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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PB] 승엽, 연장서 끝냈다

    이승엽(29·롯데 마린스)이 연장 11회 극적인 결승 2점포를 뿜어내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승엽은 18일 삿포로돔에서 벌어진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원정경기에서 2-2로 팽팽히 맞선 연장 11회 초 통렬한 투런 홈런으로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이승엽은 시즌 21호 홈런을 기록, 퍼시픽리그 홈런 더비 5위를 달렸다. 이날 니혼햄이 좌완을 선발로 내세우는 바람에 출장 명단에 오르지 못한 이승엽은 9회 지명대타로 나서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 나갔다.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지 못한 이승엽은 두번째 타석인 11회 초 2사 1루에서 상대 네 번째 투수인 우완 다테야마 요시노리의 139㎞짜리 5구째 직구를 힘껏 끌어당겨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는 짜릿한 2점포를 쏘아올렸다. 지난 3경기 동안 무안타로 침묵하던 이승엽은 이날 1타수 1안타 2타점으로 전날 .259에 머물던 타율을 .262로 끌어올렸다. 롯데는 이승엽의 결승포로 니혼햄을 4-3으로 물리쳤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박기철의 플레이볼] 인기 되살린 ‘슈퍼스타즈’

    1984년 6월23일 잠실(수용규모 3만 500명)에서는 지금까지도 최다 관중으로 기록된 3만 5000명의 관중이 찾은 가운데 올스타전이 열렸다. 그 해는 LA 올림픽이 열리는 해여서 많은 야구 관계자들의 우려를 샀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1996년 7월9일 필자는 필라델피아의 베테랑스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을 관전할 기회가 있었다. 경기 시작 전 대형 스크린에는 아지 스미스와 칼 립켄 주니어를 한 화면에 비추면서 “여러분은 지금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두 명의 유격수를 마지막으로 한 구장에서 동시에 보고 있습니다.”라는 장내 방송이 나왔고 모든 관중이 기립 박수를 보냈다. 두 선수의 소속 리그가 달라 둘이 한 무대에서 뛰는 것을 보기란 올스타전이 아니면 불가능했다. 그러나 이런 올스타전의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듬해 광주에서 열린 올스타전은 관중이 4000여명에 머물렀다. 때문에 한국프로야구는 이후 3경기를 치르던 올스타전을 한 경기로 줄여 올스타전을 개최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의 인기 역시 예전만 못하다. 가장 큰 원인은 인터리그. 월드시리즈가 아니면 맞붙을 기회가 없던 팀들이 인터리그를 통해 수시로 만난다. 선수들 역시 FA로 한두 번은 팀을 옮겨 다녀 평생 한번도 마주치지 못하는 경우는 크게 줄었다. 하락하는 올스타전의 인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메이저리그는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한국프로야구 역시 연예인 공연이나 경품 등의 관중 유인책으로 인기회복을 노렸지만 효과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올해 올스타전(문학)을 보면서 야구의 인기는 야구로서 찾아야 한다는 점을 새삼 느꼈다. 가장 참신한 기획은 원년 삼미 슈퍼스타즈 선수들을 초청한 것. 영화 덕도 있었겠지만, 인천 팬들은 왕년의 슈퍼스타즈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시구를 연예인이나 고위 관료가 아닌 인천 출신의 슈퍼스타이자 암투병 중인 박현식 전 감독이 한 것도 팬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슈퍼스타즈 선수들은 유니폼을 벗은 지 20년이 넘었지만 팬들은 그들을 잊지 않고 있었다. 이날 박수를 받은 것은 인천 연고의 야구 선수뿐만이 아니다. 최근 현역 생활을 마감한 장종훈이 마지막 9회말 타석에서 땅볼 아웃됐을 때와 경기가 끝난 다음 선수들이 그를 헹가래쳤을 때, 팬들의 기립 박수가 쏟아졌다. 지역 연고를 넘어 기립박수를 보내는 팬들의 수준에서 올스타전은 물론 한국 야구의 인기 회복 가능성을 찾을 수 있었다. 한국처럼 팀 수가 적은 나라에서 올스타전이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 팬들도 연예인을 보거나 경품을 타기 위해 야구장을 찾지 않는다. 이번처럼 올스타전이 팬의 추억을 되살리고 야구로서 야구의 인기를 살리는 대회로 발전해 나가길 기원한다.‘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tycobb@sports2i.com
  • [프로야구 2005] 롯데 이대호 ‘별중의 별’

    ‘부산 갈매기’ 이대호(23·롯데)가 생애 처음으로 참가한 올스타 무대에서 ‘미스터 올스타’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대호는 16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05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동군(삼성·두산·롯데·SK) 5번타자로 선발 출장,1점차로 뒤지던 8회 팀의 승리를 결정짓는 극적인 역전 투런홈런을 성공시켜 6-5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대호는 기자단 투표에서 모두 47표 중 42표를 획득, 각각 3표와 2표를 얻는 데 그친 홍성흔(두산)과 정성훈(현대)을 제치고 ‘별중의 별’ 자리에 올랐다. 이대호는 동군과 서군(현대·한화·기아·LG)이 각각 2방과 3방씩의 홈런 공방으로 1점차 접전을 벌이던 결정적인 순간 빛을 발했다.4-5로 뒤진 8회말 1사 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대호는 서군 투수 지연규(한화)의 가운데로 몰린 변화구를 힘껏 걷어올려 좌측 펜스를 훌쩍 넘기는 125m짜리 역전 투런홈런을 쏘아올리는 등 4타수 1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이로써 이대호는 김용희(82,84년), 허규옥(89년), 김민호(90년), 김응국(91년), 박정태(98,99년), 정수근(04년) 등 쟁쟁한 팀 선배들의 뒤를 이어 롯데 선수로는 7번째 ‘미스터 올스타’에 선정되는 기쁨도 함께 누렸다. 한편 이날 처음 올스타전 지휘봉을 잡은 동군의 선동열(삼성) 감독은 김재박(현대) 감독이 이끄는 서군을 꺾고 2년 연속 승리를 이끌며 동군의 역대 전적 18승11패 우위를 이어갔다.또 경기 도중 열린 홈런 레이스 결승에서는 ‘차세대 거포’ 김태균(한화)이 5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려 2개를 친 박재홍(SK)을 제치고 올스타 최고의 슬러거가 됐고, 타자들의 스피드킹 대결에선 정성훈(현대)이 무려 152㎞ 광속구를 던져 1위를 차지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롯데그룹(1)-신격호 회장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롯데그룹(1)-신격호 회장家

