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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농구 챔프전] 만수, 만세… 나이스, 모비스

    [프로농구 챔프전] 만수, 만세… 나이스, 모비스

    “이 멤버로 우승 못 하면 감독이 못한 것이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지난달 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 미디어데이에서 우승을 장담했다. 2006~07시즌과 2009~10시즌에 팀을 정상으로 올린 유 감독이었지만, 당시는 이 정도까지 자신감을 보이지 않았다. 유 감독의 호언대로 모비스는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서 전승을 거두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모비스는 17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 결정전 4차전 SK와의 경기에서 3점슛 5방을 터뜨린 양동근(29득점)의 활약에 힘입어 77-55로 완승, 시리즈 전적 4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전신 기아 시절을 포함해 통산 네 번째로 챔피언에 등극했다.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한 차례도 패하지 않고 우승한 팀은 2005~06시즌 삼성 이후 모비스가 두 번째다. 양동근은 기자단 투표(78표)에서 만장일치로 PO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모비스는 외곽포가 약점으로 지적받는 팀이지만, 전반에만 3점슛 5개를 꽂아넣으며 기세를 올렸다.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SK의 골밑을 누볐고, 함지훈은 정확도 높은 슛을 날렸다. 전반을 36-30으로 앞선 모비스는 3쿼터 한때 최부경과 김선형에게 잇달아 점수를 내주며 3점 차까지 쫓겼다. 그러나 양동근의 득점포가 다시 불을 뿜으며 SK의 추격을 뿌리쳤다. 양동근은 4쿼터에서도 차곡차곡 점수를 쌓으며 20점 차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기존 함지훈과 양동근에 문태영, 김시래가 가세한 모비스는 개막 전 ‘판타스틱 4’로 불리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1라운드 6승3패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4라운드까지도 압도적인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문태영과 함지훈, 양동근과 김시래의 포지션이 중복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고, SK의 독주를 지켜만 봐야 했다. 모비스는 5라운드부터 저력을 발휘했다. 선수들의 역할 분담이 정리되면서 무적의 팀으로 거듭났다. 정규리그 막판 13연승 행진을 펼친 데 이어 전자랜드와 맞붙은 4강 PO와 챔런언 결정전에서도 한 차례도 지지 않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프로농구 최초로 정규리그 통산 400승 금자탑을 세운 ‘만수(萬數)’ 유재학 감독의 지략은 모비스 우승의 원동력이다. 유 감독은 SK 선수들의 슛 습관을 분석하며 치밀한 수비 전술을 세웠고,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이끌었다. 개인 통산 세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린 유 감독은 이 부문 공동 선두 신선우 여자프로농구(WKBL) 전무이사, 전창진 KT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야전사령관’ 양동근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활발한 움직임으로 SK가 자랑하는 드롭존 수비(변형 지역방어의 일종)를 무너뜨렸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슛을 꽂아 넣었다. 양동근은 코트 밖에서도 팀 분위기를 주도하고 외국인 선수의 적응을 돕는 등 주장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울산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정치권 ‘朴대통령 가이드라인 정치’ 논란

    16일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가이드라인’ 정치에 대한 입법권 침해 논란이 빚어졌다. 박 대통령이 전날 일부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논의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것은 정치권에 일정한 ‘지침’을 제시해 국회의 독립적인 입법권을 침해한 것이며, 대선 때 박 대통령이 재벌개혁 등에 대해 말했던 것과 비교해서도 결국 자기 부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상임위 차원의 경제민주화 입법 논의에 대해 무리한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추경은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고 했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이날 “이것이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나. 속도전을 주문하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발언”이라면서 “청와대의 브레이크나 가이드라인이 없으면 여야는 원칙을 지키면서 더 유연하고 더 빠르게 합의해 낼 수 있다. 청와대도 브레이크를 걸지 말고 국회의 논의를 지원해 달라”고 주문했다. 전문가들도 박 대통령의 ‘가이드라인’ 정치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잇따라 내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 본인이 대선 과정에서 경제민주화를 중요 공약으로 내세웠고, 현재 여야 6인 협의체가 가동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발언은 적절치 못했다”면서 “재벌개혁도 대선에서 박 대통령이 말했던 것인 만큼 ‘자기부정’으로 비판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추경 문제는 시기적으로 지금 추진하는 게 맞다는 측면에서 대통령으로서 정책 추진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다만 그 과정이 가이드라인 식으로 강제식이 아니라 청와대가 물밑에서 야당 지도부 등과 협의하는 과정 등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발언을 해석하는 시각에 따라 견해가 엇갈렸다. 의원들은 박 대통령의 발언을 “경제민주화와 관련한 대선 공약을 잘 이행해 달라”는 말로 인식하면서 ‘입법권 침해’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해석하는 것은 다소 지나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설사 방향을 제시했다고 하더라도 대통령 본인이 구상한 경제민주화 정책 방향대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반면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정부조직법에 이어 박 대통령의 국회 간섭이 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이런 엇갈린 반응에 대해 한 의원은 “박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내놓은 경제민주화 정책과 당 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 내놓은 정책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측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정부 내각을 대상으로 한 발언으로, 이러이러한 대응을 준비해 달라는 것인데 어떻게 입법권 침해일 수 있겠느냐”는 반응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제시카 알바, 최근 비키니 몸매 보니 “반전이네?”

    제시카 알바, 최근 비키니 몸매 보니 “반전이네?”

