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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혜영 “신뢰하던 당대표 김종철에 성추행…충격과 고통”[전문]

    장혜영 “신뢰하던 당대표 김종철에 성추행…충격과 고통”[전문]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25일 김종철 정의당 당대표가 저지른 성추행 피해자가 자신임을 밝히며 “함께 젠더폭력근절을 외쳐왔던, 신뢰하던 우리 당의 대표로부터 저의 평등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훼손당하는 충격과 고통은 실로 컸다”고 심경을 밝혔다.  장혜영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저는 오늘 이 글을 통해 제가 이번 사건의 피해자임을 밝힌다”라면서 “훼손당한 인간적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저는 다른 여러 공포와 불안을 마주해야 했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조금 전, 정의당 지도부는 김종철 정의당 당대표가 저지른 성추행에 대하여 성폭력에 대한 무관용 원칙에 의거하여 징계절차인 중앙당기위원회에 제소하고 직위해제했다. 가해자는 모든 가해사실을 인정하고 사죄하며 모든 정치적 책임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문제를 제기하고 공개적인 책임을 묻기로 마음먹은 것은 이것이 저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자, 제가 깊이 사랑하며 몸담고 있는 정의당과 우리 사회를 위하는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또한 설령 가해자가 당대표라 할지라도, 아니 오히려 당대표이기에 더더욱 정의당이 단호한 무관용의 태도로 사건을 처리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저는 대한민국 21대 국회의 국회의원”이라며 “저의 일상은 정치의 최전선입니다. 성폭력에 단호히 맞서고 성평등을 소리높여 외치는 것은 저의 정치적 소명입니다”고 했다. 그는 “정치는 자신의 진실한 경험에 비추어 시민들과 가치를 소통하는 일”이라며 “피해사실을 공개함으로써 저에게 닥쳐올 부당한 2차가해가 참으로 두렵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그보다 두려운 것은 저 자신을 잃어버리는 일”이라며 “만일 피해자인 저와 국회의원인 저를 분리해 피해자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영원히 피해사실을 감추고 살아간다면, 저는 거꾸로 이 사건에 영원히 갇혀버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기에 저는 제가 겪은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 문제로부터 진정 자유로워지고자 한다. 그렇게 정치라는 저의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했다. 장 의원은 “이번 사건을 겪으며 깊이 깨달은 것들이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다움’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어떤 여성이라도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제가 현직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은 결코 제가 피해자가 될 수 없음을 의미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폭력을 저지르는 가해자들이 어디에나 존재하는 한, 누구라도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장혜영 정의당 의원 입장문 사랑하는 시민 여러분, 그리고 당원 여러분. 정의당 국회의원 장혜영입니다. 조금 전, 정의당 지도부는 김종철 정의당 당대표가 저지른 성추행에 대하여 성폭력에 대한 무관용 원칙에 의거하여 당기위 제소 및 직위해제를 의결하였습니다. 가해자는 모든 가해사실을 인정하고 사죄하며 모든 정치적 책임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오늘 이 글을 통해 제가 이번 사건의 피해자임을 밝힙니다. 함께 젠더폭력근절을 외쳐왔던 정치적 동지이자 마음 깊이 신뢰하던 우리 당의 대표로부터 저의 평등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훼손당하는 충격과 고통은 실로 컸습니다. 또한 훼손당한 인간적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저는 다른 여러 공포와 불안을 마주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문제를 제기하고 공개적인 책임을 묻기로 마음먹은 것은 이것이 저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자, 제가 깊이 사랑하며 몸담고 있는 정의당과 우리 사회를 위하는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설령 가해자가 당대표라 할지라도, 아니 오히려 당대표이기에 더더욱 정의당이 단호한 무관용의 태도로 사건을 처리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대한민국 21대 국회의 국회의원입니다. 저의 일상은 정치의 최전선입니다. 성폭력에 단호히 맞서고 성평등을 소리높여 외치는 것은 저의 정치적 소명입니다. 정치는 자신의 진실한 경험에 비추어 시민들과 가치를 소통하는 일입니다. 피해사실을 공개함으로써 저에게 닥쳐올 부당한 2차가해가 참으로 두렵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두려운 것은 저 자신을 잃어버리는 일입니다. 만일 피해자인 저와 국회의원인 저를 분리해 피해자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영원히 피해사실을 감추고 살아간다면, 저는 거꾸로 이 사건에 영원히 갇혀버릴 것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제가 겪은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 문제로부터 진정 자유로워지고자 합니다. 그렇게 정치라는 저의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이번 사건을 겪으며 깊이 깨달은 것들이 있습니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지만 다시금 깊이 알게 된 것들을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다움’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어떤 여성이라도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제가 현직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은 결코 제가 피해자가 될 수 없음을 의미하지 않았습니다. 성폭력을 저지르는 가해자들이 어디에나 존재하는 한, 누구라도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피해자는 어떤 모습으로나 존재할 수 있습니다. 저는 사건 발생 당시부터 지금까지 마치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굴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속으로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정해진 일정을 소화하고, 토론회에 참석하고, 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사람들은 저의 피해를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피해자의 정해진 모습은 없습니다. 그저 수많은 ‘피해’가 있을 뿐입니다. 피해자는 여러분 곁에 평범하게 존재하는 모든 여성일 수 있습니다. 일상을 회복하는 방법에도 ‘피해자다움’은 없습니다. 수많은 피해자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일상을 회복합니다. 누군가는 자신을 드러냄으로써, 다른 누군가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일상을 회복합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그 어떤 피해자다움도 강요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가해자다움’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성폭력을 저지르는 사람은 따로 정해져있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현재 일어나는 성범죄의 98%가 남성들로부터 저질러지며 그 피해자의 93%는 여성들이라는 사실입니다. 누구라도 동료 시민을 동등하게 존엄한 존재로 대하는 데 실패하는 순간, 성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가 아무리 이전까지 훌륭한 삶을 살아오거나 많은 이들로부터 존경받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예외는 없습니다. 미투 이후의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앞에 놓인 질문은 이것입니다. 그토록 그럴듯한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남성들조차 왜 번번이 눈앞의 여성을 자신과 동등하게 존엄한 존재로 대하는 것에 이토록 처참히 실패하는가. 성폭력을 저지르는 남성들은 대체 어떻게 해야 여성들이 자신과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마땅한 존재라는 점을 학습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이 질문을 직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답을 찾아야 합니다. 끝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피해자가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해 가해자의 사실인정과 진정성 있는 사죄, 그리고 책임을 지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가해자 스스로가 이를 거부한다면 사회가 적극 나서서 그렇게 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에게 알려진 수많은 가해자들은 피해자의 존엄을 심각하게 훼손하고도 잘못을 뉘우치고 그 회복을 돕기보다는 피해자와 사실을 두고 다투거나, 진실이 드러난 뒤에도 오직 자기 안위를 챙기기에 급급하거나, 책임있게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사죄하는 대신 죽음으로까지 도피하며 피해자를 더 큰 고통으로 밀어넣었습니다. 저의 경우, 가해자가 보여준 모습은 조금 달랐습니다. 가해자는 저에게 피해를 입히는 과정에서 저를 동등한 인간으로 존중하지 않았지만, 제가 존엄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나마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죄하며 저를 인간으로 존중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분노하기보다 회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모든 인간에게는 자신의 잘못을 직면하고 책임지는 도덕적인 능력이 있습니다. 책임지는 태도는 인간다움의 가장 중요한 척도입니다. 잘못을 저지른 이후,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적극적으로 책임을 지는 태도는 앞으로 모든 가해자들이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태도여야 합니다. 그러나 가해자들이 마지막까지 타인과 스스로의 존엄을 해치는 길을 간다면 우리 사회의 법과 제도는 공동체를 파괴하는 그런 폭력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청소년이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오며 무수한 성폭력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제대로 문제를 제기하지는 못했습니다.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고, 문제를 제기한다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너만 다쳐.” 수많은 피해자들의 입을 다물게 하는 그 말을 저도 지겹게 들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렇게 저의 피해사실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앞서 용기내어 말해온 여성들의 존재 덕분입니다. 지금도 존엄의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동료 시민들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용기를 내어 정의를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계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끝까지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습니다. 어떤 폭력 앞에서도 목소리 내며 맞서기를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집요하게 이어져온 성폭력의 굴레를 기어이 끊어내고 다음 사람은 이보다 나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피해자들은 여전히 자신의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처절히 싸우고 있습니다. 모든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연대의 마음을 전합니다. 우리는 반드시 함께 일상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 그리고 당원 여러분께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모든 피해자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그 길에 끝까지 함께해주십시오. 우리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동료 시민들의 훼손된 존엄을 지키는 길에 함께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21년 1월 25일 정의당 국회의원 장혜영 드림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씨줄날줄] 문학작품 표절/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문학작품 표절/서동철 논설위원

