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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언스 톡톡] 생명윤리 논란 속 탄생 20종 동물복제 길 열어

    [사이언스 톡톡] 생명윤리 논란 속 탄생 20종 동물복제 길 열어

    안녕, 난 ‘돌리’라고 해. 내 20살 생일을 맞아 여러분을 찾아왔어.1996년 7월 5일 태어나면서부터 나는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지. 미국 주간지 ‘타임’의 표지모델이 되기도 했고, 내 이야기에 영감을 받은 연극과 만화, 오페라도 나왔다고 들었어. 광고에도 여러 차례 등장했었지. ‘미인박명’일까. 난 6년밖에 살지 못했어. 6살짜리가 무슨 미인박명이냐고? 깜박했네. 난 사람이 아니라 바로 복제양이야. 지금이야 동물 복제를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이지만 당시에는 실험실에서 번식이 이뤄진다는 건 상상할 수 없었어. 심지어 과학자들도 ‘복제 동물 탄생은 이론적으로나 가능한 얘기’라고 한 상황에서 내가 태어났으니 사람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하더라고.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복제 인간을 꿈꾸는 과학, 인간의 몰락’이라는 제목과 함께 히틀러와 아인슈타인 박사, 메릴린 먼로의 모습으로 가득 찬 표지로 내 탄생을 알리기도 했어. ‘타임’에서는 나에 대한 특별기사를 14쪽이나 실으면서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양털 스웨터에 헐렁한 파카를 입고 부드러운 영국 말투에 은행원 같은 얼굴을 하고 나타날 줄은 아무도 몰랐다”며 나를 태어나게 해준 이언 윌멋 박사님을 묘사하기도 했어. 나는 ‘체세포 핵 치환법’으로 태어났어. 핵을 제거한 난자와 6년생 암컷 양의 젖샘에서 떼어낸 체세포의 핵을 융합해 수정란을 만드는 방법이야. 지금도 똑같은 유전형질을 가진 동물을 만들려면 이런 방식이 쓰여. 내가 태어난 이후 전 세계에서는 소, 돼지, 개, 고양이 등 20종이 넘는 동물 복제가 이뤄졌고 최근 미국에서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영장류인 원숭이 복제의 마지막 단계 연구가 끝났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더라고. 이렇게 동물복제 가능성을 연 나는 고작 6살 때 폐샘종증에 걸렸어. 2003년 2월 초 갑자기 호흡이 가빠지고 심한 기침이 나기 시작하더라구. 어른 양에게서 흔한 폐샘종증에 걸린 거야. 일종의 진행성 폐암이지. 윌멋 박사님과 다른 연구자들은 내가 곧 죽을 것이란 생각 때문에 밤잠을 못 이루고 괴로워하셨어. 사실 연구자들에게 나는 연구 대상이 아닌 반려동물과 마찬가지 존재였거든. 내가 폐샘종증에 걸린 건 풀밭에서 햇빛을 받고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자라지 못했기 때문이야. 어쩔 수 없는 환경이었지. 태어나면서부터 워낙 유명했기 때문에 날 죽이려고 덤벼드는 사람들과 납치하려는 범죄자들, 심지어 동네 아이들의 장난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했거든. 폐샘종증 진단을 받은 지 일주일 정도 지난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에 나는 바르비투르산염 주사를 맞고 안락사했지. 그날 오후 나는 스코틀랜드 왕립 박물관에서 파견된 박제사들에 의해 처리돼 지금은 밀짚으로 뒤덮인 받침대 위에 전시돼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어. 그 사람들의 대부분은 날 그저 박제된 동물로 볼지 모르지만, 난 생명과학의 전망과 위협을 동시에 보여준 아이콘이야. 나로 인해 과학자들이 자연법칙을 파괴하고 열어서는 안 될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 한편에선 생명공학기술의 무한한 미래를 전망하면서, 두 진영에서 논쟁을 벌였거든. 언젠가는 인간 복제도 가능해지겠지. 기술 발전이 인류의 재앙이 되지 않으려면 그런 기술들은 통제할 수 있는 사회의 분별력이 더욱 확고해져야 하는 게 아닐까 싶어.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헤어지고 싶지 않아” 80대 노부부, 동반 자살

    “헤어지고 싶지 않아” 80대 노부부, 동반 자살

    영국의 한 80대 노부부가 헤어지는 것을 두려워 한 나머지 동반 자살이라는 비극을 선택했다. 현지 일간지인 데일리메일의 3일자 보도에 따르면 은퇴한 영국 해군인 86세의 데이비드 브리테인(86)과 그의 아내인 브리드젯(84)은 61년 간 결혼생활을 이어 온 잉꼬부부였다. 두 사람이 집에서 숨졌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이 집을 드나들던 청소부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조사 및 부검결과에 따르면, 아내인 브리드젯이 먼저 남편 브리테인의 죽음을 도운 뒤 자신도 뒤따라 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람은 생전 타인의 자살을 돕는 모임인 ‘엑시트’(Exit)의 일원이었으며, 교회에 가거나 자선활동을 하고 이웃들과 어울리는 등 모든 일상생활을 함께 할 정도로 금슬이 좋았다. 약 10년 전부터 부부의 건강은 눈에 띄게 악화되어 왔지만 여전히 한집에서 함께 생활하기를 원해왔다. 그러던 중 약 5년 전부터는 ‘자살’을 운운하기 시작했는데, 얼마 전 부부가 함께 발레 공연을 보러 갔다가 브리테인이 넘어지는 부상을 입은 뒤 다시는 일어설 수 없다는 판단이 들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사망한 부부를 처음 발견한 청소부 역시 “두 사람은 언제나 함께 죽기를 원했다”고 말했고, 두 사람의 딸은 “부모님은 한시도 떨어져 있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증언했다. 이어 “각각 19살, 17살 때 처음 만난 아버지와 어머니는 함께 보트를 타거나 정원을 손질하는 것을 즐겼고, 1954년 결혼한 뒤 61년 동안 모든 사람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을 만큼 서로를 사랑하셨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사건을 담당하는 현지 법원 측은 “조사 결과 두 사람 모두 자살로 결론지었다. 부부가 함께 생을 마감하기로 한 것에 동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사진=ⓒbeeboys / 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구글 ‘VR 성인 콘텐츠’ 검색 무려 9900% 증가”

    “구글 ‘VR 성인 콘텐츠’ 검색 무려 9900% 증가”

    가상현실(VR) 관련 산업이 IT업계의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른 가운데, 2025년에는 VR산업이 10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구글 검색어 사용도 도표화 서비스인 ‘구글 트렌드’의 분석에 따르면, 2014년 11월부터 2016년 4월까지 17개월간 구글에서 ‘VR 성인 콘텐츠’의 검색 비율은 무려 9900% 상승했다. 이로서 성인 콘텐츠는 영화와 게임에 이어 3번째로 큰 VR영역으로 자리 잡았으며, 전문가들은 올해 연말까지 VR헤드셋을 착용하고 성인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이 전 세계적으로 2000만~3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구글 트렌드의 이번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VR 성인 콘텐츠 시장의 가장 가파르게 성장한 국가는 노르웨이와 홍콩, 싱가포르, 핀란드 등지였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성인물 전시회인 ‘성인 엔터테인먼트 엑스포 2016’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엑스포에서는 VR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성인 콘텐츠가 성인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음이 증명됐으며, VR기술로 제작된 비디오들을 삼성전자의 VR전용 헤드셋 ‘기어 VR’을 이용해 감상하는 시연도 진행된 바 있다. 당시 엑스포에서 큰 주목을 받았던 캐나다 밴쿠버의 홀로필름프로덕션의 대표 안나 리는 “새로운 촬영 기법은 고객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에 혁명을 가져올 것”이라면서 “우리는 사용자가 더 깊은 몰입을 느낄 수 있도록 성인 콘텐츠 산업을 다음 단계로 이끌 것이다. 또 미래에는 화면 속 상황과 심박을 연동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의 한 VR 성인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40여 년 전 극장에서 타인과 함께 즐겨야만 했던 성인 콘텐츠의 소비 방식이 점차 개인화 되어가는 과정에 있다”면서 “향후 10년은 VR기술을 이용한 성인 콘텐츠의 소비가 주를 이룰 것”이라고 예측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민호 “허위사실+인신공격 글 유포, 명백한 폭력..법적 대응”

