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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저임금 협상 난항…내년도 인상안 타결 법정기한 넘겨

    노동계와 경영계의 격렬한 대립 속에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2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는 올해 고용부 장관의 최저임금 심의 요청을 받은 날(3월30일)로부터 90일 이내인 이날(6월28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을 심의, 의결해야 한다. 하지만 전날까지 협상에 진척이 없어 이날 최저임금 인상안 타결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내년도 인상폭은 물론 최저임금 고시 방법, 업종별 차등화 등을 놓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협상 타결은 다음달 중순에나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최저임금, 월급으로 고시해야” vs “업종별 차등화해야” 전날까지 6차례 이어진 최저임금 협상에서 최대 쟁점은 ‘최저임금 월급 고시’와 ‘업종별 차등화’였다. 1988년 최저임금제 도입 이후 지난해까지 최저임금은 시급으로 결정돼 고시됐다. 그런데 지난해 최저임금 협상에서 노동계가 최저임금의 시급·월급 병기를 주장해 이를 관철시켰다.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도 월급으로 고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은 6천30원, 월급으로는 126만원(월 209시간 기준)이다. 노동계가 월급 병기를 주장하는 것은 ‘유휴수당’을 제대로 못 받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최저임금을 월 209시간 기준의 월급으로 계산할 때는 주 40시간이 아닌 주 48시간 임금이 적용된다. 하루 8시간씩 5일 근무하면, 하루치(8시간) 임금이 ‘유급 휴일수당’(유휴수당)으로 주어지기 때문이다. 현실에서는 PC방, 호프집, 편의점 등에서 일하는 많은 노동자가 유휴수당을 받지 못한다. 유휴수당이 적용되는 월급으로 최저임금을 명시해, 이들이 유휴수당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노동계는 주장한다. 경영계는 월급 병기 주장은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며, 오히려 최저임금 차등화가 필요하다고 반박한다. 이·미용업, PC방, 편의점, 주유소, 택시, 경비업 근로자들이 실제 근로시간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해당 업종의 고유한 특성상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차라리 현실을 인정해 이들 업종의 최저임금을 차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김동욱 기획본부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업종별·지역별 최저임금 차등화를 하지 않은 회원국은 3분의 1가량에 불과하다”며 “이제는 우리나라도 최저임금 차등화를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국노총 이정식 사무처장은 “경영계의 주장은 상당수 업종의 최저임금을 낮추자는 얘기에 불과하다”며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수준은 OECD 하위권인데, 여기서 더 낮추면 저임금 노동자의 생존권이 극도의 위협을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 “최저임금, 1만원으로 인상해야” vs “6천30원 동결해야” 월급 고시와 업종별 차등화 등 두 쟁점과 더불어 이날부터 협상의 최대 쟁점인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폭도 본격적으로 논의된다.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월급으로 209만원까지 올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올해 6천30원인 최저임금 시급을 1만원까지 인상하자는 얘기다. 반면에 경영계는 6천30원 동결을 주장한다. 양측의 시간당 최저임금 격차가 무려 4천원에 육박한다. 노동계는 미국, 영국, 일본, 러시아 등 세계 각 국이 잇따라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만큼, 우리나라도 적극적인 최저임금 인상을 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노총 정문주 정책본부장은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면 세계 각 국이 왜 앞다퉈 최저임금 인상에 나서겠느냐”며 “최저임금 인상은 저소득층 소득기반 확충과 내수 부양의 선순환으로 오히려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야당도 노동계 지원 사격에 나섰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 7명 전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최저임금을 7천원 이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도 2019년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을 수 있도록 하는 ‘최저임금 1만원법’을 발의했다. 경영계는 조선업 구조조정,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김영배 경총 부회장은 “또다시 고율의 최저임금 인상이 이뤄진다면 최저임금 근로자의 98%를 고용하는 영세·중소기업의 부담을 더욱 가중하고, 고용불안을 심화할 것이 자명하다”며 “최저임금은 안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측의 입장이 이처럼 첨예하게 대립, 올해도 최저임금 협상은 7월 중순에나 타결될 전망이다. 지난해 최저임금도 12차례 회의 끝에 7월9일에야 타결됐다. 다만 법적으로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고용부 장관 고시일(8월5일)의 20일 전까지 합의안을 도출하면 최저임금은 법적 효력을 갖는다. 최저임금위원회 관계자는 “최저임금 제도 개선과 내년도 인상폭을 둘러싸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의견 대립이 첨예한 만큼, 올해 최저임금 협상도 7월 중순이 임박해서야 타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광주2순환도로 MRG 폐지 1300억 아껴

    광주시가 ‘혈세 먹는 하마’라 불리는 제2순환도로 1구간에 대한 최소운영수입보장방식(MRG)을 폐지키로 순환도로 운영사인 맥쿼리와 전격 합의했다. 이에 따라 올부터 2028년까지 맥쿼리에 지급하기로 한 재정 지원금 1300억원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민자도로 재협상과 관련, 주주 변경 등을 통해 새로운 협상이 이뤄진 경우는 있었지만 주주 변함없이 협상이 마무리되기는 처음이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1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제2순환도로 1구간 사업재구조화 협상 타결로 협약된 운영 기간 맥쿼리에 MRG로 3600억원을 지급해야 했던 것을 2400억원으로 줄여 1200억원의 재정 절감이 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MRG에서 ‘사업운영비’를 기준으로 9.8%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투자비 보장 방식’으로 전환한 데 따른 것이다. 민간사업자의 사업운영비는 투자 원금과 이자, 운영관리비 등이 포함된다. 여기에 민자사업 부담으로 동구 소태영업소 하이패스를 오는 9월 개통하고, 2018년 개통을 목표로 지산IC 신설도 추진키로 해 추가로 100억원 상당의 세금을 절감하는 효과도 예상된다. 시는 2001년부터 운영수입이 추정 통행료의 85%에 미치지 못할 경우 미달분을 지원해왔다. 2001~2015년 시가 보전한 액수는 2041억원으로 이 가운데 1190억원은 지급했으며 851억원은 지급 보류했다. 물가상승률 1.3%를 기준으로 보면 협약 만료기간인 2028년까지 시 부담액은 3600억원에 이를 전망이었다. 광주시는 조만간 맥쿼리와 사업 재구조화 합의를 매듭짓고, 하반기에 변경 실시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합의가 완료되는 대로 지급보류한 851억원을 순차적으로 지급하고 관련 소송도 취하할 방침이다. 광주순환도로 1구간 운영사인 맥쿼리는 2003∼2004년 임의로 자기자본 비율을 29.91%에서 6.93%로 변경했고, 이에 시는 2011년 10월 ‘맥쿼리가 10년간 1500억원의 부당 이익을 챙긴 만큼 애초 실시협약 당시로 원상회복하라’며 전국 최초로 행정명령을 내린 데 이어 보조금 중지 처분까지 내렸다. 맥쿼리는 ‘시의 조치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과 항소심에서 패소하고 현재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실리 챙기고… 입지 굳히고… 존재감 부각