    신격호 롯데 회장은 빚을 몸속의 열에 비유하곤 한다. “몸에 열이 오르면 병이 나고 심하면 목숨이 위태롭다. 과다한 차입금은 만병의 근원이다. 특히 잘하지도 못하는 업종에 빚을 내 사업을 벌이는 것은 사회적으로 죄를 짓는 일이다.”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의 과다한 차입경영이 논란이 되고 있는 요즘, 신 회장의 말은 울림이 크다. 일각에서는 “껌 팔아 부자됐다.”며 롯데의 국가경제 기여도를 얕잡아 보기도 하지만, 기여도가 높다는 삼성·현대·LG 등이 저마다 골칫덩이 자식 한두 개 때문에 국가경제에 고통을 줄 때도 롯데는 어느 계열사 하나 그런 곳이 없었다.“실패하더라도 빚을 돌려줄 수 있는 범위에서만 투자한다.”는 신 회장의 무차입 경영 덕분이다. 롯데그룹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현재 70.3%. 삼성(50.0%) 다음으로 재무구조가 튼실하다. 단돈 83엔을 들고 일본땅에 건너가 ‘조센징 장사꾼’이라는 멸시를 받아가며 부(富)를 일군 신 회장. 그렇게해서 번 돈으로 고국에서 다시 기업을 일으킨 그는 한·일 양국에 사업체를 갖고 있지만 지금껏 과실송금을 한번도 한 적이 없다. 한국에서 번 돈은 고스란히 한국에 재투자하고 있다. 고(故) 정주영 현대 창업주가 중후장대 기간산업을,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경박단소 첨단산업을 일으켰다면, 신 회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서비스산업을 개척한 선구자다. 몇 안되는 생존 창업주인 그는 여든을 훌쩍 넘긴 지금에도 여전히 서울과 도쿄를 오가며 ‘셔틀경영’을 하고 있다. ●또다른 이름 시게미쓰상 그는 홀수달에는 신격호, 짝수달에는 시게미쓰 다케오(重光武雄)가 된다. 홀수달에는 한국에서, 짝수달에는 일본에서 일한다. 그의 셔틀경영이 언제쯤 시작됐는지 정확히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주위에서는 모국 투자가 시작된 1960년대 말부터라고 짐작한다. 벌써 30년째다. 월말이 되면 수행원도 없이 혼자 공항에 나가 훌쩍 비행기를 탄다. 생활철학인 거화취실(去華就實·화려함을 멀리하고 실속을 추구)이 엿보이는 단면이다. 한국에 머무를 때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을 쓴다. 집무실 겸 숙소다. 외출은 거의 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바로 옆의 롯데백화점 매장을 둘러보는 정도다. 올빼미족에게 반가운 얘기 한가지. 신 회장은 창업주 총수로는 드물게 ‘새벽형 인간’이 아니다. 오전 8시쯤 일어나 9시에 호텔방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그를 오랫동안 지켜본 임원들은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라고 입을 모은다. 우선, 말수가 적다. 칭찬에도 인색하다.“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이 지론”이라고 스스로 말할 만큼 완벽주의자다. 타고난 내성적 성격에 오랜 일본생활까지 겹쳐 웬만해서는 ‘혼네’(속내)를 내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때로 냉정하다는 얘기도 듣는다. 둘째아들인 신동빈 롯데 부회장이 “결단코 자상한 분은 아니다.”라고 했을 정도다. 언론에도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단돈 83엔 들고 일본으로 신 회장은 1922년-원래는 1921년생이지만 호적에 1년 늦게 올랐다-경남 울주군 삼남면 둔기리에서 5남5녀의 맏이로 태어났다. 울산농업보습학교를 나와 경남도립 종축장에 기수보로 취직했지만 “박봉의 삶이 싫어” 1941년 일본행 관부연락선을 탔다. 이 때가 열아홉살. 고향친구 자취방에 얹혀 살며 신문·우유 배달 등 닥치는 대로 잡일을 했다. 돈이 모이면 헌책방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작가 지망생의 꿈은 오래 가지 못했다. 문학으로는 먹고 살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기술을 배워야 했다. 와세다고등공업학교(현 와세다대 이학부) 화학과에 입학했다. 일본 패전의 기색이 짙어가던 1944년 어느날, 조선인 청년의 성실성을 평소 눈여겨보던 한 일본인 노인이 “커팅오일(기계를 갈고 자르는 선반용 기름) 사업을 해보라.”며 선뜻 6만엔을 내놓았다. 그러나 첫 사업체는 공습을 맞아 완전히 불타버렸다.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친구들은 “귀국선을 타자.”고 종용했지만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고는 살 수 없는 게 그였다. 빚을 갚으려면 돈을 벌어야 했다.1946년 5월 도쿄 스기나미구(區)의 낡은 창고에 가마솥을 내걸었다. 그럴 듯한 간판(히카리특수화학연구소)도 달았다. 커팅오일을 응용해 만든 비누와 크림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1년반만에 노인에게 진 빚을 모두 갚았다. 내친 김에 비누를 만들던 가마솥과 국수를 뽑아내던 기계로 껌을 만들었다. 또다시 대박. 신주쿠 허허벌판에 종업원 10명의 주식회사 롯데가 탄생했다. 껌회사에 소설 여주인공(‘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샬로테) 이름을 붙인 발상이 생뚱맞아 보이지만, 못다한 문학청년의 꿈은 그렇게 해서 다소 풀렸다.1948년 6월28일의 일이다. 신 회장은 훗날 “롯데라는 이름은 내 일생일대의 최대수확이자 최고의 선택”이라며 흡족해했다. 그가 1967년 한국에 롯데제과를 설립했을 때, 일각에서는 “고국에 대한 첫 투자가 겨우 소비재 사업이냐.”며 비판했다. 신 회장은 이렇게 항변한다.“한·일 수교로 모국 투자길이 열리자 당시 정부는 내게 종합제철소를 지어달라고 했다. 그래서 후지제철소(현 신일본제철)의 도움을 받아 설계도까지 만들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정부가 갑자기 태도를 바꿔 직접 제철소(포항제철)를 짓겠다고 했다.” 어찌됐든 그렇게 ‘성공한 재일교포 사업가’로 고국에 진출한 그는 한국롯데를 국내 재계서열 5위의 ‘유통 명가’로 키워냈다. 지난해 말 현재 자산 29조 7000억원, 계열사수 41개, 종업원수 3만 5000명이다. 일본롯데에 비교도 안됐던 매출액(26조원)은 7대3 규모로 역전됐다. ●일본인 아내와 재혼 신 회장은 조혼 풍습에 따라 1940년 둔기리의 고향처녀(노순화)와 결혼했다. 신혼생활은 신 회장의 일본행 가출로 1년여만에 끝났다. 노 여사는 남편의 금의환향을 끝내 보지 못하고 1951년 29살에 요절했다. 신주쿠 허허벌판에서 일본 1위의 껌업체 하리스와 10년 상전(商戰)을 벌이는 동안, 신 회장에게 큰 힘이 돼준 이는 1952년 재혼한 일본인 아내 다케모리 하쓰코(竹森初子·78)씨였다. 결혼후 남편성을 따 시게미쓰로 바꿨다. 당시 일본 외무성 대신의 여동생이었다. 경영에 일절 참여하지 않는 시게미쓰 여사는 성품이 온화하다는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우리말을 잘 하지는 못하지만 알아듣기는 한다. 신 회장은 노 여사와의 사이에 맏딸 영자씨를, 시게미쓰 여사와의 사이에 동주·동빈 두 아들을 두었다. 롯데가의 한 인사는 “동주와 동빈이는 일본에서 나고 자라 집안에서는 히로유키, 아키오라는 일본이름으로 더 친숙하게 불렸다.”고 전했다. ●백화점 주역 신영자 부사장 모녀 신 회장의 맏딸 영자(63)씨는 롯데쇼핑 총괄 부사장 겸 호텔롯데 면세점 총괄 부사장을 맡고 있다. 부산여고와 이화여대 가정학과를 나왔다. 유통업계의 라이벌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는 대학 동창이다. 지난해 말 롯데면세점 모델인 ‘욘사마’ 배용준씨의 사진전에 직접 참석했을 만큼 회사일에 적극적이다. 유통 사업가답게 의상과 화장이 화려하다. 다소 깐깐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새어머니인 시게미쓰 여사와는 팔짱을 끼고 다닐 정도로 사이가 좋다. 1967년 장오식 전 선학알미늄 회장과 결혼해 1남3녀를 두었으나 지금은 독신이다. 가장 눈에 띄는 자녀 혼사는 막내딸 정안(31)씨. 지난해 5월 영국계 로펌 클리포드&챈스의 이승환(37) 변호사와 결혼했다. 이 변호사는 한국케이블TV 대구방송 회장과 영남일보 주필을 지낸 이종명씨의 아들.‘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의 회원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외아들 지만씨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잡화 바이어(차장)로 일하던 정안씨는 결혼후 휴직, 남편과 함께 해외에 머무르고 있다. 친구 소개로 이 변호사를 만나 2년간 연애했다. 주례는 시아버지의 절친한 ‘지기’ 한완상 한성대 총장이 맡았다. 한 총장과 이 전 회장은 미국으로 정치적 망명을 함께 하기도 했다. 신 부사장이 사업적으로 가장 의지하는 이는 둘째딸 선윤(34)씨다.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과를 나와 97년 롯데쇼핑에 입사, 올해 초 이사로 승진했다. 명품관 ‘에비뉴엘’ 개관의 일등공신이다. 외할아버지를 닮아 키가 크고 호리호리하다. 성격도 소탈해 직원들 사이에 평이 좋다. 인테리어 회사 사장과 결혼했으나 지금은 독신이다. 외아들 재영(38)씨는 롯데에 포장지를 납품하는 인쇄업체 ‘재영상공’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맏딸 혜선(36)씨는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 선윤씨처럼 독신이다. ●일본롯데 이끄는 큰아들 동주 동주(51)씨는 일본롯데 부사장이다. 결혼이 다소 늦었다. 서른여덟살이던 92년 3월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재미교포 사업가 조덕만씨의 둘째딸 은주(41)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동주씨가 일본롯데의 미국법인 지사장으로 발령나면서. 아버지를 닮아 내성적인 그는 의외로 열살 연하의 거래처 여직원에게는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남덕우 전 경제부총리가 주례를 본 두 사람의 결혼식은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됐다. 아들(정훈·12)만 하나다. 현재 일본에 살고 있는 동주씨는 아오야마(靑山)학원과 같은 대학원에서 경영공학을 전공했다. 롯데와 무관한 미쓰비시 상사에서 10년간 샐러리맨 생활을 하다 87년 한국롯데에 입사했다.“순수하고 학자 같다.”는 게 주위의 공통된 평가다. ●한국롯데 이끄는 둘째아들 동빈 동빈(50)씨는 형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나고 자랐다. 역시 형이 다닌 아오야마학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미국 컬럼비아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88년 일본 롯데상사의 이사로 롯데에 합류하기까지,8년을 다른 회사(노무라증권)에서 일한 것도 형과 같다. 한국무대에 데뷔한 것은 90년 호남석유화학 상무를 맡으면서. 증권사에 오래 있어서인지 수치에 매우 밝다.97년 2월 한국롯데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중국적자이던 그는 한국생활을 시작하면서 일본 국적을 정리했다. 처음엔 우리말이 서툴렀으나 지금은 발음이 조금 어색할 뿐, 대화를 주고받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와인을 즐기지만 폭탄주는 좋아하지 않는다. 아버지의 문학 기질을 이어받아 사석에서 가끔 괴테의 시를 영어로 읊기도 한다. 이승엽 프로야구 선수가 뛰고 있는 일본 롯데 지바 마린스의 구단주 대행도 맡고 있다. 세간에는 활달하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알려져 있으나 집안 인사의 얘기는 다소 다르다.“형인 동주보다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것이지, 실제 적극적인 성격은 아니다. 원래 신씨 집안 남자들이 활달한 편은 못된다.” ●한·일 넘나든 현해탄 혼맥 롯데가는 물론 재벌가를 통틀어 화려한 혼맥의 정수로 꼽히는 게 동빈씨의 결혼이다.85년 형보다 먼저 일본에서 다섯시간에 걸친 일본전통 혼례식을 치렀다. 신부는 일본의 대형 건설사 다이세이의 오고 요시마사 부회장의 둘째딸 마나미(眞奈美·46)씨. 일본 귀족학교인 가쿠슈잉(학습원)을 졸업한 재원이다. 일본황실의 며느리감 후보로도 거론됐다. 후쿠다 다케오 전 일본 총리가 중매를 서고 주례까지 맡았다. 결혼식에 나카소네 당시 총리를 비롯해 전·현직 일본 총리가 세 명이나 참석해 한·일 양국에서 떠들썩한 화제가 됐다. 마나미씨를 만나본 한 인사는 “평범하고 참한 인상”이라고 전했다. 아들 유열(19)군과 규미(17)·승은(13) 두 딸을 두고 있다. 부인과 자녀들은 일본에 살고 있다. 한달에 두세번 신 부회장이 일본으로 건너간다. 신 회장이 ‘셔틀 기업경영’을 하고 있다면, 신 부회장은 ‘셔틀 가족경영’인 셈. 수행원 없이 다니는 것은 부자(父子)가 똑같다. ●남다른 고향사랑과 초고층 건물에의 꿈 해마다 5월이면 신 회장은 울산시 울주군 둔기리 호숫가의 너른 잔디밭에서 사재를 들여 잔치를 벌인다.69년 대암댐 건설로 고향마을이 물에 잠기자 전국에 흩어진 고향사람들을 수소문,1971년 5월 돼지머리에 막걸리를 기울인 것이 시초가 됐다. 이후 지금껏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있다. 모임 이름도 고향에서 따 ‘둔기회’라고 지었다. 처음엔 수십명이던 회원수가 아들·며느리·손자의 가세로 지금은 수백명으로 불어났다. 고향 못지 않게 신 회장에게는 애틋한 대상이 있다. 파리 에펠탑 같은 세계 최고층 건물이다. 여든살이 되던 해인 2002년,112층 건물 청사진을 내보이며 그는 이렇게 말했다.“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언제까지나 고궁만 보여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나 교통영향 평가 등에 걸려 지금껏 삽도 떠보지 못했다. 신 회장은 ‘건설통’ 서울시장에게 기대를 걸며 초고층 건물을 재추진하고 있다. ●유통명가 떠받치는 롯데맨들 롯데에는 사장단 회의가 따로 없다. 지난해 신설된 정책본부가 보이지 않는 손으로 계열사간 조정자 역할을 한다. 호텔롯데 소속의 김병일(62) 사장이 신동빈 부회장(본부장)을 도와 부본부장을 맡고 있다.73년 호텔롯데 경리부장으로 입사해 81년 그룹 기획조정실 이사를 시작으로 20년 이상 신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신 회장 부자의 심중을 가장 정확히 읽어낸다는 핵심참모다. 짧은 스포츠형 머리가 트레이드 마크. 그룹 내 손꼽히는 재무전무가로 말수가 적다. 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는 경리분야에서 20년 잔뼈가 굵은 한수길(64) 사장이 맡고 있다. 자일리톨껌 등 ‘연타석 홈런’으로 경영성과를 끌어올렸다.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은 삼성 출신의 장경작(62) 사장과 ‘젊은’ 이인원(58) 사장이 각각 이끌고 있다. 신세계백화점과 조선호텔 사장을 지낸 장 사장은 올 2월 롯데맨으로 변신했다. 수익사업의 귀재라는 수식어를 달고다닌다. 평균 연령이 60대인 롯데 경영진 사이에 드물게 50대인 이 사장은 97년 CEO(최고경영자)로 파격 발탁돼 8년간 장수하고 있다. 관리·영업·매입 등 백화점 3대 요직을 모두 거쳤다. 의심나면 끝까지 파헤친다. 할인점 업계 최초로 중소기업 박람회를 연 롯데마트 이철우(62) 사장과 정통 엔지니어 출신으로 현대석유화학 인수 주역인 호남석유화학 이영일(64) 사장도 눈에 띈다. 신 회장의 가족 가운데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이는 친동생인 신준호(64) 롯데햄·우유 부회장과 5촌조카 신동인(59)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대행이 있다. 두 사람 모두 지금의 롯데를 일구는데 일조했으나 지금은 한발 물러나 있다. 음료업계 최초로 순 매출액 1조원 돌파의 대기록을 세운 롯데칠성음료 이종원(61) 대표이사 부사장, 스피드 경영으로 유명한 롯데건설 이창배(58) 대표이사 부사장, 워커홀릭(일중독자)으로 불리는 롯데삼강 이광훈(57) 대표이사 전무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롯데맨이다. 황각규(51) 롯데쇼핑 상무와 강현구(45) 롯데닷컴 상무 등은 신 부회장의 관심사업을 보좌하고 있다. ●“평창면옥에 해답이 있다” 이철우 사장의 회고다. “잠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의 일이다. 백화점을 짓기는 했는데 신세계의 세 배인 드넓은 매장을 채울 일이 걱정이었다. 회장님은 쓸데없는 걱정을 한다며 타박하시더니 평창면옥에서 해답을 찾으라고 했다.” 당시 서울 평창동에 있던 평창면옥은 5000원짜리 밥맛이 워낙 좋아 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사람들이 왜 굳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그곳까지 가겠는가. 이유는 단 하나다. 바로 상품이 훌륭하기 때문이다. 고객에게 꼭 필요하고 훌륭한 상품을 만들면 문제는 절로 해결되기 마련이다.” 신 회장의 이 얘기는 지금도 롯데 임직원들 사이에 자주 회자된다. hyun@seoul.co.kr ■ 절친했던 신격호·정주영 회장 신격호 회장은 생전의 정주영(왕회장) 현대 창업주와 절친했다. 왕회장이 세상을 떠났을 때는 직접 추도사를 쓰기도 했다. 신 회장이 일곱살 아래다. 흥미롭게도 두 사람의 인생 역정은 매우 닮았다. 우선 대가족의 장남이다. 신 회장은 동생이 9명, 왕회장은 7명이다. 중농·빈농의 아들로 농사규모는 달랐지만 식솔이 워낙 많아 삶이 퍽퍽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성공 신화의 시작이 가출이라는 것도 같다. 두 사람 모두 열아홉살 때 “앞이 안보인다.”며 집을 뛰쳐나왔다. 사업 시작후 최대의 시련도 ‘불’이었다. 신 회장은 처음 차린 커팅오일 공장이 불에 몽땅 타버려 빚더미에 올라 앉았다. 왕회장도 첫 사업인 자동차수리공장이 불에 타는 바람에 고초를 겪어야 했다. 신 회장은 이 때문에 지금도 임직원들에게 자나깨나 불조심을 외친다. 롯데호텔 준공 때 멀쩡한 새 건물의 복도 천장을 뜯게 한 뒤 손전등으로 직접 방화 장치를 확인한 일화는 유명하다. 공교롭게도 죽을 고비도 한차례씩 넘겼다. 여든이 다 될 때까지 직접 운전을 하고 다녔던 신 회장은 언젠가 밤길에 귀가하다가 트럭과 정면으로 부딪혀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왕회장도 새벽에 울산공장을 시찰하러 직접 운전하고 가다가 차가 바닷물에 빠져 죽을뻔 했다. 발상도 기발하다. 신 회장은 풍선껌에 대나무 대롱을 함께 포장해 장난감처럼 불 수 있게 했다. 왕회장은 겨울 골프에 빨간 골프공을 도입한 주인공이다. 이 유명한 빨간공 일화를 남긴 1970년 초봄 라운딩의 동반자가 바로 신 회장이었다. 신 회장은 훗날 “폭설이 내려 (하얀 골프공을 찾을 수 없는 만큼)의당 약속이 취소된 것으로 여겨 하마터면 큰 실수를 할 뻔했다.”고 회고했다. M&A(인수합병)보다는 직접 공장말뚝 박기를 즐겼던 것이나 귀향잔치(둔기회·소떼방북)를 벌인 점도 똑같다. 다만, 신 회장은 언제나 소리가 나지 않았고 왕회장은 늘 요란했다. 대선 출마 등 말년에 한눈을 판 왕회장과 달리 신 회장이 사업에만 전념하는 것도 결정적 차이다. hyun@seoul.co.kr ■ 신동빈 부회장 ‘큰어머니’ 제사 해마다 직접 지내 지난달 21일 저녁 서울 성북동 신영자 롯데쇼핑 부사장의 자택. 검정 옷차림의 신씨가문 후손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이 날은 종손인 신격호 회장의 첫 부인 노순화 여사의 기일이었다. 신동빈 부회장은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어머니’의 제사를 주관했다. 누나인 신 부사장은 말없이 ‘생모’의 제사를 지켜보고 있었다. 여느 재벌가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다. 신 회장이 재혼한 아내와의 사이에서 얻은 동빈씨는 한국에 정착한 이후 노 여사의 제사를 꼬박꼬박 지내고 있다. 집안에서나, 그룹에서나,‘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빠르게 굳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후계구도와 관련해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언급을 회피하던 그룹측은 이제 공공연하게 “후계구도 작업은 끝났다.”고 단언한다. 신 부회장이 일본인 아내를 맞은 점 등을 들어 일본롯데를,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이 장남인 점 등을 들어 한국롯데를 맡을 것이라는 분석이 한때 유력했지만 현재로서는 뒤집힌 셈이다. 신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신설된 정책본부의 장(長)을 맡으면서 후계자 논란을 확실하게 잠재웠다. 재계는 “그룹 대권을 둘째아들에게 넘기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로 해석했다. 신 부회장은 온라인쇼핑몰·편의점 사업 등에서 이렇다할 실적을 내지 못했지만,KP케피칼·현대석유화학 등을 성공적으로 인수함으로써 아버지의 신임을 굳혔다. 현장을 중시하는 것은 아버지의 영향을 그대로 받았다. 지난 4월에는 롯데마트 금천점에 불쑥 나타나 한 시간 동안 매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현장에서 지시한 내용은 나중에 꼭 확인한다. 상장(6개사)에 인색한 기업 문화와 보수적인 토양을 어떻게 바꿔나갈지 주목된다. hyu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프로야구 2005] 롯데, 9회말 LG에 어이없는 역전패

