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타인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압축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조례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여수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선두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4,400
  • 아무것도 달라진 것 없는 ‘중동의 평화’

    아무것도 달라진 것 없는 ‘중동의 평화’

    전사의 시대/로버트 피스크 지음/ 최재훈 옮김/경계/712쪽/ 2만 8000원 #장면1. 2004년 6월. 동영상 속 민간인 김선일씨는 “죽고 싶지 않다. 여기에서 한국 군인은 나가 달라. 제발 살려 달라”며 울부짖음을 그치지 않았다. 이라크 팔루자였다. 목청이 갈라지듯 간절한 호소에도 파병 결정은 바뀌지 않았다. 뒤편에서 그를 둘러싸고 있던 무장단체 군인들이 내려치는 큰 칼을 피할 수 없었다. 한·미 동맹의 현실적 필요에 의해 이라크 파병을 결정했던 한국은 파병 철회에 대한 요구와 번복 불가 주장이 맞부딪쳐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겪었다. #장면2. 2014년 9월 3일. 미국인 기자 스티븐 소트로프는 시리아 사막 한가운데서 주황색 옷을 입고 무릎을 꿇었다. 카메라를 향해 “미국의 이라크전 개입에 따른 대가를 왜 내가 목숨으로 치러야 하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하지만 검은 복면을 쓴 이슬람국가(IS) 요원이 휘두른 칼에 참수되고 만다. 희생양이 된 두 번째 미국 기자다.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결연한 표정으로 ‘사악한 세력에 대한 응징’을 천명했다. IS는 세 번째 참수를 예고했다. 비슷한 듯 다른 두 장면 사이로 10년 남짓의 세월이 흘렀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과 영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2003년 12월 작전명 ‘사막의 여우’로 사담 후세인을 체포하는 ‘쾌거’를 올리고 사형까지 집행했다. 또 2011년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지하 벙커에서 쭈그린 채 지켜보던 사진으로 유명한 ‘제로니모’라는 작전명의 빈 라덴 사살도 성공리에 마쳤다. 짧게는 10년 남짓의 시간 동안 미국은 많은 승리를 거두고 테러단체 최고 지도자들의 목숨을 빼앗는 쾌거를 올렸다. 하지만 과연 무엇이 바뀌었느냐는 질문 앞에 정작 아무도 당당한 대답을 내놓지 못한다. 오히려 상황이 더 악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만 더 커지는 상황이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꼬박 8년 동안 미국은 이라크를 사실상 장악했지만 정작 처음에 공언했던 세계 평화와 중동의 안정, 민주주의 번영 등은 공염불이 된 지 오래다. 아랍의 테러단체들은 숱한 궤멸과 알카에다, 탈레반, 헤즈볼라, 수니파, 시아파, IS 등 주체를 달리하며, 혹은 이름을 바꿔 가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시리아와 이라크 상당 지역을 장악한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잔혹성과 이슬람 근본주의는 오히려 2004년 초 팔루자에서 미군에 체포된 뒤 5년의 감옥 생활에서 단련됐다는 점이 역설적일 따름이다. ‘전사의 시대’는 쉽사리 끝나지 않는, 오히려 확대 반복되고 있는 중동 위기의 참모습을 파헤친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중동문제 전문가’ 중 하나로 꼽히는 영국 인디펜던트 기자 로버트 피스크는 38년 동안 학살과 죽음, 파괴가 끊임없었던 중동 곳곳을 다니며 평범한 이들이 겪어야만 했던 고통과 비극, 서구의 거짓과 위선을 생생한 언어로 고발하고 있다. 일견 늙수그레한 퇴역 기자들의 칼럼(또는 기사)을 긁어 모아 펴낸 흔하디흔한 책처럼 비쳐진다. 그러나 관심의 열쇳말을 중동, 전쟁, 평화, 정의 등으로 좁힌다면 그가 써내려 간 115편의 칼럼은 어지간한 논문, 보고서를 뛰어넘는 훌륭한 역사의 기록이자 시대의 증언으로 자리매김된다. 피스크의 글은 자신들만의 대의명분을 앞세워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공습을 주도한 미국의 대통령과 영국 총리, 팔레스타인 침략 및 학살을 저지르는 이스라엘 등을 향해 내리꽂힌다. 또 그들과 유착한 위선적인 미국의 언론계, 언론인, 학자들에 대해서도 에두르지 않고 실명을 들며 비판한다. 때로는 냉소하고, 조롱하며, 때로는 현장의 증거와 탄탄한 논리를 앞세워 진지하게 분노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자신의 38년 중동 현장의 목격 속에서 우리에게 절실한 부분을 간명하게 정리한다. ‘그 어떤 테러리스트가 주는 공포보다 더 큰 두려움을 우리 마음속에 심어 놓음으로써 (서방의 정치·군사·언론의 유착 세력들이) 권력을 유지하는 행태는 우리 시대의 가장 저주스러운 특징 중 하나다. … 기억을 희석하고, 잔인함을 보고도 일부러 못 본 척하는 태도가 우리를 다시 불구덩이로 밀어 넣는 주범’이라고 일갈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종교전쟁을 통해 싹 트는 관용의 정신

    종교전쟁을 통해 싹 트는 관용의 정신

    관용의 역사/김응종 지음/푸른역사/487쪽/ 2만 5000원 오늘날 관용이란 다른 사람의 권리를 존중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하지만 16세기에 관용의 의미는 ‘종교적인 용인’에 머물렀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313년 공인된 이후 그리스도교는 한마디로 박해하는 종교였다. 관용의 역사가 자고린은 “과거와 현재의 모든 거대 종교 중에서 그리스도교는 가장 불관용적인 종교”라고 규정했을 정도다. 그리스도교의 불관용적인 태도는 1965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면서 공식적으로 변화하게 된다. 그리스도교는 오랜 독선과 불관용을 버리고 여러 종교들 가운데 하나의 종교임을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신간 ‘관용의 역사’는 르네상스에서 계몽주의까지의 서양 근대사회를 관용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저자는 시기를 이렇게 한정한 이유에 대해 “이 시기에 유럽이 그리스도교의 지배에서 벗어나 세속사회로 들어서기 시작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저자는 이단을 박해하고 종교전쟁을 벌이는 기독교의 이율배반적 측면을 집중 조명한다. 1517년 마르틴 루터가 일으킨 종교개혁은 관용의 관점에서 볼 때 역사의 전환점을 알리는 일대 사건이다. 그러나 저자는 프로테스탄트의 교회 또한 불관용이라는 역사의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한다. 스스로 양심의 자유를 말하지만, 타인에 대해선 인정하지 않는 모순에서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종교개혁의 직접적인 결과인 종교전쟁을 통해 관용의 정신이 발아했다고 본다. 프랑스에서 관용이라는 말이 등장한 것은 종교전쟁이 시작된 1562년이고, 양심의 자유라는 말이 사용된 것도 이 무렵이다. 독일에서는 1618년 시작된 30년 전쟁 중 관용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1787년 루이 16세는 관용칙령을 공포해 프로테스탄트들에게도 종교의 자유를 부여한다. 그러나 여전히 관용은 ‘용인’ ‘시혜’의 의미를 지니는 구체제의 개념이었기에 곧바로 폐기된다. 관용의 정신이 서구 정신에 내면화되기엔 장구한 역사가 필요했다. 책에 따르면 관용의 의미 변화는 근대에 들어 자연법과 자연권 사상이 발전하면서 개인의 권리 개념이 등장한 덕분이다. 계몽주의자들에게 종교의 자유와 양심의 자유는 더이상 군주가 용인하거나 시혜를 베풀 대상이 아니었다. 볼테르는 “인간은 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타자를 존중해야 한다”는 논리로 관용이 자연권임을 주장했다. 프랑스혁명은 “종교의 자유가 자연적이고 양도 불가능하며 신성한 권리”라고 선언함으로써 관용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고구마·바나나’, 여성 뇌 보호해준다

