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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찢어진 크림대교 폭발음…“14세 등 일가족 3명 사상” [포착]

    또 찢어진 크림대교 폭발음…“14세 등 일가족 3명 사상” [포착]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해 통행이 긴급 중단됐다고 타스 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가 임명한 크림자치공화국 수반 세르게이 악쇼노프는 이날 오전 4시 21분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크림대교에서 발생한 비상상황 때문에 다리 통행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악쇼노프는 “크림대교의 통행이 중단됐다. 크라스노다르로부터 145번째 교각 구역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했다. 사법당국과 모든 담당 기관이 활동에 나섰다”고 했다. 악쇼노프는 비탈리 사벨리에프 러시아 교통부 장관과 대화를 하고 상황 복구를 위한 조처를 했다고 덧붙였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이 발생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이후 추가로 올린 글을 통해 주민들에게 크림대교 방면 이동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매체 RBC-우크라이나 통신은 크림대교 방면에서 폭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과 연계된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 존’은 이날 오전 3시 4분과 3시 20분에 각각 한 차례씩 크림대교를 겨냥해 두 번의 타격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후 텔레그램에는 어두운 새벽 크림대교 일부 구간이 조명이 꺼진 모습과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텔레그램 채널인 ‘샷’은 사고 현장으로 구급차 1대가 진입하고 있는 영상을 전하며, 이번 비상상황 원인은 이날 오전 4시쯤 벌어진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현지 인터넷 매체 ‘바자’를 인용해 대교 일부가 폭발로 붕괴해 최소 2명이 사망하고 또 다른 1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이후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드 주지사는 함께 차를 타고 여행하던 해당 지역 일가족 3명이 크림대교 비상상황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부모는 사고 현장에서 즉사했으며, 14세 어린 딸은 골절과 뇌진탕 등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램에는 피해 차량 앞유리를 뚫고 몸이 반쯤 나간 소녀가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과 소녀의 부모가 차량 안에 뒤엉킨 채 숨져 있는 모습이 확산하고 있다. 이날 사고로 현재 크림반도에 인접한 크라스노다르주 타만에서 크림대교로 이어지는 도로에는 차량 960대가 줄을 지어 대기 중에 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은 전했다. 사고 발생 후 올레그 크류츠코프 크림 자치공화국 수반 고문은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에 “크림대교 비상사태와 관련해 관광객들에게 필요한 모든 지원이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고르 미카일리첸코 크림공화국 각료회의 부의장이 조사위원회를 꾸려 현장으로 떠났다. 크림자치공화국 당국은 “크림대교에 대한 공격은 키이우 테러리스트 정권에 의해 수행됐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수중드론 2대 공격”“우크라 특수기관의 테러 행위” 러시아 반테러위원회(NAC)도 이번 사태를 우크라이나의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다. NAC는 17일 성명에서 이번 공격에 대해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이 이번 공격을 수행했다”며 이번 공격을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다. 또 “크림대교가 2대의 우크라이나 수중 드론에 공격당했다”면서 “다리 도로면이 테러 공격으로 손상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NAC는 이번 사건에 관련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는 “크림대교 공격 조직에 책임이 있는 우크라이나 특수기관 요원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입장은 이와 관련해 안드리 유소프 우크라이나군 군사정보국(GUR) 대변인은 GUR국장 키릴로 부다노우 말을 인용, “크림대교는 불필요한 구조물”이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우크라이나가 사실상 배후임을 인정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으나 이번 사태와 관련한 우크라이나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 유소프 대변인은 17일 우크라이나 공영방송 수스필네와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는 수 킬로미터의 교통체증과 교량 구조 위반을 목격하고 있다”며 “크림대교는 불필요한 구조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크림대교 일부 구간 파괴로 러시아에 물류 혼란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유소프 대변인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 깊숙히 군 병력 및 물자를 이동시키기 위한 대규모 물류 허브로 크림반도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물류 혼란은 점령군에게 추가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따. 나타리야 후메뉴크 우크라이나 남부 방위군 대변인은 조금 다른 의견을 내놨다. 후메뉴크 대변인은 수스필네에 “크림대교 폭발은 흑해 곡물 협정 만료를 하루 앞두고 전개된 러시아의 시나리오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러시아가 벌인 파괴공작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CNN에 따르면 이 협정은 튀르키예 이스탄불 시간으로 7월17일 자정(한국시간 18일 오전 6시)에 만료된다. 러시아는 자국 곡물·비료 수출을 제약하는 제재 완화 등을 요구하면서 마지막까지 애를 태우고 있다. 타스통신은 16일 소식통을 인용해 “흑해 곡물 협정 당사자들이 아직 유엔에 연장을 통보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연장은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유엔은 7월17일을 마지막 날로 간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소식통도 “아직 협정은 갱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난 14일 기지들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곡물 협정 연장에 동의했다고 밝혔으나, 이후 크렘린궁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한 바 있다. 협정이 종료되면 글로벌 식량난과 곡물 가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푸틴 자존심’ 크림대교는 무엇 한편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직접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인 크림대교는 유럽에서 가장 긴 19㎞ 길이로, 준공에는 약 2279억 루블(약 5조 2000억원)이 투입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8년 5월 크림대교 개통식 때 카마즈 트럭을 몰고 직접 다리를 건넜다. 크림대교가 ‘푸틴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이유다. 작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크림대교는 러시아군의 핵심 보급로 역할을 해 왔다. 크림반도를 포함한 영토 완전성 회복을 종전 조건으로 내건 우크라이나는 개전 후 크림대교를 꾸준히 두드렸다. 푸틴 대통령의 70세 생일 하루 뒤인 작년 10월 8일에는 폭발물을 싣고 달리던 트럭이 폭발하면서 4명이 사망했고, 크림대교 차량용 교량 2개 구간이 붕괴했다. 이때 폭발로 한때 통행이 중단됐던 크림대교는 개전 1주년을 앞둔 올해 2월 완전 복구됐다. 당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을 사건의 배후로 지목하고 대규모 미사일 보복 공습을 단행했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전쟁 500일이었던 지난 8일 텔레그램에 “러시아 물류 중단을 위해 크림대교에 첫 타격을 가한지 273일”이라며 크림대교 폭발 사건의 배후가 우크라이나임을 사실상 인정했다.
  • 푸틴, 곡물협정에 시리아 지원까지 어깃장 “난 세계를 불태울 힘 있어”

    푸틴, 곡물협정에 시리아 지원까지 어깃장 “난 세계를 불태울 힘 있어”

    “푸틴은 자신이 원하면 세계를 불태워버릴 수 있음을 국제사회를 알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너태샤 홀 선임연구원이 내놓은 섬뜩한 분석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교착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국제무대에서 어깃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전세가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고 국제적 고립이 심화되고, 국내에서의 위상과 지도력도 예전같지 않다는 징후가 드러나자 국제사회와 유지해 온 최소한의 인도주의적 지원과 협력마저 불살라 버리겠다고 위협한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17일 자정(현지시간)에 만료되는 흑해곡물협정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엄포를 되풀이했다. 그는 전날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대러시아 제재의 완화가 필요하다며 이런 으름장을 반복했다. 흑해곡물협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터로 돌변한 흑해를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선이 안전하게 통행하도록 보장한 합의다. 곡물선은 우크라이나의 안내에 따라 지정된 항로를 지나 튀르키예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해 세계 시장으로 나간다. 튀르키예는 이스탄불 항구에서 오가는 곡물선을 붙들어 무기운송 등 다른 용도로 쓰이지 않는지 검사한다. 로이터 통신은 기존 흑해곡물협정이 적용되는 마지막 곡물선이 16일 우크라이나 오데사 항구를 떠났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7월에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타결된 이 협정 덕에 농업대국 우크라이나는 세계에 곡물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공급해 국제 곡물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흑해곡물협정이 발효된 이후 밀, 옥수수 등 3280만t의 식량을 수출해 중동, 아프리카 등지의 식량난을 넘기는 데 도움을 줬다. 수출된 곡물의 양을 보면 저개발국은 전쟁 전과 다름 없었고 고소득국, 중소득국에는 밀과 옥수수 수출량이 90%, 60% 정도로 감소했다. 흑해곡물협정이 중단되면 저개발국뿐만 아니라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도 식량 가격 상승으로 민생이 핍박해질 수 있다. 그렇잖아도 대다수 국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격한 물가 상승에 시달리고 있다. 러시아는 앞서 세 차례 협정 시한이 닥쳤을 때도 회의적 태도를 취하다가 막판 연장에 마지 못해 동의했다. 러시아는 점령지 크림반도에 대한 무인기 공습을 이유로 들어 지난해 10월 말부터 다음달 초까지 협정 참여를 중단한 적도 있었다. 러시아는 지난 11일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시리아에 구호물품을 보내는 결의안 연장을 거부했다. 푸틴 대통령은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반군이 아니라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독재정권을 통해 구호품이 주민들에게 나눠져야 한다며 노골적으로 알아사드 편을 들고 있다. 12년을 끌어온 내전에다 지난 2월 강진 피해로 고통을 받아온 시리아 내 반군 장악지역 주민들의 민생이 더 고달파질 것이다.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의 이번 몽니와 관련해서는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최근 개최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NATO) 정상회의로 포위망이 더욱 커지고 촘촘한 데 대한 반작용으로도 읽힌다. 나토 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더 신속하게 가입할 수 있는 길을 열고 러시아 침공에 맞서 싸울 군사지원을 확대하기로 결의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길은 열어주면서 자국 농산물과 비료의 수출은 제재 받는다는 점을 협정 연장에 반대하는 사유로 제시한다. 푸틴 대통령은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차별적인 제재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곡물이 저개발국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핑계일 뿐 세계 식량의 안정적 공급이나 시리아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볼모로 잡아 자신의 영향력을 되찾겠다는 벼랑끝 전술에 불과하다.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푸틴 정권이 전투를 방불케 하는 외교에 돌입했다고 진단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리처드 고원 유엔국장은 러시아가 국제협력에서 까칠함을 넘어 전면적 방해로 태세를 바꿨다고 관측했다. 다만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조차 유엔 소식통을 인용해 흑해곡물협정이 막판에 극적으로 연장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 ‘푸틴 자존심’에 날아든 자폭 드론…우크라, 크림반도에 대규모 공습[핫이슈]

