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존층파괴/북반구 상공도 “위험”
◎NASA,형성·정찰기 이용 충격의 조사결과 발표/미·가 상공에 프레운가스 부산물 쌓여/“이대로 가면 1∼2년내 큰 구멍 뚫려”/미 “CFC사용중지”·호선 일광욕금지 캠페인
지구성층권의 오존층파괴가 지금까지 과학자들의 예측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새로운 관측결과가 발표돼 세계를 경악시키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지난주 오존층 파괴가 남극대륙 상공뿐만 아니라 북반구및 온대지방에서도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나타내는 최신 관측결과를 발표했다.연구완료 시기를 1개월이나 앞두고 있음에도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즉각 발표된 이 관측결과는 미국 부시대통령으로부터 프레온가스 사용기간 단축조치를 끌어내고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커버스토리로 이를 다루게 하는등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최신예정찰기및 궤도위성이 지난 1월 북반구 상공을 교차하면서 수행한 관측결과에 따르면 오존층 파괴의 주범인 프레온가스(CFC)의 화학적 부산물 일산화염소(CIO)가 높은 농도로 북반구상공에 밀집돼 있었다.이지역에서 지난 10년간 오존층이 4%에서 8%로 약화됐다는 선행 연구결과가 이미 발표된 일은 있지만 이 최신관측 결과는 미국의 북부지방과 캐나다,유럽,러시아를 포함한 일부지역에서 오존층이 늦은 겨울과 초봄에 걸쳐 일시적으로 40% 이상 감소될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이는 남극에서의 현상에 버금가는 심각한 상황으로 지금부터 1∼2년 안에 북반구 상공 오존층에도 커다란 구멍이 뚫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사실이 발표되자 해당 국가들은 크게 당황하고 있는 분위기다.덴마크 환경성 대변인은 국민들에게 동요되지말기를 당부하면서도 외출시 모자와 일광차단제 사용을 당부했으며 영국의 그린피스운동가들은 존메이저총리를 면담,즉각적인 CFC가스생산중지를 촉구했다.독일은 몬트리올의정서가 2천년까지 CFC가스사용중지를 규정하고 있음에도 이를 95년으로 앞당기기로 한 자국의 정책에 다른 국가들도 동조해줄 것을 촉구했으며 미국은 종전의 정책을 수정,95년까지 이의 사용중지를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74년 오존층 문제를 최초로 제기한 로우랜드등의 학자들은 남극 오존층이 CFC가스에 취약한데는 몇가지 요인들이 작용한다고 생각했다.우선 남극지방의 회오리바람은 공업국들에서 배출한 CFC가스를 모아들이며 둘째로 밤중의 극도로 한냉한 남극의 공기는 성층권에 작은 얼음조각구름을 만들어 여기에 붙어있는 CFC가스가 깨지면서 일산화염소로 분해되는 과정을 걷는다는 것이다.여기에 긴 겨울밤이 다하고 해가 뜰때 이 햇빛은 일산화염소에 의한 대규모의 오존층파괴에 방아쇠역할을 한다.
반면 지구북쪽에서는 회오리바람이 분명치않다.또 북극 성층권은 남극처럼 차갑지 않으며 얼음구름도 덜생겨 과학자들은 남쪽의 구멍처럼 오존파괴가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다면 이번의 관측결과는 왜 일어났을까.NASA의 정찰기 ER2는 지난해 발생한 피나투보화산재가 성층권에 도달,얼음구름 역할을 하며 CFC부산물의 화학반응에 필요한 근거지를 제공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과학자들은 또 이런 반응을 방해하거나 지연시키는 질소화합물이 대기상에서 사라져버린 사실도 발견했다.이에 대해 미국립 해양대기협회의 화학자 수잔 솔로몬은 화산분무가 질소산화물을 진압하는 화학반응의 공간이 됐다고 말한다.
이같은 사실에도 불구하고 북반구에 오존구멍이 생기는 데에는 햇빛이라는 필수조건이 하나 더 있다.만일 수개월간의 암흑이후 일출전에 극지회오리가 일어난다면 올해는 오존구멍이 생기지 않을것이다.그러나 당장 이런 현상이 일어나진 않더라도 향후 수년안에 발생할것은 거의 확실하다는게 전문가의 말이다.
이경우 광범한 오존층파괴와 그 위험은 북위 50도선에 가해질 것으로 예측된다.미국 캐나다국경지역과 영국의 모든 섬,스칸디나비아,네덜란드,벨기에,독일,러시아등이 이에 해당되며 이보다 더 남쪽도 영향을 받게 되리란 것이다.
칠레의 최남단도시인 푼타 아레나스의 부모들은 자녀들을 상오10시부터 하오3시까지 바깥에 내보내지 않고 있으며 호주에서는 일광욕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공익광고를 미국의 금연캠페인에 버금가는 횟수로 방송하고 있다.외출시에는 짙은 선글라스를 착용해야만 하고 국민학교 체육시간을 오후 늦은 시간으로 옮겨야 하는 불편들이 지구인구의 대부분이 살고 있는 북반구에도 곧 일어날 것인지 답답하기만 한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