    ‘고구마·바나나’, 여성 뇌 보호해준다

    고구마, 바나나 속에 풍부한 ‘칼륨 성분’이 노년 여성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과학전문매체 네이처 월드 뉴스는 뉴욕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 대학 연구진이 “고구마, 바나나처럼 칼륨이 많이 들어있는 식품이 노년 여성의 뇌졸중 사망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50~79세 사이 중·노년 여성 90,000명을 대상으로 11년 간 칼륨 섭취량과 뇌졸중 발명 및 사망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11년간의 장기 추적 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를 보면, 칼륨이 풍부한 식품을 꾸준히 섭취해온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뇌졸중 발병 및 사망 빈도가 12% 가량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뇌혈관 폐색으로 뇌 조직이 기능을 하지 못하는 허혈성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은 칼륨 섭취를 꾸준히 한 경우, 16%나 감소했다. 또한 뇌졸중 외에 다른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도 10% 가까이 줄어들었다. 연구진의 조사에 따르면, 칼륨을 꾸준히 섭취해준 여성들은 고혈압 증세가 없다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특히 칼륨 섭취량이 가장 높았던 여성들은 허혈성 뇌졸중 발생 확률은 27%, 그 외에 다른 뇌졸중 발생 확률은 21% 감소됐다. 이는 칼륨 섭취가 고혈압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 역시 함께 제시하고 있다. 칼륨(potassium)은 나트륨(Na)과 함께 체액을 구성하는 주요 전해질로 몸속 수분과 산성-알칼리 균형을 조절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혈압을 낮추는 기능이 있어 고혈압 예방·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칼륨은 채소류와 과일류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주로 우유, 콩, 토마토 주스, 오렌지 주스, 고구마, 바나나 등에 다량 들어있다. 연구진은 “노년층 여성들이 채소류를 통해 많은 칼륨을 섭취해야하는 이유를 알려주는 연구결과”라며 “단, 칼륨을 과량 섭취하면 배탈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신장 기능이 약하면 칼륨이 혈액에 쌓여 심장 기능을 저해할 수 있어 신장 질환 환자들도 섭취에 조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국내 영양섭취기준에 의하면, 대한민국 성인 1일 기준 칼륨 충분섭취량은 남성·여성 공통적으로 4.7g이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뇌졸중 저널(Journal Stroke)’ 4일자에 게재됐다. 자료사진=wikipedia, 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워터게이트-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밥 우드워드·칼 번스타인 지음, 양상모 옮김, 오래된생각 펴냄) 탐사보도의 고전이 된 책. 워터게이트 사건은 1972년 6월 17일 백악관과 대통령재선위원회 주요 당직자들이 모의해 워싱턴 워터게이트 빌딩에 입주한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에 불법 침입, 도청 장치를 설치하다가 발각된 사건이 발단이 됐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1972년 11월 재선에 성공한 데 이어 측근들과 함께 적극적인 은폐 공작에 나서지만, 2년간의 끈질긴 추적 취재에 의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국 상원의 탄핵 결의가 나오기 전인 1974년 8월 사임한다. 특종을 건진 두 기자가 그해 2월 펴낸 책은 2년간에 걸친 힘겨운 권력과의 싸움과 기사 이면의 취재기를 생생하게 전한다. 1977년 영화평론가 정영일씨의 번역본 ‘대통령의 사람들’(학일출판사)이 절판된 이후 새로운 번역으로 37년 만에 재출간됐다. 496쪽. 1만 7500원. 책중일록(이민환 지음, 중세사료강독회 옮김, 서해문집 펴냄) ‘오래된 책방’ 시리즈의 16번째 책. 1619년(광해군 11년) 2월 명나라의 지원 요청으로 조선의 도원수 강홍립, 부원수 김경서 등이 1만 3000명의 병력을 이끌고 평안도 창성에서 압록강을 건너 여진족이 세운 후금을 치기 위해 진군한다. 역사에서 보기 드문 해외 파병이었던 심하(深河) 전투는 훗날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의 도화선이 된다. 그해 3월 4일 심하의 들판에서 진격하던 조선군은 후금 기병의 습격을 받고 무참히 패배했다. 두 원수와 장수 여덟 명, 그들의 하인들은 포로로 잡혀 허투알라성 안에 마련된 수용소에서 거처하게 된다. 처참한 수용소 생활은 1620년 7월 송환될 때까지 1년 반 동안 계속됐다. 책은 이민환이 강홍립의 종사관으로 종군하면서 겪은 행군 경로, 전투, 포로수용소 생활을 일기체로 기록한 것이다. 목책 안에 갇혀 지낸 데서 일기의 제목을 책중일록이라 했다. 208쪽. 1만 1900원. 우리 안의 식민사관(이덕일 지음, 만권당 펴냄) 저자는 방대한 문헌 사료를 바탕으로 조선 후기 노론사관과 일제 식민사관이 변형시킨 한국사의 원형을 되살리는 노력을 경주해 온 역사학자다. 한국 상고사와 고대사에 대한 주류 역사학계의 관점을 ‘식민사관’이라며 비판해 온 그는 우리 민족혼 말살을 위해 조선총독부가 앞장서 꾸며낸 식민사관이 해방 후에도 수정되지 않고 면면히 이어져 왔으며 21세기 대한민국에도 무한 증식하고 있다고 고발한다. 그는 이병도, 신석호, 서영수, 노태돈, 송호정, 김현구 등이 그간 한국 주류 역사학계에서 조선총독부의 역사관을 전파한 식민사학자라고 비판한다. 동북아역사재단을 비롯한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식민사관이 독버섯처럼 번창하고 있는 현실을 구체적인 사건들을 제시하면서 조목조목 문제점을 지적한다. 식민사관의 문제를 제기하는 ‘재야’ 학자들을 식민사학 카르텔이 어떻게 매장하고 배척해 왔는지 적나라한 증언으로 책은 마무리한다. 408쪽. 1만 8000원. 라캉미술관의 유령들(백상현 지음, 책세상 펴냄) 프랑스 철학자 자크 라캉은 인간 존재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모든 것에 저항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윤리라고 말했다. “끝까지 욕망하고, 끝까지 저항하라”고 했던 라캉의 윤리적 명제를 ‘유령 이미지’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다양한 예술작품 속에서 풀어냈다. 저자는 파리 8대학에서 라캉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유령 이미지란 우리가 안주하려는 세계의 허상을 폭로하는 ‘비(非)존재’로 저자가 라캉 철학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도입한 개념이다. 부랑아들을 성화 속 인물들의 모델로 삼았던 바로크 회화의 거장 카라바조, 오랫동안 성서나 신화에 갇혀 있던 기독교적 이미지를 해방시킨 고야 등 당대의 질서와 지식체계, 권력 등에 반항하는 이미지들을 통해 하나의 예술작품이 어떻게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윤리적 탐구의 대상이 되는지를 보여 준다. 320쪽. 1만 6000원.
  • 심리 시스템에 좌우되는 인간의 의사결정

