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반군 러 관청 습격/부데노프스키시/시민·경찰등 41명 사살
【모스크바 AP AFP 로이터 연합】 체첸반군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무장괴한 1백여명이 14일 러시아 남부의 부덴노프스크시를 공격,시민과 경찰 등 최소한 41명을 죽이고 1백60여명의 인질을 잡고 체첸공화국 방면으로 도주했다.
박격포와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이들 괴한들이 이날 정오께(현지시간) 2대의 트럭과 2대의 버스에 나눠타고 체첸공화국에서 북쪽으로 70㎞ 떨어진 인구 10만명 규모의 부덴노프스크로 진입해 시의회,은행,경찰서 등 주요건물을 공격하고 전화선을 끊는 등 주요 관공서들을 공격했다.
러시아군은 이와 관련,북부 카프카스지방의 군대에 비상경계령을 내렸으며 수도 모스크바의 정부기관 등 주요시설에 대한 경계 강화를 지시했다.
이타르타스통신은 올레그 소스코베츠 러시아 제1부총리가 관계기관의 비상대책회의에서 이들 테러분자가 러시아정부의 체첸공화국에 대한 군사개입 중지를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모스크바 연합】 지난 14일 러시아 남부 부데노프스크시의 대형병원을 점거한 체첸분리주의자테러범들이 억류하고 있는 인질의 숫자는 1천여명에 달한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15일 스타브로폴 지방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타르타스통신은 하룻밤을 테러범들에게 붙잡혀 있는 병원내 인질의 숫자는의사와 간호사 등 직원 4백여명과 입원중인 환자 5백여명을 포함해 모두 1천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러,인질협상
【모스크바 AFP AP 연합】 니콜라이 예고로프 부총리를 비롯한 러시아 고위관리들은 15일 체첸반군으로 보이는 무장괴한들이 러시아군이 체첸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붙잡고 있는 60여명의 인질들을 모두 살해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남부 부데노프스크에서 무장괴한들과 협상에 들어갔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체첸,대러 테러 배경과 전망/거점잃은 반군,민간인 테러로 보복/러 소탕작전에 저항… 최대규모 습격
부데노프스크시 테러사건은 체첸사태 발생이후 체첸공화국 영토 밖에서 벌어진 최초의 대규모 테러라는 점에서 많은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러시아 정부는 특히 이번 사건이 13일 체첸영토내 저항군 거점에 대한 막바지 소탕작전을 끝낸 바로 이튿날 일어났다는 점에서 크게 당황하고 있다.가장 우려해왔던 최악의 시나리오,즉 러시아영토내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한 체첸저항군들의 무차별 테러가 현실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6월초 체첸저항군의 산악거점 사령부가 위치한 베데노지역이 러군 수중에 들어간 뒤 저항군은 그동안 몇개 그룹으로 나뉘어 산발저항을 계속해왔다.지휘체계도 일원화되지 않아 두다예프가 지휘하는 그룹과 체첸군 총사령관인 아슬란 마스하도프,그리고 샤밀 바사예프 사령관이 이끄는 조직 등으로 흩어졌다.이런 상황에서 13일 최후저항거점인 샤토이,노자이유르트에 대한 러군의 대규모 공격이 감행됐던 것이다.
사건 배후가 아직 분명히 가려진 것은 아니지만 러시아 텔레비전이 내보내는 화면 등을 보면 체첸저항군 일파가 저지른 것이 분명한 것같다.이제 체첸군도 러시아군과 정상적인 화력대결을 벌일 단계는 지났다고 판단한 듯하고 이는 두다예프가 여러차례 호언해온 마지막 수단인 민간인에 대한 테러의 신호탄인 셈이다.
그러나 이런 위협에 굴복해 러군이 체첸영토에서 물러날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다는 게 이곳 군사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당초 체첸에 무력을 투입해 군사작전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보여주었듯이 옐친정부가 민간인 희생을 두려워해 군대를 철수할 리는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사건은 군사적으로 궁지에 몰린 저항군 일부가 저지른 단발적인 성격이 짙다.따라서 사태의 파장을 보는 시각도 대체로 체첸측에 대해 부정적인 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