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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듀! 라이프’ 광고 줄어 70년만에 폐간

    ‘아듀! 라이프’ 광고 줄어 70년만에 폐간

    ‘굿바이 라이프.’ 1972년 베트남 전쟁의 참상을 단 한 장의 사진으로 극명하게 보여준 ‘네이팜탄 소녀’. 미군이 투하한 네이팜탄으로 불타는 마을을 뒤로하고 벌거벗은 채 울부짖으며 달려오는 베트남 소녀의 사진은 전쟁의 비극을 전 세계인에게 각인시켰다.1945년 8월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을 기념해 뉴욕 타임스퀘어에 몰린 인파 속에서 키스를 나누던 해군 수병과 아름다운 간호사의 사진도 한국인에게는 친숙한 작품이다. ‘보도사진 저널리즘’의 걸작으로 불리는 명작 사진들을 게재하며 ‘세계의 창’으로 미국민에게 사랑받던 잡지 ‘라이프’가 4월20일자를 끝으로 70년 만에 폐간됐다. 타임, 피플,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등을 발행하는 모기업 타임사가 광고 악화 등 경영난을 이유로 내린 결정이다. 미 abc방송은 21일 우리 시대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부수를 자랑했던 ‘라이프’가 미국민을 떠나게 됐다고 전했다. 한때 850만부를 자랑했던 잡지였다. 라이프지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사망,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진 등을 미국 각 가정으로 배달, 슬픔과 충격을 전달했다.abc방송은 “텔레비전 시대 이전에 미국 영웅들의 얼굴을 가장 생생하게 전달한 잡지였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전 라이프 사진작가였던 랠프 모스(89)는 “우리는 TV가 하지 못했던 것을 해냈다.”면서 “역사 서적들이 우리가 게재한 보도 사진들을 사용하고 있고, 그 사진들은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스는 미항공우주국(NASA)이 달을 향해 발사한 머큐리7호의 발사 장면을 찍을 수 있도록 허락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라이프가 폐간된 후에도 1000만건에 달하는 방대한 사진 자료는 올 가을부터 인터넷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상당수는 단 한번도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은 자료인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프 회장 앤드 블라우는 “사진은 다른 식으로는 결코 기억할 수 없는 수많은 사건들과 감정들을 사람들에게 불러일으키는 능력이 있다.”면서 “인터넷이 20년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방식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프는 1936년 주간지로 출발했다.1972년 광고 수입 감소로 휴간하기도 했다.1978∼2000년 월간으로 발행된 후 그동안 타임의 103개 계열사 신문의 주말판 부록으로 제공됐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스페인·태국 폭탄테러로 행사 취소

    |뉴욕 이도운·베이징 이지운·파리 이종수특파원|2007년 첫날 세계는 축제와 잔치, 폭동과 테러의 공포, 자연재해와 사건·사고가 뒤섞인 새해를 맞았다. 시드니는 100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다양한 폭죽행사가 벌어져 형형색색의 불꽃들이 밤하늘을 채웠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서는 1만 5000여명의 시민과 관광객이 새해맞이 행사에 참가했다.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에서는 테러에 대비, 삼엄한 경비가 이뤄진 속에서 100만명의 인파가 어우러져 새해를 맞았다. 시카고는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불꽃놀이를 지켜보면서 새해 카운트 다운을 했다. 영국은 새해 축제가 폭풍우로 인해 대거 취소 혹은 연기됐다. 리버풀의 푹죽행사는 폭풍우 때문에 연기됐고 벨파스트의 야외공연은 취소됐다. 스페인 마드리드시(市)는 30일 바라하스 국제공항에서 일어난 폭탄테러로 인해 새해맞이 축제행사를 취소했다. 태국의 방콕도 새해를 하루 앞두고 발생한 연쇄폭탄 테러로 축제가 취소됐다. 지난달 28일부터 계속된 마약조직원들의 폭동으로 긴장 속에서 새해를 맞았다. 폴란드의 북동부 마주리안 레이크스 지역은 폭풍으로 전력이 끊기는 바람에 어둠 속에서 새해 전야를 맞아야 했다고 폴란드 PAP통신이 보도했다.jj@seoul.co.kr
  • 해외 첫 국악공연장 뉴욕에 개관

    해외에는 처음으로 국악전용 공연장인 뉴욕 맨해튼의 세븐스타스 국악공연장이 16일(현지시간) 개관했다. 한국전통문화교육센터가 맨해튼 브로드웨이 극장가의 중심인 타임스퀘어에 설립한 세븐스타스 국악공연장은 개막 기념공연을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 무료공연을 통해 문화수도인 뉴욕에서 국악 알리기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전통문화교육센터는 한국 전통예술의 진가를 맛볼 수 있도록 매일 1회 무료공연을 펼치는 것이 목표라면서 정기 무료공연 외에 본국 예술인 초청 공연, 타민족 교류 공연, 퓨전 공연 등으로 무대를 메워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뉴욕 연합뉴스
  • “시간이야말로 가장 초현실적 존재”

    ‘그의 작품들을 보면 시간이야말로 가장 초현실적인 존재라는 걸 깨닫게 된다.’ 사람들과 차량으로 복작이는 미국 뉴욕 타임스 스퀘어를 촬영하는 데 8시간이 걸렸고 2시간 축구 경기를 오롯이 한편의 사진에 담았다.1시간에 걸친 남녀의 정사를 담기도 했고 심지어 얼음이 녹는 25시간을 하나의 필름에 담기도 했다. 뉴욕에 있는 국제사진센터에서 첫 단독 사진전 ‘방송중’을 열고 있는 한국인 사진작가 아타 김(한국 이름 김석중)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12일 집중 조명해 눈길을 끌었다. 그의 카메라 앵글은 지속성과 동시성을 포착해 담아내는 데 탁월한 재능을 선보였다고 신문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1956년 한국에서 태어난 그는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뒤 카메라를 접하면서 문학과 철학, 특히 선(禪) 불교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그의 초기 작품들은 1980년대 격변기를 반영, 정신병원 환자들의 일상을 담은 작품들을 내놓았다.1990년대 초반에는 황량한 풍경속에 잠든 듯, 혹은 죽은 듯 누워있는 나체 군상들을 영화적 기법으로 편집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이는 모두 재앙의 외상에 신음하면서도 새 생명을 잉태하는 인간의 양면성을 다뤘다는 평을 들었다. 2002년 뉴욕 퀸스 예술관에서 열린 동호회전 ‘번역된 행동들-동아시아 신체 예술’을 통해 처음 미국 무대에 데뷔한 그는 1995년부터 빚어낸 그의 최고 누드 작품들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사실 그의 작품 세계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한국인 100명의 얼굴을 엮어 한 사람의 얼굴로 재창조해낸 ‘자화상’,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마지막 만찬’을 패러디해 예수의 얼굴을 유다와 맞바꾼 작품 등이 그랬다.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3년 전 그의 작품은 편당 2만달러(약 2000만원)에 거래돼 주위를 놀라게 했다.‘아타’란 이름은 ‘너와 나’를 의미하며 ‘우리는 세계’라는 거창한 메시지를 품고 있다고 그는 설명한 바 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맨해튼 한복판 ‘묻지마’ 칼부림

    맨해튼 한복판 ‘묻지마’ 칼부림

    미국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이유없이 불특정 다수를 공격한 ‘묻지마 칼부림’이 잇따라 발생했다. 특히, 피습 사건이 관광 명소인 맨해튼의 타임스퀘어 등 주요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발생, 관광객의 주의가 요구된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14일(현지시간) 맨해튼 한복판에서 불과 13시간동안 관광객 등 4명이 잇따라 피습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피해자 가운데 2명은 위독하다. 첫번째 사건은 현지 시간으로 13일 오후 3시41분쯤 맨해튼 센트럴파크 C노선의 지하철역에서 발생했다. 괴한은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온 남성 관광객 1명의 가슴을 마구 찌른 뒤 달아났다. 두번째 사건은 다음날 새벽 3시에 일어났다. 타임스퀘어 인근의 록펠러센터 지하철역에서 30대 남성이 흉기에 찔렸다.30분쯤 후 인근 시장에서 맥주병을 집어던지며 칼을 휘두른 난동 사건이 발생했고 피습 사건의 연관 여부를 위해 경찰이 추적에 나섰다. 마지막 사건은 새벽 4시 타임스퀘어 지하철역과 접한 브로드웨이 47번가의 에디슨 호텔 인근에서 발생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관광을 온 여성 2명이 길을 걷다 등 뒤에서 예고없이 공격을 당했다. 뉴욕 경찰은 당시 호텔 주변에서 노숙자 케니 알렉시스(20)를 용의자로 체포한 후 세 사건과의 범행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타임스 스퀘어 옛 광고판 팔아요