    ‘푸틴 자존심’에 날아든 자폭 드론…우크라, 크림반도에 대규모 공습[핫이슈]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점령지인 크림반도의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에 대규모 드론 공습을 가했다.  AP통신 등 외신의 16일(이하 현지시간)보도에 따르면, 이날 새벽 우크라이나군은 자살폭탄 드론 10여 대를 동원해 러시아군의 흑해함대 본부가 있는 세바스토폴을 공습했다. 공개된 영상은 세바스토폴 항구도시를 향해 날아드는 드론을 요격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러시아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공격은 어둠에 짙게 깔린 새벽 1시부터 해가 뜬 이후인 오전 8시까지 지속됐다.  특히 우크라이나군이 보낸 공격용 드론 2대는 세바스토폴 항구에 있는 대공포 시설과 발전소 등을 노리고 날아든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드론들은 세바스토폴 항구에 정박해 있는 러시아군 전함에서 발사된 기관총 사격에 파괴됐다.  세바스토폴 러시아 측 주지사인 미하일 라조프하예프는 “세바스토폴에 10건 이상의 드론 공격이 있었다”면서 “도시나 해안 어느 곳에서도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요충지 세바스토폴 공습, 크림반도 탈환 위한 수순? 이번에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습을 받은 세바스토폴은 러시아의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세바스토폴은 2014년 러시아가 강제 합병한 크림반도의 항구도시이자, 러시아의 유일한 부동항(겨울에도 얼지않는 항구)이 위치한 지역이다. 세바스토폴에는 흑해함대의 전초기지가 있어 러시아 해군이 지중해와 남대서양, 인도양 등으로 진출할 때 필수적으로 이용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의 요충지인 크림반도와 크림반도 내의 세바스토폴을 겨냥한 공습을 이어왔다.  지난 4월 29일에는 세바스토폴 유류저장고에서 대형 폭발이 발생했는데, 해당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을 예고한 시점 이후 발생한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 공격으로 의심됐다. 지난해 9월에는 세바스토폴 흑해함대 기지에 대한 해상드론 공격도 있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뒤 1년 넘게 항전 중이며,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동부 지역은 물론이고 빼앗긴 크림반도의 탈환을 이번 전쟁의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있다.
  • 러 사령관 해임 파장…“제2의 무장반란 일어날 수 있어” 주장도

    러 사령관 해임 파장…“제2의 무장반란 일어날 수 있어” 주장도

    우크라이나 남부 전선에서 러시아군 사령관이 군 수뇌부가 자신의 병사들에게 충분한 지원을 해주지 않았다고 비난해 해임당한 가운데, 러시아가 또 다른 무장반란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지적이 나왔다.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무장반란이 실패로 돌아간지 3주가 지났지만, 혼란과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매체 ‘더 뉴 보이스 오브 우크레인’(NV)에 따르면, 러시아 군사평론가 이고리 기르킨은 이날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이같이 경고했다.이고리 스트렐코프라는 가명으로도 알려진 기르킨은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의 친러시아 반군 지휘관,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 요원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를 합병하고 도네츠크에서 반군을 조직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친정부 인사로 관측된다.기르킨은 남부 자포리자 전선을 책임지는 러시아 제58연합군의 사령관이던 이반 포포프 소장의 이번 불만이 전날 퇴역 장성 출신인 안드레이 구룰료프 국가두마(하원) 의원을 통해 공개됐다는 점에서 제2의 무장반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포포프 소장은 자신을 ‘스파르타쿠스’, 자신의 지지자들을 ‘검투사들’이라고 칭하고,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된 러시아 군인들에게 완전히 무관심하다고 비난하며 휘하 군인들에게 호소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스캔들이 러시아 대중에 유출된 후 기르킨은 통제할 수 없는 러시아 군대들의 붕괴가 훨씬 더 가까워졌다고 보고 있다. 그는 무장 반란을 논리적으로 끝내는 데 실패한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달리 포포프는 분명 자신을 지지하는 군대의 지원에 의존할 수 있다며 이는 크렘린 정권에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게시글에서 그는 “퇴역 장성이 대중에게 호소한 것은 가장 위험한 선례”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거의 반란이다. 특히 이번에는 운 좋게 ‘거지에서 부자가 된’ 어떤 범죄자(프리고진)가 아니라 타고난 군 출신에 의해 조직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최악은 아니다. 나중에 많은 논평가들이 올바르게 지적했듯 반란이 일어나도 통제되지 않는 군대의 해체만이 일어날 것”이라며 “그렇지만 사실 그것(반란)은 단지 한 걸음 앞에 있다”고 덧붙였다.
  • 러 사령관 “지원부족 문제제기에…쇼이구가 나를 해임” 폭로

    러 사령관 “지원부족 문제제기에…쇼이구가 나를 해임” 폭로

    우크라이나 남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을 지휘하던 장군이 자국 국방부가 자신의 병사들에게 충분한 지원을 해주지 않았다고 비난한 후 보직 해임됐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전투를 벌여온 러시아 제58연합군의 사령관인 이반 포포프 장군(소장)은 음성 메시지에서 “대(對)포대 전투의 부족과 포병 정찰기지의 부재, 적 포병으로 인한 우리 형제(러시아군)의 대량 사망·부상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또 다른 많은 문제를 제기했고, 그 말을 솔직하게 가장 높은 수준에서 극도로 거칠게 표현했다”고 밝혔다. 이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나를 (보직) 해임했다”고 덧붙였다. 포포프 장군의 이같은 메시지는 러시아 국회의원 출신 러시아 남부군구 부사령관이던 안드레이 구룰레프가 이날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포포프는 이 메시지에서 “오늘 많은 사단장·연대장들이 말했듯이,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전선에서 우리 군을 돌파할 수 없었지만 우리의 선임 사령관은 가장 어렵고 긴장된 순간에 배신적이고 비열하게도 우리 군이 죽고 다치도록 놔뒀다”고 주장했다. 포포프의 보직해임은 전날 한 러시아 군사 블로거의 텔레그램 채널(VChK-OGPU)에서 처음 보고됐다. 이 채널은 그가 자신의 부대를 전방에서 후방으로 교대해달라고 요청한 것과 관련해서 지휘권을 박탈당했다고 썼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러시아 최고위 장성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포포프는 러시아 육군에서 가장 빠르게 떠오르던 인물이다. 포포프는 2017년 9월부터 2019년 5월까지 크림반도에 있는 러시아 제22군단의 참모장(준장)을 지냈다. 크림반도는 러시아가 지난 2014년 강제 합병한 곳인데 그에게 중책을 맡긴 것이었다. 지난해 2월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발트해 연안의 러시아령 칼리닌그라드에 있던 러시아 제11군도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됐다. 포포프는 그해 5월 이 군대의 참모장을 맡게 됐고, 그다음 달인 6월부터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주의 발라클리야 마을에서 자신의 부대를 지휘했으나, 석 달 뒤인 9월 우크라이나 반격에 밀려 부대를 이끌고 퇴각해야 했다. 그러나 그는 이같은 패배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자포리자 전선을 책임지는 58군 사령관(소장)으로 전격 승진했다. 그는 지난달 8일 우크라이나의 반격 동안 자포리자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공격을 격퇴했다고 발표하기도 했었다.
  • [영상] 우크라 대반격, ‘느린 전진’이 되고 있다?...진격이 더뎌지고 있는 5가지 이유