    고려시대 문인 이규보(1168~1241)의 ‘백운소설’에는 선대 문인 김부식(1075~1151)과 정지상(?~1135)의 일화가 나온다. 시중 김부식과 학사 정지상은 문장으로 이름을 나란히 했지만 서로 화목하지 못했다. 특히 정지상의 시에서 ‘절에서 불법을 설파하는 소리 그치고, 하늘빛 맑기가 유리 같네’라는 대목을 김부식이 좋아해 자기 시로 만들려 했지만 끝내 정지상은 허락하지 않았다. 그 결과 정지상은 김부식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것이다. 정지상의 반응이 매우 완강하다. 김부식이 해당 표현을 자신의 시에 그대로 옮겼다가 정지상이 알게 돼 불화가 더욱 깊어진 것은 아닐까 상상해 본다. 김부식은 묘청의 난이 일어나자 정지상을 제거한다. 물론 전적으로 이 시구절 때문에 벌어진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문학 작품의 표현 하나가 목숨을 좌지우지할 수도 있음을 이규보는 보여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문인이 정치인이고 정치인이 문인인 시대였다. 잊을 만하면 문학 작품의 표절 문제가 도진다. 문학평론가 남진우는 “무인도에서 글을 쓰지 않는 한 표절 시비가 일어날 가능성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길은 없다”는 명언을 남겼다. 작가는 텍스트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를 때로 훔치고 빌리며 자기 고유의 텍스트를 실현하는데, 표절은 이런 과정 중에 일어나는 크고 작은 불상사 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반면 시인이자 소설가 이응준은 ‘문학 헌법 제1조’라는 표현으로 표절 문제에 엄격한 것이 우리 문단의 전통이었음을 강조한다. 본시 한국 문단은 요즘처럼 표절에 관해 널널한 입장을 취하는 개념 없는 동네가 절대 아니었다는 것이다. 헌법까지는 몰라도 현행 문학진흥법에도 ‘문학 관련 지식재산권 보호에 관한 사항’에 관련 내용이 들어 있다. 물론 저작권법에는 표절을 더욱 직접적이고도 엄격하게 제재하는 조항이 담겨 있다. 다른 사람의 작품을 베껴 지난해만 다섯 개의 문학공모전서 입상한 사람의 ‘표절 행각’이 화제다. ‘2020 이병주국제하동국제문학제’ 공모전의 대상 수상작 ‘하동 날다’를 보자. 가수 유영석이 1994년 발표한 ‘화이트’에서 노랫말 네 줄을 한 글자도 고치지 않고 가져와 한 줄을 덧붙였다. 이 한 줄도 직접 쓴 것인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대상은 당연히 취소됐는데 당사자는 ‘표절’이 아니라 ‘인용’이라고 항변했다고 한다. 유명 문인의 표절 사건처럼 진지하게 볼 필요도 없다. 다만 어떤 법을 적용해 처벌할지는 궁금하다. 표절(剽竊)은 ‘도둑질하다’는 뜻이다. 형법에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한다. sol@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래리 킹을 빛낸 다섯 장면들과 인터뷰觀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래리 킹을 빛낸 다섯 장면들과 인터뷰觀

    53년의 방송 경력에 인터뷰한 사람이 5만명을 넘는다. 인터뷰 사진을 보면 항상 그는 팔꿈치로 책상을 짚은 채 몸을 앞으로 기울인 채였다. 호기심과 인터뷰이에 대한 애정, 관심이 얼마나 깊은지 반증하는 대목이다. 달라이 라마와 제럴드 포드 이후 미국의 모든 현역 대통령들, 미하일 고르바초프, 팔레스타인 지도자 야세르 아라파트, 빌 게이츠, 엘리자베스 테일러, 레이디 가가 등 많은 유명인을 만났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자신을 여러 차례 인터뷰한 그를 특별히 애도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2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시더스 시나이 병원에서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진 유명 방송인 래리 킹의 인터뷰 스타일은 출연자의 긴장을 풀어줬고 청중과 쉽게 공감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AP 통신은 평가했다. 미국 전역에 송출되는 라디오 방송 진행자로 오랜 시간 활약했던 그는 1985년부터 2010년까지 CNN에서 방영된 ‘래리 킹 라이브’를 진행하며 명성을 얻었다. 킹은 25년 동안 이 쇼에서 정치 지도자, 연예인, 운동선수, 영화배우뿐만 아니라 평범한 일반인까지 다양한 인물을 만났다. 총 6000여편을 촬영한 뒤 2010년 은퇴했다. AP는 “반세기에 걸친 방송계의 거인”이라며 그의 유명인 인터뷰와 정치적 논쟁, 화제성 토론은 큰 주목을 받았다고 전했다. 영국 BBC는 그의 방송 커리어에서 다섯 가지 빛나는 순간을 돌아봤다. 먼저 1993년 앨 고어 부통령과 텍사스주 재벌 로스 페롯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주제로 토론을 벌여 1억 6300만명이란 경이로운 시청률을 기록한 일이다. 두 번째로는 아라파트와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 후세인 요르단 국왕 등 평화와 전쟁 사이를 오가던 이들을 동시에 인터뷰한 일이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처음 현장에 출동한 응급요원들과 생존자들, 35명의 각국 지도자들과 대사들을 인터뷰한 일이다. 네 번째로는 고인이 감옥에서 진행했던 인터뷰들로 여러 상을 수상한 순간이었다. 유죄 판결을 받은 어머니와 아들 살해범 산테오 케네스 카임스, 텍사스주에서 처음으로 사형 집행된 여성인 카를라 파예 터커, 추락한 세계 챔피언 마이크 타이슨 등이다. 마지막으로 도통 인터뷰에 응하지 않기로 유명한 이들과의 인터뷰다. 유명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는 고인과 1988년 마지막으로 인터뷰했다. 킹은 나중에 시나트라와 역시 좀처럼 인터뷰에 응하지 않던 명배우 말론 브랜도를 인터뷰한 일을 경력 중 가장 빛나는 순간 가운데 하나였다고 돌아봤다.고인은 방송계의 퓰리처상에 해당하는 피바디상을 두 차례나 수상하는 등 영광을 많이 누렸지만 비판도 적지 않았다. 인터뷰이가 모든 것을 거리낌없이 얘기하게 방치한다든가, 인터뷰이와 맞짱을 뜨지 않는 접근, 결론을 맺지 않으려 한다는 지적 등이었다. 2015년 BBC의 에반 데이비스와 인터뷰를 통해 이런 지적들에 반박했다. 그는 “내가 뒤로 물러날수록, 좋은 질문을 던지고 답을 듣는 데 집중하고, 게스트를 걱정할수록 여러분은 카메라가 사라진 것처럼 느끼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CNN에서 자신의 뒤를 이어 프로그램을 맡은 영국 기자 겸 방송인 피어스 모건의 문제점을 꼬집기도 했다. 그는 모건이 “자신의 얘기를 너무 늘어놓거나 해서 (미국 시청자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팔아먹으려 한다”고 말했다. 모건은 3년 뒤 CNN에서 잘리자 반격했다. 자신의 프로그램은 “총기 통제와 목숨을 살리는 일만을 다뤘다. 당신의 쇼는 유명세를 이용해 연기만 옆으로 날리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고인이 공동 설립한 오라 미디어는 이날 그의 죽음을 알렸지만 사인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달 초 코로나19에 감염돼 일주일 이상 입원하기도 했고, 당뇨 등 여러 질환을 앓았다. 몇 차례의 심근경색으로 1987년 심장 수술을 받았으며, 2017년에는 폐암에 걸려 수술을 받은 뒤 치유됐다. 2019년에도 협심증으로 수술을 받았다. 1933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로렌스 하비 자이거란 이름으로 태어난 고인은 유대인 집안의 엄격한 전통을 지켰지만 나중에 불가지론자가 됐다. 아버지 에드워드가 44세로 세상을 뜨자 고교를 졸업한 뒤 여러 해 어머니를 돕기도 했다. 방송 일이 너무도 하고 싶어 20대 초반 플로리다주로 이주해 라디오 방송에 취직했다. 처음 방송이 시작되기 몇분 전 자신의 성(姓)을 “덜 윤리적인” 이름으로 바꾸고 싶다고 방송국 사장에게 말한 뒤 마침 킹스 홀세일 리쿼 광고가 눈에 띄어 ‘킹’으로 바꿨다고 했다. 킹은 일곱 여성과 여덟 차례 결혼해 다섯 자녀를 뒀다. 손주가 여덟, 증손주가 넷이 있다. 지난해에는 두 자녀를 먼저 흙에 묻었다. 7월 말에는 52세의 딸 카이아가 폐암으로, 다음달에는 65세였던 아들 앤디가 심근경색으로 먼저 세상을 등졌다. 그는 당시 소셜미디어에 “자녀들을 잃어 고장 난 느낌을 갖는다. 어떤 부모도 아이를 먼저 흙에 묻어선 안된다”고 적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美 유명 앵커’ 래리 킹 사망... 외신 “전설적인 토크쇼 진행자” 애도(종합)

    ‘美 유명 앵커’ 래리 킹 사망... 외신 “전설적인 토크쇼 진행자” 애도(종합)

