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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CO2제로’ 화력발전소 건설 日 제이 파워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CO2제로’ 화력발전소 건설 日 제이 파워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정부는 지난달 29일 ‘저탄소사회를 위한 행동계획’을 결정했다.2050년까지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60∼80%까지 줄이기 위한 장기 혁신전략이다. 태양광 발전과 전기자동차, 에너지 절약형 TV·에어컨을 보급하고,2020년까지 이산화탄소를 모아 지하 등에 파묻는 ‘CCS 기술’을 실용화하겠다는 계획이 담겨 있다.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해서는 한 가지 방법만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전략은 CCS(Carbon Capture&Storage)기술, 이른바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의 실용화다. 석탄을 이용한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분리·회수, 운송의 과정을 거쳐 지하 또는 해저 1000m에 압축·저장해 이산화탄소를 완전히 격리시키는 기술이다. 이론상으로만 머물렀던 ‘CO2 제로(0) 화력발전소’는 CCS를 통해 구현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일본·유럽연합(EU)·영국·네덜란드·독일·노르웨이·캐나다 등은 CCS 기술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각국은 온실가스 무배출 발전소에 대한 실증 적업을 벌이고 있어 머잖아 실용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실용화만 된다면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00년치에 해당하는 2조t을 처리할 수 있다는 게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의 공식 추산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80~90%까지 줄여 일본 도쿄 한복판에 위치한 ‘제이 파워(J-POWER·전원개발)’는 일본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CCS기술 연구의 선두 그룹으로 손꼽힌다.1952년 일본 정부가 설립한 J-POWER는 화력·수력·풍력으로 전력을 생산, 송전망을 통해 판매하는 굴지의 전력회사로 2004년 완전 민영화됐다. 노구치 요시카즈 J-POWER 설비기획부장은 “CCS 기술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무려 80∼90%까지 줄일 수 있는 ‘꿈의 기술’”이라면서 “1992년부터 CCS기술의 기초 연구에 착수해 현재 본격적인 실험에 나선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가 CCS기술 연구에 매달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세계 에너지 수요의 87.9%가 천연가스·석유·석탄 등 화석연료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석유 35.8%, 석탄 28.4%, 천연가스 23.7%). 특히 발전 전력량으로 볼 때 석탄 의존도는 40%에 달한다. 석탄은 다른 화석연료와 달리 지역적으로 고르게 묻혀 있는 데다 매장량이 풍부하다. 세계 매장량은 8475억t으로 향후 133년간이나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다는 게 흠이다. ●“처리비용 많은 게 흠… 비용절감 노력” J-POWER는 지난 3월20일 이시가와지마중공업(IHI)·미쓰이물산, 호주 기업 4개사와 함께 CCS기술의 실증 프로젝트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다. 세계 최초의 CCS기술 시스템을 검증하는 시험이다. 오는 2010년 호주의 칼라이드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실증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산화탄소의 저장지점은 발전소로부터 서쪽으로 250㎞ 떨어진 곳을 검토하고 있다. 프로젝트 비용은 총 2000억원가량이다. CCS기술의 가장 큰 문제는 처리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 노구치 부장은 “이산화탄소 1t을 처리하는 데 6000∼8000엔(약 5만 6000∼7만 5000만원)이나 든다.”면서 “2020년까지 기술축적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계획”고 말했다. 저장 시설도 난제 가운데 하나다. 미국이나 중동과 같이 석유·천연가스 등을 생산하는 지역에서는 석유 등을 뽑아낸 지하의 구멍에 압축 이산화탄소를 매립하면 되지만, 일본·한국 등에서는 지하 1000m까지 관(管)을 뚫어 별도의 시설을 마련해야 한다. 야마자키 마사시 J-POWER 홍보담당은 “실험 차원에서 니가타현의 바다 1000m 밑에 이산화탄소 1만t을 저장한 뒤 모니터한 결과, 지진에도 이산화탄소의 유출 위험 등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수철 메이조대학 경제학 교수는 “재생에너지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미래 전략 차원에서 국가별로 CCS 등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새로운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진단했다. hkpark@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세계 최초 ‘3無 도시’ UAE 마스다르市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세계 최초 ‘3無 도시’ UAE 마스다르市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 정현용특파원|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동쪽으로 30㎞ 떨어진 황량한 바닷가. 에어컨을 켜지 않으면 삽시간에 자동차 내부 온도가 섭씨 50도까지 올라가는 무더운 사막지역에서 두꺼운 안전모를 쓴 인도인과 파키스탄인들이 건설자재를 옮기느라 분주하다. 지난 2월 공사를 시작한 ‘3무(無) 도시’ 마스다르시(市)가 드디어 거대 골격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220억 달러 투자해 6㎢ 청정 소도시 건설 “마스다르는 세계 에너지시장에서 아부다비의 위치를 확고히 다지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50년을 준비했습니다.” 아부다비로 돌아와 시내에 있는 국립전시관(ANEC)에서 마스다르 건설 프로젝트 총책임자인 술탄 아메드 알 자베르를 만났다. 그는 자신감에 찬 어조로 “도시는 온실가스와 쓰레기, 자동차가 없을 뿐 아니라 세금 걱정도 없는 세계적인 낙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랍어로 ‘원천’‘자원’이라는 뜻의 마스다르는 세계 최초로 온실가스·쓰레기·자동차가 없는 청정도시를 표방해 그린에너지 기술을 선도하는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으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면적이 6㎢에 불과한 소도시다.UAE의 7개 왕국 가운데 하나인 아부다비는 이 도시 건설을 위해 2016년까지 무려 220억달러(약 22조 3500억원)를 쏟아붓는다. 완공되면 인구 5만명과 기업 1500여곳이 입주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도시 건립 계획을 짜기 위해 영국 런던 왕립대와 캐나다 워털루대, 미국 컬럼비아대, 독일 에어로스페이스센터 등 세계 유수의 대학·연구기관이 참여했다. 시의 설계는 중국 서우두(首都)공항 설계자인 영국의 유명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맡았다. 마스다르시 개발을 담당하는 국영기업 ‘아부다비 미래에너지’(ADFEC)의 칼레드 아와드 연구소장은 폭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국립전시관 안팎을 오가며 투자자를 열심히 설득하고 있었다. 그는 “지구를 망가뜨리는 어떤 온실가스도 마스다르에서는 찾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바람과 물, 태양이라는 무한자원이 청정기술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유기적으로 연결된 도시 자체가 에너지 공장 아와드 소장이 말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는 과연 어떤 것일까? 그의 설명에 따르면 마스다르시는 각각의 기술이 우리 몸의 세포와 같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하나의 ‘에너지 공장’이다. 이 도시는 연중 10여일에 불과한 우기(雨期)에 빗물을 모아 지하에 저장한다. 저장된 빗물은 실내 온도조절과 녹지를 조성하는데 사용된다. 건물 곳곳에 높게 세워진 ‘풍력터빈’도 두가지 기능을 한다. 주된 역할은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지만 프로펠러만 달린 일반 터빈과 달리 ‘천연 에어컨’ 역할을 한다. 페르시아만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은 송풍기(공기를 순환시키는 장치)처럼 생긴 풍력터빈을 거치면서 전기를 만들어 낸다. 바람은 긴 관을 통과해 지하로 이동하고, 자연스럽게 지하에 저장된 물과 접촉해 온도가 낮아진다. 다시 관을 타고 올라온 시원한 바람은 건물로 유입돼 실내온도를 낮춘다. 이런 기능은 모두 전기를 아끼기 위한 전략으로 마련됐다. 각 건물 옥상에 위치한 태양열 전지판도 전기 생산 외에 단열 기능을 갖고 있다. 도시 외곽에는 단층가옥 2∼3개를 합친 크기의 대형 태양열 전지판이 수백개씩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이들 태양열 전지판과 풍력터빈을 통해 생산되는 전기는 도시 입주업체들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발전소가 따로 필요없기 때문에 배출되는 탄소량은 ‘0’이다. 부족한 전력은 수소발전소를 이용해 보충할 계획이다. 자동차의 진입이 허용되지 않아 도시 안으로 들어가려면 외곽에 있는 10여곳의 버스 정류장과 자기부상열차 등을 이용해야 한다. 물론 버스는 모두 전기로 움직인다. 단거리 이동 수단으로는 자전거와 세그웨이(Segway, 전기로 움직이는 1인용 탈 것)가 제공된다. UAE는 석유, 가스의 매장량이 전세계 매장량의 10%를 차지하는 에너지 부국이다. 현재 보유한 석유로 150년은 거뜬히 버틸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그 중 아부다비 인근 지역 지하에 매장된 석유와 천연가스가 전 UAE 자원의 90%를 차지한다. 하지만 그들은 보유하고 있는 석유만으로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없다고 한다. ADFEC 연구원인 모하메드 카루비는 “에너지를 마구잡이로 사용했을 때 닥칠 위기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라면서 “마스다르시는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을 체크해 과도하게 사용한 사람에게는 경고를 보내는 등 철저한 관리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ghy77@seoul.co.kr <특별취재팀> 미래생활부 박건승부장(팀장)·박상숙·오상도·류지영·박건형·정현용기자, 도쿄 박홍기 특파원, 사회부 홍지민기자, 국제부 안동환·이재연기자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최대 탄소펀드 회사 英 기후변화캐피털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최대 탄소펀드 회사 英 기후변화캐피털

