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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혜성 “목표는 개막 엔트리… 수비로 이정후 잡아내겠다”

    김혜성 “목표는 개막 엔트리… 수비로 이정후 잡아내겠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입성하기 위해 로스앤젤레스(LA)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김혜성(26·LA 다저스)이 “목표는 개막 엔트리 진입”이라면서 “(이)정후가 뛰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맞대결이 기대된다. 수비로 잡아내겠다”고 다짐했다. 김혜성은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면서 “MLB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신청했을 때 다저스에서 가장 먼저 연락이 왔었다. 이제야 팀의 일원인 게 실감이 난다”면서 “TV로 지켜봤던 챔피언 팀에서 뛸 수 있어 영광이다. 도전자의 자세로 수비, 빠른 발 등 장점을 내세워 매력을 어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23시즌까지 키움 히어로즈에서 5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입단 동기 이정후를 언급했다. 이정후는 전날 출국하며 “혜성이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했던 박지성처럼 빛나지 않아도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이에 대해 김혜성은 “그 말을 듣고 3초 정도 웃었다. 대단한 선수와 비교해 줘서 고맙다. 정후는 비유가 필요 없는 슈퍼스타다. 올 시즌엔 부상 없이 잘할 거라 확신한다”고 화답했다. 같은 에이전트 소속이자 팀 동료 오타니 쇼헤이와의 일화도 소개했다. 김혜성은 “한 공간에서 운동한 적이 있다. 오타니가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혜성씨’라며 응원해줘서 일본어로 답했다”며 웃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호흡을 맞췄던 토미 에드먼과의 재회에 대해선 “같은 내야수라 에드먼과 대표팀에서 대화를 많이 나눴다. ”고 밝혔다. 키움에서 등번호 3번을 달았던 김혜성은 다저스에선 6번을 선택했다. 그는 “2021~2022년 활약했던 트레이 터너(필라델피아)의 번호에서 골랐다. 좋아하는 선수라 그처럼 잘하고 싶다”며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겠다. 팀이 원하면 외야수까지 소화하겠다”고 말했다.
  • 스팸·비비고… 웰니스·가성비 세트 푸짐

    스팸·비비고… 웰니스·가성비 세트 푸짐

    CJ제일제당이 웰니스·가성비 트렌드에 맞춰 설 선물세트 260여종을 선보인다. 웰니스 트랜드에 맞춰 ‘스팸 닭가슴살 세트’는 지난 추석 대비 물량을 66% 늘렸다. 백설 참치액 등 천연 조미 제품 선물세트도 다채롭게 마련했다. 국민 명절 선물 ‘스팸 선물세트’도 다양한 구성으로 선보인다. 카놀라유와 스팸으로 구성된 ‘스팸복합 1호’, 참치액·소금·올리고당 등 조미 제품을 담은 ‘특별한 선택 A호’ 등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3만원 미만의 선물세트도 지난 추석 대비 물량을 14% 늘렸다. 1만원대 선물인 ‘특별한 선택 T-2’와 ‘비비고 토종김 1호’ 등이 대표적이다. 공식몰 CJ더마켓에서만 판매되는 단독 선물세트도 있다. 스팸 클래식과 나트륨 25% 낮춘 스팸 마일드로 구성된 ‘스팸 청사 에디션’, ‘한뿌리 흑삼대보 청사 에디션’이 한정 수량으로 준비됐다. 이번 설 선물세트는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에 더해 CJ더마켓·네이버·SSG닷컴· 쿠팡 등 다양한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다. 백지혜 CJ제일제당 선물세트 마케팅 담당자는 “세분화한 선물세트 선호를 고려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늘리고자 했다”고 밝혔다.
  • [사고] 봄을 기다리는 당신을 초대합니다

    [사고] 봄을 기다리는 당신을 초대합니다

    서울신문사는 오는 2월 2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2025 봄날음악회’를 개최합니다. 이번 음악회는 다수의 국제 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젊은 거장 피아니스트 박재홍의 피아노 연주로 봄을 알리는 무대가 시작됩니다. 팬텀싱어로 매력을 알리며 클래식과 대중음악 팬들의 마음을 모두 사로잡고 있는 장르를 뛰어넘는 보컬리스트 손태진, 그리고 세월이 흘러도 대체 불가한 보이스컬러로 한결같이 대중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대한민국 레전드 싱어송라이터 심수봉이 함께합니다. 곧 다가올 따뜻한 바람의 향기를 머금은 음악회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일시 : 2025년 2월 25일(화) 오후 7시 30분 ■장소 : 롯데콘서트홀 ■티켓 : R석 13만원, S석 10만원, A석 7만원, B석 5만원 ■예매처 : 예스24, 티켓링크, 인터파크 ■문의 : 서울신문 사업2팀 (02)2000-9321~4
  • 다저스맨 김혜성 “오타니가 한국어 응원, 정후 수비로 잡겠다…목표는 개막 엔트리”

    다저스맨 김혜성 “오타니가 한국어 응원, 정후 수비로 잡겠다…목표는 개막 엔트리”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입성하기 위해 로스앤젤레스(LA)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김혜성(26·LA 다저스)이 “목표는 개막 엔트리 진입”이라면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맞대결이 기대된다. (이)정후를 수비로 잡아내겠다”고 다짐했다. 김혜성은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MLB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신청했을 때 다저스에서 가장 먼저 연락이 왔었다. 이제야 팀의 일원인 게 실감이 난다”면서 “TV로 지켜봤던 챔피언 팀에서 뛸 수 있어 영광이다. 도전자의 자세로 수비, 빠른 발 등 장점을 내세워 매력을 어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3년까지 키움 히어로즈에서 5시즌 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입단 동기 이정후를 언급했다. 지난해 미국 무대에 입성한 이정후는 전날 출국하며 “혜성이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박지성 선수처럼 빛나지 않아도 팀에 도움이 된다”고 치켜세웠다. 이에 대해 김혜성은 “그 말을 듣고 3초 정도 웃었다. 박지성처럼 대단한 선수와 비교해 줘서 고맙다. 정후에게 미국 생활에 관해 물어봤는데 자세히 알려줬다”면서 “타격에 관해선 선수마다 매커니즘이 달라 직접 겪어보라고 말해줬다. 경험을 통해 조율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정후는 비유가 필요 없는 슈퍼스타다. 올해는 부상 없이 잘할 거라 확신한다”면서도 “(키움) 청백전에서만 맞붙었는데 상대 팀으로 만나면 재밌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같은 에이전트 소속이자 새로운 팀 동료 오타니 쇼헤이와의 일화도 소개했다. 김혜성은 “한 공간에서 운동한 적이 있었다. 그가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혜성씨’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건네서 저는 공부한 일본어로 답했다”고 설명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호흡을 맞췄던 토미 에드먼과의 재회에 대해선 “같은 내야수라 에드먼과 대표팀에서 대화를 많이 나눴다. 팀과 계약한 뒤 스프링캠프에서 만나자고 연락했다”고 밝혔다. 키움에서 등번호 3번을 달았던 김혜성은 다저스에선 6번을 선택했다. 그는 “남은 한 자릿수 중 2021~2022년 활약했던 트레이 터너의 번호에서 골랐다. 좋아하는 선수인데 그처럼 잘하고 싶다”며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겠다. 팀이 외야수를 원하면 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만족하지 않고 높은 목표를 향해 달리다 보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프로에 처음 입단했던 마음가짐으로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 새해 첫 출발 좋았던 임성재, 이번에는 통산 3승과 최경주 넘어 통산 최다 상금 기록 노린다

    새해 첫 출발 좋았던 임성재, 이번에는 통산 3승과 최경주 넘어 통산 최다 상금 기록 노린다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개막전인 더 센트리에서 3위에 올라 새해를 가볍게 시작한 임성재가 통산 3승에 도전한다. 3승을 올리게 되면 최경주를 넘어 한국선수 통산 PGA 최다상금타이틀도 갖게 된다. 임성재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퀸타의 PGA 웨스트 3개 코스(니클라우스 토너먼트 코스, 피트 다이 스타디움 코스, 라킨타CC)에서 열리는 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대회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총상금 880만달러)에 출전한다. 이번 대회는 3일동안 3개 코스를 순회한 뒤 상위 65명만 마지막 날 피트 다이 스타디움 코스에서 우승을 다투게 된다. 임성재는 시즌 첫 번째 대회였던 더 센트리에서 3위에 올라 136만 달러의 상금을 획득했다. 통산 상금도 3125만9508달러를 벌었다. 무엇보다 임성재는 이번 대회를 통해 PGA 통산 3승을 노린다. 2018-2019시즌에 데뷔한 임성재는 6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 출전에서 보듯 매년 기복 없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문제는 2020년 혼다 클래식에서 우승, 2021년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우승 이후 2022년, 2023년, 지난해 등 3년 동안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 사이 준우승은 5번, 3위는 6번이다. 5위 이내 진입은 20번이다. 더 센트리가 끝난 뒤 임성재는 “올 시즌 3승을 달성하겠다”고 의지를 담아 각오를 밝혔다. 시즌 개막전인 더 센트리가 이벤트성 성격이 있었다면 두 번째 대회인 소니오픈은 정규대회임에도 임성재는 이를 건너뛰고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 임성재가 정상에 오르면 전설 최경주의 PGA 투어 통산 최다상금 기록도 넘어서게 된다. 임성재는 더 센트리에서 단독 3위에 오르며 상금 136만달러를 추가해 통산 상금 3125만 9508달러를 기록하면서 최경주(3280만 3596달러)에 이어 한국 선수 중 두 번째로 3000만달러를 돌파했다. 만일 이번 대회에 임성재가 우승한다면 상금 158만달러를 추가하게 돼 최경주의 기록을 넘어서게 된다. 마침 출전 선수 명단에서 임성재는 세계랭킹은 4번째, 올해 페덱스컵 랭킹은 두 번째로 높다. 스포츠 도박업체는 잰더 쇼플리,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에 이어 임성재의 우승 확률을 3위로 전망했다. 임성재 외에도 김주형과 김시우, 이경훈 등 다른 선수들도 이번 대회 우승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 “10년 뒤 서울시향 경쟁 상대는 베를린 필하모닉”