    미국 CNN 방송 간판 토크쇼 진행자였던 래리 킹이 23일(현지시간)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향년 87세. 이날 AP통신 등에 따르면, 킹이 공동 설립한 미디어 네트워크인 오라 미디어는 이날 킹이 로스앤젤레스(LA)의 시더스 사이나이 의료센터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오라 미디어는 성명을 통해 “오늘 아침 87세로 세상을 떠난 우리의 공동 창업자이자 사회자이며 친구인 래리 킹의 죽음을 알린다”며 킹은 63년간 라디오, TV 및 디지털 미디어에서 수많은 인터뷰를 통해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킹의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CNN은 킹의 가족과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돼 1주일 넘게 입원해 있다고 전했다. 킹은 미국 전역에 송출되는 라디오 방송 진행자로 오랜 시간 활약했다. 특히 그는 1985년부터 2010년까지 CNN에서 방영된 ‘래리 킹 라이브’를 진행하며 명성을 얻었다. 킹은 25년 동안 CNN 토크쇼에서 정치 지도자, 연예인, 운동선수, 영화배우뿐만 아니라 평범한 일반인까지 다양한 인물을 만났다. 총 6000여편을 촬영한 뒤 그는 2010년 은퇴했다. AP는 “반세기에 걸친 방송계의 거인”이라며 그의 유명인 인터뷰와 정치적 논쟁, 화제성 토론은 큰 주목을 받았다고 전했다. 킹은 약 5만명을 인터뷰했다. 달라이 라마와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미하일 고르바초프, 팔레스타인 지도자 야세르 아라파트, 빌 게이츠, 엘리자베스 테일러, 레이디 가가 등 많은 유명인이 포함됐다. AP는 그의 인터뷰 스타일이 출연자의 긴장을 풀어줬고 청중과 쉽게 공감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방송 부문의 퓰리처상으로 불리는 피바디상을 두 차례 수상한 바 있다. CNN은 “수많은 뉴스 메이커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이콘이 된 전설적인 토크쇼 진행자”라고 애도했다. AFP통신도 “상징적인 TV 및 라디오 진행자였다”고 전했다. 킹은 당뇨병을 앓는 등 여러 차례 질환으로 고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몇 차례의 심근경색으로 1987년 심장 수술을 받았으며, 2017년에는 폐암에 걸려 수술을 받은 뒤 치유됐다. 2019년에도 협심증으로 수술을 받았다. 킹은 7명의 여성과 8번 결혼했고, 5명의 자녀를 뒀다. 지난해에는 질병으로 두 자녀를 잃었다. 7월 말에는 65세였던 아들 앤디가 심근경색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으며, 8월에는 52세의 딸 카이아가 폐암으로 숨졌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미국은 돌아왔나… 이라크 정책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미국은 돌아왔나… 이라크 정책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다음날인 21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 타야란 광장에서 최소 32명이 사망하고 110명에게 부상을 입힌 연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2018년에도 자살폭탄 테러로 38명이 죽음을 당한 장소다. 공격의 배후로 지난해 3월 최후 거점인 시리아 바구즈까지 함락당하며 패망한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가 지목된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이번 자살폭탄 테러를 계기로 바이든 행정부가 이라크에 대해 방관하는 태도를 멈춰야 한다고 22일 제언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바그다드의 경제는 위기에 빠졌고, 10월엔 이라크 총선이 열리며, 중동의 이웃국가들이 미국이 이라크를 어떻게 대하는지 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바이든, 美 상원의원 때 이라크 미군 주둔 찬성표… 부통령 때 미군 철수미 상원 외교위원장, 부통령을 지낸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라크는 ‘아픈 손가락’이다. 상원 외교위원이던 2002년 10월 바이든은 이라크 파병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듬해 3월 미국 주도 이라크 침공이 이뤄졌을 때 민주당 조차 바이든의 찬성표를 비판했다. 2007년 대선 후보일 때 바이든은 “만약 (파병안) 취소 결의안이 나온다면 찬성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부통령 시절에도 바이든은 “이라크 전쟁은 처음부터 잘못된 전쟁이고, 미국은 초점을 잃었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의 입장은 미국 외교계의 대체적인 인식과 결을 같이 한다. 2003년 3월 20일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며 시작돼 2011년 12월 18일 미군이 철수하기까지 이라크 전쟁에서 이라크인 18만여명과 미국인 4488명이 사망했다. 전쟁 비용도 막대해 브라운대 산하 왓슨국제문제연구소(WIIS)는 참전용사 보상금 4900억 달러를 제외하고도 미국의 이라크전 참전 비용이 총 1조 7000억 달러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전을 시작할 때 예상했던 전쟁비용은 500억~600억 달러였다. 바이든이 부통령이던 2011년 12월 18일 미군이 이라크에서 철수한 이후에는 IS라는 또다른 문제가 생겼다. 미군이 떠난 뒤 종파간 대립, 부족 사이 알력이 다시 부상했고 결국 IS 격퇴 명분으로 2014년 미군이 다시 이 지역에 투입됐다. 그리고 지난주 이라크의 미군은 기존 3000명에서 2500명으로 감축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패배 이후인 지난해 11월 감축 명령을 내린 여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군 감축 조치에 대해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동맹을 다치게 하고 우리를 해치려는 이들을 기쁘게 할 것”이라면서 “테러 지역에서 미군을 추가 감축하는 것은 실수이며, 협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반대 의견을 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 지시대로 미군 감축은 이뤄졌고, 이라크에서는 바이든 취임 이튿날 자살 폭탄테러가 재개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미국-이란의 격전지로서의 이라크… 美, 개입도 방치도 어려워이라크 전쟁에 대한 언급이 껄끄러운 바이든과 세계 각 지의 미군 주둔 비용에 불만을 터뜨려온 트럼프가 맞붙으면서 미국 대선전 동안 이라크에 대한 언급은 극히 드물게 이뤄졌다. 게다가 이란 핵문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이 시급한 중동 지역에서 이라크는 미국의 2차적인 외교 문제라는 인식이 우세했다. 그러나 10월 총선을 앞두고 종파주의로 인한 유혈사태의 악순환을 끊고 싶어하는 이라크 청년들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어, 미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라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FP의 시각이다. 무엇보다 이라크는 이란의 중동 내 확장을 막는 핵심 지역이라고 FP는 강조했다. 그러나 이란의 확장을 막기 위한 작전을 미국이 이라크에서 전개할 경우 이란이 즉시 대응하는 양상이 벌어진 지난해 사정을 보면, 미국이 보기에 이라크는 이란의 확장을 막는 거점이 아닌 격전지 자체로 인식되는 측면이 있다. 예컨대 지난 2019년 말 이란 혁명수비대 지원을 받는 카타이브 헤즈볼라가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 미군기지에 로켓포 공격을 벌이자, 지난해 1월 미군은 바그다드 공항에서 무인기 공격으로 이란 쿠드스군(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 솔레이마니를 무인기 공격으로 암살했다. 이라크 내 미군기지 공격과 그에 대한 미국의 보복 행위가 반복되는 무대였던 이라크에선 미군 주둔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고, 반미 시위가 벌어졌고,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말 미군 규모 감축이 이뤄졌다. 미군의 공백이 실현되면 이라크의 재건, 민주주의를 이끌 대안 세력은 미비해진다. 반면 이란부터 IS까지 안보 위협 세력이 확장할 공간은 커진다. 고차 방정식 수준의 복잡한 문제에 미군이 물리적 위협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 FP가 이라크에 대한 미국 개입 방식의 어려움과 중요성을 강조한 이유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어린 여성 노예화’ 강훈, “징역 15년 과하다” 항소(종합)

    ‘어린 여성 노예화’ 강훈, “징역 15년 과하다” 항소(종합)

    법원 “어린 여성 노예화” 질책강씨 변호인, 오늘 법원에 항소장 제출전자발찌 청구는 기각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6)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부따’ 강훈(20)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22일 법원에 따르면 강씨 측 변호인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조성필)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전날(21일) 법원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음란물제작·배포등) 등 혐의로 기소된 강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5년간 신상정보 공개·고지, 5년간 아동·청소년기관과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다만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청구는 기각했다. 1심은 “피고인은 특히 나이 어린 여성을 노예화해 소유물처럼 여기고 가상공간에서 왜곡된 성적문화를 자리 잡게 했다”며 “박사방 개설 무렵부터 박사방을 관리해주면서 지속적으로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하게 했고 범죄수익은닉을 담당해 죄책이 상당히 중하다. 다만 만 19세라는 어린 나이와 피고인이 장기간 수형생활을 하면 교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박사방 ‘2인자’로 알려진 강씨는 2019년 9∼11월 조씨와 공모해 아동·청소년 7명을 포함한 피해자 18명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물 등을 촬영·제작하고 영리 목적으로 텔레그램에 판매·배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강씨는 조씨가 박사방을 만들어 성 착취물 제작과 유포를 시작하는 단계부터 박사방의 관리와 운영을 도운 핵심 공범으로 조사됐다. 또 윤장현 전 광주시장에게 1000만원을 편취한 혐의, 성착취 범행자금으로 제공된 암호화폐를 환전해 약 2640만원을 조씨에게 전달한 혐의도 있다. 피해자 얼굴에 타인의 전신 노출 사진을 합성해 능욕한 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혐의도 받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전주시 아파트 투기세력 뿌리뽑는다

