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탄도
    2026-04-08
    검색기록 지우기
  • 영문
    2026-04-08
    검색기록 지우기
  • 민나리
    2026-04-08
    검색기록 지우기
  • 난타
    2026-04-08
    검색기록 지우기
  • 1000
    2026-04-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785
  • 관화미심… 연꽃 보고 있자니 마음도 고와진다

    관화미심… 연꽃 보고 있자니 마음도 고와진다

    짧은 장마가 지나가더니 햇볕의 기세가 맹렬합니다. 한증막에 들어선 듯 숨이 턱턱 막혀 이곳이 한국인지 동남아인지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무더위에도 제 일에 열심인 꽃이 있습니다. 계절을 아랑곳하지 않고 꽃잎을 틔우는 일에 열중하는 꽃, 연꽃입니다. 연꽃의 고고한 자태와 고운 색을 보노라면 여름이 연꽃의 계절임을 실감하게 됩니다. 경기 양평의 세미원에는 지금 연꽃이 한창입니다. 연과 연 사이를 거닐며 연향에 취해도 보고, 넘실거리는 연꽃 바다에 무시로 감탄도 합니다. 이곳은 정말, 연꽃이 한창입니다.수십 가지 연꽃이 활짝… 19일까지 연꽃문화제 ‘관수세심(觀水洗心) 관화미심(觀花美心)’이라 했다. ‘장자’의 말로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는 뜻이다. 세미원이라는 이름은 이 문구에서 따왔다. 세미원은 물과 어우러진 연꽃 정원이다. 6월 중순부터 8월까지 홍련과 백련을 포함해 수십 가지 연꽃이 피는 만큼 여름에 찾는 이가 가장 많다. 세미원 연꽃문화제가 열리는 19일까지는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문 여는 시간을 연장한다. 세미원이 처음부터 연밭이었던 건 아니다. 연밭 부지는 15년 전만 해도 상류에서 떠내려온 쓰레기들로 가득했다. 상수원 보호구역이라고 사람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두른 철망이 오히려 독이 됐다. 철망에 쓰레기가 걸리며 수질은 더욱 악화됐다. 주민들과 환경단체는 힘을 합쳐 수질 정화 능력이 뛰어난 연을 심기 시작했다. 여기에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2004년, 세미원이 문을 열었다.백자 청아함 닮은 백련지… 한복 차려입은 듯 홍련지 여기도 연꽃, 저기도 연꽃. 어느 곳을 보아도 연꽃이다. 여름 바람이 일렁이자 연꽃들이 일제히 춤을 춘다. 연꽃의 파도가 밀려온다. 세미원에서 연꽃을 볼 수 있는 곳은 크게 세 곳. 홍련지, 백련지, 페리기념연못이다. 홍련지의 붉은 연꽃은 끄트머리로 갈수록 색이 붉어진다. 하얀 듯 불그스름하고 불그스름한 듯 하얗다. 안내판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모습’ 같다는 설명이 있다. 말 그대로다. 홍련은 연지 곤지 찍고 분홍빛 한복으로 단장한 여인을 닮았다. 바라볼수록 우아한 자태요, 뜯어볼수록 오묘한 색이다. 5000㎡ 연못에는 움푹 들어간 나무 데크 두 개가 있어 사진을 찍기 좋다. 이른 아침부터 대포 같은 카메라를 든 사람들도 여럿이다. 백련지의 흰 연꽃은 백자의 청아함을 닮았다. 백련지 가운데에는 연못을 가로지르는 다리, 일심교가 놓여 있다. 돌다리는 두 사람이 동시에 지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폭이 좁다. 딴생각에 빠지지 말고 지금 내딛는 한 발에 집중하라는 의미일 터. 연잎이 워낙 크다 보니 다리를 건널 때 어쩔 수 없이 연잎을 스치게 된다. 바다의 물살을 가르듯 연잎의 바다를 헤치고 나아가는 기분이 근사하다.연꽃 단지 중 유독 사람이 몰린 곳, 세계적인 연꽃 연구가 페리 슬로컴 박사의 이름을 딴 페리기념연못이다. 이곳의 연은 페리 박사가 손수 개발해 세미원에 기증한 것들이란다. ‘미세스 페리 디 슬로컴’, ‘더 퀸’이라는 이름의 연꽃들은 화려한 외양을 뽐낸다. 연보다는 새색시의 부케 같다. 뭉게구름처럼 뽀얀 미색의 꽃잎이 겹겹이다. 그 모습이 어찌나 탐스러운지 카메라를 든 이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연못 앞에는 기와지붕을 올린 정자가 있다.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는 이들의 표정이 평온하다. ‘관화미심’, 연꽃을 보고 저도 모르게 마음이 고와진 탓일 게다. 연꽃만큼 정원의 면면도 어여쁘다. 냇가에 놓은 돌다리 길, 한강 물이 솟아오르는 장독대 분수, 탁족할 수 있는 세족대, 돌 빨래판으로 만든 산책길 세심로, 모네의 그림 ‘수련’을 재현한 사랑의 연못, 나룻배 52척을 연결하고 위에 목판을 얹은 배다리 등 각 구역이 짜임새 있다. 그중 세족대와 세심로는 직접 발을 담그고 걸어 볼 가치가 있다. 더운 날씨에 연꽃을 보겠다고 이리저리 발품을 팔았다면 세족대는 더위를 떨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다. 세족대에는 탁족을 하며 몸과 마음을 씻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발을 씻으며 마음도 가다듬었던 옛 선비들처럼 말이다. ‘관수세심’(觀水洗心)에 걸맞은 공간이다. 세족대 물에 5분만 발 담가도 정수리까지 시원 세족대 물에 발을 담그면 ‘악’ 소리가 난다. 햇볕이 뜨거워도 물은 한겨울 얼음장처럼 차갑다. 5분만 발을 담가도 더워진 정수리까지 시원해진다. 깨끗함은 연꽃의 속성이다.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는다. 오물에서 피어도 향기가 그윽하다. 세심로는 빨래판에 옷을 빨 듯 길을 걸으며 마음의 때를 씻어내라 한다. 빨래판 모양의 길을 걷는다고 때 묻은 마음이 금세 깨끗해지지는 않겠지만, 연꽃과 나란히 걸으며 발걸음 하나하나에 집중해 본다. 어젯밤 든 부정적인 생각, 그 전날 내뱉은 가시 돋친 말을 빨래판 길에 툭툭 털어 본다. 맑은 꽃을 닮고 싶다는 마음을 품어 본다. 세미원의 화두, ‘관수세심 관화미심’을 행하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연꽃을 보고 사진을 남기는 것이 아니던가. 세미원은 한낮보다는 이른 아침에 가는 편이 낫다. 연 꽃봉오리가 아침에 열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햇볕을 피할 수 있는 그늘이 적기 때문이다. 햇빛을 가릴 모자나 양산은 필수다. 글 이수린 유니에스 여행작가·사진 장명확 작가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 국면 주도해야… 野와 협치는 필수”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 국면 주도해야… 野와 협치는 필수”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 국면을 주도해야 합니다. 국제 정세를 냉정하게 바라보면서도 국익을 위해 현명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협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지만, ‘수구세력이 반전을 노린다’는 식으로 생각한다면 불가능합니다.”남재희(84) 전 노동부 장관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논객이자 정치평론가로 손꼽힌다. 서울신문 주필 등 언론인 출신으로 4선 국회의원과 장관 등을 지내며 언론과 정치 등 각 분야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장관 재임 당시에도 노동계의 무노동 부분임금을 지지하면서 ‘비판적 보수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0년대 이후에는 웅숭 깊은 진보적 색채의 칼럼으로 우리 사회에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관훈클럽에서 만난 그는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형형(炯炯)한 눈빛으로 북핵 등 국제 정세와 한국 정치에 대해 막힘 없이 의견을 풀어냈다.→요즘 북·미 회담을 보면 마치 외줄타기 하는 광대를 눈앞에서 보는 듯하다. -미국이나 북한이나 최고도의 전략 전술을 발휘하는 거다. 미국은 회담 과정에서 두 개의 목표가 있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북핵의 제거다. 싱가포르 북·미 회담에서 ICBM 해결은 끝난 것 같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활용할 카드가 생긴 셈이다. ‘내 업적은 ICBM을 제거한 것이다. 이로써 미국은 북핵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계속 북핵 협상에 낙관적인 이유다. 하지만 북한에게 핵은 유일한 밑천이다. 핵 하나만으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불가침협정, 수교, 원조 등 여러 가지를 다 해결해야 한다. 협상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한국전쟁도 3년 중에 1년은 전쟁을 하고 나머지 2년은 전쟁과 협상이 동시에 진행됐다. 그러나 둘 다 판이 깨지는 걸 원치 않으니 결국 긴장 완화로 향할 것이다. →주한미군 주둔 인정 여부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때 ‘북한도 주한미군 주둔을 인정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직접 이야기한 건 아니다. 북한은 주한미군 주둔을 미리 인정하지는 않겠지만, 최종적으로는 주둔의 불가피성을 받아들일 것이다. 국제정치의 큰 흐름으로는 미국의 동북아 정책을 수용하지 않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중간자로서 우리의 역할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아들 부시 대통령을 만났을 때 (부시가) ‘디스 맨’이라고 지칭했다. 우리 식으로는 ‘이 자’에 해당한다. 매우 모욕적인 발언이었다. 오바마 대통령 당시 재임했던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도 회고록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칭해 ‘크레이지’(Crazy)라는 표현을 썼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강경화 외무장관 등을 계속 특사로 보냈다. 그 덕분에 아직 미국과의 관계는 부드러운 것 같다. 우리 입장에서 미국의 국익이라는 미국 정부의 기본 라인은 건드릴 수 없다. 2000년대 말 집권한 일본 민주당 정권은 미국 중심 외교에서 벗어나 자주외교를 시도했다. 그 일본 민주당 정권은 단명했다. 미국 외교 라인과의 마찰이 한 요인이 됐다는 게 국제정치학계의 정설이다. 미국을 벗어난 자주외교는 쉽지 않다. 그게 우리 앞에 놓인 운명이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는. 출범 초에 ‘혁명적 상황에서 만들어졌으니 혁명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는데. -1960년 4·19 이후 장면 정부는 혁명적 상황을 비혁명적인 해법으로 일관했다. 군의 부정부패를 그대로 방치했다. 혁명적 상황에서는 최소한 반 정도는 혁명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시대 조류에 씻겨 내려간다. 그런 면에서 현 정부는 긍정적으로 본다. 기무사 해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지방선거 압승 이후 여당의 폭주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우리나라의 기본적인 정치 지형은 보수가 강하다. 이는 남북이 분단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영향력도 엄청났다. 그에 반해 진보는 아예 없다시피 하다. 정치 지형만 놓고 보면 어쩌다가 노무현 정부가 들어섰다가 문재인 정부로 이어 온 것이다. 진보 정부라도 제대로 된 진보가 아닌 약한 진보다. 문재인 정부가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낙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다만 박근혜 정부의 실정에 책임이 있는 자유한국당은 ‘연옥’을 거쳐야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청와대의 협치내각 구상은 어떻게 보나.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이해찬 의원 관련 기사를 가리키며) 이 의원이 자꾸 말을 잘못한다. 협치하자고 하면서 “수구세력이 반전을 노린다”고 이야기하면 되겠나. 여당이 원내 과반수에 미달하면 야당을 슬슬 구슬러야 한다. 끌어들이지 못할망정 도발하는 건 맞지 않다. 이 의원은 문 대통령과 갈등을 빚거나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다. ‘나(이 의원)는 (예전에) 총리였고, 넌(문 대통령) 민정수석이었고, 난 (운동권) 선배고 넌 후배’ 이런 식의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인터뷰가 끝난 직후 이 의원이 문 대통령을 ‘문 실장’이라 지칭한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연동형비례대표제 등 개헌을 통한 선거구제 개편 논의도 활발하다. -인구 대비 적정 국회의원 수는 우리나라가 500명 정도이지만, 단원제를 감안하면 350명 정도가 적정 숫자다. 의원수를 현재보다 늘리는 데 대해 국민의 반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숙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유럽식 선진 정치에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에 2015년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제안했을 것이다. 지금의 구도는 상대방보다 약간의 표만 더 받으면 권력의 전부를 갖는 거다. 국회가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비례는 대표의 원리요, 다수는 결정의 원리’라는 게 정치학의 기본 아닌가. →빈부 격차 심화가 사회 정의 문제일 뿐 아니라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의견도 많다. -일본 파나소닉 창업자이자 ‘경영의 신’으로 불린 마쓰시다 고노스케 회장은 “땅은 공기나 물과 같다”고 말했다. 하늘이 주고 다른 것과 대체할 수 없는 땅을 독과점하는 건 부당하다는 것이다. 땅의 독점을 통해 엄청난 이익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 빈부 격차가 심화한다면 당연히 정부가 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 다만 종부세 인상 등은 ‘오리털 뽑듯이’ 올려야 한다. →얼마 전 한 언론(프레시안)에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죽음을 애통해하는 글을 썼다. -노 의원과도 술자리를 갖는 등 잘 어울렸다. 내가 인정하는 ‘구라’는 3명이다. 소설가 황석영과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그리고 노 의원이었다. 구라는 과장과 재치가 합쳐져야 가능하다. 황석영은 소설가로 1급, 유홍준은 미술평론으로 1급, 그리고 노 의원은 언어를 사용하는 정치인으로 1급이었다. 한국 정치 언어의 품격을 높인 그가 그런 선택을 해 애석하기 짝이 없다. 이두걸 논설위원 douzirl@seoul.co.kr ■남재희는 누구 언론인 출신 4선 국회의원·장관… 운동권 딸들로 인해 우여곡절도 1934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그는 1952년 서울대 의예과에 수석으로 입학해 2년 수료 후 1954년 같은 대학 법학과에 재입학했다. 1958년 한국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민국일보를 거쳐 조선일보 정치부장·논설위원을 지낸 뒤 서울신문에서 편집국장과 주필 등을 역임했다. 이후 1979년 서울 강서구에서 10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13대까지 내리 4선을 지냈다. 보수당 의원 시절 운동권 딸들 덕분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1981년 당시 서울대 국사학과에 재학 중이던 장녀 남화숙(현 미 워싱턴대 교수)씨가 시위 도중 연행되자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사퇴서를 썼지만,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반려했다. 차녀인 남영숙 주노르웨이 대사도 시위 전력으로 옥고를 치렀다. 1986년 하나회 멤버 중심의 군 고위 장성과 현직 국회의원들의 취중 난투극으로 알려진 ‘국방위 회식 사건’의 ‘피해자’이기도 했다. 정계 은퇴 뒤에는 집필과 강연 등을 이어 오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남재희가 만난 통 큰 사람들’, ‘진보열전’ 등이 있다. 이두걸 논설위원 douzirl@seoul.co.kr
  • 남재희 전 노동장관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국면 주도해야”

