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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새 연준 의장 임명에 잠 못 이루다

    [열린세상] 새 연준 의장 임명에 잠 못 이루다

    현직 제롬 파월 의장의 후임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전직 이사, 케빈 워시로 결정되었다는 소식에 주말 내내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왜냐하면 워시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연준 이사로 일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린 것은 물론, 이후에도 자신이 옳았다고 계속 주장한 전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2007년 5월 워시는 국제은행가협회가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새로운 금융상품의 확산과 혁신 덕분에 유동성이 예전보다 훨씬 높아졌고… 금리 및 신용 위험이 더욱 다각화됐다”며 신용부도스와프(CDS) 등 새로운 금융상품을 찬양했다.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 때 실수를 저지른 사람이 워시만은 아니다. 2000년대 중반 앨런 그린스펀과 벤 버냉키 연준 의장도 부동산 시장이 심각한 버블 상태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04년 그린스펀 당시 의장은 “전국적인 규모의 심각한 가격 왜곡은 거의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의 뒤를 이은 버냉키 의장도 2005년 주택 가격 상승은 “대부분 튼튼한 경제적 펀더멘털을 반영하고 있다”고 했다. 따라서 당시 연준의 신참 이사 워시에게 금융위기의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너무 가혹한 처사라 할 수 있다. 더 큰 실책은 금융위기 이후의 대응 과정에서 발생했다. 2008년 봄을 고비로 부동산 시장이 붕괴되고 리먼 브러더스와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 등 수많은 금융기관이 위기에 빠졌을 때, 워시는 인플레이션 위험을 들어 금리 인하 및 양적완화 등 통화공급 확대 정책을 강하게 반대했다. 2010년 11월 증권산업협회 연설에서 “가계와 기업 부채 축소는 막아야 할 현상이 아니라 환영할 만한 건전한 태도다”라고 주장하면서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확대하는 양적완화 정책은 무조건적인 선택지가 아니다… 달러 약세와 원자재 가격 급등이 지속돼 최종 가격에 전가될 경우 연준의 물가 안정 목표를 위협할 수 있다”며 확장적인 통화정책 시행에 반대했다. 워시가 기업과 가계의 부채 축소를 찬양하던 2010년 11월 미국 실업률은 9.8%를 기록해 1983년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더 나아가 기업 고용과 가계 소비가 가파르게 줄어들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까지 내려가 연준의 목표 수준을 한참 밑돌았다.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불황이 출현했는데, 인플레 위험이 높으니 양적완화 등 적극적인 통화공급 확대 정책을 펼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 셈이다. 워시와 비슷한 주장을 펴는 사람들은 역사에 여러 번 출현했다. 버냉키는 연준 의장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집필한 책 ‘연방준비제도와 금융위기를 말하다’ (2014년)에서 청산주의 경제 이론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한다. “1930년대에는 경제에 관한 하나의 사고 방식으로 청산 이론(liquidationist theory)이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이 이론은 1920년대가 지나친 호시절이었다고 상정한다.… 이와 같은 과잉의 시기를 경험했으면 이제 필요한 것은 디플레이션의 시기, 즉 모든 과잉을 짜내는 시기가 와야 한다.… 허버트 후버 대통령 재임 시 재무부 장관이었던 앤드루 멜런은 ‘노동자를 청산하라. 주식을 청산하라. 농민을 청산하라. 부동산을 청산하라!’고 외쳤다.… 그가 전달하고자 했던 내용은 1920년대의 과잉을 모두 제거함으로써 미국을 좀더 근본적으로 건전한 경제로 되돌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건전한 경제를 만들기 위해 부채를 적극적으로 줄이고 인플레의 싹을 초기에 박멸해야 한다고 믿고 행동했던 이가 연준 의장 자리에 오르게 되었으니 필자가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그가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고 균형감 있는 정책을 펼침으로써 이 칼럼이 우스갯거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
  • [사설] 집값 잡고 말겠다는 李 의지, 입법·지자체 협력 뒷받침돼야

    [사설] 집값 잡고 말겠다는 李 의지, 입법·지자체 협력 뒷받침돼야

    부동산 문제를 둘러싼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 강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예정대로 종료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을 넘어섰다. 이 대통령은 어제 엑스(X)에 또 글을 올려 “망국적인 부동산 문제는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천명했다. “높은 주거 비용 때문에 결혼·출산을 포기하는 청년들의 피눈물은 안 보이느냐”라고도 했다. 어제 국무회의에서도 “이번이 아마 중과를 피할 마지막 기회”라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발언에 “아마는 없다”고 단호히 잘라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집값 고삐를 어떻게든 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노골적인 표현까지 동원하며 연일 표출하고 있다. 집값 안정은 언어의 강도가 아니라 정책에 대한 신뢰와 실행력으로 결판난다. 대통령실은 다주택자 기준이 국민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청와대도 예외일 수 없다. 이 지점에서 여론은 눈을 부릅뜬 채 지켜보고 있다. 공직자 재산 공개에 따르면 청와대 참모진 56명 가운데 12명이 다주택자다. 무려 7채나 보유한 비서관도 있다. 일반 다주택자들에게는 “마지막 기회”라고 압박하면서 대통령 측근들은 꿈쩍하지 않고 있다면 정책 메시지의 힘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대통령의 SNS 속도와 달리 주택 공급을 가능케 할 입법이 제자리걸음이라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해 9·7 대책을 통해 매년 수도권에 27만호를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관련 법안 가운데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은 4건에 불과하다. 이번 공급 대책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태릉CC, 용산 국제업무지구, 과천 경마장·방첩사 부지 개발이 지자체와의 충분한 협의 없이 발표되면서 인허가 지연 우려가 커졌다. 공급 확대를 외치지만 추진 방식은 오히려 공급 속도를 늦출 가능성만 키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와 이주비 대출 규제 개선 등 민간 공급 확대 방안을 요구하며 여·야·정·서울시가 참여하는 4자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집값 안정이 최우선 과제라면 외면할 이유가 없다. 다주택자 압박보다는 매물이 실제로 나올 수 있도록 출구를 열어 주는 정책적 유연성이 필요하다. 규제 지역 확대와 거래 제한이 겹치면서 파는 것도 사는 것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니 대통령 발언 이후에도 실거래에는 별 변화가 없다. 부동산 시장을 바로잡겠다는 청와대의 문제의식은 지당하다. 그러나 원칙을 예외 없이 적용하겠다는 의지가 솔선수범으로 확인돼야 하고, 공급을 가로막는 입법과 행정적 절차도 속도를 올려야 한다. 집값 안정의 성패는 언사가 아니라 실천에 달렸다.
  • [김상연 칼럼] 국민의힘에는 왜 이해찬이 없는가