    |런던(영국) 안동환특파원|“탄소배출권 시장이야말로 그동안 아무 가치 없다고 여기던 온실가스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대표적 사례입니다.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 정도만 탄소 감축에 투자해도 기후변화를 막아낼 수 있죠.” 런던 템스강의 명물 ‘타워브리지’가 내려다보이는 세계 최대 민간 탄소펀드회사 기후변화캐피털(CCC:Climate Change Capital).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면 전세계 어디라도 찾아다닌다는 창업자 제임스 카메론 부회장은 시장경제 메커니즘만으로도 충분히 온실가스 감축에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2003년 창업 뒤 고속성장 “지금이야 우리 회사가 미국, 중국, 스페인 등 세계 각국에 140여명의 펀드매니저를 두고 있지만 불과 5년 전 회사를 세울 때만 해도 사무실 하나에 직원이 5명에 불과한 조그만 회사였습니다. 기후변화라는 이슈가 우리에겐 커다란 기회였죠.” 디렉터 팀 모켓은 기적적인 회사 성장사를 설명하느라 여념이 없었다.2003년 세계 첫 민간 탄소펀드이자 CCC의 대표 상품인 ‘청정기술 사모펀드’(CPE:Clean tech Private Equity)를 출시해 목표 설정액 2억유로(약 3200억원)를 지난해 무난히 달성했다. 또 신재생에너지 전문 투자펀드 ‘벤투스’(VCTs)도 출시, 독일 태양광업체 설파셀과 미국 온실가스 컨설팅 업체인 퀄리티톤스 등 세계 주요 친환경 기업에 잇따라 투자하고 있다. 현재 CCC는 매달 5000만∼6000만파운드(약 1000억∼1200억원)의 펀드 판매고를 기록하며 총 투자액이 8억유로를 넘어섰다.2010년쯤에는 세계 탄소시장에서 8%가량의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한다. ●온실가스도 줄이고 돈도 벌고 “우리의 사업 모델요? 간단합니다. 적은 비용으로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나라에서 배출권을 가져와 유럽과 같은 지역에 내다 파는 거죠. 그러고는 차액을 투자자들에게 나눠주면 됩니다.” 제임스 부회장은 CCC의 수익 모델을 설명하며 자신들의 사업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 중국 저장성의 ‘저장쥐화’라는 에어컨 냉매 제조 회사의 경우 그동안 냉매 제조 과정에서 수소불화탄소(HFC-23)라는 온실가스를 배출해 왔다.CCC는 2006년 이 회사에 온실가스를 분해할 수 있는 공장을 세웠고, 여기에서 2950만t의 이산화탄소 배출권(CER)을 확보했다. 구체적인 언급은 꺼리고 있지만 탄소펀드들이 통상 중국 CDM(개도국 투자를 통한 온실가스 배출권 확보) 사업을 통해 얻는 배출권 원가는 t당 10달러가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8월 현재 유럽기후거래소(ECX·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소재)에서 거래되는 이산화탄소 배출권 가격이 t당 25유로(약 4만원)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CCC는 이 사업만으로도 최소 3억달러(약 3050억원)가 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돈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기후변화 해법” “지난 20여년 동안 이 분야에서 일하면서 지구 온난화 문제의 정해진 해법이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끊임없이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다양한 가치를 창출하는 것만이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죠. 결국 ‘돈’이 유일한 해법이 아닐까 합니다.” 자신을 전형적인 시장주의자로 설명하는 제임스 부회장은 온실가스 절감을 위한 시장메커니즘의 강화를 역설했다.“배출권 거래제가 선진국들의 온실가스 문제를 돈으로 배출권을 사서 해결하게 만든다.”는 환경 단체들의 비난을 그 자신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돈을 벌기 위해서는 어떠한 위험도 무릅쓰고 혁신을 거듭하는 기업의 이윤추구 동기야말로 기후변화 극복을 위한 가장 현실적 해결책일 수밖에 없다는 게 오랜 경험을 통해 터득한 그와 기후변화캐피털사의 신념이다. “한국은 2012년 이후 포스트 교토체제에서 온실가스 의무감축국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으로 대대적인 사회·경제 구조 변화가 예상됩니다. 우리도 이같은 상황을 염두에 두고 현재 한국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저탄소 경제구조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상당량의 온실가스 배출권을 필요로 하는 거대 시장으로 부상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죠.” sunstory@seoul.co.kr ■ 세계 탄소펀드 현황 - 40여종 70억弗 규모 운용 탄소 저감을 통해 금전적 이득을 얻을 목적으로 조성되는 탄소펀드 시장은 선진국들이 싼 값에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기도 하다. 탄소펀드의 효시는 세계은행이 2000년 4월 선보인 ‘PCF(Prototype Carbon Fund)’로 현재 규모는 약 1억 8000만달러(약 1830억원) 정도다. 세계은행은 PCF를 비롯해 10여종의 탄소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40여종의 탄소펀드가 있으며, 규모는 70억달러(약 7조 1200억원)를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서도 10여종의 탄소펀드가 판매되고 있다. 탄소펀드의 주요 투자자는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지닌 선진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들이다. 교토 의정서 체제가 시작되면서 탄소 거래 방식이 대단히 복잡해진 탓에 투자 자금의 운용은 대부분 세계은행, 전문 컨설팅 회사, 민간 금융기관 등이 대행하는 추세다. 미국·영국 뿐 아니라 일본·오스트리아·벨기에·독일·네덜란드·핀란드·덴마크 등도 자신들이 만든 탄소펀드를 직접 운용하고 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일본 탄소거래제의 교훈 - 정부가 탄소비즈니스 견인 |도쿄 박상숙특파원|1997년 교토 의정서가 채택됐을 때 일본 경제계는 사색이 됐다. 의장국으로서 모범을 보이기 위해 일본 정부가 배포 크게 공표한 온실가스 삭감량은 1990년 대비 6%. 당초 예상했던 2.5%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였다. 전력, 가스, 철강 등 이산화탄소(CO) 배출이 많은 기업들에는 그야말로 날벼락과 같았다. 세계 최고로 평가받던 에너지 절약 기술로도, 삼림 흡수로도 도저히 이룰 수 없는 불가능한 목표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마른 수건 쥐어짜기”라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촉수 빠른 종합상사들은 탄소에서 ‘블루오션’을 봤다. 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의 다가미 다카히코 수석연구원은 “국내에서의 온실가스 삭감 한계와 고비용 탓에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고, 이는 일본 종합상사들이 CDM(개도국 투자를 통한 온실가스 배출권 확보)의 강자로 떠오를 수 있는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미쓰비시나 마루베니 등은 CDM 프로젝트 발굴을 위해 광맥을 찾듯이 세계 각지를 뒤지고 다니며 탄소 비즈니스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일본의 탄소 산업은 ‘후쿠다 비전’을 통해 한층 탄력 받고 있다. 후쿠다 총리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60∼80% 삭감, 배출권 거래제의 연내 도입을 천명했다. 최대 지자체인 도쿄도 의회도 최근 도심의 오피스텔을 포함한 대형 업무용 빌딩 등에 이산화탄소 삭감 의무량을 부과하고,2010년 지자체 처음으로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환경 조례를 통과시켰다. 배출권 중개기업인 낫소스재팬의 다카하시 쓰네오 대표는 “결국 정부가 강제적으로 삭감 의무량을 정해줘야 (민간이) 따라오는 것이 아니냐.”며 관(官)쪽의 의지가 탄소 비즈니스를 견인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일본에서는 10월 출범을 앞둔 배출권 거래 시스템의 운용 방식을 두고 논란이 한창이다. 일본이 벤치마킹하고 있는 유럽 배출권거래시장(EU­ETS)은 초기엔 배출권을 무상 배분했지만 점차 기업들이 경매를 통해 구입하는 방식으로 옮겨가고 있다. 하지만 풍력, 바이오매스 등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친환경 에너지가 풍부해 상대적으로 싼 값에 배출권을 구입할 수 있는 유럽과는 상황이 다르다. 자원 빈국인 일본은 배출권을 얻기 위해 산업계 전체가 막대한 가격 경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다가미 연구원은 “산업 경쟁력의 저하는 물론 기업의 ‘카본 리키지(carbon leakage·온실가스 절감 비용이 적은 나라를 찾아 공장을 이전하는 현상)’를 촉진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에서는 현재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를 산정할 때 생산단위 당 에너지효율개선지표를 활용하는 경제산업성의 방식이 가장 타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높이고 기업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한국으로서는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alex@seoul.co.kr <특별취재팀> 미래생활부 박건승부장(팀장)·박상숙·오상도·류지영·박건형·정현용기자, 도쿄 박홍기 특파원, 사회부 홍지민기자, 국제부 안동환·이재연기자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최대 탄소배출권시장 시카고기후거래소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최대 탄소배출권시장 시카고기후거래소