    아파트 가격이 급등해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전북 전주시가 시민과 공인중개사, 유관기관이 함께하는 ‘그물망 감시’ 체계로 투기 세력 뿌리뽑기에 나선다. 23일 전주시에 따르면 아파트 불법거래 조사에 나서 지난해 446건에 이어 올들어서도 75건을 적발했다. 또 불법거래가 의심되는 750건을 추가 분석하고 있어 불법거래 적발은 더 늘어날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주시는 지난달 18일 아파트 거래 특별조사단을 구성해 거래가격이 급등한 222건 가운데 분양권 전매 위반과 세금 탈루, 계약일 허위신고 등 66건의 불법거래를 적발했습니다. 이후 열흘동안 78건을 추가로 분석해 9건의 불법거래가 또 확인했다. 지난해 1차 단속 때 222건, 2차 때 224건이 기소된 것까지 더하면 기소되고 적발된 불법거래가 지금까지 521건에 이른다. 전주시는 이번 기회에 아파트 투기세력을 뿌리뽑기 위해 지난 22일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부동산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부동산 불법 투기 근절과 시장 안정화에 힘쓰기로 했다. 협약 내용은 ▲부동산 불법 투기행위에 대한 감시·조사 체계 구축 ▲부동산 소비자 권익 보호 공동 지원체계 구축 ▲서민·취약계층의 주거 안정 지원 등이다. 시는 이와 함께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전북지부장과 부지부장, 개업 공인중개사 등 12명을 아파트 거래 동향 모니터링 요원으로 위촉했다. 모니터링단은 시장 흐름을 사전에 파악해 아파트 거래 위반 등 각종 불법행위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들은 에코시티·만성지구·혁신도시·효천지구·신시가지 등 9개 권역의 부동산 거래 현황을 살펴 가격 급등과 외지인의 대량 매수 등 이상 징후를 점검한다. 또 이동식 중개업자와 떴다방, 무등록 중개 행위 등에 대한 조사도 진행한다. 시는 단속 사각지대에서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부동산 불법 거래를 근절하기 위한 온라인 신고센터도 운영한다. 전주시 홈페이지에 있는 신고센터는 회원가입 없이 실명인증 절차를 거쳐 불법행위를 신고할 수 있다. 신고 대상은 거래가격 거짓 신고와 전매 제한 위반, 타인 명의 거래, 시세 교란 등이다. 무분별한 신고를 막기 위해 거래계약서 사본 또는 대금 지급 내용, 휴대전화 문자 내용 등 입증자료를 1개 이상 첨부해야 한다. 백미영 시 아파트거래 특별조사단장은 “불법 행위를 상시 감시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해 투기를 뿌리 뽑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반려견 이상행동, 개가 아니라 주인이 문제

    [달콤한 사이언스] 반려견 이상행동, 개가 아니라 주인이 문제

    최근 1인가구가 늘어나고 결혼을 한 뒤에도 아이를 갖지 않는 가정들이 증가하면서 개나 고양이는 물론 이구아나, 거북이 등 다양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다양한 반려동물들이 있지만 가장 많이 선택되는 것은 개로 국내 반려견 인구는 1000만명을 넘는다고 알려져 있다. 전체 인구비율로 볼 때 6명 중 1명꼴로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아이를 키우는 집에 바람잘 날이 없는 것처럼 아무리 사람을 잘 따르는 개라지만 말 못하는 반려동물을 키우다보면 조그만 이상행동에도 걱정이 앞서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최근 공중파 TV에서는 반려견, 반려묘의 이상행동에 대응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프로그램도 많이 나오고 있다. 또 지난해 2월 핀란드 헬싱키대 의료·임상유전학과, 수의생명과학과, 헬싱키 공중보건연구센터 공동연구팀은 개들이 불안감정을 드러내고 행동문제를 보이는 것은 특이한 현상이 아니라는 연구결과가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실리기도 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반려견들에게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문제행동은 공격성과 과도한 공포감, 불안감이었으며 원인은 과도한 빛과 소리 때문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에게서 나타나는 이상행동이 당연한 것이라지만 많은 반려동물 훈련사나 치료사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조기에 행동을 바로잡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반려견들도 아이들처럼 성격이나 특성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동물의 행동장애 치료를 하더라도 그 효과에 대해서는 예측이 쉽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이 반려견이 치료에 얼마나 잘 반응하는지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미국 펜실베니아대 수의학부 연구팀은 반려견의 행동장애 치료 성공 여부는 개의 나이. 성별, 크기 같은 생리적, 심리적 특성과 주인의 성격에 달려있다고 23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수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최신 수의학’ 22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반려견 행동치료 과정에 참여한 131마리의 개와 주인의 생리적, 심리적 특성을 분석했다. 개와 주인의 나이, 성별, 성격특성과 함께 행동치료 과정의 시작과 중간, 끝에서 나타난 반려견들의 공격성, 분리불안 징후는 물론 특정 상황에서 흥분정도, 주인의 태도 등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팀이 반려견의 행동결과 예측에 관심을 보인 것은 흔히 유기견들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이 반려견의 이상행동에 대해 주인들이 인내심의 한계를 넘는 경우라는 기존의 조사 결과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동물학대방지협회(ASPCA) 조사에 따르면 연간 약 330만 마리의 반려견이 동물보호소에서 지내며 이 중 67만 마리가 안락사된다.분석 결과, 나이든 반려견일수록 행동치료 효과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지만 반려견의 연령보다 행동치료에 영향을 미치는 더 중요한 요인은 주인의 성격과 인간-반려견간 상호작용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특히 자신의 반려견은 문제가 없고 잘 배려하고 있으며 항상 주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주인들일수록 반려견의 이상행동이 나타나기 쉽고 행동치료에서도 효과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분석결과는 기존 연구들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자신이 좋은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타인에 대한 반려견의 공격성에 대해서 자신이 통제 가능하며 치료가 필요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반려견의 이상행동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반려견 뿐만 아니라 주인의 반려견 사육태도를 고치기 위한 치료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임스 서펠 교수(동물윤리학·동물행동학)는 “반려견의 이상행동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반려견을 키우는 주인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이번 연구에서 보여주고 있다”라며 “반려견의 변화를 주시하면서 좋은 방향으로 바꿔주기 위한 노력을 하는 주인들은 치료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반면 그렇지 못한 주인들은 자신들보다는 개의 행동만을 문제삼고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EU “대서양 관계 복원” 中 “글로벌 난제 공동 대응”

    EU “대서양 관계 복원” 中 “글로벌 난제 공동 대응”

    일본 “미일 동맹 더 공고히 해 나갈 것” 이란 “폭군 시대 끝나… 핵합의 복원을” 20일(현지시간)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세계 각국 및 지역 정상들로부터 축하와 희망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유럽연합(EU)의 행정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미국이 돌아왔다. EU는 우리의 소중한 동맹에 새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관계를 재건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의 새 행정부 탄생을 환영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지난 4년간 크게 악화된 대서양 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기회가 왔다”면서 코로나19 극복과 경제 재건 등 다방면에서의 협력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새로운 미국 정부와 협력을 고대한다”며 기후변화 대응, 코로나19 극복, 상호 안보 증진 등을 시급한 공통 과제로 제시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영상 성명을 통해 “오늘은 민주주의가 승리한 날”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해 안심이며 많은 독일 사람들이 이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접한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와 미국 두 나라는 가까운 친구, 동반자이자 동맹으로 이웃 이상의 관계”라면서 “코로나19의 세계적 과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경제 회복을 지원하는 작업에 있어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축하 메시지를 발표한 데 이어 21일 오전 관저 출근길에 기자들에게 “미일 동맹을 한층 더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면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실현, 코로나19와 기후변화 등 국제적 과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트위터에서 “양국 관계를 더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과의 협업에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인도 이민자 출신 어머니를 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는 “양국 관계를 더 튼튼하게 하기 위해 해리스 부통령과 소통하기를 기대한다”며 별도의 메시지를 보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날 “미국 건국 때부터 다른 국가들에 영감을 준 고귀한 정치, 윤리, 종교의 가치로부터 미국인들이 계속 힘을 얻기를 기원한다”며 바이든 대통령 취임을 축하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다방면에 걸쳐 미국과 대립이 불가피한 중국의 추이톈카이 주미대사는 트위터에서 “미국의 새 정부와 협력해 중미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양국이 공중보건, 기후변화, 경제성장 등 글로벌 난제에 공동으로 대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극한 대립을 보였던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폭군의 시대는 끝났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당면 현안인 핵합의 복원에 적극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분류 작업 책임 업체에, 심야 배송 제한”...택배업계 과로사 대책 합의