    남재희 전 노동장관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국면 주도해야”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 국면을 주도해야 합니다. 국제 정세를 냉정하게 바라보면서도 국익을 위해 현명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협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지만 ‘수구세력이 반전을 노린다’는 식으로는 불가능합니다.” 남재희(84) 전 노동부 장관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논객이자 정치평론가로 손꼽힌다. 서울신문 주필 등 언론인 출신으로 4선 국회의원과 장관 등을 지내며 언론과 정치 등 각 분야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장관 재임 당시에도 노동계의 무노동 부분임금을 지지하면서 ‘비판적 보수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0년대 이후에는 웅숭 깊은 진보적 색채의 칼럼으로 우리 사회에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관훈클럽에서 만난 그는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형형(炯炯)한 눈빛으로 북핵 등 국제 정세와 한국 정치에 대해 막힘 없이 고견을 풀어냈다. -요즘 북·미 회담을 보면 마치 외줄타기 하는 광대를 눈 앞에 둔 듯 하다. 연일 냉·온탕을 오가고 있는데 어떻게 될까. =미국이나 북한이나 최고도의 전략 전술을 발휘하는 거다. 미국은 회담 과정에서 두 개의 목표가 있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북핵의 제거다.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직후 일본 국제정치학자가 ‘북한 문제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할 시도는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핵 장착 미사일의 제거이고, 그 다음이 북핵일 것’이라고 분석하던데 맞는 이야기다. 싱가포르 북·미 회담에서 ICBM 해결은 끝난 것 같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활용할 카드가 생긴 셈이다. ‘내 업적은 ICBM을 제거한 것이다. 이로써 미국은 북핵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계속 북핵 협상에 낙관적인 이유다. 하지만 북한에게 핵은 유일한 밑천이다. 마지막 카드를 내놓는 건데 최고가로 흥정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북한은 핵 하나만으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불가침협정, 수교, 원조 등 여러가지를 다 해결해야 한다. 협상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 한국전쟁 당시 1년 간 전쟁이 벌어진 뒤 나머지 2년 간은 협상이 동시에 진행됐다. 공산권 협상은 전쟁과 협상이 거의 비슷한 비중으로 이뤄진다. 공격하면서도 대화하고 대화하면서도 공격을 가하는 ‘타타담담(打打談談) 담담타타(談談打打)’가 그것이다. 나라도 마지막 카드는 쉽게 버리지 않을 거다. -판이 아예 깨질 가능성은 없나. =트럼프가 ICBM을 이용해 중간선거를 막더라도 여러 난제들이 있다. 북핵 말고도 이란·시리아 등 중동 문제도 복잡하다. 동북아 전체로 봐서도 러시아와 중국 등과 해결할 문제가 간단치 않다. 그러니 북한 문제가 추가적으로 악화되는 걸 원치 않는다. 쾌도난마 식으로 북한을 쑥대밭으로 만들 수도 없다. 북한도 판을 뒤엎을 처지가 못 된다. 국제 사회의 공론도 무시 못한다. 북한을 괴멸시키는 대신 북한의 생존을 인정한다는 식으로 인식이 바뀐 상태다. 그러니 결국 북미 긴장이 풀리는 방향으로 갈 거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우호적이라는 점도 북에게는 큰 힘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북한에도 변화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쿠바의 경우 결국 카스트로 형제들이 다 물러나고 다른 이들이 집권하고 있다. 쿠바 모델이 북에 재현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주한미군 주둔 인정 여부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때 ‘북한도 주한미군 주둔을 인정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직접 이야기한 건 아니다. 김 전 대통령이 그런 심증을 가졌다는 것이다. 북한은 주한미군 주둔을 미리 인정하지는 않을 거다. 주둔의 불가피성은 이해하지만 바겐 포인트를 스스로 버릴 이유가 없지 않냐. 협상할 때는 미군 철군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주한미군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국제정치의 큰 흐름으로는 미국의 동북아 정책을 수용하지 않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중간자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아들 부시 대통령을 만났을 때 ‘디스 맨’이라고 지칭했다. 우리 식으로는 ‘이 자’에 해당한다. 매우 모욕적인 발언이었다. 오바마 대통령 당시 재임했던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도 회고록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칭해 ‘크레이지(Crazy)’라는 표현을 썼다. 우리 식으로는 ‘괴짜’ 정도에 해당한다. 노 전 대통령이 미국 입장에서는 까다롭고 불쾌했다는 것이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강경화 외무장관 등을 계속 특사로 보냈다. 그 덕분에 아직 미국과의 관계는 부드러운 것 같다. 다만 창피한 일이지만 우리 입장에서 미국의 국익이라는 미국 정부의 기본 라인은 건드릴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6월 계간지 ‘황해문화’ 발간 100호 기념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개번 맥코맥 호주국립대 태평양아시아학과 교수의 진단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맥코맥 교수에 따르면 2000년대 말 집권한 일본 민주당 정권은 미국 중심 외교에서 벗어나 자주외교를 시도했다. 그때 나온 말이 오키나와 미군 기지 이전이다. 당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는 제국주의 문화를 청산하기 위해 노력한 정치인이다. 방한 당시 서대문 형무소에서 무릎까지 꿇은 사람이다. 그러나 일본 민주당 정권의 단명은 미국 외교라인과의 마찰이 한 요인이 됐다는 게 국제정치학계의 정설이다. 일본보다 외교력이나 경제력이 약한 한국은 더 말할 게 없다. 미국을 벗어난 자주 외교는 쉽지 않다. 그게 우리 앞에 놓인 운명이다. 사대에 대해서도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사대는 약소국의 생존 전략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조선은 사대 정책을 펴왔지만 그걸 욕하기는 어렵다. 이승만 정부 때인 1951년부터 1955년까지 외교를 이끈 변영태 외교부장관이 퇴임 뒤 사석에서 “중국 주변국 중 화교가 자리를 못 잡은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우리 조상들의 사대외교가 능수능란하고 현명했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설명하더라. 노예근성을 갖자는 건 절대 아니다. 그러나 한·미 관계에서도 자존심만 내세울 건 아니다. 현실감각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남로당 경북도당 간부였다가 전향했던 박진목씨가 과거에 언론인들과 친했다. 그는 한국전쟁 중 평양 밀사로 가서 이승엽 당시 국가검열상과 협상을 벌였던 인물이다. 박씨의 지론은 “과거 남로당이 생각을 잘못 했다. 그 막강한 일본 제국주의 군대를 물리친 미군을 상대로 남로당 몇몇이 ‘물러나라’고 투쟁했으니 계란으로 바위 치기가 아니겠냐”는 것이었다. 중국이 미국에 맞서는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는 중국의 부상과 동북아 정세를 일컬어 ‘빙하를 움직이는 일’(Moving Ice Glacier)라고 표현한다. 강대국 입장에서 빙하는 한반도다. 빙하가 움직이려면 몇 십년 몇 백년이 걸린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는. 출범 초에 혁명적 상황에서 만들어졌으니 혁명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는데. =1960년 4·19 이후 장면 정부는 혁명적 상황을 비혁명적인 해법으로 일관했다. 군의 부정부패를 그대로 방치했다. 혁명적 상황에서는 최소한 반 정도는 혁명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시대 조류에 씻겨 내려간다. 그런 면에서 현 정부는 반 쯤은 혁명적인 색깔을 드러냈다는 면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기무사 해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쿠데타의 원조인 기무사를 이번 기회에 해체해 개편해야 한다. 최근 경제가 안 좋다. 근로시간 단축이나 최저임금 상승 등을 원인으로 지목하지만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적인 경기 하락이라는 해외 요인이 더 크다. ‘삼성 투자 구걸’ 논란도 일종의 소아병적 반응이다. 대범하게 바라봐야 한다. -지방선거 압승 이후 여당의 탈주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우리나라의 기본적인 정치 지형은 보수가 강하다. 이는 남북이 분단됐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는 북한에서의 상층 인텔리들이 월남을 하면서 남쪽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개신교만 해도 평안도 출신의 보수적인 예수교장로회가 주역이 되고, 함경도 기반의 진보적인 기독교장로회는 소수가 됐다. 예장을 대표한 한경직 목사도 보수적인 색채가 매우 강했다. 미국의 영향력도 엄청났다. 미국이 길러낸 군, 학자, 언론 등 분야의 인물들이 얼마나 많은가. 미국 문화가 압도적이다 보니 보수가 강할 수 밖에 없다. 그에 반해 진보는 아예 없다시피 하다. 한국전쟁으로 일단 궤멸됐다가 조봉암 진보당 당수가 사형당하면서 더 위축됐다. 4·19 혁명 이후 잠시 머리를 들었지만 5·16 군사정변으로 또 다시 사라졌다. 1980년대 이후 학생운동 정도가 진보의 명맥을 이은 것이다. 정치 지형만 놓고 보면 어쩌다가 노무현 정부가 들어섰다가 문재인 정부로 이어온 것이다. 진보 정부라도 제대로 된 진보가 아닌 약한 진보다. 김대중 정부는 아주 약한,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는 조금 약한 진보 정부다. 이에 반해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강한 보수였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 정부가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낙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다만 박근혜 정부가 완전히 망치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막말정치를 일삼으면서 보수가 힘을 못 쓰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실정에 책임이 있는 한국당은 연옥을 거쳐야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엄청난 자정 노력 숙청, 반성 등 재생을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했지만 연옥을 안 거치니 안 되는 거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점잖게 나가고 있지만 위기에 부딪혔을 때 어떤 행태를 보일 지 지켜봐야 한다. -그렇기에 평소 협치를 강조한 게 아닌가. 청와대도 협치내각을 구상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이해찬 의원 관련 기사를 가리키며) 이 의원이 자꾸 말을 잘못 한다. 협치하자고 하면서 “수구세력이 반전을 노린다”고 이야기하면 되겠냐. 여당이 원내 과반수에 미달하면 야당을 슬슬 구슬러야 한다. 같은 표현이라도 ‘개혁이 더 필요하다’고 말하면 되는데 이렇게 자극하면 될 일도 안 된다. 한국당과의 협치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더라도 그런 입장을 취해야 한다. 끌어들이지 못할 망정 도발하는 건 맞지 않다. 이 의원은 문 대통령과 갈등을 빚을 수도 있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껄끄러운 관계로 가면 안 되는데 문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 것이다. ‘나(이 의원)는 (예전에) 총리였고 넌(문 대통령) 민정수석이었고, 난 (운동권) 선배고 넌 후배’ 이런 식의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개헌을 통한 선거구제 개편 논의도 활발하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가 10년 전 쯤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전 세계 인구 대비 적정 의원수는 우리나라가 500명 정도이고, 단원제를 감안하면 350명 정도가 적정한 것으로 나온다. 의원수를 현재보다 늘리는 데 대해 국민들의 반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숙제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정치 일성으로 의원수를 줄이겠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안철수는 끝났다’고 주변에 이야기했다. 의원 수를 줄이자는 건 정치를 전혀 모르는 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유럽식 선진 정치에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에 2015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제안했을 것이다. 나도 국회의원에 5번 출마해서 4번 이겼다. 상대방보다 약간의 표만 먹으면 권력의 전부를 먹는 거다. ‘올 오어 낫씽’(All or Nothing)이다. 이건 국회가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비례는 대표의 원리요, 다수는 결정의 원리’라는 게 정치학의 기본 아닌가. 대통령 임기와 관련해서는 4년 중임제가 좋다고 생각하지만 5년 단임제 역시 무리하게 바꿀 필요는 없다고 본다. 1987년 개헌 과정에서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세 유력 정치인이 서로 번갈아가며 대통령이 되기 위한 속내로 5년 단임을 지지한 측면이 강하다. 지금은 속도가 중요한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이젠 10년이 아닌 5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내각책임제는 우리 현실에서는 절대 안 된다. 국회의원들이 서로 자리다툼에 골몰해 내각이 몇 개월 만에 무너지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싸움하다가 볼일 못 볼 수 있다. 제2공화국 당시에도 헌법에 대통령과 총리의 권한이 분명히 구분돼 있었지만 윤보선 전 대통령과 장면 전 총리는 권력을 놓고 서로 암투를 일삼았다. -경제 면에서는 빈부격차 심화가 사회정의 문제 뿐 아니라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의견도 많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헨리 조지를 언급하며 강조한 것처럼 지대추구의 특권이 용인되는, 곧 땅으로 빈부격차가 심화되는 건 큰 문제다. 일본 파나소닉 창업자이자 ‘경영의 신’으로 불린 마쓰시다 고노스케 회장은 “땅은 공기나 물과 같다”고 말했다. 하늘이 주고 다른 것과 대체할 수 없는 땅을 독과점하는 건 부당하다는 것이다. 땅의 독점을 통해 엄청난 이익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 빈부격차가 심화된다면 당연히 정부 정책으로 해결돼야 한다. 다만 노무현 정부 때 그렇게 많이 올리지도 않았지만 종부세 인상으로 벼락을 맞았다. 속도는 알게 모르게 해야 한다. ‘오리털 뽑듯이 올린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하다. 원래 오리털은 펜촉으로 쓸 용도로 뽑았다. 오리털을 뽑으면 상처는 안 나지만 오리는 매우 아파한다고 하더라. 그래도 오리털은 뽑아야 한다. -얼마 전 한 언론(프레시안)에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죽음을 애통해하는 글을 썼다. =노 의원보다는 심상정 의원과 더 가깝다. 하지만 노 의원과도 술자리를 갖는 등 잘 어울려 다녔다. 내가 인정하는 ‘구라’는 3명이다. 소설가 황석영과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그리고 노 의원이었다. 구라는 과장과 재치가 합쳐져야 가능하다. 황석영은 소설가로 1급, 유홍준은 미술평론으로 1급, 그리고 노 의원은 언어를 사용하는 정치인으로 1급이었다. 한국 정치 언어의 품격을 높인 그가 그런 선택을 해 애석하기 짝이 없다. 이두걸 논설위원 douzirl@seoul.co.kr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신냉전을 상징하는 무기 ‘이스칸다르’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신냉전을 상징하는 무기 ‘이스칸다르’

