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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중 타이완 국민당, 후진타오­롄잔 회담 추진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장빙쿤(江丙坤) 부주석을 단장으로 하는 타이완 국민당 대표단의 중국 방문은 올 여름 롄잔(連戰) 국민당 주석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회담 성사를 위한 예비 협상을 갖는 데 주목적이 있다고 타이완 연합보가 29일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은 장빙쿤의 방중을 계기로 국민당과 대화 체제를 구축해 양안간 대화와 의사 소통의 새로운 채널로 삼을 계획이라고 베이징 소식통들이 밝혔다. 이와 관련, 장빙쿤 대표단은 31일 중난하이(中南海)에서 자칭린(賈慶林) 정협 주석과 탕자쉬안(唐家璇) 외교담당 국무위원도 만날 예정으로 알려졌다. 국민당 대표단의 방중은 분단 등 양안 문제가 국공 내전의 유산이라는 사실을 부각시키고 있으며, 제3차 국공 합작이 성공하면 양안관계 발전은 물론 타이완 독립 저지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oilman@seoul.co.kr
  • [영화속 수능잡기] 알렉산더

    [영화속 수능잡기] 알렉산더

    가난한 부부는 꿈꾼다. 사글세 방 한 칸이라도 좋으니 우리에게 작은 보금자리 하나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그러나 방 한 칸에 만족하는 부부가 있을까. 조금이라도 안락한 보금자리를 가지려고 하는 것이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이고 보면, 사글세방이 생기면 전세방을 꿈꾸고, 전세방이 생기면 번듯한 아파트 한 채를 꿈꾸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라 하겠다. 먹음이 없으면 인체의 활동은 그대로 ‘스톱’이니, 식욕은 개체보존에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짝짓기가 없으면 생물의 종(種)은 단절되고 마니, 성욕은 종족보존에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개체보존과 종족보존을 위해 욕망은 반드시 필요하다. 좀 더 빨리 달리고 싶다는 욕망이 자동차를 만들어 냈고, 하늘을 새처럼 훨훨 날고 싶다는 욕망이 비행기를 만들어 냈다. 욕망은 기술 발전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욕망이 없는 삶은 불가능하다. 욕망은 나와 내 종족을 지탱해주는 힘이요, 이 세계를 움직이는 에너지다. 이 욕망의 에너지가 없으면 인간도 세상도 더 이상 존속할 수가 없다. 사랑의 욕망으로 불타오르는 가슴을 지닌 사람은 평범하게 생긴 자신의 연인을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욕망은 이렇게 하나의 대상을 실제보다 아름답게 바라보게 만들기도 한다. 하나의 사과를 바라볼 때 배고픈 자가 배부른 자보다 그 사과를 더 탐스럽게 바라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렇듯 욕망은 우리의 삶을 미적으로 풍요롭게 해주기도 한다. 소유를 욕망으로 나눈 몫이 행복이라는 것이 소위 ‘행복 공식’이다. 아무리 소유가 많아지더라도 욕망이 커지면 행복은 기대할 수 없다. 반대로 아무리 소유가 작더라도 욕망이 작으면 행복은 커지게 된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중의 하나인 방글라데시 국민들의 삶의 만족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사실도 이런 사정을 반영한다. 평범한 사람도 가지면 가질수록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싶어하는 황제의 욕망을 닮아간다. 가지면 가질수록 더 가지고 싶은 황제의 욕망. 바로 그것이 영화 ‘알렉산더’에 등장하는 알렉산더의 욕망이다. 페르시아를 정복한 알렉산더는, 이쯤에서 정복 전쟁을 멈추라는 주위의 충고를 무시하고 말한다.‘인도로 가자.’ 혹독한 더위, 끊임없이 생명을 노리는 풍토병, 해충과 뱀들의 위협, 알렉산더 앞에는 예측할 수 없는 시련이 놓여있다. 그러나 어떤 시련도 알렉산더의 욕망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그를 기다리던 죽음만이 그의 욕망을 잠재운다. 그는 33세의 젊은 나이로 눈을 감는다. 그의 죽음과 함께 그의 욕망도 눈을 감는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던가. 남는 것은 ‘알렉산더’라는 이름뿐이다. 그러나 죽은 자에게 사후의 영광이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올리버 스톤 감독, 콜린 파렐, 앤서니 홉킨스, 안젤리나 졸리 주연,2004년작. 김보일 서울 배문고 교사 uri444@empal.com
  • 中 고위층 ‘司正 한파’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 고위층들이 떨고 있다. 최근 거세게 불고 있는 중국의 ‘감사 폭풍’ 때문이다. 현대 중국의 포청천(包靑天)으로 불리는 리진화(李金華) 중국 심계서장(감사원장)이 폭풍의 핵이다. 그는 지난해 중국 주요 중앙 부처와 대형 국책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를 벌여 중국 정계를 뒤흔든 인물이다.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 공금 유용사건과 창장(長江) 홍수방제사업 예산 유용, 국유 상업은행의 대규모 대출 부정 등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 리 서장은 올해 처음으로 성장급 간부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제정된 ‘중국공산당 당내 감독조례’에 따라 각급의 1인자에 대해 감사가 허용됐기 때문이다. 부정부패를 뿌리째 뽑겠다는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 등 4세대 지도부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우선적으로 감사 대상에 선정된 인물은 산시(山西)성 청안둥(程安東) 전성장과 지린성 훙후(洪虎) 전성장, 주리란(朱麗蘭) 전 과학기술부장관이자 현 전인대 교육과학문화위생위원회 주임 등 4명이다. 지난해 말부터 광범위한 기초조사를 토대로 올초부터 수백명의 인원을 투입, 현직 재직시 부정부패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감사 폭풍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실무 책임자인 청장급은 물론 당 고위간부들까지 범위가 확대될 전망이다. 리 서장은 최근 ‘랴오왕둥팡(瞭望東方)’주간(周刊)과의 인터뷰에서 “감사에 성역은 있을 수 없으며 규정에 따라 부정부패와 비리를 파헤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계서는 고도 경제발전 지역인 장쑤(江蘇)성의 경우 지난해 간부 1505명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 비리금액 40억 3800만위안을 적발하고 71명의 간부를 해직시켰다. 이 중 52명은 사법기관에 넘겼다. 중국 관료사회에서 심계서는 ‘저승사자’로 통한다. 중앙당교 당 건설 전문가인 예두추(葉篤初)교수는 “성급 지도자 등 고위급에 대한 감사는 대세”라고 적극 호응했다. 하지만 너무 엄격한 감사가 성장을 포함한 고위급 관료들의 ‘복지부동’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oilman@seoul.co.kr
  • “꽃게 싹쓸이” 中에 879억 손배소

    백령도·연평도·대청도 등 서해 5도 어민 293명은 24일 “중국 정부가 중국 어선들의 싹쓸이 조업을 방치해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면서 중국 후진타오 주석과 리빈 주한 중국대사를 상대로 879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이들은 소장에서 “2000년부터 서해 북방한계선을 중심으로 중국 어선이 몰려와 꽃게와 어패류 등을 싹쓸이해 서해어장이 황폐화되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가 지난 1998에 체결된 한·중 어업협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자국 어선단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탓에 이들의 불법조업으로 서해 5도 어민들이 재산상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김정일, 후진타오 방북초청

    |베이징 오일만특파원|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정식 초청했다고 중국 정부가 24일 밝혔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을 방문중인 박봉주 북한 내각총리가 23일 후진타오 주석과 회견에서 김 위원장을 대신해 북한 초청 의사를 전달했고 후 주석은 적당한 시기에 북한 방문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oilman@seoul.co.kr
  • 中, 北총리 일정 이례적 공개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박봉주 북한 내각총리의 방중 활동이 공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4월과 10월 각각 중국을 방문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비공개 일정과는 정반대 상황이다. 중국 외교부측은 박 총리의 공항 도착 및 공식 환영행사는 물론 박 총리의 노키아 공장과 옌징(燕京)맥주공장 시찰까지도 언론에 공개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은 “중국에서 북한의 외교활동이 완전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박 총리의 일정 공개 및 취재 허용은 일단 북·중간 합의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듯하다.23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의 회담에 앞서 접견행사의 취재도 허용했다.5분 남짓한 시간이지만 중국의 중앙TV를 통해 전 세계로 방송됐다. 이와 관련, 북한 소식통은 “북한이 자신들의 대외개방 의지를 전 세계에 보여주기 위한 제스처”라고 지적했다. 세계적인 휴대폰 단말기 업체인 노키아 공장을 방문한 것이나 24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인 상하이(上海)를 시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총리는 5박6일간의 방중 기간에 상하이와 선양(瀋陽), 안산(鞍山) 등을 방문해 IT 통신장비와 의료기기, 의류·식료품 등의 업체를 시찰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경제개발에 대한 북한의 열의가 감지되는 대목이다. 미국에 의해 ‘폭정의 전초기지’로 지목된 북한으로서 폐쇄적인 독재국가가 아닌 정상적 국가라는 이미지를 국제사회에 알리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다른 북한 소식통은 “북한 자신은 국제사회에 나가 정상적인 외교활동을 하고 싶은데 미국이 의도적으로 방해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도 6자회담의 중재자 역할과 북한에 대한 배려라는 이중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미국을 달래고 유일한 후원자로서 북한의 체면을 세우는 생색내기 측면이 없지 않다. 물론 6자회담의 조속 복귀를 위한 ‘압박’의 측면도 배어 있다. oilman@seoul.co.kr
  • 김정일 ‘6자 친서’ 中에 전달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박봉주 북한 내각총리는 중국 방문 이틀째인 23일 오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졌다. 박 총리는 후 주석과의 회담에 앞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친서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6자회담과 관련된 북한의 입장이나 후 주석을 평양으로 초청한다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관측된다. 후 주석의 방북과 관련, 중국 외교부의 고위 관계자는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참석을 전후해 후 주석이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핵 문제 등을 둘러싸고 국제정세가 급박할 경우 후 주석의 방북 일정이 다소 앞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후 주석은 비공개로 진행된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는 양국의 공동이익에 부합된다.”며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설득했고 박 총리는 “우리는 6자회담을 포기하지 않고 있으며 여건이 조성되면 회담장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후 주석은 이어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은 유일하고 정확한 선택이며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중국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oilman@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11)전국의 길지 (하)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11)전국의 길지 (하)