    [영상] 우크라 대반격, ‘느린 전진’이 되고 있다?...진격이 더뎌지고 있는 5가지 이유

    우크라이나가 지난 약 한 달 동안 대반격 공세를 펼쳤지만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인 올렉시 다닐로프가 지난 4일 우크라이나 대반격 작전의 변경을 발표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은 정면 공격보다는 러시아군의 보급망을 차단하는, 지난해 가을 반격 작전에서 큰 성과를 보였던 ‘헤르손식’ 작전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이러한 우크라이나군의 작전 변경도 큰 효과를 보고 있지 못한 것으로 관측됐다. 최근 몇 달간 주요 반격 루트에 러시아군이 강력한 방어 요새를 이미 형성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인 스트라나(Strana.ua) 또한 지난 4일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음은 분명하다”며 “이는 우크라이나와 서방 모두에서 인정되는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스트라나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진격이 더뎌지고 있는 이유는 크게 5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1. 러시아의 치밀한 ‘지뢰밭’ 요새 러시아의 강력한 방어 요새, 즉 밀집된 ‘지뢰밭’이 그 첫 번째 근거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 조짐에 맞서 지난해 가을부터 올봄까지 대규모 지뢰지대를 구축하면서 엄청난 수의 지뢰를 매설했다. 밀집된 지뢰밭에 들어선 우크라이나군의 기갑부대는 움직임이 느려질 수밖에 없는데, 러시아군은 이 순간을 노려 헬기는 물론 자폭 드론인 ‘란셋(Lancet)’까지 동원해 지뢰밭에 들어선 우크라이나군을 집중 타격하는 전술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은 한 때 공격 전술을 변경하여 장갑차 없이 보병 소그룹으로 공세를 펼쳤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병력 손실만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얻었다. 2. 러시아의 ‘다중 방어선’ 러시아군의 방어선은 통상 2~3중의 방어선으로 1차 방어선은 ‘여우 굴’이라고 불리는 소규모 참호 등 보병이 조성한 전투 진지, 2차 방어선에는 ‘용의 이빨(Dragon’s Teeth)‘로 불리는 대전차 방위시설인 콘크리트 장애물과 각종 참호, 대전차 도랑, 철조망 등이 깔려있고 마지막 3차 방어선은 후위 전투기지와 보충대 은신처, 차량용 진지 등으로 치밀하게 이루어져 있다.각 방어선은 1km 정도의 간격을 두고 있어 우크라이나군이 1차 방어선을 돌파하더라도 러시아군이 다음 방어선으로 후퇴하며 계속해서 공세를 받아낼 수 있다. 결국 우크라이나군의 전진을 막아내는 데 러시아군의 3중 방어선이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요새’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3. 우크라이나군의 ‘항공전력 부족’ 우크라이나군 수뇌부는 느린 전진의 주된 이유 중 하나로 ‘현대 항공전력의 부족’을 꼽고 있다. 그들은 미 F-16 전투기 등 항공전력이 보충된다면 러시아 전투기와 공격용 헬기 등을 더 효과적으로 격추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투 시 우크라이나군의 기갑부대는 물론 소규모 보병 그룹의 전진마저 막는 러시아군의 항공전력에 맞서는 장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4. ‘드론’ 분야에서의 열세 이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에서 가장 많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무기 중 하나는 바로 ‘드론’이다. 하지만 이러한 드론의 정찰과 타격 측면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열세가 드러나고 있다. 러시아군이 활용하고 있는 카미카제 드론인 ‘란셋(Lancets)’의 경우에도 그 크기가 매우 작아 격추하기 어렵고 우크라이나군 장비에 많은 피해를 입혀 상당히 위협적인 드론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러시아는 중국에서 민간 드론 모델을 대량 구매해 군사용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중국산 드론 구매조차 어려운 상황이고 미국 또한 중국산 드론 구매에 부정적인 입장이기 때문에 이에 우크라이나군은 큰 불만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5. 남부 전선 러시아군의 ‘높은 사기’ 우크라이나군의 느린 전진의 마지막 근거는 남부전선에 배치된 러시아군의 강력한 ‘저항 의지’다. 우크라이나 남부 전선에 배치된 러시아군들은 대체로 크림반도에서 동원되거나 자원 입대한 병사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군에게 절대 땅을 빼앗길 수 없다’는 일념 하나로 점령지에 대한 방어 의지와 사기를 강하게 갖고 있어 우크라이나군의 느린 전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손꼽히고 있다.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지난 9일 “우크라이나는 현재 가장 힘든 작전 중 하나인 반격 작전에서 참호를 구축한 적군을 제거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말하며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반격 작전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최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군대가 크림반도 경계까지 진격한다면 러시아가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 작전이 ‘느린 전진’이 아닌 ‘빠른 전진’으로 전환되는 국면을 맞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반란 그 후, ‘푸틴 운명공동체’ 와해? 총참모장 경질설까지 나돌아 [월드뷰]

    반란 그 후, ‘푸틴 운명공동체’ 와해? 총참모장 경질설까지 나돌아 [월드뷰]

    러시아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 그룹 반란 이후 러시아 군 수뇌부 숙청설이 잇따르고 있다.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전) 합동군사령관을 역임한 군부실세 세르게이 수로비킨 항공우주군사령관 구금설에 이어 이번엔 현 합동군령관인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한국군 합동참모의장에 해당) 경질설이 대두됐다. 8일(현지시간) 모스크바타임스는 바그너 반란 후 푸틴 대통령이 관련자 숙청에 나섬에 따라 게라시모프 총참모장도 지휘통제권을 잃었다고 친러시아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 ‘로마노프 라이트’를 인용해 보도했다. 매체는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공식 직함만 유지하고 있을 뿐, 지휘통제권은 사실상 공수부대 사령관인 미하일 테플린스키 중장에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반정부 성향 라디오 방송 ‘에호 모스크비’(모스크바의 메아리)의 알렉세이 베네딕토프 보도국장은 “미하일 테플린스키, 알렉세이 김 중장이 수로비킨 대장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건 맞지만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특별군사작전 통합사령관으로서 여전히 작전을 지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주장이 분분한 가운데, 10일 러시아 국방부는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이 9일 우크라이나군이 S-200 대공미사일로 크림반도와 로스토프주, 칼루가주 지역의 목표물을 타격하려다 실패한 건과 관련해 보고를 받았다며 동정 관련 동영상을 공개했다. 러시아 국방부가 언급한 그의 공식 직함도 여전히 ‘러시아 연방군 총참모장’이었다. 반면 바그너 반란 이후 처음으로 건재함을 과시한 게라시모프 총참모장과 달리 수로비킨 대장은 이날 보고 자리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빅토르 아프잘로프 항공우주군 제1부사령관 겸 총참모부 항공우주작전본부장이 대신 전황을 보고했다.하지만 게라시모프 총참모장 경질·교체설이 대두된 것만으로도 러시아 군 수뇌부에는 치명타다. 1977년 군 생활을 시작한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2012년 푸틴 집권 3기 러시아군 총참모장 자리에 올랐다. 푸틴 대통령과는 ‘공동 운명체’다. 2014년에는 실질적인 행동대장으로서 ‘게라시모프 독트린’으로 불리는 하이브리드 전술을 구사, 단기간에 크림반도를 병합했다. 특별군사작전 성과가 지지부진하자 푸틴 대통령은 크림반도 병합에 혁혁한 공을 세운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을 다시 통합사령관 자리에 올리며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 ‘러시아군의 영웅’ 게라시모프는 50년 가까운 군 경력과 명예를 걸고 우크라이나전쟁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기도 전에 불거진 바그너 그룹 반란으로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수로비킨 대장 등 다른 군 수뇌부와 함께 숙청설에 휘말리는 등 이미지 손상을 입었다.모스크바타임스는 앞서 지난달 28일 우크라이나전 통합사령관을 지내다 통합부사령관(대장)으로 강등된 수로비킨 항공우주사령관이 바그너 반란 관련으로 체포 및 구금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모스크바타임스 소식통들은 바그너 반란이 있었던 지난달 24일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수로비킨 대장이 반란을 미리 알고도 묵인, 방조 내지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수로비킨 대장이 바그너 그룹의 비밀 VIP 회원이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관련 보도 당시 베네딕토프 국장은 수로비킨 대장이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으며 경호원들도 연락이 두절됐다고 전했다. 이후 푸틴이 여전히 수로비킨을 신뢰하는지를 묻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최고 사령관이 국방부 장관과 총참모장과 함께 일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수로비킨 대장의 딸은 현지 언론에 아버지가 체포되지 않았으며 평소처럼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수로비킨 대장의 부인은 지인에게 남편이 일하러 갔다가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유누스벡 예브쿠로프 국방차관 실종설도 제기된 상태다. 초유의 36시간 바그너 그룹 군사반란 이후 23년 ‘푸틴 운명공동체’가 와해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일각에선 이런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관측한다. 지난달 바그너 반란 직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균열이 일어나고 있는 게 확실하다.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상황이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0일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바그너 그룹 반란이 푸틴 지도부의 약점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에서 또 다른 반란, 혁명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한 신호가 있다”며 “그런 반란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푸틴 자존심’ 또 무너질 뻔…크림대교 코앞에 떨어진 순항미사일 [핫이슈]

    ‘푸틴 자존심’ 또 무너질 뻔…크림대교 코앞에 떨어진 순항미사일 [핫이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크림대교가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위협을 받고 일시 폐쇄됐다. 타스통신 등 러시아 현지 매체의 9일 보도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점령지인 크림반도와 서부 타만반도를 잇는 케르치해협(이하 크림대교) 건널목 인근으로 순항 미사일이 날아들었다.  러시아군은 곧바로 해당 미사일을 요격하는데 성공했지만, 크림대교의 양방향 통행은 일시 금지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SNS에는 러시아의 방공망이 작동해 크림대교를 향해 날아드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빠르게 확산했다.  해당 영상에는 크림대교에 올라선 차량이 양방향 통행 중단으로 길게 늘어선 채 대기하는 모습도 담겨 있다. 러시아군 측은 “타만반도의 31방공 사단이 미사일을 요격하는데 성공했다”면서 “사상자나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미사일 잔해는 아조프해(海)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미사일이 어디에서 발사됐는지는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친러시아 텔레그램 채널들은 해당 미사일을 쏜 주체가 우크라이나군이며, 탄도 궤적을 따라 공격하도록 설계된 S-200 순항미사일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S-200 순항미사일은 1960년대 당시 소련에서 개발된 고고도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이다. 해당 미사일의 사거리는 약 400㎞로 알려져 있다.  전쟁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가 빼앗긴 크림반도와 러시아를 연결하는 ‘푸틴의 허영심’(크림대교)을 파괴하기 위해 꾸준히 새로운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푸틴의 자존심, 크림대교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유일한 교량인 크림대교는 러시아가 본토와 점령지인 크림반도를 연결하기 위해 수 조 원을 들여 만든 유럽에서 가장 긴 교량이다.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핵심 보급로로서, 러시아에게 전술적‧경제적 가치가 매우 높다.  해당 대교를 이용하는 하루 평균 차량의 수는 4만 대에 달하며, 연간 1400만 명의 승객과 1300만t의 화물이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당시 다리가 개통된 뒤 미국은 크림대교가 불법이라고 비난했다. 미 국무부는 당시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크림대교) 건설은 국제법을 무시하려는 러시아의 의지를 상기시킨다”면서 “크림대교는 러시아가 크림반도의 불법 점령을 공고히 하려는 시도 일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영해에 도달할 수 있는 선박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에게 ‘소중한’ 크림대교는 자주 공습의 대상이 됐다. 지난해 10월에는 해당 크림대교에서 큰 폭발이 발생하면서 푸틴 대통령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안겼다. 당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사보타주(의도적 파괴 행위)라고 주장했고, 우크라이나측 역시 당시 폭발이 자국 소행임을 암시했다.  이달 초에는 쿠데타를 일으킨 바그너그룹의 일부 세력이 크림대교에 폭발물을 설치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러시아 당국이 대대적인 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최근에는 크림대교를 이용하는 차량이 이전보다 부쩍 늘었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일으킨 뒤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고, 러시아에 대한 국제적 이미지가 악화하면서 러시아인의 해외여행이 제한됐다. 이에 따라 러시아인들은 올해 휴가를 크림반도에서 보낼 목적으로 크림대교를 향해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푸틴의 자존심 ‘크림대교’ 또 미사일…우크라軍 작년 폭파 인정 [포착]

