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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젊게, 더 오래 사는 길”…세포 노화의 ‘새로운 원인’ 발견

    “더 젊게, 더 오래 사는 길”…세포 노화의 ‘새로운 원인’ 발견

    인간에게는 불로장생이라는 이루지 못한 꿈이 있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 나온 한 연구에 따르면, 불멸까지는 아니더라도 인생의 황혼기에 더 나은 건강을 유지하도록 돕는 신약이나 질병 치료법을 만드는 길이 마침내 열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비터비공과대 연구진이 세포가 노화하는 새로운 원인을 찾아냈다면서 위와 같이 밝혔다고 미 과학전문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전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앞서 체내 세포가 영구적으로 분열을 멈추는 자연스러운 과정인 ‘노쇠화’(senescence)에 주목했다. 이 과정은 관절염이나 골다공증 또는 심장질환 등의 노화 관련 질병으로 나타나는 신체기능 감퇴의 주된 원인 중 하나라고 연구를 이끈 알리레자 델파라 박사는 말했다. 이 연구원은 또 “노쇠화 세포는 자기재생(self-renewal)이나 자기분할(self-division)에 관한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줄기세포와 사실상 반대 개념”이라면서 “왜냐하면 노쇠화 세포는 세포 주기가 억류돼 되돌릴 수 없는 상태이므로 다시는 분할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에서 연구진은 노쇠화 세포를 중점적으로 관찰하던 중 DNA 같은 핵산의 구성 성분인 뉴클레오티드(뉴클레오타이드)가 생성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와 반대로 젊은 세포를 채취해 뉴클레오티드의 생성을 인위적으로 중단했을 때 해당 세포가 노화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에 대해 델파라 박사는 “이번 결과는 세포가 젊음을 유지하려면 뉴클레오티드의 생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세포가 뉴클레오티드를 생성하는 능력을 잃게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세포는 더 느리게 노화할 것”이라고 말했다.연구진은 세포 안에서 영양분이 이동하는 생화학적 경로를 알아내기 위해 젊은 세포에 안정적인 탄소 동위체 표지 분자를 넣고 3D 영상으로 추적했다. 그 결과, 노화 세포 중에는 두 개의 세포핵을 지닌 것이 많은 데 이런 세포는 DNA를 합성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까지 노화는 피부 진피층 속에서 콜라겐 생성 역할을 담당하며 섬유성 결합조직의 중요 성분을 이루는 섬유아세포와 관련해서 주로 연구됐다. 반면 이번 연구에서는 여러 기관의 표면을 구성하는 상피세포에서 노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대부분 암이 상피세포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연구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닉 그레이엄 조교수는 “노화는 양날의 검으로도 불리는 데 암을 예방하지만 당뇨병이나 심장기능 장애, 동맥경화증, 일반적 조직장애 등의 질병을 촉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의 목표는 노화를 완전히 막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하면 세포가 암으로 발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연구는 새롭게 떠오르는 노화 억제 약물인 세놀리틱스를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여기서 세놀리틱스는 ‘노화(senescence)’와 ‘분해하는(lytic)’의 합성어다. 끝으로 그레이엄 교수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쥐를 이용한 연구에서는 노화 세포를 제거함으로써 쥐의 노화가 느려져 수명 연장이 나타났다. 노화로 인해 신체기능이 떨어진 쥐에 대해 세놀리틱스 약물로 치료하면 노화 세포가 없어져 쥐는 더 오래 살 수 있다”면서 “만일 이 약물이 인간에게도 똑같이 작용하면 그것이 바로 젊음의 샘인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생화학저널’(Journal of Biological Chemistry) 최신호(7월25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캐나다 배낭족 커플 살해 용의자는 근처에서 사라진 10대 청소년들

    캐나다 배낭족 커플 살해 용의자는 근처에서 사라진 10대 청소년들

    캐나다 횡단 여행 도중 총에 맞아 숨진 20대 남녀 커플의 살해 용의자로 당초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두 10대 남자 청소년들이 지목됐다. 북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를 여행하던 미국인 여성 차이나 디스(Deese·24)와 호주인 남자친구 루카스 파울러(23) 커플은 지난 14일 밤(이하 현지시간) 관광지로 유명한 레이어드 핫스프링스에서 남쪽으로 20㎞ 떨어진 알래스카 하이웨이 가에 세워진 1986년식 파란색 셰보레 미니밴 안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둘은 지난 2017년 크로아티아의 한 호스텔에서 만나 그 뒤로 죽 세계여행을 함께 다니며 연인 사이로 발전해 파울러가 일했던 캐나다를 2주에 걸쳐 횡단할 참이었다.왕립 캐너디언 기마경찰대(RCMP)는 지난 19일 불에 탄 캠퍼밴이 발견된 브라이어 슈메겔스키(18)와 캄 매클레오드(19)가 두 남녀를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23일 밝혔다. 당초 두 사람은 실종됐거나 범인에 의해 살해됐을 가능성이 있어 보였으나 둘이 회색 2011년식 토요타 라브 4 승용차를 몰고 샤스캐치완주 북부를 도주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두 용의자가 탔던 캠퍼밴은 디스-파울러 커플의 주검이 발견된 곳에서 500㎞ 떨어진 디스(Dease) 호수 근처의 길가에서 불에 완전히 탄 채 발견됐다. 또 이 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불에 탄 세 번째 주검이 발견됐다. 아직 신원 확인이 끝나지 않았지만 경찰은 50~60대 남성으로 추정하고 있다.RCMP는 23일 성명을 내 “최근의 사태 진전에 따라 캄과 브라이어는 더 이상 실종된 것으로 고려하지 않는다. 우리는 두 사람이 디스 호수의 의문의 사체, 파울러와 디스 커플의 살해 사건 용의자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세 번째 의문의 주검이 차량 화재와 관련된 것인지, 아니면 두 커플 살해 사건과 관련된 것인지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목격자들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두 사람이 밴이 고장 나 수리하는 중이었으며 루카스가 어떤 남성과 얘기를 주고받으며 사람들의 도움을 청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목격자들은 몽타주로 그려진 이 남성이 지붕 위에 레이싱 장비가 장착된 낡은 체로키 지프를 운전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 남자가 세 번째 의문의 주검일 수도 있겠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캐나다 횡단에 나선 미국 20대女와 호주인 남친, 밴 안에서 시신으로