    심리 시스템에 좌우되는 인간의 의사결정

    이성의 동물/더글러스 T켄릭·블라다스 그리스케비시우스 지음/조성숙 옮김/미이어윌/380쪽/1만 6000원 사람들은 자주 엉뚱하고 무모한 결정과 행동으로 낭패를 본다. 파산 선고를 앞두고도 도박판에 뛰어들거나 미모의 아내를 두고도 외도하는 남편, 하루 일당을 복권 구입으로 탕진하는 사람들, 위험천만인 얼음벽을 오르는 사람들…. 이성의 동물이라는 인간들이 저지르는 이 같은 모순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인간의 의사결정을 설명할 때 경제학계는 대체로 두 갈래로 나뉜다. 전통 경제학 쪽에서는 인간의 정신이 자기 이익 극대화를 목표로 삼는다고 가정하며, 행동경제학자들은 반대로 판단의 비합리성에 무게중심을 둔다. 그러나 양측 모두 인간의 선택과 결정이 낳는 불합리성과 모순의 원인을 정확히 짚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다. 신간 ‘이성의 동물’은 그런 경제학 논리가 아닌 진화심리학으로 의사결정을 해부해 흥미롭다. 인간의 조상들은 생존을 위협하는 환경에 부닥칠 때마다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택했다. 지금도 존재를 위한 대응 방편은 진화하고 있다. 책은 인간의 의사결정은 선조들로부터 축적돼 온 과제 해결의 다양한 심리 시스템에 좌우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특히 시시각각의 도전에 맞설 수 있도록 설계돼 현재까지 인간의 행동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7개의 ‘부분자아’가 핵심이다. 신체적 위해로부터 보호하는 자아와 위험한 질병을 피하려는 자아, 타인과 동맹 맺고 식량을 공유하려는 친애의 자아, 더 높은 자리에 올라 이익을 누리려는 지위의 자아, 유전자를 물려주려는 짝 획득 자아, 양육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짝 유지 자아, 아이의 생존을 위해 보살피게 하는 친족 보살핌 자아가 그것들이다. 때론 무모해 보이고 위험하기 짝이 없지만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어떤 진화적 목표를 최우선에 두고 부분 자아를 택하느냐에 따라 선택 방향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25세의 나이에 미국 최연소 은행장이 됐고 이후 영화산업에 투자해 막대한 부를 획득한 뒤 주영 미국대사에 임명됐던 조지프 패트릭 케네디가의 비극적인 가족사와 인권운동의 아이콘이나 다름없었던 마틴 루서 킹 목사의 혼외정사는 모순의 사례로 소개된다. 케네디는 행운의 사나이로 통했지만 9명의 자녀 중 3명이 암살당하거나 전사했고 딸은 비행기 추락으로 목숨을 잃었다. 킹 목사는 아이를 넷이나 둔 유부남이었지만 한 여성과 오랫동안 혼외정사 관계를 유지했고 출장 틈틈이 다른 여성들과 외도를 즐겼다고 한다. 결국 인간이 결정을 내릴 때 표면적으로 보이는 선택의 결과 이면에 숨겨진 의도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삶·죽음 공존 ‘슈뢰딩거의 고양이’ 촬영 성공

    삶·죽음 공존 ‘슈뢰딩거의 고양이’ 촬영 성공

    겉에서는 전혀 내부를 볼 수 없는 불투명한 상자 속 물건을 꺼내지 않고 촬영해낼 수 있을까? 먼저 이것이 가능하려면 두 개의 물체가 공간적으로 아무리 떨어져 있어도 연결고리가 존재한다는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 이론과 물체를 투과하는 광양자 빛만으로 사진을 찍어낼 수 있음을 증명해야만 한다. 그런데 최근 이것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세계적 과학 전문 주간지 네이처(Nature)는 오스트리아 과학 아카데미(Austrian Academy of Sciences) 연구진이 카메라 렌즈와는 상관없이 광양자 빛만으로 고양이 이미지를 촬영해내는데 성공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먼저 해당실험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양자역학의 기본 원리와 ‘슈뢰딩거의 고양이’ 이론을 알아야한다. 이를 간략히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먼저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은 원자, 분자, 소립자와 같은 미시적 대상에 대한 역학으로 거시적 현상에 집중하는 고전역학과는 많은 부분이 차이가 난다. 특히 다른 부분은 고전역학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결정론적(deterministic) 입장을 취하는 반면, 양자역학은 현재는 정확히 알아도 미래 일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확률론적(probabilistic) 입장을 가지고 있다. 즉, 양자역학은 인과율 법칙보다는 우연성에 더 많은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양자역학의 토대는 지난 1905년, 아인슈타인이 뉴턴으로 대표되는 고전역학의 한계를 지적한 상대성역학(relative mechanics)에서부터 시작된다. 양자역학의 핵심은 미시적 세계에서 발생하는 사건은 사건이 직접 목격되기 전까지는 확률적으로만 계산되며 서로 다른 상태가 지속적으로 공존한다. 이것이 앞서 설명한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 이론과 연결된다. 이에 대해 오스트리아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는 양자역학이 불완전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의심해왔고 1935년 이를 증명할 한 가지 가상실험을 고안하게 된다. 먼저 고양이 한 마리와 알파입자(헬륨 원자핵)를 외부와 차단된 불투명 상자 속에 집어놓고, 다시 해당 상자를 독가스가 들어있는 통과 연결시킨다. 독가스는 방사능 검출 기계와 연결된 밸브에 의해 아직 상자 속으로 주입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상자 속 알파입자가 감지되면 밸브는 자연히 열리게 되고 고양이는 사망하게 된다. 단, 이 알파입자는 시간 당 50%의 확률로 붕괴되도록 설정된 상황이기에 고양이 죽거나 살 확률 역시 50%다. 실질적으로 한 시간 후 상자를 열었을 때 나타날 결과는 첫째, 독가스에 죽은 고양이와 붕괴된 알파입자, 둘째 살아있는 고양이와 붕괴되지 않은 알파입자 두 가지 뿐이다. 하지만 양자역학 이론적으로만 보면 고양이와 알파입자는 죽지도 살지도 못한 50% 상태로 존재할 수 있다. 즉, 삶과 죽음 모두 한 공간에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상자를 여는 순간, 결과는 고양이가 죽거나 살거나 한 가지 형태로밖에 고정될 수 없다. 삶과 죽음의 공존을 목격하려면 상자를 열지 않은 상황에서 내부모습을 볼 수 있어야만 한다. 오스트리아 과학 아카데미(Austrian Academy of Sciences) 연구진이 행한 실험은 바로 이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상자 안에 둔 채로 촬영할 수 있는지 여부를 알아본 것이다. 연구진은 노란색과 빨간색 두 가지 광양자 빛을 이용해 고양이를 촬영하는 시도를 했다. 본래 카메라라는 매개체를 이용해 사물이 찍힌다는 즉, 상태에 관한 정보는 항상 관련 주위를 통해서만 매개될 수 있다는 국소성의 원리를 넘어 전달통로만 형성되면 별다른 매개체를 통하지 않고도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연구진은 노란색 광양자 빛이 빨간색 광양자 빛에 얽히는 방식으로 일정한 고양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이는 불투명한 상자 안의 물체를 별도의 과정 없이 그 자체로 투과해 찍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기에 의미가 크다. 연구진은 해당 실험결과가 향후 광양자를 이용한 화상 카메라 기술 개발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Nature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키링에서 만든 한국 캐릭터 ‘스푸키즈’, 美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 선보여

    키링에서 만든 한국 캐릭터 ‘스푸키즈’, 美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 선보여

