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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료·수석 교체 추가협상 타결뒤에”

    오는 17일쯤 한·미 쇠고기 추가협상 타결에 맞춰 청와대 수석비서관 인사와 개각이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13일 “이명박 대통령이 쇠고기 추가협상이 타결되는 대로 인적 쇄신을 단행할 생각인 것으로 안다.”면서 “17일쯤 추가협상이 매듭지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적 쇄신도 이에 맞춰 이뤄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추가협상이 매듭지어지면 청와대 수석비서관 인사부터 한 뒤 시차를 두고 정부 개각을 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은 한·미 추가협상이 타결되면 17일쯤 청와대 수석 인사를 단행한 뒤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기준을 고시하고 이에 맞춰 다음주 말이나 그 다음주 초 개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한승수 국무총리와 류우익 대통령실장 가운데 류 실장만 경질하고 한 총리는 유임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의 한 인사는 “자원외교에 역점을 둬 온 한 총리에게 쇠고기 파동의 직접적인 책임을 묻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의문이 여권 내부에 있는 데다 마땅한 후임을 물색하기도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해 한 총리 유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또 “한 총리가 유임되면 인적 쇄신의 상징성을 확보하기 위해 류우익 대통령실장 교체는 불가피하다.”고 말하고 “다음 주 인사는 장관 4∼5명, 청와대 수석 4∼5명을 교체하는 선이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시간이 갈수록 인사 폭에 대한 이 대통령의 구상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해 한 총리와 류 실장의 동반 퇴진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다. 진경호 홍희경기자 jade@seoul.co.kr
  • 경제학자들 ‘MB노믹스’에 쓴소리

    경제학자들 ‘MB노믹스’에 쓴소리

    국내 경제학자들이 국민과의 소통에 실패해 추진 동력을 잃은 ‘MB노믹스(이명박 경제철학)’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13일 서울대에서 한국국제경제학회 주최‘MB정부의 대외경제정책:평가와 전망’ 정책토론회에서였다. 고환율 정책, 쇠고기 개방 등 새 정부 경제정책의 강도높은 대응책을 주문했다. ■ “美선 신자유주의 타당성 잃어” 조순 “FTA에 너무 매달려” 경제부총리와 한국은행 총재를 지낸 조순 서울대 명예교수는 ‘글로벌 경제와 미국경제’라는 기조강연을 통해 새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정책 기조에 대해 일갈했다. 조 명예교수는 공기업 민영화, 교육 자율화 등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정책과 관련,“미국에서도 신자유주의는 이미 정책으로서의 타당성을 잃었다.”며 미국경제가 한국의 모델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한국이 새삼 신자유주의, 금융자본주의의 모델을 그대로 들여올 경우 한국경제는 그 하중에 눌려 견디지 못할 것이고 사회는 끊임없는 내부파열에 시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은 금융을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미국을 모방하면 선진국이 되는 줄 알고 있다.”면서 “한국이 선진국이 되려면 인적·물적·제도적 인프라 등 갖춰야 할 기본을 먼저 닦고 국민 생활이 도덕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나라가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자유무역협정(FTA)에 매달리고 있다.”면서 “한국정부가 추진하는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등과의 FTA가 모두 타결되면 엄청난 부자유(不自由)에 묶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고환율정책은 물가에 치명적” 최창규 “고금리 대응책 필요” 최창규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환정책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정부의 고환율 정책을 비판했다. 최 교수는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와 물가상승)상황에서 무리한 고환율 정책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치명적이고 내수회복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물가가 환율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의도적으로 환율을 올리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급격한 원화절하 정책은 물가 상승 뿐 아니라 내수 위축과 그에 따른 고용 악화 효과도 가져온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소규모 개방경제하에서 물가안정목표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환율의 자유로운 변동을 허용하는 것이 옳다.”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질 경우 오히려 고금리정책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쇠고기 파문은 투명성 부족 탓” 이경태 “추진 배경에 의구심”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성난 민심’은 정부가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해 발생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경태 국제무역연구원 원장은 “우리나라가 동시다발적 FTA을 추진해 긍정적 효과를 얻었지만 외형적 팽창에 치중하면서 절차적 투명성, 여론 수렴 등에 소홀해 치르지 않아도 될 비용을 지불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미 FTA의 경우 공개적 논의 없이 갑자기 협상 개시를 발표해 국민들에게 추진 배경에 대한 의구심을 심어줬고 심각한 국론 분열을 초래했다.”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둘러싼 여론의 반대도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쇠고기 장관급 추가협상

    쇠고기 장관급 추가협상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추가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 4월18일 한·미간 쇠고기 협상을 타결한 지 두 달여 만이다.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2일 정부 세종로 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30개월령 이상 쇠고기의 반입을 차단하는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미국 정부와 추가협상을 하겠다.”면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반영해 내일(13일) 미국에 가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추가협상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쇠고기 추가 협상은 차관보와 차관을 거쳐 장관급으로 격상됐다. 미국에 파견된 기존 정부협상단은 김 본부장과 합류한다. ●민심 수습 여부 불투명 김 본부장의 추가 협상 선언은 재협상에 가까운 의미를 갖긴 하지만, 촛불집회를 통해 드러난 성난 민심을 누그러뜨릴 만한 성과를 도출해 낼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김 본부장은 협상의 형식과 관련,“기존에 이뤄진 합의의 실질 내용을 바꾸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면서 “우리나라에 대한 신뢰문제가 야기되지 않도록 하면서도 동일한 효과를 가져오도록 하는 방법이 가장 지혜롭다.”고 말했다. ●“문서보증은 국제규범에 어긋나”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교역금지를 민간자율로 합의할 경우 양국 정부가 이를 문서로 보증하는 문제에 대해 김 본부장은 “민간 합의가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집행돼 소비자들의 신뢰가 회복되도록 하는 게 목적이고 이 과정에서 어떤 형태로든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가 문서로 보증할 경우 정부의 관여가 드러나 국제통상 규범에 어긋나는 문제점이 분명히 있고 또 다른 문제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민간자율 규제에 대해 양국 정부간 ‘문서보증’보다는 ‘구두보증’ 등의 형태를 취하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묘안을 찾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버시바우 “수일내 결과 나올 것” 이와 관련,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이날 “서울과 워싱턴에서 양국 정부와 수입업자 및 수출업자간에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대중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면서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양국간에 수일내 추가적인 양해사항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본부장은 양국 통상장관이 만나게 된 배경에 대해 “양측 채널간에 협의는 계속돼 왔다.”면서 “그동안 슈워브 USTR대표가 장기 해외출장 중이었으나 (슈워브 대표가) 여러 일정을 정리하고 귀국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돼 협상을 갖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자율규제’ 극적 타결 가능성