    “분류 작업 책임 업체에, 심야 배송 제한”...택배업계 과로사 대책 합의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분류작업 책임 문제 등에 대해 택배업계 노사가 최종 합의했다. 21일 더불어민주당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택배 노사와 정부는 이날 오전 민주당 당 대표 회의실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과로사 대책 1차 합의문’에 서명했다. 가장 쟁점이 된 내용은 분류 작업에 대한 책임 소재였다. 우선 합의문은 택배 분류작업을 ‘다수의 택배에서 타인 또는 본인(택배기사)의 택배를 구분하는 업무’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책임이 택배업체에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동안 택배기사들에 과중한 업무 부담을 주는 원인으로 지목된 분류작업을 택배 노동자에게 떠맡기지 않도록 한 것이다. 또한 택배 사업자는 분류작업 설비 자동화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국회·정부는 예산·세제 등을 통해 이를 지원할 방침이다. 다만 자동화가 완료되기 전까지 택배 사업자와 영업점은 분류 전담 인력을 투입하거나, 불가피하게 택배 노동자들이 분류작업을 할 경우 적정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 또한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사업장 등에 동포 외국인력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내용도 포함됐다. 택배 노동자의 작업시간을 주 최대 60시간·일 최대 12시간을 목표로 하고, 불가피한 사유를 제외하고는 오후 9시 이후 심야 배송이 제한된다. 국토부는 근본적으로 거래구조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 용역에 착수하고, 화주가 소비자로부터 받은 택배비가 택배 사업자에게 온전히 지급될 수 있도록 거래구조 개선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택배 물량이 폭증하는 설 명절 택배 대책에 대한 내용도 담겼다.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택배 종사자 보호 특별관리 기간’으로 정해 택배기사 보호를 위한 일일 관리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해당 기간 사업자, 영업점은 심야 배송을 초래하는 과도한 배송물량이 할당되지 않도록 매일 확인하고, 일일 물량 분배, 대체 배송인력 투입 등을 통해 적정 배송물량이 유지되도록 조정할 방침이다. 또한 이 기간 택배 물량 집중으로 인해 배송이 지연될 경우, 화주는 택배 사업자, 영업점, 종사자 등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택배 분류작업 명확화, 택배기사의 작업 범위, 적정 작업조건 및 불공정거래행위 금지 등을 반영한 표준계약서를 올해 상반기까지 마련하고, 택배 사업자와 영업점, 종사자는 올해 9월까지 표준계약서를 반영해 운송위탁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다만, 택배 사업자 로젠의 경우 경영구조 특수성을 고려해 올해 상반기까지 이번 합의안이 적용되도록 별도 방안을 마련하기로 예외 조항을 뒀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우울·강박증 저주파 치료 시대 열리나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우울·강박증 저주파 치료 시대 열리나

    1998년 영화 ‘이보다 좋을 순 없다’와 2013년 한국영화 ‘플랜맨’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주인공들이 강박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강박증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특정 생각이나 장면이 반복적으로 떠올라 그로 인한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증상입니다. 외출할 때 문이 제대로 잠겼는지 수십 차례 확인하거나 피부가 벗겨질 정도로 손을 자주 씻는 행위도 강박장애의 일종입니다. 강박증은 인지 및 행동치료, 약물치료 방법으로 개선을 꾀하지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미국 보스턴대 심리학 및 뇌과학과, 시스템 신경과학연구센터, 인지신경영상센터, 감각커뮤니케이션 및 신경기술연구센터 공동연구팀은 의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 1월 19일자에 강박증 환자 각자의 뇌파 특성에 따라 맞춤형 저주파 전기자극을 하면 기존 행동 및 약물치료보다 치료 효과가 더 낫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다양한 형태의 강박증에 시달리는 성인 남녀 128명을 선정했습니다. 이들의 뇌파를 측정한 뒤 개인 맞춤형 저주파 전류로 매일 90분씩 5일 동안 안와전두피질을 자극했습니다. 안와전두피질은 눈 바로 뒤쪽에 위치한 대뇌피질 부위로 의사결정 및 기타 인지과정에 관여하는 부위입니다. 그 결과 강박증상을 최대 3개월 동안 크게 줄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증상이 심각한 사람일수록 치료 효과는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기술은 두개골을 절개하거나 주삿바늘을 꽂지 않고 단순한 외부 자극만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 의대 연구팀도 맞춤형 저주파 전기자극으로 중증 우울증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네이처 메디슨’ 1월 19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우울증은 현대사회에서 가장 흔한 정신 장애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약 2억 6400만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연간 수천명이 우울증으로 목숨을 잃는 등 간단히 넘길 수만은 없는 질환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우울증 환자의 약 30%가 표준 정신치료나 약물치료로도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이에 연구팀은 기존 치료법으로는 효과를 보지 못한 중증 우울증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두개골 10곳에 작은 전기침을 꽂은 뒤 매일 3~10분씩, 10일 동안 맞춤형 저주파 전기자극을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우울 증상이 점차 개선됐고 최대 6주 동안 정상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물론 실제 임상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시험 단계입니다. 강박증, 우울증 등은 20세기 이후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흔히 ‘현대사회병’이라고 불립니다. 한국 사회에서도 우울증이나 강박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맞춤형 치료법 개발은 시급한 실정입니다. 그와 함께 우울증, 강박증 환자가 늘고 있는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를 찾아 개선하려는 사회적, 정책적 노력도 동반돼야 할 것입니다. 타인을 적으로 여기는 무한 경쟁과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노예 상태로 만드는 자기 개발이 미덕으로 여겨지는 현대사회가 이런 정신 장애를 부추기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봐야 할 때입니다. edmondy@seoul.co.kr
  • 쇼트커트 하니 “연애 포기했어?”…여성 이직 부른 성차별 괴롭힘

    쇼트커트 하니 “연애 포기했어?”…여성 이직 부른 성차별 괴롭힘

    ‘직장 내 성차별 괴롭힘 실태’ 보고서 이직한 여성 노동자 60% “성차별 탓”사생활 간섭> 잡무> 고정관념順 경험 “성차별적 괴롭힘, 단순 일탈행위 취급언어 위주 성희롱 처벌법, 보완 필요”“길었던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출근하니 상사가 ‘연애 포기한 거니? 여자는 머리가 길어야 돼’라고 했어요.”(33세 여성 노동자 이모씨) “이사님이 ‘남자와 여자는 하는 일이 따로 있는데 어떻게 널 남자애들보다 더 잘 챙겨줄 수가 있겠느냐’고 하더군요.”(29세 여성 노동자 김모씨) 성차별은 사라져야 한다는 당위와는 달리 현실은 크게 바뀌지 않고 있다. 성역할을 강요하고 업무 배정, 승진 과정에서 여성을 배제하는 구시대적 직장 문화는 여전하다. 이런 성차별 때문에 이직하는 여성 노동자가 10명 중 6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직장 내 성차별적 괴롭힘 실태와 제도개선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원이 지난해 10월 8~15일 20~59세 노동자 2000명(남녀 각각 1000명)에게 직장 내 성차별적 괴롭힘 유형별로 경험 유무를 조사(복수 응답)한 결과 ‘사생활 간섭’을 경험한 비율(36.3%)이 가장 높았다. 그다음으로 ‘잡무·허드렛일 요구’(35.3%), ‘성역할 고정관념’(32.6%), ‘부적절한 호칭’(32.2%), ‘외모 지적’(28.3%) 순이었다. 직장인 안모(29)씨는 “밥 먹고 카페 가서 케이크를 먹는데 갑자기 남자 상사가 제 손을 치면서 ‘야, 살쪄’라고 말했다”며 “‘너 다이어트 안 해?’라는 말도 들었다. 기분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 전체 응답자 중 이직을 했다고 밝힌 사람들이 가장 많이 경험한 성차별은 탕비실 정리, 커피 타기와 같은 ‘잡무·허드렛일 요구’(33.0%)였다. 이어 이전 직장에서의 성차별 경험이 이직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묻는 질문에 절반 이상(53.1%)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그런데 성별로 나눠 보면 성차별적 언행 경험이 이직에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한 비율이 남성은 42.9%인 반면 여성은 59.9%였다. 또 직장 안에서 타인의 성차별적 괴롭힘 등을 목격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남성 42.8%, 여성 48.9%가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연구원은 “성차별적 괴롭힘을 어쩌다 있는 일이거나 일부 구성원의 일탈행위로만 볼 수 없다”면서 “성적 언동을 중심으로 한 성희롱만을 규율하는 현행 법률의 공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역대급 표절논란… 국민의힘, 손창현 해임 결정(종합)

    역대급 표절논란… 국민의힘, 손창현 해임 결정(종합)