    캐나다 횡단에 나선 미국 20대女와 호주인 남친, 밴 안에서 시신으로

    캐나다 경찰이 북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를 여행하던 미국인 여성과 호주인 남자친구가 살해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차이나 디스(24)와 루카스 파울러(23)는 지난 2017년 크로아티아의 한 호스텔에서 만나 그 뒤로 죽 세계여행을 함께 다니며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그들은 캐나다 횡단 여행 중이었는데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밤과 다음날 새벽 사이 관광지로 유명한 레이어드 핫스프링스 근처 알래스카 하이웨이 가에 세워진 1986년식 파란색 셰보레 미니밴 안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목격자들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두 사람이 밴이 고장 나 수리하는 중이었으며 루카스가 어떤 남성과 얘기를 주고받으며 사람들의 도움을 청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스케치에 묘사된 문제의 남성이 지붕 위에 레이싱 장비가 장착된 낡은 체로키 지프를 운전하고 있었다고 했다.왕립 캐너디언 기마경찰대(RCMP)는 이들 커플의 살해 사건이 지난 19일 브라이어 슈메겔스키(18)와 캄 매클레오드(19)의 실종 사건과 연관돼 있을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 두 청소년이 탄 캠퍼밴은 디스-파울러 커플의 주검이 발견된 곳에서 500㎞ 떨어진 디스(Dease) 호수 근처의 길가에서 불에 완전히 탄 채 발견됐다. 또 이 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제3의 주검이 발견됐다. 아직 신원 확인이 끝나지 않았지만 경찰은 실종된 청소년 중 한 명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RCMP는 두 사건에 대해 아는 이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한편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경찰 간부인 파울러의 아버지 스티븐이 동료 둘과 함께 캐나다로 와 머무르며 수사 상황을 주시하기로 했다. 그는 RCMP가 마련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내가 경험많은 경관일 수 있지만 오늘은 살해 피해자의 아버지로서 이 자리에 섰다. 직접 수사에 간여하는 일은 피하겠다”고 다짐했다. 두 동료는 현지 경찰과 가족의 연락관 역할을 맡게 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부산 영화의전당 서머 스페셜 기획전

    부산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는 17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영화 애호가들을 위한 여름 기획전 ‘서머 스페셜 2019’를 연다. 이번 기획전은 세 가지 섹션으로 열린다. 지난 3월 사망한 누벨바그의 대모 아녜스 바르다와 그의 남편이자 예술적 동반자 자크 드미 작품을 소개하는 ‘아녜스 바르다 × 자크 드미’,미술가들의 고난과 사랑을 그린 ‘미술 혹은 미술가들’,자유분방한 집시의 삶과 영혼을 볼 수 있는 ‘집시의 노� � 등 세 섹션으로 마련된다. 기획전에서 소개하는 영화는 모두 27편이다. 암 검사 결과를 기다리며 공포감에 시달리는 여가수의 행적을 시간대에 따라 보여 주는 ‘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1962),빈센트 반 고흐의 삶을 그린 ‘열정의 랩소디’(1956),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성당에서 교황 율리우스 2세를 위해 그림을 그리는 동안 겪은 이야기를 담은 ‘고뇌와 전율’(1965) 등이 주목을 끈다. 8월 3일 오후 5시 ‘아녜스 바르다,카메라와 세계’라는 주제로 추모 기념 영화비평 포럼이 열린다. 상영 일정과 영화에 대한 관련 정보는 영화의전당 홈페이지(www.dureraum.org)를 참고하면 된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단아한 삶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단아한 삶

    마쓰이에 마사시 소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를 읽었다. 그 책을 추천한 친구는 나처럼 추리소설을 좋아해서 종종 재밌게 읽은 책을 소개해 주는데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는 추리소설이 아니다. 건축과 건축가들을 소재로 펼치는 수려하고 단아한 소설. 책을 읽으면서 친구의 취향이나 삶을 더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가 건축과 건축물에 대한 관심이 각별했다는 생각을 새삼 떠올리기도 하고. 누군가 소개하거나 선물한 책을 읽을 때면 그 사람이 그 책의 어느 부분에 반했는지, 나 역시 혹할 거라고 왜 생각했는지 더듬어 보는 맛이 있다. 취향이 겹칠 때의 즐거운 연대감과 엇갈릴 때의 살짝 실망스러움. 그가 권한 책은 거의 내게 재밌었는데, 내가 권한 책은 그에게 이따금 ‘노잼’인 듯. 추리소설의 경우 피차 적중률이 높다. 하지만 그가 퍽 좋아하는 레이먼드 챈들러가 나는 그저 그렇다.미국 사는 언니가 서울에 다녀간 게 지난달 일이다. 남자친구가 동행했고, 내 조카인 작은아들이 뒤에 합류했다. 혼자 왔더라면 언니는 내 집에 묵고 싶어 했을 테다. 모골이 송연하다. 전에는 내 거처의 남루함에 대한 자의식이 전혀 없어서 되는 대로 집에 사람을 들였었다. 그런데 우리 집에 들어와서 경악을 금치 못하는 무례(?)한 표정을 두어 번 본 뒤로 나도 태연하지 못하게 됐다. 남이 그럴진대 언니한테는 상처가 되리라. 뭐, 집 자체는 내게 과분하게 훌륭하다. 살뜰한 손질을 받는다면 멋진 루프톱 공간으로 빠지지 않을 테다. 십오 년 만의 체류인 데다 기간이 짧기도 해서 언니가 우리 집에 들를 시간을 피차 만들지 않은 게 부자연스럽지는 않았다. 하지만 우리 고양이들을 찍은 사진들을 보여 줄 때 언니가 유심히 본 건 고양이가 아니라 그 배경이었을 테다. 항상 나 때문에 가슴 아파하고 마음 졸이는 언니. 내가 너무 살이 찌고 늙어서 충격받았지. 10년쯤 전 내가 언니네 갔을 때는 함께 다니다 언니 지인을 우연히 만나기라도 하면 내 꼴이 부끄러운 듯 쓸데없는 말을 붙였다. “오, 마이 갓! 내 동생인데 이렇게 늙고 못생겨졌네.” 듣고 있자니 어색해서 한번은 나도 한마디 했다. “그만해! 내가 클레오파트라였는 줄 알겠네.” 이번에는 서글픈 얼굴로 차마 입을 못 열더라. 직관이 뛰어난 언니니까 내 사는 정황을 꿰뚫어 봤을 테다. 정신이고 육체고 추스를 힘이 남아 있지 않은 삶. 가진 에너지를 다소 남기고 살아야 하는데, 바닥에 바닥까지 싹싹 태우게 되는 나날. 미국에 돌아간 뒤 첫 전화 통화에서 언니가 말했다. “너 그동안 미국 다녀가라 해도 이 핑계 저 핑계 대고 안 온 게 고양이들 때문이지?” “꼭 그렇지는 않아.” “너를 말릴 수 없다는 건 알겠어. 그러니까 반으로 줄여. 응? 제발 부탁이야.” 기가 팔팔한 언니가 슬픈 목소리로 애원하니 “어, 응, 그래” 말고 무슨 대답을 하나. 고양이들 욕 먹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가 정신 바짝 차리고 잘 살아야지. 요즘 내 모토는 ‘단아하게 살자’다. 그러기 위해 우선 밤새 자다 깨다 하면서 책 읽고 군것질하는 짓을 끊으려고 한다. 오늘까지 실행 나흘째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를 읽으면서 내가 이 소설처럼 살면 언니가 얼마나 행복해할까 서글픈 망상을 했다. 조카한테 선물하려고 아끼던 오르골을 서랍에서 꺼냈다. 손가락만 한 수동식인데, 앙증맞은 손잡이를 돌리면 멜로디가 가냘픈 소리로 흘러나온다. 플라스틱 CD 케이스 위에 놓고 돌리면 낭랑하고 크게 소리가 울린다. 그래서 이 또한 내가 아끼는 코니 프랜시스 더블재킷을 같이 줬는데 언니가 핀잔했다. “얘는 무슨 그런 옛날 가수를 애를 주니? 얘는 코니 프랜시스 관심도 없고 알지도 못해.” 마치 내가 가요 ‘두만강’으로 유명했던 김정구 선생 노래를 중학생한테 권하기라도 한 듯했다. 제 엄마 말에 겸연쩍게 고개를 끄덕이던 조카가 나를 위해서 옛날 가수를 떠올려 낸 듯 “이모, 비틀스 좋아해요?” 물었다. “아, 비틀스! 좋아하고말고. 너도 비틀스 좋아하니?” 내 반색에 조카는 애매하게 미소 지었다. 그리고 대화가 이어지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조카가 언급한 가수는 비틀스가 아니었다. 비티에스(BTS), 방탄소년단이었는데 내 귀에 비틀스로 들렸던 것이다. 아는 만큼 들린다.
  • [열린세상] 책을 읽으면 정말로 예뻐질까/유종필 전 관악구청장