    [김상연 칼럼] 국민의힘에는 왜 이해찬이 없는가

    이해찬 전 총리 빈소를 찾은 유시민 전 장관은 오열했다. 그 옆에 한명숙 전 총리가 울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도 침통한 표정으로 빈소에 도착했다. 더불어민주당 전체, 아니 진보 진영 전체가 슬픔에 잠긴 분위기였다. 전직 대통령도 아닌 한 명의 원로 정치인에게 애도가 범람하는 것을 보면서 이런 상상을 하게 된다. 만약 국민의힘 쪽 원로 중 누가 세상을 떠났을 때 이렇게 눈물의 애도를 받을 만한 정치인이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머리에 떠오르지 않는다. 어쩌면 이 부분이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차이가 아닐까. 물론 두 당은 태생적으로 다르다. 민주당은 민주화운동을 함께 하면서 다져진 동지의식 같은 게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보수’(保守)라는 말 그대로 지키는 쪽이다 보니 아무래도 전우애가 부족해 보인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일까. 외국의 사례를 보면, 보수 진영에서도 영웅시되는 정치인이 있다. 한국의 보수 정당에서 그 부분이 결여됐다면 뭔가 이상한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스스로 당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치인은 여야 할 것 없이 누구나 권력욕, 즉 자리 욕심이 있다. 하지만 민주당 정치인은 설사 개인적 불이익을 받더라도 당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만은 대체로 금기시한다. 이 전 총리는 2016년 총선 공천에서 탈락했을 때 “부당한 공천 배제를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했지만, 민주당 자체를 비난하는 일은 삼갔다. 그렇다고 그가 억울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 전 총리는 “눈앞이 캄캄해서 집으로 가 아내를 붙들고 펑펑 울었다”고 훗날 박지원 의원에게 털어놨다고 한다. 국민의힘 쪽 풍경은 다르다. 공천에서 부당하게 불이익을 당했다는 한 원로 정치인은 “정당 해산 사유” 운운하며 자기가 몸담았던 당에 저주를 퍼붓는다. 당이 잘되라고 비판하는 것은 좋지만, ‘정당 해산’이라는 표현을 듣는 국민은 국민의힘이 상징하는 가치마저 가볍게 보게 된다. 인간은 스스로를 모욕한 뒤에 남들로부터 모욕을 당하는 법이다. 당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으니 소신이나 노선이 자주 바뀐다.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낙마한 이혜훈 전 의원은 국민의힘의 텃밭인 서울 강남 지역에서 3선을 한 강성 보수주의자였는데, 하루아침에 이재명 정부 장관 자리를 받았다. 반면 박영선 전 민주당 의원의 경우 윤석열 정부 시절 총리 발탁설이 있었으나, 결국 없던 일이 됐다. 하마평이 어디까지 사실이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중요한 건 박 전 의원이 어쨌든 노선을 갈아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국민의힘 사람들은 ‘배신’에 민감하다. 배신자라는 단어는 유독 국민의힘 쪽에서 횡행한다. 유승민·한동훈 같은 정치인은 대통령과 대립했다는 이유로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지금까지 배신자 소리를 듣는다. 같은 보수 진영 안에서 걸핏하면 서로가 서로에게 배신자라고 손가락질을 하니 갈수록 배신자가 늘어난다. 국민의힘은 원래 “정당 해산” 같은 치욕스러운 말을 들을 당이 아니다.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엔 자랑할 만한 가치가 무성하다. 민주당이 민주화에 기여했다면, 국민의힘은 산업화에 기여했다. 지금의 경제 10위권 선진국 위상, 세계를 주름잡는 반도체와 자동차, 그런 경제력을 기반으로 한 한류 문화 확산 등은 보수의 가치가 생산해 낸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국민의힘은 그런 빛나는 유산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가. 이 전 총리는 민주당 계열 대통령 네 명(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재명)의 ‘킹메이커’ 역할을 했다. 개인적으로 그들과 모두 친하고 이해관계가 맞아서 그랬던 건 아니었을 것이다. 그는 정권을 잡기 위해서라면 누구라도 경쟁력이 있는 인물을 점찍어서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문재인 정권 때 당에서 쫓겨날 뻔했던 이재명 대통령을 서슬 퍼런 친문(친문재인)들의 시선을 무릅쓰고 구제했던 게 이 전 총리다. 지금 국민의힘에는 소리(小利)를 버리고 보수 정치의 대의를 위해 몸을 던질 정치인이 있는가. 김상연 수석논설위원
  • 영화 속에 담긴 우리의 전통문화를 찾아서[정지욱의 창가에서 바라 본 영화]

    영화 속에 담긴 우리의 전통문화를 찾아서[정지욱의 창가에서 바라 본 영화]

    연초부터 미국에서 날아든 K컬처 관련 낭보에 많은 이들이 설레고 있다. 먼저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주제가상과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해 2관왕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뒤이어 ‘케데헌’이 아카데미에서도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K콘텐츠의 저력을 재확인시켰다. ‘케데헌’은 알다시피 미국에서 제작된 작품으로 한국계 미국인 매기 강 감독이 연출한 K컬처를 담아낸 작품이다.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K팝과 한국의 전통문화 속 신비롭고 해학 넘치는 캐릭터를 잘 버무렸다. 비록 한국 애니메이션은 아니지만 한국계 감독이 한국의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국인의 정서를 담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품 공개 후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과 인기를 모았고, 극장에서 ‘싱얼롱 버전’의 상영도 이어지는 등 화제가 된 작품이다. 지난해 여름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한 강 감독을 유홍준 관장이 직접 안내했고 유 관장이 “백자 달항아리는 어질고 친숙한 맛이 있고, 불가사의한 아름다움을 지닌다”고 설명하자 강 감독은 “설명을 듣고 보니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얘기하며 한국 전통 미술의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을 나누기도 했다. ‘케데헌’의 여파에 힘입은 듯 국립중앙박물관의 문화상품인 뮷즈(뮤지엄+굿즈)가 날개 돋친 듯 팔린다. 또한 박물관에 관람객이 몰려들어 주말이면 주차장에 들어서려는 차들로 박물관 인근이 북새통을 이룬다. 겨울방학을 맞은 지금도 관람객들로 가득하다. 박물관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 역시 크게 늘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 관람객 650만명이 찾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873만명)과 바티칸 박물관(682만명)에 이어 세계 주요 박물관 가운데 관람객 순위 3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또한 ‘케데헌’을 바라보는 눈길도 다양한데 학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해 연말에 열린 한국미술사학교육학회에서는 ‘케데헌의 도상학’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케데헌’과 한국 전통미술·도상학을 연결해 ‘케데헌과 해태의 도상학’, ‘저승사자의 도상과 그 변천’, ‘케데헌과 경복궁’, ‘케데헌 포스터의 도상학적 접근’ 등 한국 전통의 이미지, 상징의 의미를 해석하고 토론했다. 리움미술관의 ‘까치호랑이 호작(虎鵲)’전도 마찬가지 의미에서 열리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영화 중에는 이런 작품이 없을까 생각해 보니 임권택 감독이 2002년 연출한 ‘취화선’이 떠오른다. 이 영화는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단원 김홍도(1745~?), 혜원 신윤복(1758~?)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오원 장승업(1843~1897)의 일대기를 담았다. 거지소년에서 천재 화가로 거듭나는 장승업의 예술과 당시 사회상을 담아 임 감독은 제55회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다. 영화에서는 화가이며 중앙대 교수를 역임한 김선두 작가가 장승업 역 최민식 배우의 손을 대신해 그림을 담아냈고 김근중, 이종목, 조순호 등 소장파 한국화 작가들이 영화 속 도화서 화원 화가로 분장해 스크린 속 화폭을 아름답고도 사실적으로 채워 줬다. 영화가 개봉된 이듬해인 2003년 봄 사간동의 한 미술관에서는 ‘취화선, 그림으로 만나다’라는 전시를 열어 작품에 등장했던 작품들을 관람객들이 직접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는 영화와 미술의 만남, 전통과 현대의 접속, 한국 전통문화의 대중화라는 측면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도 아쉬움은 남는다. 개봉 당시 프랑스문화원 주최로 열린 시사회에서 미학자이며 문화평론가인 서경대 이즈미 지하루 교수가 지적했듯이 장승업의 기준작을 비롯해 진작이 한 점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은 많이 아쉬웠다. 영화에 출연하는 등 뛰어난 실력을 지닌 소장파 작가들의 심혈을 기울인 모작들로 채워졌지만, 영화 속에 진작이 전혀 등장하지 않음은 후대에 이 작품을 통해 장승업을 평가함에 다소 부족함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리라. 이후 신윤복을 다룬 전윤수 감독의 영화 ‘미인도’(2008)나 조선 중종 때 기생 황진이의 삶을 다룬 장윤현 감독의 영화 ‘황진이’(2007)와 김철규 피디의 드라마 ‘황진이’(2006) 등 전통문화를 담은 사극 작품이 있었으나 여러 아쉬움을 남겼다. 전통문화를 재현하는 것은 막대한 예산뿐 아니라 치밀한 인문학적 해석이 전제돼야 한다는 화두를 다시금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주면 설 연휴가 시작된다. 추석과 함께 한국 영화산업에서 가장 큰 관객몰이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올해 설 영화 라인업에 반갑게도 한국 사극 영화가 있다.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임금(단종)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장항준 감독이 연출했다. 설을 맞아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고, 이 작품을 통해 역사적 사실에 관심을 갖게 됐으면 좋겠다. 그것이 애절한 역사적 사실을 담아낸 작품임에도, 영화 속에 재현된 우리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에 조금이나마 감동해 한 발짝 다가간다면 많은 영화인들이 무척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정지욱 영화평론가
  • [기고] 쿠팡 사태와 중소 식품사의 이중고

