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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천년 전통의 대리석업(이탈리아 중소기업 탐방:5)

    ◎대부분 가업… 돌을 나무처럼 다룬다/기계화 돼도 가공은 일일이 손으로/수입원석 써도 정교함은 추종 불허/카라라지역 장인들,돌의 색깔·생김새만으로 특성 파악 이탈리아 중서부 토스카나주,지중해 연안 카라라 지역의 아푸아네산맥.미켈란젤로가 하루도 빠짐없이 오르내리며 대리석을 깎던 곳이다.수많은 조각가가 그 뒤를 따랐고 지금은 깎아지른 듯한 하얀 절벽에서 석공들이 천혜의 대리석을 캐며 대를 잇고 있다. 등록된 광산만 1백7개,석공은 1천2백여명이며 연간 1백38만t의 대리석을 생산,전세계에 판다.매장량이 30년 이상 채굴가능한 봉우리만 수십개이다. 해발 4백80m의 판티 스크리티 동굴은 1백년전 한 석공이 대리석 광맥을 발견,산을 파들어간 것이 갱구처럼 굴로 커진 곳이다.굴의 길이가 1㎞를 넘고 막다른 곳은 해발 7백m.산을 뚫고 들어가 한 복판에다 높이 1백m,너비 2백m의 인공 광장을 만들었다.대리석의 황제로 불리는 그 유명한 「화이트 카라라」가 나오는 곳이다. 그러나 이탈리아 대리석의 명성이 풍부한 자원에서 나오는 것만은아니다.더 좋은 돌을 구하기 위해 수세기동안 석산을 파들어간 장인 정신이 오늘날 이탈리아 대리석을 키운 것이다.대리석을 자르는 「갱서」와 「불도저」가 망치와 정을 대신했지만 깎고 자르고 다듬는 기술은 천년전과 다름이 없다.오히려 석공들의 손을 거치면서 기술은 한층 나아졌다. ○등록된 광산 1백곳 카라라에서 지중해를 따라 남쪽으로 7㎞떨어진 마사의 코제마사.대리석과 화강암을 가공해 일본,영국,사우디 아라비아,중국 등 전세계에 수출한다.지난 80년 설립,14년만에 매출이 연간 2천만달러를 넘었다.카라라의 대리석을 쓰기도 하지만 터키,이스라엘,포르투갈,남아공 등에서 대부분의 원석을 사온다.자원의 혜택은 별로 받고 있지 않는 셈이다. 돌을 사서 10㎝간격으로 자르고 흠이 난 부분을 메운 뒤 표면을 깨끗이 다듬는다.이어 고객이 원하는 크기대로 또 자르고 칠을 해 광을 낸다.우리나라의 화강암 가공 공정과 조금도 차이가 없다.기계도 같고 일하는 근로자 수도 비슷하다.그런데도 가공된 대리석의 색깔,표면,무늬 등은 비교가 안된다.가격도 몇 곱절 비싸다. 이 회사 프랑코 주스티 사장은 『달리 비결이 없다.예부터 전해지는 기술대로 자르고 닦고 칠했을 뿐이다.다른 게 있다면 돌의 색깔과 생김새만 봐도 어느 곳에 사용해야 제 특성을 살릴 수 있는지 금방 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손으로 하든 기계로 하든 돌을 알고 가공을 하느냐가 핵심이라는 얘기이다. 몇 해전 이런 일이 있었다.한국의 유명 대리석 업체가 이탈리아에서 대리석을 원석으로 수입해 가공했다.그런데 돌 자르는 톱인 「갱서」만 대면 「쩍」소리를 내며 대리석이 산산 조각이 났다.이탈리아에선 나무를 깎듯 정밀하게 잘라지는 것을 확인한 터라 불량품이라고 클레임을 제기했다. 이탈리아 기술자가 급파돼 확인한 결과 「갱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정이 났다.화강암은 대리석보다 5배 이상 단단해 특수 강철 「갱서」를 사용하는데 화강암용 「갱서」로 대리석을 잘라 산산조각이 났던 것이다.닭잡는데 소잡는 칼을 쓴 격으로 돌에 대한 깊은 지식이 없다는 얘기다. 이탈리아에서 10년 이상 대리석을 수출해온 교민김충렬씨는 『한국의 석재업체들은 돌의 특성은 생각지 않고 무조건 비싼 돌만 찾는다』며 『좋은 돌보다 적합한 돌을 쓰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코제마의 기술 책임자인 기세페 밀라니씨는 『이 곳에선 돌을 안고 태어난다는 말이 있을 만큼 돌을 잘 안다.게다가 2천년 이상 축적된 장인들의 기술도 있다.이 것을 고스란히 공장에 옮겼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선대의 장구 그대로 마사에서 남쪽으로 15㎞떨어진 피에트라산타시.이곳에선 3대 이상 석재를 가공한 업체가 흔하다.10대째 가업을 잇는 업체도 있다.선대가 쓰던 장구도 그대로이고 같은 제품만 반복해 만든다.정밀기계도 아닌데 1㎜의 오차도 없다.돌을 잘 알기 때문이라고 이 곳 사람들은 말한다. 카라라의 마지막 장인인 콘트리 디노씨(83)는 아직도 「마르텔도(망치)」와 「스칼페다(정)」를 고집한다.아들인 프랑코씨가 사용하는 기계보다 더디긴 하지만 기계가 못내는 문양을 옛것 그대로 그려낸다.12살때인 지난 23년부터 70여년간 묘비에 문양을 새겨온 디노씨는 『기계를 반대하는 것은아니다.새 것도 좋은 점이 있다.단지 아들에게 전통이 무엇인지 가르치기 위해 망치를 든다』고 한다. 마사,카라라 지역의 대리석 공장은 1천2백62개.관련 종사자는 8천9백명으로 한회사의 평균 근로자는 8명꼴이다.2∼3명의 가내 수공업체도 6백여개나 된다.마사의 북쪽 포르테 다이 마르미(돌의 강함이란 뜻)에서 대리석을 가공하는 디 안젤로씨는 『대리석 가공업체가 점차 대규모,기계화되고 있다.그러나 가공 과정은 일일이 손으로 한다.손과 대리석 사이에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기계가 끼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북서부 베네토주에서 유일하게 대리석 가공기술이 발달한 베로나시에서 20년 이상 원석을 가공,수출해온 델리로씨는 이렇게 말한다.『대리석은 수만년에 걸쳐 형성된다.종류만 3백가지가 넘고 지역마다 색깔과 특성이 다르다.2∼3년 돌을 연구해선 색깔과 돌의 이름도 구분하지 못한다.이탈리아는 이미 2천년전부터 대리석으로 길을 내고 집을 지었다.나무 문화권인 한국,중국,일본과는 다르다.기울어도 무너지지 않는 피사의 탑이 이탈리아 대리석의 현주소이다』
  • 섬유업(이탈리아 중소기업 탐방:3)