    이민호 “허위사실+인신공격 글 유포, 명백한 폭력..법적 대응”

    한류스타 이민호(29) 측이 악플러들에 대해 법적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민호 소속사 MYM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일 회사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최근 일부 누리꾼이 허위사실이나 인신공격성 글로 소속 아티스트(이민호)를 비방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등의 불법 행위를 계속했다”고 밝혔다. MYM은 “(불법 행위가) 더는 간과할 수 없는 수준이 됨에 따라 회사는 악성 게시물과 댓글 게재, 허위사실 유포 등에 적극 대처하겠다”면서 “이민호 명예훼손과 추가 피해사례 발생 시 수집 자료를 근거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MYM은 “익명성을 악용해 글로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도 폭력이며 명백한 사이버 범죄행위”라면서 “위법 내용이 발견되면 불법행위자가 관련 법률에 의해 정당한 대가를 치를 수 있도록 선처나 합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민호는 지난 1일 중국서 개봉한 영화 ‘바운티 헌터스’가 3일 만에 매출액 200억 원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1, 2위를 다투고 있다. 올해 하반기엔 전지현과 함께 SBS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가제/극본 박지은, 연출 진혁)로 국내 안방극장 복귀를 앞두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모기가 유독 당신만 무는 이유!…당신의 혈액형 탓

    모기가 유독 당신만 무는 이유!…당신의 혈액형 탓

    여름이다. 모기가 가장 극성을 부리는 시기가 다가왔다. 요즘에야 아파트 생활이 주를 이루면서 일년 내내 모기가 없는 철이 없지만, 그래도 겨우 명맥만 유지해오던 시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한 번 물려 따끔거리고 가려운 정도라면 그저 여름 나절의 얄미운 불청객 선에서 머물 수도 있으련만, 요즘에는 기후변화 탓인지 지카바이러스, 말라리아 등 각종 위험한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위험한 존재이자 극도로 기피해야하는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렇듯 모기의 ‘공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피부과 전문의의 설명을 인용해 모기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피할 수 있다면 피해야 하는 법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10~20%는 타인에 비해 모기에 더 잘 물리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그 특징 중 하나는 혈액형이다. 다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모기에 가장 잘 물리는 혈액형은 O형이며, O형은 A형에 비해 모기에 물릴 확률이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이산화탄소도 모기에 물리는 것과 연관이 있다. 모기는 50m 밖에서도 ‘먹이’를 감지하는 능력이 있는데, 특히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먹이를 찾아 공격하는 습성을 보인다. 즉 호흡과정에서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뿜어내는 사람을 공격할 가능성이 높은데, 일반적으로 비만인 사람은 정상체중인 사람에 비해 이산화탄소배출량이 높으므로 모기에 물릴 확률도 높아진다. 임심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모기에 물릴 가능성이 높은데, 임신으로 인해 체온이 일반인보다 높아지면서 역시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기는 보통 후각을 통해 먹이를 찾지만, 종종 시각을 이용해서도 ‘사냥’을 한다. 검은색이나 짙은 파란색 등 어두운 색의 옷을 입을 때 모기에 물릴 확률이 높아지며, 모기에 물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흰색이나 파스텔 계통의 옷을 입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그렇다면 막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전통적인 방법이 모기 살충제다. 모기 살충제는 총 2가지로 나뉘는데, 화학적 성분을 포한한 살충제의 경우 디에틸롤루아미드(diethyltoluamide, DEET)를 주로 사용한다. 이 성분은 인체에 해가 적으면서도 가장 효과적으로 모기를 포함한 곤충을 쫓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살충제를 고를 때에는 이 성분의 포함 여부를 살피는 것이 좋은데, 생후 2개월 미만의 신생아가 있는 공간에서는 사용을 주의해야 한다. 화학제품 사용이 꺼려진다면 식물성분을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 레몬 유칼립투스 오일이나 식물의 일종이자 향료로 사용되는 시트로넬라 등을 활용하면 되는데, 디에틸롤루아미드보다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지카 바이러스 또는 말라리아 감염 위험 지역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을 권하고 있다. 사진=©nechaevkon/ Fotolia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주말 영화]

    ‘제2 아인슈타인’ 존 내시의 삶과 사랑 ■세계의 명화-뷰티풀 마인드(EBS1 토요일 밤 11시 45분) 뉴질랜드 출신 할리우드 스타 러셀 크로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다. 그는 ‘인사이더’에 이어 ‘글래디에이터’, 그리고 ‘뷰티풀 마인드’까지 3년 연속 미국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글래디에이터’로 오스카를 거머쥐었다. ‘뷰티풀 마인드’는 제2의 아인슈타인으로 불렸던 천재 수학자 존 내시의 전기 영화다. 순탄치 않았던 천재의 삶, 정신분열증을 이겨내고 노벨상을 받게 한 사랑의 힘과 강인한 인간의 의지를 조명한다. 이 영화를 연출한 론 하워드 감독의 최근작은 올가을 개봉 예정인 ‘인페르노’. ‘다빈치 코드’(2006)와 ‘천사와 악마’(2009)에 이어 댄 브라운의 소설을 세 번째로 영화화했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기호학자 로버트 랭던 역은 톰 행크스가 맡았다. 2001년작. ■모스트 원티드 맨(OBS 일요일 밤 10시 55분) 2014년 47세에 돌연 세상을 떠난 연기파 배우 필립 시모어 호프먼의 유작이다. 존 르 카레의 소설을 영화로 옮긴 스파이 스릴러. 독일 정보부 내 비밀 조직의 수장인 군터(필립 시모어 호프먼)는 정보원을 미끼 삼아 더 큰 목표물을 제거하는 데 탁월한 재능이 있다. 그런 그에게 인터폴 지명 수배자로, 아버지의 유산을 찾기 위해 함부르크로 밀항한 무슬림 청년 이사(그리고리 도브리긴)가 나타난다. 군터는 테러리스트의 자금줄인 압둘라(호마윤 에샤디)를 체포하려 하는데…. 2014년작.
  • 도청설 휘말린 트럼프 美 공화당 의원 “사실무근”

    도청설 휘말린 트럼프 美 공화당 의원 “사실무근”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전화 도청 시비에 휘말려 곤욕을 치르고 있다. 미국 온라인매체인 버즈피드는 30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에 있는 트럼프의 저택이자 리조트인 ‘마라라고’에서 한때 일했던 전직 직원 4명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가 다른 전화를 엿들었다는 주장을 보도했다. 마라라고의 전화시스템을 잘 안다는 전직 직원 6명은 버즈피드와의 인터뷰에서 이곳 트럼프 침실에는 다른 방들과 연결되는 전화가 있었으며, 이것은 마치 전화교환대와 같은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4명은 2000년대 중반에 트럼프가 직원들끼리, 또는 직원과 리조트 손님들 간의 내부 일반전화 통화를 엿들었다고 주장했다. 한 직원이 손님과 전화통화를 하는 도중에 트럼프가 다른 선으로 이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 내용과 똑같은 주제를 언급한 적이 있었다면서 “엿듣지 않는 한 대화 내용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직 직원도 “트럼프는 침실의 전화기를 집어 들고 (다른 사람의) 통화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면서 트럼프가 이 전화를 ‘엿듣기’에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직원 역시 마라라고의 전화시스템은 ‘끼어들기 기능’을 통해 다른 사람의 통화내용을 은밀히 청취할 수 있는 구조라면서 트럼프가 종종 직원들의 통화를 감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마라라고의 현직 직원 2명은 트럼프는 타인의 전화를 들은 적이 없고, 들으려 하지도 않는다고 부인했다. 침실의 전화대도 교환원을 거쳐 다른 방에 전화하기 위한 용도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캠프의 호프 힉스 대변인은 “터무니없고 사실이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126개의 방이 있는 마라라고에는 트럼프와 가족을 위한 거처가 있으며 나머지 공간은 외빈 초대공간이나 골프장, 리조트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신창원과 문제아/이공현 법무법인 지평 대표 변호사

