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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영화 제발 좀 살려줘요”

    ■생존방안 찾기 몸부림. “어떻게 하면 한국의 예술영화를 살릴 수 있을까” 부산국제영화제 현장이 예술영화 생존을 위한 토론과 사전홍보 열기로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이는 ‘고양이를 부탁해’‘와이키키 브라더스’‘라이방’ 등 호평받은 예술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에 참패한 뒤 불붙고 있는 ‘예술영화 살리기 논쟁’의 맥을 이은 것이다. 전국 관객을 고작 3만6,000명 밖에 동원하지 못해 1주일만에 개봉관에서 밀려난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는 외면받는 예술영화의 상징이다. 서울과 인천을 중심으로 ‘고양이 살리기’라는 이름의시민캠페인까지 일으키고 있는 이 영화가 지난 11일 부산남포동 대영시네마에서 상영된 직후 배우들과 관객들이 함께 한 대화의 자리에는 비장감마저 감돌았다. “지난달 개봉관에서 봤지만 친구들에게 보여주려고 또왔다”는 회사원 석지혜씨(23·부산시 북구 만덕동)는 “이런 양질의 영화가 1주일만에 개봉관에서 사라지고마는현실이 속상하다”고 안타까워 했다. 지난 10일 ‘봄날은 간다’가 상영된 직후에도 똑같은 현상이 벌어졌다.영화가 끝나고 허진호 감독이 혼자만 무대인사를 나왔지만 300여명의 관객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20여분간 토론을 벌였다.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제작사들의 자구 움직임도 활발하다. ‘고양이를 부탁해’를 제작한 마술피리는 촬영지였던 인천시내에서 재개봉관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와이키키 브라더스’의 명필름은 3,000만원에 서울 시네코아를 빌려 지난 10일부터 2주간 연장상영에 들어갔다.심재명 대표는 “뒤늦은 입소문 덕에 지난 10·11일 주말 이틀의 좌석 점유율이 개봉때보다 훨씬 높은 63%를 기록했다”며 놀라워 했다. 24일 개봉하는 송일곤 감독의 ‘꽃섬’(제작 씨앤필름),김기덕 감독의 ‘나쁜 남자’(LJ필름·12월중 개봉)도 부산영화제를 통한 사전홍보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문제는 상영관 확보가 하루이틀에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데 있다. 그래서 부쩍 힘을 얻는 대안이 ‘한국영화 편당 최저상영일수 보장론’이다.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김소영 교수는 “현행 스크린쿼터 조항에 한국영화 한편당최소 열흘의 상영일수를 보장하는 항목을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반대의견도 만만치않다.서울예대 강한섭 교수는“넘쳐나는 투자금에 100억원짜리 블록버스터가 운운되는현실에서 최저상영일 보장은 미봉책일뿐”이라면서 “단순한 제작지원보다는 예술영화전용관 건립 등 관객지원쪽으로 방향을 돌려야 할 때”라고 맞섰다. 부산 황수정기자 sjh@. ■홍콩 대표감독 천커신. “영화의 흥행은 운에 달렸다.그러나 행운이 누구에게나오는 건 아니다.그것은 시장의 원리를 정확히 꿰뚫고 있는 사람만의 차지다.” ‘첨밀밀’로 유명한 홍콩의 대표감독이자 영화사 어플로즈픽쳐스의 공동대표인 천커신(陳可辛)이 12일 부산국제영화제 현장을 찾아 한국·태국의 주요 제작사와 손잡고 3개국 합작영화를 만든다고 밝혔다. “한국의 김지운,태국의 논지 니미부트르 감독과 함께 ‘아시아의 공포’를 공동주제로 각각 1편씩 연출,옴니버스형식으로 묶는 미스터리 영화 ‘쓰리’(Three)를 제작하게 됐습니다.” 그가 한국영화와 합작하기는 ‘봄날은 간다’(감독 허진호)에 이어 두번째로 국내 제작은 봄영화사가 맡았다. 이번 부산영화제의 화제작 논지 니미부트르 감독의 ‘잔다라’도 그가 투자한 작품.“97년 ‘첨밀밀’을 찍고난 뒤 아시아 영화계에도 새로운 제작방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지난해 영화사를 차려 합작에 나섰다”는 그는 “앞으로는 아시아만이 아니라 서양권으로도 합작범위를 넓혀갈것”이라고 말했다. 미소년같은 얼굴에 달변인 그는 영화관(觀)도 확실했다. “돈이 되는 영화가 좋은 영화”라며 익살스럽게 웃더니“몇 년 전만 해도 홍콩에 수입된 한국영화는 모두 흥행에 참패했으나,최근엔 빠르게 인정받고 있다”고 한국영화의 가능성을 짚었다. “‘봄날은 간다’같은 한국영화를 너무 좋아한다”는 감독은 자신이 연출할 ‘쓰리’의 옴니버스극을 12월 크랭크인할 계획이다.3개국 세 감독이 서로 다른 제작비와 개성으로 엮을 영화는 내년 3∼4월쯤 선보인다. ■회고전 여는 신상옥 감독. 제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회고전을 여는 ‘한국영화의거인’ 신상옥 감독(75)을 지난 11일 남포동 대영시네마에서 만났다.멋스럽게 스카프까지 두른 채 손자뻘되는 청년팬들에게 사인하는 신 감독의 얼굴은 기분좋게 달아올라있었다. “처음엔 회고전 같은 건 안하려고 했어.그런데,북한에서 찍은 영화들도 회고전 목록에 넣는다길래 흔쾌히 수락했지.북에서 만든 대표작이자,내 영화인생을 통틀어 가장 아끼는 ‘탈출기’가 선보이게 돼 무엇보다 기뻐.” 회고전에 나온 그의 영화는 모두 10편.‘지옥화’‘연산군’‘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다정불심’ 등 50∼60년대 대표작들과,8년동안 북한에 억류됐던 시기에 만든 ‘소금’‘탈출기’가 포함됐다. “지나온 자취를 이렇게 큰 영화제에서,그것도 살아생전에 더듬어본다는 건 엄청난 행운”이라는 그는 “그러나앞으로도 현역 감독으로서의 길을 갈 것이며,빠르면 한달쯤 뒤 새 작품 제작에 들어갈 것”이라고 귀띔했다.새 작품은 질곡의 인생을 마감하는 한 노인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수십억원씩 쏟아부을 돈은 없고,저예산으로라도 정성껏 만들어 외국에서 상이나 타올 작정”이라며 웃었다. 한국영화계의 현실에 대해서도 맵짠 한마디를 잊지 않았다.최근 흥행작은 다 봤다는 그는 “후배 감독들이 관객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충고했다.올해로 영화인생 51년째.연출작은 줄잡아 100편이 넘는다.그래도 “할 일이 산더미같다”며 의욕이 대단하다.이달 안으로 북한체류기 ‘우리의 탈출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를 책으로 묶어낸다. 부산 황수정기자
  • 충무로 캐스팅 새 조류

