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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커 6000명 다녀간 인천, 6일 만에 200억 경제 효과

    유커 6000명 다녀간 인천, 6일 만에 200억 경제 효과

    1인당 2094달러 쓴 귀한 손님… 아오란그룹, 2년 더 인천 포상관광 지난달 27일 입국해 2일 돌아가는 중국인 관광객(유커) 6000여명의 인천 방문은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유커’라는 검색어가 인터넷을 이렇게 뜨겁게 달궜던 적은 일찍이 없었다. ‘단체관광 역대 최대 규모’라는 포인트가 일차적인 견인차 역할을 했지만, 치맥(치킨+맥주)파티 등의 행사를 ‘사상 최대’라는 유인력 큰 단어와 접목시켜 이벤트화한 인천시의 홍보 전략이 먹혀들었기 때문이다. ●홍보·이미지 제고·전략 확보 ‘1석 3조’ 이로 인해 인천시는 당초 예상한 120억원보다 80억원이 더 많은 200억원에 달하는 경제 효과를 얻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도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시키는 부수적인 효과까지 거뒀다. 또 향후 외국인 관광객 유치 전략에 새로운 교두보를 확보했다. 조금 과장하면 세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셈이다. 손님인 중국 아오란그룹 역시 자사를 우리나라에 널리 알리는 망외의 소득을 톡톡히 거뒀다. 궈청린(郭成林) 아오란그룹 회장이 직접 “기대 이상으로 뜨겁게 환대해 준 인천시와 한국 국민께 감사하다”며 “이번 방문이 아오란그룹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을 정도다. 6일간의 소동(?)이 양측이 ‘윈윈’하는 ‘해피’한 결과를 낳은 것이다. 인천시는 그동안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온 외국인 관광객 대부분이 입국과 동시에 서울과 제주도 등지로 발길을 돌리는 현실 앞에서 무력감을 느껴 왔다. ‘멍석만 깔아 준다’는 자조 섞인 푸념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관광 인프라와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것은 인천시조차 인정하기에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인천시는 이번에 제대로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백현 인천시 마이스산업과장은 “대규모 중국인 관광객 유치는 인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성장동력”이라면서 “이번 중국인 관광객 방문으로 밥상은 차려졌다고 보고, 메뉴를 다양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산토끼’에 불과했던 중국인 관광객들을 집안으로 맞이하겠다는 결기가 엿보인다. ●中, 외국 관광객 5년전 22%… 작년 45% 중국인 관광객 유치는 관광 활성화를 꾀하는 자치단체라면 어느 곳이나 탐낼 정도로 매력적인 요소를 많이 지니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1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979만명)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은 22%(222만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은 매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 1323만명 가운데 45%인 598만명이 중국인 관광객이었다. 특히 지난해 5~9월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전년 대비 감소세였음에도 불구하고 10월 이후 현재까지 매달 20% 안팎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경비도 2094달러로 외국인 관광객 평균 1605달러를 크게 넘어선다. 백만성 한국관광공사 홍보실 차장은 “유커가 외국인 관광객의 절반을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게다가 씀씀이가 커 파급 효과 측면에서 볼 때 귀한 손님”이라고 말했다. 인천시는 대규모 중국인 관광객 방문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선 아오란그룹과 2018년까지 기업행사를 인천에서 치르기로 업무협약을 맺음으로써 내년과 2018년에도 6000명 안팎의 인원이 인천으로 포상관광을 오게 된다. 다른 중국 기업들과도 대규모 인센티브 관광을 섭외하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중국 속 인천을 만드는 ‘인-차이나 프로젝트’ 등으로 중국과의 교류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지난해 9월 인천관광공사 출범과 함께 시작된 중국과 대만 현지에서의 로드쇼 등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현지 여행사나 언론을 대상으로 관광설명회와 세일즈콜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이번 아오란그룹 방문은 로드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세계적 공항인 인천공항과 항만인 인천항이 있고 문화유적이 많은 점을 살려 관광산업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인천에는 차별화된 관광자원이 적지 않다.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리는 강화도와 안보 관광지로 자리잡고 있는 백령도와 연평도 등 손에 꼽을 수 있는 관광자원이 많다. 차이나타운, 개항장, 각국 조계지 등 중구·동구 일대에 즐비한 근대시설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자원이다. ●큰손 유커 만족할 쇼핑인프라 없어 고심 그러나 기존의 정형화된 관광 인프라만으로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눈길을 끄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체계적인 한류 문화공연, 의료관광 마케팅, 크루즈관광 활성화 등 관광상품을 다양화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쇼핑 공간이 부족한 점도 보완해야 한다. 인천에는 외국인 전용 쇼핑몰이 없다. 백화점은 2곳에 불과하며, 면세점도 공항 지역을 제외하면 2개뿐이어서 중국인 관광객들의 왕성한 구매 욕구를 충족시키기엔 부족한 편이다. 숙박시설과 음식점 등 기본적인 인프라도 부족해 이번 대규모 중국인 관광객 방문 수요를 채우기 위해 모텔과 일반 음식점까지 동원해야 했다. H여행사 관계자는 “유커들이 좋아하는 한류 문화나 쇼핑몰 등을 특성화하는 맞춤형 전략을 구사해야 좋은 분위기를 계속 이어 갈 수 있다”고 밝혔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데스크 시각] 유커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조현석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유커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조현석 체육부장

    최근 6000여명의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방한하면서 국내 관광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 26일 입국한 중국 화장품 유통업체 아오란그룹 임직원들은 140여대 버스로 이동하며 가는 곳마다 화제를 몰고 다닌다. 역대 최대 규모의 외국인 단체 관광객들로 이들은 입국하는 데만 158편의 비행기를 이용했고, 인천과 주변의 26개 호텔 1500여개 객실을 사용하고 있다. 식사 장소로 마련된 송도컨벤시아 아오란 레스토랑의 면적은 8476㎡로 축구장 크기의 1.2배에 이른다. 지난달 28일 인천 월미도에서 진행된 ‘치맥 파티’에는 단번에 치킨 3000마리와 500㏄들이 캔맥주 4500개가 소진됐다. 같은 달 31일에는 서울의 면세점들을 돌며 대규모 쇼핑을 하기도 했다. 이들이 방문 기간에 쓰는 돈이 20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커의 대규모 단체 관광은 우리나라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5월 중국 톈스그룹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직원 6400명을 이끌고 프랑스 남부 휴양지 니스를 찾아 3300만 유로(약 403억원)를 쏟아붇고 떠났다. 당시 이들은 니스 해변에 ‘사람으로 만든 가장 긴 문구’를 만들어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세계 각국에서 유커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아오란그룹의 방한은 침체된 관광업계에 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MICE) 관광’ 유치의 신호탄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그중 하나는 국내 관광시장에서 유커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고 있어서다. 또 현재 관광 정책과 관광 인프라가 지나치게 유커 위주로 짜여져 다른 나라의 관광객들이 한국을 외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323만명으로 3년 전인 2012년 1114만명에서 200만명 이상 늘어났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유커 편중 현상이 더욱 심해진 결과였다. 2012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283만명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25.5%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은 598만명으로 전체의 45.2%를 차지했다. 유커를 제외한 외국인 관광객은 2012년 831만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725만명으로 100만명 이상 줄었다. 국내 대표적인 관광지인 제주도의 경우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은 신성장 동력이자 미래 먹거리 산업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관광산업을 미래의 전략적 사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광 정책을 다변화하고, 인프라를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 관광 정책이 지나치게 유커에 치중된 것이 아닌지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 관광 정책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라는 양적 목표에만 매몰돼 질적 성장과 관광 시장 활성화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돌아봐야 한다. 한때 우리나라 관광 시장의 큰손이었던 일본인 관광객은 2012년 351만명을 정점으로 지난해 183만명으로 급감했다. 어느 순간 유커도 일본인 관광객처럼 한국을 떠날 수 있고, 그로 인해 국내 관광 시장에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hyun68@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툇마루 끝까지 늘린 창호, 옹색한 임시 궁궐의 흔적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툇마루 끝까지 늘린 창호, 옹색한 임시 궁궐의 흔적