    ●호남의 길지 호남엔 여느 도 못지않게 길지가 많다며, 성질 급한 독자들은 내게 거세게 항의했다. 그런 줄 내가 왜 모르겠는가? 다만 ‘정감록’의 길지는 태백산과 소백산을 모태로 삼는 까닭에 그 두 산부터 설명을 시작해 점차 주변지역으로 확대시킨 것뿐이다. ‘남격암’에 가장 먼저 언급된 호남의 길지는 무주(茂朱) 덕유산(德裕山)이다. 덕유산 아래서도 무풍(舞豊) 북쪽에 있는 동굴 옆 음지가 으뜸이라 했다. 그곳은 어떠한 환난도 피할 수 있는 명당이라 한다.‘피장처’에선 약간 다른 곳을 지적해, 덕유산 남쪽의 원학동이야말로 숨어 살기 적당하다 했다. ●덕유산 부자마을 한편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덕유산의 성격을 흙산이라 보았다. 지리산과 성질이 같은 것으로 본 것인데 남격암과 마찬가지로 산의 북쪽에 있는 무풍에 주목한다. 이중환은 바로 그 옆의 설천(雪川)도 길지로 간주한다. 그는 남사고가 무풍을 복지(福地)로 파악했던 점을 정확히 알고 있었는데 덕유산의 미덕을 이렇게 말한다.“무풍의 바깥쪽은 온 산이 비옥해 부자 마을이 많다. 이는 속리산 이북 지역에 비할 바가 아니다.” 남사고는 내게 보낸 편지에서도 덕유산의 장점을 장황하게 설명했다.“과연 그렇다네. 실로 덕이 넉넉한 산이 덕유산이요, 풍요로움을 기꺼워하다 못해 저절로 춤이 나오는 곳이 무풍이라네. 우리나라 12대 명산 가운데 하나인 덕유산. 그 주산은 향적봉(香積峰·1614m)이요, 산세의 흐름이 유장해 무풍의 삼봉산(1254m)에서 흘러내린 용맥이 수령봉(933m), 대봉(1300m), 덕유평전 (1480m), 중봉(1594m), 무룡산(1492m) 삿갓봉(1410m), 남덕유(1508m)까지 무려 100리를 굽이쳐 흐르며 영호남을 갈랐다네. 충청, 경상, 전라 3도를 굽어보는 향적봉에 한번 올라보게. 가까이는 북으로 적상산을 발치에 두고 멀리 황악산과 계룡산을 바라보네. 서쪽을 둘러보게나. 운장산, 대둔산이 버티고 서있어. 남쪽은 어떠한가. 남덕유를 코앞에 걸어두었네. 지리산 반야봉도 가물거리네. 동쪽을 어찌 빠뜨릴쏜가. 저 멀리 가야산과 금오산이 보이지 않나? 향적봉 정상에서 흘러내린 옥 같은 샘물줄기가 한참을 흐르다가 구천동 33비경을 만들어 놓았도다. 요즘은 북사면에 무주 리조트가 있다지. 서남쪽의 칠연계곡도 큰 장관일세. 봄의 덕유산은 칠십 리 깊은 계곡에 붉은 철쭉꽃이 불타오르고, 여름이면 짙푸른 녹음이 온 산을 적시네. 가을이면 붉은 단풍이 꼬까옷을 입히지. 겨울이면 설화를 피운 고목이 고요한 은세계를 더욱 빛낸다네. 참 아름다운 곳이야! 길지란 대부분이 이렇게 아름답고 고즈넉하며 은근히 풍요로운 곳에 있기 마련이네.” 덕유산에 대한 남사고의 예찬은 끝없이 이어지지만, 나는 이쯤에서 줄이기로 했다. ‘남격암’은 호남의 명산 내장산(內臧山)도 길지로 손꼽는다. 이른바 호남 5대 명산의 하나라는 내장산은 가을 단풍 하나로만 전국에 유명하다. 이 산의 단풍은 30여종의 나무들이 토해낸 붉고 노란 빛깔이 어우러진 전원 교향악이다. 많은 사람들은 단풍에만 혹할 뿐이나 실은 난세를 피할 길지로서 이만한 곳이 무척 드물다. 임진왜란 때는 전주 사고(史庫)에 소장돼 있던 왕조실록이 내장산에 옮겨져 잠시 화를 피했다. 그 때 만일 내장산이 아니었더라면 오늘날 세계기록문화유산이기도 한 왕조실록은 한 줌의 재가 되고 말았을 것이다. 내장산은 과연 길지로다.‘피장처’는 내장산에서 별로 멀지 않은 담양 추월산도 숨을 만한 곳이라 추천한다. 추월산은 전남 담양군 용면과 전북 순창군 복흥면 사이에 걸쳐 있는데, 구한말 호남의병운동의 한 거점이었다. ●길지 변산에 웬 도둑 떼가 “그러나 누가 뭐라 해도 호남 굴지의 길지는 부안의 변산(邊山)이야.” 남사고는 그렇게 주장한다.“내 책 ‘남격암’을 살펴보게나. 부안엔 호암(壺岩)이 있고 그 아래 변산 동쪽은 몸을 숨기기에 정말 적합하구나라고 했지. 만일 제주도가 다른 나라 땅이 되고 말면 일은 그릇된다고 했어. 이는 왜 그런가? 제주에서 배를 타고 북상하면 전남 강진, 영광, 또는 전북 부안에 곧장 뱃길이 닿을 테니 위험할 수밖에. 어쨌거나 내 생각은 그래. 기왕 변산을 찾았다면 그 동쪽 계곡까지 들어가라. 하지만 그 산을 빠져나가지는 말라! 언제는 속리산 이북으로 가지 말랬다가 이젠 또 변산 동쪽을 벗어나지 말라고 하니, 자네들이 좀 헷갈리겠군. 내 말의 뜻은 그만큼 속리산 이남이 길하고 변산이 좋다는 말이야. 다른 뜻은 전혀 없다고!” 참 이상한 노릇이지만 좀 조사해본 결과 문학속의 변산은 도둑의 소굴이기도 했다. 연암 박지원의 ‘허생전’을 보면 주인공 허생이 변산의 도둑 떼를 인솔해 무인도로 떠나간 걸로 돼 있다. 어떤 연구자는 이를 두고 영조 때 일어난 ‘무신난(戊申亂·1728년)’ 무렵 변산의 실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본다.‘이인좌(李麟佐)의 난‘으로도 불리는 무신난의 주체는 남인(南人)·소론(少論)·소북(少北)의 연합세력이었다. 그들은 당시 집권층인 노론(老論)을 몰아내려고 난을 일으켰고 거기에 전국 각지의 도둑들·서얼·상민·천민들이 상당수가 가담했다. 호남 여러 고을의 빈농들과 변산의 도적들도 무리 가운데 끼어 있었다. 사실 그 당시 빈농은 자칫하면 유리걸식할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살다 보면 자연히 도적 무리에 포섭되었다. 허생전에 나오는 변산의 도둑 떼는 허생의 영도 아래 각자 배우자와 소 한 마리씩을 이끌고 무인도로 들어간다. 그들은 그 곳에서 열심히 농사 지어 외국과 무역에 종사 하는 등 유족한 삶을 누린다. 변산 도둑들의 입장에서 볼 때 허생은 다름 아닌 ‘진인’이었다. 혹자는 허생이 현실에 정면으로 맞서 싸우지 않고 이상향으로 도둑들을 이끌고 숨었다며 비난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미 현실에 순응하며 합법적인 개혁을 꿈꾸던 연암 박지원에게서 허생 이상의 주인공을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요구가 아닐까? 그야 어쨌거나 허생전에 변산이 도둑의 소굴로 설정된 것은 실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 변산은 골짜기가 깊고 사방으로 뻗어 있어 은신에 적합했다. 그렇기 때문에 변산이 길지로 손꼽혔다. 하지만 도둑 떼들이 이러한 자연 조건을 적극 이용한 결과, 조선 후기엔 그들의 요새로 둔갑하기도 했다. 남사고는 말하기를,“변산이 중요한 까닭은 그 산세에 국한된 것이 아니야. 좀더 깊은 연유가 있었지.”라며 매우 의미심장하게 운을 뗀다. 그러나 그에 관한 이야기는 별도의 기회를 마련해 경청하기로 한다 ●조계산의 ‘십팔공’ ‘남격암’은 전라도의 또 다른 길지로 조계산(曺溪山·887m)을 예로 든다. 전남 승주군에 있는 이 산엔 고찰(古刹) 송광사(松廣寺)가 있어, 산기운이 예사롭지 않다. 절에서 동북쪽으로 10여리를 올라가면 천자암(天子庵)이란 작은 암자가 있다. 이 암자의 오른편에 곱향나무 두 그루(천연기념물 제88호)가 우뚝하다. 높이가 12.5m, 가슴높이쯤에서 둘레가 3∼4m나 되는 거목인데, 나무에 얽힌 유래가 특이하다. 지금부터 800여년 전 이 절에 머물던 보조국사(普照國師)는 중국에 건너가 황후의 불치병을 고쳐준 다음 그 인연으로 왕자 하나를 제자삼아 데리고 돌아왔다고 한다. 천자암에 오른 그들은 나란히 지팡이를 땅에 꽂았는데 그것이 살아나 차츰 거목으로 자랐단다. 보조국사 일행의 도력도 만만치 않지만, 조계산의 지력도 여간 왕성하지 않은 모양이다. 워낙 명산에 자리잡은 까닭에 송광사의 “松”자는 길한 예언을 담고 있다. 그 글자를 해체하면 “십팔공(十八公)”이 돼,18명의 국사가 나온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지금까지 보조국사를 비롯해 모두 16명의 국사가 나왔다 한다. 앞으로 2명이 더 나오게 돼 있는데 그때가 되면 모든 중생에게 불법이 바로 전해져 용화세계의 평안을 누리게 된다고 한다. 이 전설에서 유추되듯, 조계산은 최고수준의 길지라 미륵세상의 도래를 약속하는 곳이 된다. 소백산에서 남서쪽으로 곧게 뻗어 내린 용맥이 서해바다를 눈앞에 두고 멈춰선 곳에 한 길지가 있다.‘남격암’이 말한 월출산(月出山)이 그곳이다. 전남 영암군과 강진군의 경계에 불쑥 솟아오른 월출산은 단순히 많은 큰 산의 하나가 아니다. 산 이름 그대로 달맞이하는 산이라서, 이 산은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달 신앙의 대명사로 우뚝 솟았다. ●왜적도 못 들어온 팔령산 월출산에서 좀더 남으로 내려가면 한반도 남단의 길지 팔령산(八靈山)이 웅자를 드러낸다.‘남격암’은 이렇게 말했다.“우리나라의 지세를 논할 때 섬이 바라보이는 남쪽은 절대적으로 피할 일이다. 다만 한 예외가 있어 팔령산이 바로 좋은 산이다.” 남사고는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소백산 줄기가 고흥반도 동쪽까지 내려오다 끝맺음을 한 것이 바로 이 팔령산이야. 정상의 봉우리가 모두 8개인 산이지. 팔영산(八影山)이라고도 부른다네. 예전엔 팔전산(八顚山), 팔형산(八兄山), 팔봉산(八峰山)으로도 불렸어.‘택리지’에서 이중환은 이 산이 마치 섬처럼 바다로 깊숙이 들어가 있다고 했어. 일찍이 내가 복이 있는 땅이라고 기술했다고도 썼어. 기특한 내 후배 이중환은 늘 중요한 지점에서 내 말을 곧잘 인용한단 말이야! 아는 대로 임진왜란 때는 왜선이 고흥반도를 타고 침입하려고 했으나, 끝내 성공하지 못했어. 이게 다 팔령산의 지기(地氣)에 힘입은 거야. 고흥의 옛 문헌을 자세히 살펴보면 알겠지만 팔령산의 넷째 봉우리인 사자봉이 대단해. 마치 용이 바다를 향해 치닫는 형상이라고 할까. 사자봉의 혈(穴)은 국왕의 옥쇄인데 마지막 봉우리에서 그만 미완성으로 끝나 여간 아쉽지 않아. 일제시기 그 놈들이 조선의 맥을 끊어버리려고 팔봉에다 큰 쇠막대를 깊이 박았어. 그 놈들은 한국 사람들을 미신적이라고 비웃었지만, 그래도 뒤가 켕겼는지 갖은 못된 짓을 다했어. 이제 와선 멀쩡한 우리 땅 독도를 자기네 섬이라고 주장하지를 않나. 가소롭기 짝이 없어! 한데 말이야, 당시 그 놈들이 혈을 정확히 짚지 못하는 바람에 그 뒤 고흥선 진짜 장군이 나왔다고들 하지.” 팔령산이 명산이란 소문은 진작 전국에 널리 퍼졌다. 각지의 무당이 몰려와 무속신앙의 중심지가 되기도 했고, 난리가 닥치면 산 속 깊이 은신하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그치지 않았다. 삼십년 전엔 어느 사이비 종교단체가 이 산에 본거지를 두고 사회적 물의를 빚기도 했다. ●경기도의 길지 “나는 주로 속리산 이남인 하3도(충청, 경상, 전라)에서 길지를 찾았지. 속리산 이북인 중부지방엔 별다른 길지가 없다고 보는 편이야. 영산인 태백산에 가까운 강원도 남부지역에 한두 군데 있을까 말까. 그 외엔 사실 주목되는 곳이 하나도 없는 셈이야. 정감록에서도 말했을 걸. 오대산 이북은 몹시 흉하다고 말이야.” 그러나 ‘피장처’와 ‘두사총비결’엔 중부지방의 피난지가 다수 언급돼 있다. 우선 ‘피장처’에 따르면 양주 산내촌에서 북쪽으로 80리를 들어가면 길지가 있다 했다. 또한 양근 소설촌의 북쪽 40리쯤에서 좀더 골짜기를 따라 올라가면 가장 은밀한 곳에 숨은 길지가 있다고도 했다. 요새 설곡리(雪谷里)라 불리는 곳 말인데 고려 말 임제종(臨濟宗)을 개창한 명승 보우(普愚)가 설곡리에서 출생했다고 전해진다. 여주의 사전촌에선 장수와 정승이 나온다고 했고, 광주 율평 동쪽에 있는 동굴은 난리 때 여덟 성씨가 함께 숨어 살 곳이며 장차 56대 동안 장수와 정승이 출생할 곳이라고 했으니 굉장한 명당이다. 또한 ‘피장처’엔 이천 북면의 광복동, 가평의 대아, 도성 등도 피난할 만하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인천의 영종도 역시 복지라 했다. 오늘날은 국제비행장이 들어선 영종도는 고려 말부터 단 한번도 전쟁의 여파가 미치지 않았다고 한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도 무사했다는 것이다. ●중국 지관 두사총이 손꼽은 길지 임진왜란 때 이여송을 따라 중국에서 왔다는 지관(地官) 두사총이 쓴 비결로 알려진 ‘두사총비결’에도 경기도의 길지가 두어 군데 언급된다. 그 중 하나는 화약산이다. 가평에서 363번 지방도로를 따라가면 나오는 산이 바로 그 산인데 부근엔 집다리골 휴양림도 있어 쉬어 갈 만하다. 그밖에 포천의 도성산도 길지로 말해진다. 도성산은 길가에 가까워 산세가 얕다는 평을 듣지만 전쟁의 기운이 미치지 않고 간사한 기운도 침범하지 못한다고 믿어진다. 고려가 망했을 때 어느 선비는 도성산 밑으로 들어가 시냇가에 대(竹)를 심고 충절을 맹세했다는 전설이 남아 있다. 그 선비가 지조를 온전히 지킬 수 있었던 것도 도성산의 지기 덕분이라 한다. ‘두사총’은 강화의 마니산(467m)도 길지라 일컫는다. 인천시 강화군(江華郡) 화도면(華道面)에 있는 이 산은 강화섬에서 가장 높다. 마니산은 한반도 남쪽의 한라산, 북쪽의 백두산까지 거리가 똑같아 주목된다. 마니산은 마리산·머리산이라고도 불리는데, 마리란 머리를 뜻한다. 이 산은 강화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 이름이 그렇게 됐다. 마니산이 길지로서 특별한 위치를 주장하게 된 것은 산 정상에 있는 참성단(塹星壇·사적 제136호) 때문이다. 참성단은 단군왕검이 하늘에 제사지내기 위해 건립했다고 한다. 높이 5m의 자연석을 포개어 만든 이 단의 기단부는 원형이며 그 상단은 네모꼴이다. 이는 천원지방(天圓地方·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이란 고대 동양인들의 세계관을 반영하는 것이리라. 이 단이 축조된 시기는 분명하지 않지만 멀리 고려 때부터 국가가 제관을 파견해 하늘에 제사를 올렸다고 전한다. ●황해도의 길지 북부지방엔 길지가 없다는 게 ‘정감록’의 근본 주장이다. 이와 달리 ‘피장처.’는 황해도 곡산의 명미촌을 길지라 한다. 좀더 정확히 말해 명미촌에서 서쪽으로 발길을 재촉해 희령과 잇닿은 경계 지점에 숨으면 어떤 난리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남격암’은 “수양산(首陽山·899m)은 백미(白眉)의 난을 당하면 물 마른 개울의 물고기처럼 되느니라.”라고 했다. 수양산이 좋긴 해도 눈썹 흰 사람이 난리를 일으키면 도리어 흉하다고 경계한 것이다. 수양산은 황해남도 벽성군(碧城郡)과 해주시(海州市)에 걸쳐 있다. 이 산은 남격암이 거론한 서북지방의 유일한 길지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이국적인 ‘아프리칸 룩’ 유행 예감