    “10년 뒤 서울시향 경쟁 상대는 베를린 필하모닉”

    “10년 뒤 서울시향의 경쟁 상대는 베를린 필하모닉이 될 겁니다.” 정재왈(61) 서울시립교향악단 신임 대표이사는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포부를 밝혔다. 정 대표가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기자들 앞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창단 80주년, 재단법인 출범 20주년을 맞은 서울시향을 이끌게 된 정 대표는 지난해 취임한 야프 판즈베던 음악감독과 함께 서울시향을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로 도약시키겠다는 비전을 이날 제시했다. 우선 지난해 시작한 말러 교향곡 전곡 음반 녹음 프로젝트를 올해에도 이어 간다. 3개월 전 국내 교향악단 최초로 클래식 전용 앱 ‘애플 뮤직 클래시컬’을 통해 말러 교향곡 1번 ‘거인’ 음원을 공개한 서울시향은 올해 말러 교향곡 2번 ‘부활’과 7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는 K클래식 스타들이 속속 탄생하는 가운데 서울시향도 국내 젊은 예술가와의 협업을 확대한다. 올해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서울시향 무대에 다시 오르며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도 서울시향에 데뷔한다.  또 ‘오징어 게임’, ‘기생충’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으로 주목받은 정재일 작곡가의 신작이 전 세계 최초로 오는 9월 서울시향 무대에 오른다. 정 대표는 “해묵은 과제인 단원 정년 제도를 도입해 시향을 활력 있는 오케스트라로 탈바꿈시키겠다”면서 “공석인 악장도 올해 꼭 채용하는 등 단원 채용도 동시에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 구마 금기 깬 송혜교, 악마 빙의 러셀 크로… 오컬트 호러의 유혹

    구마 금기 깬 송혜교, 악마 빙의 러셀 크로… 오컬트 호러의 유혹

    정체를 알 수 없는 기이한 악령과 매혹적이지만 잔인한 흡혈귀, 그리고 이들을 제압하려는 사람들. 겨울을 맞아 오컬트 호러 영화들이 줄줄이 극장가에 걸린다. 특히 유명 배우들의 등장으로 눈길을 끈다. 15일 개봉하는 ‘더 엑소시즘’은 공포 영화를 촬영하던 중 벌어지는 기이한 일을 그렸다. 사제를 연기하던 배우가 사망하고 한물간 배우 앤서니가 배역을 대신하는데, 사제 역할에 몰입하다 급기야 앤서니에게 악마가 빙의된다. 고전 호러 명작 ‘엑소시스트’(1975)에서 카라스 신부 역을 맡았던 아버지(제이슨 밀러)에게서 영감을 받은 조슈아 존 밀러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다. ‘엑소시스트’ 촬영 당시 배우가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졌고 이후 다른 배우와 스태프들이 의문사를 당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존 밀러 감독은 당시 발생했던 사건들에 악령 빙의를 덧입혔다. 앤서니 역으로는 ‘글래디에이터’(2000)로 유명한 러셀 크로가 출연한다. 그는 앞서 ‘엑소시스트’ 시리즈 중 하나인 ‘엑소시스트: 더 바티칸’(2023)에서 실존 인물이었던 구마 사제 가브리엘 신부 역을 맡은 적이 있다. 같은 날 개봉하는 ‘노스페라투’는 부활한 뱀파이어 백작의 등장을 그린 영화다. 브램 스토커의 원작 소설 ‘드라큘라’를 최초로 영화로 옮겨 지난 100여년간 수많은 공포물에 영향을 준 독일 프리드리히 빌헬름 무르나우 감독의 ‘노스페라투: 공포의 교향곡’(1922)을 리메이크했다. 앞서 마녀 재판을 소재로 한 ‘더 위치’(2015)를 통해 데뷔작임에도 여러 상을 받은 로버트 에거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섬세한 연출과 묵직한 화면으로 클래식 명작을 다시 한번 빛냈다. 통제할 수 없는 어둠과 마주한 여인 엘렌 역에는 ‘더 킹: 헨리 5세’(2019)로 알려진 릴리 로즈 멜로디 뎁, 연금술과 주술 등에 능통한 폰 프란츠 교수 역은 선 굵은 연기의 대가인 윌렘 데포가 맡았다. 올록 백작 역으로 TV 시리즈 ‘헴록 그로브’(2013~2015)에서 뱀파이어, 영화 ‘그것’(2017)에서 광대 역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보인 빌 스카스가드가 나선다. 오는 22일에는 위기에 빠진 소년을 구하기 위해 위험한 길로 나서는 수녀들의 이야기를 다룬 ‘검은 수녀들’이 한국 오컬트의 매운맛을 보여 줄 예정이다. 소년 희준의 몸에 숨어든 악령이 12형상 중 하나라고 확신한 유니아 수녀가 제자인 미카엘라 수녀와 함께 구마 의식에 나선다는 내용이다. 당장 올 수 없는 구마 사제를 기다리다가는 희준이 희생될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유니아 수녀는 소년을 구하기 위해 ‘서품 받지 못한 수녀는 구마를 할 수 없다’는 금기를 깨기로 결심한다. 2015년 개봉한 장재현 감독의 ‘검은 사제들’ 속편으로 앞서 김윤석·강동원 조합 대신 송혜교·전여빈이 등장하면서 일찌감치 화제가 됐다. 희준을 구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유니아 수녀를 연기한 송혜교가 10년 만의 스크린 출격으로 주목받는다.
  • 클래식·국악·현대무용 어우러진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시즌 오프닝

    클래식·국악·현대무용 어우러진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시즌 오프닝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오는 15일 2025 시즌 오프닝 콘서트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고 10일 밝혔다. 관현악, 오페라, 국악, 현대무용 등 다채로운 장르의 작품이 한 무대에서 어우러질 전망이다. 1부는 주페의 ‘경비병 서곡’으로 시작한다. 이어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 왈츠 시퀀스 1번’과 피아졸라의 작품을 엮어 편곡한 ‘아디오스, 피아졸라’로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탱고의 멜로디를 전한다. 2부에서는 소프라노 김순영, 테너 손지훈, 베이스바리톤 전태현 등이 무대를 꾸린다. 도니체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 ‘연대의 딸’과 레하르의 오페레타 ‘주디타’의 대표 아리아를 감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대무용단 시나브로 가슴에와 함께 라벨의 ‘볼레로’를 선보인다.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은 “이번 무대는 한국 전통춤인 강강술래를 모티브로 연출했다”면서 “클래식과 전통음악, 현대무용이 어우러져 하나의 순환을 이루는 이번 공연은 국립심포니의 극장 오케스트라로서의 역할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고 말했다.
  • Q스쿨 8위 미국 진출 윤이나, LPGA 주목할 만한 신인 6명 선정

    Q스쿨 8위 미국 진출 윤이나, LPGA 주목할 만한 신인 6명 선정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퀄리파잉(Q)스쿨 8위로 올 시즌 LPGA 진출을 확정한 윤이나가 미국 골프전문 매체에서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주목할 만한 신인 6명에 선정됐다. 골프 전문매체 골프위크는 9일 “올해 LPGA 투어 신인 중에는 세계 랭킹 50위 이내 선수가 5명이나 있다”며 “어느 때보다 치열한 신인왕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체가 소개한 주목할 신인 6명은 윤이나 외에 야마시타 미유, 다케다 리오, 이와이 아키에, 이와이 치사토(이상 일본), 잉리드 린드블라드(스웨덴)다. 이들 중 윤이나는 세 번째로 높은 세계랭킹인 29위에 올라있다. 야마시타가 13위로 가장 높고 다케다가 17위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야마시타는 지난해 12월 열린 LPGA Q 스쿨 우승자다. 윤이나는 이 대회에서 8위에 올랐다. 이와이 자매는 각각 30위(아키에)와 48위(치사토)에 이름을 올렸다. 윤이나는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상금, 대상 포인트, 평균 타수를 휩쓸며 3관왕에 올랐다. Q스쿨에서도 경쟁했듯 일본 선수 4명이 윤이나와 신인왕 경쟁을 벌이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윤이나는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나 “2025시즌 목표는 LPGA 투어 신인왕”이라고 밝혔다. 골프위크는 윤이나에 대해 “윤이나는 1년 전 세계 300위 권 밖에 머물렀지만 현재는 30위권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라고 소개했다. 지난 2022년 ‘오구(誤球) 플레이(자신의 것이 아닌 공을 치는 행위)’ 징계로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422위까지 세계랭킹이 떨어졌던 윤이나는 복귀해인 올해 호성적으로 순위를 바짝 올렸다. 다만 일본 선수들도 만만치 않다. 야마시타는 지난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2승을 거뒀고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했다. 세계 랭킹 17위인 다케다는 2024년에만 JLPGA 투어 8승을 따냈고 그중 한 대회가 LPGA 투어와 JLPGA 투어가 공동 주관한 11월 토토 클래식이었다. 이와이 자매는 쌍둥이로 2024시즌 나란히 JLPGA 투어 3승씩 수확했다. 아마추어 세계 1위 출신 린드블라드는 지난해 LPGA 투어 2부 투어에서 한 차례 우승하며 올해 정규 투어 데뷔를 앞둔 선수다.
  • 호텔농심, 웨딩 쇼케이스 ‘플라워 하모니’ 개최

    호텔농심, 웨딩 쇼케이스 ‘플라워 하모니’ 개최

    호텔농심은 오는 24일 부산 동래구 호텔농심 대청홀에서 오후 5시부터 7시 30분까지 웨딩 쇼케이스를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플라워 하모니(Flower Harmony)’ 주제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17세기 영국 왕실의 클래식한 분위기에서 영감을 얻었다. 화이트와 그린 컬러의 플라워 연출로 우아한 웨딩을 제안한다. 웨딩 운영 계획 발표, 재즈 공연, 양식 코스 식사 제공 등으로 진행한다. 참석자들에게 다양한 혜택도 제공한다. 2월 말까지 웨딩 계약을 완료한 고객은 대관료 30만원 할인, 식대 5% 및 생화 장식 할인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호텔농심 관계자는 “특별한 결혼식을 준비하는 예비 신혼부부들을 위해 기획했다”면서 “맞춤형 상담으로 다양한 웨딩 스타일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웨딩 쇼케이스 참석 예약은 네이버 폼에서 할 수 있다. 자세한 문의는 ‘호텔농심웨딩’ 카카오톡 채널 또는 호텔농심 연회예약실을 통해 가능하다.
  • 이새날 서울시의원, ‘2025 청담주민과 함께하는 신년음악회’ 참석