    [열린세상] 신창원과 문제아/이공현 법무법인 지평 대표 변호사

    절도죄로 수차례 수감생활 후 마지막엔 강도치사죄로 무기징역형 복역 중 1997년 탈옥해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신창원은 교도소에서 이런 편지를 썼다. “저는 의적도 좋은 놈도 아닙니다. 그저 죽어 마땅한 죄인일 뿐입니다. 제가 만난 재소자 중에 90%가 부모의 따뜻한 정을 받지 못했거나 아니면 가정폭력 또는 무관심 속에서 살았습니다. 범죄를 줄이는 방법은 다른 게 없습니다. 가정이 화목하고 자녀들에게 좀더 사랑과 관심을 가진다면 자연히 줄어들게 됩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문제아라고 지칭하는 경우는 대개 부모 입장에서 ‘하라는 공부는 하지 않고 문제를 일으키고 말썽만 피우는’ 자녀를 가리킨다. 특히 컴퓨터 게임중독, 습관적인 결석, 그리고 무단가출로 이어지는 탈선을 보며 뭐가 잘못돼 우리 아이가 문제아가 된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우선 청소년들에 대한 부모의 학대를 큰 원인으로 보기도 한다.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 10명 중 4명은 최근 1년간 학대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부모의 학대에 의한 청소년 우울증 발병률은 일반 학생들보다 1.5~1.7배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성장기에 부모에게 억압받은 청소년들이 억눌려 있던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또래들과 스마트폰의 게임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몰입하면서 청소년 4명 중 1명 정도가 스마트폰 중독에 빠지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많은 부모가 자녀를 대신해 모든 것을 결정하고 학업에 대한 과도한 기대로 자녀들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학창 시절의 비행, 스마트폰 중독, 컴퓨터 게임 중독을 보면 이러한 스트레스가 청소년의 자기 통제 능력을 상실하게 만드는 큰 원인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 2014년 기준 우리나라 청소년 사망 원인 중 자살이 인구 10만명당 7.4명으로 가장 많다. 무엇이 청소년들로 하여금 잘못된 판단과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것일까.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주중 1시간도 채 되지 않는다는 청소년들이 56.5%에 이른다. 인간 관계에서 대화가 부족한 경우 서로에 대한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특히 청소년기의 감정 발달은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서 학습된다고 한다.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라는 육아서를 펴낸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감정표현 방식은 대물림된다고 말한다. 대화가 부족한 경우 욱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감정 발달과 감정 조절이 미숙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당황·민망·슬픔 등 다양한 감정을 대화보다는 부모와 같은 ‘욱’으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아직 공동체 내에서 독립한 주체로서 자율적으로 행동하고 책임을 지기에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덜 성숙한 사람을 미성년자로 구분한다. 올바른 성장에 유해한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하고 훌륭한 사회의 구성원이 되도록 도와줄 부모와 국가가 필요한 것이다. 한편 국가는 가족이라는 기초적인 단위가 모여 이루어진다. 우리 헌법 제36조 제1항은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한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가족을 구성하는 모든 구성원의 인격이 존중된다는 뜻이다. 존엄은 인간이기에 가지는 고유한 가치를 말하며, 인간은 그 자체 목적으로 존재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타인의 소유나 수단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연의 순리에 따라 임신과 출산을 통해 가족이 이루어지고, 국가의 간섭이 최소화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법과 정서다. 따라서 미성년자인 자녀들의 교육은 우선 부모의 책임이다. “나는 우리 아이에게 잘해 준 것밖에 없는데, 왜 나더러 문제 부모라고 하느냐?”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맹목적으로 잘해 준다고 또는 무조건 혼낸다고 자녀가 잘되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부모가 어떻게 판단하고 인간 관계를 설정하는지 보고 배운다. 모든 아이들은 자기만의 개성, 적성, 재능을 갖고 있다. 부모는 자녀가 가지고 있는 가치를 스스로 발견하고 개발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그 역할을 다한다. 부모들이 아이들을 소유한다고 생각하고 가족의 구성원으로 존중하지 않는 한 문제아로 인한 사회문제들은 해결되지 못할 것이다.
  •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7~8월 기획 풍성 공연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7~8월 기획 풍성 공연

    ■공연 아시아 최대 규모의 복합문화예술기관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7~8월 여름을 맞아 풍성한 공연을 준비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특히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범세계주의자의 예술과 사상’은 국제교류전으로 내년 1월까지 전시돼 많은 관심을 끈다. 광주 동구 광산동에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의 중심 역할을 하고자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소속기관이다. 서울서 KTX를 타면 2시간 안팎으로 광주에 도착해 전시와 공연, 아카데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공연 수준은 ‘국립’에 맞게 격조 있고, ‘아시아 최고’를 지향하는 만큼 다채롭다. 평일은 전시회, 주말은 공연 위주로 운영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야외 공연영화 상영·세계음악 한자리에 무성영화와 라이브 콘서트 공연과 실버 세대들의 추억과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이난영 100주년 기념 김시스터즈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무료로 상영된다. 8월 17일과 9월 15일, 극장 1 빅도어 야외무대 하늘마당 및 야외공간에서는 해외 및 국내의 다양한 월드뮤직 아티스트들의 공연뿐 아니라 시민참여 워크숍, 아마추어 밴드 공연, 벼룩시장 ‘반디 마켓’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열린다. 해외 음악시장에서 주목받는 월드뮤직 그룹 ‘라 치바 간티바’(La chiva Gantiva), ‘예맨 블루스’(Yemen Blues), ‘칼라하 아시안 퍼커션 유니트’(Kalaha, Asian Percussion Unit) 외 필리핀 댄스 팀 ‘돈주앙’(Don Juan)이 출연한다. 8월 19~20일, 극장1. 무료. ●키릴 카슈닌 피아노 리사이틀 무료 러시아 피아니스트로 국제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키릴 카슈닌의 공연을 무료로 만날 수 있다. 카슈닌은 러시아 국제 피아노 대회 라흐마니노프 ‘클래식 헤리티지’ 부문 1등상, 타니예브 국제 실내악 대회 3등상 등 국제 유수 콩쿠르에서 수상했다. 해외 유수의 연주홀에서 공연하며 국제 음악계에서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 베토벤, 쇼팽, 슈베르트, 리스트, 차이콥스키 등 클래식 음악 낭만주의의 대표적인 작곡가들의 레퍼토리를 연주한다. 15일. 극장3. ●여름 오페라 이야기… 탱고 무대도 우리가 알지 못했던 오페라 속 무서운 이야기를 음악 칼럼니스트 유정우의 쉽고 재미있는 해설과 공연으로 만날 수 있다. 30일 오전 11시. 극장 2. 첼리스트 김규식를 중심으로 결성돼 크로스오버, 탱고, 라틴 음악 등 다양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많은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첼리스트 김규식과 무누스앙상블’ 공연이 열린다. 20세기 탱고 음악의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곡을 중심으로 다양한 탱고 음악의 매력을 선사할 예정이다. 8월 31일 오전 11시. 극장 2. ■전시 ●라이트 배리어 세 번째 에디션 손미미와 엘리엇 우즈(영국)로 구성된 미디어 아티스트그룹 ‘김치앤칩스’와 문화전당의 협업으로 전시회가 열린다. 연무가 자욱한 텅 빈 공간에 3차원 형상이 그려지는 몽환적인 분위기의 대형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630개의 오목거울로 이뤄진 작품은 프로젝터의 빛을 반사하며 연무 속에 환영과 같은 그림을 그린다. 8월까지 무료. 10월 23일까지 문화창조원 복합1관. ●장인의 공예품 100여점 한눈에 전통공예 작품에 현대적 창의력을 더하여 재해석하고 현대 일상 공간에서의 조화를 통해 과거와 현재, 미래로 나아가는 중요한 가치를 발견하고자 마련됐다. 이번 전시는 ‘일찍이 만들고 아껴 모으다’, ‘어여쁘게 다듬어 사용하다’, ‘비롯되고 이어지다’ 등 세 가지 주제로 100여점의 공예품이 전시된다. 화혜장 무형 문화재인 안해표 등 장인 8인의 작품을 전시한다. 오는 17일까지. 문화정보원 B2 특별전시장. 무료. ●사진으로 보는 타고르의 예술과 삶 동방의 시성이자 사상가로 추앙받는 아시아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라빈드라나트 타고르의 사진 콜렉션이다. 타고르는 인도 아대륙(남아시아)의 문화 지형에서 가장 뛰어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의 예술적 재능은 시는 물론 소설, 연극, 무용극, 음악, 에세이, 회화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했으며, 사상적 실천의 장에서도 커다란 업적을 남겼다. 191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후 제자들에게 둘러싸인 타고르, 자신의 연극에 직접 출연한 모습, 그리고 마하트마 간디, 헬렌 켈러,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등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이 마련됐다. 그가 생전에 남기고 간 다방면의 족적을 따라 인도의 문화 예술을 한층 깊이 있게 만나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1월 8일까지. 라이브러리파크 기획관3. 무료. ●소리로 공간 채우는 ‘미리아드’ 설치 도서관, 박물관, 아카이브의 복합적 개념을 가진 라이브러리파크 로비에서는 오는 12월 25일까지 독일문화원의 후원으로 소리로 공간을 채우는 인터랙티브 작품 ‘미리아드’가 설치됐다. 대량 생산된 2400여개의 뮤직박스(오르골)들은 모두 똑같은 모양이지만 54종의 다른 멜로디를 낸다. 관람객들이 이들을 직접 조종하면 개별 멜로디들이 섞이며 색다른 음향적 환경을 조성한다. 무료. 광주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냉동인간 5만구 잠자는 세계 최대 ‘불멸의 마을’ 착공

