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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예산자동삭감 사실상 발동… 피치, 신용등급 강등 경고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 자동 삭감(시퀘스터)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데드라인인 1일 0시(한국시간 1일 오후 2시)까지 여야가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면 시퀘스터가 발동된다. 지난 27일(현지시간) 현재 여야 협상 일정은 없고 1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가 회동하는 일정만 발표된 점으로 미뤄 일단 ‘기술적으로’ 시퀘스터는 불가피해 보인다. 상원 양당 지도부는 28일 각 당이 마련한 대체 법안을 내놓고 표결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어느 것도 통과될 것이라는 기대는 거의 없는 상태다. 물론 데드라인을 약간 넘기더라도 1일 회동에서 시퀘스터를 몇 달 늦추는 식의 합의로 여야가 협상을 타결한다면 미국 경제에 큰 타격은 없을 전망이다. 예산 자동 삭감 시작 단계에서 바로 중단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동에서 협상이 타결되지 못한다면 시퀘스터의 충격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27일 미국이 시퀘스터와 재정적자 감축 방안에 대한 정치적 논쟁을 계속하면 국가 신용등급을 현재의 최고등급인 ‘AAA’에서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성명에서 “시퀘스터가 발동되고 연방 정부 폐쇄가 이뤄져도 즉각적으로 미국의 신용등급을 내리지 않겠지만 미국 정치권의 다툼이 계속되면 최고 신용등급 유지에 필요한 세계 최대 경제대국의 신뢰가 떨어질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일단 시퀘스터가 발동되면 2013 회계연도에만 850억 달러(약 92조원)의 연방 예산이 자동 삭감되며 향후 10년간 1조 2000억 달러의 예산이 깎인다. 정부 예산이 삭감되면 공무원 최대 100만명 이상의 무급 휴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은 예산 삭감 비중이 가장 높은 국방 분야다. 올해 총 850억 달러 감축분 중 국방 예산만 460억 달러에 이른다. 이로 인해 국방부의 민간인 직원 약 80만명이 무급 휴가를 떠나야 한다. 이 같은 예산 감축은 공무원들이 일자리를 잃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연쇄적으로 정부 발주 사업이 줄어들면서 민간 경기에도 여파를 미치게 된다. 미 의회 예산국에 따르면 시퀘스터가 진행될 경우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0.5% 포인트 하락한 1.4%에 그치며 실업률은 0.2% 포인트 상승해 8%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이 같은 충격은 미국 내에서만 그치지 않고 연쇄적으로 세계 경제에도 충격파를 던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지난 26일 “시퀘스터가 현실화될 경우 경제 회복세에 심각한 추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은 그런 여파를 우려해서다. 일각에서는 시퀘스터가 장기적으로 한반도 안보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레이먼드 오디어노 육군참모총장은 최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국방예산 감축으로 태평양군사령부(PACOM) 전력이 약화될 전망”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이 경우 미국의 한국에 대한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 비율 증대 요구도 커질 우려가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시퀘스터’·伊 악재로 국내외 금융시장 또 덜컹