    베를린 장벽의 붕괴 그리고 소련의 몰락으로, 유럽은 냉전의 어두운 구름을 벗어나 평화의 세상이 오는 것 같았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이 러시아를 장기집권하고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발하면서 유럽은 신냉전이라는 새로운 공포와 마주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최신예 지대지 미사일 시스템인 이스칸다르는 유럽에 배치되면서 신냉전을 대표하는 무기체계로 손 꼽히고 있다. 러시아의 최신예 지대지 미사일 시스템 이스칸다르(Iskander)는 지난 2006년부터 러시아군에 배치된 지대지 미사일 시스템이다. 미국에 비해 공군력이 열세였던 소련은 전술탄도미사일 개발에 사활을 걸었다. 북한이 대량보유하고 있는 스커드도 소련이 개발한 전술탄도미사일이다. 소련은 스커드를 대체하는 OTR-23 오카(Oka)를 지난 1979년부터 생산했다. 오카는 스커드에 비해 명중률이 높았고, 고체연료를 사용해 발사속도도 매우 빨랐다. 특히 핵탄두를 장착한 오카 미사일은 사거리가 500㎞에 달했다. 하지만 1987년 미소간에 중거리핵전력조약이 맺어지면서 전량 폐기됐다. 그러나 러시아는 소련이 붕괴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중거리핵전력조약을 위반하지 않는 사거리 500㎞ 미만의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개발에 주력했다. 그 결과 이스칸다르 지대지 미사일 시스템이 탄생되었다. 이밖에 이스칸다르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를 뚫는 미사일 시스템으로 잘 알려져 있다. 미 미사일방어체계 뚫는 이스칸다르 이스칸다르 지대지 미사일 시스템의 핵심 무기라고 할 수 있는 이스칸다르-M 탄도미사일은, 기존의 탄도미사일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비행 궤적을 자랑한다. 탄도미사일은 일반적으로 포물선으로 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스칸다르-M 탄도미사일은 상승 단계에서는 기존의 탄도미사일과 별 차이가 없지만, 정점을 찍고 목표물로 하강하는 과정에서 급강하한 뒤 수평비행 이후 목표상공에 수직으로 떨어진다. 또한 비행고도도 낮고 속도 또한 빠르기 때문에, 미국이 자랑하는 미사일방어체계가 대응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스칸다르-M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는 공식적으로는 400여㎞로 알려져 있으나, 해외의 군사전문가들은 500여㎞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수출형인 이스칸다르-E 탄도미사일은 MTCR 즉 미사일기술통제체제를 준수하기 위해 사거리를 300㎞ 미만으로 제한을 두었다. 또한 원형공산오차는 1~30m로 추정되며, 광학유도체계를 사용하면 5~7m 수준의 높은 정밀도를 가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 핵탄두 장착도 가능하며 일반 고폭탄외에도 벙커버스터, 기화폭탄, 자탄과 같은 다양한 탄두를 가지고 있다. 전자폭탄으로 알려진 EMP탄도 탑재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북아시아에도 배치된 이스칸다르 미사일 여단 고기동성차량을 이동식 발사대로 사용하는 이스칸다르 지대지 미사일 시스템은, 4분내에 이스칸다르-M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으며 이동 중에는 16분내에 발사가 가능하다. 또한 이스칸다르 지대지 미사일 시스템은 탄도미사일 외에 순항미사일도 운용한다. 이스칸다르-K로 알려진 순항미사일은 최대사거리가 500㎞에 달하며 최신형의 경우 5,000여㎞ 이상이다. 이스칸다르 지대지 미사일 시스템은 지난 2008년 러시아와 조지아간에 벌어진 남오세티야 전쟁 당시 실전에서 최초로 사용되었다. 이후 시리아에 러시아군 기지에도 배치되어 종종 사용되었다. 2017년 말까지 10개 이스칸다르 미사일 여단이 배치되었으며, 이 가운데 유럽에 배치된 이스칸다르 미사일 여단은 나토를 긴장시키고 있다. 또한 중러접경지역에도 2개 이스칸다르 미사일 여단이 배치되어 동북아 주요국가들을 노리고 있다. 이스칸다르-E 탄도미사일 제원 (출처 KBM) 사거리 최소 50㎞, 최대 280㎞ / 발사중량 3,800㎏ / 전투탑재중량 480㎏ / 발사대중량(미사일포함) 42,300㎏ / 탄두 파쇄탄, 폭풍 및 파쇄탄, 관통형 고폭탄 / 미사일엔진 고체 추진체 / 조종체계 관성유도, 광학유도, 글로나스, GPS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시진핑의 ‘일대일로’ 빚더미 암초… 美는 돈 줄 죈다