    이국적인 ‘아프리칸 룩’ 유행 예감

    패션계는 뜨겁고 열정적인 아프리카의 감성으로 불타오르고 있다. 올 봄·여름을 겨냥한 밀라노·런던·파리 컬렉션에서는 아프리카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으로 화려하다. 돌체앤가바나, 에트로, 블루마린, 로베르토 카발리, 막스마라 등은 다양한 문화와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이국적인 감성을 제안했다. ●강렬하게 다가온 아프리칸룩 아프리카는 광활한 사막, 초원, 정글 등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아프리카 부족 축제의 화려함도 떠오른다. 올해 컬렉션에서는 부족 축제를 연상시키는 강렬한 컬러와 커다란 액세서리, 독특한 디테일의 아프리칸룩이 다양하게 펼쳐졌다. 돌체앤가바나는 아프리카를 향한 동경을 뱀가죽으로 드러냈다. 가을·겨울 느낌의 뱀가죽을 조각조각 붙여넣어 두꺼운 가죽을 가볍고 산뜻하게 표현했다. 밝은 시폰드레스와 가죽을 조화시키거나, 레이스와 함께 가죽을 섞은 블라우스 등으로 야성적이면서도 세련된 우아함을 보여준다. 스와로브스키 장식이 돋보이는 야생 동물 프린트 구두, 벨트 고리에 연결해 허리에 착용하는 뱀과 악어가죽 미니백 등 액세서리도 선보였다. ●세렝게티 초원의 야성을 입는다 최근 서울 압구정 본점에서 봄·여름 컬렉션을 연 막스앤스펜서는 자유로운 에스닉룩, 시원한 리조트룩, 도시적인 커리어우먼룩을 소개했다. 화려하고 이국적인 에스닉룩은 기본 스타일에 주황 초록 노랑 등 자극적인 컬러의 문양을 이용하거나, 노랑 빨강 초록 등 큼직하고 반짝이는 비즈가 섞인 액세서리를 활용한 아프리칸룩으로 표현했다. 블루마린의 안나몰리나리는 원시 마사이족의 문양과 화려한 자수로 꾸민 블라우스나 드레스 위에 꼭 맞는 베스트를 덧입혔다. 이브닝 드레스에 고풍스러운 앤티크 거울 장식을 하거나, 구슬이 달린 스웨이드 벨트를 매치하는 등 아프리카의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패션을 선보였다. 미소니의 싱싱한 과일 아플리케로 장식된 니트와 모자, 커다란 잎사귀를 연상시키는 톱은 아프리카 정글의 생동감이 넘친다. ●제대로 표현한 아프리카의 멋 이렇게 화려하고 자극적인 문양과 색상의 아프리카 룩을 멋지게 소화하려면 어떻게 입어야 할까. 화려한 문양의 아프리카 스타일은 현란하다는 느낌과 함께 노출이 많은 옷보다 더 섹시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러므로 전체적으로 심플한 도시적인 분위기에 포인트로 이용한 믹스 앤드 매치(mix and match)하는 것이 좋다. 핑크와 브라운 등이 쓰인 야생동물 문양의 민소매 니트는 비슷한 색상의 팬츠나 스커트와 매치해 부담없는 아프리카 룩을 연출할 수 있다. 화려한 문양의 의상이 부담스럽다면 굵은 구슬의 목걸이, 다양한 컬러의 뱅글(굵은 팔찌), 얇은 가죽으로 만든 굵고 긴 벨트 등의 액세서리로 아프리카 스타일의 이국적인 멋을 연출해낼 수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박봉주 北총리 중국서 개혁·개방 ‘현장 학습’