    이새날 서울시의원, ‘2025 청담주민과 함께하는 신년음악회’ 참석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이새날 의원(국민의힘, 강남1)은 지난 8일 저녁, 청담교회 본당에서 열린 ‘2025 청담주민과 함께하는 신년음악회’에 참석했다. 이번 음악회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새해를 맞이하며 클래식 음악을 통해 소통하고 교감을 나누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음악회에서는 테너 김동원, 소프라노 이명희, 메조소프라노 유현주, 베이스 전태현, 피아노 김미아 등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들이 출연해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였다. 이 의원은 주민들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며 지역의 화합과 문화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앞으로도 이러한 행사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의원은 “청담 주민들과 함께 음악으로 새해를 시작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라며 “문화와 예술이 지역사회를 하나로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앞으로도 주민들과 소통하며 지역 화합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음악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청담교회가 주최했으며, 전석 무료로 진행되어 지역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 또 아슬아슬한 19禁? 이번엔 저 진짜 웃겨요

    또 아슬아슬한 19禁? 이번엔 저 진짜 웃겨요

    “개그 욕심이 강한 편인데, 이번 영화로 그 갈증을 ‘조금’ 풀었습니다.” 배우 박지현(31)이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영화 ‘동화지만 청불입니다’ 출연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스릴러물 ‘히든페이스’에서 남성을 유혹하는 연기로 화제를 모았던 그는 이번엔 전혀 다른 캐릭터를 맡아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준다. 8일 개봉한 영화는 동화 작가를 꿈꾸지만 음란물 단속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직원으로 일하는 단비의 이야기를 그렸다. 그는 유명 동화작가인 아버지처럼 되고 싶었지만, 성인 웹소설 출판사 대표 창섭(성동일)의 값비싼 클래식 자동차를 부수고, 수리비 대신 ‘야설’(야한 소설)을 써서 이를 갚기로 한다. 박지현은 “단비의 털털함과 유쾌함, 귀여움 등을 한껏 살리고자 노력했다. 특히 순수함이 과하게 발현됐을 때 부끄럽지만 당당한 모습을 보여 줘야 했다”면서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도록 수위 조절에 집중했다”고 돌아봤다.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자 ‘특단의 조치’도 썼단다. “저는 술을 먹지 않는데 영화에선 단비가 술에 취한 장면이 자주 나온다. 제 언니가 굉장한 애주가인데 술에 취하면 귀여워진다. 그래서 언니가 술에 취해 귀가했을 때 모습을 찍어 이를 보며 연습하기도 했다”면서 “이 자리를 빌려 언니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웃었다. 영화는 단비의 순진함에 아슬아슬한 ‘19금 유머’를 곁들여 웃음을 던진다. 예컨대 단비가 야설을 읽고 잔뜩 상기된 정석(최시원)에게 “단단해요?”라고 묻는 장면이다. 정석은 자기 성기에 관해 이야기하는 줄 알고 깜짝 놀라는데, 단비가 “이야기가 단단하냐고요”라고 재차 물으며 웃음을 유발하는 식이다. 박지현은 “첫 코믹 연기라 욕심이 많이 났고, 이종석 감독께 아이디어도 많이 냈다. 다행히 함께한 성동일·최시원 선배가 말도 안 되는 아이디어를 잘 받아 주셨다”고 말했다. 영화는 단비가 야설 작가와 자신의 꿈 사이에서 갈등하고 이를 해결하는 모습을 통해 잔잔한 미소를 끌어낸다. 박지현은 “단비가 자아를 실현하는 부분에 초점을 뒀다. 이 과정을 재밌게, 감동적으로 전해드릴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맡고 싶은 역을 묻자 그는 “제 안의 모습을 아직 모두 보여 드리지 못했다. 대놓고 웃긴 역할, 엽기적이고 4차원적인 캐릭터, 킬러와 같은 악역 등을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새해 맞이 ‘서대문구 신년 음악회’…오는 18일 연세대 대강당서 열린다

    새해 맞이 ‘서대문구 신년 음악회’…오는 18일 연세대 대강당서 열린다

    서울 서대문구가 새해를 맞아 오는 18일 토요일 오후 5시 신촌동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구민과 함께하는 신년 음악회’를 개최한다. 우리은행이 후원하는 이번 음악회에서는 ‘서대문오케스트라, 함신익과 심포니송’이 무대에 올라 ‘봄의 소리 왈츠’를 시작으로 약 100분간 클래식 공연을 선사한다. 테너 김동원과 트럼펫 연주자 성재창이 협연하며 서대문구립여성합창단도 출연해 공연을 펼친다. 무료로 진행하는 이번 공연의 관람 희망자는 구청 홈페이지 또는 구청 문화체육과에 전화해 신청할 수 있다. 이성헌 구청장은 “힘든 시기지만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음악이 관객에게 힘을 더할 것으로 기대하며 올 한 해도 다양한 문화사업들로 한층 더 풍요로운 지역사회를 이뤄 가겠다”고 말했다.
  • 메이저리그 사관학교 ‘키움’… 다음 빅리거는 안우진?

    메이저리그 사관학교 ‘키움’… 다음 빅리거는 안우진?

    김혜성(26)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명문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에 입단하면서 MLB 사관학교로 부상한 키움 히어로즈의 다음번 빅리거가 누가 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6일 야구계에 따르면 5명의 빅리거를 배출한 키움에서 다음 순번 후보로 강속구 투수 안우진이 거론된다. 안우진은 현재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 중이다. 이와 관련, 야구 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최근 국제 유망주 순위에서 김도영(19위·KIA 타이거즈) 다음으로 안우진을 21위로 평가했다. 휘문고 졸업 후 2018년 넥센의(현 키움) 1차 지명으로 프로 데뷔한 안우진은 시속 150㎞가 넘는 강력한 직구와 슬라이더 등이 위력적이다. 여기에 커브와 체인지업도 좋아 위력을 배가하고 있다. 키움은 소속 선수의 빅리그 진출에 적극적이다. 키움은 최근 김혜성까지 이적료로만 최대 678억원을 벌었다. MLB 포스팅 시스템이 지름길이다. 이를 위해선 등록 일수 145일을 7시즌 동안 채워야 한다. 안우진은 키움에서 6시즌을 보냈지만 등록 일수 기준에 충족하는 건 2시즌에 불과하다. 따라서 빅리그에 뛸 수 있는 가장 이른 시점은 2029년이다. 올해 9월 전역하는 안우진이 곧바로 1군에 합류하고 내년 3월 예정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해 성과를 낸다면 이에 따른 보상으로 등록 일수 1년을 단축할 수도 있다.
  •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서초구 홍보대사로 위촉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서초구 홍보대사로 위촉

    서울 서초구는 최근 방송 출연 등으로 인기가 높은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를 서초구 제1호 홍보대사로 위촉했다고 6일 밝혔다. 대니 구는 클래식뿐만 아니라 재즈, 팝 등 다양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가진 아티스트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는 지난 3일 열린 위촉식에서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서초구의 첫 번째 홍보대사로 활동하게 돼 영광”이라며 “서초만이 가진 매력과 아름다움을 많은 분께 알리며 주민 여러분과 소통하는 특별한 순간들을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대니 구는 앞으로 서초구 홍보영상 등 주요 행사와 축제에 참여할 예정이다.
  • 허구연 KBO 총재 “지속 가능한 1000만 관중 기반 조성 전념”…2025 신년사

    허구연 KBO 총재 “지속 가능한 1000만 관중 기반 조성 전념”…2025 신년사

    허구연(74) KBO 총재가 “2025년에도 지속 가능한 1000만 관중 기반을 조성하는 데 전념하겠다”고 신년사를 통해 밝혔다. 허 총재는 6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2024년에 KBO리그 최다인 1000만명 관중을 돌파했다”며 “이는 KBO리그를 향한 팬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과 애정 덕분에 가능했다”고 감사의 마음부터 전했다. 허 총재는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을 고도화해 판정의 정확도를 높이고 퓨처스리그에도 ABS를 확대 도입해 리그의 신뢰를 더 하겠다”며 “경기 진행 속도를 개선하기 위한 피치 클록 시스템을 도입해 세계 야구 트렌드에 발맞춰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대비해 국가대표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가대표팀 교류전 등 국제 이벤트를 추진하겠다”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로고 리브랜딩과 다양한 협업을 추진하며 지난해 시작한 KBO 국제 교육리그를 운영해 유망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해외 야구 사무국과 네트워크 강화에도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허 총재는 또 “팬들이 좋아하는 브랜드와 협업, 중계사와 파트너십을 통한 특수 카메라 장비 도입과 트래킹 데이터 활용 등 중계방송 품질 향상, 소셜 미디어를 통한 풍성한 볼거리 제공 등으로 팬들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선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2024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이닝의 시작’을 다짐했던 허 총재는 “2025년에도 겸손한 자세로 팬 여러분과 함께 새로운 이닝을 이어갈 것”이라며 “프로야구 산업화를 가속화 해 양적, 질적으로 탄탄한 리그로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금호아트홀 첫 실내악단 상주음악가 ‘아레테 콰르텟’의 포부

