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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포럼] 이명박 시장을 위한 변명

    올해도 대입 수능 시험이 끝나자 학교 교육이 또 도마에 올랐다.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재학생 성적은 떨어졌지만 재수생은 올라가는 재수생 강세 현상이 감지됐기 때문이다.학원에 가서 1년만 배우면 성적이 오르고 학교 수업은 수준이 낮거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수능에서 재수생 강세가 두드러지면서 과학고나 외국어고 그리고 자립형 사립고 경쟁률은 가속적으로 치열해졌다. 재수하면 성적이 오른다며 수능이 끝나자마자 진학할 대학 대신에 유명 학원을 찾아나서는 세태는 교육 문제의 핵심을 그대로 보여 준다.집 가까운 학교 놔두고 애써 어렵다는 특목고나 자립형 학교를 찾아가는 중학생의 움직임은 바로 그 교육의 실타래를 풀어줄 실마리일 것이다.세상 사람들은 저마다 학교 교육이 큰일 났다고 입을 모으고,학교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느니 내실화해야 한다고 옥타브를 높인다.그러나 학교 교육을 정상화하는 방안에 이르면 둘로 나뉜다. 한편은 ‘누구에게나 똑같은 학교’가 ‘누구에게도 좋은 학교’라며 지금의 평준화를 더욱 확대해야한다고 주장한다.다른 쪽은 ‘누구에게나 똑같은 학교’가 ‘누구에게나 좋은 학교는 아니다.’며 평준화의 틀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평준화 틀을 유지하면서 수월성 교육이 가능하도록 숨통을 틔우자고 한다.그러나 평준화 보완론은 평준화 근본주의에 압도돼 목을 내밀었다 도로 집어 넣기를 반복해 왔다. 그러나 이명박 서울시장은 달랐다.수도 서울의 균형 발전을 위해 강북에서 추진하고 있는 뉴타운 지역에 자립형 사립고를 세우겠다고 공언했다.아니나 다를까 교육부를 비롯해 교육청 그리고 교원단체 등 이른바 교육계가 우르르 달려 들어 온갖 비난을 쏟아냈다.지금까지 나왔던 그 주장들이 반복됐다.판교 학원 단지가 그랬듯 여느 경우라면 백지화한다는 발표가 나왔으련만 이명박 시장은 오히려 필요성과 정당성을 주장하는 목청을 높였다. 교육의 문은 이미 세계로 열려 있는데 우리끼리 평준화해서 뭐하느냐는 것이다.또 해외 사교육비로 한 해에 1조 4400억원을 쓰는 판이라고 개탄했다.강북 뉴타운 지역에 경쟁력 있는 교육 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지역간 교육 평준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한다.전문가라는 이유로 교육 정책을 독점해온 교육계가 교육을 빈사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도 어찌 부끄러운 줄을 모르느냐는 일갈일 것이다.이명박 시장의 이같은 행보는 차제에 교육자치를 지방자치에 흡수 통합시켜야 한다는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지방자치를 도입하고서도 엉뚱하게 교육자치는 따로 떼어 냈다.세계 유일하게 주민 교육을 주민의 대표가 아닌 일부의 교육계에 맡기고 있는 것이다.자치단체는 교육 재원만 부담하면서 교육에는 전혀 권한도 행사를 못하는 기형적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1년 예산 4조 6000억원의 절반가량을 타다 쓰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이 서울시가 추진하려는 자립형 사립고의 앞을 가로막고 나섰다.교육계를 대표하는 교육감이 주민을 대표하는 시장의 일을 못하게 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초·중등 교육권을 지방자치에 흡수 통합시켜야 한다.교육감을 단체장과 공동 출마하게 하거나 단체장이 교육 담당 부 단체장을 임명하도록 하자는 것이다.교육위원회도 지방의회의 상임 위원회로 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외국처럼 주민 교육이라면 주민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게 당연한 이치가 아니겠는가.지금의 학교는 학교 무용론이 나올 지경이고 보면,교육은 전문 영역이니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한다는 당초 명분도 없어졌다.일부에선 자치단체의 재정 자립도를 문제삼지만 지금처럼 일부를 국가에서 지원하면 되는 일이다.행정자치와 교육자치의 통합을 서두르고 볼 일이다. 정 인 학 논설위원 chung@
  • 우즈, 상금왕 5연패 ‘가물가물’/투어챔피언십 3R 15위… 최경주도 26위 부진

    최경주(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가 전날의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문 가운데 비제이 싱(피지)이 타이거 우즈의 상금왕 및 올해의 선수 5연패 저지를 눈앞에 뒀다. 최경주는 9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챔피언스골프장(파71·6980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올스타전’인 투어챔피언십(총상금 600만달러) 3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2개로 1언더파 70타를 쳐 합계 2오버파 215타로 전날과 같은 26위에 머물렀다. 올시즌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 타이틀을 놓고 우즈와 경합 중인 싱은 버디 5개 보기 1개로 4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5언더파 208타로 공동 16위에서 9위로 올라섰다.이에 견줘 우즈는 전반 버디와 보기 2개씩을 기록한 뒤 14개홀을 파로 마감해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공동 12위에서 공동 15위로 뒷걸음질쳤다.캠벨은 이글 1개 버디 9개에 보기는 1개만 범해 10언더파 61타의 대회 18홀 최소타 기록을 세우며 합계 13언더파 200타로 선두에 나섰다.지금까지 이 대회 최소타는 지난 2001년 짐 퓨릭이 세운 62타다. 곽영완기자
  • MC 이매리 낙마사고 손배소

    전문 MC 이매리(31·여)씨는 4일 방송 프로그램 촬영 중 낙마사고로 다쳤다며 강원도 G펜션 관리자인 G사를 상대로 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지법에 냈다.이씨는 소장에서 “지난 5월 방송사 주말 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말을 타다 G펜션 관리인이 말 고삐를 놓은 사이 흥분한 말이 뛰는 바람에 낙마해 전치 9주의 골절상을 입었다.”면서 “2억원을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정은주기자
  • [나의 건강보감]연기자 송재호

    그는 얼른 말을 잇지 못했다.한참만에 입을 열었지만 말은 단속적으로 끊겨 토막이 났다.얼핏 ‘묻지 말았어야 했나.’하는 생각이 스쳤다.“아,사람이 이래서 미치기도 하고,삶을 포기하게 되는구나.이런 생각도 들고….뭐랄까….암튼 미치겠더라고요.일에 몰두하면서 잊으려고 애를 쓰지만 지금도 크게 달라진 건 없어요.” 여기까지 말한 그는 이내 눈을 내리깔았다.눈자위에 눈물이 맺혔다.그러고는 겨우 “다시 그 일을 말하자니…”라며 잠겨드는 소리로 말했을 뿐이다. ●3년전 교통사고로 막내아들 잃고 충격 송재호(64).배우로든,탤런트로든 연기 마당에서 그는 기둥이다.기둥도 각을 잡아 군살 쪽쪽 발라내 허여멀건 사각기둥이 아니라 아름드리 나무를 다듬어 세운 통나무 기둥이다.그렇게 완강하고 견실하다.울긋불긋 단청으로 치장한 서까래나 들보와 달리 얼른 눈에 들지는 않지만 그는 중심이다.기둥 빼고 집을 말할 수 없듯,그를 빼고 연기를 말하는 것은 왠지 궁색하다.그런 그가 지난 2000년 1월 교통사고로 애지중지하던 막내아들을 잃었다.결혼을앞둔 스물 여덟,세상이 마냥 아름다웠을 그 나이에. 그 때의 충격으로 그는 한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아들을 잃은 아픔의 충격은 그렇게 컸다.부실한 고속도로 관리와 국산 승용차의 엉성한 품질이 빚은 참사였던 까닭에 그에 대한 분노까지 겹쳐 자신을 추스르기 힘들었다.“그때 심혜진씨와 KBS2의 ‘여비서’란 드라마에 출연중이었는데,고작 두줄짜리 대사가 외워지지 않는 거예요.삼성의료원 신경과 나덕렬 교수로부터 진찰을 받았는데,뇌세포가 급속하게 사멸되고 있다고 그래요.충격이 심했나 봐요.” ●총 잡은 지 27년…국제심판 활동도 그는 건강한 체질이었다.그가 클레이사격에 일가를 이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호형호제했던 박종규 전 경호실장과의 인연이 계기가 돼 지난 78년 처음 총을 잡아 올해로 경력 26년째다.“세계사격연맹 회장이었던 그 분이 그때 세계사격선수권대회를 서울에 유치했어요.가깝게 지내던 터라 뭔가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는데,마땅치 않아 내 8㎜ 카메라로 7시간 30분짜리 대형 개인기록 영상물을 만들어 전달했어요.그때 태릉사격장을 드나들며 클레이사격에 반해 결국 사격 없인 못사는 마니아가 됐죠.”뭐든 시작하면 끝을 보는 천성 탓에 그때부터 틈만 나면 사격장으로 달려갔다. 그가 사격에 일가를 이뤘다는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85년부터 내리 3년동안 전국체전 금메달을 거머쥐었는가 하면 세계사격연맹에 등록된 국제심판으로,88올림픽 때는 결승전 주심을 맡아 세계사격사에 이름을 남겼다. 또 대한사격연맹 최장기 이사였는가 하면 서울시 사격연합회장,대한수렵연합회 부회장 겸 밀렵감시단장도 맡고 있다.사격에 대한 그의 열정을 웅변하는 이력이다.“사격,매력적인 스포츠예요.하늘로 날아오른 클레이접시가 총성과 함께 산산히 깨어져 비산(飛散)할 때 느끼는 쾌감은 압권입니다.도시인,특히 스트레스가 많은 직장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운동입니다.” 그렇게 사격에 빠져 산 세월이지만 그는 단 한번도 살상 목적으로 총을 들지 않았다.“저는 기독교도지만 독실한 불교도셨던 어머니로부터 ‘미물이라도 함부로 죽이지 말라.’는 교육을 받았는데,그 영향이 컸지요.” 그뿐이 아니다.요즘도 수렵철이면 짬을 내 밀렵 단속에 나선다.‘밀렵이야말로 생태환경을 위협하는 만행’이라는 그다.“말이 단속이지 정말 위험합니다.한번은 밀렵꾼을 덮쳤는데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밀렵꾼이 방아쇠를 당겨 일행이 죽을 뻔하기도 했어요.더러는 쫓기면서 총을 난사하기도 하고요.그거 맞으면 죽는거지요.” ●살상 목적으로 총 안들어…수렵철 밀렵단속 지금은 독실한 기독교도로,금욕이 몸에 배어 ‘은총’같은 건강을 얻었지만 60∼70년대부터 연기마당을 누볐던 이들이 그렇듯 그도 따로 건강을 챙길 계제가 아니었다. “먹고 살기 버거운 때였지요.그나마 돈 좀 쥐면 술먹기 바빴는데,조니워커 2병쯤은 앉은 자리에서 해치웠어요.담배요?허허.” 그는 연예계의 내로라하는 골초였다.81년 교회 금식기도로 끊기 전까지 체인스모커였다.“조훈현 국수보다 많이 피웠을 거예요.하루 네댓갑이 보통이었으니까요.당시 KBS본관 입구에 커피숍이 있었는데,제가 방송국에 들어서면 아가씨가 담배 5갑을 꺼내 건네곤 했어요.그것도모자라 나중엔 다른 사람들한테서 얻어 피울 정도였으니까 말 다했죠.” 그런 그가 사흘간의 금식기도로 담배를 딱 끊었다.지금은 술도 입에 대지 않는다. ●하루 5갑 피던 담배 끊고 술 안마셔 이런저런 수상 경력을 들먹이며 지금 그의 연기사를 들추는 일이 새삼스럽다.39년 평양생으로 부산에서 자라 동아대 국문과를 졸업했다.지금도 “언젠가는 영화 한번 만들어 보겠다.”는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책가방에 활동사진 카메라를 넣고 다녔다.부산에서의 성우 생활을 정리하고 64년 상경해 충무로에 첫 발을 내디뎠다.그곳에서 친구의 소개로 김기영 감독을 만나 “신성일 같은 쌍꺼풀도 없는 네가 배우가 되겠다고?”라는 핀잔에 오기가 발동,다음날 바로 쌍꺼풀 수술까지 받을 만큼 영화에 대한 열망이 뜨거웠고,그 열망이 오늘의 그를 낳았다. 그러나 이런 상식적 인과론으로 그의 중량감을 다 설명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그의 매력은 주어진 일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진력(盡力)에 있다.“기력을 다해 제 일에 혼을 불어넣어야지요.저를 아껴주시는 분들이 더도 덜도 말고 그런 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만 봐주셨으면 합니다.” 그를 만난 태릉의 산그늘에 가을이 깊어가고 있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 ■송재호의 사격건강론 연기자 송재호,그의 삶은 치열했다.지난 64년 영화계에 데뷔해 67년 영화 ‘아로운’의 주인공 공모에서 무려 87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이후 일견 탄탄대로처럼 보이는 그의 연기행로 이면에는 끊임없이 자기완성을 추구한 한 ‘연기 장인’의 고뇌와 자기연민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사격은 여기에 힘을 보탠 원동기 같은 에너지원이었다. 그가 말하는 사격의 첫째 매력은 스트레스 해소.총탄에 접시가 산산조각나는 순간 가슴에 두껍게 쌓여있던 일상의 앙금이 샘물에라도 씻긴 듯 사라진다.“도시생활은 사방이 막혀 있잖아요.직장인이든,사업가든 한두번쯤 누군가 죽이고 싶은 맘 안들겠어요?그렇게 스트레스는 층층이 쌓이는데 그걸 어떻게 풉니까.이런 사람들에게 사격만한 스포츠가 없다고 봐요.” 집중력도 사격의 기본.날아오르는 접시를 보며 “넌걸렸어.”하고 득의만만하게 총탄을 날리는 일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여기에 숙련되면 민첩한 순발력과 함께 다른 일에도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게 된다고 했다.그뿐이 아니다.그는 사격을 통해 승부근성을 터득했다고 고백했다.“원래 급한 성미여서 처음엔 한발이라도 빗나가면 팔짝거리곤 했죠.그러다 사격 연륜이 쌓이자 매사에 미리 대비하며 상황에 끈질기고 침착하게 맞서는 습관이 체질화되더라고요.이런 습관이 연기생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어요.” 170㎝ 안팎의 키에 20년 동안 62㎏이던 몸무게가 담배를 끊은 덕에 72㎏으로 늘었지만 아직도 몸매는 군더더기없이 탄탄해 최근에는 ‘올해의 베스트드레서’로 뽑히기도 했다.나이 들면서 혈압약을 먹고는 있지만 아직 맵고 짠 음식을 가릴 정도는 아니며 식성도 소탈하다. “처음 상경해 충무로 스타다방 골목을 쭈욱 훑어 보는데 배우들 다 눈이 익은 사람들이야.그런데 한 사람도 아는 이가 없어요.전 그때도 ‘그래 한번 해보자.안될 것 없다.’고 생각하고 도전했어요.지금도 그때처럼모든 것을 ‘가능하다.’거나 ‘안될 게 없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생활합니다.체념하고 포기하기엔 삶이 너무 짧고 또 고귀하지 않습니까?” 심재억기자
  • [나의 건강보감] ‘한국승마 산 역사’ 이항진 박사

