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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자 재개까지 시간 더 필요”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중 정상회담 직후 남북대화 재개 조짐이 구체화되고 다음 주 때맞춰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이 한국·일본·중국을 방문하는 데 대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다수는 이런 긍정적인 신호들이 곧바로 대화국면으로의 전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봤다. 많은 미 전문가들은 지난 19일 미·중 정상회담 직후 발표된 공동성명에서 중국이 처음으로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에 우려를 표시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의 대북정책이 지금까지보다는 강경해질 것임을 예고한다는 것이다.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 겸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연구실장은 “(중국이 미국과 함께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에 우려를 표시한 것은) 앞으로 6자회담에서 중국이 미국과 입장을 같이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중국이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은 분명히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중국이 우려는 표시했지만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면서 성급한 낙관론을 경계했다. 또 북한에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조치들을 촉구한 공동성명 대목에 대해서도 미국과 중국, 한국, 북한 등 6자회담 관련국들이 서로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며 6자회담 재개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부 북한 담당관을 지냈던 케네스 퀴노네스 박사도 앞으로 6자회담 재개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대해 그렇게 단정하긴 힘들다고 반박했다. 그는 만일 남북 군사회담이 잘된다면 6자회담을 재개하기 쉽겠지만 그러지 않을 경우 6자회담 재개도 어렵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남북한은 지난 몇 주 동안 공개적으로 남북대화 재개 문제를 논의해 왔다.”면서 “이와 별도로 물밑 접촉에서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이번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폴 챔벌린 CSIS 연구원은 오바마 행정부가 지금까진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에는 북한 핵 문제에 당장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더라도 북한과 대화를 갖는 편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평도 포격에 대해 북한이 사과할 것인지는 주된 관심사다. 이와 관련, 조지워싱턴대학 그레그 브레진스키 교수는 “한국 정부가 바라는 수준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북한이 연평도 공격과 관련해 모종의 유감 표명을 할 공산이 있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반면 챔벌린 연구원은 북한은 극히 형식적인 수준에서 유감을 표명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서울 강국진기자 kmkim@seoul.co.kr
  • “오바마 재선돼도 장관직은 그만”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더라도 장관직을 계속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MSNBC 방송 ‘투데이 쇼’에 출연한 힐러리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에 들어간다면 계속 국무장관직을 맡을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자신은 개인 생활로 돌아가고 싶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에 대해서는 “그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오랫동안 국방장관으로 남아 있기를 바란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나는 현재 이 자리에서 일하는 데 매우 만족한다.”면서도 “심호흡을 하기 위해 조금 더 여유시간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여러 차례 오랫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개인 생활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해 왔다.”고 덧붙였다. 본인 말대로 그는 지난 30여년 동안 아칸소 주지사 부인, 대통령 부인, 상원의원, 대통령 후보, 국무장관 등을 맡으며 쉬지 않고 공인으로 지냈다. 힐러리 장관은 앞서 국무장관직을 4년 이상 맡지는 않을 것이라고 몇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PBS 방송에서 “8년 동안 국무장관 자리에 있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고 단언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워싱턴포스트 밥 우드워드 기자가 책을 통해 재선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부통령 후보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자 “나는 단지 이 글을 묵살하는 것 말고는 무엇을 해야 할 흥미도, 이유도 없다.”고 못 박기도 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中 14년간 달라진 위치

    中 14년간 달라진 위치

    1997년 미국을 방문한 장쩌민 당시 중국 국가주석은 국빈 자격이 무색하게도 뉴욕에서 수모를 겪었다. 중국의 경제 개방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자유시장경제의 심장’이라는 뉴욕을 찾았건만 정작 뉴욕주지사와 뉴욕시장은 이 ‘국빈’을 외면했다. 중국의 열악한 인권 현실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해 그를 만나지 않은 것이다. 14년이 지난 2011년 뉴욕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뉴욕을 찾지 않는데도 도심의 타임스스퀘어 광장 전광판에는 중국인 스타 50명의 얼굴을 담은 홍보영상물이 연신 방영되는 등 워싱턴 못지않은 환영 분위기가 연출됐다. 중국의 달라진 위상이 한눈에 들어온다. 회담 의제에서도 변화가 읽힌다. 장 주석의 방미 때는 ‘인권’이 도마에 올랐다.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과 장 주석이 정상회담을 끝내고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중국과 미국은 인권 문제에 있어서 큰 차이를 보였다.”라는 직설적 표현이 담겨 있었다.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사안이건만 미국은 개의치 않았다. 그만큼 양국 간에는 ‘격차’가 존재했다. 14년 뒤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인권보다 경제, 그것도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인권 문제는 2009년 중국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때와 달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환영 연설에서부터 언급, 여전히 양국 관계에 있어 주요 이슈였다. 하지만 이 문제가 양국 간 통상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한 압박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14년 전 ‘종교 탄압을 자행한 중국 관리에 대한 비자 발급을 거부하겠다’며 한껏 으름장을 놨던 미 의회는 이번 후 주석의 방문을 맞아 환율 조작국 제재 법안을 만지작대고 있다. 이런 미국을 향해 후 주석은 미국 도착 성명에서 “각국의 발전 방법은 존중돼야 한다.”는 말로 달라진 자신의 위상을 한껏 과시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웃으며 만찬 즐긴 후진타오, 환영행사선 표정 굳었다