    금호아트홀 첫 실내악단 상주음악가 ‘아레테 콰르텟’의 포부

    금호아트홀이 올해 상주음악가로 선정한 실내악단 ‘아레테 콰르텟’이 ‘공명’을 주제로 한 네 차례의 연주로 관객과 만난다. 2013년 관련 제도를 도입한 금호아트홀이 솔리스트가 아닌 실내악단을 상주음악가로 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1바이올린 전채안(28), 제2바이올린 박은중(24), 비올라 장윤선(30) 첼로 박성현(32)으로 이뤄진 아레테 콰르텟은 2019년 결성한 뒤 2020년 금호영체임버콘서트로 데뷔했다. 2021년 프라하 봄 국제 음악 콩쿠르 우승, 2023년 모차르트 국제 콩쿠르에 이어 지난해 리옹 국제 실내악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팀명 ‘아레테’(arete)는 그리스어로 ‘탁월함’을 뜻한다. 아레테 콰르텟은 오는 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금호아트홀에서 ‘신년음악회: Arete’로 처음 공연을 펼친다. 현악 사중주의 기틀을 잡았다고 평가되는 하이든의 ‘십자가 위 예수의 마지막 일곱 말씀’을 연주한다. 이어 5월 29일에는 하이든, 모차르트, 브람스, 비트만 등으로 꾸려진 공연 ‘감각’, 9월 4일에는 쇼스타코비치와 라벨, 버르토크로 구성된 ‘필연’을 선보인 뒤 11월 13일에는 베토벤과 슈베르트의 작품을 엮은 ‘라스트 워드’(Last Word)로 올해 공연을 마무리한다. 선곡을 비롯한 연주 작품의 구성은 아레테 콰르텟 멤버들이 직접 꾸린 것이다. 금호아트홀은 2013년 상주음악가 제도를 도입한 국내 최초 공연장이다. 미래가 유망한 차세대 클래식 스타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운영됐다. 피아니스트 김다솔, 선우예권 바이올리니스트 박혜윤, 조진주, 첼리스트 문태국 등이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를 거쳤다. 이날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첼리스트 박성현은 “한국의 클래식 음악 시장이 크지 않은 가운데 그 안에서도 솔리스트에게 관심이 치중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솔리스트가 아닌 ‘팀’으로서 들려줄 수 있는 음악이 다양하고 신선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 MLB 사관학교 키움, 김혜성 다음은 안우진이다

    MLB 사관학교 키움, 김혜성 다음은 안우진이다

    김혜성(26)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명문 구단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입단하면서 빅리거 사관학교로 부상한 키움 히어로즈의 다음번 빅리거가 누가 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키움은 김혜성이 LA 다저스와 계약하면서 모두 5명의 빅리거를 배출했다. 강정호(2014년·피츠버그 파이리츠)를 시작으로 박병호(2015년·미네소타 트윈스), 김하성(2020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이정후(2023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이 모두 MLB 진출의 꿈을 이뤘다. 야구계에서는 그다음 순번으로 강속구 투수인 안우진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안우진은 현재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중이다. 그런데 최근 눈여겨볼 만한 기사는 미국 야구 전문 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서 다룬 국제 유망주 순위에서 김도영(19위·KIA 타이거즈) 다음으로 안우진을 21위로 평가했다는 점이다. 휘문고 졸업 후 지난 2018년 넥센의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안우진은 계약금 6억원을 받을 만큼 기대를 모았다. 시속 150㎞를 넘는 강력한 직구와 슬라이더 등이 위력적이다. 여기에 커브와 체인지업도 좋아 위력을 배가하고 있다. 키움은 소속 선수의 빅리그 진출에 적극적이다. 모기업 없이 네이밍스폰서 방식을 택하는 유일한 구단인 키움에 포스팅은 귀중한 수입원이다. LA 다저스는 KBO와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맺은 선수계약협정에 따라 계약 총액(보장 금액) 1250만 달러의 20%인 250만 달러(약 39억원)를 키움 히어로즈에 지급해야 한다. 이후 연장 계약 옵션이 발동된다면 나머지 2년간 950만 달러의 15%인 142만 5000달러(약 21억원)가 추가 지급된다. 지금까지 5명의 빅리거를 배출한 키움은 이적료로만 최대 678억원을 벌었다. 이 때문에 안우진이 빅리그 진출 의사를 밝힌 다면 적극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안우진이 빅리그를 진출하기 위해서는 여러 관문을 거쳐야 한다. 제일 빠른 방법은 MLB 포스팅시스템이다. 이를 위해선 등록일수(145일) 7시즌을 채워야 하는데 안우진은 키움에서 6시즌을 보냈지만 등록일수로 이 기준에 충족되는 건 단 2시즌에 불과하다. 따라서 빅리그에 뛸 수 있는 가장 이른 시점은 2029년이다. 다만 안우진이 올 9월 전역 후 곧바로 1군 무대에 합류하고 내년 3월로 예정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해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낸다면 이에 따른 보상으로 등록일수 1년을 단축할 수도 있다. 안우진 또한 기회가 된다면 빅리그 진출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어 선수 본인 또한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열망이 대단하기 때문에 의욕적으로 임할 것으로 분명하다.
  • 음악으로 한층 짙어지는 여운…쇼팽의 찬란한 ‘블루노트’

    음악으로 한층 짙어지는 여운…쇼팽의 찬란한 ‘블루노트’

    한때의 감정이 치열하게 교차하고 나면 오선지 위에 그려지는 음표들. 그렇게 써 내려간 낭만적인 선율이 작은 공연장을 채우고 있노라면 설명할 수 없는 진동이 몸과 영혼을 감싼다. 저마다 흔적은 달랐으되 누구나 느껴봤을 법한 감정을 깊이 마주하고 나면 여운이 더욱 짙게 남는다. 5일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린 ‘쇼팽, 블루노트’는 음악이 연극의 감동을, 연극이 음악의 감정을 완성하는 독특한 장르의 작품이다. ‘피아노의 시인’이라 불린 쇼팽의 삶과 음악을 조명한 ‘쇼팽, 블루노트’는 클래식 음악가를 주제로 한 공연 ‘산울림 편지콘서트’ 시리즈의 10번째 작품으로 2023년 초연했고 이번에 재연을 마쳤다. 작품은 1830년 오스트리아 빈, 1836년 프랑스 파리, 1838년 스페인 마요르카, 1839~1843년 프랑스 노앙을 오가며 쇼팽의 삶을 조명한다. 쇼팽의 연인이자 소설가였던 조르주 상드가 등장해 그의 생애를 설명하고 함께했던 시간을 보여준다. 러닝타임이 95분으로 길지 않은 작품인 데다 중간중간 피아니스트의 연주가 곁들여져 연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많지 않다. 대신 쇼팽이 음악을 완성했던 시간을 집약해 보여줌으로써 그가 쓴 곡과 곡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차게 전한다. 쇼팽의 음악을 잘 모르는 관객에게는 쇼팽의 입문서로, 잘 아는 관객에게는 보다 풍성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작품이다. 제목인 ‘블루노트’는 쇼팽의 음악을 감상한 상드가 남겼던 말에서 따왔다. 극 중 상드는 쇼팽의 음악을 들으면 푸른색이 떠오른다는 말과 함께 ‘블루노트’라는 이름을 붙인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상드는 단순히 주인공의 연인이 아닌 보다 적극적으로 쇼팽의 삶에 영향을 끼친 예술가로서 그려진다. 사랑했던 격렬한 시간을 거쳐 결국 갈등을 겪게 되지만 그럼에도 남았던 위대한 예술은 두 사람의 관계가 얼마나 특별했는지 보여준다. 지금은 음악으로만 감상하기에 우리가 알 수 없는 쇼팽의 당시 감정선을 선명히 드러내면서 작품은 몰입감을 이끌어낸다. 이 감정선은 소박한 공연장을 꽉 채우는 라이브 연주를 통해 더욱 극적으로 완성된다. 쿠프카 피오트르와 히로타 슌지가 들려주는 쇼팽의 9곡은 마음의 여운을 더 황홀하게 물들이는 장치다. 한창 잘 나갈 때는 물론 고통 속에 소멸해가던 쇼팽의 모습이 음악과 함께 전해옴으로써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된다. 피아노 한 대 달랑 있을 뿐이지만 쇼팽이기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쇼팽이라 감히 가능한 이야기가 완성됐다. 작은 극장이라 배우들의 숨소리, 미세한 떨림, 작은 표정 변화까지 가까이서 포착할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 폴리 사운드/홍성구[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소설]

    폴리 사운드/홍성구[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소설]