    우리 나라에 그보다 오랜 세월을 말과 벗하며 지낸 사람은 없다.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한국 승마의 역사’라고 부른다.그렇다고 그가 ‘명예’자를 앞에 단 마사회의 전직 직원은 아니다.말은 그에게 사실상 평생을 함께 해온 친구다. ●새벽 6시면 어김없이 승마장 찾아 희수(喜壽)를 넘긴 의학박사 이항진(78·이항진내과의원 원장).일제때 서울대의대의 전신인 경성제대 의예과를 나온 장로급 현역 의사지만 지금도 새벽 여섯시면 어김없이 말등에 몸을 싣는 승마인이다.“하루라도 애마를 못만나면 그날은 하루가 길어요.나 뿐 아니라 그 녀석도 그날은 괜히 심통부리고 까탈을 떨어요.사람과 말이 그렇게 교감하는거죠.” 그가 처음 승마를 접한 건 해방 직전인 1943년 경기중학(지금의 경기고) 시절.특별활동 시간에 승마부를 택한 것이 계기가 됐다.“태평양전쟁때라 학생들도 검도,사격 등 군사훈련을 많이 받았어요.전 그게 싫어 승마를 택했는데,당시 전국을 망라해 승마부가 있었던 곳은 우리 학교와 휘문중,이북의 함남중이 전부였지요.”이렇게 시작된 말과의 인연은 해방 후에도 계속됐다. “당시 조선은행(한국은행 전신)에서 일한 이재간씨나 명성황후의 혈족인 민병선씨 등이 승마 애호가였는데,저도 그 분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일본인들이 군마를 많이 들여놔 말도 그다지 귀하지 않았구요.”민씨는 일제때 올림픽선수로 발탁되기도 했으며,해방후 헬싱키올림픽에도 출전한 우리나라의 승마 개척자이다. ‘말타면 경마잡히고 싶다.’는 옛말처럼 말을 좋아한 그도 ‘내 말’을 갖고 싶었다.그가 처음 ‘내 말’을 가진 것은 48년.비월용(飛越用)으로 ‘송악’이라는 말을 구입해 당시 신설동 경마장에 맡겨뒀다가 그만 6·25전쟁통에 잃어버렸다. ●고교시절 승마 접해… 벌써 60년 군의관으로 전쟁을 마친 그는 종전후 인촌 김성수씨 배려로 지금의 고려대 이공대 자리에 어렵사리 마련한 한국승마구락부에서 다시 승마를 시작했다.“일제때 지금의 동대문운동장 인근에 경성승마구락부가 있었는데,일본 사람들 전용이었거든.그게 얼마나 부럽던지 몰라.그러던 차에 이 구락부가 생겨 우리나라 승마의전통을 이어갈 수가 있었지.그랬다가 74년 한국마사회가 뚝섬에 승마장을 만들었고,이어 과천에 경마장이 건립돼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치른거지.나도 74년부터 뚝섬에서 타다가 86년부터는 과천,이후 99년부터 다시 뚝섬에서 말을 타고 있는데,여긴 실내마장이 없어 날궂으면 못타.” 첫 말 ‘송악’을 잃어버린 그는 한동안 사정이 어려워 말을 갖지 못하다 75년에야 마사회가 불하한 경마용 퇴물 ‘슈퍼스타’를 구입했으나 얼마 타지도 못하고 굽에 종양이 생기는 제암(蹄癌)으로 잃고 말았다.지금 가진 말은 영국산 사라브렛종인 ‘위태천’.3살짜리를 구입해 3년간 정을 들이고 있다.말 나이 여섯살은 사람 나이 스물다섯 정도의 한창때로 힘이 넘쳐 쳐다보기만 해도 기분이 흐뭇하다. ●길들이지 않은 말 타다 중상입기도 회갑(回甲)의 세월 60년을 말과 함께 살면서 그가 터득한 깨우침은 말도 정성을 들이면 사람과 생각까지도 나눌 수 있다는 것.“말이 사람을 먼저 알아요.낯선 사람이 타면 복종하지 않고 날뛰어 떨어뜨리거나 짖궂은 장난을 치곤해요.”지금이야 ‘말도사’로 통하지만 말등에서 떨어져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진 회수는 기억조차 할 수 없다.한번은 길들이지 않은 말을 타다가 떨어져 골반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기도 했다.장애물을 넘던 말이 넘어질 때 자칫 고삐를 당겼다가는 300㎏이 넘는 말에 깔려 목숨을 잃기도 한다.수년 전 미국 상무장관이 로데오경기를 하다 숨진 것도 비슷한 경우다.그러나 초보자라도 조교의 가르침만 제대로 따르면 이런 사고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전국승마대회 장애물경기 우승 경력에 12년간 한국학생승마연맹 회장을 연임했는가 하면 40년 역사의 승마클럽 승우회 회장을 20년간이나 맡는 등 말과 관련된 그의 이력은 따로 설명이 필요없다.말의 얼굴과 굽만 보고도 질(質)과 격(格)을 가려내는 안목을 지닌데다 하루라도 말을 타지 않으면 허벅지에 살이라도 오른 듯 비육지탄(肉之嘆)의 조바심이 일기도 하지만 여전히 그는 말에 관해 겸손하다.“승마의 첫걸음은 기본에 충실한 것입니다.무작정 타고 호기를 부리기보다 굽을 씻고,털을 빗기면서 정부터들여야지요.그렇게 교감해야 제대로 된 승마가 가능합니다.” 그의 승마예찬도 귀담아 들을 대목.“승마는 남녀 구별이 없고,동물과 더불어 하는 유일한 올림픽 종목이며,경기중에 반드시 정장을 갖춰 입어야 한다는 점이 그겁니다.한마디로 신사의 스포츠입니다.그런 만큼 승마인은 예절을 먼저 익혀야 하며,건강은 그 뒤에 얻는 것입니다.말등에서 자질구레한 스트레스를 털어버리는 것은 물론 심폐기능,소화기능을 향상시킵니다.또 전신운동이면서 평형감각을 높이지요.” ●‘죽 반공기, 메밀국수, 물만두 5개' 소식 지켜 175㎝의 키에 73㎏의 이상적 체격도 승마로 얻은 건강의 증표다.매일 아침 마장을 찾는 규칙성 말고도 아침에 죽 반공기,점심은 메밀국수 한 공기,저녁은 물만두 5개로 해결하는 철저한 소식주의자다.말의 부담을 덜기 위해 소식을 시작했지만,말과 함께 하면서 얻은 것은 결코 소량이 아니라면서 웃는 그의 건강이 참 부럽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사진 김명국기자 daunso@ ■이항진 박사의 승마 예찬 승마는 몸의 균형을 잡는 운동이다.몸을 바르게 하지 않으면 마장마술이 안되기 때문에 몸을 바르게 하는 것이 기수의 기본이다.이런 점에 착안,독일에서는 소아마비 어린이들에게 승마를 가르쳐 평형감각을 길러 주기도 한다.우리나라에서도 몇몇 병원에서 이 치료법을 사용했으나 부대비용이 만만찮았던지 슬그머니 사라지고 없다.대신 일본에서는 승마가 몸매를 가꾸는데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근들어 승마클럽에 주부를 비롯한 여성 회원이 크게 느는 추세다. 이 박사가 말하는 승마의 운동효과는 많다.“제가 어려서부터 소화불량이 잦았는데 승마를 시작한 뒤로 그게 나았어요.소화기도 튼튼해지고 심폐기능도 향상됩니다.말과 함께 하는 운동이라 욕심이나 독단이 통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보기와 달리 관절 등 전신운동 효과도 큰 편입니다.” 그러나 운동효과만 생각해 막 덤벼 들었다가는 큰코 다치기 쉽다.이 박사도 60년동안 말을 타면서 세번이나 앰뷸런스에 실려갔다.모두가 낙마로 빚어진 사고다.“낙마를 하는 경우는 대개 조교의 가르침을 소홀히 한 경우고,정상적인 과정을 밟으면 승마처럼 안전한 운동도 드물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물론 말이 결코 값싼 동물은 아니다.소나 돼지처럼 단순하게 살코기의 무게로 값을 따지지 않고 격(格)을 따지기 때문에 값이 천차만별이다.승마용은 보통 경마장에서 퇴출된 열살을 넘긴 말을 시용하는데,싸게는 1400만∼2400만원에서 3000만∼4000만원씩 하는 것도 있다.얼마전 외국에서는 말 한필이 3000만 달러에 팔리기도 했는데 이는 승마 혹은 경주용이 아니라 새끼를 얻기 위한 종마다. 뚝섬승마클럽 김문식 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내 말’을 가져야 승마를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데,가까운 승마클럽엘 가면 정회원의 경우 월 60만원,비회원은 1회에 2만원 정도로 승마를 즐길 수 있다.”며 “승마가 생각처럼 소수계층이 향유하는 특별한 운동이 아니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 국감증인 불참사태