    |시카고(미국) 박건형특파원|“올 대선에서 매케인이 당선되든, 오바마가 되든 미국의 기후변화 정책에는 큰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부시와 달리 두 사람 모두 교토의정서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식 사고를 바꾸려는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이죠.”미국 시카고 시내 한복판에 자리잡은 시카고기후거래소(CCX·Chicago Climate Exchange)에서 만난 라파엘 마르케스 수석부사장은 CCX를 ‘미래에 투자하는 기업을 위한 시장’이라고 소개했다. 바로 옆 건물에 자리잡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원유, 밀, 옥수수 등 수십가지 상품을 사고파는 것과 달리 CCX는 이산화탄소 배출권만 거래한다. 사고파는 것이 이산화탄소라는 점만 다를 뿐 시장의 운영방식은 일반 주식시장과 같다. 메트릭t(Metric Ton·1000㎏을 1t으로 하는 미터법상의 단위) 단위로 이산화탄소가 거래되며 수요와 공급량에 따라 매일 가격이 변한다. 7월 말 현재 이산화탄소 1메트릭t의 가격은 4달러 수준. 시장이 처음 문을 연 2003년 12월 2달러로 시작해 지난 5월에는 7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교토의정서 체제에 의거해 스스로 온실가스 감축을 시작한 유럽연합(EU)과 달리 미국은 아직 온실가스 감축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연방법에 이산화탄소 배출과 관련된 규제도 없다. 그런 나라에서 온실가스 거래가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마르케스 부사장은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할 수 있다는 것은 CCX가 본격적인 거래소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참여 기업과 도시가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유럽의 거래가격(t당 25유로 수준)에 곧 근접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美 기후정책 2년내 큰 변화 올 것” 교토의정서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에서 의정서의 핵심인 배출권 거래제(ET)가 운영되고 있는 것에 대해 마르케스 부사장은 “CCX는 유럽기후거래소(ECX·네덜란드 암드테르담 소재)와 함께 영국 기업인 ‘기후거래소 PLC’의 100% 자회사”라고 설명했다. 영국 기업이 미국 탄소배출권 시장의 선점을 위해 의정서가 본격적으로 발효되기도 전인 2003년 미리 거래소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CCX의 창립자인 리처드 산돌 박사는 1980년대 말 이미 배기가스를 거래하는 시장 메커니즘을 생각해 냈다. 마르케스 부사장은 “CCX는 1992년 유럽 환경서밋에서 산돌 박사가 계획을 발표한 이후 무려 10년 넘게 발전해온 모델”이라며 “2년쯤 뒤면 미국에서도 이산화탄소 배출과 관련된 강제규정이 만들어져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미국 기업들은 CCX의 장래성을 아주 높게 평가한다.CCX가 처음 문을 열 때부터 포드, 듀폰, 모토롤라 등 글로벌 기업이 대거 참여했다. 특히 포드와 듀폰의 경우 막대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기업임에도 온실가스 저감 노력에 선뜻 동참했다. 돈과 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골드만삭스가 기후거래소 PLC의 지분을 급속히 늘려가고 있는 것에서도 탄소시장의 장래성을 엿볼 수 있다. 산돌 박사는 “적극적으로 미래에 투자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운명은 극명하게 엇갈릴 것”이라며 “아직까지 한국에서 큰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포드·듀폰 등 300여 기업 동참 CCX,ECX 등 탄소배출권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도 입증되고 있다.CCX 참여 기업들은 매년 1% 이상 배출량을 줄여가고 있다.2006년 거래액도 1억달러를 돌파했다. 독일의 연간 배출 총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참여 기업도 2003년 13곳에서 지난해 300곳으로 불어났다.CCX측은 2010년까지 참여기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03년보다 6% 이상 줄 것으로 추정했다. 탄소배출권 시장 자체가 급속히 커지는 것은 한국 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조금이라도 먼저 뛰어드는 기업이 ‘얼리 무버(Early Mover·선도적 실험자)’의 이점을 업고 차세대 시장의 주도권을 쥘 수 있기 때문이다. 산돌 박사는 “온실가스 배출에서 세계 10위권인 한국도 좀 더 빨리 자체 시스템을 갖춰야 하며, 미국과 유럽 등에 진출한 기업들도 각 나라의 움직임을 파악해 적극적으로 탄소시장에 동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해외에 공장을 둔 기업들은 해당 국가의 규제를 받을 가능성이 큰 만큼 미리 대비해 두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kitsch@seoul.co.kr ■ 서울이 ‘亞 탄소허브’ 되려면 - 환경법·금융제도 정비 필수 탄소시장은 연평균 50%씩 성장하는 ‘황금어장’이다.2020년 미국에서만 1조달러(약 1017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단일 상품 중 세계 최대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세계 주요 국가들은 기후거래소 설립을 서두르며 ‘탄소 허브’로 발돋움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CDM(개도국 투자를 통한 온실가스 확보) 투자순위 세계 4위인 한국이 아시아 탄소 허브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법과 제도의 정비 ▲배출권 거래를 뒷받침할 금융시스템의 정비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시아 탄소 허브 유치에 가장 적극적인 도시는 싱가포르와 베이징, 도쿄. 싱가포르는 아시아 금융 허브라는 강력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주변국들의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를 충분히 지원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베이징은 유엔이 공인하는 세계 최초의 국제기후거래소 건립을 추진 중이다. 세계 2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만큼 기후거래소가 들어서는 것 자체가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상징성을 갖는다는 게 유엔의 생각이다. 일본도 교토의정서 의장국답게 탄소허브 유치를 통해 그들의 21세기 비전인 환경입국 이미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들에 견줘 우리나라는 아직 불리한 점이 많은 게 사실. 증권선물거래소가 탄소배출권시장(KCER) 설립을 추진 중이지만 환경부와 지식경제부가 서로 다른 방식의 운영 방안을 고집하고 있다. 탄소시장의 주무 부처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환경부는 각 지자체를 기반으로 탄소 감축량을 국제적 기준에 따라 인증해 외국에서도 거래가 가능한 탄소 포인트를 발급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경부는 당장 국제 기준을 따르기에는 비용 부담이 너무 큰 만큼 에너지관리공단의 검·인증을 거쳐 국내 자체 크레디트를 발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경제연구원 강희찬 수석연구원은 “한국이 아시아 탄소 허브로 거듭나려면 무엇보다 ‘한국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진정성을 국제사회에 보여야 한다.”면서 “2013년 시작되는 포스트 교토체제 편입을 전제로 환경 관련법과 금융 제도의 정비가 필수”라고 조언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co.kr ■ 세계 탄소시장 현황은 - 탄소배출권 등 4가지 분류 세계 탄소시장은 ▲탄소배출권 ▲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청정개발체제) ▲JI(Joint Implement·공동이행) ▲자발적 시장으로 나뉜다.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에서는 국가나 기업에 할당된 탄소 배출량이 모자라거나 남을 경우 이를 사고팔 수 있다. 대표적 거래소인 EU 배출권시장(EU-ETS)은 지난해 16억t(이산화탄소 환산 기준)을 거래했다. CDM이란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있는 선진국이 감축 의무가 없는 개도국에 투자해 얻은 감축분을 배출권(CER)으로 가져가는 것을 말한다. 일본이 중국 내 사막에 숲을 조성,CER를 확보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시장 규모가 129억달러 7억 9000t으로 성장했다.JI는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가진 나라가 감축의무를 가진 다른 나라에 투자해 탄소저감권(ERU)을 가져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독일이 영국 제철소에 온실가스 무배출 장치를 달아주고 저감권을 확보하는 경우다. 미국과 유럽 기업이 자발적으로 도입한 감축량을 사고파는 ‘자발적 시장’도 지난해 7500만t의 거래실적을 보였다. 대표적인 곳이 미국 시카고의 CCX이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기고] ‘극지 기후변화’ 기초연구 강화해야/이홍금 극지연구소장

    [기고] ‘극지 기후변화’ 기초연구 강화해야/이홍금 극지연구소장

    국제사회가 기후변화 문제를 최우선 해결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달 9일 일본의 온천도시 홋카이도 도야코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해 G8 확대정상회의에 참석한 16개국 대통령들은 정상선언을 채택했다. 바로 기후변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감축 행동계획을 수립·실천하겠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유엔기구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위원회(IPCC)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기후변화 현상의 90% 이상이 인간 활동에 기인한다고 전제한 뒤 인류가 지금처럼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면 2100년 후에는 인간을 포함한 대부분 생명체가 지구상에 존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미 교토의정서가 발효됨에 따라 우리나라와 멕시코를 제외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4개국과 EU, 동구권 등 38개국은 올해부터 2012년까지 1차 의무감축 기간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때보다 평균 5.2% 이상 감축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1차 의무감축대상국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2차 의무감축기간(2013∼17년)부터는 의무감축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국은 2005년 현재 OECD 국가 중 온실가스 배출량 7위, 배출증가율 4위에 올라 있다. 아직까지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한국의 산업구조를 볼 때 적극적인 국가 개입과 투자가 없다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정부의 정책이 필요하다. 생활속의 실천 캠페인을 전개하고, 제도적·법적으로 저탄소사회로 이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연구개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를 면밀하게 관측하고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며, 이에 따른 대책을 수립해 실질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연구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 특히 기존 기술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기초연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극지는 기후변화와 관련해 과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극지는 청정지역이자 지구환경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 기후변화 기초연구의 최적지로 꼽힌다. 특히 빙하속에 숨어있는 과거 기후 데이터나 화석을 분석하면 미래 기후예측도 가능하다. 더욱이 극지역 진동(기압변화)과 해류의 변화가 한반도 기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어 극지역 변화에 대한 과학자들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런 극지에 대해 세계 각국은 기후변화 연구 및 인프라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미국은 극지생태계와 극지 기후변화 연구 등에 대해 미국과학재단을 중심으로 매년 50억달러(약 5조 850억원)를 투자하고 있다.EU는 회원국간 공동 기후예측 모델을 개발 중이며, 총 2000억유로(약 317조원)를 투입해 쇄빙능력을 갖춘 시추연구선 건조를 추진 중에 있다. 일본은 386만달러(약 39억원)를 투입해 1만 2500t급 시라세호를 내년 완공한다. 중국은 남극 최고점인 해발 4093m 지점에 기지 건설을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도 내년에 쇄빙연구선을 완공하고, 남극 제2기지 건설을 추진하는 등 극지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제는 이런 인프라를 바탕으로 극지 기후변화 연구를 통해 국제사회에 기여하고 우리나라의 위상을 제고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특히 기초 연구분야에서도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도록 정부는 극지연구를 포함해 기후변화 기초연구에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투자를 강화하길 기대해 본다. 이홍금 극지연구소장
  • “포스트 석유시대 대비하자”

    “포스트 석유시대 대비하자”

    지상유전이 그나마 ‘석유시대’의 생존해법으로 여겨지지만 문제는 ‘포스트 석유시대’다. 국내 정유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세계적으로도 수익성에 한계가 드러나 미국 엑손모빌·영국 BP 등 글로벌 메이저사들은 정유업에서 손을 떼는 움직임이다. 석유 이후 시대를 헤쳐나갈 새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사들도 연료전지 등 대체에너지 사업과 석유 부산물 재활용 사업 등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대체에너지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GS칼텍스다.1989년 연료전지 개발에 뛰어들어 국내 ‘수소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연료전지란 수소와 산소를 화학반응시켜 전기를 얻어내는 새 동력원이다. 물(수소)만 있으면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 가능해 석유 고갈시대의 대안으로 거론된다. 오염물질 배출도 거의 없어 친환경 에너지로 꼽힌다.GS칼텍스는 2000년 11월 연료전지 전문 자회사인 세티(현 GS퓨얼셀)를 설립, 아파트 등 대형건물용 연료전지와 1㎾급 가정용 연료전지 시제품, 노트북 컴퓨터용 소형 연료전지 등을 잇따라 선보였다. 정부가 추진 중인 2012년 가정용 연료전지 1만가구 보급사업의 파트너이기도 하다. 지난해 9월에는 국내 최초의 수소 충전소도 서울 신촌 연세대 캠퍼스 안에 열었다. 앞으로 상용화될 수소차(연료전지차)에 수소를 공급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아직 연구개발 단계이지만 외국에는 벌써 170여개의 수소충전소가 들어섰다. 미국, 유럽, 일본 등도 수소충전소 건립에 적극적이다. 2006년 말에는 서울 성내동에 신에너지 연구센터를 세웠다. 연료전지, 수소충전소, 탄소소재 등 신·재생 에너지 연구 및 실험을 통합수행 중이다. 차세대 바이오 연료인 바이오부탄올 생산균주 연구도 이곳에서 진행됐다. SK에너지는 쓰레기 매립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대체연료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울산광역시 생활쓰레기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매립가스(LFG)를 추출, 정제해 인근 석유화학공장 산업용 보일러 등에 액화천연가스(LNG) 대체연료로 팔고 있다.2002년 11월부터 판매에 들어가 지난해 11억원의 수익을 얻었다. 큰 돈은 아니지만 쓸모없는 가스를 돈이 되는 그린 가스로 바꿨다는 점에서 성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매립가스는 쓰레기를 묻은 뒤 약 20년간 발생한다. 쓰레기장 냄새도 없애줘 일석이조(一石二鳥)다.2011년 11월까지 울산지역내 독점사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2010년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이브리드자동차용 2차전지(리튬폴리머)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2006년 국내 최초로 2차전지 차량탑재 실험을 성공한 곳도 SK에너지다. 일본이 독식하던 하이브리드카용 전지(HEVB)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는 점에서 당시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말에는 대덕기술원에 소형 수소충전소도 문열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한국 ‘CO2 감축 얼리무버’ 지켜질까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한국 ‘CO2 감축 얼리무버’ 지켜질까

