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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리호·뮬란·뉴 뮤턴트… 9월 기대작 줄줄이 개봉 연기

    승리호·뮬란·뉴 뮤턴트… 9월 기대작 줄줄이 개봉 연기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9월 기대작들이 줄줄이 개봉 연기됐다. 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는 새달 23일로 예정됐던 영화 ‘승리호’의 개봉을 잠정 연기했다고 27일 밝혔다. 메리크리스마스는 “코로나19 사태로 개봉을 잠정적으로 연기한다”며 “추후 개봉 일정은 상황을 지켜보며 결정되는 대로 안내드리겠다”고 말했다. ‘승리호’는 2092년을 배경으로,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송중기·김태리·진선규·유해진 등이 출연하며 ‘늑대소년’(2012)를 연출한 조성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앞서 ‘뮬란’도 새달 10일 예정이었던 개봉일을 17일로 변경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애초 3월 개봉 예정이었던 ‘뮬란’은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차례 개봉을 연기한 끝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공개했으며, 디즈니 플러스가 서비스되지 않는 국내에서는 9월 10일 개봉을 예고했었다. 새 돌연변이들의 탄생을 알린 마블 영화 ‘뉴 뮤턴트’도 새달 3일에서 10일로 개봉일을 변경했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국산 애니메이션 ‘기기괴괴 성형수’도 새달 2일로 예정했던 개봉일을 잠정 연기했다. 곽도원 주연의 코믹 액션 ‘국제수사’도 지난 19일이었던 개봉일을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英 망명 탈북여성, 인종차별 피해 호소…”옆집 흑인 지속적 괴롭힘”

    英 망명 탈북여성, 인종차별 피해 호소…”옆집 흑인 지속적 괴롭힘”