    헐리우드 3D 애니메이션과 비교해도 절대 뒤쳐지지 않는 고퀄리티 한국 캐릭터 ‘스푸키즈’ 의 등장. 현재 한국 캐릭터들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우선 아이 뿐만 아니라 어른도 즐길 수 있는 캐릭터들이속속 등장하고 있다. ‘뽀로로’, ‘라바’, ‘로보카 폴리’ 등 많은 한국 캐릭터들 중 한 예로 ‘뽀로로’는 누적 매출액이 1조원을 육박하며 브랜드 가치만 1조원이 넘는다. ‘뽀로로’는 전세계 150여개국 이상을 진출해 한국 캐릭터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게 다수의 역량 있는 전문가들이 모인 주식회사 키링에서 ‘스푸키즈(SPOOKIZ)’를 선보였다. 스푸키즈는 지지 (좀비걸), 캐비 (도깨비), 큐라 (드라큘라), 콩콩 (강시), 프랑키 (프랑켄슈타인) 이렇게 5명의 몬스터들이 등장하는 1분 20초 분량의 슬랩스틱 애니메이션이다. 헐리우드 3D 애니메이션과 비교해도 절대 뒤쳐지지 않는 고퀄리티의 애니메이션인 스푸키즈는 ‘뽀로로’, ‘라바’, ‘로보카 폴리’ 등을 잇는 ‘차세대 한국형 3D 애니메이션’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런 차세대 한국형 3D 애니메이션인 스푸키즈가 지난 8월 11일 미국의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에 등장하였다. 킥스타터는 우수한 콘텐츠나 아이템을 일반인들이 직접 펀딩하여 동참할 수 있는 ‘소셜 펀딩 사이트’이다. 외국의 수많은 프로젝트 사이에 한국 타이틀을 걸고 당당히 도전한 한국 캐릭터 스푸키즈. 스푸키즈의 킥스타터 프로젝트는 8월 11일을 시작으로 9월 16일까지 진행되며, 유투브 채널을 통해 9월 17일부터 온라인에 무료로 방영될 예정이다. 스푸키즈의 모금 현황은 홈페이지(https://www.kickstarter.com/projects/1791054982/animated-short-series-spookiz?ref=nav_search)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40년 만에 빗장 푼 대관령 하늘목장

    40년 만에 빗장 푼 대관령 하늘목장

    “푸른 가을날 동해가 조망되는 해발 800m 목장 길을 걸어 봅시다.” 소와 목동들만 머물던 강원 평창 대관령 ‘하늘목장’이 40년 만에 처음 일반인에게 개방되고 한우축제까지 연다. 하늘목장은 3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제안으로 1970년대 초 목장으로 개발된 하늘목장이 이달부터 일반인들에게 개방돼 관광자원으로 활용된다고 밝혔다. 목장은 당초 축산업을 통한 식량 자급을 목표로 개발됐지만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목장의 자연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국내 첫 ‘자연순응형 체험목장’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일반인들은 목장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 동물들을 만지고 함께 어울리며 초지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도 있다. 옛 목동들에 의해 만들어진 4개 산책로 흙길을 걸으며 명상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국내 대표 기업목장으로 9000만㎡ 넓이인 하늘목장에서는 현재 400여 마리의 홀스타인 젖소와 100여 마리의 한우를 친환경적으로 사육하고 있으며 연간 1400t에 이르는 1등급 원유와 대관령 청정 한우를 생산하고 있다. 개장 이벤트로 이달 한 달 동안 입장료를 면제하고 관광객들은 송아지 먹이 주기, 트랙터마차(2.2㎞) 타기, 승마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개방과 함께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 동안 목장에서는 ‘평창 대관령한우축제’도 열린다. 평창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오늘의 눈] 세월호 유가족의 ‘서글픈 속삭임’을 許하라/이슬기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세월호 유가족의 ‘서글픈 속삭임’을 許하라/이슬기 사회부 기자

    “기자회견 도중 구호를 외치는 것은 불법입니다. 집시법 6조 1항에 따라 미신고 집회로 규정, 해산 명령을 내리겠습니다.” 지난달 13일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 세월호 유가족들이 특별법 제정에 박근혜 대통령이 앞장설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던 중 구호가 터져 나오자 경찰은 확성기에 대고 외쳤다. 기자회견은 신고 의무가 없지만, 집회는 신고하는 게 원칙이란 이유였다. 회견 후 청와대의 ‘답’을 간절히 기다리던 이들을 경찰은 강제해산하려 했고 유족들은 청와대 앞에서 밤을 지새웠다.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특별법 제정 촉구 국민대회’에 대해 경찰은 미신고 집회라며 해산 명령을 내렸다. 행사를 주최한 가족대책위 측은 “관혼상제와 관련한 추모문화제는 집회 신고 대상이 아니며 서울시에서 광장 사용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적법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서울시에서는 ‘문화제’로 사용 허가를 받은 것이지만 플래카드와 피켓을 내걸고 구호를 외쳤기 때문에 문화제가 아닌 집회”라며 해산 명령을 내렸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희생자 추모문화제 등을 경찰이 ‘미신고 집회’로 규정하고 해산을 시도하면서 유가족 및 시민사회단체와 충돌하고 있다. 헌법학자들은 경찰이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집회냐, 문화제냐’ 하는 것은 주최 측 의견을 우선해야지 경찰이 함부로 규정해선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구호를 외치고 피켓을 드는 것은 의지를 드러내는 표현 방식 중 하나이며 집회로 보았다고 해도 공공 안녕을 해치거나 타인의 법익을 침해하지 않는 이상 해산명령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2일 페이스북 계정에 “언제부턴가 비는 눈물이고 바람은 서글픈 속삭임”이라며 청와대 앞 농성장 풍경을 담은 사진 한 장을 올렸다. 빗줄기가 퍼붓는 3일에도 세월호 유가족들은 경기 안산의 분향소와 국회, 광화문 광장과 청와대 앞에서 특별법 제정을 염원하는 농성을 이어갔다. 이들에겐 쏟아지는 빗줄기가 ‘하늘이 대신 흘려주는 눈물’일지도 모른다. 청와대는 외면하고, 국회의 특별법 논의는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 이들의 진심을 들어주지는 못할망정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까지 틀어막지는 말자. 당국은 세월호 유가족들의 ‘서글픈 속삭임’을 허(許)해야 한다. seulgi@seoul.co.kr
  • MLB 동방투수 삼국지

    MLB 동방투수 삼국지

    류현진(27·LA 다저스)과 천웨이인(29·볼티모어), 이와쿠마 히사시(33·시애틀)가 미국프로야구 동양인 투수 최다승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국과 타이완, 일본의 간판스타인 이들이 벌이고 있는 흥미진진한 ‘삼국지 대결’이 시즌 막판으로 치닫고 있는 메이저리그(MLB)의 또 하나의 볼거리다. 지난 1일 샌디에이고전에서 14승(6패)에 성공한 류현진은 MLB 전체 다승 공동 10위에 올랐다. 올 시즌 어깨 염증과 엉덩이 부상으로 두 차례나 부상자 명단(DL)에 등재됐음에도 다승 공동 선두 매디슨 범가너(샌프란시스코), 조니 쿠에토(신시내티), 클레이턴 커쇼(LA 다저스·이상 16승)와의 격차가 2승에 불과하다. 아직 네 차례 정도 더 등판할 것으로 보여 15승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타이완 특급 천웨이인의 기세도 무섭다. 지난 1일 미네소타전 6과3분의2이닝 4실점(4자책)으로 14승(4패)을 따냈다. 2012년 데뷔 첫해 12승의 천웨이인은 지난해 7승으로 주춤했으나 올해 다시 질주하고 있다. 버드 노리스와 크리스 틸먼(이상 11승)을 제치고 팀내 최다승을 기록 중이다. 일본프로야구 라쿠텐에서 활약하다 2012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와쿠마는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12승), 다르빗슈 유(텍사스·10승)에 밀려 크게 주목받지 못한 선수. 그러나 둘이 부상으로 낙마한 반면 이와쿠마는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켰고, 지난 1일 워싱턴전에서 6이닝 3실점(3자책)으로 13승(6패)을 거뒀다. 오른 손가락 부상으로 시즌 초반 결장했으나 5월 복귀해 펠릭스 에르난데스(13승5패)와 함께 팀의 원투펀치를 구성했다. 평균자책점 2.90으로 류현진(3.18)과 천웨이인(3.83)보다 좋은 이와쿠마는 직구 최고 구속이 150㎞가 넘지 않지만 정교한 제구력과 날카로운 포크볼이 일품이다. 류현진과 이와쿠마는 지난해에도 나란히 14승을 올려 동양인 최다승 투수에 올랐다. 류현진이 올해도 최다승에 성공하면 한국인으로는 박찬호(은퇴)에 이어 두 번째로 2년 연속 기록을 세운다. 박찬호는 전성기인 1997~2001년 5년 연속 최다승을 거뒀다. 역대 동양인 한 시즌 최다승은 2006~07년 뉴욕 양키스에서 뛰며 각각 19승을 올린 타이완 투수 왕첸밍이 갖고 있다. 2008년 마쓰자카 다이스케와 2000년 박찬호가 각각 18승으로 뒤를 잇고 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지하철 문 닫히는 사이 휴대폰 날치기 순간 포착