    스타배우 기근에 허덕여온 한국영화 제작현장에 최근 새흐름이 읽힌다.‘1급’ 남녀배우를 주연으로 내세우지 못하면 크랭크인할 엄두조차 못내던 충무로가 과감히 신인·조연급을 간판으로 내세우려는 움직임이 부쩍 두드러지고 있다. 영화가 사람들은 “한석규,심은하가 없으면 돌아가지 않을 것같던 영화판에 간판 얼굴들이 전에 없이 다양해지고 있어 고무적이다”라고들 입을 모은다. 주연배우 캐스팅에 있어 달라진 양태는 크게 두가지다.먼저 ‘주인공의 그룹화’.한두명에게 역할이 집중되기보다는 다수의 극중인물에게 시선을 분산시켜 극 전개방식의 차별화를 노린다.지난 27일부터 선보인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11월3일 나올 장현수 감독의 ‘라이방’ 등최근 화제작 2편이 당장 그렇다.모두 연극배우 출신 서너명이 한데 어울려 극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색다른 짜임새다. 한창 주목받기 시작한 얼굴들을 ‘무더기’로 내세워 개봉대기중이거나 제작중인 작품들도 줄줄이다.내년 1월 개봉할 신승수 감독의 코믹액션 ‘아프리카’에는 이요원,김민선,조은지,이영진 등 4명의 신세대 신인 여배우들이 포진했다. 내년 3월 개봉예정으로 이달말 크랭크인하는 박제현 감독의 코믹영화 ‘울랄라 씨스터즈’도 마찬가지.간판배우 이미숙을 주축으로 TV스타인 김원희 김민 김현수 등 영화계신인들에게 ‘그룹 주인공’을 맡겼다. 여기에 신인들이 주연급 캐스팅 대상으로 급부상한 것도 주목할만한 변화다.조만간 제작될 로맨틱 코미디 ‘서프라이즈’의 이요원,코믹영화 ‘달려라 덕자’의 양미라,촬영 막바지에 있는 ‘버스,정류장’의 김민정 등이 그들이다.이같은 변화의 근본배경은 한국영화의 장르와 소재의 다양화에서 비롯된다는 게 영화관계자들의 중론이다.“스타시스템위주의 열악한 영화제작 여건에 대해 마침내 제작자들 스스로가 위기의식을 느낀 결과”라는 풀이도 나오고 있다. ‘울랄라 씨스터즈’의 박제현 감독은 “특히 신인배우 중심의 주인공 그룹화는 종래의 1인 스타 대신 집단파워에 의존하는 쪽으로 서서히 흥행전략이 바뀌어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 내일 개봉 ‘와이키키 브라더스’ 주인공 이얼

    가볍게 웃기기만 해도 기본흥행은 거뜬히 보장받는 이때. 느리고 진득한 화면에 사람 냄새 진하게 풍기는 영화를 내놓는다는 건 모험일 수도 있다.27일 개봉하는 임순례 감독의 새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제작 명필름)가그 시험대에 올라섰다. “흥행이요? 솔직히 부담이 많이 됩니다.제가 웬만큼만 얼굴이 알려진 배우라도 그런 걱정은 안할 것같은데 말예요. ” 주인공 이얼(37).얼굴만큼이나 이름도 낯설다. “큰 규모에 쟁쟁한 스타를 내세운 영화들 틈바구니에서관객이 우리 작품을 선택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겸사를 떨던 그는 이내 “일단 한번 보기만 하면 반할 것”이라고 탕탕 큰소리를 친다. 영화속 역할은 밤무대 삼류밴드 ‘와이키키 브라더스’의리더 성우.불경기로 고향 충주에 내려와 변두리 나이트클럽에 간신히 자리를 잡는다.그러나 그마저도 오래가진 못한다.멤버들이 하나둘 떠나버리고 나중엔 룸살롱 취객들의 비위나 맞추는 ‘1인 밴드’로까지 전락한다. “임 감독,참 대단한 사람이에요.남녀를 따지는 게 우습지만 요즘 영화판에 그만큼 뚝심있는 감독도 없다 싶어요.찬조출연자 한명쯤은 스타로 써도 됐을텐데 답답할 정도로 초지일관이었어요.바닥인생들의 막다른 삶을 실감나게 그리려는 고집에서 그랬겠지만요.” 감독 칭찬에 침이 마른다.함께 호흡맞춘 배우들도 하나같이 연극판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들.“근 다섯달동안 영화를 찍으면서도 배우 하나하나가 감정이 잡힐 때까지 묵묵히기다려주던,누나같은 감독”이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이얼은 연극무대에 오래 서왔다.지난 88년 이후 뮤지컬 ‘개똥이’‘지하철 1호선’‘장보고의 꿈’ 등에 출연하면서 연기를 익혔다.영화를 찍기도 했다.‘49일의 남자’,‘축제’에서는 감질나는 단역이었다. 주인공이 짚어주는 영화의 감상포인트는 뭘까.“꼬질꼬질찌든 삶의 얼룩을 새삼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때리고 맞고 웃기는 영화에 열광하는 심리들도 그래서일테구요.그래도 한번쯤은 그 얼룩을 돌아보는 용기가 필요하겠지요.” 한때 짝사랑했던 고향의 여자친구(오지혜)가 억척 야채장수 아줌마로 살아가고,고교시절 밴드 멤버들이 삶의 무게에 짓눌려 변해있는 현실에 극중 성우는 쓸쓸해서 휘청댄다. “제가 ‘음치’에 ‘박치’(박자를 못 맞추는 사람)거든요.그런데 스물세곡이나 소화해야 했으니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기회가 와준다면 다음번엔 좀더 움직임이 많고 좀덜 쓸쓸한 영화를 찍고 싶다고 한다. 황수정기자 sjh@
  • 신인감독 6명 작품세계 조명

    EBS ‘시네마천국’은 12,19일 밤 10시50분 두 차례에 걸쳐 올해 신작을 내놓은 신인 감독 6명의 작품세계를 조명한다. 12일에는 장편 데뷔작 ‘8월의 크리스마스’(98년)이후 3년만에 새 작품 ‘봄날은 간다’를 선보인 허진호 감독과올봄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임순례 감독,해외영화제에서 먼저 주목받은 ‘나비’의 문승욱 감독의 영화관을 들여다본다.문 감독은 데뷔작이후 오랜만에 두 번째 작품을 내놓았다. 이어 19일에는 ‘소름’의 윤종찬 감독과 ‘고양이를 부탁해’의 정재은 감독,‘꽃섬’의 송일곤 감독 등 올해 충무로에 장편 데뷔작을 내건 신인감독 3명의 영화 세계를 탐색한다.
  • 호텔 정보화 시장 급성장