    실리 챙기고… 입지 굳히고… 존재감 부각

    “우리가 양보했으니 지킬 건 지켜야지.”(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상임위 배분에서는 서운하게 볼 수 있지만 정상적인 원 구성이 더 중요했다.”(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우선 합의가 잘됐고 우리 당의 제안으로 국민 여론이 벌써 달라졌다.”(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8일 20대 국회 원 구성에 전격 합의한 직후 여야 원내대표의 표정에는 협상 결과에 따른 각 당의 득실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협상 타결의 결정적 계기는 최대 쟁점이었던 국회의장을 더민주가 차지하는 대신 운영·법제사법위원장을 새누리당이 갖는 것으로 정리됐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의장 자리를 야당에 내줬지만 국회 운영의 주도권을 쥘 운영위를 지켜냈고 각 상임위를 거친 법안들의 ‘최종 관문’인 법사위를 가져오면서 ‘실리’를 챙겼다. 운영위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상시 청문회법’(국회법 개정안)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를 비롯한 박근혜 정부 집권 후반기의 청와대 현안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다룰 수 있게 됐다. 정 원내대표는 “운영위는 물론 법사위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를 모두 확보하게 돼 나름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더민주는 의장을 배출하게 돼 원내 제1당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굳히게 됐고 여당 몫이던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자리를 가져옴으로써 예산 심사의 주도권을 갖게 됐다. 우 원내대표는 “여소야대 국회의 상징성 때문에 국민들에게는 어느 알짜 상임위를 가져왔느냐보다 의장을 가져온 게 더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협상 과정에서 존재감을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최대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듣는다. 국회부의장 한 자리와 함께 교육문화체육관광·산업자원위원장을 챙겨 가장 ‘남는 장사’를 했다. 국민의당이 지향하는 핵심 이슈를 다룰 상임위를 우선적으로 꿰찼다. 협상 과정에서 안철수 공동대표가 ‘선(先)국회의장 선거’ 등을 주장하며 새누리당과 더민주 사이에서 중재에 나섰고, 박 원내대표가 3당 원내대표 회담을 주도적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또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해 당론으로 세비 반납을 결정한 지 이틀 만에 전격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명분과 실익을 모두 얻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우상호 “법사위장 양보” 새누리 “꼼수”… 원구성 7일 내 힘들 듯

    2野, 3당 원내부대표 단톡방 공개 “先사과 요청한 與, 도 지나쳐” 비난 20대 국회 국회의장단을 선출해야 하는 법정 기한(7일)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 3당의 원 구성 협상은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국회의장 및 핵심 상임위원회 배분을 둘러싼 협상이 ‘폭로전 양상’까지 띠면서 사실상 법정 기한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2일 국회 고위정책회의에서 “국회의장직을 더민주가 맡으면 새누리당에 법제사법위원장직을 양보하겠다”고 밝혔다. 더민주는 그동안 ‘국회의장은 제1당인 더민주가 맡아야 하고, 법사위원장도 야당 몫’이라는 입장이었다. 우 원내대표는 “이제는 여당이 화답할 차례”라며 새누리당에 공을 넘겼다. 또 새누리당에 교황 선출 방식인 ‘콘클라베’(외부와 격리된 채 교황을 선출할 때까지 계속하는 비밀회의)도 제안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허무맹랑한 꼼수”라고 즉각 반발했다. 새누리당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자청해 “더민주는 이미 지난 5월 30일 법사위원장을 양보하는 대신 운영위원장과 정무위원장을 요구했다”며 그동안 여야 3당 수석부대표 사이에 진행된 협상 과정을 공개했다. 그러자 더민주, 국민의당 등 두 야당은 여야 3당의 원내수석부대표 간 ‘단체 카톡방’에서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더민주 박완주,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같은 시간에 별도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김 수석부대표가 ‘(야당이) 진정 어린 선(先)사과를 하면 협상장에 나가겠다’고 하더라”고 전하며 “도가 지나치다”고 비난했다. 여야 3당 간의 협상이 이처럼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면서 이번 20대 국회의 원 구성 협상은 역대 가장 늦게 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암초’ 만난 한진해운 용선료 협상 난항

    ‘암초’ 만난 한진해운 용선료 협상 난항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간 국적선사 두 곳의 처지가 최근 두 달 만에 180도 바뀌었다. 구조조정 수술대에 먼저 오른 현대상선은 채권단이 내준 ‘숙제’를 하나씩 해치우면서 경영 정상화 가능성을 높였다. 반면 한진해운은 뒤늦게 채권단에 손을 벌리면서 용선료 협상 등 험난한 과정을 남겨 뒀다. 정부는 한진해운이 재무구조 개선에 실패하면 새 해운동맹에서 탈락할 수 있다고 보고 측면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23곳 해외 선주와의 용선료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선주들이 “밀린 용선료부터 갚으라”며 한진해운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그리스 나비오스가 한진해운 소유의 선박을 사흘 동안 억류했다가 풀어준 것도 용선료 미납에 대한 시위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용선주가 일부 겹쳐 협상이 한결 쉬울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는 사건이었다. 반면 현대상선은 22곳 선주와의 용선료 협상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중순 한진해운이 새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에 합류했을 때만 해도 순항하는 듯했다. 하지만 용선료 협상부터 현대상선보다 두 배 많은 회사채(1조 5000억원) 채무 재조정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악의 경우 해운동맹 자리를 현대상선에 내줄 수도 있다. 통상 해운동맹은 회원사가 법정관리 등 ‘디폴트’ 상태에 빠지거나 소유주가 바뀔 경우 탈퇴를 통보한다. 지난 4월 해운동맹 ‘G6’는 프랑스 선사 CMA CGM에 인수된 회원사 APL 측에 먼저 탈퇴를 요구했다. 정부가 우려하는 것도 이 부분이다. 게다가 디 얼라이언스는 아직까지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와 중국 정부로부터 공식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오는 9월까지 회원사의 손바뀜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면서 “현대상선의 편입과 더불어 한진해운에 대한 선사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윤학배 해양수산부 차관과 디 얼라이언스 멤버와의 회동은 “선사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이유로 취소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현대상선 해운동맹 가입 ‘청신호’