    LG가 행운의 끝내기 폭투로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틸슨 브리또(한화)는 극적인 역전 3점포를 쏘아올렸다. LG는 12일 잠실에서 벌어진 프로야구에서 3-3 동점이던 9회말 상대 투수의 끝내기 폭투로 롯데에 4-3으로 역전승했다.LG는 2연패를 끊고 잠실구장 10연승을 달렸다. 롯데는 뼈아픈 역전패로 3연패에 빠졌다. LG가 롯데에 2-3으로 뒤져 패색이 짙던 9회말. 선두타자 박병호의 안타와 조인성의 보내기 번트로 1사2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다급해진 롯데는 5번째 투수로 선발 이용훈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이대형의 내야안타로 1·3루의 찬스를 이어갔다. 다음 이병규의 통렬한 우중간 2루타로 3-3 동점을 이룬 LG는 이종열 타석때 이용훈의 어이없는 폭투(시즌 1호)로 3루 주자가 홈인, 승리를 챙겼다. 롯데는 이상목이 6과 3분의2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솎아내며 5안타 무실점의 호투로 줄곧 앞서갔지만, 결국 노장진이 빠진 마무리 부재로 눈물을 흘렸다. 한화는 청주에서 브리또의 3점포 등 무서운 뒷심으로 SK에 7-4로 역전승했다. 한화는 최근 3연승과 청주구장 8연승을 이어갔고,SK는 3연승을 마감했다. 한화는 3-4로 뒤진 8회 1사 1·2루에서 이범호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 뒤, 브리또가 통렬한 좌월 3점포를 뿜어내 단숨에 전세를 뒤집었다. 지난 1984년 9월23일 OB-해태전 이후 21년 만에 제주 오라구장(관중 7523명)에서 정규리그로 벌어진 삼성-현대전에서 현대는 상대 특급 선발 배영수를 초반 난타하며 8-6으로 이겼다. 이 경기는 6회초 비로 35분간 경기가 중단됐다. 홈런 선두인 현대의 래리 서튼은 4회 2점포로 시즌 20홈런 고지에 올랐고,1회 1점포를 쏜 삼성 양준혁은 시즌 10호 홈런으로 13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은퇴한 장종훈(전 한화)의 15년 연속에 이은 역대 2번째. 두산-기아의 군산경기는 비로 순연됐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희섭, 시즌 첫 3루타