    웃으며 만찬 즐긴 후진타오, 환영행사선 표정 굳었다

    18일(현지시간) 3박 4일의 미국 국빈방문 일정에 돌입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미국 정부의 환대는 저녁 만찬과 다음날 공식 환영 행사에서가 마지막이었다. 여기에 의회와 재계의 압박, 중국 정부의 타이완 및 티베트 정책에 반대하는 단체들의 항의시위도 5년 만에 다시 백악관을 찾은 후 주석 앞에 펼쳐졌다. 도착 당일 웃는 얼굴로 만찬장에 들어갔던 두 정상은 19일 오전 9시 시작된 공식 환영 행사에서는 내내 굳은 표정이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아내 미셸과 나란히 서서 후 주석에 대해 최대한의 예의를 갖췄지만 분위기는 차가웠다. 행사장의 공기는 오바마 대통령이 환영 연설에서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해 직격탄을 날리면서 더욱 싸늘해졌다. 후 주석은 ‘인권’이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핵심 이익’이라는 말로 중국의 방식을 존중해달라고 응수했다. 전날 후 주석을 태운 특별기는 오후 4시쯤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직접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영접을 나가는 등 최대의 예우를 갖췄다. 오후 6시 30분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매우 이례적인 ‘사적인 비공개 만찬’을 가졌다. 오바마 대통령 가족의 숙소인 백악관 관저 내 ‘올드 패밀리 다이닝 룸’에서 열린 만찬에는 미국 측에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톰 도닐런 국가안보보좌관만 배석하고, 중국도 후 주석 외에 2명만이 참석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화기애애했다. 후 주석도 구두 성명 대신 서면으로 발표한 방미 성명에서 “지금의 국제정세는 복잡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양국의 공동 책임도 증가하고 있다.”는 말로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하며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중국의 위상을 대외에 천명했을 뿐, 미국을 자극할 만한 말은 아꼈다. 이는 오붓한 분위기를 연출한 ‘사적인 만찬’이 19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환율과 북한 문제 등 쟁점현안에 대한 서로의 의중을 떠보기 위한 치열한 탐색전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최소한 처음은 환대로 시작했던 백악관과 달리 일부 의원들과 재계는 중국 시장 개방 확대와 위안화 절상 등을 거듭 요구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미 상공회의소 토머스 도너휴 회장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재계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수출확대 기조를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중국이 자국 산업을 편애하는 데 대해 우려한다.”고 말했다. 금융기관 연합체도 중국이 공정경쟁을 위해 금융서비스 부문을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오늘 美·中 정상회담] 6억원짜리 국빈만찬… 후 주석, 오바마 세번째 ‘주빈’된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방문에서 가장 화려한 조명을 받을 이벤트는 19일 백악관에서 펼쳐질 ‘국빈만찬(state dinner)’이다. 한단계 낮은 ‘공식만찬’이나 소규모 인원이 참석하는 ‘실무만찬’과는 질적으로 차원이 다른 이벤트 중의 이벤트가 국빈만찬이다. 이 식사자리는 단순히 밥을 먹는 행위가 아니라 미국의 최고급 음식문화와 예술, 매너 등이 한데 어우러지는 하나의 종합문화예술 행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고급 요리사가 선보이는 전통 고급요리와 유명 예술인의 공연 등이 펼쳐지고, 미·중 양국을 대표하는 각계 인사들과 외교사절 등 300여명이 참석한다. 그들이 식탁에 앉은 장면만으로도 장관이라 할 만하다. 미국이 중국 정상을 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는 것 자체가 중국을 주요 2개국(G2)으로서 극진히 모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세계의 두 ‘황제’가 마주 앉아 초호화 저녁을 즐기는 격이다. 한 해에도 수십명의 국가원수들이 워싱턴을 다녀가지만 백악관 국빈만찬은 모든 정상들에게 베풀어지는 행사가 아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들어서는 만모한 싱 인도 총리,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에 이어 후진타오가 세번째 국빈만찬에 초청됐다. 의전상 최고의 예우가 국빈만찬인 셈이다. 백악관 국빈만찬 대접 여부는 대통령의 재량이지만 백악관 비서실장, 국무부 등의 추천을 받아서 결정된다. 포린폴리시 등의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국빈만찬은 횟수가 줄어드는 추세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재임 때 57번의 국빈만찬을 가진 반면 빌 클린턴 대통령은 29회,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6번의 국빈만찬을 치렀다. 국빈만찬 감소의 원인은 준비가 너무 번거롭기 때문이다. 무려 50만달러가 넘는 비용이 들어갈 뿐 아니라 백악관으로서도 준비하는 데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국빈만찬에서는 안주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중국풍’ 드레스를 입을지, 만찬 분위기를 돋울 음악으로 미국 팝 뮤직이 흘러 나올지를 비롯해 하나하나가 관심사이다. 어떤 유명 요리사가 만찬을 준비할지도 궁금하다. 칼데론 대통령 국빈만찬 때 미셸 오바마가 고향 시카고의 유명 멕시코 레스토랑 요리사를 초청한 것처럼, 이번에 전통 중국음식 요리사를 등장시킬지도 모른다. 싱 총리 국빈만찬 때 식기와 식탁보, 냅킨 등을 모두 인도 국기에 들어있는 녹색으로 통일시켰던 것처럼 이번에는 중국인이 좋아하는 붉은색으로 만찬장을 물들일 수도 있다. 중국 최고지도자에 대한 백악관 국빈만찬은 1997년 빌 클린턴 대통령 당시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을 대접했던 것이 마지막이다. 당시 만찬 석상에서는 조지 거쉰의 ‘파리의 미국인’, 존 필립 소사의 ‘성조기여 영원하라’ 등이 연주됐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이용원칼럼] 청일전쟁, 6·25 그리고 2011년 한반도