    美 ‘시퀘스터’·伊 악재로 국내외 금융시장 또 덜컹

    국내외 금융시장이 해외발(發) 두 악재로 다시 덜컹거리고 있다. 진원지는 미국과 유럽이다. 미국은 연방정부 재정지출 자동삭감(시퀘스터)이, 유럽은 이탈리아 연정 실패에 발목이 잡혔다. 전문가들은 이들 악재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하면서도 지난해 ‘5월 악몽’이 재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5월에는 그리스 연정 실패로 코스피 1800선이 무너졌다. 26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9.51포인트(0.47%) 떨어진 2000.01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1992.25까지 떨어졌으나 원화가치 하락을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낙폭을 만회, 간신히 2000선에 턱걸이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1.7원 오른 1088.0원, 원·엔 환율은 100엔당 27.43원 하락한 1181.6원을 기록했다. 같은 날 새벽에 마감한 미국 나스닥과 다우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날 대비 각각 1.83%, 1.55%, 1.44%씩 떨어졌다. 이렇듯 전 세계 주가가 요동치고 엔화 약세에 제동이 걸린 것은 미국 시퀘스터 및 이탈리아 정정 불안에 따른 재정위기 재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시퀘스터는 미 연방정부와 의회가 이달 말까지 재정적자 완화안에 합의하지 못하면 3월 1일부터 예산지출이 자동으로 삭감되는 조치를 말한다. 시퀘스터가 발동되면 오는 9월까지 국방비 460억 달러 등 총 850억 달러(90조원)의 예산이 줄어든다.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0.5% 포인트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 투자 악화 등도 불 보듯 뻔하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 의회가 시퀘스터 발동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행 시점을 5월로 연기하는 데 결국 합의할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여건에는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면서 “신규 수출시장 개척과 무역분쟁 대비책 마련, 환율 안정화 정책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탈리아의 ‘헝 의회’(불안하게 매달려 있는 의회라는 뜻)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재발로 곧바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상당 기간 금융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시퀘스터를 둘러싸고 미 민주당과 공화당이 서로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실랑이를 벌이겠지만 결국 지난해 12월 ‘재정절벽’ 타결 때처럼 절충점을 찾을 것”이라면서 “이탈리아 역시 집권 세력이 바뀌더라도 유로존 위기 해소라는 큰 틀에서 벗어나기 힘든 만큼 큰 악재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파른 원화 절상(환율 하락) 속도에 적당히 ‘제동’을 걸어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게 정 수석연구원의 분석이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한·미 정상회담 이르면 4월… 국내 현안처리 지연땐 5 ~6월에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취임함에 따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언제 정상회담을 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의 새 대통령은 관행적으로 한반도 주변 4강과의 정상회담 가운데 한·미 정상회담을 가장 먼저 추진해 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2008년 4월 19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3년 5월 14일 첫 해외 순방국으로 미국을 선택했다. 두 전직 대통령은 방미 이후 순차적으로 일본, 중국, 러시아를 방문했다. 따라서 이르면 4월 박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국회의 정부조직개편안 처리와 후속 인선작업 등 국내적 현안이 발목을 잡을 경우, 사전 준비 작업을 감안할 때 5월 이후에 일정이 잡힐 수밖에 없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24일(현지시간) “현재 박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하는 형식으로 양국 실무진이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시기는 5월에서 6월 사이가 유력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이 5월 이후로 넘어간다면 박 대통령의 첫 4강 외교 상대는 일본, 중국 정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5월에 한국에서 한·중·일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국 정상보다 중국, 일본 정상을 먼저 만나는 그림은 한·미 동맹을 중시하는 시각에서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2기 임기 시작 후 첫 정상회담 상대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선택해 ‘미·일 동맹의 부활’을 내외에 알린 점도 한국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의전적 일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면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등 민감한 양국 간 현안이 원만하게 타결될지 여부라는 시각도 있다. 외교 소식통은 “일정도 중요하지만 어떤 내용을 담을지도 중요하다”면서 “박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하는 일정에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 등이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CEO칼럼] 새정부에 제구포신 힘을 실어주자/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CEO칼럼] 새정부에 제구포신 힘을 실어주자/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제18대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 날이다. 취임을 축하드리며,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롭게 하자고 말씀하신 대로 국민 행복과 희망의 시대를 만들어 주시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임기는 시작되었으나 새 국무총리와 내각은 탄생되지 않아 당분간 홀로 대통령이다. 국회의 총리후보자 인사청문회 보고서가 26일이나 돼야 채택되고, 정부조직조차 확정짓지 못했다. 신설 부처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일정조차 잡히지 않았다. 새 대통령과 구 정부 국무위원들의 ‘불편한 동거’ 기간이 5년 전보다 더 장기화되게 되었다. 이 기간에 개편되는 부처 공무원들은 어느 소속에서 어떤 업무를 맡을지 불확실하니 제대로 일이 될 것 같지 않고 상당한 시간을 허송하게 될 게 뻔하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정한 140개 국정과제들은 본격 추진되기 어렵지 않을까?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정부 출범 초는 매우 중요한데 야당의 발목잡기인지 여당의 전략 미숙 때문인지 5년 임기 중 한 달을 뒤뚱거릴 것 같아 안타깝다. 외국에서도 ‘허니문 기간’이라는 게 있다. 야당도, 지지하지 않은 국민도 최소한의 기간 동안은 새 정부에 협조한다. 언론도 밀월관계를 유지하며 초당적으로 새 정부가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우리는 굳이 허니문 기간을 들먹이지 않아도 초당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 많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에 핵실험을 강행한 데다 3차 핵실험 위협까지 하고 있다. 일본은 정부 차관급 인사가 참여하는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강행하며 독도 도발을 노골화했다. 유럽발 경제 불황과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에 원화 강세 지속…. 내우외환이 산적한 상황에서 힘을 합쳐 대응해도 부족한데 정치적 이견 조정도 제대로 못하니 불안하기 그지없다. 모든 일에는 타이밍이 있다. 타이밍을 놓치면 그 효과가 적거나 아예 없을 수도 있다. 때론 시간에 쫓기면 양보가 불가피할 수 있다. 쟁점에 대한 실익이 어느 정도인지, 관철해야만 하는 가치가 양보해야 하는 가치보다 더 많을 것인가 깊이 고민하고 절충해서 빨리 타결해야 하지 않을까? 정부조직개편안도 그렇다. 경험으로 볼 때 협상은 유혹이자 설득이다. 쟁점 여부는 일단 시행해 보고 문제가 있으면 다시 바꾸면 된다. 명분과 실리를 조화시켜 조건부로 타협할 수도 있다. 양측 모두 협상팀의 권한과 컨트롤타워는 어떠한지, 협상력 부재나 유연성 미흡이 아닌지 의아하다. 양자협상에서는 지는 것이 결과적으로 이기는 것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5년 전에도 새 대통령 취임 이후 전 정부의 일부 국무위원들과 동거하는 일이 있었다. 논어에 ‘과이불개 시위과의’(過而不改 是謂過矣·잘못을 고치지 않으면 그것이 잘못이다)라는 말이 있다. 지난 잘못을 고치기는커녕 이번에 더 악화되어 버렸으니 여야 모두, 아니 우리 모두의 잘못이 아닌가? 내 탓은 아니하고 모두가 네 탓이라고만 우기면 잘못을 고치기 어렵다. 낡은 게 모두 나쁜 것은 아니지만 낡아 잘못된 것은 빨리 버리고 새것을 펴야 한다. 이런 제구포신(除舊布新)의 정신으로 미래를 위해, 국민이 더 잘 살도록 하기 위해 변화는 추진해야 한다.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일류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필요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현상유지가 좋으며, 좋은 게 좋다는 우리 사회의 보편적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우선 무엇보다 새 정부가 빨리 정상화될 수 있도록 여야가 역지사지 입장에서 대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안보와 경제 현안에는 힘을 합쳐 대응해야 한다. 부적격 논란이 심한 일부 후보자들도 새 정부의 조기 정상 출범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필요한 판단을 해야 한다. 후보자들의 개인사에 국력을 쏟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아울러 더 이상 이런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예산 자동삭감 앞둔 美 ‘네 탓 공방’

    미국 의회의 연장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되는 연방 정부의 대규모 예산 자동 삭감, 이른바 ‘시퀘스터’를 둘러싼 미 정치권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백악관과 공화당의 ‘네 탓’ 공방이 거센 가운데 시퀘스터가 시행되면 미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힐 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시퀘스터가 시행되면 미 경제에 충격적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국가 안보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예산 삭감이 괜찮은 일자리를 없앨 것이며, 한계 상황에 도달한 많은 저소득층 및 중산층 가정이 어찌할 바를 몰라 허둥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방 및 안보 분야에 미칠 영향도 지적하면서, 국방부가 이미 직원 80만명에게 무급휴가를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화당은 자가용 비행기 소유자들의 탈세를 지키려고 아이들의 학교 교육과 정신건강 프로그램 예산이 깎이게 내버려둘 것이냐”고 반문하며 공화당의 무책임한 태도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존 호벤 공화당(노스다코타) 상원의원은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인) 밥 우드워드에 따르면 시퀘스터를 제안, 촉진한 것은 바로 오바마 대통령”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우드워드는 “오바마 대통령이 2011년 7월 백악관 참모들의 시퀘스터 시행 아이디어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공화당 내부에서는 재정절벽 협상에서 너무 많이 양보했으니 시퀘스터가 발동되게 놔두자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시퀘스터가 시행되면 100만명 이상이 무급 휴가 위기에 처하는 등 타격이 커 막판 타결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한진重-금속노조 협상 타결… ‘시신 농성’ 풀기로