    ‘자율규제’ 극적 타결 가능성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측의 기본적인 입장은 쇠고기 재협상 불가이다. 미국은 ‘재협상’을 협정문의 내용을 수정하는 것은 물론 협상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협정을 체결하고 이행도 하기 전에 재협상을 거론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협정의 틀은 흔들지 않으면서 한국측의 요구를 수용하는 묘책을 찾고 있다. 추가협상이 장관급으로 격상됐다는 얘기는 그만큼 차관급의 실무차원에서는 도저히 실마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양측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장관급 협상에서는 한국이 당면한 어려운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극적인 타결을 도출해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율규제 효율·실효성 담보가 관건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13일 워싱턴에 도착하는 대로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마라톤 협상에 돌입하게 된다. 양측은 합의를 도출해내기 위해 주말 동안 협상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쇠고기 협상에서 핵심 쟁점은 검역주권과 월령(30개월 이상) 등 두 가지다. 전자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슈워브 USTR 대표간의 서신교환으로 명시함으로써 일단락됐다. 문제는 월령 제한이다. 미국측은 한국의 요구대로 월령을 제한할 경우 자칫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미국측은 따라서 업계의 자율규제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문제는 자율규제시 효율성과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느냐이다. 정부가 이를 문서로 담보하는 것이 가장 수월한 방법이나 이럴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 따라서 이같은 법적인 문제를 피해가면서 자율규제 내용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버시바우 “재협상 없이 해결” 한편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12일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양국 간에 수일 내 추가적인 양해사항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날 서울에서 열린 한국해양전략연구소 포럼에서 “미국산 쇠고기 관련 합의문 자체는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라면서 “한국의 검역주권 및 특정위험물질(SRM)과 관련된 추가적 합의를 통해 재협상 없이도 관련된 우려사항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mkim@seoul.co.kr
  • 외교부 “쇠고기수입 허가제 검토 가능”

    외교통상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의 재협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대안으로 현행 쇠고기 수입 신고제를 허가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안호영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은 11일 “추가협의 또는 추가협상은 기존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보충적 명확화를 뜻한다.”면서 지난 4월18일 타결된 협상내용을 문구 일부라도 수정하는 형태의 재협상은 고려하고 있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쇠고기 수입업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수입 신고제의 허가제 전환에 대해 “아직 심도 있는 검토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세계무역기구(WTO) 서비스 협정상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사설] 전면 인사쇄신하고 새출발하라

    6·10 민주항쟁 21돌과 맞물려 촛불집회의 열기가 뜨거웠던 어제 한승수 국무총리 등 내각이 일괄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 수석들이 전원 사퇴의사를 밝힌 데 이어 정권출범 107일만에 빚어진 초유의 사태다. 이제 이명박 대통령의 결단만 남았다. 새 정부는 국민이 감동할 만한 수준으로 인적 쇄신을 단행해 새 출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그제 정진석 추기경 등 천주교 지도자들과의 오찬에서 “인선 과정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도덕적 기준을 소홀히 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내각과 청와대 수석 인선 과정의 과오를 시인한 셈이다. 바로 이런 인식을 인적 쇄신의 출발선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촛불시위의 직접적 도화선은 국민 건강에 대한 배려를 소홀히 한 채 쇠고기 협상을 졸속 타결한 사실일 게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로 인해 광우병에 걸릴 위험은 마른 하늘에 벼락맞을 확률보다 낮다는 견해도 있다. 그렇다면 그 근저엔 잘못된 인사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깔려 있다고 봐야 한다. 오죽하면 ‘강부자 내각’이니,‘고소영 비서진’이니 하는 비아냥이 나왔겠는가. 까닭에 이 대통령은 이번 인적 쇄신 과정에서 인사철학부터 재정립해야 할 것이다. 제살을 베는 아픔이 있더라도 현 국무위원과 수석비서관 가운데 부동산 투기 의혹을 불러일으켰던 인사가 있다면 차제에 걸러내야 한다. 설혹 법적으로 하자가 없더라도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철학있는 실용주의’가 아니겠는가. 우리는 이 대통령이 새로 취임한다는 자세로 전면적 인적 쇄신으로 심기일전하기를 당부한다. 쇠고기 파동과 관련해 문제를 야기한 몇몇 인사를 경질하는 데 그치지 말라는 뜻이다. 대선 공신으로 인재풀을 좁힌다면 조각 때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는 일이다. 능력과 전문성 및 도덕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는 탕평인사를 기대한다.
  • [부고] 민주당 박홍수 사무총장 별세

    [부고] 민주당 박홍수 사무총장 별세

    심장마비로 쓰러져 중태에 빠졌던 박홍수 통합민주당 사무총장이 10일 오후 5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박 총장은 지난달 13일 지병인 심장병이 악화돼 쓰러진 뒤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왔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그동안 박 총장은 산소호흡기에 의존해 왔다. 이날 오후 심장이 멎어 의료진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지만, 깨어나지 못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 협상 타결 직후부터 쓰러지기 직전까지 민주당 내 협상무효화추진위원장을 맡았던 박 총장은 청문회 준비를 진두지휘하며 과로를 거듭해왔다. 그는 이번 쇠고기 협상을 놓고 “정부가 미국에 내준 것은 우리의 자존심”이라고 맹공을 폈었다. 장관 시절 자신의 부하들을 공격하는 입장에 서게 된 것에도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다고 주변은 분석했다. 지병이 악화된 시기도 지난 2005년 12월 홍콩에서 열린 도하개발어젠다 협상에 한국 대표로 참가했을 때 부터였다. 박 총장은 당시 급하게 귀국해 수술을 받았지만, 이후에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문제 등 농업시장 개방 협상 전면에 서며 격무에 시달렸다. 이후에도 경남 남해에 머무는 가족들과 떨어져 홀로 여의도 오피스텔에서 생활했다. 박 총장은 경상대를 졸업한 뒤 남해에서 마을 이장을 시작으로 농민운동에 투신해오다 한국농업인중앙회장과 농업신문사 사장 등을 지냈다.17대 국회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를 지내다 지난 2005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농림부장관을 역임했다.16번째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결원이 생길 경우 1순위 국회의원 후보였지만, 끝내 18대 의정활동을 못하게 됐다. 민주당은 “박 총장이 지난 3월 당 사무총장에 임명된 이래 당의 재건을 위해 몸을 돌보지 않는 헌신적 활동을 해왔다.”면서 “주위의 우려와 걱정에도 불구하고 당과 국민을 위한 일에 새벽부터 밤까지 이어진 강행군을 마다하지 않았던 것이 오늘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안타까움과 슬픔을 금할 수 없다.”고 애도했다. 장례는 민주당장으로 치러진다. 장례위원장은 손학규·박상천 민주당 대표다.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이며 장지는 남해로 결정됐다. 유족은 부인 최호숙(52)씨와 1남3녀. 발인 14일 오전 10시.(02)2227-7550.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6·10 촛불집회] 386 사진기자가 본 ‘6·10 현장’