    [열린세상] 책을 읽으면 정말로 예뻐질까/유종필 전 관악구청장

    “많은 여성 모델을 관찰해 보니 책 읽는 모델의 생명이 가장 길더라.” 프랑스의 유명한 디자이너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왜 책을 읽으면 생명력이 생겨날까? 그것은 지성미가 눈빛과 표정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겉모습만 예쁜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지성미가 진정한 아름다움이다. ‘거울도 안 보는 여자’는 차라리 괜찮다. ‘책도 안 보는 여자’는 정말 곤란하다. 이외수의 소설 ‘괴물’에 “누워서 등창 나도 거울 보는 게 여자다. 여자는 지붕 없는 집에서는 살아도 거울 없는 집에서는 못 산다”는 대사가 나온다. ‘거울’을 ‘책’으로 바꾸면 훨씬 멋있을 것 같다. 미인의 대명사인 클레오파트라는 실제로는 그렇게까지 미인은 아니었다는 설도 있다. 설의 진위와 관계없이 그녀는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그리스, 로마의 고전을 원전으로 독파했으며, 라틴어에도 능통한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었다고 한다. 그녀는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공동 통치자였던 동생이자 남편과의 권력 투쟁에서 밀려나 숨어 지내다 로마의 영웅 카이사르가 상륙했다는 소식을 듣고 은밀히 찾아가서 자기 편으로 만드는 데 성공해 권좌에 복귀했다. 카이사르가 그녀와 결혼까지 한 것은 지성미에 반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클레오파트라는 어릴 적부터 유명한 독서광이었으며, 광범위한 독서에서 우러나오는 유려한 언변과 지혜, 지략은 카이사르에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작용했다고 문헌에 전해진다. 영웅 카이사르가 로마에 미인이 없어 클레오파트라에게 빠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도 로마에는 미남미녀가 넘쳐난다. 오죽하면 로마로 신혼여행 가지 말라는 농담이 나왔을까. 자기도 모르는 사이 한눈팔다 다투면 자칫 신혼 기분 해칠 수 있다는 말이다. 오늘날 알렉산드리아에는 클레오파트라와 카이사르의 일화를 간직한 그 유명한 알렉산드리아도서관이 지중해변에서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클레오파트라는 카이사르 사후 그의 후계자 안토니우스와도 결혼했다. 안토니우스는 결혼 선물로 로마의 속주인 페르가몬(오늘날 터키 지역)도서관의 20만 장서를 통째로 배에 싣고 가서 바쳤다. 그녀가 보석보다도 책과 도서관을 더 사랑했음을 말해 주는 일화다. 오늘날 포털사이트에서 ‘클레오파트라’를 치면 각종 보석 브랜드만 즐비하게 뜨는데, 이는 실제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희대의 바람둥이로 알려진 카사노바 역시 엄청난 독서가이자 저술가였다. 그는 수많은 여성과 사귀었는데, 특이한 것은 그와 사귄 여성들은 모두 그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존경했다고 한다. 그는 폭넓은 독서에서 우러나오는 교양과 언변으로 여성들을 사로잡으면서 한편으로는 여성들을 인격적으로 대했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면모를 부각시킨 ‘카사노바는 책을 더 사랑했다’(Casanova was a book lover)라는 책이 나왔다. 이와 대조적인 인물이 돈 주앙인데, 그와 사귀었던 여성들은 모두 그를 원망했다고 한다. 그는 여성을 인격체라기보다 쾌락의 도구로만 여겼기 때문이다. 심지어 바람둥이라 하더라도 지성적인 바람둥이가 낫다는 이야기다. 몇 해 전 어느 화장품 광고에 ‘여자의 피부는 권력이다’라는 카피가 있었다. ‘좋은 피부를 만들어서 권세 있고 돈 많은 남성을 사로잡아라’는 메시지다. 남성을 즐겁게 해주는 존재로서의 여성, 주체보다는 대상으로서의 여성을 강조하는 것 같아서 듣기 거북했던 기억이 있다. 남성들은 여성의 미모에 눈이 가고 여성들은 남성의 복근에 이끌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결정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젊은 시절에는 이런 말에 그다지 귀 기울이지 않으려 한다. 외모만 보다가 진정 지혜로운 여성을 놓치는 것은 어리석은 행위다. 남성의 돈만 보고 결혼하는 것도 어리석기는 마찬가지. 꽃의 향기는 십 리를 가고, 얼굴의 향기는 백 리를 가고 돈은 향기가 없다. 그러나 지성의 향기는 만 리를 간다. 외모의 아름다움은 세월에 의해 시들지만, 내면의 아름다움은 세월에 의해 강화된다. 과거와 달리 요즘은 일 년 중 여름 휴가철에 책이 가장 많이 팔린다고 한다. 다가오는 휴가 때 독서와 사색을 통해 영원토록 지속되는 지성미로 무장하는 것은 어떨까.
  • 타미플루 내성 해결한 신종플루 치료제 후보물질 개발