    무역업을 위해 한국을 자주 찾는 로버트 사이먼씨(40·캐나다).그는 한국 출장에 별다른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자기 사무실과 거의 똑같은 업무환경이 호텔 방에 꾸며져 있기 때문이다.객실 내 PC에서 비즈니스 정보를 얻거나 거래처에 e메일로 연락하고,본사 일도 화상회의를 통해 처리한다. 호텔업계가 2002월드컵대회와 아시안게임 등을 맞아 ‘정보 하이웨이’를 서둘러 구축하고 있다.이에 따라 호텔 정보화 시장도 급속하게 커지고 있다.단순한 비즈니스센터차원을 넘어 객실마다 인터넷은 물론,영화 게임 등 각종엔터테인먼트까지 즐길 수 있는 첨단 정보화 시스템들이잇따라 구축되고 있다. ◆‘똑똑한 호텔’ 구축=호텔 정보화는 서울 부산 제주 등전국의 1급 호텔과 외국인들이 장기 투숙하는 오피스텔을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루넷(www.roonets.com)은지난해 관광·비즈니스정보 솔루션 ‘티비스’가 설치된객실용 PC를 서울 웨스틴조선 등 전국 20여개 특급호텔과서울 휴먼터치빌 등 외국인 오피스텔 3곳에 공급했다.티비스는 증권 뉴스 관광 등맞춤정보와 오락 서비스는 물론,객실과 비즈니스센터 및 외국을 연결하는 화상회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인프라에서 콘텐츠까지=포리넷(www.forinet.com)은 최근호텔 객실과 연회장 등에서 버튼 하나만 누르면 초고속 인터넷을 쓸 수 있는 ‘FIC 프러그&플레이’ 시스템을 제주신라호텔 등 전국 10여개 호텔에 설치했다.한국통신과 제휴, 영화 게임 음악 VOD(주문형비디오) 등 콘텐츠 사업도추진키로 했다.호텔 인터넷TV 서비스업체 매지넷(www.maginet.net)은 야후·컴팩과 함께 초고속 인터넷 접속 솔루션‘아이리스’를 최근 서울 프라자호텔에 제공했다. 각 호텔에 맞는 맞춤정보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컨벤션과도 접목=루넷은 지난달 22∼29일 열린 세계통계학대회에서 컨벤션운영 솔루션업체 휴로닉스와 함께 ‘e컨퍼런스’ 솔루션을 선보였다.1,000여명의 외국인 참가자들이 행사장에 직접 가지 않고 호텔 방에서 대회 등록·접수,논문검색 등을 했다. ◆해외 진출 가속화=루넷은 일본 인도네시아에 법인을 설립,기술사용료를 받고 솔루션 기술을 수출했다.현재 미국중국 유럽 등 10여개 국가와 솔루션 파트너 협상을 벌이고있다. 포리넷은 미국 와이키키 리조트호텔에 시스템을 제공하는 등 미주시장 개척에 나섰다. 위성방송 수신기 개발업체 맨앤텍은 중앙서버 방식의 인터넷TV시스템인 ‘하이넷’을 지중해 말타의 MBS코퍼레이션에 수출,중동 및 지중해 휴양지 호텔 4곳에서 시범서비스하는 등 연간 5,000대를 호텔에 제공할 예정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할리우드 코미디 2편 한국팬 유혹

    미국 할리우드가 혼신의 힘을 기울여 만든 코미디 화제작 2편이 국내팬을 찾아온다.21,28일 각각 개봉되는 ‘러시아워 2’(Rush hour 2)와 ‘아메리칸 스윗하트’(America's sweethearts).‘러시아워 2’는 올해 개봉된 미국영화중 최단기에 1억달러를 거둬들인 청룽(成龍·47)의 액션 코미디.‘아메리칸 스윗하트’는 줄리아 로버츠,캐서린 제타 존스,존 쿠삭 등 호화캐스팅으로 관심을 모았던 로맨틱 코미디다. ◆러시아워 2=아시아에서는 인기가 시들해지는 것과는 달리,할리우드에서 주가가 치솟는 청룽의 야심작.‘러시아워’이후 3년만에 제작한 후속편으로,그의 액션은 다시 물이 오르는 느낌이다.이야기는 전편의 꼬리를 그대로 잇는다.역할은 여전히 홍콩의 베테랑 형사 리. 주무대는 미국에서 홍콩으로 옮겨졌다.전편에서 미운정 고운정이 들었던 미국 LA경찰 카터(크리스 터커)가 홍콩으로휴가를 오지만 재회의 기쁨은 잠시뿐이다.홍콩의 미국대사관에서 원인모를 폭발사고가 일어나면서 두형사는 힘을 합쳐 수사에 나선다. 그러나 갱두목의 오른팔인 후(장쯔이)의 방해공작으로 폭파범 추적작전은 갈수록 꼬여간다.영화는 한마디로 단짝 두형사의 ‘버디무비’.여기에 청룽의 쿵푸액션이 화면을 시원하게 책임진다. 그를 졸졸 따라다니며 랩송을 부르듯 쉼없이 ‘종알대는’흑인배우 크리스 터커는 영화를 맛깔스럽게 만든다. 액션에도 잔재미를 많이 부여했다.대나무 끝에 매달려 일촉즉발의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고,문짝으로 밀치고 의자로 돌려치는 등의 코믹한 움직임은 청룽만이 가능한 것일 게다. 마지막 NG장면도 관객에게 덤으로 주어진다. ◆아메리칸 스윗하트=‘달콤쌉싸름’한 로맨스.이야기의 기본구도는 예상대로 삼각관계다.세상의 선망을 사는 스타커플 그웬(캐서린 제타 존스)과 에디(존 쿠삭)의 관계는 그웬이 바람을 피우면서 ‘깨진 사발’이 되고 만다. 수수한 그웬의 매니저 키키(줄리아 로버츠)에게 에디의 시선이 반동적으로 쏠리기 시작한 건 그 즈음이다.자칫 그렇고 그런 사랑이야기로 흐를 뻔했다. ‘해리와 샐리가 만났을 때’의 주인공 빌리 크리스탈의 등장은 그래서 더 반갑다.그는 색다른로맨틱 코미디를 예고하는 극중 캐릭터이다. 스타커플이 공동주연한 영화를 어떻게든 흥행성공시키려고안간힘을 쏟는 홍보담당자 리.으르렁대던 남녀가 카메라 앞에만 서면 비둘기처럼 다정해지는 건 그의 홍보전략 때문이다. 이야기는 두가지 축에 따라 전개된다.세 남녀의 밀고당기는 사랑과,할리우드 연예산업의 허상을 까발리는 풍자. ‘콩쥐와 팥쥐’이야기처럼 가볍게 흐르던 영화는 끝부분에 제법 묵직한 의미를 싣는다.제타 존스가 콧소리를 섞어 펼치는 연기는 애교가 담뿍 담겨 있어,여자관객의 눈에도 사랑스럽다. 줄리아 로버츠는 ‘뚱보’로 변신하는 등 연기를 위해 몸을던졌다.감독은 20세기폭스 회장을 지낸 존 로스. 황수정기자 sjh@
  • 여성감독들 충무로 ‘호령’