    ◎3분 걸려 짠 직물 30분간 검사/“고품질만이 살길”… 검사공정 3배 강화/정보제공 등 염색업체와도 긴밀 협력/클레임 한건 없고 광고 안해도 각국의 바이어 몰려 피아트의 아성인 피에몬테주 토리노에서 북동쪽으로 60㎞ 떨어진 비엘라.15세기 때부터 직물업이 성해 프랑스 왕족도 이 곳 원단만을 찾았다는 모직물의 도시이다. 비엘라에서 자동차를 타고 북쪽으로 30분정도 가면 알프스의 언저리에 해당하는 「발레사모」에 다다른다.계곡속의 마을이라는 뜻의 이곳에서 1세기가 넘도록 모직물을 만들어온 가르란다사는 연간 매출액이 2백억원을 넘는 이 지방의 대표적인 모직물 생산업체이다. 1881년 원단 하청업체로 출발,지금은 원사와 원단을 함께 만들며 생산량의 70%를 세계 2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고객의 관심을 끄는 환상적인 원단을 만든다는 사훈를 지녔지만 기업광고나 제품선전은 한번도 한적이 없다.그럼에도 「가르란다」라는 브랜드는 국경을 넘어 전세계 의류업체에 알려져있다.그래서 매년 여름,겨울 시즌을 앞두고 세계곳곳에서 수십명의바이어들이 이 계곡마을을 찾는다. ○디자인실 벽 유리로 가르란다에 특별한 노하우나 원단을 짜는 비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편직기나 실틀도 다른 업체와 같고 실의 소재는 중국이나 페루·호주 등 다른 나라에서 대부분을 수입해 쓴다.종업원도 1백50여명에 불과하고 생산 공정은 19세기때와 달라진게 별로 없다. 그러나 품질의 검사 과정을 강화하고 중간 공정을 몇번이고 반복,제품의 질을 높이고 있는것이 이 회사만의 강점이다.최근 염색업체와의 공조 체제를 강화,기술 개발에 힘쓴 것도 남다른 점이다.주로 평범하면서도 흉내내기 힘든 독특한 특징을 지녔다. 먼저 디자인실을 들러보면 가르란다의 세심함을 엿볼 수 있다.30평 남짓한 방의 천장과 벽이 모두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졌다.하루 종일 태양 빛이 내부를 비춰 전등이 거의 필요없다.실외에서의 색상과 전등 아래에서 보는 색상은 엄연히 틀리다는 사실을 고려한 구조이다. 「그런 것까지」하고 웃고 넘어갈 수도 있고 「누구나 아는 것」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그러나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을 실천에 옮긴 점이 제품의 질을 높이고 있다.백화점에서 산 물건이 집에서는 다른 색으로 보여 실망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에겐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그 뿐 아니다.가르란다는 가늘고 질긴 실을 뽑기 위해 생산공정을 여러차례 반복한다.실을 짜기전 한번으로도 충분한 세탁과정을 2∼3차례 반복하고 원단의 표면을 고르게 하기 위해 건조과정을 2∼3배 더 오래 한다. 그만큼 시간과 일손이 많이 필요하지만 품질과 가격도 함께 높아진다.게다가 품질의 신뢰성도 한층 높인다.그래서인지 다른 회사들이 양털 1㎏으로 1만5천∼1만8천m의 원단을 짜는데 비해 가르란다는 2만m의 원단을 짜고 값도 10∼20% 높게 받고 있다. 원단을 검사하는 종업원도 별도로 10여명을 두고 있다.기계가 고장나지 않는 한 특별한 검사를 하지않는 게 직물업계의 상식이지만 이회사에서는 일일이 손으로 만져보고 눈으로 확인하는 공정을 추가하고 있다.때문에 기계로 원단을 짜는데는 3분밖에 걸리지 않지만 검사과정은 30분 이상이 소요된다.배보다 배꼽이 더 크지만 가르란다는 1백년이상 이 방식을 지켜왔다. ○값 10∼20% 더 받아 이같은 과정을 거쳐 가르란다가 해마다 생산하는 원단은 서울과 부산을 한차례 왕복하고도 남는 1천2백㎞에 이르고 있다.그러나 클레임은 단 한건도 없을 만큼 뒷마무리는 완벽하다.생산하는 원단의 종류,색깔,무늬 등도 4천가지나 된다.원단 한가지의 길이는 3백ⓜ 정도로 역시 다품종 소량생산원칙을 지키고 있는 셈이다. 가르란다의 제품이 뛰어난 또다른 이유는 염색업체와 철저한 수직적,수평적 공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가르란다는 지난 79년부터 비엘라에 위치한 염색업체 코텍스사에 모든 직물의 염색을 맡기고 있다.코텍스사도 종업원이 14명에 불과한 중소기업이지만 컴퓨터로 원사의 특성을 1백% 분석,소화한 뒤 염색을 한다. 그러기 위해선 가르란다로부터 염색할 원사나 생산할 원단에 관한 정보가 필요하다.회사의 기밀이나 남에게 알리기 싫은 것도 있을 수 있다.그러나 가르란다는 서슴지 않고 자료를 준다.보다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이다.염색을 대행하고 맡기는 관계라기 보다 대학의 공동 연구실과 업체 같은 협력관계이다. 이같은 협력 체제에 힘입어 2년전만 해도 실을 분석하고 염료의 배합을 정하는 등 염색하는데 최소한 2주일이 걸렸으나 지난 해는 1주일,올해는 2일로 크게 줄였다.가르란다의 생산공정이 빨라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코텍스는 현재 물을 사용하지 않고 염색하는 방법을 연구중이다.물 대신 컴퓨터를 이용,염료를 섞지 않고 털이 지닌 자연 색상의 배합만으로 색깔을 만드는 기술이다. 비엘라에 있는 직물업체는 약 5천개,이중 대부분이 염색업체와 정보를 주고 받으며 품질 향상에 힘쓰고 있다.보통 1개의 염색업체가 30∼50개 직물업체와 거래하며 이중 3∼4개 업체는 가르란다와 코텍스의 경우처럼 새로운 기술 개발에 함께 힘쓰고 있다. 이탈리아 울 생산협회의 회장이기도 한 파올로 네그리 가르란다 사장의 얘기이다.『발레사모에서 광고를 하는 기업은 한 군데도 없다.광고할 시간과 돈이 있다면 새로운 원단을 연구하고 더 좋은 기계를 사는데 쓸 것이다.제품의 질을 높이고 소비자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게 바로 가장 좋은 광고이다.그러기 위해선 관련 업체끼리의 긴밀한 협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 신원/스웨터품목 세계 최대업체로 발돋움(앞서가는 기업)

    ◎20년간 연 50% 이상 초고속 성장/카페트 등 제품 다각화… 인니 이어 중국 진출/20여개국 수출… 올 총 매출 2천5백억원 불황속에서도 최고수준을 지향하는 장인 정신과 국제화 전략으로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신원(사장 김상윤)은 스웨터 하나로 세계를 제패한 전문 의류업체이다.이 회사는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에서 벗어나 고가 위주의 자기상표로 수출한다는 경영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신원에는 「불황은 없다」라는 말이 나올 만큼 지난 20년동안 초고속 성장을 해왔으면서도 조금도 고삐를 늦추지 않고있다. 이 회사의 「베스띠벨리」라는 상표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도 이때문이다. 신원은 스웨터 수출업체로는 처음 인도네시아등 해외에 현지법인을 설립,수출 전진기지도 마련했으며 기업이익을 재투자,신제품을 개발하는데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게다가 거래처와의 신용을 지키기 위한 것 말고는 출혈 매출은 단 한 건도 없다. 지난 80년대 말부터 섬유업계가 불황을 겪는 속에서도 유독 신원만이 50% 이상씩 고속 성장을 해온 것도틈틈이 내실을 다져왔기 때문이다.지난 90년 「베스띠벨리」,「씨」등 고유브랜드로 내수 시장에 뛰어든 것도 수출을 위한 장기포석의 일환이었다. 91년까지 연 4백억원을 밑돌던 내수 매출액이 지난해 8백3억원으로 늘어났다.올해도 1천3백억원을 무난히 초과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 목표는 1천9백억원으로 늘려 잡았다.다른 업체가 고작 10% 남짓 늘리는데 비하면 놀라운 목표이다.때문에 업계에서 신원의 경영및 영업 스타일을 연구하기 위해 대기업까지 실무 조사단을 파견하기도 했다. 그러나 성장 비결은 생각보다 간단하다.성실과 믿음이 전부이다.여기에 모든 면에서 최고를 지향하는 장인 정신이 합쳐져 초 일류화 기업의 터전을 일궜다. 신원은 지난 73년 자본금 1천만원의 가내수공업체 「신원통상」으로 출발했다.12대의 편직 기계로 스웨터를 짜 일본에서 보따리 장사를 했다.그러나 물건을 못팔더라도 제값이하로는 거래를 하지않았다. 저급의 의류업체로 전락하지 않기 위한 노력이었다.이에 따라 일본·동남아 지역에서 조금씩 알려지면서 미국·영국등에서도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창업 10여년만인 84년에 5천만달러를 수출한데 이어 87년에는 1억달러를 돌파했다.스웨터 단일 품목으로는 세계 최대업체로 발돋움 한 것이다.신원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제품 다각화를 꾀했다. 그동안 얻은 신용을 바탕으로 니트,재킷,카페트등을 직접 만들어 수출했다.반응이 좋았다.그러나 신원만의 고유 브랜드는 없었다.몇가지 상표를 붙여 수출을 해보았으나 OEM 방식 만큼 신통치는 않았다. 이 때부터 자기 상표를 붙여 수출할 계획을 세웠다.나아가 스웨터 뿐아니라 고가 신사·숙녀복으로 세계 패션을 선도한다는 생각도 갖게 됐다.먼저 내수 시장을 공략한뒤 눈을 세계로 돌리기로 했다. 88년 기업을 공개하면서 자본금을 60억원으로 늘렸고 89년에는 내수사업본부를 발족하고 신의 인도를 받는다는 「에벤에셀」이란 이름을 붙였다.90년 신원으로 회사명을 바꾼뒤 아름다움이란 뜻의 「베스띠벨리」,이탈이아어로 허락의 「씨」등 숙녀복 브랜드와 생활이란 뜻의 남성복 브랜드 「모무스비벤디」로 내수 시장을 공략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도박」이란 말로 무모하다고 지적했다.그러나 연간 50% 이상 성장을 거듭해 불과 3년만에 업계 수위를 넘보고 있는 것이다.톱 스타를 내세운 광고전략이 주효한 탓도 있지만 품질 최고주의를 내세운 영업전략의 과실이다. 수출도 큰폭으로 늘고있다.지난 91년 인도네시아에 현지법인 신원에벤에셀을 설립한데 이어 지난 7월 중국에도 청도신원유한공사를 세웠다. 올 1억5천만달러의 수출에 이어 내년에도 2억5천만달러의 목표를 세웠다. 수출을 포함한 총매출을 올해의 2천5백억원보다 60%나 높인 4천억원으로 잡았다.그동안 일본·유럽·미주지역등 20여개국 4백여곳에 수출을 해오면서도 클레임이 걸린 것은 몇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신용을 철저히 지켰다. 박광웅 기획조정실장은 『섬유산업이 하향 산업이라는 말은 개성과 품질을 중시하는 국제화 추세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에만 해당된다』면서 『신원은 다음 세기인 21세기에는 패션의 본고장이 유럽에서 동북아의 한반도로 옮겨오도록 질주해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품질향상뒤지고…/가격경쟁안되고…/섬유수출 설땅 잃어간다(심층취재)

