서정… “이젠 아빠 이겨보고 싶다”

    공중서 두 바퀴 회전·완벽 착지로 1차 1위2차 착지 실수마저 25년 전 여홍철과 닮아“아빠와 많은 문자 주고받으며 자신감 회복”여홍철 “여서정의 아버지로 불리고 싶어”아버지의 은메달은 25년 뒤 딸의 동메달로 이어졌다. 착지 과정에서의 모습도 꼭 빼닮았다. 여서정(19·수원시청)이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스포츠에 길이 남을 이정표를 세웠다. 여서정은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 체조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33점을 획득했다. 15.083점의 레베카 안드라데(22·브라질), 14.916의 마이카일라 스키너(25·미국)에 이어 3위다. 8명 중 3위로 동메달이 확정되자 여서정은 이정식 대표팀 감독, 민아영 코치 등을 끌어안고 눈물을 쏟아냈다. 결선 무대에서 5번째로 출격한 여서정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심호흡을 한 뒤 힘차게 달려나간 여서정은 1차 시기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등재된 난도 6.2점짜리 ‘여서정’(도마를 짚은 뒤 공중에서 두 바퀴를 도는 720도 회전 기술)을 선보였다. 공중을 한 마리 새처럼 돌아 나온 여서정은 거의 완벽한 착지로 15.333점의 압도적인 점수를 받았다. 자신도 놀란 1차 1위. 2차 시기에 큰 실수만 없다면 금메달을 딸 가능성도 떠올랐다. 그러나 2차 시기가 조금 아쉬웠다. 난도 5.4의 기술을 시도했지만 착지 과정에서 자신의 탄력을 이기지 못하고 뒤로 세 발짝 물러났다. 25년 전 아버지가 2차 시기에서 자신의 탄력을 이기지 못하고 뒤로 밀리며 은메달을 땄던 바로 그 장면 그대로였다. 실수도 ‘부전여전’이다.방송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은 여 교수는 딸의 경기를 지켜보며 감탄사와 탄식을 내뱉었다. 누구보다 딸의 마음을 잘 이해할 여 교수는 시상대 위에 오른 여서정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여서정의 메달은 한국 체조 역대 10번째 올림픽 메달이다. 앞선 메달은 모두 남자 선수가 차지해 여서정은 한국 최초의 여자 체조 선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여서정은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는데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여서정은 “1차 시기에 너무 잘 뛰어서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 2차 시기에서 실수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도 “아쉽지 않다. 만족한다”고 웃었다.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여서정은 “일본에 온 뒤 자신감이 많이 없어져서 아빠랑 문자를 많이 주고받았다”며 “아빠가 장문으로 많은 글을 써 줬고 지금껏 잘해 왔으니 열심히 준비하라고 격려해 주셨다”고 설명했다. 중학교 2학년 때 너무 힘들어 그만두려 생각했을 때에도 아버지의 위로로 이를 극복했다. 목표의식을 세워 준 것도 그때였다. 도쿄올림픽에서 자신의 기술인 ‘여서정’을 성공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 목표는 달성했다. 그동안 ‘여홍철의 딸’로 존재감이 컸던 여서정은 이번 메달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여서정 역시 “아빠가 계셔서 그간 부담감도 많았고 보는 시선도 많았는데 이젠 더 열심히 준비해 아빠를 이겨 보고 싶다”고 선언했다. 여 교수는 “이젠 여서정의 아버지로 불리고 싶다”며 딸의 앞날을 응원했다.
  • 이쯤되면 동네북...日스가 “사퇴할 생각 있나” 굴욕적인 질문 나오자