    오늘 G6운영회의… 합류 긍정적 용선료 인하도 사실상 타결 수순 현대상선이 경영정상화 작업 돌입을 위한 ‘9부 능선’을 넘어섰다. 이틀에 걸친 사채권자 집회에서 8000억원가량의 회사채 재조정을 완료했다. 타결이 임박한 용선료 인하 협상과 더불어 ‘조건부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 개시를 위한 세 가지 조건 중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한 셈이다. 마지막 남은 국제 해운동맹 가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상선은 1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그룹 본사에서 사채권자 집회를 열어 채무조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집회에서는 543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무보증사채 1200억원 등 총 1743억원의 채무조정안이 통과됐다. 올해와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현대상선 비협약채권은 8043억원이다. 지난달 31일 열린 사채권자 집회에 이어 이틀 동안 5차례에 걸친 집회에서 현대상선 비협약채권이 모두 재조정된 것이다. 조정안은 회사채를 50% 이상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채무를 2년 거치·3년 분할상환하는 내용이다. 용선료 인하는 22개 해외 선주들과 줄다리기 협상을 벌인 결과 사실상 ‘타결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번 주 내에 협상을 완료할 예정이다. 현대상선은 마지막 과제인 국제 해운동맹 가입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당장 2일 현대상선 본사에서 해운동맹 ‘G6’의 하반기 운영 회의가 열린다. 새로운 해운동맹체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의 초기 멤버에서 제외된 현대상선은 오는 9월쯤 회원사가 최종 확정되기 전까지 합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디 얼라이언스 가입을 위해선 6개 회원사 전체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이 중 3~4곳은 “현대상선 경영정상화가 이뤄지면 동맹에 받아 주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상선보다 먼저 편입에 성공한 한진해운도 (현대상선 합류에) 반대할 의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새 동맹에 일본 선사 3곳이 참여한다”면서 “한진해운도 현대상선과 힘을 합쳐야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만큼 반대할 명분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KEB하나은행과 산업은행은 이날 각각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자구안을 잠정 승인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난민 볼모 삼는 터키 VS 가입 원치 않는 EU ‘치킨게임’

    난민 볼모 삼는 터키 VS 가입 원치 않는 EU ‘치킨게임’

    테러방지법·언론탄압 놓고도 충돌난민협정·터키 EU가입 험난할 듯 유럽연합(EU)과 터키가 난민사태 해결을 위해 체결한 협정 시행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 EU가 남용 소지가 있는 터키 테러방지법 개정을 요구하며 터키 국민에 대한 무비자 협상 타결을 미루자 터키도 ‘비자 면제 없이는 난민 협정도 무효’라며 강경 입장을 고수해 충돌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이러다 터키의 숙원이던 EU 가입도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24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터키 수도 이스탄불에서 열린 제1회 유엔 인도주의정상회의에서 “EU가 터키 국민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지 않으면 터키 의회도 지난 3월 합의한 난민송환협정 법령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 ‘EU 대장’이라 할 수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터키 비자 면제 협상 시한인 이달 말까지 결론을 내기에는 시간이 모자란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한 반발이다. 양측 모두 서로에 대한 불신을 숨기지 않으며 ‘치킨 게임’(둘 중 하나가 포기할 때까지 갈등을 키워가는 것)에 돌입하고 있다. 지난 3월 EU와 터키는 유럽으로 대규모 난민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난민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르면 EU는 터키에서 그리스로 넘어간 불법 이주민을 터키로 다시 돌려보내는 대신 터키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고 터키 국민에 대한 비자 면제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터키의 EU 가입 협상에도 서둘러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두 나라는 터키 테러방지법을 두고 반목하기 시작했다. EU는 에르도안이 테러방지법을 자신을 반대하는 정치인과 언론인 등을 탄압하는 데 악용하고 있다며 유럽 기준에 맞춰 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터키는 “쿠르드 반군 테러에 맞서기 위해 현 테러방지법은 필수”라며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난민 협정 합의 대가로 터키 내 난민캠프 증설 등에 쓰기로 한 60억 유로의 지원 방식을 두고도 이견이 커지고 있다. 터키는 EU로부터 일괄적으로 지원금을 받아 자신들이 알아서 쓰겠다는 입장이지만 EU는 터키 정부를 배제하고 독립 기구들을 통해 사안별로 할당하겠다고 맞서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설명했다. 여기에 EU는 에르도안에게 반감을 보인 아흐메트 다우토을루가 최근 터키 총리에서 축출되고 반(反)에르도안 성향 언론사들이 탄압받는 등 터키의 권위주의 행태에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터키는 이에 아랑곳없이 “국회의원 면책특권 폐지를 통해 국론 분열에 앞장서는 야당 의원 체포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어 둘 간 난민 협정은 더욱 험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최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하원 연설에서 “(상대적으로 쉬운 난민 협상도 이렇게 힘든데) 터키의 EU 가입이 수십년 안에 이뤄질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원구성 협상 오늘부터 본격화 … 3黨 상임위 분리·배분 ‘눈치작전’