    영국에서 망명 신청 후 대기 중인 탈북자가 직접 인종차별 피해를 호소했다. 탈북 후 우리나라를 거쳐 2016년 런던 크로이던 지역에 자리 잡은 고모 씨(45)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웃 여성과의 갈등을 폭로했다. 고씨는 “옆집 흑인이 언제부턴가 괜히 트집을 잡고 우리를 괴롭힌다. 쓰레기를 우리 집 앞에 내놓거나 알아들을 수 없는 욕을 한다. 너무 괴로워서 오늘 집 앞에 CCTV를 달았다”고 밝혔다. CCTV를 설치하는 동안에도 옆집 여자가 자신을 폭행했다며 어린 딸이 촬영한 영상도 공개했다.영상에는 쓰레기통을 사이에 두고 옆집 여자와 실랑이를 벌이는 고씨의 모습이 담겼다. 고씨를 밀친 옆집 여자의 약 올리는 듯한 몸짓도 촬영됐다. 고씨는 “옆집 여자에게 여러 번 폭행 당했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불안해하고 두려워한다. 여러분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곳에 아는 사람 한 명 없다. 오로지 나와 내 아이들뿐”이라며 “폭행을 막아달라”고도 말했다. 지난해 여름 런던 난민 숙소에 머물던 고씨는 같은 해 11월 지금 사는 곳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이사 직후 옆집 여자와 쓰레기통 문제로 갈등이 불거졌으며, 이 과정에서 폭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현지 쓰레기 수거 방식을 이해하지 못해 옆집 여자에게 쓰레기통을 나눠 쓰자고 제안했고, 그 사람도 동의했다. 하지만 얼마 후 갈등이 시작됐다”며 분통을 터트렸다.고씨가 쓰레기통 위치를 옮긴 게 발단이었다. 이후로 옆집 여자는 주차된 차량에 쓰레기통을 집어 던지며 소리를 질렀으며, 고씨를 모욕하고 신체적 폭행을 가했다. 하지만 영어가 서툴렀기에 경찰을 부를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괴롭힘은 노골적이 됐다. 옆집 여자는 매일같이 고씨 집에 쓰레기를 던졌고 작년 크리스마스 무렵에는 벽돌까지 투척했다. 골이 깊어진 둘 사이의 갈등은 올해 5월 배수로 문제로 폭발했다. 고씨는 당시 옆집 여자가 자신을 밀치고 머리카락을 잡아당겼으며 얼굴에 주먹을 휘둘렀다고 주장했다. 싸움이 벌어지자 주민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했지만, 증거가 없어 도와줄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고도 했다.화가 난 고씨는 직접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지난 9일 CCTV를 설치했다. 옆집 여자도 가만있지 않았다. CCTV 케이블 선을 잡아당기는 등 설치를 방해했다. 고씨에게 “망명 신청자. 넌 이 나라 사람이 아니다”라며 차별적 폭언도 퍼부었다. 고씨는 “아이들을 지킬 수 없는 내가 실패자 같다”라며 이국땅에서 살아가는 탈북자의 처지를 비관했다. 고씨의 사연이 보도되자 현지 한인 사회가 손을 내밀었다. 17일 재차 소식을 전한 고씨는 “CCTV를 달고 난 후 사람들이 카메라에 찍히면 불편할까 싶어 방문 오겠다는 사람들을 만류했다. 그런데 한인 가족이 위험을 무릅쓰고 찾아와 위로해줬다. 그동안의 서러움에 눈물이 쏟아졌다”고 밝혔다.이어 “아이들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는데, 만두를 가져다주셨다. 깜빡하고 이름도 묻지 못했다. 도움을 준 한인 가족에게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는데 생판 모르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현지 경찰은 “5월 29일 크로이던 지역에서 분쟁이 발생했다는 두 건의 신고가 있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서로 폭행을 당했다는 양측을 중재했다. 쌍방이 합의에 도달해 체포된 사람은 없었다”라는 사실 확인만을 내놨다. 유엔난민기구(UNHCR) ‘2019 세계난민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탈북 난민은 762명, 망명 신청 후 대기 중인 탈북자는 124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412명은 캐나다, 85명은 독일, 78명은 영국에 정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탈북자들이 한국을 거쳐 영국으로 망명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부터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이효리 “결혼 8년차, 임신 계획 중...한약 먹고 있어”

    이효리 “결혼 8년차, 임신 계획 중...한약 먹고 있어”

    가수 이효리가 임신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8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는 그룹 싹쓰리가 ‘주간 아이돌’에 출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진행자 광희는 싹쓰리에게 겨울 시즌송을 낼 계획이 있는지 물었다. 이에 싹쓰리 멤버들은 크리스마스 시즌송에 이야기를 꺼냈고, 유두래곤은 “상순이에게 겨울 시즌송 하나 부탁했다”고 말했다.그러던 중 린다G는 “크리스마스 때요? 임신 계획이 있는데 애기가 안 생기면 참여하겠다”며 갑작스러운 고백에 유두래곤과 비룡을 당황하게 했다. 린다G는 “지금 한약을 먹고 있다”면서 “결혼 8년 차인데 임신 이야기가 자연스러운거다. 그때까지 안 생기면 출격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이 둘 아빠인 유두래곤과 비룡은 챙겨줄 것이 있으면 말하라며 린다G를 응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부시 전 대통령 초상화 실력 볼까, 이민자 43명의 얼굴 그린 이유