    국정감사 증인들의 국회 불출석 문제가 논란이다. ▶관련기사 4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29일 노무현 대통령 친·인척 비리 문제,분식회계,투신사 처리 문제 등을 캐기 위해 금융감독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 나섰으나 채택한 증인들이 절반밖에 나오지 않아 맥빠진 국감이 됐다. 정무위가 이날 채택한 증인은 22명이나 안희정 전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노 대통령 친형인 건평씨,건평씨의 처남 민상철씨,최도술 청와대 전 총무비서관,박연차 태광실업 대표,현재현 동양그룹회장 등 11명이 나오지 않았다. 강금원 창신섬유 대표와 생수회사 ‘장수천’을 인수한 김근보씨 등 나머지 11명은 나왔다.안씨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계류 중인데다 지난 21일 자전거를 타다 흉부 타박상을 당해 출석하기 어렵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건평씨는 출석요구서가 늦게 송달됐다는 이유를 들어 나오지 않았다. 정무위는 노건평·안희정·최도술씨 등 6명의 증인들을 다음달 10일 금감위 국감 때 재출석하도록 의결하고,이를 거부하면 동행명령권도 발동하기로 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스포츠 분야 통해 또다른 세상에 도전”/스포츠 기고가 변신 ‘오체불만족’ 저자 오토다케 히로타다

    |도쿄 황성기특파원|통유리의 탁 트인 창밖으로 차가운 가을비가 추적추적 뿌리는 24일 오후 도쿄 시부야의 호텔 5층 카페는 빈자리 하나없이 사람들로 붐볐다.하필 왜 이런 곳에서 만나자고 했을까.궁금증은 오래가지 않았다.주차장이 카페와 이어지는 같은 층에 있었다.차에서 내리면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도 곧바로 올 수 있는 편리함이 시끄러운 이 곳을 그가 인터뷰 장소로 지정한 이유일 터이다.이런 곳을 찾아내기까지 얼마나 ‘시행착오’를 겪었을까. 약속보다 5분쯤 늦게 나타났다.예의 전동휠체어를 타고.대단히 죄송하다는 표정이다.인사를 나누자 “30분 정도 다른 일을 먼저 봐도 괜찮느냐.”고 이쪽이 황송할 정도로 미안한 얼굴로 동의를 구한다. 새롭게 원고를 쓰게 될 회사 관계자와의 협의가 있다고 했다.얼핏 보니 몇걸음 떨어진 자리에서 서류를 놓고 (그의 표현에 의하면)10㎝ 밖에 되지 않는 양 손을 흔들어가며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얼굴을 알아본 중년부인들이 힐끗힐끗 그를 쳐다보기 바쁘다. 1시45분부터 45분간으로 예정된 ‘오체불만족’의 저자 오토다케 히로타다(乙武洋匡)와의 인터뷰는 이렇게 해서 30분 가량 늦어진 2시15분쯤 시작됐다. “하루를 보내는 패턴은 세가지 있는데,첫째가 오늘같은 일 협의나,인터뷰 같은 것이고 둘째가 취재하러 가는 날,셋째가 전혀 외출하지 않고 집에서 원고를 쓰는 날입니다.” 기자를 기다리게 한 원고협의,기자와의 인터뷰를 포함해 아침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5건의 일이 있다고 했다.행동이 불편한 그로서는 가급적 이동을 줄이고 한 곳에서 몇가지 일을 처리하는 것이 당연한지 모른다. ●작년 운전면허 따 한달에 두번쯤 운전 그는 작년 여름 운전면허를 땄다.그 면허로 차를 몰고 왔을까. “한달에 2번쯤 운전하는 정도입니다.휴일이 그렇게 있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은 매니저가 운전해 주는 차를 타고 다닙니다.오늘도 매니저 신세를 졌구요.”그는 손수 운전하면서 과거에는 몰랐던 운전의 위험을 비로소 깨닫게 됐다고 했다. 와세다 대학 정경학부를 졸업한 2000년 오토다케는 스포츠 전문잡지 ‘넘버’에 선수 인터뷰 연재를 시작하면서 스포츠 라이터의 길을 걷는다.작년 한·일 월드컵 때에는 두 나라를 오가며 TV 리포터로도 꽤 얼굴을 비쳤으나 올들어 TV 활동은 뜸하다. “쓰는 일을 제대로 몸에 익히려고 TV쪽은 삼가고 있습니다.잡지 기고에 힘을 쏟고 있어 상대적으로 TV 출연은 많이 줄었습니다.” 500만부를 넘은 초대형 베스트셀러 주인공의 자유 기고가로의 변신,그 이유는 무엇일까. “대학 3학년(1998년) 가을 ‘오체불만족’을 낸 뒤 놀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어요.책의 저자라는 이유로 여러 매스컴에서 저를 다루어 주었구요.의외였습니다.나쁘게 말하면 주위에서 추어올려 준거죠.굉장히 무서웠습니다.그때도 이미 언론이라는 것이 금방 달아오르고 금방 식는 속성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요.영화화하자,입사해라,CD를 만들자는 얘기들이 많았어요.그 물결을 탔으면 재미는 있었겠지만,그냥 그렇게 흘러가 버리면 언제가는 질리는 날이 반드시 올거라고 생각했어요.그런 날이 됐을 때 내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몸에 익혀두지 않으면 나만 혼날 거라고 판단했습니다.몇가지 책을 낸 경험을 살릴 수 있는 것이 바로 라이터였습니다.” ●한·일 월드컵때 TV리포터로도 활동 스포츠를 택했던 것은 “나를 바라보는 세상의 이미지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는 뜻밖의 대답. “장애자 운동의 기수라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실은 그런 운동에는 별 흥미가 없었습니다.그냥 전동의자를 타고 22년을 살아왔을 뿐이었거든요.그러면 장애자 운동의 정반대에는 무엇이 있는지,했더니 스포츠였습니다.어릴 때 부터 좋아해서 관심도 지식도 있어서 스포츠 분야에서 승부를 내볼까 생각했습니다.” 축구와 야구가 메인이지만 특정종목을 전문으로 취재한다기보다 특정 선수에 흥미가 생기면 그 선수를 인터뷰하기 위해 해당종목을 공부하는 그런 패턴으로 지금은 유도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해준다. 화제를 돌려본다.2001년 3월 대학후배인 히토미(당시 22세)와 결혼했다는 보도가 나왔다.결혼식을 올리지 않고 구청에 혼인신고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대신했다는 짤막한 보도였다. “집 사람은 기본적으로 집안 일을 합니다.경리라든가 그런 부분에서는 제 일을 도와주고 있지만 바깥 일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전업주부인 셈이다. “와세다 대학의 어떤 서클이 개최한 세미나에 제가 강사로 불려갔는데 그때 만났습니다.21살 때였으니까,1997년 알게 돼 4년 만에 결혼한거죠.” 결혼한 지 2년 반.아직도 신혼이라고 할 수 있는 결혼생활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결혼을 정했을 때 결혼한 선배들이 ‘너무 빠른 것 아니냐,결혼 그거 그렇게 좋은 게 아닌데’라고 충고는 해줬어요.그렇지만 나는 결혼생활을 꽤 좋아합니다.야구선수들이 결혼 문제로 상담을 해 올 때마다 꽤 권유합니다.”(그는 이 대목에서 ‘꽤’라는 말을 두 번이나 사용했다) 결혼이 글쓰기에 변화를 주었냐고 묻자 그는 “그런 건 없지만 인생의 시점이 하나 늘어난 것은 분명 메리트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혼 전 TV에 출연했을 때의 에피소드.그에게 사회자가 ‘거리에서 느끼는 불편'을 물었다.그는 “러브호텔의 엘리베이터는 (좁아서)전동 휠체어로는 타기 힘들다.”고 대답했다.짓궂은 사회자가 “러브호텔에도 가느냐.”고 재차 질문하자,그는 “가지요,23살의 남자인데요.”라고 응수해 좌중을 웃기게 한 적이 있었다. 그때의 얘기를 꺼내자 오토다케는 깔깔거린다.당시 그의 대답이 진실이라면 러브호텔에 같이 간 상대가 부인이라는 심증이 짙었으나 그는 교묘하게 피해나간다. “장애자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일반적 생각 때문에 (실제로 장애인들도 많이 찾는)게임센터,노래방 같은 곳에 의외로 장애자를 위한 시설이 되어 있지 않다.”는 말로 대신한다. ●결혼한지 2년반 “꽤 즐거워요” 한국 선수로는 축구의 홍명보,이동국,박지성,안정환을 취재했다는 오토다케.“홍명보가 가장 인상에 남는다.”는 그는 “무거움이라고 할까,인간으로서의 깊이가 느껴졌다.”고 덧붙인다. ‘넘버’(576호)에 실린 안정환 인터뷰 기사의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된다.“상대와의 거리감을 잘 재면서 깊이 들어오는 것을 절묘한 타이밍으로 피해간다.그것이 후천적으로 익힌 재능이라면 분명 슬프다.”인터뷰 내내 마음을 열지 않는 축구스타 안정환의 심리분석이 독특하다. “스타가 되어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고 매스컴의 주목을 받으면서 마음에 벽을 쌓는다면,원래 천진하고 순수한 청년이던 안정환은 좀 아깝고,불쌍한 것 아닌가요.자기만의 자유대로 살아가면 보다 매력적이지 않은가 생각했어요.”분야는 다르지만 ‘오체불만족’으로 유명인이 됐던 자신은 벽을 쌓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음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지. 27살의 청년,오토다케는 만 3년이 된 스포츠 라이터로서의 자신을 어떻게 채점하고 있을까. “글쎄요.처음 30점이던 것이 70점이 됐다고 할까요.지금부터 (점수를 올리는데 시간이)오래 걸리겠지요.” 모자라는 30점이라면.“기자로서의 착안력,취재력,문장력 3가지 능력이 있다고 할 때 취재력은 다른 사람보다 그리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첫째와 셋째,그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셋째(문장력)”라고 말한다. ●“글쓰기가 재미있어 정치 관심 없어요” 2년간의 산고 끝에 따낸 운전면허와 같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생각은 아직 없다고 한다.“기본적으로 기자로서 미숙하니까,더 힘을 쏟고 싶습니다.혹시 여유가 생기면 스포츠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기자로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싹튼 것은 사실입니다.”예를 든다면 기타노 다케시(한국에 ‘하나비’로 알려진 영화감독)에 수개월간 밀착해 어떤 발상으로 영화를 만드는지 그 과정을 취재하고 싶다고 했다. 얼마 전 어떤 주간지가 11월로 예상되는 일본 총선거에 오토다케가 공명당(연립여당)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을 보도했었다.‘정치가 오토다케’ 과연 사실인가.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글쎄요,그런 기사가 왜 나왔을까요.”거세게 부인한다.“어쨌건 지금 일이 너무 재미있어서 다른 것은 생각할 수 없다.”는 오토다케.어엿한 가장으로 성장한 그에게서 글쓰기에 온몸을 던져 세상의 인정을 받고 싶다는 열정과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marry01@ ●오토다케는 1976년생.팔다리가 없는 ‘선천성 사지절단’ 장애를 안고 태어난 그는 전동 휠체어를 타고 일반 초·중·고교를 거쳐 와세대 대학을 졸업했다.밝은 웃음을 잃지 않는 감동적인 삶을 다룬 ‘오체불만족’이 한국,중국,미국 등에도 번역돼 일약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오토다케 리포트’,‘월드컵 전사×오토다케 히로타다’ 외에 그림책 ‘선물’ 등의 저서가 있다.
  • 수도권 물길따라 자전거길 128㎞/폭 3m 도로서 레저 즐겨요