    임진왜란 당시 의주로 피난을 떠났던 선조는 전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자 한양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은 불타버려 남아 있는 전각이 없었다. ‘조선왕조실록’은 이 과정을 비교적 사실적으로 적었다. 선조 25년(1592) 4월 14일의 기록이다. ●임진왜란 때 불탄 경복궁 대신 월산대군 사저로 ‘궁성에 불이 났다. 임금이 탄 수레가 의주로 떠나려 할 즈음 간악한 백성이 먼저 내탕고에 들어가 보물을 다투어 가졌는데, 이윽고 난민(民)이 크게 일어나 먼저 장례원과 형조를 불태웠으니 두 곳에 공사 노비의 문적(文籍)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침내 궁성의 창고를 크게 노략하고 불을 질러 흔적을 없앴다’ 이듬해 10월 1일 아침 벽제역을 출발한 선조는 저녁 무렵 서울의 월산대군 집에 들었다. 월산대군의 후손이 살고 있었다. 이날 월산대군 사저를 행궁(行宮)으로 삼았다는 기사는 ‘선조실록’의 ‘수정실록’에 보인다. 행궁으로 공식화하는 절차상 문제는 신경 쓸 겨를조차 없는 다급한 상황이었을 것이다. 한 나라의 왕실과 조정이 쓰기에 월산대군 집만으로는 당연히 좁았다. 이웃 계림군의 집도 행궁에 포함시켜 각 관서를 들였다. 청양군 심의겸의 집은 세자궁(東宮)으로 삼았다. 그러니 세자가 임금에게 문안을 드리려면 민가 골목을 이리저리 돌아 입궁해야 할 만큼 옹색했다. 1597년 일대에 목책을 둘러치고 문을 달면서 임시 궁성은 모습을 갖추었다. ●규모 갖춘 덕수궁은 대한제국 성립 이후에야 덕수궁의 역사는 이렇게 초라하게 시작됐다. 오늘날 대한문으로 들어가면 정전인 중화전을 중심으로 편전인 경효전과 침전인 함녕전이 규모 있게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대한제국 성립 이후의 역사를 보여줄 뿐이다. 임진왜란 당시 행궁의 흔적은 중화전 뒤편 단청도 입히지 않은 석어당(昔御堂)과 즉조당(卽祚堂)에 남아 있다. 행궁의 정전(正殿)으로 쓰인 즉조당의 규모는 세도가의 사랑채 수준을 넘어서지 않는다. 비좁은 즉조당에서 열린 조회(朝會)는 초라했을 것이다. 당시의 옹색한 처지는 석어당과 즉조당, 그리고 즉조당과 이어붙인 준명당(浚明堂) 뒤편으로 가면 더욱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비좁은 전각을 최대한 넓게 쓰려는 듯 오늘날 아파트 베란다를 확장하듯 창호를 툇마루 끝까지 늘려놓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월산대군은 세조의 큰아들인 도원군의 큰아들이니 세조의 큰손자다. 도원군은 세자로 책봉됐지만 18세에 죽는 바람에 세자빈 한씨는 궁궐 밖으로 나가야 했다. 이때 왕실에서 지어준 집이 훗날 월산대군 사저다. 한씨는 두 아들을 두었는데, 곧 월산대군과 자을산군이다. 자을산군이 성종으로 등극하고, 한씨도 입궐하자 월산대군 후손이 대를 물려 살았다. 임시 궁궐은 정릉동 행궁이라고 불렀다. 지금의 미국대사관저 언저리에 태조의 제2비인 신덕왕후의 무덤인 정릉(貞陵)이 있었기 때문이다. 태종은 등극 1년 만에 이 배다른 어머니의 묘소를 당시 양주땅인 오늘날 돈암동 고개 너머로 옮기고 석재는 광통교 복구공사에 쓰게 했다. 이장에 앞서 능역(域)을 크게 축소했는데, 이때 조선왕조 개창 공신들이 다투어 땅을 차지하고 왕실도 상당 면적을 확보할 수 있었던 듯하다. 지금의 중구 정동이다. ●문화재청, 29일부터 석어당 등 전각 내부 공개 선조는 정릉동 행궁에 16년을 머물다 즉위 41년(1608) 승하한다. 광해군이 왕위에 오른 것도 훗날 영조가 즉조당으로 이름 붙인 행궁의 서청(西廳)이었다. 광해군은 한때 창덕궁에 환궁했다가 정릉동 행궁으로 돌아와 경운궁이라 이름 짓고 한동안 머문다. 인목대비가 유폐된 서궁(西宮)도, 반정(反政)으로 광해군을 몰아낸 인조가 즉위한 곳도 여기다. 중화전을 비롯해 행궁 권역을 둘러싼 전각은 1902년 완성됐다. 하지만 석어당과 즉조전은 물론 중화전을 포함한 대부분의 전각은 1904년 대화재로 주저앉고 만다. 석어당과 즉조전의 복구는 즉각적으로 이루어졌지만 역사성은 어쩔 수 없게 훼손됐다. 우리에게 익숙한 덕수궁이라는 이름은 고종이 1907년 순종에게 양위한 뒤 이곳에 살면서 붙인 것이다. 마침 문화재청은 오는 29일부터 4월 3일부터 석어당 등 덕수궁 전각의 내부를 공개하는 ‘궁궐 내부를 엿보다’ 행사를 갖는다고 한다. 즉조당은 지금도 정면에서 내부를 볼 수 있다. 글 사진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투자 주치의’ 시대… 적은 돈도 자문료 내고 굴린다

    ‘투자 주치의’ 시대… 적은 돈도 자문료 내고 굴린다

    금융소비자가 자산을 어떻게 굴리면 좋을지 수수료를 받고 전문적으로 상담을 해 주는 ‘투자 주치의’(독립투자자문사·IFA) 제도가 나온다. 정착되면 일반 중산층이나 서민들도 소액 자산 관리가 보편화된다. 퇴직한 금융권 인력에게는 새 일자리 제공의 장(場)이 될 수 있다. 이르면 7월 인공지능 자산관리 시스템인 로보어드바이저(RA)를 통해 사람의 개입 없이도 도움을 받거나 투자를 일임할 수도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24일 제2차 금융개혁추진위원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금융상품 자문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그동안 국내 투자자문은 주로 기관투자가만을 대상으로 이뤄지거나 은행 또는 증권사에서 ‘큰손 고객’(고액 자산가)을 대상으로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었다. 일반 소비자들은 금융 상품 판매와 관련된 상담이 아니면 전문적인 투자 조언을 구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새로 도입되는 IFA(Independent Financial Advisor)는 금융 상품을 제조하거나 판매하는 금융사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자문사가 중립적인 자산운용 상담을 해 주는 것이다. 올 상반기에 규정을 고쳐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독립성과 전문성을 위해 자문료는 고객이 부담해야 한다. 자문료는 자문 자산 총액에서 일정 비율로 받거나 자문 횟수에 따라 정해진다. 예컨대 고객이 1억원의 여윳돈을 어떻게 굴릴지 자문했다면 IFA가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 주고 연간 총 운용 자산의 0.3%인 30만원을 받는 방식이 가능하다. 이와 달리 시간당 자문료를 15만원으로 책정해 1년에 두 번 상담해 주고 30만원을 받을 수도 있다. 자문사가 특정 금융사에 유리하게 조언하는 일이 없도록 금융사로부터 수수료를 받거나 사무실 공간 등 부수적 이익을 받는 것은 금지했다. 다만 고객 자산을 알아서 굴려 주는 투자일임업도 예외적으로 허용했다.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투자 자문과 운용업도 허용된다. 지금은 고객이 로보어드바이저와 직접 계약을 할 수 없고 자문 및 운용 인력을 통해 자문 또는 일임 계약을 맺을 때 로보어드바이저 프로그램 활용 여부를 정하는 식이다. 금융위는 로보어드바이저의 분석력과 보안성 등을 점검해 자문·운용 인력을 거치지 않고도 바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고객이 금융사를 방문하지 않고도 온라인으로 포트폴리오를 짜거나 자산을 관리할 수 있다. 기존의 투자자문 서비스를 더욱 활성화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예금, 펀드, 파생결합증권 등으로 범위를 한정한 투자자문업 등록 단위를 신설하고 자본금 요건을 5억원에서 1억원으로 완화했다. 은행에도 예금상품 등에 대한 자문업 겸영을 허용해 경쟁을 유발한다. 소비자 편의를 위해 은행·증권사가 로보어드바이저나 IFA 등을 고객에게 직접 연결해 주는 원스톱 과정도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착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투자 조언은 무료’라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걸림돌이다. 은행이나 증권사가 금융상품을 팔기 위해 제공하는 무료 상담과 IFA의 유료 상담 ‘경계’가 모호한 것도 문제다. 보험 상품은 자문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종합적인 금융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개인금융팀장은 “자본금 기준이 낮아지면서 자문사가 늘어나고 금융 상품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금융사 퇴직 직원들의 고용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IFA 난립 시 불완전 판매를 부추길 수 있고 손실이나 분쟁이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와 대안이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국민연금 “배당 높여라” 투자기업에 적극 요구