    부시 전 대통령 초상화 실력 볼까, 이민자 43명의 얼굴 그린 이유

    퇴임 후 초상화가 겸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조지 W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이 이민자를 주제로 한 책을 낸다. 벌써 두 번째 그림책으로 앞서는 군 퇴역자들의 초상을 모은 책을 냈다. 랜덤 펭귄 하우스 계열의 출판사 크라운은 부시 전 대통령의 책 ‘많은 이민자 중 하나, 미 이민자들의 초상화’가 내년 3월 2일(이하 현지시간)에 출판된다고 6일 발표했다. 이 책은 부시 전 대통령이 손수 그린 이민자 43명의 초상화, 그들 각각의 삶을 돌아보는 에세이를 담고 있다. 댈러스의 부시 대통령 센터에서 열릴 전시회에서 첫 선을 보일 예정인데 출판사 측은 이 책은 물론 같은 이름의 전시회도 현재의 이민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대담하고 원칙적인 해결책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책 서문을 통해 “이민이 감성적 이슈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이 문제가 당파적 이슈라는 전제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민 문제가 선거철에 불거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언급하면서 “이 문제는 다수 미국민의 이슈이자 우리를 통합하는 것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 책이 이민자들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키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2001∼2009년 미국의 43대 대통령이었던 부시 전 대통령은 이민자들의 미국에 대한 기여를 높이 평가하는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여왔다. 그는 재임 당시인 2007년 진보와 보수 양쪽 진영의 일부 반대로 결국 통과되지 못했던 초당적인 이민 개혁법안을 지지하기도 했다. 출판사는 “국가의 망가진 시스템을 개혁하지 않고 매년 지나가는 것은 우리 나라의 미래 번영과 활기, 안보를 보장할 기회를 놓쳤다는 것을 뜻한다는 게 (이 책을) 추천하고픈 핵심”이라고 밝혔다. 부시 전 대통령은 책 수익금 일부를 이민자 정착을 돕는 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그의 회고록 ‘결정의 순간들’(Decision Points)은 300만부 이상 팔렸다. 아버지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에 대한 책도 내는 등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냈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토니 모리슨은 “모든 훌륭한 예술은 정치적”이란 명언을 남겼는데 전직 대통령이 빚어낸 예술 작품은 더욱 그러하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이민자 43명의 초상을 그린 것은 43대 대통령이었다는 점에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책 제목은 미국 적십자사의 크리스마스 실 구호에서 따온 것 같다고 지적했다. 내년 3월로 출간 시기를 정한 것은 11월 대선에 영향을 미치고 싶지 않아서라고 했다. 아직 그는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중 누구를 지지하는지 표명하지 않았다. 2013년에 처음 그의 유화 작품이 유출돼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도 화가로서의 기량에 대해 빈정거리는 대사가 등장했는데 2017년 전시회를 통해 드러난 그의 기량은 일취월장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월드피플+] 아픈 아이들 위해 봉사하던 8세 소년, 안타까운 뇌종양 진단