    ‘빅초이’ 최희섭(26·LA 다저스)이 시즌 첫 3루타를 터뜨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희섭은 10일 미니트메이드 파크에서 벌어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1루수 겸 6번 타자로 선발 출장,3루타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팀은 2-4로 져 3연패에 빠졌다. 최희섭은 0-1로 뒤진 4회 2사3루의 두 번째 타석에서 상대 선발 로이 오스왈트의 초구를 받아쳐 우익수 키를 훌쩍 넘기는 적시 3루타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올시즌 처음이자 지난해 플로리다 시절 이후 개인통산 두번째 3루타. 그는 6회 2사1루에서도 3루수 내야 안타로 출루했으나 후속타 불발로 득점하지는 못했다.2회와 8회에는 각각 좌익수 플라이와 1루 땅볼로 아웃됐다. 최희섭은 이날 4타수 2안타로 시즌 11번째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시즌 타율을 .237로 조금 끌어올렸다. 최희섭은 11일 휴스턴전을 끝으로 전반기를 마감한 뒤 곧바로 디트로이트로 이동,12일 벌어지는 올스타전 홈런 더비를 준비한다. 한편 뉴욕 메츠의 구대성(35)은 이날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원정경기에서 4-11로 뒤진 8회 등판,3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MLB] 쾌투 BK “선발 한번 더”