    냉동인간 5만구 잠자는 세계 최대 ‘불멸의 마을’ 착공

    자연의 섭리를 거부하는 인류의 무모한 도전일까? 아니면 불로장생의 오랜 꿈이 현실화되는 것일까? 최근 국제 과학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는 불멸의 인간을 위한 세계 최대규모의 센터 건설 추진 계획을 공개해 관심을 끌고있다. 이른바 '불멸의 마을'(immortal village)이라는 별칭까지 붙은 이 센터는 '냉동인간'의 전초기지다. 우리에게는 영화나 소설로 익숙한 냉동인간은 인체를 액체질소 속에 냉동시켜 보존할 수 있다는 이론에 근거한다. 곧 시체나 혹은 현대 의학 기술로 치료가 불가능한 사람을 냉동시켜 과학기술이 발전한 먼 미래에 깨어나게 해 제2의 삶을 이어가게 한다는 것. 마치 영화같은 이야기지만 미국에서는 현실이다. 애리조나에 위치한 알코르(Alcor) 생명재단이 그 대표적인 회사로, 지난 1972년부터 인체 냉동보존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현재 147구의 시신 혹은 뇌가 부활을 꿈꾸며 잠들어 있다. 미국의 유명건축가인 스티븐 발렌타인이 추진 중인 원대한 이 센터의 이름은 '타임쉽 빌딩'(Timeship building)이다. 수년 전 부터 이 프로젝트를 추진한 그는 텍사스주 컴포트에 부지를 마련하고 최근 원형 구조의 센터를 만들기 위한 첫 삽을 뜬 상태다. 계획이 예정대로 착착 진행되면 타임쉽은 세계 최대규모의 냉동보존학의 메카로, 무려 5만 명의 냉동인간이 잠드는 공간이 되며 신체의 장기와 세포, 조직 등도 함께 저장된다. 발렌타인은 "타임쉽은 생명연장을 위한 세계 최대 규모의 연구센터로 미래로 사람들을 데려가게 될 것"이라면서 "안전한 냉동기술, 장기이식, 노화 등 불로장생과 관련된 모든 연구가 이곳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타임쉽은 각종 자연재해, 테러 등 모든 위협으로 수백 년은 견딜 수 있게 디자인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냉동인간을 둘러싼 법적, 윤리적 논란도 거세다. 신과 자연의 섭리를 거부하는 인간의 욕구가 결국 불멸이 아닌 파멸을 낳을 것이라는 주장이 그 것. 특히 먼 미래의 과학기술로 과연 뇌 속에 저장된 기억까지 온전히 살릴 수 있느냐는 여부, 또한 돈 많은 사람들을 위한 '환생 티켓'이라는 비아냥도 이어지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문화마당] 살인하지 말라/김재원 KBS 아나운서

    [문화마당] 살인하지 말라/김재원 KBS 아나운서

    죽음은 무척 불편한 단어다. 인류 모두가 결국은 맞이하는 삶의 마무리라는 당연성에 비하면 그 불편함은 너무 크다. 어느 작가의 말대로 수용이냐, 명심이냐, 억압이냐에 따라 그 수위는 달라진다. 그래도 언제인지 모르고, 어떻게 올지 모르고, 그 이후를 모르기 때문에 느끼는 두려움은 사람마다 차이는 있을지언정 단언컨대 없는 이는 없다. 나의 할아버지는 내가 세 살 때, 할머니는 그다음 해에 돌아가셨다. 물론 기억이 없다. 어머니는 내가 열세 살 때 돌아가셨다. 아파트 8층에서 곤돌라에 매달려 내려오던 어머니의 관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아버지는 내가 서른세 살 때 돌아가셨다. 그때 비로소 형제 없는 나는 고아가 됐다. 물론 아내와 아들은 있다. ‘가족’이라는 단어와 ‘죽음’이라는 단어는 상관없는 듯 보여도 서로 어우러지면 묘한 슬픔을 가져온다. 비교적 이른 나이에 부모의 죽음을 경험한 나는 철이 일찍 들었을 수도, 인생을 먼저 알았을 수도 있다. 지난달 ‘가족의 죽음’을 다룬 영화와 책을 같은 날 봤다. 나홍진 감독의 ‘곡성’과 정유정 작가의 ‘종의 기원’이다. 그날 나는 참 불편했다. 영화는 귀신 들린 딸을 살리려는 부성애를, 책은 사이코패스 판정을 받은 아들을 지키려는 모성애가 바탕이다. 영화는 딸이 귀신의 힘으로 식구를 죽이고, 책은 아들이 포식자란 유전자의 힘으로 가족을 죽인다. 영화는 악마의 존재를 빌미로 혼란에 빠뜨리고 책은 유전자의 비밀을 핑계로 의문에 빠뜨린다. 두 작품은 “왜 하필 내 아이가?”란 대사를 공유한다. 작가가 악을 편든다는 느낌마저 받았다. 여러 논란을 차치하고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사건이 영화나 책 속에만 머물지 않고, 현실로 스며들어 뉴스에서도 펼쳐진다는 것이다. 어떤 시사 프로그램은 매주 살인의 방정식을 자세히 풀어낸다. 물론 역사 속에서 사람들은 숱한 살인을 저질러 왔다. 하지만 살인은 신도, 법도, 도덕조차도 인간에게 부여한 적이 없는 권리다. 오로지 작가들만 자신이 신으로 있는 영화, 드라마, 책에서 주인공에게 살인의 권리를 부여한다. 물론 고전에서도 에우리피데스의 ‘메데이아’에 자기 아이를 살해하는 엄마가 등장하고,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에도 아들이 아버지를 죽인다. 현대의 작가들만 탓할 일은 아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나쁜 친구와 놀지 말라는 이유는 오로지 그의 나쁜 행동이 자연스럽게 여겨질까 염려되기 때문이다. 가족이든 타인이든 살인은 절대로 안 됨에도 불구하고 여러 장르의 예술에서 개연성과 핍진성을 높이다 보니 현실에도 자연스레 스며들어 우리는 그 공포에 둔감해졌다. 오히려 독자와 관객은 더 강한 자극을 원한다. ‘곡성’에서 느끼는 강한 흥분도, 혹은 심각한 불편함도 관객의 무의식에서는 살인이 원인이다. 여전히 적잖은 독자가 정유정 작가는 왜 이 책을 썼을까 궁금해하고, 많은 관객이 나홍진 감독은 왜 이 영화를 만들었을까 의아해한다. 예방주사로 여겨 달라는 작가의 말도, 영화는 영화로 봐 달라는 감독의 말도 미덥지만은 않다. 만 명에게 예방주사가 됐다 해도 한 명에게 교과서가 됐다면 그 주사는 의미 없다. 백만 명이 재밌는 영화로 봤다 해도 현실에 반영하는 우매한 관객 한 명이 있다면 그 재미는 끔찍해진다. 작가들이여, 제발 살인하지 말라. 적어도 가족은 죽이지 말자. TV 드라마에서 흡연 장면이 없어진 지 오랜데, 왜 살인 장면은 사라지지 않을까? 흡연은 따라할까 걱정하면서 살인은 절대 따라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 女구직자, ‘노출 사진’ 쓸수록 면접 기회 ↑” (연구)