    푸틴의 자존심 ‘크림대교’ 또 미사일…우크라軍 작년 폭파 인정 [포착]

    ‘푸틴의 자존심’에 또 한 번 생채기가 날 뻔했다. 리아노보스티와 타스통신 등 러시아 매체는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크림대교 공격을 재차 시도했으나, 방공망이 작동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공격 여파로 다리가 일시 폐쇄되는 등 양방향 통행이 한때 제한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방공망은 이날 크림반도와 러시아 서부 타만반도를 잇는 케르치해협 대교, 일명 크림대교 건널목 부근에서 우크라이나 순항 미사일 한 발을 격추했다. 크림대교와 바로 맞닿아 있는 타만반도에 주둔한 31방공사단이 미사일을 요격했다. 다만 미사일이 어디서 발사됐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방공망 작동 흔적을 담은 동영상이 여럿 게재됐다. 이와 관련해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자치공화국 수반은 “케르치 시에서 방공군이 순항미사일을 격추했으나 사상자 등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올렉 크리우치코프 크림자치공화국 행정부 고문은 얼마 후 크림대교 통행이 재개됐다고 알렸다.크림대교는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 강제 합병 후 건설한 ‘푸틴의 자존심’이다. 유럽에서 가장 긴 19㎞ 길이의 다리로, 준공에는 약 2279억 루블(약 5조 2000억원)이 투입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8년 5월 크림대교 개통식 때 카마즈 트럭을 몰고 직접 다리를 건넜다. 크림반도를 포함한 영토 완전성 회복을 종전 조건으로 내건 우크라이나는 개전 후 이런 푸틴의 자존심 크림대교를 꾸준히 두드렸다. 푸틴 대통령의 70세 생일 하루 뒤인 작년 10월 8일 크림대교에선 대폭발이 발생했는데, 당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사건의 배후로 지목하고 대규모 미사일 보복 공습을 단행했다. 한편 타스통신은 우크라이나가 작년 크림대교 공격을 공식 인정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전쟁 500일인 8일 텔레그램에 “러시아 물류 중단을 위해 크림대교에 첫 타격을 가한지 273일”이라고 썼다.
  •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연친알국] 미래는 ‘AI의 디지털 전쟁’… 우리 군, 첨단 전력·AI센터 창설 급선무/심승배 한국국방연구원 국방정책AI연구센터장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연친알국] 미래는 ‘AI의 디지털 전쟁’… 우리 군, 첨단 전력·AI센터 창설 급선무/심승배 한국국방연구원 국방정책AI연구센터장

    세계 군사 강국들 AI 투자 사활美 국방부 1년 예산만 18억 달러지상·해상·사이버·우주 ‘시스템화’中은 지능화 전쟁 프로젝트 추진러는 자율화 기술·로봇 개발 초점우리 군 ‘AI 복합전투체계’ 지향SW기술 확보·데이터 관리 핵심‘AI 문해력·민주화’ 갖춰야 완성군 임무 지원 생태계 조성 필요 20XX년 전쟁 중인 나라 A와 B가 있다. 매년 발표되는 군사력 순위나 국방예산 순위를 보면 A가 B보다 월등하다. 그런데 많은 전투에서 B가 A를 오히려 압도한다. 대체 이런 전투력의 역전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B는 대형 마트나 쇼핑몰에서 언제든 대량 구매할 수 있는 무인 로봇 키트를 군사용으로 개조해 가성비 좋은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무인 로봇을 제어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관련 소프트웨어 기술이 발달해 있다. 전 국민이 저궤도 통신위성을 활용한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한다. 반면 A는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드는 고성능 전투기나 전차를 개발하는 관행을 고수하고 있다. 1대의 최첨단 전투기가 1000대의 구형 전투기를 상대할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최첨단 전투기를 많이 보유할수록 전투에 유리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많은 전투에서 B는 가성비 좋은 저가의 상용 무인 로봇을 개조한 뒤 감시정찰기나 미끼로 사용해 A의 방공망을 교란하는 데 성공했다. 나아가 후방에 있는 미사일 기지나 무인기(전투기, 함정 등)에서 발사되는 고가의 고성능 미사일, 100대가 동시에 군집 비행이 가능한 공격용 무인기 부대로 적의 핵심 표적을 타격하고 있다.이것이 디지털 전쟁이며 소프트웨어 전쟁이다. 가상의 시나리오지만 국가와 군의 디지털 기술 역량이 미래전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수백대 이상의 무인 로봇이 서로 통신하면서 유인 지휘관이 사전에 설정한 기준과 목표에 따라 자율적으로 작전을 수행하고, 무인 로봇들이 각종 센서를 통해 수집하는 표적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AI 기술이다. 미국과 중국을 포함해 다수의 군사 강대국이 AI 기술에 대규모 국방 예산을 투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주요국 국방 AI 동향과 사례 인터넷의 시초인 아파넷(ARPAnet)을 개발한 미국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2018년 국방 분야 AI 추진 전략과 2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미 국방부의 AI 분야 예산은 연구개발 예산만 한 해에 18억 달러(2024년 요구 예산 기준)에 이르며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AI는 미군의 임무 수행을 지원하기 위한 핵심 수단이다. 시설이나 장비의 고장 시점을 예측해 미리 정비하는 예지정비, 재해가 발생했을 때 재해 복구 경로를 자동으로 설정하거나 구호 물품을 배송하는 인도주의적 지원, 전투원의 건강 정보를 분석해 신체 및 심리적 이상 여부를 판단하는 의무 분야 등 다양한 임무에 활용되고 있다. 2022년에는 지상, 해상, 공중, 사이버, 우주 등 전 영역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AI가 수집 및 분석하고 판단해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합동전영역지휘통제(JADC2) 계획을 발표하고 자동화, AI, 예측 분석 등의 기술을 기초로 군별, 기능별 하부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은 2023년 7월 현재 기준으로 미국에 이어 AI 분야 강국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2030년 AI 분야 초강국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의 인민해방군은 지능화 전쟁을 위한 AI 분야 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미국이나 이스라엘과 유사하게 정보 분석, 예지정비 등과 관련한 AI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해저 센서 시스템, 워게임, 전투관리 시스템 등과 같이 전장 분야 AI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 자율화 기술과 로봇 기술 개발에 초점을 두고 무인전투기나 무인잠수정에 AI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은 극초음속미사일이나 핵미사일을 AI로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도 관심을 두고 있다. 한편 러시아가 지난해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면서 우크라이나가 사용한 AI 기술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크라이나는 포병을 위한 우버로 알려진 GIS Arta 시스템을 사용해 러시아와 대등하게 전투를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감시정찰용 드론에서 표적을 식별한 뒤 표적을 타격하기 위한 수단을 결정하고 실제로 타격할 때까지의 과정을 스타링크에 연결된 모바일 기기로 관리하고 있다. 이를 통해 표적 식별에서 타격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20분에서 1분으로 단축했다. 우크라이나군의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만든 GIS Arta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이후부터 군에서 사용돼 왔으며, 2022년에는 과거에 상상도 하지 못했을 정도로 시간을 단축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했다. 이스라엘 방위군은 신호정보, 인간정보, 지형정보 등과 같은 정보 분야 임무에 AI를 다양하게 적용하고 있다. 드론의 영상정보와 위성영상정보를 AI로 분석해 표적을 식별하고 있고, 적의 공격 가능성에 대한 조기경보 임무에도 AI를 활용하고 있다.●국방 AI의 발전 전망과 과제 우리 군도 2021년 국방부가 인공지능 추진 전략을 수립한 데 이어 지난 3월 발표한 국방혁신 4.0 기본계획을 통해 AI 과학기술 강군 육성을 목표로 하는 추진과제들을 제시했다. AI 분야 대표적인 추진과제로는 AI 기반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와 같은 핵심 첨단 전력을 확보하는 과제와 국방부의 AI를 주도할 수 있는 국방 AI 센터를 창설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우리 군의 AI 발전 목표나 방향도 미국을 포함한 군사선진국의 그것과 유사하지만 우리 군의 여건과 환경을 고려해 몇 가지 과제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AI 기술로 풀고자 하는 우리 군의 문제를 정의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해당 문제를 AI가 아닌 다른 기술이나 수단으로 푸는 것이 효율적이라면 AI는 그 문제에 적합한 솔루션이 될 수 없다. 둘째, AI 기술로 구현하는 하드웨어 기술에 가려진 소프트웨어 기술에 초점을 둬야 한다.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로 대표되는 AI 기반 무기체계가 우리에게 보이는 전장의 핵심 요소라면,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하는 클라우드와 데이터를 전송하는 5G나 위성통신과 같은 네트워크는 보이지 않는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로 대표되는 보이지 않는 기술은 AI 기반 무기체계가 목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견고하게 지원하는 우리 몸의 척추와 같은 역할을 한다. 셋째, AI 시스템 성능을 좌우할 데이터 관리가 중요하다. 커피의 맛이 원두의 품질뿐 아니라 여러 원두를 블렌딩하는 방법에 따라 달라지는 것처럼 데이터를 가공하고 분석하는 방식에 따라 AI 시스템의 성능도 달라진다. 우리 군이 데이터 수집과 관리에 역점을 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끝으로 우리 군 전체가 AI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인 AI 문해력을 갖춰야 한다. AI 문해력과 함께 중요한 것이 AI 민주화다. 이는 우리 군 장병 누구나 AI 기술을 활용해 군의 임무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돼 있다는 의미다.
  • [책으로 정책읽기] 지리는 힘이 세다, 러시아 옭죄는 ‘지정학의 멍에’