    [6·10 촛불집회] 386 사진기자가 본 ‘6·10 현장’

    “6월10일, 가자! 시청으로!” 기억 저편으로 아득히 멀어졌던 구호가 21년 만에 거짓말처럼 부활했다. 그것도 그때 그날처럼 뜨거운 서울시청 앞 아스팔트 위에서 말이다. 광장을 가득 메운 수만명의 입에서 일제히 “정권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솟구쳐 나와 날카롭게 울려 퍼진다. 낡은 테이프에서 나오는 소리가 아니다. 가까스로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왔는데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 느낌이다. 세월이 그리 흘렀건만 대학 초년생으로 돌아간 착각에 빠져든다. 다시 이런 광경을 보리라고는 상상조차 못 하지 않았던가. 씁쓸하고 허탈하다. 바뀐 게 있다면 21년 전 학생 신분으로 정권퇴진을 요구하며 이 자리에 서 있었던 내가 지금은 기자의 신분으로 집회 참가자의 한가운데 서 있다는 것이다. 카메라 두 대를 양쪽 어깨에 메고 취재용 사다리에 올라서서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을 천천히 내려다본다. 냉정함을 잃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왜 이렇게 가슴이 쿵쾅거리는지 모르겠다.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가라앉혀 본다. 군중의 커다란 함성이 귀에서 멀어지면서 그들의 표정과 주장이 눈에 들어온다. 쇠고기협상 타결 이후 계속된 몇주간의 축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비장함과 분노가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의 얼굴에 서려 있다. 문득 87년 오늘 서울시청 일대를 뒤덮었던 학생들, 넥타이를 매고 거리로 나온 회사원들의 얼굴이 겹쳐진다. 대통령 직선제 요구와 쇠고기 재협상 요구가 어떻게 격이 같을까 반문해 본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민의를 거스르는 대통령과 정부 당국의 오만과 독선이 너무도 닮아 있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는다. 최근 일련의 사태가 폭력과 파국으로 치닫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가져 본다. 최루탄, 화염병, 돌멩이 같은 기억하기 싫은 모습들이 재연된다면 그건 비극이다. 흔히 386이라고 일컬어지는 세대 중 기자처럼 간이 작은 사람들은 살면서 한두 번쯤은 그때 그 최루탄과 백골단의 폭력에 가위눌려 본 이들이 있으리라. 고백하건대 당시 카메라를 들고 폭력의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들은 내게는 든든한 힘이었다. 순진한 생각이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기자들이 옆에 있으면 폭력적인 공권력도 주춤했다고 생각했다. 언론이 옆에 있었기에 두려움이 사그라들고 힘이 났었다. 이제 세월이 흘러 또다시 한목소리를 내는 국민들 옆에 카메라를 들고 내가 서 있다. 나는 이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어줄 수 있을까? hojeong@seoul.co.kr
  • “또 물류쇼크 오나”… 기업들 초비상

    “또 물류쇼크 오나”… 기업들 초비상

    화물연대의 총파업 결의로 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5년 전 악몽을 떠올리며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삼성물산·한국타이어·범한판토스 등 주요 하주(荷主)업체들은 10일 서울 역삼동 무역센터에서 화물연대 총파업 추진과 관련해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삼성전자, 물류자회사 협상 예의주시 회의를 주재한 윤재만 무역협회 회원·물류서비스본부장은 “화물연대가 파업을 강행하면 수출입화물 운송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며 “간신히 흑자로 돌아선 무역수지와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걱정했다. 우리나라의 하루 수출입 물류액은 최대 10억달러다. 2003년 5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 업계는 5억 4000만달러(당시 환율 적용 약 6500억원)의 매출피해를 봤다. 무협은 파업이 현실화하면 전국 11개 지부에 비상 대책반을 설치, 피해 및 애로사항을 접수하는 등 비상지원체제를 가동하기로 했다. 개별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삼성전자는 물류 자회사인 로지텍과 운송사, 차주간에 진행 중인 운송료 협상을 주시 중이다. 삼성전자측은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이렇다할 피해는 없다.”면서 “(지입차주들의 준법 투쟁으로 광주 하남산업단지의)수출 물량 출하가 다소 늦어지고는 있으나 미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2003년 물류대란 때 가전제품의 76%를 제때 출하하지 못해 고전을 치렀던 만큼 이번에는 사전 대응책 강구도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자의 운송차량 수요는 하루 200대다. LG전자는 물류회사인 하이로직스와 지입차주들간의 운송료 협상이 ‘15% 인상’으로 타결돼 일단 한숨 돌렸다. SK에너지 등 정유업계도 기름을 실어나르는 탱크로리 차주 대부분이 화물연대 소속이 아니어서 별 피해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화물연대 소속 차주들이 고속도로 등을 점거할 경우 타격은 불가피하다. ●현대·기아 완성차 운송 차질…유화업체도 타격 현대·기아차가 부품 등 협력업체 차량의 화물연대 가입이 많지 않은 점에 안도하면서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차측은 “화물연대측이 도로점거, 공단진입 봉쇄 등에 나서거나 파업이 장기화하면 물류에 상당한 타격이 올 수 있다.”고 털어놓았다. 게다가 화물연대 울산지부 소속 현대 카캐리어분회가 전날 오후부터 운송 거부에 들어가면서 완성차 운송에는 이미 큰 차질을 겪고 있다. 석유화학업체들의 피해도 가시화되고 있다. 화물연대 충남지부가 대산석유화학단지의 출입구를 봉쇄하며 미리 파업에 돌입하는 바람에 LG화학, 삼성토탈, 롯데대산유화 등 입주업체들이 생산제품을 제때 출하하지 못하고 있다. 물동량이 많은 타이어·철강·택배업계도 사태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화물연대 파업이 강행되면 하루 통상 각각 13만개,7만개인 타이어 배송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스코 등 철강업체들은 고철 등의 원자재 공급과 조선업체 납품이 제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을 경계한다. 대한통운, 한진,CJ GLS 등 대형 물류·택배회사들은 화물연대 소속 직원이 거의 없어 파업이 운송영업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예비차량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서다. 안미현 김태균기자 hyun@seoul.co.kr
  • [서울광장] 광우병 정국서 본 북한의 미래/구본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광우병 정국서 본 북한의 미래/구본영 논설위원