    충무로가 여성감독들의 기지개 켜는 소리로 떠들썩하다. 가뭄에 콩나듯 명함을 내밀던 여성감독들의 활약이 올 가을을 기점으로 크게 두드러질 전망이다.당장 10월 중순에는 임순례 감독(40)의 ‘와이키키 브라더스’(제작 명필름)와 정재은 감독(32)의 ‘고양이를 부탁해’(마술피리)가개봉을 벼르고 있다.이 두편이 흥행을 저울질할 즈음 새로크랭크인할 여성감독들의 야심작도 줄잡아 10여편이다. 90여년의 한국영화사를 통틀어 여성감독의 작품이 0.5%가 채안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놀라운 수치이다. 먼저 올 가을 간판을 올릴 두 편의 영화는 흥행성적이 적잖이 기대된다. 임 감독의 두번째 장편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지난 5월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나와 이미 호평을 얻었다. 정 감독의 데뷔작 ‘고양이를 부탁해’는 스무살을 맞은다섯명의 소녀 이야기를 솔직대담하게 그린 청춘드라마.신세대 스타 배두나와 이요원을 내세웠다. 최근 급부상하는 여성감독들은 뚜렷한 공통분모를 가졌다.대부분이 30대 미혼의 데뷔감독들.거기다 단편·다큐영화로 이름이 알려졌거나 서너편의 영화에서 연출부나 조감독을 하며 단숨에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점이다.한 감독 밑에서 십수년동안 ‘도제식’의 눈물젖은 빵(?)을 먹기보다는체계적인 연출공부로 실력을 다진 이들이다. 정재은 감독만 해도 그렇다.단편 ‘도형일기’로 주목받은 그는 ‘여고괴담’의 오기민 프로듀서를 도와 연출부로일하다 오씨가 창립한 영화사(마술피리)의 첫 작품을 맡게된 행운아. 청년필름이 10월말 촬영에 들어갈 멜로 ‘질투는 나의 힘’을 연출하는 박찬옥 감독(33)은 단편 ‘느린 여름’으로 단숨에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버스,정류장’(명필름)의 이미연 감독도 ‘조용한 가족’과 ‘반칙왕’의 프로듀서로,영화이력은 길지 않다. 임순례 감독의 ‘세 친구’에서 조감독이던 영화아카데미 출신 박경희 감독(36)도 조만간 ‘미소’(이픽쳐스)를 찍는다. 여성감독들의 달라진 특징은 또 있다.이들의 작품이 극장수입을 올릴 수 있는 본격 대중영화를 정조준한다는 점이다.이를 방증하듯 제작사들이 하나같이 쟁쟁하다. 공포스릴러 ‘4인용 식탁’의 이수연 감독(31)과 휴먼드라마 ‘집으로…’의 이정향 감독(37)이 각각 메이저급인봄영화사와 튜브엔터테인먼트의 후원을 업고 있다.다큐영화로 유명한 변영주 감독(35)도 전경린의 소설 ‘내 생애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을 원작으로 상업영화를 준비중이다.실제로 임순례 감독은 “작품성도 중요하지만 대중에가까이 가고 싶어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만들었다”고고백했다. 여성감독들의 맹활약에 영화계는 잔뜩 고무돼 있다.심재명 명필름 대표는 “영화제작 시스템이 전문화된 지금은 남성적 지도력이나 카리스마는 불요불급하다”면서 “제작자들은 감독의 성별이 아니라 창의력을 평가할 뿐”이라고말했다. 황수정기자 sjh@. ■“한국형 멜로物 관습 깨겠다”. “한국형 멜로의 관습을 깨는,아주 특별한 멜로를 만들고싶어요. 최근의 멜로영화들이 일상에 지나치게 기대는 게아쉬웠거든요.이제는 일상성을 깨는 멜로가 필요하지 않겠어요.” 새 영화 ‘버스,정류장’(제작 명필름)을 연출하는 이미연 감독(38)은 “32세의 학원강사(김태욱 분)와 17세 여고생(김민정 분)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멜로드라마가 이같은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조교제 내용을 담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감독은 손사래를 쳤다.“여주인공의 캐릭터를 이해하려고 원조교제하는 여고생을 만난 적이 있긴 해요.그러나 극중 남녀가 결코 서로를 몸의 대상으로 보지는 않죠.” 대사를 아끼고 ‘소리’를 최대한 배제할 영화에는 실제로 버스정류장이 주요 무대가 된다.남녀가 서로의 상처를알아보고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음을 깨달아가고 기다리는,흔하면서도 특별한 공간이란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독특한 감수성을 살린 여성감독들의 영화가 위험부담을안고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준비된 답이 나왔다.“어떤 배우와 작품이 어떻게 만나느냐가 열쇠일 뿐이죠.어느 정도완성도만 갖추게 되면 영화의 파괴력은 절로 생기는 것이고.” 프랑스 사립영화학교(ESEC)에서 연출공부를 했고 손대는 영화마다 성공해 ‘실력’과 ‘운’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손에 틀어쥐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충무로의 명(名)제작사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와는 대학동기동창이다.9월5일 크랭크인. 황수정기자
  • 영화 ‘친구’ 곽경택 감독 밴쿠버영화제 심사위원에

    영화 ‘친구’의 곽경택 감독(35)이 9월 27일부터 10월 2일까지 캐나다에서 열리는 밴쿠버국제영화제에 용호부문(Dragons&Tigers)신인감독상 심사위원으로 참가한다. 밴쿠버영화제의 용호부문에는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브라더스’,윤종찬 감독의 ‘소름’,남기웅 감독의 ‘대학로에서 매춘하다가 토막살해당한 여고생 아직 대학로에 있다’등이 진출했으며 곽감독의 ‘친구’도 비경쟁 영화로상영된다. 아시아ㆍ태평양지역 영화를 주로 소개하는 밴쿠버영화제에서 우리나라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96년)의 홍상수감독과 ‘초록물고기’(97년)의 이창동 감독이 잇따라 신인감독상인 용호상을 차지했다. 황수정기자 sjh@
  • [CULTURE & JOB] 영화가 신종파워 ‘온라인 마케터’