    뉴욕의 타임스 스퀘어를 밝히던 네온사인 광고판들이 경매에 나온다. 매일 1000번이나 비워졌다 채워지기를 반복하던 코카콜라병,4초마다 연기를 내뿜던 카멜 담배 등 하나 같이 뉴욕의 밤거리를 휘황찬란한 불빛으로 물들이던 지난 세기의 명물들이다. 18일 필라델피아의 프리맨 옥션하우스에서 경매에 부쳐질 광고판은 모두 73점.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디지털 전광판에 밀려 경쟁력을 상실한 20세기 자본주의의 유물들이 광고제작사의 창고에서 나와 새 주인을 찾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광고판을 내놓은 아트크래프트 스트로스사는 한때 뉴욕의 옥외 광고판 제작을 독식하던 회사다. 그러나 전성기 시절 100명이 넘던 직원수는 6명으로 줄었다. 나스닥 주식 거래소와 리만 브러더스 본사건물 등 타임스 스퀘어 주변의 대형빌딩에 하이테크 비디오 스크린이 하나 둘 등장하면서부터다. 신문은 1940년 제작된 카멜 광고판이 1000∼2000달러, 코카콜라 광고판은 1만∼2만달러에 거래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운드오브뮤직의 오리지널 연극 광고판은 1만달러의 감정가가 매겨졌다. 타임스 스퀘어에 네온 광고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04년. 브로드웨이와 42번가의 교차로에 인근 뉴욕타임스 건물의 이름을 딴 타임스 스퀘어란 명칭이 처음 붙여질 즈음이다.‘악마의 놀이터:타임스 스퀘어’란 책의 저자 제임스 트라움은 “네온사인이라는 새로운 예술형식이 완성을 이룬 장소가 바로 타임스 스퀘어”라면서 “1950년대를 거치면서 이곳의 네온은 ‘세계의 교차로’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됐다.”고 설명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유럽 최대기업 부상 이지그룹 성공 노하우

    유럽 최대기업 부상 이지그룹 성공 노하우

    |글 사진 런던 함혜리특파원|런던 북부에 있는 캠던타운 지역의 글루체스터 크레센트 42번지. 길모퉁이에 원형으로 지어진 건물 1층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이 강렬한 오렌지색이다. 그 다음으로 즉각 피부에 와 닿는 것은 오렌지색의 물결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였다. 칸막이도 없이 트인 공간에서 방향도 제각각으로 앉은 20여명의 직원들이 컴퓨터를 들여다보며 업무에 몰두하고 있었다. 저가 항공사의 선두주자인 이지제트(easyJet)를 비롯해 여행, 렌터카, 호텔, 인터넷 카페 등 15개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이지그룹(easyGroup) 본사는 그룹의 전략을 보여주듯 군살 하나 없이, 그러나 효율적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유럽의 불경기가 지속되는데 10년 만에 고객 인지도 최고의 그룹으로 다가선 이지그룹의 성공비결은 뭘까. ●군더더기를 과감히 제거한다 지난 1995년 11월10일 오전 7시 런던 북부의 루턴공항에서 비행기 한 대가 이륙했다. 동체에는 커다랗게 오렌지색으로 예약 전화번호를, 오렌지색의 꼬리에는 이지제트라고 적은 비행기였다. 저가 항공사의 선두주자 이지제트의 역사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런던과 스코틀랜드를 잇는 노선운항을 시작한 이지제트는 이듬해 암스테르담 노선으로 국제선 운항에 들어갔다. 싼 항공요금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이지제트는 출발 10년이 지난 현재 109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유럽내 230개 노선을 운항 중이다. 수개월 전 예약을 할 경우에는 대형 항공사의 10분의1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지제트가 평균 3분의1 정도 싼 가격을 제시할 수 있는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이지그룹의 대외관계 담당 제임스 로스니는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모두 없앤다.”는 그룹의 가치를 꼽았다. 전화와 인터넷을 통한 전자 예약 시스템을 이용하고 신용카드로 지불방식을 통일해 여행사의 커미션, 민간항공기구(IATA)에 내는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기존 항공료의 15%를 줄인다. 기내식을 없앤 것은 물론이며 커피 등 음료수를 기내에서 판매해 수익을 올린다. 이지제트는 어디에서든 제2의 공항을 이용한다. 공항이용료가 싼 데다 붐비지 않아 공항 체류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비용도 줄고 그만큼 자주 운행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항공기당 하루 평균 운항시간은 11시간으로 브리티시에어라인의 7시간보다 4시간이나 많다. 항공기 2대로 3대의 운항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비행기내에 있는 좌석은 모두 이코노미석이다. 같은 종류의 항공기로 다른 항공사보다 더 많은 좌석을 놓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보잉 737기의 경우 비즈니스석을 포함해 일반적으로 109석이지만 이지제트는 이보다 44%가 많은 149석이다. 기내 승무원은 3명으로 한정해 인건비를 줄였다. 기종을 통일해 유지 및 보수비용, 정비기술자와 조종사 훈련 비용을 줄였다. 로스니는 “이같은 가격절감의 노하우는 다른 이지그룹의 사업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최소의 가격으로 최대의 가치를 창조한다 싸다고 해서 지저분하고, 서비스나 제품의 품질이 엉망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지그룹이 ‘낮은 가격’ 다음으로 중시하는 것은 가격대비 최대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지제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고급 샴페인과 기내식이 제공되는 안락한 비행을 기대하지 않는다. 이보다는 싼 비용, 깨끗한 환경, 안전한 비행을 원한다. 이에 대한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고 한다. 가격대비 상품의 질은 고객들이 평가한다. 이지제트는 지난 한 해 동안 모두 2960만명의 승객을 수송했다. 전년보다 21.4% 늘어났다. 이지제트의 총매출은 13억 4140만파운드(약 2조 2800억원)로 전년보다 23% 증가했다. 유럽 8개국과 미국 타임스 스퀘어 등에 74개 프랜차이즈점을 둔 인터넷카페의 경우 이용료 2유로(약 2300원)면 하루 종일 안정된 고속인터넷으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 올 여름에는 무선접속, 게임, 프린트, 디지털 카메라 이미지 다운로드 등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4세대 인터넷 카페도 나온다. 인터넷 카페 이용객은 하루 1200만명이나 된다. ●고정관념의 틀을 깬다 이지그룹이 관리하는 사업분야는 모두 15개. 대부분 기존에 대기업들이 사업을 장악한 분야로 가격대가 국제적으로 통일된 것이 일반적이다. 이지그룹의 창업자 스텔리오스는 매번 이같은 고정관념을 깨며 새로운 사업을 시작해 뉴스를 만들었다. 이지제트가 출범할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렌터카, 영화티켓 판매, 온라인 주문피자 등 사업을 시작할 때마다 매번 선점 대기업들의 거센 시장진입 저지압력을 받았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유되는 싸움에서 소비자에게 유리한 가격을 제공하는 이지그룹의 브랜드가 항상 승리했다. 고정관념의 파괴는 호화로움의 상징인 크루즈 여행에서도 입증됐다. 돈 많고 나이 지긋한 사람들이 인생의 후반을 여유 있게 보내려고 떠나는 크루즈 여행이라는 관념의 틀을 깨고 이지크루즈는 지난여름부터 20∼40대의 젊은 층을 겨냥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지그룹의 설립자이자 회장인 스텔리오스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낮은 가격을 제시한다는 것은 바겐세일과 다르다.”고 잘라 말한다. 그는 “지불하는 금액에 적절한 서비스와 품질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돈을 적게 들이고 좋은 물건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사람들의 생활을 다르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lotus@seoul.co.kr ■ 유럽 최저가 ‘이지호텔’ 투숙해 보니 이지호텔(easyHotel)에 도착한 시간은 밤 11시쯤이었다. 런던 시내 한복판이지만 이지호텔이 위치한 렉스함가든 지역은 적막감이 돌 정도로 한산했다. 가방을 들고 계단을 올라 벨을 누르니 이지호텔 마크가 새겨진 회색 점퍼를 입은 젊은 여성이 문을 열어준다. 인터넷에서 다운받은 예약서류를 내 보이고 간단한 입실수속을 마쳤다. 이지호텔은 인터넷으로만 예약을 받고 예약때 요금을 내야 숙박이 가능하다. 신용카드로 지불한 하룻밤 숙박료는 40파운드(약 6만 8000원). 아침식사가 포함되지 않은 가격이다. 혼자서 객실 34개인 이 호텔을 지키는 자라(23)는 입실수속이 끝나자 카드키와 함께 호텔 투숙객들이 지켜야 할 주의사항과 안내문이 담긴 종이 한 장을 내 주었다. 안내문에 따르면 호텔에서 토스터, 미니쿠커를 사용할 수 없다. 모든 구역에서 금연이다. 체크인 시간은 오후 4시, 체크 아웃은 다음날 오전 10시. 체크아웃 이후에 짐을 보관해 주는 서비스도 없다. 하루 이상 머물 경우 청소 및 시트 교체를 원하면 10파운드(약 1만 7000원), 새로 수건을 받으려면 1파운드(약 1700원)를 추가로 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방은 1층 5호. 오렌지색 방문에는 아주 작은 방(very small room)이라고 적혀있다. 이지호텔은 지난해 8월 오픈한 가격파괴 호텔이다. 런던에서 가장 작은 호텔방이라고 하는데 도대체 얼마나 작을지 궁금한 마음에 서둘러 카드키로 문을 연 순간 ‘앗!’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창문도 없는 방은 표준사이즈의 더블침대(가로 120㎝, 세로 180㎝) 하나가 거의 다 차지했다. 발을 디딜 틈도 없고 마땅히 짐을 놓을 공간도 없다. 책상이나 의자도 없고 옷장도 없다. 가방을 어디에 놓아야 할지, 코트를 어디에 걸어야할지 난감했다. 옷걸이가 벽에 2개 있었지만 너무 높이 달려 있어 사용할 수도 없었다. 객실에는 전화도 없고 인터넷도 안된다. 천장 가까이에 평면 텔레비전이 걸려 있지만 리모컨(빌리는데 5파운드)이 없으니 무용지물이다. 비행기 화장실 크기의 욕실에는 변기, 세면대, 샤워 부스가 오밀조밀 들어차 있다. 수건 한장, 휴지, 벽에 부착된 물비누, 플라스틱으로 된 휴지통이 비품의 전부다. 호텔 종업원 자라는 ‘방이 너무 작고 서비스가 많지 않아 불평하는 손님들이 없느냐.’는 질문에 “모두 사전 정보를 갖고 오기 때문에 큰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방으로 돌아와 문 뒤편 바닥에 가방을 놓고 짐을 푼 뒤 잠자리에 들었다. 밀폐된 작은 공간이 오히려 숙면에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었을까. 이튿날 아침의 기분은 신기하리만치 상쾌했다. lotus@seoul.co.kr ■ 스텔리오스는 이지그룹의 최대주주(41%)이자 창업자인 스텔리오스(39)는 그리스 사이프러스 출신으로 해운업을 하는 백만장자 루카스 하지 이아누의 아들이다. 고등학교까지 그리스에서 나온 그는 명문 런던경제대학과 런던비즈니스스쿨에서 공부했다.21세 때 유조선 선박회사 스텔마 슈핑을 창업했던 그는 28세에 집안의 사업과 다른 분야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려고 항공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자신을 ‘연쇄 창업가’라 부른다.“리스크(위험)는 커다란 자극제가 된다.”는 그의 꿈은 세상을 이지그룹의 상징인 오렌지색으로 물들이는 것이다.
  • 뉴욕서 9년째 길거리 사물공연 박봉구씨