    타미플루 내성 해결한 신종플루 치료제 후보물질 개발

    국내 연구진이 독감 치료제로 가장 잘 알려진 ‘타미플루’의 내성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 의약바이오연구본부는 국내 바이오벤처기업인 에스티팜과 함께 타미플루 약제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독감치료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에스티팜에 특허권과 기술을 이전했다고 30일 밝혔다. 독감으로 알려져 있는 인플루엔자는 호흡기 감염으로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가을부터 봄철에 많이 유행하며 전 세계적으로는 매년 평균 25만~50만명이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에스티팜에서 보유한 뉴클레오시드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기반으로 A형, 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하는 후보물질을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후보물질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복제를 담당하는 효소인 ‘바이러스 중합효소’인 ‘PB1 서브유닛’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숙주세포의 세포막을 뚫고 들어가 핵에서 RNA를 복제하는데 PB1 서브유닛은 바이러스 RNA 전사와 복제에 직접 관여하는 물질이다. 이번 후보물질은 RNA 복제에 필수적인 PB1 서브유닛을 억제함으로써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기능을 갖고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실제로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동물에게 후보물질을 투여하지 몸무게 감소가 완화되고 평균 생존일이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비정상적인 염증 반응도 완화되는 것이 관찰됐다. 일반적으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생쥐는 몸무게가 감소하면서 9일 내에 사망에 이르게 된다. 또 생쥐 폐에 존재하는 감염성 바이러스 입자 수가 10% 미만으로 감소하는 것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후보물질이 조류인플루엔자의 인간 감염도 예방해줄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수 화학연구원 원장은 “이번에 개발된 후보물질은 국내외 특허 출원을 한 상태로 신변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유행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신약으로 개발되길 바란다”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임산부처럼 부푼 2살 여아의 배…원인은 희귀암

    임산부처럼 부푼 2살 여아의 배…원인은 희귀암

    잉글랜드 랭커셔카운티 블랙풀에 사는 섀넌 라탐(23)과 파트너 라이언 키넌(26)은 지난 2월 딸 클레오 키넌(2)의 복부가 갑자기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른 것을 발견했다. 두 사람은 클레오를 데리고 병원을 찾았지만, 의료진은 호르몬 불균형에 따른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나 클레오의 배는 점점 부풀어 올랐고 임신한 사람의 배처럼 보일 지경에 이르렀다. 복통도 심해져 결국 전문 병원으로 옮겨진 클레오는 지난 1일 부신암 3기 진단을 받았다. 클레오의 어머니 섀넌은 “딸의 배가 너무 부풀어 올라서 걱정이 됐지만 호르몬 때문이라길래 그런 줄 알았다. 잔병치레는 있었지만, 여느 두 살배기처럼 별 탈 없이 자라고 있었기에 암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클레오가 생존할 확률이 2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사람은 좌우 양쪽에 두 개의 신장을 가지고 있는데 부신도 양쪽 신장의 위쪽 안쪽에 하나씩 존재한다. 부신은 스테로이드와 알도스테론 등 호르몬을 분비해 우리 몸의 대사와 면역반응을 조절하고 혈압, 혈액량, 전해질 조절에 관여하는데 이 부위에 발생하는 희귀 악성종양이 부신암이다. 부신암 진단을 받은 클레오는 다음날부터 바로 항암제 복용과 화학요법 등 항암치료에 돌입했다. 섀넌은 “수혈과 약물주입 등을 반복하면서 딸은 매우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옆에서 지켜보기 힘들 정도”라고 설명했다. 클레오는 올해 말 부신 제거 수술이 예정돼 있으며 그전까지 추가적인 화학 치료를 통해 종양의 크기를 줄여야만 한다. 그러나 수술 후에도 암이 재발할 확률은 80%에 달한다고 섀넌은 밝혔다. 치료비 역시 문제다. 데일리메일은 16일(현지시간) 파트너인 라이언과 떨어져 클레오 말고도 2명의 자녀를 홀로 키우고 있는 섀넌이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녀는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는 클레오의 투병이 치료비 때문에 좌절될까 걱정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섀넌이 딸을 지키기 위해 모금페이지를 개설했다며 관심을 호소했다. 섀넌은 모금페이지에서 “클레오가 어려운 항암치료 속에서도 늘 웃음을 잃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딸이 병마와 싸우면서 또래보다 성숙해졌다. 마치 네다섯 살 된 아이처럼 오히려 나를 위로하는 모습이 더욱더 안타깝다”며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그녀는 작고 어린 클레오가 이 싸움을 이겨내고 또 다른 인생의 페이지를 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페이스북을 통해 클레오의 암 투병 일지도 공유하기 시작했다. 클레오는 일단 올해 말 부신 제거 수술 전까지 화학요법을 이어갈 계획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프랑스 누벨바그의 여성 기수 아녜스 바르다 별세

    프랑스 누벨바그의 여성 기수 아녜스 바르다 별세

    아흔을 바라보던 2017년 장편 다큐멘터리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Faces Places)를 제작한 프랑스 여성 감독 아녜스 바르다(91)가 28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AFP통신이 29일 전했다. 벨기에 출신의 바르다는 장뤼크 고다르 등과 함께 1950~60년대 ‘누벨바그’ 기수를 대표하는 유일한 여성 감독이다. 루브르 학교에서 예술사를 공부하고 사진작가로도 활동했던 바르다는 새로운 물결을 뜻하는 영화 사조의 하나인 ‘누벨바그의 어머니’로도 평가된다. 바르다는 당시 비평가 출신의 젊은 감독들과 함께 문학 작품을 각색하는 방식의 전통적인 영화 제작을 비판하며 다른 예술과 구분되는 영화적 실험 정신에 주목했다. 그녀는 고다르, 프랑소와 트뤼포, 클로드 샤브롤, 에릭 로메르 등과 누벨바그를 주도했으며 대표작으로는 국제적으로 큰 명성을 얻은 ‘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1962) 등이 있다. 1970년대 이후에는 여성주의 영화들을 만들어 왔으며 현대 여성 감독들의 선구자로 평가 받는다. 2015년 칸국제영화제는 바르다에게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여했다. 지난해 국내에서도 개봉해 3만명이 넘게 본 사진작가 ‘JR’(장 르네)과 함께 만든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은 제90회 아카데미시상식 장편 다큐멘터리상 후보에 올랐고,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골든아이상을 수상하는 등 전 세계 영화제에서 34개 부문의 상을 받았다. 바르다의 가족들은 이날 성명에서 “감독이자 예술가인 아녜스 바르다가 목요일 밤 자택에서 가족과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암 합병증으로 숨을 거뒀다”고 애도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포토] 채은정, 핑크빛 비키니로 뽐낸 완벽 몸매