    LA 다저스-콜로라도 로키스의 경기가 열린 쿠어스필드.‘0’의 행진을 펼치던 선발 김병현(26·콜로라도 로키스)이 6회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는다.선두 오스카 로블리스에게 안타를 내준 뒤 1사후 제프 켄트의 내야플라이를 유격수와 2루수가 서로 미루다 안타를 만들어 준 것. 하지만 김병현은 4번 올메도 사엔스와 제이슨 워스를 연거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극적으로 위기를 탈출했다. 김병현이 5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다저스와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6탈삼진을 솎아내며 5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통산 3번째 퀄리티스타트인 동시에 데뷔 첫 6이닝 ‘무사사구 무실점’ 쾌투를 뽐냈다. 기대했던 광주일고 후배 최희섭(26·LA 다저스)과의 투·타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짐 트레이시 다저스 감독의 엽기적인 용병술로 우완 언더핸드 김병현의 선발 등판에도 불구하고 좌타자 최희섭의 선발출장이 불발된 탓. 하지만 김병현이 뱀처럼 꿈틀거리는 현란한 볼끝으로 다저스 타선을 농락하는 모습은 맞대결의 아쉬움을 상쇄하고도 남았다.3-0으로 앞선 7회 마운드를 넘겼지만, 불펜진이 불을 질러 연장 11회 접전끝에 3-4로 역전패를 당해 손 안에 들어왔던 시즌 3승을 날렸다.시즌 2승7패를 유지했고, 방어율은 6.04에서 5.46까지 확 끌어내렸다. 모두 97개의 투구 가운데 60개가 스트라이크로 기록됐고, 문제가 됐던 사사구와 폭투를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빅초이’ 최희섭은 7회 무사만루에서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지만, 투수가 좌완 바비 시로 바뀌자 타이완 출신 첸친펭과 교체돼 방망이 한번 휘둘러 보지 못하고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당초 이날을 끝으로 선발과 불펜, 혹은 트레이드의 운명이 갈릴 것으로 점쳐진 김병현은 클린트 허들 로키스 감독이 입장을 바꿔 1차례 더 선발을 보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선발 숀 차콘의 빅리그 복귀가 올스타전 뒤로 미뤄졌기 때문. 이에 따라 김병현은 오는 10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마지막 수능’을 치르게 된다 한편 김선우(28·워싱턴 내셔널스)는 이날 JFK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뉴욕 메츠와 홈경기에 2-2로 맞선 8회 구원등판했지만,2이닝동안 4안타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성적 1승1패에 방어율은 3.50에서 4.50으로 뛰어올랐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NPB] 이승엽 시즌 18호 홈런

    ‘아시아 홈런킹’ 이승엽(29·롯데 마린스)이 시즌 18호 홈런포로 7월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이승엽은 4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원정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첫 타석인 2회 초 우측 담장을 넘는 시원한 2점짜리 역전 홈런을 쏘아올렸다.지난 1일 세이부 라이언스전 이후 3일만. 지난 5월8일 시작,42일간 치른 센트럴리그팀들과의 인터리그에서 무려 12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곧추 세운 이승엽은 7월 들어 나흘 만에 2개의 홈런으로 상승세를 이어갔고, 팀내 홈런 경쟁에서도 매트 프랑코와 베니 아그바야니(이상 13개)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단독 선두를 지켰다. 퍼시픽리그 홈런 더비에서도 한 계단 뛰어 올라 공동 5위. 0-1로 뒤지던 2회 초 1사 1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니혼햄의 선발로 나선 우완의 신인 다루비추 유의 3구째 137㎞짜리 직구를 힘껏 끌어당겨 우측 스탠드 상단에 꽂히는 150m짜리 대형 홈런을 폭발시켰다.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구장이자 일본야구의 ‘박물관’으로 불리는 도쿄돔에서의 첫 홈런. 이승엽은 그러나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1루수 땅볼로,6회에는 중견수 뜬 공으로 물러난 뒤 8회에는 삼진으로 돌아서 아쉬움을 남겼고, 연장 10회 외야수 가키우치 테쓰야와 교체됐다. 롯데는 연장 10회 대거 4득점, 니혼햄을 6-2로 물리쳤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MLB] 병현·희섭 투타 맞장

    [MLB] 병현·희섭 투타 맞장

    광주일고 1년 선후배인 김병현(26·콜로라도 로키스)과 최희섭(26·LA 다저스)이 얄궂게도 ‘적’으로 만났다.5일 오전 9시(한국시간) 쿠어스필드에서 벌어지는 다저스-콜로라도전에서 첫 정규리그 투·타대결을 펼치는 것. 이들은 2003년 시범경기에선 두 타석에서 몸에 맞는 공과 2루땅볼로 싱거운 승부를 펼쳤다. 지난 95년 최희섭의 입학과 함께 동문의 끈으로 이어진 이들은 당시 3학년이던 서재응(28·뉴욕 메츠)과 함께 ‘광주일고 전성시대’를 이끌며 끈끈한 인연을 만들었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법. 더군다나 둘 모두 소속팀에서 입지가 좁아져 이를 악물고 덤벼들 태세다. 승리에 대한 열망은 김병현이 더욱 간절하다.5일 피칭에 따라 선발 잔류에서 트레이드까지 운명이 180도 바뀔 전망이다. 지난달 19일 볼티모어전에서 3과 3분의1이닝 동안 6실점을 비롯, 최근 3경기에서 1승2패에 방어율 6.43을 기록해 클린트 허들 감독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반면 트레이드설이 분분하던 조 케네디는 1승2패에 방어율 5.95, 제이미 라이트도 1승2패에 4.12로 김병현보다 낫다. 설상가상으로 부상 탓에 김병현에게 자리를 내줬던 숀 차콘마저 빅리그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지언론들은 4일 일제히 “차콘이 복귀하면 마이너행 거부권을 가진 김병현이 팀을 떠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김병현이 원정 선발 2경기에서의 방어율이 11.88인 반면, 쿠어스필드에서는 2.93의 방어율을 기록해 호투를 기대케 하고 있다. ‘빅초이’ 최희섭도 선발출장이 가시방석이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10경기에서 24타수 4안타로 .174의 부끄러운 성적을 거두고 있다. 홈런포도 지난달 15일 캔자스시티전 이후 14경기(19일)째 개점휴업 상태. 급기야 2일 애리조나전에선 상대가 우완 하비에르 바스케스였지만 벤치를 지켰다. 최희섭으로선 콜로라도 원정이 부활을 위한 절호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투수들의 무덤’인 쿠어스필드에선 비거리가 3∼4m 늘어나 최희섭 같은 퍼올리는 타자에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 더군다나 잠수함 투수가 왼손타자의 ‘밥’이란 것은 야구계의 정설. 또한 최희섭은 서재응을 상대로 8타수 4안타, 김선우(28·워싱턴 내셔널스)에겐 3타수 1안타 등 한국투수를 만나면 불방망이를 휘둘러왔다. 고교 2년간 한솥밥을 먹어 서로 너무나 잘 아는 김병현-최희섭의 대결이 ‘윈윈게임’으로 끝날지, 상대를 ‘그로기상태’로 몰아갈지 궁금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NPB] 이승엽 2루타 2방 ‘펑펑’

    이승엽(롯데 마린스)의 방망이가 일본의 간판 우완 마쓰자카 다이스케(세이부)를 상대로 폭발했다. 이승엽은 3일 지바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언스와의 홈경기에 좌익수 겸 7번타자로 선발 출장,2루타 2개를 작렬시키며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한 경기 2개 이상 안타를 때려낸 `멀티히트´는지난달 12일 인터리그 주니치 드래건스전 이후 20일만. 전날 4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이승엽은 타율도 .275에서 .280으로 끌어올렸다. 이승엽은 2회 첫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뒤 4회에도 2루수 땅볼에 그쳤다.그러나 롯데가 2-4로 뒤진 6회에 나선 이승엽은 1사 1루 볼카운트 2-1에서 마쓰자카의 4구째 몸쪽 148㎞를 통타,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터뜨렸고,2-5로 뒤진 8회말에도 2사 뒤 네번째 타석에 등장, 마쓰자카의 바깥쪽 144㎞의 컷패스트볼을 밀어쳐 2루타를 뽑아냈다. 롯데는 이날 ‘괴물’ 마쓰자카를 상대로 11안타를 뽑아놓고도 타순의 응집력 부족으로 2점을 얻는 데 그쳐 결국 2-5로 패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프로야구2005] 이승호 더위식힌 완봉