    女구직자, ‘노출 사진’ 쓸수록 면접 기회 ↑” (연구)

    가슴 부분이 많이 파여 노출이 있는 사진을 이력서에 첨부하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면접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의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 소르본대학 연구진은 실험참가자인 여성 2명에게 각각 200곳의 회사에 지원서를 넣게 했다. 이들은 이력서 상으로 비슷한 수준의 ‘스펙’과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이 두 여성은 지원서를 넣은 200곳 중 100곳의 지원서에는 목 바로 아래까지 감싸지는 라운드 넥 디자인의 셔츠를 입은 사진을 첨부했고, 나머지 100곳에는 가슴 부위의 노출이 있는 깊게 파인 옷을 상의를 입은 사진을 첨부했다. 그 결과 총 200곳의 회사 중 영업직 지원 중, 옷이 깊게 파여 가슴라인이 노출된 사진을 첨부했을 때가 라운드 넥 셔츠를 입은 사진을 첨부했을 때보다 62회 더 많은 면접 기회가 주어졌다. 회계직 200곳에 지원한 경우, 노출이 많은 사진을 첨부했을 때 68번의 면접 기회가 더 주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통계를 내보면, 여성 구직자의 경우 노출이 있는 사진을 이력서에 첨부했을 때, 그렇지 않을 때보다 면접 기회를 잡을 낚아 챌 확률이 19배에 달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여성이 노출 정도가 더 심한 옷을 입은 사진을 첨부했을 때 인사 담당자의 눈길을 더욱 끌 수 있으며, 이것이 면접 기회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연구는 영업직보다 타인과 대면해야 하는 임무가 더 적을 수 있는 회계직과 같은 직종의 구직에서도, 지원서의 사진 속 노출정도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세바그 케르테찬 박사는 “충격적인 결과”라면서 관련부분에서의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외적 이미지 및 사람들의 인식적 결함을 다루는 세계 최대 규모의 ‘어피어런스 매터 컨퍼런스’(Appearance Matters Conference)에서 소개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상대성이론을 처음 시각화…우주 모델 공개

    상대성이론을 처음 시각화…우주 모델 공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처음으로 시각화한 ‘우주 모델’이 공개됐다. 이는 우주의 시공간 곡률과 우주에 존재하는 물질의 관계를 지도화한 것이다. 시공간 곡률은 시공간이 얼마나 휘어져 있는지 굽은 정도를 나타내는 양을 말한다. 과학 전문매체 와이어드 영국판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여러 연구소에 소속된 과학자들로 이뤄진 국제 연구팀이 우주 모델 해석을 위한 컴퓨터 코드를 만들어냈다. 이를 사용하면 앞으로 ‘가장 정확한 우주 모델’을 만들 수 있는 데 이는 우주에서 중력과 그 효과에 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다. 이 코드로 만든 우주 모델은 처음으로 완벽한 상대성 이론을 사용한 것인데 우주의 일부 영역에서 물질이 응집해 있거나 부족한 것에 따른 영향을 설명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의 마르코 브루니 박사(영국 포츠머스대 우주론 및 중력 연구소)는 “이는 정말 흥미로운 발전으로, 우주물리학자들이 우주의 가장 정확한 모델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10년간 우리는 고성능 망원경과 인공위성을 사용해 우주에 관한 정확한 측정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차세대 은하 조사를 통해 새로운 자료를 대량으로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논문은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제임스 마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하!우주] 블랙홀 주변 위태롭게 공전하는 별 S2

    [아하!우주] 블랙홀 주변 위태롭게 공전하는 별 S2

    영화 인터스텔라에는 거대 질량 블랙홀 '가르강튀아'와 그 주변에 너무 근접해 있어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물의 행성 '밀러'가 등장한다. 이 행성에서의 1시간은 지구에서의 7년이다. 물론 실제로 이런 거대 질량 블랙홀에 아주 근접해서 행성이 존재하기는 어렵다. 보통 거대 질량 블랙홀은 은하 중심에 존재하는 데다 주변에서 물질을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다만 영화적 설정을 위해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물리학자 킵 손의 자문을 구해 최대한 과학적인 배경을 만든 것이다. 그런데 과연 비슷한 별이라도 실제로 존재할까? 천문학자들은 지난 수십 년간의 연구를 통해서 우리 은하 중심에 태양 질량의 400만 배에 달하는 거대 질량 블랙홀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수만 광년 떨어진 거리에다 주변에 가스와 별이 밀집한 지역이라서 연구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최신의 관측 기술을 동원하여 블랙홀과 그 주변 구조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거대 질량 블랙홀 주변에는 블랙홀에 강력한 중력에 묶어 공전하는 별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블랙홀의 근접거리에서 아슬아슬한 중력의 줄타기를 하면서 공전한다. (조금만 더 가까이 가면 블랙홀에 흡수되어 사라질 것이다) 그중 하나가 과학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데, S2라고 명명된 별이다. S2는 16년 정도를 주기로 블랙홀 주변을 공전하는데, 마치 혜성 같은 길쭉한 타원 궤도를 가지고 있다. 이 별은 2018년에 블랙홀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을 지나게 되는데, 이때는 블랙홀에서 엄청나게 가까워져 불과 17광시(light hour·빛으로 17시간 떨어진 거리로 대략 184억km)까지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그 순간 속도는 광속의 2.5%로 영화 속의 행성처럼 지구와 큰 차이가 나지는 않겠지만, 시간이 천천히 가는 현상이 발생할 것이다. 만에 하나라도 행성이 있고 외계 생명체가 있다면 이들은 우리가 보기에 마치 필름을 천천히 감는 식으로 시간이 변하는 환경에서 사는 셈이다. 물론 S2 주변에 행성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무엇보다 별과 가스가 밀집한 지역이고 블랙홀이 가까워서 S2의 운명 역시 풍전등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에게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다시 검증하고 블랙홀의 중력장을 파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다만 거리가 워낙 멀다 보니 관측이 쉽지 않은 것이 문제다. 유럽남방천문대(ESO)는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8.2m 구경의 VLT 망원경 4대를 그래비티(GRAVITY)라고 명명한 강력한 적외선 간섭계로 묶었다. 이 장치 덕분에 특정 파장대에서 마치 130m 구경의 단일 망원경 같은 분해능을 확보할 수 있다. 2016년에 설치된 그래비티는 블랙홀 근접을 2년 앞둔 올해 여름부터 S2를 관측한다. (사진) 비록 영화에서처럼 멋진 사진은 아니지만, 이 별이 알려줄 물리학의 비밀은 작지 않을 것이다. 사진=ESO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SNS와 현실은?…극명한 ‘허세와 민낯’

    SNS와 현실은?…극명한 ‘허세와 민낯’