    [포토] 채은정, 핑크빛 비키니로 뽐낸 완벽 몸매

    그룹 클레오 출신 채은정이 비키니 자태를 자랑했다. 채은정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여러 장 올렸다. 공개된 사진 속 채은정은 분홍색 비키니를 입고 과감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잘록한 허리와 볼륨감 있는 몸매가 눈길을 끈다. 긴 생머리로 섹시한 매력을 더했다. 군살 없는 완벽한 몸매와 새하얀 피부결로 남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사진=채은정 SNS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생존율 30% 미만의 전이성 위암 원인 알고보니…

    생존율 30% 미만의 전이성 위암 원인 알고보니…

    한국과 몽골,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 중 하나가 바로 위암이다. 지난해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국내 암 발병률과 사망률 예측보고에 따르면 폐암에 이어 위암은 2번째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이성 위암은 5년 생존률이 30% 미만으로 예후가 좋지 않은 악성 암이다.다른 암들과 함께 위암 역시 암조직을 잘라내는 외과수술과 함께 화학약물이나 표적치료제, 방사선치료 같은 항암요법이 많이 쓰이고 있지만 전이성 위암은 생존률과 치료율을 높이기 위해 표적을 찾고 있으나 쉽지 않다. 국내 연구진이 위암 전이를 일으키는 유전자 기능을 밝혀내고 이를 활용한 새로운 전이성 위암 치료법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울산대 의대 최경철 교수, 연세대 의대 윤호근, 정재호 교수 공동연구팀은 위암 전이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알려진 ‘EPB41L5’ 유전자 기능을 규명하고 EPB41L5 항체를 이용한 위암 치료법을 제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종양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클리니컬 캔서 리서치‘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암 환자 생존률을 분석하는 ‘카플란-마이어 분석’과 DNA 분석법의 일종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마이크로어레이’를 통해 EPB41L5 유전자 발현이 전이성 위암환자의 낮은 생존율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암의 성장과 전이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형질전환성장인자가 EPB41L5 유전자를 증가시키고 EPB41L5 유전자는 상피세포에서 간엽줄기세포로 전환되는 ‘상피-중배엽 전이’ 과정에 관여해 위암세포의 확산과 침윤성을 증가시킨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EPB41L5 유전자를 과발현시키고 형질전환성장인자를 조작해 전이성 위암을 유발시킨 생쥐에게 EPB41L5 유전자의 활성도를 떨어뜨리는 항체를 투여한 결과 위암 조직이 전이되는 것이 차단되고 생존율도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정재호 연세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그동안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던 전이성 위암의 표적인자를 찾아내고 핵심 기능을 규명했다는데 의미가 크며 이를 통해 새로운 위암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디기탈리스, 약초와 독초 사이에서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디기탈리스, 약초와 독초 사이에서

    식물을 그리는 내게 사람들이 많이 하는 질문은 대개 정해져 있다. 원예학을 공부하면서 어쩌다 식물을 그리게 됐는지나 식물세밀화란 도대체 무엇인지, 어디에 쓰이는 것인지와 같은 것들. 그중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식물 그림과 식물세밀화가 어떻게 다르냐는 것이다. 그러면 나는 답한다. 모두가 아는 식물 그림, 고흐가 그린 해바라기나 아몬드나무 그림을 빗대어 예술이란 테두리에서 식물을 소재로 개인의 사유를 담거나 아름다움에 목적을 두고 그린 그림이 식물화라면 식물세밀화는 과학 안에서, 식물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그려지는 식물 해부도와 같은 것이라고. 그러니 오로지 식물의 형태에만 집중해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그려야 하는 그림이라고. 그러면 대개는 쉽게 이해한다. 중학교 때 미술관에서 고흐의 전시를 본 적이 있다. 그의 특유의 색감과 화풍보다 내 눈에 먼저 들어온 건 그림 속 해바라기와 아몬드나무, 양귀비 밭의 잎사귀 같은 식물의 존재였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 모든 식물의 색은 실제보다 노란빛을 머금고 있었다. 이 노란빛을 고흐는 의도한 것일까. 그는 생전 간질과 조울증 증세를 보였고 그의 주치의는 그에 해당하는 병을 치료할 약으로 디기탈리스라는 식물을 처방했다. 디기탈리스는 우리나라에서도 꽃축제나 대형 공원을 화려하게 밝혀주는 관상식물이다. 유럽 원산으로 형태가 워낙에 독특해 정원의 주요 화훼식물이 된다. 그러나 그전에 이들은 약으로 널리 이용됐고, 고흐는 주치의에게 이 식물을 처방받아 음용했다. 간질과 우울증, 심장병 등에 강력한 약효를 가진 이 식물은 그 능력만큼 강력한 독성을 지녔는데, 식물에 함유된 디기톡신과 디톡신이란 성분이 눈앞을 뿌옇거나 노랗게 보이게 만들거나 두통과 현기증이 나고 심부정맥이 심해져 심정지까지 가도록 만든다. 많은 연구자들은 고흐의 그림 속 노란빛은 바로 이 디기탈리스의 부작용 때문일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가 의도하지 않은, 왜곡된 색이었다. 식물세밀화는 식물의 가장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형태를 그리는 것이고 객관적인 기록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한 개인이 기록하는 것에 주관이 들어가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나는 늘 이 기록이 과연 얼마나 객관적이며 정확한 기록이라 말할 수 있을까 생각해 왔다. 아무리 나 스스로에게 최선을 다해 정직하다 한들, 내 방의 조명이 푸르거나 노란빛을 띤다면, 혹여나 내가 먹는 약이 나의 눈신경을 왜곡해 내가 보는 이 식물의 색과 형태가 나도 모르게 이미 변형된 것이라면 그렇게 그려진 그림을 일반적이고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기록이라 할 수 있을까.물론 그래서 흰 배경에 식물을 두고 조명이 아닌 햇빛 아래에서 채색하거나 매번 다른 색채로 그리는 등의 노력을 하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그려진 이 그림이 무조건 정확할 것이라는 오만을 버려야 한다는 걸, 나는 식물세밀화가 아닌 식물화, 고흐의 그림 속에 존재는 하지만 보이지는 않는 디기탈리스로부터 깨달았다. 간질에 효과가 있지만 시각적 착각을 일으키는 디기탈리스와 같이 완벽하지 않은 식물은 많다. 어쩌면 이 세상의 모든 식물이 그럴 것이다. 커피는 적당히 마시면 대사에 활력을 주지만 많이 마시면 심장에 무리가 가고, 잠이 오지 않도록 만든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많은 레몬밤은 다이어트 효과가 있지만 소화 기능을 강화시키기 때문에 과하게 먹으면 금방 허기가 지고 오히려 다이어트에 역효과를 가져다준다. 차나무의 잎으로 만드는 녹차는 항암 효과와 해독작용을 하지만 많이 마시면 녹차에 함유된 카페인 때문에 가슴 통증이나 위장 장애가 올 수도 있다. 그동안 내가 그렸던 모든 약용식물들은 누군가에게는 부작용만 남은 독초가 될 수도 있었다. 몇 년 전에는 시어나무를 그렸다. 아프리카 원산으로 우리나라에는 없는 시어나무 종자에서 추출한 오일은 시어버터라는 이름으로 화장품과 약의 원료로 이용된다. 보습효과가 커 피부를 촉촉하게 만들고 류머티즘이나 피부염, 비염 등에도 좋은 식물이다. 과거 클레오파트라도 늘 시어버터를 온몸에 바르고 고운 피부 결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러나 완벽한 것 같은 이 식물도 피부질환을 낳을 수 있다는 부작용을 안고 있다. 물론 화장품과 약으로서의 시어버터는 이미 가공된 형태이기에 관리만 잘 한다면 부작용이 없지만 말이다.어쩌면 자연은 내게 늘 말해주고 있었는지 모른다. 어느 쪽으로도 완벽할 순 없다는 걸. 약효와 독을 모두 가진 디기탈리스처럼, 그리고 완전히 객관적인 기록은 될 수 없는 나의 그림처럼. 다만 식물의 부작용을 줄이고 약효에 최선을 다하려 하듯, 나 역시 내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은 남겨둔 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정확한 기록을 다 할 뿐이다.
  • ‘비디오스타’ 신이, 짝사랑男에 눈물 프러포즈 “올해 결혼할래?”