    텔레비전과 비디오가 결합된 제품이었다. 이름은 비디오 비전. 검고 매끈한 TV 수상기 밑에 VHS 투입구가 달린 모델이었다. VHS 투입구에 손을 넣었다 빼면 미지의 세계로 안내하는 관문처럼 마구 펄럭였다. 나는 그게 마치 누구의 손짓 같아서 그 문이 금세 닫힐 것 같은 조바심에 손을 넣었다 뺐다 넣었다 뺐다, 반복했다. 하지만 매번 편지 한 통 없는 우편함처럼 미지의 그곳은 텅 빈 공백으로 열렸다 닫힐 뿐이었다. 비디오테이프를 밀어 넣으면 어딘가 멋진 곳으로 안내받을 수 있을 텐데. 그러나 집에는 어린이용 비디오테이프는커녕 호환 마마보다 무섭다는 불량·불법 비디오테이프 하나 없었다. 그래도 나는 끈질기게 그 일을 멈추지 않았다. 집에서는 딱히 할 일이 없었으니까. 그날은 평소에 뽑혀 있던 케이블이 비디오 비전의 본체와 콘센트 사이에 연결돼 있었다. 미지의 세계 관람권인 비디오테이프는 없었지만, 입장권을 들고서 문 앞에서 돌아설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TV 전원을 켰다. 리모컨을 든 나는 놀이공원 앞에 서 있던 게 분명하다. 그러나 환해진 직사각 화면에는 기대와 다르게 회색의 담벼락이 펼쳐졌다. 황량한 공장의 경계를 드러내는 콘크리트 담. 공장 담벼락 같아서였을까. 소음이 들렸다. 치이이-익. 치이이—익. 11번으로 9번으로 7번으로 채널을 바꿔도 소용없었다. 방송이 송출되지 않는 낮 시간대였다. 실망을 금치 못한 나는 리모컨 버튼을 이것저것 만지작거리면서도 전원 버튼 근처는 누르지 않았다. 은밀한 일탈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색 소음이 진동하였다. 나는 속수무책으로 멍해져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들어 버렸다. 회색 소음과는 다른 소음을. 삐-------이. 삐—————————익. 회색 소음보다 높고 날카로운 소음이었다. 귀에 거슬려 TV를 끄려다 소음의 정체에 의문이 생겼다. 회색 소음은 회색 화면에 어울리는, 공중에 스크래치가 그어지는 소리였다. 그러나 높고 날카로운 소음은 회색 스크래치와 이질적이었다. 저 소음을 방송국에서 보낸 것일까. TV 스피커에 귀를 갖다 대고 나서야 알아차릴 수 있었다. TV 스피커에서 높고 날카로운 소음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모기가 귓가를 스치는 정도로 시작되는 데시벨은 금세 한여름 매미 떼의 데시벨로 거세지고는 했다. 나는 당연히 아버지와 누나도 소음에 시달릴 거라고 생각했지만, 두 사람은 TV를 볼 때 별다른 말이나 반응이 없었다. 소음을 듣지 못하는 건 수리기사도 마찬가지였다. 평범하게 생긴, 그리 크지 않은 귀를 스피커에 갖다 댄 수리기사는 고개를 몇 번 갸웃했다. 수리기사의 고갯짓에 아버지는 그것 보라는 눈빛을 나에게 던졌다. 나는 초조해져서 열 손가락을 움직이다가 매미 떼가 맹렬히 힘줄을 튕길 때 지금이라고 외쳤다. 수리기사는 평범한 귀를 다시 스피커에 밀착했고 아버지도 그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러나 그들은 끝내 소음을 듣지 못했다. 아버지는 나를 예민한 아이로 치부하며 미안하다고 말했고, 수리기사는 공구함 한 번 열지 않았다며 출장비를 사양했다. 거실에 혼자 남은 나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매미의 합주를 들었다. 이렇듯 분명히 울리는 소리를 나만 듣는다는 게 답답하거나 억울하기보다는 어쩐지 서글펐다. 그때였을 것이다. 나는 인생에서 처음으로 명백히 혼자라고 느꼈다. 사운드 디자이너라고 하면 고민 없이 부풀어 오른 질문들이 날아든다. 음악하세요, 아니 디자이너니까 미술 쪽인가. 사운드를 디자인화하나요, 디자인을 사운드화하나요. 청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공감각의 예술인가. 나는 내가 하는 일이 고요한 공중에서 날개를 퍼덕이는 잠자리를 몰래 잡아채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포획의 목적은 잠자리가 아니다. 잠자리의 소리다. 그물망에 든 잠자리를 조심히 빼서 사각의 채집통에 넣어 두고 귀를 연다. 잠자리의 날개끼리 충돌해서 나는 타닥타닥 소리. 그 소리는 점점 허물을 벗어 잠자리에서 탈피한다. 사운드 디자이너는 잠자리의 소리를 다른 무언가의 소리와 연결하는 사람이다. 대개 이런 식으로 설명하면 사람들은 다시 묻는다. 그러니까 대체 뭘 어떻게 한다는 거예요. 사실 뭘 어떻게 인위적으로 한다기보다는 사물에 있는 것을 튀어나오도록 하면 된다. 숨어 있는 물성이 드러나도록 상황을 마련하는 게 나의 일이다. 적막한 설산을 걸을 때는 굵은 소금이 뿌려진 바닥을 밟으며 밀가루 포대를 손으로 주무른다. 수풀이 바람에 휘날릴 때는 릴테이프 더미를 양손 사이에 놓고 비빈다. 중세 시대의 굳게 닫혀 있던 성문이 열릴 때는 콘크리트 벽돌들을 포개어 놓고 두 벽돌을 맷돌 돌리듯이 간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게 아니다. 있는 것을 끄집어내면 된다. 채집하고 발견하는 셈이다. 순서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채집하려면 발견이 우선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 일은 채집이 먼저이다. 채집한 후에야 발견할 수 있다. 조선시대 사극에 매달려 있던 때였다. 그 작업은 현대에서는 접하기 힘든 소리의 연속이었다. 그중 가장 힘든 것은 활시위가 당겨지는 소리였다. 적을 물리치겠다는 일념하에서 적장을 향해 팽팽해진 활시위의 탄력과 긴장을 어떻게 해야 소리로 튀어나오게 할 수 있을지 고민이 깊어졌다. 활시위와 연결할 수 있는 사물이 떠오르지 않아 활 자체로 가능할지 시도해 봤다. 하지만 실제로 눈을 밟는 것보다 소금을 밟는 소리가 사람들 머릿속의 눈 발자국 소리에 더 가깝다는 사실은 아이러니다. 수풀보다 릴테이프가 더 실감 나는 것이다. 활을 아무리 팽팽히 당겨도 소용없었다. 내가 당긴 활시위에서는 음률이 없는, 맥 빠진 거문고 줄 소리가 났다. 가죽가방과 고무장갑 따위를 비틀고 늘려도 소득은 없었다. 뭘, 그렇게 발길질당한 강아지마냥 낑낑대요? 고무장갑의 탄성 한계 때문에 경련을 일으키는 두 팔을 채아가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스튜디오에서 녹음과 믹싱 작업을 맡고 있는 채아는 내 입에서 난다는 소리를 자주 타박했다. 힘을 쓸 때나 뭔가에 몰두할 때나 밥을 먹을 때도 개 같다고 했다. 선배에게 개 같다니 참 맹랑한 말이지만, 나는 내가 소리를 낸다는 게 더 신경 쓰였다. 남의 소리는 그렇게 잘 들으면서 어떻게 자기 소리는 못 들을 수 있어요. 무슨 소리를 내냐고 반문했을 때, 채아는 내 직업적 소양이 의심된다며 따졌다. 가벼운 발길질이 아냐. 늘씬하게 얻어맞은 것 같아. 무심결에 또 어떤 소리를 냈을까. 궁금했지만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금방이라도 숨 꼴딱거릴 것처럼 혀 내밀고 있지 말고 수분 보충 좀 해요. 선배를 계속 개 취급하는 못된 버르장머리에 대해 한마디 하려다가 채아가 건네는 맥주캔을 넙죽 받았다. 거절하기에는 맥주캔의 표면이 얼음장처럼 시원했다. 나는 모래가 쌓여 있는 바닥에 널브러졌다. 이게, 이럴 때는 백사장 같네. 나는 손으로 모래를 뒤적이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모래 옆에는 나무 옆에는 대리석 옆에는 소금 바닥이 있었다. 왜요? 휴가 못 가는 삶이 처량해요? 채아가 자신의 맥주를 들고 옆에 앉았다. 채아는 엉뚱하게 넘겨짚는 구석이 있었지만, 캐묻지 않고 넘겨짚는 포즈를 취한다는 점에서 그리 나쁘지 않은 파트너였다. 나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맥주를 마셨다. 알코올의 독성이 빈속을 찔렀다. 불법을 저지른 듯한 짜릿함. 백사장이 아닌 모랫바닥에서라도 잠시 쉬고 싶었다. 나는 금세 침묵에 이르렀고 내 마음을 넘겨짚었는지 채아도 보조를 맞췄다. 창고라고 불리는 작업실에는 철가방, 문손잡이, 깡통, 톱, 바이올린 활, 구두, 로프, 용수철, 자동차 문짝이 나름의 질서 속에 존재했다. 스스로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지만, 물성을 깨우는 힘에 연주하는 악기들. 악기들은 지휘자가 없다는 듯 고요했다. 소리에 민감한 사람에게 고요는 휴식 또는 죽음과 같다. 스르르 눈이 감겼다. 그러나 곧 수면의 문턱을 넘다 정강이가 쾅, 부딪혔다. 뭐야. 미안해요. 블루투스가 꺼진 줄 모르고 볼륨을 키웠네. 끌게요. 아니야, 끄지 마. 본능적으로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다가가자 채아는 스마트폰 화면을 내밀었다. 채아가 무안할 만큼 거친 손길로 스마트폰을 뺏어 들었다. 화면 속 영상에서 판다 한 마리가 죽순을 맛있게 뜯고 있었다. 선배도 얘 알아요? 선배가 알 정도면 푸바오가 인기긴 인긴가 보네. 나는 스마트폰을 던지듯이 채아에게 떠넘기고 진열장을 뒤적였다. 구석에 처박혀 있던 것을 찾아 꺼낼 때는 낮게 탄성이 배어 나왔다. 갑자기 죽도는 왜 꺼낸 거예요? 나는 채아의 말에는 신경 쓰지 않고 샷건마이크 앞에 섰다. 대나무로는 텅텅, 비어 있는 소리만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판다의 날카로운 이빨과 단단한 턱은 예상치 못한 대나무의 물성을 깨우고 있었다. 판다가 씹는 게 죽순이 아니라 겉과 속이 단단한 뼛조각처럼 느껴졌다. 죽도를 두어 번 바닥에 내려쳤다. 탁탁. 대나무를 다른 사물에 부딪치는 것으로는 부족했다. 나는 죽도를 감싸고 있는 줄을 칼로 끊어 버리고 붙어 있는 네 쪽의 대나무에 칼집을 내어 서로 떨어뜨렸다. 