    경기도 용인시 구성읍에서 발원한 탄천의 하류지역인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과 한강을 잇는 자전거도로 24.4㎞가 지난 26일 뚫렸다.이로써 수도권 수변(水邊)에는 총 연장 128.5㎞의 자전거도로가 완성됐다.이번 자전거도로 개통은 경기도 용인·성남시와 서울 송파·강남구 등 탄천유역의 지방자치단체간 ‘환경행정협의회’가 힘을 합쳐 만든 첫 결실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환경·교통문제,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지자체간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성공적인 ‘화합의 현장’을 둘러봤다. 토요일인 지난 27일 오전 8시30분,분당 이매동을 출발해 탄천 자전거도로를 따라 걸었다.폭 3m의 자전거길에는 ‘물길 순례’에 나선 사람들로 붐볐다.구멍이 숭숭 뚫린 안전모를 쓴 사람이 열에 두서넛 돼 자전거 타기가 레저·건강용으로 자리잡았음을 짐작케 했다.붉은색 아스콘이 깔린 도로에는 상하행선 차로 표시가 흰색으로 칠해져 산뜻하게 느껴졌다. “여보,왜 (자전거가)잘 안 나가지?” “그래? 나하고 바꿔 타볼까?”분당 탑마을 부근에서 만난이모(42·성남시 수정구 복정동)씨는 곧 생각이 난듯 아내(38)에게 “안장이 낮아 그렇다.”며 도로를 빠져나가 아내의 자전거 의자 높이를 알맞게 맞췄다.가볍게 인사를 건네자 “거의 매일 이곳에 나올 만큼 자전거 타기가 생활화됐다.”며 씩 웃어주고는 다시 힘차게 페달을 밟는다. 잘 가꾼 숲이 이어지고 복정동 인근에는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수정구 심곡동 서울공항 인근에 이르자 바로 옆에 잔디밭 사이로 농구장과 인라인스케이팅장 등을 갖춘 체육공원이 눈에 들어왔다.청소년과 어린 자녀들의 손을 맞잡고 나온 시민들로 빈틈이 없을 정도로 북적였다. 갑자기 할아버지의 준엄한 목소리가 주위를 갈랐다.“어이 젊은이,아니 (도로)중간으로 막 들어오면 어떡하나? 한눈 팔지 말고 안전운행합시다.”인라인스케이트 ‘폭주족’을 나무라는 소리였다.자전거도로에서 뒤로 걷던 젊은이도 어김없이 이 할아버지의 꾸중을 들어야 했다.중앙선을 넘어 교통대란을 빚은 한 여성은 마주 오던 자전거 운전자에게 “미안합니다.”를 연발했다.하지만 좋은 공기와 경치에 취한 때문인지 사람들끼리 아웅다웅하는 모습들도 정겹게만 보였다. 지하철 분당선 모란역 부근에서 8호선 복정역 옆까지는 주변에 대로(大路)나 큰 건물도 없이 조용히 자전거 행렬만 이어지는 가운데 물소리까지 들려왔다.잠시 길 옆에 쉬고 있던 한 자전거동호인은 “몇몇 마니아처럼 이래서 분당에서 서울로 출퇴근까지 하는 것 아니냐.”고 귀띔했다. 성남 시계(市界)인 대곡교 아래부터 광평교간 3㎞에는 버들개지와 갈대가 우거져 훌륭한 휴식처였다.강남구 수서지구로 가는 광평교 옆에는 자전거도로 진입램프가 ‘α’ 모양으로 마치 동화속 장면처럼 손님을 맞는다.바닥을 노란색 우레탄으로 깔아 안전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했다.특히 송파구간 3㎞ 가로등에는 태양열을 이용한 집열(集熱)시설이 들어서 있다.보안등이 잘 돼 있어 극히 일부를 빼고는 대부분 구간에서는 야간에도 자전거 타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진입램프 아래 ‘환경사랑 어렵나요.자전거로 시작해요.’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지나 탄천 5.6㎞를 더 걸었더니 푸른 한강이시원한 바람과 함께 시야에 가득 들어왔다. 송한수기자 onekor@ ■19㎞ 오가는 엄귀대씨 “한번 타보세요.자연 속에서 바람을 가르며 일터를 오가는 기분이 상큼하기 그지 없어요.” 엄귀대(嚴貴大·37)씨는 형 귀성(貴成·43)씨와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에서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즐거움에 살아간단다.자신은 송파구 삼전동,형은 문정동에 일터가 있다. 형과 함께 조기축구를 시작했는데 도심에서 기초체력을 쌓을 마땅한 장소가 없어 고민하던 때였다.지난 7월 초 때마침 분당∼서울간 자전거도로가 쉼터 등 편의시설 조성공사를 빼고 모두 마무리돼 서슴지 않고 ‘자전거 출퇴근’을 시작했다. “힘이 들지 않나 하고 망설이는 것 같은데,오히려 몸이 가뿐해지기 때문에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그 자신도 막상 18.8㎞라는 거리가 처음엔 부담스러웠지만 첫날부터 한 차례도 쉬지 않고 내달렸다.오전 7시20분쯤 집에서 나와 사무실까지 1시간10∼20분.사무실에 도착한 뒤 곧장 샤워실로 간다.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지만 샤워 뒤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나면 더할 나위 없이 상큼한 기분으로 업무를 볼 수 있다고 자랑한다. “음주운전은 절대 금물이지요.술마신 날은 자전거를 일터에 두고 반드시 버스를 이용합니다.안전모를 꼭 쓰고,넘어질 때 손부터 짚기 때문에 장갑도 챙겨야지요.” 보통 자전거도로에는 조깅 등 다른 운동을 할 수 있는 길이 별도로 설치돼 있더라도 인라인스케이터 등 많은 사람이 엉키기 일쑤여서 경종(驚鐘)·전조등 등 장비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했다.분당 이매동∼정자동 구간은 보안등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밤에 산책나온 시민들이 위험을 느낀다며 이의 보완을 성남시에 건의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송한수기자 ■50대 마니아 권선자씨 “언젠가 다쳤을 때 깁스를 풀자마자 자전거를 타러 나섰다가 이 나이에 꾸지람까지 들었지 뭐예요.” 권선자(權善子·57)씨는 자전거 타기가 무슨 매력이 있느냐고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1994년 건강이 나빠 걱정하던 차에 공원산책을 나갔다가 한 여성이 자전거를 자유자재로 타는 모습을 보고 부러워 교육과정을 밟았다.지금은 매주 월·수·금요일마다 한강에 나가 하루 40∼50㎞씩 자전거를 타곤 한다. “처음에는 나도 할 수 있을까 하던 게 이젠 떼려야 뗄 수 없는 취미가 돼 버렸지요.” 요즘 들어서는 초등학교를 비롯한 각급 학교와 직능단체 등을 찾아다니며 실전을 강의하는 ‘자전거 전도사’ 역할까지 한다.도로교통법상 자전거도 엄연한 자동차로 분류되고,도심 어딜 가나 복잡한 만큼 절대 안전을 위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기도 하다.초급과 실제 자전거도로에서 주행을 배우는 중급 각 2주일 과정을 가르친다. 탁구,테니스,골프 등 해보지 않은 운동이 없다시피 할 정도지만 자전거 타기를 운동중 첫 손에 꼽는다.웬만한 곳은 자전거를 타고 자연의 품에 안길 수 있고,관절 등 전신운동 효과가 있어 “자전거를 타는 즐거움은 해보지 않고는 모른다.”고 말한다. 초보 때 간혹 다치고 나면 자전거를 피할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이란다.자신도 몇년 전 자전거를 타다가 오른팔 탈골상을 입고 3주일 동안 깁스를 했는데 아물기도 전에 풀고 이내 자전거를 타 주변으로부터 핀잔을들었단다. “30명쯤되는 동호인 가운데에는 자전거의 매력에 푹 빠져 1000만원대의 비싼 자전거를 구입한 사람이 셋이나 있는가 하면,70대 고령자도 4명 된답니다.”라며 활짝 웃었다. 송한수기자
  • 영국서 건너온 ‘도발적 상상’/화가 허스트·휴스展 30일까지 설치작품·움직이는 그림 돋보여

    데이미언 허스트(38),그리고 패트릭 휴스(64).두 영국 화가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기발한 상상의 도발적인 작가라는 것이다.허스트는 포름알데히드액에 박제시킨 상어와 소,새끼양 등 현란한 색채와 자극적인 주제의 작품들을 발표하며 지난 10년간 세계 예술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인물.또 휴스는 역(逆)원근법을 이용한 ‘움직이는 그림’으로 잘 알려져 있다.이들의 작품이 각각 국내 화랑에 전시돼 미술애호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 마련된 ‘크로매틱 센세이션(Chromatic Sensation,색채감각) by HERA’전과 청담동 박여숙화랑의 ‘패트릭 휴스-움직이는 그림’전이 그것.두 전시는 30일까지 계속된다. 화가이자 조각가인 허스트는 영국 미술의 세대교체를 이끈 아이돌 스타다.세계적인 미술품 수집가이자 젊은 작가 발굴에 탁월한 감각을 지닌 영국의 사치 경과 만나면서 작가로서 급성장했다.허스트의 작품 소재는 종종 약국으로부터 나온다.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작업실을 주제로 한 ‘약사로서의 자화상을 묵상함’을 비롯해대형 컬러 패널 작품,약국의 이미지를 이용한 설치 작품 등 대표작들이 고루 나와 있다.올해 사치 갤러리의 재개관 기념 첫 전시에 초대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는 허스트의 작품이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소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이 전시는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 ‘헤라HERA’가 주최하고 갤러리현대가 협찬해 이뤄진 것으로 기업과 화랑이 함께 하는 새로운 차원의 예술 마케팅 무대란 점에서 주목된다. 패트릭 휴스의 한국 전시는 2001년에 이어 두번째다.휴스의 작품들은 역원근법에 따라 먼 곳에 위치한 배경의 풍경이 돌출돼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것이 특징.관람객들은 그림 앞에서 위치를 이동함에 따라 그림도 천천히 움직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그래서 ‘움직이는 그림’이다.이번 전시에는 나무 보드 조형물 위에 유채로 그린 원화 18점과 석판화 6점이 걸렸다.휴스는 발랄한 상상력으로 우리를 일상의 삭막함에서 구해준다.문이 서서히 열리면서 푸른 하늘아래 아름다운 호수가 펼쳐지는가 하면,문 뒤로 만리장성의 모습이 다가오고,지중해식 건물 기둥 사이에는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푸른 바다가 위용을 드러낸다.휴스의 작품은 이처럼 가상의 공간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르네 마그리트나 파울 클레,조르조 데 키리코 같은 초현실주의 작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초현실주의자들의 우울함과는 거리가 멀다.휴스의 상상은 퍽이나 유쾌하다. 김종면기자 jmkim@
  • 한가위 별들의 전쟁

    어느 해보다 긴 올 추석 연휴에 걸맞게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 이벤트가 풍성하다.‘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의 아시아홈런 신기록 달성이 초읽기에 들어간 프로야구를 비롯해 순위 다툼과 득점왕 경쟁이 비등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프로축구,3개월만에 기지개를 켜는 민속씨름 등이 스포츠팬들의 마음을 더욱 여유롭게 만들어 줄 전망이다. ●골프 미국와 유럽의 여자프로골프 대항전인 솔하임컵이 오는 12일부터 사흘간 스웨덴 말뫼의 바르세백GC에서 치러진다.지난 1990년 창설돼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솔하임컵은 미국과 유럽에서 2년마다 번갈아 열렸으며,양 대륙에서 투어 성적을 바탕으로 각각 12명이 출전한다. 미국팀은 줄리 잉스터,로지 존스,베스 대니얼 등 10명이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성적에 따라 확정됐고,헤더 보위와 켈리 퀴니가 단장 페티 시한의 선택을 받았다.유럽팀은 안니카 소렌스탐,소피 구스타프손(이상 스웨덴)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 등이 자동 확정됐다. 대회 방식은 첫날은 2인1조 포섬 매치플레이(1개의 공을 번갈아 치는 방식),이튿날은 2인1조 포볼 매치플레이(각자 플레이를 한 뒤 좋은 스코어를 팀 성적으로 삼는 방식),마지막 날은 양팀 12명의 1대1 싱글 매치플레이로 치러지며 이길 경우엔 1점,비기면 0.5점씩을 부여하며 점수 합계로 승패를 합산해 승부를 가린다. ●프로야구 정규시즌 막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라이언 킹’ 이승엽이 한가위 연휴에 몇개의 홈런을 보탤 것인지가 최대의 관심거리다.신기록에 한발 한발 다가서고 있는 이승엽은 10∼11일 대구에서 열리는 한화와의 2연전과 12일 롯데전에서 아시아 신기록(56개)에 도전한다.페이스가 좋아 추석 연휴동안 신기록 달성도 기대해 볼 만 하다.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인 4위 자리를 놓고 벌이는 SK와 LG의 사투도 볼거리다.특히 10일 벌어지는 맞대결이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메이저리거 서재응(뉴욕 메츠)은 추석인 11일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9승에 다시 도전한다. ●프로축구 연휴 마지막날인 14일 6경기가 치러진다.3라운드 9차전이 될 이날 경기의 초점은 7연승의 상승세를 타다 지난 7일 비가 내리는 바람에 1경기를 쉰 선두 성남(승점 67점)의 8연승 여부.상대는 중위권의 전남이지만 역시 최근 2승1무의 상승세를 보여 접전이 예상된다.수비형 미드필더이면서 곧잘 골을 터뜨리는 전남의 김남일과 토종 득점왕 후보인 성남 김도훈의 공방도 볼거리. 지난 7일 대전을 꺾고 선두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울산(승점 60)의 추격전도 눈길이 간다.약체인 신생 대구와 원정경기를 펼칠 울산은 대전전에서 결승골이자 시즌 19호골을 터뜨리며 득점 1위로 올라선 도도의 발끝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 ●육상 국제육상연맹(IAAF)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세계육상파이널대회가 13일부터 이틀동안 모나코에서 열린다.시즌 ‘왕중왕’을 가리는 대회로 상위랭커들이 총출동한다.가장 관심을 끄는 종목은 역시 남자 100m.파리세계선수권에서 5위에 머문 세계기록보유자(9초78) 팀 몽고메리(미국)가 설욕을 벼르고 있다.세계선수권에서 ‘고수’들을 무너뜨리고 정상에 오른 킴 콜린스(세인트 키츠 네비스)도 ‘수성’에 나선다.랭킹 1∼8위까지 선수들이 모두 나서는 만큼 세계기록 경신도 조심스레 점쳐진다.2000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9초79의 개인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모리스 그린(미국)은 랭킹 9위로 처져 출전자격을 얻지 못했다. ●민속씨름 10일부터 사흘간 부천체육관에서 추석장사대회를 시작으로 하반기 시즌에 돌입한다. 단체전과 금강·한라통합장사전,백두장사 결정전으로 치러진다.상금은 각 1000만원.특히 백두급 경기는 하반기 판도를 점칠 수 있는 전초전이 될 전망이다.상반기 네차례 정규대회에서 영천·보령대회를 석권한 이태현(현대중공업)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하지만 팀 동료이자 라이벌 신봉민과 김경수(LG증권) 황규연(신창건설) 등이 버티고 있는 대진이 껄끄럽다.김영현(신창)과 최홍만(LG)의 ‘골리앗 대결’도 흥미롭다. 정규대회에 처음 도입된 금강·한라통합장사는 ‘변칙씨름의 달인’ 모제욱(LG)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김용대(현대) 조범재(신창) 김기태(LG) 등 한라급과 장정일(현대) 이성원(LG) 등 금강급 간판들의 접전이 예상된다. 체육부 obnbkt@
  • 여자농구 / 맏언니들의 전쟁