    [기고] 쿠팡 사태와 중소 식품사의 이중고

    지난해 말 쿠팡에서 3000만명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소식을 접한 입점 파트너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쿠팡을 통해 사업을 하고 있는 입점 파트너이자 한 명의 소비자로서 고객들의 분노와 불신에 깊이 공감한다. 쿠팡이 플랫폼 기업인 만큼 이번 사태에 응당 책임을 지고 개선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이번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과 실망으로 쿠팡을 떠나겠다는 소비자 움직임도 커진다. 그 불똥이 고스란히 플랫폼 입점 중소 제조업체들에까지 튀어 상황이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 우리 회사도 중소 식품 제조업체로, 수입 신선육을 가공해 쿠팡 등 e커머스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번 사태 여파로 생산한 상품이 판매되지 않고 창고에 남아 있는 현실을 볼 때마다 눈앞이 캄캄해진다. 우리 회사는 재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업종 특성상 지난해 중하반기부터 환율 폭등으로 인한 원가 부담을 크게 겪고 있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육박하면서 수입육 원가는 크게 뛰었고, 냉장창고 전기료와 운송비도 덩달아 올랐다. 거기에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하자 플랫폼 매출마저 급감해 삼중고를 겪게 된 셈이다. 신선식품 제조업은 촌각을 다투는 일이다. 예상 판매량에 맞춰 미리 원육을 확보해 냉장 보관하고, 필요한 인력과 설비를 가동해 둔다. 갑자기 주문이 줄면 보관창고에는 팔지 못한 고기가 쌓이고 직원들은 할 일을 잃게 된다. 냉장 차량과 창고 운영은 멈출 수 없기에 남은 재고는 냉동하거나 헐값에 처분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발생한 손실의 악순환은 우리 같은 중소식품 제조사의 부담으로 남게 돼 경영상 큰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연말 대목에 판매 증가를 내다보고 인력을 늘리고 설비투자도 했는데 이런 고통을 겪게 됐다. 직원들 일자리와 생계가 달린 만큼 마음을 더욱 독하게 먹고 있지만 하루라도 빨리 문제 해결 방안이 나오기를 고대할 뿐이다. 설명절도 다가오는데 갑자기 매출이 줄었다고 해서 믿고 함께 일해 온 직원들에게 어려움을 떠넘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번 개인정보 유출 건에 따른 소비자들의 분노와 실망이 결국 더 나은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믿는다. 쿠팡도 이번 일을 계기로 보안 강화와 고객 신뢰 회복에 힘쓰겠다고 거듭 약속하고 있다. 그런 만큼 이번 사태가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 식품 사업자들을 무너뜨리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하루빨리 다 함께 상생할 길을 찾아야 한다. 재발 방지책과 투명한 소통이 뒤따른다면 잃었던 신뢰도 서서히 회복되고,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플랫폼 입점 중소기업들이 다시 힘차게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오기를 바랄 뿐이다. 정영민 미래웰푸드 대표
  • 중흥 초석 놓은 ‘건설 산증인’

    중흥 초석 놓은 ‘건설 산증인’

    광주서 출발해 중견그룹으로 성장대우건설 인수 후에도 내실 경영호남권 지역 발전에도 큰 발자취 중흥그룹 창업주인 정창선 회장이 지병으로 별세했다. 84세. 정 회장은 지난 2일 오후 11시 40분쯤 광주 전남대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했다. 1942년 광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광주·전남 지역을 기반으로 중흥그룹을 창업, 지역 건설사를 국내 대형 건설그룹으로 성장시킨 ‘입지전적인 기업인’이다. 평생을 건설 산업에 몸담았으며 주택 건설을 중심으로 토목, 레저, 미디어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왔다. 고인은 경영 전반에서 무리한 외형 확대를 추구하기보다는 재무 건전성과 사업 안정성을 중시하는 기조를 유지해 왔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부동산 경기 침체 등 건설업 전반이 어려움을 겪던 시기에도 단계적인 사업 운영을 통해 그룹의 기반을 다져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우건설 인수 이후에도 중흥그룹은 기존 사업과 신규 사업을 병행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경영 기조를 이어왔다. 대형 건설사 인수에 따른 재무 부담과 조직 운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무리한 사업 확장보다는 단계적인 관리와 운영에 초점을 맞추며 전반적인 경영을 지속해 왔다. 고인은 기업 경영뿐 아니라 지역 경제 발전에도 큰 발자취를 남겼다. 2018년 3월부터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으로 활동했으며, 같은 해 3월부터 2024년 3월까지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 지역 상공인과 기업인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05년 주택건설의 날 동탑산업훈장, 2017년 건설의 날 건설산업발전 공로상, 같은 해 광주광역시민대상(지역경제진흥대상) 등을 수상했다. 고인은 평소 언론 노출을 자제하며 실무 중심의 경영을 이어왔으며 내부적으로는 원칙과 책임을 중시하는 경영자로 존경받아왔다. 중흥그룹은 “창업주의 뜻을 이어 안정적인 경영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유족으로는 부인 안양임씨와 아들 정원주(중흥그룹 부회장·대우건설 회장)·원철(시티건설 회장)씨, 딸 향미씨, 사위 김보현(대우건설 사장)씨 등이 있다. 빈소는 광주 서구 VIP장례타운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5일 오전 7시에 이뤄진다. 전남 화순 개천사에 임시 안장되며 장지는 유족의 뜻에 따라 추후 공지될 예정이다.
  • 광주 작년 수출 증가율 12.6% ‘광역시 1위’

    지난해 광주 지역 수출 증가율이 12.6%를 기록, 전국 8개 특·광역시 중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가 한국무역협회의 2025년 특·광역시 수출 증감율 동향을 분석한 결과, 광주 지역 수출액은 175억 2000만 달러로, 전년 155억 5000만 달러 대비 12.6% 증가했다고 3일 밝혔다. 대전 9.1%, 대구 1.8%, 인천 1%, 서울 0.5% 순으로 뒤를 이었다. 광주 지역 수출 증가에는 자동차와 반도체 산업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수출액은 75억 1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9.1%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특히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차량 비중이 확대되면서 단순 물량 증가를 넘어 수출 단가 상승을 동반한 질적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다. 반도체 수출은 57억 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0.2% 급증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에 따른 고성능 메모리 수요 증가와 함께 지역 내 첨단 후공정(패키징)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이 수출 확대를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된다.
  • 만국의 노동자여, AI가 해방할지니… 아니, 추방할지니[오경진의 폐허에서 무한으로]