    ◎대구·경북 「중추산업」 활로는 어디에/업체 97% 영세… 하청 임가공 의존/신소재·기술개발보다 모방 급급/국제정보센터 운영… 시장다변화에 적극 대응/물량위주 탈피,다품종·소량생산체제 전환을/노후시설 개체 등 금융지원 강화 절실 섬유산업은 이미 사양길에 접어 들었는가.지난 90년까지만해도 순수교역 흑자가 전자제품의 두배에 이르는 등 우리나라 수출산업을 주도했던 섬유산업이 최근 큰위기를 맞고 있다.우리제품이 미국·동남아 등 주요 수출시장에서 중국·태국·인도네시아 등 후발국의 값싼 제품에 밀려나고 일본·이탈리아 등 섬유선진국에 비해 기술 경쟁력도 떨어져 설땅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최근 몇년사이 극심한 수출부진으로 관련업계가 잇따라 도산하는가 하면 조업률도 계속 떨어지자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섬유산업이 치유가 불가능한 상태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국내 섬유산업의 메카인 대구지역 섬유업계의 실태를 중심으로 섬유산업의 현주소와 미래를 점검해 본다. ▷섬유산업실태◁ 대구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굴지의 합섬직물산지로서 이 지역 산업구조 자체가 거대한 섬유제조업군으로 형성돼있다. 대구·경북지역에는 전국 섬유업체의 18%인 2천5백60개의 업체가 있으며 섬유산업의 중간업종인 제직 및 염색가공시설은 각각 전국의 78.2%와 35.2%가 밀집돼 있다. 특히 최근 세계적인 유행품목으로 성장하고 있는 폴리에스테르직물의 가공시설은 85%가 지역내에 몰려 있다. 그러나 전체 업체의 97.5%인 2천4백96개업체가 종업원 3백명 이하의 영세규모이며 기업형태도 85.4%가 가족중심의 개인업체로 전체업체의 75% 정도가 대기업이나 수출상사에 의존하는 하청임가공 생산형태를 취하고 있어 기술축적과 기능숙련 등에는 구조적으로 취약점을 지니고 있다. 지난 70년대 국내 전체수출액의 30%이상을 차지했던 섬유산업의 비중이 80년대 들어 25% 수준으로 낮아진데 이어 최근에는 23%선으로 떨어진 것도 이같은 섬유산업의 취약구조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지역수출 물량의 54%를 차지하고 있는 홍콩지역 수출물량이 줄어들면서 시작된 대구·경북지역의 섬유경기 위축은 최근까지 전혀 회생의 기미를 보이지 않은 채 지역업체의 잇단 휴·폐업 및 도산 등으로 이어지고 있어 섬유관계자 및 시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섬유기술진흥원(원장 유재선)의 조사결과 지난 2월 대구·경북지역의 섬유산업 정상조업률은 66.2%로 지난해 7월이후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염색의 경우 정상조업률이 35.1%로 지난해 같은 기간 61.2%보다 무려 26.1%포인트가 떨어졌으며 직물은 51.5%로 지난해 69.5%보다 8.0%포인트,메리야스가 65.7%로 5.7%포인트,견직물이 73.9%로 1.0%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진원인◁ 이같은 조업률 하락과 업계의 휴·폐업 도산 등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수출부진이 43.1%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내수부진과 자금난이 각각 22.1%,21.2%로 조사됐다. 폴리에스테르·나일론 등 화섬직물의 경우는 83.8%가 수출부진에 의한 조업하락으로 나타나 국제경쟁력 회복이 가장 큰 과제로 꼽히고 있다.국내·외적인 여러가지 변화요인에 국내업계와 관계기관이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우회수출 기지인 홍콩시장의 경우 1달러당 12원 수준이었던 인민화폐가 지난해 7월 9원으로 절상되면서 현지 수입상사들이 우리 상품의 수입을 꺼리고 있는데다 국내 염색가공물량 가운데 상당량이 클레임에 걸려 수입선을 변경하고 있는데도 전혀 대책을 세우지 못한채 국내업체끼리 덤핑경쟁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이탈리아 등 선진국과 중국·태국·말레이시아 등 후발국과 해외시장에서 기술·가격·품질 등 각 부문에서도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는 것도 우리 섬유산업의 어려움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기술의 경우 선진국에 비해 화섬은 85% 염색가공은 50∼60% 수준으로 끌어 올렸으나 경쟁국과 후발국도 이미 가각 60∼80%,45∼55% 수준에 이르러 경쟁력을 잃고 있다. 지난해 수출클레임이 직물 1백3건,의류 65건으로 지난 90년 각각 65건과 46건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도 이같은 섬유업종 근로기피 현상을 반영한 대목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간당 인건비는 우리나라가 3.6달러로 중국·태국등의 0.34∼0.87달러에 비해 월등히 높고 노동생산성 역시 우리나라를 1백으로 잡았을때 대만 1백22,홍콩 1백30,일본 5백50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지역섬유업계가 안고 있는 구조상의 문제점으로 ▲소품종 대량생산 ▲중간소재에의 특화 ▲의료소재의 특화 등을 지적하고 있다.그동안 소품종 다량생산체제에 안주해 왔고 미가공상태에서 염색까지의 중간소재 생산에 치중,최종소비자의 기호변화에 따른 패션시장에 반영하지 못해 왔다.또 합섬직물 분야의 지나친 특화로 인테리어나 산업용 자재등과 같은 비의류분야의 비율이 극히 낮고 탄소섬유·광섬유·플라스틱 등 통신·의학분야로의 진출이 가능한 첨단 섬유부문의 개발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책◁ 대구시와 섬유기술진흥원은 올해를 「섬유산업 육성의 해」로 정하고 섬유관련 신기술개발 및 해외시장 개척 등 섬유산업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또 내년부터 오는 98년까지를 섬유발전 5개년계획기간으로 설정하고 이에대한 체계적인 발전계획 마련을 위해 지난해말 대구·경북개발연구원에 용역의뢰 했다. 국내섬유산업의 여건은 갈수록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이같은 극심한 불황도 원사·직물·염색가공업계 등 섬유관련업계의 유기적인 협조체계와 기술 및 소재개발의 공동노력으로 극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지역화섬직물업계들이 화섬직물수출특별위원회(위원장 김대호)를 결성,해외시장에서의 출혈경쟁을 막고 신기술의 공동개발에 나서기로 한 것은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같은 업계의 자구노력과 함께 생산체제의 변혁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량생산체제는 코스트 절감효과는 있으나 가격경쟁이 이미 상당부분 약화된 만큼 품질향상과 제품차별화를 위해서는 다품종소량생산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물량위주의 저가수출품은 생산설비를 과감히 해외시장으로 이전하고 지역업계에서는 고급품 개발과 함께 고부가상품인 첨단섬유부문으로의 투자가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또생산구조 개선과 노후시설 개체작업 및 운영난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당분간 과감한 금융지원도 병행돼야 한다고 지역업계는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 진단/“「종합패션센터」 건립 국제화 기반조성”/섬유대학 설립… 전문인력 양성/해외시장 개척­기술개발 지원/신석규 대구시 섬유담당관 『섬유산업은 인구가 늘어날수록 수요가 증가하고 문화가 발전할수록 고급화하는 산업적 특성을 갖고 있는 만큼 사양산업이라기보다 첨단산업화로 높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유망산업입니다』 신석규대구시섬유담당관(59)은 영국과 미국의 섬유산업 사양화과정을 예로 들어 섬유산업이 필연적으로 사양화 할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을 반박했다.신소재 개발 등 기술고도화와 함께 고부가가치산업인 패션산업과 병행 육성할 경우 무한한 개발 가능성을 가진 산업이라는 분석이다. 신담당관은 『그동안 수출과 내수부진 등으로 침체의 늪에 빠져 있으나 중국특수가 점차 살아나면서 섬유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섬유산업 지원에 대구시의 전 행정력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다양한 소재의 개발,제직공정에서의 엄격한 품질관리,염색가공공정의 합리화와 과학화,텍스타일과 패션디자인의 개발 등을 업계와 관련기관단체 및 행정기관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할 부문으로 꼽았다. 신담당관은 또 『대구가 섬유도시로 유명하나 이곳에선 제작만할뿐 봉제와 수출은 서울에서 이뤄져 경쟁력 약화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만큼 서울 의존적 유통구조 개선에 주력하겠다』며 『상설전시장·정보센터·무역지원기능·쇼핑센터 등의 지원기능을 갖춘 종합패션센터를 건립,생산지 중심의 국제화 기반을 조성하고 지역섬유업계의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섬유기술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섬유전문대학을 지역업계와 학계의 협조를 얻어 설립하고 관련섬유단체와 지역대학이 공동으로 기술개발에 주력할 수 있는 여건 마련에도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금융의 우선 지원과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갖가지 지원책을 마련,섬유업계의 해외경쟁력 육성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또 이같은 지역섬유업계의 극심한 불황타개를 위해서 섬유업계에 대한 현황분석과 체계적인 지원대책 등 전반적인 정밀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지난해 12월에는 1억2천만원을 들여 대구·경북개발연구원에 「섬유산업발전 5개년(94∼98년)종합개발계획」을 용역 의뢰했으며 오는 9월쯤 종합계획이 마련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럭금,“고객과 함께” 캠페인/클레임제품전시회 등 이색행사