    시진핑의 ‘일대일로’ 빚더미 암초… 美는 돈 줄 죈다

    78개 참여국 대부분이 저개발 국가 파키스탄 등 8개국은 ‘빚의 덫’ 빠져 프로젝트 진행 中 국영기업도 빚 심각 美 “ IMF, 中에 구원투수 되면 안 돼” ‘일대일로’ 참여국 자금지원 차단 검토중동과 동아시아가 만나는 지정학적 요지인 스리랑카 함반토타 항구에는 연간 6만여대의 통과 선박 중 한 척도 정박하지 않고 있다. 빚더미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함반토타 항구는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야심 차게 실행하고 있는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사업으로 마힌다 라자팍사 스리랑카 전 대통령의 고향에 세워졌다. 스리랑카 정부는 항구를 건설하느라 지게 된 부채를 갚다가 결국 지난해 12월 중국에 99년 동안의 운영권을 내주게 됐다. 중국 정부는 국제공항을 포함한 60㎢에 이르는 항구 주변의 땅도 소유하게 돼 함반토타는 영국 식민지였던 ‘제2의 홍콩’과 같은 운명이 됐다. 중국은 현재 78개 국가에서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이 자국 국유 은행을 통해 자본을 해당국에 빌려주고, 자국 국유기업을 통해 사회간접자본(SOC)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일대일로 참여국도 부채가 많은 저개발국가들인 데다 프로젝트 진행으로 중국 국영기업들도 부채를 떠안게 된다는 점이다.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부작용으로 중국의 부채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는 비판론자들의 지적이 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보도했다. 대표적인 일대일로 참여국인 파키스탄은 620억 달러의 채무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채무의 상당 부분은 일대일로 참여에 따른 인프라 건설 비용이다. 78개 국가 가운데 동아프리카의 지부티, 중앙아시아의 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 동남아시아의 라오스와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 몽골, 발칸반도의 몬테네그로, 파키스탄 등 8개국이 ‘빚의 덫’에 빠진 나라로 지목된다. 미국도 경계의 날을 세우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최대 출자국인 미국은 일대일로 참여국가들에 대한 IMF 자금 지원을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IMF 자금으로 중국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의미다.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은 이날 미국 상원의원 16명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일대일로 참여로 채무위기에 몰린 국가들이 IMF에 자금 지원을 요청하면 어떻게 대응할지 질의했다고 보도했다. 스리랑카는 이미 IMF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고 파키스탄도 재정난 타개를 위해 조만간 구제금융을 요청할 예정이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달 30일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IMF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므누신 재무장관도 지난 4월 IMF 춘계회의에서 “많은 국가들이 중국 등 투명도가 떨어지는 신흥국가의 국가펀드를 통해 상환하기 어려운 규모의 돈을 빌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내부에서도 일대일로로 인한 자국 기업 부채 규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당국이 금융 리스크를 챙기며 신규 투자 감축 등 고삐를 죄는 이유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北, 동창리발사대 추가해체 진행… 영구 폐쇄 신호탄

    北, 동창리발사대 추가해체 진행… 영구 폐쇄 신호탄

    38노스 “수직엔진실험대 하부도 해체 벙커 내 연료·산화제 탱크도 제거한 듯” 발사대 해체는 ‘북미 합의’ 넘어선 조치 유엔 사무총장 “비핵화 위해 방북할 수도”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뿐 아니라 수직 엔진실험대와 발사대도 해체 작업을 추가로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는 7일(현지시간) 지난 3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엔진 연소 실험장의 ‘수직 엔진 실험대’ 하부 구조물 해체 작업을 지속하고 있으며, 해체된 벙커에서 연료와 산화제 탱크도 제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38노스는 지난달 20일과 22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검토해 북한이 발사장의 실험대 상부 구조물을 분리하는 등 동창리 발사장 해체를 시작했다고 분석했었다. 서해위성발사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12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해체를 약속한 곳이며, 수직 엔진실험대는 탄도미사일과 위성발사체 엔진 개발의 핵심 설비다. 또 엔진실험대뿐 아니라 발사대의 해체 움직임도 포착됐다. 사진에는 로켓 발사 지지용 선로에 있는 처리·운반용 구조물과 관련된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발사대 서쪽 벽의 3분의2, 북쪽 벽의 3분의1이 제거됐고, 관련 부품은 인근 대지에 적재돼 있었다. 지난달 촬영된 위성사진보다 건물 앞에 세워진 차량 등도 대폭 늘어 10여대 규모로 파악됐다. 38노스는 전반적으로 해체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했다. 조지프 베뮤데즈 38노스 연구원은 수직 엔진실험대의 경우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해체를 약속한 것이지만, 발사대의 경우 그 약속을 넘는 진전된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엔진실험대의 콘크리트 기반, 발사대의 갠트리(통 받침대) 타워와 발사대 기반 등을 파괴하는 것은 북한 내 어디에도 이와 동등한 능력을 갖춘 시설이 없다는 점에서 영구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한 골프클럽에서 가진 재계 인사들과의 만찬에서 “북한이 지난 6월 싱가포르 합의 사항을 잘 지키고 있다”면서 “핵 프로그램 폐기에도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하며 ‘대북 협상 회의론’을 일축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한편 일본을 방문 중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8일 NHK와의 인터뷰에서 “비핵화 실현을 위해 다양한 수단을 써야 하며 내가 북한을 방문하는 것이 의미 있는 상황을 낳는다면 방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미 간 협상에 대해 “일진일퇴하는 것은 있지만 우리는 흔들림 없는 결의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볼턴 “트럼프, 김정은에게 보낸 친서에 폼페이오 방북 제안”