    뉴욕서 9년째 길거리 사물공연 박봉구씨

    |뉴욕 김유영특파원|“두둥∼두둥∼두두둥∼” 지난해 12월말 뉴욕 맨해튼 42번가-타임스퀘어 지하철역 부근. 뉴요커들의 분주한 발걸음 소리가 숨가쁜 장구 장단에 묻혀버렸다. 외국인일까, 한국인일까…. 겹겹이 싸인 구경꾼들의 어깨 너머로 들여다봤다. 상모 위로 경쾌하게 돌아가는 흰색 끈이 간신히 보였다. 신명나는 사물놀이에 흑인들도 덩달아 춤을 춘다. 여기저기서 ‘브라보’ ‘쿨’ 등의 감탄사가 쏟아졌다. 어느새 장구통에는 1달러짜리 지폐가 수북하게 쌓였다. 주인공은 뉴욕에서 9년째 길거리 공연을 벌이는 박봉구(37·Vongku Pak)씨. 박씨는 뉴욕 지하철 공연가들의 연합체인 ‘뮤직 언더 뉴욕(MUNY)’에 소속된 최초의 한국인이다. 공교롭게도 연극 ‘이발사 박봉구’의 주인공 이름과 같다. 주인공이 진정한 이발사가 되겠다면서 청운의 꿈을 안고 서울로 온 것처럼, 그도 1998년 큰 뜻을 갖고 뉴욕에 왔다. 그것도 한국에서 중앙국악관현악단의 상임단원 자리를 박차고서. ●팔도 누비며 사물놀이 배워 1987년 대학에 입학한 박씨가 사물놀이를 시작한 것은 대학교에 들어가면부터. 당시 민중가요와 풍물놀이에 익숙했던 일반 대학생처럼 박씨도 탈춤반에 들었다. 이후 점점 소리의 매력에 빠져들면서 전국 방방곡곡의 풍물놀이 대가들에게 악기를 배웠다. 호남우도굿 대가인 김영순 선생에게 장구를, 안성남사당 풍물불놀이 보전회 상쇠였던 김기복 선생에게 꽹과리를, 경기도립국악단 지도위원인 조갑용 선생에게 사물놀이 전반을 배웠다. 하지만 수업을 소홀히 한 탓에 학교를 그만두게 됐다. 이후 민요연구회, 연희굿패 광대, 안성남사당 등을 거쳤다. 그러나 뭔가 허전한 공백을 메우지 못한 그는 더 큰 세계로 가고 싶어 유학길(뉴욕시립대에서 연극 전공)에 올랐다. 그때까지만 해도 자신이 거리에서 북치고 장구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문제는 한국에서 벌어둔 돈도 없고 맨땅에 헤딩하듯 ‘빈 손으로’ 뉴욕에 왔다는 사실이었다. 닥치는 대로 건설현장의 막일과 식당 웨이터, 바텐더 등의 일을 했지만 시간당 6∼10달러의 수입으로는 어림없었다. 뉴욕 물가가 워낙 비싸서 학비·생활비를 충당하기에는 무리였다. 결국 ‘생존’을 위해 거리공연에 나서게 된 셈이다. 물론 좋아하는 일로 밥벌이를 하면서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는 경험을 쌓으려는 목적도 있었다. ●“거리공연은 민주적이다” 그는 연극과 뮤지컬의 중심지인 브로드웨이에서 거리공연을 시작했다. 거리는 그야말로 ‘새로운 학교’였다. 공연을 하면서 만난 사람을 따라가 나이트클럽이나 게이바에서 장구를 연주해보기도 했다. 거리 공연자들은 브로드웨이의 A급 배우부터 노숙인 수준의 연주자까지 다양했다. 길에서 갈고닦은 경력으로 토니상을 수상한 배우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거리공연이 녹록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경찰이 오면 쫓겨나고, 옆 골목으로 가서 하면 다른 공연자가 텃세를 부렸다. 뉴욕에서 공공장소 공연을 하려면 허가증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초기에 공연을 그만하라는 경찰의 말을 못알아 들어서 벌금을 물기도 했다. 그래서 지하철에서 공식적으로 연주를 할 수 있는 ‘뮤직 언더 뉴욕’이라는 프로그램에 응시해 오디션을 봤다.2년에 걸쳐 두번이나 고배를 마신 끝에 2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나서 합격하기에 이르렀다. 박씨는 “거리공연이야말로 가장 민주적인 공연 방법”이라고 말한다. 형식과 제약, 비용이 없이도 원하는 모든 것을 시도할 수 있는 데다 관객의 숨결을 코앞에서 느끼면서 관객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거리공연은 미리 돈을 내고 공연을 보는 게 아닙니다. 공연자가 관객의 마음을 움직여야 관객이 감동의 크기만큼 돈을 냅니다. 그런 면에서 뉴요커들이 제게 건넨 1달러들은 예술성에 대한 투자로 생각합니다. 거리공연자로 살아남기 위해서 실력도 검증되어야 하니까요.” ●“최다 관객 동원 한국인” 박씨는 농담삼아 ‘뉴욕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한국인’이라고 말한다.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큰 극장이 꽉 차봤자 2000석 정도지만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공연하면 수만명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박씨는 지난해 여름 학교를 졸업하면서 ‘유럽 17개국 순방공연’을 떠났다. 물론 초대해 준 사람이 없는 ‘거리공연’이었다. 여행비용의 80%를 현지 공연 수입금으로 충당했다. 올 봄에는 컬럼비아 대학의 음악회, 뉴욕주립대학 행사 등에 참가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자신이 연출한 연극을 오프브로드웨이에 올릴 계획도 잡고 있다. “뉴욕이 예술도시라고 해도 우리 소리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편입니다. 무림강호의 고수를 찾아다니면서 공력을 평가받는 무예인처럼 저는 뉴욕의 언더그라운드 ‘예술강호’들을 찾아 한수 가르침을 청할 겁니다. 우리네 남사당패가 거리를 떠돌면서 배웠으니까요.” 박씨는 ‘길 떠나는 자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남기고 뉴욕의 한복판에서 홀연히 사라졌다. carilips@seoul.co.kr ■ 박봉구씨는 ▲1998년 뉴욕 유학 ▲2000년‘링컨 센터 아웃오브도어 페스티벌’(에버리피셔홀, 링컨센터)출연 ▲2001년 뉴욕 길거리 공연예술과 연합단체인 ‘뮤직 언더 뉴욕’ 회원가입 ▲2003년 단편영화 ‘아나그노리시스’ 감독 ▲2004년‘할렘 서머 재즈 페스티벌’ 2004 참여 ▲2005년 뉴욕시립대학 브루클린 컬리지(연극전공) 졸업 ▲2005년‘뉴저지 필하모닉 갈라 콘서트’(카네기홀) 참여 ▲2005년 독립영화‘회상’(뉴욕)출연 ▲2005년 유럽 단독 공연투어
  • “얼마나 피 흘려야…” 슬픈 미국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이라크 전에서의 미군 사망자가 25일(현지시간) 2000명을 넘어선 것을 계기로 미국 전역에서 대대적인 철군 시위가 벌어지는 등 반전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조지 부시 대통령은 미국인들에게 더 많은 희생을 요구하며 이라크 정책을 바꾸지 않겠다고 밝혔다.●미 전역에서 촛불시위 미 국방부는 25일 이라크전에서 부상을 입고 텍사스주의 브룩 군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조지 알렉산더 하사가 지난 22일 사망, 전체 사망자 수가 20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사망자의 90%는 2003년 5월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전 승리를 선언한 뒤 희생됐다. 미국의 반전 운동가들은 이라크 전 사망자가 상징적 숫자인 2000명을 넘어섬에 따라 26일 뉴욕으로부터 하와이에 이르기까지 미 전역 300여곳에서 추도식과 촛불집회 등을 잇따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이라크에서 아들을 잃어 반전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신디 시핸도 백악관 담장에 몸을 묶고 죽음을 표현하는 항의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시핸은 “내 아들이 615번째인가 죽은 뒤 평화를 위해 그렇게 힘써왔지만 그 이후로도 1400명이 더 희생됐다.”며 “첫번째 사망자 이후 한명, 한명이 나로서는 비극적이고, 불필요하고, 없어도 될 희생이었다.”고 개탄했다. 반전운동가들은 이날 밤 백악관 앞에서 촛불시위도 벌일 예정이다. 또 뉴욕의 타임스퀘어와 록펠러센터를 비롯해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오클라호마, 하와이 등 미국 곳곳에서 촛불시위와 기도회, 추모행사 등이 잇따른다. 민주당의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매사추세츠주)은 “이라크 주둔 병사들은 대통령의 입에 발린 말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며 “그들이 존엄하고 명예롭게 귀국할 수 있도록 폭력을 끝내고, 이라크를 안정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계획을 필요로 한다.”고 주장했다. 반전 시위를 주도 중인 아메리칸 프렌즈 서비스위원회란 단체는 성명을 통해 미 의회에 이라크전에 대한 예산지원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미 의회는 9·11 이후 이달 초까지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복구 비용 등으로 총 3610억달러(약 360조원)의 예산을 승인한 것으로 집계됐다.●부시,“더 많은 희생 각오해야”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반전 여론 확산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정책을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부시 대통령은 25일 워싱턴 근교 공군기지에서 군 장교 부인단과 오찬 행사를 갖고 “이라크의 안정을 이루기까지 미국인들은 더 많은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사망자 2000명 기록에 대비해 미리 준비된 이날 행사에서 “희생자가 날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면서 “그러나 이들의 희생을 값지게 만드는 것은 이라크에서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퓨리서치센터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라크 전쟁이 옳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은 44%에 불과해 2003년 3월 개전 직후 74%에 비해 무려 30%포인트나 하락했다. USA투데이와 CNN, 갤럽이 지난 21일부터 사흘간 공동으로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민의 55%는 올해 대통령선거가 실시된다면 “부시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부시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9%였다. 이라크 문제를 어느 당이 더 잘 해결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도 민주당이라는 답변이 46%로 40%를 기록한 공화당을 넘어섰다.dawn@seoul.co.kr
  • 바람만이 아는 대답/양은모 옮김