    새누리 수석부대표에 김도읍 임명 더민주도 부대표 11명 인선 완료 국민의당은 오늘 부대표단 확정 3당 원내대표 이번주 ‘첫 회동’… 국회의장 등 놓고 신경전 예상 여야 3당 원내지도부 인선이 대부분 완료되면서 이르면 9일부터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놓고 3당 간에 치열한 ‘눈치작전’이 전개될 것으로 점쳐진다. 여야 3당은 이르면 이번 주 첫 회동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8일 국회 브리핑을 갖고 “원내수석부대표로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의원을 임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임 원내대변인으로는 재선의 김명연(경기 안산단원갑) 의원과 김정재(경북 포항북구) 당선자가 선임됐다. 정 원내대표는 수석부대표 선임 배경으로 “김 수석부대표는 검사 출신으로 타결을 기다리는 법안 처리 과정에서 입법 전문성과 대야 협상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소야대 상황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협상 능력을 극대화할 당선자들로 신임 원내대표단을 구성하겠다”면서 “원내수석부대표와 협의를 거쳐 나머지 원내부대표 인선도 내일(9일) 중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이 각각 충청권과 대구·경북(TK) 출신임을 감안할 때 정 원내대표가 수석부대표와 원내대변인을 부산·경남(PK)과 수도권 출신으로 임명한 것은 지역 안배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여야 3당 모두 원내 협상 실무를 책임질 원내수석부대표가 결정돼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협상 국면에 돌입하게 됐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5월 중 원구성(협상)을 마무리하고 6월(에) 원구성이 정상적으로 되도록 하자고 제안드린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9일 상견례 겸 회동을 통해 원구성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국회 상임위원회의 분할 문제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 원내대표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분할을 강조했지만 박 원내대표가 주장한 환경노동위원회의 분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앞서 더민주는 이날 원내 부대표단 11명 인선을 일단락했다. 이에 따라 더민주는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임명권한이 있는 정책위의장 인선만 마무리하면 20대 국회 첫 원내 정책과 전략을 담당할 진용을 구축하게 된다. 우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부대표단 인선 콘셉트는 지역과 각 세력 간 소통을 고려하면서도 전문가를 전면에 배치하는 것”이라면서 “당의 잠재적 대선후보, 유력한 대선후보들과 소통할 수 있는 분을 골고루 배치했다”고 밝혔다. 기획부대표에는 이훈(서울 금천) 당선자가, 법률부대표에는 각각 검사 출신인 백혜련(경기 수원을)·송기헌(강원 원주을) 당선자가 임명됐다. 이와 함께 박정(경기 파주을), 유동수(인천 계양갑), 안호영(전북 완주·진안·무주·장수), 문미옥(비례대표), 최인호(부산 사하갑), 오영훈(제주을), 김병욱(성남 분당을) 당선자가 20대 국회 더민주 첫 원내대표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모두 초선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중심이 됐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9일 남녀 원내대변인과 6~8명의 원내부대표단 인선을 발표할 예정이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KT, 1위 통신업체와 ‘ICT 동맹’… SKT, 15곳서 IoT 시범사업

    KT, 1위 통신업체와 ‘ICT 동맹’… SKT, 15곳서 IoT 시범사업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을 계기로 정보통신기술(ICT), 과학, 해양산업 분야의 이란 시장도 빗장이 풀린다. 이란은 이집트에 이어 인구가 아랍권 2위(7900만여명)인 ‘중동의 숨겨진 강호’로, 서방과의 갈등으로 수십년간 고립됐었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과의 핵협상이 타결된 이후 외국과의 협력, 특히 한국의 과학기술이나 ICT에 대한 수용 의지가 높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 KT 등 국내 통신 기업들의 이란 진출에도 한층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KT는 이란 내 모바일 시장점유율의 약 60%를 차지하는 1위 통신업체인 TCI와 손잡았다. KT는 이란이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를 받는 기간에도 TCI에 통신망 설계·운용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하며 신뢰를 쌓아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광대역 인터넷 인프라를 포함한 ICT 사업 전반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고 워킹 그룹을 신설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이란 에너지부(MoE)와 손잡고 모두 15개 빌딩에 사물인터넷(IoT) 원격 전력제어 시범사업을 벌인다. 이란 가스공사(NIGC)와는 5000가구에 가스검침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SK텔레콤은 향후 이란 시장에 대한 가스, 상수도, 스마트홈 등 다양한 IoT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일 2004년 이후 12년간 중단됐던 이란과의 ‘ICT 협력위원회’를 재개하고 초고속 인터넷 구축 등 이란 시장 진출에 나선다고 밝혔다. ICT 협력위원회는 양국의 ICT 공식 협의 채널이다. 미래부에 따르면 이란 ICT 시장은 연평균 8.9% 성장해 2020년 시장 규모는 298억 달러로 2014년(179억 달러)에 비해 66%가 성장할 전망이다. 과학 분야에서도 활발한 협력이 진행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테헤란 대학교와 미래 대체에너지로 주목받는 ‘미세조류를 활용한 바이오 연료’를 공동 개발하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이란석유연구소와 이란 내 유전개발을 위한 지질 분석연구를 함께 하기로 했다. 양국은 또 이날 20년 만에 해운 협정에 정식 서명했다. 해운동맹 탈퇴 위기의 상황에서 해운업계가 안정적인 영업을 하면서 수익이 늘어나는 창구가 될 전망이다. 항만·수산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해 대이란 수산식품 수출 확대에 청신호가 켜졌다. 특히 항만개발협력을 통해 석유 수출 물량 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에서는 한국·이란 선주협회가 협력 양해각서를, 한국·이란 선급이 육·해양플랜트 설비 인증과 엔지니어링 서비스 사업 진출을 위한 합작 회사 설립 협정을 각각 체결해 이란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애니메이션회사 드림웍스 ‘깜짝 매각’ 배경은…