    만국의 노동자여, AI가 해방할지니… 아니, 추방할지니[오경진의 폐허에서 무한으로]

    우직한 면모가 닮은 두 ‘아틀라스’영원한 형벌처럼 끝이 없는 노동안드로이드 로봇은 묵묵히 해내자본주의에서 노동은 인간 숙명모든 걸 아틀라스에게 맡긴 이후‘돌’이 될 존재, 기계인가 인간인가 “아틀라스는 메두사의 머리를 보는 순간부터 저 자신의 체구만큼이나 큰 바위산으로 변해갔다. 수염과 머리카락은 나무가 되었고, 어깨는 능선이 되었으며 머리는 산꼭대기가 되었고 뼈는 바위가 되었다. 이와 때를 같이해서 산이 된 그의 몸은 사방으로 뻗어나기 시작하여 수많은 별이 박힌 하늘이 그 어깨 위에 얹힐 때까지 자라났다.”(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산(山)이 된 거인의 어깨에 하늘이 걸쳐진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무거울 짐을 잠시 내려놓을 여유는 거인에게 허락되지 않는다. 그리스·로마 신화 속 ‘아틀라스’는 ‘영원한 노동’이라는 모진 형벌을 수행한다. 하늘이 무너질 수 없기에 거인의 노동도 끝나지 않는다. 아틀라스는 힘든 줄 모른다. 아니, 자신이 ‘힘들어야 하는지’조차 모른다. 그저 주어진 운명을 묵묵히 받아들일 뿐이다. 이 우직한 면모가 자본가의 눈에 든 것일까.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십여년간 개발에 진력을 기울인 휴머노이드 로봇에 ‘아틀라스’라는 이름을 붙여 세상에 내보냈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인간들을 향해 여유롭게 손을 흔들어 보이는 저 ‘작은 거인’을 보며 우리는 경탄과 경악 사이의 복잡한 감정에 휩싸인다. ‘노동자’ 아틀라스는 땀 흘리지 않는다. 근골격계 질환이라는 생물학적 한계에 괴로울 일도 없다. 연차나 휴가를 주지 않아도 된다. 배터리가 다 됐을 때 잠시 충전만 해주면 그만이다. 피곤을 모른 채 24시간 내내 일한다. 혹시 일하다 다쳐도(?) 사업주는 중대재해처벌법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꼬박꼬박 임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 아틀라스는 노조를 결성하지 않는다. 군소리 없이 성실히 일만 하는 이 기특한 직원을 어느 기업가가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러므로 사용가치의 창조자로서 노동, 유용노동으로서 노동은 사회 형태와 무관한 인간 생존의 조건이며, 인간과 자연 사이의 물질대사, 따라서 인간 생활 자체를 매개하는 영원한 자연적 필연성이다.”(카를 마르크스, ‘자본론’ 중 ‘상품’) 마르크스가 정확하게 지적했듯이, 노동은 자본주의의 품에서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의 필연이자 숙명이다. 자연은 그 자체로는 인간에게 유용하지 않기에 인간은 자연에 노동을 가한다. 자연을 ‘자연스럽게’ 두지 않고 끊임없이 가공하는 노동은 그리하여 인간 욕망의 이기적 발로다. 그 끝에서 로봇은 인간의 지능을, 인공지능(AI)은 인간의 몸을 얻는다. ‘피지컬 AI’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노사 합의 없이는 단 한 대의 로봇도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현대차노조 소식지) 노조의 반발은 어딘지 애처롭고 처연하기까지 하다. 물론 노동법이 엄존하는 한 당장 로봇이 노조의 승인(?) 없이 공장을 점거할 순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금속(혹은 플라스틱) 피부를 지닌 로봇 노동자와 달리 인간 노동자의 육체는 늙고 다치고 병든다. 정년의 벽 앞에서 하릴없이 퇴장해야 할 운명이다. 그때 누가 공장의 빈자리를 채우게 될까. 새로운 인간 노동자? 아니다. 지치지도 병들지도 늙지도 않는 성실한 일꾼 아틀라스가 묵묵히 나사를 조이고 있을 것이다. 아틀라스는 한 대에 2억원이고 연간 유지비는 1400만원 정도다. 이것마저도 회사가 연 3만대 생산 체계를 갖추면 대당 가격이 4700만원으로 떨어진다고 한다. 공장에서 일하는 생산직 직원들의 인건비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자동차 공장만의 문제는 아니다. 몸을 얻은 AI는 인간이 하던 모든 일을 대체할 수 있다. 업종을 막론하고 노동이 벌어지는 현장에서는 앞으로 한 줌 온기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기계가 기계를 용접하는 소음만이 가득한 곳. 거기서 ‘작은 아틀라스’는 신화 속 ‘거인 아틀라스’처럼 영원한 노동을 반복할 것이다. 자기가 힘든지도 모르고, 그 어떤 불만도 품지 않고. 이 기괴한 침묵이야말로 자본이 그리도 바라마지않았던 궁극의 유토피아다. 아틀라스를 통해 비로소 ‘노동해방’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그것은 ‘노동자의 해방’이 아니다. ‘노동으로부터 소외된 해방’이다. 노동에서 해방된, 아니 추방된 인간은 과연 행복할까. 마르크스는 노동을 통해 인간이 자연과 ‘물질대사’를 이룬다고 했다. 노동은 욕망의 소산이지만, 결점과 한계로 가득한 육체는 그것 때문에 절제해야 했다. 자연 앞에서 자기의 잘못을 반성해야 했다. 그러나 아틀라스의 저 ‘영원한 노동’ 이후에는 어떨까. 인간과 자연 사이의 거리는 멀어져 대사는 끊기고 말 것이다. 착취의 속도는 점차 빨라지겠지만 그 영광은 오로지 자본의 것이다. 그렇게 자본은 최후의 승리를 선언한다. 세상은 우리에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라고 재촉하지만, 과연 그런 게 있는가. 우리가 그렇다고 믿었던 많은 게 무너지고 있다. 심지어 ‘생각’조차도. 신화 속 아틀라스는 메두사의 얼굴을 보고 돌로 변했다. 아틀라스는 그렇게 ‘생각할 수 없는’ 존재가 돼 영원한 형벌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 돌이 될 존재는 누구인가. 비로소 생각하는 힘을 얻게 된 기계인가. 아니면 생각조차 기계에게 내맡긴 인간인가.
  • 교사 목소리 못 듣는데… 청각장애 학생 59% 수어 없이 방치