    [월드피플+] 아픈 아이들 위해 봉사하던 8세 소년, 안타까운 뇌종양 진단

    아픈 아이들을 위해 장난감을 선물해온 8세 소년이 얼마 전 뇌종양을 진단 받았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영국에서 전해졌다. 콘월 라이브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콘월주(州) 걸벌(Gulval)에 사는 엘리엇 퍼스(8)라는 이름의 이 소년이 지난달 말 뇌종양에 걸렸다는 소식이 온라인상에 순식간에 퍼지면서 “이제 우리가 보답할 차례”라며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엘리엇은 2018년 11월 부모로부터 크리스마스 때 선물로 뭐가 받고 싶으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새 장난감을 필요 없으니 아픈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선물하고 싶다”고 답했었다.그렇게 해서 ‘엘리어츠 크리스마스 어필’(Elliotts Christmas Appeal)이라는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이는 엘리엇이 부모의 도움으로 페이스북 등을 통해 장난감을 기부받아 선물하는 것이다. 현지 지역 사회의 협력도 더해져 프로젝트는 크게 성공했고 엘리엇은 거의 2년 동안 모은 장난감을 로열 콘월 병원이라는 현지 병원에 입원 중인 아이들에게 선물했다. 그런 기특한 활동을 해오던 엘리엇에게 이상이 생긴 시기는 불과 얼마 전이다. 엘리엇의 아버지 크리스천(36)은 “7월 넷째 주였다. 사흘 정도 아이의 움직임이 어색하고 기운도 없어 병원에 데려갔다”면서 “그때 의사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만 아이의 몸 상태는 좋아지지 않고 그달 25일 밤 갑자기 쓰러져 일어날 수도 없게 됐다”고 밝혔다. 즉 소년의 병세는 급속하게 악화했다는 것이다.구급차로 현지 병원으로 옮겨진 엘리엇은 CT 검사에서 뇌에 종양이 발견돼 그 후 브리스틀 어린이병원으로 이송됐다. 엘리엇은 뇌수종까지 일으켜 의사들은 급히 수액을 밖으로 빼내는 수술을 시행했다. 아내 사만사(32)와 함께 결혼식 전문 사진점을 경영하는 크리스천은 “엘리엇의 몸 상태는 안정됐지만, 가까운 시일에 뇌 속 종양을 가능한 한 제거하고 그다음은 화학적 항암요법으로 치료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분명한 점은 검사 결과가 나오는 3~4일 뒤가 되지 않으면 알 수 없다”면서 “면회는 한 명밖에 할 수 없어 가족끼리 병원 근처 호텔에 머물면서 아내와 교대로 아들 곁에 붙어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때문에 다른 네 형제는 엘리엇을 면회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크리스천은 또 “엘리엇은 항상 자신보다 다른 아이를 생각하는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을 갖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상당히 위축돼 있고 가족 모두를 볼 수 없어 외로워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우리 가족에게 시련의 시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은 엘리엇의 소식을 들은 학교 친구들이나 그 보호자들 등이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저스트 기빙’에서 엘리엇의 치료비 등을 지원해주기 위해 기부를 호소해줬다”며 반가운 소식도 전했다. 이어 “엘리엇의 친절함에 이제 우리가 도울 차례라고 했다. 엘리엇이 아픈 아이들에게 했던 일이 이런 식으로 돌아올 줄은 생각도 못 했다”면서 “따뜻한 지원에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500파운드(약 78만원)를 목표로 내걸고 있는 저스트 기빙 사이트에는 지금까지 7865파운드(약 1222만원)가 모였다. 또 엘리엇이 장난감을 기부하던 로열 콘월 병원의 페이스북에는 기부 사이트의 링크 주소와 함께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쓰여있다. “그동안 우리 병원 아이들을 위해 모금 활동을 해준 엘리엇이 갑자기 병에 걸렸다. 엘리엇과 그 가족들은 우리에게 특별한 존재다. 이번에는 우리가 엘리엇을 도울 차례다. 우리는 엘리엇과 그 가족들에게 용기와 강인함 그리고 희망을 선사할 것이다. 제발 그들을 도와 달라”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영등포아트홀 철저한 방역… 대면 공연 재개

    영등포아트홀 철저한 방역… 대면 공연 재개

    서울 영등포구가 코로나19 수도권 방역조치 완화 지침에 따라 그간 중단됐던 영등포아트홀의 대면 공연을 다시 시작한다고 2일 밝혔다. 구는 지난 2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영등포아트홀의 공연 프로그램을 전면 중단했다. 올해 들어 처음 실시되는 아트홀 대면 공연은 오는 5일 판소리공장 바닥소리의 가족극 페스티벌로 시작된다. 바닥소리 가족극 페스티벌은 제27회 서울어린이 연극상 대상, 관객이 뽑은 최고인기상, 남우주연상 등 총 3관왕 수상작인 ‘제비씨의 크리스마스’를 포함해 총 3개의 공연으로 구성됐다. 구는 정부의 수도권 문화기관 재개관 방침에 따라 철저한 방역을 하고 좌석을 한 칸씩 비우는 객석 간 거리두기를 적용할 계획이다. 또한 출입자 전원에 대해 마스크 착용과 발열 체크가 의무적으로 시행된다. QR코드를 활용한 전자문진표를 제출한 후 입장이 가능하다. 영등포아트홀은 공연이 없는 기간에도 주 1회 공연장, 전시실을 소독해 왔다. 행사 개최 시에는 수시로 방역할 예정이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이번 공연 재개는 코로나19로 침체됐던 문화예술계에 활력소가 될 것”이라며 “철저한 방역으로 아트홀의 모든 프로그램이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월마트가 30년만에 ‘추수감사절 대목’에 문 닫는 이유는