    [이용원칼럼] 청일전쟁, 6·25 그리고 2011년 한반도

    오늘 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중국이 미국에 버금가는 강대국으로 훌쩍 성장했기에 양강(G2)의 정상이 만나 세계적인 현안을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이목이 집중하는 건 당연하다. 특히 지난해 ‘연평도 포격’ 사태를 겪은 우리 국민으로서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평화적으로 풀어나갈 해법이 제시되는가를 초미의 관심을 갖고 기다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런데 미·중 정상회담을 바라보면서 뇌리에서 결코 떨쳐지지 않는 생각이 있다. 지난 백수십년간 우리 민족의 운명이 외세에 의해 좌지우지되었다는 역사적 교훈이다. 19세기 말 이후 한반도에서는 두 차례 큰 전쟁이 벌어졌다. 1894년에 일어난 청일전쟁과 1950년 발발한 6·25전쟁이다. 두 전쟁은 발생 원인부터 전개, 결과에 이르기까지 확연히 다르지만 한 가지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중국이 직접 파병해 전쟁을 치렀다는 사실이다. 청일전쟁은 중국의 마지막 왕조 청(淸)나라와 동아시아의 신흥 강자 일본이 조선의 지배권을 놓고 벌인 전쟁이었다. 두 나라는 남의 땅 한반도를 무대로 자웅을 겨루었다. 또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한 6·25는 내전에 그치지 않고 미국과 중국이 총칼을 맞대는 국제전으로 비화했다. 한마디로 정리해 지난 100여년간 한반도에서 벌어진 두 차례 전쟁 모두에서 중국은 당사국이었던 것이다. 청일전쟁 때도, 6·25 때도 중국엔 힘든 시기였다. 청일전쟁 당시 청나라는 이미 종이호랑이였다. 1830년대와 1850년대에 영국과 두번 맞붙은 아편전쟁에서 철저하게 패했고 그 결과 구미 열강에 강제로 문호를 열어준 반(半)식민지 상태가 되었다. 6·25 참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일제 패망 후 장제스군(蔣介石軍)과 4년간 치열한 국공내전을 벌인 끝에 대륙을 통일한 지 불과 1년 만이었다. 국내 사정이 어려운데도 중국이 굳이 군대를 보내 한반도에서 전쟁을 치른 까닭은 무엇일까. 해답은 간단하다. 우리로서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결론이지만, 중국은 한반도가 자신의 영향권 아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럼 2010년대에 접어든 현재 중국의 입장은 변했을까. 그렇지 않다. 중국은 여러 해 전부터 동북공정을 진행해 만주는 물론 북한 지역까지 중국사의 영역에 포함된다고 주장해 왔다. 무력으로 점거한 티베트를 대상으로 서남공정을 한 데 이어 동북공정을 추진한 목적은 일종의 연고권을 확보하려는 데 있다. 아울러 연평도 포격 사태 이후에 보듯이 북한을 일방적으로 감싸고 도는 태도에 한치의 변화가 없다. 중국에게, 적어도 북한만큼은 여전히 자신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면 안 되는 지역일 뿐이다. 중국은 그렇다 치고 그럼 미국은? 미국이 무섭게 따라붙는 경쟁국을 견제한 흔적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지난해 7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남중국해 분쟁의 평화적 해결이 미국 국익과 직결된다.”고 공개 발언한 뒤로 그 해역에서 양국 간에 군사적 긴장은 고조됐다. 이어 연평도 포격 사태 후에는 미국의 항공모함이 서해와 일본 해역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였다. 중국으로서는 미국이 코앞에서 ‘군사적 시위’를 한다고 받아들일 법한 상황 전개인 것이다. 게다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서는, 이라크 종전과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수 결정 등으로 미 군수산업이 활력을 잃은 상태에서 차기 분쟁지역으로 한반도를 노린다는 불길한 분석마저 나도는 상황이다. 청일전쟁으로 우리는 나라를 빼앗겼고, 6·25로 전 국토가 폐허가 됐다. 남북 간 군사적 대치에다 미·중 간 패권다툼까지 겹쳐 2011년 한반도에는 암운(暗雲)이 그득하다. 이를 헤치고 우리 민족이 평화와 상생, 통일을 이루는 방법은 단 하나이다. 참고 또 참으며 북쪽과 대화해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일이다. 그것만이 외세의 영향에서 벗어나 우리 민족이 살아갈 길이다. 특임논설위원 ywyi@seoul.co.kr
  • 美의회 “초당협력” 오바마 “중도실용”

    오는 25일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 때 사상 최초로 민주·공화당 의원들이 자리를 섞어서 앉는 모습을 보게 될 것 같다. 애리조나 총격 사건을 계기로 극단적인 정치적 대립을 지양하고 협력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해 “초당적 좌석배치” 제안에 대한 호응이 확산되고 있다고 AP등 미 언론들이 17일 전했다. 상·하원 의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는 대통령의 연초 의회 국정연설 때 자리배치는 하원 본회의장에 당별로 나누어 앉는 게 관행이었지만, 여·야 화합을 위해 이 전통을 깨 보자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지난 8일 민주당 가브리엘 기퍼즈 하원의원이 피습을 당한 애리조나 투손의 총격사건에서 비롯됐다. 사건이 극단적인 정치적 대립에서 비롯됐다는 자성의 목소리 속에 중도파 성향의 워싱턴 싱크탱크 ‘서드웨이(Third way)’가 “대통령 국정연설 때 민주, 공화당이 따로따로 앉아서 한쪽은 환호성을 지르고, 다른 한쪽은 시큰둥해하는 대립 모습은 피하자.”고 제안한 것이 출발이었다. 이 제안에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12일 사설에서 “국정연설은 당파성을 초월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며 찬성 입장을 폈고, 민주당 마크 우달 상원의원 등이 동료의원들에게 실행을 제안하면서 구체적 움직임으로 번져 갔다. 공화당 톰 코번·민주당 척 슈머 상원의원 등은 지난 16일 NBC의 ‘언론과 만남’ 프로그램에 출연, 국정연설 때 나란히 옆자리에 앉겠다고 밝혔다. 공화당 리사 머코스키, 민주당 애미 클로부차 의원 등 19명의 상원의원들이 동참 의사를 밝혔고, 민주당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도 이 제안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거들고 나섰다. 하원의 공화당 케빈 매카시 원내총무도 지지 입장을 밝히며 “대통령 연설 때 민주당 스테니 호이어 원내총무 옆자리에 앉겠다.”고 밝혔다. 공화당 대통령후보로 나섰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같은 날 WP기고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나라를 위로하고 영감을 줬다.”며 “미국 이익을 적극 옹호하는 애국자”라고 높이 평가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의회의 화합 분위기속에 오는 20일로 취임 2주년을 맞는 오바마 대통령은 남은 임기를 개혁에서 중도실용으로 정책노선을 바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제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우선순위를 두고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또 중도 성향의 무당파층을 끌어안으려는 노력으로도 해석된다. 지난해 중간선거 직후 열린 레임덕 회기에서 공화당과 감세연장에 합의하면서 오바마의 이 같은 전향의 의사가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2기 백악관 참모진으로 친기업적 성향을 가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을 대거 기용한 것도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한다. 신임 비서실장에 임명된 윌리엄 데일리 전 상무장관은 월가의 대형 은행 CEO 출신으로 재계 인맥이 막강하다. 지난 2년간 금융규제개혁으로 월가를 압박했던 폴 볼커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장이 사퇴하고, 하버드대로 돌아간 래리 서머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후임에 월가와 관련이 있는 인물을 임명하는 등 재계와의 관계개선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여전히 9%대에 머물고 있는 실업률을 잡고 투자 확대와 수출 증대를 이루기 위해 기업들의 협력을 이끌어 내려는 시도다. 워싱턴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오바마가 원하는 것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를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 중 하나로 “긍정적이고 협력적이면서 포괄적인 관계”라고 규정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9년만 해도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로 인해 미국 경제가 급격히 흔들리면서 제2의 경제대국으로 급성장한 중국과의 협력이 절실했다. 실제로 아시아 외교를 강조하며 중국과의 화해모드에 주력했었다. 그러나 2010년 들어서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연초부터 타이완에 대한 무기판매 문제로 티격대기 시작한 미·중 관계는 이후 티베트 지도자 달라이 라마 초청과 북한 도발에 대한 조처를 둘러싼 이견, 아시아에서의 군사적 영향력 확대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점차 긴장관계로 돌아섰다. 경제적으로는 협력을 강화하되 안보·군사적으로는 견제하는 관계로 변모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으로 양국 관계가 보다 안정적인 관계로 전환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재선 도전에 나서야 하는 처지에서 미국의 경제 안정을 위한 후 주석의 협조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위안화 절상과 과다한 무역불균형 해소, 미국 기업들의 중국 진출 환경 조성 등에서 후 주석이 성의를 보여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위해 그동안 미·중 연례 전략경제대화 등 다양한 양자회담에서 합의한 내용들의 이행을 이번 회담에서 확실하게 해두려는 듯하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의중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지난 14일 국무부에서 행한 미·중 관계 정책연설에 잘 담겨 있다. 힐러리 장관은 “이번 정상회담은 실질적인 이슈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을 만들어내는 회담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중국 특유의 화술을 앞세운 외교보다는 경제 현안에 있어서 보다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줄 것을 중국에 요구한 것이다. 외교·안보 현안에 있어서는 일단 중국에 대한 ‘관리모드’를 구축하려 들 것으로 점쳐진다. 중국의 군사력에 대한 투명성을 완곡한 어법으로 강조하는 것으로 동북아 지역에서 갈수록 팽창하는 중국의 군사력에 대한 미 행정부의 의구심을 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연설의 달인’ 오바마 국민 심금 울린다