    애니메이션회사 드림웍스 ‘깜짝 매각’ 배경은…

     지난 14일(현지시간) 글로벌 미디어업계 강자인 ‘컴캐스트’의 브라이언 로버츠 최고경영자(CEO)는 뜻밖의 소식을 접했다. 애니매이션업계의 ‘황금의 손’인 제프리 카젠버그 드림웍스 CEO가 회사를 중국인 투자자에게 넘기려 한다는 얘기였다. 드림웍스는 2014년 이후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잇따라 흥행에 실패하며 고강도 구조조정을 벌이는 중이었다. 로버츠 CEO는 곧바로 컴캐스트 자회사인 NBC유니버셜의 스티브 버크 CEO를 호출했다. 이튿날 오전 컴캐스트 경영진은 필라델피아 본사에서 드림웍스가 자리한 로스앤젤레스로 날아갔다. 주말동안 지리한 협상이 이어졌다. 컴캐스트 경영진은 카젠버그의 자택이 자리한 비버리힐스와 글렌데일의 드림웍스 스튜디오를 오갔다. 매각은 급물살을 탔다.  28일 새벽, 카젠버그는 “모두가 꿈꾸던 계약이 성사됐다”고 선언했다. 컴캐스트가 드림웍스의 새 주인이 되는 순간이었다. 드림웍스 인수가는 38억 달러(약 4조 3260억원)로 알려졌다. 올 연말까지 계약이 마무리되면 드림웍스 1주당 41달러의 추가 보상금이 주어지는 초대형 계약이다. 시장은 술렁였다. 드림웍스 주가도 이날 하루 24%나 급등했다.  애니메이션 업계에선 미국에서 가장 큰 방송회사인 컴캐스트의 드림웍스 인수가 지각변동을 불러올 것으로 보고 있다. 컴캐스트의 자회사인 유니버셜픽처스와 드림웍스가 합병(M&A)하면 부동의 1위 월트디즈니의 아성이 도전받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디즈니는 ‘스타원즈’, ‘겨울왕국’ 시리즈로 전 세계 곳곳에 열성 팬을 거느리고 있다. 반면 유니버셜픽처스는 ‘슈퍼배드’ ‘미니언즈’, 드림웍스는 ‘쿵푸 팬더’ ’슈렉’ ‘마다가스카르’ 등의 시리즈를 히트시켰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이번 합병이 궁극적으로 인터넷스트리밍 서비스의 최강자인 ‘넷플릭스’를 겨냥한 것이라 해석했다. 최근 아마존, 넷플릭스 등 거대 정보기술(IT)·미디어업체들이 콘텐츠 사업 강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영화·콘텐츠업계의 합종연횡에 속도가 붙은 상황이다. 컴캐스트도 2013년 유니버셜픽처스 인수에 앞서 2004년 디즈니 인수를 시도하는 등 활발히 영역을 넓혀왔다. 현재 컴캐스트는 지상파인 NBC를 비롯해 텔레문도 등 수많은 케이블 채널을 갖고 있다. 최근 인터넷 서비스까지 추가하며 미국 내 최대 미디어업체 자리를 엿보고 있다. 여기에 드림웍스도 애니메이션 채널을 비롯해 인터넷 콘텐츠업체인 어섬니스TV 등을 보유 중이다. 두 회사의 합병이 무궁무진한 스토리텔링을 가능하게 할 것이란 전망이 벌써부터 흘러나오는 까닭이다. 카젠버그는 이날 인수 협상 타결 발표 뒤 “드림웍스를 위한 완벽한 집을 새로 마련했다”며 만족해했고 LAT는 전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드림웍스의 ‘깜짝’ 매각 배경에는 카젠버그의 디즈니에 대한 구원도 담겨 있다고 해석했다. 영화사 파라마운트를 거쳐 1984년 디즈니 스튜디오 사장이 된 카젠버그는 ‘인어공주’, ‘라이언킹’, ‘알라딘’ 등 일련의 히트작들을 쏟아내며 1990년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중흥을 이끌었다. ‘황금의 손’으로 불렸지만 디즈니는 카젠버그를 급작스럽게 해고했다. 카젠버그는 1994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의기투합해 드림웍스를 창업하면서 가까스로 기사회생했다. 이후 그의 인생 목표는 오로지 ‘디즈니 타도’였다. 이런 카젠버그가 복수의 칼날을 제대로 겨눴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이런 카젠버그는 CEO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하지만 2선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예상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기고] 지구의 날과 파리협정/조태열 외교부 2차관

    [기고] 지구의 날과 파리협정/조태열 외교부 2차관

    역사는 환경을 이해하기 위한 인간 이성의 긴 투쟁이다. 근대에 이르러 인간은 이 투쟁을 혁명적으로 확대해 환경뿐 아니라 스스로를 이해하려 노력했고, 그 결과 새로운 차원의 이성과 역사를 개척했다. 영국 역사학자 E H 카는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근대사의 동력을 이렇게 설파했다. 오늘은 유엔이 지정한 국제 지구의 날이자 동시에 카가 말한 인류 지성의 진보를 상징하는 날이다. 지구의 운명이 곧 인간의 운명이라는 깨달음을 토대로 인간 행위의 전면적 변화를 촉구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올해 지구의 날은 그 어느 해보다 의미가 크다. 새로운 기후변화 대응 체제의 출범을 알리는 파리협정 서명식이 오늘 미국 뉴욕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4년이 넘는 협상 끝에 타결된 파리협정은 단순히 온실가스 배출에 관한 국제 규범의 탄생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산업혁명 이후 지속된 탄소기반 경제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겠다는 인류의 도전적 의지를 상징한다. 오늘 서명식은 당분간 21세기 최대의 조약 서명 행사로 기록될 듯하다. 60개국 정상과 우리 환경부 장관을 포함한 50여개국의 장관 등 160여개국의 고위급 대표들이 이미 참석을 확정했다. 지구온난화와 해수면 상승으로 존립 자체를 위협받고 있는 투발루, 피지, 몰디브 등 섬나라들은 서명뿐 아니라 비준서 기탁까지 마칠 것이라고 한다. 이제 국제적 관심은 협정 비준과 이행에 쏠리고 있다. 협정은 55개국 이상의 당사국과 전 지구적 온실가스 배출량 55% 이상 배출 당사국의 비준이 있어야 발효하게 돼 있다. 참여국 수뿐만 아니라 실제 온실가스 배출 규모까지 고려한 이중 기준을 협정 발효 요건으로 설정한 것이다. 협정 발효를 위한 국제사회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과 미국이 이미 연내 협정 비준을 위한 국내 조치를 취하겠다고 선언했고, 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인도 등도 중국과 함께 공동 성명을 통해 국내 절차를 속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러한 선언이 행동으로 옮겨진다면 협정 발효 시점도 당초 목표로 했던 2020년보다 앞당겨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인류는 지난 반세기 동안 전례 없는 물질적 풍요를 누렸지만, 이를 뒷받침했던 대량생산-대량소비-대량폐기와 같은 경제 패턴이 결코 지속 가능하지 못함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리고 이제 ‘자연을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공존하는 방안’을 찾기 위한 행동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물론 온실가스 감축만으로 지구온난화와 같은 거대한 변화를 막을 수 없다는 비판적 시각이 있다. 그러나 불가능한 것을 성취하려면 허황된 것을 꿈꾸고 시도해야 한다는 세르반테스의 말처럼 지구를 보호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는 불가능한 것들을 하나하나씩 지워 나가게 될 것이다. 지구촌의 공공선 증진에 적극 기여해 온 우리나라도 그러한 국제 연대의 주요 행위자가 돼야 한다. 그리하여 새로운 차원의 인류 이성의 투쟁 역사를 국제사회와 함께 써 나가야 한다.
  • 왕 대신 왕자가 마중… 오바마 홀대한 사우디