    월마트가 30년만에 ‘추수감사절 대목’에 문 닫는 이유는

    월마트 직원들 휴식위해 추수감사절 휴무블랙프라이데이 세일 알리던 관행 끊어코로나19 보너스 올해 3차례 1조원 넘겨오프라인 매장 인파 몰리는 예년과 다르고온라인 매출 올라 ‘타격 제한적’ 판단한 듯월마트가 30년여년 만에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을 시작하는 오는 추수감사절(11월 26일)에 문을 닫기로 했다. 코로나19로 고생한 직원들을 격려하는 차원이라고 밝혔지만 온라인 매출이 매장을 압도하는 세태변화 역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존 퍼너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21일(현지시간) 추수감사절에 월마트 매장의 문을 닫고 8월에 보너스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고 USA투데이가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월마트는 1980년대 후반부터 매년 추수감사절에 매장을 운영했고, 연중 휴일은 크리스마스가 유일했다. 추수감사절 휴무는 텍사스주의 한 매장에서 일하는 케빈 칼리일의 제안에서 시작됐다고 퍼너는 전했다. 퍼너는 “직원들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집에서 하루를 즐기기를 원한다”고 했다. 또 월마트와 샘스클럽은 이날 직원들에게 8월 급여에 총 4억 2800만 달러(약 5100억원) 상당의 보너스를 추가로 지급한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4월과 6월에 이어 세번째 지급하는 특별상여금으로, 3차례 지급한 총액은 11억 달러(1조 3000억원)다.월마트는 지난해 추수감사절 새벽 6시부터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을 시작했지만 올해는 당일에 할인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마트가 과감하게 이런 결정을 내린 데는 코로나19로 인해 매장 방문객이 줄어드는 추세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예년처럼 인파가 새벽부터 줄을 섰다가 매장문을 여는 것과 동시에 물밀듯이 매장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장면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게다가 온라인의 파괴력은 오프라인을 넘어선지 오래다. 특히 월마트는 각종 공세로 최근 온라인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실제 코로나19 사태에도 올해 2~4월 월마트의 매출은 1346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6%나 증가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아마존, 타깃 등 경쟁자들의 실적이 저조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회원제 배달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을 벤치마킹했고, 넓은 주차장을 이용해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구매하면 직원들이 주차장에서 차량의 트렁크에 물건을 실어주는 ‘픽업서비스’를 도입했다. 결과 코로나19 국면에서 월마트는 외려 23만 5000명의 직원을 추가로 채용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날개 잃은 영화산업… 관객·매출 사상 최악, 1년 만에 ‘70%’ 추락

    날개 잃은 영화산업… 관객·매출 사상 최악, 1년 만에 ‘70%’ 추락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상반기 극장 관객 수와 매출액이 200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1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 상반기 한국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상반기 전체 관객 수는 3241만명으로, 전년도 같은 시기(1억 932만명)에 비해 무려 70.3% 줄었다. 매출액 역시 전년 동기(6569억원) 대비 70.6% 감소한 2738억원이었다. 한국영화 관객은 1999만명(동기 대비 64.9%↓), 외국영화는 1242만명(76.3%↓)이었고 매출액은 각각 1706억원, 1032억원을 거뒀다. 2020년 4월은 영진위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이 가동된 2004년 이래 최악의 달이었다. 4월 관객 수는 16년 만에 최저인 97만명, 4월 7일 기록한 1만 5429명은 최저 일일 관객 수, 4월 둘째 주말(10~12일) 9만 8695명은 최저 주말 관객 수로 남았다. 이후 5월에는 전월 대비 55만명 늘어난 153만명을 기록했고 이어 6월 4일 영진위의 영화관 입장료 할인권 배포와 함께 ‘침입자’, ‘결백’, ‘#살아있다’ 등 규모 있는 한국영화의 개봉으로 6월 관객 수는 386만명이 됐다. 상반기 흥행 1위는 설 연휴 개봉작 ‘남산의 부장들’(475만명)이 차지했다. 같은 날 개봉했던 ‘히트맨’(241만명)이 2위,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 개봉작 ‘백두산’(196만명)이 3위다. 해외영화로는 1월 개봉한 ‘닥터 두리틀’(161만명)이 4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선 넘는 일요일] 짝사랑 때문에 유치장에만 ‘12번’…9년간의 이야기