    생전의 북한 김일성 주석은 “이밥(쌀밥)에 쇠고기국을 먹이겠다.”고 북한주민들에게 약속했다. 그러나 그 비원을 끝내 이루지 못했다. 그의 사후에도 식량자급은 이뤄지지 않았다. 작가 황석영은 지난 1993년 펴낸 그의 방북기 ‘사람이 살고 있었네’에서 “식의주 문제는 완전히 해결됐다.”고 북한 측의 주장을 소개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님은 불문가지다. 지난 1995∼98년 ‘고난의 행군’ 기간 적게는 수십만명에서 많게는 300만명 이상이 아사했다는 추정이 나오지 않았던가. 사정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에 들어와 더 악화됐다. 지난 수년간 해마다 남측으로부터 수십만t의 식량지원을 받은 게 그 증거다. 올 들어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하다고 한다. 우리 측 인도적 지원단체들은 수많은 아사자가 나올 ‘제2의 고난의 행군’을 우려하고 있다. 이 와중에 지난달 말 뜬금없는 김정일 위원장 유고설을 접했다. 하지만, 필자는 이를 믿지 않았다. 구체적 팩트가 없는 첩보이어서만이 아니라 나름대로 남북관계를 취재해온 경험에 따른 직감이었다. 특히 인류 역사를 통틀어 굶주려서 망한 국가는 없다고 하지 않던가. 그러나 며칠 후 생각을 좀 달리하게 되는 계기를 맞았다. 북한당국이 남쪽의 ‘광우병 정국’에 뛰어들면서다. 당기관지 노동신문은 “역도의 범죄적 책동에 격노한 민심은 온 남녘땅을 촛불바다로 뒤엎고…”라며 대남 공세를 폈다. 한·미 쇠고기 수입 협상 타결로 불붙은 촛불시위에 편승한 셈이다. 북한은 지난 2001년 유럽에 광우병이 창궐할 무렵, 독일과 스위스에 폐기할 소를 무상 원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양국은 “(북한주민이)굶주리는 것보다는 폐기 처분할 쇠고기를 먹는 게 낫다.”며 제안에 응했다. 당시 스위스와 독일에선 각각 수백마리의 광우병 소가 발견됐다. 위험성으로 말하면 북한주민들이 먹은 쇠고기는 오래 전에, 그것도 3마리만 광우병 소로 판명된 미국 쇠고기와 비할 바가 아니었다. 다행히 북한에서 단 한명의 인간광우병 환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반면 ‘광우병 공포증’이 촉발시킨 촛불집회로 이명박 정부가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광우병 정국에 끼어드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 광우병 우려가 컸던 유럽산 쇠고기를 대량 소비했던 북한이 목소리를 낼수록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홍보하는 꼴인 까닭이다. 이런 모순되는 논리 전개가 가능한 것은 북한이 확고한 김정일 1인체제임을 웅변한다. 인터넷도, 촛불시위도 없는 사회이기에 정보 소통이나 주민 여론에 대한 통제가 가능할 게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역설적으로 북한사회의 급변 가능성과 그 이후의 남북관계를 걱정해야 할 진짜 이유다. 김 위원장이 언제까지고 북한의 개혁·개방을 미룰 수는 없을 터이기 때문이다. 개량이나 점진적 개혁을 거부하는 경직적 정권은 언젠가 혁명을 당해야 하는 게 역사의 법칙이 아닌가. 일사불란한 것처럼 보이는 북한이 실은 광화문을 가득 메운 촛불시위대와 맞닥뜨리고 있는 이명박 정부보다 더 큰 위기요인을 잉태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엊그제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도 한·미는 물론 중·일까지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둠이 깊으면 새벽이 다가오듯이 북한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면 그에 대한 우리의 대비도 이를수록 좋을 듯싶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열린세상] 외교를 잘해서 지지율 높여라/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외교를 잘해서 지지율 높여라/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100일만에 16.9%까지 곤두박질쳤다. 첫 여론조사에서 57.3%로 시작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7주 만인 4월16일에 10%포인트 이상 빠져 44.6%로 낮아졌다. 현재 평균점인 40.6% 밑으로 내려간 것은 9주째인 4월30일(35.1%)이었다. 통상 6개월 정도 지속되는 허니문 기간이 6∼8주로 끝난 셈이다. 여론조사가 한 달 간격으로 이루어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알앤알에 따르면 70.0%에서 시작해서 10%포인트 이상 하락하는 데 무려 8개월이 걸렸다. 재임기간 평균 52.5%의 지지율을 기록한 김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평균점 이하로 떨어진 것은 취임 11개월만인 1994년 1월(51.0%)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나름대로 긴 허니문을 누린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고 87.3%에서 최저 14.0% 사이를 오르내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80.3%라는 높은 지지율로 시작하여 10%포인트를 까먹는 데는 무려 14개월이 걸렸다. 재임 기간 평균 58.9%의 지지율을 자랑하는 김 전 대통령이 평균점 이하의 지지율로 고생하기 시작한 것은 임기 반환점을 지난 2000년 9월이었다. 김 전 대통령의 허니문 기간이 길었고 인기도 다른 대통령에 비해 상당히 안정적이었던 셈이다.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의 최저점은 30.6%로 다른 대통령에 비해 매우 높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75.1%의 지지율로 출발했다. 이 대통령과 비슷한 리더십 스타일을 소유했다는 평을 받듯이 지지율이 10%포인트 빠지는 데도 이 대통령과 같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재임기간 평균 35.6%이었는데 취임 뒤 8주부터 그 밑으로 낮아졌다. 이렇게 일찍 끝나버린 허니문으로 노 전 대통령은 고생을 치렀고,2004년 총선 뒤부터는 20∼30%대의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통령의 인기는 일반적으로 임기 초 70∼80%대에 육박하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벌써부터 10%대에 빠진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올라갈 수 있을까? 이미 바닥에 떨어진 지지율이라 올라갈 공간이 훨씬 더 많으나 여간해서 20∼30%대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외적으로 경제가 장기적 불황에 빠졌기 때문이다. 벌써 한번 총선을 치르면서 친이와 친박으로 갈렸다.2010년 지방선거와 2012년 총선으로 대운하네, 공기업 민영화네, 뭐네 진력할 시간도 남아있지 않다. 게다가 대선에서 몰표를 주었던 20∼40대 유권자, 고학력층, 수도권, 자영업자, 주부, 학생들이 이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다. 그래서 이 대통령이 앞으로 지지율을 올릴 수 있는 비책을 하나 공개한다. 외교를 잘하라. 결집효과(rally around the flag effect)를 이용하라. 노 전 대통령도 임기말 지지율을 급등시킨 계기는 다름아닌 독도 소유권 선언, 한·미 FTA 타결, 남북정상회담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남북정상회담과 노벨상 수상으로 지지율을 높였다. 부시 미 대통령도 9·11테러, 이라크 전쟁, 후세인 체포 등으로 미국 역사상 최고의 지지율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황과 브라운 영국 총리가 방문한 시점에 방미일정을 잡고, 졸속적으로 쇠고기협상을 진행한 외교부 장관과 청와대 외교안보라인부터 과감하게 교체하라. 일본에 미래지향적인 외교를 주창하는데 독도 교과서문제를 경미하게 파악한 외교라인을 모두 갈아치워라. 방중 때 외교적 결례까지 불러일으키고 국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만든 외교라인 가지고 남은 4년 7개월 동안 지지율을 반등시킬 수 없는 것이다. 강대국에 당당하고 국민에게 신뢰와 자부심을 심어주는 방향으로 외교노선을 재정립하라. 남북의 화해와 평화를 기조로 통일정책을 과감하게 재수정하라.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열린세상] ‘꼼수’가 아니라 재협상이 답이다/이해영 한신대 경제학 교수