    지난 8월 영국 잡지 ‘언컷’은 대중문화 스타들의 설문을 통해 ‘세상을 바꾼 가장 뛰어난 대중문화 작품’을 선정했다. 최근 100년 동안 음악, 영화, 책,TV프로그램 등이 총망라된 가운데 그가 1965년에 발표한 노래가 1위에 올랐다.‘구르는 돌처럼’(Like a Rolling Stone)이다. 이 노래를 만든 사람의 이름은 로버트 알렌 짐머만, 우리에게 친숙한 예명은 밥 딜런이다. 그는 흔히 노래하는 시인으로 통한다. 깊은 울림이 있는 노랫말은 미국 고등학교와 대학교 교과서에 실릴 정도. 또 수년 째 노벨문학상 후보로 추천되며 대중음악의 예술성에 대한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장영희 서강대 영문과 교수는 “밥 딜런이 다른 유명한 시인과 다른 점은 그의 시들은 책 속에 있지 않고 우리 삶 속에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 시대 최고의 저항과 자유, 평화의 음유시인으로 일컬어지는 그가 전설로 박제되고 있는 자신의 삶을 담담하게 고백했다. 밥 딜런의 자서전 ‘바람만이 아는 대답’(양은모 옮김, 문학세계사 펴냄)이 최근 국내에 출간된 것. 원제는 ‘크로니클스 볼륨 1’(연대기).3권으로 예정된 자서전의 서막이다. 표지 사진은 1961년 밥 딜런이 음악이 하고 싶어 뉴욕에 왔을 당시의 타임스 스퀘어 모습. 표지처럼 음악가로서 첫 발을 내디딘 초창기 이야기에서부터 인기를 얻고, 팬들이 밀려오자 가족을 지키려고 총까지 준비했다는 일화 등등 전설이 아닌 인간의 얼굴을 내비친다. 흔히 대필 작가가 쓰는 경우가 많은 여타 자서전과는 달리 이 책은 밥 딜런이 3년 동안 손수 수동식 타자기를 두들겨 가며 기억의 창고를 열었다. 그의 노래에 넘쳐나는 상직적인 표현이나 은유는 없다. 아주 솔직 담백하다.92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美 예상밖 성원…현대차 글로벌 톱5 ‘올인’

    |몽고메리(미 앨라배마주) 안미현특파원|인종차별을 고발한 소설 ‘앵무새 죽이기’의 배경이 됐던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 차별만큼이나 인권운동도 가장 치열했던 도시의 한복판을 지나 자동차로 20여분 달리자 왕복 4차선의 널따란 진입로가 나왔다. 몽고메리시가 현대자동차를 위해 이름을 ‘현대로(Hyundai Boulevard)’로 바꿨다는 그 도로였다. 눈에 들어온 거대한 흰색 건물은 공장이라기보다 세련된 기술연구소를 연상시켰다. 번지수를 보니 700. 현대차 울산공장의 끝주소와 같다.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몽고메리시의 눈물겨운 노력이 전해져 왔다. 시는 210만평이나 되는 땅도 현대차에 “공장만 지어달라.”며 거저 줬다. ●지게차 없는 최첨단 공장 공장에 들어선 첫 느낌은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 최첨단 시설을 자랑하는 아산공장보다 자동화가 더 많이 이뤄져 있었다. 차체는 지게차 대신 거대한 기계가 운반했고, 용접 등도 254대의 로봇 몫이었다. 차에 색을 입히는 일도 ‘백조’ 모양의 로봇 48대가 맡고 있었다. ●초임 시급 14달러 22센트 그렇더라도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을 수는 없다. 앨라배마 공장의 직원수는 현재 1500여명. 도요타·혼다·벤츠 등 경쟁업체에서 스카우트해온 핵심 인력을 빼고는 90%가 앨라배마 주민들이다. 급여는 시급제. 갓 입사하면 시간당 14달러 22센트(1만 4000여원)를 받는다. 하루 8시간 근무는 한국 공장과 같지만 새벽 6시30분에 일을 시작해 오후 3시15분(점심시간 11시15분∼12시)에 마치는 것이 독특하다. 자녀를 돌봐야 하는 맞벌이 부부를 배려해서다. 야근(오후 5시15분까지)이나 토요 근무는 정상 급여의 1.5배, 일요 근무는 2배를 받는다. ●미 근로자들“우리는 노조 원치 않는다” 실린더 헤드를 조립하는 지니 커(42)는 “인근(버밍햄)에 벤츠와 혼다차 공장도 있지만 임금 등 근로조건을 비교할 때 현대차가 전혀 뒤지지 않는다.”면서 “모든 것이 만족스럽기 때문에 노조가 생기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바로 옆 라인의 숀 보든(29·실린더 블록 생산)도 “다른 동료들이나 앨라배마 주민들도 비슷한 생각”이라고 동조했다. 앨라배마주도 ‘무노조 공장’ 구현에 최대한 협조한다는 방침이어서 현대차로서는 일단 큰 시름을 덜었다. ●그 시각 맨해튼에선… 차를 돌려 뉴욕 맨해튼으로 건너갔다. 도요타·크라이슬러 등 세계 자동차메이커들이 다닥다닥 마주보며 ‘마케팅 혈전’을 벌이고 있는 11번가에 현대차 대리점도 자리잡고 있었다. 도요타 차를 20년간 팔다가 현대차의 잠재능력에 끌려 과감히 직장을 옮겼다는 총책임자 빈센트 테페디노는 “현대차를 사는 주된 고객층이 연봉 4만∼6만 5000달러의 35∼50세”라며 현대차는 더이상 싸구려차가 아니라고 잘라말했다. 한달 평균 판매실적은 100대. ●MK, 미국 시장공략 지시 전 세계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다는 뉴욕 타임스 스퀘어 광장에는 NF쏘나타 옥외광고판이 커다랗게 걸려 있었다. 당분간 모든 힘을 미국시장 공략에 집중하라는 MK의 특별지시에 따른 것이다. 지난 16일부터는 미국 전역에서 TV·신문·잡지 광고도 시작했다. 미국 550여개 극장에서 ‘스타워즈’ ‘배트맨’ 등 인기 개봉영화를 상대로 극장광고도 개시한다.660개인 미국내 대리점 수는 연말까지 700개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문희 앨라배마공장 법인장은 “앨라배마를 지렛대 삼아 세계 5위(지난해 8위) 업체로 도약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hyun@seoul.co.kr
  • 미국 현대미술 낯선가요?

    팝 아트의 고전 ‘러브(Love)’의 작가로 널리 알려진 로버트 인디애나(76). 전광판에 흐르는 텍스트 작업으로 유명한 제니 홀처(54). 미국 현대미술을 이끄는 ‘일급’ 작가인 이들의 전시가 나란히 열리고 있다. 인디애나의 작품은 내년 1월16일까지 사간동 현대갤러리(02-734-6111)에서, 홀처의 작품은 내년 1월23일까지 이웃한 국제갤러리(02-735-8449)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팝 아트는 1950년대 중후반 미국에서 일어난 미술사조로 추상표현주의의 엄숙성에 반대, 텔레비전이나 길거리 표지판, 광고 등 일상적이고 대중적인 시각이미지를 미술의 영역에 끌어들인 것이 특징이다. 인디애나는 이런 팝 예술의 세례를 온몸으로 받은, 대표적인 팝아티스트 가운데 한 명이다. 알파벳 네 글자를 쌓아올린 그의 대표작 ‘러브’는 빨강과 파랑이 감각적으로 잘 어우러진 알루미늄조각 작품으로, 젊은 작가들이 패러디의 대상으로 삼을 만큼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ART’라는 신작도 내놓았다. 인디애나주 뉴캐슬 출신인 작가는 1950년대 이후 뉴욕 미술계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면서 이와 같은 하드에지(hard­edge, 기하학적 도형과 선명한 색깔로 또렷하게 그리는 추상화의 한 경향)적인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힌다. 개념미술가로 분류되는 홀처는 옥외벽면이나 뉴욕 타임스 스퀘어 같은 공공장소에 도발적인, 때로는 코믹한 경구들을 디지털 방식으로 표현해온 여성 작가. 이번에 갤러리 로비에 설치된 ‘립 코너’는 LED(발광 다이오드)판을 따라 흐르는 영어문장들을 통해 에이즈에 관한 메시지를 전해주는 작품이다. 그러나 그의 작업의 바탕을 이루는 ‘글’은 기본적으로 애매모호하고 시적이어서 텍스트 행간의 의미를 읽어내기가 그리 쉽지 않다. 생경한 현대미술에 길들여지지 않은 관람객들에게는 ‘질긴 고기’와도 같은 작품들이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좋은도시 만들기] (5)미국의 도시개발