    ◎경영진 점원근무·반산회참석도 럭키금성그룹이 4월을 「고객의 달」로 정해 범그룹차원의 다양하고 대대적인 대고객 캠페인을 시작했다. 럭키금성그룹은 앞으로 한달간 전국의 모든 계열사 사업장에서 총 1천여건에 달하는 대고객 행사를 벌일 예정이다.이 행사들은 고객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사은행사라는 측면도 있다.하지만 이보다는 기업의 모든 사고와 행동을 결정하는 가치판단의 기준이 「고객」이라는,「새로운 경영이념」을 실천하는 기업의 자기개혁 운동의 성격을 띤 것이어서 주목된다. 럭키금성그룹은 1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구자경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임직원 3백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객의 달」 선포식을 갖고 자기개혁 운동에 착수했다. 각 계열사별로 실시하게 될 「고객의 달」행사 중에는 매우 이색적인 활동들이 많다. (주)럭키는 이 기간중 여천과 청주·울산등 3개 공장에서 「클레임제품 전시회」를 갖는다. LG유통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고객의 불만을 듣고 이를 경영에 반영하기 위해 「찾아가서 듣습니다」행사를 펼친다.전 임직원들이 한달간 경기 안산 지역의 반상회에 참석,주민들의 의견을 직접 듣는다. 럭키금성상사와 LG신용카드는 사장등 최고경영층과 사무직사원이 하룻동안 매장 점원으로 근무하면서 고객 의견수렴과 친절운동을 벌이는 「1일 현장근무」활동을 전개한다. 럭키금성그룹 회장실 산하의 경영혁신활동 전담부서인 V­추진본부 조준호부장은 『고객은 바로 기업의 생명과도 같다』면서 『우리 스스로 고객의 입장이 돼 우리 기업을 객관적으로 체험해보는 계기로 삼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이같은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 가전업계 불황탈출 안간힘(업계는 지금…)

    ◎수출 3년째 감소… 원목값은 올들어 30% 올라/새 디자인 개발·감량경영 서둘러 가구업계가 장기간의 불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지난해 내수와 수출이 모두 줄어든 가구업계는 올들어 신제품 개발로 내수신장 및 수출회복을 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그동안 건설업의 활황에 힘입어 짭짤한 재미를 보았으나 그런 특수는 또다시 기대할 수 없게 됐다.내수시장이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들어 원목 값이 지난 연말에 비해 15∼20% 가량 올라 설상가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가 대부분의 원목을 들여오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열대림보전 문제가 제기된 리우환경회의를 계기로 원목 금수조치를 취하거나 수출세를 1백% 인상했다.자원의 무기화인 셈이다. ○수입은 해마다 늘어 지난 89년까지는 가구수출이 제법 잘 됐으나 90년에는 전년보다 5.6%가 준 1억6천만달러,91년에도 11%가 감소한 1억4천2백만달러,지난해 11월까지는 18.9%가 준 1억7백만달러에 그쳤다.이는 인건비가 경쟁국들에 비해 크게 올라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데다 제품의 끝마무리가 좋지 않아 클레임이 예전보다 늘어나는등 품질경쟁력마저 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수입은 해마다 크게 늘어난다.지난해 11월까지 총수입액은 6천6백만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23.8%가 증가했다.호화가구의 대명사인 이탈리아 가구의 수입은 1.8%가 줄었으나 일본 가구의 수입은 1백40.3%나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가구 제조업체는 3천여개나 된다.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종업원 5∼30명인 중소기업이 대부분이라 지난해에는 불황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는 영세기업이 속출했다.그러나 우리와 경제규모가 비슷한 대만의 가구업계는 우리보다 15배나 많은 15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우리의 경쟁력 수준을 말해주는 객관적 증거이다. 이같은 내우외환을 극복하기 위해 대부분의 업체들은 해외매장을 축소하거나 현지인을 통한 판매에 주력하는등 나름대로의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해외 현지법인을 통한 수출방식도 업체 특성에 맞게 개선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가구 수출업체로 법정관리를 받는 보루네오가구는 감량경영에 나서 일본의 현지법인을 철수시키고 미국과 홍콩의 매장도 축소하거나 기능을 바꾸는등 구두쇠작전에 나섰다. 미 LA의 쇼룸도 14개에서 3개로 줄였으며 동부지역의 판매거점인 뉴욕의 경우 비용이 많이 드는 쇼룸을 없애고 현지 딜러를 적극 활용하는 체제로 바꿨다.제품도 목재 일변도에서 벗어나 칸막이나 파일박스등 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지법인·매장축소 지난해 6백50만달러어치를 수출하는등 꾸준한 신장세를 보인 한샘퍼시스는 미려한 디자인과 깔끔한 배선처리로 단장한 「탑라인」시리즈와 경량 칸막이에 즉시 설치할 수 있는 조립식 사무용가구 「옵티플랜」시리즈를 개발,주력상품으로 키울 방침이다.그동안 소홀했던 러시아와 중남미 시장을 개척키로 하고 종합상사와 연계한 수출도 계획하고 있다. 현지법인을 통한 수출이 90%에 달하는 동서가구는 홍콩법인을 활용,올해 2백만달러어치를 수출할 계획이다. 현대리바트의 경우 미국 현지법인이 주문을 하면 울산공장에서 가구를 만들던 방식이 인건비 상승으로 한계에 달하자 요즘은 태국등 임금이저렴한 국가에서 생산하는 방식으로 바꿨다.또 완제품 수출 일변도에서 벗어나 장롱손잡이나 문짝·합판등 원부자재 수출에도 신경을 써 올해 1천만달러를 수출할 계획이다. 한샘·히코·만대가구·미라노가구·다다인터내쇼날·리오가구등 중견 수출업체들도 올해 수출목표를 지난해보다 20∼30%씩 늘려 잡았다. 대한가구공업협동조합연합회 이재선회장은 『한 업체에서 모든 제품을 생산할 것이 아니라 제품별로 전문화·세분화시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중·저가제품의 경우 고임금으로 채산성이 맞지 않는만큼 생산기지를 과감하게 이전하거나 기술축적을 통한 고부가가치제품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 전자3사,미 방명특허 임의사용/2천만불 지불 합의/클레임제기 늘듯

    한미간 지적소유권문제가 통상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등 국내 전자업체들이 한 미국발명가의 특허를 임의로 사용하다 수천만달러의 특허료를 물게 됐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발명가 제롬 레멀슨씨는 삼성전자와 금성사,금성일렉트론 등 3사에 특허클레임을 제기,최근 이들 3개사로부터 2천1백만달러 상당의 특허료를 받아내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별로는 삼성전자가 가전과 반도체 부문에서 1천8백만달러,금성사가 1백여만달러,금성일렉트론이 2백만달러에 달하며 현재 협상이 진행중인 현대전자와 대우전자,현대자동차까지 포함할 경우 국내업체의 특허료 지불액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레멀슨씨는 이들 업체외에 앞으로 중소전자업체에 대해서도 특허료 지불을 요구할 것으로 보여 「레멀슨 특허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 한·중건설협력각서 서명 서영택 건설장관(인터뷰)

    ◎“투자보장책 마련에 힘쓸터”/업체에 현지정보제공 등 최대지원 서영택건설부장관은 11일 한중간 건설협력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올 상반기중 양국간의 실무진들을 통해 합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을 방문,양국간 건설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10일 귀국한 서장관은 또 『현재 양국이 건설부문에 대해 협조하겠다는 원칙에는 일단 합의했으나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세부적인 사항은 관계기관과 충분히 검토한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중국 방문의 효과는. ▲상당히 우호적인 분위기속에서 회의가 진행됐다.원칙적인 합의사항은 주택·도시등 전문건설 공무원들에 대한 상호방문교육,건설관련 국영기업체간의 기술교환,국토개발원등 연구기관에 종사하는 연구원들의 공동연구,해외건설협회끼리의 정보교환등이다. 특히 중국은 자신들의 기술인력과 우리측의 기술 및 자본이 합쳐지면 중국경제개발계획기간이 상당히 당겨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언제쯤 우리 건설업체들이 중국에 진출할수 있으며 이들에 대한 정책적 배려는.▲올 상반기중 양국의 실무진들이 충분한 토의와 검토를 거친후 확정될 것이다. 국내업체들의 건설대상은 도로·다리등 사회간접자본보다는 주택등 민간시설 확충이 될것으로 본다. 이는 현재 중국전체의 80%가 농촌화 돼있어 경제성장에 따른 도시화과정에서 주택재개발 사업등이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진출업체에 대한 정책적 배려는 앞으로 재무부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최대한 지원할 생각이다.또 중국진출업체들을 위한 복합건물로 한국회관설립을 검토중이며 직원들의 자녀들을 위한 교육기관등의 설립도 계획중에 있다. ­중국 진출에 관련해 예상되는 애로점은. ▲투자에 대한 보장책이 제일 급선무다. 이와함께 클레임등 상사분쟁도 역시 예상되지만 실무진들이 충분히 검토하면 이에대한 방비책이 있을것이다. 특히 진출업체들이 중국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입수할수 있는 창구가 없어 애를 먹고있다. 중국정부와 협의해 업체들이 정확한 정보를 입수할수 있는 정부차원의 공식창구를 마련할 것이다.
  • 보증 수출검사제 내년 시행/공진청/클레임제기땐 정부가 보상

    정부는 수출검사를 받은 상품의 품질에 대해 클레임이 제기될 경우 정부가 손실을 보상해주는 보증수출검사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 수출기업에 공진청등의 품질검사 전문요원을 파견,풀질향상을 지도하는 홈닥터식 책임기술지원제를 실시하고 불량률이 높은 수출업체에 대해서는 무역금융등의 지원을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신국환 공업진흥청장은 15일 무역협회에서 최각규 부총리및 이용만 재무 한봉수 상공부장관,무역업계 대표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10차 무역애로타개 합동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수출상품 품질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신청장은 『우리 수출상품의 품질불량률이 지난 90년 평균 6.1%에서 지난해 5.3%로 낮아졌으나 아직도 일본(1%)이나 대만(1.2%)보다 높아 외국바이어의 불만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진청은 이에 따라 앞으로 수출검사를 임의검사로 전환하되 품질 클레임이 제기된 업체에 대해서는 일정기간 특별검사를 실시하고 그래도 불량률이 낮아지지 않을 경우 무역금융등 수출지원을 제외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특히 수출품목 생산업체중 불량품이 많은 중소기업에는 공진청이나 공업기술원,수출검사소등의 전문요원을 수시 또는 일정기간 파견해 기술지도를 실시하는 한편 공업표준화법,공산품 품질관리법,계량법 등 품질관련 3개법을 각각 산업표준화법,품질경영촉진법,계량 및 측정에 관한 법률로 개정키로 했다. 이밖에 주요 수출품목에 대해 국산과 외국제품의 장단점을 정밀 분석해 정기적으로 업계에 제공하고 무공의 해외지사망을 통해 현지 소비자들의 불만사항등을 수시로 파악해 알림으로써 품질개선을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 “한국은 천국같은 시장/비쌀수록 선호… 클레임도 없어”