    한 달 가까이 시신농성이 이어졌던 한진중공업 사태가 일단락됐다. 한진중공업은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협상을 벌여 부산 영도조선소 내 농성사태를 해제하기로 합의했다고 22일 밝혔다. 한진중공업과 금속노조는 이날 의견 차이가 컸던 ▲사측이 노조를 상대로 낸 158억원 손배소 ▲고 최강서씨 장례 문제와 유가족 지원 등 핵심 쟁점에 대해 합의했다. 금속노조는 지난달 30일 집회를 벌인 뒤 한진중공업 앞까지 행진했다가 최씨 시신을 영도조선소 안으로 옮겨 안치한 채 손배소 철회와 유가족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26일째 농성을 벌여 왔다.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지회 간부였던 최씨는 지난해 12월 21일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양측은 최씨의 장례식을 24일 치르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유가족 지원 규모 등 구체적인 합의사항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58억원 손배소는 법원 판결 후 다시 논의키로 의견을 모았다. 한진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회사 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시신농성이 계속돼 회사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생계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노사 공존을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측은 “늦은 감이 있지만 타결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합의내용과 정신이 잘 이행된다면 회사 정상화를 위해 함께 노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부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여야 끝까지 “네 탓”… 정부조직법 12차례 빅딜 협상 결국 ‘빈 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제출됐으며, 여야는 지난 4일부터 ‘5+5협의체’를 구성해 본격적인 협상에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5일 야당 지도부에 전화를 걸어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까지 총 12차례 이뤄진 여야 회담에서 최종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민주당이 요구한 15개 수정안은 대부분 의견 접근이 이뤄졌다. 그러나 여야 협상은 방송진흥 정책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미래창조과학부 이관을, 민주당은 방송통신위원회 잔류를 각각 고집하고 있다. 야권은 방송 정책을 미래창조과학부로 몰아줘 여권이 방송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내용적 의견 접근이 일부 있었지만 방송통신 문제 때문에 합의가 안 됐다”고 말했다. 여야가 전날(21일) 밤 늦도록 물밑 접촉을 벌여 22일에는 극적으로 타결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새 정부 발목잡기’ 비난을 우려해 협상 초반 협조적 태도를 취하려 했던 민주당은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강행 처리를 시사한 이후 점차 강경한 목소리를 내더니 ‘협상 결렬’ 가능성을 언급하며 배수진을 쳤다. 한 핵심 관계자는 “이제 발목 잡는다는 비난을 받아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도 ‘불가론’을 내세우며 줄곧 평행선을 달렸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무산된 이날 여야는 서로 상대에게 책임을 돌리며 공방을 폈다. 김기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상당 부분을 민주당에 양보했는데도, 민주당은 계속해서 ‘새누리당이 하나도 양보 안 했다’며 사실과 다른 주장을 편다”고 비난했다. 황우여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방통위는 합의제 기관이고 정치적 판단이 들어갈 수 있다 보니 2007년에 3위에 달했던 국가경쟁력이 이제는 19위 밑으로 추락했다”면서 “이제는 예전에 정보통신부와 같은 곳에서 촉진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방송진흥 정책 이관 문제는) 양쪽 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주장인데, 다만 어디에 비중을 둘 것이냐의 문제”라면서 “시각차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민주당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잘못된 것을 뻔히 알면서 도울 수는 없다”며 “박근혜 당선인이 정부조직개편안 통과를 위한 대승적 결단을 내려 주시길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끝까지 합의를 거부하고 있다. 결국 정부 출범일 전에 어떻게든 합의를 보려고 했던 민주당과 국민의 요구를 거부하고 마는 것 같다”면서 “왜 여당은 아무런 노력도, 결단도, 양보도 하지 않는지 이런 무책임한 여당이 세상에 어디 또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내각 없는 정부로 출발할 수밖에 없는 비극적인 사태에 대해 새누리당은 처절히 반성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새누리당이 여당인지 민주당이 여당인지 모르겠다는 소리마저 나온다”고 책임을 여당에 떠넘겼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법에도 없는 ‘신·구 혼합정부’로 새 출발할 건가

    새 정부의 출범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그 근간인 정부조직법은 국회에서 며칠째 난항을 겪고 있다. 지금 상황을 보면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새 대통령이 취임하는 25일 이전에 ‘원 포인트 입법’은 물론이고,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26일에도 법안 통과가 여의치 않을 것 같다. 이렇게 되면 새 정부가 신설하거나 부활시킨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는 법적으로 존재 근거가 없는 ‘유령 부처’가 되고 만다. 두 부처로 옮겨야 하는 공무원들도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된다. 그렇잖아도 새 정부는 국무위원 인사청문회가 늦어짐에 따라 현 정부 국무위원들과 한동안 ‘공동정부’를 꾸려야 할 판이다. 그런 만큼 여야는 조속한 타결로 국정의 혼선만은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정부조직법이 꽉 막혀 버린 데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선 지연 탓이 크다. 국무위원의 경우 인사청문회의 법적 절차를 고려해 20일 정도 여유를 두고 인선해야 함에도 출범 열흘 전인 15일부터 청문 요청서를 제출했다. 박 당선인은 야당에 지난 15일 전화로 협조를 요청했지만 이틀 뒤 정부조직법이 국회에 계류된 상태에서 신설하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까지 발표해 야당을 자극했다. 물론 첫번째 총리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후속 인선 일정에 차질을 빚긴 했다. 그러나 야당과 정무적 교감을 충분히 나누지 못한 게 못내 아쉽다. 정부조직법에서 방송진흥 기능을 미래창조과학부에 둘 것이냐, 방송통신위원회에 둘 것이냐를 놓고 여야가 대치하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 소속이 미래창조과학부로 바뀐다고 해서 그 기능이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야당이 굳이 의욕적으로 출발하려는 새 정부의 뜻을 꺾는 게 바람직한 것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새 정부는 여야 관계의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임기 초 감정적 앙금을 남기는 대치가 집권 내내 소모적으로 국정의 발목을 잡는 상황으로 이어지곤 했다. 그러면 국민만 피해를 본다. 여야는 정부조직법을 속히 마무리하기 바란다. 특히 새로 생기는 부처가 빨리 제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무회의는 헌법기관인 만큼 중요 정책의 심의·의결에 장기간 차질을 빚게 해선 안 된다.
  • 정부조직 개편안 22일 극적 타결 가능성