    이쯤되면 동네북...日스가 “사퇴할 생각 있나” 굴욕적인 질문 나오자

    도쿄올림픽 도중에 하루 확진자만 1만 2000명을 넘어서는 등 일본내 코로나19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또다시 국민들에게 낙담과 절망을 안겨주고 말았다. 회견 말미에 “사퇴할 각오는 돼 있느냐”는 굴욕적인 질문까지 받았다. 스가 총리는 지난달 30일 저녁 코로나19 긴급사태를 도쿄도, 오키나와현 등 2개 광역단체에서 가나가와현, 오사카부 등 총 6개 지역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한 후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아사히신문 계열 시사주간지 아에라닷은 “이날 회견은 오후 7시 NHK 뉴스로 생중계됐으나 관저에서는 (스가 총리의 무능한 회견에) 한숨과 탄식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스가 총리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것이 올림픽 개최의 전제라고 총리께서 발언했는데, 현재 국민의 생명과 건강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가? 올림픽은 이대로 계속 개최하는 것인가?” 등 질문에 “유동인구는 억제되고 있다”, “올림픽을 자택에서 텔레비전으로 관전하실 것을 요청한다” 등 본질과 무관한 답변을 고장난 녹음기처럼 되풀이했다. 회견 막판에는 “의료 붕괴가 발생해 구할 수 있는 생명을 구하지 못하게 됐을 때 총리직에서 물러날 각오가 돼 있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이 나왔지만, 이에 그는 “해외 바이러스 유입 차단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완전한 동문서답을 했다. 이에 기자가 재차 “사직의 각오가 서 있는지를 말해달라”고 다그쳤지만, 이번에도 “제대로 대응하는 것이 나의 책임으로, 나는 할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엉뚱한 말을 했다. 옆에서 회견을 함께 한 정부 코로나19 대책 분과회 오미 시게루 회장이 몸짓과 손짓을 섞어 큰 목소리로 설득력 있게 대국민 동참을 호소하는 통에 스가 총리의 무능함은 더욱 크게 부각됐다. 스가 총리를 보필하는 총리관저 관계자조차 아에라에 “NHK 중계를 시청한 국민들은 ‘저 사람이 무슨 말을 하더라도 전혀 메시지에 울림이 오지 않는다’며 크게 실망했을 것”이라며 “국민에 대한 발신력을 결여한 스가 총리의 눌변은 정치가로서는 치명적인 결함”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 대해 시이 가즈오 일본공산당 위원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어떠한 질문에도 제대로 대답하지 않고 같은 말만 반복하는데, 이래서는 회견의 의미가 없다”며 “스가 총리 본인이 위기감을 갖지 않는 것이 (일본이 당면한) 최대의 위기”라고 했다. 진보 성향 학자인 야마구치 지로 호세이대 교수는 “이제 이 정부에는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통감한다”며 “국민들이 경계심이나 긴장감을 갖도록 하고 올림픽을 지속하고 싶다면 스가 총리가 퇴진을 선언하고 사람들에게 집에 머물러 달라고 부탁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NHK 집계 기준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 2341명으로 나흘 연속 역대 최다치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도쿄도의 확진자는 4058명으로 처음으로 4000명을 넘었다. 일주일 전 같은 요일의 2.6배에 이르는 수치다.
  • 남자 사브르 세계 1위 오상욱 8강 탄식…맏형 김정환 4강행

    남자 사브르 세계 1위 오상욱 8강 탄식…맏형 김정환 4강행

    펜싱 남자 사브르 세계 랭킹 1위 오상욱(25·성남시청)이 2020 도쿄올림픽 개인전 메달 찌르기에 실패했다. 오상욱은 24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홀B에서 열린 남자 사브르 개인전 8강에서 산드로 바자제(조지아)에게 13-15로 져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2019년 세계선수권 2관왕이자 2년째 세계 1위를 굳건히 지켜온 오상욱은 이번 올림픽 남자 사브르 개인전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다. 그러나 첫 올림픽 무대 개인전에서 8강에 만족해야 했다. 1번 시드를 받아 32강으로 직행한 그는 첫 경기에서 앤드루 매키위츠(미국)를 15-7로 누르고 16강에 올랐다. 오상욱은 무함마드 아메르(이집트)와의 16강전에서 왼쪽 발목을 접질리고도 15-9로 이겼다. 그러나 지난해 국제 대회 맞대결에서 1승 1패로 호각을 보였던 세계 7위 바자제에게 막혀 멈춰섰다. 시소게임을 벌이던 경기 중반 바자제와 부딪혀 다리 통증을 호소했던 오상욱은 13-13 상황에서 연속 실점하며 무릎을 꿇었다. 맏형 김정환(38·국민체육진흥공단)이 4강에 올라 메달 도전을 이어갔다. 2012 런던올림픽 단체전 우승 멤버이자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인전 동메달리스트인 그는 32강전에서 콘스탄틴 로카노프(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15-11, 16강전에서 세계 2위 일라이 더쉬워츠(미국)를 15-9로 연파했다. 특히 김정환은 카밀 이브라기모프(ROC)와의 8강전에서 경기 막판 12-14로 뒤진 상황에서 연속 3점을 찌르는 집중력으로 준결승에 올랐다. 세계 9위인 구본길(32·국민체육진흥공단)은 32강전에서 27위 마튀아스 스차보(독일)에게 8-15로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상대 전적 최근 3연승으로 앞섰던 구본길은 경기 초반 연속으로 내준 5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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