    ‘주식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이 올해부터 저(低)배당 기업을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올려 중점 관리한다. 배당 부실기업을 선정해 합리적인 배당정책을 마련하도록 압박하고, 1년간 변화가 없으면 내년 4월쯤 명단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2일 서울 중구 플라자 호텔에서 2016년도 제1차 회의를 열어 이런 방식으로 저배당 기업에 더 많은 배당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이 주주로서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고 운용수익률을 높여 기금 고갈 시점을 최대한 늦추겠다는 취지다. 국민연금 기금운용 수익률은 지난해 4.57%이며, 최근 5년(2011~2015년) 평균 수익률은 4.70%, 최근 10년(2006~2015년) 평균 수익률은 5.50%다. 표면적인 이유는 배당 확대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다.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은 “투자자가 공감할 수 있는 배당정책을 기업이 자율적으로 수립하도록 해 궁극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지난해 6월 회의를 거쳐 국내 주식 배당 확대를 요구하기로 하고, 12월 국내 주식 배당 관련 내부 지침을 마련했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 기금 순자산은 512조 3241억원으로, 2014년 말 469조 8229억원보다 42조 5012억원(9.0%) 증가했다. 현재 국민연금기금 512조 3241억원 중 511조 7000억원이 금융부문에서 운용되고 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직장인을 위한 서바이벌 IT](27) 로봇 ⑥ 드론, 성공의 열쇠

    [직장인을 위한 서바이벌 IT](27) 로봇 ⑥ 드론, 성공의 열쇠

    드론이 농촌으로 간 까닭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발행하는 과학기술 전문지인 테크놀로지 리뷰는 매년 세상을 바꿀 10가지 혁신 기술을 발표해 왔다. 2014년에는 가상현실, 뇌지도, 신경망칩과 같은 최첨단 기술들이 선정되었다. 그중 첫 번째로 소개된 주인공은 첨단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농부였다. 와인 산지로 유명한 샌프란시스코의 소노마 밸리에서 포도농장을 운영하는 라이언 쿤테씨는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을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훤하게 꿰고 있다. 적외선 카메라가 탑재된 3D 로보틱스사의 드론 덕분이다. 드론은 수시로 항공 촬영을 해 물이 부족하거나 병충해가 있는 지역을 알려주고, 육안으로는 구분할 수 없는 식물의 건강 상태까지 보여준다. 이륙부터 촬영과 착륙까지 모든 것이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오토파일럿(autopilot) 기능이 있어 따로 조종을 배울 필요도 없다. 이전에는 사람이 탑승한 항공기에서 찍은 영상을 사용하였는데 시간당 사용료가 1000달러였다. 지금은 1000달러짜리 드론 한 대면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이 모든 일을 할 수 있다. 드론이 열어가는 첨단 농업 시대의 막이 오른 것이다.  민간 드론 시장의 80%는 농업용으로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뜨겁다. 일본에서는 20여 년 전부터 농업용 드론을 개발해 왔다. 노령화에 따른 부족한 일손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시행해 2013년에는 농촌 지역의 드론 보급이 2500대를 넘었다. 대표적인 무인 헬리콥터 업체인 야마하는 RMAX 드론으로 일본 농경지의 40%에 살충제와 비료를 뿌리고 있다. 작년 5월에는 미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최초로 미국 내 사용 허가도 받았다. 드론계의 애플로 불리는 중국의 DJI도 8개의 모터와 회전 날개를 가진 아그라스(Agras)를 출시하며 농업용 시장에 뛰어들었다. 아그라스에는 10리터의 분사용 탱크가 탑재되어 있어 1시간이면 축구장 10개 정도의 넓이에 농약을 뿌릴 수 있다. 가격도 경쟁사의 절반 수준인 1만 5000달러다. DJI는 단숨에 시장을 제압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스마트폰으로 조정하는 드론을 최초로 선보이며 레저 시장을 공략하던 프랑스의 패롯도 도전장을 던졌다. 일반 드론에 장착하면 농작물의 작황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첨단 센서 ‘세콰이어’(Sequoia)를 내놓았다. 컬러 카메라, 분광 카메라, 관성 센서, GPS, 영상 소프트웨어까지 장착된 이 제품은 고급 드론보다 비싼 3500 달러이다. 미국에서 열린 2016년 농업박람회에서 패롯이 인수한 스위스의 센스플라이(senseFly)는 세콰이어를 탑재한 드론을 선보여 주목을 끌었다. 2010년에 과학자, 엔지니어, 농부 3명이 설립한 에어이노브(Airinov)는 드론과 빅데이터를 접목하여 데이터 농업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그 밖에도 미국의 에그리보틱스, 허니콤, 로보플라이트, 캐나다의 프리시즌호크 등 쟁쟁한 실력자들이 즐비하다. 농업용 드론은 이미 대세로 자리 잡았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드론은 서비스다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보도 속에 새로 생겨나는 직업도 있다는 소식이 반갑다. 드론을 이용한 물류, 자원 탐사, 임대, 정비, 이벤트 기획,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업종이 리스트에 올랐다. 최근에는 대학에 관련 학과가 신설되고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와 창업 프로그램도 늘어났다. AP 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드론 조종사 수요가 1만 명에 달해 면허 취득을 위한 학원이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한다. 급여도 높은 편이고 숙련된 조종사는 일반 근로자의 두 배가 넘는 수입을 올릴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작년 5월 타임지에 스카이캐치(Skycatch)라는 회사가 소개되면서 우버형 드론 서비스가 주목을 받았다. 2013년 설립된 이 회사는 창업 1년 만에 구글벤처스와 유명 벤처캐피탈로부터 32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드론으로 임대 서비스만 하는 이 신생 기업의 고객은 엘런 머스크의 태양광 기업 솔라시티, 글로벌 석유회사 셰브론, 일본의 건설장비 회사 코마츠와 같은 큰손들이다. 그런데 정작 이 회사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워크모드(Workmode)’라는 서비스이다. 항공 촬영을 원하는 고객과 드론을 소유한 개인을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차량 공유 서비스에서 시작해 소비자와 공급자를 연결해 주는 우버형 비즈니스가 드론계까지 파고들었다. ‘드론계의 우버’로 불리는 스카이캐치의 CEO 크리스찬 산즈는 “얼마 후에는 지금은 생각지도 못할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더 큰 꿈을 내비쳤다.  드론 시장을 평정하다시피 한 DJI는 생태계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1000만 달러의 기금을 마련했다. 페이스북에 투자해 대박이 난 벤처투자사 엑셀파트너스와 함께 스카이펀드를 설립하고 유망 기업 발굴에 나섰다. 전 세계의 드론 업체를 조사한 뒤 첫 번째 투자 대상으로 ‘드론베이스’를 선정하였다. 2014년에 설립된 이 회사 역시 의뢰자와 해당 지역의 드론 조종사를 연결해 주는 공유 서비스 업체이다. 자체 조종사 네트워크를 운영하며 부동산과 건설 분야로 급성장하여 ‘에어비앤비’라는 별명이 따라붙는 루키 스타트업이다. 이곳에서 간단한 등록을 하고 교육을 받은 후 현장 사진을 찍어 보내면 건당 최소 300달러의 보수를 받는다. 현재 미국 항공관리국의 규정에 따르면 드론은 무게 25kg, 고도 150m, 시속 160km 이하로 낮 시간에 가시거리 이내에서 운행하여야 한다. 건설 현장은 대부분 이런 조건을 만족해 비교적 규제 문제가 적다. 2015년 창업한 스타트업 드로너스(Droners.io)는 ‘드론으로 무엇이든 찍어드립니다’라는 모토를 내걸고 등장하였다. 건설 현장은 물론이고 결혼식, 파티, 이벤트, 부동산 중개업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이 외에도 2014년 가장 뜨거운 스타트업 20에 선정된 영국의 에어스톡(Airstoc),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에비에이터(Aviator) 등 우버를 꿈꾸는 세계의 젊은이들이 드론에 꿈을 실어 날리고 있다.  드론의 승부처  멋진 드론을 만들고 고성능 카메라를 장착하여 하늘에 띄우는 것이 사업의 전부가 아니다. 스카이캐치는 “우리는 드론 업체가 아니라 데이터 업체다”라고 말한다. 그들은 수많은 우버형 조종사들이 보내온 영상을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분석한다. 스카이캐치의 서버에 쌓이는 데이터는 지금까지 웹에서 얻을 수 없었던 현실 세계의 고객 정보이다. 이 정보들은 하드웨어 중심의 드론을 서비스형 드론(Drone as a Service)으로 바꾸고 있다. 창업자 크리스찬 산즈는 드론으로 건축업계에서만 20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최근에는 광산업, 벌목업, 농업, 에너지 분야의 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 중이다. 닛케이 아시아 리뷰는 구글이나 인텔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드론에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히 기기를 판매하는 것이 아닌 ‘데이터’ 확보에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제 드론이 어떻게 나는지가 아니라 어떤 정보를 수집하느냐에 사업의 성패가 달린 것이다.  3D 로보틱스는 한 걸음 더 나가 “우리의 롤모델은 안드로이드이다”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플랫폼 업체를 선언하고 나섰다. DJI도 드론 시스템과 운영체제(OS)를 결합한 플랫폼 제공으로 맞불을 놓았다. 현재 이 분야의 선두 주자는 드론계의 마이크로소프트로 알려진 ‘에어웨어’(Airware)다. 이 회사는 최초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클라우드를 통합 운영할 수 있는 드론 OS ‘항공 정보 플랫폼(AIP)’을 공개하였다. 일찌감치 에어웨어의 가치를 알아본 구글벤처스, 인텔캐피털, GE는 이미 4000만 달러를 투자해 두었다. 여기에 대응하는 연합군인 ‘드론코드’(Dronecode)에는 3D 로보틱스를 필두로 퀄컴, 바이두, 패롯 등 50여 개의 기업이 오픈소스로 운영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또 하나의 세력은 6000여 개발자들의 커뮤니티가 만들어 가는 플랫폼인 ‘오픈파일럿’(OpnePilot)이다. 이미 시작된 플랫폼 전쟁의 승패는 드론계의 판세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끝으로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가 발표한 ‘192가지의 미래 드론’ 중 몇 가지를 소개하며 드론 여행을 마치려 한다. 초소형 주머니 속 드론부터 공중 부양 도시까지 상상 속의 드론이 흥미롭다. 김지연 R&D경영연구소 소장 jyk9088@gmail.com  <지난 칼럼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kimjy_it
  • 스위스 시계, 스마트워치에 손목 뺏기다