    삼성생명과 우리은행이 여자농구 ‘여름여왕’을 놓고 벌이는 챔피언결정전이 경기 외적인 자존심 싸움까지 겹쳐 더욱 뜨겁다. 먼저 불을 댕긴 쪽은 삼성.우리은행이 정규리그 막판 미국에서 데려온 타미카 캐칭(24·183㎝)을 앞세워 1차전에서 승리하자 삼성 박인규 감독은 “캐칭 혼자서 다했다.”면서 “한국농구가 언제부터 용병 1명에 좌우됐는지 씁쓸하다.”고 일갈했다.이에 대해 우리은행 박명수 감독은 “삼성이 정규리그에서 15연승을 거둔 것은 바우터스 때문”이라면서 “삼성은 한국농구의 자존심 운운할 자격이 없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나 정작 자존심이 상한 이들은 양팀의 맏언니들.삼성생명 주장 박정은(27·180㎝)과 우리은행 플레잉코치 조혜진(30·178㎝)은 팀의 최고참이자 간판 스타다.‘용병만 있고 토종은 없다.’는 평가가 결코 달갑지 않다. 박정은은 7일 2차전에서 캐칭을 완벽하게 막아냈다.1차전에서 바우터스와 김계령의 높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펄펄 날던 캐칭이 박정은의 빠르고 악착 같은 수비에는 맥을 못췄다.고비마다 14득점을 올려 주포로서의 면모도 보여줬다. 조혜진은 1,2차전 통틀어 팀에서 가장 돋보였다.1차전에서는 3점슛을 4개 던져 모두 성공시켰고,2차전에서도 3개를 성공시켰다.캐칭이 코트를 누비는 것도 조혜진의 노련한 공 배급이 있기에 가능하다.조혜진을 언니라고 부르며 따르는 캐칭은 “내 득점의 절반은 혜진 언니 몫”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박정은과 조혜진은 9일 장충체육관에서 토종의 자존심을 보여줄 것이라며 3차전을 벼르고 있다.두 경기를 통해 용병들의 장단점이 모두 드러났다.이젠 둘의 진검승부만 남은 셈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사회 플러스 / 미끄럼틀 타다 목에 줄감겨 숨져

    6일 오전 9시40분쯤 충남 부여군 부여읍 모 교회 유치부실에서 미끄럼틀을 타고 놀던 권모(3·충남 부여군 규암면)군이 미끄럼틀에 매달려 있던 길이 1m가량의 줄에 목이 걸려 숨졌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3∼4세 어린이 12명이 함께 놀고 있었으나 권군이 줄에 목이 감긴 사실을 알지 못했으며 보모 A(42·여)씨는 주방에서 우유를 타던 중이었다.
  • [월요탐구] 자전거도시 상주

    ■도시 현황 경북 상주시에 가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자전거다.거리마다 골목마다 반짝이는 은륜(銀輪)의 행렬이 줄을 잇는다. 현재 상주시내를 오가는 자전거는 8만 5000여대.전체 가구수가 4만 2300호(13만 1600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시민 1명당 0.6대,1가구당 2대 꼴로 자전거를 갖고 있다. 출퇴근 시간대는 수백대의 자전거 행렬이 양쪽 차도 하나씩을 가득 메운다.상주여고 등 일부 학교는 90% 이상의 학생이 자전거로 통학을 한다.학교마다 주차공간을 마련하느라 애를 먹는다.상주초등학교는 2㎞ 미만에 사는 학생들은 자전거 통학을 제한하고 있다.남산중학교 학생들은 학교내 주차공간이 부족해 학교 입구 사유지에 하루 100원씩의 보관료를 내고 자전거를 맡기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상주에서는 아이들이 걸음마와 함께 자전거를 배운다고 한다.4살이면 세발 자전거를 타고,6살이면 두발자전거로 면허를 바꾼다는 것이다.며느리를 볼 때에도 가장 먼저 자전거를 탈 줄 아는 가를 묻는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체육대회 때 경품으로는 으레자전거가 등장한다.심지어 백일장이나 미술대회 등에도 상품은 자전거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자전거를 탔다는 김문숙(47·여·상주시 낙양동)씨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자전거 타기가 생활화되어 있다.”면서 “자전거를 타지 못하면 상주에서 생활하기가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상주에선 대기오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시내버스가 없을 정도니 경유차에서 내뿜는 오염물질이 그만큼 적다. 서울 토박이로 6년전 상주로 내려온 의사 이용환(40)씨는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는 것을 보고 의아해 했으나 곧 이 대열에 동참했다.”면서 “이제 서울에선 못살 것 같다.”고 말했다.그는 출퇴근을 자전거로 하고 MTB(산악자전거)도 즐기는 자전거 마니아로 변신했다. 이같이 상주가 명실상부한 자전거왕국으로 자리잡은 것은 지리적 특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시내가 타원형으로 되어 있어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다 자전거가 유리하다.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상주시내에는 시내버스가 없다.시 외곽을 연결하는 노선버스가 간간이 지나갈 뿐이다. 상주시가 도심 외곽 순환선과 도심을 연결하는 64㎞에 이르는 사통오달(四通五達)의 자전거도로를 개통하고 도심 곳곳에 자전거보관대를 만든 것도 자전거 인구를 늘리는데 큰 도움이 됐다.상주시는 내년부터 4년 동안 낙동강을 따라 자전거 투어를 할 수 있는 전용도로 70㎞를 조성할 방침이다. 자전거가 많아 무질서하게 보인다.더구나 자전거가 전혀 자동차를 무서워하지 않는다.이같은 무질서 속에서도 서행·양보하며 조화를 이루는 것을 볼 수 있다.상주대 이광우(45·섬유공학)교수는 “웬만하면 자동차가 자전거를 피해간다.”면서 “대부분의 운전자들에게는 습관이 된 일”이라고 말했다. 학교에서 차량조심·교통안전교육 대신 자전거 안전운행교육을 실시하고 네거리 통행량을 자동차가 아닌 자전거로 측정하는 곳.그래서 상주는 곶감과 누에고치,삼베로 유명한 ‘3백(白)의 고장에서 은륜의 눈부신 자전거 왕국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상주 한찬규기자 cghan@ ■국내 최초 자전거 박물관 자전거 면허증 경북 상주시에는 자전거에 관한 한 특별한 것이 많다. 자전거 면허증을 발급하는 자전거학교.2001년 개설돼 3년째 운영되고 있다.그동안 3800여명이 참여했으며 이 중 786명이 면허증을 땄다. 자전거학교를 개설한 상주 냉림사회복지관 측은 “자전거를 많이 타다보니 자전거사고로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사고가 잦아 자전거학교를 개설했다.”면서 “9일 동안의 이론교육과 7일간의 실기교육 뒤 시험에 통과해야 면허증을 발급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자전거 박물관도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것이다.자전거 바퀴 모양으로 만들어진 이 박물관 전시실에는 1800년대 초기의 자전거부터 산악자전거,월드컵자전거 등 30여점이 전시돼 있다.먼저 세계 최초의 자전거 ‘드라이지네’가 눈길을 끈다.1813년 독일인 드라이스가 만들고 5년 후 프랑스에서 특허를 받은 목제 자전거의 복제품이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자전거도 만나볼 수 있다.조성채(73·상주시 인평동)씨가 박물관에 기증한 이 자전거는 1947년에 제작된 것으로 최고참 자전거에 속한다.상주시 측은 “미국과 독일,일본 등에는 자전거박물관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상주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자전거 축제도 상주의 자랑거리다.1999년 개최 이래 올해로 4번째.그동안 자전거도시를 알리는 것은 물론 관광객유치,주민화합 등 많은 결실이 있었다.문의 054―533―2001 ■상주시 자전거역사 자전거왕국 경북 상주시와 자전거의 인연은 일제시대인 9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11년 일본인 면사무소 직원이 업무효율성 증대를 위해 자전거를 가져왔다.곡창지역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계층이 많은 탓에 자전거가 꾸준히 공급될 수 있었다. 1924년에는 경북선이 개통되고 상주역이 개설되자 이를 기념하기 위해 역 광장에서 ‘조선8도 전국자전거대회’가 열렸다.‘유명한 사이클 선수였던 엄복동과 상주출신 박상헌이 출전,일본선수를 물리치고 우승하여 ‘만세’소리가 상주전역에 울려 펴졌다는 기록이 있다. 상주에 자전거가 본격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70년대 중반.살림살이가 나아지면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크게 는 것이다.다른 지역에서는 승용차가 빠르게 늘어났지만 상주에서의 자전거 인구 증가세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94년부터 자전거 전용도로가 개설되기 시작했다.오는 2010년까지 모두 126.7㎞의 전용도로가 조성돼 상주 내외곽 전체를 연결하게 된다. ■김근수 상주시장 인터뷰 “자전거를 탈 줄 아는 사람이면 한번 쯤 와 보고 싶어하는 도시로 만드는 게 목표였습니다.” 김근수(사진) 시장은 “자전거도시라고 자부하면서도 전용도로 하나 없는 것이 부끄러웠다.”면서 “지난 94년 취임 직후부터 자전거전용도로 개설에 들어갔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앞으로 전용도로를 승차감이 좋은 우레탄으로 개선할 계획”이라면서 “우선 10월말까지 서문동구간을 우레탄으로 교체하고 점차적으로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다.천봉산엔 5㎞에 이르는 산악자전거코스가 마련돼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자전거 보관대도 6900여대 확보했다. 김 시장은 “시청 새마을과에 자전거문화담당 부서를 지난 4월 신설했다.”며 “일부 다른 자치단체에도 상주를 벤치마킹해자전거 관련 부서를 신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최근에는 자전거도시 이미지를 널리 알리기 위해 상주의 발전과 미래상을 잘 표현한 ‘맑고 푸르고 건강하게’란 작품을 현상공모를 통해 선정했다. 김 시장은 “지난해 코렉스 자전거를 생산하는 중원테크㈜를 유치했다.”면서 “자전거가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자랑했다. 현재 직원 100여명이 하루 800대 가량 자전거를 생산하고 있다. 상주 한찬규기자
  • 비아그라·시알리스 이어 레비트라 연내 시판/‘강한 남자’ 3파전