    “기후변화·에너지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얼리 무버(early mover·선도적 실험자)’가 되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2050년까지 절반으로 감축하려는 범지구적 목표에 적극 동참하겠다.” 지난달 일본 도야코에서 열린 G8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전세계에 한국의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 의지를 천명했다.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6번째 국가임에도 지금껏 별다른 감축 노력을 보여 주지 않았다. 때문에 ‘우리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대통령의 선언은 각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얼리 무버 선언’의 실현 가능성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한국의 의지를 살펴 봤다. 우리가 2048년 세계 일류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연간 6억t 가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데요. 다른 나라에 비해 배출 증가율이 워낙 높아 선진국들의 감축 기준 연도인 1990년(당시 한국의 배출량은 2억 9750만t)을 우리나라에 적용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기준을 대폭 낮춰 2000년(5억 2760만t)이나 2005년(5억 9100만t)을 기준으로 삼아도 사정은 마찬가지죠.” ‘얼리무버 선언’의 실현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본부장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구체적인 기준과 목표도 없는 상황에서 ‘온실가스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언급 자체가 모순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어떠한 목표도 갖고 있지 않다.“내년까지는 (2020년까지 중기 목표치를) 제시하겠다.’고 한 도야코에서의 대통령 발언이 전부다. 역대 모든 정권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곧 국가 경쟁력 상실로 인식해 피하려고만 한 탓이다. ●온실가스 감축 노력 ‘최하위´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한국은 독일의 민간연구소 ‘저먼워치’가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수치화해 발표한 ‘기후변화 보호지수’ 순위에서 56개국 중 최하위권인 51위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한국은 세계 주요국 중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고 있는 몇 안되는 나라 중 하나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 대통령의 발언 역시 실천이 결여된 ‘립서비스’에 불과하지 않겠냐는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많은 사람들이 ‘얼리무버 선언’을 오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지식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은 ‘우리도 세계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동참하겠다.’고 했지 ‘선진국처럼 배출량의 절반을 줄이겠다.’는 식의 구체적 언급은 없었다.”면서 “온실가스 감축은 우리 현실에 맞춰 가능한 만큼만 하면 되는 것이지, 선진국들의 목표치를 무리하게 따라갈 필요는 없다.”고 못박았다. ●온실가스 절반 감축은 ‘신(新) 산업혁명’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려는 세계의 노력은 에너지 절약 수준의 노력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목표입니다. 지금의 사회·경제적 구조 자체를 바꿔 나가야 하는 난제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최근 서울신문이 마련한 그린에너지포럼에 참석한 정래권 외교통상부 기후변화대사는 온실가스 절감 노력의 어려움을 이같이 토로했다. 지금의 사회·경제적 구조를 저탄소형으로 완전히 개편하지 않는 한 기후변화 극복은 요원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산업계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 향후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도 소극적인 게 사실이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내년에 정부가 발표할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는 환경부가 지난 3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밝힌 ‘2012년까지 2005년 수준을 유지한다.’는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2013년 시작되는 ‘포스트 교토 체제’에서 온실가스 의무감축국 편입이 확실시되는 한국으로서는 감축분의 대부분을 외국에서 배출권을 사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비교적 가벼운 감축 수준인 ‘2000년 대비 5% 감축’의무만 부과되더라도 연간 40억달러(4조원) 이상의 구입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미국에서만 1조달러(약 10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크고 있는 세계 탄소시장에서 한국은 수출국이 아닌 수입국의 위치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삼성지구환경연구소 박찬우 연구원은 “우리나라가 2013년 어느 수준의 온실가스 감축규제를 떠안을지에 더 이상 초점을 두지 말고, 향후 세계의 거대 트렌드가 될 저탄소사회 진입을 위해 필요한 장기적이고 경쟁력있는 정책 개발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특별취재팀> 미래생활부 박건승부장(팀장)·박상숙·오상도·류지영·박건형·정현용기자, 도쿄 박홍기 특파원, 사회부 홍지민기자, 국제부 안동환·이재연기자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새 협상보다 교토체제 확대를”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새 협상보다 교토체제 확대를”

    |런던(영국) 안동환특파원|“2012년 ‘포스트 교토’ 체제를 준비하는 각국 정부 협상은 더 이상 포커판의 ‘머니 게임’이 돼선 안됩니다. 인류의 지속가능한 생존을 담보하는 결과물을 내놔야 합니다.” 국제 환경단체 네트워크 ‘지구의 친구들(FOEI)’ 런던지부 톰 핏켄 국제 캠페이너는 29일 기후변화에 대한 현재의 각국 대응 수준으로는 ‘지구에 대한 인간의 폭력 행위’를 멈출 순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의 불평등을 해소하면서 온실가스 배출을 강제할 국제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969년 설립된 FOEI는 70개국 환경단체 회원 5000여명이 연대한 세계적인 환경기구이다. ▶현 기후변화 대응 체제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자국의 경제적 이해를 확대하려는 야심과 ‘책임 회피’이다. 현재의 온실가스 감축 수준으로는 기온 상승을 완화할 수 없다. 오늘날 지구상에 축적된 탄소 총량의 80%는 서방 선진국에 책임이 있다. 전 세계 인구의 20%에 불과한 선진국이 매년 전체의 60%에 해당하는 탄소량를 배출하고 있지 않은가. 이는 ‘기후 정의(Climate Justice)’ 논리에 따른 분쟁 요인이 된다. 개발도상국들의 ‘저탄소 경제발전’ 구조 전환을 위한 선진국들의 경제·기술적 지원도 충분치 못하다. 특히 기술력과 경제력을 보유한 미국이 역사적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본다. ▶교토 체제의 종료를 앞두고 있다. 우선 과제는 무엇인가. -국제 사회로서는 2012년 1차 이행 기간이 끝나는 교토의정서 체제의 지속적인 확대 발전이 중요하다. 각국의 구체적 온실가스 감축 방안이 결정되는 내년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의 기후변화협약이 관건이라고 본다. 새로운 협상보다는 현 ‘교토 체제’를 확대, 적용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선진국은 201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현재의 80%선인 1990년 수준으로 감축하는 기존의 협약부터 지켜야 한다. 중국, 인도의 1인당 배출량은 선진국과 비교할 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탄소 배출권 거래 등 시장 원리를 통한 해결 방안이 활발하게 모색되고 있다. 이에 대한 평가는. -기후 변화를 완화할 ‘퀵 픽스(단기 처방)’만 기대한다. 기술결정론적 ‘환상’에 빠져 있다. 에너지는 마음껏 소비하면서 과학 기술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발상은 위험하다. 시장주의적 접근 역시 근본 해결책은 아니다.(이 대목에서 그는 세계은행 전 부총재 니컬러스 스턴의 말을 인용, 기후변화는 자본주의 체제의 ‘광범위한 실패’의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탄소 배출권 거래는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을 연장하는 ‘상쇄 효과’에 머물 뿐이다. ▶근본적 해결책은 무엇인가. -중요한 논점은 화석 연료에 대한 공급 억제 정책보다는 각국이 수요 억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비판이다. 여기에는 지속적으로 탄소를 배출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성(공급)을 줄이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sunstory@seoul.co.kr
  • 수자원公, 국내 첫 탄소배출권 획득

    수자원공사가 CDM사업(개발도상국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시행해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탄소배출권을 인정받아 선진 의무감축국에 파는 청정개발체제)으로 탄소배출권을 발급받았다고 1일 밝혔다. 외국 기업이 CDM사업을 국내에 투자해 탄소 배출권을 인정받은 것은 있지만 국내 기업이 독자적으로 탄소배출권을 인정받은 것은 처음이다. 수공이 발급받은 탄소배출권은 소수력 1발전소(안동댐, 장흥댐, 성남정수장)에서 청정 전력을 시간당 1만 3463㎿ 생산하고 이산화탄소 8430t을 줄인 것을 유엔으로부터 인정받아 이뤄졌다. 인정 받은 탄소배출권은 네덜란드 ABNAMRO은행에 1억 7000만원에 판매키로 했다. 수공은 현재 가동 중인 소수력 2(대청·주암·달방·성남2) 발전소도 탄소배출 감축 심사를 받고 있다.건설 중인 풍력, 조력 발전소도 가동 즉시 탄소배출 감축 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백두현 수공 에너지사업처장은 “탄소배출권 거래가 규모는 작지만 청정에너지 개발이라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DDA 결렬은 국제공조 위기 신호탄”