    ”두 아이 엄마 맞아? 반전이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명품 몸매의 소유자 제시카 알바가 최근 탄탄한 비키니 몸매를 공개해 팬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결혼과 출산 전 출연한 영화인 ‘판타스틱4’와 ‘신시티’ 등에서 남다른 탄력 몸매를 과시한 바 있는 알바는 최근 남편인 캐시 워렌과 휴가차 방문한 카리브해에서 전성기 못지않은 비키니 몸매를 선보였다. 많은 할리우드 여자 스타들이 여성미를 강조한 아찔한 비키니를 주로 즐기는 반면 알바는 블루와 오렌지 컬러가 조합된 스포티한 비키니로 남다른 느낌을 연출했다. 군더더기 없는 캐주얼한 디자인의 비키니와 함께 햇볕에 탄탄하게 그을린 알바의 피부와 탄탄한 몸매는 그녀가 두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반전 매력’을 뽐내며 주위의 눈길을 한 몸에 받았다. 남편 워렌과 한바탕 물놀이를 즐긴 알바는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선탠을 즐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편 알바는 최근 자서전 ‘더 어니스트 라이프’(The Honest Life)를 출간하고 작가로서 새로운 행보를 시작했다. 이 책에는 알바 본인의 이야기 뿐 아니라 평소 관심을 표해 온 환경과 건강, 육아, 뷰티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가 실려 있다. 사진=데일리메일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세계 무역 8강 코리아] 현대건설

    [세계 무역 8강 코리아] 현대건설

    “올라, 코모 에스타스?”(안녕, 어떻게 지내니?) “에스토이 무이 비엔, 이 투?”(잘 지내, 너는?) 요즘 현대건설 사옥 곳곳에서는 스페인어를 공부하는 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다. 업무 시간이 끝난 뒤 사내 강의실에서 스페인어를 공부하는 직원이 80여명에 이른다. 최근 중남미로 시장을 넓히며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2개월 단위로 진행되는 스페인어 강좌는 매회 수강생 모집이 10분 만에 끝날 정도로 직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건설은 중동 지역 플랜트 중심의 수주에서 범위를 넓혀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브라질, 에콰도르 등 중남미로 해외 시장을 다변화하고 있다. 2010년 콜롬비아에 보고타지사를 설립한 이후 2011년에는 베네수엘라에 지사를 설립했다. 중남미 지역은 국내외 경쟁사들의 진입이 본격화되지 않은 곳이다. 현대건설의 중남미 지역 신시장 개척 노력의 성과는 최근 빛을 발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2월 콜롬비아 메데진시 공공사업청에서 발주한 3억 5000만 달러 규모의 베요 하수처리장 공사를 공동으로 수주했다. 또 지난해 6월에는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PDVSA)에서 발주한 미화 29억 9500만 달러 규모의 푸에르토라크루스 정유공장 확장 및 설비 개선 공사를 수주했다. 지난해 말에는 우루과이에서도 수주 낭보를 보내 왔다. 현대컨소시엄은 지난해 11월 말 우루과이 전력청에서 발주한 6억3000만 달러 규모의 ‘푼타 델 티그레 복합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했다. 이 중 현대건설의 몫은 5억 3000만 달러다. 지난해 현대건설은 우수한 기술력 등을 바탕으로 105억 달러가 넘는 해외 공사를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1월 20억 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자베르 코즈웨이 교량 공사를 통해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누적 해외 수주 900억 달러를 달성했다. 이는 국내 건설업계가 기록한 해외 수주 누계 5300억 달러의 17%에 해당한다. 현대건설은 이제 단순 공사 수주를 넘어 중남미 각국의 환경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제안하는 전략을 짜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종합설계 등 계열사와의 협력을 보다 강화하고 있다. 또 세계적인 선진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구축해 국제 경쟁력을 가진 엔지니어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브릭스 ‘금융 독립선언’ 결국 실패

    브릭스 ‘금융 독립선언’ 결국 실패

    중국, 브라질, 인도,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BRICS) 5개국이 브릭스판 국제통화기금(IMF)인 ‘브릭스 긴급기금’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반면 브릭스판 세계은행(WB)으로 불리는 ‘브릭스 개발은행’ 설립은 최종 합의에 실패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50년간 미국과 유럽이 주도해 온 국제금융 질서에 필적할 만한 개발도상국 중심의 독립적인 국제금융기구를 만들려는 의지를 세계에 천명했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7일(현지시간) AP 등 외신들에 따르면 남아공 더반에서 이날 폐막한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브릭스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각국의 외환보유액에서 1000억 달러(약 110조원)를 출자해 긴급협의기금을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기금은 브릭스 국가가 금융위기에 빠졌을 때 자금을 지원해 줌으로써 기존 IMF의 기능을 대체하게 된다. 이번 회의의 순회 의장인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이날 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1000억 달러 규모의 외환준비 체계는 실현 가능하고 바람직한 것으로 이를 위해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계속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세계 최대의 외환보유국인 중국이 가장 많은 410억 달러를 출자하고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3국은 각각 180억 달러, 남아공은 50억 달러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기금 설립 최종 확정은 오는 9월 회의에서 이뤄진다. 이번 회의의 최대 이슈였던 브릭스 개발은행 설립 건은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브릭스 정상들은 최종 합의문에 브릭스 개발은행의 설립 필요성만을 언급하고 추후 논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주마 대통령은 이와 관련, “우리는 브릭스 주도 개발은행을 설립하기 위한 공식적인 협상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고 말해 1년 전 뉴델리 회의에서부터 시작된 논의에 사실상 진전이 없었음을 시인했다. 브릭스 개발은행 설립이 늦춰지는 것은 국가별 출연규모나 은행 운영 원칙 등 세부안에 대한 이해가 서로 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타르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5개국이 똑같이 100억 달러씩 출자해 자본금 500억 달러(약 55조원)의 개발은행을 설립하자고 주장했지만 나머지 국가들은 나라별로 경제 규모가 다르므로 출연액을 차등화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신흥 경제 대국으로서 세계 인구의 43%, 외환 보유액의 33%, 국내총생산(GDP)의 20.4%를 차지하고도 그동안 국제금융계에서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했던 브릭스의 금융 독립선언은 다음 회의로 미뤄지게 됐다. 이에 앞서 주마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브릭스 기업인위원회’가 출범했다고 발표했다. 각 회원국의 유력 기업인 5명씩으로 구성되며, 회원국 내 기업들의 상호 투자와 교역 부문 등에 있어 협력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中, 러 전투기 구입 합의한 바 없다”