    [선 넘는 일요일] 짝사랑 때문에 유치장에만 ‘12번’…9년간의 이야기

    ‘선데이서울’ 속, 연예인들의 파격적인 컬러사진 못지않게 화제를 모았던 기상천외한 사건들. 그 중 제27호 (1969년 3월 30일자)에 실린 ‘짝사랑 9년 감방인들 어떠리오’에 숨겨진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당시 기사에 따르면, 1961년 초가을 고향에서 농사를 짓던 권 모 씨(35)가 돈벌이를 위해 결혼한 지 4개월 된 부인 손 모 씨(34)와 함께 서울에 올라왔다. 직장도 없이 셋방을 얻어 어려운 생활을 하던 권 씨는 그해 11월 고향 선배의 소개를 받아 창신시장 경비원으로 취직이 됐다.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시장 구석구석을 살펴야 했던 권 씨는, 취직 한 달 만인 1961년 12월 초 어느 날 시장 안 M미장원에 새로 온 이 모(당시 20) 양을 보고 첫눈에 반해버렸다. 그날부터 권 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미장원 앞을 서성거렸고 이 양이 출퇴근할 때면 멀리서 속을 태웠다. 그 뒤 1년 동안 권 씨는 하루도 빠짐없이 미장원을 쳐다보는 일을 일과로 삼았고, 참다못해 미장원 안으로 뛰어들어 이 양에게 통사정도 해보았으나 이 양의 반응은 언제나 냉담했다. 권 씨는 이 사실을 알게 된 부인과 시비가 잦아졌고, 시장조합에는 마음을 돌리겠다는 각서를 세 번이나 쓰기도 했다. 하지만 권 씨는 이 양에 대한 마음을 돌리지 않았다. 1962년 크리스마스, 권 씨는 이 양에게 담판을 질 생각으로 M미장원 안으로 뛰어들어 소란을 피웠다. 결국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되어 동대문경찰서 유치장으로 직행했다. 1주일 만에 유치장을 나온 권 씨는 갈 곳이 없었다. 직장에선 해임 통보가 와 있었고 그간 들어가지 못한 집엔 들어갈 체면이 없었다. 그렇다고 이 양의 마음을 돌릴 수도 없었다. 하루라도 이 양을 보지 못하면 살 수 없을 것 같던 권 씨는, M미장원 근처의 일터를 찾아 날품팔이로 생계를 이어갔다. 이런 생활이 계속되는 4년 동안 권 씨는 인천 모 대학에 다닌다는 이 양의 남동생을 찾아가기도 했고, 이 양의 고향인 온양에 가 이 양의 부모도 만나보았으나 번번이 퇴짜만 맞았다. 그러나 1967년 7월, 그동안 권 씨의 시달림 속에서도 직장을 옮기지 못했던 이 양이 갑자기 자취를 감춰버렸다. 권 씨는 이 양을 찾아 나서기로 결심했고 수소문 끝에 있을 법한 부산, 온양 등지를 수없이 뒤졌으나 찾을 길이 없었다. 결국 권 씨는 부인과의 이혼 수속을 마치고 다시 서울로 올라와 이 양을 찾는 일을 계속했다. 권 씨의 판단으로는 이 양이 서울의 미장원에서 일하고 있을 것 같아 화장품 외무사원을 하면서 서울의 모든 미장원을 뒤져보기로 했다. 화장품통을 메고 골목 골목의 미장원을 하나도 빼지 않고 찾아다니던 권 씨는 1967년 10월 단성사 옆 N미장원에서 이 양을 찾아내고야 말았다. 이 양은 권 씨를 피해 직장을 자주 옮겼으나 그때마다 권 씨는 이 양을 찾아내고야 말았다. 그러다 보니 권 씨는 동대문서, 성동서, 종로서 등의 유치장에 계속해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여러 곳의 직장을 옮겼으나 피할 길이 없다고 체념했던 이 양은 Y미장원에 와서는 그대로 머물러 버렸다. 권 씨는 계속해서 Y미장원을 찾았고, 그때마다 이 양은 경찰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1969년 3월 20일, 결국 권 씨는 12번째 유치장 문을 들어서게 되었다. 특히 Y미장원 관할서인 종로경찰서 유치장에만 8번째였다. 당시 유치장에 구속되어 있던 권 씨는 “나가면 또 이 양을 찾아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기사에는 ‘짝사랑 9년간의 절절한 순애보’로 그려졌지만, 권 씨의 행동은 엄연한 ‘스토킹’이라고 볼 수 있다. ‘스토킹(Stalking)’이란, 상대방의 의사와 상관없이 의도적으로 계속 따라다니면서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입히는 행동을 말한다. 직접적인 접촉이 없어도 폭력행위가 될 수 있으며, 이는 ‘범죄’에 해당한다. 권 씨의 9년간의 이야기는 ‘짝사랑’이 아닌 ‘범죄’였던 것이다. 글 장민주 인턴 goodgood@seoul.co.kr영상 임승범 인턴 장민주 인턴 seungbeom@seoul.co.kr
  • 현대중공업·현대차 울산 주민·아동 ‘지원’