    [좋은도시 만들기] (5)미국의 도시개발

    외국은 오래전부터 계획을 세우고 도시를 개발해왔다. 개발의 원칙도 잘 지켜지고 시행착오를 줄이려는 노하우도 앞서 있다.2부에서는 외국의 선진 사례를 통해 우리 도시와 주택의 오늘을 조명해본다. 미국의 경우 도시개발은 민간 사업자 주도로 이뤄지지만, 정부와 주민이 방관하지는 않는다. 정부와 주민은 난개발을 막고 토지 이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안전판 역할을 맡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정부가 국토계획을 세우지만 허술해서 난개발을 초래하는 부작용이 미국에는 거의 없다. 재건축·재개발조합 주민들이 재산증식에만 관심이 있지 지역사회 문제를 등한시하는 한국 풍토와 대조적이다. ●공공부문이 개발 전과정 지속 관리 뉴욕 맨해튼 남단의 낡은 부두시설을 없애고 12만 2000평의 ‘배터리파크시티’(Battery Park City)라는 최첨단 주상복합단지를 꾸미는 데는 뉴욕시와 이곳을 종합관리하기 위해 설립된 BPCA(배터리파크시티공사)가 중추적 역할을 했다. 이곳은 아직도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BPCA 레티샤 레모로 부사장은 “뉴욕시는 합리적이지만 강력한 규제를 마련하고,BPCA는 이를 근거로 종합개발계획을 수립했기 때문에 개발업자와 건축가에 의한 예측가능한 개발이 가능했다.”면서 “1969년에 확정된 종합개발계획을 35년이 지난 지금까지 적용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개발계획에는 심지어 건물 출입구의 위치까지 포함, 단지 전체의 조화와 균형을 중시했다. 또 뉴욕시로부터 2069년까지 토지를 장기임대한 BPCA는 상업·주거용지의 경우 개발업자에게 재임대했지만, 공원과 도로 등 공공용지(전체의 49%)에 대해서는 개발권을 틀어쥐고 난개발 가능성을 차단했다. 제임스 사바너 운영국장은 “개발업자들은 이곳에서 얻은 이윤에 대한 세금을 BPCA에 납부하고,BPCA는 재정계획을 세워 세금을 재투자하는 ‘작은 정부’로서 기능한다.”면서 “앞으로는 지속적이고 일관된 사후관리가 이뤄지도록 (BPCA의) 역할을 재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즉 공공부문이 개발계획에서 공공환경 개발, 재정집행,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지원을 맡는 셈이다. 이같은 방식은 보스턴 ‘찰스타운 네이비야드’ 재개발에도 적용됐다. 공공환경의 질 향상에 초점을 둔 보스턴재개발공사(BRA)에 의해 지난 1974년 미해군조선소가 이전한 뒤 버려진 땅에 불과했던 12만 8700평이 최고급 주거단지로 탈바꿈했다. ●주민들 반대보다 대안제시 지역주민들의 자치기구인 ‘커뮤니티 보드’(Community Board)나 시민단체가 재개발에서 맡은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재미건축가 박건석씨는 “한국에서는 개발이익이 지주와 대행업자(건설업체)에 집중되고, 사회적 비용은 인근지역 주민들에게 전가되는 구조”라면서 “미국에서는 커뮤니티보드와 시민단체가 개발업자에게 집중될 이익을 주민들에게 분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 사례가 빈민가였던 뉴욕 70번가 일대를 재개발한 ‘더 트럼프 플레이스’(The Trump Place). 빈민들이 쫓겨날 것을 우려한 이 지역 커뮤니티보드는 개발에 반대했고, 결국 시민단체가 중재에 나서 트럼프의 개발 동의를 전제로 허드슨강 유역정비사업을 추진토록 했다. 이같은 합의를 바탕으로 뉴욕시는 1992년 사업을 허가했으며 1998년부터 21∼55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 7개동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물론 트럼프는 허드슨강변을 말끔히 정비,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돌려줬다. ●업체·주민 환경개선비용 분담 박씨는 “정부는 커뮤니티보드의 역할을 존중하고 개발과정에 개입하지 않는다.”면서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지는 커뮤니티보드는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구심점”이라고 말했다. 뉴욕의 대표적 범죄지역이던 타임스퀘어 인근 42번가 도심재개발도 지역주민인 상인들이 환경개선비용을 분담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이뤄졌다. 특히 포르노상영관 등 150여곳의 성인전용시설을 없애는 데는 1995년 개관한 청소년용 뉴빅토리극장이 촉매제가 됐다. 여기에는 지역시민단체와 재개발계획을 세운 건축가, 극장 소유주인 디즈니사 등의 협력이 뒷받침됐다. 뉴욕·보스턴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특별취재팀 ●북유럽팀 이상일 논설위원(특별취재팀장), 김세용 건국대 교수 ●서유럽팀 이동구 기자, 이정형 중앙대 교수 ●미 국 팀 장세훈 기자, 김도년 성균관대 교수 ■ 보스턴 중앙간선도로·터널사업 “대형 공공투자사업이 장기간 추진되면 노동자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회 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깊이 파는 공사라고 해서 ‘빅딕’(The Big Dig)으로 불리는 미국 보스턴 중앙간선도로·터널 건설사업은 구상에서 완료까지 35년이 걸리는 대규모 도시재개발사업이다. 사업을 담당하는 MTA(매사추세츠 유료도로공사·Massachusetts Turnpike Authority) 덕 핸체트 홍보책임자는 장기간 이뤄지는 공공투자의 효과로 이같은 점을 주저없이 꼽았다. 핸체트는 “공사기간이 당초 계획보다 연장되면서 처음 책정됐던 공사비의 6배에 달하는 146억 2500만달러(16조원)가 투입됐다.”면서 “하지만 하루 평균 3000여명의 일자리를 만드는 지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강조했다. 보스턴시 인구가 57만명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실업자를 5∼10%가량 줄일 수 있는 적지않은 숫자다. 또 일용직 노동자들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 공사 근로자 매튜 딘디오는 “고용에 대한 불안감을 덜면서 이곳 노동자들끼리 독자적인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등 지역사회와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공사계획을 탄력적으로 수정, 적용할 수 있는 점은 부수적인 효과”라고 설명했다. 빅딕사업의 핵심은 보스턴 시내 중심부를 관통하는 고가도로 2.5km 구간을 철거하는 대신 용량이 더 큰 지하터널을 뚫어 교통량을 흡수한다는 데 있다. 또 고가도로 철거로 생긴 260에이커(32만여평)에 이르는 지상공간에는 공원과 녹지를 조성하게 된다. 지난 71년 처음으로 논의를 시작해 84년부터 설계에 들어간 뒤 91년 공사에 착수, 지난해 1월 터널이 개통됐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지상공간에 대한 공사는 오는 2006년 말쯤 마무리될 예정이지만, 이마저도 확정적이지 않다. 핸체트는 “59년 개통 당시 ‘하늘의 고속도로’(The Highway In The Sky)로 불리던 고가도로가 10여년만에 상습정체구역으로 바뀌고 주변지역이 슬럼화되면서 ‘녹색 괴물’(Green Monster)이라 일컬어졌다.”면서 “얼마나 빨리 마치느냐의 시각으로 사업의 효율성을 따지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청계천 복원사업과 유형은 비슷하지만, 사업기간 등 접근방식에서는 사뭇 차이가 있다. 뉴욕·보스턴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개발권양도제’ 허와 실 오드리 헵번 주연의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로 유명한 ‘티파니’는 화려하지만 불과 5층짜리 건물이다.1837년 잡화점에서 시작, 세계 최고의 보석점으로 거듭난 티파니는 뉴욕 맨해튼 5번가와 49번가가 만나는 ‘금싸라기 땅’에 위치한다. 만일 티파니의 사장이 부지를 최대한 활용하려고 하면 그 자리에 인근의 트럼프타워(68층)와 비슷한 초고층 건물을 짓는게 낫다. 그러면 오래된 티파니 건물은 망가질 것이다. 땅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개발 압력과 역사적 건물을 보전하려는 상충되는 두 요구를 수용할 방법은 없을까. 그 묘수가 바로 TDR(개발권양도제,Transferable Development Rights)이다.1970년대 미국에 도입된 TDR는 토지 소유권과 개발권을 분리하는 것이다. 예컨대 티파니의 땅주인은 5층 이상으로 건물을 올릴 수 있는 개발권한을 부여받지만 행사하지 않고 건물을 그대로 보전한다. 그 대신 개발권을 티파니 옆쪽 땅에 팔아 부동산 개발이익을 얻는다. 이처럼 TDR는 역사적 건물이나 자연환경 보전에 도움이 되지만 간혹 악용되기도 한다. 뉴욕 센트럴파크 남서쪽 80층짜리 주상복합 쌍둥이 건물 ‘타임워너센터’는 TDR행사의 대표적인 사례다.2000년 11월 착공,17억달러(약 2조원)를 들여 최근 완공된 타임워너센터는 연면적 84만㎡(25만평)에 200여가구의 최고급 아파트를 비롯, 호텔, 오피스텔 등이 들어서 있다. 주변 건물의 개발권을 사들여 높이 지은 것이다. 또 이 건물 바로 옆에 위치한 55층짜리 주상복합건물 ‘트럼프타워’(Trump International Hotel & Tower)도 마찬가지다. 주민 수잔 베커트는 이 건물에 대해 “You’re fired.”(최근 한 TV 리얼리티쇼에 출연하고 있는 드널드 트럼프에 의해 유행어가 된 표현으로 ‘너는 해고야.’라는 의미)라고 잘라 말했다. 김도년 성균관대 교수는 “TDR는 허용된 용도와 규모로만 개발할 수 있는 기존 용도지역제를 보완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개발밀도에 대한 지역별 한계가 명확해야 하고, 개발권을 어떻게 할당하고 규제할 것인지 충분한 사전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보스턴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국토안보장관 내정 케릭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의 차기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내정된 버나드 케릭(49) 전 뉴욕시 경찰국장은 ‘밑바닥 인생’에서 출발해 18만명 조직의 수장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인간 승리’ 사례가 많은 부시 행정부의 2기 내각에서도 돋보이는 ‘어메리칸 드림’의 주인공이다. ●뉴저지 빈민가서 고아로 자라 뉴저지주의 빈민가 패터슨에서 태어난 케릭은 부모에게서 버림받고 고아로 자랐다. 그는 2001년 출간된 자서전을 통해 “생모가 윤락녀였다는 사실을 다 자란 뒤에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의 생모는 포주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환경 때문에 방황하던 케릭은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군에 입대했다.70년대 주한미군에서 헌병으로 근무한 경험도 있다. 군에서 전역한 뒤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사설 보안업체 직원으로 대 테러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케릭은 30세가 되던 해 뉴욕시의 경찰관으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인생의 전환기를 맞게 된다. 당시만 해도 범죄의 소굴이나 마찬가지였던 맨해튼 타임스퀘어의 순찰을 맡은 케릭은 성실성과 군에서 배운 갖가지 경험을 밑천 삼아 민완경찰로서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능력을 인정받아 뉴욕시 교도소장으로 발탁되자 말썽많던 교도소 내 범죄를 일소해 명성을 얻기도 했다. ●9·11사태 구호작업 주역 명성 케릭은 당시 루돌프 줄리아니와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강력범죄 전담 검사 출신인 줄리아니는 케릭의 능력을 눈여겨 봐뒀다가 뉴욕시장에 당선되자 그를 경호실장으로 발탁했다. 또 곧이어 3만명의 경찰을 이끄는 뉴욕시 경찰국장에 임명했다. 케릭이 뉴욕시 경찰 총수로 근무하던 2002년 9·11 사태가 발생한다. 피랍된 여객기 2대가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과 충돌해 3000여명이 숨지고 건물이 붕괴되는 초유의 재난을 맞아 케릭 경찰청장은 구호작업의 주역으로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됐다. 케릭은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 연합군 임시행정처의 내무장관으로서 이라크의 경찰 조직 재건을 주도하기도 했다. ●경찰국장 시절 정실인사 비난도 지난해부터 줄리아니가 설립한 컨설팅 업체에서 함께 일하던 케릭은 올해 대통령 선거전이 본격화하면서 줄리아니와 함께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부시의 각료인선 첫번째 기준인 ‘충성심’을 이 때 충족시킨 것이다. 뉴욕의 언론들은 케릭이 뉴욕시 교도소장과 경찰국장으로 일하면서 정실 인사와 독단적 운영을 일삼았다는 비판도 받았다고 전했다. dawn@seoul.co.kr
  • 쇼핑수레에 광고판