    중국이 러시아산 최첨단 전투기와 잠수함을 구매하기로 합의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러시아 무기수출 당국자가 밝혔다. 앞서 중국 중앙(CC)TV, 인민일보 등 중국 언론은 25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2~24일 러시아를 방문하는 동안 러시아와 최첨단 수호이(Su) 35S 전투기 24대와 아무르급 잠수함 4척을 도입하는 내용의 협정서를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전투기 24대를 도입하는 데 최소 15억 달러를 지급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러시아 소식통은 “시 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기간 중에 무기수출 문제는 거론되지도 않았다”면서 중국이 최첨단 전투기와 잠수함을 러시아로부터 도입하기로 했다는 중국 측 보도를 부인했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전했다. 중국은 2000년대 중반까지 러시아 무기의 최대 수입국이었다. 그러나 중국이 수입한 러시아 무기를 복제해 자체 생산에 나서면서 갈등이 일기 시작했고, 양국의 대형 무기 거래가 사실상 중단됐다. 이와 관련해 시 주석의 이번 러시아 방문이 국방 분야에 대한 불신 분위기를 전환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시 주석의 방러 기간 중에 전투기와 잠수함 거래 합의와 관련한 어떤 보도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英서 숨진 푸틴의 정적, 사인 놓고 說說

    英서 숨진 푸틴의 정적, 사인 놓고 說說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의 사정 칼날을 맞아 영국에서 망명 생활을 하던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67)가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인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AP·AFP통신이 보도했다. 영국 현지 경찰은 “현재까지 사망 원인은 정확하게 설명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사고 현장 인근 도로를 봉쇄하고 정밀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베레조프스키의 사인을 둘러싸고 자살, 타살, 심근경색 등 여러 설이 분분하다. 이타르타스통신은 그가 거액의 송사에서 패소해 우울증에 시달렸다며 자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베레조프스키의 변호사였던 알렉산드르 도브로빈스키도 “런던의 지인으로부터 그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베레조프스키는 지난해 사업 파트너이자 러시아 재벌인 영국 프로미어리그 첼시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와의 법적 소송에서 패소하는 바람에 재판 비용 3500만 파운드(약 594억원)를 포함해 거액을 물어 줬고, 2011년 두 번째 부인 베샤로바와의 이혼으로 최소 2억 파운드의 위자료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 공보실장은 베레조프스키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후 “그가 몇 달 전 푸틴 대통령에게 자신의 실수를 용서해 줄 것을 요청하며, 귀국하게 해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왔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독살설이 제기됐다. 2006년 러시아를 비판한 그의 친구인 전직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가 런던에서 방사성물질에 중독돼 사망한 만큼 영국 경찰은 타살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전문가들을 그의 저택으로 급파, 현장 감식을 벌이고 있다. 심근경색에 따른 사망설도 나왔다. 베레조프스키의 또 다른 측근은 “최근 이스라엘에서 치료를 받고 영국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소련 붕괴 이후 국유 재산 민영화 과정에서 막대한 재산을 축적한 신흥갑부를 일컫는 올리가르히의 원조로 불리는 그는 1990년대 중반 보리스 옐친 대통령 및 측근들과의 유착 관계를 이용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으나 2000년 푸틴이 집권한 뒤 올리가르히와의 전쟁을 선포하자 영국으로 피신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야권 “공안검사 출신 헌재소장 부적절… 新공안통치 우려”

    야권 “공안검사 출신 헌재소장 부적절… 新공안통치 우려”

    민주통합당 등 야권은 21일 새 헌법재판소장에 박한철 헌재 재판관이 내정된 데 대해 “공안 헌재를 우려하게 하는 부적절한 지명”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과 진보정의당 의원들은 공동성명서를 내고 “박 후보자의 헌재소장 지명은 헌법을 공안법으로 전락시키는 것이자 국민을 우롱하고 전관예우 공화국을 만드는 길”이라며 “야당 법사위원들은 박 대통령이 즉각 지명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야권은 우선 박 후보자가 공안 검사 출신이라는 점을 문제 삼았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조응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등 주요 사정 라인에 이어 헌재소장까지 공안통으로 채워진다는 것이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헌재소장까지 공안검사 출신이 되면 헌재가 인권의 최후 보루가 되기는커녕 공안의 최후 보루로 작동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신(新)공안통치를 하려는 것인가 우려가 된다”면서 “박 대통령이 법질서 강화를 공안통치 강화로 이해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박근용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협동사무처장은 “재판관이 아니라 헌재 수장에 검찰 출신을 임명하는 것은 국민의 인권과 기본권 보장이라는 헌재의 특성상 적절한 인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김종배 정치평론가는 “헌재 소장이 공안통으로 된다고 해도 공안 정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선 때 박 대통령이 공약한 법질서 강화, 생활 안전 등과 연결돼 있는 측면이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야권은 박 후보자가 김앤장 법률사무소 출신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윤병세 외교통상부 장관은 김앤장 고문 출신이며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조 공직기강비서관은 김앤장에서 변호사를 지냈다. 이를 두고 박 대변인은 “대한민국이 ‘김앤장 공화국’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 박 후보자의 김앤장 경력에 대해서는 2011년 박 후보자의 헌재 재판관 인사청문회 당시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도 비판했다. 현재 청와대 정무수석인 이 의원은 당시 “한달에 6000만원이 넘는 돈이 과연 전관예우 없이 받을 수 있는 액수인가”라며 “김앤장은 자선단체인가, 경력 많은 법조인들에게 돈 대주는 회사인가”라고 지적했다. 야권의 반발로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와 국회 본회의 인준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국무위원이나 헌재 재판관과 달리 헌재소장은 인사청문회에 이어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의 동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키프로스 구제금융안 부결… 결국 ‘플랜B’로?