    현대중공업·현대차 울산 주민·아동 ‘지원’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가 울산지역 주민과 아동 지원사업에 나섰다. 17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16일 울산동구종합사회복지관에서 주민 문화공간인 북카페 ‘소담소담’ 개소식을 열었다. 북카페는 복지관 1층에 215㎡ 규모로 조성됐고, 대형 전면 책장과 개방형 책장을 비롯해 좌식 공간, 카페 등 갖췄다. 최신 서적 320여 권도 마련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날 행사에서 북카페 지원금과 지역 장애인을 위한 지원금 3500여만원을 전달하고 봉사활동을 다짐했다. 임직원들은 여름 보양식과 간식, 휴대용 선풍기 등이 담긴 시원한 여름나기 응원 키트를 장애인들에게 전달하고, 미술 프로그램 진행을 돕는 봉사활동을 펼쳤다. 현대중공업 한마음회관 식당 요리사들이 자장면과 탕수육 160인분을 만들어 장애인과 요양보호사에게 대접했다. 오는 9월부터는 매월 장애인들 야외 활동을 돕는다. 임직원들이 장애인과 1대 1로 짝을 이뤄 대왕암공원, 태화강 국가정원, 울산대공원 등 관광 명소 나들이에 나선다. 12월에는 복지관을 찾아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하고, 트리 만들기와 크리스마스 파티도 함께할 계획이다. 행사 비용은 현대중공업그룹 임직원들이 급여 1% 나눔을 실천하려고 올해 초 설립한 사회공헌활동 재단 ‘현대중공업그룹1%나눔재단’이 전액 부담한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야외활동에 더 큰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들을 위해 이번 사회공헌활동을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소외된 곳에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또 현대자동차 노사는 아동을 위한 요리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노사는 지난 16일 울산 중구 독서 카페 숨에서 사회공헌기금 5000만원을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플랜코리아에 기탁했다. 이 기금은 지역 아동센터 아이들 자립을 증진하기 위한 요리 프로그램에 쓰인다. 이 프로그램은 전문 요리 강사가 지역 아동센터 7곳 아동 70명을 대상으로 총 84회 교육하고, 아동들은 지역 어르신을 위해 도시락을 만들어 나누는 것이다. 노사는 지난해부터 이 사업을 지원해왔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이들이 자신감과 자립심을 갖고, 이웃과 나눔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더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하는 것을 돕고자 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이마트, 홀몸노인에 보양식·선풍기 ‘희망마차’ 씽씽