    ‘비디오스타’ 신이, 짝사랑男에 눈물 프러포즈 “올해 결혼할래?”

    ‘비디오스타’ 신이가 짝사랑 남성을 향해 눈물의 프로포즈를 했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에브리원 예능프로그램 ‘비디오스타’에는 방송인 현영, 클레오 채은정, 가수 레이디제인, 배우 신이, 박재민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신이는 올해 목표를 결혼이 아닌 ‘임신’으로 꼽아 눈길을 모았다. 신이는 “결혼하고 임신하면 되는데 결혼은 빨리 할 수 있지만 임신은 빨리 할 수 없다. 아이를 너무 갖고 싶다. 올해까지 노력해보고 안되면 어쩔 수 없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현재 짝사랑 중임을 고백한 신이는 “올해 계획에 동참시키고 싶은 남자가 있다. 짝사랑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걸 (상대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자는 배란기가 되면 더 예뻐 보인다더라. 그래서 그 때 맞춰서 보자고 했다”며 “그런데 자꾸 피한다”고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신이의 짝사랑 이야기에 MC들은 상대를 향해 영상편지를 보내라고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러자 신이는 울컥한 듯 갑자기 눈물을 보였다. 현영은 “울 정도로 좋아하는 거야?”라며 놀랐고, 신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신이는 “진짜 좋아하는 거 같다. 시간 있으면 올해 결혼할래?”라고 진심을 다해 고백했다. 고백 이후 신이는 “한 번도 먼저 대시한 적이 없었다. 역효과 날까 걱정이다”라며 걱정스러운 마음을 보였다. 사진=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채은정, 롤러코스터 인생 고백 “현재는 비키니 쇼핑몰 운영”

    채은정, 롤러코스터 인생 고백 “현재는 비키니 쇼핑몰 운영”

    클래오 채은정이 ‘비디오스타’에서 굴곡졌던 그녀의 인생을 공개한다. 채은정이 걸그룹 활동 이후 치과 코디네이터, 홍콩 걸그룹, 갤러리스트 등 다양한 직업을 거쳤던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을 공개했다. 이에 놀란 MC들은 “현재 무슨 직업을 가지고 있냐”고 물었는데 채은정은 “지금은 비키니 쇼핑몰을 운영 중”이라 밝히며 비키니 착용 사진을 공개해 스튜디오의 탄성을 자아냈다. 클레오 활동 이후 돌연 홍콩으로 떠나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채은정은 당시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채은정은 과거 남자친구가 자신의 곁을 갑작스레 떠나자 그를 잡기 위해 홍콩까지 날아간 것.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 자신을 차갑게 거절한 남자친구 때문에 이를 악문 그녀는 “눈만 뜨면 내가 보이게 홍콩에서 성공하겠다” 다짐하며 본격적으로 홍콩에서 고군분투한 스토리를 밝혔다. 그녀의 자세한 이야기는 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진짜 사나이300’에서 최후의 1인으로 주목을 받은 박재민이 훈련 당시 고생했던 경험담을 고백했다. 그는 “마지막 미션 때 죽도록 힘든 나머지 온몸에 쥐가 났었다”고 밝히며 “당시 생각지도 못한 곳에 쥐가 났었다”고 말해 궁금증을 유발했다. 이에 MC와 게스트들은 각종 신체 부위를 외치기 시작했는데, 결국 아무도 맞히지 못하자 박재민은 “남성의 중요 부위”라고 조심스럽게 말하며 스튜디오를 충격에 빠뜨렸다. 얼굴을 화끈거리게 했던 그의 고생담은 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채은정의 롤러코스터 인생과 박재민의 고생담은 3월 5일 화요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되는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에서 공개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포토] 채은정, 파격 반라 노출 ‘환상적 몸매’

    [포토] 채은정, 파격 반라 노출 ‘환상적 몸매’

    그룹 클레오 출신 가수 채은정이 파격적인 반라 누드를 선보였다. 채은정은 지난 2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눈보디”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 속 채은정은 상의를 탈의하고 레깅스만 입은 채 거울에 비친 모습을 카메라로 담았다. 운동으로 다진 잘록한 허리라인과 늘씬한 각선미를 과시했다. 특히 상의를 입지 않고 과감한 노출을 선보여 시선을 끌었다. 반라 노출을 시도하면서 몸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사진=채은정 인스타그램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역사기행] 최고의 선물을 가져다준 나일강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역사기행] 최고의 선물을 가져다준 나일강