    [책으로 정책읽기] 지리는 힘이 세다, 러시아 옭죄는 ‘지정학의 멍에’

    왜 신라였을까. 왜 고구려나 백제가 아니라 신라가 삼국통일의 주인공이 됐을까. 어떤 이들은 고구려가 됐어야 한다며 아쉬워하고 또 어떤 이들은 신라가 삼국통일을 한 덕분에 민족의 운명이 삐끗하기라도 한 것처럼 불만스러워한다. 하지만 동북아시아 지도를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신라만이 가진 너무나 명확한 장점이 눈에 들어온다. 신라에겐 백두대간이라는 막강한 자연 방어벽이 있었다. 반면 백제는 애초에 상당한 지정학적 취약성에 노출돼 있었다. 신라의 최전방요새였던 삼년산성(충북 보은군)에서 백제 도읍인 웅진(충남 공주시)은 80㎞밖에 안된다. 백제는 삼년산성을 함락시킨 적도 없을 뿐더러, 삼년산성에서 경주를 공격하려면 200㎞나 되는 산악지대를 뚫고 나가야 했다. 이런 요소를 염두에 둔다면 삼국통일의 분수령은 660년 백제 멸망이 아니었나 싶다. 백제가 멸망하면서 고구려는 서쪽과 남쪽에서 동시에 공격받게 됐다. 요동에서 당나라와 싸우는 것만으로도 버거운데 남쪽에서도 대규모 공격을 받게 됐으니 버틸 재간이 없다. 지리정치학, 줄여서 지정학은 지리적 요인들을 통해 국제적 현안을 이해하는 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지정학이 단순히 산과 강, 사막과 바다만 따지는 건 아니다. 지정학은 기후와 인구통계는 물론 문화지역이나 천연자원에 대한 접근성까지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군대 작전개념에만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미국 미시간주립대 하름 데 블레이 지리학과 교수가 <왜 지금 지리학인가>에서 “지리적 문맹은 국가 안보에 크나큰 위협(5쪽)”이라고 한 건 결코 허투루 들을 수 없다. 이 책에 따르면 2009년 당시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하고 돌아와 CBS에 출연한 칼 레빈 상원 군사위원장이 아프가니스탄 상황을 설명하면서 “그곳에는 이라크 같은 민족적 분열은 없다”라고 말했는데, 아프가니스탄 인구집단이 파슈툰족(42%), 타지크족(27%), 하자라족(9%), 우즈베크족(8%) 등으로 나뉜다는 걸 생각해보면 이미 그 때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정책은 실패할 운명이라고 말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전쟁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배경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외교안보정책에서 지정학이 갖는 중요성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사실 지정학적 관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최근 우크라이나의 반격 등 전쟁 주요 양상에 상당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그 중에서도 권할 만한 책으로 팀 마샬이 쓴 <지리의 힘>을 꼽을 수 있을 듯 하다. 물론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 나온 책이긴 하지만 1권에서 러시아 사례를 상세히 언급한 부분을 읽다보면 그 뒤 사태전개를 미리 예언한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영국 출신으로 파이낸셜 타임스와 BBC 등에서 30년 넘게 국제문제를 다룬 저자가 ‘지리의 힘’을 알리기 위해 첫번째로 꼽는 게 공교롭게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례였다. “블라디미르 푸틴은 매일 밤 잠들기 전, 신에게 이렇게 물을지도 모른다. ‘신이시여, 어찌하여 우크라이나에 산맥을 펼쳐두지 않으셨나이까?’(8쪽).” ‘신이시여, 어찌하여 우크라이나에 산맥을 펼쳐두지 않으셨나이까?’ 저자는 이렇게 강조한다. “우리의 삶은 언제나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땅에 의해 형성돼 왔다... 결국 이념은 스쳐 지나가도 지리적 요소는 오랜 세월이 흘러도 그래도 남는다(1권 10쪽).” 그는 2권 서문에서도 ”지리는 인간이 할 수 있거나 할 수 없는 것을 제한하는 주요한 요소”라면서 “어느 나라든 그들의 이야기는 이웃 나라들, 바닷길, 천연자연 등과 관련된 그 <위치>에서 시작된다(2권 14쪽)”고 단정짓는다. 그렇다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지정학이라는 프리즘으로 살피면 어떤 그림이 나올까. 저자가 “지리에게 ‘복수의 일격’을 당했다(15쪽)”고 표현한 러시아에서 주목하는 지정학적 요소는 북유럽평원과 부동항이다. 프랑스부터 우랄산맥까지 1600km나 뻗어있는 북유럽평원은 러시아 통치자들에게 항상 침략위협을 상기시킨다. 1812년 프랑스가, 1914년과 1941년 독일이 북유럽평원을 따라 러시아를 침공했다. 1812년 나폴레옹은 잠시나마 모스크바를 점령했고 1941년 나치 육군은 모스크바 바로 앞까지 진격하며 소련을 거의 붕괴 직전까지 내몰았다. 두 사례엔 공통점이 있는데 모두 우크라이나와 연관된다. 나폴레옹은 모스크바에서 남하해 우크라이나까지 진격하는 방안을 잠시나마 검토했고, 히틀러 군대는 우크라이나 거의 전부를 점령한 뒤 아제르바이잔까지 점령해 식량(우크라이나)과 석유(아제르바이잔)을 확보하려 했다. 지도를 보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별다른 천연 장애물 하나 없이 평원으로 이어져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전략적 중추지대로 간주해왔다. 러시아가 보기에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한다면, 그건 곧 러시아 코앞에 잠재적 ‘주적’이 주둔한다는 의미가 된다. 저자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일종의 레드라인을 넘는 행위로 본다… 친서방파와 파시스트파가 주축을 이루는 반러시아 파벌들이 우크라이나 정권을 장악했다. 주사위는 던져진 것이나 다름없었다(137~138쪽)”고 표현했는데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예언한 것이나 다름없게 느껴진다.(물론 그런 지정학적 고민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해 주는 건 결코 아니다.) 공교롭게도 우크라이나 전쟁의 서막이 됐던 크림반도는 러시아에게 늘 아킬레스건이었던 부동항 문제와 직결된다. 크림반도에는 러시아에게 유일한 진정한 부동항인 세바스토폴이 있다. 세바스토폴에는 러시아 흑해함대 기지가 있다. 크림반도는 사실 소련 시절 후르시초프 공산당 서기장이 1954년 우크라이나에 양도하기 전까진 200년 동안 러시아가 지배했던 땅이었다. 우크라이나가 독립한데다 러시아에 갈수록 적대적으로 바뀌면서 러시아는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저자는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를 장악한 걸 냉정하게 평가한다. “푸틴의 크림 반도 합병은 서구가 우크라이나를 근대 유럽과 서구 영향권으로 끌어넣은 행위의 대가로 봐야 한다(141쪽).”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을 들여다보면 한반도에 생각이 미치지 않을 수 없다. 분단 이후 휴전선이 동북아시아 지정학적 단층선이 되면서 남북한은 미국과 소련의 냉전,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의 최전선이 돼 버렸다. 자칫 한반도가 동북아시아의 우크라이나가 되지 말란 보장이 없다. 외교안보정책에서 지정학적 판단력, 더 나아가 지정학적 상상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 알고도 못 막네…러 부수는 게임체인저 ‘스톰 섀도’ 미사일 [핫이슈]

    알고도 못 막네…러 부수는 게임체인저 ‘스톰 섀도’ 미사일 [핫이슈]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장거리 순항미사일 ‘스톰 섀도’가 이번 전쟁의 명실상부 ‘게임체인저’로 떠올랐다. 최근 미국 군사매체 워존은 러시아군이 스톰 섀도를 감지하고도 막을 수 없다며 관련 영상과 함께 보도했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촬영된 이 영상은 타깃을 향해 날아가는 스톰 섀도의 모습을 담고있는데 러시아의 대공방어망이 가동돼 요격에 나서지만 결국 실패해 미사일은 목표에 떨어진다. 이에대해 워존은 "러시아군이 다가오는 스톰 섀도를 감지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를 추적해 요격하는 것은 또다른 문제임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곧 현재 러시아의 대공방어시스템으로는 사실상 스톰 섀도를 막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인 셈.  실제로 우크라이나군에 스톰 섀도가 공급된 이후 곳곳에서 그 '실력'이 드러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주(州) 베르단스크 인근 러시아 헬리콥터 기지 주변에 미사일 공격을 가해 큰 화재와 폭발이 일어났는데, 당시 무기가 스톰 섀도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또한 지난달 22일에도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와 크림(크름)반도를 잇는 다리가 미사일 공격으로 일부 파괴됐는데 러시아군은 이 공격에 ‘스톰 섀도’가 동원된 것으로 분석했다. 러시아군이 미국이 제공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보다 더 걱정이라고 언급한 스톰 섀도에 대한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이에대해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1일 군사 전문가를 인용해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스톰 섀도가 이번 전쟁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스톰 섀도를 보유했다는 사실만으로 러시아가 군수기지를 후방으로 이동시켜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스톰 섀도는 스텔스 기능을 갖춘 장거리 순항 미사일로 보통 항공기에서 발사된다. 사거리는 250km 이상으로, 발사되면 적 레이더의 탐지를 피하기 위해 최대한 낮은 고도로 내려간 후 적외선 탐지기로 목표물을 찾아가 타격한다.이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이 스톰 섀도를 사용하면 크림반도는 물론 러시아 본토에 대한 타격도 가능해지기 때문에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며 실제 현실이 됐다. 게임체인저(game changer)는 상황 전개를 완전히 바꿔놓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만큼 스톰 섀도의 위력이 크다는 의미다.   
  • 푸틴, 바그너 그룹에 ‘두 번’ 당할까…크림대교 폭발물 수색 [핫이슈]