    여야 이견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국회 처리를 두고 여야 원내대표단은 21일 밤늦게까지 긴박하게 움직였다. 이날 물밑협상 타결에는 실패했지만 막판 극적 타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소속 의원들에게 ‘22일 국회 비상대기령’을 내렸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내일(22일)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부조직법’을 처리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의원님께서는 혹시 있을 수 있는 국회 상황을 대비해 국회 주변에 대기해 주기 바란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의원들에게 보냈다. 민주통합당도 원내 공지사항을 통해 “상임위원회 비상소집 가능성이 있다”며 비상대기령을 선포했다. 이에 따라 ‘원포인트’ 국회 본회의가 비상 소집돼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극적으로 처리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대통령 취임식이 있을 25일이 월요일이고 23~24일이 휴일이다 보니 22일이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물론 합의에 실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저녁 여야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둔 막판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진흥’ 기능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을 놓고 씨름을 벌였지만 민주당 측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원안을 끝내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민주 “朴, 야당을 거수기로 생각”

    민주 “朴, 야당을 거수기로 생각”

    민주통합당은 18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여야의 정부조직개편안 협상이 타결되기 전,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한 데 대해 “야당을 거수기로 생각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조직개편안 원안 관철을 위해 야당에 ‘백기’를 요구한 것이라며 분개했다. 새누리당이 전날 정부조직개편안 담판 결렬로 새 정부 출범이 차질을 빚게 된 책임을 민주당에 떠넘기며 압박의 강도를 높이자 반발이 더 고조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선거에 패배한 세력이 자기들 마음대로 정부조직을 만들려고 하면 민주주의가 되겠느냐”는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말이 기름을 끼얹었다. 당장 “선거 승리에 도취해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이냐”(윤관석 민주당 원내대변인)는 반응이 튀어나왔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박 당선인 스스로 여야의 상생 정치를 파괴하고, 국회를 통법부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국회 입법권을 철저히 침해하고 민심을 무시한 폭거”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정부조직개편안 협상과 장관 후보 인사청문회를 결코 호락호락 넘기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여권에는 네 가지가 없다”면서 “박 당선인에게는 국회가 없고, 여당에는 재량권이 없으며, 공약도 없고, 장관 후보자들에게는 새로움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야당은 새 정부 출범을 돕고 싶어도 도울 명분이 없다”며 “당선인을 설득해 수용 가능한 방안을 갖고 다시 협상에 임해 달라”고 주문했다. 민주당은 청와대 비서실 1차 인선 내용에 대해서도 “지역과 학력, 세대안배 등을 강조해온 박 당선인의 국민대통합, 대탕평의 원칙이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문병호 비대위원은 “마음대로 통치하겠다는 의지 외에는 어떤 새로움이나 개혁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박 당선인이) 박정희 전대통령 시절의 관 주도 통치를 할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성 안에 갇힌 여왕이 될 게 아니라 국민의 바다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방송진흥 기능 미래부행이냐 방통위 잔류냐… 여야 극한 대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놓고 여야 협상이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2차 처리시한이었던 18일 국회 본회의는 열리지도 못했다. 여야는 특히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진흥 기능을 신설될 미래창조과학부로 넘기는 문제를 놓고 극한 대치를 벌이고 있다. 여야는 전날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가 함께 만나는 6자회담을 열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26일 본회의 처리도 불투명한 상태다. 새누리당은 야당에 책임을 돌리며 ‘독자행동’까지 예고하고 나섰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우리 스스로도 바뀌어야 하지만 민주통합당이 같이 바뀌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구태의연한 국회로 되돌아갈 것”이라며 “이제 우리가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가 온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야당은 새 정부의 출범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데, 여당은 정부조직개편안을 두고 원안고수만을 반복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여야 극한대치의 핵심에는 방송진흥 기능의 미래부 이관이 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에는 방송통신 진흥정책은 미래부에 넘기고 규제정책만 방송통신위원회에 남기는 것으로 되어 있다. 방통위에는 공중파 방송과 종합편성채널, 보도채널의 인허가와 통신사의 규제업무 등만 남게 된다. 민주당은 미래부가 방송정책 관련 법령 제·개정권과 방송정책, 방송광고정책을 모두 담당하면서 방송장악이 가능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을 지난 대선 패배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다. 결국 민주당으로서는 방송문제만은 포기할 수 없는 의제인 셈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미래부 장관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독임제(獨任制) 부서에서 방송정책을 담당하는 것은 방송장악을 제도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여권은 방송문제에 대한 원안 고수 입장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방송의 공정성,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고 보장하자는 것은 새누리당도 확고한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17일 이후 여야의 물밑협상도 중단됐다. 하지만 여야가 방송진흥 기능 문제만 합의해 물꼬가 트이면 나머지 쟁점들은 쉽게 타결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방송진흥 기능문제와 더불어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독립기구화 ▲국가청렴위원회 등 반부패기구 신설 ▲중소기업청의 중소상공부 격상 및 금융정책의 진흥 및 규제 분리 ▲통상기능 관련 ‘통상교섭처’ 신설 ▲교육부의 산학협력 기능 존치 등 6개항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방송 기능을 제외한 나머지 요구에 대해서는 협의할 수 있다는 태도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상 문제는 박 당선인의 큰 구상 중 하나로 계속 반대하면 국민들도 우리가 지나치다고 할 것”이라며 양보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또 “다만 방송과 원자력 안전문제 등은 우리안으로 여당이 받아들일 수 있고 서로 협상하고 진척돼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정부조직법 시한내 처리 불발… 새 정부 ‘지각 출범’ 불 보듯