그러고는 떨어진 대나무들을 한 손에 감싸고 가볍게 비볐다. 부드득. 귀가 열리는 기분이었다. 죽도를 샷건마이크에 더 가까이 대고 온 힘을 다해 두 손으로 대나무들을 비볐다. 부드드드드드드득. 대나무에서 소리가 튀어 올랐고, 활시위를 당기는 팽팽한 팔뚝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사물의 성질은 마찰에 의해 드러난다. 우리가 외부와 마찰을 빚을 때 나를 인식하는 것처럼. 소리를 발견한 쾌감에 대나무를 비비는 나의 팔뚝은 한껏 부풀어 오르는 것 같았다. 사극 작업이 끝나고 몇 개월 뒤에 스튜디오를 그만두었다. 사극은 흥행에 성공했고 입소문이 났는지 작업 물량이 컨베이어벨트처럼 이어졌다. 줄지어 운반되는 의뢰를 수하물로 적재하고 물품을 의뢰서에 맞게 포장한 후에 다시 컨베이어벨트로 출하하는 기계적인 시간이 계속됐다. 과로나 질식이 원인은 아니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내가 소리를 단순 제조하는 업자가 되리라는 두려움이 찾아들었다. 납품 기한을 맞추기 위해 기존에 녹음해 둔 파일들을 대강 믹싱하는 일들이 빈번해졌다. 나는 발자국 소리에도 캐릭터가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인을 만나러 달리는 그리움이 실감되도록 수십 번을 달리고 또 달리고, 도회적인 세련 아찔한 피로 흔들리는 일상이 전해지도록 하이힐을 신고 균형을 잡던 시간이 떠올랐다. 당분간 멈춰야 했다. 휴가를 가랬더니 휴식에 들어가네. 채아는 내가 내민 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물끄러미 보았다. 채아의 눈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머뭇거림이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뭔가를 넘겨짚었는지 다가와서는 자신의 두 손으로 내 손을 감쌌다. 나는 계획하지 않고 쉬는 계획을 세웠다. 눈이 감길 때 자고 눈이 떠질 때 일어나고 때가 이르거나 늦게 식사하고 술을 가볍게 또는 취하도록 마시고 느릿느릿 산책하고 레고 블록으로 별이 빛나는 밤을 조립했다. 집 근처를 돌거나 여행을 떠나서 풀벌레, 지하 터널, 경운기, 야적장, 항만, 오일장, 밤바다에 붐마이크를 갖다 댔다. 녹음 파일들을 순서대로 차곡차곡 쌓았고, 녹음한 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다. 시간은 왜곡 없이 흘렀고 나는 날짜와 요일 감각을 잃었다. 일상에 파동이 없었다. 파동이 없으므로 외부에 닿는 주파수도 없을 터였다. 송신하지 않고 수신하지 않는 생활. 나는 자유로이 고립되었다고 느꼈다. 누나에게서 연락이 오기 전까지는. 돌아가셨다. 누나의 말에 잠시 정적이 돌았다. 누나와는 일 년에 한 번 연락할까 말까 하는 사이였으므로 액정 화면에 뜬 두 글자에 나는 이미 예감했던 것 같다. 그래서였을까. 내가 한 말은 고작 알겠다, 였다. 아버지의 장례식은 조촐했다. 친척은 남보다 못한 사람들이어서 코빼기도 볼 수 없었고, 아버지가 은퇴한 지 십여 년쯤 지나서 대표이사가 보내는 화환조차 없었다. 나는 주로 국화가 장식된 제단 옆에 앉아 있었고, 한 번쯤 봤거나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과 맞절했다. 둘째 날 오후, 누나가 식탁으로 나를 불렀다. 주변 식장은 조문객들로 붐볐지만 장례 도우미를 제외하고는 누나와 나만 식장을 지키고 있었다. 누나는 대뜸 앉으라고 말했다. 누나는 군말하는 법 없이 할 말만 하는 사람이므로 나는 군말 없이 누나와 마주 앉았다. 일 미터쯤의 간격조차 어색한 사이였지만 누나의 얼굴을 마주 보았다. 기억 속 어느 날에는 없었을 주름과 기미가 보여 열 살의 터울이 새삼스러웠다. 미처 상의하지 못한 장례 절차에 대해 말하겠거니 생각하고 있던 내게 누나는 구겨진 편지 봉투를 내밀었다. 반으로 접힌 편지 봉투는 살짝 불룩했다. 너한테 필요할 거다. 누나의 단정에 나는 편지 봉투에 든 것을 꺼냈고, 내 손에 쥐어진 것은 카세트테이프였다. 겉면 라벨에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고 손때와 볼펜 얼룩이 낀 낡은 상태였다. 카세트테이프를 보자마자 나는 그게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있었고, 누나의 말처럼 내게 필요하리란 것도 알 수 있었다. 아버지의 장례식이 끝나고 나서 나는 일산으로 이사했다. 아파트 단지로 개발되지 않은 땅에 창고가 딸린 농가주택이 비어 있었다. 창고를 작업실로 쓰면 되겠다는 심산에 덜컥 결정을 내렸다. 파동 없는 삶의 관성에서 벗어난 것이다. 벗어나려고 했다기보다는 벗어날 수밖에 없음을 깨달았다. 아버지의 죽음이 빚은 진동이 나를 다시 작업실로 이끌었다. 나는 일산의 공사장, 분리수거장, 고물상을 돌아다니며 눈에 띄는 물건들은 모두 채집하였다. 농기구와 농약, 비료 포대 등이 있었을 창고는 각목, 글러브, 밥솥, 스케이트보드, LP, 유리컵, 프라이팬, 사기그릇, 고무 팩 등이 있는 작업실로 탈바꿈되었다. 작업실의 윤곽이 자리잡힌 날, 양쪽에 테이프 플레이어가 장착된 더블 데크 카세트 플레이어를 진열장에서 꺼냈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발견한 괜찮은 매물이었다. 예상외로 쓸 일이 없다가 이사 오기 전에 쓰고 이번이 두 번째였다. 편지 봉투에 담긴 테이프가 자리를 바꿔 플레이어에 담겼다. 달칵, 버튼이 눌리면서 테이프는 돌아가고 슥삭슥삭, 과도에 사과 껍질이 벗겨지고 있었다. 큼큼. 부스럭 부스럭. 이게 맞나. 탕. 텅. 아, 아. 아버지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통기타를 쳤다. 장롱 위에 뿌연 먼지를 덮어쓴 커버에 담겨 있던 통기타이리라. 나는 아버지가 통기타를 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어린 나는 연주되지 않고 진열되지 않은 채 장롱 위에 방치된 통기타의 존재성이 의아했다. 통기타의 쓸모를 알 수 없던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의 연주가 녹음된 테이프를 들으면서 나는 통기타는 방치되었던 것이 아니라 안치되었던 것이 아닌가 짐작하였다. 가슴에 묻어 둔 열망이 장롱 위에 놓이는 방식으로 드러난 게 아닐까. 눈에 보이면 마음이 근질거리고 눈에 안 보이면 마음이 서걱여서 대강의 형태로 보이게 놓아둔 것은 아닌지. 동그란 스피커에서 가리워진 길이 울려 퍼졌다. 아버지의 노래는 후렴에 이르러 그대를 애타게 불렀지만, 핸드폰 벨소리가 울려 길을 터 줄 그대를 더 호출하지 못했다. 장례식이 끝나고 일주일쯤 지났을 때는 여기까지 들었다. 나는 마음먹은 대로 더 듣기로 한다. 여보세요. 아버지의 음성이 저랬구나. 아버지가 스피커에서 멀리 떨어졌는지 통화 내용은 잘 들리지 않았다. 1분도 지나지 않아 통화는 끝났고 아버지는 다시 통기타를 들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줄 한 번 튕기지 못하고 통기타를 놓쳤다. 바닥에 나동그라지는 통기타는 소음을 일으켰지만, 뒤이어 터져 나온 소리에 소음은 배경음으로 밀려났다. 격렬한 기침 소리. 콜록콜록, 쿨룩쿨룩 따위로는 표현할 수 없는 소리가 진동하였다. 숨이 차고 흉통에 경련하는 병색이 선명하게 들렸다. 아버지의 생전에는 들은 기억이 없는 소리였다. 아버지의 기타 소리를 들었다면 아버지의 기침 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까. 아버지는 다감하지 않았고 나는 살갑지 않았다. 그렇다 해도 나는 왜 그리 아버지의 소리에 둔감했을까. 일시 멈춤 버튼을 눌렀다. A면인지 B면인지 모를 면이 끝났고, A면인지 B면인지 모를 면이 남았다. 휴지(休止)가 필요했다. 커피를 끓이러 싱크대 쪽으로 향하는데, 양은 주전자가 발에 차여 시끄러웠다. 주전자가 내게 말하는 것 같았다. 째그랑 일을 벌여 놓고, 뭐하는 거야 째쟁쨍. 작업실에 쌓인 도구들이 매립지에 버려진 고물처럼 낡아 보였다. 이대로 뒀다가는 달걀 썩는 듯한 매립지 냄새가 진동할지 모를 일이었다. 나는 스마트폰 화면을 켰다. 아, 이게 누구신가요? 나를 헌신짝으로 만든 그분 아닌가요? 채아와 거의 일 년 만의 통화였다. 가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지만 서로 생존을 확인하는 용도일 뿐이었다. 버려지긴 누가 버려져. 내가 도망친 거지. 그럼, 멀리 가버릴 것이지 웬일로 연락했어요? 나, 얼마 전에 일산으로 이사했어. 일산? 왜? 거기로 왜 갔는데요? 이제는 잭을 다시 만나 볼까 하고. 누구요? 잭? 아, 난 또 누구라고. 잭 폴리? 내 말뜻을 알아들은 채아는 잠시 침묵하다 말했다. 이제는 도망가지 말아요. 나는 그럴 일 없을 거라고 답했다. 앞으로는 도망가지 않겠다는 것, 그것이 채아에게 연락한 첫 번째 이유였다. 채아에게 알리지 않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면 또 프리하게 때려치우지 말란 법이 없으니까. 두 번째 이유는 지극히 현실적이었다. 일감 때문이었다. 나는 일을 할 때 의뢰인과의 소통은 채아에게 맡겼었다. 소리만 잘 만들면 그만이라는 게 대외적인 사유였지만, 인맥이라든지 비즈니스적 관계에 반응하는 알레르기 때문이었다. 채아는 메신저로서 역할을 잘했고 사교적이어서 업계 관계자들과 친분이 있었다. 나이가 들어서 때가 묻은 것인지, 생계의 절박함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채아를 통하면 일감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이번에도 다행스럽게 채아는 나를 넘겨짚었다. 채아의 주선으로 맡은 첫 복귀작은 돌침대 광고였다. 별 다섯 개가 돌침대에 박히는 효과음을 내 주세요. 