    LG ‘에이스’ 이승호(29)가 통산 네번째 완봉승을 일궈냈다.SK 박재홍은 박명환(두산)의 14개월 묵은 무피홈런 기록을 깨뜨렸다. 7년차 좌완 이승호는 1일 잠실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기아와의 홈경기에 시즌 다섯번째로 선발 등판, 상대 타선을 단 1안타와 볼넷 1개로 틀어막는 호투를 펼쳐 두 차례의 롯데전(2003년 8월3일·04년 6월22일)을 포함, 프로 통산 네번째 완봉승을 거뒀다.1피안타 완봉승은 프로야구 통산 36번째. LG는 이승호의 완봉투와 선발 전원안타(시즌 13번째)에 힘입어 ‘꼴찌’ 기아를 8-0으로 대파, 잠실구장에서만 최근 5연승의 휘파람을 불며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다졌다.LG는 3회말 2사 2루에서 이병규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고 리오스의 야수선택 등으로 계속된 찬스에서 대거 3점을 보태 승기를 잡은 뒤 5,6회에도 흔들린 기아 마운드를 유린하며 4득점,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SK 박재홍은 두산과의 문학경기 1회말 첫 타석에서 박명환을 상대로 선제 1점포를 쏘아올렸다.시즌 9호포. 첫회 선두타자 홈런은 시즌 7번째, 프로야구 통산 188호째다. 박재홍은 볼카운트 1-3에 몰린 박명환의 5구째 직구를 통타, 좌중간 담장을 넘는 120m짜리 대형 아치를 그려냈다. 다승 2위(10승) 박명환은 지난해 5월8일 현대전에서 송지만에게 홈런을 얻어맞은 뒤 무려 14개월 가까이 단 1개의 홈런도 허용치 않았지만 이날 박재홍의 솔로홈런으로 ‘국보투수’ 선동열 삼성 감독의 최장 무피홈런 기록(1189타석·319이닝) 도전 의지가 무참히 꺾였다.867타석,209와 3분의2이닝만. SK는 연장 10회말 이호준의 끝내기 안타로 2-1 신승을 거두며 4위 자리를 굳게 지켰고, 패한 두산은 삼성에 공동1위를 허용했다.현대-삼성(대구)과 롯데-한화(대전)전은 비로 취소됐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MLB] 최희섭 2루타 ‘회복세’

    ‘빅초이’ 최희섭(26·LA 다저스)이 바닥을 찍고 서서히 올라서고 있다. 최희섭은 29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경기에 6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장, 호쾌한 2루타(시즌 7호)를 뿜어냈다.28일 경기에서 보름 만에 ‘멀티히트(2안타 이상)’를 쳐낸 것을 비롯, 홈에서 열린 두 경기에서 7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인 셈이다. 최희섭이 2루타 이상 장타를 친 것은 지난 15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 홈런을 쏘아올린 이후 13경기 만이다. 이날 3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을 기록해 타율도 .237에서 .239로 조금 올라갔다. 최희섭은 2회 첫 타석에서 2-3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상대선발 브라이언 로렌스의 7구를 기다렸다는 듯 결대로 밀어쳐 좌중간을 깨끗하게 가르는 통렬한 2루타를 터뜨렸다. 하지만 후속 제이슨 필립스의 2루수 직선타때 미처 귀루를 하지 못하고 더블아웃을당했다.0-5로 뒤진 8회 1사 만루에서는 바뀐 투수 루디 시네스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빼어난 선구안을 뽐내며 소중한 볼넷을 골라 밀어내기 타점을 올렸다. 최희섭의 타점은 지난 20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이후 9경기 만이며 시즌 31타점째다. 하지만 다저스는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3-8로 무릎을 꿇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인 샌디에이고에 6.5경기차로 뒤지게 됐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프로야구 2005] 손민한 12승 질주

    [프로야구 2005] 손민한 12승 질주

    ‘거인 에이스’ 손민한(롯데)이 12승째를 올리며 다승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뚝심’의 두산은 3연승의 휘파람을 불며 39일만에 공동 1위로 뛰어올랐다. 손민한은 26일 사직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기아와의 경기에서 장맛비로 30분이나 중단되는 가운데 6과 3분의2이닝 동안 8안타 4실점으로 버텨 승리를 챙겼다. 이로써 손민한은 맞수 박명환(두산)을 2승차로 따돌리고 시즌 12승째를 기록,6년만에 20승 달성에 청신호를 드리웠다. 롯데는 손민한의 호투와 타선의 응집력으로 기아에 8-6으로 역전승, 홈구장 3연패를 포함해 최근 4연패의 늪에서 탈출했다. 롯데는 초반 0-3으로 끌려갔지만 장맛비가 살렸다. 롯데는 4회말 가랑비가 굵어지면서 상대 선발 리오스가 흔들리자 순식간에 1사 만루의 기회를 만들었고,30분 뒤에 경기가 속개되자 박연수·박기혁의 연속 안타로 3-3 균형을 맞췄다. 계속된 찬스에서 정수근의 적시타와 상대 실책으로 전세를 뒤집은 뒤 6회 정수근의 3루타와 신명철의 적시타로 2점을 보태고,8회 이대호의 적시타로 8-4로 달아나 승부를 갈랐다. 두산은 수원에서 용병 맷 랜들의 호투와 2점포와 3루타 등 3타점을 몰아친 손시헌의 ‘만점’ 타격에 힘입어 현대를 4-0으로 완파했다. 두산은 이로써 이날 SK에 발목을 잡힌 삼성과 지난달 18일 이후 39일만에 공동 1위를 이뤘다. 선발 랜들은 6과 3분의2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솎아내며 4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7승째를 올렸고, 손시헌은 3회 2점포를 터뜨려 0-0의 균형을 깬 뒤 7회에도 깨끗한 우중간 적시타로 타점을 보태고 홈까지 밟아 현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SK는 문학에서 이호준의 연타석 홈런을 앞세워 삼성을 9-2로 대파했다. 선발 김원형은 7회까지 무실점 호투, 막강 삼성을 주눅들게 하며 6승째를 챙겼다. 이호준은 1회말 선제 3점포를 쏘아올린 데 이어 5-0으로 앞선 3회에도 좌월 2점포를 터뜨리는 등 시즌 12·13호 홈런으로 혼자 5타점을 뽑아 공격에 앞장섰다. LG는 잠실에서 장단 18안타를 몰아쳐 한화를 15-5로 대파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스포츠라운지] 코치로 거듭나는 ‘기록의 사나이’ 장종훈