    7년을 끌어온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개발어젠다(DDA·이하 도하라운드)무역협상이 결국 실패로 끝나면서 기후변화협약과 핵무기확산금지 등 국제 이슈에 관한 다자협상 체제에 근본적인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도하라운드를 파국으로 몰고 간 선진국과 중국, 인도를 비롯한 개발도상국 사이의 첨예한 이해대립이 앞으로 다른 의제의 다자협상에서도 핵심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로이터통신은 31일 도하라운드의 결렬이 국제공조 체제의 앞날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글로벌디벨롭먼트센터의 킴벌리 엘리어트 선임연구원은 “도하라운드의 선례는 기후변화, 고유가, 식량 위기 등 다자간 틀에서 논의해야 하는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농업담당집행위원 마리안 피셔 보엘도 “무역협상도 합의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기후변화같은 새로운 도전을 다룰 수 있겠느냐.”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겪은 어떤 것보다 훨씬 더 큰 실패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하라운드는 중국, 인도, 브라질 등 개도국이 농업과 공산품 부문을 얼마나 개방해야 하는가를 두고 관련국들이 견해차를 보여 표류해 왔다. 이번 회의는 어느 때보다 합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됐으나 농산물 수입량이 급증할 경우 추가관세를 부여하는 개도국 긴급수입관세(SSM) 발동요건의 완화를 놓고 이를 요구하는 중국·인도와 반대하는 미국의 입장이 충돌해 끝내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피터 만델슨 EU통상담당 집행위원은 “도하협상을 통해 모두가 승리자가 될 수 있었는데(협상 결렬로)모두 패배자가 됐다.”고 아쉬워했다. 개도국과 선진국의 갈등은 기후변화협약에서도 첨예하게 맞부딪칠 전망이다. 각국은 내년 말까지 교토의정서를 계승할 새로운 협약에 합의해야 한다. 교토의정서 체제에선 선진국만 온실가스 배출을 의무적으로 감축해야 하지만 협약이 만료되는 2012년 이후에는 개도국도 동참해야 한다. 때문에 개도국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특히 신흥 경제부국인 중국, 인도의 반발이 거세다. 이들은 자국의 경제 성장을 탄소 배출량 감소보다 훨씬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전세계 탄소 배출량의 32%를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가 동참하지 않는다면 지구온난화의 해결은 요원하다는 점에서 선진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도하라운드의 실패를 세계 질서 재편의 신호로 보는 시각도 있다.EU의 한 관계자는 “서구 중심에서 신흥 개도국으로 권력이동(파워시프트)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국제적 사안에서 이제 미국과 유럽이 합의한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경제플러스] 새달 출고車 CO 배출정보 표시

    다음달 1일부터 출고되는 자동차는 이산화탄소(CO3/8) 배출정보를 표시해야 한다. 지식경제부는 29일 자동차에 이산화탄소 배출정보를 제공해 소비자가 저탄소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개정한 ‘자동차의 에너지소비 효율등급에 관한 규정’이 8월1일부터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를 운행할 때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g단위로 표시해야 한다.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기후가 바뀌면 인간도 변해야”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기후가 바뀌면 인간도 변해야”

    |암스테르담(네덜란드) 류지영특파원|“아! 전력·수도회사 누온 (Nuon)요? 이곳에선 공포의 대상이죠. 네덜란드도 수도·전기사업이 민영화되면서 물값, 전기값이 엄청 올랐어요. 석 달에 한 번씩 나오는 누온사의 전기·수도요금 고지서만 보면 손이 다 떨려요.”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줄였다는 네덜란드의 ‘호수냉방 시스템’을 취재하기 위해 찾은 암스테르담. 기자가 시스템을 운영중인 전력회사 ‘누온’에 대해 묻자 지역주민 요한 휴이버는 손사래부터 친다. 그래도 자산운용그룹 ABN암로, 정보기술(IT)기업 KPN 등 세계적 글로벌기업들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앞다퉈 이 방식을 도입했다고 말하자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 호수바닥 차가운 물로 여름더위 식힌다 “설마 ‘한낮에만 에어컨 켜기’나 ‘바람 부는 날에 창문 열어두기’ 같은 유치한 방법은 아니겠죠?”휴이버의 질문에 기자도 크게 웃었다. 암스테르담시와 누온이 어떤 방식으로 냉방시스템을 운영하는지 더욱 궁금해졌다. ●해답은 인근 호수 바닥의 차가운 물 “이곳을 보시려면 먼저 안전모와 안전신발, 귀마개를 착용해야 합니다. 대충대충 하시면 그냥 돌려 보냅니다.” 암스테르담 남부의 IT신도시 소우다스에 자리잡은 누온의 호수냉방 시스템용 열교환 공장.7300㎿급으로 가정용 냉장고 9300대 분량의 냉기를 생산할 수 있는 초대형 규모다. 책임자 야르노 반 베스트리넨은 전면이 유리로 된 공장 내부로 기자를 안내했다. 내부는 굵고 긴 수십개의 파이프라인이 전체를 휘감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2006년 8월부터 인근 누에미르 호수에서 끌어올린 차가운 물로 인근 주요 건물과 컴퓨터 서버 등을 냉방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호수냉방 시스템의 비밀은 호수 내 30m 깊이에서 퍼올린 섭씨 4∼5도의 차가운 물에 있습니다. 호수 맨 밑바닥의 물은 계절에 관계없이 늘 섭씨 4∼5도를 유지합니다.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날 수 있도록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인 셈이죠. 우리는 이 물을 시간당 4350㎥ 정도 끌어옵니다. 그러면 인근 빌딩을 순환하고 돌아온 18도 정도의 냉각수(시간당 1450㎥)와 이곳에서 만나 열교환을 합니다. 그 결과 빌딩용 냉각수는 다시 6도의 차가운 물로 바뀌고, 차갑던 호수의 물은 실온(18도 정도)으로 변해 호수로 돌아가게 되죠.” 이곳에서 냉각기를 가동하는 경우는 호숫물이 고객에게 제공하기로 약속한 섭씨 6도에 미치지 못할 때뿐이다. 덕분에 누온은 냉방시스템 가동을 위한 전력 사용량을 기존의 10% 정도로 줄일 수 있었다. 연간 20만유로(3억 2000만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75%(연간 5만 3000t)나 줄였다. “전력 사용량이 10분의1로 줄었다면 당연히 고객에게 청구하는 건물 냉방비도 10%만 받아야 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베스트리넨 소장은 “우리도 장사꾼인데 그렇게 깎아주면 뭘 먹고 사냐.”며 웃는다. ●ABN암로 등 세계적 기업들 채택 “호수 밑바닥의 차가운 물을 실온 상태로 만들어 호수로 다시 돌려 보내는 방식이라 호수 생태계에는 아무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기존 빌딩 어디에나 냉각수용 파이프라인만 연결하면 되기 때문에 구조도 간단하고요. 무엇보다 전력 사용량이 적어 앞으로 태양광이나 풍력만으로도 전력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소우디스 지역은 화석연료를 전혀 쓰지 않고 여름철 냉방을 완벽하게 해결하는 네덜란드 최초의 지역이 되겠죠.” 암스테르담시 공무원 빌럼 판더르후번은 기자에게 자신들의 호수냉방시스템의 혁신성을 자랑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암스테르담시는 이 시스템을 비롯한 각종 신재생에너지 정책들을 통해 소우다스 지역의 1인당 전력 사용량을 다른 지역보다 40%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현재 ABN암로 등 인근 16개 기업이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기자와 헤어지기 전 베스트리넨 소장은 무공해 에너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누에미르 호수가 제공할 수 있는 냉방 에너지량은 60MWth(MWth 는 열 또는 에너지 단위. 전기에너지로 환산시 약 12MWh) 정도로 아직도 여력이 충분합니다.ABN암로 같은 빌딩 수십개는 충분히 냉방할 수 있는 양이죠. 우리는 그동안 자연이 주는 무공해 에너지의 위대함을 너무 모르고 살아왔던 거죠.” superryu@seoul.co.kr ■ 日선 생활폐수 등 ‘하수 열’도 에너지원으로 호수 심층수나 지하수, 바닷물 등 자연수를 이용한 냉난방 방식은 현재 전세계 친환경 에너지 활용의 새로운 흐름이 되고 있다. 심지어 하수 등 이용 가능한 모든 에너지를 활용하려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스웨덴에서 처음 시작된 이 방식은 특히 일본에서 기후변화 대응수단의 하나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일본 도쿄돔 주변 지역에서는 생활폐수 등 하수의 열까지도 지역 냉난방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고 있을 정도다. 도쿄 하코자키 지구에서는 하천수와 지하수를 열원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온도변화가 적고 수량이 풍부한 바닷물을 이용한 냉난방도 시도 중이다. 미국 뉴욕주의 코넬대도 암스테르담과 같은 방식의 호수냉방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1만 6000t의 호숫물을 냉방에 이용하기 위해 5800만달러(약 580억원)를 들여 시스템을 설치했다. 그 결과 연간 5600만TOE(TOE는 석유 1t을 태울 때 얻는 열량)에 해당하는 화석에너지를 줄일 수 있었다. 전력사용량도 연간 2000만㎾h가량 아낄 수 있게 됐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한국서 적용 가능할까 초기 건설비·법규가 걸림돌 한국도 암스테르담에서처럼 도시의 호수들을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는 없을까?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도 네덜란드의 사례를 충분히 적용할 수 있지만 많은 건설비와 제도상의 미비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선 이 시스템은 늘 섭씨 4∼5도의 심층수를 얻을 수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호수만 있으면 한국의 도시 어디에나 구축이 가능하다.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장용진 대리는 “분당이나 일산에 있는 정도의 호수라면 시스템을 운영할 만한 심층수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면서 “기존 호숫물을 끌어다 쓰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지열 등 다른 신재생에너지원보다 경제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초기 건설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 도시내 지하 파이프라인 등 대규모 시설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부경진 신재생에너지연구실장은 “호수냉방시스템은 장기적인 기후변화 대책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지만 분당·일산 등의 기존 도시에 적용하려면 큰 공사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제도상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다. 선진국은 호수 심층수를 법규상 ‘지열에너지’에 편입해 신재생에너지원으로 개발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를 ‘미활용 에너지’로 분류해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호수 심층수가 지열에너지에 편입될 경우 자칫 기존 지열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위축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경제성이 높은 호수 심층수를 하루빨리 지열에너지에 편입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호수냉방시스템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향후 신도시 추진단계에서부터 이를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푸른아시아 윤전우 정책팀장은 “한국도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려면 경기 뉴타운 등 향후 신도시 건설에 자연수를 활용한 냉난방 방식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면서 “부족한 재원은 일본이나 유럽의 사례에서처럼 민간 신재생에너지 펀드 등으로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영국 환경청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영국 환경청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