    지난 3월17일 국내 개봉된 이란영화 ‘천국의 아이들’이히트하자 많은 영화인들은 뜻밖이라는 표정을 지었다.동심의세계를 수채화처럼 그린 이 영화의 수입가는 고작 9,000만원. 이른바 ‘소품’이어서 누구도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그러나 1∼2주만에 막내릴 것으로 예상됐던 영화는 8주 장기상영으로 서울관객만 24만명을 동원했다. 수입사(튜브엔터테인먼트)나 홍보사(R&I)도 내심 놀랐다.이란영화로 국내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스타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가 불과 5만명이었기 때문이었다. ‘천국의…’가 기대 이상으로 관객을 불러 모은 것은 온라인 마케팅 덕분이었다.영화를 선전한 온라인 사이트는 자그마치 100여개.홈페이지까지 합해 온라인 마케팅에만 4,000만원이 들었다. 튜브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 마케터 권정민씨(31)는 “홈페이지의 시안을 열번이나 바꿔가며 공들였다”고 말했다. 영화가에 온라인 마케터가 새 파워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화의 주소비층이 네티즌인 현실에서 이제 영화를 띄우고못띄우고는 그들의 몫이다.개봉전 예비관객들의 관심몰이를위한 홈페이지 제작은 기본업무다. 영화가 개봉된 뒤에도 찬반을 불러 일으킬 논쟁거리를 제공하는 등 관심을 지속시키기 위한 승부수를 끊임없이 띄워야 한다. 서울관객 51만명을 동원한 흥행작 ‘번지점프를 하다’는온라인 마켓에만 8,000만원이 투자된 영화답게 개봉 내내 네티즌들의 입길에 오르내렸다. 대표적인 것이 동성애 논란이다.주인공 이병헌과 그의 극중제자가 동성애자인지의 여부를 놓고 논쟁이 불붙었다.민감한성질의 논쟁이라 잠재관객들의 호기심을 발동시킨 건 불보듯훤했다. 제작사인 눈엔터테인먼트의 최낙권 대표는 “네티즌 영화마니아들을 움직이는 제1원칙은 논쟁을 붙이는 것”이라면서“호기심을 부추기기 위해 이전의 동성애 영화들과 비교시키기도 했는데,그 전략이 주효했던 것같다”고 말했다.온라인마케터가 영화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속속들이 꿰고 있어야한다는 결론이다. 온라인 마케터의 급부상은 국내 영화사들의 인력구조에서도금방 감잡힌다. 최근 영화사들은 앞다퉈 온라인 마케팅팀을신설하고 그 무게중심을 온라인 마케터쪽으로 옮기는 추세다. 마케팅팀 안에 일찌감치 온라인 마케터를 뒀던 명필름.새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개봉되는 오는 10월부터는 아예 온라인팀을 따로 만들어 가동한다.최근 ‘선물’을 제작한 영화사 좋은영화도 올 2월부터 온라인 마케터를 새로 영입했다.온라인 마케터인 김희정 과장은 “‘선물’의 홈페이지에 1,000만원을 들였으나 다음달 개봉될 ‘신라의 달밤’에는 3,000만원을 쏟았다.점점 온라인 마켓쪽으로 투자비용이 커지는 추세”라면서 “새 영화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손잡고 800만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영화홍보를 펼칠것”이라고 귀띔했다.그가 덧붙이는 온라인 마케터의 요건은간단하다. “네티즌들의 속성을 알고 영화를 좋아한다면 누구든 할 수 있다”는 것. 황수정기자 sjh@. * 새달 개봉 'A.I.'도 'WWW 캠페인'. 온라인 마케팅으로 성공한 ‘원조’ 사례는 지난 99년 국내에도 개봉된 미국산(産) 공포영화 ‘블레어 위치’.적은 예산을 들인 이 독립영화는 그해 여름 미국 개봉 당시 흥행에대성공을 거뒀다.제작비라 해야 단돈(?) 35만달러.그 400배나 되는 1억4,000만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린 건 기상천외한인터넷 마케팅 덕이었다. 올 여름엔 ‘흥행의 귀재’ 스티븐 스필버그가 ‘블레어 위치’의 전략을 벤치마킹한 SF영화 ‘A.I.’(Artificial Intelligence)로 가만히 있지 않을 태세다.A.I.는 다음달 29일전세계 동시개봉된다.고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먼저 구상했던 이 영화는 인간의 마음을 가진 로봇 이야기로,‘식스센스’의 아역배우인 할리 조엘 오스먼드와 주드 로가 주연했다. 마케팅의 핵심은 ‘WWW(월드와이드웹)캠페인’.일체의 제작과정을 비밀로 부친 채 홈페이지상에서만 감질나게 정보를흘린다.뭣보다 예고편에 나오는 제작진 가운데 ‘지닌 샐라’라는 이름의 정체가 궁금해지게 만든다.‘감정을 가진 기계를 치료하는 사람’(Sentient Machine Therapist)이라는설명이 붙은 ‘지닌 샐라’를 클릭하면 그 순간부터 예비관객은 스무고개를 넘어야 한다. 제작사인 드림웍스와 워너브라더스는 온라인마케터의 정체를끝내 비밀로 부치고 있다. *온라인 마케팅 업체 ‘헬로우닷TV’. ‘3초의 승부사’ 영화계 신(新)파워인력으로 떠오른 온라인 마케터를 표현하는 데 이보다 더 적확한 말은 없다.네티즌들이 다른 사이트로 이동하느냐,계속 머무느냐를 판단하는 건 그야말로 ‘순식간’.예비관객들을 붙잡아두기 위해 온라인 마케터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인터넷 사이트 곳곳에 숨겨둬야 한다. “이젠 (영화)홈페이지도 더는 새로울 게 없는 마케팅법입니다.바쁜 세상에 누가 일부러 홈페이지 주소를 찾아 클릭해보겠냐 이말이죠. 안보고는 못배기는, 보다 적극적인 방식을개발해야 됩니다.” ‘헬로우닷TV’의 조윤장 대표(36)의 자신에 찬 말이다.‘헬로우닷TV’는 국내 최초의 본격 온라인 마케팅 대행업체. 올 1월 회사를 설립하면서 처음 맡은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를 띄워올리면서 충무로 제작사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있다. 회사의 구성원은 30대 남자 다섯명.온라인 마케터들이다.영화계가 이들에게 “무서운 사내들”이라며 혀를 차는 데는특별한이유가 있다.그들중 3명이 국내 최고의 광고기획사인제일기획 출신. 조 대표와 마케팅 이사인 차희범씨(36),컨텐츠기획 이사인 황성환씨(34)가 모두 업계에서 알아주는 AE(광고기획자)였다. 세 사람은 잠재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재주라면 ‘귀신급’이다.회사설립 5개월여만에 이들이 인터넷 마케팅을책임진 작품은 4편이나 된다.김태균 감독의 ‘화산고’와 송일곤 감독의 ‘꽃섬’,올 하반기 한국 최대의 블록버스터로기대되는 ‘무사’까지 맡았다.특히 ‘꽃섬’과 ‘무사’는기획단계에서부터 해외진출을 노린 작품들.인터넷 마켓 전략이 그만큼 더 중요한 건 말할 것도 없다. 이들의 가장 큰 무기는 영화 한편으로 인터넷 시장을 통째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수십개의 주요 포털사이트들과 손잡고 프론트페이지에 영화의 핵심 이미지를 띄워올리기 때문이다.“광고카피처럼 핵심적인 메시지를 뽑아 계속 클릭하게만드는 작전을 구사한다”고 황성환씨는 설명한다.‘무사’의 경우 이미 모 통신회사를 스폰서로 잡아 오는 6월23일부터 공동마케팅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들의 자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기껏 1,000만원쯤들인 홈페이지가 온라인 마케팅의 전부라 여기던 영화제작사들의 생각틀을 바꿔놨다”는 것. 다른 대행업체인 ‘감자’쪽 의견도 엇비슷하다.감자의 대표이자 온라인 마케터인 김원국씨(29)는 “보도자료 돌리기,기자시사,일반시사 등 오프라인 홍보에는 일정한 틀이 있다. 온라인 마케팅의 매력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관객을 동원할방법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황수정기자
  • 전주영화제 개막작 ‘와이키키‘ 임순례 감독

    “제 영화가 국제규모의 영화제에서 관객을 만난다는 사실 자체가 기분좋은 일이지요.” 오는 5월3일까지 열리는 제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임순례(林順禮·40·여) 감독만큼 바쁜 사람도 없다. 그의 작품 ‘와이키키 브라더스’(제작 명필름)가 이번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보인 덕택에 하루에도 몇번씩 내외신과 인터뷰하고 여기저기서 열리는 행사에도 얼굴을 내밀어야 하기 때문이다. 개막식 이틀 뒤인 29일 전북대문화회관 프레스센터에서그를 만났다. “간간이 강단에도 서면서 시골생활에 젖어있던 중 영화를 찍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져서 만든 작품이에요”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임감독의 두번째 장편 작품이다.데뷔작 ‘세 친구’를 만든지 5년만이다.그의 영화는 개막식이 열리기도 전에 입장권이 동나는 등 일반으로부터큰 호응을 얻었다.‘와이키키…’는 블록버스터 지상주의에 빠진 최근의 한국영화판에서 소품이다.10억원이라는 적은 예산을 들였다. 고교시절 비틀즈를 꿈꾸던 친구들이 와이키키 브라더스라는 밴드를 결성,지방 나이트클럽의밤무대를 전전하는 이야기가 영화의 얼개다.꿈과 사랑을 잃고 살아가던 주인공들은 그러나 끝내 희망의 끈을 붙잡는다. 영화는 연극배우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독특한 캐스팅으로도 화제가 됐다. 한편 임 감독은 다양한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관객들을 위해 한 마디했다. “먼저 관객 자신이 취향과 기호를 다변화시켜야 하지요” 여균동 감독의 ‘세상밖으로’에서 연출부로 영화일을 시작한 그는 단편 ‘우중산책’으로도 주목을 받았다.‘와이키키…’는 올 가을쯤 개봉될 예정이다. 전주 황수정기자 sjh@
  • 류승범 전주영화제 홍보도우미로