    ‘연설의 달인’ 오바마 국민 심금 울린다

    ‘두려움과 분노를 떨치고 일어나 희망과 단합을.’ 13일 오전(한국시간) 애리조나주 투손의 애리조나대학에서 열리는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하는 버락 오바마(얼굴) 미국 대통령의 ‘입’에 이목이 집중돼 있다. 이번 참사의 정치적 배경으로 정치 분열과 선동정치가 꼽히면서 미 정치권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그가 이번 사건을 어떻게 규정하고, 어떤 메시지를 던지느냐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재선 도전을 앞둔 그의 정치생명에 이날 연설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 포인트다. 이를 의식한 듯 오바마 대통령은 추모식 참석을 결정한 지난 10일 저녁부터 직접 연설문 작성에 들어가 11일 밤늦게까지 몇번을 고쳐 쓰며 심혈을 기울였다고 백악관 관계자들은 전했다. 백악관은 그러면서도 연설 내용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하고 있다. 다만 이번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 온 나라가 하나로 더욱 굳건하게 단합하는 계기로 삼자는 메시지를 담을 것이라는 정도의 얘기들만 흘러나온다. 희망의 메시지를 통해 분열된 미국을 하나로 아우르는 ‘최고의 치유자’, ‘통합자’로서의 역할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이번 총격사건을 계기로 고조되고 있는 진보와 보수 진영 간의 독설과 증오 정치를 둘러싼 책임 공방 등 정치적인 발언은 일절 삼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역풍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익명의 한 민주당 인사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국가적인 비극을 맞아 대통령이 미국인의 정체성과 소중한 민주주의, 시민들의 영웅적 행동에 관해 큰 틀에서 말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일반 국민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기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986년 우주왕복선 챌린지호 폭발, 1995년 오클라호마시 폭탄테러, 2001년 9·11테러 직후 당시 대통령이었던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조지 부시는 최고지도자로서 국민들에게 동정과 공감, 위로가 되는 연설을 함으로써 국정의 전환점과 연임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설의 달인’인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와 같은 심금을 울리는 감동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保·革 독설책임공방 오바마 어부지리?

    保·革 독설책임공방 오바마 어부지리?

    애리조나 총격 사건의 책임을 놓고 진보와 보수 진영 간 공방이 뜨겁다. 이번 사건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워싱턴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20명의 사상자를 낸 이번 총기 난사 사건의 원인과 배경을 놓고 민주당과 진보 진영은 보수 우파 인사들의 독설과 선동적인 행동을 거듭 문제 삼고 나섰다. 사건 이후 미국 언론들은 지난해부터 정치권에서 남을 비방하거나 분노와 증오를 여과 없이 표출하는 행태가 극심해진 점을 집중적으로 지적하며 쇄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뉴욕의 온라인 뉴스매체 ‘데일리 비스트’와 MSNBC 방송의 진보 성향 뉴스 진행자들은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와 보수 우파 인사들의 독설이 이번 범행을 촉발시켰다고 주장했다.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지난 8일 사건 직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글렌 벡과 러시 림보 등 보수 논객들이 ‘증오의 풍토’를 조성해 왔다면서 공화당과 지지자들은 자신들의 목소리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수세에 몰린 보수 논객들은 10일 일제히 반박에 나섰다. 극우 성향의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인 림보는 보수 논객들의 자극적인 언사가 이번 총기 난사를 자극한 원인이라고 지적하는 일부 진보 성향 인사들에 대해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패한 민주당이 정치적 활로를 찾기 위해 이번 사건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림보는 “총기 난사 범인인 제러드 리 러프너가 페일린의 페이스북을 열어봤다는 증거가 없고, 보수 성향의 폭스TV를 즐겨봤다는 증거도 없다.”면서 “이번 사건은 제정신이 아닌 애송이가 저지른 사건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글렌 벡도 자신과 페일린, 림보 등을 포함한 보수 논객들이 폭력의 위험성을 키웠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되받아쳤다. 그러나 ‘독설 정치’를 둘러싼 두 진영의 책임 공방은 민주당보다 공화당에 정치적 타격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도 이번 사건이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증오와 독설정치에 대한 반대 여론이 확산되면 공화당의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정치 공세가 주춤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치학자들은 이 같은 관측의 근거로 지난 1995년 168명의 생명을 앗아간 오클라호마 시 연방 건물 폭탄 테러 사건을 들고 있다.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은 1994년 중간선거에서 참패한 뒤 이 사건으로 정치력을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25일로 예정된 의회 국정연설에서 이번 총격 사건을 계기로 워싱턴 대결 정치의 종식을 촉구하며 불리한 정국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노블레스 오블리주] 기부 전파 바이러스 해외 정상급 정치인들