    교사 목소리 못 듣는데… 청각장애 학생 59% 수어 없이 방치

    가장 원하는 의사소통 방식인데도전남·강원 ‘특수학교’ 최근 문 닫아전국 12곳 중 7곳이 수도권에 편중 “듣는 언어로는 수업을 따라가는 데 한계가 있었어요. 뒤늦게 ‘보이는 언어’인 수어를 배우고 나서야 학교 생활이 즐거워졌습니다.” 서울의 한 청각장애 특수학교에 재학 중인 A(15)군은 초등학교 입학 전 인공와우(달팽이관) 이식 수술을 받고 일반 학교에 진학했다. 그의 부모는 재활 치료도 충분히 받았으니 잘 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교실은 A군에게 가혹한 공간이었다. 각종 소음과 교사의 목소리가 겹치면서 뭉개진 기계음만 들리기 일쑤였다. 맨 앞자리에 앉아 교사의 입 모양을 살펴봤지만 수업을 이해하긴 역부족이었다. 친구들의 따돌림도 뒤따랐다. A군의 삶이 바뀐 건 특수학교로 전학해 수어를 접하면서부터다. 수어를 통해 교사의 설명이 선명하게 전달되자 성적도 반등했다. A군은 수어로 “수업이 무슨 말인지 알게 된 게 가장 큰 변화”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수어가 농인(청각장애인)의 공용어로 인정받은 ‘한국수어의 날’(매년 2월 3일)이 법정 기념일로 제정된 지 6년이 지났지만, 교육 현장의 변화는 여전히 더딘 상태다. 3일 교육부 특수교육통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전국 청각장애 학생 2812명 중 1653명(58.8%)이 일반 학교에 다닌다. 청각장애 학생 10명 중 6명은 수어 통역이나 전문 지원 인력 없이 수업을 듣는 셈이다. 수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도 충분하지 않다. 청각장애 특수학교는 최근 5년 사이 강원과 전남에서 각각 한 곳씩 문을 닫아 전국 12곳만 남았다. 이 가운데 7곳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지방에서는 ‘언어 접근권’이 제한된 셈이다. 청각장애 특수학교인 서울삼성학교 관계자는 “특수학교 중에서도 수어로 교과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곳은 일부에 불과하다”며 “아이들은 학습은 물론 교우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국어원이 2023년 전국 청각장애인 500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수어 활용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84.6%는 학교에서 가장 원하는 의사소통 방법으로 수어를 꼽았다. 반면 언어 능력이 집중적으로 발달하는 유아 시기(6세 미만)에 수어를 배운 비율은 10.2%에 그쳤다. 박종미 강남대 복지공감연구소 연구원은 “인공와우 수술만 하면 일반 학교 수업이 가능하다는 그릇된 인식과 수어 교육에 대한 정보 부족이 청각장애 학생들을 ‘수어 없는 교실’로 내몰고 있다”며 “어릴 때부터 수어를 배울 수 있는 교육 체계와 일반 학교 내 수어 지원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 재판 확정 기다리다 상폐… 검찰, 몰수 가상자산 처분 골머리

    재판 확정 기다리다 상폐… 검찰, 몰수 가상자산 처분 골머리

    압수물은 몰수 확정돼야 처분 가능변동성 큰 코인, 귀속액 천차만별재판 도중에 피싱 당해 분실하기도2018년 이후 귀속 코인 135억 육박“가상자산 매도 시기 규정 마련해야” 검찰이 범죄에 연루돼 압수한 가상자산(암호화폐) 관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광주지검이 최근 약 40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 320개를 해킹으로 도난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검찰의 가상자산 관리 매뉴얼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서다. 가상자산 매도 시기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환수 금액이 매도 시기에 따라 천차만별로 차이가 나기도 한다. 상장이 아예 폐지되는 가상자산도 속출한다. 가상자산이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관련 기준이 재정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국고에 귀속된 몰수 가상자산은 총 134억 8777만 64원이다. 검찰이 보유한 환가(매각) 예정 가상자산은 비트코인 0.2320193BTC, 이더리움 100.11949392ETH 등으로 이날 오후 2시 기준 4억 5196만 8619원 상당이다. 현행 제도상 환가 절차는 ▲압수 및 몰수 보전 ▲몰수재판 확정 ▲가상자산 이전 ▲매도 ▲국고 귀속 순이다. 광주지검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로부터 압수한 비트코인을 지난 2021년 경찰로부터 이관받은 뒤 대법원의 유죄 확정 이후 국고 귀속 절차를 밟던 중 뒤늦게 분실 사실을 파악했다. 문제는 법원의 확정 판결 이후에도 검찰이 가상자산을 매도하는 시기가 명확하게 규정돼있지 않다는 점이다. 검찰은 “가상자산의 압수·보전·환가 방법 및 유의사항 매뉴얼을 제작해 업무에 참고하도록 하고 있다”면서도 “매도 시기에 대한 매뉴얼은 없다”고 설명했다. 매도 시점에 대해서는 “가상자산의 종류가 다양하고 다른 재산에 비해 가치의 유동성의 폭이 큰 점, 매도가 시장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환가 시점에 따라 국고 귀속액은 천차만별로 갈렸다. 2019년 서울중앙지검이 압수한 3.19비트코인은 환가 후 국고에 귀속된 금액이 약 3039만원(1비트코인당 약 1000만원)이었다. 반면 2022년 5월 압수한 3.4비트코인은 총 1억 7431만원(1비트코인당 약 약 5100만원)이 귀속되는 등 5배 넘게 차이가 났다. 환가 시점의 금액이 크게 떨어지거나, 링크플로우·모네로 등과 같이 상장이 폐지되는 경우도 발생했다. 검찰은 매도에 실익이 없는 가상자산은 ‘환가 곤란’ 판단을 내리고 별도로 처분하지 않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관련 규정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진홍 법무법인 YK 변호사는 “가상자산의 가치 증감이 빠른 점을 고려해야 한다. 빨리 상하는 해산물처럼 압수 후 환가 처분을 먼저 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검찰은 가상자산 압수물 관리 시스템을 재정비하겠다는 방침이다. 대검 관계자는 “광주지검 사건을 계기로 가상자산 압수물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 “자만할 틈 없어요… 위로와 행복 전하는 연주하려면”

    “자만할 틈 없어요… 위로와 행복 전하는 연주하려면”

    국제 콩쿠르 ‘최연소 1위’ 휩쓸고伊공항 즉석 연주 영상은 1.9억뷰23일 ‘군포프라임필’과 협연 앞둬“발전하고 싶어 하루 6~9시간 연습무대에선 몰입… 점점 더 재밌어져‘피겨퀸’ 김연아처럼 높이 나아갈 것” “함부로 자만하거나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 쉽지 않아요. 연습할 때 계속 틀린 부분이 나오고 선생님께서 지적해 주시거든요. 지금보다 더 어릴 땐 제 연주를 듣는 게 힘들기도 했어요. 안 좋았던 부분이 들리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꾹 참고 들어요. 그래야 발전한다고 생각하니까요.” 겸손을 갖춘 천재는 세상에 두려울 게 없다. 그러나 정작 천재에게는 겸손해야 한다는 걸 신경 쓸 겨를조차도 없어 보였다. 끊임없이 연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이 유일한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김연아(12)를 3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김연아는 오는 23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신문 주최 ‘2026 봄날음악회’ 무대에 오른다. 어린 나이에 이미 세계를 매료한 이 연주자는 이날 지휘자 백윤학이 이끄는 군포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 표트르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이 곡을 ‘고독에서 환희로 가는 여정’이라고 설명한 문장이 있었는데, 그게 마음에 확 와닿았어요. 저는 이렇게 생각해 봤어요. 제 생일인데 친구들이 아무도 안 알아주는 거죠. 그래서 쓸쓸하고 외로웠는데, 알고 보니 몰래 ‘깜짝’ 생일 파티를 준비하고 있었던 거예요.” 살아온 기간이 짧다는 건 어린 예술가의 유일한 한계일 수도 있다. 지금껏 겪어왔을 희로애락의 진폭이 작기에 인간의 다채로운 감정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터. 그러나 천재는 이마저도 상상력으로 극복한다. ‘고독에서 환희로 가는 여정’이라는, 어른에게도 추상적으로 다가오는 이 언어의 상찬을 자기 나름대로 해석해 기어이 소화해 낸다. 동심으로 ‘귀엽게’ 해석한 차이콥스키의 고독과 환희는 무대에서 어떻게 펼쳐질까. “‘무대 가운데로 걸어가는 순간부터 이미 연주는 시작된 거다.’ 엄마가 제게 자주 말씀해 주세요. 무대 위에서 생각하기보다는 곡에 몰입하는 것 같아요. 물론 떨리죠. 그런데 객석에서 박수를 쳐 주시면 긴장이 스르르 풀려요. 콩쿠르 같은 곳에서는 예전에 악보를 한 장 정도 쳐야 긴장이 풀렸는데, 요즘엔 시작하자마자 바로 풀리는 것 같아요. 무대에 서는 게 점점 더 재밌어져요.” 이력이 화려하다. 2023년 주하이 국제 모차르트 콩쿠르 역대 최연소 1위. 지난해 안토닌 드보르자크 국제 청소년 라디오 콩쿠르 ‘콘체르티노 프라가’ 역대 최연소 1위. 단순히 클래식계만 뒤흔든 게 아니다. 유튜브 구독자 700만명을 넘긴 피아니스트 쥘리앵 코엔과 이탈리아 레오나르도다빈치공항에서 함께 즉석에서 연주한 영상이 1억 900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전 세계 대중에 이름과 얼굴을 각인시키기도 했다. 하루에 짧게는 6시간, 길게는 9시간까지 바이올린을 붙잡고 있는 지독한 ‘연습벌레’. 하지만 집중이 안 될 땐 인형 놀이를 하거나 아무 생각 하지 않고 엄마 품에 안겨 있다는 말에는 아직 아이의 모습이 엿보이기도 했다. ‘피겨스케이팅의 전설’ 김연아처럼 큰 사람이 되라는 염원을 담아 부모님이 지어준 이름. 어린 김연아는 이 이름을 따라 “더 높이 나아가겠다”는 당찬 포부를 안고 있었다. “율리아 피셔, 다비드 오이스트라흐 같은 분들을 존경해요. 전 세계를 돌며 사람들에게 위로와 행복을 전하는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계속 발전하고 성장하면서 또한 깊이 있는 연주자로 거듭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 “내연녀 많더니…식물인간 되자 싹 사라져”…‘13년 불륜’ 中 작곡가 사망