    영화배우 류승범(21)이 23일 제2회 전주국제영화제의 홍보도우미로 위촉됐다.영화제 조직위원회는 “그의 출연작들이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거나 상영될 예정인데다 그가대안영화제의 성격과 부합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위촉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데뷔했으며 인터넷 영화‘다찌마와 Lee’, 올해 전주영화제 개막작인 ‘와이키키브라더스’에 출연했다. 황수정기자 sjh@
  • 충무로에 합종연횡 바람

    충무로에 ‘합종연횡’바람이 불고 있다.지난 3월 시네마서비스(대표 강우석)가 코스닥 등록업체인 로커스 홀딩스의 자금을 유치한 데 이어 지난 17일 명필름(대표 심재명)이 국내최강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대표 이강복)와 공식적 제휴관계를 갖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명필름의 모든 작품은 CGV극장 체인을 보유한 CJ의 막강한 ‘배급 우산’속으로 들어가게 됐다.명필름은 이와 함께 ‘디엔딩닷컴’과 ‘이픽처스’라는 별도의 자회사를 설립해 사업 다각화를 꾀하기로 했다. 얼핏 이는 그다지 의미가 없는 ‘단선적’인 움직임으로 보인다.그러나 속사정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공동경비구역 JSA’로 메이저 제작사의 입지를 확고히 다진 명필름과 CJ가 손잡음으로써 한국영화시장을 움직이는 ‘큰 손’들의세력확장 전쟁이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영화사의 합종연횡을 통한 대형화 조짐은 한국영화 제작·배급의 선두를 달려온 싸이더스 우노와 시네마서비스의 결속에서부터 싹텄다.우노필름의 후신인 ㈜싸이더스가 정보통신 통합회사인 로커스 홀딩스의자금지원을 받게된 게 지난해 말. 얼마뒤 시네마서비스 역시 로커스 홀딩스에 지분 62.7%를 넘기고 150억원 규모의 투자지원금을 챙겼다.사업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충분한 제작비를 확보해야 한다는 계산에서다. 자연스럽게 싸이더스 우노와 시네마서비스는 로커스 홀딩스의 자금력 아래 제작과 배급의 전속관계를 맺게 됐다. 실제로,명필름의 새 사업계획을 살펴보면 영화사들이 몸집키우기의 맞불을 놓는 전의(戰意)가 어느 만큼 뜨거운지 한눈에 읽힌다.‘디엔딩닷컴’은 젊은세대를 겨냥한 작품을 전문제작하기 위해 ‘TTL’ 광고기획사인 ‘화이트’와 손잡은영화사.‘후아유’(감독 최호)를 창립작으로 준비중이다.또다른 자회사인 ‘이픽처스’는 국내영화의 해외마케팅과 외국 영화사와의 합작 등을 모색하는 국제적 개념.‘와이키키브라더스’(감독 임순례)의 해외세일즈 및 마케팅에 들어간다.무엇보다 눈여겨볼 대목은 CJ로부터의 자금력 동원 부분이다.유상증자를 통해 CJ쪽에 10%의 지분을 넘기는 대신 명필름도 CJ의 일정 지분을 확보했다.게다가이미 이달 초 두회사는 100억원 규모의 영화전문투자조합 ‘페타엔터테인먼트’를 세웠다. 심재명 대표는 이번 제휴와 관련,“양쪽 모두에 이익이 돌아가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이런 주요 제작·배급사들의 손잡기에 영화가는 “나쁠 건없다”는 반응이다.“할리우드식 전문화 시스템을 도입해 선의의 경쟁만 한다면,한국영화산업을 키우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황수정기자 sjh@
  • “”국제영화제 내품안에””

    ‘한국영화 시장의 파이를 바다 건너로 넓혀라.’충무로에 해외마케팅 특명이 떨어졌다.재작년 ‘쉬리’의 성공으로가능성을 확인하면서 슬슬 불붙기 시작한 해외마케팅은 올해 그 꽃을피울 기세이다. 급증하는 제작비를 건져내기에는 국내시장은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는 판단 때문. 충무로가 선택한 해외마케팅의 제1원칙은 국제영화제 진출이다.국내흥행에는 실패해도 국제영화제에서 좋은 성적만 거두면 얼마든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계산에서이다.예컨대 지난해 명필름이 제작한 김기덕 감독의 ‘섬’은 국내 흥행에 실패했다.하지만 칸국제영화제에출품된 덕에 10여개국에 팔아 본전을 빼고도 남았다. ‘공동경비구역 JSA’로 2월 열리는 베를린영화제 본선진출권을 따낸명필름은 차기작을 아예 5월 칸영화제 진출을 목표로 기획했다.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그 경우로 국내 개봉을 미루고완성도를 높이고자 3개월여 꼼꼼한 후반작업에 들어갔다.심재명 대표는 “설날이나 추석을 개봉목표로 잡던 제작분위기 대신 해외영화제에서 먼저 (작품을)띄워놓고 국내 개봉하는 풍토가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와이키키 브라더스’는 프린트가 나오는대로 칸에 보낼 계획이다. 20일 개봉하는 임상수 감독의 ‘눈물’도 마찬가지.제작사(영화사 봄)가 올해 베를린을 비롯해 세계 20여개국의 영화제 초청권을 따낸 뒤국내에 공개하는 전략적 사례이다. 장윤현 감독이 대표인 CN필름도송일곤 감독의 ‘꽃섬’을 5월 칸영화제를 겨냥해 제작중이다.국내개봉이 그 즈음에 맞춰지는 건 물론이다. 영화제를 통한 시장개척에 관한 한 ‘춘향뎐’을 빼놓고 얘기할 수없다.한국영화로는 최초로 아카데미상 후보지명작으로 나간 이 영화는 미국에서 호평 속에 상영중이다.3월 아카데미 외국어영화 부문 최종후보작 5편(2월13일 확정발표)에 들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상태. 태흥영화사 이태원사장은 “뉴욕 예술영화 전용관인 콰드시네마에서는 요즘 두세시간전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최종후보 선정여부와 상관없이 2월 중순부터는 현지 배급업체인 롯트47필름이 미국내80개관에서 확대상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태흥측이 ‘춘향뎐’으로 보장받은 수익은 미니멈 개런티 153만달러. 지난해 7월 해외마케팅및 판매부서를 신설한 시네마서비스는 이미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다.지난해 10월 밀라노마켓부터 자사 영화를 직접 판매하기 시작한 후 지금까지 ‘비천무’‘시월애’‘리베라 메’3편으로 120만달러 이상을 거둬들였다.국내에서 제작비를 회수하지못한 ‘시월애’는 해외에서 4억여원을 벌어 수익을 냈다. 해외시장을 국내시장 이상가는 수익창구로 인식하는 분위기는 이처럼하루가 다르게 무르익는 터.한국영화 해외세일즈 대행업체인 씨네클릭아시아의 서영주 이사는 “프랑스의 ‘유니프랑스’,유럽의 ‘EFP’처럼 영화진흥위원회가 더욱 ‘전투적으로’홍보를 뒷받침해준다면금상첨화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수정기자 sjh@
  • 신체미술가 키키 스미스의 세계