    SNS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고 더 나아가 세상과의 소통창구를 확대한 혁신의 산물이다. 하지만 병폐도 만만치 않다. 타인에게 일상을 과시하거나 자랑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행위가 보편화된 것이다. 호주 코미디 그룹 스케치쉬(SketchShe)가 이러한 SNS의 폐해를 꼬집고자 지난달 ‘인스타허세 vs 인스타현실’이라는 제목으로 한 편의 콩트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SNS와 현실 속 모습을 비교해 보여준다. 건강을 위한 샐러드를 먹는다며 인증샷을 찍어 올리지만, 그 뒤 패스트푸드를 먹는다거나 롱보드를 들고 멋지게 무게를 잡아보지만 현실은 보드 위에 발조차 올리지 못하는 초보라는 식의 내용이다. 다소 과장된 부분이 없지 않아 보이지만 누리꾼들은 해당 영상에 격한 공감과 함께 호평을 보내고 있다. 사진·영상=SketchShe/유튜브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김영탁의 詩食男女] 인천 밴댕이회, 근현대의 문틈에서 꼬리치다

    [김영탁의 詩食男女] 인천 밴댕이회, 근현대의 문틈에서 꼬리치다

    인천역으로 가는 전동차에서 꾸벅거린다. 서울 혜화역에서 4호선을 타고 동대문서 1호선 인천행으로 갈아탄 뒤 빈자리 욕심을 부리며 냉큼 앉았나 싶었는데, 종점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누군가가 "영탁형"하며 부른다. 인천역에서 만나기로 한 호병탁 평론가가 씨익 웃으며 바라보고 있다. 아마 용산쯤에서 탔을 테고, 졸고 있는 이를 애써 깨우지 않고 목적지까지 함께 덜컹거렸나 보다. 인천역에 김원옥 시인이 대처 나갔다 돌아온 동생 대하는 외사촌 누나처럼 맞으러 나와 있다. 인천이 무에 얼마나 낯선 곳이라고 마중씩이나 나오셨을까. 김 시인은 인천의 내력에 대하여 얘기를 들려주었다. 『동국여지승람』과 『대동여지지』기록에는 인천을 미추홀국이라고 하였다. 미추홀이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인천의 옛 이름이다. 미추홀국은 일명 비류왕국이다. 백제의 건국 시조로서 온조설과 비류설이 있다. 두 가지 설에서 공통적인 부분은 비류와 온조가 형제이고 또 그 생모가 ‘소서노’라는 점, 비류의 아버지는 우태이고 온조의 아버지는 주몽이라 할 수 있다. 말하자면 그들의 생모인 소서노가 전남편인 우태와의 사이에서 비류를 낳고, 개가한 뒤의 남편인 주몽과의 사이에서 온조를 낳았다고 보는 것이다. 줄줄줄 이어지는 설명이 숨 가쁘다. 김 시인은 시도 좋지만 역사지식도 해박하기만 하다. 『동국여지승람』의 잘못을 바로잡은 지리책 『대동여지지』에는 문학산성이 곧 미추홀의 고도라고 하였다. 인천 연수구 제2, 3대 연수문화원 원장을 지냈다. 내친 김에 인천의 역사와 문화예술의 내면까지 짚어본 『연수문화유적깊이알기』라는 책을 썼다. 이가림 시인은 그의 부군이다. 그나저나 옛 역사이야기로 시작한 인천에서는 대체 무얼 먹어야 하는가. 일행은 40여 년 된 화상(華商)이 하는 한 중국집으로 들어섰다. 중국집에 가면 영화배우 이소령 성룡 등이 생각난다. 그들이 한국식 짜장면을 알기는 할까. 이소룡이 전국의 극장가를 평정하던 시절, 까까머리 중고등학생들은 이소령을 흉내 내며, 개목걸이와 나무를 이어 얼기설기 만든 쌍절곤을 휘두르곤 했다. 하지만 인천의 중국집은 다른 느낌이다. 청일조계지가 있는 차이나타운 자체가 일제강점기를 연상하기에 ‘독립운동자금’이나 ‘독립투사’ ‘상해 임시정부’ 등이 떠오른다. 인천의 시인들이 타관의 시인들에게 이 중국집을 소개한 건 필시 이유가 있을 터다. 늦은 점심에 김원옥 김윤식 이경림 김영승 이병춘 정세훈 시인과 이성재 수필가, 조근직․김보섭 사진가, 호병탁 평론가는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커다란 회전원탁에 둘러앉았다. 오풍냉채, 부추잡채, 간소새우, 유산슬, 간풍육, 계란탕, 꽃빵, 물만두 등이 나올 때고 젓가락 한 번씩 집을 때마다 꼬박 고량주 한 잔씩이다. 단무지 집어 먹는 젓가락에도 고량주는 어김없이 한 잔씩이다. 맛도 맛이지만 오랜 세월을 맛보는 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밥 먹는 것에도 법이 있다는 걸/ 엄동설한 공사판 새참/ 야간노동 공장 야식/ 더불어 허겁지겁 먹어 본/ 없는 반찬 가난한 밥상/ 함께 옹기종기 먹어 본/ 우리는 절실하게 안다네// 내 밥 수저에 올릴/ 반찬 한 젓가락 집어/ 상대방의/ 부실한 밥 수저에/ 말없이, 고이 올려주는, 법'(정세훈 '밥 먹는 법') 충남 홍성이 고향인 정 시인은 인천에서 거의 30년을 살았다. 스물도 되기 전 인천 땅을 밟았고 꼬박 30년의 세월을 공장 노동자로 일했다. 인천은 그에게 직업병인 진폐증을 안겼고, 건강을 추스르라며 인천 바깥 김포로 그를 밀어냈다. 겨우 병마에서 벗어났건만 무엇에 홀린 듯 2011년 초부터 다시 인천을 오가며 이런저런 일을 보고 있다. 눈물에 젖은 빵을 먹어본 정 시인은 부족한 자신의 밥을 타인의 수저에 고이 올릴 줄 아는 마음씨 고운 이다. 고량주에 젖어든 소년소녀의 달뜬 발걸음은 연오정(然吾亭)에 가닿는다. 독립운동동가 조훈(1886-1938)의 후손인 한의사 조길이 그의 부친의 뜻에 따라 1960년 건립한 육각정자가 바로 연오정이다. 연오정에 눈길이 가는 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느낌 때문에 여백이 풍부해서였다. 아예 저기 가서 독립운동가를 부르며 막걸리 한잔 생각이 나는 건 어쩌면 언덕을 오르며 계속 목이 마른 탓일지도. 드디어 인천항이 보인다. 수목과 건물이 어우러져 보이는 바다는 호수로 당겨왔다가 화물선이 눈에 들어온다. 멀리 서해를 예약하는 지평이 아득하다. 우리는 난간에 기대어 서로 얼굴을 지그재그로 위치를 잡고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한때 철거 문제로 논란이 컸던 맥아더 장군 동상이 보인다. 6·25전쟁 때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를 역전시켰던 맥아더 장군 동상을 보면서 UN성냥과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미국이 원조한 잉여농산물 밀가루 포대가 생각난다. 밀가루 포대엔 한국과 미국이 악수하는 투박한 손 그림과 USA라고 크게 표기된 게 떠오른다. 밀가루를 다 먹고 나면, 포대는 종이가 귀한 시절 다양하게 쓰였다. 도배지도 되고 바닥지도 되고 노트를 대신하고 곡식류를 저장하기도 하고 이래저래 쓰다가 지치면 화장실 화장지로도 고급이었다. 배고팠던 시절이었다. 옛 제물포구락부는 근대 제국주의 국가에 침략받은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1882년 임오군란, 1883년 인천항 개항 이후 청과 일본은 인천을 놓고 세력다툼을 벌였다. 제물포구락부는 벽돌로 지은 2층 건물로 지붕은 양철로 덮고 사교실․도서실․당구대 등의 시설이 있다. 아래층이 위층보다 면적이 적은 건물이며 옥외에는 테니스장도 있었다. 1901년 6월 22일 주한 미국공사 알렌의 부인이 은제 열쇠로 출입문을 여는 것으로 개관되어 본격적인 교류활동이 시작되었다. 각국의 조계들이 철폐됨에 따라 이 건물은 일본제국 재향군인회 인천연합회에 이관되어 정방각(情芳閣)이라 불렸다. 1934년 일본부인회관으로 사용되다가 해방 후에는 미군의 장교클럽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대한부인회인천지부회관으로 이용되다가 한국전쟁 당시 다시 미군사병구락부가 된다. 1952년 7월 미군은 이곳을 우리 측에 인계하고 1953년부터 1990년까지 우리나라 최초의 인천시립박물관청사로 문을 열게 되었다. '상투 틀던 시절, 응봉산 자락에/ 노랑머리로 일어나 보헤미안들에게/ 술친구도 되어주고/ 정오 사이렌 소리도 듣고/ 게다짝에 밟히고 군화에 차이고/ 이제는/ 맥아더와 더불어/ 자유공원에서 자유를 누리는가'(김원옥 '구 제물포구락부) 이렇듯 인천은 근현대의 관문이며, 치욕스러운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노천 박물관이다. 이제는 근대문화유산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거리마다 일본․중국 등 이국적인 냄새가 물씬 풍겨왔다. 길이 보전하여 치욕의 역사를 상기할 일이다. 역사의 향기가 짙고 깊게 배어있는 인천이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 또 하나. 인천은 항구다. 또한 6월은 밴댕이 철이다. 김윤식 시인과 정세훈 시인에게 늘 정겹게 밴댕이를 썰어주던 밴댕이 식당 안주인은 꿈속 같다며 그를 반겼다. 오래전 정 시인은 이곳에 “난 참으로 행복한 놈이다/ 남을 억누르며 못살게 구는/ 남의 눈에 피눈물 나게 하는/ 그러한 힘을,/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으니//……/ 그리하여, 남을 하나도 때려눕힐 수 없다는 것이”라는 시 '행복'을 걸어 뒀다고 했다. 낡은 건물 천장이 무너지며 '행복' 편액은 사라졌지만 행복함이 사라지지는 않았을 일이다. '…왜냐하면 그때 우리는 다만/ 밴댕이 속 같은 하루의 속에서/ 밴댕이 속 같은 저녁의 속에서// 죽은 밴댕이를 질겅거리고 있는/ 죽어가는 밴댕이들이었으므로'(이경림 '인천역 앞 수원집') 문경에서 태어나 인천으로 귀화한 이경림 시인 덕분에 인천과 문경의 거리는 훌쩍 지척으로 당겨졌다. 내륙 오지에서 태어난 그녀는 한시도 쉬지 않는 인천 바다만큼 시작활동이 왕성하다. 시 또한 독특하고 감각적인 정신세계를 엿보인다. 자아와 대상의 실존의 거리를 좁혔다 동일시했다 자유자재다. 그간 밴댕이를 손질했던 칼이 보고 싶어 주인에게 부탁하여, 도마 위에 나열해봤다. 칼날이 닳아 쇠의 면적이 사라져 더는 못 쓰는 칼부터 얼마 전 복무를 마친 칼까지 이 집의 연륜을 자랑하고 있었다. 시인들은 북성부두, 이른바 똥바다로 갔다. 먹고 싶은 건 많고, 나눌 얘기도 많다. 하지만 밤은 짧고, 취기는 밤샘 통음을 허락하지 않는다. 서더리탕과 민어, 물텀벙탕을 뒤로 하고 다시 인천역으로 향한다. 여러 시인들이 다시 한 번 인천에서 만날 핑계 정도는 남겨둬야 하지 않겠나. 근현대의 관문 인천은 넓고 깊다. 시인들도 많고 먹거리도 풍부하다. 글·사진 김영탁 시인 tibet21@naver.com
  • 숲체험, 청소년 심리 안정 ‘효과’