    박봉주 北총리 중국서 개혁·개방 ‘현장 학습’

    |베이징 오일만특파원|박봉주 북한 내각 총리가 22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회담을 갖고 5박6일의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박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우리는 6자회담을 반대하지 않고 회담을 포기한 적도 없다.”며 “여건이 조성되면 언제든지 이 회담에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류젠타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밝혔다. ●박봉주 “6자회담 포기한 적 없다” 류 대변인은 “두 총리는 핵 문제를 포함한 공동 관심사를 논의했으며 중국은 한반도 핵문제에 대해 진일보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강력하게 설득 중임을 시사했다. 박 총리는 23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예방하고 자칭린(賈慶林) 정협 주석과 회담할 예정이다. 박 총리는 이어 24∼25일 상하이(上海),26일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과 안산(鞍山) 등을 방문하고 27일 평양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방북과 관련, 중국의 고위 외교 관계자는 “후 주석이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전후해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동북아 정세가 급박하게 움직일 경우 후 주석의 답방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박 총리의 이번 방중은 북한의 경제지원 요구와 양국간 경제협력 논의로 모아진다. 박 총리의 지방도시 순방은 중국의 개혁ㆍ개방의 성공을 확인하고 북한 경제발전에 접목을 타진하기 위한 수순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한 북한 소식통은 “박 총리는 상하이 푸둥(浦東)지구를 방문, 자기부상열차 등을 시찰하고 한국기업이 다수 진출한 선양에서는 공업단지를 둘러보며 외자유치의 성과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일 대비 중국자본 北 진출 확대 지난 2001년 1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시 “중국의 개혁·개방의 길은 옳았다.”고 평가한 뒤 북한은 각종 경제시찰단을 중국에 보내 중국식 모델의 접목 가능성을 연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북한 소식통은 “이번 박 총리의 방중을 계기로 북·중간 경협이 보다 구체화·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북·중간 경협의 방향은 북한의 경공업 지원 및 북한 자원개발과 연계하는 ‘상호 보완성’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있다. 북한 소식통들은 “중국자본의 북한 진출은 통일 한국을 대비, 한반도에서 장기적인 영향력 확대를 겨냥한 것이며 최근 중국의 동북3성 개발 역시 결과적으로 북한의 개혁·개방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oilman@seoul.co.kr
  • [클릭 이슈] 고사위기 씨름계 ‘프로-아마 통합’ 논란

    [클릭 이슈] 고사위기 씨름계 ‘프로-아마 통합’ 논란

    독도 문제로 동해가 불타오르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민속씨름 천하장사 출신 최홍만이 종합격투기대회 K-1에서 스모(일본 씨름) 출신 선수들을 잇달아 침몰시키며 우승을 차지했다. 흐뭇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최홍만의 K-1 진출과 관련, 섭섭함을 감추지 못했던 씨름계도 내심 어깨가 으쓱할 만한 일. 그러나 현재 모래판 속사정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LG씨름단 해체 여파로 겪는 내홍에 더해 업친 데 덮친 격으로 프로-아마 통합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내부 갈등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프로-아마 통합 문제는 프로를 관장하는 한국씨름연맹이 침체된 씨름에 대한 관심을 촉발할 수 있는 묘안으로 내세운 대책 중의 하나. 한 때 8개 씨름단으로 호황을 유지하던 민속씨름은 LG씨름단의 해체로 프로팀은 2개만 남은 상태. 세 팀으로 대회를 꾸려갔을 때도 이미 단체전 의미가 퇴색됐고,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같은 소속 선수가 격돌하는 등 흥미를 떨어뜨렸기 때문에 연맹은 아마추어인 지자체팀과 함께 정규대회를 치르는 방법을 최근 고사 위기를 돌파할 반전의 계기로 판단하고 있다. 설날대회처럼 프로 선수와 지자체 선수가 기량을 겨루는 일종의 오픈 대회를 정례화하자는 것이다. ●프로팀 2개, 지자체팀 14개 현재 남은 프로팀 2개에 울산동구청, 동작구청 등 지자체팀 14개가 더해지면 16개팀 체제로 개편되고, 선수도 30여명에서 130여명으로 크게 늘어난다. 이로 인해 ‘그 나물에 그 밥이 아닌’ 신선한 얼굴을 접한 팬들의 호응이 높아질 것이라는 계산. 또 두 팀이라면 자체 청백전식으로 운영되는 반쪽짜리 대회보다 박진감이 넘칠 수밖에 없는 점은 물론, 씨름의 명맥을 잇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온 TV 생중계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연맹의 설명. 연맹은 “이를 바탕으로 장차 지역 연고제로 발전시킨다면 과거 민속씨름의 영광을 되찾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신생팀 창단이 늦어지고 있는 만큼 프로-아마를 통합해 대회를 운영하는 게 차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맹의 생각이 모두에게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은 아니다. 프로팀인 신창건설이나 현대삼호중공업은 격이 맞지 않는 지자체팀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는 거북하다는 입장. 씨름단 해체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금강급은 최소 1년, 백두급은 3∼4년 등 프로-아마 기량차가 커 승부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것은 물론, 프로가 유명무실해지는 상황이 초·중·고등학교 등 전반적인 씨름 저변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게 씨름단측의 지적이다. 또 전 LG씨름단 소속 선수들이 팀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는 상황에서 이들을 구제하는 방법을 모색하기보다는 통합 쪽으로 초점을 맞추는 것은 연맹이 해야 할 일의 순서에 어긋난다는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씨름단측은 “프로에서 아마로 돌아간 프로 스포츠의 전례가 없다.”면서 “아무리 좋은 방안이라고 할지라도 대회 운영과 직접 관련이 있는 씨름단과 공식적인 상의를 하지 않은 것은 도의에도 맞지 않다.”고 성토했다. 통합론의 또 다른 당사자인 지자체팀 사이에서도 아마추어는 들러리 역할만 한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한 지자체팀 감독은 “매일 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알기에 선뜻 연맹의 방안에 찬성하기는 어려운 일”이라면서 “서로 상이한 체급과 규칙을 조정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연맹 총재 퇴진요구로 불똥 통합론자와 불가론자들은 의사 개진을 넘어 아예 한국씨름연맹 총재 자리를 놓고 힘겨루기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불가론자들은 지난해 6월 이호웅 총재가 물러난 뒤 민속씨름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김재기 직무대행을 영입했지만,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은채 LG해체 사태와 관련해서는 무관심으로 대응했고, 이후 신생팀 창단 추진 과정에서도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만큼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직무대행이 물러나지 않을 경우 직무정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 소송을 준비하겠다는 후문도 있다. 이준희 신창건설 감독은 “김 직무대행이 오면서 대화는 커녕 독선적인 일처리로 일관, 각 단들의 불만이 폭발했다.”면서 “당초 약속이었던 신생팀 창단도 지키지 못하고 있는 만큼 당연히 물러나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더욱이 직무대행으로 올 당시 지난해 12월에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연맹 입장은 다르다.LG 해체는 기업 차원에서 결정됐기 때문에 연맹과는 무관하고, 정부를 통해 이를 막아보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반박한다. 또 신생팀 창단 노력도 게을리 한 게 아니라, 현재에도 추진 중이며 다만 경제 사정으로 여의치 않았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연맹은 “씨름단이 현 상황에 대한 대안은 내놓지도 않고, 연맹이 추진하는 일에 무조건 딴죽을 걸고 있다.”면서 “이는 위기의 씨름계를 나락으로 밀어내는 행위”라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美·中 동북아 패권 ‘첫 탐색전’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전략적 동반자’인 중국의 지도부를 상대로 장관 취임 이후 첫 상견례를 가졌다. 20일 오후 3시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한 라이스 장관은 약 24시간 동안 머물면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시작으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을 비롯, 우이(吳儀) 부총리와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과의 연쇄 회동에 임했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들은 “라이스 장관의 이번 방중은 향후 미국의 대중 외교 정책의 ‘톤’을 정하는 주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번 방중을 통해 미·일 동맹을 중심으로 세계전략을 새롭게 구상하는 한편 중국 지도부의 의중을 탐색하는 등 의미가 적지 않다. 끊임없이 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양국은 핵문제와 타이완 문제, 반테러, 경제분야 등 곳곳에서 충돌과 협력이 엇갈리며 공동이익을 찾아야 하는 ‘2인3각’의 미묘한 관계가 된 것이다. 이러한 라이스 장관을 맞아 중국 지도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해 분명하고 확고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반국가분열법의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타이완 해협의 평화를 위협하는 타이완 독립 분열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지 말라.”고 촉구했다. 리자오싱 외교부장도 평화적 해결원칙을 주장하는 라이스 장관에게 “타이완 해협의 평화에 최대 위협은 타이완의 독립 분열 세력”이라고 못박았다. 타이완의 후견인격인 미국을 향해 ‘내정간섭 불가’를 외친 것이다. 북핵문제와 관련해서는 ‘6자회담 유용론’과 중국의 역할론이 거듭 강조됐다. 라이스 장관이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회담 테이블로 복귀시키는 데 있어 대화의 중요성이 강조됐고 특히 중국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이 지적됐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라이스 장관은 중국이 북한과 가장 밀접한 관계인 점을 들어 북한 설득에 특별한 역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중국의 보다 강한 대북 압박을 주문한 셈이다. 하지만 라이스 장관은 중국이 갈망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의 대중국 무기 금수 조치에 대해 “아시아 지역의 군사적 균형을 변화시킬 수 있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중국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미국의 시각이 투영된 것이다. 하지만 엇갈린 이해관계 속에서도 경제 협력 강화 등에 대해선 한목소리를 냈다. 우이 부총리는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문제를 중시하고 있다.”고 전제, 앞으로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원자바오 총리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부시 2기 행정부와의 관계는 더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라며 협력을 강조했다. oilman@seoul.co.kr
  • 라이스, 日은 ‘품고’ 中은 ‘죄고’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취임 후 첫 아시아 6개국 순방을 통해 조지 부시 2기 행정부의 동북아 정책을 어느정도 선보였다. 아시아 동맹의 핵심인 일본에는 국제무대에서의 역할과 행동반경 확대에 힘을 실어주면서 중국에 대해선 전과 달리 보다 적극적인 협조를 요구하는 공세적인 자세를 취했다. 라이스 장관은 19일 도쿄 조치(上智)대 연설에서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지지 등 지역 및 국제문제에 대한 일본의 역할 증대를 강조했다. ●‘자유의 확대’에 예외없다 반면 중국에는 “국제적 책무에 기꺼이 부응할 수 있어야 한다.”며 옥죄었다. 중국의 ‘화평굴기(和平掘起·평화롭게 일어섬)’를 환영하지만 그 지위에 걸맞은 책임과 의무를 다하라고 다그쳤다.20일 시작된 중국 방문에 앞서 우회적으로 압박한 셈이다. 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부시 대통령은 북한의 핵을 용인하지 않기로 합의한 만큼 중국은 북핵문제에특별한 책임이 있다.”고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 중국이 6자회담을 통해 지역내 위상을 강화하려 할 뿐 북핵 저지를 위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고 있다는 미국내 불만스러운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라이스 장관은 한술 더 떠 그동안 자제하던 중국의 민주화 문제까지 거론했다.“중국은 세계화에 부응하고 그 과실을 거두려면 궁극적으로 의회 민주주의 체제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른바 ‘자유의 확대’를 주문한 것이다. 부시 2기 외교정책의 기본 원칙을 중국에도 예외 없이 적용하겠다는 심중으로 읽혀진다. 그동안 전세계적인 대테러 공조, 북핵 문제 및 6자회담 재개 등에서 중국의 전략적인 협조를 필요로 했던 만큼 자극적인 언행과 직설적인 비판을 자제해 왔던 것과는 달라진 태도다. 라이스 장관은 20일 베이징에 도착,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예방하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회담한 자리에서 “타이완 문제가 평화롭게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 중국측이 북한 설득 노력을 강화해 줄 것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 후 주석은 “타이완 문제는 내정이며 타이완 분리세력이야말로 동아시아 평화·안정에 위협세력”이라고 맞받아치면서 “미국이 타이완 독립·분열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런 까닭에 라이스의 중국 방문은 팽팽한 긴장속에서 진행됐다. ●일본과의 공동보조 강화 라이스 장관은 자유와 민주주의의 확산을 아시아에서 실현하기 위해 대외원조 1,2위 규모인 미국과 일본이 정부개발원조(ODA)를 전략적으로 제공,‘대(對)테러전쟁’의 유력한 무기로 활용하자는 내용의 ‘전략적 개발동맹’도 제의했다. 19일자 워싱턴포스트는 라이스 장관의 아시아순방은 미국이 일본을 중국의 지역적 영향력에 대한 견제 국가로써, 다시 말해 ‘대항마’로써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글러스 페이스 국방차관은 18일 안보위협에 공동 대처를 위해 1급 비밀로 분류되는 전략회의에 동맹국 관계자들을 초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들은 일본·영국이 초청 대상이라고 전했다. 물론 ‘긴급한 안보 위협’이 발생할 경우 미국 방어를 위해 ‘적’에 대한 일방적인 선제공격은 여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18일(현지시간) “미군은 서울과 비무장지대에서 나와 기본적으로 해상과 공중이라는 두 중심축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미국은 한반도의 억지력 및 방위력을 제공하는 책임을 점차 한국측에 이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동북아 긴장 파고] 日 영토분쟁 노골화…‘국가주의’ 확산