    볼턴 “트럼프, 김정은에게 보낸 친서에 폼페이오 방북 제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6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언제든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향해 문을 활짝 열어놓았고, 그 문을 통과하는 것은 북한에 달려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싱가포르에서 한 약속을 완수하고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면 가질 수 있는 미래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는 지난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폼페이오 장관이 리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대북 제재의 효과가 약화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턴 보좌관은 최근 논란이 된 북한산 석탄의 반입 의혹과 관련, “우리는 여전히 모든 (대북) 제재 조치의 엄격한 이행을 원한다”며 “해당 지역에 있는 모든 국가와 계속해서 그것(제재 이행)의 중요성을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재의 효과가 약화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약속한 대로 진전을 보이고 비핵화하기를 바란다. 우리가 원하는 건 실행(a matter of performance)이지 수사(rhetoric)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볼턴 보좌관은 특히 “제재를 엄격하게 유지하기 위해 강제 조치를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턴 보좌관은 같은 날 PBS 방송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폼페이오 장관을 평양으로 보내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나게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싱가포르(북미정상회담)와 관련해 중요한 것은 비핵화하겠다는 북한의 약속이지만, 그들은 아직 그 일을 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6·12 북미정상회담 직전에 이뤄진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는 국제 참관인단이 없었기 때문에 유효한 조치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에는 전문가가 아닌 외신 기자들만 참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사여구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북한이 우리와 한국에 한 비핵화 약속을 실행할 것을 기대한다”고 압박했다. 볼턴 보좌관은 CNN 방송에도 출연해 북한과 이란의 핵·미사일 협력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볼턴 보좌관은 CNN에 “역사적으로 이란과 북한은 핵무기 운반 시스템인 탄도미사일에서 협력해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북한의 시리아 원자로 건설을 예로 들며 “핵과 관련해서도 그들이 함께 일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란과 북한에 대한 대응은 정확히 똑같다고 생각한다. 운반 가능한 핵무기 추구를 포기하게 만들기 위해 두 정권에 최대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출구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이란과 북한 지도자와 대화하겠다는 우리의 용의는 변함 없다”며 대화 여지를 열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中 “핵탄두 장착 초음속 비행체 실험 성공”

    中 “핵탄두 장착 초음속 비행체 실험 성공”

    중국 차세대 전략무기 개발기관이 지난 3일 현재 지구상의 모든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너뜨리는 초음속 비행체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중국항천과기집단 소속 공기동력기술 연구원(CAAA)은 ‘싱쿵(星空)2’로 불리는 초음속 비행체가 중국 북서부 지방에서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중국 기술로 개발된 ‘싱쿵2’는 마하 5.5~6에 이르는 빠른 속도와 예측할 수 없는 궤도 때문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비롯한 어떤 미사일 방어체계로도 뚫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게 CAAA의 설명이다. CAAA가 설계한 ‘싱쿵2’는 핵탄두를 탑재한 채 발사 10분 만에 마하 5.5~6의 속도로 고도 30㎞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0분 가까운 비행에서 선회 비행, 로켓 분리, 자동 비행체 발사, 목표지점 도달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6일 보도했다. 군사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극초음속 무인기는 대기권에서 초고속으로 비행하면서 만들어지는 충격파를 이용한다”며 “중국 최초의 극초음속 비행체인 ‘싱쿵2’의 비행 성공은 다양한 측면에서 입증됐다”고 말했다. 이어 ‘싱쿵2’의 시험비행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중국이 무기 기술 발전을 이루었음을 보여 준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사일 방어체계는 주로 크루즈나 탄도미사일 방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이들 미사일은 속도가 비교적 느리고 탄도 추적이 쉽기 때문에 레이더를 이용해 공중에서 격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극초음속 비행체는 탄도 추적이 어렵고 속도가 매우 빨라서 현존하는 미사일 방어체계로 제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쑹은 또 “‘싱쿵2’의 성공은 중국이 군사 측면에서 미국이나 러시아와 어깨를 겨룰 수 있음을 보여 준다”며 “초음속 기술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면 군수용뿐 아니라 산업 이동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과 러시아도 극초음속 비행체를 개발 중이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CVID 빠진 ARF의장성명 “北 완전한 비핵화 이행하라”

    CVID 빠진 ARF의장성명 “北 완전한 비핵화 이행하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안정 노력 촉구 한·중 북핵 수석대표 ‘종전선언’ 논의싱가포르에서 6일 발표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성명에 당초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문구 대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CD)라는 문구가 포함된 것은 남북 및 북·미 관계 개선 과정에서 CVID라는 용어에 거부감을 보이는 북한의 입장을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북핵 문제는 ARF 회의에서 27개 회원국 외교장관이 모두 연설에서 언급할 정도로 화제의 중심이었다. 당초 가장 큰 이슈로 생각됐던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 문제보다도 더 의장성명 앞에 배치될 정도였다. 각국 외교장관의 연설을 종합한 의장성명은 지난 4~5월 남북 정상회담과 6월 북·미 정상회담을 환영하는 한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명한 판문점 선언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서명한 공동성명을 환영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의장성명에는 모든 관련국이 판문점 선언 및 북·미 정상 공동성명의 완전하고 신속한 이행을 포함해 비핵화된 한반도에서 항구적 평화와 안정의 실현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이런 분위기는 판문점 선언 등 한반도 평화의 진전을 지지하려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로 읽힌다. 사실 지난해 의장성명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도발로 인해 ‘심각한 우려’라는 표현이 들어갔다. 또 한반도의 CVID를 평화적으로 달성하는 데 대한 지지를 재확인한다는 표현이 포함됐다. 하지만 북한은 CVID에 대해 ‘패전국에나 쓰는 용어’라며 크게 반발해 왔다. 따라서 이번 ARF 의장성명에서 CVID 표현을 삭제한 것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으로 지난해와 다르게 국면이 전환되면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기 시작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외교부는 “정부는 남북 정상 및 북·미 정상이 합의한 문서에 CD가 포함된 만큼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활용함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설명한 바 있다”며 “ARF 의장국 입장에서는 ARF가 북한이 참여하는 역내 유일한 다자협의체라는 점 등을 감안해 균형된 표현을 사용하려 노력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한편,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오전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나 종전선언의 진행 상황을 포함해 한반도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 중국은 종전선언 참여 여부에 대해 분명하게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한국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靑 “남북정상회담 100일, 국민의 삶 평화가 일상화 됐다”

    靑 “남북정상회담 100일, 국민의 삶 평화가 일상화 됐다”

    4·27남북정상회담 100일을 하루 앞둔 3일 청와대가 남북회담으로 인해 현재 우리 국민들의 삶에 ‘평화’가 일상화됐다고 평가했다. 청와대는 이날 당시 남북정상 사이에서 도출된 ‘판문점 선언’의 이름을 따 ‘판문점 선언 100일 주요성과’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이같이 자평했다. 청와대는 “지난해 한반도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일촉즉발의 위기가 지속되며 전쟁 위협이 어느 때보다도 고조됐었다”며 “남북, 북미 군사당국간 연락채널 부재로 우발적 충돌위험도 상존했던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북한은 지난해 15차례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한 차례 핵실험을 감행했다. 특히 핵실험에 대한 조치로 남북관계의 마지막 보루였던 개성공단가동 마저 중단되기도 했다. 청와대는 “그러나 판문점 선언으로 남북, 북미간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를 논의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국민들이 전쟁의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나 평화가 일상화됐다”고 평했다. 또 불안한 남북관계 등으로 우리나라 기업 주가가 비슷한 수준의 외국기업 주가에 비해 낮게 형성돼 있는 현상을 뜻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도 해소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판문점 선언 합의 이행과정을 위한 남북고위급회담과 분야별 회담의 개최 및 정례화, 아울러 특별한 절차없이 4·27남북정상회담 이후 5·26남북정상회담(2차)을 열어 정상회담 정례화의 길을 연 것을 이유로 들었다. 더욱이 5·26남북정상회담 이후 6·12북미정상회담이 열리고 북미정상간 ‘싱가포르 공동성명’이 채택된 데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여러 국가들과 북한간 대화와 접촉이 확대되며 북한이 국제사회로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 밖에 청와대는 지난 평창동계올림픽의 북한 대표단 참가를 비롯해 남북특사 교환 방문, 남북 예술단 상호방문 및 공연, 남북통일농구대회 개최, 2018 아시아경기대회 공동 진출,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 합의 등을 꼽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 김정은 친서 받고 답장까지