    ◎외국조사단 보고서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본격적인 시장개방기에 들어간 한국시장 침투를 위해 시장성조사를 마친 외국기업들의 조사단은 한국시장을 『소비자들이 외국제품에 대해서는 상품가격이 비쌀수록 선호하고 또 클레임도 거의 제기하지 않는,외국기업들에게는 천국같은 시장』이라고 자사에 보고를 하고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시장성 조사용으로 한국에 21인치 컬러TV 2천2백대를 판매한 프랑스 톰슨사의 경우 한국에 판매한 제품에 일부 기술상의 문제가 발생,이미 판매된 상품을대상으로 애프터 서비스에 주력했으나 2천2백대 중 소비자가 애프터 서비스를 요청한 것은 3대에 불과했다. 이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안테나가 불량한 것이라고 생각할 뿐 『비싸게 주고산 외국산 TV가 불량품일 리 없다』고 생각한 때문으로 이 회사는 분석하고 있다. 가격도 21인치 짜리 최고급 국산TV가 45만∼50만원인데 비해 이들 외국산은 65만∼70만원 선에 달하고 있으며 대형의 경우는 가격차가 더욱 심해 국산 33인치 짜리가2백80만원인데 비해 RCA34인치짜리는 4백만원 가량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톰슨사는 대당 1백∼3백달러의 이익을 낼 수 있는 21∼34인치의 한국판매를 위해 곧 텔레풍켄,RCA,GE,톰슨 4개 브랜드의 한국상륙을 준비중인 것으로알려졌다. 톰슨사는 이들 4개 브랜드중 일부는 회사를 인수하고 일부는 가전제품 분야만 인수를 마쳐 컬러TV 등에 대해서는 모두 취급권한을 갖고있는 회사다.
  • “한번 판 제품은 끝까지 책임집니다”/「품질보증제」 소비자에 인기

    ◎국내선 화장품·스프레이 2개사 채택/매출 급신장… 환불·교환요구 3% 불과/품질자신 있는 업체만 가능… 선진국선 보편화 국내에서도 품질보증제 시대가 서서히 열리고 있다.이는 품질보증제를 실시하지 않은데서 비롯된 소비자 피해가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것과 달리 품질보증제 제품들은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있기 때문이다. 제품의 우수성을 내걸고 품질보증제를 채택,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업체로는 로제화장품(주)을 우선 들수있다.품질보증제도 조기 정착 가능성을 보여주는 가운데 소비자보호분야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로제화장품은 지난 1월 스킨로션등 9개종류의 스킨캐어류 화장품을 가지고 첫 시판에 나서 매월 1백%의 매출액 신장률을 기록했다. 첫상품 9개 품목으로 매출액 1억원을 올렸던 로제화장품(주)은 2월에는 상품을 18종으로 늘려 4억원,그리고 지난 3월에는 매출액이 7억원에 육박했다.연말까지는 월매출액을 50억원으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기존의 7개 화장품기업이 90%가까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로제화장품(주)이 이례적으로 판촉에 성공한 것은 소비자들로부터 품질확신을 얻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품질보증제 도입으로 성공한 또다른 기업으로는 「아폴로」란 고유 브랜드로 가정용 스프레이용구를 생산하고 있는 대성산업.불과 2년전만해도 20%남짓하던 시장 점유율을 보였던 대성산업은 완전 품질보증제 실시를 계기로 80%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에비해 품질보증제가 정착되지 않은 상품을 구입한층은 많은 피해를 입고있다.최근 S전자 VTR를 할부로 구입하려다 거절당한 오태성씨(경기도 하남시 덕풍동)는 품질보증제를 실시하지 않은데서 피해를 당한 대표적 케이스.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오씨는 지난 89년 G사의 TV겸용 VTR를 12개월 할부로 구입했다가 3개월째부터 VTR작동이 불량,2번이나 수리를 받았다.그러나 VTR가 여전히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다른 상품으로 교환을 요구,매매 약관에 따라 할부금 납부를 거부했다. 그러자 G사측은 VTR를 회수해가면서 오씨를 자사는 물론 S전자등 다른 가전사에까지 악성채무자로 등록시켜결국 S전자 대리점으로부터 할부구입을 거절당하게 됐다는 것이다.오씨는 나중에 소보원의 도움으로 악성채무자 누명을 벗었으나 오씨와 같은 사례는 적지않을 것으로 추정돼 품질보증제 도입이 시급한 실정이다. 품질보증제란 판매한 제품의 품질·효능·포장에 이르기까지 메이커측이 제시했던 기대치에 못미칠때에는 품질보증기간에 상관없이 신제품으로 교환해주거나 환불해주는 장치.이 제도는 소비자보호의 완성형태로 이미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돼 있다. 로제화장품의 장호균사장은 『처음 품질보증제를 실시하면서 소비자 클레임이 쇄도할지도 모른다는 중압감을 느꼈었다』면서 『막상 제품을 시판한 결과 3%에도 못미쳐 품질의 우수성에 확신이 있는 기업이라면 품질경쟁시대를 열어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올 임금 총액 5%이내 인상 대신/“근소세공제율 40%로 올려야”

    ◎무역업계,수출애로 타개 합동회의서 건의 제2차 무역애로타개 합동회의가 24일 무역회관에서 최각규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이용만재무·한봉수상공부장관을 비롯,경제5단체장과 40여명의 업계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 업계 대표들은올해 임금인상을 총액기준 5% 이내로 제한하는 대신 근로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근로소득세의 세액공제율을 현재의 20% 수준에서 30∼40% 수준으로 올려달라고 건의했다. 또 무역금융을 이용할 때 중소업체의 담보범위를 확대하고 해외광고비에 대한 세액공제등 해외마케팅 비용의 세제지원도 아울러 건의했다. 업계 대표들은 이밖에 수출클레임과 관련된 위약금 등의 송금절차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직업의식/안태혁 보험감독원장(굄돌)

    일찍이 막스 베버는 『직업은 하늘이 내려준 소명으로서 천직과 같은 것이며,개인의 영예를 희생시키면서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것』이라고 했다.그래서 서구에서는 직업을 인간에게 부여된 일종의 의무와 봉사로 이해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직업관을 보면 책임의식이나 직업의 윤리성 보다는 극단적 이기주의로 변모되고 있는 것 같다.야근을 싫어하고 놀기를 더 좋아하며 더욱이기 힘들고,위험하고,더러운 일』은 피하려고 하는 풍조(3D 기피현상)가 만연되고 있다.그런가 하면 자기 직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걸핏하면 이리저리 옮겨 다님으로써 최근들어 이직률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또 제품의 불량률이 증가하여 수출 클레임이 급증하는등 여러가지 심각한 사회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지난해 우리 무역수지적자가 97억달러에 달했던 것도 따지고 보면 이와 같은 왜곡된 직업의식과 결코 무관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웃 일본이나 미국등 다른 나라에서는 직업에 대한 사명의식이 투철하다.어떤 직종에서일을 하든 그들 나름대로의 전문성과 긍지를 가지고 있다.비록 하찮은 일일지라도 모름지기 자기에게 맡겨진 일에 충실함으로써 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는 것을 보람으로 삼아 최선을 다하고 있다.직업이란 단순히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자신이 몸담고 있는 직장이 그저 먹고 살기 위한 노동의 장소로 전락해 버린다면 우리 인생이 얼마나 비참해지겠는가. 올해는 경기침체와 물가불안등 경제 사정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의 직업관을 바로 세워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새로운 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이미 개발된 기술을 활용해서 우리 모두가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겠다는 직업의식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그래서 각종 공산품의 끝손질에 이르기까지 한 치의 소홀함이 없이 최선을 다한다면 무역 적자도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더불어 사는 이 사회가 보다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우리의 직업의식을 재정립하는데 다함께 노력했으면 한다.
  • “소비자보호에도 『노하우』 필요”(소비자를 위해 뛴다:7)