    왕 대신 왕자가 마중… 오바마 홀대한 사우디

    정상회담 2시간 내내 분위기 냉랭 美언론 “양국 상호 불신만 재확인” 2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에르가궁. 수년 만에 마주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국왕 사이에는 냉기가 감돌았다. 잔뜩 굳은 표정으로 오바마 대통령을 맞은 살만 국왕은 형식적인 인사말을 건넸다. “사우디 국민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인사도 관례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다. “미국인의 안부 인사를 전합니다.” 살만 국왕의 짧은 화답에 이어 곧바로 2시간 동안의 정상회담이 시작됐다. 분위기는 냉랭했다. 미 NBC 등 외신들은 이날 회담에선 양국의 상호 불신만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란 핵 합의 이후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며 형식적인 외교 언사만 오갔다고 설명했다. 미 백악관이 나서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으나 껄끄러운 정상회담은 전통적 동맹에 균열이 생겼음을 보여 줬다. 임기 말인 오바마 대통령은 당초 ‘특명’을 갖고 순방길에 올랐다. 흔들리는 양국 관계를 달래고 이슬람국가(IS) 퇴치 등에 사우디의 적극적 참여를 끌어내야 한다는 임무였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은 사우디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의 전통적 우방인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하야를 압박하고, 이라크에서 미군을 철수시켰다. 지난해 이란 핵 합의 타결은 급속도로 관계를 악화시킨 계기가 됐다. 급기야 지난달 오바마 대통령은 미 애틀랜틱지와의 인터뷰에서 “지역 안보에 무임승차하는 사우디에 넌덜머리가 난다”고 지적했다. 이달 들어선 미 의회가 “사우디가 2011년 9·11테러 당시 (알카에다에) 자금을 지원했다”면서 테러 피해자들이 사우디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법안을 발의했다. 양국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사우디 외무장관이 “(법안이 통과되면) 사우디가 보유한 미국의 채권을 전량 매도하겠다”고 협박했지만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들은 “유가 하락으로 황폐화된 사우디 경제만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맞받아쳤다. 관계 회복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리야드 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다. 오바마 대통령을 영접하기 위해 공항에 나온 사우디 측 인사는 살만 국왕이 아닌 리야드 주지사인 파이살 왕자였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홀대’라고 표현했고, CNN은 ‘모욕당했다’고 적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선 세 차례 방문 때마다 사우디 왕으로부터 직접 공항에서 영접을 받았다. 살만 국왕은 이날 사우디를 방문한 카타르, 바레인 등 걸프협력회의(GCC) 5개국의 정상들을 직접 공항에서 맞았다. WSJ는 사우디를 포함한 걸프 지역 수장들이 임기가 불과 9개월 남짓 남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보다 자신들의 입장을 반영해 줄 차기 미 대통령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8시간의 짧은 사우디 방문을 마치고 21일 영국 런던으로 출국했다. 출국 직전에도 수니파 6개 왕국으로 구성된 GCC 회의에 참석해 IS 격퇴와 예멘 내전, 지난 1월 제재 해제 이후 영향력을 확대 중인 이란에 대해 논의했다. 같은 시각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도 사우디를 방문해 지역 안보를 위한 미국의 헌신을 강조했으나 아랍국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이란 불참에 산유국 합의 불발… 유가 5.87% 폭락

    주요 산유국들이 산유량 동결에 대한 합의에 실패하면서 국제 유가가 폭락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유(WTI)가 전 거래일보다 5.87% 하락한 배럴당 37.99달러에 거래됐다고 보도했다. WTI는 장중 한때 6.8%까지 폭락하기도 했다. 이는 전날 주요 산유국들이 카타르 도하에서 회의를 열고 산유량 동결을 시도했으나 불발된 탓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가가 조만간 추가 하락해 수일 내에 배럴당 30달러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30% 가까운 유가 반등이 산유량 동결 합의에 대한 기대감 덕분이었다며 투자자들의 신뢰가 무너졌다고 분석했다. 도하 회의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을 망라한 18개 주요 산유국의 석유장관들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와 2위 산유국이자 OPEC의 리더인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산유량 동결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이란의 불참 속에서 다른 산유국들은 지난 2월 러시아와 사우디, 베네수엘라, 카타르 등 4개국이 타결한 ‘올해 1월 수준으로 10월까지 산유량을 동결한다’는 합의안을 논의했으나 입장차만 확인했다. 빈 살레 알사다 카타르 에너지장관은 “추가 협의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표면적으로 합의 무산은 이란 때문이다. 이란이 산유량을 서방 제재 이전 수준으로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했던 터라 이란의 동참이 어느 때보다 중요했지만 불참 탓에 결과물을 낼 수 없었다. 애초 이란은 회의 참석을 통보했다가 회의 시작 전 분위기가 산유량 동결 쪽으로 기울자 입장을 번복했다. OPEC에 따르면 지난 3월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330만 배럴로 1월 290만 배럴보다 늘었다. 하지만 서방 제재 이전인 하루 평균 400만 배럴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OPEC 관계자들은 오는 6월 열리는 OPEC 회원국 정례회의에서 이란이 극적으로 산유량 동결에 합의하면 비OPEC 국가들과의 협의가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분간 국제 유가는 폭락세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산유국들이 점유율 확대를 위해 앞다퉈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위안부 합의 후속 조치 지지부진…“총선 뒤 재단 설립 등 속도 낼 듯”

    “日, 7월 선거前 소녀상 이전 추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이 5일이면 타결 100일을 맞지만 반발 여론이 여전한 가운데 후속 조치는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그러나 외교가에서는 4·13총선이 끝난 이후 위안부 피해자 지원재단 설립 등 합의 후속 조치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한·일 양측 모두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서로를 자극하는 언행을 삼가는 등 메시지를 관리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28일 합의 직후 일본 측에서 위안부 강제 연행를 부인하는 등 잇달아 합의 취지를 훼손하는 언행을 하면서 잡음이 그치지 않던 것과는 다소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유엔 인권이사회 기조연설에서 이 문제를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핵안보정상회의 계기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양측은 ‘착실한 합의 이행’ 원칙만 재확인했을 뿐 예민한 문제는 꺼내지 않았다. 그러나 위안부 합의를 둘러싼 대형 갈등 요소는 여전히 미해결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특히 외교부와 여성가족부에서 추진 중인 위안부 피해자 지원재단 설립이 마무리되면 한·일 간 ‘밀고 당기기’는 본격적으로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지원 재단이 설립되면 합의에 따라 일본 정부는 10억엔(약 100억원)을 출연해야 하지만 일본 내부에서는 이를 ‘평화의 소녀상’ 이전 문제와 결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피해 당사자들과 관련 단체의 반발도 여전하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일본의 출연금을 거부하고 대신 할머니들을 지원하기 위한 정의기억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총선이 마무리되면 후속 조치도 점차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지난달 22일 한·일 국장급 협의에서 양측은 합의 조기 이행에 노력하기로 했다. 외교 소식통은 4일 “여론의 부담이 덜한 총선 이후부터 지원 재단 설립 등 후속 조치 성과가 차차 나올 것”이라며 “일본 정부도 7월에 참의원 선거가 있기 때문에 국내 여론을 고려해 그 전에 소녀상 이전 등에 대한 목소리를 세게 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내년 최저임금 ‘글로벌 인상’ 영향력 주목