    |런던(영국) 박건형특파원|뮤지컬의 메카 런던 웨스트엔드에 자리잡은 글로벌 할인점 테스코 매장. 오렌지주스와 전구 등에 낯선 두 가지 마크가 선명하다. 다채로운 색깔의 ‘에너지 세이빙(절약)’ 표시와 발바닥 모양의 ‘카본 풋프린팅’(Carbon Footprinting·탄소발자국) 로고였다. 이 둘은 영국 환경청(DEFRA)이 자랑하는 ‘기후 변화 대응 정책’의 핵심이다. 특히 제품이 만들어낸 온실가스의 양을 표시하는 ‘카본 풋프린팅’제도는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영국의 첫 번째 소비자 참여 프로그램이다. 우리나라도 올 하반기부터 이 제도를 ‘탄소성적표지´라는 이름으로 시범 도입한다. 테스코는 현재 샌드위치와 오렌지주스, 전구, 세제 등 20여개 자체브랜드(PB) 제품에 카본 풋프린팅을 도입했으며, 장기적으로는 자사가 취급하는 7만여개의 제품 모두에 이를 적용해 ‘녹색매장혁명’을 이끈다는 방침이다. ■ 20개 대기업 제품에 CO 배출량 표시 매장을 찾은 주부 노라 스미스는 “각종 언론과 테스코 매장내 홍보물 등을 통해 두 가지 제도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 “당장 소비자에게 혜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환경보호에 일조한다는 생각에서 가급적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제품을 사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영국의 ‘기후변화’대응 선도하는 탄소재단 테스코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현재 영국 정부와 기업들의 환경 분야 최대 화두는 단연 ‘온실가스 저감’이다. 이러한 기후변화 대응을 선도하기 위해 영국 환경청은 ‘카본 트러스트’(탄소재단)를 설립했다. 탄소재단의 대표적 프로그램이 바로 앞서 언급한 ‘카본 풋프린팅’ 제도로, 현재 테스코를 비롯, 코카콜라, 토머스쿡, 킴벌리-클라크 등 20여개 글로벌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카본 풋프린팅에 참가하는 업체들은 이 프로그램을 10∼20년 뒤 전세계에 도래할 ‘저탄소시대’를 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때문에 앞으로 전개될 글로벌 탄소 규제에 미리 적응해 경쟁력을 키우고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활용하겠다는 포석이다. 테스코 관계자는 “비슷한 가격의 제품인 경우 소비자들이 보다 친환경적인 제품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면서 “비용 증가를 감수하면서까지 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친환경 선도 기업이라는 이미지 구축에 유리한 측면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온실가스 저감 위한 시설투자에도 나서 지난해 영국의 기후학자 니컬러스 스턴 박사가 발간한 ‘지구변화에 대한 보고서’는 탄소재단이 보다 적극적으로 정책을 펴는데 크게 기여했다. 보고서에서 스턴 박사는 “현재 기후 변화는 대단히 심각하다.”면서 “탄소배출 저감을 경제·금융 시스템에 직접적으로 적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구호를 외치는 것보다 기업과 개인이 움직이는 모든 시스템에 탄소배출을 저감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에 자극 받은 탄소재단은 최근 들어 획기적인 친환경 프로그램들을 대거 선보이기 시작했다.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한 시설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해 무이자 대출을 해주고, 저탄소 기업에 대해서는 세금 환급 등 인센티브도 주고 있다. 온실가스 저감에 나서는 기업에 대해 실질적인 금전적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탄소재단을 담당하고 있는 데이비드 빈센트 박사는 “현재 탄소재단은 단순히 공익 차원의 계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친환경 사업에 투자해 저탄소 환경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탄소재단은 음식물 쓰레기로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열병합발전시스템 사업과 해안 풍력발전소 설치 등에 대한 투자를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빈센트 박사는 “기업에 대한 단순 현금 지원을 떠나 기업과 함께 상업화 여부 등 제반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는 게 기후변화 대응에 더욱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투자를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탄소재단의 직접 투자는 건당 우리 돈 5억∼60억원까지 다양하며, 현재 진행 중인 친환경 투자사업만 해도 11건에 달한다. 주영 한국대사관 박재경 서기관은 “세계 기후변화 대책을 선도하는 영국 환경청의 정책은 공격적이면서도 효율적”이라며 “국민들도 이같은 정부에 자부심을 느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세계를 선도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kitsch@seoul.co.kr ■ 용어 클릭 ●카본 풋프린팅 숲속이나 모래밭을 걸을 때 발자국이 남는 것처럼 제품과 서비스의 생산에서 유통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수치를 합해 표시한다. 예컨대 감자칩 포장지의 카본풋프린팅 마크에 75g이라고 표시돼 있으면, 감자 재배에서부터 감자칩 생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제품당 평균 75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 “글로벌 기준 만들어 확대해야” 이언 머리 英 탄소재단 이사 |런던(영국) 박건형특파원| “현재 진행 중인 카본 풋프린팅 제도는 강제성이 없는 만큼 세계에 확대되기 위해서는 기업과 소비자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공정하고 통일된 기준이 필요합니다.” 이언 머리 탄소재단 카본 풋프린팅 담당 이사는 이 프로그램에 표시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산출하기 위해 전세계 1000여개 민간기업 및 공공기관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국제품질연구소(ISO)가 주도한 이 작업은 오는 10월 ‘카본 풋프린팅 공식 기준표’로 발표될 예정이다. 머리 이사는 “초기 카본 풋프린팅 도입 과정에서 기업을 고객처럼 생각하고 겸손하게 대한 것이 제도 정착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처음부터 무리한 목표를 제시하기 보다는 현 상황에서 실현 가능한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따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기업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설득했다.”면서 “지금까지 4500개 기업 및 공공기관을 방문하며 프로그램을 소개한 결과 영국 100대 기업 중 50% 이상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머리 이사는 특히 영국 최대의 슈퍼마켓 체인인 테스코의 프로그램 참여가 온실가스 저감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테스코에 제품을 공급하는 수만개의 납품기업들도 테스코의 정책을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테스코는 카본 풋프린팅 참여 기업의 제품들을 모아 별도의 코너를 만드는 방식으로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에게는 새로운 선택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도 테스코처럼 풋프린팅 제도에 참가하는 기업들의 제품을 따로 모아 별도의 코너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해 봄 직하다.”고 조언했다. 머리 이사는 “앞으로 이 제도가 전세계로 확산되면 궁극적으로 모두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당장 제도를 강제하지 않더라도 기업 생존 차원에서라도 모두 동참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itsch@seoul.co.kr <특별취재팀> 미래생활부 박건승부장(팀장)·박상숙·오상도·류지영·박건형·정현용기자, 도쿄 박홍기 특파원, 사회부 홍지민기자, 국제부 안동환·이재연기자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10) 온실가스 감축 사활건 지구촌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10) 온실가스 감축 사활건 지구촌

    기근, 질병, 전쟁 등 그 어떠한 재난도 지금의 기후변화만큼 인류 전체를 위협하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전세계는 지구 온난화 극복을 위한 공동 대응 노력에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과 개도국간에, 그리고 개별 국가간에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는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몇몇 나라들은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온실가스 감축에 솔선하고 있다. 이들은 ‘지구를 구하기 위한 노력을 함께 하자.’며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에 분발을 촉구하고 있다. |오슬로(노르웨이)·도쿄(일본)·바르셀로나(스페인)특별취재팀| 1인당 국내총생산(GD P) 7만달러로 세계 최고 부국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노르웨이의 오슬로 정부 청사. 눈을 씻고 둘러봐도 자가용은 보이지 않고 수백대의 자전거들만 청사 앞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온실가스 줄이기의 일환으로 정부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펼친 자발적인 자전거 출·퇴근 캠페인의 결과”란 것이 환경부의 기후변화 담당 매니저 잉빌로 세베루드의 설명이다. 노르웨이의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간 약 15t으로 세계 최고 수준. 하지만 2030년 세계 최초의 인위적 온실가스 무배출 국가를 목표로 현재 여러 정책들을 준비하고 있다. 배출량의 70% 정도는 에너지 효율 극대화 등 국가차원의 노력을 통해 줄이고, 나머지는 탄소배출권을 외국에서 사들여 상쇄할 계획이다. 세베루드는 “일부에서 ‘돈으로 배출권을 사서 청정국가 이미지를 만들려는 것 아니냐.’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세계 최초로 ‘탄소세’(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라 세금을 차등 부과하는 세제)를 도입했다.”며 “당초 2050년으로 잡았던 온실가스 중립 목표 시점을 20년이나 앞당긴 것도 우리의 책임을 다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르셀로나 하면 흔히 ‘태양열 조례’(새 건물에 태양열 패널 설치를 의무화한 규정)가 전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하지만 이것은 60개나 되는 시의 기후변화 관련 정책 중 하나일 뿐이죠.”스페인 대표 도시 바르셀로나의 에너지 위원회 소속 카를로스 아미에로 벤토소는 시의 기후변화 방지 노력을 상세히 소개했다. “우리 시의 가장 성공적인 기후변화 정책은 바로 ‘포룸항(港) 프로젝트’입니다. 시 외곽 요트항인 포룸항에 최근 바이오매스 열병합 발전소를 지었습니다. 이곳에서 시 전체에서 수거한 쓰레기를 태워 시간당 5000㎾의 전력과 250t의 스팀을 생산합니다. 이를 인근 8000여가구에 공급해 연간 1만t 정도의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거두고 있죠.” 이 프로젝트의 성공에 고무된 시는 현재 새로운 아이디어를 추진 중이다. superryu@seoul.co.kr
  • [CEO칼럼] 잘 먹을까? 잘 잘까?/홍준기 웅진코웨이 사장