    지하철 문 닫히는 사이 휴대폰 날치기 순간 포착

    지하철에서 눈 깜빡할 사이에 타인의 휴대전화를 훔쳐 달아나는 남성의 영상이 화제다. 유튜브에 게재된 53초 가량의 영상을 보면 한 남성이 출입문 옆에 서서 좌석에 앉아 스마트폰을 보는 여성을 힐끔힐끔 쳐다본다. 잠시 후 열차가 플랫폼에 도착하고 문이 열린다. 남성은 초조한 기색으로 출입문 밖의 상황을 살핀다. 속으로 숫자를 세는듯 하더니 문이 닫히기 시작하는 순간 잽싸게 앉아 있던 여성의 스마트폰을 낚아채 열차 밖으로 달아난다. 피해 여성이 일어나 쫓아가지만 열차문은 닫혀버린다. 사진·영상= Populer Videolar youtube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이스라엘, 서안지구에 122만평 정착촌 추진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정착촌을 건설하기 위해 막대한 규모의 토지를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팔레스타인과 무기한 휴전에 들어간 지 불과 5일 만이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정착촌을 확대하기 위해 31일(현지시간) 서안지구의 베들레헴 인근 약 4.04㎢(약 122만 4174평)의 땅을 수용한다고 발표했다. 정착촌 건설에 반대하는 이스라엘 단체 피스나우는 이번에 수용 예정인 땅이 1980년대 이후 가장 큰 규모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수용을 결정한 땅은 지난 6월 유대인 10대 3명이 납치된 뒤 살해됐던 장소 부근이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이번 토지 수용이 해당 사건에 대한 정치적 결정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착촌 건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이나 다름없다. 최근까지 계속된 분쟁의 씨앗이 결국 영토문제이기 때문이다. 아랍인들이 거주하고 있던 팔레스타인 땅을 1차 세계대전 뒤 영국이 통치하자, 유럽에 있던 유대인들이 이곳으로 이주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시작됐다. 팔레스타인은 조상들의 땅에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 지상목표지만 이스라엘의 점령과 이주 정책으로 살 곳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이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할 때 팔레스타인 주민의 주 수입원인 올리브 나무 숲을 밀어버리기 때문에 몰수당한 지역 주민의 생계는 끊어진다. 이번에 몰수 예정인 수리프, 알자바아, 와디푸킨 마을의 땅도 팔레스타인 가족들이 소유하고 있던 올리브 숲이다. 정착촌 확대는 팔레스타인과 국제사회가 줄곧 반대해 왔던 사업이다. 이스라엘의 최대 우방인 미국 국무부도 “유대인 정착촌 건설에 오랫동안 분명히 반대해 왔다”면서 “이스라엘이 결정을 재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변인인 나빌 아부 루데이나는 “이스라엘의 토지 수용은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면서 철회를 촉구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식칼 휘두른 30대女에 경고사격 없이 실탄 쏜 경찰

    경력 25년차 베테랑 경찰이 흉기를 휘두르며 달려드는 30대 여성에게 실탄 2발을 쏴 과잉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지난달 31일 오전 7시쯤 서초구 방배동의 한 빌라 앞에서 한 여성(32·무직)이 길이 30㎝가량의 식칼 2개를 들고 소리를 지르며 배회한다는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남태령지구대 소속 김모(52) 경위가 제압하는 과정에서 실탄 2발을 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2분 동료와 현장에 도착한 김 경위는 이 여성에게 ‘칼을 내려놓지 않으면 총을 쏘겠다’고 수차례 경고했으나 여성은 불응했다. 7시 8분 여성이 식칼을 휘두르며 달려들자 생명의 위협을 느낀 김 경위가 1.5m 거리에서 실탄 2발을 발사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오른쪽 쇄골과 허벅지 관통상을 입은 여성은 7시 17분 병원으로 후송됐다. 여성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여성이 과대망상증과 우울증을 앓았던 데다 최근 직장 동료와 언쟁을 벌인 뒤 퇴사했다는 어머니의 진술에 따라 과도한 스트레스로 정신병력이 악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서울경찰청은 총기 사용 적정 여부 등을 감찰하고 있다. 대통령령인 ‘경찰 장비의 사용 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권총을 발사하고자 하는 경우 구두 혹은 공포탄 등에 의한 위협 사격을 통해 경고를 해야 한다. 단, 경찰관을 급습하거나 타인의 생명, 신체에 중대 위험을 야기하는 범행이 발생했을 때 처음부터 실탄을 쏠 수 있다. 김 경위는 감찰 조사에서 “권총에는 공포탄 1발과 실탄 2발이 장전돼 있었으며 공포탄을 쏘려고 했는데 실수로 실탄이 나갔다”고 진술했다. 방배경찰서 관계자는 “방아쇠를 한 번에 당겨야 하는데 절반쯤 당겼다가 놓고 다시 당기는 바람에 실린더가 돌아가 공포탄을 건너뛰고 실탄이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포탄은 하늘을 겨눠 쏘도록 돼 있는데 1.5m 거리에서 이 여성에게 관통상을 입힌 경위가 석연치 않다. 두 발을 거푸 발사한 것도 의문이다. 김 경위는 “문제의 여성이 피를 별로 흘리지 않아 실탄이 발사된 것을 인지하지 못했고, 계속 흉기를 휘둘러 방어 차원에서 다리를 조준 사격했다”고 주장했다. 지구대에서 출동할 때는 실탄을 장전한 권총을 가진 경찰과 테이저건(권총형 전기충격기)이나 가스총을 가진 경찰 각 1명이 나가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당시 경찰 2명 모두 권총만 갖고 있었다. 방배서 관계자는 “당시 테이저건을 소지한 경찰관이 지구대에 없어 권총을 가진 경찰만 출동했다”고 해명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시론] CCTV, 개인정보 보호와 공익 사이의 딜레마/강태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시론] CCTV, 개인정보 보호와 공익 사이의 딜레마/강태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인터넷 웹사이트 회원 가입 때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하거나, 은행 계좌를 열고 신용카드를 신청할 때 직접 서명하는 것처럼 개인정보보호법의 가장 큰 원칙은 정보주체 동의로 개인정보 처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원칙은 1대1로 정보 수집과 처리가 이루어지는 통상적인 상황을 전제한 것이어서 폐쇄회로(CC)TV와 같이 확정되지 않은 다수 개인정보가 예측할 수 없는 시간에 촬영, 수집되는 방식에는 그대로 적용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물론 CCTV를 길가에 설치하고 찍히는 모든 사람을 상대로 사전 동의를 받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한 연유로 개인정보 보호법에서는 별도 동의를 받지 않더라도 공개 장소에서 CCTV를 촬영하는 것에 대하여는 안내판을 통해 촬영 사실을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정보주체 동의를 대신하도록 하고 있다. CCTV에 관한 개인정보보호법의 규정이 만들어진 이후 추가 규제의 시급성에 비해 논의 진전은 그다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논의의 지지부진함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 바라보는 시각과 공익 확보 측면에서 바라보는 시각차가 커서 접점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일 것이다.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 보면 CCTV에 내 영상이 찍히도록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스스로 정할 수 있어야 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원하면 언제나 자기 영상을 삭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하루 중 일정 시간을 어디에서 보냈는지, 어느 교통수단을 이용했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타인이 쉽게 알 수 있게 되고 또 영상이 범죄수사와 같은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반대로 공익성에 주목하는 관점에서 보면 CCTV의 설치, 운영으로 얻는 공익이 크기 때문에 운영을 확대하고, 수집된 정보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관련 정보들을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견지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가장 큰 이슈가 되는 통합관제만 하더라도, 현행법으로는 법적으로 엄밀하게 다른 주체인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이 정보를 공유할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 개인정보보호법이 정보 수집과 정보 이전을 명확하게 구분해 정보 이전에 대하여는 CCTV에 관한 특별한 규정을 두지 않는 대신 개인정보보호법의 일반 규정이 적용되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런 법적인 불안정성은 민간 부문과 공공 부문을 별도로 구분하지 않고 원칙적으로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도록 한 개인정보보호법의 태생적 한계와도 맞닿아 있다. 법적인 관점에서 보면 지자체와 경찰의 통합관제 문제는 전혀 별개의 두 민간 기업의 개인정보 통합과 동일선상에서 해결돼야 한다. 두 기업이 각각 수집한 개인정보를 개별 기업의 목적을 위해 공유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을 생각한다면 통합관제의 문제는 법률적인 측면에서도 무시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법적 불명확성에 대한 주장을 잠시라도 접어두려면 통합관제로 얻는 효율이 그 탓에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의 침해 가능성과 비교해 더 커야 한다. 그런데 통합관제가 효율적일 것이라는 막연한 분석 이외에 과연 통합관제를 통해 범죄예방과 사회적 분쟁 해결의 효과가 어느 정도 있는 것인지, 행정기관이 관리하는 정보와 수사 당국이 관리하는 정보가 합쳐지게 되면서 얻게 되는 시너지가 통합 행위의 법적 불명확성을 배제할 수 있을 정도로 확실한 것인지도 단정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커질수록 보호 범위는 확대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CCTV 활용을 통한 공익 확보라는 목표 역시 무시할 수 없는 과제다. 상충하는 과제의 원만한 해결이 어려운 문제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합의를 통한 결론을 이끌어 내려는 장이 꾸준하게 마련돼야 할 때다.
  •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성폭력 편견과 진실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성폭력 편견과 진실