    美·英 등선 ‘현실화 방침’ 공약 고용노동부 최저임금심의위원회는 오는 7일 1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를 시작한다고 3일 밝혔다. 위원회는 노동계 9명, 경영계 9명, 공익위원 9명 등 모두 27명으로 이뤄진다. 통상 3개월 동안 협상을 해 6월 말이나 7월 초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최저임금은 국가가 임금의 최저 수준을 정해 사용자에게 그 이상을 지급하도록 법으로 강제하는 제도다.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지난해 최저임금 협상은 4월 9일 시작해 12차례 회의를 거쳐 7월 8일에야 타결됐다. 1만원으로 인상할 것을 주장한 노동계와 동결을 주장한 경영계가 팽팽히 맞서 진통을 거듭한 끝에 8.1% 오른 시간당 6030원으로 결정됐다. 월급으로는 126만 270원(월 209시간 기준)이다. 올해는 세계 각국의 최저임금 인상 움직임에 따라 협상 열기가 더욱 고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현재 10달러인 시간당 최저임금을 2022년까지 15달러(1만 7280원)로 인상한다. 미국 연방정부가 정한 최저임금 7.25달러의 두 배가 넘는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각각 연방 최저임금을 12달러와 15달러로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영국은 ‘생활임금’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최저임금 현실화에 나섰다. 물가를 반영해 근로자와 그 가족이 기본 생활을 영위할 수준까지 인상한다. 시간당 6.7파운드였던 최저임금을 올해 7.2파운드, 2020년에는 9파운드(약 1만 5000원)까지 올린다. 러시아도 7월부터 최저임금을 20% 가까이 인상한다. 일본도 최저임금을 매년 3%씩 올려 1000엔(약 1만원)까지 인상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朴대통령, 美中日정상과 연쇄 ‘북핵 외교전’

    朴대통령, 美中日정상과 연쇄 ‘북핵 외교전’

    한미→한미일→한일→한중 順… 靑 “독자제재 등 대북압박 논의”‘열쇠’ 쥔 中 해법 내놓을지 주목 박근혜(얼굴) 대통령이 31일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4차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미·중·일 정상들과 연쇄 회담을 벌인다고 청와대가 29일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270호 채택 이후 대북 제재 이행 등 북핵 문제 공조 방안과 더불어 각국과의 현안을 놓고 치열한 외교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3국 정상회의를 비롯해 미국, 일본, 중국과 별도 정상회담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회담은 31일 하루 동안 한·미→한·미·일→한·일→한·중 순서로 진행된다. 이어 박 대통령은 공식 회의 일정을 소화한 뒤 이튿날에는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연쇄 회담의 공통 현안은 단연 북핵 문제다. 박 대통령이 동맹국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을 시작으로 곧장 안보 협력 관계에 있는 한·미·일 3자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도 사태의 엄중성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수석은 “3국 정상은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을 위한 독자 제재,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강화 등에 대해 집중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에 개최되는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북핵 문제는 주요 이슈로 다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 회담이 지난해 12·28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 타결 이후 양국 정상이 처음 만나는 자리인 만큼 여론의 관심은 위안부 합의 후속 조치 문제에 집중돼 있다. 이미 양측은 지난 22일 한·일 국장급 협의에서 위안부 피해자 지원 재단 설립 등 후속 조치의 조기 이행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외교 소식통은 “일본 외무성에서는 소녀상 이전 같은 예민한 문제는 거론 않기로 전략을 정리한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아베 신조 총리가 일본 내 여론을 의식해 어떤 발언을 할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대북 제재 이행 문제 외에 비핵화·평화협정 병행을 주장해 온 중국이 대화 국면을 조성하기 위해 어떤 제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아울러 중국 측이 불편해하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가 거론될지도 관심이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논평에서 핵안보정상회의를 ‘치졸한 반공화국 모의 판놀음’이라고 비난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리커창 “美·日, 성장 우호 정책 펼쳐야”

    선진국 보호 무역 경향 비판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의 보호무역 경향을 비판하면서 “성장 우호 정책을 펴라”고 촉구했다. 리 총리는 24일 하이난성 보아오에서 열린 보아오 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중국은 모든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한다. 특히 선진국들은 성장 우호적인 정책을 취해야 한다”면서 “일부 선진국의 정책조정이 ‘외부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부효과’는 미국의 양적 완화와 일본의 엔화 약세 정책 등으로 인해 신흥국이 악영향을 받는 것을 뜻한다. 리 총리는 또 아시아 국가들을 향해 “‘아시아금융협력협회’를 만들어 금융시장을 개선하고 금융위기 재발을 막자”고 제안했다. 이어 중국 주도로 추진 중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올해 안에 타결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도 피력했다. 그는 “우리는 소폭의 기복 때문에 경제발전 규칙을 위반하거나 시장운행의 규칙을 통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경제운행이 합리적 구간에서 미끄러질 기미가 보이면 과감한 종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갖고 있고 금융 조정 수단도 비축해 놓고 있다는 점도 부각했다. 리 총리는 향후 5년간 중국의 상품 수입액은 10조 달러를 넘어서고, 대외 투자액은 6000억 달러를 돌파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2일 공식 일정에 돌입해 25일 폐막하는 이번 포럼에는 세계 정·재계, 학계 인사 200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원희룡 제주지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안보리 결의 후 남북 외교수장 한자리… ‘의미있는 메시지’ 촉각