    각종 문학공모전에서 5개의 상을 받고, 대중가요 가사로 ‘제6회 디카시 공모전’에서 대상, 특허청 주관 공모에서 최고상인 특허청장상을 받은 손창현 씨의 역대급 수상이력이 표절로 드러나면서 국민의힘이 손씨를 해임한 것으로 드러났다. 손창현 씨는 지난해 11월19일 국민의힘 제1기 중앙위원회 국방안보분과 부위원장 및 위원장으로 위촉됐다. 당시 손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성태 중앙위원장님(전 원내대표 및 3선 국회의원), 김용헌 국방안보분과 위원장님(전 수도방위사령관, 합참 작전본부장) 과 함께 폭넓고 주관 있는 고견들을 많이 들을 수 있던 시간”이라며 국민의힘에서 받은 임명장을 공개했다. 임명장에는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국방안보분과 위원으로 임명함. 2020년 11월19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종인”이라고 쓰여있고, 직인도 찍혔다. 해당 임명장을 손에 든 손 씨는 김성태 당시 중앙위원장 등 국민의힘 관계자들과 기념촬영도 했다. 20일 아시아경제는 국민의힘이 손 씨를 국방안보분과 위원직에서 해임했다고 보도했다. 국민의힘은 손 씨가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점 등을 들어 징계 결정을 다시 논의하거나 하는 재심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손 씨는 당의 해임 결정을 받아들이겠다며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거나 그럴 생각은 없다고 전했다. 손씨의 페이스북에는 각종 공모전 수상과 공공기관의 서포터즈·기자단 등 대외활동으로 받은 수료증, 위촉장, 감사패, 상장이 빼곡했다. 소설, 노래가사 뿐 아니라 사진, 슬로건, 보고서까지 도용했다는 제보가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소설 ‘뿌리’ 전체 문장 그대로 베껴 김민정 작가의 소설 ‘뿌리’는 손씨에 의해 본문 전체가 무단으로 도용됐다. 손씨는 2018년 백마문화상 수상작인 김 작가의 소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그대로 베낀 뒤 ‘제16회 사계 김장생 문학상’ 신인상, ‘2020포천38문학상’ 대학부 최우수상, ‘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가작, ‘제2회 글로리시니어 신춘문예’ 당선, 계간지 ‘소설 미학’ 2021년 신년호 신인상을 수상했다. 수상은 뒤늦게 모두 취소됐지만 김민정 작가는 허탈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가수 유영석이 1994년 발표한 노래 ‘화이트’ 후렴 가사를 자작시인 양 제출해 대상을 타기도 했다. 손씨는 지난해 8월 ‘제6회 디카시 공모전’에 ‘하동 날다’라는 작품을 제출했고, 한국디카시연구소는 이 사실을 인지한 뒤 손씨의 수상을 취소했다. 그러나 손씨는 물러서지 않았다. 사진은 직접 촬영한 사진이어야 하지만 글은 5행 이내 시적 문장이면 상관이 없었다며 주최 측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그러나 손씨가 제출한 사진조타 타인의 창작물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실제로 손씨는 국토교통부와 국토일보가 공동주관한 ‘제1회 대한민국 건설 사진 전국 공모전’에 2018년 8월 ‘콘크리트컨스트럭션’이라는 매체에 올라온 사진을 도용해 일반부 장려상을 수상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가 공동주관한 ‘2020 국민저작물 보물찾기’ 공유전 사진부문에 접수해 은상을 받은 사진 역시 이미 2018년에 올라온 게시물로 검색됐다.특허청도 속았다… 창업아이디어 표절 손씨는 지난해 10월 특허청이 주최한 제2차 혁신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최고상인 특허청장상과 함께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손씨가 제출한 아이디어는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신개념 자전거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이었다. 그러나 이 아이디어는 ‘해피캠퍼스’라는 리포트 공유 홈페이지에 올라온 ‘자전거 네비게이션 공공데이터 활용 창업아이디어’라는 보고서와 내용이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허청은 19일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손씨의 아이디어가 표절이라고 결론, 수상 취소와 함께 상금을 환수하기로 했다. 손씨는 리포트 공유 홈페이지를 이용해 지난해 11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이 주최한 ‘정보통신 공공데이터 활용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마이 스트리트 듀얼리티’라는 제목으로 장려상을 받았다. 이 또한 지난해 6월 ‘오픈 데이터를 활용한 신규 관광 상품 발굴과 안전한 재난 대피 유도’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보고서와 매우 흡사했다. 진흥원 역시 사실관계 확인 후 포상을 회수할 계획이다.“욕심 없었다”는 손씨… 쏟아지는 표절 수상 손씨는 일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욕심이 있었던 건 아니고 개인적으로 수상금이 좀 필요했다”라는 취지로 인터뷰했다. 소설 역시 공모전 출품을 준비하다 구글링 중 한편의 글을 발견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냥 인터넷에 떠도는 글인 줄 알았다. 작품 표절이 문학상 수상에 결격 사유가 되는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욕심이 없었던 그의 수상 이력은 셀 수 없이 많았고, 몰랐다기엔 치밀했다. 지난해 8월 ‘대한민국 체육 100년 기념 표어·포스터 공모전’에 ‘일백년을 기억하다. 일백년을 기대하다’라는 표어를 제출해 대상을 수상했지만 이 역시 지난해 6월 이미 보성군체육회에서 같은 표어가 사용됐음이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국정원 표어 공모전에 제출한 ‘가슴엔 조국을, 두눈엔 세계를’이란 표어 역시 이미 육군사관학교의 슬로건이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표절로 만든 역대급 수상이력… 탄로난 ‘가짜 인생’ [이슈픽]

    표절로 만든 역대급 수상이력… 탄로난 ‘가짜 인생’ [이슈픽]

    각종 문학공모전에서 무려 5개의 상을 받고, 대중가요 가사로 ‘제6회 디카시 공모전’에서 대상, 특허청 주관 공모에서 최고상인 특허청장상을 받은 손 모씨의 역대급 수상이력은 표절로 완성된 것이었다. 손씨의 페이스북에는 각종 공모전 수상과 공공기관의 서포터즈·기자단 등 대외활동으로 받은 수료증, 위촉장, 감사패, 상장이 빼곡했다. 타인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을 닥치는 대로 도용한 결과였다. 소설, 노래가사 뿐 아니라 사진, 슬로건, 보고서까지 도용했다는 제보가 계속해서 쏟아졌다. 전체 문장 그대로 베낀 소설 ‘뿌리’ 김민정 작가의 소설 ‘뿌리’는 손씨에 의해 본문 전체가 무단으로 도용됐다. 손씨는 2018년 백마문화상 수상작인 김 작가의 소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그대로 베낀 뒤 ‘제16회 사계 김장생 문학상’ 신인상, ‘2020포천38문학상’ 대학부 최우수상, ‘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가작, ‘제2회 글로리시니어 신춘문예’ 당선, 계간지 ‘소설 미학’ 2021년 신년호 신인상을 수상했다. 수상은 뒤늦게 모두 취소됐지만 김민정 작가는 허탈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가수 유영석이 1994년 발표한 노래 ‘화이트’ 후렴 가사를 자작시인 양 제출해 대상을 타기도 했다. 손씨는 지난해 8월 ‘제6회 디카시 공모전’에 ‘하동 날다’라는 작품을 제출했고, 한국디카시연구소는 이 사실을 인지한 뒤 손씨의 수상을 취소했다. 그러나 손씨는 물러서지 않았다. 사진은 직접 촬영한 사진이어야 하지만 글은 5행 이내 시적 문장이면 상관이 없었다며 주최 측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그러나 손씨가 제출한 사진조타 타인의 창작물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실제로 손씨는 국토교통부와 국토일보가 공동주관한 ‘제1회 대한민국 건설 사진 전국 공모전’에 2018년 8월 ‘콘크리트컨스트럭션’이라는 매체에 올라온 사진을 도용해 일반부 장려상을 수상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가 공동주관한 ‘2020 국민저작물 보물찾기’ 공유전 사진부문에 접수해 은상을 받은 사진 역시 이미 2018년에 올라온 게시물로 검색됐다.특허청도 속았다… 창업아이디어 표절 손씨는 지난해 10월 특허청이 주최한 제2차 혁신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최고상인 특허청장상과 함께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손씨가 제출한 아이디어는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신개념 자전거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이었다. 그러나 이 아이디어는 ‘해피캠퍼스’라는 리포트 공유 홈페이지에 올라온 ‘자전거 네비게이션 공공데이터 활용 창업아이디어’라는 보고서와 내용이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허청은 19일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손씨의 아이디어가 표절이라고 결론, 수상 취소와 함께 상금을 환수하기로 했다. 손씨는 리포트 공유 홈페이지를 이용해 지난해 11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이 주최한 ‘정보통신 공공데이터 활용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마이 스트리트 듀얼리티’라는 제목으로 장려상을 받았다. 이 또한 지난해 6월 ‘오픈 데이터를 활용한 신규 관광 상품 발굴과 안전한 재난 대피 유도’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보고서와 매우 흡사했다. 진흥원 역시 사실관계 확인 후 포상을 회수할 계획이다.“욕심 없었다”는 손씨… 쏟아지는 표절 수상 손씨는 일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욕심이 있었던 건 아니고 개인적으로 수상금이 좀 필요했다”라는 취지로 인터뷰했다. 소설 역시 공모전 출품을 준비하다 구글링 중 한편의 글을 발견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냥 인터넷에 떠도는 글인 줄 알았다. 작품 표절이 문학상 수상에 결격 사유가 되는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욕심이 없었던 그의 수상 이력은 셀 수 없이 많았고, 몰랐다기엔 치밀했다. 지난해 8월 ‘대한민국 체육 100년 기념 표어·포스터 공모전’에 ‘일백년을 기억하다. 일백년을 기대하다’라는 표어를 제출해 대상을 수상했지만 이 역시 지난해 6월 이미 보성군체육회에서 같은 표어가 사용됐음이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국정원 표어 공모전에 제출한 ‘가슴엔 조국을, 두눈엔 세계를’이란 표어 역시 이미 육군사관학교의 슬로건이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교사 채용비리’ 조국 동생 무죄에…검찰, 공소장 변경