    키프로스 의회가 19일(현지시간) 예금 과세를 골자로 한 구제금융 협상안 비준을 부결했다. 키프로스가 새로운 재원 조달에 실패할 경우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를 맞게 되기 때문에 ‘플랜 B’가 나올지 주목된다. AP통신에 따르면 키프로스 의회는 오후 임시회의를 열고 구제금융 협상 비준안을 표결해 반대 36표, 기권 19표로 부결했다. 앞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은 키프로스에 100억 유로(약 14조 4000억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대가로 모든 은행 예금에 과세하기로 했다가 반발이 거세지자 예금 잔액 2만 유로 이하는 과세하지 않는 수정안을 마련, 의회에 제출했지만 찬성표를 한 표도 얻지 못한 것이다. 비준안 부결 후 니콜라스 파파도폴루스 의회 재정위원장은 “새 합의에 이를 때까지 은행은 계속 문을 닫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 당국은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을 막기 위해 이미 은행 영업을 21일까지 중지시켰다. 그러나 키프로스 정부가 유로존과 새로운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의회가 비준을 거부하자 유로존은 큰 충격을 받았으며, 특히 협상을 주도해 온 독일이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0일 “은행권과 고액 예금자는 구제금융에 기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키프로스 정부가 러시아에 손을 벌려 대규모 신규 차관을 얻어내려 하는 것도 유로존으로서는 불쾌한 대목이다. 키프로스 은행에는 200억 유로가 넘는 러시아계 자금이 예치돼 있어 러시아는 예금 과세가 골자인 구제금융안에 반대해 왔다. 미할리스 사리스 키프로스 재무장관은 이날 밤 모스크바를 전격 방문했으며, 러시아 측에 은행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그러나 양국 재무장관 회의는 키프로스 측의 차관 제공 요청 등에 러시아 측이 난색을 표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디스 대통령은 20일 정당 지도자들과 만나 추후 대책을 논의했으며, 정부는 국채 발행 등 ‘플랜 B’를 검토하고 있다고 BBC방송이 전했다. 그리스 일간 카티메리니는 50억 유로 규모의 사회보장기금을 쓰거나 천연가스 수익을 담보로 발행한 채권과 은행 예금의 교환 등을 ‘플랜 B’로 보도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슈퍼카에 무슨 짓을?…람보르기니 리무진 화제

    슈퍼카에 무슨 짓을?…람보르기니 리무진 화제

    과연 우리 돈으로 5억원을 호가하는 슈퍼카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이하 람보르기니)를 개조해 리무진으로 탈 사람이 있을까? 최근 영국의 리무진 서비스 회사인 ‘카 포 스타스’(Cars For Stars)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람보르기니를 리무진으로 개조할 계획을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개조 후 예상 이미지와 동영상으로 공개된 이 람보르기니 리무진은 슈퍼카의 ‘능력’은 그대로 살리면서 리무진의 특성을 합친 것이 특징. 한눈에도 2개의 문이 더 달려 차체는 길쭉해졌으나 람보르기니 특유의 날렵함은 그대로 살아있다. 내부는 그야말로 별천지다. 고급 가죽 시트는 기본이고 홈시어터급의 스크린 TV와 음향시설이 설치되어 있으며 샴페인을 즐길 수 있는 바까지 마련돼 있다.     회사 측은 “이 리무진은 한마디로 ‘럭셔리와 스타일의 폭발’이라면서 “람보르기니가 이제 폭발적인 스피드와 최고의 안락함이 공존하는 럭셔리 리무진으로 재탄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회사 측은 1년 간의 차량 외부 광고를 조건으로 람보르기니 리무진의 제작비를 후원할 업체를 찾고 있다.   인터넷뉴스팀 
  • “대통령은 야당에 양보할 명분 주고 야당은 정부출범 협조해야”

    “대통령은 야당에 양보할 명분 주고 야당은 정부출범 협조해야”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놓고 청와대와 야당의 정면충돌로 헌정 사상 초유의 ‘국정 공백’이 장기화하자 ‘지금껏 이런 국회, 이런 청와대가 없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조직법 개정이 5년마다 되풀이되는 여야 갈등의 큰 축이지만 이번처럼 국정을 볼모로 자존심 싸움을 확대한 적이 없어서다. 갈등을 치유하고 통합에 나서야 할 대통령과 정치권이 오히려 정치력 부재로 국정을 위기로 몰아넣는 행태에 대해 정치 원로와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시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통 큰 정치’를 주문했다. 이 전 의장은 5일 “모두가 자기 입장과 자기 당만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지 않는 편협한 마음이 지금의 사태를 낳았다”고 전제한 뒤 “대국민 담화를 통한 박근혜 대통령의 심경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나 그런 장면이 나오기 전에 여당은 협상력을 발휘해 야당과 타결점을 찾았어야 했고 야당도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는 데까지는 협조하고 출범한 후에 잘못한 국정운영에 대해 비판하고 시정을 요구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쪽의 기싸움에 국민들만 희생을 당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양보하는 사람이 승리하는 만큼 여야 모두 국민의 마음을 얻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창희 국회의장은 “이제 이성과 냉정을 되찾아 역지사지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면서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말이 있듯이 최선보다 나은 차선이 얼마든지 있다는 상식을 떠올리는 것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사생결단식의 정치적 후진성을 버리고 전략적 마인드를 키워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여야가 정부조직법 개정안 하나를 갖고 싸우고 있는데 그보다 중요한 국정 과제들도 있다”면서 “(야당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내주고 기초연금이나 경제민주화, 복지 등에서 얻을 수 있는 전략적 접근과 시야를 넓히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부 이양기 때마다 정부 조직을 바꾸려는 정치권의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정부 조직 개편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당연히 국회가 통과시켜 줄 것으로 판단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통령만 국민들로부터 위임을 받은 것이 아니라 의회도 국민들에 의해 선출됐다”면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경우 의회를 거쳐야 하는 만큼 (대통령이) 사전에 의회의 협조를 구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야당이 양보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 윤 교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대선 승리로 위임받았다고 해석될 수 있는 만큼 박 대통령의 뜻대로 야당이 양보하는 것이 순리이고, 청와대와 여당은 방송 장악을 막을 수 있는 별도의 규제나 제도를 만들어 야당의 우려를 불식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밝혔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대북제재, 6자 재개가 목적 돼야”

    “대북제재, 6자 재개가 목적 돼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3월 순회 의장을 맡은 비탈리 추르킨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3일(현지시간)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따른) 안보리의 새로운 대북 제재 ‘패키지’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재개를 목적으로 한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추르킨 대사는 이날 이타르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안보리가 지난 1월 22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규탄하는 대북 제재 결의 2087호를 채택했다고 상기한 뒤 “그것(2087호)에 바탕을 둔 적절한 대응이 나와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추르킨 대사는 특히 “새 대북 제재 패키지는 북한의 핵활동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고, 정치적·외교적 수단으로 6자회담을 재개하는 핵심 업무를 담아야 한다”며 “이런 접근법이 안보리의 대북 제재 논의의 길잡이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르킨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의 3차 핵실험 후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이 주도하는 강력한 대북 추가 제재에 거부감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달 안보리 의장국을 맡은 러시아가 지난달 의장국이었던 한국과 달리 대북 제재 논의에서 유화적 태도로 북한에 유리한 대응을 주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유엔본부의 상당수 외교관들은 이달 중 안보리의 북한 3차 핵실험 대응 논의가 끝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중국도 안보리 결의 2087호를 강조하며 적절한 수위의 대북 제재와 6자회담 재개에 초점을 맞춘 대응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은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논의가 좀 더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박근혜정부 국정과제 이렇게 풀자] “약속 연연말고 천천히·꾸준히 풀어가길”