    ◎기업소비자전문가회의 장용진회장/기술·QC처럼 국가별 비법화추세 소비자보호는 그 중요성이 인식되는 가운데 광역으로 확산될 때 실효를 거둘수 있다는 금성사 소비자상담실 장용진 상담실장(43).최근 기업소비자전문가회의(OCAP)제5대 회장에 재선됐다. 『이제 국내 기업들도 만족할만한 수준에는 못미치지만 소비자 보호가 기업의 사활을 좌우하는 핵심분야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읍니다.말그대로 물밀듯이 밀려온 외국제품이 우리 기업들에게 소비자 보호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준 각성제가 된셈이지요』 『그러나 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이 아직도 소비자 보호의 중요성을 머리로만 인식하고 있을뿐 가슴으로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소비자 상담분야가 한직으로 꼽히고 일부 기업에서는 소비자 불만 처리과정상 필수적인 전결권을 상당 부분 제한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소비자업무 실무자교육,기업소비자정보전시회,세미나,워크숍,조사 연구 출판사업및 국제 정보교류등 OCAP의 활동을 통해 최고 경영자들의 의식전환의 계기를 제공해나갈 계획.소비자보호원 개원,유통시장의 확대개방등 소비자보호의 전환기에 연거푸 회장을 맡게됐다는 그는 『기업소비자전문가회의가 풀어야할 또 하나의 과제는 소비자 보호에 대한 노하우 개발』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보호분야의 노하우도 기술이나 품질관리처럼 국가별로 비법화 되어가고 있다고 진단하는 그는 『선진국에 비해 빈약한 노하우마저 같은 업종간에 공유할 수없는 우리 현실은 자칫 기술에서 지고 소비자보호에서도 패배할 수있다』고 경고했다. 『오는 3월부터 기업소비자전문가회의에서 「소비자 클레임 교실」을 운영합니다.같은 업종별로 회원들이 타사제품을 써본후 소비자문제를 제기해서 최선의 피해구제절차,제품의 개선점등을 함께 찾아보자는 것이지요』
  • 수출입 클레임 갑절이상 늘어/9월중 4백50건

    ◎8월보다 1백13% 증가/도로·항만적체로 납기지연 많아 도로와 항만등 사회간접자본의 부족으로 수출입 상품의 수송에 소요되는 시간이 크게 늘면서 수출입과 관련한 계약위반과 물품대금 미지급사례가 늘어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요청하는 클레임이 급증하고 있다. 29일 대한상사중재원에 따르면 9월 한달동안 접수된 클레임은 4백50건으로 지난 8월에 비해서는 무려 1백13%나 늘었다. 클레임 이유별로는 계약위반이 1백36건으로 가장 많았고,물품대금 미지급이 63건,품질불량이 66건,선적불이행이 46건이었다. 중재원은 품질불량등에 따른 클레임의 비중이 여전히 높은 편이나 계약불이행등 제품과 직접 관계가 적은 분야의 클레임이 크게 늘어난 것은 도로와 항만적체등에 따른 납기지연등이 주원인인 것으로 보고있다.
  • 올들어 무역클레임 크게 줄었다/6월까지 전액대비

    ◎지난해보다 29.9%나/품질 향상으로 「불량」 71% 감소 무역업계의 대외신뢰도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가운데 하나인 무역클레임 금액이 크게 감소,우리나라 수출상품의 품질이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상공부가 올들어 6월말까지 상반기중 대한상사중재원에 접수된 클레임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클레임이 2백77건으로 전년동기대비 5.3% 증가했으나 클레임 금액은 1천3백50만달러로 29.9% 감소했다. 특히 1건당 클레임 금액은 89년에 비해 71.5%,전년동기에 비해 35.5%가 감소,클레임발생금액이 89년이래 줄곧 감소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클레임발생금액을 주요원인별로 보면 수수료 미지불(2백80.5%),물품대금 미지급(2백20%)이 크게 증가한 반면 품질불량(마이너스 71.1%),계약위반(〃 42.2%),선수금반환요청(〃 17.8%)은 줄어들었다. 이에대해 상공부는 그동안의 노사관계안정에 따라 생산제품가운데 불량품이 크게 줄고 제품의 전반적인 품질향상이 이룩된 결과라고 평가하고 상품의 품질관련 클레임이 크게 줄어든 것은 우리의 클레임이 선진국형태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품목별로는 최근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기계·금속·잡화의 클레임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1차산품·전기전자·의류,·물등의 클레임은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등지의 클레임이 줄어든 반명 개도국인 중동·아프리카·아시아·일본지역의 클레임은 늘어났다. 규모별로는 1백만달러이하의 클레임이 증가한 반면 1백만달러이상의 클레임은 대폭 감소,전반적인 클레임의 소형화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상공부는 오는 8월중 약 3천5백개 무역업체를 대상으로 클레임센서스를 실시,클레임의 신속·공정한 해결을 위한 상사중재제도를 업계에 적극 홍보하기로 했다.
  • “늘어나는 무역적자”… 수출항로 먹구름

    ◎「전환기의 대외통상」 현황과 문제점/자동차·전자 등 수출주종품목 계속 감소/높아가는 무역장벽에 신기술 뒤져 고전/인력난도 한몫… 구로공단서만 1년새 1만여명 떠나 오는 30일은 제27회 무역의 날이다. 지난 64년 수출 1억달러달성을 기념하기 위해 무역의 날이 제정됐으나 올 무역의 날은 쓸쓸하기만 하다. 올 연말까지 수출은 6백40억달러,수입은 6백90억달러로 전망돼 약 50억달러의 통관기준 무역수지 적자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상공부는 내년에는 수출 6백90억달러,수입 7백65억달러로 무역수지적자가 75억달러에 이르는등 무역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환기에 처한 「수출한국」의 현주소와 문제점,업종별 실태를 진단해 본다. 우리나라의 「수출1번지」로 불리는 서울 구로동의 한국수출산업공단은 요즘 찬서리를 맞고 있다. 지난 10월중 한국수출공단의 수출실적은 당초 계획의 69.9%에 그친 4억1천3백만달러로 지난달보다 14.2%나 뚝 떨어졌고 올들어 10월말까지 수출실적누계는 당초 계획의 64.2%에 불과한 42억3천6백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94.7% 수준에 불과한 부진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출의 역군인 근로자들이 부족해 생산성이 형편없이 떨어지고 있다. 한국수출공단내 근로자는 10월말 현재 9만8백42명으로 지난해보다 9천1백91명이 줄어 들었다. 기업들이 임금과 원자재값 상승 등 경영환경의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터에 근로자들 사이에서는 제조업체 근무기피성향이 커짐에 따라 수출공단에 불황의 안개가 자욱하다. 정도는 다소 다르지만 구미공단을 비롯,울산공단 포항철강공단 창원공단 마산수출자유지역 부산·경인지방 등 각 지방의 수출상품생산현장에서는 한국수출공단과 마찬가지로 생산성과 품질향상의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 그결과 무역업체의 창업부진 및 자격취소가 늘어나 올 상반기중 서울지역에서 신규창업한 무역업체는 지난해에 비해 겨우 4.2% 증가한 4백96개사에 불과하다. 서비스업(57.5%)과 건설업(41.0%)등에 비교해보면 무역업체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게 된다. 수출신장률은 지난해가 2.8%,올들어 이달 23일 현재로 3.1%에 그친반면 수입신장률은 13.5%에 이르고 있어 수출부진의 심각성이 잘 나타난다. 수출부진은 업종별로 자동차·섬유·전자 등의 주종품목에서 한국제품이 해외시장에서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출 10대 대종품목인 자동차 수출은 지난 88년 57만5천대로 최고로 내리막길에 들어서 10월말 현재 전년동기보다 15.5%나 감소했다. 지난해 35만4천대를 수출했으나 올해는 그보다도 더 줄어들 전망이다. 전체 자동차수출물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현대자동차의 경우 10월말 현재 선적대수는 16만5천여대로 올 목표 24만대 달성은 이미 포기한 상태이며 대우자동차 르망의 경우는 수출목표가 6만7백여대이나 연말까지 잘해야 목표의 84%선인 5만1천여대에 그칠 것같다는 설명이다. 지난 80년대 중반까지도 우리나라 수출산업의 총아였던 섬유제품 수출도 10월말 현재 전년동기대비 3.0% 감소하는등 휘청거리고 있다. 섬유제품의 경우 제품수명이 짧고 패션이 다양해져 과거와 같이 어느 품목이 잘된다고 해도 소나기식 수출이 이제 불가능하며 품질향상을 통해 고가품생산체제로 바뀌지 않는한 사양산업을 면할 길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충고이다. 에어컨등 냉방기기류의 경우 히타치(일립)와 마쓰시타(송하)등 일본의 가전업체들은 우리나라보다 임금이 훨씬 싼 말레이시아·태국등 동남아지역에서 과거 일부 부품만 생산,일본으로 가져갔다. 이제는 부품은 물론 완제품을 현지에서 대량생산하기 시작,한국 가전제품의 수출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여기에 일본업체들은 포터블에어컨을 개발,미국등 선진국시장에 내놓아 아직 재래식 에어컨 생산단계인 한국가전기기의 설땅이 더욱 좁아지고 있는 형편이다. ○신발등 일부 품목은 호황 해외에서 각광을 받는 한국상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올들어 신발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22.6% 증가한 것을 비롯,선박과 일반기계,타이어 등 일부 품목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다만 조선은 세계적인 조선경기의 호황에 힘입어,신발은 외국의 일시적인 수요증가가 수출호황의 큰 원인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발의 경우 그동안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세계시장에서한국제품이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국내 신발수출가격이 혁제 운동화의 경우 켤레당 13달러선이나 이탈리아등 선진제국제품에 비해 30% 이상 낮고 수출품의 대부분이 OEM(주문자상표부착) 방식이기 때문에 국제시장여건이 나빠지면 당장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약점이다. 이같이 수출이 침체되고 있는 것은 물론 페르시아만사태 등에 따른 미국등 선진국의 성장둔화와 전자·섬유 등 한국의 수출주종상품에 대한 선진국의 수입규제강화 등이 한 요인이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원인은 자체기술개발력 부족 등 대내적 요인에 서 찾아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한때 수출역군이었던 산업근로자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잃고 있다. 수출상품의 불량률은 지난 88년까지만 해도 3%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4.2%,금년 상반기에는 5.8%로 훨씬 높아졌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에게 잔업,즉 시간외 근무를 시킨다는 것은 이제 「그림의 떡」이 됐으며 낮 12시에 퇴근하는 토요일의 경우 아예 아침부터 등산·낚시복차림으로 출근하는근로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현장근로자들의 장인정신·책임의식이 떨어져 수출상품의 불량률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자탄들이 산업현장에서 새 나오고 있다. 금년들어서는 생산현장에서의 기술 및 기능인력부족이 날로 심각해져 해외에서 주문을 받고도 생산을 하지 못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수출품 불량률도 높아져 최근 상공부가 수출기업의 애로사항을 조사한 결과 기능인력부족과 근로시간부족 등 노동정책에 관련된 애로가 각각 18% 수준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종전의 최고 애로사항이던 금융·외환제도와 산업정책관련 사항은 각각 13% 및 12% 정도로 떨어졌다. 이밖에 도로·항만 등의 수용능력마저 포화상태에 이르러 원활한 수출상품수송을 가로막는 한편 운송비부담을 높이고,선적지연으로 말미암은 바이어들로부터 클레임 발생비율도 대단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의 우리나라 GNP(국민총생산)에 대한 기여도는 87년 46.6%,88년에는 32.6%나 됐으나 89년 마이너스 31.2%를 기록했고 올 상반기 6개월동안에는 3.7%에 그쳤다. 우리 경제의 견인차역할을 해온 수출이 89년이후에는 오히려 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구멍뚫린 수출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허리띠를 좀더 졸라매고 활력을 잃어가는 제조업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다각적인 처방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시점이다.
  • 산업인력 태부족… 제조업 “초비상”/구인난 문제점 어디에