    스위스 시계, 스마트워치에 손목 뺏기다

    연간 3000만개 가깝게 팔리던 스위스산 시계가 애플과 삼성의 스마트워치에 굴욕을 당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지난해 4분기 스마트워치가 사상 처음으로 스위스 시계보다 많이 팔렸다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스마트워치 판매량은 830만개로 전년 같은 기간(190만개)보다 316% 증가했지만 스위스 시계 판매량은 같은 기간 5% 감소한 790만개에 그쳤다. 스마트워치는 북미와 서유럽, 중국 등 아시아에서 빠르게 대중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출시된 애플 워치가 스마트워치 시장의 63%를 차지해 스위스 시계를 제치는 데 앞장섰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는 16%를 차지했다. 컨설팅업체 딜로이트의 ‘2015년 스위스 시계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스위스 시계업체 경영진의 25%가 스마트워치를 위협적인 경쟁자로 인식했다. 소비자 대상 조사에서는 중국인의 61%, 이탈리아인의 48%, 프랑스인의 35%가 앞으로 1년 내에 스마트워치를 살 의향이 있다고 답한 반면 스위스 시계를 사겠다는 소비자는 17%에 그쳤다. 실제 스위스 시계의 큰손 고객이었던 홍콩·중국 매출이 시진핑(習近平) 정권의 반부패 정책과 성장 둔화의 영향으로 20% 가량 줄었다. 일부 스위스 시계 브랜드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판촉에 나서고 있지만 스마트워치로 기울어진 판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오메가는 젊은 고객을 겨냥한 제임스 본드 시계를 선보였다. 155년 전통의 태그호이어는 지난해 11월 스마트워치인 ‘커넥티드 워치’를 내놨지만 시장 점유율은 1%를 밑돈다. 스위스 시계 판매량은 2011년 2979만 3000개에서 지난해 2812만 6500개로 6%가량 줄었다. 반면 스마트워치는 날개를 달았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스마트워치 시장 규모는 지난해 3032만개에서 올해 5040만개로, 2017년에는 6671만개로 증가할 전망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절세 노린 왕개미들, 주식 해외직구로 몰리네

    절세 노린 왕개미들, 주식 해외직구로 몰리네

    양도세로 매겨 종합과세 불포함…고액 자산가일수록 ‘남는 장사’ 최근 국내외 주식시장이 크게 휘청이는 와중에도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해외 직구(직접구매)’가 꾸준히 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큰손’들 사이에 종합과세를 피하는 절세 수단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어서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5일 현재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외화주식 규모는 6조 6018억원이다. 2014년 말의 4조 8355억원보다 1조 7000억원 이상 늘었다. 2013년 말(3조 7233억원)과 비교해서는 1.77배 급증했다. 예탁결제원이 집계하는 외화주식 보유 잔고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펀드 등 간접투자 방식이 아닌 국내 증권사를 통해 해외 주식을 직접 구매해 보유한 주식을 의미한다. 개인 투자자의 해외 주식 직접투자가 급증한 배경은 바로 절세다. 개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보유하게 되면 배당을 받을 때 배당소득세(지방세 포함 15.4%)를 물어야 한다. 배당소득 2000만원 이하는 분리과세된다. 반면 해외 주식에 직접투자를 하면 배당소득에 대해 배당소득세 대신 양도소득세가 매겨진다. 세율은 22%로 배당소득세보다 높다. 얼핏 봐서는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절세 효과가 있다. 하지만 종합과세 대상자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양도소득세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소득에 관계없이 일정 비율의 세금만 내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자·배당·사업·근로·연금 등 1년간 종합소득이 4600만원을 초과하게 되면 26.4% 종합소득세율이 적용돼 해외 주식의 양도소득세율보다 높아진다. 종합소득이 8800만원을 초과하면 38.5%, 1억 5000만원을 초과하면 41.8%의 세율이 적용돼 차이가 점점 커진다. 고액 자산가일수록 해외 주식 직접투자 유인이 커지는 것이다. 이용훈 신한금융투자 해외주식팀장은“애플, 구글 같은 특정 종목이나 섹터·지역 등 투자 대상을 직접 고르면서 절세 혜택까지 노리는 투자자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14조원 토지보상금 잡아라” 은행들 ‘큰손’ 유치전 후끈

    경기 고양시 A은행 부지점장인 김모(42)씨는 최근 “매일 은행으로 출근할 필요 없다”는 지점장 특명을 받았다. 일상 업무에 매달리지 않아도 좋으니 지역 부동산 등을 돌며 누가 토지보상금을 받는지 등을 알아내 미팅을 주선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김씨는 “기존 지역 유지보다는 외지 땅 주인을 찾는 것이 더 고급 정보”라며 “외지인은 농협 등 지역 조합보다는 은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공략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올해 토지보상금 시장이 14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른바 ‘큰손’을 잡기 위한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하다. 은행권에 수익성 개선을 위한 마땅한 먹거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단순 계산으로 1억원 이상 현금 자산을 돌리는 VIP급 고객이 14만명 이상 나오는 셈이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본점 개인자산관리(PWM)센터와 지역 본부가 양동작전을 벌이고 있다. 토지보상금을 받는 고객을 지점에서 보고하면 본점 토지보상 전문가가 출동해 복잡한 법률부터 감정평가, 세무 등의 자금 운용 등 전반에 대해 일대일 맞춤 컨설팅을 한다. 전국 지점에 토지보상 안내 책자를 배포하는 한편 토지보상과 관련한 4가지 전용 상품도 준비했다.우리은행 역시 본점 자산관리(WM)자문센터를 주축으로 ‘토지보상금 지원 전담반’을 구성했다. 법률 및 세무 무료 상담 서비스와 부동산 대체 투자처 등도 소개한다. KB국민은행은 지역 지주 등을 대상으로 절세 방안, 보상 자금 운용, 부동산 대체 취득 등에 대한 세미나를 열고 이동 점포를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고민도 적지 않다.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정작 은행이 제시할 수 있는 금리가 최대 연 2%로 제한적이기 때문이다.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지인은 통상 채권으로, 현지인은 일부 현금 및 채권으로 받고 있지만 저금리 탓에 예적금 수요보다는 부동산 대체 투자처에 관심들이 높다”면서 “큰손들이 혹할 만한 우대금리를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얼마나 고객을 유인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16만 유커 잡자” 통 큰 카드할인… 수지맞을까