    [열린세상] ‘꼼수’가 아니라 재협상이 답이다/이해영 한신대 경제학 교수

    촛불은 늘어가고, 해법은 안 보인다. 지난 2일 관보게재를 몇 시간 앞두고 농식품부가 “한나라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관보 게재 유보를 요청”했을 때 만해도, 비록 재·보선을 앞둔 ‘선거용’이라는 지적이 있었음에도 무언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2일이후 정부측이 해법이라고 내놓는 것을 지켜보면 대부분 그 진정성이 의심스럽다. 첫째, 우리 정부는 미국측에 ‘재협상’을 공식 요청한 바 없다. 따라서 재협상은 없다. 혹 비공식적으로 요청했다면, 미국측이 이를 거절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측은 재협상이 안 되는 이유로 ‘국제신인도’나, 자동차, 반도체 등에 혹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정부는 국제신인도란 것이 양해각서(MOU)에 불과한 위생조건합의의 파기보다, 국민들의 불신과 저항에 의해 훨씬 더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잊고 있다. 나아가 반도체는 오래전부터 관세가 0%이며, 자동차문제는 이번 쇠고기와 무관하게 민주당이 한·미FTA타결 이전부터 요구해 온 것으로 미대선후에 재협상요구를 할 것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둘째, 한국 정부가 요청한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중단’은 미 축산업계의 이른바 ‘자율규제’를 의미한다. 처음 정부측은 자율규제협정(VRA)을 추진하다 당장 WTO협정 위반이라는 반론에 부딪치자, 순수 민간만의 자율규제로 말을 바꾼다. 특히 세계최강의 미축산업계와 영세한 국내 수입업자들을 무슨 수로 ‘자율규제’ 할 수 있는지 실효성이 의문이다. 셋째, 처음 정부측은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 자체의 중단을 희망했지만, 미 업계는 120일 동안만 월령표시(라벨링)후 즉각 수출로 답했다. 그 기간도 정부측은 처음에 ‘1년’ 정도를 말하다가, 곧 “국민이 안심할 때까지”로 말을 바꾼다. 얼마가 지나야 국민이 안심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미업계가 과연 30개월이상 쇠고기 수출중단을 할지, 무슨 근거로 이를 강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래서 만만한 국내 수입업자들이 ‘알아서’ 30개월 이상 수입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들여오더라도 통관시키지 않겠다 한다. 이 경우 업자들의 소송도 감수하겠다고 한다. 정부 스스로 수입위생조건을 어기겠다는 황당한 발상이다. 넷째, 정부 해법의 최대 문제점은 오직 30개월 이상 월령만 제한하면 된다는 발상이다. 시민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월령뿐만 아니라,30개월미만이라 하더라도 광우병위험물질(SRM)과 곱창, 선진회수육, 사골, 꼬리뼈 등이 수입된다는 것이다. 나아가 검역주권과 관련해 미국내 도축장 승인권과 광우병 발병시 수입금지권한을 포기한 위생조건 합의문 5조 역시 문제이다. 다시 말해 정부는 핵심쟁점 모두를 터무니없이 축소 왜곡해 30개월 이상만 막으면 된다는 식의 안이한 접근을 하고 있다. 앞으로 다른 조건이 불변이라면, 재협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검역주권관련 ‘추가협의’ 결과 한·미 간에 실효성이 의문스러운 문서가 오갈 때, 정부는 ‘통상마찰을 감수’하고서라도 미국에서 광우병 발병시 수입중단하겠다고 했다. 이 경우 미국이 WTO에 우리를 제소하더라도 승소 가능성은 별로 없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수입되면 금지하고, 만약 이에 반발한 수입업자가 행정소송을 내더라도 이를 감수하겠다고 호기를 부린다. 농림부자료에 따르면 2003년 광우병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금지된 이후인 2004년 국내 수입업자들이 무려 355회나 몰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시도했다고 한다. 재협상을 통해 수입위생조건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빗발치는 소송을 무슨 수로 감당할까. 그 비용은 또 누가 지불하나.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무식하고 용감한 정부가 아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재협상은 불가피하다. 이해영 한신대 경제학 교수
  • [사설] 당청 갈등 접고 인적 쇄신 서둘러라