    [CEO칼럼] 잘 먹을까? 잘 잘까?/홍준기 웅진코웨이 사장

    푹푹 찐다. 지구가 점점 따뜻해지면서 여름밤 잠을 청하기가 힘들다. 최저기온이 25도를 웃도는 밤을 열대야라고 하는데, 열대야 현상이 발생하는 날이 해마다 앞당겨지고 있다. 열대야의 시작은 전력소비량이 먼저 알려준다. 올해는 최대 전력소비 날짜가 작년보다 한 달가량 빨라졌다. 이제 열대야는 어쩌다 찾아오는 손님이 아닌 것이다. 열대야의 고통은 말 그대로 더위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의 70%가 열대야로 인해 업무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한다. 열대야는 전력소비량과 함께 불쾌지수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열대야의 원인은 환경 파괴에 따른 지구온난화다.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 등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를 유발한다. 이는 산업사회의 화석연료 사용, 과도한 육식생활과 연관이 있다. 예컨대 공장에서는 이산화탄소를 뿜어내고 다른 한쪽에서는 식탁에 올리기 위한 가축들이 지구의 풀을 먹어 치운다. 이산화탄소를 감소시킬 숲은 파괴되어 온실가스는 과잉 생산된다. 온실가스는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 에너지는 통과시키도록 하는 반면 지구로부터 나가는 복사에너지는 흡수해 지구의 기온을 올려놓는다. 침팬지의 어머니로 통하는 생태운동가 제인 구달 박사는 쇠고기 1㎏을 얻는 데 16㎏의 곡물이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 1900년대 초 약 50억㏊에 달하던 지구상의 숲은 오늘날 29㏊로 줄었다. 현재 아마존 개척지의 70%는 방목장으로 쓰인다. 방목장을 만들면 대개 숲을 태우는데 이때 대규모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광합성 감소 효과를 초래한다. 과도한 육류 수요 때문이다. 가축들은 온실가스로 분류되는 메탄가스도 뿜어낸다. 소가 발생시키는 메탄가스는 지구 전체 메탄가스 배출량의 18%에 달한다. 해마다 봄이면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찾아오는 황사 역시 중국과 몽골의 과도한 방목으로 인한 사막화가 그 원인이다.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깨달은 세계는 해법 찾기에 나섰다.1997년 체결된 교토의정서는 38개 선진산업국가를 중심으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5.2% 줄이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기업들도 이산화탄소 배출 표시제 도입, 나무심기 행사 등 지구 살리기에 동참하고 있다. 개인도 지구온난화를 막는 데 나서야 한다. 식습관을 고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과도한 육식을 자제하는 등 조금 덜 잘 먹기 실천이 도움을 줄 수 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일화 한편이 ‘덜 잘 먹기 실천’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쌈을 싸서 먹고 있는 다산 선생에게 어떤 이가 물었다. “절여 먹는 것과 쌈을 싸서 먹는 것은 무엇이 다를까요?” “이것은 내가 입을 속이는 방법일세.” 다산 정약용 선생은 살면서 절대 속이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되지만, 단 한가지 ‘자기 입’만은 속여도 된다고 했다. 입맛에 맞는 것을 찾기보다는 입을 속이는 삶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숙면을 돕는 음식 중의 하나가 바로 상추다. 상추의 락투카리움 성분은 최면과 진통 효과가 있어 숙면을 유도한다. 잠 못 드는 열대야 속에서 쌈장과 함께 상추쌈을 먹으며 자기 입을 속여 보는 것을 어떨까?그러면서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는 환경도 생각해 보자. 잘 먹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잘 자는 편이 낫지 않을까? 홍준기 웅진코웨이 사장
  • “미국식 에너지 다소비 문화 바꾸고 경제지표에 탄소 배출량 등 반영을”

    “미국식 에너지 다소비 문화 바꾸고 경제지표에 탄소 배출량 등 반영을”

    “지금까지 비용 효율성만을 고려해 작성되던 기업회계·국내총생산(GDP)등 경제지표에 탄소 배출량 등 생태효율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경제가 성장해도 탄소 발생량이 늘어났다면 성장이 의미가 없다는 걸 이해할 수 있도록 통계가 바뀌어야 합니다.” 23일 열린 제2회 그린에너지포럼에 참석한 정래권 외교통상부 기후변화대사는 ‘기후변화와 한국의 대응’이라는 제목의 주제 발표에서 부지불식간에 스며든 우리의 미국식 에너지 다소비 문화를 하루빨리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가용 대신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놀이공원에 가면 늘 한참을 걸어가야만 합니다. 공항에서 내려 전철을 타려면 짐을 들고 공항 밖 전철역까지 나가야 합니다. 이는 대중교통수단을 도외시하는 미국식 스타일을 아무런 비판 없이 받아들인 탓이죠. 앞으로는 이런 방식의 설계는 더 이상 안 됩니다.” 이날 포럼에서 정 대사는 우리나라의 가장 큰 에너지 문제로 ‘수요관리’ 실패를 꼽았다. 자가용 수요를 억제하지 못해 국가 발전까지 저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교통 체증으로 도로에 버려지는 돈이 연간 GDP의 3∼4%입니다. 국방예산(GDP 대비 2∼3% 수준)보다 많은 돈이 길 위에서 사라지고 있어요. 대중교통이 잘 발달된 일본(0.79%), 영국·프랑스(1%)에 비해 턱없이 높습니다. 교통체증만 없애도 당장 우리나라 GDP 성장률은 크게 높아집니다.” 정 대사는 아울러 기후변화 대응의 걸림돌로 우리의 잘못된 소비 관념을 비판했다.“사실 지금의 기후변화 위기는 돈이 너무 많아서 생긴 문제입니다. 우리가 부의 과시를 위해 지나치게 큰 차, 큰 집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경차를 타고 골프장에 가면 사람 대접도 못 받는 우리 현실이 바뀌지 않으면 기후변화 해결은 요원한 문제입니다.” 끝으로 정 대사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세제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이나 법인이 온실가스 배출 절감에 앞장서도록 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세제개혁입니다. 기업에는 법인세를 낮춰주는 대신 화석연료 사용량에 비례해 환경세를 부과하고, 개인에게는 소득세·자동차세 등을 감면해주는 대신 휘발유·경유 등에 추가 세금을 부과하면 자연스레 에너지 절감에 앞장서게 됩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유럽연합 “북경오리 조리 금지해야” 논란

    “‘북경오리’ 만들지 마!” 최근 유럽연합이 중국 유명 전통음식 중 하나인 ‘북경오리 요리’(중국명은 ‘베이징 카오야’)의 조리를 중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 논란이 예상된다. 유럽 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북경오리’는 가스 오븐을 이용해 만들어지며 유럽 내 많은 식당들이 중국에서 직접 들여온 기구를 이용하고 있다. 문제는 유럽 연합에서 “이 조리기구는 폭발 위험이 있으며 인체안전 건강·환경 등에 관련된 제품에 부여하는 CE마크가 부착되어 있지 않다.”며 “이산화탄소 배출양도 규정에 넘어선다.”고 주장한 것. 영국 웨스트민스터(Westminster)의회는 이 조리기구의 사용을 금지시켰으며 “만약 ‘북경오리’ 요리를 만들고 싶다면 유럽연합의 규정에 맞는 오븐을 새로 구입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 문화나 사회를 탄압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단지 CE마크가 부착되지 않은 조리 기구를 이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나 논란을 미리 방지하려는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중국 식당을 운영업자들은 “말도 안된다.”며 발끈하고 있다. 한 유명 중국식당의 최고 주방장 켄 홈(Ken Hom·59)은 “유럽 사람들은 이 요리나 이 요리의 조리법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오븐은 오리요리 뿐 아니라 다른 음식을 조리할 때도 널리 쓰인다.”고 항의했다. 또 다른 식당의 빅터 허(Victor Hor)는 “유럽에는 ‘북경오리’를 만들 수 있는 기구가 없어 8년 전 중국서 직접 사가지고 온 것”이라면서 “4000파운드를 들여 의회에서 지정한 새로운 오븐을 주문했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배송조차 되지 않았다.”고 주장해 의회의 금지 조치에 강력히 반발했다. 한편 이와 비슷한 사례로 유럽 연합이 지난 2005년 한국 식당과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휴대용 가스레인지가 폭발 위험과 이산화탄소 배출양이 높다는 이유로 사용 금지를 주장해 국내 업체들이 수출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지구온난화 호들갑 떨지 마라”

    “지구온난화 호들갑 떨지 마라”

    지구 온난화는 인류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며, 그 주범은 이산화탄소라는 생각이 우리 머릿속에 자리잡은 것은 이미 오래 전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8년부터 2012년까지 20% 줄여야 한다는 1997년의 교토의정서는 금과옥조가 되었다. 나아가 “인류의 지구에 대한 훼손이 도를 넘어, 현 세기가 끝나기 전에 수십억명이 죽을 것이고, 견딜 만한 기후가 남아 있을 북극권에서나 극소수가 살아남을 것”이라는 영국 옥스퍼드대 제임스 러브록 교수의 경고를 ‘선지자의 복음’처럼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덴마크 코펜하겐 비즈니스 스쿨의 비외른 롬보르 교수는 교토의정서를 이행하면 해마다 1800억달러를 투입해야 하지만, 그 결과는 2050년까지 지구의 기온을 고작 0.06도 낮출 수 있을 뿐이라고 지적한다. 2003년 유럽에서 열파로 3만 5000명이 목숨을 잃은 것을 두고 러브록은 “새로운 석기시대의 서곡”이라고 했다지만, 롬보르는 “유럽 전체에서 해마다 20만명이 혹서 때문에 숨지지만 혹한 때문에 죽는 사람은 150만명에 이른다고 반박하기도 한다. 유럽에서 기온이 2도 올라가면 더위 때문에 죽는 사람은 2000명 늘지만, 추위 때문에 죽는 사람은 2만명이나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으며, 어떤 논문에서는 특히 심혈관계 질환에 따른 사망률이 내려갈 수 있다는 점을 밝혀내기도 했다는 것이다. 롬보르의 ‘쿨잇’(Cool It, 김기응 옮김, 살림 펴냄)은 환경문제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여지없이 뒤흔든다. 그는 “오늘날 논의되는 지구 온난화 방지 대책은 복잡하고 값비싸지만, 그 근거로 제시되는 가정은 과학적이기보다는 감정적인 것이고, 실제로 지구의 기온에도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할 여지가 크다.”고 주장한다. 저서 ‘회의적 환경주의자’로 이미 환경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던 롬보르는 “일부 정치가와 환경 전문가에 의하여 형성된 지구 온난화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심하게 치우쳤다.”고 우려한다.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것이 부분적 해결책이 될 수는 있겠지만, 주 관심사는 분명히 인간과 환경의 안녕을 최대한 증진시키는 것이어야 하며, 그러려면 이산화탄소 말고도 다른 요소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쿨잇’은 미국에서 출간된 뒤 다양한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내셔널 리뷰’는 “기후 정책을 다룬 여러 문헌 가운데 무척 두드러지는 업적으로 꼽을 만하다.”고 호의적으로 평한 반면,‘워싱턴 포스트’는 “인류에 대한 은밀한 공격”이라고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롬보르의 반응은 “두 가지 관점 모두 근거가 없기는 마찬가지”라는 것. 지구 온난화에 대한 해묵은 의견 대립이 모양만 살짝 바꾸어 나타났다는 것이다. 롬보르는 “지구 온난화 부정론과 과장된 호들갑 사이의 이성적인 중간지대에 서려고 노력했다.”고 밝힌다. 겁에 질려 허둥대서야 지구 온난화 문제뿐 아니라 인류가 해결해야 할 그 밖의 많은 문제에 올바르게 맞설 수 없으니 ‘쿨잇’(냉정하라)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독자를 설득한다. 지은이는 세계보건기구가 개발도상국에서 기후 변화 때문에 죽는 사람을 한 해 15만명으로 추산하고 있으나, 이 숫자는 대단히 부풀려진 것이라고 단언한다. 반면 제3세계에서는 거의 400만명이 영양실조로 죽어가고, 에이즈로 300만명, 공기오염으로 250만명, 미량영양소의 결핍으로 200만명 이상, 깨끗한 음료수의 부족으로 200만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고 설명한다. 지은이는 “100년이나 흐른 뒤에야 간신히 도움이 될까 말까한 일에 몇조 달러를 썼다는 말을 미래 세대로부터 듣고 싶으냐.”고 반문한다.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지구 온난화뿐만이 아니며, 지구 온난화 때문에 추가되는 일부 문제를 줄이는 정책보다는 문제를 전반적으로 줄이는 정책이 훨씬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1만 4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李대통령 시정연설]“화해·상생의 정치…경제 반드시 살려낼 것”