    숲체험, 청소년 심리 안정 ‘효과’

    산림교육이 청소년의 신체적·인지적·심리정서적 측면에 끼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산림교육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숲에서의 활동이 청소년의 불안 심리를 5.2%, 공격성을 6.8% 각각 감소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숲에서의 활동이 심리적 안정을 향상시키고 부정적 정서를 완화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자아 존중감을 높여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예방하는 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산림과학원은 설명했다. 한 예로, 숲에서의 활동을 통해 청소년의 탄력성이 4.9% 증가했다. 탄력성은 개인이 불행한 사건이나 위험을 경험했을 때 이를 극복하고 긍정적으로 회복해 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산림과학원은 “탄력성을 구성하는 자기효능감은 5.2%, 자기통제는 6.7%, 자기와 타인에 대한 신뢰는 3.1%, 자발성은 3.8% 각각 증가했다”고 밝혔다. 청소년의 대인 관계 능력 향상에도 도움을 줬다. 산림과학원은 “사회성을 포함한 대인 관계의 개방성이 8.4% 증가하는 등 숲에서의 활동이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됐다”고 소개했다. 숲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이 3.9% 높아지고 환경에 대한 관심과 흥미, 보존 필요성을 느끼는 환경감수성이 4.9% 증가하는 등 숲에 대한 관심과 태도도 개선됐다. 학교폭력과 인터넷 중독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산림청이 2014년부터 숙박형 산림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한 보호아동(중고생) 1180명을 대상으로 심리·자립 역량 변화를 분석한 결과 우울 수준이 26.9점(64점 만점)에서 25.0점으로 1.9점 낮아졌다. 반면 친근감·개방성·의사소통 등 대인 관계 정도는 34.5점(50점 만점)에서 36.0점으로 올랐다. 산림과학원 산림복지연구과 이연희 박사는 “숲에서의 활동은 결과가 아니라 참여와 체험 위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부담이 적고 마음과 몸의 피로를 덜어 줄 수 있는 치유 효과가 있다”면서 “보호가 필요한 청소년의 심리를 안정시키고 자아존중감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돼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내놓은 ‘2016년 제8차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국제비교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어린이·청소년의 행복지수는 82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점이었다. 특히 문화적 결핍 수치는 4.6%로 OECD 평균인 12.3%에 비해 턱없이 낮았다. 무엇보다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이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산림청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산림교육 기회 확대가 이 같은 현상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산림청은 이번 여름방학을 맞아 청소년을 위한 녹색교실을 다양하게 운영할 예정이다. 녹색교실은 전국 유아숲체험원(60곳)과 산림교육센터(13곳) 등에서 전문가 지도 아래 진행된다. 산림청이 운영하는 ‘숲에On’(www.foreston.go.kr)과 ‘숲으로 가자’(www.letsgoforest.or.kr) 사이트에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확인할 수 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디즈니 만화 속 공주, 여아의 외모 자존감 낮춰 (연구)

    디즈니 만화 속 공주, 여아의 외모 자존감 낮춰 (연구)

    겨울왕국의 ‘엘사’와 ‘안나’, 알라딘의 ‘자스민’ 등 디즈니 만화 속 공주 캐릭터가 여자 아이들의 외모 자존감을 낮추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가상의 이 캐릭터는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아이들, 특히 여자 아이들의 선망이 됐다. 하지만 디즈니 공주 캐릭터는 장기적으로 여자아이들의 외모에 대한 자신감과 자존감을 떨어뜨리는데 영향을 미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큰 사랑을 받는 데에는 이에 대한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부모들의 역할이 크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미국 브리검영대학교 연구진은 미취학아동 198명의 부모와 교사들의 설문조사 응답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여자아이의 98%, 남자아이의 87%가 디즈니 공주 캐릭터가 나온 영화를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일주일에 최소 한 번 해당 캐릭터의 인형을 가지고 논다고 답한 남자 아이는 4%에 불과한 반면, 여자 아이는 60% 이상에 달했다. 연구진은 특히 공주 캐릭터 인형을 접하는 4%의 남자아이와 60% 이상의 여자아이들의 다양한 관념을 집중적으로 살핀 결과, 공주 캐릭터 인형을 가지고 노는 남자아이들은 상대적으로 타인을 도우려는 마음에서 더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남자아이의 경우 이타심이 더욱 높은 것은 남성 위주의 슈퍼히어로물과 공주 캐릭터를 동시에 접하면서 균형적인 시각이 생긴 반면, 여자 아이의 경우 디즈니 공주 캐릭터의 외형에 더욱 집착하면서 점점 더 외모 자존감이 낮아지고, 타인의 도움을 구하는 등 비주체적인 관념이 형성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를 이끈 브리검영대학교의 사라 코인 박사는 “공주 캐릭터에 빠져 있는 여자아이들은 옷이나 주변 환경이 더러워지는 것을 원치 않으며 스스로 무엇인가를 해보려는 시도나 경험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과학이나 수학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결여돼 있고 지나친 여성성을 고수하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부모들은 디즈니의 ‘공주 문화’가 아이들에게 매우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오랜 기간 이러한 문화에 물들었을 때의 결과에 대해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면서 “아이들은 ‘공주 문화’와 ‘상품화’를 명백하게 구별할 줄 모른다. 이 과정이 반복되고 오래되면 여자 아이들은 자꾸만 날씬해지려고만 하고, 여성과는 연관성이 낮다고 여기는 과학적 직업은 피하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한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아동발달저널(journal Child Development)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여성이 먹어야 할 슈퍼푸드 5가지(연구)