    #1 15살 소녀가 집에서 친척 오빠에게 강간을 당했다. 피아노를 치던 엄마에게 딸이 다리 사이로 피를 흘리며 다가가 울며 말한다. “엄마, 나 아파. 오빠가 그랬어. 나 배가 너무 아파.” “니가 조신하지 못하니까 그런 짓을 당하지. 소문 날까 창피하니까 입 다물어.” 이나영이 출연한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 나오는 장면이다. 딸이 아프다고, 잘못한 건 내가 아니라고 말해도 엄마는 딸의 몸과 마음을 달래주기는커녕 소문 나지 않도록 다그치는 데 급급하다. 이나영에게는 성폭력을 당한 것 자체보다 강간당한 자신을 다독여주지 않은 매정한 엄마가 상처로 남아 버렸다. #2 “엄마 나 사실 지금까지 아빠랑 그런 일(성폭행)이 있었어. 아빠가 비밀을 지키라고 했어.” “네가 유혹했니?” 자상한 사업가와 현모양처 주부, 공부 잘하는 아이들로 구성된 행복한 가정에서 어느 날 외국어고등학교에 다니는 딸이 엄마에게 불쑥 던진 말에 엄마가 보인 반응이다. 오랜 세월 피해를 입어 온 여학생의 실화를 바탕으로 그려진 다큐멘터리 영화로 여성인권영화제에 출품된 ‘잔인한 나의 홈’ 스토리다. 엄마는 이후 남편의 편을 들며 딸의 주장을 의심하고 묵살한다. 피해자가 엄마와 동생을 걱정하면서도 아버지를 처벌하는 것이, 속고 있는 엄마와 여동생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해 아버지를 고소, 유죄판결을 받게 한 결과는 엄마의 냉대와 동생과의 연락 두절이었다. 동생은 그를 거짓말쟁이라고 한다. 성폭력이 발생할 경우 “이야기하면 가족의 행복이 깨질 거야, 무덤까지 비밀이다”는 식으로 피해 여성의 고통보다 가정의 평화를 우선시하고 피해자를 의심하며, 가해자는 빠진 채 피해자들끼리 다투는 잘못을 범하기 쉽다. 이같이 성폭력에 대해서는 잘못된 사회통념이 많다. 편견과 진실을 살펴본다. ●성폭력은 전적으로 가해자 책임 성폭력의 경우 남성의 성충동을 자극한 여성에게 책임이 있다는 잘못된 사회통념이 존재한다. 남성의 성충동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여성의 심한 노출과 부주의한 행동이 성폭력을 유발한다는 이유에서다. 집단강간을 포함한 성폭력 가해자가 대부분 ‘피해자가 유혹했다거나 그렇게 생각하도록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는 식으로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긴다. 특히 성폭력 피해자가 미모인 경우 등 이른바 ‘꽃뱀’에게 당했다는 식의 논리는 피해자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방향으로 본질을 호도할 뿐 아니라 2차 피해마저 유발한다. 이 같은 피해자 유발(책임)론은 여성이 스스로 몸가짐을 조심하고 올바르게 처신하면 성폭력은 사라질 것이라는 엉뚱한 논리로 이어진다. 이는 남성이 결정하면 여성은 당연히 순종해야 한다는 유교식 남존여비 악습의 잔재다. 우리 사회에는 남성의 성욕은 참을 수 없는 것이라느니, 참지 않아도 된다느니 등 남성의 공격적인 성적 행동을 남성다운 것으로 부추기는 나쁜 경향이 일부 있다. 중요한 것은 피해자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했는지 여부다. 가해자의 의도 여부는 부차적인 문제다. 자신의 성적 충동이 아무리 강해도 상대방이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한다. 살인, 강도와 마찬가지로 성폭력도 책임은 전적으로 가해자에게 있다. 미국 뉴저지주 대법원 판결(1992년)은 피해자가 허락하지 않는 성적 접촉은 물리적 폭행이나 협박이 없어도 폭력성을 내포한 것으로 성폭력임을 인정한 바 있다. ●아는 사람에 의한 피해 85%로 가장 많아 한국성폭력상담소의 2013년 상담통계에 따르면 전체 성폭력 상담 1418건 중 아는 사람에 의한 피해가 85%로 가장 많고, 모르는 사람 8.1%, 미상 6.9%다. 성인은 ‘직장 관계자’ 29.8%, ‘친밀한 사람’과 ‘주변인의 지인’ 각 11%, ‘학교 관계자’ 10.1%의 순이다. 청소년(14~19세)은 학교(27.8%), 친족(13%), 학원 관계자(9.9%) 순이다. 어린이(8~13세)와 유아는 친족과 친·인척을 합한 성폭력 피해가 각 57.4%, 50%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동네사람이 각 8.2%와 14.6%를 기록했다. 성폭력은 여성 혼자서 밤늦게 어두운 골목길을 다니다가 괴한에 의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으니 일찍 귀가하고 문단속을 잘해야 한다는 사회통념과 달리, 신뢰를 토대로 형성된 아는 사람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가벼운 성희롱이나 성추행에서 시작해 경험의 연속선상에서 심한 추행과 강간 등으로 진전되기 쉽다. 성폭력은 왜곡된 성문화와,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권력관계에서 생겨난다. 여성, 어린이 등 약자를 골라 차별, 비하, 경시, 상품화하는 문화 속에서 일상적으로 겪는 것이다. ‘아는 사람’이 대부분인 성폭력 가해자는 정신 이상자도 아니다. 성폭력 피해자의 성별은 여성이 94.4%로 압도적이고 남성도 점점 늘어 5.6%다. 성별, 연령별 피해자는 성인 여성 66.5%, 여성 청소년 14.4%, 여성 어린이 8%, 성인 남성 3.3%, 여성 유아 3% 순이다. 61세 이상 노인 대상 성범죄도 5년간 76%나 급증했다. 가해자는 성인 남성 78.9%, 남성 청소년 8.5%, 성인 여성 3.4% 순이다. ●여성이 거절 땐 강압적 요구 말아야 음란물은 폭력적인 성관계를 미화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음란물을 자주 접하는 경우 상대방이 싫다고 해도 강압적으로 밀어붙여 성관계를 하는 것이 남성적인 것이라고 오해할 수 있다. 여성들이 처음에는 “안 돼요”라고 하다가 나중에는 “돼요”라고 한다는 식의 유머도 오해를 부추긴다. 데이트 상대든 누구든 싫다고 말하면 싫은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명시적 허락이 없으면 암묵적 동의라고 일방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침묵이 사실상 동의는 아니다. 남성이 밤늦게까지 술 먹는 것이 성폭력을 의도한 것은 아닌 것처럼, 여성이 밤늦게까지 술을 먹었다고 성폭력에 동의한 것도 아니다. ●부부도 서로 동의해야 성관계 가능 부부 사이에는 서로 성교 요구에 동의해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에 부부간 강간은 있을 수 없다는 사회통념과 달리 부부 사이에도 협박과 폭행 등에 의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경우 강간을 인정하는 판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김미순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는 “가해자가 본인의 행동이 성폭력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고, 타인의 인격을 무시하는 것이 성폭력의 지름길인 만큼, 매사에 타인의 인격을 존중하고 언어든 행동이든 타인의 동의를 받으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happyhome@seoul.co.kr
  • [法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상법상 법인격부인론