    안보리 결의 후 남북 외교수장 한자리… ‘의미있는 메시지’ 촉각

    尹외교, 북핵·北 인권 압박 예고… 위안부 타결후 첫 발언도 관심 北 리수용 외무상 참석 전망… 리 “COI 보고서 무효” 기조연설 남북 국면전환 채널가동 주목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31차 유엔 인권이사회와 군축회의 참석을 위해 1일 출국했다. 인권이사회에는 북한 리수용 외무상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따른 고강도 제재가 이어지는 상황에 남북 외교장관이 의미 있는 만남을 가지게 될지 주목된다. 윤 장관은 2일(현지시간) 인권이사회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2년 만에 인권이사회에 참석하는 윤 장관은 북한 인권 문제를 집중 성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보리 결의를 즈음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제재에 이어 인권 차원에서도 북한을 압박하는 셈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올해는 최경림 주제네바 대사가 인권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어 우리 정부의 인권 외교를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리 외무상은 윤 장관에 하루 앞서 이날 기조연설에 나섰다. 리 외무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북한 인권 문제를 적극 방어했다. 북한은 지난달 15일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에 관한 보고서를 인권이사회에 제출하며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리 외무상은 지난해 연설에서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최종보고서가 탈북자의 허위 증언에 근거한 것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특히 관심사는 2일까지 이어지는 고위급 회기 동안 윤 장관과 리 외무상이 단순 조우 이상의 만남을 가질 수 있을지다. 남북 외교장관은 지난해 8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잠시 마주치며 악수를 나눴지만 별다른 대화를 나누진 않았다. 현재 남북 간 대화 채널이 모두 끊어진 상황에 외교장관 사이에 의미 있는 메시지가 오간다면 새로운 국면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 한편 이번 인권이사회는 지난해 12·28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 타결 이후 위안부 문제가 처음 거론되는 국제무대라는 점에서 윤 장관 위안부 관련 발언의 수위에도 관심이 쏠린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개방 물결’에 로하니 웃었다

    ‘개방 물결’에 로하니 웃었다

    서방의 경제제재 해제 이후 처음 치러진 이란 총선에서 표심은 개혁·개방을 주도하는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28일(현지시간) 이란 의회(마즐리스) 의원을 뽑는 총선 개표 결과, 최대 격전지인 수도 테헤란에서 중도·개혁파가 30석 모두를 싹쓸이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개혁·중도파 연대인 ‘희망의 명단’의 대표 인사인 모하마드 레자 아레프 전 부통령이 득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중도 보수파 알리 모타하리가 2위에 올라 있다. 반면 강경 보수파 후보 중 전날 밤까지 테헤란 선거구에서 유일하게 30위 안에 들었던 골라말리 하다드 아델은 31위에 그쳤다. 지난 26일 치러진 선거에서 국회의원 290명과 최고지도자 임명권을 갖는 전문가의회 위원 88명을 동시에 선출한다. 현재 의회는 과반 의석(180석)을 차지한 보수파가 장악하고 있다. 28일 현지 메흐르 통신은 자체 집계를 통해 개혁파와 중도파가 각각 최대 63석과 72석을, 보수파가 101석을 차지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테헤란 이외 94개 선거구 중 29곳은 보수파가, 19곳은 희망의 명단이, 25곳은 독립 후보가 차지했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은 나머지 21곳에서는 4월이나 5월 2차 결선투표가 치러진다. 전문가의회 선거에서도 개혁파가 테헤란에서 16개 의석 중 14석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보수파는 단 2석으로 집계됐다. 개표가 60%가량 진행된 가운데 개혁파의 ‘대부’ 격인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과 로하니 대통령이 득표율 1, 2위를 달리고 있다. 개혁파가 낙선운동 대상으로 꼽은 보수 강경파 인사 3명은 모두 10위권 밖에 머물렀다. 특히 강경한 보수파 인사 중 한 명인 모함마드 타기 메스바 야즈디는 17위로 낙선 위기에 처했다. 국가지도자운영회의 선거는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후임을 뽑는 권한을 지니기 때문에 특히 중요하다. 경제제재 해제 직후 치러진 이번 선거는 로하니 정권에 대한 사실상 신임투표로 여겨졌다. 개혁파의 약진은 역사적인 핵협상 타결과 개혁·개방 정책이 민심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2009년 재집권한 강경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에 의해 밀려났던 개혁파가 화려한 복귀를 이루면서 경제개혁 정책은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내년 재선을 노리는 로하니 대통령의 대선가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로하니 대통령은 “국민이 정부에 더 많은 힘과 신뢰를 줬다”며 “경쟁은 끝났다. 경제 개발의 새로운 장을 열기 위해 누구와도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2012년 때(64%)보다 다소 낮은 60%로 집계됐다. 최종 개표 결과는 다음달 1~2일쯤 나올 전망이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너무 늦어서, 죄송해서, 아파서… 그래서 첫날에만 15만명

    너무 늦어서, 죄송해서, 아파서… 그래서 첫날에만 15만명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귀향’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5일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귀향’은 개봉 첫날인 24일 관객 15만 4788명을 동원하며 일일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좌석 점유율도 42.5%에 달했다. 할리우드 영화 ‘데드풀’(13만 9393명)과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8만 4334명)를 줄줄이 제친 ‘귀향’은 이날도 통합전산망을 비롯한 각종 영화 예매 사이트에서 이틀 연속 실시간 예매율 1위를 유지하고 있어 흥행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시사회 호평·상영관 확대 청원 줄이어 이 같은 뜨거운 반응은 한·일 위안부 협상 타결과 이후 일본의 이중적인 태도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며 위안부 문제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최근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상영관 확보가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였으나 시사회 뒤 호평이 확산되고 상영관을 늘려 달라는 온라인 청원이 이어지며 당초 목표인 300개를 뛰어넘어 511개 스크린에서 개봉하게 됐다. 이번 주 신작으로는 가장 많은 스크린이다. 한국사 강의 방송인으로도 유명한 최태성 서울 대광고 교사가 사비를 들여 5개 상영관을 통째로 대관해 무료 관람 행사를 진행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총제작비 20억 규모… 절반 시민 후원 ‘귀향’은 제작비 20억원대의 작은 영화다. 이 중 절반 이상인 12억원가량을 7만 5270명의 후원으로 마련했다. 기획된 지 14년 만에 스크린에 걸리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다. 제작비를 모으는 데도 애를 먹었지만 영화가 만들어진 뒤 배급사를 찾고 상영관을 마련하는 과정도 녹록지 않았다. 위안부 문제를 다룬 작품이 흥행한 전례가 없어 영화로 보기에는 불편한 소재 아니냐는 인식이 있었던 탓이다. 조정래 감독은 “하나라도 더 많은 상영관에서 3·1절까지만이라도 상영됐으면 하는 바람뿐이었다”면서 “어렵게 만들었고 할리우드 대작들도 있는데 꿈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은 모두 국민 여러분의 성원 때문”이라고 감격스러워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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