    “16만 유커 잡자” 통 큰 카드할인… 수지맞을까

    춘제 앞두고 VIP서비스 올인… 일각 “결국 수수료 장사일 뿐”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제 연휴 기간(7~14일)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16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여 금융권의 유커(遊客) 잡기 경쟁이 치열하다. 공항 의전부터 ‘통 큰’ 할인까지 갈수록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BC카드는 컨시어지 서비스를 주선한다. 컨시어지 서비스란 짐 들기부터 통역, 공항 의전, 교통·관광·쇼핑·음식점 안내, 티켓 예약 등 고객의 요구에 맞춰 모든 것을 일괄 처리해 주는 일종의 VIP 서비스다. BC카드 관계자는 “회당 25만~27만원임에도 편한 여행을 선호하는 큰손들은 이 서비스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춘제 기간에 한해 결제 영수증을 보여 주면 고가 화장품, 휴대전화 보조배터리, 홍삼세트 등도 준다.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텐센트와 결제 제휴를 맺은 우리은행도 오는 14일까지 신세계백화점과 함께 페이백 이벤트를 벌인다. 스마트폰에 텐센트 앱을 설치해 모바일 결제를 하면 10만원당 1만원 상품권을 주거나 같은 금액을 즉석에서 할인해 준다. 은행이 가맹점 대금을 대신 지급한 뒤 나중에 텐센트와 정산하는 방식으로 우리은행이 지난해 11월 텐센트와 독점 계약을 맺었다. 우리은행은 외국인 관광객과 외국인 거주자(유학생)를 위한 전용 계좌 및 체크카드 상품도 판매 중이다. 우리은행 측은 “교통카드 기능과 환율 우대 등을 제공한 덕에 지난달 말 현재 2500여명이 이 카드를 이용 중”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도 중국 최대의 온라인 금융결제 서비스 업체인 알리페이와 손잡고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 명동과 동대문 상가 등에서 지급결제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알리페이 앱을 설치한 중국인 관광객들은 하나은행과 가맹점 계약을 맺은 식당, 상점, 성형외과 등에서 휴대전화만으로 결제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탄식도 나온다. 환전만 해도 사설 환전소로 주도권이 넘어간 지 오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설 환전소는 은행보다 1위안당 5~7% 정도 더 쳐준다”면서 “결제 대행 등의 수익 모델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이 역시 수수료 장사를 기본으로 하는 탓에 손에 쥐는 이익은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1월효과 실종… 中·日처럼 돈 풀기 쉽지 않아 ‘한숨’

    1월효과 실종… 中·日처럼 돈 풀기 쉽지 않아 ‘한숨’

    日, 마이너스 금리로 통화 늘리기주가 급락 中 추가 돈 풀기 가능성韓은 가계빚 부담에 부양책 어려워빠져나간 외국 자금 유인책도 없어 별다른 호재가 없어도 1월에는 주가가 오른다는 ‘1월 효과’가 최근 4년 새 3차례나 실종됐다.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국내 경제가 저성장 늪에 빠지면서 주식 시장도 새해 첫 달의 호재를 누리지 못하는 것이다. 돈 풀기에 나선 중국·일본과 달리 한국은 추가 부양책을 펴기도 쉽지 않아 주름살이 깊어질 전망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9일 코스피는 1961.31로 마감해 지난해 말(1912.06) 대비 2.51%나 하락했다. 2013년과 2014년 1월 각각 -1.76%와 -3.49%의 수익률을 기록한 코스피는 지난해 1월 소폭(1.76%) 상승했지만, 올해 다시 하향곡선을 그려 최근 4년 중 3년이나 ‘1월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정부의 한 해 정책 방향이 발표되고 기업들의 실적 목표가 제시되는 1월에는 주식 시장이 활기를 띠는 게 일반적이다. 2001~12년에는 8차례나 1월 주가가 상승하는 등 ‘1월 효과’는 어느 정도 입증된 캘린더 효과였다. 2001년 1월에는 무려 22.45%나 주가가 치솟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도 ‘1월 효과’(3.35% 상승)를 누렸다. 연말 연초 대다수 증권사들은 ‘1월 효과’를 기대하며 코스피가 2000선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강화된 대주주 양도소득세를 피하기 위해 지난 연말에 주식을 팔았던 ‘큰손’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예상도 1월 효과의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중국 등 글로벌 증시 부진과 국제유가 급락 등 대외 악재가 발목을 잡았다. 실질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저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상승 동력을 꺾었다. 한국은행은 지난 14일 올해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기존 3.2%에서 3.0%로 0.2% 포인트 끌어내렸다. 현대경제연구원(2.8%), 한국경제연구원(2.6%), LG경제연구원(2.5%) 등 민간 연구소 전망치는 아예 2%대다. 일본은 기준금리를 연 0.1%에서 -0.1%로 낮추는 마이너스 금리를 사상 처음 도입했다. 주가가 급락한 중국도 추가로 돈 풀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샌드위치’처럼 낀 한국은 가계부채 부담 탓 등에 추가 부양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5조원어치가 빠져나간 글로벌 자금을 다시 끌어올 유인책이 마땅치 않은 것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은 “그간 가계부채에 대한 한은의 스탠스를 봤을 때 최소 1분기 중에는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와 한은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경기 부양에 대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 공조가 확산되고 있어 코스피 등 국내 금융시장도 혜택을 입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소로스 한마디에 위안화 철렁… 반격 나선 리커창

    소로스 한마디에 위안화 철렁… 반격 나선 리커창

    “중국 경제를 ‘공매도’하겠다고요?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투기 자본계의 ‘큰손’ 조지 소로스와 중국 금융시장 간 싸움에 리커창(李克强) 총리까지 나섰다. 28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 총리는 최근 상공인들과의 좌담회에서 “근래 들어 국제적으로 중국 경제를 ‘공매도’하겠다는 소리가 나온다. 심지어 중국 경제가 전 세계 경제에 해를 끼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게 대체 어느 나라 논리인가”라고 말했다. 공매도는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낸 뒤 주가가 떨어지면 실제로 대금을 지불해 차익을 얻는 투자 방식이다. 리 총리의 이날 발언은 소로스를 겨냥한 것이다. 소로스는 지난 21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불가피하다. 중국의 성장 둔화가 전 세계에 문제를 안기고 있다. 아시아 국가 통화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나는 미국 국채를 샀다”고 말했다. 금융계는 이를 위안화와 홍콩달러에 대한 공격 신호로 해석했다. 리 총리는 소로스의 발언을 염두에 둔 듯 “중국은 이미 10조 달러대의 경제 대국으로, 현재의 국내총생산(GDP) 1% 증가는 5년 전의 1.5%, 10년 전의 2% 증가에 해당하는 규모”라면서 “중국 경제 발전은 합리적이고 안정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중국은 여전히 개발도상국이고 앞으로도 장기간 사회주의 초급단계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며 “중국이 세계 시장에 혼란을 가져왔다는 주장은 고맙게도 중국을 너무 높게 평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지난 26일 ‘중국을 향해 선전포고? “하하”’라는 제목의 사설로 소로스를 비판했다. 인민일보는 “아시아 통화 하락에 돈을 걸었다고 밝힌 소로스 때문에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아시아 각국 화폐가 심각한 공격에 직면했지만, 이런 시도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화통신도 “공매도 투자자가 공황을 조장해 차익을 챙기려 한다”고 비판했다.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18년 전 소로스의 공격으로 위안화와 홍콩달러가 거덜날 뻔했기 때문이다.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태국 밧화와 말레이시아 링깃화를 투매해 두 국가를 파산 상태로 몰아넣은 소로스는 홍콩시장까지 공격했다. 당시 주룽지(朱鎔基) 총리는 “위안화를 반드시 지키겠다”며 전쟁을 선포하면서 가까스로 통화를 지켜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역사는 반복되지 않지만 일정한 리듬을 탄다”면서 “중국 경제가 당시보다 규모가 10배 커졌고 외환보유고도 20배나 늘어나 투기자본의 공격이 쉽진 않지만, 당시와 달리 성장둔화와 구조 개편으로 어려운 시기를 맞은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전투기 호위… 최고 지도자가 공항 영접… ‘시진핑 접대’ 중동 삼국지