    이명박 정부가 민심 이반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그제 대통령 주변 인사들을 공개 비판했다.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 등 청와대 핵심인사 3명과 실세 의원을 겨냥해 “권력을 사유화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이런 문제제기가 자칫 범여권 내부 권력투쟁으로 번져 국민을 두 번 실망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정 의원의 주장에 경청할 만한 대목은 있다고 본다. 지난해 대선에서 압도적 표차로 당선된 이 대통령은 취임한 지 100일 남짓 만에 국정지지도가 10%대로 추락했다. 더욱이 미국 쇠고기 수입협상 타결 이후 촛불시위대가 연일 청와대 진입을 기도하면서 과격 시위를 벌일 정도로 민심이 악화됐다. 이토록 청와대의 국정운영이 불신을 받고 있다면 실세 보좌진의 책임도 그만큼 크다고 봐야 할 것이다.물론 문제제기 방식이 온당한가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당장 그로부터 권력 사유화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당사자가 “인격 살인”이라고 반발하고 있지 않은가. 정 의원이 당·청 내부에서 건의하고 토론해야 할 사안을 언론플레이로 제기한 배경이 궁금하다는 얘기다. 혹여 당·청 내부 갈등의 산물이라면 여권으로선 가뜩이나 어수선한 정국에 기름을 붓는 자해행위일 뿐이다. 우리는 당·정·청이 더 이상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하지 말고 인적 쇄신을 서두르기를 당부한다. 촛불시위가 아니더라도 고유가와 원자재값 상승으로 서민경제가 악화일로인 엄중한 상황이다. 이미 대통령실장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전원이 사의를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더는 좌고우면하면서 실기해선 안 될 것이다. 전면적인 청와대 진용 개편은 물론 대폭적인 개각으로 민심 수습에 나서라는 뜻이다.
  • “식량난 국가에 65억弗 기부”

    “식량난 국가에 65억弗 기부”

    식량난을 겪고 있는 국가들에 65억달러를 기부한다. 지구촌 식량 생산량을 2030년까지 2배로 늘린다. 개발도상국의 농민들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굶주림에 시달리는 60개국의 7500만명에게는 12억달러를 추가 지원한다. 더불어 도하개발어젠다(DDA)협상은 가까운 시일내에 성공적으로 타결돼도록 노력한다. 이는 글로벌 식량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181개국의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댄 유엔 식량안보정상회의가 내린 결론이다. 5일(현지시간) BBC,AP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 열린 식량정상회의는 3일간의 열띤 토론 끝에 이날 14개항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폐막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공동선언문을 통해 “지구촌 8억 6200만명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농업생산과 투자를 늘려 굶주림을 물리치고 전인류의 식량을 보장할 것을 공약한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또한 식량 부족과 치솟는 가격을 막기 위한 인도주의적인 중재에 힘을 기울이기로 의견을 모았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이날 식량위기를 덜기 위해 매년 200만파운드가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상회의 성과 가운데 가장 가시적인 것은 선진국과 국제기관들이 총 65억달러를 기아와 빈곤을 퇴치하기 위한 기금으로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이슬람개발은행은 15억달러, 세계은행은 12억달러, 아프리카개발은행은 10억달러를 각각 내기로 했다. 영국, 일본, 네덜란드, 베네수엘라 등도 동참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대쟁점으로 부각된 바이오연료 생산량을 감축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 지구촌 식량가격 폭등 요인의 30%를 차지해 식량위기의 주범으로 꼽히는 바이오연료는 최대 생산국인 미국과 브라질의 반대로 어정쩡한 외교적 봉합에 그쳤다. 이 때문에 일부 비정부기구(NGO)들은 공동합의문에는 구체적인 제안들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액션에이드의 마그다 크로피위니카는 “공동선언문에는 식량 생산 능력의 향상과 같은 핵심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만한 어떤 재정적인 언급이 없다.”고 지적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사설] 막오른 美 대선 예의주시할 때다

    올해 미국 대선전이 그제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승리함으로써 막이 올랐다. 그와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간 흑백 대결로 11월의 본선구도가 짜여진 것이다. 북핵 해법 공조나 쇠고기 수입협상 타결 파문에서 보듯이 우리와 미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미 대선을 예의주시해야 할 이유다.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경선 패배로 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 배출 가능성은 사라졌다. 하지만 오마바의 승리는 그런 아쉬움을 달랠 만한 역사적 대사건이다. 노예제란 역사적 상흔을 지닌 미국이 건국 232년만에 흑인 대통령 탄생 가능성을 바라보게 되지 않았는가. 그 자체가 민주주의의 진전이겠지만, 우리가 오바마의 부상에 눈을 떼지 말아야 할 이유는 따로 있다. 무엇보다 미 민주당이 상대적이지만 공화당에 비해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드러내 왔다는 사실이다. 당장 오바마 후보도 지난달 부시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제출하지 말라.”고 요구하지 않았는가. 물론 현 시점에서 미 대선의 향방을 점치기는 어렵다. 게다가 누가 되든 집권 후에는 입장이 바뀔 수도 있다. 북한과 대화를 강조하던 클린턴 정권이 북폭을 계획했던 전례가 있고, 대북 압박정책을 폈던 부시 행정부도 임기말에 유화노선으로 선회하지 않았는가. 우리로선 어느 당의 후보가 되든 한·미 관계에 허점이 안 생기도록 입체적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게 양쪽의 인맥이나 싱크탱크와 두루 접촉, 유대관계를 강화해야 한다.
  • 野 ‘대여 강공’ 가속도