    트럼프, 김정은 친서 받고 답장까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지난 1일(현지시간) 친서를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도 답장했다. 양 정상 간에 ‘서신 외교’가 재개되면서 지지부진했던 북미 간 비핵화 후속 협상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세라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2일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 앞으로 보낸 친서를 1일 받았다. 두 정상 간에 진행 중인 서신 교환은 싱가포르 회담의 후속 조치이자 북미 간 공동성명에서 이뤄진 약속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답장을 썼다. 곧 북측에 전달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친서 전달은 지난달 워싱턴포스트(WP)가 북한의 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제조 의혹을 보도하는 등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미국 조야 내 회의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를 언급한 지 수 시간 만에 백악관이 공식적으로 북미 정상의 친서 교환을 공개한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한 미국 내 부정적 여론을 정면 돌파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의 지난달 6∼7일 3차 평양행 이후 ‘빈손 방북’ 논란이 일었을 때도 김 위원장의 친서를 공개해 여론을 반전했다. 일각에서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조만간 열리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샌더스 대변인은 “2차 회담에 대해서는 확정된 게 없다”며 “관련된 논의가 진행되고는 있지만, 계획된 회담은 없다”고 설명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전체가 비핵화될 때까지 완전히 만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트럼프 ‘北 ICBM 개발 보도’에 신중… “김정은 합의 존중 확신”

    비핵화 압박하면서 ‘협상 판’ 유지 의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보도에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는 북한을 자극해 ‘협상의 판’을 깨지 않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니타 애덤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북한의 ICBM 개발을 전한 워싱턴포스트(WP)의 전날 기사에 대해 “우리는 정보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별도로 코멘트하지 않는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의 합의사항을 존중할 것이라는 확신을 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밤 플로리다주 탬파 정치유세 연설에서 “우리가 중국에 대해 너무 대처를 잘하고 있어서 어쩌면 중국이 끼어들어 우리를 방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면서 ‘중국 배후설’을 또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북한에 대해서는 김정은 위원장과의 ‘매우 좋은 관계’를 언급하며 신뢰감을 표명했다. 호건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도 기자들에게 “해당 보도에 관해 확인하는 일도 부인하는 일도 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어 기들리 부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해 송환에 고무돼 있다”면서 “북·미 정상회담부터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로 가는 많은 다른 진전 사항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트럼프 정부의 신중한 태도는 북한의 구체적 비핵화 행동을 압박하지만 북·미 협상의 판을 깨지 않으면서 대화의 동력을 이어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씨줄날줄] ICBM의 진실/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ICBM의 진실/황성기 논설위원

    미국의 주간지 ‘타임’과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1998년 8월 일주일의 시차를 두고 평안북도 금창리에 대규모 지하시설이 건설되고 있으며, 북한이 그곳에 핵시설을 설치하려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한다. ‘금창리 지하시설 핵의혹’ 사건이다. 발단은 미 국방정보국(DIA) 첩보였다. DIA는 10년 전부터 땅굴 굴착이 시작됐으며, 땅굴 안에서 원자로와 재처리 시설의 건설이 이뤄지고 있다는 첩보를 미 국회에 건넸다. 땅굴 속 원자로는 2년 이내에 가동할 수 있으며 한 해 8~10개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플루토늄 추출이 가능하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의회를 뒤집어 놓은 이 첩보를 미 언론이 보도했으니 북·미 고위급회담을 앞둔 미국 정부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금창리 사찰을 북한에 요구한 것이다. 북·미의 네 차례 회담을 거쳐 ‘공화국을 모욕한’ 대가로 60만t의 식량 지원을 받고 북한은 이듬해 5월 미 사찰단의 금창리 방문을 허용한다. 사찰단이 지하 공간을 샅샅이 조사했으나 핵 시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2002년 발생한 2차 북핵 위기가 가짜뉴스에 의해 4년 앞서 발생할 뻔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가 7월 30일(현지시간) 북한이 평양 외곽의 대형 무기공장에서 액체 연료를 쓰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제조 중인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공장 안팎으로 차량들이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됐다면서 수십 장의 사진도 제시했다. 이 공장은 지난해 11월 29일 발사한 ICBM 화성15형을 생산한 적이 있다. 하지만 사진에는 ICBM 같은 물체는 보이지 않는다. WP 보도대로 무기공장에서 ICBM을 만들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6·12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 어디에도 미사일 생산을 동결한다는 내용은 없다. 즉 얼마든지 ICBM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 공장 주변의 분주한 모습을 북한이 연출했을 공산도 크다. 미국 정찰위성을 늘 의식하는 북한이 차량과 건물의 동태를 노출시켰다면 심리전 차원에서 역이용할 수 있다. “ICBM을 추가로 만들고 있으니, 가격이 오르기 전에 빨리 사시라”는 메시지를 미국에 전하고 싶은 거다. 비핵화와 바꾸려는 체제보장 조치에 인색한 미국을 압박하려는 심산일 것이다. 금창리 의혹 때 우리의 보수 언론들은 미 언론보다 더 날뛰었다. 그때야 북한의 위협이 커서 호들갑을 떨었다고 치자. 북한 관련 미 언론 보도를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금창리 교훈’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일부 언론이 ‘ICBM 생산 의혹’을 WP보다 더 크게 좇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은 비핵화·체제보장 협상 중이다. 난무하는 미국발 대북 정보를 냉정하게 분석하지 않으면 하루아침에 바보 될 수 있다. marry04@seoul.co.kr
  • “김정은, 트럼프 재선 뒤 대북 강경노선 돌아설까 걱정”

    “김정은, 트럼프 재선 뒤 대북 강경노선 돌아설까 걱정”

    “北, 변수 전에 체제보장·종전선언 원해” ICBM 제작 현장 美에 의도적 노출 관측북한이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또는 2020년 미국 대선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변심해 군사적 강경책을 구사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여권 소식통이 전했다. 이런 이유로 북한은 변수가 생기기 전에 체제보장을 확약받고자 종전선언을 서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북한을 다녀온 스웨덴의 북한 관련 싱크탱크 관계자를 만난 여권 소식통은 1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변수로 선거에서 이득을 본 뒤 변심해 체제보장 약속을 뒤집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북한 관계자들이 걱정을 토로했다고 스웨덴 싱크탱크 관계자가 말했다”면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입장에선 최악의 시나리오를 항상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에 안심하기 힘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상정하는 최악의 상황이란 미국 조야(朝野)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의문을 제기하며 여론이 악화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군사적 옵션까지 포함하는 대북 강경노선으로 돌아서는 상황을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린 북·미 정상회담도 편지 한 통으로 취소할 정도로 ‘변칙성’을 보여 왔다. 반대로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민주당에 패하거나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에 패하는 경우도 북한으로서는 불안한 시나리오다. 민주당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뒤집으려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빌 클린턴 민주당 행정부는 1994년 10월 북한과 제네바합의를 타결했으나 11월 공화당이 압승하면서 합의는 무력화되기 시작했고, 2000년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가 승리하면서 합의는 폐기 수순을 밟았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인내하는 것은 자신의 이해관계가 달린 선거 때문”이라며 “종전선언을 오래 끌수록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북한은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최근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제작 현장 모습을 미 정보당국에 노출시킨 것을 두고 조기 종전선언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적 전략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북한의 우려가 기우라는 관측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이룬 북·미 협상의 성과를 임기 내에 쉽게 포기하진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속도내는 군사적 긴장완화… 더딘 한반도 비핵화

    속도내는 군사적 긴장완화… 더딘 한반도 비핵화

    北, 미래 핵 포기 입증… 종전선언 압박 美 “과거·현재 핵리스트 제출해야 보상” 교착상태 지속될 땐 정상회담 시기 지연4·27 남북 정상회담 이후 지난 100일간 남북 관계는 크게 변했다. 보수정권 9년간 잊고 살았던 공동번영과 평화를 꿈 꿀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판문점 선언’은 이행 궤도에 오롯이 올라서지 못했다. 주요 합의 중 남북이 풀 수 있는 ▲남북 관계 발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은 속도를 내고 있지만, 북·미 관계와 연동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연내 종전선언,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을 위한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회담) ▲남북 정상회담 정례화(‘가을’ 평양회담)는 진도를 못 따라가는 형국이다. 남북은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에 해당하는 조치들은 이미 상당 부분 실천했다. 군사분계선 선전방송은 중단됐고, 방송시설도 철거됐다. 동·서해 군 통신선 복구 등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 통로가 복원됐다. 한·미 동맹은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GF) 연습을 잠정 중단하고 계획됐던 연합훈련도 무기 연기했다. 지난 6월 14일에 이어 31일 열린 장성급회담 등을 통해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와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적 이용,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 조성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를 진행 중이다. ‘남북 관계 발전’의 상징적 합의인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는 8월 개소를 목표로 시설 개·보수와 제반 준비를 추진하고 있다. 고위급회담과 각급 회담도 활발하게 열렸다. 오는 20일부터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린다. 7월 평양 남북통일농구에 이어 가을에는 서울에서 경기가 열리고, 아시안게임 남북 단일팀은 남측에서 합동훈련에 돌입했다. 하지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남북 정상회담 정례화’ 합의는 더딘 걸음을 걷고 있다. 북한은 지난 5월 핵실험장 폐기에 이은 미사일 발사장 해체, 지난 27일 미군 유해 송환까지, 북·미 정상 간 합의 이행을 서두르며 ‘종전선언’을 압박했다. 반면 미국은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소재지 등 핵 프로그램 리스트를 제출해야 종전선언이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은 ‘미래 핵’을 포기하겠다는 의지를 핵 관련시설 폐기 등으로 입증했다. 반면 미국은 ‘과거 및 현재 핵’도 테이블에 올려놓아야 ‘보상’이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북·미 간 교착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9월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 종전선언이 가닥이 잡힌다면 평양 남북 정상회담도 그전에 숨통이 트이겠지만, 북·미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정상회담 시기가 늦춰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WP “北, 신형 ICBM 개발 정황”