    전문가들은 박근혜 정부가 향후 국정과제를 ‘천천히(Slow) 그리고 꾸준히(Steady)’ 풀어나갈 것을 주문했다.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겠다는 의지가 넘쳐 급하게 서두르다가 일을 그르칠 수도 있다’는 말은 원론적이지만 박근혜 대통령에게 가장 필요한 조언”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박 대통령이 약속에 지나치게 연연해하지 않고 애초의 생각을 고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박 대통령이 ‘증세 없는 복지’를 제시했지만 주어진 재원의 조달로는 실현이 어렵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보다 유연한 자세로 전문가들의 조언을 경청하길 바란다는 의미로 읽힌다.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정책과 관련해 김 교수는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대통령의 실천 의지가 후퇴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경제민주화에 대한 언급 횟수가 적고 (현오석 경제부총리 등) 인선을 보면 이들이 경제민주화와 관련된 법을 만들고 집행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 경제민주화 실천 의지에 대한 메시지를 더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만약 공약대로 국정과제를 풀어낸다면 한국 사회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정과제의 우선 순위를 정해 단계적인 시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컸다. 윤정길 건국대 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약속을 반드시 지킨다는 이미지를 지키려고 하다 보면 자꾸 엉뚱한 일만 벌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한꺼번에 하려고 하면 안 된다. 공약에 우선 순위를 둬 시급한 문제부터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실현이 어려우면 국민들에게 사정을 얘기하고 이해를 구하는 과정도 필수”라고 덧붙였다. 김두래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도 “국정과제를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선 순위를 두고 단계적으로 이행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김 교수는 예산 문제 등을 고려해 “증세 부분에 있어서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국회와의 소통’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정부조직 개편안 발표와 조각 인선과 관련해 심지어 여당에 알려주지 않고 상의를 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국정과제도 어차피 국회를 통과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야당 측 동의를 구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중요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정당정치가 답이다…아니다, 거리로 나가라

    정당정치가 답이다…아니다, 거리로 나가라

    목에 턱 하니 걸리는 건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노무현의 구호다. 그 나라 민주주의의 수준은 딱 그 시민의 수준만큼이라는 명제를 떠올린다면 이 말은 옳다. 무슨 세대가 보수화됐다고 한탄하건, 천지 분간 못 하고 날뛰는 어린놈들 용돈을 끊어 버리자고 제안하건 어느 쪽이든 남 탓 하지 말라는 거다. 김대중만큼, 노무현만큼, 이명박만큼, 박근혜만큼이 딱 우리 수준인 거다. 그런데 이 얘기는 정치 엘리트의 책임 문제를 끄집어내게 만든다. 세금으로 비싼 월급 주고 비서관 붙여 주고 차에다 활동비에다 사무실까지 내줬더니 고작 돌아오는 대답이 ‘이게 너네들 수준이거든?’이라면 복장 터질 노릇이다. 그래서 정치 엘리트라면 제대로 된 정책을 통해 제대로 대의 해야 한다. 그 핵심은 정당이다. 최장집그룹의 활동 공간이다. 이들이 보기에 시민들에게 늘 깨어 있고 조직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정치 엘리트들이 자신의 무능함을 시민들에게 떠넘기는 책임 전가다. 밥 벌어 먹고 살기도 힘든 시민들은 늘 새로운 뭔가에 촉각을 곤두세울 정도로 한가하고 여유롭지 않다. 그렇기에 정치 엘리트들이 제대로 된 정책 패키지를 제시해서 시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려고 하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여기엔 계급적 이익에 기반해 제대로 된 정책 패키지를 제시한다면 시민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믿음이 깔려 있다.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한 안철수가 중앙당 폐지, 의원 수 축소 같은 얘기를 정치 개혁 방안이라고 내놨을 때 최장집이 의원 수 500명으로 확대, 비례대표제 확대로 되받아친 장면은 이를 상징한다. 참여정부와 최장집그룹 간 갈등 지점은 지역감정 문제에서도 잘 드러난다. 참여정부는 지역감정 해소를 내걸었지만 최장집그룹은 제대로 된 사회경제정책만 내놓으면 지역감정은 금세 사그라질 문제로 본다. 그래서 더 중요한 정책 패키지 문제를 관료와 삼성의 손에다 넘겼으니 실패한 정권으로 규정된다. 이런 주장은 널리 퍼져 있다. 최장집그룹의 일원,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를 통해서다. ‘정치의 발견’ ‘민주주의 재발견’ 등 강의록 형식의 편안한 책이 줄줄 나왔다. 이제 균형을 잡아 보자. 때마침 ‘정치가 떠난 자리’(김만권 지음, 그린비 펴냄)가 나왔다. 저자는 평이한 수준으로 쓰인 10개의 에세이를 통해 민주주의에 대한 얘기들을 들려주는데 역시 인상적인 지점은 ‘성숙한 시민’에 대한 강조와 최장집그룹에 대한 비판이다. 일단 최장집그룹의 뼈대가 막스 베버에 있다면 저자의 등뼈는 자크 랑시에르다. 스스로를 ‘진보’라기보다 ‘자유주의자’라 규정하는 저자가 급진정치철학자 랑시에르를 호출한다는 점이 흥미로운데, 저자가 꼬집어 그 이유를 설명하진 않는다. 다만 책 전반적으로 이명박·박근혜 정권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깔려 있는데 이는 최장집그룹이 은연중에 풍기는 분위기, 그러니까 ‘민주주의 하다 보면 별의별 정권이 다 등장하기 마련’이란 태도에 대한 강한 반감과 통한다. 내용으로 들어가 보자면 박상훈이 자신의 정당정치론을 옹호하기 위해 동원하는 미국 정치이론가 엘머 에릭 샤츠슈나이더를 두고 저자는 “60년 전, 너무도 미국적인 맥락”에서 등장한 이론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오직 정당을 통해서만 정치하라는 샤츠슈나이더의 민주주의론은 “민주주의는 위에서부터 내려온다는 입장에서 한발도 벗어나지 않은” 이론에 불과하다. 특히 샤츠슈나이더는 훌륭한 정치 엘리트를 통한 정당정치를 ‘좋은 텔레비전을 사기 위해 텔레비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 필요가 없다’는 비유로 설명하는데 이에 대해 저자는 “듣기에 따라 능력 없는 인민의 편을 들어주는 말처럼 들”리지만 “개인 기호에 따른 소비상품을 집단적 삶의 방식으로서의 민주주의와 동일시하는 것부터가 잘못된 비유”라 일갈했다. 제도권 정당정치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베버가 내세운 카리스마적 지도자로의 단순한 회귀”에 불과하고 이것 자체가 정당정치의 복원을 강조하는 이들이 늘 주장하는 “제도화된 민주주의의 의미를 오히려 퇴색시킨다는 점도 기억”하라고 해 뒀다. 한발 더 나아가 박상훈이 좋은 정당의 예로 드는 독일과 스웨덴의 사례를 두고 저자는 추가 질문을 던진다. “그 정당을 떠받치고 있는 시민사회가, 그리고 시민이 얼마나 강한지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없”을 뿐 아니라 “마치 정당이 훌륭한 민주적 시민들을 만들어 낸 듯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그러기에 저자는 정당정치 강화론자들에게 연속적인 질문을 던진다. 왜 정치에 참여하는 길은 투표하는 것, 아니면 당원이 되는 것뿐인가. 정당정치가 시민의 정치적 요구를 못 따라오는 마당에 바보 같은 짝사랑도 아니고 왜 정당정치에다 무한한 신뢰를 보내야 하는 것일까. 거기다 안철수에 대한 비판에서 드러나듯 정치 개혁 방안이 정치 축소가 아닌 정치 확대여야 한다는 게 최장집그룹의 입장이라면 제도권 정치 바깥으로까지 그걸 확대하지 못할 이유는 대체 무엇인가. 정치적 진보, 민주주의의 확장을 원하는 이들은 대체 언제까지 정치 엘리트들이 정신을 다잡고 정당을 통해 호명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말인가. 어느 쪽을 택하든, 둘 다를 택하든, 둘 다를 버리든 선택은 독자의 몫이다. 현실은 늘 다면적이니까. 다만 민주주의의 미래에 관심이 있다면 양쪽 글은 다 읽어 보는 것이 좋겠다. 박상훈의 글처럼 대중 강연 형식으로 부드럽게 쓰여 있으니까. 정치적 유토피아의 복권을 주장하는 다섯 번째 에세이, 민주주의란 통치권자로서 인민을 상정한다는 점에서 데모크라시이기도 하지만 구성원 간 평등과 서로 간 지배하지 않음을 전제하는 이소노미(isonomy)이기도 하다는 일곱 번째 에세이, 최장집이 즐겨 인용하는 아담 셰보르스키를 통해 거꾸로 왜 계급 배반 투표 행위가 일어나는지 설명하면서 연대의 가능성을 찾는 여덟 번째 에세이 등은 꼭 읽어볼 만하다. 1만 30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책꽂이]