    500억원에 가까운 시장규모에 해마다 30∼50%의 성장 잠재력을 가진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을 놓고 국내외 제약회사들의 시장 쟁탈전이 치열하다.특히 경구용 치료제의 경우 지금까지 시장을 석권하며 신드롬을 형성해 온 미국 화이자의 ‘비아그라’에 맞서 역시 미국의 일라이 릴리사가 36시간까지 약효가 지속되는 ‘시알리스’를 개발,국내 시판에 나섰고 독일의 바이엘과 영국의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레비트라’를 공동 개발,연내에 판매할 예정이어서 한판 전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새로운 발기부전 치료제의 등장은 소비자들에게 ‘선택’을 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최근에는 의료 소비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약품을 직접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져 보다 정확한 정보가 요구되고 있다.발기부전 치료제,어떻게 작용하며 무엇이 다른지 짚어보자. ●어떤 것이 있나 발기부전 치료제의 주력은 경구용 제제.지난 98년 화이자가 비아그라를 시판,‘신드롬’에 가까운 관심을 끌면서 지난해만 400억원에 이르는 판매 실적을 올려 국내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의 90%를 석권했다.여기에 맞서 새로운 상품 개발에 주력해 온 곳이 미국의 일라이 릴리사와 독일의 바이엘,영국의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이다. 일라이 릴리사는 지난해 비아그라의 단점을 보완한 시알리스를 개발,유럽과 미국에서 본격적인 시장확보에 나선데 이어 지난달부터 국내 시판에 들어갔다.그런가 하면 바이엘과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발기부전 치료제 레비트라를 개발,유럽에서 본격적인 시판에 나선 데 이어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의 승인을 얻어 금명간 미국에서도 판촉에 나설 예정이다.한국에는 연내에 시판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비아그라 열풍에 맞서 분투한 일양약품의 ‘유프리마’는 관상동맥 질환이나 고혈압 환자에게도 안심하고 투여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혀밑에서 녹여먹어야 하는 이용상의 불편때문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어떻게 작용하나 이들 가운데 약효와 기능성에서 가장 대표적인 상품은 비아그라와 시알리스,레비트라이다.이들은 모두 ‘PDE5 억제’를 기전으로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남성의 성기에는 음경해면체라는 스펀지조직이 있는데,이곳에 피가 몰리면 해면체가 팽창하면서 발기가 된다.이때 cGMP라는 물질이 해면체 속의 혈류를 차단함으로써 발기를 유지하게 되는데,이 cGMP를 분해하는 효소가 바로 PDE5이다.즉,PDE5 효소의 작용을 억제해 cGMP의 농도를 유지해주면 발기가 지속되는 것이다. 이들 세 상품은 공통적으로 PDE5의 작용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지만,여기에 작용하는 물질이 비아그라는 ‘실데나필’,시알리스는 ‘타다라필’,레비트라는 ‘발데나필’로 각기 다르다.각 제품의 특성과 약효가 다른 것은 이 때문이다. ●효능과 특징 시알리스는 36시간,비아그라와 레비트라는 4시간 정도 약효가 지속된다. 이 점을 두고 릴리측은 “환자들이 제기한 가장 큰 불만은 약효 지속시간이 짧아 항상 성관계를 미리 계획해야 할 뿐 아니라 약을 복용한 뒤 4시간 안에 성관계를 마쳐야 한다는 부담감이었다.”며 “이런 문제를 시알리스가 해소했다.”고 주장한다.여기에 맞서 화이자측은 “10명의 환자중 4시간이내에 1회의 성관계를 갖는 사람이 9명이나 돼 4시간의 약효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약효가 나타나는 시간에도 차이가 있다.비아그라는 복용후 30∼60분 정도가 경과해야 효과가 나타나는 반면 레비트라는 보통 15분,시알리스는 16분 정도면 효과가 나타난다.또 비아그라의 경우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고 복용할 경우 흡수율이 최고 29%까지 떨어지나 시알리스나 레비트라는 음식에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부작용 비아그라와 시알리스,레비트라 모두 ‘PDE5’에 작용하므로 사람에 따라 두통과 얼굴 화끈거림,구토,구역질,실신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또 협심증 치료제인 질산염제를 복용하는 환자가 이를 사용할 경우 혈압이 떨어지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어 질산염 제제와 함께 복용해서는 안된다. 화이자측 관계자는 “심혈관 질환자가 비아그라를 복용한 뒤 심각한 부작용을 겪을 확률은 3.9% 정도로 가짜약의 4.9%보다 낮다.”고 말한다.다른 제약사도 이 점에 있어서는 큰 입장차이가 없다. ●기타 파마시아 코리아의 ‘듀얼 챔버’ 등 주사제는 경구용 치료제에 견줄 정도는 아니지만,경구용 제제를 사용할 수 없는 환자를 중심으로 꾸준히 안정된 수요체계를 확보하고 있다.동아제약은 자체 발기부전 치료제를 출시하기로 하고 최근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심재억기자 jeshim@
  • 日의원들 ‘막가파식 폭언’/ 국수주의病 도지나

    |도쿄 황성기특파원| “한·일 합병은 양국이 합의해 유엔이 승인한 것”(에토 다카미 전 총무처장관·7월12일),“네살배기 어린이를 살해한 중1년생의 부모는 참수해야”(고노이케 요시타다 방재상·7월11일),“창씨개명은 한국인이 원한 것”(아소 다로 자민당 정조회장·5월31일). 아사히(朝日)신문은 15일 최근 잇따르고 있는 일본 정치가의 터무니없는 망언,폭언,실언이 속내를 보인 부주의한 단순한 실언이라기보다 정치에 흐르는 변화를 실감시킨다면서 “정치의 병은 깊다.”고 진단했다.신문은 정책연구대학원대학의 이오 준 교수의 말을 인용,역사문제를 둘러싼 실언에 대해 “정치가가 마음에 지니고 있는 국수주의(내셔널리즘)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발언하고,그것을 정당화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에토 의원은 총무청 장관이던 1995년 식민지화를 정당화하는 발언으로 한국의 비판을 받았으나 이것은 당초 기자단과 ‘오프 더 레코드’를 전제로 한 내용.반면 지난 12일 발언은 (오프 더 레코드가 아닌 상황에서)장내에 기자가 있는 것을 알고 의도적으로 한 것이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도쿄 도립대학의 한 교수는 냉전 붕괴 후 나타난 특징적 현상이라면서 “(북한의 위협에 편승하는 등)국민감정을 부추겨 유권자를 붙잡기 위해 퍼포먼스를 하는 나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아이를 못낳는 여자가 자유를 구가하고 나이 먹으면서 세금으로 돌봐달라고 하는 것은 이상하다.”는 모리 요시로 전 총리의 발언에 대해서도 “1999년 제정된 남녀공동참가사회기본법 등 새로운 가치관을 자민당 내부에서 (정치가들이) 완전히 공유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고 비판했다.고노이케 방재상의 발언에 대해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등 정부·여당 간부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으나 여당 내부에서는 각료이니까 알기쉽게 말한것인지 모른다는 옹호 발언도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이오준 교수는 “정치가는 민감하니까 즐거워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저질스러운 얘기를 한다.감각이 마비돼 있다.”고 일본 정치인을 신랄히 비판했다. 오자와 이치로 자유당 당수는 고이즈미 총리가 공약을 지키지 못한데 대해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니다.”는 발언의 경박함을 비난하고 나섰다.오자와 당수는 “절대 용서할 수 없다.최고 권력자가 한번 약속한 이상 어찌됐든 지켜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사회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이즈미 총리가 저항세력을 ‘적’으로 분류,‘적과 우리편’의 대결을 정치력을 강화하는 데 이용하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했다.오자와 마리 도쿄대 교수는 경제의 글로벌화에 의한 패배감과 자신감 상실이 배타적인 내셔널리즘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자신감을 잃고 있는 사람은 모든 것을 누군가의 탓으로 돌리려는 생각이 강하다.”고 일본 정치의 현상을 분석했다. marry01@
  • 축구선수 최성용, 日탤런트 아베와 결혼

    프로축구 스타 최성용(28·수원 삼성)이 일본의 톱 탤런트 겸 가수인 아베 미호코(28)와 오는 12월 결혼한다.아베는 11일 일본에서 결혼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최성용은 일본으로 건너가 결혼 발표에 동참하려 했지만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재활치료 중인 데다 오전·오후 팀 훈련까지 잡혀있어 일본행을 포기했다. 최성용은 “일본프로축구(J리그) 빗셀 고베에서 뛰던 지난 2000년 일본 국영 NHK 방송 리포터로 취재 나온 아베와 처음으로 만났다.”고 말했다.동갑내기로 편한 친구처럼 지내온 이들은 최성용이 지난해 수원으로 복귀하면서 서로 애틋한 마음이 싹텄고 매일밤 전화와 이메일로 사랑을 키워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성용은 올해 초 아베에게 청혼,결혼 약속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는 일본을 방문한 최성용의 부모와 상견례도 마쳤다.최성용은 “올해 들어 부쩍 가까워졌다.”면서 “부모님도 예의가 바르고 마음씨가 착하다며 흡족해 하셨다.”고 말했다. 도쿄 출신인 아베는 지난 95년 연예계에 입문해 러브 콤플렉스,로켓 보이 등 수많은 TV 드라마와 광고 영화에 출연했고,98년에는 싱글앨범을 발표하며 가수로 데뷔한 일본 정상급 스타다.지금은 TBS의 ‘사랑의 극장-일확천금·꿈의 가족’에 출연 중이다.자신의 홈페이지(www.abemihoko.com) 일부에 한국어를 사용할 정도로 한국에 관심이 많아 ‘친한 스타’로 알려진 아베는 오는 9월 한국으로 들어와 결혼준비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마산 태생인 최성용은 지난 90년 청소년 대표(17세 이하)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A매치만 64경기를 뛴 ‘붙박이’ 국가대표 선수.지난 96년 애틀랜타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에서는 MVP를 차지하기도 했다. 98년 프랑스월드컵 멤버로 활약한 그는 이듬해 곧바로 일본 프로축구(J-리그)에 진출,2년 동안 빗셀 고베에서 뛰었다.2001년에는 오스트리아 라스크린츠로 이적했고,같은해 하반기에 국내로 복귀해 작년 1월 수원에 입단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마이너스금리 시대](1)높아진 세계 디플레 우려

    전 세계 금리가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다.일본의 명목 콜금리가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는가 하면 미국과 한국의 콜금리는 물가상승률을 빼면 역시 마이너스이다.경기침체와 자금수요 감소로 초래된 세계적인 초저금리 실태와 국내 파장,그리고 대책을 시리즈로 엮는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미 연방기금 금리가 25일(현지시간) 45년 만에 최저치인 1%로 떨어졌다.1.5% 남짓인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은행간 자금거래 시 적용되는 단기금리는 마이너스가 됐다.앞서 5일 유럽중앙은행(ECB)도 기준금리를 55년 만에 최저치인 2%로 낮췄다.세계 2위 경제대국 일본은 25일 은행간 하루짜리 콜금리가 -0.001%로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관련기사 19면 경기가 나빠지면 각국의 중앙은행은 금리를 낮춰 시장에 돈을 푼다.통화당국이 기대하는 효과는 일목요연하다.은행들은 수신금리뿐 아니라 대출금리도 즉각 떨어뜨린다.이에 따라 기업은 대출비용이 줄고 이윤이 생기며 가계는 실질소득의 증가로 받아들여 소비가 는다.수요가 증대하면 기업은 생산시설을 늘리고 이 과정에서 이윤이 발생,증시는 생기를 찾는다. ●금리를 내려도 꿈쩍하지 않는 세계 경기 문제는 이같은 바람대로 경기가 나아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001년 벽두부터 금리인하에 불을 댕겨 은행간 거래 시 기준이 되는 연방기금 금리를 13차례에 걸쳐 6.5%에서 1%로 낮췄다.1958년 7월 0.6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초저금리 시대에 돌입했다.그러나 아직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오히려 통화당국이 시장을 통제하는 데 한계에 다다르지 않았느냐는 지적이다.그린스펀 의장은 ‘국채 매입’이라는 수단이 남아 있다고 말하지만 금리가 1% 밑으로 떨어지면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가중되게 마련이다.일본의 경우 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떨어뜨려 경기부양에 나섰으나 소비를 앞서는 저축 때문에 경기는 살아나지 않았다.정부의 역할은 무너지고 결국 경기는 악순환을 거듭했다. 유럽중앙은행도 다음달 금리를 1%대로 낮출 것으로 점쳐지지만 경기전망은 불투명하다. ●디플레 방지가 급선무 FRB의 이번 결정은사실상 디플레이션을 겨냥했다.경기 침체 상황에서 물가까지 떨어지면 기업과 소비 양쪽 모두에 치명타다.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기업은 이윤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 생산을 줄이고 근로자 해고에 나선다.가계는 실질소득의 감소에 따라 소비를 줄인다.한마디로 ‘공황’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경기 회복을 위해 디플레이션은 1차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다.FRB도 가까운 장래에 디플레이션에 대한 걱정이 팽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린스펀 의장은 디플레이션의 부정적 효과를 우려하며 일본의 사례를 연구하라고 지시했다.일본이 디플레에 제때 대응하지 못해 10년간 중병을 앓는 것을 거울삼아 미리 ‘디플레 보험’을 들겠다는 것이다. 반면 웰스 파고 은행의 손성원 수석 부행장은 현재의 디플레이션 우려는 수요부족이 아닌 기술발전의 전환기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다. ●경기회복의 관건은 기업 투자 FRB는 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을 통해 생산성이 좋아지고 금융과 노동부문이 안정을 되찾고 있다며 낙관론을 폈다.그러나 경기지표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추가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뜻을 비쳤다.동시에 물가가 더 떨어질 위험이 크다고 강조,당분간 저금리 기조를 이어갈 뜻을 분명히 했다. 경제전문가들은 금리인하가 기업의 투자로 이어지느냐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한다.지난 1년간 저금리에도 기업 투자는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했다.5월중 공장 가동률이 지난 5년간의 평균치인 82.7%에 크게 밑돌아 당분간 생산시설 증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증시와 같은 경제의 상승국면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위기다. mip@
  • 게임 음악 영화 밀월 삼樂일체