    나일강은 아프리카 대륙의 중심부인 빅토리아 호수에서 발원한 백나일강과 동아프리카의 아비시니아고원에서 시작된 청나일강이 수단의 수도 카르툼에서 만나 지중해까지 총 6500㎞가 넘는 거리를 흐르는 세계에서 가장 긴 강이다. 고대 이집트 문명은 지중해를 만나기 직전 오늘날의 ‘이집트 아랍 공화국’이 있는 지역을 흐르는 나일강 유역에서 기원전 3100년경부터 기원 전후 사이에 사람들이 만들어 갔던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기원전 5세기의 인물인 헤로도토스는 그렇게 만들어진 드라마, 즉 우리가 ‘고대 이집트 문명’이라 부르는 그 역사 과정과 나일강의 관계를 ‘이집트는 나일강의 선물’이라는 말로 멋들어지게 평했다. 헤로도토스는 과장된 어법을 즐겨 사용한 것으로 악명이 높기도 하지만, 이 말에서만큼은 고대 이집트 문명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이 느껴진다. 이집트 문명은 헤로도토스의 말처럼 나일강 없이는 결코 탄생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나일강이 문명의 토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이 강의 범람이 대체로 예측 가능했기 때문이다. 때로는 평소보다 큰 홍수가 나기도 했고, 또 가뭄이 일어난 적도 있지만, 그래도 나일강의 범람은 대체로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매년 거의 같은 시기에 일어났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이 범람의 리듬에 맞추어 생활을 했는데, 그들이 사용하던 달력에는 그 사실이 잘 반영돼 있다. 달력은 세 계절로 구분돼 있다. 첫 번째 계절은 아케트(Akhet)라 불렸다. 대략 8월에 시작돼 11월까지 이어지는 이 계절은 이집트 전역이 불어난 나일강 물속에 잠기게 되는 ‘홍수기’다. 그다음으로는 페레트(Peret)라고 불리는 ‘생장의 계절’이 이어진다. 12월에서 3월에 이르는 이 계절이 시작되면 불어났던 강물이 빠지면서 농지가 다시금 드러나게 되는데, 이때 새롭게 드러난 토지는 불어난 강물이 상류로부터 옮겨온 비옥한 토양으로 인해 지력이 완전히 회복된 상태다. 그렇게 비옥해진 땅에 뿌려진 작물의 씨앗은 점점 더 뜨거워지는 태양의 열기를 받아 특별한 관리 없이도 무럭무럭 자라나게 된다. 세 번째 계절은 4월에서 7월까지 이어지는 셰무(Shemu)다. 이 시기는 자라난 작물들을 거둬들이는 ‘수확의 계절’이다. 이와 같은 안정적인 나일강의 리듬은 이집트인들에게 풍요롭고 안정적으로 식량을 공급해 주었다. 이 안정성이 3000여년 동안 극단적인 변화 없이 지속됐던 이집트 문명의 ‘문화적 내구성’의 바탕이 됐던 것은 당연하다. 홍수·생장·수확으로 이어지는 강의 리듬은 아스완하이댐이 만들어지는 1960년대까지 계속됐다. 고대 이집트는 기원전 30년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의 연합 함대가 로마 함대에 패배한 이후 이집트가 로마제국의 영토로 편입되면서 정치적으로 멸망했다. 서기 4세기 말에는 로마황제 테오도시우스가 기독교의 국교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그때까지 별 문제 없이 존속되고 있던 고대 이집트의 신전들이 모두 폐쇄됐고, 그 결과 문화적으로도 종말을 맞이했다. 그런데 문명의 근간이 됐던 나일강의 리듬은 20세기 중반까지도 계속됐으니, 고대 이집트 문명은 자연적으로는 현대 문명기에 와서야 비로소 끝이 났다고 말할 수 있을 것도 같다. 나일강은 훌륭한 교통로로도 기능했다.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북풍은 돛만 펼치면 배를 쉽고 빠르게 남쪽으로 데려다 주었고, 다시 북쪽으로 뱃머리를 돌릴 때에는 돛은 접어 둔 채 키를 조정하기만 하면 남쪽에서 북쪽으로 흐르는 나일강의 흐름이 배를 목적지까지 이동시켜 주었다. 이처럼 나일강은 직선거리로 남북 1000㎞가 넘는 광대한 지역을 하나의 문명권으로 존재할 수 있게 한 이유이기도 하다.
  • [포토] ‘허리절개 수영복’ 채은정

    [포토] ‘허리절개 수영복’ 채은정

    그룹 클레오 출신 가수 채은정이 비키니 몸매를 공개했다. 채은정은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반짝반짝 딥 그레이톤의 모노키니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수영복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채은정의 모습이 담겨 있다. 특히 허리라인이 돋보이는 모노톤 수영복을 입고 볼륨감 넘치는 몸매를 뽐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편, 채은정은 1999년 클레오로 데뷔했으며 2004년 클레오를 탈퇴한 뒤 솔로 활동에 전념했다. 스포츠서울
  • [영화 리뷰] 담담해서 더 단단한 거장의 스토리

    [영화 리뷰] 담담해서 더 단단한 거장의 스토리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자신의 유년 시절 이야기를 다룬 자전적 영화 ‘로마…’를 들고 한국 관객을 찾는다. 전작 ‘그래비티´로 아카데미상을 휩쓸었던 이후 4년 만이다.영화는 1970~71년 멕시코 로마 지역에 사는 한 백인 가족과 가사도우미인 원주민 여성 클레오(얄리차 아파리시오 분)의 삶을 따라간다. 클레오는 소피아(마리나 데 타비라 분) 집에 살며 4명의 아이를 돌본다. 계급, 인종 차이에도 가족의 사랑을 받는 듬직한 양육자다. 단란해 보이는 가정이지만, 이내 파국을 맞는다. 소피아 남편 안토니오가 가정을 버리고 애인과 여행을 떠나버려서다. 클레오 역시 비슷한 처지에 놓인다. 남자친구 페르민의 아이를 갖지만, 페르민은 임신 소식을 듣고 아무 말 없이 떠나버린다. 영화는 흑백 화면으로 1970년대 초반 멕시코 사회의 인종과 빈부격차, 불안감이 감도는 사회상을 담아 낸다. 배경이 되는 1970년대 초반 멕시코는 민주화 열망으로 들끓었다. 급기야 1971년 정부 지원을 받은 우익무장단체가 120명을 죽인 ‘성체 축일 대학살’이 일어난다. 쿠아론 감독은 클레오와 소피아 가족의 이야기를 그저 담담하게 보여 줄 뿐이다. 초반부터 집요하리만큼 세세한 사건을 보여 주다가 영화 후반부에 대학살 현장과 가족의 위기로 연결한다. 클레오와 소피아 가족이 위기를 돌파하는 모습으로 ‘결국엔 인간’이라는 답을 담담하게 내놓는다. 클레오를 중심으로 소피아의 가족이 얼싸안은 극 중 한 장면을 담은 영화 포스터는 계급과 인종의 차이를 넘어 위기를 극복하는 이들의 모습을 집약한다. 유명한 배우도 화려한 컴퓨터그래픽도 없지만, 스토리 하나만으로도 거장의 품격을 여실히 보여 준다. 흑백 화면의 장점을 잘 살린 질감과 대비는 처음부터 끝까지 인상적이고 아름답다. 배우의 얼굴을 가득 채운 클로즈업, 페르민의 훈련 장면이나 집회에서 보여 주는 와이드샷, 지루하지 않은 롱테이크는 더없이 감각적이다. ‘로마’는 올 시즌 대부분의 상을 휩쓸었다.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골든글로브 최우수 외국영화 부문에 선정된 데 이어 LA영화평론가협회 올해의 최우수 영화로 선정되는 등 이미 20여개 상을 받았다. 아카데미 유력 수상 후보로도 거론된다. 다만 국내 멀티플렉스 3사가 넷플릭스 영화라는 이유로 상영을 거부해 12일부터 대한극장과 서울극장 등 전국 40여개 관에서만 상영하고, 14일부터는 넷플릭스 플랫폼에서만 공개한다. 국내 흥행은 장담하기 어려우나, 자막이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오래 뜨지 못할 것은 분명하다. 135분. 15세 관람가.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내가 밥 사겠다” 복면가왕 판정단, 때아닌 식사 쟁탈전