    [스포츠라운지] 코치로 거듭나는 ‘기록의 사나이’ 장종훈

    말끔하게 수트를 차려입고 서울의 한 호텔 로비에 들어선 그를 본 순간 야구장에서 땀과 흙먼지로 뒤범벅된 유니폼 차림의 모습이 오버랩됐다. 어색한 순간은 잠시였다. 넉넉한 웃음으로 악수를 건넨 뒤 말문이 트이자 홈런포를 뿜어내며 팬들을 들었다 놨다하던 ‘살아있는 신화’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연습생 신화, 기록제조기 지난 15일 은퇴한 장종훈(37·한화)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너무나 많다.24년 프로야구사에 그가 남긴 족적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일 것. 1949경기에 나서 6290타수 1771안타(22일 현재 양준혁과 공동1위).340홈런에 1145타점 1043득점, 덤으로 3172루타와 997사사구까지…. 타격 8개부문에서 1위기록을 보유한 사나이. 그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야구기록은 숨가쁘게 고쳐졌고, 팬들의 박동은 급격하게 치솟았다. 숱한 기록 가운데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무엇일까.“2∼3년전엔 홈런이었지만, 지금은 아니에요.”라며 “올시즌 엔트리에 오르는 것 자체가 힘들다보니 출장 기록이 가장 소중하더라고요.”라고 멋쩍게 털어놨다.“잘 나갈땐 2000경기,2000안타,400홈런은 문제없을 거라 생각했죠.”라며 화려했던 시절을 더듬었다. 지난 86년 세광고를 졸업한 장종훈을 원하는 팀은 한 곳도 없었다. 결국 신생팀 빙그레(현 한화)를 찾아가 연봉 480만원짜리 ‘연습생’으로 프로에 뛰어들었다. 진흙 속에서도 진주는 빛나는 법. 그의 재능을 눈여겨 본 배성서 감독은 87년 장종훈을 1군에 세웠고, 데뷔 첫 타석에서 2루타를 쏘아올리며 ‘신화’는 시작됐다. 하지만 세월의 무게는 어쩔 수 없었다.2003년 16년 만에 한 자릿수 홈런(6개)을 기록하며 하향곡선을 그렸고, 올해엔 6경기에 나선뒤 2군으로 내려갔다. “지금도 체력은 자신있어요. 그런데 실력으로 내 자리를 지킬 수 없다는 걸 깨달은 뒤엔 더 하고 싶지 않더라고요.”한 세대를 풍미한 슈퍼스타다운 은퇴의 변이다. 항간에 나도는 구단의 ‘외압설’도 슬쩍 물어봤다.“등을 떠밀었다면 제 성격에 오기를 부렸겠죠.”라며 부인했다. ●지도자로 신화를 만들겠다 은퇴를 즈음해 스트레스로 5㎏이나 불었다는 장종훈에게 가장 힘들었던 것은 기자들의 빗발치는 전화도 팬들의 성화도 아니었다. 아내와 어린 두 아들에게 설명하는 게 가장 힘들었단다. 이튿날 들춰본 아홉살난 큰아들의 일기장엔 ‘아빠가 야구를 끊은 것 같다.’고 쓰여 있었다. 아침엔 꼬깃꼬깃 모아놓은 천원짜리 10장을 챙겨 건네며 “아빠, 이제 돈 못벌잖아.”라고 말해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기도 했다. 남은 시즌 2군 보조코치로 활약한 뒤 내년 정식 코치로 뛸 계획인 장종훈은 “저같은 연습생 출신도 눈여겨 볼테고, 최고와 최악을 두루 겪어봤으니 선수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보듬어 줄 것”이라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최근 네티즌 사이에 7월17일 올스타전때 장종훈을 출전시켜 의미있는 은퇴경기를 열어주자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KBO)도 긍정적이어서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만 21년을 뛴 ‘닮은꼴 스타’ 칼 립켄 주니어처럼 은퇴하던 해(2001년) 올스타전에서 홈런을 터뜨리는 감동적인 장면을 볼지도 모르겠다. “다시 태어나도 당연히 야구를 할 테지만 왼손타자가 되고 싶다.”며 끝없는 야구사랑을 쏟아놓고 떠나는 이 사내의 뒷모습을 보면서 지도자로서 또 다른 신화를 이뤄낼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프로야구2005] SK 박경완 ‘쾅쾅’ 끝내줬다

    ‘포도대장’ 박경완(SK)이 극적인 연타석 끝내기포로 팀의 5연승을 견인했다. SK는 23일 문학에서 벌어진 프로야구에서 4-4로 맞선 9회 박경완의 끝내기 홈런으로 두산에 5-4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SK는 파죽의 5연승을 내달리며 6위에서 4위로 성큼 뛰어올랐다. SK는 상대 선발 스미스의 구위에 눌려 8회까지 2-4로 끌려가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9회말 선두타자 이진영의 안타에 이은 이호준의 2점포로 4-4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어 7회 1점포를 터뜨렸던 박경완은 1사후 상대 5번째 투수 김성배의 2구째 커브를 통타, 왼쪽 담장을 넘는 통렬한 연타석 끝내기포를 뿜어냈다. 이로써 박경완은 지난달 데뷔 12년만에 2군으로 쫓겨갔던 수모를 말끔히 씻어냈다. LG는 잠실에서 8회 무려 7안타로 대거 6점을 뽑는 무서운 집중력으로 기아를 7-4로 물리치고 하룻만에 7위로 복귀했다.LG는 1-4로 끌려가던 8회말 선두타자 박기남의 안타를 시작으로 2루타 3개 등 장단 7안타를 폭죽처럼 터뜨리며 6득점, 단숨에 전세를 뒤집었다. 삼성은 대구에서 4-4로 팽팽히 맞선 7회 2사 3루에서 김한수의 깨끗한 좌전 결승타로 현대를 5-4로 힘겹게 제쳤다. 전날 1771안타로 개인통산 최다안타 타이를 이뤘던 양준혁은 이날 5타수 무안타로 침묵, 최다안타 경신을 뒤로 미뤘다. 한화는 대전에서 연장 11회말 브리또의 끝내기 안타로 롯데를 7-6으로 따돌렸다. 롯데는 6위로 한계단 더 떨어졌다.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NPB] 이승엽 16호 홈런포

    ‘국민타자’ 이승엽(29·롯데 마린스)이 닷새 만에 홈런포를 재가동하며 녹슬지 않은 ‘대포 본능’을 과시했다. 이승엽은 17일 도쿄 진구구장에서 벌어진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좌익수 및 7번 타자로 출장,3-1로 앞서고 있던 9회 1사 1루 네번째 타석에서 상대 좌완 투수 다나카 미쓰루의 6구째 몸쪽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115m짜리 시즌 16호 홈런을 날렸다. 지난 12일 주니치 드래곤스와의 경기에서 15호 홈런을 뽑아낸 이후 닷새째 만의 홈런. 롯데 마린스는 3회 후쿠하라의 2점포와 이승엽의 홈런 등에 힘입어 5-1의 넉넉한 승리를 이뤘다. 하지만 이승엽은 2회 첫 타석에서 1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나고 4회와 6회에서도 플라이에 그치며 4타수 1안타 1홈런을 기록했다. 지난 9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전부터 시작,5경기째 연속 안타행진. 반면 타율은 .298에서 .297로 약간 떨어졌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MLB] 찬호, 아슬아슬 7승

    수은주가 37도까지 치솟은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아메리퀘스트필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 선발등판한 박찬호(32·텍사스 레인저스)는 흘러내리는 땀을 연신 훔쳐냈다. 5회 1사뒤 앤드루 존스와 라이언 랭어한스에게 연속안타를 맞았을 때 투구수는 이미 107개, 한계 투구수에 이르렀다.7-1로 앞섰지만, 텍사스 벤치는 4회부터 불펜에 존 와스딘을 대기시키며 여차하면 끌어내릴 태세였다. 하지만 박찬호는 후속 앤디 마티와 6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유인구로 병살타를 끌어내 이닝을 마무리했다.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16일 아메리퀘스트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5이닝을 산발 8안타 1실점으로 막아 ‘재수’ 끝에 시즌 7승을 따냈다. 고비마다 삼진 3개를 솎아냈고, 방어율은 5.15(종전 5.40)까지 낮췄다. 이날까지 6연승을 달리며 선발로만 99승째를 기록해 ‘선발 100승’에 단 1승 만을 남겨놓게 됐다. 텍사스는 박찬호의 5이닝 역투와 4타점을 쓸어담은 ‘찬호 도우미’ 알폰소 소리아노의 활약을 앞세워 9-5로 승리,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선두 LA 에인절스를 1.5경기차로 추격했다. “꼭 필요할 때 잘 던져 줬다.”는 벅 쇼월터 감독의 평가처럼 이날 박찬호는 불볕더위 속에 혼신의 피칭으로 6월들어 4승9패로 부진한 소속팀 텍사스에 승리를 안기는 ‘기둥투수’의 역할을 해냈다. 하지만,‘1회 징크스’를 떨치지 못했고,3게임째 퀄리티스타트에 실패하는 등 아쉬움도 남겼다. 1회에만 40개의 공을 던지며 무사만루의 위기를 자초했고, 연속삼진으로 대량실점 위기를 힘겹게 벗어났다.1∼5회까지 줄곧 2명 이상의 주자를 출루시키는 등 악전고투를 했다. 최근 박찬호가 고전하는 까닭은 투심패스트볼의 제구가 안 되는 탓. 특히 잘 나가던 4,5월과 비교하면 왼손타자의 몸쪽으로 붙이는 투심패스트볼을 자신있게 뿌리지 못하고 있다. 상대팀이 박찬호를 상대로 평균 4∼5명의 왼손타자를 투입하는 점을 고려하면,‘주무기’ 투심패스트볼의 위력 회복은 승수쌓기를 위한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화끈한 홈런쇼로 미대륙을 뜨겁게 달구던 ‘빅초이’ 최희섭(26·LA 다저스)의 연속경기 홈런행진은 ‘4’에서 끝났다. 최희섭은 이날 카우프만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경기에 1루수 겸 6번타자로 선발출장,3타수 1안타에 그쳤다. 올시즌 13홈런을 모두 2번타석에서 뿜어낸 최희섭은 6번으로 나오자 방망이가 식어버려 묘한 징크스를 빚어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프로야구2005] 부산갈매기 9연패 탈출