    [동북아 긴장 파고] 日 영토분쟁 노골화…‘국가주의’ 확산

    동북아의 긴장 파고(波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독도 문제와 역사교과서 왜곡을 둘러싼 한·일 양국의 심각한 대립과 중국의 반국가분열법 통과에 따른 미·일, 타이완과 중국간의 갈등이 1차적인 원인이다. 여기에다 이 지역의 주요 현안으로 빼놓을 수 없는 북한 핵문제를 비롯해 중·일, 러·일간 영토분쟁도 긴장 국면을 고조시킬 조짐이다. 특히 동북아 긴장의 한복판에는 패전 60주년을 맞은 일본의 국가주의 개념 확산이 자리잡고 있다. ■ 패전 60주년 심상찮은 日행보 |도쿄 이춘규특파원|올해로 패전 60주년을 맞은 일본이 “60년이나 참아 왔다.”는 인상을 주면서 패전국에서 ‘보통국가’로 가겠다는 의지를 노골화하고 있다. 망설이거나 눈치를 보던 이전과는 완연히 다르다. 국제사회에서 일본은 다시 ‘동북아시아의 갈등 요인’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한국과는 독도문제를 놓고, 중국·타이완과는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 러시아와는 북방 4개섬을 둘러싸고 영토 분쟁을 노골화하고 있다. 시마네현 의회가 예정대로 16일 본회의에서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이름)의 날’ 조례안을 가결하는 것이나 대중국 경계태세 강화를 위해 센카쿠열도에서 가까운 이시가키지마나 미야코지마에 중대(200명) 규모의 자위대 병력을 주둔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스미타 노부요시(澄田信義) 시마네현 지사는 15일 “귀속 100주년을 맞아 매우 의의있는 일로 찬성의 뜻을 표명하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조례안 찬성의 뜻을 밝혔다. 북한과는 납치피해자 문제로 심각한 갈등을 계속 빚고 있으며 2차대전 승전국으로 그동안 일본을 무장해제시키고, 전쟁을 포기하는 평화헌법을 보유케 했던 미국과도 쇠고기수입 재개 문제를 놓고 양보없는 일전을 벌이는 등 기세가 등등하다. 역사교과서 왜곡문제도 예외가 아니다. 이를 두고 도쿄 외교소식통은 “19세기 말 홋카이도·오키나와 등을 복속시키고 버려져 있던 섬들에 대해 영유권 선언을 잇달아 하던 해양팽창주의를 연상시킨다.”고 평가할 정도다. 일본의 이같은 공세적 외교정책은 지금까지 일본을 중국과 러시아 견제 카드로 활용한 미국의 강력한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중국의 반국가분열법에 미국과 함께 우려를 표시하고, 영토분쟁도 미국의 묵인과 방조로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본내 일각에서는 “미국과도 시시비비를 가릴 때가 됐다.”는 움직임도 일고 있어 미국과의 쇠고기 분쟁이 향후 일본의 대미 외교에서 중대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은 국제무대에서 막강한 경제력을 앞세워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한 노력을 집중하는 등 공세적인 외교를 펼치고 있다. 오는 25일 개막될 아이치 만국박람회를 ‘만박 외교를 통한 상임이사국 진출 분위기 조성’의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taein@seoul.co.kr ■ 美 “6자회담 北 빼버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차츰 높여가고 있다. 북한이 지난달 10일 핵무기 보유와 6자회담 불참을 선언한 이후 미국은 눈에 띄게 북한을 고립화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미 정부와 워싱턴의 싱크탱크 일각에서 제안했던 북한을 제외한 ‘6-1’, 즉 5자회담을 점차 가시화하는 분위기다. 지난 11일 워싱턴의 브루킹스연구소에서 미국과 중국의 외교관, 한국과 일본의 학자, 러시아의 국제기구 파견관이 참석한 5개국의 ‘6자회담 토론회’가 열렸다. 이어 16일부터 상하이에서는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민·관 인사들이 참석하는 한반도 관련 합동 세미나가 개최된다. 특히 상하이 5자회의에는 미국의 조지프 디트러니 국무부 대북담당특사, 중국의 닝푸쿠이(寧賦魁) 외교부 한반도 문제 담당대사, 일본의 6자회담 참가 멤버인 사이키 아키타카(齊木昭隆)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심의관, 한국의 문정인 동북아시대위원장과 조태용 외교통상부 북핵외교기획단장 등이 참가해 사실상 정부 차원의 5자회담에 손색이 없을 정도다. 미국의 향후 북핵 관련 정책은 14일부터 시작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아시아 순방이 끝나면 보다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미국이 북한을 대화로 유도하기 위한 새로운 제안을 내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백악관은 14일에도 북한이 핵 야망을 완전히 포기하고 국제사회와 더 나은 관계를 가지라고 촉구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가 (지난 6자회담에서) 내놓은 제안은 만일 북한이 핵 야망을 포기하고 핵무기를 종식하겠다는 약속을 한다면 국제사회와 더 나은 관계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중국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해 하는 노력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중국은 노력을 계속해 왔다.”고 평가하면서 “중국이 북한을 대화로 복귀시키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노력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중국측의 ‘분발’을 거듭 촉구했다. dawn@seoul.co.kr ■ 中·타이완 긴장 고조 |베이징 오일만특파원|반국가분열법 통과를 계기로 중국의 인민해방군은 결연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조국 통일을 위해선 전쟁도 불사한다.’는 강경 분위기가 중국 군부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총후근부 부부장인 왕타이펑(王大風) 중장은 전인대 회기 중에 열린 군대표 분임 토의에서 “타이완 분리주의자들의 독립을 저지하기 위해선 군의 현대화를 통한 전쟁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쏘았다. 회의에 참석한 총후근부 부부장인 쑤수옌(蘇書巖) 중장이나 북해함대 정치위원 위창치(於常啓) 소장 등도 ‘분리독립 세력’을 향한 투쟁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중국 군부는 갈수록 압박해 오는 미·일 군사동맹국의 대중국 포위전략을 돌파하고 타이완 독립저지를 쟁취하기 위해 군비증강에 나서고 있다. 당·정·군을 장악한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최근 “국가주권과 영토 보전은 국가발전보다 우위의 개념”이라며 군사투쟁 준비를 독려하고 나섰다. 타이완도 이에 맞서 군사훈련 강화 등 정·경·군이 일체가 된 총력 대응체제에 나서고 있다. 오는 4월 미국, 일본, 싱가포르 군사고문 100여명이 참석하는 ‘한광(漢光) 21’ 군사훈련을 준비하고 있어 반국가분열법을 둘러싼 긴장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인민해방군의 국방 목표도 마오쩌둥(毛澤東) 시대의 방어전략에서 덩샤오핑(鄧小平)을 거쳐 후진타오 시대로 넘어오면서 부국강병 정책으로 전환 중이다. 이 때문에 아시아 주변국들은 중국이 경제력과 막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패권주의의 길로 들어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군부 내에서 눈에 띄게 ‘군 혁명화’가 강조되고 일반주민들에게 중화사상(中華思想) 고취를 촉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은 자체 개발한 핵무기를 비롯, 유럽권을 사정거리로 둔 80∼100기의 미사일과 3400대의 전투기, 잠수함 63척, 탱크 1만 4000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콩 문회보는 최근 중국의 군비강화와 관련,“중국은 ‘2단계 3도약 전략’을 통해 2050년까지 최강의 군대로 변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1단계로 2020년까지 경제력과 과학기술을 토대로 ‘군 기계화’를 완성하고 2단계인 2050년까지 첨단 군사장비를 갖춘 ‘군 정보화’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oilman@seoul.co.kr ■ 美·日 “中 반분열법 반대” 러·파키스탄 “中내부 문제” 중국의 타이완 무력 개입을 명문화한 반국가분열법 통과에 대해 국제사회는 엇갈린 반응을 나타냈다. 미국과 유럽은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러시아와 파키스탄 등은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일본은 미국과 같은 입장이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반국가분열법 통과는 불행한 일”이라면서 “우리는 평화적이 아닌 방식으로 타이완의 미래를 결정하려는 모든 시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취임 이후 첫 아시아 순방에 나선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20∼21일 마지막 순방국인 중국을 방문, 북한 핵 문제와 아울러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원칙적인 반대 입장을 밝혔다.EU는 14일 “양측간 어떠한 무력 사용도 반대한다.”면서 “대화에 기반한 접근 방안만이 타이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러시아는 외무부를 통해 “타이완 문제는 중국 내부의 문제이며 새 법(반국가분열법)은 중국이 (타이완과의)통일을 위해 평화적인 접근법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음을 강조했다.”며 중국을 지지했다. 파키스탄과 벨로루시도 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호주는 중국과의 경제적 협력과, 미국과의 군사 동맹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알렉산더 다우너 외무장관은 14일 전쟁이 날 경우 미국을 지원해 개입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전쟁은 아직까지 가정일 뿐이며 개입 여부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며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北 박봉주총리 22일 訪中