    1990년대초 세계미술계에 문제작가로 등장한 독일태생의 신체미술가 키키 스미스(46)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이 전시는 하나의 충격이다.기괴한 신체작업으로 화제를 모았던 그가 다분히 고전적이고 전통적인 소재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의 키키 스미스 전시(16일까지)에는 신화와종교를 주제로 한 시적인 작품들이 가득하다. 가톨릭 신앙을 바탕으로 하는 스미스의 작업은 육체와 물질의 극복,정신과 영혼의 회복이라는 두 가지 명제로 요약된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눈여겨 볼 작품은 카르타고의 전설적인 여왕 디도(Dido)를 소재로 한 ‘번제’.트로이의 용사 아에네아스로부터 버림받아 자살한 디도가 장작 위에서 화장되는 장면을 담았다.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요정 사이렌을 재현한 반인반조(半人半鳥)의조각상 ‘사이렌’, 아폴론에게 쫓겨 월계수로 변한 ‘다프네' 도 시선을 끈다. 키키 스미스는 1960년대의 대표적인 미니멀 조각가 토니 스미스의 딸이다.(02)735-8449
  • 만추의 가을밤 콘서트 성황

    만추의 정취가 넘치는 ‘가을밤 콘서트-오페라 아리아와 팝의 만남’이 15일 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4,000여 객석이 가득찬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대한매일과 스포츠서울이 공동주최한 ‘가을밤 콘서트’1부는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한 오페라 아리아와 클래식 소품 위주로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했다.국내 정상급 성악가인 테너 김남두,바리톤 최종우,소프라노 이현정은 오페라 ‘카르멘’중 ‘투우사의 노래’,오페라 ‘자니 스키키’중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이탈리아 칸초네 메들리를차례로 선사해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이어진 2부 무대에서는 특유의 가성창법으로 폭넓은 팬을 확보하고있는 인기가수 조관우가 영화 ‘파리넬리’주제곡으로 쓰인 헨델 작곡 ‘울게 하소서’와 자신의 히트곡 ‘늪’을,신세대 여가수 리아는 ‘눈물’,‘왓츠 업(What’s up)’을 불러 열광의 도가니를 연출했다. 하성호 지휘로 반주를 맡은 서울팝스오케스트라는 무대 중간중간 ‘집시의 노래’등 클래식 곡과 영화 ‘미션 임파서블’테마곡,인기가요 ‘바꿔’ 등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연주하며 활기찬 분위기를 이끌어내 청중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허윤주기자 rara@
  • 오페라 아리아와 팝의 만남…가족과 함께 ‘가을밤 콘서트’로

    지난 주말 도심의 가로수들은 약속이라도 한듯 우르르 잎사귀들을 떨구어 냈다.가을바람에 흩날리는 낙엽길을 밟으며 사춘기 때의 강렬한 감성들이 세월의 더께를 들추고 깨어나 버석대는 소리를 여러분들은 들으셨는지. 아쉽게 저무는 가을의 끝자락.사랑하는 가족끼리,연인끼리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팝과 아리아가 어우러지는 음악회를 찾아가보는 것은 어떨까. 대한매일과 스포츠서울이 15일 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최하는 ‘가을밤 콘서트’는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부담없는 가족음악회다. 하성호 지휘로 서울팝스오케스트라가 협연하는 이번 음악회의 1부 무대는 귀에 친숙한 오페라 아리아와 클래식 소품의 아름다운 선율로시작한다. 국내 정상급 성악가인 테너 김남두,바리톤 최종우,소프라노 이현정은 오페라 ‘카르멘’중 ‘투우사의 노래’,오페라 ‘자니 스키키’중‘사랑하는 나의 아버지’와 이탈리아 칸초네 메들리를 선사한다. 2부에는 특유의 고음 가성창법으로 폭넓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인기가수 조관우가 출연해 흐느끼는듯한 음색으로 ‘늪’,‘하트 온 화이어(Heart on fire)’를 부른다. 조관우는 인간문화재이자 명창인 아버지 조통달에게 물려받은 가창력으로 근래 보기드문 소리꾼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무대의 열기를 더할 또 하나의 주인공은 20대 신세대 색소포니스트대니 정.2살때 미국으로 이민 가 고교시절 색소폰을 배운 그는 올초데뷔 앨범 ‘메이크 어 위시(Make a wish)’를 발표하고 미국 무대로까지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실력파 연주자다. 이번 공연에서는 데뷔앨범에 실린 ‘난 행복해’와 영화 ‘시네마 천국’의 테마곡 등 2곡을 준비해 열정적인 무대를 연출한다.. 서울팝스오케스트라는 ‘집시의 노래’등 클래식 소품과 영화 ‘미션 임파서블’테마곡,인기가요 ‘바꿔’ 등 다채로운 레퍼토리로 흥을돋운다. ‘클래식의 대중화’를 기치로 일반인들에게 쉽고 즐거운 음악을 선사하기 위해 애써온 서울팝스는 88년 창단이래 1,500여회의 활발한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다.최근에는 문화관광부가 주관하는 ‘찾아가는 문화활동 2000’프로젝트의 하나인 ‘산따라 물따라 음악회’를 대한매일과 공동으로 열어 16개 농어촌을 순회공연하기도 했다. 공연문의 (02)2000-9722∼4 허윤주기자 rara@
  • 나고야 필하모닉 ‘가을성찬’…예술의 전당

    ASEM 축하 ‘예술의전당 10월 음악축제’의 4번째 프로그램으로 마련된 ‘나고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이 22일 오후3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02)599-5743나고야필은 66년 창단이후 일본의 3대 오케스트라중 하나로 성장한대표적 민간교향악단.이번 공연은 내년 1월 한국에 신제품 세단을 출시하는 일본 자동차회사 토요타가 함께 한다. 이날 공연에서는 로시니 ‘도둑까치’서곡,드보르작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와 일본 전통민요를 소재로 고유의 정서를 듬뿍 담아낸 일본 원로작곡가 유조 토야마의 ‘관현악을 위한 랩소디’등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연주할 계획이다. 또 열정적인 연주가 빛나는 한국의 피아니스트 김혜정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제4번’을 협연하고,노련한 창법이 돋보이는 독일출신 소프라노 레지나 렌조바는 푸치니 ‘잔니 스키키’중 아리아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라보엠’중 아리아 ‘내 마음의 미미’등을 들려준다. 허윤주기자 rara@
  • 기업체 홍보업무도 ‘자격증 시대’

    기업체 홍보 등 PR업무에도 자격증 시대가 왔다. SK㈜는 최근 자사 홍보팀의 김정기(金政起·37) 과장이 미국PR협회(PRSA)에서 주관하는 ‘APR(Accreditation in Public Relations)’자격증 취득 시험에 합격했다고 7일 밝혔다. APR은 미국PR협회에서 매년 3월과 9월 2차례 실시하는 ‘PR전문가 인증시험’에 합격한 사람에게 주는 일종의 자격증.국내에서는 김 과장을 포함해 4명만이 합격했다. PR관련 업무에 5년 이상 종사했거나 대학에서 PR 관련 연구를 하는 사람이면 시험을 치를 수 있다.시험과목은 이론과 실무능력 전반에 걸친 영어 필기와 구두시험 두 과목이다.미국PR협회 홈페이지(www.prsa.org)에서 신청하면국내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다. 김 과장은 “선진 PR기법을 배울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자격증에 도전하게 됐다”면서 “자격증 유효기간이 3년으로 짧아 미국PR협회의 전문가 교육과정 이수 등 자격 갱신조건을 만족시키키 위해 계속 자기계발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굄돌] 마리아 칼라스