    북한이 평양 인근 대형 미사일 연구 시설에서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 중인 정황이 포착됐다고 미국 언론들이 정보 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30일(현지시간) 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 평양 산음동의 미사일 종합연구단지에서 액체연료 ICBM 1~2기가 제작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 “미국의 정찰 위성이 지난해 ICBM을 생산했던 북한 공장에서 새로운 차량이 움직이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미 언론들의 보도에 대해 논평하지 않았지만 지난달 북한의 농축우라늄 생산 증대와 마찬가지로 정보당국을 통해 북한의 군사적 동향이 유출된 또 다른 사례로 평가된다. 상업용 위성사진 전문업체 플래닛 랩스가 촬영한 산음동 연구단지 사진을 분석한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프로그램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이곳으로 매일 컨테이너와 차량이 드나들고 있다”면서 “이는 산음동 연구단지가 폐쇄된 장소가 아니라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7일 촬영된 사진에는 적재 지점에서 붉은색 트레일러가 관측됐으며 이는 과거 북한이 ICBM을 운반하는 데 사용했던 트레일러와 같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산음 연구단지는 미국 동부 연안까지 타격할 수 있는 화성15형을 포함해 두 기의 ICBM이 제작된 곳이다. WP는 “북한이 핵 능력을 확장 중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여전히 고성능 무기를 제조 중이라는 사실을 보여 준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은 “신음동 연구단지의 차량 움직임만으로 미사일 제조의 진전 여부를 알 수 없다”는 평가도 전했다.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의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트위터에 미국과 구소련이 군축협상을 진행하면서도 미사일과 핵무기 제조를 계속했던 사실을 예로 들면서 “합의서에 잉크가 마를 때까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중단할 것이라는 기대는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우리 공군 최초의 스텔스 전투기 ‘F-35A’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우리 공군 최초의 스텔스 전투기 ‘F-35A’

    지난 20일(현지시간) 미 서부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루크 공군기지. 'ROKAF' 즉 대한민국 공군을 꼬리날개에 새긴 F-35A 전투기 한대가 대지를 박차고 힘차게 이륙했다. F-35A 전투기 조종간을 잡은 것은 우리 공군 조종사인 정기윤 소령이었다. 정기윤 소령은 F-35A 전투기를 운용하고 있는 미 공군 제56전투비행단, 제944 작전전대 파견대 등과 함께 지난해 5월부터 각종 교육훈련과 시뮬레이터 교육, 실무교육 등을 통해 단독비행을 준비했다. 대한민국 공군 스텔스 시대를 열다 이 날 비행은 우리 공군에게 있어 특별한 의미가 있다. 우리 조종사의 손에 의해 공군의 스텔스 전투기가 하늘로 날아오른 것이다. 이것은 우리 공군이 본격적인 스텔스 시대에 접어든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스텔스란 상대의 레이더, 적외선 탐지기, 음향탐지기 및 육안에 의한 탐지까지를 포함한 모든 탐지 기능에 대항하는 은폐 기술로, 최첨단 전투기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이다. 우리 공군은 차기 전투기 사업을 통해 지난 2014년 3월 24일 F-35A 전투기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는 2010년과 2011년 F-35A를 선정한 이스라엘과 일본에 이어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F-35를 구매하는 세 번째 국가가 되었다. 애초 8조3000억 원의 예산으로 60대를 구매하기로 했으나, F-35A 전투기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9조원 넘는 예산이 필요해 우선 40대를 구입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스텔스 그 이상의 가치를 말하는 전투기 우리 공군 역사상 최초의 스텔스 전투기인 F-35A는 공군기지의 활주로에서 이착륙하는 공군용 전투기이다. F-35A 전투기는 F-22 '랩터' 전투기에서 사용되었던, 스텔스 성능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킨 전투기이다. 특히 스텔스 성능의 유지보수 측면에서 많은 진전을 거두었다. 미군은 자세한 레이더 반사면적을 밝히고 있지만 외신에 소개된 바로는 '골프공' 크기로 알려져 있다. F-35A 전투기는 F-22 전투기에 비해 발전된 항공전자장비를 탑재한다. F-22 전투기의 AN/APG-77 레이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AN/APG-81 레이더는 공대지 모드에서 매우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여기에 최신형 표적획득 및 추적체계인 AN/AAQ-40 광전자표적장비와 접근하는 미사일이나 공중 목표물에 대한 식별 및 위치를 파악하는 6개의 적외선 센서로 구성된 AN/AAQ-37 분산형 개구장비는, 현존 최강 전투기로 알려진 F-22에는 없는 최첨단의 광학감시장비이다. 또한 탄도미사일의 발사 및 비행을 감시 및 추적하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동북아는 스텔스 전투기의 각축장 우리 공군이 스텔스 성능을 가진 F-35A 전투기를 구매하게 된 배경에는, 주변국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과 중국의 스텔스 전투기 도입 영향이 매우 컸다. 일본의 경우 우리보다 먼저 F-35A 전투기의 도입을 결정했으며, 지난 2월부터 일본 아오모리 현에 있는 항공자위대 미사와 기지에서 본격적으로 운용하기 시작했다. 일본 방위성은 모두 42대의 F-35A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밖에 중국 또한 스텔스 전투기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월 9일 중국 매체인 중신망은 중국 공군 웨이보 소식을 인용해 중국이 자체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 J-20을 공군 작전부대에 배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J-20 전투기는 중국이 최초로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로, 지난 11월 1일 중국 주하이 에어쇼에서 공식적인 최초의 시범비행을 선보였다. 이어 2017년 7월 중국 인민해방군 건군 90주년 열병식에도 등장했다. 이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차기 전투기 사업 때 구매하지 못한 20대의 F-35A 전투기를 조속히 추가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F-35A 라이트닝 Ⅱ 전투기 제원 (출처 록히드마틴에어로) 전장 15.7 m / 전고 4.38 m / 주날개 폭 10.7 m / 주날개 면적 42.7 m2 / 수평 꼬리날개 면적 6.86 m / 기체 공허중량 29,300 lb / 내부 연료 탑재량 8278 kg / 무장 탑재량 8,160 kg / 표준장착 내부 무장 * 25 mm GAU-22/A기관총 * AIM-120C 공대공 미사일 2기 *GBU-31 JDAM 유도탄 (2,000 파운드) 2개 / 최대 무게 70,000 lb class / 추력* (장착전 추력 측정) F135-PW-100 40,000 lbs Max. 25,000 lbs Mil. Vertical N/A / 속도(내부무장 전량탑재) Mach 1.6 / 전투행동반경(내부연료) 1,093 km / 항속거리반경(내부연료) 2,200 km / 최대 중력가속도(G) 9.0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문재인·트럼프 사진 내건 주중 北대사관

    문재인·트럼프 사진 내건 주중 北대사관

    ‘친교 두터이’ 설명 등 붙여 ‘사진 외교’북한이 그동안 체제 선전 장소로 써 온 주중 북한대사관 옥외 게시판에 처음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을 내걸었다. 29일 베이징 차오양구 북한대사관 정문 옆의 대형 게시판에는 최근까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으로 도배했던 사진들이 일부 사라지고, 그 자리에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만난 사진들이 새로 게시됐다. 이 게시판에는 지난 4월 1차 북·중 정상회담 사진이 걸리기 전만 해도 광명성 4호 위성과 탄도미사일(SLBM) 수중 시험 발사 등 군사 무기를 뽐내는 사진으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북한이 드러내고 싶은 메시지를 사진으로 보여 주는 게시판 성격에 비춰 볼 때 한국과 미국 지도자의 사진들이 처음으로 걸린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 남·북 관련 사진은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이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공동성명에 서명하는 장면부터 함께 산책하는 장면, 부부 동반 기념사진이 걸렸다. 아울러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 세기의 악수 장면, 단독 회담부터 공동성명 서명 장면, 산책 사진들도 게시됐다. 주중 북한대사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산책하는 사진에 “트럼프 대통령과 산책을 하며 친교를 두터이 하는 김정은 동지”라는 설명도 달았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지난 3월, 5월, 6월 세 차례에 걸쳐 정상회담을 하는 사진은 게시판의 정중앙을 차지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7일 미군 유해 55구를 송환한 것과 동시에 평안남도 회창군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을 조문했다. 특히 마오쩌둥의 아들로 한국전쟁에서 사망한 마오안잉의 묘소에 특별히 화환을 놓고 추모해, 중국에 대한 각별한 예우를 표시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노 의원, 우리 같은 꼴찌 위해 버티지”…6411번 버스는 웁니다