    인터넷의 광범위한 보급과 수많은 TV채널, 도시화로 인한 이동시간 증가 등으로 광고매체의 중요성이 변하고 있다. 소비자는 TV광고를 보지 않고 건너뛸 수 있고 채널 선택권도 많아졌다. 또 이동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느긋하게 TV를 볼 시간도 줄어들었다. 따라서 이동 중인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옥외광고와 소비자들이 찾아오는 대형 할인점 등 실외광고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영국 경제일간 파이낸셜 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올봄 검색엔진 야후는 뉴욕 타임스 스퀘어 전광판에 자동차 경주를 즐길 수 있는 옥외 비디오게임기를 설치했다. 전광판에 표시된 전화번호로 전화해 컴퓨터나 혹은 다른 행인들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야후는 매년 4월 열리는 뉴욕국제자동차쇼에 모이는 100만명을 대상으로 이 광고를 실행했다. 옥외광고에 디지털 기술이 접목돼 상호작용이 되는 광고가 됐다. 도시화도 옥외광고 성장의 밑거름이다. 영국에서는 올해 옥외광고 시장이 8.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에서는 올해 광고비용 8엔당 1엔이 옥외광고에 쓰인 것으로 조사됐다.2030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60%가 도시에 살 것으로 추정된다. 옥외광고가 구매와 연결되는 즉각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반면 상점 내 광고는 구매와 직접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매력이다. 세계적 대형 할인업체 월마트에 찾아오는 매주 1억 3800만명은 광고사로서는 놓칠 수 없는 고객이다. 따라서 대형 광고사들은 상점 내 광고 전문대행사를 속속 인수하고 있다. 미국 대형 광고회사 사치&사치는 올해 상점 내 광고 전문대행사를 인수, 이름을 사치&사치엑스로 바꿨다. 영국의 광고사 미디어스퀘어도 쿠트를 31%의 프리미엄을 주고 샀다. 이들이 주목하는 광고매체는 쇼핑수레와 상점 내 TV광고. 미국 매사추세츠의 소매업체 Stop&Shop은 쇼핑수레에 소형컴퓨터를 설치,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찾거나 또는 백화점에 주문을 낼 수도 있도록 만들었다. 또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MP3플레이어 설치를 고려중이다. 물론 실외광고도 쉽지만은 않다. 광고에 많이 노출된 소비자가 옥외광고를 설치물 정도로 여기는 ‘벽지효과(Wallpaper effect)’가 나타날 수 있다. 상점 내 TV광고는 반복에서 오는 지루함, 다국적기업은 다양한 국적의 소비자를 상대로 한 광고캠페인을 시작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데스크 시각] 성매매관련법 이런점도 고려를/황성기 사회부장

    한때 미국 대통령 자리를 넘보던 전 뉴욕시장 루돌프 줄리아니의 치적 중 하나로 ‘뉴욕의 수치’였던 음란산업을 몰아낸 점이 꼽힌다.그는 주택·학교·교회의 150m 이내에서 섹스와 관련된 극장,서점,안마시술소,댄스클럽 영업을 금지했다.물품의 60% 이상을 음란물로 비치하는 가게는 유해업소로 규정해 내쫓았다.철퇴를 맞은 곳은 라이브누드쇼,포르노숍,성매매 여성이 몰려있던 맨해튼 42번가 일대 타임스퀘어 지역이었다. 줄리아니 시장은 이곳에 경찰을 집중배치해 사람들이 다니기를 꺼리도록 했는가 하면,음란산업이 아닌 사업이라면 세제혜택도 듬뿍 줬다.그 결과,‘뉴욕의 얼굴’ 맨해튼은 다시 태어나 음란산업이 있던 자리에 뮤지컬이나 연극 공연장이 들어섰고,이들 문화산업이 세계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올렸다. ‘음란산업과의 전쟁’이 한국에서도 시작됐다.‘성매매알선 등 처벌법’,‘성매매 피해자보호법’ 두가지 법률이 23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성매매를 알선하거나 성을 구매한 사람을 엄벌하고,성매매를 강요당한 여성을 보호하는 취지의 두 법이 지금이라도 시행된 것은 다행한 일이다.더 두고봐야 하겠지만,서울의 집창촌에서 문을 닫는 업소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소식은 반갑지 않을 수 없다.여성단체,강금실 전 법무장관과 함께 이들 법률의 국회통과를 주도해 온 지은희 여성부 장관은 며칠 전 “성매매의 3분의1을 줄이겠다.”고 말했다.다짐을 들으면서 3분의2까지,진정은 성매매를 이 세상에서 모조리 몰아낼 수 있다면 좋겠다는 기대를 해봤다. 성매매란 인류 역사와 함께 있어 온 것이라,하루아침에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우리 사회 한구석엔 분명히 존재한다.법률로만,단속으로만,성매매를 없앨 수 있다고는 보지 않지만,그럼에도 성매매를 없애는 방향으로 우리가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은 엄연한 명제이기도 하다. 성매매가 단번에 뿌리뽑힐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그렇게 요란하게 홍보를 했는데도 시행 첫날인 23일 138명의 성매매 사범이 검거됐다는 소식은 성매매 추방이 지 장관의 말처럼 “지난(至難)한 길”임을 실감케 한다.어렵긴 해도 이왕 시행된 법률을 제대로 살려나가려면 몇가지는 동시에 이뤄져야 함을 지적해 두고 싶다. 첫째,당국의 확고한 의지다.무엇보다 법을 집행할 경찰이 1개월이라는 반짝 단속에 그치지 않고,성매매 알선 및 행위를 강력범죄와 같은 무게로 꾸준히 없애나간다는 사명감을 가졌으면 한다.줄리아니 시장의 의지를 북돋운 계기는 다름아닌 단속에 태만했던 뉴욕시 경찰관들에 있었다. 둘째,성매매의 뿌리가 되고 있는 우리의 이중적인 성문화를 바로잡겠다는 사회적인 합의와 운동이 필요할 것이다.또 금전을 매개로 하지 않는 남녀의 자연스러운 만남을 유도할 수 있도록 유럽의 클럽형 모임 같은 ‘대체 인프라’를 만드는 방안도 이제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 셋째,여성부에서 2007년 시행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집창촌 폐쇄 법안이 하루빨리 법제화될 수 있도록 국민적인 동의와 지지를 얻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성매매 피해여성이 피해사실을 본인이 입증해야 처벌받지 않도록 한 가혹한 법 조항이다.성매매 여성이 업주로부터 증거를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현실을 고려할 때 개정할 소지가 있다는 여성계의 목소리는 정부가 꼭 귀담아 들었으면 한다. 황성기 사회부장 marry04@seoul.co.kr
  • [훌쩍 떠나볼까] 말레이시아 페낭 & 콸라룸푸르