    |베이징 오일만특파원|북한 박봉주 내각 총리가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초청으로 오는 22일부터 27일까지 6일간 중국을 방문한다고 중국 외교부가 15일 발표했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고 박 총리는 방중기간 원자바오 총리와 회담을 갖고 북ㆍ중 공동 관심사와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북핵 6자회담 재개 문제도 논의한다고 말했다. 류 대변인은 그러나 박 총리가 후진타오(胡錦濤)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예방할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oilman@seoul.co.kr
  • [월드 이슈] 태풍의 눈-中 반국가분열법

    중국의 타이완 독립에 대한 무력 저지를 정당화한 ‘반국가분열법’ 제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오는 14일 제 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 3차 전체회의 폐막일에 통과가 확실시된다. 중국 지도부는 반국가분열법 제정을 통해 타이완 독립에 대해선 무력 동원 등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관철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미국과 일본은 이 법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와 우려를 표시하며 법 제정의 재고를 촉구했다. 전후 60년을 맞아 새로운 냉전의 기운이 커가고 있는 동아시아에서 반국가분열법은 새로운 ‘뇌관’으로 등장했다. ■ 동아시아에 미칠 파장 중국의 반국가분열법은 채택도 되기 전부터 주변국가들의 반발과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타이완에 대한 무력 공격의 법적 기반을 제공하는 근거법이란 점에서 최악의 경우 전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중국군이 타이완을 공격할 경우 미국, 일본의 개입 가능성도 있어 국제전으로 확대될 위험도 있다. 미국과 군사동맹을 맺고 있는 한국, 호주도 병참지원, 기지사용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쟁에 끌려들어갈 수도 있다. 8일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경고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류 대변인은 “호주가 타이완을 둘러싼 분쟁에 휘말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 미국과의 동맹 내용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국제전’은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관련국가들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만큼 개연성이 높다. 노무현 대통령이 8일 유사시 주한미군을 동북아지역에 투입하는 ‘전략적 유연성’에 거부 의사를 표시한 것도 이같은 우려를 반영한다. 미국과 일본은 전략적으로나 명분상 중국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타이완의 존속을 원한다. 타이완마저 중국 손에 들어갈 경우 아·태지역의 세력균형의 추가 중국쪽으로 기울 것으로 우려한다. 미국은 중국과 수교 직후인 지난 1979년 4월 타이완의 안보가 위협받을 경우 자위수단을 제공할 책임이 있다는 내용의 타이완 관계법을 제정, 타이완에 무기판매 등 사실상의 군사지원을 유지해오고 있다. 미·일 두 나라가 전쟁에 무력 개입을 않는다고 해도 경제제재 등 중국에 대한 강도높은 응징책을 채택할 가능성도 높다. 또 ‘세계의 공장’, 중국경제의 순항에 차질이 생기고 기우뚱댈 경우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파장은 불가피하다.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엔 경제적 태풍이 되어 밀어닥칠 수도 있다. 당사자 타이완의 반응은 격렬하다.8일 중국 전인대의 반국가분열법 심의가 시작되자 중국을 맹비난하며 강경대응책을 천명했다. 중국 의도와는 달리 독립의지를 꺾기는커녕 오히려 독립 열망에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 헌법조항에서 중국 대륙과의 연관성을 언급하는 내용을 삭제하자는 의견에서부터 반분열법에 대항하는 ‘반병탄법’ 제정 의견까지 다양하다. 타이완 정부는 화물전세기 운항 계획 연기 등 양안 개방정책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류즈젠(劉志堅) 타이완 국방부 대변인도 “중국의 비평화적인 수단이나 경솔한 조치에는 적절한 대응조치로 맞설 것”이라고 결연한 대응 의지를 표시했다. 타이완군은 중국의 공격이 시작될 경우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도시를 공격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당장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이 법이 미·중 및 중·일관계 악화 등 동북아지역의 긴장을 부추기고 중국 견제를 주장하는 중국위협론을 고조시키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요동치는 타이완 해협의 문제가 동북아평화를 집어삼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법안마련 경과와 中의 속셈 |베이징 오일만특파원|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4일 인민대회당에서 ‘타이완에 대한 4개항의 지침’을 제시했다. 이날 발표된 ▲‘하나의 중국’ 원칙 견지 ▲평화통일 노력 ▲독립·분열 활동 반대 등은 ‘반국가분열법안’의 예고탄이었다. 4일 후인 8일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 3차 전체회의에서 처음 공개된 이 법안은 타이완이 실질적으로 독립을 시도할 경우 즉각 전쟁에 돌입한다는 단호한 입장을 담고 있다. 수년 전부터 학자들 사이에서 시나리오로 논의돼 오다가 지난해 5월 천수이볜(陳水扁) 타이완 총통 취임 이후 법제화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완 독립 움직임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중국 지도부가 무력 저지라는 ‘마지노선’을 택한 것이다. ‘전쟁불사’의 배수진을 통해 천수이볜 총통의 개헌 움직임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일종의 선전포고다. 중·장기적으로 민진당 등 분리주의 세력의 고립과 친중국 세력으로의 정권교체를 겨냥했다. 초안은 입법 취지, 타이완 문제의 성격, 평화통일, 비평화적 방식 동원 등 4개 부분으로 구성됐다.▲타이완 독립세력에 의한 분열행위 ▲타이완 분열을 가져오는 중대사건 발생 ▲평화통일 조건의 완전한 소멸 시 국가주권과 영토 보전을 위해 비평화적 방식과 필요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그동안 중국이 제시해온 ‘평화통일, 일국양제’의 기본 방침과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의 ‘평화통일 8개항 원칙’이 망라돼 있어 향후 양안관계의 최종 나침반이 될 전망이다. 중국 언론들도 법안의 당위성에 초점을 맞춰 대대적인 선전을 시작했다.CCTV 등 방송들도 긴급 대담을 편성, 내부 공감대 형성에 노력하고 있다. 중국 군부의 지지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인민해방군 전인대 대표들은 “타이완 독립 기도를 저지하고 외국의 중국내정 간섭을 방지하기 위한 방어용”이라고 주장했다. 총후근(군수)부 부부장 왕타이펑(王大風) 중장은 “타이완 분리주의자들의 독립기도와 외국세력의 간섭 때문에 군은 강군을 건설하고 전쟁 준비를 해야 한다.”며 반분열법 지지를 분명히했다. 미국과 일본 등 서방국가의 반대 목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중국 정법대학 법률연구센터 샤자쥔(夏家駿) 소장은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은 국제적 관례며 미국과 영국 등 모든 국가들도 분열을 반대하는 관련 법률이 있다.”고 일축했다. 법안에 ‘타이완 문제는 중국 내정으로 외국세력의 간섭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법안 통과가 중국 지도부의 주장처럼 ‘국가의 분열을 제지하기 위한 마지막 선택’인지 동아시아 냉전의 새로운 신호탄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oilman@seoul.co.kr ■ 美·日의 입장과 전략 |도쿄 이춘규특파원|미국과 일본은 ‘반국가분열법안’이 성립되어 타이완해협의 긴장이 높아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최선은 평화적 해결이다. 그러면서도 가상 적인 중국에 대한 포위망 구축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월 두나라 안전보장협의회에서 “타이완해협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아·태지역 안보의 공동목표로 설정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타이완 문제와 관련, 미·일의 정책은 ‘현상유지’다. 미국은 정부 고위관리나 의원 등이 반국가분열법안 처리 움직임을 “양안 관계의 긴장 완화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비판하면서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스콧 매클렐런 미 백악관 대변인은 중국 정부에 법안 통과의 ‘재고’를 촉구했을 정도다. 그러면서 타이완에 대해서도 중국을 더 이상 자극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독립을 겨냥한 주민투표나 신헌법 마련 움직임에도 냉정하게 반응하고 있다.‘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며 타이완 독립도 지지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미국은 중국에 의한 타이완 무력통일에 반대하고, 타이완에도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 ‘현상유지 정책’을 밝히고 있다. 이라크 부흥및 중동평화, 유럽과의 관계개선, 북한과 이란 핵문제 등 막중한 외교과제가 산적한 때 중·타이완 긴장은 피하겠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01년 4월엔 “타이완을 돕기 위해 필요한 어떤 일도 할 것”이라면서, 타이완해협에서의 군사개입도 “확실하게 하나의 선택수단”이라고 말해 중국을 ‘전략적 파트너’라고 불렀던 클린턴 전 대통령과 대비되는 친타이완 정책을 취했다. 부시 2기에 들어서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취임 직전 의회 증언에서 “중국은 상당히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등 중국을 ‘전략적 경쟁상대’로 규정했던 부시정권의 본질이 다시 표면화되는 분위기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노선을 따르고 있다. 아울러 중국의 군비증강 정책을 우려하면서 ‘중국위협론’을 부각시키겠다는 생각이다. 호소다 관방장관은 반분열법안에 대해 “양안관계에 영향이 있다고 염려는 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외무성 간부들도 “타이완해협의 긴장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긴장하고 있다. 일본은 타이완 독립 저지를 명분으로 한 중국의 무력행사를 법률적으로 용인하는 반분열법이 성립되면 “동아시아의 안정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하는 국제여론전을 펴고 있다. 즉, 타이완해협의 긴장 고조는 한반도 문제와 함께 일본과 미국은 물론 동남아시아 국가들에도 최대의 불안요인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taein@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일산의 맛집들