    국내 유명 뮤지션들이 앞다투어 게임 음악에 뛰어들고 있다.이현우,신해철,장호일,안정훈 등이 게임 OST(오리지날 사운드 트랙)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화 DVD 서플먼트(부록)에 게임 정보를 수록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영화를 바탕으로 만드는 게임은 이미 일반화된 추세.이같은 대중음악,영화와 게임의 ‘밀월관계’에 대해,전문가들은 “대중문화 산업에 대한 투자 규모가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필연적인 과정”이라고 분석한다. ■음악 ●이현우와 ‘탄트라’ 지난달 29일 무료 공개 서비스에 들어간 한빛소프트의 3D 온라인 롤플레잉게임 ‘탄트라’.인도의 신화,카스트 제도 등을 게임요소로 도입해 특유의 이국적 분위기를 차별화 무기로 내세웠다.여기에는 가수 이현우(37)가 프로듀싱,작곡을 맡는 동양풍의 신비로운 음악이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한빛소프트 관계자는 “러시아 왕립 오케스트라의 현지 녹음 등 OST(배경음악) 작업에만 20여억원이 투입된,국내 게임음악사상 최대의 기획”이라고 말했다.게임과 같은 이름의 OST 앨범에는 이현우가 작곡한 12곡 외에 러시아 작곡가 로만 도미도신이 작곡한 음악 3곡이 함께 담긴다.게임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3D 컴퓨터 그래픽의 뮤직비디오도 제작 중이다. 이현우는 “첫 프로듀싱 작품이라 심혈을 기울였으며, 지난 1월부터 ID ‘중독’으로 게임 분위기도 익히고 있다.”면서 “곡을 부를 신인 여가수 이름도 게임 내 캐릭터인 ‘락샤사’로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해철과 ‘길티기어 이그젝스 샤프 리로디드’ 7월말 발매될 플레이스테이션2(PS2)용 2D 액션게임 ‘길티기어 이그젝스 샤프 리로디드’에서는 가수 신해철(35)이 만든 OST를 골라 들을 수 있다.신해철은 원래 이달 발매 예정이던 게임 ‘길티기어 이그젝스’의 음악과 게임내 캐릭터 ‘테스타먼트’의 성우로 참여했지만 ‘…이그젝스’의 발매가 최근 취소된 바 있다.국내 유통사인 ‘YBM시사닷컴’ 관계자는 “팬들의 요구에 따라 ‘…이그젝스’ 대신 최신작인 ‘…샤프 리로디드’를 앞당겨 발매한다.”면서 “카리스마 넘치고 냉소적인 ‘테스타먼트’는 ‘마왕’ 신해철 이미지와 잘 맞았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장호일과 ‘카르페디엠’ 온라인게임 개발사 ‘GNI소프트’는 최근 가수 장호일(37)과 3D 온라인 게임 ‘카르페디엠’의 음악 프로듀싱 계약을 체결했다.그룹 ‘015B’의 멤버 장호일은 케이블 게임채널 ‘온게임넷’의 프로 진행을 맡는 등 평소 게임에 관심이 많다.장호일은 “작곡한 타이틀곡을 포함해 4곡을 기획사인 ‘플래티늄 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가수 앨범에 삽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채수범기자 lokavid@ ■영화 지난달 중순 게임쇼 E3가 열린 1만 4000평 규모의 미국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는 전세계 400여 업체가 설치한 대형 스크린과 멀티비전,고출력 스피커로 가득 채워졌다.업체들이 한결같이 내세운 ‘영화와 연계된’,‘영화에 못지않은’게임들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한 장비들이었다. ●게임계,“최신 유행은 영화와의 연계플레이” 일렉트로닉아츠(EA)는 미개봉된 영화 ‘반지의 제왕’시리즈의 마지막편인 ‘왕의 귀환’과, 역시 미개봉작인 007시리즈 ‘전부 아니면 전무’를 게임으로 미리보여주었다. 같은 전시장에서 유비소프트가 이안 감독의 2000년작 ‘와호장룡’을 게임화해 보여주었고, 한편에서는 비벤디유니버설이 현재 작업중인 이안 감독의 영화 ‘헐크’를 게임으로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두 회사는 또 각각 영화 ‘반지의 제왕’의 온라인 게임 버전인 ‘미들어스 온라인’(비벤디유니버설)과 영화 ‘매트릭스’의 온라인 게임 버전인 ‘매트릭스 온라인’(유비소프트)으로도 경쟁했다. 이외에도 액티비전,아타리 등이 ‘엑스파일’‘엑스맨’‘매트릭스’‘툼레이더2’ 등 영화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게임들을 내놓았다. ●영화 DVD에도 게임 정보가? ‘추파’는 영화계가 게임계에도 던진다.최근에는 영화 DVD의 서플먼트(부록)에 관련 게임정보가 비중있게 수록되는 추세여서 관심을 모은다.DVD 서플먼트는 지금까지 주로 영화 제작 현장이나,감독·배우 인터뷰,작품설명 등을 담아왔다. 영화 DVD ‘매트릭스:리비지티드’는 지난달말 발매된 게임 ‘엔터 더 매트릭스’의 제작 과정을 상세하게 담았다.제작사 샤이니엔터테인먼트 소속 개발자 인터뷰,등장 인물들의 무술 장면 모션 캡처 같은 것들이다. 영화 DVD ‘반지의 제왕:두개의 탑’은 동명 게임의 제작과정을 서플먼트에 담았다.제작사인 EA 소속 개발자 5인이 직접 게임의 특장점과 영화와의 연관성 등을 소개하고 게임 동영상 등을 전한다.워너 홈비디오 코리아 관계자는 “서플먼트는 영화 애호가들이 이미 소장한 영화를 DVD로 새로 구입하게 만들 정도로 판매에 큰 영향을 치는 요소” 라면서 “주목할 만한 변화”라고 말했다. 채수범기자 ■전문가 의견 업계 전문가들은 대중문화 산업간의 ‘밀월관계’ 동향을 대중문화 산업 전반의 ‘원 소스 멀티 유즈’ 관점에서 바라본다.즉 영화 DVD 서플먼트에 게임 정보를 수록하거나,게임 CD에 영화 미공개 필름을 담고,게임 음악에 유명 뮤지션들이 참여하는 것 등은 투자 규모가 늘어나는 대중문화 산업계가 위험을 줄이고 수익 극대화를 노리기 위해 필연적으로 거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문화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전설적인 록 그룹 ‘키스’가 게임 OST를 맡는 미국이나,류이치사카모토·우타다 히카루 등이 참여하는 일본 등 해외에서는 인기 뮤지션들의 게임 음악 참여가 일반화되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지난 2001년 가수 김정민이 개인적인 친분이 있던 위즈게이트(현 엠게임)의 게임 ‘드로이얀’에서,주제곡을 부르고 6집 앨범에 삽입하는 등 사례가 없지는 않았다.그러나 최근 동향은 개발사가 주도한 대규모의 투자 기획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업체 관계자들은 “한국에서도 외국처럼 게임 OST가 독립 장르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 넌 겨울에만 타니? 난 사계절 다탄다! 마운틴보드

    눈이 조금씩 녹아내리는 겨울의 끝자락만큼 스노보드 마니아들의 가슴을 시리게 하는 때도 없다.‘다시 겨울이 오기까지 어떻게 기다리나….’하며 가는 시간을 부여잡고 싶을 정도다.스노보더의 이런 마음이 눈이 없는 봄∼가을 시즌용 보드를 만들어냈다. 보드를 바퀴 위에 얹은 ‘마운틴보드’.그러나 이름처럼 산에서만 타는 것이 아니라 스키장 슬로프,낮은 언덕배기,동네 길가 등 경사만 있으면 어디서든지 즐길 수 있는 장비다. ●경사만 있으면 어디서나 OK 지난해 7월 발족한 ‘마운틴보드 동호회’(cafe.daum.net/ountainboard)는 지난 1일,경기도 용인 양지리조트에서 회원 1000명 돌파를 기념하며 더위를 날려버리는 라이딩(riding)을 즐겼다. 리프트가 운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상까지는 올라가지 못했다.그렇다고 보드만 만지작거리고 있다면 진정한 보더라고 할 수 없는 법.보드를 끌고 꽤나 높이까지 걸어 올라간 뒤 멋지게 S자를 그리며 내려온다.슬로프 한쪽에서는 작은 점프대를 놓고 각종 점프 트릭(기술)을 연습하고 있다. 눈이 없는 슬로프는 보더들에게는 ‘오프로드’나 다름없다.보호장비를 하고 있지만 넘어지면 팔뚝이나 무릎이 까지기 일쑤.그래도 마냥 신난다는 표정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아까 점프를 하다가 넘어졌어요.”라며 김화란(26·여·의상 디자이너)씨가 피가 난 팔꿈치를 보여 준다.워낙에 스노보드,웨이크보드,인라인 스케이트 등 웬만한 스포츠는 다 해본 만능 스포츠맨이라서 그런지 ‘이까짓 상처쯤이야.’하는 표정이다. 김현진(24)씨는 국내 최고 수준의 기량을 자랑하는 마운틴보드 마니아.고교시절부터 스케이트보드를 즐겼고,스노보드,플로랩 등 온갖 ‘판때기’를 섭렵했다.“마운틴보드가 들어온 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아직 제대로 익혔다고는 하기 힘듭니다.느낌은 스노보드를 타는 것과 비슷하죠.스피드는 약간 떨어지지만 역동적이고 짜릿한 회전감은 마운틴보드가 더한 것 같아요.” 68년생 동갑내기 회원 김기원(자영업)·박미정(여·공무원)씨는 햇볕에 얼굴이 익어 발갛다.김씨는 간간이 보드를 타며 8살 아들의 숙제도 챙긴다. “체험학습을 하느라 학교를 빠지면 어떤 경험을 했는지 써가야 하는 게 요즘 초등학교 숙제래요.아이 숙제도 할 겸 마운틴보드 타는 걸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이게 정말 살아 있는 경험이죠.” ●10대부터 40대까지… 성별·연령 관계없어 김씨의 소개로 마운틴보드를 시작한 박씨는 세 아이의 엄마로 직장에 다니면서 틈나면 레저스포츠를 즐긴다.12살 딸아이 꽃매와 9살 채린이를 꼭 데리고 다닌다.요즘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이끌려 가는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한번 하면 ‘프로’라는 소리를 들을 때까지 해야 하는 성격이라는 박씨는 “마운틴보드를 타기 시작했으니 이제 진정한 마운틴보더가 돼 보려고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며 “애들이 오히려 이런 엄마 때문에 혹사당하고 있는 건 아닌가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한번은 팔에 든 멍을 보고 회사 동료들이 무슨 일이냐고 묻기에 애들 핑계를 댔죠.‘아이들과 인라인을 타다가 다쳤다.’고요.이 나이에 마운틴보드 탄다면 주책이라고 할 것 같아서….”라며 쑥스러운 미소를 짓는다.하지만 ‘30대 중반’이라는 나이는동호회에서 중간쯤 된다.동호회는 10대에서부터 40대 후반까지 폭넓은 연령층을 자랑한다.마운틴보드가 결코 젊은층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방증.국내 스노보더 연령층이 점차 넓어지고 있듯 스노보드 대체품으로 개발된 마운틴보드의 인구도 그만큼 확산되고 있다. ●보호장비 착용 절대 잊지 말아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잊지 말아야 할 것 한가지.‘보호장비 착용’이다.라이딩을 하는 곳이 주로 흙이나 아스팔트 등 거친 표면이기 때문에 장갑,팔목·팔꿈치·무릎 보호대는 필수다.속도를 내다가 심하게 넘어지면 머리나 가슴을 다칠 수 있어 헬멧이나 가슴 보호대도 사용한다. 카페 운영자 조강호(35·보드매니아 기획실장)씨는 “잘 탄다고 방심하면 탈골·골절 등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기본기를 익히고 자신에게 맞는 슬로프를 선택해 타면 안전사고의 위험없이 신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최여경기자 kid@ 사진 강성남기자 snk@ ■마운틴보드는 지난 1993년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겨울을 기다리며 지루한 여름을 보내던 스노보드마니아 제이슨 리 등 3명의 청년은 ‘스노보드에 바퀴를 달면 사계절 내내 탈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이를 실천에 옮겨 바퀴달린 보드를 만들어냈고,이후 개량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다.정식 명칭은 모든 지형에서 달릴 수 있다는 뜻의 ‘올 터레인 보드(All Terrain Board)’다. 발을 올려 놓는 판인 ‘데크’와 발을 고정시키는 ‘바인딩’,데크와 바퀴를 연결하는 ‘트럭’,지면으로부터 충격을 흡수하고 복원력을 유지시키는 ‘스프링’ 등으로 구성돼 있다. 보드의 각 모서리 부분에 있는 4개의 바퀴는 포장도로,비포장도로,잔디,공원 등 라이딩을 하는 상황(온·오프로드)에 따라 다르게 선택한다.일주일에 1∼2번,1년 정도 타면 온로드용 바퀴는 홈이 없어질 정도로 마모된다. 스노보드는 바인딩을 꽉 조여 발을 고정시키는 반면 마운틴보드는 느슨하다.넘어질 때 발과 분리가 쉽게 돼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일부 보더들은 제어를 위한 브레이크 장치를 달기도 한다. 다양한 종류의 보드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려면 체중,라이딩 스타일과 상황,예산 등을 고려해야 한다.체중 55∼80㎏은 평균 크기와 무게의 보드를 고른다.총 길이는 117∼183㎝,쇼트·스탠더드·롱·슈퍼롱 등 4종류의 보드 중 점프나 트릭 등을 즐기려면 가볍고 작은 것을,빠른 스피드,카빙을 선호한다면 크고 안정감 있는 보드를 고르는 것이 좋다.가격은 50만원부터 100만원을 넘는 것까지 다양하다. 기본적인 자세나 타는 법은 스노보드와 마찬가지.기마자세로 보드 위에 올라타고 방향을 바꿀 때는 체중을 이동시킨다.스노보드 선수들은 시즌 후 연습용으로,초보 보더들은 겨울 시즌동안 익힌 감을 잊지 않기 위해 타기도 한다.마운틴보드를 처음 타는 사람이라면 2∼3일,스노보드를 탈 줄 아는 사람은 1∼2시간 연습하면 라이딩이 가능하다. 전국 익스트림게임스연합회(www.kxgame.org) 주최로 오는 14일 마산에서 열리는 익스트림게임 대회에서 시범종목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최여경 기자
  • [나의 건강보감]방송인 임 성 훈