    “노 의원, 우리 같은 꼴찌 위해 버티지”…6411번 버스는 웁니다

    노회찬 2012년 정의당 대표 수락 연설때 ‘6411번 버스’ 청소 노동자들의 삶 언급 그 후 6년…魯는 없지만 승객들 그대로 새벽 4시 첫 차… 출발 15분 만에 만석 서로 가방 들어주며 매일 출근길 눈인사 “노동자 살기 좋았던 때 있었나” 한탄도“6411번 버스를 아십니까.”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명연설’에 언급됐던 ‘6411번 버스’가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2012년 10월 진보정의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노 의원은 “6411번 버스는 매일 새벽 같은 시각, 같은 정류소에서 같은 사람이 탑니다. 누가 어느 정류소에서 타고 어디서 내릴지 모두가 알고 있는 매우 특이한 버스”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 분들은 이름이 있지만 그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다. 그냥 아주머니, 청소하는 미화원일 뿐”이라며 “한 달에 85만원 받는 이 분들은 ‘투명인간’이다. 존재하되 우리가 존재를 느끼지 못하고 함께 살아가는 분들”이라고 지적했다. 지하철이 다니지 않는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첫 버스를 타고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서 강남으로 가는 청소노동자의 삶을 보듬어 줘야 한다는 간절한 내용이었다.●“누가 노 의원만큼 우리 대변해줄지 걱정” 노 의원이 지난 23일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면서 버스 안 ‘투명인간들’도 깊은 슬픔에 잠겼다. 서울신문은 26일 새벽 4시 정각 구로동 영업소에서 출발하는 ‘6411번’ 첫 차와 3분 뒤 출발한 두 번째 버스에 올라 노 의원이 품으려 했던 청소노동자들을 만났다. 그들은 노 의원을 “우리 편에 섰던 사람”으로 기억했다. 실제 버스에서 만난 승객 대부분은 노 의원의 연설대로 여성 청소노동자들이었다. 노 의원이 말한 것처럼 신기하게도 출발한 지 15분 만에 버스는 꽉 찼다. 구로동 영업소를 출발한 첫 버스는 첫 정류장인 거리공원에서 7명을 태웠다. 이 중 한 명인 강모(64)씨는 강남에서 빌딩을 청소한다. 강씨는 “노동자들이 새벽부터 치열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아는 정치인은 노 의원이 유일했다”며 “노동자들이 이렇게 힘들게 살지 않고도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치를 하셨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구로구 남구로역 정류장에서 6411번 버스를 기다리던 서모(72)씨는 ‘노회찬’이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금세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최근 5년 동안 강남구 선릉역 주변 빌딩을 청소하고 있는 서씨는 “노동자들 편에 섰던 좋은 분”이라면서 “노 의원은 하늘나라에서도 우리 같은 사람들을 위한 정치를 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남구로역에 도착하니 남은 좌석이 없었다. 앞쪽에 앉아 있던 김모(65)씨도 강남의 한 빌딩을 청소하는 노동자였다. 김씨는 “매일 아침에 첫 차를 탄다”면서 “오전 6시까지 출근하게 돼 있지만 5시 20분까지는 도착해야 여유 있게 일을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와 함께 근무하는 21명의 동료는 노 의원의 비보를 접하고 “‘아무리 어려워도 죽으면 끝인데 왜 돌아가셨을까’라며 가슴 아파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김씨는 “약자 편에 서서 법도 많이 만들었는데, 하늘나라에서는 평안하길 바란다”고 명복을 빌었다. 버스 기사 윤모(56)씨는 “정치적인 적(敵)이 없는 것만 봐도 노 의원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 수 있지 않느냐”면서 “앞으로 누가 노 의원처럼 노동자들을 속시원하게 대변해 주고 우리를 위해 힘써 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첫 번째 버스보다 3분 늦게 출발한 두 번째 버스에 탄 첫 승객도 강남구 학동에 있는 빌딩을 청소하는 노동자였다. 구로구 신도림역 정류장에서 탑승한 정모(54)씨는 “점점 살기가 절박해지는 것 같다”며 “최저임금이 올라도 용역회사는 오히려 식대를 줄여 임금이 지난해와 2만~3만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강남구 선정릉역 인근의 빌딩 청소를 한 지 3개월 됐다는 김모(60)씨도 “오래 일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최저임금이 오르자 용역회사에서 일하는 시간과 월급도 같이 줄였다고 한다”고 말했다. 2년 정도 강남 빌딩에서 청소 일을 한 신모(68)씨는 “청소하는 사람들은 편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한탄했다. 이어 “남편이 아파서 몇 년째 쉬고 있기 때문에 청소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청소하는 사람들이 만날 하는 소리가 ‘허리 아프다’, ‘손목 저린다’, ‘몸이 찌릿찌릿하다’ 이런 말들이다”고 덧붙였다. 6411번 버스 승객들 사이에는 자리에 앉은 사람이 서 있는 사람의 가방을 들어 준다. 모르는 사람인데도 서로 대화를 하고 내릴 때에는 눈인사를 하기도 했다. 10년 넘게 이 버스를 탔다는 신모(68)씨는 “다 똑같은 일을 하고, 매일 같은 버스를 타니까 서로 모르면서도 잘 안다”면서 “나이가 비슷하면 친구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버스의 좌석도 출발한 지 20분이 지나자 꽉 찼다. 뒷문으로 오르는 계단은 또 다른 의자가 됐다. 승객 4명은 미리 준비했다는 듯 가방에서 비닐 깔개를 꺼내 뒷문 계단에 깔더니 그 위에 앉았다. 그렇게 앉은 네 명의 승객은 두 명씩 짝을 지어 이야기를 나눴다. 곧이어 발 디딜 틈 없이 사람이 찼고 앞문도 제대로 닫히지 않을 정도가 됐다. 청소노동자들은 동작구 노들역 정류장에서 5명 정도씩 내리기 시작했다. 강남구 구반포역 정류장에서부터는 10여명씩 한꺼번에 내렸다. 1시간 10여분이 지나 선릉역 정류장에 도착하자 승객 대부분이 하차했다. 오전 5시 10분, 이들은 인사를 나누고 각자의 빌딩으로 들어갔다. ●“형! 다음 생에서 만나요”… 울먹인 유시민 “회찬이 형! 형! 형! 다음 생에서 또 만나요.” 공동장례위원장으로 노 의원과 2012년 진보정의당을 창당하고 함께 팟캐스트에 출연하는 등 각별한 인연을 이어 왔던 유시민(58) 작가는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린 노 의원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낭독하다가 울먹였다. 유 작가는 “생전에 한 번도 형이라고 부르지 못하다 오늘 처음 형이라고 부른다”며 “완벽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좋은 사람이어서 형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생에는 더 좋은 곳에서 태어나 더 자주, 멋지게 첼로를 켜고 아름다운 글을 더 많이 쓰고 (부인) 김지선님을 만나 더 크고 깊은 사랑을 나누세요”라며 “가끔은 물 맑은 호수로 저와 단둘이 낚시를 가자, 형과 함께한 모든 시간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노 의원의 넋을 기리기 위한 추모문화제는 연세대 이외에 노 의원 지역구인 경남 창원에서도 열렸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장례식장에 차려진 빈소에는 26일 오후까지 2만 8800여명의 추모객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노 의원의 장례는 26일부터 국회장으로 승격됐다. 장례 마지막 날인 27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영결식이 엄수된다. 이후 고인은 서초구에 있는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돼 장지인 경기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 안치된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폼페이오 “대북, 인내하는 외교…헛되이 질질 끌진 않을 것”

    폼페이오 “대북, 인내하는 외교…헛되이 질질 끌진 않을 것”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대해 ‘인내 외교’를 언급하면서도 무작정 시간을 끌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북한의 대량파괴무기(WMD) 제거가 이뤄지기 전까지 대북 제재를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북한이 핵뿐만 아니라 생화학무기를 포함하는 WMD까지 해체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25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우리는 ‘인내하는 외교’(patient diplomacy)를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것이 헛되이 질질 오래 끌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성공적 회담에 따른 후속 조치 차원에서 지난 5일 방북했을 당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가졌던 생산적인 논의에서 이러한 (미국의) 입장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간 제한은 없다”고 말하면서 공식화된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인내 전략을 펴면서도 북한의 일방적인 시간끌기식 지연 전략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인내하는 외교’는 전임자인 렉스 틸러슨 장관 시절 국무부가 대북 외교정책을 설명하면서 쓴 표현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외교와 대화가 충돌과 적대보다 우선시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원칙이 북한에 대한 미국의 행동을 이끌었다고 강조한 뒤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에 대한 목표에 관한 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우리의 목표는 김 위원장이 동의했듯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 비핵화(FFVD)”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전망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이다. 진전은 이뤄지고 있다”며 “우리는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한 약속을 완수하길 요구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특히 “북한이 대량 파괴무기(WMD)를 제거할 때까지 우리의 제재, 그리고 유엔의 제재는 유지될 것”이라며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는 북한이 모든 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제거하길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결의안들은 만장일치로 통과됐으며 법적 구속력이 있다”며 “우리는 전적으로 모든 각 나라가 약속한 대로 이러한 제재의 이행을 유지하기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WMD+탄도미사일 폐기론’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이달 초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에 앞서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으로, 폼페이오 장관이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WMD를 해체 대상으로 명시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WMD를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쇄에 이어 북한이 구체적 비핵화 조치를 추가적으로 이행할 것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앞에 놓인 길은 쉽지 않지만, 더 안전한 세계, 그리고 북한을 위한 더 밝은 미래에 대한 우리의 바람은 지속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 제거와 해체에 대한 미국의 비핵화 정의에 동의했느냐’는 질문에 “북한과 복잡한 협상을 진행 중인 만큼, 공개석상에서 구체적 내용을 공유하지는 않겠다”면서도 “나는 북한이 우리의 비핵화 정의, 즉 핵 탄두의 기반시설과 생·화학 무기 등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정의를 이해한다고 매우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이에 동의했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그들은 완전하게 비핵화한다는 데 동의했다. 그것은 분명히 모든 종류의 무기를 포함한다”고 답변했다. 이번 청문회는 북미정상회담과 미·러정상회담을 놓고 의회 내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데 따라 마련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