    서양고대철학 1(강철웅 등 지음, 길 펴냄)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로 각인된 서양 고대철학을 우리 연구자 30명이 우리 입장에서 정리했다. 전반적인 개론서다. 서양고전학연구소와 함께 내는 책으로 모두 2권으로 기획됐고, 1권은 그리스철학의 여명기에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까지, 2권은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철학을 다룰 예정이다. 3만원. 민주주의의 재발견(박상훈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지난해 안철수 바람 때 사람들이 가장 경악했던 것 가운데 하나는 그가 오랜 고민 끝에 내놓은 대책이라는 게 겨우 중앙당 폐지, 의원 수 축소 같은 방안이었다는 점이다. 새 정치 운운했지만 결국 기성 정치에 대한 반감에만 의존한, 또 하나의 반 정치의 정치 혹은 포퓰리즘이란 냉혹한 평가가 따라붙었다. 그 얘기들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저자는 힘들고 어렵고 다소 둔중해 보일지라도 왜 정당을 통한 대의민주정치만이 해답일 수밖에 없는지를 반복적으로 설명한다. 1만원. 표창원 보수의 품격(표창원·구영식 지음, 비아북펴냄) 그걸 이제야 알았느냐고 너무 냉혹하게 굴지 않기로 한다. 어쨌든 진짜 보수라면 친북 좌빨 따위의 유치한 주장을 집어치우고 진짜 품격 높은 보수를 해보자고 선언하면서 기득권을 내려놓은 것 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니까. 그가 생각하는 진짜 보수의 모습을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냈다. 1만 4000원. 일본 언론법 연구(한영학 지음, 한울아카데미 펴냄) 일본의 과거와 현재의 언론법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지침서. 구 언론법제의 절대적 통제 구조, 현행 언론법제에서 표현의 자유와 불합리한 규제 등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일본의 언론법제이지만, 공영 방송의 위기나 수신료를 둘러싼 논란 등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5만 4000원. 좋은 정부 나쁜 정부(박희봉 지음, 책세상 펴냄) 늘 씹히는 게 정부다. 그래서 정부가 문제 있다는 말은 이제 누구나 쉽게 다 하는 얘기가 됐다. 기업은 월급을 주니 입도 뻥긋하면 안 되고 시민단체는 옳은 말만 하니 그냥 다 정부 탓이다. 저자는 플라톤의 철인정부론에서부터 사회자본론의 공동체정부에 이르기까지 서양역사에서 등장한 10가지 정부 모델에 대해 분석해뒀다. 1만 5000원.
  • 불황 때문에… 불안 때문에