광고 제작사 측에서 보내 준 영상에 등장한 돌침대 사장은 이마에 별 다섯 개를 달고 손가락 다섯 개를 좍 펴고 있었다. 별이 돌침대에 박히는 일은 당연히 실제로는 불가능하다. 사람들의 관념에 있을 법한 소리를 뽑아내야 했다. 별이라는 거대 물질이 흔들림 없이 단단한 돌침대와 부딪치는 상황이었다. 자동차 문짝을 해머로 치고 외날의 서양톱을 바이올린 활로 켜서 고음부를 녹음했고, 샌드백에 아령을 두들기고 대리석 바닥에 모래주머니를 떨어뜨려서 저음부를 녹음했다. 녹음된 고음과 저음을 믹싱하니 별이 우주에서 날아와 돌에 꽂히는 듯한 효과음이 완성되었다. 광고는 마케팅 비용의 한계로 공중파에서는 송출되지 못하고 케이블TV의 프리미엄 시간대가 아닌 아침과 낮에 방영되었다. 하지만 빨간 별 다섯 개를 이마에 박은 돌침대 사장이 인터넷상의 밈이 되어 제품의 매출이 대폭 올랐다. 그 덕분에 돌침대 하나가 작업실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광고 이후로 어린이 애니메이션과 단막극 등의 의뢰가 들어왔고, 지루하거나 지치지 않을 정도의 딱 알맞은 속도로 작업이 이어졌다. 내게 맡겨지는 작업이 폭설로 쌓이거나 진눈깨비로 흩날리지 않고 사람들이 오가는 길의 잔설로 덮이던 즈음의 어느 날,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왔다. 스팸이겠거니 무시하려는데, 부재중 통화가 2건 찍히고도 벨은 멈추지 않았다. 광고성 전화라고 하기에는 상도덕이 없다고 할 정도의 집요함이었다. 보이스 피싱도 이렇게 한 번호를 공략하지 않을 텐데. 집 나간 가족을 찾는 연락인가. 죄송합니다. 이채아 디자이너님이 이렇게 해야 받으실 거라고 하셔서. 젊은 여자는 사과부터 했다. 문자는 언제 확인할지 모르니 받을 때까지 전화를 걸라고 하는 채아의 음성이 들리는 듯했다. 그럼, 채아를 통해 연락하면 되지 않나. 회장님께서 직접 연락드리라고 당부하셨습니다. 회장이라는 말에 묘한 호기심이 일었다. 요새는 낯 모르는 아무 행인에게 선생님이라고 한다는데, 회장님이야 등산회, 친목회 등 각종 모임으로 인해 길거리에 널린 직위가 된 지 오래되었다. 하지만 여자의 절제된 말투와 주변의 정제된 소음이 여자가 말하는 회장이 TV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던 회장을 지칭하고 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하필, 왜 저인가요. 회장님은 사극 마니아이십니다. 사극이라면 영화든 드라마든 가리지 않는 회장이 내가 디자인한 활 소리에 감탄했고, 수소문한 끝에 내가 일하던 스튜디오를 알아내고 채아를 통해 나를 찾았다는 것이다. 사연의 개연성은 문제가 없어 보였다. 있을 만한 이야기였다. 그러나 회장이 의뢰한 작업은 수긍하기 어려웠다. 회장이 투자하는 사극 영화에 사운드를 디자인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면 금세 납득했을 것이다. 그러나 회장은 사극과 관련이 없고 굳이 내가 하지 않아도 될 만한 사운드를 디자인하기를 바랐다. 작업은 간단했고 받는 금액은 과도했다. 이 정도의 일로 그 정도의 돈을 받는 건 직업윤리에 어긋나는 일 아닌가. 뭔가 대단한 꿍꿍이가 있지 않고서야 그런 제안을 할 리가 없을 텐데.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에요. 상상력이 많이 필요할 겁니다. 회장 비서의 말은 곧이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몇 차례 거절하다가 일을 맡기로 했다. 결국 회장이 거부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액수가 아니었다. 회장은 왜 그렇게 큰돈을 들여서까지 이 작업을 성사하려는 것일까. 회장에게 필요한 소리가 어떤 것인지 궁금해진 게 문제였다. 영상은 3분 30초 정도로 짧았다. 그것은 20대 초반의 여자가 자신의 일상을 기록한 브이로그처럼 보였는데, 별다른 촬영이나 편집 기술이 동원되지 않은 평범한 영상이었다. 여자의 브이로그는 시종일관 무성(無聲)으로 진행되었다. 의도하였든 의도하지 않았든 촬영할 때 음소거 기능이 활성화되어 있었을 것이다. 소거된 음(音)은 일상적이고 보편적이었다. 문이 열리고 닫히고 아이섀도 브러시가 화장대에 떨어지고 헤어드라이어에 머리카락이 흩날리고 옷장 속 옷을 뒤적거리다 여러 벌에서 한 벌을 꺼내는. 실감 나게 소리를 입히는 일이 그다지 어렵지 않아 보였고, 도대체 어디에서 상상력을 펼쳐야 할지 모를 지경이었다. 반나절 만에 작업을 끝냈고 바로 보내기가 민망해 이틀 묵혔다가 보냈다. 소리가 빈 부분이 있다고 하십니다. 비서의 말에 뭔가가 울컥 치밀어 올랐다. 소리가 비어 있다? 알맹이가 드문 과자 봉지를 질소로 과포장했다는 비난처럼 들렸다. 사실, 과포장이라는 말은 적합하지 않다. 비서를 통한 회장의 의사는 내가 과포장하는 성의조차 없이 볼품없고 납작한 소리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화가 났다. 화가 나지 않는다면 아티스트로서의 자질이 의심스러울 만한 도발이었다. 몇 번이나 비서에게 연락해서 계약금을 돌려주려고 했다. 그러나 이대로 그만두는 건 어딘지 모르게 찜찜했다. 회장의 말은 자존심을 긁었지만, 작업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오히려 마음을 돌려놨다. 다른 급한 작업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나는 이 일을 끝내기로 했다. 브이로그를 여러 번 돌려 봤다.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심정으로 세부를 살폈다. 내가 놓친 게 무엇일까에 초점을 맞췄지만, 어디가 비어 있다는 것인지 그 공백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영상에서 일어나는 충돌, 마찰 등의 물리 작용에는 그에 합당한 소리-내 판단으로는 그렇다-가 들렸다. 회장은 인식하는데 나는 인식하지 못하는 소리는 무엇일까. 내가 영상을 보고도 인식하지 못한다면, 그 소리는 화면 밖에서? 의자에 앉아 있던 나는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러나 곧 주저앉았다. 무성으로 촬영된 영상의 화면 밖 소리를 듣는 게 가능한가. 불가능하다. 그럴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회장은 무엇을 지적한 걸까. 혹시 비어 있다는 것은 있어야 할 소리가 없다는 게 아니라 소리에 부족함이 있다는 것 아닐까. 영상 속 여자, 누굽니까? 대뜸 던진 말에 비서는 평소와 다르게 뜸을 들였다. 질문하지 않는 데에 동의하신 것 아니었나요? 그랬다. 계약서에 있던 내용이다. 그랬죠.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어요. 제 소리가 실감 나지 않는다는 거잖아요. 소리의 주체를 모르고 만들었는데 소리에 어떻게 실감이 있겠어요. 그렇다고 해도 회장님의 뜻을 어길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빈 소리를 메꿀 방법은 없겠죠. 나는 물러서지 않았다. 이틀 후에 비서에게서 이메일이 왔다. 내 질문에 대한 회장 측의 답은 이랬다. 그녀는 수백 개의 딤플로 뒤덮인 골프공 같습니다. 겉은 매끄러우면서 울퉁불퉁합니다. 속은 타이어를 만드는 고무처럼 질기고 튼튼합니다. 그녀는 가볍지만 단단합니다. 간단히 한 손에 올릴 수 있지만 그 세계는 견고해서 함부로 부술 수 없습니다. 그녀의 본질은 공이어서 굴릴 수 있고 던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닥에 부딪혀도 농구공처럼 통통 튀기지는 않습니다. 드라이버를 풀 스윙하면 그녀는 멀어집니다. 드라이버와 마찰을 일으키고 그 반발력으로 멀어지는 그녀는 딤플의 수만큼 더 멀리 날아갑니다. 수많은 딤플로 비거리는 늘어납니다. 주인공을 알고 싶다는데 웬 골프공 타령이람. 초보자를 위한 골프 교본도 아니고 무슨 저의로 알쏭달쏭하게 의미를 엮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계약서 조항을 어긴 데 대한 장난성 조롱으로 읽혔다. 그러나 몇 번씩 읽으면서 드는 의문이 있었다. 그녀는 왜 공일까. 많고 많은 공 중에서 왜 하필 골프공일까. 골프공을 뒤덮고 있다는 딤플이 무엇인지 찾아봤다. 딤플은 골프공 표면에 오목하게 파인 홈으로 일반적으로 골프공에는 300~500개의 딤플이 파여 있다. 드라이버 스윙으로 날아가는 골프공에는 공기 저항이 생기는데, 공기 저항은 골프공 앞뒤 표면의 압력 차에 의해 발생한다. 이때 딤플은 주위에 작은 회오리를 일으키고 이로 인해 공기가 뒤섞여 공 뒤쪽 압력이 떨어지지 않아 비거리를 늘린다. 흠집이 난 골프공의 비거리가 늘어난다는 것을 우연히 발견하고 나서 골프공에 흠집을 내어 사용한 것이 딤플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골프공의 겉과 속. 가벼움과 단단함. 딤플과 비거리. 비로소 나는 비서의 말에 동의할 수 있었다. 상상력이 필요했다. 나는 그녀 캐릭터에 집중했다. 골프공 같은 그녀를 수없이 떠올렸다. 작지만 단단하고 가볍지만 통통 튀지 않는. 캐릭터가 머릿속에 그려지자 그녀에게 합당한 소리가 튀어나오는 듯했다. 그러나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입에서 계속 딤플이 맴돌았다. 딤플은 보조개라는 뜻이 있지만 외모의 특징을 표현한 말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그녀에게 흠집이 많다는 뜻일까. 하지만 딤플은 비거리를 늘린다고 했으므로 결함의 의미로 쓰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목하게 파인 흠집이 결함이 아니라면, 떠오르는 단어는 하나밖에 없었다. 