    [노블레스 오블리주] 기부 전파 바이러스 해외 정상급 정치인들

    ‘삶의 정상에서 빈손으로 물러나다.’ 이명박 대통령에 이어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지난 5일 전 재산의 사회환원을 선언했다. 사회환원의 의의와 중요성에 모두가 공감하지만, 실천은 전혀 다른 일이다. 기부문화가 오래전부터 자리잡은 미국, 유럽 등의 사례를 통해 각국 정상 등 정치인들의 재산 사회환원에 대해 살펴봤다.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들은 개인 재산 전체를 사회에 환원하는 ‘상징적’인 행동보다는 사회 활동을 통한 ‘사회 환원 전파 운동’에 치중한다.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이나 연구소를 세우고 이를 통해 캠페인과 모금활동 등을 벌이는 방식이다. 대통령이라는 경험과 인맥을 활용한다. 물질적인 기부와 재능기부가 결합된 형태다. 인세와 강연료 등을 통해 얻은 수익금은 여러 자선단체로 전달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 2009년 노벨 평화상 상금 1000만 크로네(약 16억 8000만원)를 10개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살아 있는 전직 대통령들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나눔 활동을 펴고 있는 사람은 지미 카터와 빌 클린턴이다. 카터는 퇴임 후인 1982년 부인 로잘린 여사와 함께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카터 센터를 설립했다. 카터 센터는 비정부기구로 28년 동안 세계 평화와 열악한 보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각종 프로그램들을 진행해 왔다. 86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은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달려간다. 1984년부터 살 곳이 없는 이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해비탯 운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2008년에는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리타로 집을 잃은 이들을 위해 대규모 집짓기 운동을 벌였고, 지난해에는 메콩강 유역에서 166채의 집을 지어 보금자리를 마련해 줬다. 빌 클린턴은 퇴임 직후인 2001년 클린턴재단을 설립해 빈곤과 질병 퇴치, 환경보호와 경제성장 등을 위해 각국 정부와 재계, 비정부기구,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나눔 활동을 하고 있다. 2002년 에이즈 퇴치를 위해 치료제 가격 인하 운동을 펼친 것을 시작으로 보건과 기후변화, 빈부격차 해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통령 재직 때 못지않게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2005년에는 세계 각국 정상들이 참여하는 클린턴 이니셔티브를 발족해 매년 9월 유엔 총회가 열리는 뉴욕에서 국제적인 현안들에 대한 각국의 관심과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억만장자로 유명한 조지 부시 전 대통령 가족은 문맹률을 줄이기 위한 ‘패밀리 리터러시 재단’을 비롯해 ‘아동교육지원재단’ ‘바버라 부시 재단’ ‘수월성교육재단’ 등 수많은 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록펠러 가문 역시 미국 정계의 기부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 부통령을 지낸 넬슨 록펠러는 월급을 모두 기부했고, 윈스럽 폴 록펠러 아칸소 부지사 역시 자신의 연봉으로 학교를 세웠다. 캐나다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총리를 지냈던 윌리엄 매킨지 킹이 있다. 대학시절부터 적극적인 사회활동으로 ‘정치인’으로 키워지는 유럽 정치인들은 재산의 사회환원보다는 사회적 활동에 치중하는 경향이 강하다. 뜻을 같이하는 기업과 기부문화 확산 캠페인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 일부는 재단 설립에도 적극적이다.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은 2007년 퇴임 이후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설립했다. 버이너이 고르돈 헝가리 총리는 나라가 외환위기를 맞자 매달 1포린트씩만 받고 있으며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베스트셀러가 된 자서전 ‘여정’의 인세 모두를 상이군인 재활 프로젝트에 기부했다. 반면 자녀에 대한 세습문화가 강한 아시아권에서는 기부문화가 넓게 정착되지 못했다. 최근 들어서야 일부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기부와 사회환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정치권은 재계와 유착관계를 통해 후원금을 받아 소속 의원들을 관리하는 계파 정치의 전통 탓에 기부에 인색하다. 일본 최대의 전기전자그룹 파나소닉을 창업한 고 마쓰시타 고노스케 전 회장이 지난 1979년 사재 70억엔을 들여 재단법인 마쓰시타정경숙을 설립해 정치지망생들을 배출하고 있는 것은 대표적인 사회환원의 예다. 워싱턴 김균미·도쿄 이종락특파원·서울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남북대화 해법 마찰… 또 2대2 氣싸움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 해법과 관련, 남북 대화와 6자회담의 재개 필요성에 원칙적 공감대를 마련했다. 그러나 대화 재개 조건을 둘러싸고 미국이 북한의 행동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반면 중국은 무조건적이고 즉각적인 남북대화를 주장, 대화 국면 전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임을 예고했다. 한·중·일 3국을 순방 중인 스티븐 보즈워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6일 베이징에서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장즈쥔(張志軍) 외교부 상무부부장 등과 회담을 갖고 북한핵 등 한반도 문제 해법을 논의했다. 주중 미국대사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같이 확인하면서 중국 고위 관리들이 최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한 내용을 파악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회담이 끝난 뒤 가진 브리핑에서 “중국은 줄곧 대화와 협상이 한반도 문제 해결의 유일하고 유효한 길이라고 여겨 왔다.”며 북한의 조건 없는 남북대화 제의를 지지,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훙 대변인은 이어 “각측의 공동 노력으로 하루빨리 6자회담을 재개하고 대화를 진전시켜 9·19 공동성명의 목표를 실천해 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보즈워스 대표는 우다웨이 대표와의 회담에서 6자회담이 ‘대화를 위한 대화’가 돼서는 안 된다는 한·미 공동 입장을 중국 측에 전하고 북한이 대화 재개를 위해 먼저 성의 있는 자세를 보이도록 중국이 역할을 해 줄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에서는 이날 보즈워스·우다웨이 회담에 앞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이 회담을 갖고 동북아 평화를 위한 미·중 양국의 역할과 남북 대화 재개 방안 등을 논의했다. 오는 19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 준비 차원에서 열린 회담은 오찬을 겸해 2시간여 동안 이뤄졌다. 크롤리 차관보는 회담이 끝난 뒤 “양국은 역내 안정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고, 2005년 9·19 공동성명의 의무를 북한이 준수하길 원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면서 “우리는 대화가 열려 있다는 점과 남북 간 대화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6자회담 맥락에서 진지한 협상이 재개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그러면서도 북한의 무조건적인 남북 당국 간 회담 제의에 대해 “우선 그 제안의 진정성을 북한이 보여줘야 한다.”고 언급, 추가 도발 중지와 2005년 9·19 공동성명 이행 등이 중요하다는 확고한 입장을 중국 측에 전했음을 시사했다. 워싱턴 김균미·베이징 박홍환특파원 kmkim@seoul.co.kr 남북이 연초부터 남북대화를 강조하며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오는 19일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회담국 간 협의가 이뤄지는 가운데 남북관계 개선이 우선시되자 나온 남북 간 제스처로 풀이되지만, 대화에 대한 접근법이 달라 ‘기싸움’을 벌이는 양상이다. 북한의 대남 대화공세는 지난 1일 신년공동사설을 통해 본격화됐다. 사설은 “북남 사이의 대결상태를 하루빨리 해소해야 한다.”며 “대화와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까지 통일부의 새해 업무보고 내용을 ‘흡수통일 기도’라며 비난하던 모습에서 대화 공세로 바뀐 것이다. 이어 북한이 지난 5일 발표한 ‘정부·정당·단체 연합성명’은 “실권과 책임을 가진 당국 사이의 회담을 무조건 조속히 개최할 것을 주장한다.”며 “긴장완화와 평화, 화해와 단합, 협력사업을 포함해 민족의 중대사와 관련한 모든 문제들을 협의해결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만 본다면 북한은 다양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남북 간 모든 의제를 협의하자고 먼저 제안한 것이다. 그러나 통일부 당국자는 6일 “북한의 연례적 연합성명은 통일전선 차원의 대남공세로, 진정성 있는 대화 제의로 보기 어렵다.”며 “중요한 것은 말·선전 차원보다 진정성과 책임 있는 행동으로 보이는 태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진정성 있는 행동에 대해 그는 “핵폐기와 관련된 합의 이행 행동과, 천안함·연평도 사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국민과 국제사회가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변화로 볼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도 라디오에 출연,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대화에 대한 진정성을 먼저 보여야 6자회담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말부터 남북대화를 언급하는 등 의지를 밝혔으나 해법에서 북측과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이다. 남북이 서로 공을 떠넘기며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북측이 한·미 간 입을 모은 ‘진정성’에 대해 성의를 보인다면 남북관계와 6자회담이 동시에 풀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협상 의제로 ‘긴장완화와 평화’를 언급한 만큼 잇단 도발에 대한 모종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미가 진정성을 앞세워 협상 재개에 많은 전제를 붙였기 때문에 북측이 어떤 태도로 나올지는 미지수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남한에 공을 던진 상황”이라며 “며칠 내 구체적인 회담을 다시 제안할 수도 있으며, 남북 간 속내를 확인하려는 ‘핑퐁게임’이 당분간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오바마 입’ 기브스도 백악관 떠난다