    [뒷골목 맛세상] 일산의 맛집들

    신도시 중에서 일산만큼 행운이 뒤따른 도시는 다시없을 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가장 큰 행운은 사방에서 전통적인 마을들이 일산을 무슨 보금자리처럼 아우르고 있다는 점이다. 일산은 아파트 일색의 신도시에서 한 걸음만 밖으로 벗어나도 대뜸 예스러운 농촌 풍경이며 전통문화며 사람살이, 나아가 자연을 만날 수 있다. 그리하여 어느날 느닷없이 하늘에서 떨어지듯 행정가들의 손끝에서 얼렁뚱땅 만들어진 위성도시 일산은 도시로서의 황폐한 풍경에서 벗어나 흙이며 생명 같은 자연의 풍부함과 별다른 수고도 없이 가까워지는 것이다. 해방 전후 고양군의 군청이 을지로 6가 서울운동장 맞은편에 있을 때만 해도, 일산을 품에 안은 고양군은 서울의 사대문을 둘러싼 외곽지대인 지금의 서대문구며, 용산구, 마포구, 영등포구, 은평구, 성동구, 성북구 등의 일부분이 모두 제 땅이었다. 다시 말하면 불암산이며 무악재, 박석고개가 고양 땅이었던 것이다. 그 땅을 서울에 죄다 뺏기고 군청마저 원당으로 옮겨갈 무렵 일산은 고양군 중면 일산리로, 일산 쌀이라는 기름지고 감칠 맛 나는 쌀 생산지인가 하면, 또한 일산장이라는 꽤 큰 5일장이 열리는 농산물 집산지이기도 했다. ●도시와 농촌, 전통과 현대 어울린 행운의 도시 통일로와 경의선 철도가 사이좋게 달리는 일산 일대는 비산비야의 야산지대로 나지막한 구릉들이 잇달아 펼쳐져 있는데, 식민지 시대부터 과일과 채소의 재배지로 이름이 나 딸기며 포도, 배, 사과 같은 과수며 관상수, 화초, 고등채소 등을 가꾸는 전원마을이었다. 더군다나 고양군 일대가 오랫동안 군사작전지역으로 묶이는 바람에 이렇다할 공장들이 들어서지 않았던 것도 오늘의 일산에 행운을 안긴 원인이기도 했다. 일산에 신도시가 들어서서 인구가 급격히 유입되고 고양군이 고양시로 바뀌어 마침내는 시단위 인구에서 전국에서 두세 번째를 다투는 90만명에 가까운 대도시로 변했다. 그런 대도시 일산에 살면서도 주민들은 뜻밖에도 일산의 가장 큰 자랑으로 먼저 호수공원을 내세운다. 그리고 일산 주변의 풍성한 먹을거리와 볼거리들을 내세우기도 한다. 그렇다. 도시와 농촌, 전통과 현대, 혹은 문화와 자연이 사이좋게 어울린 일산 주변에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하지 않다면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1970년대 혹은 1980년대에 서울에 살았던 젊은이들이라면, 누구나 한두번쯤은 저마다 주말이면 신촌역에서 경의선 기차를 타고 교외로 나들이를 간 적이 있을 터이다. 수색역을 지나고 능곡역을 지나서 마침내 백마역에 내리면 역 앞에 그대로 과수원이 펼쳐지고, 과수원 사이사이에 원두막이나 카페가 그림처럼 들어선 소위 카페촌이 있었다. 젊고 한껏 아름다운 남녀들은 곧장 과수원 안으로 스며들어 딸기철에는 딸기를, 포도철에는 포도를, 복숭아철에는 복숭아를 사먹으며 나들이 분위기에 취하고 갓 이루어진 사랑에 취했을 터이다. 당시의 백마역 카페촌은 지금은 풍동 애니골에 그대로 재현되어 분위기촌을 이루었다. 백마역에 카페촌이 있게 한 원조 화사랑을 위시해서, 규모에 있어서 세계 제일이라고 내세우는 가나안유황오리점, 한정식의 민속집, 카페 봉주르, 이천쌀밥의 토우, 돈가스전문점, 회먹는 날, 학골양푼갈비, 닭백숙의 장수마을, 소호레스토랑 등 미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카페며 음식점 같은 먹을거리들이 애니골 안에 있다. 그런가 하면 화정동에는 패션거리 로데오거리를 중심으로 젊은이들의 취향을 살린 먹자골목이 들어서고, 라페스타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롯데 극장가에 또한 퓨전식 먹자골목이, 밤가시 사거리에는 무려 40여 곳 가까운 일식골목이 저마다 특색을 이루며 형성되어 있다. 그뿐이랴. 자유로를 곧장 달려가면 몇분 지나지 않아 통일동산이며 군사분계선 철조망 너머로 한강 건너편에 북녘땅이 실향민의 눈길을 기다리고 있지 않으냐. ●경의선 열차타고 주말 나들이 즐기던 백마역 풍동 애니골의 화사랑(031-905-3835)은 명실공히 누구나 인정하는 애니골 분위기촌의 터줏대감이자 백마역 카페촌에서 일어난 온갖 사랑의 산 증인이다. 홍익대학교 미대 출신인 김원갑씨가 1970년대 백마역 앞에 카페 겸 작업실로 시작했던 화사랑은 일산이 신도시로 개발되어 백마역 앞 카페촌이 애니골로 옮겨와서 새로운 문화거리를 만들면서도 그대로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이는 과연 미대출신답게 통나무 일색으로 특색 있는 건물을 지어 얼핏 보기에는 중세시대의 요새 같은 중후한 분위기를 내고 있는데, 아직도 통나무집의 2층에 작업실을 마련하여 그림을 계속하고 있다. 화사랑은 300평에 350석의 대규모 공간으로, 실내에 들어서면 군데군데 벽난로의 참나무 불길이 타오르는 가운데, 중앙에 마련된 무대에서 김혁, 함철호, 정인수 달고나밴드 같은 낭만시대의 분위기가 남아 있는 가수들이 주로 70∼80년대 가요를 중심으로 추억의 음악을 선사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벽난로의 불길이 밝혀주는 흐릿하면서도 아련한 불빛 아래 이마를 맞댄 손님들은 주로 30대와 40대 언저리의 남녀이다. 어쩌면 그이들 또한 10년 혹은 20년 전에 경의선 열차를 타고 와서 시작했던 첫사랑의 추억여행을 하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아직은 모든 것이 다 서투르기만 하던 시절, 어쩌다 술이며 사랑에 취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고 머뭇거리다가 아차 하는 순간에 막차를 놓쳐버린 후의 두려움과 설렘이 다시 한번 낡은 유행가 가락에서 살아오는 것일까. 화사랑은 먹거리 또한 어쩐지 옛날의 낭만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겨난다. 버섯전골, 불낙전골, 버섯불고기, 주꾸미삼겹살, 닭도리탕, 토종닭백숙 등이 있는데, 저마다 2만원 안팎으로 동동주 안주 삼아 공깃밥을 곁들이면 서너 명이서 너끈하게 즐길 수가 있다. 이밖에도 묵잡채, 해물파전, 감자전, 모듬전, 골뱅이무침 등 1만원 안팎으로 전통적인 메뉴가 다 있는데, 그중에서도 화사랑이 자랑하는 요리는 묵잡채로, 묵을 잘게 썰어 무말랭이처럼 말린 후에 피망이며 양파, 새송이버섯, 죽순, 부추 같은 야채와 돼지고기를 무말랭이 크기로 채 썰어 볶아낸다. ●옛날 낭만적 분위기 물신 풍겨나는 먹을거리 자유로 장항 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 일산으로 들어오는 길에 SK주유소를 지나자마자 그대로 오른쪽으로 접어들어 좁은 굴다리를 지나는 길로 좌회전하여 가면 LG주유소가 나오고 50m쯤 전방에 모란각(031-906-9022)이라는 대형 입간판이 보인다. 여기가 바로 한때 귀순용사의 대명사로 불리던 김용씨가 주인인 모란각 본점이다. 모란각은 일산 시가지에서 오자면 호수공원 뒤편에 있어서 길 찾기에 다소 어렵지만, 대신 자유로를 오가는 차량들에서는 어디에서건 단연 눈에 뜨이는 장소에 위치해 있다. 그렇듯이 모란각을 찾는 손님들은 대부분이 실향민 출신으로 나이가 칠순이며 팔순을 넘어 거동이 불편한 이들이다. 그이들은 지팡이에 의지하거나 휠체어에 탄 노구를 이끌고 흡사 성지순례라도 하듯이 통일동산을 찾고, 이어 모란각을 찾는다. 모란각은 김용씨가 귀순자들 위주로 뜻을 모아 차린 소위 북한음식 전문점이다. 그이는 귀순자들의 누구보다도, 한 인간에게 체제가 뒤바뀐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우며 정체성에 혼란을 가져오는가를 뼈저리게 느낀 모양이었다. 이를테면 사회주의체제에서 유소년기와 청년기를 거치며 형성된 가치관이며 사고력, 인간관이 어느날 자본주의체제로 뒤바뀌는데서 오는 가치며 사고의 혼란을 견뎌내는데, 그이는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몽땅 바쳐야 했던 것이다. ●성지순례 하듯 모란각 찾는 노년의 실향민들 이웃끼리 돈을 빌리는데 이자를 주고받거나 서로 간에 서류를 주고받는 법이 없이 살아왔던 근대식 북한에서, 남한에 내려와 소위 사업을 한답시고 모란각을 차린 이후 그이는 남에게 거저 뜯긴 돈이 10억, 서류라고 만들었지만 역시 뜯기고 만 돈이 10억, 또한 번연히 눈뜨고 사기 당한 돈이 몇 10억 하는 식으로, 현대식 남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참으로 엄청난 수업료를 문 셈이었다. 전국의 대도시에는 거의 모란각 지점을 둔 소위 프랜차이즈사업의 회장인 그이는 정작 전셋집에 10년 가까이 된 승용차가 재산의 전부라면서 빙긋 웃었다. “내레 니북에서 내레올 때 달랑 옷 한 벌 가지고 왔수다.” 모란각의 주메뉴는 역시 평양냉면과 비빔냉면이다. 바로 이 평양냉면 한 그릇을 먹기 위하여 칠팔순의 실향민들은 노구를 이끌고 허위허위 모란각까지 찾아온다. 그이들이 먹는 평양냉면의 맛이 어찌 냉면 맛에서 끝나겠는가. 살아생전에는 밟아보지 못할 것만 같은 고향 그 자체의 맛, 스무 살 혹은 미처 스무 살도 못 되어 떠나온 후 어느 한번이라도 눈에 밟히지 않은 적이 없는 고향의 산과 들이며 거기에 아직도 살고 있는 부모형제들의 맛이 아니랴. 냉면에 이어 예부터 북한에 전해져 내려온 평양갈비온반, 뚝불고기, 털털이해장국, 명태식혜, 북한순대, 고구려갈비찜 등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모란각 특유의 메뉴들이 별로 비싸지 않은 값으로 담백한 맛을 자랑하고 있다. ■온통 나비로 장식한 ‘나비공간’ 지하철 3호선 원당역에서 의정부와 벽제 방향으로 39번 국도를 따라 5분쯤 차를 달리면 낙타고개 못 미쳐 바로 국도변에 나비공간(031-968-0742)이라는 이색적인 카페가 있다. 나비공간은 이름 그대로 실내가 온통 나비로 뒤덮이다시피 하여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직업이 아예 나비수집가인 정영운씨와 박은자씨 부부가 1998년에 연 나비공간은 정영운씨가 고등학교부터 시작하여 중년에 이르기까지 나비수집에만 30년을 바친 대가를 이곳에 다 모아놓은 셈이다. 카페 나비공간의 내부를 장식한 나비들만도 수백 마리가 넘을 터인데, 커튼, 벽시계, 테이블, 액자에서부터 심지어는 창에 드리운 커튼에까지도 온통 나비로 장식되어 있다. 그런가 하면, 카페 옆에 다른 건물에 있는 나비전시관에는 임페리얼호랑나비, 부타이티스, 골리아스, 파라다이어호랑나비, 파필리아, 메리디오나리스, 버드윙, 부엉이나비, 나뭇잎나비등 세계 희귀나비 700여 종에 무려 5000 마리가 넘는 세계 각국의 나비들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뜰 한쪽에는 나비사육장이 있어 직접 나비들을 기르기도 하는데,4월에서 9월까지는 언제라도 관람을 할 수 있어 알에서 애벌레가 되고 다시 번데기가 되어 이윽고 나비로 날아오르기까지 전과정을 살필 수가 있다. 문득 사는 일이 허방이라도 짚듯 사람을 휘청거리게 하거나 사람살이의 모든 관계가 부질없어지는 이라면 한번쯤 나비공간에 찾아와 나비가 연출해내는 환상의 시간 속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일찍이 장자(莊子)가 갈파하지 않았으랴.“내가 꿈속에서 나비가 되어 날아다니는 꿈을 꾸었으되, 꿈속의 나비가 나인 것인가, 아니면 내가 나비의 꿈속에 들어간 것인가.” 그렇듯 나비가 연출해내는 환상의 시간에 빠져 라벤더차나 페퍼민트차를 마시며 무심코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한다면, 장자가 어디 따로 있으랴. 비단 혼자서가 아니라 오랜만에 만난 이와 함께 나비공간의 시간을 좀더 감미롭게 간직하고 싶은 이라면, 나비공간이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일본식 스테이크 오븐구이에 와인을 곁들이며 저녁 한때를 지내는 것도 무방할 터이다. 나비공간에는 나비공간 정식에서부터 피자, 돈가스 같은 양식과 커피며 레몬차, 솔잎차며 꿀대추차, 국화차며 각종 주스에 파티니, 블랙러시안, 칼루아밀크 같은 칵테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메뉴를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도 나비를 이용한 상품을 개발하여 나비향수며 나비브로치에서부터 귀걸이며 핸드폰걸이, 열쇠걸이 등을 판매하기도 한다.
  • 소설 속에 핀 소녀의 ‘고구려 혼’