    정부조직법 시한내 처리 불발… 새 정부 ‘지각 출범’ 불 보듯

    여야가 정부조직법개정안 처리 합의시점인 18일을 하루 앞두고 막판 절충을 시도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출범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온 박근혜 정부는 장관 등 진용을 갖추지 못한 채 ‘지각 출범’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17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합의를 시도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민주당은 이 자리에서 여야 협상이 진행 중인데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등을 포함한 3차 인선을 강행한 것에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조직법개정안의 18일 본회의 처리도 사실상 물 건너 갔다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은 원안처리 입장을 고수한 반면 민주당은 ▲방송통신위원회 독립성 보장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독립기구화 ▲국가청렴위원회 등 반부패기구 신설 ▲중소기업청의 중소상공부 격상 및 금융정책의 진흥 및 규제 분리 ▲통상기능 관련 ‘통상교섭처’ 신설 ▲교육부의 산학협력 기능 존치 등을 요구했다. 박 당선인이 지난 13일 발표한 6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새 정부 출범 뒤인 27~28일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날 추가로 인선된 11명의 장관 후보자들의 청문회 역시 청문회 준비기간 등을 감안하면 3월 초에나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은 정부조직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국회에 접수할 근거도 없어 인사청문회가 더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물론 25일 전이라도 정부조직법개정안을 처리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여야 합의만 이뤄진다면 정부조직법개정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 수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도 “타결만 되면 오전에 행안위 등 각 상임위에서 세부법안을 논의하고 오후에 법사위를 열고 저녁 늦게 본회의에서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북핵 위기 앞에 새 정부 지각 출범시킬 텐가

    ‘박근혜 정부’ 출범이 오늘로 일주일 남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여야 간 힘겨루기로 아직 확정되지 못했다. 정부조직개편안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면 새 정부는 출범부터 국정운영이 기우뚱거릴 수밖에 없다. 어제 새 정부 초대 17개 부처 장관 인선은 매듭지었지만 이들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하려면 정부조직법개정안이 먼저 처리돼야 한다. 그래야만 장관 내정자들의 임명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더구나 지금은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한 비상 상황이다. 장관 내정자들이 하루빨리 공식 임명돼 북핵 위기 상황 등에 적극 대처할 수 있도록 여야가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해야 하는 절박한 시점인 것이다. 정부조직법개정안은 박근혜 당선인의 국정운영 철학이 담긴 것이다. 그런 만큼 정치권은 일부 불가피하게 수정이 필요한 부분을 빼고는 가능한 한 박 당선인이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게 온당하다고 본다. 박 당선인은 며칠 전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정부조직개편에 대해 협조 요청을 한 것도 자신이 책임지고 새 정부를 이끌 수 있도록 야당이 도와달라는 간곡한 뜻일 게다. 하지만 정부조직법개정안은 국회로 넘어온 지 20여일 가까이 지나도록 ‘네 탓’공방 속에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어제 11개 부처 장관 내정자가 발표되자 “야당에 백기를 들라는 것인지 심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여야 간 정부조직개편안 협상이 타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장관 인선부터 발표한 것은 물론 바람직한 모양새는 아니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이 코앞에 다가왔는데 마냥 야당이 협상 테이블에 앉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먼저 장관 인선이라도 마무리지어야 인사청문회 등 준비에 들어갈 수 있고, 새 정부의 정상화 시점을 하루라도 앞당길 수 있지 않겠는가. 새 정부 출범 전 정부조직법개정안의 국회 처리를 위해서는 여야의 대승적인 타협이 요구된다. 새누리당은 원안사수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핵심 쟁점 사안에 대해 보다 신축적인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 야당 또한 ‘국정발목잡기’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는 한층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 기능 조정 문제 같은 것은 사실 민주당의 공약 사항이 아닌가. 정부조직 개편 ‘내용’을 갖고 논의를 해도 모자랄 판에 기존의 여야 간 협상 채널을 놔두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안건조정위에서 논의하자”고 협상 ‘형식’문제를 새삼 들고 나온 것은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 문 위원장은 어제 “반대를 위한 반대, 흠집내기, 딴죽걸기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번 정부조직개편안 협상에서만이라도 야당의 오랜 관성에서 벗어나 보다 생산적인 새 야당상을 보여주기 바란다.
  • 정부조직법 18일 처리 불발땐 새정부 지각출범 불가피

    14일로 예정됐던 새 정부의 정부조직법개정안 국회 처리가 여야 이견으로 무산됐다. 지난 7일 ‘5+5 여야 협의체’ 논의를 끝으로 협의가 중단되면서 이날 본회의에서 안건은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양측은 물밑 조율을 재개했지만 2차 처리 시한인 18일 본회의 전 협상이 타결될지는 불투명하다. 오는 25일 대통령 취임식을 고려하면 적어도 이날 본회의에서 여야가 개정안을 합의 처리해야 한다. 18일 처리도 물 건너갈 경우 다음 본회의는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예정된 26일이어서 새 정부의 지각 출범이 불가피하다. 새누리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제출한 개편안 원안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반부패 검찰 개혁 ▲경제민주화 ▲방송의 공정성 담보 ▲국민 안전 ▲통상기능의 독립기구화 ▲인재 육성 등의 6개 요구사항 반영을 주장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 독립성 보장과 함께 국가청렴위원회·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중소기업청 격상 및 금융정책·규제 분리, 통상교섭 기능 관련 ‘통상교섭처’ 신설, 산학 협력 기능의 교육과학기술부 존치 등을 요구하는 것이다. 여야의 평행선 유지는 대통령 취임이 임박한 상황에서 양쪽 모두에 부담이기 때문에 적당한 시점에 극적 타결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세계 GDP 절반’ 美·EU FTA 협상 6월 시작