    ‘부산 갈매기’들이 지긋지긋한 9연패를 끊고 오랜만에 승전가를 합창했다. 다승 선두 손민한은 무실점 호투로 시즌 첫 두 자리 승수에 올라섰다. 롯데는 15일 마산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두산과의 경기에서 3경기 만에 터진 이대호의 2점포 등 장단 11안타를 몰아쳐 10­1로 승리했다. 지난 4일 현대전 이후 10경기 11일만. 4월말 선두 삼성을 불과 1.5경기 차까지 추격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다 최근 9연패에 빠져 5위 현대와 반 게임차로 불안한 4위를 지키던 롯데는 이날 2위 두산을 잡으며 상위권 재도약의 불씨를 지폈다. 1회말 정수근이 선취점을 올리며 부활을 예고한 롯데의 집중력은 4회에서 발휘됐다. 선두로 나선 신명철의 중전안타로 1사 1루의 기회. 두번째 타석에 들어선 `해결사´ 이대호가 좌측 담장을 넘는 105m짜리 2점포를 터뜨렸고, 라이온과 박연수의 연속 볼넷으로 만든 2사 1,2루에서도 강민호의 싹쓸이 좌전 2루타까지 터져 4득점, 승기를 굳혔다. 선발 손민호는 7이닝 동안 두산의 막강 타선을 6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8개 구단 투수 가운데 처음으로 시즌 첫 10승 고지에 올라섰다.LG와 기아도 나란히 2연패를 끊었다.LG는 초반 삼성 선발 바르가스가 볼넷과 폭투를 남발하는 사이 대거 6점을 벌어들여 일찌감치 승부를 가른 뒤 안재만 김정민이 홈런 2개를 보태 8-1로 낙승했다. 선발로 나선 7년차 이승호는 6과 3분의1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솎아내며 상대 타선을 3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호투로 10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챙겼다. 반면 다승 부문 4위(7승)를 달리던 바르가스는 1과 3분의2이닝 동안 볼넷 6개와 폭투 2개를 쏟아내며 6실점(6자책), 패전의 멍에를 썼다. 기아는 광주에서 심재학의 시즌 10호 2점포를 포함, 장단 7안타를 효과적으로 퍼부은 끝에 8-1 대승을 거두며 9연승을 달리던 한화의 발목을 잡았다. 선발 리오스는 9이닝 동안 산발 7안타로 단 1점만 내주고 시즌 첫 완투승을 거뒀다. 지난해 9월30일 롯데와의 사직 경기 완봉승 이후로도 처음. 현대 선발 김수경은 SK와의 수원 경기에서 프로야구 통산 19번째로 1000 탈삼진을 기록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MLB] 13호 쾅 빅초이 또 쐈다- 4경기 연속 아치

    ‘빅초이’ 최희섭(26·LA 다저스)이 4경기 연속포를 쏘아올리며 빅리그 ‘슬러거’의 자리를 굳혔다. 최희섭은 15일 카우프만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미국프로야구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 경기에 1루수 겸 2번 타자로 선발 출장,1회초 첫 타석에서 1점짜리 선제 우월포를 폭발시켰다. 시즌 13호째.5타수 1안타 1타점(타율 .261)에 그쳤지만 타점은 29개로 늘렸다. 지난 11∼13일 미네소타 트윈스와 3연전에서 첫날 끝내기 홈런을 포함,3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던 최희섭은 이로써 4경기 연속 홈런 행진을 이어가며 새미 소사(볼티모어 오리올스),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스테로이드 홈런포’들이 급격히 쇠락하고 있는 메이저리그의 초고성능 홈런포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4경기 연속 홈런은 플로리다 소속이던 지난해 4월27일∼5월1일까지 기록한 자신의 최다 연속 홈런과 타이. 특히 최희섭은 최근 7개의 안타를 모두 홈런으로 연결하며 순식간에 간판타자인 2루수 제프 켄트(13개)와 팀내 홈런더비 공동선두로 나섰고,11안타를 모두 홈런으로 쳐낸 마크 맥과이어(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2001년)와 8안타를 8홈런으로 기록한 앨버트 벨(클리블랜드 인디언스·1995년)에 한발 다가섰다. 또 4경기 7홈런은 지난 1947년 랄프 카이너(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8홈런에 1개가 부족한 메이저리그 역대 2위이자 역대 4번째 기록이다.1968년 프랭크 하워드(워싱턴 세너터스) 이후 37년 만에 일궈냈다. 최희섭과 하워드 이외에 토니 라제리(뉴욕 양키스·1936년)와 거스 저니얼(필라델피아 어슬레틱스·1951년)이 기록했다. 1회초 1사 첫 타석에 들어선 최희섭은 상대 선발인 우완 루넬비드 에르난데스를 상대로 파울볼 2개를 때려 볼카운트 2-1에 몰렸지만 4구째를 통타, 빨랫줄 같은 직선 타구로 우측 담장을 넘겼다. 최희섭은 3회 무사에도 선두 타자로 나왔지만 솟아오른 타구가 중견수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고,5회와 7회에 이어 2-3으로 뒤진 9회 2사 2루 동점 기회에서도 내야 땅볼로 돌아섰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프로야구 2005] 부산갈매기 추락의 끝은 어디…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부산갈매기’ 롯데가 시즌 최다인 충격의 9연패에 빠졌다. 반면 한화는 기아를 제물로 최다연승 타이인 파죽의 9연승을 내달렸다. 두산은 14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경기에서 ‘백업포수’ 용덕한의 결승타와 이재우-정재훈 ‘필승계투조’의 뒷문 단속에 힘입어 롯데에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최근 8연패로 가쁜 호흡을 이어가던 롯데는 두산 ‘에이스’ 박명환의 상대로 ‘13년차’ 베테랑 염종석을 내세워 연패 탈출을 노렸다. 거듭된 수술과 재활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낸 오른쪽 어깨와 팔꿈치 사진이 인터넷에 퍼져 네티즌들의 마음을 울린 염종석은 공 하나하나에 혼을 실어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타선도 5회 펠로우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아 염종석의 역투에 화답했다. 하지만 숨죽이던 두산은 7회 이왕기로 투수가 바뀌자 기지개를 켰다.2사 1루에서 임재철의 우중간을 꿰뚫는 3루타에 이은 용덕한의 적시타로 2-1,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 잘 나가던 롯데의 투타 밸런스가 급격하게 무너진 것은 ‘오버페이스’ 탓. 지난 4년간 꼴찌에 머문 롯데는 시즌 초 백업요원을 쓰지 않고 정예멤버를 집중투입,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126경기의 장기레이스에 익숙지 않은 젊은 주전들은 컨디션을 급격하게 끌어올렸고, 결국 집단슬럼프에 빠져들었다. 하일성 KBS 해설위원은 “젊은 선수들이라 연패만 끊으면 회복도 빠를 것”이라면서 “손민한이 나서는 15일 경기가 고비”라고 내다봤다. 한화는 광주구장에서 연타석홈런으로 혼자 5타점을 쓸어담은 이범호의 불방망이를 앞세워 기아를 9-8로 침몰시켰다.9연승은 두산(4월27일∼5월8일)에 이은 올시즌 두번째. 한화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은 이날도 식을 줄 몰랐다.5회까지 3-7로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6회 이범호와 브리또의 랑데부 홈런으로 추격의 불씨를 댕긴 뒤,7회 이범호가 기아 김희걸을 상대로 역전 스리런홈런을 뿜어내 경기를 뒤집었다. 현대는 수원에서 홈런더비 1위 서튼의 3점포(17호)로 SK를 8-5로 제압,4위 롯데를 반경기 차로 추격했다. 삼성-LG의 잠실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됐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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