    [글로벌 인사이트] 전투기 호위… 최고 지도자가 공항 영접… ‘시진핑 접대’ 중동 삼국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9∼23일(현지시간) 진행된 중동 핵심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다. 시 주석의 순방은 유가 폭락으로 중동 국가들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해제된 뒤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세계 최대 ‘큰손’인 중국 최고 지도자의 환심을 사기 위한 중동 국가들의 구애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9일 전투기 네 대를 띄워 사우디를 찾은 시 주석 전용기를 보호했고, 국왕의 아들 무함마드 빈 살만 제2 왕위 계승자가 공항에 나가 영접했다. 시 주석은 백마를 탄 근위병들의 호위를 받고, 사우디에서 가장 권위 있는 압둘아지즈 왕 메달도 받았다. 이집트는 한술 더 떴다. 20일 시 주석 전용기를 호위하기 위해 사우디보다 배가 많은 8대의 전투기를 보냈다. 국제적으로 전용기 호위에 6대 이상을 투입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카이로 공항에도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직접 나가는 등 사우디보다 영접의 격을 높였다. 이란도 23일 방문한 시 주석이 경제제재 해제 이후 이란을 방문한 첫 번째 외국 정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모두 나서 그와 회담하는 등 최고의 의전을 갖췄다. 이들이 ‘국가적 자존심’ 논란까지 일으키며 시 주석을 파격 대우한 표면적 이유는 중국의 ‘넘쳐나는 돈’ 에 있다. 국제유가가 20달러대로 떨어지는 등 끝없이 추락하면서 석유에 의지해 온 산유국 정권들은 체제 존립을 걱정해야 할 만큼 위태로운 처지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돈 보따리를 들고 나타난 시 주석은 그야말로 구세주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시 주석은 자신이 추진하는 거대 프로젝트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참여를 조건으로 최소 86조원의 투자를 약속해 중동 국가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미국이 군사·외교 자원을 아시아로 이동시키며 중동에서 눈을 뗀 사이 중국이 막대한 외환 보유고를 지렛대 삼아 중동에 발을 들여놓았다. 하지만 중국에 대한 이들의 구애가 꼭 경제적 지원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이들 국가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미국에 대한 반감이 중국에 대한 의존 심리로 발현됐다는 설명이다. 사우디는 한때 ‘미국의 중동 대변인’이라는 비난을 들을 만큼 미국과의 우호 관계를 중시해 왔다. 하지만 미국이 ‘이슬람국가(IS) 소탕’을 명분 삼아 경쟁국인 이란의 입지를 넓혀주고, 핵 협상 타결로 경제제재까지 풀어주면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수니파 국가들은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을 ‘워싱턴의 배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미국과 전통적 우호 관계를 유지했던 이집트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2011년 ‘아랍의 봄’ 당시 민주적 절차로 뽑힌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2013년 군부가 축출하고 이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유혈 진압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이집트 군부도 ‘국민 다수의 뜻에 따라 무능한 무르시 대통령을 축출하고 새 정부를 수립했는데 되레 미국 정부는 자신들을 적대시하는’ 상황에 불만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란은 아예 1979년 국가 설립 때부터 ‘반미’를 기치로 내걸었다. 로이터는 “현재 이란 고위 관계자들은 2017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퇴임 이후 워싱턴에서 언제라도 핵 협상을 뒤집을 수 있다는 점을 매우 두려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미국에 일방적으로 휘둘리지 않을 ‘이이제이’(以夷制夷·오랑캐를 오랑캐로 제압)의 가장 좋은 카드이자 중동 지역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호적 지지를 끌어내야 하는 ‘리더국가’이기도 하다. 시 주석이 23일 이란에서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미국의 패권 독점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 역시 시 주석이 이들의 미국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읽고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는’ 설명이 많다. 이들 국가는 ‘아랍의 봄’으로 불리는 민주화 요구를 불편해하고 서구식 민주주의를 탐탁지 않게 여긴다는 공통점도 있다. 그간 중동 지역에서 민주주의 요구 시위 등으로 혼란에 빠진 것은 자신들의 전통이나 역사에 맞지 않는 미국식 제도를 무리하게 이식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지금처럼 별다른 견제장치 없이 왕정이나 군부를 통한 권위주의 통치 방식을 유지하고 싶은 이들로서는 국민 참정권이나 집회 결사의 자유 등을 공식적으로 제한하면서도 안정적 경제성장을 유지하는 중국식 체제 모델이 향후 대안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이란, 유럽서 ‘통 큰 쇼핑’

    지난 주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6000억 달러 규모의 경제 협력을 매듭지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이번 주 유럽을 돌며 투자 유치에 나선다. 이란 대통령으로서는 17년 만에 유럽 순방에 나서는 그는 각종 투자 및 구매 계약을 성사시켜 ‘큰손’으로 등극할 전망이다. 로하니 대통령은 경제계 대표단을 대동하고 25~27일 이탈리아, 바티칸, 프랑스 등을 방문한다.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이란의 전통적인 경제 파트너로, 이란의 문호 개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5일 오전 로마 참피노 공군기지에 도착한 로하니 대통령은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과의 오찬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오후 마테오 렌치 총리와 만찬을 가졌으며 정·재계 인사들을 연이어 만났다. 26일에는 정상회담을 한다. 이탈리아는 에너지 업체 에니 등 자국 기업들의 이란 복귀를 바라고 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탈리아의 기대대로 푸짐한 보따리를 풀었다. 에니를 비롯해 파이프라인 업체 사이펨, 수자원 기업 콘도테 등과 총 170억 유로 규모의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방문하는 프랑스에도 이미 ‘통 큰 선물’을 제공했다. 그는 파리에서 에어버스 항공기 114대를 구매하는 계약에 정식으로 도장을 찍는다. 앞서 지난 24일 이란이 수도 테헤란에서 개최한 항공 관련 콘퍼런스에서 이번 구매가 성사된 바 있다. 국제사회로 복귀한 이란은 무역 및 관광산업 촉진을 위해 항공산업 현대화를 급선무로 올렸다. 이란의 도로망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지만 오랜 제재로 항공기 및 항공 관련 시설은 심각할 정도로 낙후돼 있다. 압바스 아쿤디 이란 교통장관은 “이란 항공기는 평균 25년 됐으며 250기 가운데 150기만 운행 중”이라며 “이르면 3월 첫 비행기를 인도해 구식 이란 항공기를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쿤디 장관에 따르면 중장거리용 400대, 단거리용 100대가 필요하다. 또한 현재 67개 공항 가운데 7개만 가동되고 있는데 이란은 항공 관제 시스템 정비에도 2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에어버스 다음으로 수혜를 볼 기업으로 보잉이 거론된다. 로이터는 현재 미국 정부에 의해 협상이 막혀 있지만 이란은 보잉에서 항공기를 100대 이상 구매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글로벌 시대] G2 시대의 키워드 ‘GE’/박한진 KOTRA 타이베이무역관장