    ‘세계 GDP 절반’ 美·EU FTA 협상 6월 시작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과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최대 단일경제권과 최대 경제국 간 무역장벽이 사라지면 세계무역기구(WTO)의 다자 간 국제무역 판도에도 일대 변혁이 예상된다. 하지만 주요 산업을 둘러싼 양자 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실제 협상 타결까지는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브뤼셀과 워싱턴에서 동시에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대서양 양안 간 자유무역 협상을 통해 양측은 무역과 투자를 확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자 간 무역 시스템을 강화할 수 있는 전 지구적인 규율을 발전시키는 데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U와 미국은 오는 6월 말쯤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해 2014년 말까지 협상을 타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U 27개 회원국은 지난 7일 정상회의에서 미국과의 FTA를 적극 추진하기로 합의했고, 오바마 대통령도 전날 국정연설에서 FTA 지지의사를 확인하며 이에 화답했다. 양대 경제권의 자유무역이 실현되면 경제적 파급 효과는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EU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합산 규모는 33조 2600억 달러로 세계 GDP의 47%에 달한다. 양자 간 무역 규모는 6130억 달러로 세계 무역 규모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FTA가 타결되면 EU와 미국 경제가 각각 매년 0.47%, 1.33%씩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U와 미국은 상대방의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이미 평균 4%까지 낮춰 관세 인하 문제는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하지만 항공과 농업 분야에 대한 보조금과 자동차 산업 규제에 대한 이해관계가 달라 마찰이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EU와 미국의 에어버스와 보잉에 대한 보조금 지급 문제가 협상의 가장 큰 난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프랑스 등 일부 국가는 농업 경쟁력 악화를 이유로 협상에 부정적이고, 미국의 유전자변형작물(GMO)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양자의 대표적인 수출 상품인 자동차도 안전장치 기준이 서로 달라 협상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농업을 비롯한 모든 분야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 것”이라고 밝혀 협상에 예외를 두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카렐 데 휘흐트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은 “협상은 ‘어렵고’, ‘복잡한’ 과정이 될 것”이라면서도 “세계 양대 경제권의 협상인 만큼 ‘실패’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유명환 “의원연맹 복원해 대화·협력 시대로 중단된 FTA협상 조속히 마무리해야”

    유명환 “의원연맹 복원해 대화·협력 시대로 중단된 FTA협상 조속히 마무리해야”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한·일 관계 회복과 새로운 관계 정립을 위해서는 “민간 부문의 대화와 협력 관계를 더 강화하고 특히 역할이 약해진 한·일 양국 간 의원연맹을 복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각 지방자치단체 간의 교류를 다시 활성화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유 전 장관은 14일 한·일 국제 포럼에서 기조 연설을 통해 “한국과 일본은 비슷한 외형을 가지고 있지만 문화적, 역사적 차이점이 크다”면서 “먼저 이런 상호 인식의 차이점을 이해하는 것이 양국 관계 개선에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유 전 장관은 이어 “최근의 한·일 관계는 갈등이 다시 증폭되는 등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그 원인은 독도와 역사 인식의 문제”라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이 시작되면서 연합국들은 일본에 전쟁에 대한 책임을 강하게 묻지 못했고 이로 말미암아 일본은 스스로 전쟁의 잘못을 정리할 기회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식민 지배와 전쟁의 가해자라는 일본 국민의 인식은 엷어지고 원폭 피해 등으로 피해의식이 두드러지면서 일본이 기억하는 역사와 한국이 기억하는 역사의 괴리가 더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를 잊는 자는 한쪽 눈을 잃어버리는 것이지만 과거에 안주하는 것은 두 눈을 모두 잃어버리는 것”이라는 서양 속담을 인용하면서 “한·일 모두가 이제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위해서는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민족주의적 감정과 잘못된 애국심은 이런 합리적 사고를 방해한다”면서 “민간 교류 활성화로 이를 방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 전 장관은 지난해 8월 이후 한·일 관계가 매우 어려운 국면을 맞고 있지만 그 당시 걱정한 것보다는 이른 시기에 복원력이 살아나고 있는 것도 민간 교류 활성화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유 전 장관은 민간 교류 강화를 위한 방법으로 청소년 교류 활성화도 제시했다. 그는 “한·일 대학 간 장학금 지원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면서 “이는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위한 실질적 투자”라고 주장했다. 또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의 조기 타결 필요성도 강조했다. 한·일 FTA는 2003년 한·미 FTA보다 먼저 협상이 시작됐지만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그는 또 한·일 양국의 새 정부 출범이 한·일 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는 어려운 현안에 얽매이지 말고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베 신조 총리도 한·일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어 박근혜 정부와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상반기 한국에서 열릴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이 이런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견해도 피력했다. 그는 “3국 정상회담에서 한·일은 물론 일·중 정상회담도 부담 없이 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유명환 “젊은 세대 역사문제 관심이 중요”

    유명환 “젊은 세대 역사문제 관심이 중요”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14일 “한국과 일본 모두 새 정부가 출범한 것은 양국 관계를 ‘리셋’할 수 있는 기회”면서 두 나라 정상들에게 “어려운 현안문제에 얽매이지 말고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포럼 ‘2013 한일 미래의 길을 묻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유 전 장관은 자신을 “전후 세대로는 처음으로 주일 대사에 임명됐으며 외교관으로 첫 부임지도 동경이었다”면서 일본과 각별한 인연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일본을 알게 될 수록 두 나라가 겉보기에는 비슷하지만 문화·역사적인 인식의 차이도 크다는 점을 느끼게 됐다”면서 “이런 인식의 차이점을 잘 이해하는 것이 관계 개선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특히 젊은 세대들이 역사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한·일 간에 왜 영토문제가 발생했는지, 한국이 왜 일본의 식민지가 됐는지를 사실대로 이해하는 것이 미래지향적인 관계 구축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두 나라는 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 인권 등 인류 보편적인 가치를 공유한 운명적 유대관계”라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최근 한·일 관계는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전 장관은 “영토와 역사인식 문제가 관계 개선의 가장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면서 “일본이 2차대전 패배 직후 전후 처리를 분명히 마무리하지 못한 것이 이제와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 전 장관은 “하지만 이제는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날 때”라면서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두 나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민간 차원의 협력과 한·일 의원연맹 복원, 지방자치단체간의 교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청소년 교류를 활발히 추진해 이해의 폭을 넓혀가자고 제안했다. 격변하는 동아시아 정세를 둘러싼 두 나라의 역할에 대해서는 “미국과 중국에게만 맡기지 말고 평화와 안정에 기여해야 한다”면서 “특히 북한의 지속적인 핵무기 개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두 나라의 긴밀한 협력관계가 필수”라고 말했다. 또 지난 2004년 이후 중단되다시피한 한·일 자유무역협정(FTA)를 타결하기 위한 양국 정상들의 결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통상교섭권, 산업통상자원부 이관 이렇게 생각한다