    [훌쩍 떠나볼까] 말레이시아 페낭 & 콸라룸푸르

    페낭과 콸라룸푸르.말레이시아 하면 떠오르는,매우 귀에 익숙한 곳이다.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를 찾는 사람들 대다수가 거쳐가는 곳이기도 하다.하지만 페낭은 랑카위를 위한,콸라룸푸르는 말레이시아의 타지역 여행을 위한 경유지로만 그치는 경우가 많다.억울하다.잠깐 스쳐가기엔.말레이시아로 가자.그리고 페낭과 콸라룸푸르에서 머물러보자. 시계바늘을 천천히 돌리는 듯한 느림 혹은 여유로움을 즐기는 것,이것이 웰빙시대의 여행법이다.그래서 요즘은 이곳저곳 바쁜 일정의 여행 대신 리조트에 머무는 휴가를 선호한다. 하지만 리조트에만 머물다보면 자칫 집 떠나와 잠만 자다 올 수 있다.페낭은 다르다.해변에 즐비한 리조트로 유명한 곳이지만 그저 ‘푹 쉬기만 하는 것’ 이상의,밋밋함을 벗어던진 웰빙여행을 즐길 수 있다. ●오전에 즐기는 지역 문화유물 탐방 혹은 페낭힐 등산 시원하고 조용한 오전 시간에는 시내를 한번 둘러보자.페낭 섬을 처음으로 발견한 프랜시스 라이트가 세운 ‘콘웰리스 요새’의 성벽에 올라서면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쿠콩시’는 중국 남부에서 이주해온 구(邱)씨 일가의 사당으로 규모는 작지만 화려하다.볼 만한 사원으로는 ‘케록시’가 있다.7층 규모에 1만개의 부처가 있는 만불탑이 이곳의 하이라이트.1890년에 짓기 시작해 20년에 걸쳐 만들어졌다. 등산을 좋아한다면 페낭의 명소로 꼽히는 페낭힐에 오르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해발 830m의 정상까지 스위스 산악열차를 연상시키는 케이블카가 운행된다.원래 야경이 좋아 저녁 코스로 인기있지만 현재는 케이블 교체 작업으로 이용할 수 없다. ●점심 먹고 열대과일 농장 혹은 향신료 정원 방문 페낭에는 이미 널리 알려진 나비농장 외에도 볼거리가 많다.대표적인 곳이 열대과일 농장.각종 열대과일 나무를 실제로 보고 맛을 볼 수 있다.하지만 농장을 둘러보는 동안은 우리나라의 체험농장과 달리 한 두개 맛보는 정도.대신 투어가 끝나면 냄새는 심하지만 단백질로만 이뤄져 ‘과일의 왕’으로 불리는 ‘두리안’ 등 여러 열대과일을 맛볼 수 있다. 최근 페낭에 새롭게 문을 연 ‘향신료 정원(spice garden)’도 가볼 만하다.선보인지 8개월 남짓 돼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이곳에서는 각종 향신료와 열대 식물들을 직접 볼 수 있다.내부에 만들어진 대형 그네에 앉아 즐기는 오후의 여유는 보너스. ●석양 바라보며 즐기는 해상스포츠 해양스포츠를 즐기고 싶다면 뜨거운 낮보다는 석양 무렵이 낫다.이곳 해변에서 많이 즐기는 스포츠 중 하나가 바로 패러세일링.모터보트에 달린 낙하산을 타고 내려다 보는 페낭섬과 석양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경치.귓가에 스치는 바람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고요함에 잠겨 있노라면 스트레스는 까맣게 잊게 된다. 본토와 페낭을 연결해 주는 ‘페낭대교’를 건너는 드라이브도 권할 만하다.페낭대교는 13.5㎞ 규모로 세계에서 세번째 긴 다리.1988년 개통.우리나라 현대건설이 만들었다. ■ 이것도 맛보세요 여행의 묘미,낯선 곳을 몸으로 느끼는 방법에는 식도락 만한 것이 없다.페낭에 밤이 찾아오면 나가자.이때 만큼은 다이어트 걱정은 살짝 접어두고 현지 음식 탐험에 나서보자.페낭의 북쪽 해안에 자리잡은 ‘거니 드라이브’에 가면 다양한 먹을거리를 접할 수 있다.밤마다 수많은 음식노점상들이 이 거리로 나와 불야성을 이룬다. 현지 사람들이 추천하는 페낭의 대표적인 맛은 ‘락사(laksa)’라고 불리는 국수요리.지역에 따라 국물을 내는 재료가 다양한데 페낭에서는 정어리를 이용한다.장시간 푹끓여 비린 맛이 없고 매운 양념을 넣어 얼큰하다. 국수만으로 성이 안찬다면 ‘로작(rojak)’이라고 불리는 샐러드를 곁들여 먹자.각종 열대과일을 한입 크기로 자른 다음 자두와 칠리소스로 만든 드레싱을 뿌리고 땅콩 가루로 마무리.달작지근한 맛과 매운 맛이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이밖에 팥빙수와 비슷한 ‘아이스까장’,각종 튀김 요리,사탕수수 주스,각종 열대과일 등을 맛볼 수 있다. 수도이기 때문일까.콸라룸푸르 하면 거대한,그리고 복잡한 도시 이미지가 떠오른다.하지만 서울 면적의 40% 정도의 이 도시는 찾는 이들을 기죽이지 않는,여유와 아름다움이 배어 있는 곳이다.말레이시아의 중심이면서도 결코 오만하지 않은 곳,콸라룸푸르로 가자. ●하늘 빼앗지 않는 도시 콸라룸푸르에는 높이 452m에 이르는 쌍둥이 빌딩 ‘페트로나스 트윈타워’가 있다.영화 ‘엔트랩먼트’로 더욱 유명해진 이곳은 보는 것만으로 시선을 압도한다.여기에 서울 남산타워를 닮은 ‘메나라 KL타워’ 역시 눈에 띄는 콸라룸푸르의 명소. 이처럼 콸라룸푸르에는 높이를 한껏 자랑하는 건축물들이 많다.하지만 그 어떤 건물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로부터 하늘 바라보는 여유를 빼앗지는 않는다.메르데카광장의 술탄압둘사마드 빌딩처럼 고풍스러운 옛 건물들과 개성을 잃지 않은 현대식 건물들이 서로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밤에 피는 장미,부킷 빈탕과 차이나타운 하늘과 건물들을 바라보며 여유를 만끽했다면 그 다음엔 부킷 빈탕으로 발길을 돌리자.콸라룸푸르 최고의 번화가로 쇼핑과 외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특히 밤에는 화려하게 변신해 회교도 국가인 말레이시아의 이면을 볼 수 있다. 어느 도시나 차이나타운은 볼 것 많고 저렴한 물건들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콸라룸푸르 역시 예외는 아니다.저녁 6시 이후 열리는 야시장은 각종 노점상들로 번잡하다.물건값을 흥정하는 즐거움에 맛있는 길거리 음식을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커피빈 근처의 3대째 내려오는 ‘룡안(과일의 일종) 주스’집은 들러서 맛볼 만하다. ■ 이곳도 가보세요 콸라룸푸르에서 차로 1시간 남짓 달려 나오면 또다른 독특한 매력을 지닌 곳들을 만날 수 있다. ‘진짜’ 더위를 피하고 싶다면 ‘겐팅 하이랜드’에 가보자.이곳은 해발 2000m에 이르는 울루칼리산 정상에 조성된 오락지대.높기 때문에 서늘하다 못해 밤에는 춥다.콸라룸푸르 사람들이 여름에는 가죽잠바,겨울에는 밍크코트를 입고 찾을 정도.놀이기구와 수영장을 갖춘 테마파크와 카지노,골프코스,호텔 등이 들어서 있다. 말레이시아의 행정수도인 ‘푸트라자야’ 역시 가볼 만하다.계획도시인 만큼 깔끔하게 정돈된 것은 기본.어느 건물 하나,다리 하나 같은 디자인이 없을 만큼 곳곳에 신경쓴 흔적이 엿보인다.인공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먹는 저녁은 분위기 만점. ●항공편 그동안 페낭을 가려면 콸라룸푸르를 경유해야 했지만 지난달 28일부터 대한항공이 페낭 직항편을 마련했다.주3회(수·금·일) 운항하며 소요시간은 6시간.콸라룸푸르는 말레이시아항공 직항편이 매일 인천에서 출발한다.약 6시간30분이 걸린다.페낭에서 콸라룸푸르는 비행기로 약 50분 거리. ●숙박 바투 페링기 해변을 따라 고급 리조트들이 늘어서 있다.이 가운데 샹그리라가 운영하는 라사 사양과 골든샌즈rk 권할 만하다.특히 라사 사양은 1973년 문을 연 이후 최고의 서비스로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지난해 리노베이션을 마쳐 시설면에서도 훌륭하다.콸라품푸르의 경우최근 문을 연 베르자야 타임스퀘어 호텔이 괜찮다. ●기타 말레이시아의 화폐는 링기트며 RM으로 표기한다.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환전이 되지 않으므로 미 달러를 현지에 가서 바꿔야 한다.유명 관광지의 경우 호텔뿐만 아니라 시내 곳곳에도 환전소가 있지만 공항의 환율이 가장 좋다.신용카드의 경우 복제 사기에 주의해야 한다.반드시 본인이 보는 앞에서 계산하는 곳에서만 사용한다. 다른 동남아국가와 마찬가지로 덥고 때때로 소나기가 내린다.하지만 올해 우리나라보다는 오히려 시원한 편.따라서 긴 옷을 챙기는 것이 필요하다.특히 남자의 경우 반바지를 입고 출입할 수 없는 곳이 많으므로 긴바지를 꼭 준비한다. 글 사진 페낭·콸라룸푸르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난타’서 뉴욕 名주방장들 ‘칼솜씨’