    푸틴, 바그너 그룹에 ‘두 번’ 당할까…크림대교 폭발물 수색 [핫이슈]

    러시아 당국이 점령지인 크림반도 및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크림대교를 노린 바그너 그룹의 공격이 예상된다며 대규모 폭발물 수색 작전을 펼쳤다.  러시아인들이 SNS에 올린 사진과 영상에 따르면, 지난 주말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크림대교 위는 강화된 검문 및 수색 탓에 하염없이 기다리는 자동차들로 가득 찼다.주말을 맞아 크림반도로 관광을 떠난 사람들은 폭발물을 찾는 러시아 군 당국의 수색이 끝날 때까지 최대 7시간 동안 자동차 안에서 대기해야 했다.  공개된 영상은 크림대교 위에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늘어선 차량들과, 차량과 교각 곳곳을 오가며 폭발물을 수색하는 러시아 군경의 모습을 담고 있다.  최근 러시아 당국은 바그너 그룹의 ‘1일 쿠데타’ 여파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보고, 러시아 내에 잔류하고 있는 ‘반란 일당’이 크림대교를 공습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높은 경계 태세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러시아군의 활동을 감시하는 국제시만던체 ‘인폼네이팜’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크림대교와 크림반도에서 사보타주가 예상된다”면서 “현재 러시아에서 가장 끔찍한 파괴자는 다름 아닌 바그너 반란군”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러시아 당국과 바그너 그룹 사이의 합의가 완전히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예민한’ 일부 당국자들은 바그너 용병단이 크림반도에 폭발물과 탄약을 설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러시아 연방정보국(FSB)에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역시 크림대교를 지날 경우 반드시 엑스레이 검색 장비를 지나게 하고, 자동차 안에 있는 작은 상자까지 조사하는 등 대대적인 수색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크림대교에 갇힌 한 시민은 “악몽 같은 상황이다. 두 아이를 태우고 크림대교에 올랐는데, 현재 물과 음식도 없이 3시간 동안 꼼짝 못하고 있다”고 불평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일으킨 뒤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고, 러시아에 대한 국제적 이미지가 악화하면서 러시아인의 해외여행이 제한됐다. 이에 따라 러시아인들은 올해 휴가를 크림반도에서 보낼 목적으로 크림대교를 향해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 당하지 않으려는 러시아…크림대교는 ‘푸틴의 자존심’ 크림대교로 연결되는 크림반도는 ‘푸틴의 자존심’이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러시아에 실질적·상징적으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크림대교는 러시아가 2018년 당시 본토와 크림반도를 연결하기 위해 수 조 원을 들여 만든 유럽에서 가장 긴 교량이다.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핵심 보급로로서, 러시아에게 전술적‧경제적 가치가 매우 높다.  해당 대교를 이용하는 하루 평균 차량의 수는 4만 대에 달하며, 연간 1400만 명의 승객과 1300만t의 화물이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해당 크림대교에서 큰 폭발이 발생하면서 푸틴 대통령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안겼다. 당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사보타주(의도적 파괴 행위)라고 주장했고, 우크라이나측 역시 당시 폭발이 자국 소행임을 암시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전쟁을 통해 크림반도를 되찾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일부 바그너 그룹 쿠데타 세력으로부터도 크림반도와 크림대교를 지켜야 하는 이중고에 처하게 됐다.  쿠데타 일으킨 바그너 그룹 용병들, 어디에? 푸틴 대통령은 무장 반란을 일으킨 프리고진과 반란 가담자에 대한 처벌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바그너 그룹 내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가능성, 프리고진이 푸틴 대통령에 의해 암살당해 지휘부가 흔들릴 가능성 등으로 혼란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당국 역시 혼란 속에 있는 바그너 그룹의 일부 용병단이 크림반도나 크림대교 등 요충지에서 또 다른 반란을 일으킬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바그너그룹은 벨라루스에 새 거처를 마련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바그너 용병들의 대규모 이동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프리고진 역시 벨라루스와 러시아를 오가고 있다는 추측만 있을 뿐, 구체적인 행보는 보이지 않고 있다.
  • 젤렌스키, 푸틴에 “구소련 독립 당시 땅 반환해라”..中 네티즌들 코웃음 왜?

    젤렌스키, 푸틴에 “구소련 독립 당시 땅 반환해라”..中 네티즌들 코웃음 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평화회담을 위한 선결 조건을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1일(현지시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군대가 1991년 수준의 국경선까지 우크라이나 군대가 진입해야만 러시아와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 선결 조건에 대해 언급했다고 중국 매체들은 2일 잇따라 집중 보도했다. 기자회견 당시 현장에 있던 국내외 언론인들을 향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언급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국경선은 지난 1991년 우크라이나가 옛 소련에서 독립할 당시의 국경까지 러시아군이 철수하는 것을 골자로 한 내용이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적인 방식의 대화가 시작되기 위해서는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전쟁 개시 이후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남부 4개 지역인 도네츠크주, 루한스크주, 헤르손주, 자포리자주는 물론이고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까지 우크라이나에 돌려줘야 한다. 사실상 우크라이나는 자국 영토를 러시아에 조금도 양보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같은 자신의 주장을 러시아가 받아들일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도 공식적으로는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을 원한다고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하지만 러시아는 자국이 지금껏 점령해온 우크라이나 영토의 영원한 러시아 귀속을 인정하라고 요구, 우크라이나가 ‘현 정세와 새로운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해왔다. 이 같은 사실이 중국 매체들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보도되자, 중국 네티즌들은 이례적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을 비난하는 조롱 일색의 반응을 보이는 분위기다. 한 네티즌은 “눈물도 없고 감동도 없는 희대의 사기꾼”이라고 젤렌스키 대통령을 저격한 뒤 “그는 연기도 못하고 일도 못하는 희극인이다”고 조롱했다. 또 다른 네티즌 역시 “요즘 제일 잘 나가는 유명한 배우는 젤렌스키다”면서 “미국 정부의 첫 번째 꼭두각시를 꼽으라면 단연 그를 빼놓을 수 없다. 입으로는 매번 평화를 외치면서 사실상 전쟁을 장기화 시키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인물이다”고 비난했다. 
  • ‘러시아의 치욕’ 모스크바함 침몰…우연이 아니었다 [밀리터리 인사이드]

    ‘러시아의 치욕’ 모스크바함 침몰…우연이 아니었다 [밀리터리 인사이드]

    작년 4월 러 순양함 ‘모스크바함’ 침몰1982년 포클랜드전 후 첫 순양함 격침호위함 없이 군사력 과시하다 ‘망신’무인기와 미사일…물꼬 튼 ‘비대칭 전략’ 기원전 264년 로마는 해상강국 카르타고와 일전을 벌입니다. ‘제1차 포에니 전쟁’입니다. 신흥 강국으로 부상한 로마는 강력한 육군을 앞세워 승리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해상에선 카르타고에 완벽한 열세였습니다. 오랜 해상 무역으로 앞선 조선술을 갖춘 카르타고 해군을 압도할 방법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 때 로마군은 묘안을 떠올립니다. 근접전에 강한 병사들을 적선에 태울 방법을 고안한 겁니다. 바로 ‘까마귀’라는 이름의 다리입니다. 갈고리로 배를 붙이고 까마귀를 내려 병사들이 건너가도록 한 뒤 백병전을 벌이는 전략입니다. 로마는 이 신무기를 도입한 덕분에 카르타고와의 해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무인기+미사일…‘비대칭’ 대세가 되다 이런 ‘비대칭 전략’이 먹힌 사례가 최근에도 등장했습니다. 지난해 4월 러시아 해군의 자랑 ‘모스크바함’ 격침 사건입니다. 무기조차 변변치 않았던 우크라이나군의 승전에 세계 주요 언론들은 ‘현대판 다윗의 돌팔매질’이라고 언급하며 집중 조명했습니다. 당시 승전은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열악한 방어 자산을 영리하게 조합해 순양함인 모스크바함의 방어선을 뚫었습니다. 2일 학술지 학국군사학논총의 ‘러시아의 해군력 운용과 함의’ 논문에 따르면 러시아 흑해함대는 전쟁 초기부터 난관에 봉착하게 됩니다. 우크라이나군은 흑해에 무려 370여개의 기뢰를 부설했는데, 러시아 해군엔 큰 골칫거리였습니다.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오데사와 크림반도 사이의 흑해 수심은 91m 미만의 얕은 바다로, 기뢰 효용성이 높은 곳이었습니다. 결국 러시아 해군은 속력을 줄이며 조심스럽게 운항할 수 밖에 없어 방어에 취약하게 됩니다.그렇다고 해도 흑해함대의 기함 역할을 하는 1만 1500t급 대형 순양함 모스크바함을 공격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모스크바함은 심지어 미국 패트리엇 미사일과 성능이 미슷한 ‘S-300’ 대공미사일 64발, 30㎜ 근접방어무기(CIWS) 6문을 장착해 흑해 북부의 대공 방어 핵심 자산이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당시 튀르키예로부터 무인기 ‘바이락타르 TB2’ 12~16기를 도입했다고 합니다. 또 자체적으로 사거리 208㎞인 ‘넵튠’ 대함 순항미사일을 개발했습니다. 넵튠 미사일은 아조우해 전역, 흑해의 3분의1을 공격할 수 있는 위력을 지녔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두 가지 무기를 이용해 기가 막힌 조합을 생각해냅니다.지난해 4월 14일 모스크바함은 아무런 호위도 받지 않고 오데사항에 접근합니다. 당시 인근 해역은 먹구름이 낀 상태였고 시계가 좋지 않았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은밀히 바이락타르를 모스크바함 쪽으로 이동시킵니다. 몇 기가 동원됐는지, 전투 중 얼마나 손실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무인기는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무인기로 교란한 뒤 미사일로 격침” 국제정치학 박사로 이번 논문을 작성한 최영찬 합동군사대 군사전략 교관은 “모스크바함 승무원들은 넵튠 미사일이 아닌 드론과 교전하기 위해 사격통제레이더를 조종하도록 유인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교란된 방어선을 뚫고 곧바로 넵튠 미사일 4발이 날아들었습니다. 2발은 근접방어무기에 손실됐지만, 남은 2발의 넵튠 미사일은 정확히 함선의 중심을 타격합니다. 곧이어 탄약고가 유폭돼 사실상 생명이 끊어진 함선은 세바스토폴 항구로 예인되던 도중 침몰했습니다. 유럽 최강이라고 자부했던 러시아 흑해함대의 기함이 순항미사일 2발을 맞고 침몰한 치욕적인 사건이었습니다.자존심을 다친 러시아는 “태풍으로 폭발 사고가 나 침몰했다”고 얼버무렸지만, 우크라이나군의 사기는 급상승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우정본부는 침몰한 모스크바함을 조롱하는 기념우표까지 발행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같은 해 3월 바이락타르 무인기와 122㎜ 다중발사로켓시스템을 연계시켜 해안선 방어를 강화했습니다. 마침 러시아가 2018년 도입한 1700t급 신형 초계함 ‘바실리 비코프함’이 이동하다 이 덫에 걸려 크게 손상됐다고 합니다. 또 같은 달 러시아의 3000t급 ‘오르스크 상륙함’도 바이락타르 무인기와 ‘토치카 탄도미사일’에 의해 침몰됐습니다. 그 와중에 모스크바함까지 침몰하면서 러시아군의 대공방어력은 크게 취약해집니다. 결국 러시아 흑해함대는 초계함과 호위함 같은 소형 함선 위주로 운용하는 소극적 전략을 취하게 됩니다.●무인기 방어선 접근 전 격추 등 연구 필요 무인기를 이용한 우크라이나의 움직임은 거침이 없었습니다. 5월 6일엔 공세도 취합니다. 바이락타르 무인기와 SU-27 전투기를 연계한 작전으로 2척의 고속정을 파괴하고 빼앗긴 흑해의 요충지 ‘뱀섬’을 수복했습니다. 러시아의 ‘토르 지대공미사일’(SA-15)을 무인기로 교란해 미사일을 소모하게 하는 치밀한 전략이 사용됐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순양함인 모스크바함을 포함해 호위함, 초계함, 상륙함 등 최근까지 13척의 러시아 군함을 격침시키는 성과를 거뒀다고 합니다. 우크라이나의 선전으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도 있습니다. 우선 무인기 군집전술을 방어하기 위한 함정 방어체계 개발이 시급합니다. 2016년 미 해군 이지스함을 동원한 시뮬레이션에서 수백번의 전투실험을 벌인 결과 8기의 무인기를 투입할 때 평균 2.8기의 무인기가 방어선을 뚫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벌떼 공격’엔 당해낼 방법이 없는 만큼 무인기가 방어선에 도달하기 전 방어체계를 가동해 섬멸하는 게 최선입니다. 또 기뢰전 전력 확충, 노후된 함선의 기능 점검, 전시 상황을 적용한 승조원 훈련 강화도 필요하다고 최 교관은 강조했습니다.
  • 러, 핵 재앙 일으키나…“러軍, 원전에 폭탄 설치·테러 준비중” [우크라 전쟁]