    지난해 2월, 인터넷 카페에 ‘고구려의 ☆꿈’이라는 제목으로 고구려 우표 만들기 100만명 서명운동을 폈던 여학생이 이번에는 역사소설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화제다. 여고 1학년이 된 신부연(17·전남 외국어고 프랑스어과)양이 지난 1월 서점가에 선을 보인 팬터지 역사소설 ‘고구려 소녀(2권·명진출판사)’에 실명 그대로 주인공인 신부연이 됐다. 글쓴이는 여성인 강영숙씨다. 줄거리는 이렇다. 중학생인 신양이 고구려 유물 전시회에 갔다가 타임머신과 같은 ‘해인의 구슬’을 통해 고구려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여기서 훗날 만주를 호령하는 광개토대왕이 되는 청년 ‘담덕’을 만난다. 이들 둘은 천하를 지배할 힘을 얻기 위해 청룡·백호·주작·현무 등 사신(四神)을 함께 찾아 나선다. 이후 이들 남녀는 시공을 넘나들며 위기에 빠진 고구려를 구한다. 작가가 꿈이라는 신양은 “누가 더 고구려를 잘 알고 더 소중히 생각하는가, 누가 더 고구려를 사랑하는지가 중요하다.”며 “이 책을 읽고 독자들의 가슴속에 잠자던 고구려의 혼이 깨어나 활활 불타오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웃었다. 나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직장내 임금격차 최고 30배

    “국영기업 경영진의 연봉은 일반 직원 평균임금의 14배를 넘지 못하도록 하겠다.” 소득불균형 현상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국 정부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소득 격차에 제동을 걸고 나왔다. 국영기업들을 총괄하는 국유자산관리위원회가 경영진 연봉의 상한선 제정 등 소득 격차 완화를 위한 각종 조치 도입을 본격화한 것이다. 6일 정치협상회의 부주석인 쉬쾅디(徐匡迪) 중국공정원 원장은 분배 불균형을 주제로 열린 정협회의에서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같은 회사내 직급 및 업무에 따른 차이와 국영기업들 간의 보수 차가 더욱 벌어지자 우선 급한 대로 1단계 조치를 취한 것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같은 국영기업이라도 석유·금융 등 독점적 업종에 종사하는 기업과 일반 국영기업의 평균 임금 차이가 10배 이상 난다. 또 같은 직급간 차이도 무려 20배나 된다. 이밖에도 같은 회사에서도 30배까지 급여 차가 난다. 이같은 조치는 회사에 따라, 직급에 따라 소득격차가 벌어지면서 계층간 위화감이 커지고 근로자 불만이 누적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구조조정이 진전되면서 일자리를 잃고 내몰린 ‘샤강’(下岡)근로자들이 크게 늘면서 소득 불균형은 국정 현안으로 부각돼 왔다. 지난주 개막된 전국인민대표대회 및 정협 등 중국 양대 민의 수렴기관의 정례회의에서도 분배 형평성 확보가 화두가 되고 있다. 이같은 조치는 ‘조화로운 사회건설’을 부르짖고 있는 후진타오(胡錦濤)정부가 내놓은 대응책 중 하나다. 후 정부는 빈부격차 심화를 사회안정을 흔들 주요 불안 요소로 보고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해나가고 있다. 지난달 베이징시 통계국 조사에 따르면 상위 20%와 하위 20%의 시민 1인당 평균 가처분소득 격차가 지난해 3.4배에서 4배로 더 벌어졌다고 발표하는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빈부차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中 “분배 우선”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 헌법상 최고의결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제10기 3차 전체회의가 5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개막됐다.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 겸 국가 주석과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지도부 전원과 2944명의 전인대 대표가 참석했다. 오는 14일까지 열흘간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원 총리는 올해 8%의 경제성장 목표를 제시하고 올해 3대 정책목표로 ▲거시경제 조정 강화 ▲개혁ㆍ개방의 지속 추진 ▲조화로운 사회 건설을 제시했다. 원 총리는 대외정책과 관련, 자주적인 평화외교 정책을 견지하며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고 세계평화를 수호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국양제(一國兩制)와 평화통일의 기본 방침 아래 독립을 기도하는 분열세력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올 성장 목표 8% 제시 올해 중국의 국정운영방향이 총괄된 정부공작보고에는 고도 경제성장 지속과 부문간 균형 발전을 병행하겠다는 새 지도부의 강력한 의지가 함축됐다. 지난 20여년간 성장 위주의 ‘선부론(先富論)’이 도·농간, 지역간, 계층간 빈부격차를 확대시켜 분열 조짐이 곳곳에서 분출되면서 4세대 지도부가 새롭게 제시한 국가발전 전략이다. 이를 위해 긴축을 위주로 한 거시(宏觀)조정 정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지난해 9.5%에 달했던 경제성장률을 8%로 낮춰 잡았다. 수출 증가율도 지난해에 34.5%에 달했던 것을 올해 15%로 하향 조정했다. 도시의 900만명 신고용 창출, 도시실업률 4.6% 통제, 소비자가격 상승 4% 억제 등의 목표도 모두 안정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재정 수입은 지난해보다 10.5% 늘어난 1조 6662억위안(약 216조원), 재정 지출은 7.6% 증액한 1조 9662억위안이다. 예산적자는 지난해보다 198억위안 감소한 3000억위안 규모이다. ●분배 정의 중시하는 조화사회 건설 원 총리는 새로운 국정이념으로 ‘사회주의 조화주의(社會主義 和諧社會)’를 제시했다. 농민과 도시 하층민 등 소외계층에 대한 분배 정의를 강조하고 분열과 격차해소를 위한 해법이다. 사회 안정의 저해요소인 지역간 발전 격차, 실업문제, 관료주의, 부정부패, 농업세 폐지와 농촌경제의 구조조정 등이 주요 정책이다. 중국은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을 2000년보다 4배 많은 4조달러,1인당 GNP는 3배 많은 3000달러로 각각 늘려 초기 복지국가수준인 샤오캉(小康)사회를 건설한다는 복안이다. ●두 자릿수 국방예산 증액 중국은 올해 국방예산 지출을 지난해보다 12.% 늘리기로 했다. 인민무장 경찰부대를 강화, 돌발사건 대처능력을 높이는 대신 병력 20만명을 감원할 방침이다. 원 총리는 정부공작보고에서 “국방과 군대 건설을 강화하는 것은 중국 현대화 건설을 위한 전략적 과업”이라고 전제하고 중국 특색의 군사변혁을 적극 추진하고 군대의 총체적 방위작전 능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국방예산 지출항목은 ▲과학기술적 군사훈련을 통한 군사인재 육성 ▲국방과학 연구 및 무기ㆍ장비 현대화 ▲국방과학기술공업의 개혁과 발전 ▲군대의 정규화 수준 향상 ▲국방동원체제 정비 등이다.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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