    ◎“힘든 일 싫다”… 근로자들,서비스업을 선호/첨단인력확보도 “별따기”… 「입도선매」 예사/대학정원 조정ㆍ실업계 고교 확충 등 시급 『저희 회사는 생산직에 근무할 사람을 데려온 직원에게 1명당 3만원씩을 주고 있는 데도 생산직 근로자를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입니다』 최근 서울의 구로공단을 비롯한 전국 각 공단의 제조업체에서는 단순 생산직 기술ㆍ기능인력의 일손이 달려 주문받은 상품의 납기지연이 예사인 것은 물론 노인ㆍ부녀자를 가릴 것 없이 인력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 서울 구로공단 입주업체인 R산업에서는 일손구하기가 갈수록 어렵게 되자 급기야 1인당 3만원씩의 「현상금」을 걸고 구인에 나섰으나 이제까지 뾰족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중소 제조업체들은 생산직 근로자의 확보를 위해 R산업과 같은 구인사원포상제말고도 ▲지방을 순회하는 스카우트팀 파견 ▲기혼여성채용확대 ▲각종 복지시설확충 등 일손구하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일손기근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공장폐쇄위기에 몰린 업체들까지도 나오고있다. 전문기술인력이 부족하기는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국내 굴지의 가전업체인 금성사ㆍ삼성전자ㆍ대우전자ㆍ현대전자 등에서는 요즘 서울시내 대학가를 돌아다니며 전자관련학과 졸업생 구하는 일에 초비상이 걸려 있다. 수출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고급기술인력을 제때 확보하지 못해 공장가동에 큰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영향으로 서울대ㆍ연세대ㆍ고려대 등 이른바 명문대학의 전자ㆍ전기공학과에 입학한 1학년 학생들은 이들 전자업체들로부터 졸업 후 자기회사에의 취업을 조건으로 재학중 등록금전액에 해당하는 장학금을 받고 「입도선매」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런데도 학생들은 대학원 진학,외국유학,기타 연구직종 진출 등의 희망자가 많아 전자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고급기술인력 확보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건설현장의 구인난 심화는 궂은 일,힘든 일을 기피하는 사회풍조를 잘 반영하고 있다. 봄ㆍ가을 대도시 건설현장에서는 노임이 크게 올랐는 데도 인부가 없어 애를 태우는 현상이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다. 이에따라 건축주들은 잡역부와 목수 등을 확보하기 위해 5천∼1만원의 웃돈까지 주는 조건으로 1주일 전부터 인력회사 등에 예약을 해놓기도 한다. 벽돌을 나르는 일반 잡부의 겨우 하루 4만∼5만원을 주어야 하고 용접공들은 최소한 7만원이 일당이다. 하루 몇시간씩 잠깐잠깐 허드렛일을 도와주는 아주머니를 쓰는 데도 최소한 3만원 이상이다. 서울 신림동에 사는 심모씨(50ㆍ회사원)는 10여년 된 집을 보수하려고 했는데 사람을 구하지 못해 1주일이나 시간을 허비하다가 서울대생을 일당 4만원씩 주고 고용,겨우 공사를 끝냈다고 말했다. 『인부가 하도 없어 평소 건축에 취미를 갖고 있는 아르바이트 대학생을 일꾼으로 데려다 일당 4만원씩을 주었고 미장공 등 전문인력은 일당이 10만원씩이나 되는 데도 사람구하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최근 공사에 급피치를 올리고 있는 충남 서산군 대산면의 현대ㆍ삼성그룹의 대규모 석유화학 콤플렉스단지에서도 기능인력이 모자라 울산ㆍ여천 등 기존 유화단지에서는 물론 전국에서 인부들을 끌어다 쓰고 있다. 이같이 인력난이 심해지자 일용근로자들에게도 휴일근무 등 시간외 근무를 꺼리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단순기능직 근로자의 고령화현상이 뚜렷해져 젊은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것도 건설현장의 새로운 풍속도가 되고 있다. 한마디로 생산직 기능공은 물론 건설인력,고급 기술인력에 이르기까지 전국에서 일손 구하기가 별따기가 되고 있다. 이처럼 전문인력이 부족하게 되자 제조업체는 자체내에 고교 또는 대학과정을 신설,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지방실업고교 등과 자매결연을 하는 방식으로 한명이라도 더 일손을 확보하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구로공단의 경우 공단본부가 앞장서서 기혼여성 취업상담실을 개설,매주 금요일마다 취업설명회를 열고 희망자를 기업들에 소개해주고 있다. 그 결과 가정주부에서 할머니까지 유휴노동력이 최대한 동원되는가 하면 일부 섬유ㆍ완구업체들은 근로자 아파트내에 생산시설을 갖춰 기혼여성을 활용하는 등 공장을 아예 도시근교나 저소득층 밀집지역으로 이전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한편 전국 주요공단에 입주해 있는 제조업체들은 요즘 수출신용장을 받아 놓고도 일손이 없어 물량을 소화해내지 못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근로자들은 잔업을 기피,납기준수에 어려움이 많고 일하는 시간동안의 근무자세도 상당히 이완돼 상품의 불량품마저 증가하고 있다. 근로자들의 근로의욕 감퇴로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고 수출상품에 대한 클레임이 늘어나는 반면 최근 3년 동안 국내 임금수준은 2배 이상 급상승했다. 건설현장을 비롯한 국내의 임금상승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어서 최근 공단입주기업체 가운데 투자기피,공장의 해외이전,폐업 및 전업 등의 사례가 상당수 발생하고 있다. 생활용품 및 섬유수출업계에서는 방글라데시와 인도ㆍ필리핀 등 해외인력의 수입허용을 정부에 공식 건의했으며 외국인력의 수입활용이 어렵다면 중국과 소련내의 해외거주 한민족 인력을 들여다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해외인력 수입문제는 국내 노동계의 강력한 반발과 부작용이 예상돼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그 대신 상공부ㆍ노동부 등 유관부처가 중심이 돼 종합적인 인력수급균형대책을 수립하고 특히 인력수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 대학정원 조정,실업계 고교 확충과 교육제도 개선,직업훈련제도 개선 등 산업기술인력 수급과 관련된 전반적인 문제를 가급적 빨리 해결한다는 방침이나 아직 구체적인 대안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의 이경태 박사는 『서비스산업이 신규노동인력과 이농인력,제조업종사 인력을 빼앗아 가고 있어 골프장 캐디의 폐지 등 서비스산업인력을 생산직 기능인력으로의 흡수를 유도하는 한편 장기적인 산업구조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젊은이들이 제조업을 기피하는 사고방식과 풍조를 고치고 정부와 업계가 제조업 종사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산업체별 인력난 실태/현장일손은 20% 구하기도 어려워/건설 해가 뜨기도 전인 6시40분쯤부터 50분 사이 분당 신도시 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 공사현장은 봉고차나 미니버스 등에서 내린 작업인부들로잠시 시끌벅적하다. 항상 초조한 마음으로 밖에 나가 몇명의 인부가 왔을까 하고 머릿수를 대충 헤아려보는 현장소장과 관리요원들은 오늘도 작업을 제대로 하긴 틀렸다고 푸념하며 7시까지 작업현장에 인부들을 배치한다. 『우리 현장은 지금 21채의 골조공사를 하고 있어 하루에 7백여 명의 인력이 필요한데 5백명 정도밖에 일손을 구하지 못해 작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시범단지 아파트가 분양된 직후부터 현장을 맡아온 김판석 소장은 공정이 진척될수록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한데 사람구하기가 갈수록 힘들어 내년말로 예정된 입주시기에 맞출 수 있을지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인력부족은 어느 건설현장에서나 공통된 현상이지만 아파트공사의 폭주로 아파트 건설현장은 더욱 심각하다. 현대산업개발 공사현장의 경우 형틀공이 요즈음엔 하루 3백명 가량 필요하지만 2백여 명밖에 동원되지 못하고 있다. 미장공은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 필요인원의 5분의 1 정도밖에 쓰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건설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데다 품삯마저 크게 올라 요즈음 건설업계는 자재난까지 겹친 3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인부들을 각 공사현장에 배치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김명렬 대리는 그동안 인력난과 자재난으로 20% 정도까지 올라 있어야 할 공정이 현재 15%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많은 품삯을 주고도 일손을 구하기가 어려운 것은 젊은 사람들이 위험하고 힘든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많은 노임을 주는 데도 전반적으로 숙련도가 떨어지는 데다 시간만 채우려는 사람이 많아 생산성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김 소장은 말했다. 그는 획기적인 인력공급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신도시아파트 건설공사가 본격화되는 내년 봄쯤엔 인력파동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산업체별 인력난 실태/대기업에 「두뇌」뺏겨 기술개발 마비/전자 서울 구로3공단에 자리잡은 나우정밀공업(주)은 전자통신기기 업계에서 꽤 알려진 중견업체이다. 최근 수요가 급속히 늘고 있는 무선전화기 「바텔」을 생산하고 있으나 삼성ㆍ금성ㆍ대우ㆍ현대 등 덩치 큰 가전 4사의 틈바구니 속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자금과 판매망은 접어두고라도 신제품을 개발할 전문인력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 현재 신제품개발을 맡고 있는 연구소의 대졸 이상 고급인력은 70명으로 적정수준에 20명이 못미치는 수준이다. 대학과 전문대의 전기ㆍ전자관련학과 졸업자가 수천개 업체의 필요인력을 대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실정이다. 또 과거 한 품종 대량생산 위주에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소비자의 기호가 날로 달라지면서 다품종 소량위주로 생산방식이 바뀜에 따라 인원이 그만큼 필요하게 됐다. 단순히 일본제품을 복사해 내다팔기에는 한계가 드러나 새로운 하이테크제품 개발을 위한 시간 또한 6개월에서 1년 이상이 걸리게 됐다. 소비자의 신제품 선호도에 따라 제품의 수명이 날로 단축되는 것도 더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는 요인이다. 지난 83년 개발실 요원 5명으로 단일품을 생산,4천8백만달러를 수출한 나우는 지난해 70명의 고급인력을 갖고도 매출은 고작 5천만달러에 불과했다. 시장확보를 위해 전문인력의 충원이 날로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밖에 대기업이 참여하면서 고급인력을 대량으로 빼내가는 바람에 중소업체의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다. 한때 80명에 달하던 나우의 개발실 인원은 대기업 및 동종업체의 공략으로 현수준으로 줄었으며 최근 맥슨전자의 경우 금성ㆍ삼성측의 대거 스카우트로 국내시판용 개발팀이 마비됐을 정도다. 그동안 나우는 각 대학에 추천을 의뢰하거나 공채를 통해 그나마 최소인원을 뽑아왔으나 고급인력이 중소업체에 오길 꺼려 충원에 애를 먹고 있다. ◎산업체별 구인난 실태/설비 자동화 등 자구책 마련 서둘러/의류 주식회사 서광은 「라코스떼」 「행텐」 등의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중견 의류업체이다. 이 회사는 구로동ㆍ독산동ㆍ부평ㆍ전남 담양 등 국내 4곳과,지난달 말부터 가동한 인도네시아 현지공장 등 5곳의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래된 구로공장의 인력변천을 보면 봉제경기가 전성기에 달했던 지난 86년에는 생산직 근로자가 8백여 명에 8개 라인을 가동했다. 그러나 89년초에는 인원 3백50명선,가동라인 4개로 줄었으며 올초에는 근로자수가 또 2백70명 선으로 감소했다. 현재는 근로자 2백여 명에 2개 라인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89년부터 공장장을 맡은 성기수씨(39)는 2년이 채 못되는 기간 동안 2백여 명이 공장을 떠났고 50여명을 신규채용했다고 밝혔다. 여성이 대부분인 이 회사의 근로자 가운데 절반가량은 결혼 등 개인사정으로 회사를 떠났고 30%는 다른 봉제공장으로 옮겼으며 20%는 직업을 바꾼 것으로 설명했다. 생산직 근로자는 업종을 바꿔 제조업체로 옮기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20%는 생산현장을 벗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성 공장장은 신규채용한 인원 가운데 90%는 다른 봉제공장에서 이동한 사람들이고 새로 생산직에 들어온 근로자는 1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인원감소에 따라 공장측은 설비를 자동화하고 일부 물량을 하청업체에 맡기는 등 자구책 마련을 부심하고 있지만 생산량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목표량은 4백만달러였지만 때마침 불어닥친 노사분규 등의 영향도 받아 3백만달러밖에 생산하지 못했다. 올해는 목표량을 아예 3백만달러로 낮추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업계는 그러나 서광이 대기업이기 때문에 그나마 인력보충이 손쉬운 편이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중소업체는 올들어 인원을 절반가량 잃고서도 대책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 ◎산업체별 인력난 실태/3년새 30% 이직… 임금올려도 “무책”/골판지 「산업체의 생산직 근로자가 부족하다」 「일하려는 사람이 없다」고 모두들 아우성이지만 종이상자를 만드는 골판지업체만큼 심각한 곳도없다. 인천시 북구 작전동에 자리한 태영판지공업(주)도 인력부족현상으로 비틀거리는 대표적인 기업중 하나이다. 이 회사가 인력부족난을 체감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89년 봄부터. 매달 1∼2명의 생산직 근로자들이 공장을 떠나거나 월급이 보다 많은 업체로 자리를 옮겼다. 이같은 이직현상은 처음에는 완만했으나 업체간 스카우트전쟁까지 겹치면서 올초부터 급격한 내리막세를 보였다. 한달에 평소의 두 배가 넘는 5∼6명의 근로자가 공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89년만 해도 이같이 빠져나간 인력공백의 절반가량은 채울 수 있었다는 게 회사측의 얘기다. 때문에 한창 성장가도를 달리던 87∼88년에 1백10명이던 종업원 수가 75명으로 30%나 줄었다. 매출액 또한 연간 96억원에서 82억원으로 크게 축소됐다. 『그렇다고 임금인상이 없었다거나 사원복지시설이 나쁜 것도 아닙니다. 해마다 20% 가까이 임금을 인상했고 기숙사 및 식사무료제공 등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갖가지 혜택을 근로자들에게 최우선적으로 돌렸습니다』 이 회사 강빈구 사장(57)의 말이다. 실제로 이 회사 생산직 근로자들의 월평균임금은 거의 대기업에 맞먹는 60만원선. 보너스도 매년 5백%를 지급하고 있다. 그런데도 힘든 일을 싫어하는 사회풍토탓인지 아니면 쉽게 돈을 벌려는 의식구조의 변화 때문인지 서비스업 계통으로 발길을 돌리는 근로자는 있어도 산업현장에서 땀을 흘리려는 근로자는 「희귀종」이 돼버렸다. 해마다 매출액의 10% 이상을 공장자동화에 투입하고 용역회사의 인력과 방학철이면 아르바이트대학생을 활용해도 인력공백으로 곤두박질하는 매출액의 감소추세를 막을 길이 현재로서는 없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 하청업체 수재로 조업못해/종합상사들,수출에 큰 차질