    러, 핵 재앙 일으키나…“러軍, 원전에 폭탄 설치·테러 준비중” [우크라 전쟁]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배치한 인원을 점차 줄이고 있다는 우크라이나의 주장이 나왔다.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를 노린 전략이라는 게 우크라이나측의 분석이다.  로이터 통신의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국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최근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점령군이 자포리자 원전을 점차 떠나고 있다”고 밝혔다.  부다노프 국장은 원자력발전소를 먼저 떠난 사람들 중에는 러시아인의 활동을 담당했던 러시아 국영 원자력회사인 로사톰의 직원 3명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로사톰과 계약을 맺은 우크라이나 직원들도 떠날 것을 권고 받았다”면서 “직원들은 가급적 7월 5일까지 떠나야 하며, 이후에는 러시아 점령지인 크림반도로 향해야 한다는 내용을 전달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유럽 최대 원전으로 꼽히는 자포리자 원전은 이번 전쟁 초기부터 ‘시한 폭탄’으로 간주돼 왔다. 러시아군은 2022년 2월 24일 개전 직후인 지난해 3월 초, 자포리자 원전과 인근 지역을 장악했으며, 이후 댐 폭파와 미사일 공격 등의 영향 탓에 수시로 원전이 위험에 처했기 때문이다.  크고 작은 위험 속에서도 러시아군은 자포리자 원전을 떠나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러시아군과 관련 전문가들의 이동이 시작된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의도적 파괴행위인 사보타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부다노프 국장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러시아군이 원전의 동력장치 6개와 냉각 시스템 중 일부인 4개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원전 테러 발생하면 방사능이 어디로 향할지…” 이러한 주장은 최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테러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경고한 내용과 일치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텔레그램 영상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테러 공격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는 정보를 우리 정보기관이 입수했다”면서 “이는 방사능 유출을 포함한 테러일 것이다. 그들은 이미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어 “불행히도 방사능에는 국경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방사능이 어디로 향할지는 풍향에 따라 결정될 뿐”이라고 우려하며 인근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를 막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같은 주장의 구체적 근거는 공개하지 않았다.  “원전 유출되면 약 30만 명 대피해야 해” 러시아는 이러한 주장을 즉각 일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달 22일 기자들에게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표는 또 다른 거짓말”이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단이 직전에 원전을 방문했고,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우리가 핵 시설에서 자폭할 것이라고 말하는데, 그것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러시아의 일축에도 불구하고, 원전 사고 우려가 커짐에 따라 자포리자 원전 인근 지역 주민들은 이에 대비하는 훈련을 받았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원전이 있는 자포리자주(州) 지역 인근에서 민간인과 응급 구조대원 등이 참여한 방사능 누출 대비 훈련이 진행됐다.  이날 훈련은 러시아군이 점령중인 자포리자 원전 방사능 누출 상황을 가정한 것으로, 응급 구조대원들은 보호복을 입고 방사능 피해를 입은 시민들을 치료하는 상황을 시연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원전에서 방사능이 누출될 경우 인근 지역의 약 30만 명이 대피해야 한다며 이에 상응하는 시나리오를 세우고 대비 중이라고 밝혔다.
  • 푸틴, 반란 일으킨 바그너그룹에 지난해만 2조 5000억원 예산 지출

    푸틴, 반란 일으킨 바그너그룹에 지난해만 2조 5000억원 예산 지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반란을 일으킨 바그너그룹과 이들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에 지난해에만 2조 50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27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반란 진압에 참여한 군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전체 바그너그룹의 재정이 완전히 국가에 의해 보장됐음을 여러분들이 알길 바란다”며 “우리는 국가 예산과 국방부를 통해 이 그룹의 자금을 전액 지원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바그너그룹의 인건비로 860억 루블(약 1조 3150억원) 이상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프리고진이 국방부와 조달 계약을 맺어 수익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국가가 사실상 바그너그룹의 유지를 맡았음에도 콩코드 기업의 소유주인 프리고진은 군에 음식을 공급하고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연간 800억 루블(약 1조 2230억 원)을 벌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국이 바그너그룹과 수장에 지급된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 조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반란 사태가 진압되지 않았을 경우 외국 세력이 이를 이용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되풀이했다. 그는 “반란이 성공했더라면 러시아의 적들은 분명히 이를 이용했을 것이고, 최근 수 년간의 많은 성취들도 사라졌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또 크렘린궁 내 광장에서 약 2500명의 보안군, 국가근위대 등 군인들을 상대로 연설하고 반란 사태 진압과 관련한 군의 공로를 치하했다. 그는 TV로 방송된 연설을 통해 “여러분이 헌법 질서와 시민의 생명, 안전과 자유를 지켰다”며 “여러분이 격변에서 조국을 구했고 사실상 내전을 막았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반란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반란 이후 그가 방송 연설이나 인터뷰를 통해서가 아니라 외부에 직접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공개석상에서 군인들을 만난 것은 바그너그룹의 반란으로 혹시나 요동칠 수 있는 군인들의 심리를 다잡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바그너그룹은 푸틴 대통령이 군인들을 통솔하기 위해 직접 키운 용병들로 2015년 처음 그 존재가 러시아 언론에 의해 알려졌다. 러시아는 옛 소련 시절부터 용병과 같은 대리 세력을 이용해 세계 분쟁 지역의 갈등에 개입했다. 23년간 철권 통치를 휘둘러 온 푸틴 대통령이지만 권력 초기에는 군부를 통제하는 것이 그의 가장 큰 과제였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바그너그룹을 키웠다. 크림반도 병합, 시리아 내전,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바그너그룹을 써 먹은 푸틴 대통령은 자신이 시킨 어떤 더러운 일도 해 내는 용병으로부터 ‘등에 칼이 꽂히는’ 배신을 당했다.
  • “우크라軍 드니프로강 건너 남부 탈환 개시” 젤렌스키 “모든 방향 진격”

    “우크라軍 드니프로강 건너 남부 탈환 개시” 젤렌스키 “모든 방향 진격”