    백악관 참모진의 대규모 개편에 맞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입’ 역할을 해온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도 백악관을 떠난다.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은 4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정에 정통한 민주당 소식통들을 인용해 당초 대변인에서 물러나 정치고문을 맡을 것으로 전망됐던 기브스 대변인이 아예 이 참에 백악관을 떠나 컨설팅 회사를 차린 뒤 2012년 오바마 대통령 재선캠프에 가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2004년 오바마 진영에 합류한 뒤로 꾸준히 신뢰를 쌓아온 기브스는 여러 차례 선거를 치러본 선거전문가로, 그의 탈(脫)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본격적인 재선 준비에 돌입했음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후임 대변인에는 제이 카니 부통령실 공보담당 국장과 빌 버튼 백악관 부대변인이 거론되고 있다.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몇 주 안에 백악관 비서실장을 포함해 최대 8개의 핵심 요직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상무장관을 지낸 윌리엄 데일리 JP모건 체이스 회장이 후임 비서실장으로 유력시되는 가운데 이달 말 백악관을 떠나 시카고에 재선캠프를 꾸리는 데이비드 액셀로드 선임고문과 래리 서머스 국제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자리도 채워야 한다. 비서실 부실장을 맡고 있는 짐 메시나와 모나 서픈도 모두 떠난다. 공석이 될 자리들 중 액셀로드의 후임 자리가 가장 먼저 채워질 전망이다. 2008년 대선 당시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총지휘한 데이비드 플루프가 이르면 다음 주 백악관에 입성할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韓·美·日·中 ‘한반도 해법찾기’ 연쇄회동

    새해 벽두부터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관련국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 중국, 한국의 주요 외교 당국자들이 연달아 상호 방문을 통해 한반도 해법 모색을 본격화하고 있다. 먼저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3일부터 7일까지 한국과 중국, 일본을 차례로 순방한다.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하는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5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예방하고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면담할 예정이다. 성김 북핵 특사 겸 6자회담 미측 수석대표가 동행한다.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전제조건과 수준 등을 놓고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보즈워스 대표는 이어 중국을 방문, 한국 측과의 협의 결과를 토대로 북한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변화 의지를 보이고 대화에 나올 수 있도록 이끌 중국의 역할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즈워스 대표의 3개국 순방이 끝나자마자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9~14일 중국과 일본, 한국을 방문한다. 막판에 한국이 추가된 것은 미국이 대화 쪽으로 정책을 전환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북한에 주지 않으면서 한·미 동맹의 건재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보즈워스 대표가 한·중·일을 도는 동안 중국의 양제츠 외교부장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오는 19일로 예정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의제를 조율하기 위해 3일부터 7일까지 워싱턴을 방문한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가 주요 안보현안으로 논의될 예정이어서 힐러리 장관과 양 부장과의 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자연스럽게 다뤄질 것으로 보여 연초부터 한반도 문제를 풀기 위한 미·중 간 협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한편 일본의 마에하라 세이지 외무상도 오는 14~15일 한국을 방문한다고 아사히신문이 복수의 외교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마에하라 외무상의 방한은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연평도 포격과 핵개발 문제 등 북한에 대한 외교정책 조율이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호세프의 브라질 ‘룰라 도약’ 이을까

    지우마 호세프 신임 브라질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취임한다. 군사독재에 저항하기 위해 총을 들고 빨치산이 됐던 여고생이 60세가 넘어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후계자로서 좌파정부 재집권과 남미통합이라는 과제를 이어받게 됐다. ●브라질 국민 70% “호세프에 기대” 브라질 국민들은 70%가 넘는 긍정적 전망으로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넓은 면적과 많은 인구를 가진 데다 풍부한 천연자원까지 갖춘 브라질이 중국이나 인도에 버금가는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호세프 대통령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나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을 넘어서는 여성 지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룰라 전 대통령의 정책을 충실히 계승하면서 브라질 경제와 국제적 위상을 한단계 도약시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룰라 전 대통령은 중국·러시아·인도를 비롯한 아프리카, 중동 등과 관계를 강화하면서 국제무대에서 발언권을 높여왔다. 남미국가연합과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등을 통한 지역협력도 궤도에 올려놨다. 전문가들은 호세프 정부도 ‘남미 우선, 중국 심화, 아프리카 영향력 확대’ 노선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친미 성향으로 알려진 안토니오 파트리오타 외무차관을 장관으로 승진 기용하는 등 대미관계도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도 힐러리 장관이 취임식에 참석하며 국제 사회에서 만만치 않은 브라질의 위상에 맞게 ‘예우’하기로 했다. ●각료 37명 구성 완료… 13명 경험 풍부 룰라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연평균 4%가 넘었던 안정적인 경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취임할 때만 해도 국가부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에 비하면 호세프 대통령은 좋은 여건에서 출발한다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특히 최근 각종 경제지표 호전을 비롯해 오는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 개최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하지만 높아지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헤알화 절상 등 처리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빈부격차, 교육, 치안문제도 시급해 해결해야 할 숙제다. 호세프 대통령은 최근 37명에 이르는 각료 구성을 완료했다. 이 가운데 13명은 룰라 전 대통령 당시 각료 경험이 있다. 각료들은 연립정부 전통을 반영하듯 집권당인 노동자당(PT) 소속이 17명, 미셸 테메르 부통령이 속한 브라질 민주운동당(PMDB) 6명, 브라질 사회당(PSB) 2명, 공화당·민주노동당·진보당·공산당 각 1명씩, 무소속 8명 등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나간 10년, 다가올 10년 - 집단 지성시대가 왔다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나간 10년, 다가올 10년 - 집단 지성시대가 왔다