    국내 종합상사들이 수재를 입은 중소기업체로부터 수출물량을 제대로 납품받지 못해 수출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섬유ㆍ전자제품들을 중심으로한 중소업체들이 수해때문에 조업이 중단됨에 따라 이미 확보된 수출물량이 취소될 위기에 놓였다. 대우의 경우 중소업체인 동성으로부터 컬러TV부품 5백만달러어치를 납품받아 이달 중순 멕시코에 수출키로 했으나 동성의 조업중단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을 비롯,모두 4개사제품 6백만달러 상당의 수출품이 제때에 확보되지 않고 있다. 중소업체의 수출대행업체인 고려무역도 10여개사 제품 1백만달러상당의 수출이 지연되고 있다. 특히 이번 비로 피해가 컸던 구로공단에서는 협신정공등 10여개 업체가 수출을 중단했다. 무공은 수재업체 수출애로신고센터에서 파악한 피해상황을 해외 78개 무역관에 통보,클레임이 발생하지 않도록 현지 바이어들에게 수재사실을 설명하라고 지시했다.
  • 수출입물품 체화 심각/항만ㆍ도로 포화… 하역ㆍ수송 지연 일쑤

    도로ㆍ철도ㆍ항만 등 사회간접 시설에 대한 투자가 부진,수출입화물의 수송에 큰 장애요인이 되는 바람에 수출업체들이 선적일자를 어기거나 부대비용을 추가로 부담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피해가 늘고 있다. 13일 상공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H사가 수출가격 1백50만달러 상당의 철강제품 3천t을 범양상선에 선적,중동지역으로 보내려 했으나 인천항 혼잡으로 부산항에 기항함으로써 내륙운송비 등 부대경비가 6만6천달러나 소요됐으며 납기에 제때 대지못해 바이어로부터 클레임을 제기받았다. 또 D사는 중동지역에 건설장비를 수출하기 위해 인천항에서 선적을 계획했으나 접안시설 부족으로 대기중이던 선박이 일본으로 회항,고베항에서 환적수송했기 때문에 고베까지 해상운임을 추가로 부담하고 납기도 20여일이나 지연됐다. 또한 이 회사는 철강제품을 중동지역으로 수출하기 위해 대만국적 선박에 선적하기로 용선계약을 체결했지만 인천항의 포화상태로 배를 대지 못해 용선계약이 취소되는 바람에 적기선적이 불가능해 결국 수출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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