    [李대통령 시정연설]“화해·상생의 정치…경제 반드시 살려낼 것”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제18대 국회 개원 축하 연설에서 제시한 분야별 국정운영 기본방향은 경제 위기 탈출, 전면적 남북 대화, 사회 통합, 법 질서 확립 등으로 요약된다. 우선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전면적인 대화를 제의해 주목된다. 또 정치·외교분야에선 화해와 상생의 정치를 통한 국민 소통과 통합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경제분야에서는 경제 활력 회복과 서민경제 안정, 공공부문 효율성 제고 등을 정책 기조로 내걸었다. 사회·문화 분야에선 참여정부의 복지정책과 지방분권화를 적극 수용하고 사회 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했다. 1. 정치·외교분야 국회 존중… ‘대화정치’ 꼭 실천 한미FTA 대승적 차원서 비준을 이명박 대통령의 18대 국회 개원 연설 키워드는 화해와 상생의 정치다. 쇠고기 파문에서 불거진 청와대와 정치권, 대국민 사이의 소통 부재를 의식한 듯 ‘대화 정치’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1일 개원 연설에서 “국회가 소통과 통합의 전당이 돼달라.”고 당부하는 한편,“정부도 국회를 국정 파트너로 존중하고 대화정치를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관련,42일만에 문을 연 국회를 겨냥한 듯 “365일 의사당에 불이 켜지고,‘창조의 전당’,‘소통의 전당’,‘통합의 전당’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빗대 말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쇠고기 정국에서 표출된 촛불 민심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대의정치의 위기 원인과 법치를 강조한 대목이 이를 반영한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와 인터넷의 발달로 대의정치가 도전을 받고 있다.”면서 “정부와 국회는 좀더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앞으로 국민의 목소리에 세심하게 귀 기울이는 한편, 법치의 원칙을 굳건히 세울 것”이라고도 했다. 쇠고기 문제를 정점으로, 인터넷과 진보진영을 중심으로 한 ‘편향적인’ 소통으로 정권 초기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위기감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국정연설에서 밝힌 ‘뼈저린 반성’에 비해 자신감의 수위가 높아진 것으로 들린다. 현 상황에 대한 국민 여론 및 야권을 보는 시각의 괴리감도 엄존하는 것 같다. 이는 ‘이명박식 국정기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에서도 확인된다. 논란이 계속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는 대승적 결단 차원에서 국회가 조속히 비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자원 외교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선진국과의 활발한 교섭을 통해 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에너지 자주개발률을 20%대까지 끌어올리고 에너지 고효율 체계의 기반을 닦겠다.”면서 이를 위해 “기초과학과 원천기술에 대한 투자를 선진국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2. 대북정책 6·15선언 등 남북간 합의사항 ‘선언’넘어 구체 실천방안 모색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기조 변화는 대북정책에서 가장 뚜렷이 나타난다. 이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남북간에 합의된 7·4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비핵화공동선언,6·15공동선언,10·4정상선언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 북측과 진지하게 협의할 용의가 있다.”며 남북당국간 대화를 제의했다. 이는 정부가 그간의 대북정책 기조를 일정부분 수정할 뜻임을 시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그동안 노태우 정부 때인 1991년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를 남북관계의 기본축으로 삼아왔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이뤄진 6·15선언,10·4선언에 대해서는 사실상 인정치 않는 자세를 보였다.‘비핵·개방·3000’이라는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내세워 북한의 전향적 변화를 촉구했다. 이명박 정부의 이같은 대북정책 노선은 그러나 북한의 강한 반발을 불렀고, 남북간 대화 중단 등 경색 국면으로 이어졌다. 이 대통령의 이날 제의는 결국 북·미 관계의 진전 속에 북핵 문제가 급류를 타는 상황에서 더 이상 한반도 정세변화에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현실 인식이 담겼다고 할 수 있다. 이날 시정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넉 달여 전 취임사에서 강조했던 ‘비핵·개방·3000’이라는 대선 공약을 언급하지 않았다. 취임사에서 “남북관계를 이념의 잣대가 아닌 실용의 잣대로 풀겠다.”고 했던 발언도 “호혜의 정신에 기초해 ‘선언의 시대’를 넘어 ‘실천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로 바뀌었다. 최대한 북한을 자극하는 표현은 자제한 흔적이 역력하다. 특히 6·15선언과 10·4선언이 남북간 실질협력을 위한 구체적 실천방안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이행할 당국간 대화를 제의한 점은 정부가 북핵 폐기 2단계에 맞춰 보다 적극적인 대북 지원에 나설 뜻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비핵·개방·3000이라는 사실상의 상호주의로 인해 남북관계의 현실도 나빠지고, 여론도 나빠진 상황에서 이 대통령으로서는 별다른 대안이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 교수는 이어 “지난 몇 달 시간만 허비했지만, 뒤늦게나마 정부가 전향적 자세를 보인 점은 평가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정책기조 변화에 북측이 즉각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김연철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은 “북한은 당분간 관망하며 상황변화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고유환 교수도 “현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해온 북한이 당장 태도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인내심을 갖고 신뢰를 회복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3. 경제분야 성장→안정… 공공료 인상 억제 공기업 선진화 계획대로 추진 경제분야 시정연설의 핵심은 서민경제 안정과 개혁의 차질 없는 이행이다. 이달 초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에서 밝혔듯이 성장률 수치에 연연하지 않고 일단 서민생활의 물가 부담을 줄이는 한편, 규제개혁과 공기업 선진화 등은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공공요금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고 석유제품과 농수산물 유통구조를 개선해 소비자 부담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난해 세계잉여금 가운데 10조원을 영세업자와 소상공인, 농어민, 축산농가를 지원하는 데 쓰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기업들에도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당부하는 한편, 부동산 정책은 시장의 안정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거래 활성화와 시장기능의 정상화를 도모하겠다고 의지를 천명했다. 이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책과 관련해 기름 소비와 탄소배출을 줄이는 ‘녹색성장시대’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에너지 고효율을 위한 기술개발을 통해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 창출이 이뤄지도록 ‘기후변화 기본법’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자원외교에 대해서도 “자원개발에 늦게 뛰어들었지만 활발한 교섭을 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에너지 자주개발률을 20%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에너지 고효율 체계의 기반을 닦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규제개혁과 공기업 선진화에 대해서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임을 거듭 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규제개혁이야말로 돈을 들이지 않고도 투자와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면서 “전기, 수도, 건강보험 등 민간으로 넘길 수 없는 영역은 경영효율화를 통해 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가 어려울 때는 사람을 줄이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면서, 고용안정을 충분히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비준을 처리해줄 것을 국회에 당부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4. 사회·문화분야 서민 복지정책·공교육 활성화 민·관 국민건강대책기구 구성 이명박 대통령은 사회 통합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에 따라 참여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됐던 복지정책과 지방분권화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사회 정책의 변화를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에서 “경제가 어렵다고 해서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정책이 뒷걸음을 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복지정책을 강화할 뜻을 시사했다. 정부는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과 저소득층에 대한 의료지원을 강화하고 맞춤형 보육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뉴 스타 2008정책’의 하나로 금융소외자 780만명에 대해서도 다양한 수단을 통해 자활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불우한 성장 시절을 겪은 이 대통령은 “비정규직 근로자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비정규직 보호법을 보완, 개정할 뜻도 내비쳤다.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덜기 위해 공교육을 강화할 방침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이미 대학 입시 자율화에 이어 초·중등학교 자율화를 위한 1단계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쇠고기 협상 파문을 의식한 듯 “식품안전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아주 높다.”며 “먹거리 문제만큼은 ‘국민건강안보’ 차원에서 접근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무총리 산하에 민간이 참여하는 ‘국민건강대책기구’를 구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지역발전 정책과 관련, 이 대통령은 “중앙정부에 소속돼 있는 특별지방행정기관을 점차 지방에 이전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자율성을 높이겠다.”며 “지역경제 활동의 성과가 지방세수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지방세제의 개편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참여정부에서 추진한 혁신도시, 기업도시와 같은 지역성장 거점을 특색 있게 육성하는 한편 국제과학 비즈니스 벨트, 새만금 개발 등 지역전략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동아시아 기후 파트너십 창설”

    “동아시아 기후 파트너십 창설”

    |도야코 진경호특파원|이명박 대통령은 9일 일본 홋카이도 도야코에서 개최된 G8(선진8개국) 확대정상회의에 참석,“경제 성장과 기후변화 대응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동아시아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동아시아 기후 파트너십(EACP:East Asia Climate Partnership)’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EACP 창설을 위해 2012년까지 5년간 2억달러 규모의 재원을 조성,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동아시아 개도국의 기술개발과 시범사업들을 무상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를 위해 올해 200억원을 동아시아 국가들에 지원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도야코 윈저호텔에서 진행된 G8정상회의 16개 주요경제국(MEM) 기후변화회의에 참석,“개도국의 온실가스 감축 증진을 위해 적극적인 인센티브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개도국이 자발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할 경우 기술개발과 시설지원 등을 제공하는 탄소배출 크레딧을 부여할 것을 제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국은 아직 국제적 온실가스 감축 의무는 없지만, 국민적 합의를 모아 온실가스 감축 국가 중기목표를 설정해 내년 중 적절한 시기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서 참가국들은 정상선언 채택과 별개로 내년 이탈리아 G8정상회의도 한국 등 MEM 16개국의 참여 속에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하고 “이에 따라 내년 G8정상회의에도 이 대통령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G8정상회의와 별개로 이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러시아·미국 대통령과 잇따라 정상회담을 갖고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jad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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