    러시아 무장반란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이 드니프로강을 건너 남부 탈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친러시아 텔레그램 채널들은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남부 헤르손주 헤르손시의 강 건너 마을 다치를 점령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해 안전한 후방이자 보급창으로 사용하는 크림반도를 압박할 수 있는 요충이다. 그 동안 드니프로강 동안은 러시아군이 점령하고 우크라이나군은 서안에 진을 치고 있었는데 우크라이나군이 강 건너 거점을 손에 넣은 것이다. 텔레그램 채널들은 우크라이나군이 교두보를 마련하려고 하고 있으며 크림반도 진격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도 분석했다. 러시아 군사 블로거 사샤 코츠는 “지난주 드니프로강 안토니우스키 다리 지역에서 적의 활동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했다”며 “우크라이나가 좌안(동안)에 자리를 잡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적었다. 다른 친러 블로거들은 우크라이나군이 동안 올레슈키 인근 별장 여러 곳을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분석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카호우카 댐 붕괴 이후 생겨난 러시아 방어선의 약점을 노린 작전을 펼치고 있다. 이달 6일 헤르손주 노바 카호우카 댐이 파괴되면서 드니프로강 하류 마을들이 홍수로 잠기고 주민들이 대거 대피했다. 인근 지역 러시아 전진기지도 홍수 피해를 입어 헤르손주 동안에 주둔하던 러시아군은 최근 자포리자 지역에 재배치됐다. 그 뒤 수위가 낮아지며 모래벌이 돼 드니프로강을 건너기가 쉬워졌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친러 블로거들은 다른 제방 지역도 현재 ‘회색 지대’로, 상황이 진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군도 포병과 항공 병력을 보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군은 동부 도네츠크주에서도 진격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지난 25일 도네츠크주 리우노필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제31독립기계화여단은 우크라이나군이 리우노필의 파괴된 건물 앞에서 우크라이나 깃발을 꽂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말랴르 차관은 현재까지 영토 130㎢를 탈환했고, 리우노필을 아홉 번째로 탈환해 지난 한 주 동안만 17㎢의 영토를 되찾았다고 밝혔다. 리우노필은 러시아의 침공 한 달 뒤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지역인 만큼 우크라이나 대반격에 탄력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지난 24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2014년부터 점령해온 도네츠크주 크라스노호리우카 마을 외곽 러시아 진지를 접수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크라스노후리우카 마을은 친러 분리주의 세력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이 점령한 주도 도네츠크 근처에 있다. 이 밖에 우크라이나 보병부대는 지난 주말 격전지로 꼽혔던 바흐무트시 외곽에서 500~1000m가량 진격했다. 바흐무트시에서 남쪽으로 8㎞ 떨어진 시베르스키 도네츠 운하 주둔 적군도 제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흐무트는 지난 몇 개월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지역으로 이번에 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이 지난달 장악해 러시아 정규군에 넘겼다. 우크라이나는 두 방향에서 바흐무트 포위를 시도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을 통해 “오늘 우리 군은 모든 방향에서 진격했다”며 “행복한 날”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날이 더욱 많아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푸틴, 루카셴코와 세 번째 통화 무슨 대화를? 프리고진 행방 묘연

    푸틴, 루카셴코와 세 번째 통화 무슨 대화를? 프리고진 행방 묘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날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반란 중단을 중재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과 25일(현지시간) 오전 또다시 통화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벨라루스 벨타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둘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두 정상은 전날 확인된 두 차례에 이어 이틀 동안 적어도 세 차례 통화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전날 푸틴 대통령과 통화에서 반란 사태에 대해 공동 행동하기로 한 뒤 푸틴 대통령과 합의 아래 프리고진과 회담해 반란을 멈추도록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반란을 멈추는 대신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을 처벌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해 합의를 끌어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를 떠나 벨라루스로 가기로 했다. 그 뒤 루카셴코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다시 전화해 협상 결과를 전했고,푸틴 대통령은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날 통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전날 합의에 따른 후속 조처나 세부 사항이 논의됐을 수 있다. 프리고진이 앞으로 벨라루스에 머물게 되는 것과 관련한 내용들도 논의됐을 수 있다. 그는 전날 러시아 남부도시 로스토프나도누를 떠나는 장면이 눈에 띄었으나 그 뒤 지금껏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 안팎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그를 벨라루스로 보내는 데 합의했더라도 자신의 위신과 체면을 깎아내린 그에게 어떤 식으로든 보복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일부는 프리고진이 당장은 벨라루스로 향하더라도 나중에는 과거 자신이 전투를 벌인 경험이 있고 추종 세력이 있는 아프리카로 이동할 것라고 보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유혈 충돌을 막아 ‘의외의 승자’가 됐다고 평가했다. 1994년 처음 집권한 그는 헌법까지 고쳐가며 여섯 번째 임기를 보내며 반정부 인사를 탄압하고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폭력 진압하는 등 폭압적인 통치로 악명 높다. 지난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편을 들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다. NYT는 국제사회의 따돌림을 받던 루카셴코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기회로 삼아 ‘믿을 수 있는 중재자’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고 봤다. 벨라루스 관영 언론들은 그가 ‘절대적으로 유익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선택’을 제시했다고 표현하며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벨타 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반란과 관련해 심각한 상황에 놓인 24일 벨라루스 외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친정부 학자이자 선전가인 바짐 히힌 벨라루스 국립도서관장을 인용해 보도했다. 히힌 관장은 “푸틴 대통령은 협상에 회의적이었고 프리고진은 전화를 받을지조차 알 수 없었다”면서도 푸틴은 결국 (루카셴코의) 중재 제안에 동의했고, 프리고진도 루카셴코 대통령의 전화를 곧바로 받아 대화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전직 벨라루스 외교관이자 싱크탱크 유럽대외관계협의회(ECFR)의 분석가인 파벨 슬루킨은 “푸틴은 자신의 시스템이 얼마나 약하고 쉽게 도전받을 수 있는지 드러냈고, 프리고진은 푸틴에 도전하고 공격했으나 철수하면서 패자처럼 보이게 됐다”며 “오직 루카셴코만 푸틴과 국제사회 앞에서 중재자이자 협상자, 보증인으로서 승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었다. 그는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을 때도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에도 자국 남동부 도시 호멜에서 양측 대표단의 회담을 주선했으나 결렬됐다. NYT는 루카셴코와 푸틴 모두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서로를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전 벨라루스 외교관으로 망명 중인 파벨 라투슈카는 둘을 “샴쌍둥이 같은 존재”라며 “서로가 없으면 살 수 없다. 몸은 하나이고 머리는 둘로, 한쪽의 몰락은 남은 한쪽의 정치적 죽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한편 영국 언론 가디언 등에 따르면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이날 프리고진의 벨라루스행으로 주변 지역이 위험에 처했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역할을 촉구했다. 이날 국방위원회를 개최한 나우세다 대통령은 벨라루스가 프리고진의 새로운 주둔지가 될 경우 나토가 동부전선의 방어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투아니아는 벨라루스뿐 아니라 러시아와도 국경을 맞대고 있다. 나우세다 대통령은 국방위원회에서 러시아 정권이 점점 취약해지고 있다는 점과 벨라루스가 전범들의 도피처가 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들여다봤다고 밝혔다. 아울러 벨라루스의 정치·안보 측면을 검토하기 위해 더 많은 정보 역량을 쏟겠다고 밝혔다. 앞서 바그너 그룹이 반란을 일으키자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등도 인접국도 국경 보안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에스토니아의 카야 칼라스 총리는 러시아 사태가 자국에 대한 직접적 위협은 없다고 강조하면서 “국경 보안이 강화됐으며, 러시아 어느 지역도 여행하지 않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BBC는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들어갔다가 신변에 위협을 느껴 자신의 부하들을 끌어 모아 다시 근거지로 삼고, 나중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공격하기 위해 남하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렇게 되면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나토의 가장 동쪽 나라 폴란드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등 더욱 복잡한 전쟁으로 얽혀들 수도 있다.
  • 외식업 키워 ‘올리가르히’ 합류… 바그너 이끌며 ‘푸틴 충복’ 행세

    외식업 키워 ‘올리가르히’ 합류… 바그너 이끌며 ‘푸틴 충복’ 행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충복을 자임하던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62)이 휘하 병사들에게 모스크바 진격 명령을 내린 지 24시간 만인 24일(현지시간) 진군을 멈췄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철권통치를 휘두르는 벨라루스로 넘어가 안전을 보장받게 됐다. 프리고진은 사기나 성매매 알선을 일삼던 잡범이었다. 1990년 출소해 핫도그 노점과 슈퍼마켓, 식당을 차린 뒤 외식 사업을 시작하며 고향(상트페테르부르크)이 같은 푸틴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의 만찬과 크렘린 연회까지 도맡으며 사업을 키워 올리가르히(신흥재벌) 대열에 합류했다. 2014년 바그너 그룹을 창설, 독자 세력을 구축할 기회를 잡았다. 바그너 그룹은 크림반도 병합, 우크라이나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의 친러시아 분쟁 등에 투입돼 러시아 정부를 도왔다. 나아가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독재자들의 요청으로 시리아, 리비아, 말리, 수단,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베네수엘라 내전 등에 개입하며 고문과 학살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바그너 그룹은 발 빠르게 돈바스 등 최일선에 병력을 투입했다. 프리고진은 몸소 전장에 나와 병사들을 독려하거나 용병 모집 현장에서 애국심을 부르짖었다. 특히 그의 세력은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를 탈환하는 데 결정적 공헌을 했다. 지난달 24일 바흐무트를 점령한 뒤 러시아 정규군에게 넘기고 물러났다. 하지만 프리고진은 탄약이나 임금을 지원하지 않았다며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등 군 수뇌부의 무능을 공개 저격했다. 쇼이구 장관은 지난 10일 모든 비정규군에 국방부와 정식 계약을 체결하도록 지시했다. 바그너 그룹을 비롯한 의용부대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 굴복시키겠다는 의도였다. 푸틴 대통령도 이를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프리고진이 토사구팽당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프리고진은 국방부와의 계약을 거부하며 반란 위협을 가하다 체포 명령이 떨어지자 부하들에게 모스크바 진격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행동에 돌입한 지 하루 만에 “유혈 충돌을 피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자신과 부하들의 신변 안전까지 보장받고 벨라루스로 향하게 됐다. 숱하게 정적을 처단해 온 푸틴 대통령이 집권 23년 만에 최악의 벼랑으로 자신을 내몬 충견을 용서할 것이라고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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