    ■집단 지성은 무엇인가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ks)의 대표 줄리언 어산지(사진①). 2010년 최단기간 가장 널리 이름을 알린 인사로 꼽힌다. 미국 정부의 비공개 외교문서 등을 대중에게 공개해 세계적으로 파장을 일으킨 위키리크스는 참여형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의 친척뻘이다. 소수가 독점하던 고급 정보가 다중(多衆)에게 공유되는 ‘위키’ 사이트의 등장은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꾼 거대한 변환이다. 20세기의 키워드가 ‘소유’였다면, 21세기의 키워드는 ‘공유’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이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의 힘이다. 집단지성은 다수의 사람들이 서로 협력해 얻게 된 집단의 지적 능력을 의미한다. 이 개념이 처음 나오게 된 것은 1910년 미국 하버드대 교수이자 곤충학자인 윌리엄 모턴 휠러가 개미의 사회적 행동을 관찰하면서다. 개미 한 마리는 미미한 존재지만 함께 모여 일하면 거대하고 복잡한 개미집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우리는 나보다 똑똑하다’(We are smarter than me)는 집단지성의 모토가 여기에서 나왔다. 2000년대 들어 집단지성이 꽃을 피운 것은 인터넷이란 화분이 있어 가능했다. 전 세계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네트워크의 기반에, 성숙기에 접어든 민주주의의 영향으로 기존 전통이나 권위를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 ‘탈권위’의 문화가 생겨났다. 여기에 프로 앰(Pro-Am), 즉 전문가 수준의 식견과 기술을 지닌 열정적 아마추어 집단이 새롭게 출현했다. 이 세 가지 트렌드가 우연처럼 얽혀 필연으로 만들어낸 것이 ‘위키피디아’다. 2001년 1월 15일, 미국에서 옵션 거래인으로 일하던 지미 웨일스는 ‘위키피디아’라는 생소한 이름의 도메인 하나를 내건다. 위키는 그의 부모가 살던 하와이 원주민 말로 ‘빨리’라는 뜻. 여러 사람의 손을 빌려 백과사전을 ‘빨리’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 홈페이지의 목적은 이름보다 더 생소했다. 누구나 지식을 올리고 편집할 수 있는 백과사전을 만들겠다는 게 위키피디아의 목표였다. 사람들의 반응은 의외였다. 영국의 경영 컨설턴트 찰스 리드비터에 따르면 위키피디아 사전 항목은 보름 만에 31개로 늘어나더니 1년 뒤에는 1만 7307개, 4년 뒤인 2006년에는 100만개, 2007년에는 150만개로 늘어났다. 영어뿐 아니라 전 세계 언어로 번역돼 2001년부터 2007년 사이 영어 항목의 성장률은 500만%, 모든 언어 항목의 성장률은 1900만%를 기록했다. 위키피디아는 영국이 자랑하는 백과사전 브리태니커를 눌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0년 현재 위키피디아의 자산 가치는 30억달러(약 3조 4600억원)로 추산된다. 여기에 고무된 지미 웨일스는 2003년 6월 미 플로리다에 ‘위키미디어 재단’을 세우고 위키문헌(Wikisource), 위키인용(Wikiquote), 위키책(Wikibooks) 등 13개 사이트를 추가로 개설했다. 모두 비영리 방식이며 누구든지 글을 올리고 내용을 수정할 수 있게 했다. 위키피디아의 성공은 ‘집단 지성’이 21세기를 특징짓는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과거 소수만 특정 정보를 갖고 돈과 권력을 소유했다면, 이제는 다수가 그에 못지않은 고급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얼마나 많은 정보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성공의 척도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일본의 유명한 경영 컨설턴트 오마에 겐이치는 근저 ‘지식의 쇠퇴’에서 “집단지성의 가장 큰 장점은 틀린 것이 있으면 자체적으로 바로 정정이 된다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모든 분야의 시스템 구축은 위키적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각 분야 대세된 집단지성 슈스케2·TED 대표적 문화 산물 트위터·페이스북 언론 아성 위협 이제 집단지성은 시나브로 각 분야에서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장 활발한 곳이 대중문화쪽이다. 최근 케이블 방송 역대 최고 시청률(14.5%)을 기록한 ‘슈퍼스타K 2(사진②)’도 집단지성의 산물이다. 연예인을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기획사에서 뽑던 신인 가수를 네티즌들의 투표로 뽑은 것은 전형적인 집단지성의 예다. 이보다 앞서 미국에서 방송된 비슷한 형식의 ‘아메리칸 아이돌’은 영국, 호주, 독일 등 다른 나라에서도 앞다퉈 차용했다. 각 분야 저명인사의 강연을 인터넷에서 공유하는 TED(사진③)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술·오락·디자인(Technology·Entertainment·Design)의 앞글자를 모은 TED는 미국의 비영리재단으로 1984년 창립돼 1990년부터 매년 강연회를 열고 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 저명인사와 노벨상 수상자들이 강단에 오른다. TED의 홈페이지에는 500건이 넘는 강연이 무료로 공개돼 있으며 2009년 4월 현재 전 세계 1500만명이 1억 차례 이상 동영상을 조회했다. 영어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약 40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77개 언어로 번역해 전세계 사람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2010년 3월 현재 한국어로는 236개의 강연이 번역돼 있다. TEDx란 형식으로 각 지역에서 독자적인 강연회를 열기도 하는데, 한국에서도 TEDx서울, TEDx신촌 등이 조직돼 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는 기존 언론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수도권에 쏟아진 폭우는 기존 언론을 상대로 소셜 네트워크가 판정승을 거둔 사례로 평가받는다. 시간 당 100㎜가 넘는 장대비로 주택과 도로가 침수되자 소셜 네트워크 이용자들은 자신이 있는 곳의 상황이 어떤지 보여주기 위해 동영상과 사진을 업로드했다. 어느 신문사나 방송사의 취재망보다 촘촘히 뻗은 소셜 네트워크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취재는 기존 언론보다 훨씬 앞서 나갔다. 각 방송사들은 트위터에 올라온 영상을 그대로 내보내기도 했다. 기업들도 집단지성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해 11월 ‘가치창출의 새로운 원천, 집단지성’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이런 트렌드를 짚었다. 보고서는 “기업의 내부역량만으로는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면서 “이미 글로벌 기업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존 전문집단뿐 아니라 내·외부의 다양한 집단에서 얻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이런 추세를 설명하는 개념이 2006년 나온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이다. ‘아웃소싱’처럼 기업이 갖추지 못한 기능을 외부에서 조달하지만 그 대상이 다수의 대중 또는 커뮤니티라는 뜻이다. 인터넷 홈페이지로 신차 디자인을 공모하는 자동차회사 ‘로컬 모터스’는 이를 통해 디자인 스케치에서 출시까지의 기간을 약 18개월로 크게 단축했다. 캐나다의 소프트웨어 컨설팅 업체인 ‘캠브리안 하우스’는 아예 크라우드소싱으로 사업 모델을 결정한다. 어떤 소프트웨어를 개발할지를 학생, 컨설턴트, 디자이너, 게임선수 등 다양한 사용자의 의견을 받아 토너먼트 대회 형식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김남주 머플러’ 화제…영국여왕 애용하는 명품