    방송인 임성훈.그를 보면서 사람들은 절정에서나 풍길 법한 농익은 완숙미와 성공의 표정을 함께 본다. 그는 성공한 방송인이다.방송계에 입문한 지 27년 만에 누구도 밟지 못한 전인미답의 경지를 개척했다.지금 그가 맡는 공중파방송 프로는 5개다.퀴즈프로그램의 대명사격인 MBC의 ‘퀴즈가 좋다’ 등 교양·정보·오락 프로그램 등 특정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더 정확하게 말하자면,그가 분야를 가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모든 분야가 그를 선택한다고 하는 것이 옳다.방송가에서 그는 ‘성공 프로의 파일럿’으로 통한다. 서울 영등포구 양화동 MBC미디어택 삼양스튜디오에서 만났다.막 녹화를 끝낸 그는 바빴다.직접 얼굴을 봐야 직성이 풀리겠다는 듯 불쑥 분장실 문을 열고 그와 인사를 나눈 한 여성팬이 “행복합니다.”라고 소리쳤다.여성팬은 대기실 복도에서 ‘임성훈과 나눈 아주 짧은 인사’의 가슴 뛰는 흥분에 대해 일행에게 오래 얘기했다.확실히 그는 스타다.휘황하지만 이내 명멸하는 ‘반짝스타’가 아니라,세월과 함께 그늘을 넓히며 우리 방송의 토양을 기름지게 일구는 제법 큰 나무다. ●특기는 ‘태권도'와 ‘보디빌딩' 그가 궁금했다.인터넷 검색을 시작하자 이런저런 신상 내용과 함께 특기란에 ‘태권도’와 ‘보디빌딩’이 눈에 띈다.만나서 대뜸 태권도 잘하느냐고 물었다.태권도는 어릴 때부터 해온 운동이었다.초등학교 시절 동네 불량배에게 까닭없이 얻어맞은 게 계기가 됐다.엄마를 졸라 그때부터 태권도를 배워 폼 좀 잡았다.사실 임성훈은 어려서부터 약골이었다.키도 작고 덩치도 또래의 평균치에 못미쳤다.연예계 데뷔 때만 해도 양 볼이 홀쭉한 ‘깡마른 악돌이’였다.그러나 그에게는 다른 사람이 못가진 끼와 근성이 있었다.태권도를 필두로 그가 섭렵한 운동은 헤아리기 어렵다. 특히 개인운동인 격투기는 단골 메뉴.중학교 때까지 태권도를 하다 고등학교 때는 복싱에 빠지더니 연예계에 들어와서는 쿵후를 익혔다.이소룡이 뜨던 무렵이라 당시의 ‘쿵후바람’은 거셌다.가수 전영록과 함께 했는데 그의 주종목은 쿵후의 무예 십팔반 가운데 창봉술.문득 “그런 운동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싶어 그만 뒀지만 그때의 운동편력은 지금의 왕성한 활동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 됐다. ‘설마 더 했을까.’ 싶었는데 어느날 산악자전거 MTB를 타고 집에 나타났더니 아내가 깜짝 놀랐단다.2년여를 산악자전거와 함께 보냈다.그러나 끼니까지 거르며 ‘시간 싸움’을 치러야 하는 방송인에게 거친 산악을 누비는 MTB는 아닌게 아니라 문제가 있었다.짬을 내 혼자서 산을 타기도 했는데,이번에는 ‘얼굴 팔린’ 스타의 안전이 문제가 됐다.도리없이 자전거를 거둬들였다.혹시 운동 경력에 ‘결손’이 될까 싶었던지 지난해부터는 골프를 시작했다.‘늦바람 골프’지만 운동감각이 빼어나 실력이 빨리 느는 편이란다. ●건강 때문에 방송 펑크낸 적 없어 그는 ‘근 30년 동안 건강 때문에 한번도 방송을 펑크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강건한 체력을 가졌지만 뜻밖에 체격은 보통 수준.‘지금은 소싯적에 비해 엄청 좋아져 체중이 62∼63㎏’이다.그로서는 ‘엄청’이라는 수사가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20대에 47㎏ 안팎이었고,75년 TBC 가요올림픽 MC로 처음방송일을 시작할 때는 고작 50㎏ 정도였다.그러나 아랫배 두둑한 ‘출세형’이 아니라 호리호리한 체격에,최근 체중 변화가 거의 없다는 것이 건강하다는 증거가 된다.몸에 군살이라곤 없어 걸음걸이도 가볍다.“이래봬도 벗으면 제법 볼 만하다.”고 한다.최근에는 매주 2∼3회씩 피트니스센터를 찾아 보디빌딩과 달리기로 건강을 다지고 스트레스를 푼다. 그는 아침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나는 얼마나 행복한가.”라며 끊임없이 자기최면을 건다.곁에서 보기에 그는 최면 상태의 행복이 아니라 실제로 행복해 보였다.지쳐 힘들 때는 일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힘을 얻는다.숨돌릴 틈 없이 이어지는 방송일이 상상 이상의 스트레스를 주지만 그것마저 사치라고 여긴다.그날의 방송 구상에 몰입하면서 피로와 번거로움을 털어낸다.마치 아귀가 딱 맞는 기어처럼 그의 일상은 일과 운동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다.이것이 ‘농익은 완숙미’와 ‘성공’의 임성훈식 버전이다. ●김·김치찌개만 있으면 그야말로 성찬 놀라운 것은 ‘소박’이 몸에 밴 그의 식습관.아직까지 이름난 음식 명가를 거의 몰라 친구들은 ‘끼니를 배채우는 것으로만 아는 야만인’이라고 놀린다.식사량도 소식이다.세상없어도 김과 김치찌개만 있으면 그보다 더한 성찬이 없다.아침을 거르는 1일 2식이지만 커피를 운동만큼 즐겨 하루 8잔 정도를,그 중에 3∼4잔은 오전 빈 속에 마신다.취학 전 어릴 때부터 마셔온 커피라 특별히 부담스럽지는 않다고 했다. 하루 3갑씩 태우던 담배도 95년 무렵 끊었다.목에 폴립이 생겨 치료를 받았는데 “방송일 계속 하고 싶으면 담배 끊으라.”는 의사의 권유를 듣고 단번에 끊었다.주량은 많지 않으나 분위기를 깰까봐 ‘마시고 앓는 스타일’.더러는 그를 두고 ‘고무줄 주량’이라고도 하나 확실히 다른 사람보다는 술 부담이 큰 편이다.그가 단 한 번도 남에게 취한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은 체질화된 직업의식 때문.고지식할 정도로 자기 관리에 철저한 그에게서 ‘단련된 쇠’ 같은 프로의식이 넘쳐났다. 방송가에 ‘한국인은 아침,저녁 임성훈을 보며 산다.’는 말이 있다.그의 역동적 활동성과 바닥 모를 역량을 이르는 말이다.그러나 남들이 그렇게 믿는 지금이 그의 꿈은 결코 아니다.그는 “이제야 내가 내 일을 할 수 있는 때라고 여긴다.”며 밝게 웃었다. 그는 한 번도 “내가 여기 있다.”고 외친 적이 없다.그러나 눈길을 돌리면 주변 어디에든 방송인 임성훈이 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 ■전문가가 본 ‘운동편력' 운동에도 편식이 있다.줄창 한 가지 운동만 하다 보면 그 운동의 특성만 강조돼 나중에는 ‘편식증후군’이 나타난다.체중을 중시하는 씨름선수에게 순발력이 부족한 것이나 마라톤 선수의 상체 근력이 약해지기 쉬운 것 등이 좋은 예이다. 살펴보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운동에 관한한 이런 ‘편식’습성을 가졌다.이에 반해 임성훈씨의 운동 스타일은 ‘편력증후군’을 보일 수 있는 부류에 가깝다.그만큼 운동이라면 ‘청탁’을 가리지 않는다.오죽했으면 아내조차 “나보다 운동을 더 좋아한다.”는 푸념을 할까. 그는 “건강은 스스로 지키는 것,아무도 대신해 줄 수 없는 것”이라고 여긴다.“운동에 몰입하면서 느끼는 행복감은 땀에 비례한다.”며 “내가 만약 방송인이 안됐다면 운동선수가 됐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운동 스타일이 편력이지만 체력적으로 무리하지 않으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대신 운동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태권도나 복싱,쿵후 같은 격투기나 MTB는 운동 자체가 격렬할 뿐 아니라 체력 부담과 부상 위험이 높아 장년 이후 연령층에는 부담스럽다.”며 “우선 운동부하검사를 통해 정확한 운동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예컨대,골프는 운동부하가 크지 않기 때문에 근력운동과 유산소 운동이 가능한 헬스를 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식이다. 경희대 의대 재활의학과 이종하 교수는 “운동 자체를 꺼려 심신을 직업적인 일의 울타리에 가둬놓고 사는 것보다는 다양한 운동을 하는 경우가 훨씬 좋을 것”이라며 “그러나 임성훈씨는 근력을 붙이기 어려운 마른 체질인 만큼 운동을 이것저것 하기보다는 심폐기능·지구력과 근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운동 1∼2가지를 선정해 지속적,집중적으로 하는 것이 건강 관리에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심재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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