    “내연녀 많더니…식물인간 되자 싹 사라져”…‘13년 불륜’ 中 작곡가 사망

    뇌출혈로 식물인간이 되어 투병 중이던 중화권 유명 작곡가 위안웨이런(원유인)이 세상을 떠났다. 13년간 불륜을 저질렀던 그가 쓰러진 뒤 곁에 있던 여자들은 모두 사라지고 가족만 남아 6년간 간병했지만 위안웨이런은 끝내 눈을 감았다. 3일 대만 매체 TVBS 등에 따르면 ‘작은 뚱보 선생님’이라는 뜻의 ‘샤오팡 선생님’으로 불린 작곡가 위안웨이런이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별세했다. 그의 전처 루위안치(육원기)가 전날(2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그의 부고 소식을 알렸다. 위안웨이런은 지난 1월부터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었다고 한다. 비록 두 사람은 이혼한 지 10여년이 지났으나 아이들의 친부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에 루위안치는 복잡한 감정에 휩싸여 눈물을 쏟아냈다고 한다. 그녀는 “이것이 눈물인지 감기 때문에 흐르는 콧물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라고 전했다. 그녀는 자신과 딸이 눈이 퉁퉁 부을 정도로 울어 각각 ‘대왕 만두’와 ‘왕찐빵’처럼 변해버렸다고 묘사하면서도, 걱정해주는 팬들을 향해 “우리는 모두 잘 지낼 것”이라며 안심시켰다. 13년 불륜, 금전 문제로 끝난 결혼위안웨이런과 루위안치의 인연은 시작은 화려했으나 끝은 기구했다. 루위안치는 배우로서 인기를 누리던 시절 위안웨이런을 만나 혼전임신으로 결혼했다. 당시 유명 음악가와 배우의 결합으로 큰 화제를 모았으나 실상은 순탄치 않았다. 위안웨이런은 결혼 생활 14년 중 무려 13년 동안 외도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루위안치는 과거 딸이 태어난 지 고작 3개월 되었을 때 내연녀로부터 “남편을 내놓으라”는 협박 전화를 직접 받았다고 한다. 결국 두 사람은 2016년 말 이혼했다. 불륜 문제 외에도 두 사람은 양육비와 미지급 출연료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다. 루위안치는 과거 방송에서 결혼 생활이 끝나갈 무렵에는 혼자 아이들을 키웠다고 여러 번 밝혔다. 본인이 수술을 받을 때조차 남편은 마지막 순간에 나타났다며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식물인간 되자 주변 여성 자취 감춰2016년 루위안치와 이혼한 후에도 위안웨이런은 사생활로 논란을 일으켰다. 이혼 바로 다음 날 벤츠를 몰고 젊은 여성을 집으로 데려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2018년 상하이에서 뇌출혈로 쓰러졌을 당시 그를 발견하고 병원을 지켰던 사람 역시 전처가 아닌 그의 여자친구였다. 이 사실이 알려지며 그의 복잡한 이성 관계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러나 루위안치는 즉시 아이들과 함께 뇌출혈로 쓰러진 위안웨이런 병문안을 가며 과거를 덮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가 식물인간이 되어 고향 대만에서 장기 투병에 들어가자 곁에 있던 수많은 여성들은 모두 자취를 감췄다. 결국 마지막까지 그의 곁을 지킨 것은 가족뿐이었다. 위안웨이런이 세상을 떠난 뒤 루위안치는 아이들과 함께 슬픔을 추스를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녀는 SNS를 통해 생계를 위한 업무 일정이 다소 지연되겠지만, 싱글맘으로서 아이들을 위해 계속해서 꿋꿋하게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 아내 셋·자녀 11명…‘일부다처 실험’ 日 유튜버, 수익 끊기자 차박 신세 [핫이슈]

    아내 셋·자녀 11명…‘일부다처 실험’ 日 유튜버, 수익 끊기자 차박 신세 [핫이슈]

    유튜브 수익에 의존해 일부다처 공동생활을 이어오던 일본인 유튜버의 ‘가족 실험’이 사실상 붕괴했다. 일본 온라인에서는 “문제는 일부다처가 아니라 무책임”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3일 일본 최대 포털 야후 재팬에 소개된 온라인 매체 네토라보에 따르면, 여러 여성과 혼인 신고 없이 함께 생활해 온 일본인 유튜버 와타베 류타 씨는 최근 자신의 채널을 통해 전 재산이 11만 엔(약 100만 원)에 불과한 상태에서 차량 숙박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와타베 씨는 이 같은 공동생활을 공개하며 주목받았고 이른바 ‘멋대로 일부다처(勝手に一夫多妻)’라는 표현으로 소개돼 왔다. 그는 지금까지 자녀 11명을 두었다고 밝혔으며 한때는 아내 3명과 아이 4명이 함께 사는 ‘8인 가족’ 형태로 생활했다. 당시 유튜브 콘텐츠 수익이 주요 생계 수단이었다. 그러나 최근 유튜브 수익이 급감하면서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려워졌고 결국 제1·제3 부인이 자녀를 데리고 각자의 친정으로 돌아가며 공동생활은 해체 수준에 들어갔다. 현재 와타베 씨 곁에는 자녀가 없는 제2 부인만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와타베 씨는 “수익이 오르면 양육비를 나눠 아이들에게 지급하겠다”며 재기를 언급했지만, 이 발언이 알려지자 일본 온라인에서는 비판 여론이 빠르게 확산했다. ◆ “일부다처보다 무책임”…여론이 문제 삼은 건 ‘형식’이 아니었다 야후 재팬에 올라온 댓글 반응의 핵심은 일부다처라는 가족 형태 자체가 아니었다.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의견들은 경제적·정서적 책임을 감당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낳고 가족을 확장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한 이용자는 “일부다처는 개인의 선택일 수 있지만, 아이가 있는 이상 돈과 소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며 “욕망만으로 움직이는 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댓글에서도 “이 상황에서 진짜 피해자는 아이들뿐”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보통 부모라면 아이가 생기면 안정적인 일을 선택한다”, “유튜브 같은 불안정한 수익에 가족의 삶을 맡긴 선택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다수 공감을 얻었다. 일부 이용자들은 “수익이 나면 양육비를 나눠 주겠다는 사고방식은 이미 부모로서 자격을 의심하게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 “공동체 실험의 한계”…아이와 책임 앞에서 드러난 균열 후반부로 갈수록 여론은 이 사례를 ‘가족’이 아니라 불안정한 공동체 실험으로 해석하는 쪽으로 모였다. “사회적으로 고립된 어른들이 서로의 약함에 기대 유지되던 공동체였다”, “누군가가 현실을 직시하는 순간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분석도 나왔다. 일부 댓글에서는 “과거에도 저소득층이 공동체로 살아온 사례는 있었지만, 그 전제는 책임과 안정적인 수입이었다”며 “아이들이 태어나는 순간부터는 실험이 아니라 의무의 문제가 된다”고 강조했다. 소수 의견으로는 “경제력만 뒷받침된다면 다양한 가족 형태도 가능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이 역시 “현재 사례는 그 조건을 전혀 충족하지 못했다”는 단서가 뒤따랐다. 전반적인 일본 온라인 여론은 비교적 명확했다.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을 감당할 준비 없이 가족을 확장한 선택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어떤 가족 형태든 가장 약한 존재인 아이들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순간, 그 선택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 다 보는 앞에서 日 배구선수 바닥에 ‘쿵’ 엎드려 ‘슝’…“참치냐” 전 세계 난리