    ‘김남주 머플러’ 화제…영국여왕 애용하는 명품

    ‘역전의 여왕’ 김남주의 머플러 패션이 화제다. 최근 MBC 월화드라마 ‘역전의 여왕’(극본 박지은, 연출 김남원)에서 김남주는 다양한 머플러 패션으로 남성들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김남주는 지난 20일 재벌가 부인의 콘셉트 연기에서도 화이트 밍크 목도리를 두르고 나와 럭셔리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번 주에는 같은 계열의 색상을 믹스하는 ‘톤온톤’ 스타일의 매치로 블루, 레드 머플러를 선보였다. 극중 김남주가 착용한 머플러는 핀란드 명품브랜드 마리아꾸르끼(MARJA KURKI)의 제품이다. 다이애나 영국 여왕,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등 해외 유명인사가 사용하면서 이름을 알려졌다. 한편 김남주는 30일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2010 MBC 연기대상’의 가장 유력한 대상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사진 = MBC ‘역전의 여왕’ 방송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오영경 기자 oh@seoulntn.com
  • 윈디시티서 ‘오바마 바람’ 한번 더?

    바람도 많이 불고 자부심이 넘친다고 해서 ‘윈디 시티’란 별명을 가진 미국 시카고가 새해 벽두부터 정치뉴스의 중심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8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 선거 캠프를 시카고에 차릴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최근 수십년간 현직 대통령이 재선 선거 본부를 워싱턴이나 인근 버지니아에 세웠던 것과는 다른 선택이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를 근거지로 삼는 것이 얻는 게 더 많다고 결론내렸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중간선거에서 드러난 워싱턴·기득권·현역에 대한 강한 거부감 극복 차원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전략가인 캐런 피네이는 “오바마가 시카고 출신이고, 그의 뿌리가 중산층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좋은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선거캠프와 백악관이 분리되면서 백악관 참모들은 국정운영 지원에, 시카고 캠프는 선거운동에 전념토록 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반면 정치 고문과 선거팀의 긴밀한 협조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선거본부의 구심점이 모호해질 수도 있다. 내년 2월로 예정된 시카고 시장 선거 열기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이곳 흑인 공동체와 오랫동안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온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람 이매뉴얼 전 백악관 비서실장을 위해 다음달 지원유세를 할 예정이어서 여론조사 부동의 1위를 달리는 이매뉴얼 독주 체제가 강화될 전망이다. 흑인인 대니 데이비스 후보와 캐럴 모슬리 브라운 후보의 단일화 요구 목소리까지 뒤엉키면서 성사 여부와 별개로 시카고엔 흑백인종 대결 논란까지 일기 시작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미국인이 존경하는 인물 1위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각각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남성과 여성으로 꼽혔다. 일간 유에스에이(USA) 투데이는 갤럽과 함께 미국 성인 남녀 1019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27일(현지시간) 공개하고 “11월 중간선거 참패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대통령의 자리를 위협할 뚜렷한 경쟁자가 없었다.”고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2%의 지지율을 얻어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5%의 지지를 얻어 2위에 올랐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 3위,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4위에 올랐다. 힐러리 국무장관은 9년 연속 가장 존경받는 여성으로 꼽혔다.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위에 올랐고,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 미셸 오바마 여사,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이 뒤를 이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영화배우 앤절리나 졸리,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미얀마 야당 지도자 아웅산 수치 등도 이름을 올렸다. 응답자의 25%가량은 존경하는 인물이 없다고 답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美·獨 “러 심각한 법체계 남용” 비판

    美·獨 “러 심각한 법체계 남용” 비판

    한때 석유 기업 거물로 러시아 최고 부자였던 미하일 호도르콥스키(47)가 법정에서 두 번째 유죄 판결을 받자 미국과 독일 정부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로버트 기브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심각한 절차상 위반에 대한 의혹과 부적절한 목적을 위한 법 체계 남용으로 보이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선별 기소의 문제점과 정치적 고려로 빛이 바랜 법치가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게 됐다.”고 지적한 뒤 “항소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귀도 베스터벨레 독일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러시아의 현대화에 있어 하나의 장애물”이라고 꼬집었다. 호도르콥스키는 한때 러시아 최대 민간 기업이자 석유 기업인 유코스의 회장이었다. 하지만 지난 2003년 사기와 탈세 혐의로 기소돼 2년 뒤 9년 형을 선고받았다. 러시아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대학 시절 ‘공산청년동맹’의 부서기를 지내면서 인맥을 쌓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펼쳐나가면서 부를 축적했다. 그 결과 첫 기소 다음 해인 2004년에도 러시아 최고 갑부이자 전 세계에서 16번째로 부자일 정도로 많은 재산을 보유했다. 호도르콥스키에 대한 일련의 사법 절차는 2003년 두마(하원) 선거를 앞두고 당시 대통령이었던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에 맞서 야당에 정치자금을 댔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는 개혁과 민주주의를 토론하는 언론인 모임을 조직했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비민주성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영국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싱가포르를 성장 모델로 삼고 있다. 이는 언론의 자유를 갖고 있음을 의미하지만, 실상은 자기 검열을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2005년 재판에서 선고받은 형이 1년 감형돼 대선이 실시되는 2012년에 석방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09년 3월 회사 공금 횡령과 자금 세탁 등의 혐의로 또 다른 재판을 받게 됐고, 26일 유죄 판결을 받았다. 검사 구형대로 최종 판결이 날 경우 2017년까지 감옥 신세를 져야 한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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