    불황 때문에… 불안 때문에

    성인 가출신고가 최근 크게 늘고 있다. 오랜 불황 탓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성인이 늘어 도망치듯 집을 나가는 일이 흔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흉포해진 범죄 탓에 가족의 귀가 시간이 조금만 늦어져도 다급히 가출 신고하는 일도 잦아졌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 가출’ 신고건수는 모두 5만 2071건으로 전년의 4만 4594건보다 16.8%나 늘었다. 2008년에 3만 9299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년 새 32.5%가 증가했다. 이에 반해 ‘청소년 가출’ 신고는 지난해 2만 690건이 접수돼 전년(2만 434건) 대비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성인 가출 통계는 만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잡으며 14세 미만 아동이나 지적장애인, 치매노인 등이 제때 귀가하지 않으면 ‘실종’으로 간주해 경찰이 수색에 나선다. 가족 전문가와 일선 경찰들은 성인 가출이 급증하는 주원인으로 불황에 따른 가정 해체를 꼽았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가계부채가 쌓이고 서민경제가 악화돼 가족을 더 이상 책임지기 어려워진 사람들이 늘면서 가출자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1997년 외환 위기 때에는 부모가 아동을 유기하는 무책임한 행동이 증가했는데 지금은 부모가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가정을 탈출하는 일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경찰서 실종수사팀 형사는 “성인 가출은 매맞는 아내 등 가정 불화에 시달리거나 채무관계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때 발생한다”면서 “장기불황 탓에 빚쟁이에 쫓기는 사람이 늘어 성인 가출자가 덩달아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성폭행 등 강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해 치안 불안감이 고조된 까닭에 가출 신고가 늘어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형사는 “지난해 4월 오원춘 사건 이후 아내나 딸, 심지어 성인 남성의 귀가시간이 조금만 늦어져도 불안하다며 가출 신고를 하는 경향이 생겼다”면서 “오인신고가 많아 신고 접수 뒤 채 하루가 안 돼 신고를 취소하는 일도 많다”고 전했다. 성미애 방송통신대 가정학과 교수는 “불황, 빈곤이 장기화하면 삶이 나아질 가능성이 없다고 느껴 부양의무를 회피하려는 경향이 생긴다”면서 “그러나 결혼, 가족 등은 책임이 전제된 관계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與 제2 새마을운동 추진 움직임에 野 반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선거 때 제기한 ‘잘살아 보세’란 구호가 정부여당을 중심으로 제2의 새마을운동 추진 움직임으로 구체화되면서 야권이 반발하는 등 논쟁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 농림수산식품부가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제2새마을운동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한 데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도 국민 정신운동으로 승화시키자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살아 있는 권력’인 박 당선인에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새마을 신화’를 오버랩시켜 일종의 ‘구애’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과 함께 시대착오적인 관제식 발상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특히 지난 4일 새누리당 대전·충남지역 국회의원들과 식사할 때 다보스포럼 특사였던 이인제 의원이 세계적으로 새마을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하자 일부 의원들이 “새마을운동을 국민 정신운동으로 승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며 비판했다. 설훈 의원은 “화석화돼 가는 것을 끄집어내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시대착오다. 퇴행적인 사고로 구태의 전형이다. 이런 판단을 하면 앞으로 참 힘들어질 것”이라면서 “박정희를 죽이는 것이고, 과거 속에 가두는 것”이라고 평했다. 문병호 의원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과 지금은 많이 바뀌었고, 민(民) 주도에 국민 소통 시대다. 국가주의적으로 끌고 가는 시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농림수산식품위 소속으로 지역구가 농어촌인 김승남 의원도 “농어촌 후생대책이나 노령화 복지문제 등 대책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평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도 “제2새마을운동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이 새마을 운동을 했다는 신화를 되살리려 하거나, 살아 있는 권력인 박 당선인에게 잘 보이려 하는 등 관제식 발상이라면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새누리당 의원 상당수는 정신운동 등으로 변형 시행을 주문했다. 박 당선인 지역구(대구 달성군) 출신 이종진 의원은 “협동정신 등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바람직하다”면서 “지금은 새마을 정신운동이 사회 양극화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각박할 때 화합하고, 도와주는 정신교육을 병행하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강기윤 의원도 “새마을운동을 시대에 맞게 어떻게 각색하느냐가 중요하다. 우리 사회 소득과 이념 등의 스펙트럼이 다양해졌다”면서 “다양성을 하나로 통합하고 묶어가는 게 필요하다. 새마을운동을 그런 식으로 시대에 맞게 기능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2013년 오늘 한국에서 신작로를 넓히고 마을 길을 닦고 할 일이 아니다. 경제 회생 정책을 하더라도 새로운 시대 정신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뉴스 분석] 새 정부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최대 변수

    [뉴스 분석] 새 정부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최대 변수

    새 정부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두고 이에 저항하는 정부 부처와 국회 상임위원회, 이익단체 등 이른바 ‘철의 3각동맹’이 구축되는 모양새다. 이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논의 과정에서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뜨거운 감자는 외교통상부에서 통상교섭 기능을 떼내는 문제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소속 정의화·정병국·길정우 새누리당 의원, 심재권 민주통합당 의원 등은 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개정안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전날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위헌’ 주장에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이 즉각 “부처 이기주의”라고 강경 대응했음에도 정작 외통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행정부의 손을 들어 준 꼴이다. 인수위와 외교부의 정면충돌 양상은 다른 부처로도 확산될 조짐이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신설 예정인 미래창조과학부로 산학협력 업무를 넘기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 전국대학교무처장협의회와 한국중등직업교육협회 등 관련 단체도 “교육부가 산학협력 업무를 맡아야 한다”는 의견을 인수위에 전달했다. 민주당도 교육부에 산학협력 기능을 그대로 두는 수정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농림수산식품부를 농림축산부로 바꾸는 문제에 대해서도 농촌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여야 의원은 물론 농민단체들까지 가세해 반대하고 있다. 국회 농식품위는 전날 전체회의에서 명칭에 ‘식품’을 넣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은 “인수위의 식품 정책은 농업의 특수성을 배제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방송통신 진흥 등 핵심 업무를 미래부에 넘기는 개편안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와 상임위는 물론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진보단체들도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백재현 의원은 이날 “공익재를 활용한 방송 정책이 독임제 부처인 미래부로 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논의 과정에서 부처 논리를 관련 단체가 지원사격하는 형태가 빈번하게 나타날 것”이라면서 “일부 단체는 사실상 해당 부처가 동원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인수위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원안 사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부처와 국회, 이익단체가 이렇듯 한목소리를 내면서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이해 당사자들에게 의견을 구하는 소통 과정이 없었기 때문”이라면서 “국회 논의에 앞서 조직 개편 효과나 평가 등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용어 클릭] ■철의 3각동맹 이익을 공유하는 국회 상임위와 관료조직, 이익집단이 동맹관계를 형성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정책학 용어. 이들 3자는 정보가 많고 조직화돼 있어 소수임에도 정책 과정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이익집단 정치를 설명하는 개념이다.
  • [책꽂이]