    판례의 재구성 15회에서는 상법상 회사제도의 남용으로 발생하는 폐단을 방지하고자 판례로 형성된 ‘법인격부인론’과 관련해 2001년 1월 9일 선고된 대법원 판결(97다21604)과 2004년 11월 12일 선고된 판결(2002다66892)을 함께 소개한다. 대법원 판결의 의미와 해설을 상법 분야의 권위자인 김재범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부터 듣는다. 주식회사의 주주는 회사 채무에 대해 보유하고 있는 주식 범위에 한해 출자의무를 지고 개인적인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대법원은 투자한 금액만큼 책임을 지는 ‘유한책임’ 원칙이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식회사의 채무에 대해 출자자인 주주도 책임을 부담한다는 ‘법인격부인’을 판례로 인정해 왔다. 대법원은 2001년 오피스텔 분양사업을 하는 A사와 계약을 맺은 박모씨가 회사와 주주 이모씨를 상대로 제기한 분양대금 반환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박씨는 1991년 A사와 4억 2000만원 상당의 오피스텔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A사는 오피스텔 분양이 이뤄지지 않아 공사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했고, 결국 건물 골조만 세워 놓은 채 공사는 중단됐다. 분양을 받지 못한 박씨는 A사와 실질적 대표인 주주 이씨를 상대로 분양대금을 돌려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유한책임의 원칙에 따르면 주주인 이씨가 박씨에게 분양대금을 돌려줄 의무는 없다. 그러나 대법원은 당시 “외형상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타인의 개인기업에 불과하거나 법률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함부로 쓰여지는 경우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법인격의 남용”이라며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인 타인에 대해서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씨가 다른 법인을 내세워 분양사업을 해 온 점, 실질적으로 회사 주식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점, 주주총회나 이사회가 형식적으로 이뤄질 뿐 개인 의사대로 회사 업무가 결정된 점 등을 감안하면 A사는 이씨의 개인기업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2004년에는 채무 면탈을 목적으로 회사제도를 악용하는 경우에 대해서도 법인격이 부인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대법원은 당시 B사가 C사를 상대로 제기한 임대차보증금 반환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C사는 예전 회사가 빚더미에 오르자 채무 변제를 회피할 목적으로 새로운 이름으로 설립된 회사다. 이에 B사는 이전 회사가 돌려줘야 할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하라며 C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기존 회사가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기업의 형태·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신설회사를 설립했다면 이는 회사제도를 남용한 것”이라며 “두 회사가 별개의 법인격을 갖고 있음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고, 기존 회사의 채권자는 두 회사 모두에 대해 채무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C사가 이전 회사와 상호, 상징, 영업 목적, 주소, 해외 제휴업체 등이 동일하거나 비슷한 점, 주요 이사진과 주주 구성도 사실상 동일한 점 등을 감안해 볼 때 이전 회사에 비해 직원 수 등 규모는 줄었지만 실질적으로 동일한 회사”라며 “C사는 이전 회사가 이행해야 할 채무 변제를 회피할 목적으로 만든 별개의 회사”라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목욕탕에서 샤워를 하면서 얻는 창의적 영감

    목욕탕에서 샤워를 하면서 얻는 창의적 영감

    피카소와 샤워를/레네 탕고르드, 크리스티안 스타딜 지음 생각과 사람들/380쪽/1만 4500원 피카소는 샤워를 하면서, 아인슈타인은 면도를 하면서 영감을 떠올렸다고 한다. 여기서 영감이란 ‘새로운 것을 창조하려는 적극적인 의지’라고 해석될 수 있으니, 이를 창의성이란 단어로 환치해도 무방하겠다. 이러한 행동들이 창의적 사고에 대해 직접적인 동기를 제공하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목욕탕에서 보낸 시간들을 기분전환이나 재충전의 시간으로 활용함으로써 창의적 영감을 얻는 모티브로 활용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경제의 원동력이 자원 중심에서 지식산업으로, 다시 창조경제로 옮겨 가면서 창의적 사고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새 책 ‘피카소와 샤워를’은 이처럼 개인과 회사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공을 들이고 있는 창의성의 발현에 대한 담론을 담고 있다. 개인이 사적 영역이나 직장 등에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요령을 수많은 사례를 통해서 알려주겠다는 게 핵심이다. 논지의 준거틀로 삼은 건 덴마크식 창의력이다. 책의 기본적인 전제는 창의성이 일상생활 속에 녹아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피카소와 아인슈타인이 머물렀던 욕조 같은 일상적인 장소들, 카타르시스를 주는 산책, 혹은 매일 이뤄지는 업무나 휴식시간 등이 보다 쉽게 창의성을 발현하는 통로가 된다고 했다. 이는 누구나 창의적 인간이 될 수 있다는 뜻이지만, 뒤집으면 ‘저녁이 없는 삶’에 더 익숙한 한국인들이 창의적 인간이 되는 건 그리 쉽지 않은 일이란 섬뜩한 경고이기도 하다. 그런데 왜 하필 덴마크일까. 최근 북유럽 국가들의 교육체계나 삶의 방식이 우리나라에서도 부쩍 주목받고 있다. 특히 덴마크는 우리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르다. 외형상 부존자원이 빈약한 작은 나라인 탓에 창의적 인간 양성이 생존의 필수조건인 것은 비슷하지만, 복지나 교육, 사회체제 등 내면의 모습은 완전히 다르다. 계층 간 장벽이 낮고 서로가 서로를 뒷받침해 주는, 그러니까 공동체의 원형이 덴마크에선 여태 살아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종종 책의 흐름이 이해되지 않는 상황을 맞기도 한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세월호, 고통·상처 모두 꺼내 놓아야 치유될 수 있고 희망으로 발전 가능”