    여성이 먹어야 할 슈퍼푸드 5가지(연구)

    몸이 쇠하며 늙어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신체의 현상이다. 하지만 젊음과 건강을 잃는 것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드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여성의 노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막는 슈퍼푸드 5가지 발견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미국 영양학회 학술지 ‘영양 저널’(Journal of Nutrition) 최신호에 실린 이번 연구논문은 오렌지와 사과, 배, 로메인 상추, 호두가 여성이 노년이 돼도 여전히 움직임이 자유롭도록 돕는다고 제안한다. 또 이 연구에서는 오렌지 주스가 여성의 몸에 이로운 효과를 주는 것도 발견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이런 과일과 채소를 중심으로 설탕이 든 음료와 소금, 포화지방을 낮춘 전반적인 식이요법은 여성이 나이 들어 노쇠해질 가능성을 낮춘다”면서 “하지만 이는 이런 개별적인 식품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건강한 식이요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캘리포니아호두협회가 지원했는데 호두가 이번 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 건강한 영양소로 가득하다고 주장한다. 물론, 호두가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이전부터 알려져 왔다. ‘하우 낫 투 다이’(How Not To Die)의 저자로 유명한 미국의 마이클 그레거 박사는 올해 초 일주일에 단 두 줌의 견과류를 먹으면 여성의 여생은 주 4시간 조깅한 것만큼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존 연구에서는 호두가 심장 마비와 당뇨병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스트레스를 감소하고 알츠하이머병과 유방암, 전립선암을 예방하며 콜레스테롤도 감소한다는 것이 발견됐다. 이런 호두는 다른 견과류보다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데, 이번 연구에서는 호두를 일주일에 단 6개만 섭취하면 노쇠해질 가능성을 줄어든다고 말한다. 이뿐만 아니라 사과 역시 그에 관한 건강 효과는 잘 알려졌다. 미국 미시간대가 지난해 시행한 한 연구에서는 하루에 작은 사과 한 알을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1년 동안 병원에 갈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미국 하버드 의대 교수인 프랜신 그로드스타인 박사는 “당뇨병과 심장 질환과 같이 특정한 노화성 질병을 조사한 연구는 많지만, 나이가 들어 삶의 질과 자립능력을 유지하는 것에 주목한 연구는 지금까지 적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연구가 주는 간략한 메시지는 호두를 비롯한 다른 전체 식품을 포함한 전반적으로 건강한 식이요법을 하는 여성은 나이가 들어도 식료품 등의 물건을 나르거나 스스로 옷을 입는 등 매일 필요한 운동 능력을 유지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연구팀이 여성 5만 4762명을 30년간에 걸쳐 추적 조사한 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1992년부터 2008년까지 여성 참가자들은 일상 생활의 기본 활동을 수행하는 능력을 포함한 자신의 신체 기능에 관한 질문에 답했다. 이후 식이 습관과 거동 문제 사이의 관계가 측정됐다. 식이요법은 ‘건강한 식이 변화지수’(Alternate Healthy Eating Index·AHEI)를 사용해 측정했다. 이 지수는 만성 질환 위험을 예측하기 위해 음식과 영양소의 품질 등을 측정한다. 또 연구팀은 이번 연구의 참가자들은 여성만을 포함하고 있어 이번 결과는 일반적으로 남성에게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로드스타인 박사는 “이런 결과는 여성을 위한 건강한 식이요법의 많은 장점을 간략하게 설명할 여러 증거를 더한다”며 “식이요법과 생활 방식의 선택이 나이 들어 건강과 웰빙을 유지하는 것을 도울 방법을 더 잘 이해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詩 르네상스 이끈 지기 그들이 토한 병든 시대

    詩 르네상스 이끈 지기 그들이 토한 병든 시대

    1980년대 ‘시의 르네상스’를 일으킨 시인들이 나란히 새 시집을 냈다. 1979년 등단해 1980년대 스타 시인으로 군림한 최승자(64), 1980년에 데뷔해 단단한 서사를 품은 장시를 장기로 부려온 김정환(62) 시인이다. 이들은 문학으로 곁을 함께하면서 1980년대 출판사 홍성사에서도 같이 일한 오랜 지기다. 두 시인은 죽음의 이미지, 세계·문명에 대한 비애가 두드러지는 새 시집으로 ‘병든 시대에 대한 울화’를 드러냈다. 정신분열증으로 투병 생활을 이어 온 최승자 시인은 5년 만에 여덟 번째 시집 ‘빈 배처럼 텅 비어’(문학과지성사)를 냈다. 첫 시집의 첫 시에서부터 스스로를 ‘천년 전에 죽은 시체’라 일컬었던 시인은 과거 독하고 예리한 언어로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부정 혹은 비극의 시학’으로 이름났던 청춘을 지나 이제 그는 부운몽(浮雲夢) 같은 삶과 죽음을 굽어본다. ‘살았능가 살았능가/벽을 두드리는 소리/대답하라는 소리/살았능가 죽었능가/죽지도 않고 살아 있지도 않고/벽을 두드리는 소리만/대답하라는 소리만/살았능가 살았능가//삶은 무지근한 잠/오늘도 하늘의 시계는/흘러가지 않고 있네’(살았능가 살았능가) ‘내 존재의 빈 감방/푸른 하늘이 떠 있지 않나요/갇혀진 감방이 아니에요/바람으로 구름으로 통하는 감방이에요/그런데도 감방은 감방이로군요’(내 존재의 빈 감방) ‘세계 전체가 한 병동’(나의 생존 증명서는)이라는 최승자의 인식은 ‘세계가 늙고 세계의 언어가 늙는다’(보유(補遺): 발굴 바벨탑 토대)는 김정환의 비관과 맥이 닿아 있다. 김정환 시인은 “시를 쓴 지난 3년간 인간으로 산다는 게 얼마나 슬픈 일인지 감각하게 한 일들이 많았다”며 “‘사는 게 사는 건가’, ‘살아 있는 게 맞는가’ 등 시인이란 자들이 남들보다 더 전적으로 파고들어야 하는 질문들을 곱씹은 결과”라고 했다. 새 시집 ‘내 몸에 내려앉은 지명’(문학동네) 얘기다. 시집에는 ‘한 권의 시집이 한 편의 시로 여겨질’(김민정 시인) 만큼 한 호흡으로 써내려간 장시들이 묵직한 존재감을 내뿜는다. 시인은 세월호 참사를 압축한 장시 ‘물 지옥 무지개’의 참혹한 서사와 ‘우리가 당분간 유지할 것은 연민의 각도’(각도)라는 일갈은 ‘타인에 대한 감각’을 강조한다. ‘무지개 뜨지 않았다. 비가 내렸고 평소가 돌아왔다. 그래야겠지… 그런데 평소가 가장 음란한 포르노 같고, 가장 냄새나는 추문 같다.(중략) 무지개 떴다. 무지개 떴다. 여기가 물 지옥. 퉁퉁 불은 무지개 떴다.’(물 지옥 무지개) ‘우리가 사라지는 것도 모르고 사라질 수 있다./우리가 사라진 것도 모르고 사라질 수 있다./그건 차라리 낫겠지. 그때 사라지지도 못한/사람들 생각하면 생이, 잔존하는 생명이/끔찍 그 자체일 수 있다. 원전 노후,/그것은 괴물이 스스로 그러기 전에 자신을 폐해달라는 말.’(원전 노후)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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