    ‘교사 채용비리’ 조국 동생 무죄에…검찰, 공소장 변경

    1심에서 일부 무죄가 선고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동생의 웅동중 교사채용 비리 혐의와 관련해 검찰이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달라며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검찰은 19일 서울고법 형사3부(배준현 표현덕 김규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권씨의 항소심 2회 공판에서 “채용 과정에서 이익을 취한 경우 근로기준법 위반이 성립한다”면서 공소장을 변경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조 전 장관 일가족이 운영하는 웅동학원의 사무국장이었던 조씨는 2016∼2017년 웅동중 교사를 채용하면서 지원자 2명으로부터 모두 1억 8000만원을 받고 시험 문제와 답안지를 넘겨준 것으로 드러나 업무방해·배임수재죄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업무방해죄만 인정하고 배임수재는 무죄로 판단했다. 배임수재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과 함께 이익을 취득한 경우 성립하는데 웅동학원 사무국장이 교사 채용 업무를 처리하는 자리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1심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는 요건을 좁게 해석해 배임수재죄를 무죄로 선고했다”면서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아니라도 근로기준법 위반은 성립한다”고 공소장 변경 취지를 설명했다. 근로기준법은 영리를 위해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거나 중간 이익을 얻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조씨의 변호인은 “무죄를 보완할 수단으로 근로기준법 위반을 사용하는 것은 기소권 남용”이라며 반발했지만, 재판부는 공소장 변경을 허가했다. 재판부는 이날 조씨의 공범인 박모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려 했으나 징역형을 확정받고 수감 중인 박씨가 건강상 문제를 호소하면서 불출석해 신문이 이뤄지지 못했다. 조씨는 웅동중 교사 채용 비리와 웅동학원을 상대로 한 위장 소송,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이 가운데 업무방해죄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의 실형과 1억 4700만원의 추징금을 명령하고 법정 구속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뿌리’ 표절 수상자 38문학상 취소…유영석 가사도 훔쳤다

    ‘뿌리’ 표절 수상자 38문학상 취소…유영석 가사도 훔쳤다

    19일 경기 포천시는 지난해 ‘포천38문학상’ 대학부 최우수상을 탄 손모씨의 수상을 취소하고 상금과 상패를 회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손씨는 또 지난해 포천시 주관 전국 독후감 공모전에서도 우수상을 탔다. 시는 이 상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손씨는 소설가 김민정씨의 작품 ‘뿌리’ 전체를 베껴 2020 포천38문학상 공모전에 제출해 수상했다. 또 포천시 주관 2020 전국 독후감 공모전에도 과거 인터넷 블로그에 올려진 글을 베껴 제출해 우수상을 탔다. 더구나 손씨는 훔친 작품 ‘뿌리’를 여기저기 출품해 지난해 5개의 문학공모전에서 수상했다. ‘제16회 사계 김장생 문학상’ 신인상, ‘2020포천38문학상’ 대학부 최우수상, ‘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가작, ‘제2회 글로리시니어 신춘문예’ 당선, 계간지 ‘소설 미학’ 2021년 신년호 신인상 등이다. 이 같은 사실은 제보를 받은 작가 김씨가 본인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면서 탄로났다. 김씨는 “구절이나 문단이 비슷한 표절의 수준을 넘어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그대로 투고한 명백한 도용”이라며 “‘글로리시니어 신춘문예’에서는 제목을 ‘꿈’으로 바꿔 투고했고, 나머지는 제목과 내용 모두를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씨는 “같은 소설로 여러 개의 문학상을 수상했고, 그 소설은 본인의 작품이 아닌 나의 소설을 무단도용한 것”이라며 “도용된 소설에서 이 분이 상상력을 발휘한 것은 ‘경북일보 문학대전’과 ‘포천38문학상’에서 기존 내 문장의 ‘병원’을 ‘포천병원’으로 바꿔 칭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몇 줄 문장의 유사성만으로도 표절 의혹이 불거지는 것이 문학”이라며 “글을 쓴 작가에겐 문장 하나하나가 ‘몇 줄 문장’ 정도의 표현으로 끝낼 수 있는 말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나는 이번 일로 인해 문장도, 서사도 아닌 소설 전체를 빼앗기게 되었고, 내가 쌓아 올린 삶에서의 느낌과 사유를 모두 통째로 타인에게 빼앗겨 버렸다”고 분노를 표했다.한편 이날 손씨가 가수 유영석의 곡도 도용했던 사실도 알려졌다. 손씨는 지난해 ‘제6회 디카시 공모전’에 ‘하동 날다’라는 제목의 작품을 출품해 대상을 수상했다. 해당 작품에는 ‘꽃잎이 흩날리면 꽃잎 따라 산위에 흩날리고 싶었네 / 날지 못하는 피터팬 웬디 두 팔을 하늘 높이 / 마음엔 행복한 순간만이 가득 / 저 구름 위로 동화의 나라 닫힌 성문을 열면 / 간절한 소망의 힘 그 하나로 다 이룰 수 있어’라는 5행시가 담겨 있다. 이는 유영석이 194년 발표한 ‘화이트’의 가사 ‘날지 못하는 피터팬 웬디/ 두 팔을 하늘 높이/ 마음엔 행복한 순간만이 가득/ 저 구름 위로 동화의 나라/ 닫힌 성문을 열면/ 간절한 소망의 힘 그 하나로 다 이룰 수 있어’를 무단 발췌한 것. 네티즌들의 표절 의혹이 제기된 뒤에야 손씨의 당선은 취소됐다. 당선 취소 소식을 들은 손씨는 되레 “글은 5행 이내 시적 문장이면 될 뿐이지 본인이 창작한 글이어야 한다고 돼 있지 않다. 그래서 노래를 인용했다”고 반박하며 디카시연구소 사무국장과 주최 측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걸었다. 2월 초 통영에서 재판이 예정돼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고속도로에서 내려서기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고속도로에서 내려서기

    “저 가게 기억나? 지난번 왔을 때 카드 안 받는다고 쫓겨났잖아.” “저 음식점 청국장 맛있었는데 문 닫았나 봐.” 난 고속도로보다 국도나 지방도로를 좋아한다. 시간이 걸리기는 해도 볼거리와 얘깃거리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차창에 머리를 기대고 창밖을 내다보면 시골길 허름한 간판에서도 사연이 흐르고, 수레를 끌고 가는 노인의 등이 유난히 굽어 보이기도 한다. 차를 타고 가면서도 자연을 만나고 기억을 소환하고 그리운 사람을 만나거나 잊는다. 어지간한 거리는 걸어다니고 버스를 갈아타면서라도 돌아가려는 이유도 그래서다. 고속도로에는 신화만 있고 이야기가 없다. 어디를 달려도 널따란 도로와 소음방지벽, 천편일률적인 휴게소. 고속도로가 모범생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목표만을 향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달려가는 길. 자기 이야기 하나 없이 성과만 부풀린 공갈빵들. 앞만 보고 가기엔 세상은 너무 넓지 않을까? 타인이 닦아 놓은 길을 어쩜 저렇게 한눈 한번 팔지 않고 열심히 달려가는지. 얼마 전 고속버스를 타고 통영 가는 길 책을 펴든 것도 그래서다. 고속도로엔 볼거리도 얘깃거리도 없다. 내가 고른 책은 유명한 SF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다. 소설은 시간의 경쟁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다. 미래 시대, 워프항법과 딥프리징(냉동수면) 기술을 개발해 인류는 우주 이곳저곳의 별을 개척한다. 수많은 사람이 이주해 정착하고 고향으로 삼기도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웜홀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그 별들은 서서히 인류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만다. 웜홀이라는 고차원 통로를 이용하면 수십, 수백 광년의 행성계에도 손쉽게 도달할 수 있는데 수개월, 수년간 냉동수면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우주여행에 누가 자금을 대겠는가. 가까운 우주가 어느 순간 가장 먼 우주가 돼 버린 것이다. 주인공 안나는 남편과 아들이 있는 제3행성 슬렌포니아로 떠날 날을 기다리며 이미 폐허가 된 우주정거장에서 100년 동안 동면을 거듭하며 지낸다. 언젠가 국도를 타고 홍천을 지나며 유령도시가 되다시피 한 도로변 마을들을 보았다. 인적이 끊긴 도로, 간판이 떨어져 나간 휴게소, 쓰레기와 잡초만 무성한 음식점들…. 한때는 강원도 가는 자동차, 인파로 북적였건만 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상권을 빼앗긴 곳들이다. 속초, 정동진에 가기 위해 더이상 홍천, 인제라는 과정이 필요 없게 된 것이다. 우리 시대에 슬렌포니아가 있다면 그런 곳이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고속도로라는 이름의 웜홀에 선택받지 못한 공간들. 속도전에는 소외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슬렌포니아처럼. 마침내 경제성장, K방역이라는 이름의 고속도로도 끄트머리가 보인다. 앞서간 나라들을 쫓던 때에서 추월하는 시대를 맞고, 백신도 저만치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고속도로의 기나긴 터널 끝으로 빛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정신없이 달려오는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의 이야기가 의도적으로 배제되고 잊혔을까. “…하지만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조차 없다면 같은 우주라는 개념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그곳에 매번 그렇게 남겨지는 사람들이 생겨난다면….” 작가의 말처럼 함께 갈 수 없다면, 함께 살아갈 수 없다면 속도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어차피 빛의 속도로 가지도 못할 텐데. 소외된 언어를 찾아내는 것이 시인의 의무라는 어느 시인의 말을 읽었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껏 겉만 번드르르한 모범생들 이야기만 들었는지 모르겠다. 2021년은 소띠 해다. 소걸음까지는 아니더라도 올해는 세상이 어지럽지 않았으면 좋겠다. 고속도로에서 내려와 시인처럼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좋겠다. 상우가 외할머니를 만나 이야기를 만들어 내듯(영화 ‘집으로’), 정신없이 달리느라 외면해야 했던 수많은 고향 슬렌포니아를 찾길 바라 본다.
  •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황금률과 마음의 진화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황금률과 마음의 진화