    국가는 내 돈을 어떻게 쓰는가(김태일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복지 논쟁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재정문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균형감각이다. 필요 없는 낭비는 과감히 줄여야 하지만, 꼭 해야 할 일이라면 빚을 내서라도 해야 한다. 그러니까 국가 재정 문제라는 게 단순히 플러스, 마이너스를 따져 숫자상으로 적당히 균형을 잡는 게 아니라 정치적 판단과 정책적 우선순위가 반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차원에서 재정 문제에 대한 논란과 해법을 짚었다. 1만 5000원. 동자문(이토 진사이 지음, 최경열 옮김, 그린비 펴냄) 저자는 17세기 일본 에도시대 고의학(古義學)파의 창시자다. 고의학이란 주희의 성리학을 너무 추상적이라 비판하면서 공자와 맹자의 원뜻을 찾아 물은 뒤 실생활에서 기꺼이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고의학은 이후 일본 유학의 독자성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자의 논어를 풀이한 것인데, 어린 동자가 묻는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꾸며져 동자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출판사가 내놓는 이토 진사이 선집 가운데 1권으로 앞으로 ‘논어 고의’, ‘맹자 고의’ 등이 번역돼 선보일 예정이다. 2만 3000원. 다운사이징 데모크라시(매튜 크렌스 등 지음, 서복경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 ‘주식회사 대한민국’이란 표현이 뭔가 세련된 느낌을 주는 시대다. 그런데 자유주의 정치학자 2명이 함께 쓴 이 책에서 저자들은 시민을 고객으로 전락시킨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조목조목 지적한다. 대중민주주의에서 개인민주주의로 바뀌었는데, 권리를 지닌 유권자가 서비스를 돈 내고 쓰는 소비자로 바뀐 것이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는 주장이다. 2만 3000원. 일기로 본 조선(규장각한국학연구원 엮음, 글항아리 펴냄) 12편의 일기를 통해 조선사회를 들여다본다. 가령 병자일기는 병자호란 때 피란길에 오른 남평 조씨의 일기인데 3년여간의 피란 과정에서 겪은 수많은 일들을 꼼꼼하게 다 기록해 뒀다. 이외에도 아버지의 엄명으로 무려 68년간 일기를 쓴 노상추의 ‘노상추일기’, 17세기 중앙 정계와 지방 유생의 동향을 알 수 있는 ‘계암일록’ 등이 흥미롭다. 2만 3000원. 이것이 민주주의다(김비환 지음, 개마고원 펴냄) 오늘날 누구나 바람직한 가치로 입에 올리는 민주주의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강의체 문투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나갔다. 눈에 띄는 부분은 유교적 전통과 민주주의의 접합 가능성을 모색하는 마지막 부분. 사림의 공론정치, 유교적 헌정주의, 충서 가치의 재발견 등을 언급하고 있다. 2만 2000원. 적군파(퍼트리샤 스테인호프 지음, 임정은 옮김, 교양인 펴냄) 20대 초반 젊은이들 몇이서 세계혁명을 기획했다. 적군파라 불렸다. 여기까지는 농담하냐고 비웃어주면 된다. 그런데 이들은 한 산장에 틀어박혀서는 19명의 동지가 12명의 동지를 찔러 죽이는 참극을 벌였다. 특별한 이유도, 배경도 없다. 이 사건 이후 일본 좌파 학생운동이라는 표현은 완전히 소멸해 버렸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저자는 적군파를 악마화하는 대신 사회심리학적으로 추적했다. 1만 6000원.
  • [뉴스 분석] 朴 자물쇠 용인술 ‘부실검증’ 부메랑

    [뉴스 분석] 朴 자물쇠 용인술 ‘부실검증’ 부메랑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사 방식이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을 계기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시스템보다 참모진들에게 의존하고, 검증보다 보안에 신경 쓰는 용인술이 부실 검증으로 연결돼 잇따라 문제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무난한 인사’로 평가받았던 김 총리 후보자마저 ‘부동산 투기·병역·탈세’ 의혹에 휘말리자 용인술 자체를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당선인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선 당시만 해도 청와대 등 관련 정부기관들의 도움을 받아 병역과 납세, 전과 등 예민한 부분까지 들여다봤다. 다만 이때도 과거 정권에서 주로 활용했던 언론이나 주변 인물 등을 통한 평판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총리 후보자 인선에서는 정부기관의 협조도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실은 김 후보자 장·차남의 군 면제 등의 논란에 대해 지난 27일에서야 “관련 서류를 해당 기관에서 받아 확인하겠다”고 했다. 지금까지 직계 비속의 병역, 납세 등 기초적인 사안에 대한 검증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한다. 검증 역시 이재만 전 보좌관 등 당선인 비서실 소속 소수 인력이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인선 과정은 인수위 핵심 관계자들조차 알지 못했다. 덕분에 보안은 철저했지만 역으로 검증이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는 요인이 됐다. 인수위 주변에서는 인수위원들이 ‘소신 발언’을 내놓기보다는 ‘철통 보안’에 더 신경 쓰는 것도 박 당선인이 인사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28일 “인수위원들이 새 정부 출범 이후 자리 욕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박 당선인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불통 인사, 깜깜 인사가 매우 위험한 수위”라며 “(박 당선인의) 개인 파일에 의존한 나 홀로 인사가 계속되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인사검증 매뉴얼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먼저 인사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새로 인사검증 시스템을 만들어 차근차근 문제를 풀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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