    야권은 5일 6·4 재·보궐 선거 승리를 계기로 정부 여당에 한·미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는 등 강공 드라이브를 가속화했다. 통합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야 3당은 국회 개원이 예정됐던 이날 등원을 거부, 본청 앞에서 ‘쇠고기 재협상 촉구 및 폭력진압 규탄대회’를 갖고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3당은 결의문에서 “국민의 요구가 반영된 쇠고기 재협상이 완전히 타결될 때까지 개원을 무기 연기한다.”며 대여 공세에 박차를 가했다. 3당은 이를 위해 ▲이명박 대통령의 직접 재협상 선언 ▲내각 총사퇴 ▲경찰청장 파면을 요구했다.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광주 남구 광주공원에서 열린 ‘미 쇠고기 재협상 실시 촉구 결의대회’에 참석,“국민의 건강과 검역주권을 지키기 위해 제18대 국회 개원일인 오늘 등원을 거부할 수밖에 없었다.”며 “‘광주 정신’으로 함께 재협상을 관철시키자.”고 호소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은 이날 지난 대선 고소·고발사건을 취하하며 제1야당인 민주당을 상대로 등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뒤늦었지만 정부와 여당이 화합의 정치를 펴가겠다는 것으로 평가하고 환영한다.”면서도 재협상 선언이 나올 때까지 장외투쟁과 등원거부의 강경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은 이날 광주,7일 부산에서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하는 규탄대회를 갖는 등 당분간 등원을 거부하고 장외 투쟁을 지속하기로 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도 오전 당 지도부와 함께 현충원을 참배, 방명록에 “몸을 던져 이 나라를 지키겠습니다.”라고 적어 대여 투쟁의 강한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민주노동당은 천영세 대표와 강기갑 원내대표의 청계광장 단식농성을 이어가는 한편 당직자들의 촛불집회 합류도 지속하기로 했다. 강 원내대표는 “국민을 속이고 야당을 기만하는 여당을 믿고 국회에 들어갈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전문가 “SRM 금지 강화해야”

    전문가 “SRM 금지 강화해야”

    정부가 꽉 막힌 정국을 풀고자 3일 미국측에 내민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출 중단 요청’에 대해 상당수 검역·통상 전문가, 시민단체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형식의 실효성은 물론 국민 안전성 등 내용면에서도 실익을 챙기기 힘든 ‘생색내기용’에 불과하다며 재협상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12개월 이상 소 뇌·척수도 SRM 취급” 무엇보다 정부의 요청 수준으로는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이 결코 제거되지 않아 식탁 안전 확보는 물론 ‘성난 광우병 민심’도 달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정부가 ‘급한 불끄기’에만 관심이 있지 여전히 국민 안전은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30개월령 이상 쇠고기’라는 조건은 물론 뇌·척수·눈알 등 ‘SRM 부위 제거’도 함께 요청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미국측이 민간업자들의 수출자율규제협정(VRA) 등을 통해 정부 요청을 받아들인다 해도 근본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다.”면서 “‘12개월 이상 소의 두개골과 뇌·척수·안구를 모두 SRM으로 취급’하는 ‘EU 규정’ 수준까지 강화해 수입해야 과학적으로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관계자도 “미국과 ‘30개월 미만 수입’을 합의하더라도 SRM은 30개월 이상의 기준을 적용해야 하며, 혀와 꼬리뼈 등 SRM이 섞일 수 있는 부위도 제외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맞물려 미국의 자동차 부문 재협상 요구 등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대원 서울시립대 법대(국제법) 교수는 “꼭 쇠고기에 대한 것이 아니더라도 상품에 대한 것을 주고, 서비스 부분을 받을 수 있고, 지적재산권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이 문제는 형식적인, 법적인 논리가 아닌 정책적인 판단의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가 최대한 상황을 얘기하고 국민 여론에 부응하는 쪽으로 외교력과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시기만 잠시 미룬 비열한 기만책” 시민·사회단체들과 야권은 ‘미국에 구걸한 청탁’,‘6·4 재·보궐 선거 겨냥한 꼼수’라며 협상 무효화와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정운천 장관의 발표는 검역주권과 국민건강권을 회복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비열한 기만책’”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수출중단 기간을 적시하지 않아 오늘 발표는 미국산 쇠고기가 통제 없이 들어오는 시기만을 잠시 뒤로 미룬 것 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은 “정 장관의 발표는 단지 미국에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수출 중단을 요청한다는 것뿐이고 법적 구속력을 지니지 못한다.”면서 “관보게재 유보에 따른 국민 기대와 요구와는 거리가 멀다.”고 비난했다. 통합민주당은 “고시 연기가 선거용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면서 “국민의 건강권을 미국의 선처에만 맡기겠다는 굴욕적인 청탁수준”이라고 폄하했다. 이영표 이두걸기자 tomcat@seoul.co.kr
  • MB, 재협상 카드 ‘만지작’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가 2일 전격 유보되면서 쇠고기 재협상 여부가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그동안 미국과의 재협상은 국가간 신뢰의 문제로, 있을 수 없다는 자세를 고수해 온 정부가 2일 한나라당의 강력한 요청을 받아들여 쇠고기 고시를 무기 연기했다. 재협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머리를 싸매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여권서 꿈틀대는 재협상론 그동안 야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줄기차게 제기돼 온 쇠고기 재협상 주장이 마침내 2일 한나라당에서 터져 나왔다.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상당수 의원들은 고시 연기와 재협상 추진을 주장했다고 한다. 야권에서 여당으로까지 흘러 넘친 재협상 요구 앞에서 정부와 청와대는 결국 이날 밤 고시 관보게재를 무기한 보류했다. 사실상 촛불시위로 타오른 민심 앞에 ‘백기(白旗)’를 든 셈이다. 고시가 보류되기까지 청와대와 정부, 한나라당은 이날 하루 긴박하게 움직였다.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의원총회 등을 통해 다수 의원들이 고시 연기를 촉구하고 나서자 이날 오후 청와대와 농림수산식품부 등에 고시 게재 연기를 공식 요청했다. 고시 발효를 전제로 국정쇄신안을 짜는데 부심하던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임 의장의 요청에 한동안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시를 일단 유보한다면 별다른 상황 변화 없이 이를 다시 강행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고, 이는 결국 재협상 테이블에 나설 수밖에 없는 쪽으로 국면이 전개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정국 수습에 나선 마당에 야당은커녕 여당과 불협화음을 빚는 모습을 보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나라당의 요청에 청와대 내부는 갑론을박을 거듭했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고시를 연기하지 않는 한 어떤 쇄신안을 내놓더라도 백약이 무효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고, 결론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진퇴양난의 쇠고기 재협상 일단 고시 연기로 한숨 돌렸다지만 정부는 진퇴유곡에 빠진 신세가 됐다. 이젠 고시를 강행할 수도, 그렇다고 당장 미국에다 대고 재협상하자고 나서기도 힘든 처지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번 연기한 고시를 다시 강행하겠다고 한다면 지금 시국에서 폭동이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라고 말해 이날 고시 유보를 계기로 사실상 고시 발효를 포기했음을 시사했다. 이는 결국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안을 시행하지 않겠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고시 유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의 정국 수습 행보는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인적 쇄신만 해도 중폭 개각설을 넘어 한승수 총리를 포함한 전면 개각설이 나돌 정도다. 하지만 그 정도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예상을 뛰어 넘는 수준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문제는 미국과의 재협상이다. 한·미 쇠고기 협상 합의문이 아무리 양해각서 수준이라 해도 타결 한달여 만에 다시 협상하자고 나서는 것은 국가 신인도에 치명적이다. 미국이 순순히 응할리도 만무하다. 정부가 ‘30개월 미만’이나 ‘광우병위험물질 추가 제외’를 요구해도 미국이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에 어긋난다며 인정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자칫 쇠고기 협상이 장기표류하면서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도 요원해질 수 있다. 이 대통령과 청와대로서는 수렁을 헤매다 새로운 미로를 만난 셈이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서울광장] 대선 승리의 정치로 돌아가라/김인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선 승리의 정치로 돌아가라/김인철 논설위원