    황금률이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성경에 나오는 말로 ‘자신이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원칙을 말한다. 황금률이라 부르는 것은 이기적이기 쉬운 인간으로 하여금 타인을 자신과 동등하게 대하도록 하는 것이 인간 윤리의 기본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상호성에 대한 강조는 다른 여러 종교와 문화에서도 보편적으로 발견된다. 그중 단순한 예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말이 있다.어린 시절, 자아가 막 형성되던 시기에 우연히 황금률을 접하고 강박적으로 매달린 경험이 있다.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사고 실험이다. 상대가 처한 특정한 상황에서 상대가 어떻게 느낄 것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내가 저 상황에서라면 어떻게 느꼈을 것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이는 곧 평소 자신의 반응을 일상적으로 관찰하는 습관으로 이어졌다. 매일 밤 하루를 반성하며 나는 왜 그때 그렇게 선택했을까, 그런 선택을 하게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를 숙고하게 됐다. 이런 훈련은 어느 정도의 범위 안에서 상대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이를 통해 나의 선택에 따른 상대의 다양한 반응을 마치 가지치기처럼 그려 가며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됐고, 이는 내가 원하는 상황이 되도록 상대를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게 됐음을 말한다. 물론 이 말이 어떤 초능력을 부려 상대를 내 마음대로 조종했다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차라리 일종의 설득의 방식으로 우리가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음을 이해시키거나, 혹은 주변 상황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해 무엇이 그 스스로에게도 최선인가를 암시하는 것과 비슷했다. 이 과정에서 재미있게 생각한 것은, 많은 경우 인간은 조종당하는 것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나의 의도를 들키지 않는 것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매우 중요했다는 것이다. 즉 상대가 내가 원하는 선택을 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그 선택이 스스로 찾아낸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하게 하는 것이 중요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체화를 통해 얻은 삶의 교훈을 나중에 책으로 다시 접하게 됐다는 것이다. 하나는 설득 분야의 베스트셀러인 치얼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이다. 이 책 역시 인간의 상호성을 가장 중요하게 다루며, 인간은 호의에 대해 호의로 답하려는 본능이 있기 때문에 세일즈맨들이 이를 이용해 작은 호의를 먼저 베푼 뒤 물건을 판매하려 한다고 말한다. 치얼디니는 이런 세일즈맨의 전략에 대처하는 방법을 이렇게 제시한다. ‘상대의 호의가 내 보답을 노린 (가짜) 호의라면 이를 다시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조종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상대의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다시 세일즈맨에게도 이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바로 ‘내 호의가 상대의 보답을 노린 호의라는 것을 들키지 않게 하라’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점점 더 고차원화된, 재귀적인 의심을 가져야 한다. 대니얼 데닛의 ‘마음의 진화’는 이런 자신에 대한 반성을 포함한 재귀적 추상화가 마음의 탄생을 이끌었다고 말한다. 생명체는 생존을 위해 상대의 전략을 파악해야 했고, 이를 위해서는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자신을 외부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바로 그들의 후손이고, 운 좋게도 나는 그 과정을 반복한 셈이다.
  • “얼어붙은 몸과 마음 녹일게요” 정규 10집 들고 온 에픽하이

    “얼어붙은 몸과 마음 녹일게요” 정규 10집 들고 온 에픽하이

    “공감은 저희 음악의 키워드입니다. 전에 없는 좌절과 공포를 겪은 분들을 위한 위로를 담았어요.” 데뷔 18년차 힙합 그룹 에픽하이는 18일 정규 10집 발매를 기념해 온라인으로 진행한 간담회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이렇게 설명했다. 3년 3개월만에 낸 정규앨범 정규 10집 중 ‘파트1 에픽하이 이즈 히어 상’(Part.1 ‘Epik High Is Here 上)에도 이런 핵심이 들어있다. 앨범을 소개하며 ‘따스함’이라는 단어를 반복한 에픽하이는 이번 앨범에도 자신들의 상황과 경험을 반영했다. 지난해 낸 미니앨범 ‘슬리프리스 인’(sleepless in)에서 타블로가 불면증의 경험을 녹였다면, 이번 앨범을 앞두고는 멤버 미쓰라가 공황장애를 겪었다. 미쓰라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 인간관계의 어려움, 음악적에 대한 압박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녹음실을 뛰쳐 나가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타블로는 “겪지 않으면 좋겠지만, 이미 겪은 일들이 있다면 이것을 위로로 바꿔서 전달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가사에도 신경을 썼다”고 덧붙였다. 2018년 YG엔터테인먼트와 계약 종료 후 세 사람이 회사를 차려 독립한 이들은 지난해까지 미국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을 비롯해 해외 공연을 부지런히 다녔다.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아쉬움까지 담듯 앨범은 2CD로 냈다. “공연형 그룹인 우리가 지금 앨범을 내는 것이 맞는지 고민도 컸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더블 타이틀곡인 ‘로사리오’는 씨엘과 지코가 피처링한 곡으로 타인의 불행과 실패를 바라는 자들에게 날리는 시원한 일침을 담은 힙합곡이다. 또 다른 타이틀 ‘내 얘기 같아’(Feat. 헤이즈)는 슬픈 드라마나 영화를 보며 자신의 이야기 같다고 느끼는 이들을 위한 곡이다. 이밖에 김사월이 참여한 ‘라이카‘(LEICA) 등이 실렸다. 대마초 흡연 혐의로 기소된 가수 비아이가 수록곡 ‘수상소감’에 참여한 데 대해서는 “완성도를 가장 먼저 고려했다”고 밝혔다. 타블로는 “협업 상대를 선택하는데 있어서는 무엇보다 그 노래의 완성도를 높게 만들 가수를 고민한다”고 했고, 투컷 역시 “작업한 뒤 막바지에 다 들어보니 꼭 있어야 할 곡이라고 생각해 앨범에 실었다”고 답했다. 조만간 10집의 두번째 파트도 공개하는 이들은 “눈에 보이는 성과보다 음악을 계속 해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계속 음악을 하고 있는게 감사하다“(투컷), “세상에 필요한 위로나 공감에 맞춰 변화하며 70대가 되어도 팬들을 위해 무대에 오르고 싶다”(타블로)는 것이 ‘장수 힙합 그룹’의 소망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난민수용소를 ‘코로나 구치소’로…독일, 상습 검역 위반자 구금

    난민수용소를 ‘코로나 구치소’로…독일, 상습 검역 위반자 구금

    독일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일간 빌트 보도에 따르면, 동부 작센주에서는 드레스덴 북부 지역에 있는 한 난민 수용시설을 코로나19 검염 조치를 상습적으로 위반하는 사람들을 수용하기 위한 시설로 개조하고 있다. 이른바 ‘코로나 구치소’로 탈바꿈할 이 난민 수용시설은 지난 2017년 무려 3000만유로(약 400억원)를 투입해 지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작센 주정부는 지난해 4월 코로나19 검역 위반자들을 구금하기 위한 장소로 주내 정신병원 4곳의 병실 22개를 지정하려 했지만, 여론의 반대 탓에 취소한 바 있다. 코로나 검역 위반자를 수용하는 시설은 다른 몇몇 주에서도 운영된다.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서는 병실을 사용해 재범자들을 구금할 예정이며, 이들은 경찰의 감시를 받게 된다. 브란덴부르크에서도 주당국은 난민 수용시설의 한 구역을 구금 시설로 운용하며 슐레스비히홀슈타인에서는 소년원의 일부 구역을 코로나 검역 위반자를 위한 수용시설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현지 법률 전문가들은 “주정부에는 질병보호법에 따라 검역 규정을 위반한 사람들을 구금할 권한이 있다”면서도 “자가 격리 조치를 위반한 사람들에게는 먼저 경고와 벌금 명령이 내려지겠지만 이런 조치에도 규정을 어기는 사람들이 이 시설에 수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조치는 제멋대로 행동하는 확진자들로부터 제삼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일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이 백신은 1차 접종 3주가량 뒤 2차 접종이 필요한데 지난 16일 기준으로 백신 1차 접종을 받은 사람이 1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8300만 명가량인 독일 인구의 1.26% 수준이라서 예방 효과가 나타나는 2차 접종이 이뤄질 때까지 각 주정부에서는 검역 조치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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