    통상교섭권, 산업통상자원부 이관 이렇게 생각한다

    외교통상부의 통상 기능을 지식경제부로 이전해 산업통상자원부로 개편하는 문제를 놓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외교부가 정면충돌하고 있다. 김성환 외교부 장관이 지난 4일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에서 “통산 분리는 헌법 골간을 흔드는 것”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노골적으로 반기를 들자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은 “궤변이며 부처이기주의, 대통령 권한 침해”라며 강도 높게 공개 비판했다. 이에 따라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한 논의에 들어간 국회의 합의 여부가 한층 주목되고 있다. 또 학자 및 이익단체 사이에서도 현행처럼 ‘통상과 외교를 한데 묶어 놓아야 한다’는 쪽과 시대의 변화에 맞춰 ‘통상을 산업과 연계시켜야 한다’는 쪽으로 나뉘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리전’ 양상이다. 찬반 논쟁이 뜨거운 양쪽의 주장을 들어본다. ■ “산업형 통상조직으로 변화 필요” 김창봉 통상정보학회장 (중앙대 교수) - 이래서 찬성 폐어(Lung fish)라는 물고기가 있다. 삼엽충과 같은 시대인 4억만년 전 고생대부터 살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물고기다. 폐어가 오랜 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이름에 비밀이 있다. 아가미 외에도 육지생물과 같이 폐가 있어 물이 없는 환경에서도 땅속으로 들어가 2~3년은 살 수 있어서다. 스스로를 변화시켜 무수한 환경 변화에도 생존해 온 것이다. 얼마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발표한 정부조직개편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 타결,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등 세계 경제의 자유화·개방화 추세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외교통상부로 일원화했던 통상업무를 15년 만에 산업·무역·투자 주관부처인 지식경제부로 이관해 산업통상자원부로 개편하는 것이다. 시대적인 변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대외환경은 그동안 세계경제를 선도하던 선진경제권이 저성장에 직면하면서 성장의 축이 신흥경제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신보호무역주의 조짐도 표면화되고, 통상의 쟁점은 관세에서 특허와 표준, 기술장벽 등으로 변화하고 있다. 산업정책과 연계한 통상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산업형 통상조직이 가동되면 여러 가지 이점이 기대된다. 무엇보다 통상정책 수립에서 통상협상, 활용 및 대책까지 일원화돼 추진된다는 점이다. 정책의 공급자인 정부 입장에서는 통상정책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고, 정책 수요자인 기업 입장에서는 통상의 전 과정에 대해 정부와 보다 긴밀한 교류가 가능하다. 이해당사자의 입장이 실시간으로 반영되고 통상분쟁 등 기업 애로도 보다 효율적으로 해소될 수 있는 것이다. 산업형 통상조직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통상협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금까지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상품 중심의 FTA였다면 앞으로는 우리 산업의 특성을 바탕으로 대상국에 특화된 맞춤형 FTA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 주요 통상 대상국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에서 동남아와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 신흥국 및 자원부국으로 옮겨 가고 있기 때문이다. 신흥국과 자원부국은 전통적인 방식의 FTA보다는 투자진출과 산업협력, 기술협력 등 산업적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통상정책 추진을 원하고 있다. 그동안 산업 및 자원 협력관계를 꾸준히 구축해 온 부처가 통상을 맡게 되면 양자가 어우러져 보다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최근의 무역환경을 볼 때도 산업형 통상조직의 필요성은 크다. 무역은 자국에서 완제품을 생산해 전 세계에 수출입하는 전통적인 무역구조에서 벗어나 세계 각지로부터 소싱과 공급을 동시에 하는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은 생산과 판매시설을 전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는 등 글로벌 전략을 재조정하고 있다. 이러한 무역 환경 변화에 통상정책이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산업을 속속들이 이해하고 산업계와 끊임없이 소통하는 조직이 통상을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출이 국내 총생산의 57%를 차지하는 우리나라에 있어 통상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지난 15년간의 통상은 그 나름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으나 시대의 변화에 맞춰 통상정책도 변화를 꾀해야 한다. 변화하지 않으면 현재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퇴화하고 멸종한다는 것을 깊이 새길 필요가 있다. ■ “통상은 외교… 국익 실현이 우선” 이호철 국제정치학회장 (인천대 교수) - 이래서 반대 21세기 국제관계에서는 ‘영토’보다는 ‘영역’이 더 중요하다. 우리의 경제와 문화, 과학, 기술이 전 세계로 진출해 영역을 확장하는 일은 세계와 우리 모두에게 이로운 일이다.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해외개발원조(ODA)와 공공외교를 제대로 추진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외교다. 이른바 ‘21세기 코리아 모델’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정부조직 개편안은 과학기술·정보통신·해양수산 분야의 중요성을 반영해 21세기 코리아 모델의 성장기반을 재확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그러나 부처들을 신설하거나 복원하기 위한 조정에서 중대한 문제가 간과된 것으로 보인다. 조직개편의 최고 원칙은 부처 간 이해의 조정이 아니라 국익의 실현이어야 한다. 징벌적 차원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외교에서 통상을 떼어내, 기능의 일부를 미래창조과학부에 내주게 된 지식경제부에 얹어 산업통상자원부로 변경하자는 안이 과연 변화된 21세기 국제환경에서 국익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실현이라는 원칙을 철저하게 반영한 것인지 의문이다. 몇 가지 이유에서 그렇다. 첫째, 통상(通商)은 외교다. 통상은 국가 간 상(商)을 통(通)하게 하는 제도와 절차의 수립과 변경에 관련된 일이다. 한·미 FTA, 한·중 FTA를 교섭하고 타결하는 일은 양국 간 기업들의 무역과 관련되는 제도와 절차를 세우는 것이다. 둘째, 통상이 산업자원의 일이라면, 농림축산·해양수산·과학기술 등 다른 부처들의 통상관련 업무는 어디서 누가 맡아 해야 하는가. 정부 부처의 다양한 통상관련 사안들이 경제부총리 혹은 국무회의를 통해 우선순위와 정책방향이 결정되면, 외교통상부는 전 세계 최전방에서 흔들림 없이 실현하는 일을 맡아야 한다. 통상교섭의 대외창구는 단일화돼야 하고 외교부에 통상교섭본부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익의 효과적인 실현이라는 원칙에서다. 셋째, 경제의 위상이 높아질수록 빈발할 수밖에 없는 통상분쟁의 효과적인 해결이라는 차원에서도 외교부의 통상교섭본부 체제가 마땅하다. 통상분쟁의 해결이란 결국 국제규범과 절차에 따라 국익을 최대한 실현하는 일이다. 넷째, 많은 외교적 의제들이 상호 연계돼 있다. 안보와 통상이, 국방과 과학기술이 연계되기도 한다. 연계 사안들은 특정 부처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국익의 관점에서 다뤄져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해양수산은 21세기 코리아 모델의 새로운 성장기반이 될 것이다. 그러나 외교에서 통상을 분리하는 일은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대외 이익의 실현이라는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 개편안이 법률로 확정되는 과정에서 이러한 중대한 간과는 반드시 바로잡혀야 한다. 외교통상부의 부처 이익이 아니라 국익의 관점에서다. 외교통상부도 자성해야 한다. 21세기 국제관계에서 나라 ‘안’과 ‘밖’의 일은 밀접하게 연계된다. 나라 밖의 통상교섭이 나라 안의 다양한 이해관계와 연계돼 동시에 진행되기 마련이다. 통상교섭본부가 설치된 지난 15년간 외교통상부가 나라 안의 다양한 이해관계의 갈등에 대해서 얼마나 관심을 갖고 필요한 설득의 작업을 수행해 왔는지, 소위 ‘내교’(內交)에 얼마나 정성을 쏟았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 여론의 질타로부터 비교적 멀리서 엘리트주의와 순혈주의에 안주해 왔던 것은 아닌지 자성해야 한다.
  • 쌍용차에 막혀… 2월 국회도 ‘난항’