    “세월호, 고통·상처 모두 꺼내 놓아야 치유될 수 있고 희망으로 발전 가능”

    “사람들은 행복을 단번에 움켜쥐려 하지만 행복은 절대 그렇게 찾을 수 없어요. 모든 감각을 집중해 순간순간 치열하게 살고 타인을 위해 무언가를 할 때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사제들을 치유하는 가톨릭 영성가로 유명한 독일 성 베네딕트회 안젤름 그륀(69) 신부. 지난 27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신부는 “행복해지려면 소유하려 들지 말라”고 거듭 강조했다. 작은형제회 프란치스칸 사상연구소 주최로 열린 영성학술발표회 강연차 한국에 온 그륀 신부는 독일 뮌스터슈바르자크 수도원 피정의 집에서 주로 정신적으로 상처받은 사제들에게 영적 상담과 지도를 하는 독특한 사제. 영적 심리학 기법을 써서 사제들을 정신적으로 편안하게 이끄는 일을 하고 있다. “성소(聖召·하느님의 부르심)의 위기를 맞은 신부가 많아요. 위기에 빠진 과정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함께 대화를 나누다 보면 문제점을 찾을 수 있어요. 창조적인 일을 하게 하거나 그룹 심리치료, 스포츠 활동을 통해 해결해 나가기도 하지요.” 영성 심리학은 고통과 상처를 하느님 앞에 모두 꺼내 놓고 치유와 변화로 이끄는 치료 기법이라는 그륀 신부. 지금 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세월호 참사도 그 원인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들여다볼 때 치유될 수 있고 희망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는 다양한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슬픔을 공개적으로 드러낸다는 의미에 공동체가 함께 느끼는 고통을 통해 연대 의식을 가진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요. 국민들은 문제의 원인을 정확하게 알 권리가 있는 만큼 정부에 대해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도록 압박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부는 그러면서 “국민들은 정부가 고통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점에 대해 분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학박사이면서 경영학을 공부한 신부는 평신도와 기업가들을 대상으로 각국을 다니며 영성 강좌를 하고 저술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국내에 번역돼 출간된 책도 80권이 넘는다. 상처는 궁극적으로 어떻게 치유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고통과 상처의 치유는 결국 하느님과의 관계에 달린 것”이라고 말한다. “개개인이 가진 모습에 따라 하느님의 모습도 달라져요. 자신이 병적인 상(像)을 갖고 있으면 하느님도 그런 모습이 됩니다. 자신의 가장 밑바닥 모습과 맞닥뜨릴 준비가 돼 있어야 비로소 치유가 가능한 것이지요.” 5년 전 왔을 때와 비교해 보면 한국 사회가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정부에 항의하는 미사와 집회가 눈에 띄어요. 젊은이들이 스펙 쌓기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아요.” 한국 사회가 물질과 돈을 향해 내달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신부는 영적인 삶에 더 큰 관심을 가져 달라고 주문했다. “고통을 당한 순간엔 당연히 행복할 수 없죠. 하지만 회피하지 않고 현실을 받아들여 그 고통 위에서 희망을 갖도록 노력하면서 이겨 나가야 합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생각’만으로 이메일 보내는 시대 오나?

    ‘생각’만으로 이메일 보내는 시대 오나?

    자신의 뇌파를 인터넷을 통해 타인에게 전달해 의사소통하는 실험이 성공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생각만으로 이메일을 보내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는 말이다. 스페인과 프랑스, 미국의 과학자들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이 신체 건강한 성인 4명(28~50세)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뇌파검사(EEG) 헤드셋을 설치한 상태에서 뇌파를 전송하는 실험을 시행했다. 이때 참가자들은 ‘Hola’(스페인어)과 ‘Ciao’(이탈리아어) 등의 각각 자국의 인사말을 떠올렸고, 연구팀은 이 순간 측정된 뇌파를 부호화해 데이터를 만들었다. 생성된 데이터는 인도 남부 도시 티루바난타푸람에서 프랑스 북동부에 있는 스트라스부르까지 인터넷을 통해 전송됐다. 데이터를 전송받은 프랑스에서는 부호화된 데이터를 복원하고 참가자의 머리에 부착한 전극을 통해 미약한 전류에 의한 자극을 줌으로써 뇌에 직접적인 인사 내용이 전송되도록 했다. 이때 참가자는 눈 속에 미약한 빛 정도 외에는 다른 어떤 느낌도 받지 않았지만, 이후 인사하는 목소리가 들렸다고 보고했다. 또 연구팀은 같은 방식으로 스페인과 프랑스 두 곳에서 시행된 실험에서도 모두 성공을 거뒀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연구 단계에서는 아직 과제가 남은 듯하다. 실험 전체를 완료한 시점에서 오답 비율이 15%라는 결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를 살펴보면 송신 측 암호화(코딩) 단계에서 4%, 수신 측 해독(디코딩) 단계에서 11%라는 오류가 나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결과는 이 분야의 연구에서는 현저한 발전이라고 연구팀은 자신 있게 말하고 있다. 이번 실험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의 온라인 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 19일 자로 공개됐다. 지금까지 쥐 실험에서는 EEG를 이용한 의사소통이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인간의 검증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에 들어선 것뿐이다. 아직 뇌에서 뇌로 정보를 전송하는 분야에서는 해명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 하지만 이번 결과는 인간에게도 이런 기술을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확인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이 분야의 연구가 진행될수록 윤리적으로나 사회학적으로 논쟁이 일어날 것은 틀림없다. 인간의 뇌에 직접 작용하는 이런 종류의 장비를 누가 취급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정신 조종’과 같은 세뇌 등 비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문제에 대한 논의가 병행되는 것이 요구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데뷔 10년차 슈주 “3040 함께 불러요”

    데뷔 10년차 슈주 “3040 함께 불러요”

    “올해로 벌써 데뷔 10년차가 됐네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가요계를 대표하는 K팝 스타인 그룹 슈퍼주니어가 2년 2개월 만에 새 앨범을 냈다. 2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정규 7집 ‘MAMACITA(아야야)’ 발매 기념 기자회견을 연 이들은 “20대에는 1등을 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30대 멤버도 있는 지금은 마음의 여유를 갖고 활동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29일 0시 온라인을 통해 음원이 공개된 7집 타이틀곡 ‘마마시타’(매력적인 여자를 뜻하는 스페인어)는 인도 퍼커션 리듬을 바탕으로 한 드럼 사운드와 DJ 리믹스를 연상케 하는 피아노 선율이 인상적인 곡이다. 팀의 리더 이특은 “그동안 저희 노래는 따라 부르기 힘든 후크송이 많았지만 이번 타이틀곡은 30~40대도 회식 자리에서 쉽게 부를 수 있는 1990년대 음악 분위기를 풍긴다”고 말했다. 새 앨범에는 유영진, 돈 스파이크, 테디 라일리, 히치하이커 등 국내외 유명 프로듀서들이 대거 참여했다. 다른 아이돌 그룹과 다른 이들의 장수 비결은 뭘까. 이들은 합숙 생활을 통해 팀워크를 유지하는 것이 비결이라고 귀띔했다. 이들의 새 앨범은 다음달 1일 출시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