상처. 나는 상처의 비거리를 생각했다. 그녀는 문을 (힘없이 덜컥 탁) 여닫으며 방에 들어선다. 암막 커튼이 처진 방에 (딸깍) 빛을 부른다. 그녀의 손이 화장대 의자를 (그윽) 끌어당기고 다른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이 흔들린다. 초점 없는 화면이 360도로 돌아가고-슬픔이 블랙홀로 빠져드는 것 같다-스마트폰을 (드득) 거치대에 고정시키고 다시 돌아온 화면에서 수건이 (스르르) 풀리면서 그녀의 젖은 머리카락이 보인다. 그녀는 화장대의 거울을 응시하다가-그녀의 얼굴은 뒤통수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헤어드라이어 버튼을 (틱탁) 누른다. (경쾌함 없이 심란하고 무거운 위이잉) 헤어드라이어는 돌아가고 그녀의 손길에 머리카락이 부서진다. 이윽고 헤어드라이어의 작동은 (탁) 멈추고 상반신을 거울 쪽으로 수그린 그녀의 손길이 분주하다. 그러다가 (툭) 아이섀도 브러시가 화장대에 떨어진다. 그녀는 브러시를 집다가 다시 (툭) 떨군다. 화장을 멈춘 그녀는 뭔가를 결심한 듯 (드윽) 의자에서 일어나 스마트폰을 (트특) 거치대에서 뽑아 손에 든다. 옷장을 (탕) 열고 (드르륵) 옷을 휘적이다가 고른 하나를 침대에 (툭) 던져 놓는다. 나는 그녀의 영상에 소리를 입혔고 소리에 그녀의 상처가 묻어나도록 노력하였다. 볼륨과 톤을 조정하여 모든 음은 낮고 둔탁하였다. 그녀가 찍은 영상에 대한 작업은 끝났지만, 작업이 모두 끝나지는 않았다. 회장 측에서 보낸 파일에는 부가 영상이 있었다. CH 02 2023/10/30 11:27:11 그녀가 잔디밭 위 돌길을 걷는다. CH 01 2023/10/30 11:27:15 ~ 11:28:07 그녀가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CCTV 화면이었다. 그녀의 마지막 모습일 듯한 장면이었다. 그런 생각에서 비롯된 것인지 나는 CCTV 화면에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소리가 있지 않을까, 궁리하였다. 특히, 대문의 화면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번 채널의 카메라에서 그녀는 잠깐 나타났다가 대문을 열고 나간 뒤로 볼 수 없다. 대문 위에 포치가 있어 그녀는 흔적 없이 사라진 것 같다. 여기에서는 그녀의 멀어지는 발소리만 남게 될까. 1분이 채 되지 않는 마지막 부분을 돌리고 또 돌려봤다. 그러다가 영상이 끝나기 몇 초 앞두고 그녀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멀어지는 것을 보았다. 회장으로부터 연락이 온 건 작업을 마친 지 2주가 지나서였다. 이번에는 비서를 통하지 않고 직접 나와 통화하였다. 회장은 정중하게 집으로 초대하면서 감사의 의미임을 분명히 했다. 회장 집 대문 앞에 도착한 나는 벨을 누르려다가 경사진 이면도로로 내려섰다. 그러고는 몇 발짝 걸은 후에 뒤를 돌아 위를 올려다봤다. ㄱ자 형태 집의 가로획에 해당하는 곳 벽면에 CCTV가 부착되어 있었다. 노트북으로 봤던 1번 채널 화면의 각도가 한눈에 들어왔다. CCTV 쪽에 고정한 시선을 아래로 내리는데, 옆으로 그녀의 멀어지는 그림자가 보이는 듯했다. 해의 시선이 거둬지는 시각이었다. 나는 그녀를 배웅하듯이 잠시 서서 그녀의 비거리가 얼마쯤이었을지 생각했다. 2번 채널 화면에서 그녀가 걷던 잔디밭 위 돌길의 끝에 현관문이 있었다. 일하는 사람의 안내를 받아 집 안으로 들어섰다. 회랑 같은 널따란 복도의 끝 오른편에 낮은 계단이 놓여 있었다. 아래로 깊고 편평하게 펼쳐지는 공간이 높은 층고와 어우러져 새로운 세계로 들어서는 느낌을 자아냈다. 정면으로 보이는 통유리창을 왼편에 둔 소파에 회장이 앉아 있었다. 회장은 나를 통유리창을 마주 보고 있는 소파에 앉게 했다. 벨로드미코프, 좋아하시나요? 꽤 긴장했던 탓인지 실내에 음악이 울려 퍼지고 있다는 사실을 회장의 말로 깨달을 수 있었다. 언젠가 들어 본 적 있는 운율의 바이올린 협주곡이었다. 클래식에는 문외한에 가깝습니다. 회장은 의외라는 듯 팔걸이에 올려 둔 손을 턱에 대고 입을 오므렸다. 입 주변의 주름이 엷게 도드라져 보였다. 그런가요? 나는 벨로드미코프를 들으려고 저런 짓도 한 사람이오. 회장은 통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정원의 구석을 가리켰다. 거기에는 전봇대가 서 있었다. 나만을 위한 전봇대를 설치한 거요. 공동 전봇대는 남들과 전기를 공유하는 탓에 아무리 좋은 오디오에서도 이런저런 노이즈가 들리길래 정원에다 저렇게 세워 놨어요. 그랬더니 벨로드미코프가 내 앞에서 연주하는 것 같더구려. 화구 박스가 매립된 벽난로 옆에 오디오, 앰프, 스피커가 양쪽으로 놓여 있었다. 얼핏 봐도 고가의 장비임을 눈치채게 하는 것들이었다. 회장은 오디오와 벨로드미코프에 관한 말을 늘어놓았다. 사운드에 대한 회장의 마니아적 열성은 순수한 애호와 성공한 자의 과시 사이를 오고 가는 듯했다. 어색함을 눅이는 커피가 잔 바닥에 엷은 띠를 남기고 있을 즈음 회장은 저녁 식사를 제안했다. 그러나 나는 급한 작업이 있다며 한사코 거절했다. 의뢰인을 이런 식으로 만나는 게 나에게는 예외적인 일이었고, 차 한잔 마시는 정도가 예외의 한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회장은 이번 초대의 메인을 거절하면 어떡하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고 나서 사업가답게 상대방이 거절하기 힘들도록 다시 제안하였다. 그럼, 식사 후 대접하려던 위스키 한 잔쯤 구경하시는 게 어때요. 과실향이 은은히 퍼지다가 끝에 스모키향이 감도는 위스키였다. 회장은 위스키 애호가이기도 한 듯했다. 위스키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설파하면서 자신만의 리듬으로 위스키를 마셨다. 어느덧 회장은 세 번째 잔에 접어들었고 내 위스키 잔도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마지막 화면의 철 덜그럭거리는 소리, 덜그럭대다 쿵쿵거리는 소리, 그건 뭡니까? 굳게 닫혀 있던 가게 문에 철제 셔터가 열릴 때처럼 회장의 표정이 빗장을 푼 듯했다. 거래와 계약으로 묶여 있는 관계성을 술이 허물어뜨렸는지 말투도 다소 부드러워졌다. 마지막 영상 속의 여자는 대문을 나서는데, 화면에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영상의 49초 지점에서 그녀가 나타납니다. 그림자로 나타난 그녀는 3초 뒤 모습을 감춥니다. 대문을 열고 나가는데 2초, 대문에서 CCTV가 보이는 지점까지 3초, 그림자로 보이는 부분이 3초, 영상의 총길이가 52초니까 그녀는 대문 앞에서 44초를 머물렀을 겁니다. 회장은 들고 있던 위스키 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 유리들이 따깍, 울렸다. 그 머무름은 머뭇거림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멀리 떠나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아마 미련이 조금 남았겠죠. 대문을 손으로, 발로, 툭툭, 그래서 덜그럭거리고 쿵쿵거리지 않았을까요. 회장은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러나 곧 느슨해진 상반신을 바로잡았다. 집의 창고를 수리하는 날이었소. 대문 앞에 시멘트 가루가 떨어져 있길래 인부 하나가 부주의했구나, 생각했지. 그런데 대문에 누가 시멘트 묻은 발로 찬 것 같은 자국이 있었소. 그것도 인부 잘못이라고 생각해서 업체 사장을 나무란 기억이 나오. 그 애의 흔적일 수 있다는 생각은 못 했소. 냉정히 떠난 줄 알았지. 머뭇거렸을 줄은. 이제부터 그 애가 집을 떠나기 전에 미련이 남아 머뭇거렸다고 생각할 거요. 그래야 나 자신을 더 나무랄 수 있을 거 아니오. 나는 소리에 예민한 사람이오. 하지만 그 애가 떠날 때까지, 마지막 순간까지도 나는 그 애의 소리를 듣지 못했소. 마지막 위스키 잔은 다 비워지지 않았다. 회장 집을 나서려고 할 때, 각얼음들이 녹으면서 달그락. 달그락. 천장 높은 거실을 울렸다. 아버지가 남긴 카세트테이프의 A면인지 B면인지 모를 면을 들은 다음날, A면인지 B면인지 모를 면의 다른 면을 들었다. 테이프에는 아무것도 녹음되지 않은 듯 한동안 테이프 감기는 소리만 들렸다. 그러다가 의외의 인물이 등장했다. 아버지, 지금 뭐하세요. 누나였다. 녹음하면 들릴까 해서. 아들내미 예민한 거 하루 이틀이에요. 걔가 지금 시위하는 거라니까요. 자기만 힘든 줄 아나. 그래도 혹시 모르잖니. 아버지와 누나의 대화는 거기에서 끝났다. 다시 테이프 감기는 소리만 들렸다. 아버지는 TV 스피커에 카세트를 대고 TV에서 나는지 모를 소리를 녹음한 것이다. 나에게 들렸던 TV 소음을 아버지와 누나는 듣지 못했다. 당시 인기 TV 프로그램에서 10대만 들을 수 있는 고주파 영역의 소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만 들을 수 있었구나, 고개를 끄덕이다가 열아홉 살인 누나는 왜 못 듣나, 의아했다. TV 스피커에서 나오는 고주파 소음을 나만 들은 것일까, 아니면 아버지와 누나의 생각처럼 나의 마음이 단단하지 못해 환청이 들린 것일까. 나는 그때도 지금도 잘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왜 하필 그날 이전에는 들리지 않던 소음이 그날부터 들렸을까. 그날은 어머니가 영영 집을 떠난 날이다. 나는 마치 들을 수 있기라도 한 듯 카세트 플레이어의 스피커에 귀를 가까이 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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