    3년쯤 됐나.유명 소프라노 한 사람이 내한공연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녀는 대화 중 ‘마리아 칼라스’에 대해 자주 언급했다.어떤 기자가 고백하듯 물었다.하도 마리아 칼라스,칼라스 하길래,그녀의 음반을 몇장 사다가밤새도록 들은 적이 있는데,아무리 들어도 잘 모르겠단다.결코 미성도 아니며,어딘지 쉰 듯한 목소리에다가,때로는 기이하기까지 했다는 것이다.마리아칼라스가 도대체 누군데, 죽은 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회고하는가? 기자의 질문에 소프라노는 단정했다.그렇게 들었다면 당신은 칼라스 노래를 제대로 들었다. 오페라란 그런 것 아닌가? 칼라스는 어떤오페라에도 맞는 캐릭터를 갖고 있었다. 지난 주,우리 회사는 독산동에 있는 한 호텔에서 마리아 칼라스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시사회를 가졌다.시사회 장소는 우선 외졌다.갑자기 정한 행사라서 준비기간도 열흘 남짓밖에 안 됐다.시사회 입장권은 주로 ‘인포아트’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나눠줬다.막상 날짜가 다가오자 600석이나 되는 자리채울 일이걱정됐다.칼라스를 알 만한 세대라면 40대 이후일 텐데,그들은인터넷에서도 좀 비껴있는 세대가 아닌가? 젊은 네티즌들이 평일 저녁 8시까지 독산동까지 와줄 수 있을까?아! 그런데 괜한 우려였다. 정확하게도 예정된 시각,예정된 자리엔 빈틈없이젊은 남녀들로 채워졌다.그리고 영화가 상영되는 86분간 모든 사람들이 화면으로 빨려들어 갔다.사실 다큐멘터리 영화여서 극적요소가 약한 나레이터 중심의 인터뷰와 증언자들의 회고담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묘하게도 영화 전편에 걸쳐 흐르는 칼라스의 노래들은 그 극적인 공백감을 훌륭하게 메워주고있었다. 천(千)의 캐릭터를 갖고 있는 여자,어느 오페라 무대에서도 완벽하게 자신의노래를 부를 줄 아는 여자,오페라만큼의 극적인 생애를 살았던 여자. 영화의마지막을 장식한 두 곡의 노래는 관객을 완전히 압도했다. 먼저 부른 노래는 ‘토스카’중에 나오는 아리아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였다.칼라스의전성기 목소리였다.마지막 노래는 ‘자니스키키’중의 아리아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였는데 이제는완전히 퇴보한 늙은 성악가의 목소리였다.그렇지만,그날 나는 분명히 보았다.나뿐만 아니고,드문드문 관객들이 눈물을 흘리며 그 영화를 보고있는 장면을….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린다는 것 얼마나오래된 얘긴가. 배석호 CD가이드 발행인
  • [현상과 전망 21세기미술] (15)뮌헨 밤거리 바꾼 빛의 예술

    독일은 지방자치제도가 잘 발달되어 있어 어느 도시를 가든 미술관과 여러문화행사가 잘 진행되고 있으며,세계적인 문화행사들이 중소의 지방도시에서 행해지고 있다.독일 남부에 위치한 뮌헨은 올림픽 개최지로도 잘 알려져있다.바이에른주의 수도이며 독일에서 가장 문화 수준이 높은 부자 도시인 뮌헨의 도심에,총8억으로 독특한 밀레니엄 프로젝트가 마련됐다. 밤이 길고,삭막하고 한산한 도심의 거리에 5명의 작가가 빛을 이용한 작업으로 뮌헨을 시적이고 따뜻한 곳으로 생동감있게 바꾸어 놓았다.뮌헨의 중심인 마리엔 플라즈에는 패션과 멋진 식당,화랑,부티크가 모여 있다.이곳을 빛을 이용한 설치 작업으로 변모시켜 시민들을 빛의 예술 안에서 새롭게 인식하고 체험하게 한다. 미샤 쿠발은 뒤셀도르프 출신으로 국내에서도 작품전시를 한 바 있는 독일의 젊은 작가이다.레이저 빛을 이용하여 별이 빛나는 밤거리에 노란 이정표를 제시한다.단순하면서도 선명한 레이저 작품은 잠자는 도심에 산뜻한 빛으로 환상과 꿈을 선사한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제니홀저는 전세계적으로 단어와 문장을 통한 사회적인 메시지 전달로 알려진 작가이다.대중 공간에 대중 매체를 이용하여 사회적인 문제,즉 성과 죽음,전쟁 등을 마치 정보나 게시판의 문장들처럼 제시한다.패션의 거리에 있는 유명 부티크들 사이에 설치된 ‘하나 하나의 사건들은다양한 해석을 가능케 한다’등의 문구들은,밤하늘을 배경으로 여러 사회적사건들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미국의 LA와 뉴욕에서 활동하며 세계적으로 알려진 키키 스미스는 부엉이,비둘기,박쥐,다람쥐 등을 환하게 설치하였다.마치 전기줄에 새들이 앉아있는것처럼,밤거리에 빛을 발하는 여러 동물 형태를 제작하여 매달아 놓았다. 투린의 마르크 가스티니는 밤거리에 책을 펼쳐 그 책들이 날개가 달린 듯이 휘날리는 모습을 연출하였다.사전적,고전적인 단어들을 상징적으로 나열하여 마치 책 속에 있는 색색의 진리를 탐구하는 듯 빛을 발하는 모습이 새로운 세계를 위한 지침서를 제안해 주는 듯 하다. 국적을 초월한 다섯 명 작가의 작품은,독일의 열린 예술 행정과 예술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의미한다.이번 작품의 설치에는 시의 문화부 뿐만 아니라 건설부,안전 관리부 등 여러 부서가 협력하여,혹시라도 발생할 사고에 대처하여 안전하고 철저하게 계획하고 설치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대부분의 예산을 여러 회사들로부터 협찬 받아 시의 문화부에서 진행하고 있다.1999년12월4일부터 2000년2월28일까지 설치될 이번 행사에서 놀라운 점은,실로 셀 수 없이 많은 기업들이 필요한 경비의 대부분을지원하였으며,뮌헨 시장인 크리스티안 우데 또한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자세를 보였다는 것이다.또한 이번 행사는 미술관이라는 폐쇄적이고 제한된 공간에서 벗어나 시민들에게 한층 다가온 공공 예술로서 그 의의를 더한다.대개의 공공 조형물이 영구설치되어 변형이 불가능한데 반해,이번의 작품은 일시적인 설치로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여 예술과 역사,그리고 건축에 대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대화와 참여를 야기한다. 겨울이 유난히 길고 추워 쉽게 우울해지기 쉬운 뮌헨의 밤거리를 빛의 예술로 새롭게 태어나게 해 무한한 가능성과 희망을 기약하는 새로운 세기로 연결한다. [박규형 갤러리현대 아트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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