    여야가 쌍용자동차 사태 해결을 위한 여야와 노사정(2+3) 협의체 구성 방식을 놓고 여전히 입장 차를 보여 2월 임시국회 의사일정 합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2월 임시국회는 국회법상 자동 소집되지만, 쌍용차 사태의 표류로 인해 공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측은 28일 쌍용차 사태를 포함한 2월 임시국회 현안들을 논의하기 위한 수석부대표 간 회담을 벌였지만, 양측 간 견해차로 일단 협상은 결렬됐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7일 여야와 노사정 협의체를 통해 쌍용차 사태의 실질적인 해법을 찾자고 새누리당에 제안했다. 양측의 핵심 쟁점은 노(勞)측 대표로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를 인정할 것인지, 아니면 기업노조를 인정할 것인지이다.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는 2009년 4월 7일 쌍용차 사 측이 2646명에 대한 일방적 정리해고를 단행한 뒤, 5~8월 77일간의 옥쇄파업을 벌일 당시의 노조다. 파업이 끝난 뒤 새로 들어선 기업노조는 금속노조를 탈퇴했으며, 현재 쌍용차 사 측이 포함된 쌍용차정상화추진위원회 소속이다. 민주당은 이해당사자인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를, 새누리당은 현재의 노조인 기업노조를 노측 대표로 인정해야 한다고 각각 주장하고 있다. 이날 양측은 쌍용차 사태에 대한 입장 차를 재확인했다. 노측 대표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가 팽팽하자, 새누리당 측은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를 인정하는 대신 기업노조도 함께 참여시켜야 한다고 역제안했다. 하지만 양측의 견해 차는 좁혀지지 않았고, 29일 다시 논의키로 했다. 내달 1일 2월 임시국회를 소집하려면 29일 자정까지는 국회소집요구서가 국회에 제출돼야 한다.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은 양측을 모두 비판했다. 그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박 원내대표가 답답해서 궁여지책으로 제안한 것 같은데, 쌍용차 문제의 절박성으로 볼 때 너무 안이한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당사자들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이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쌍용차 사태의 극적 타결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2월 임시국회마저 공전될 경우 여야가 민생 현안은 외면한 채 주도권 다툼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렵다. 새 정부 출범에 국회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2월 임시국회에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현안이 산적해 있다. 김용준 총리 후보자와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정부조직개편안 처리, 취득세 감면 연장 등 각종 민생법안 등 현안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이스라엘·영국… 기로에 선 두 지도자] 캐머런 ‘對 EU 도박’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2017년까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기로 했다. ‘차기 총선 승리’라는 전제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영국의 EU 회원국 지위 재협상 문제를 두고 프랑스와 독일 등의 반대에 부딪힌 상황에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카드로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캐머런 총리는 23일 (현지시간) EU와의 관계를 주제로 한 연설에서 “이제는 영국 국민이 자신의 발언권을 행사할 때이며, 영국 정치 안에서 EU에 대한 의문을 풀어야 한다”면서 “2015년 총선에서 보수당이 승리하면 2017년까지 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는 공약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머런 총리는 “영국 국민은 EU의 불필요한 규제로 생활에 간섭을 받는 데 분개하고 있다”면서 영국 내 들끓는 EU 탈퇴론을 강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국민투표 시행에 앞서 영국의 EU 회원국 지위에 대한 재협상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해 협상 타결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앞서 그는 지난 18일 네덜란드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설문을 발표하기로 했지만 알제리 인질사태로 발표를 미뤘다. EU 가입 후에도 유로화 사용을 거부해 온 영국은 지난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 위기가 불거진 후 채무 분담이라는 짐까지 떠안으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반(反)EU’ 정서가 짙어지는 상황이다. 특히 잇따른 사회복지 지출 축소와 높은 실업률 문제에 시달리던 영국 국민 사이에서는 ‘EU에 남는 것은 영국 경제에 악영향을 가져온다’는 회의론까지 일면서 EU 탈퇴론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유로존의 양대 기둥인 프랑스와 독일이 영국의 탈퇴 움직임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한 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EU와 연대해 강한 영국으로 남아 달라’고 호소하는 등 사실상 EU 탈퇴에 반대하고 있어 캐머런의 입지가 좁아진 상태다.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프랑스인포라디오에서 “유럽을 벗어나려는 것은 영국을 위험에 놓이게 위협하는 것이며 이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귀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도 “EU 회원국 지위는 ‘전부 아니면 전무’이지 좋은 것만 골라 취하는 체리피킹(cherry-picking)은 옵션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게다가 EU 탈퇴 시 역내 국가 간 무역 감소에 따른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우려하는 재계와 야당의 반대 목소리도 무시할 수 없다. 야당인 노동당의 에드 밀리밴드 당수는 이날 성명에서 “캐머런은 나약한 총리로서 국가의 이익보다는 당에 이끌려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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