    다 보는 앞에서 日 배구선수 바닥에 ‘쿵’ 엎드려 ‘슝’…“참치냐” 전 세계 난리

    심판에게 공을 ‘퍽’ 맞힌 일본 배구 선수가 땅에 코를 박고 온몸을 쭉 펴서 ‘슝~’ 미끄러져 다가가더니 연신 허리를 굽혀 사과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일본인 특유의 극적인 사과법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일본 배구 선수 니시다 유지(26)가 심판에게 공을 맞힌 뒤 독특한 방식으로 사과해 전 세계 누리꾼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 주말 일본 서부 고베에서 열린 배구 올스타 경기 중간 휴식 시간, 니시다는 서브 챌린지에 나섰다. 서브 챌린지는 선수들이 나와서 누가 더 서브를 정확하게 넣는지, 혹은 얼마나 강력한 속도로 넣는지 실력을 겨루는 일종의 특별 코너다. 그런데 그가 왼손으로 친 서브가 코트를 벗어나 코트 옆에 서 있던 여성 심판의 등을 정통으로 맞혔다. 다행히 심판은 다치지 않았다. 그 순간, 니시다의 반응은 놀라움을 자아냈다. 186㎝ 장신의 그는 단숨에 땅에 엎드려 코를 바닥에 대더니 심판을 향해 빠르게 미끄러져 갔다. 양손은 몸 옆에 꼭 붙인 채였다. 관중과 동료 선수들은 웃음과 박수를 터뜨렸다. 그의 사과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무릎을 꿇고 계속 고개를 숙이며 손바닥을 모으기도 했다. 일어선 뒤에도 연신 허리를 굽혔고, 심판도 웃으며 답례했다. 이 장면을 담은 영상은 소셜미디어(SNS)에서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한 팬은 “예술 작품”이라고 평가했고, 다른 이는 “인간 컬링 같다”고 표현했다. 일본 TV 해설자들은 “마찰로 머리가 탈까 걱정된다”며 “갓 잡은 참치 같다”고 농담을 건넸다. 이러한 해프닝과 달리, 니시다는 코트 위에서 빛났다. 그가 속한 오사카 블루테온은 3-0 완승을 거뒀고 니시다는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일본에서는 진심 어린 사과가 큰 의미를 지닌다. 니시다의 사과는 그중에서도 극단적 형태였다는 평가다. 가장 격식 있는 사과법은 ‘도게자’다. 사과뿐 아니라 깊은 존경을 표현할 때도 쓰인다. 도게자는 바닥에 엎드려 이마가 양손 사이 바닥에 닿을 때까지 절하는 방식이다. 스캔들에 휘말린 정치인들이 이런 극적인 몸짓으로 반성의 뜻을 전하기도 한다.
  • 4시간 불길과 사투…SPC삼립 시화공장 초진 후 비상발령 해제

    4시간 불길과 사투…SPC삼립 시화공장 초진 후 비상발령 해제

    SPC 삼립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약 4시간 만에 초진됐다. 소방당국은 3일 오후 3시쯤 경기 시흥시 정왕동 공장 화재 현장에 출동해 집중 진화 작업을 벌여 오후 6시 55분쯤 큰 불길을 잡는 데 성공했으며, 이에 따라 발령했던 대응 1단계를 해제했다고 밝혔다. 이번 진화 작업에는 소방차 67대와 소방관 140명이 투입됐다. 화재가 발생한 건물은 4층 규모다. 당시 1~2층 50명, 3층 12명 등 총 62명이 근무 중이었다. 이들은 전원 자력으로 대피했다. 다만 40대 여성과 20·50대 남성 등 3명이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불은 3층 식빵 생산 라인에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공장에는 스프링클러가 갖춰지지 않았고 옥내 소화전만 설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 “100% 위헌” 외친 정청래, 끝내 당헌 바꿨다…민주당 ‘1인 1표제’ 확정

    “100% 위헌” 외친 정청래, 끝내 당헌 바꿨다…민주당 ‘1인 1표제’ 확정

    더불어민주당이 3일 정청래 대표의 핵심 공약인 ‘1인 1표제’ 도입을 확정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거에서 권리당원과 대의원 표 가치가 완전히 동일해진다. 그간 민주당 선거 체제는 대의원 1표가 권리당원 17표에 달하는 무게를 지녔던 탓에 소수 대의원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크다는 비판과 함께 표 거래 같은 부정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민주당은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이틀간 중앙위원회 투표를 진행한 결과 1인 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전체 중앙위원 590명 중 515명(87.29%)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찬성 312명, 반대 203명으로 과반을 넘겨 의결됐다. 정 대표는 지난해 8월 대의원 1명이 당원 17명의 투표권을 갖는 현행 체제를 두고 “100% 위헌”이라며 조속한 개정을 공언해 왔다. 소수 대의원의 표가 권리당원의 의사를 뒤엎을 수 있는 구조는 ‘표의 가치가 평등해야 한다’는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논리였다. 투표 전날인 2일에도 정 대표는 “동네 산악회나 초등학교 반장 선거에서도 1인 1표는 당연한 상식”이라며 개정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를 통해 당원의 뜻을 왜곡 없이 반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수 대의원을 매수하려는 부정한 유혹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안건은 지난해 12월 표결에 올랐다가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무산됐다. 당시 국회의원과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일부러 불참해 안건을 좌초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의원 체제에서 권리당원보다 훨씬 큰 영향력을 행사해온 이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1인 1표제가 도입되면 대의원의 영향력은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번 당헌 개정이 정 대표의 재선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원 사이에서 지지가 높은 정 대표로서는 대의원 표의 영향력을 줄일수록 8월 재선에 유리하다.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설탕·밀가루 담합 부당 이익 최대한 환수”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설탕·밀가루 담합 부당 이익 최대한 환수”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3일 설탕·밀가루 가격 담합 사건과 관련해 “부당이익을 최대한 환수할 수 있도록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설탕 담합 사건은 오는 11일 전원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주 위원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현행 공정거래법은 담합에 대해 관련 매출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데, 이를 30%로 상향하는 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시행령과 과징금 고시를 함께 손질해 과징금이 상한보다 지나치게 낮아지지 않도록 하고, 중대성이 큰 사건에는 하한선도 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가격 정상화도 예고했다. 주 위원장은 “물가를 원상 복구하기 위해 가격 재결정 명령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시정조치 운영 지침을 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설탕 시장을 과점한 제당 3사는 총 3조 2700억원 규모의 담합으로 설탕 가격을 최대 67%까지 인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 위원장은 “밀가루 담합 사건은 3월 초쯤 조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이후 심의까지는 2~3개월가량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7개 제분사는 약 5년 9개월 동안 6조원에 이르는 규모로 밀가루 가격의 인상 시기와 폭을 담합해 해당 기간 밀가루 가격을 42% 끌어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설탕과 밀가루 담합으로 소비자들이 비싼 빵을 먹게 됐지만, 이를 알더라도 고발조차 하기 어렵다”며 “일정 금액 이상 담합에 대해서는 국민고발권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주 위원장은 “현행 공정위 규정은 부당이익 환수를 추정 방식으로 설계하고 있다”며 “부적절하다고 판단될 경우 가격 추정 요건을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입찰 담합은 유형화가 가능하다”며 “예정가격과 실제 낙찰가의 차이나 일반 물가상승률을 기준으로 삼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담합 등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할 것을 거듭 주문했다.
  • 아산시, 전국 기초지자체 중 ‘수출·무역수지 1위’