    “내가 밥 사겠다” 복면가왕 판정단, 때아닌 식사 쟁탈전

    2일 방송되는 MBC ‘복면가왕’에서는 1라운드 듀엣곡 대결에서 승리해 준결승에 진출한 4인의 복면 가수가 맞붙는다. ‘클레오파트라’ 김연우, ‘에헤라디오’ 정동하의 뒤를 이어 4연승 남성 가왕이라는 기록을 향해 질주하는 가왕 ‘왕밤빵’ 앞에 역대 최강의 라이벌들이 등장했다. 특히 3라운드 결승전에 진출한 두 복면 가수가 출중한 가창력과 호소력으로 판정단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 그중 한 복면 가수는 폭발적인 가창력과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로 “노래를 이렇게 소화하는 가수는 당분간 찾기 힘들 것 같다!”, “간주 부분에서도 노래를 부르는 것 같은 감명을 받았다!”라는 평을 받으며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김호영, 김현철 등 여러 판정단이 “저 복면 가수에게 밥을 사주고 싶다”고 마음을 표현했을 정도다. 하지만 상대 복면 가수 역시 “감정을 자유자재로 컨트롤할 수 있는 가수다!”, “가왕의 팬이었던 나를 동요시켰다!”라는 호평을 받은 실력파다. 매 무대마다 반상회를 열 듯 열띤 토론을 벌이는 신봉선과 김연자, 황보, 산다라박, 솔지 등 여성 판정단의 표심 역시 변수다. 치열한 노래 전투 끝에 가왕 결정전에 당당히 올라 가왕 ‘왕밤빵’과 마주 설 단 한 명의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지 오늘(2일) 오후 4시 50분 ‘복면가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둘러보면 RNA로 가득 찬 세상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둘러보면 RNA로 가득 찬 세상

    미국에서 박사후연구원(포스닥)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지 얼마 안 돼서의 일이었다. 지금 되돌아보면 조금은 안일하게 연구원 생활을 하고 있을 때 나를 정신 차리게 했던 경험이다.동료들과의 대화 중에 한 후배가 “작은 RNA를 연구하고 있어요”라고 한 말을 들으며 ‘생소하다’는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DNA도 아닌 RNA, 그것도 ‘작은’ RNA 덕분에 내가 새로운 트렌드에 얼마나 무뎠는지를 깨닫게 됐다. 전령RNA는 DNA의 유전 정보를 베껴 단백질 합성을 위한 정보를 전달하고 운반RNA는 이 정보에 따라 해당 아미노산을 수송하며 rRNA는 단백질 합성 공장인 리보솜을 구성한다. 이들은 생명 유지에 없어선 안 되는 여러 단백질을 만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들의 도움으로 우리 몸에서는 단백질들이 계속 만들어져 수명이 다한 단백질을 대체하고 있다.RNA는 아밀라제나 단백질 분해효소처럼 화학 반응에서의 효소 역할을 하기도 한다. 특정 RNA는 자신의 일부를 잘라내고 rRNA는 아미노산끼리의 화학 결합을 담당하는 등 효소 단백질처럼 촉매 작용을 수행하는 것이다. 합성 과정에 있는 단백질을 세포 내 일정 부위로 수송하는 데에 관여하기도 한다. 이처럼 ‘작은’ RNA는 최근 각광받는 연구 대상이다. RNA들은 처음에는 길게 만들어진 다음 가공 과정을 거쳐 20~25개의 뉴클레오티드로 구성된 짧은 구조를 형성한다. 이들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종류에 따라 특정 단백질의 합성을 억제한다. RNA는 한쪽에서는 단백질을 합성하면서도 다른 한쪽으로는 단백질 합성을 억제해 결과적으로는 생명 현상을 세밀하게 조절하는 데에 관여한다. 최근에는 역시 작은 크기의 RNA가 크리스퍼-캐스9(CRISPR-Cas9)이라는 유전자 편집기술에도 관여한다고 알려졌다. 작은 RNA가 유전공학 발전에 크게 기여하게 된 것이다. 해마다 백신을 맞게 만드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처럼 RNA가 유전자로서 기능하는 것까지 감안한다면 RNA의 다재다능함을 새삼 주목하게 된다. 생물학자들은 생명의 출현에 필요한 최초의 물질이 DNA인지 단백질인지를 놓고 논란을 벌인 적이 있었다. DNA와 단백질 모두 최초로 출현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존재가 전제되어야 하므로 이 논란은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의 문제로 답을 내기가 쉽지 않다. 이후 유전자와 효소의 기능, 다시 말하자면 DNA와 단백질의 두 기능을 모두 지닌 RNA가 주목을 받으면서 생명 탄생 전에 ‘RNA 세상’이 있었을 것으로 추론되기도 한다. 그리고 앞에 열거한 것처럼 지금까지 오랜 기간 열심히 일하는 RNA로 변화해 온 것 같다. RNA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는 지금도 활발하게 발표되고 있다. 생물학자를 포함한 과학자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발표되는 이런 새로운 내용에 민감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 유수의 학술잡지들을 검색하는 일이 중요한 일과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잡지에 실린 논문 검색만으로는 놓치는 발견도 있고, 여러 발견이 나타내는 경향성이나 의미를 포착하기 힘들 때도 있다. 이럴 때는 새 발견들의 의미를 꿰뚫는 식견 있는 책 한 권이 아쉽다. 많은 과학자들에게 이런 가치는 서울의 똘똘한 집 한 채보다 훨씬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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