    [글로벌 시대] G2 시대의 키워드 ‘GE’/박한진 KOTRA 타이베이무역관장

    중국 경제의 급부상으로 세계는 딴 세상이 됐다. 상하이 증시 불안에 글로벌 증시가 요동친다. 세계 시장을 주무르는 큰손에 여러 나라 경제가 왔다 갔다 한다. 중국이 팔면 싸지고 사면 비싸진다. 사지 않으면 발을 동동 구르는 나라가 숱하다. 경제 성장이 서구식 자유주의를 가져올 것이라는 관측은 보란 듯이 빗나갔다. 서구 경제학 이론으로는 중국을 해석하기 어려워 경제학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할 판이다. 커지고 강해지고 독특하기까지 한 중국이다. ‘G2’(주요 2개국)라는 말이 나온 배경이다. 냉전시대 강대국들은 핵으로 경쟁했다. 모두 핵무기를 가졌지만 공멸의 두려움 때문에 공포의 균형이 이루어졌다. G2 시대에는 경제적 영향력이 무기다. 21세기 들어 전개된 세계화의 결과다. 글로벌 차원의 경제 의존도가 심화돼 전쟁이 나면 너 나 할 것 없이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냉전 시대의 ‘상호확증파괴’(MAD)가 ‘경제적 상호확증파괴’ 개념으로 진화한 배경이다. G2 시대에 미국과 중국은 영토 개념의 지정학적 패권을 겨루지 않는다. 경제적 영향력 확대를 위한 지경학(geoeconomy) 전략으로 경쟁하고 있다. 지경학은 미국의 군사전략 전문가 에드워드 루트워크와 프랑스의 파스칼 로로가 국가의 경제 전략을 다루는 분야로 발전시켜 왔다. 미국의 아시아 회귀정책(Pivot to Asia)·재균형 정책의 핵심 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중국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전략,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은 물리적 영토를 넓히려는 땅따먹기가 아니다. 아시아태평양에서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 즉 경제 영토 경쟁이다. TPP와 RCEP는 교역 활성화와 비관세 장벽 해소를 목표로 하지만 기본적으로 지경학적 개념이다. 미국은 새로운 글로벌 경제 거버넌스를 만들려고 한다. 중국은 미국이 정한 틀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판을 짜려 하고 있다. 대만의 시사전문지 천하(天下)는 최신호에서 지경학 시대에는 군사적 영향력보다 해외시장 점유율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자원 보유국보다 시장 보유국의 파워가 더 강하다. 남미가 쇠하고 인도가 흥하는 이유다. 군사 타격보다는 경제 제재가 더 유용한 수단이다. 그런 이유로 전쟁은 줄었지만 엉뚱하게도 기업에 불통이 튀기도 한다.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가하자 무고한 기업들이 타격을 받는다. 유럽의 수출 기업과 러시아 현지 투자기업들이 된서리를 맞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다른 한편에선 유엔, 세계무역기구(WTO)와 같은 범세계적인 기구의 영향력이 줄어든다. 대신 지역 범위의 조직들이 부상하고 있다. 그 중심에 양자·다자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있다. 한국은 미국, 중국과의 FTA 체결, RCEP 참여에 이어 TPP 가입을 추진 중이다. 좋은 출발이다. 이미 FTA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한국은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한다. 싱가포르를 잘 관찰해보자. 미국과도 잘 지내고 중국과도 돈독한 나라다.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압박받을 때가 오기 전에 양쪽 모두의 러브콜을 받을 수 있는 지혜와 전략을 짜내야 한다. ‘안보냐 경제냐’는 지정학적 논리다. 현실주의 정치학자인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교수의 ‘미·중 충돌 불가피론’도 같은 맥락이다. 지경학 시대에는 양립을 모색하는 것이 현명하다. 지경학은 학문의 영역이 아니다. 실사구시이자 생존의 조건이다.
  • [실패에서 배운다 아차차!] 전광우 前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실패에서 배운다 아차차!] 전광우 前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우리금융그룹 부회장(2001~2004년), 초대 금융위원장(2008~2009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2009~2013년) 등 민관을 아우른 전광우(66) 연세대 석좌교수.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으로 글로벌 네트워크까지 갖추고 있는 그에게 24일 가장 아쉬웠던 순간을 물었다. 전 전 이사장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전북 이전 문제를 꺼내 들었다. “이사장 재임 시절 본사는 옮겨도 기금운용본부는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서울에 잔류시키기로 정부와 국회가 뜻을 모았다. 그때 합의된 내용을 문서로 남겨놓지 않은 게 후회된다.”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연금기금의 전문적 운용을 위해 1999년 만들어졌다. 500조원을 굴리는 ‘큰손’이다. 공단을 따라 올 하반기 전북으로 이전키로 결정 난 상태다. 하지만 최근 보건복지부가 기금운용본부를 따로 떼내 공사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안갯속이 됐다. 전북지역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이 가세하면서 이 문제는 ‘뜨거운 감자’다. 그가 지방 이전에 부정적인 까닭은 명쾌하다. “세계 금융시장을 주무르는 사람들이 왜 (미국) 월가에 모여 있겠는가. 그곳에 정보가 있고 고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기관투자가 사이의 실적 경쟁이 심해지고 글로벌 네트워크가 중시되는 마당에 (기금운용본부가) 지방으로 옮겨가면 핵심 인재들이 한국에 있으려 하겠는가.” 지역의 균형 발전은 필요하지만 ‘현실적인 판단’ 없이 덜컥 지방행을 결정하면 우수 인력 이탈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 전 위원장의 얘기다. 그는 “국민연금공단은 세계 몇 위 안에 드는 큰손이지만 아직 해외 대체 투자 부문은 약하다”면서 “이런 점 등을 감안해 서울에 남기려 한 건데 (문서로) ‘대못’을 박지 않아 갈등 소지를 만든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이사장 임기 중 총 74조 4000억원이란 역대 최대 수익금을 만들어냈다.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의 반사이익이라는 지적도 있다. 전 전 이사장은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초대박’도 가능했었다는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솔직히 우리가 해외 대체투자를 대규모로 해본 경험이 얼마나 되겠나. 게다가 안전성만 과도하게 강조하는 보수적인 운용 문화 탓에 좀 더 도전적으로 하지 못하고 멈춰 선 것이 못내 아쉽다.” 요즘 화두인 인터넷전문은행이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배 금지) 규제 속에 갇혀 버린 것에 대해서도 그는 할 말이 많았다. “이 규제를 완화해야만 다양한 핀테크 기업이나 비은행기업이 많이 들어와 인터넷은행이 제대로 큰다. (내가 금융위원장으로 있던) 2009년 비금융주력자 지분한도를 4%에서 9%로 완화했는데 4년 뒤에 (국회가 법을 고쳐) 다시 4%로 되돌리더라. 개혁과 정책이 실효성을 지니려면 일관성이 중요하다.” 그는 ‘베어스턴스의 교훈’도 얘기했다. “2008년 3월 금융위원장으로 취임한 직후 미국 투자은행 베어스턴스가 파산했다. 그때 좀 더 심각하게 들여다봤어야 했다.” 그로부터 꼭 6개월 뒤 160년 역사의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했다. 사실상 글로벌 금융위기 예고편이었던 베어스턴스의 파산을 좀 더 주의 깊게 살피고 그때부터 고강도 구조조정을 폈다면 고통이 덜 하지 않았겠느냐는 반성이다. 그는 “지금도 중국 성장 둔화와 한계기업 속출 등으로 구조조정이 절실한 상황”이라면서 “고통을 피하면 더 큰 고통이 온다는 과거 교훈을 되새겼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소로스 “中 경제 경착륙 피하기 어려울 것”

    지난해 ‘성장률 7% 신화’가 깨진 중국 경제가 경착륙에 직면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헤지펀드계의 큰손인 조지 소로스는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경착륙을 사실상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단지 전망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목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말 현재 외환보유액이 3억 3303억 달러(약 4000조원)에 이르고 엄청난 정책 자율성을 가지고 있는 등 중국이 상황을 관리할 자원들을 가졌지만 중국 경제성장의 둔화 여파가 세계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소로스는 이어 “문제는 디플레이션”이라며 중국의 성장 둔화와 원자재 가격 하락, 경쟁적인 통화 절하 등을 원인으로 지목하며 “아시아 통화들은 달러화 대비 가치가 더욱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너무 늦은 지난달에야 금리를 올려 기회를 놓쳤다”며 “금리를 올렸을 때는 이미 디플레이션이 시작됐고 소비자들이 물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출을 꺼렸다”고 말했다. 소로스는 “이미 디플레이션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실수”라며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다시 기준금리를 올린다면 나는 정말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대출금리 인하를 결정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렇게 하더라도 경기부양 효과가 약화되는 상황에서 경제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는 아주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경제 블로그] 증권사 VIP 마케팅 ‘은밀하게 특별하게’