    아산시, 전국 기초지자체 중 ‘수출·무역수지 1위’

    충남 아산시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지난해 수출 및 무역수지 부문 1위를 차지했다고 3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한국무역협회(KITA)가 공개한 지역별 수출입 통계 결과 2025년 기준 수출액 694억 9000만 달러, 수입액 34억 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무역수지는 660억 달러다. 아산시의 이 같은 규모는 전국 기초지자체 중 수출액 16년 연속 1위(2010~2025년), 무역수지 17년 연속 1위(2009~2025년) 기록이다. 지난해 수출액은 전년(645억 7000만 달러) 대비 49억 2000만 달러 증가했다. 이는 충남 전체 수출액의 71.5%에 해당한다. 아산 지역은 ‘경제 효자’로 불리는 반도체 산업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2025년 반도체 수출액은 473억 달러로 전년(420억 달러) 대비 53억 달러 늘었다. 수출 성과는 지역 성장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시는 1995년 시 승격 이후 30년 만인 2025년 12월 말 기준 인구 40만명을 돌파했다. 인구 구조 측면에서도 평균 연령은 40.9세로 충남(45.5세)과 전국 평균(45.1세)보다 낮다. 시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도 지역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지원과 해외시장 진출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1월 물가상승률 5개월만 최저지만…설 앞두고 생선·고기 가격 ‘들썩’

    1월 물가상승률 5개월만 최저지만…설 앞두고 생선·고기 가격 ‘들썩’

    국제유가가 하락한 영향으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2.0%를 기록했다. 하지만 고환율 충격파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부 생선과 쇠고기 등 설 성수품 중심으로 가격이 평균 상승률을 크게 웃돌면서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여전했다. 국가데이터처는 3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18.03(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2.0% 올랐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8월 1.7%로 내린 뒤 9월 2.1%, 10·11월 2.4%, 12월 2.3% 등 4개월 연속 2.0%를 웃돌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물가 오름폭을 억제한 건 기름값이었다. 지난해 12월 6.1%까지 치솟으며 물가 전반을 끌어올렸던 석유류는 지난해와 같은 0%를 기록했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평균 환율이 큰 변동이 없는 가운데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한 국제유가가 지난해 12월 80.4달러에서 지난달 61.7달러로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먹거리 물가는 여전히 들썩였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수입 비중이 높은 조기(21.0%), 고등어(11.7%), 수입 쇠고기(7.2%), 바나나(15.9%) 등의 가격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갈치도 11.8% 올랐다. 지난달 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5.9%로, 지난해 8월 7.1%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수입 원재료 의존도가 높은 가공식품도 2.8% 올랐다. 특히 라면은 8.2% 올라 2023년 8월 9.4%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의 주요 재료인 초콜릿도 16.6% 껑충 뛰었다. 농축산물 물가도 4.1% 올라 부담을 키웠다. 도축 마릿수 감소와 수입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수입 쇠고기는 7.2%, 돼지고기 2.9%씩 올랐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달걀 가격도 6.8% 상승했다. 농산물 중에선 쌀(18.3%)과 사과(10.8%)값이 크게 뛰었다. 반면 당근(-46.2%)과 무(-34.5%), 배추(-18.1%) 등 채소류는 가격이 급하락했다.
  • ‘재입대’ 결단, 제대로 터졌다…하루 만에 넷플릭스 TOP10 휩쓴 ‘이 프로그램’

    ‘재입대’ 결단, 제대로 터졌다…하루 만에 넷플릭스 TOP10 휩쓴 ‘이 프로그램’

    ‘재입대’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앞세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일병 김원훈: 보직의 세계’가 공개 하루 만에 국내 시청 순위 TOP10에 진입하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3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일병 김원훈: 보직의 세계’는 공개 하루 만인 이날 ‘오늘 대한민국의 TOP10 시리즈’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유튜브에서 흥행력이 검증된 코미디언 김원훈의 ‘군대 콘텐츠’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일병 김원훈: 보직의 세계’는 실제 육군 병장으로 만기 전역한 09군번 김원훈이 다시 일병 신분으로 군에 복귀해 현대 군대의 다양한 특수 보직을 직접 체험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이다. 대한민국 남성들이 가장 기피하는 상황인 ‘재입대’를 유머로 풀어내며 공개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전날 공개된 1~2화에서는 김원훈이 달라진 ‘요즘 군대’ 문화에 낯설어하며 적응해 나가는 과정이 그려졌다. 특히 자신보다 훨씬 어린 선임들과의 계급 관계에서 오는 어색함과 특수 보직 임무를 수행하며 당황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프로그램의 주인공인 김원훈은 2015년 KBS 공채 30기 개그맨으로 데뷔했으나 오랜 무명 시절을 겪었다. 이후 유튜브 채널 ‘숏박스’를 통해 현실감 넘치는 생활 연기로 주목받으며 현재 구독자 수 378만명을 보유한 인기 크리에이터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군 생활을 다룬 ‘군대리아’, ‘휴가 복귀’ 등의 영상은 10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김원훈은 최근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ENA ‘지지고 볶는 여행’, SBS ‘마이턴’ 등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넓혔고, 지난해 말 열린 ‘2025 SBS 연예대상’에서 신인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데뷔 10년 만에 전성기를 맞은 김원훈의 첫 단독 예능 ‘일병 김원훈: 보직의 세계’는 매주 월요일 오후 5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한편 넷플릭스는 지난해부터 매주 한 편씩 공개하는 ‘일일 예능’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2월에도 두뇌 서바이벌, 연애 예능 등 다양한 신규 콘텐츠들을 선보였다. 매주 화요일에 공개되는 연애 예능 ‘솔로지옥5’는 지난달 첫 공개 이후 넷플릭스 글로벌 TV쇼 비영어 부문 2위에 오르며 시리즈 사상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매주 수요일 공개되는 ‘데스게임: 천만원을 걸어라’는 단 한 번의 일대일 승부로 결과가 결정되는 두뇌 서바이벌 예능이다. 승자는 상금 1000만원을 획득하고 패자는 즉시 탈락하는 냉혹한 규칙과 프로게이머 출신 홍진호, 이세돌 9단, 권성준 셰프, 배우 박성웅 등 화려한 출연진으로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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