    이게 아닌데/사는 게 이게 아닌데/이러는 동안/어느새 봄이 와서 꽃은 피어나고/(중략)/그러면서 사람들은 살았다지요 (김용택의 ‘그랬다지요’) 그렇다. 개인사라면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팔자니 운명이니 하면서 그저 살아가는 게 인생이다. 그러나 국가지대사는 그게 아니다.‘이게 아닌데’라는 국민들에게 그저 참으라고 강요할 수도 없고, 또 참지도 않는다. 대통령 지지도는 곧 민심이다. 취임한 지 100일도 안 돼 20%대로 추락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많은 국민들이 ‘이게 아닌데’라며 고개를 외로 젓고 있음을 방증한다. 정치의 요체는 국민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 배 부르고 등 따스하니 임금이 누군지 내 알 바 아니라던 요순시대가 최고의 태평성대였다지 않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니 광우병위험물질(SRM)이니 하는 낯선 말들을 어린 학생들이, 아이 업은 주부들이 입에 올리는 현실은 아무래도 ‘이게 아닌데’다. 왜일까. 미덥지가 않아서다. 경제를 살려줄 것이라던 기대,‘잃어버린 10년’보다는 나은 세월이 올 것이라는 기대가 실망과 불만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기저에는 청와대와 내각의 무능력과 무책임, 무소신에 대한 분노와 실망감이 자리잡고 있다. 새 정부는 지난 3개월여동안 경제는 물론 정치, 외교, 통일, 교육 등 제반 분야에서 정부와 국민간, 당·정·청간, 부처간 이견을 조율하고 통합해 강력하고 일관성있게 정책을 추진해 나간다는 믿음을 주는 데 실패했다. 경쟁 국가들의 맹추격과 고령화로 인해 이번 5년이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진단한 것은 옳았지만 현행 내각과 청와대 참모들은 우리를 선진국으로 견인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기에 역부족이었다. 미 쇠고기 파동과 유가 급등의 회오리 속에 국무총리나 기획재정부 장관, 청와대 경제수석 등 그 누구도 조정과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0교시 부활에 국민 모두 환영할 줄 알았다던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특별보조금 파문’으로 국민을 한번 더 분노케 했을 뿐이다. 북한 식량지원을 둘러싼 부처간 엇박자 역시 통일외교안보분야 컨트롤타워의 부재를 엿보게 했다. 인적 쇄신이 제기되는 이유다. 사사건건 타이밍도 놓쳤다. 쇠고기협상을 한·미정상회담 직전 타결한 것은 미국의 환심을 사기 위해 서둘러 양보하고 부실협상을 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쇠고기 관련, 대통령 담화도 성난 민심을 달래기엔 미흡했다. 청와대나 내각의 정무적 판단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게 당연한 일. 정치는 타이밍이다. 새 정부 역시 ‘잃어버린 5년’으로 평가받지 않으려면 내달 3일 출범 100일을 심기일전의 전기로 삼야야 한다. 인적 쇄신, 특히 국민과 소통하고 민심을 헤아릴 줄 아는 인사들의 중용이 그 출발점이다. 대통령이 진정 국민과 소통하겠다면, 탈여의도정치에 집착한 결과 정치가 실종되고 국민과의 불화가 빚어졌다는 지적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이제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선 대선 주역들을 국정운영의 전면에 내세울 때가 됐다고 본다.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알고 공감하며, 충성심을 갖춘 그들은 멀리해야 하는, 납덩이처럼 무거운 마음의 짐이 아니라 정치적 자산일 수 있다.5개월전 531만표라는 역대 최다표차로 승리를 안겼던 그들에겐 민심과 여론을 읽고 대처할 힘이 있지 않겠는가. 김인철 논설위원 ickim@seoul.co.kr
  • [사설] 대통령, 국민 설득 앞서 민의 경청해야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3박4일간의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다. 그러나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고시 강행에 따른 성난 민심이다. 이로 인해 방중 외교로 거둔 적잖은 성과마저 퇴색할 것으로 우려된다. 청와대도 사태의 심각함을 깨닫고는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부디 민의를 겸허히 헤아리는 데서 국정쇄신의 모티브를 찾기 바란다. 내달 3일이면 이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맞는다.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 타결 이후 민심은 촛불집회와 함께 타오르면서 악화일로다. 야당마저 장외 투쟁을 거론하면서 성난 민심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런데도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3개월 만에 20%대로 주저앉았다. 한나라당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여권 전체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등 국정 현안을 처리할 동력을 잃어가는 인상이다. 그래서 청와대는 6·4 재·보선 이후 대대적 국정쇄신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국회 개원식 연설 등을 통해 그런 민심 수습 방안을 발표한다는 얘기다.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이다. 우리는 출범 초기에 위기를 맞은 이명박 정부가 잃어버린 신뢰의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 대통령과 여당 스스로 인정했듯이 현재 여권의 위기는 국민과의 소통 실패로 인한 신뢰의 실추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기왕 국민과 소통하겠다면 언제 열릴지 모를 국회 개원을 기다릴 게 아니라 더 서둘러야 한다. 현 정국이 쇠고기 원산지 표시를 강화하는 정도로 국민적 불안을 잠재울 만큼 한가한 상황은 아니다. 청와대가 내달중 ‘국민과의 대화’를 갖는다고 한다. 부디 국민을 가르치기에 앞서 민심에 귀를 기울이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국민이 납득할 만한 국정쇄신안을 제시해 국정운영의 새 동력을 얻는다면 위기가 곧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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