    PMC프로덕션(대표 송승환)의 비언어퍼포먼스 ‘난타’(Cookin’)가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 전용극장을 마련하고 브로드웨이 상업 무대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냈다. 지난달 20일부터 2주간 프리뷰 공연을 가진 ‘난타’는 7일 밤 미네타레인극장(400석)에서 공식 오프닝 행사를 가졌다. 이번에 선보인 공연은 브로드웨이를 겨냥한 전략적 포석이 곳곳에 추가돼 이전 공연들과 확연히 다른 느낌을 줬다. 영화 ‘와호장룡’에서 무술감독을 맡은 중국계 미국인을 영입해 쿵푸신이 파워풀하고 화려하게 변신했다.배우들이 공연중 대형 철판에 불고기를 굽는 요리쇼 등도 까다로운 현지 관객들의 입맛을 노린 것이다.미국 사회의 개방적인 성개념을 반영해 극중 남녀 요리사의 성적 코드를 부각시킨 것도 국내 공연과 비교해 달라진 점이다. 지난해부터 요리를 주제로 하거나 실제 음식이 등장하는 무대가 오프브로드웨이에서 붐을 일으키고 있는 현상도 ‘난타’의 흥행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뉴욕타임스 요리평론가가 음식에 얽힌 이야기를 펼쳐 놓는 1인극 ‘디너 위드 디몬스’는 흥행에 성공한 대표적인 작품. 오는 30일 개막하는 ‘셰프 시어터’는 TV요리쇼와 공연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뮤지컬이다.유명 요리사 15명이 출연해 무대에서 3코스의 식사를 준비하고,관객들은 직접 요리를 맛볼 수 있다.물론 식사비용은 티켓 가격에 미리 포함된다. 오는 24일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개최하는 후원기금 모금 행사에 뉴욕의 최고수 주방장들이 ‘난타’ 무대에 서기로 한 것도 고무적이다.‘뉴욕 매거진’이 올해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선정한 ‘장고’와 ‘일레븐 매디슨 파크’‘바오 111’‘올리브 레스토랑 체인’ 등의 수석 주방장들이 ‘난타’ 출연진과 ‘칼솜씨’를 겨루기로 했다. 뉴욕의 인터내셔널 푸드마켓 가드 오브 에덴이 후원하는 이날 행사는 ‘난타’ 관람뿐만 아니라 맨해튼의 일식 뷔페에서 식사와 상품 추첨 등으로 진행되며 수익금 전액은 85개국의 굶주리는 어린이들에게 지원된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난타’는 프리뷰 공연 전에 이미 6주일분의 티켓이 매진되고,한 인터넷사이트의 오프브로드웨이 공연 예매율 순위에서 2위를 기록하고 있다.송승환 대표는 “10년 이상 장기 공연이 목표”라고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한편 ‘난타’의 공식후원업체인 LG전자는 미네타레인극장 입구와 맨해튼 타임스 스퀘어,6번 애비뉴 전철역 입구 등에 대형 광고판을 설치하여 뉴욕시민들에게 적극 홍보하고 있다. 뉴욕 이순녀기자˝
  • 테러공포 얼룩 지구촌 신년맞이/‘불안한’ 미국행… 잇단 운항 취소

    테러 위협에 따른 대비 때문에 미국행 국제선 여객기의 운항 취소와 연기가 줄을 잇고 있어 미국으로 가려는 승객들의 불편도 가중되고 있다. ●英·멕시코 등 이틀째 취항중단 영국항공(BA)은 2일 워싱턴행 BA223편 운항을 취소했다.하루 전인 1일 워싱턴행 정기 여객기 3편 중 한 편을 취소한데 이어 이틀째 운항 취소다.BA대변인은 “(항공)보안과 관련한 정부의 충고를 토대로 운항을 중단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멕시코도 1일과 지난달 31일,이틀 연속 로스앤젤레스행 비행편을 취소했다.멕시코 대통령실의 아거스틴 구티에레스 대변인은 미 국토안전부의 안전상 위험 제기에 따라 아에로멕시코 490편의 운행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 런던을 떠나 워싱턴에 도착한 BA223편 승객들은 주터미널에서 수백미터 떨어진 곳에서 억류된 채 미 연방수사국과 항공안전청 요원들로부터 3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처럼 전 세계의 새해맞이는 예년과 달리 우울하게 시작됐다.테러 공포에 따른 국제선 비행의 취소 또는 억류 말고도 소규모 폭탄테러도 발생했고 홍콩에서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그러나 폭죽으로 인한 사고나 각국 정상들의 신년 메시지 발표는 예년과 같았다. 특히 미국의 신년맞이는 엄격한 보안 속에서 이뤄졌다.지난달 31일 신년행사가 열린 뉴욕 타임스 스퀘어의 맨홀 뚜껑들은 봉해졌고 우체통,신문가판대,쓰레기통 등이 사라졌다. 이 와중에도 75만명이 운집,별다른 사고 없이 끝났다.뉴욕 맨해튼과 라스베이거스 상공은 비행이 예정된 민간 여객기 외에는 비행이 금지됐다. ●인니 음악회장 폭발사고… 40여명 사상 홍콩은 시위로 신년을 맞았다.1일 오후 10만명의 시민이 모여 완전한 민주주의로의 이행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지난 7월 둥젠화(董建華) 행정장관의 정부에 큰 타격을 입힌 시위 이후 최대 규모다. 또 인도네시아에서는 31일밤 새해맞이 음악회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10명이 숨지고 31명이 부상했다.필리핀에서는 새해 전날 폭죽에 의한 화재가 발생,최소 15명이 숨졌다. 각국 정상들의 신년사는 세계 평화와 이라크에 집중됐다.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일 신년사를 통해 유엔의 역할 강화를 통한 새로운 국제질서의 확립을 촉구했다.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라크가 중동에서 민주주의 횃불이 되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이라크에 인내심을 가져달라고 촉구했다.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독일이 현재의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단합해달라고 부탁했다. 전경하기자·외신 lark3@
  • 지구촌 테러공포속 새해맞이

    >지구촌이 테러 공포 속에서 2004년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세계 각국은 제야 행사를 준비하면서도 만약에 있을지 모르는 테러에 대비,경계를 강화하고 있다.특히 31일 밤이 고비였다.알 카에다 등의 테러 위협 속에 ‘코드 오렌지’ 경보를 발령하고 있는 미국은 전례없이 경계의 고삐를 한껏 죄고 있다.리지 국토안보부 장관은 30일(현지시간) “연말연시를 맞아 대도시와 중요 기간시설에 테러 위험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이는 전국적인 경보”라고 밝혔다. 따라서 뉴욕,라스베이거스,시카고 등 대도시에 비행금지 구역을 설정하고 일시적으로 비행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현지 언론들도 신년맞이 축하객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장소인 뉴욕 맨해튼 주변 등에 유례없이 삼엄한 경계가 펼쳐질 것이라고 보도했다.타임스 스퀘어로 통하는 길목에는 240개의 금속탐지기와 저격수가 곳곳에 배치되고 특수 훈련을 받은 경찰이 탐지견과 함께 24시간 경계를 펴고 있다.국토안보부는 또 뉴욕시의 요청으로 레이더와 감시장비를 갖춘 헬기와 제트기를 뉴욕 상공에배치해 24시간 정찰비행토록 했다. 독일도 비상이 걸렸다.이슬람 무장단체가 독일 내 군사병원에 대한 차량 자살폭탄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미 정보당국의 경고에 따라 타깃으로 지목된 병원이 위치한 반츠베크 인근 도로를 통제하고 경계를 높였다.프랑스는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정복 및 사복 경찰들을 대거 투입,제야 축제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또 미국의 요구대로 미국행 항공기에 테러진압 특수 헌병대 요원들을 탑승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로마 경찰도 31일과 1월1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연설이 예정된 바티칸 교황청 일대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다.러시아는 체첸공화국 분리주의 무장단체의 테러공격에 대비,31일 밤 약 30만명의 경찰을 주요 도시의 가두에 배치했으며 폭발물 탐지견도 투입했다. 인도네시아도 테러 위협에서 자유롭지 않다.인도네시아 경찰은 신정 축제 기간에 새로운 테러 공격이 자행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다이 바크티아르 인도네시아 경찰청장은 지명수배 중인 테러 용의자들이 추가 테러를 자행할 가능성이 있다며31일 제야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사우디아라비아,바레인,예멘,케냐 등지에서도 미국 시설물을 겨냥한 테러 정보가 접수돼 세계 곳곳이 비상에 걸린 채 테러에 대한 불안과 새해 희망이 교차된 뒤숭숭한 연말을 보냈다. 강혜승기자·외신 1fine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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