    지난가을 어느 날 유안타증권에서 대절한 리무진버스가 전북 내장산 국립공원으로 향했습니다. 모두 70여명의 사람들은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백양사 길을 걸으면서 계절을 만끽했습니다. 산행 후엔 여느 등산 모임처럼 막걸리로 여흥을 즐기는 자리가 이어졌습니다. 다만 이 증권사의 VIP 고객 중에서도 특별히 선별된 고객들만이 초청장을 받았다는 점, 그리고 사장과 임원들이 총출동한 행사였다는 점이 조금 남달랐습니다. 삼성증권은 아침 일찍 VIP 고객 대상 투자설명회를 꾸준히 열고 있습니다. 기업체 최고경영자(CEO) 등 하루 일상이 바쁜 고객들을 위해 출근 시간 전 아침 식사와 설명회를 동시에 제공하는 맞춤형 서비스입니다. 이 증권사의 VIP 고객 중에서도 극소수의 고객은 좀더 은밀하고 특별한 혜택을 받습니다. 그중에는 KLPGA 프로골프선수의 개인 레슨을 받을 수 있는 ‘프리미엄 S’ 서비스도 있습니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말 ‘큰손’ 고객이 많은 몇 개 지점의 VIP 고객을 대상으로 새해 증시 전망 설명회를 열면서 프리미엄 영화관을 통째 빌렸습니다. 초청된 고객들은 푹신한 소파형 좌석에서 투자전략을 들은 뒤 유명 뷔페 업체의 도시락을 먹으며 영화를 봤습니다. 증권사의 VIP 고객은 여러 기준이 있지만 예치금 기준으로는 최소 1억원에서 10억원 이상이 요구됩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어떤 고객들은 자녀들을 동반하기도 한다”며 “투자자들 간의 자연스러운 네트워크가 형성된다”고 귀띔합니다. 일각에서는 VIP 고객 행사가 예전보다 크게 줄었다고도 합니다. 업계가 소수 자산가의 재산 관리보다 체계적인 상품 개발과 수익률 경쟁에 집중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남들과 다른 대접을 받고 싶어 하는 거액자산가를 겨냥한 마케팅은 유효해 보입니다. 일반 투자자들의 반감을 사지 않는 선에서 창의적인 프리미엄 서비스를 개발한다면 증권사에는 치열한 시장에서 한발 앞서갈 수 있는 무기가 될 테니까요.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패닉’ 휩싸인 中개미들 투매… “경제 구조적 한계” 위기감

    중국 증시가 연초부터 ‘패닉’으로 치달으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해 8월처럼 일시적인 급락 현상으로 보기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구조적으로 중국 경제가 한계에 직면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중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중국 주식시장의 취약성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최희남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4일 “중국의 주식 시장은 90% 이상이 개인투자자, 즉 ‘개미’들이 참여하고 있다”면서 “기관투자자들이 ‘큰손’으로 행사하는 다른 나라의 주식시장과 달리 아무래도 일시적인 충격이나 악재에 취약해 한쪽으로 치우치는 ‘쏠림 현상’이 곧잘 나타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8월 폭락장 이후 대주주(5% 이상 보유)의 지분 매각을 막아 오다가 오는 8일부터 재개되는데, 이를 앞두고 개인투자자들이 투매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불안이 실물경제로 전이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송인창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국장은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기준치를 계속 밑도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중국 주가가 무너졌는데 심리적인 영향인지, 아니면 실물경제가 진짜 나쁜 것인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지난해 12월 제조업 PMI는 49.7로 5개월째 기준선 50을 넘지 못해 제조업 경기부진을 반영했다. 최 차관보는 중국 증시 급락의 파급력과 관련해 “미국과 유럽 증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 “(우리도) 연초부터 국제 금융시장이 이렇게 어지러워질 줄은 몰랐다”며 당혹스러워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우리가) 영향을 덜 받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원·달러 환율은 15원가량 올랐고, 주가도 2% 이상 빠졌다”면서 “앞으로 금융시장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고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중동의 양대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정면 충돌로 국제유가도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셰일가스를 비롯해 공급 물량이 늘어나고 있어 일시적인 출렁거림은 있을 수 있지만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재부 시무식에서 “올해는 잠재돼 있는 리스크 요인으로 인해 한순간에 잘못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면서 “냉정한 시각으로 대내외 리스크를 꼼꼼히 점검하고 약한 고리들을 보강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올 경매시장 ‘뭉칫돈’ 몰렸다… 내년 최대 화두는? 뜰 스타는?

    올 경매시장 ‘뭉칫돈’ 몰렸다… 내년 최대 화두는? 뜰 스타는?

    미술품이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으면서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은 경기불황 속에서도 화려한 실적을 자랑했다. 낮은 은행금리와 불안한 부동산 시장 탓에 시중의 뭉칫돈이 미술품 경매시장으로 몰린다는 분석도 과장은 아니다. 성장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미술품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경매시장의 추이를 분석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낙찰 총액 2배로 껑충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와 미술경제전문 월간 아트프라이스에 따르면 서울옥션과 K옥션 등 9개 국내 미술품 경매사의 올해 거래액은 지난해 970억원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1880억원(12월 22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출품작 1만 7587점 중 1만 2347점이 낙찰돼 70.2%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선두주자 서울옥션은 온·오프라인 경매를 합쳐 연간 낙찰 총액이 1081억원으로 1998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연간 낙찰총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경쟁사인 K옥션은 지난 15일 연 겨울경매를 포함해 올 한 해 총 677억원을 기록했다. 서울옥션과 K옥션의 비중은 지난해 각각 47%, 32.7%에서 올해는 57%, 36%로 커졌다. 온라인 경매도 성장세를 보였다. 올 한 해 온라인상에서 총 92건의 경매가 열렸다. 서울옥션 18건, K옥션 24건, 에이옥션 12건, 아트데이옥션 11건 등이다. 김환기 올킬 올해 낙찰된 미술품 중 최고가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3600만 홍콩달러(약 54억 2600만원)에 거래된 루이스 부르주아의 ‘콰란타니아’(Quarantania)였다. 2위는 같은 경매에서 3100만 홍콩달러(약 46억 7200만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19-Ⅶ-71 #209’였다. 이 작품은 박수근의 ‘빨래터’(45억 2000만원)가 세웠던 기록을 깨고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지난 16일 경매에서 35억 2000만원에 낙찰돼 고미술품 최고가를 기록한 ‘청량산괘불탱’(淸凉山掛佛幀)은 5위에 올랐다. 작가별 낙찰총액은 김환기가 1위였고 금액 면에서도 지난해 약 100억원에서 244억 45000만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다음으로 정상화(157억원), 이우환(117억원), 박서보(110억원) 등의 순이었다. 정상화·박서보 등 일부 단색화 작품은 동일 시리즈와 규격인 경우 2011년과 비교해 최고 10배 넘게 가격이 오르기도 하는 등 큰 변화를 보였다. 2016년에도 성장세 전망 경매사들은 내년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해외시장의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옥션의 경우 홍콩경매 낙찰액 비중이 60%를 차지해 해외시장 매출 비중이 국내 시장보다 커졌다. 양대 메이저 경매사의 홍콩경매 낙찰총액은 이미 지난 10월 현재 611억원으로 2개사 국내 메이저 경매 합산액(442억원)을 크게 앞지른 상태다. 중국의 큰손들이 한국 근현대 미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도 호재로 꼽힌다. 지난 11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모딜리아니의 ‘누워있는 나부’를 세계 미술품 경매사상 두 번째 높은 가격인 1억 7040만 달러(약 1972억원)에 낙찰받은 중국 상하이의 롱미술관 왕웨이관장은 5월 홍콩 크리스티경매에서 김환기의 작품 ‘푸른산’을 추정가의 5배 수준인 19억 8000만원에 사들였다. 왕 관장은 “김환기의 작품이 지닌 오묘한 매력에 빠져 소장하게 됐다. 박서보, 이우환 등 한국의 모노크롬 회화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민중미술에 주목 올해 국내 경매사의 낙찰총액 30위 순위를 보면 김환기와 단색화가인 정상화·이우환·박서보 등의 낙찰총액이 59%의 비중을 차지했다. 단색화의 경우 2016년에도 주요 작가들의 국내외 대형 전시가 이어지면서 인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향후 시장의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경매사들은 국내 시장에서 저평가된 작가군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가장 주목되는 것은 민중미술이다.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는 “미술사적으로 빼놓을 수 없는 민중미술 작품을 주요 테마로 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요절한 민중미술 작가 오윤(1946~1986)의 목판화 작품 ‘칼노래’는 추정가의 3배를 웃도는 4800만원에 낙찰되면서 분위기가 서서히 달궈지는 양상이다. 마흔 살의 짧은 생을 살면서 남긴 작품이 100여점뿐이고, 내년이 30주기인 점을 감안하면 그의 유작에 대한 재평가가 예상된다. 민중미술계에서 공인된 필력과 뚜렷한 주제의식을 보여온 신학철도 주목받고 있다.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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