    이마트, 홀몸노인에 보양식·선풍기 ‘희망마차’ 씽씽

    이마트의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 사업인 ‘희망마차’가 올해도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마트는 지난 4월 서울, 경기, 대구 지역 총 24개 지자체의 홀몸노인들을 대상으로 삼계탕 등 다양한 피코크 보양식 상품으로 구성한 ‘희망마차 원기회복키트’를 기부했다. 기부 혜택을 받은 대상은 총 5400여가구로 기부 금액은 약 2억 5000만원이다. 이마트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전국의 무료 급식소 운영이 중단되면서 끼니 해결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자 이번 기부 캠페인을 기획했다. 특히 지난해까지는 지역 내 소외계층이 직접 생필품을 받아 가는 희망마차 캠페인을 진행했으나,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비대면 방식으로 기부를 진행했다. 이달 중에는 홀몸노인들이 무더운 여름을 안전하게 보낼 수 있도록 선풍기 기부를 진행한다. 10월에는 추석 선물세트를 기부하고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에는 패딩점퍼를 선물하는 등 시즌 맞춤형 캠페인을 이어 간다. 이마트 희망마차는 2012년 4월 저소득가정 및 독거노인 등 도움이 필요한 사회 소외계층 생필품 지원을 위해 시작됐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문화마당] 여름이 좋은 이유/송정림 드라마 작가

    [문화마당] 여름이 좋은 이유/송정림 드라마 작가

    에세이집 ‘엄마와 나의 모든 봄날들’을 펴낸 후 제목 때문인지 기자가 물었다. “사계절 중에 봄을 가장 좋아하시나 봐요.” 사실 봄은 어머니가 좋아하셨고, 나는 가을을 좋아한다고 했다. 왜냐는 물음에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의 작별 인사가 좋고, 우주가 듬성듬성 비어 가는 여백의 느낌이 좋다고. 거리 곳곳이 멜로드라마 촬영장이 되고 바흐의 무반주 첼로가 OST처럼 흐르는 느낌이 좋다고. 태어나는 계절은 택할 수 없었지만 저 세상으로 돌아가는 날을 고르라고 한다면 11월을 꼽고 싶다. 홀연히 지는 낙엽처럼 떠나고 싶어서. 다음으로는 겨울이 좋다. 겨울밤에는 길가의 편의점 조명마저 난로처럼 따뜻해진다. 서로 축복하는 크리스마스가 있어서, 그의 주머니 속에 손을 넣고 걸을 수 있어서 좋다. 성에 낀 창 사이로 뿌옇게 내려다보이는 거리가 좋다. 눈에 덮인 집들, 빨간 우체통, 눈 내리는 숲을 달리는 기차…. 세상과 시간 속에서는 사라지지만 마음에는 흔적을 남기는 눈이 내려서, 어느 행성에서 보내오는 쪽지가 그토록 하얗게 내려서, 그래서 겨울이 좋다. 세 번째 좋아하는 계절이 봄이다. 명령이라도 받은 것처럼 일제히 자기 빛깔을 내며 피어나는 꽃들, 꽃폭탄 맞은 마음이 울렁거리면서 그리운 이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벚꽃잎 흩어지는 길을 걸으면 영혼에 꽃잎 지문이 새겨진다. “내 생에 이제 몇 번의 봄이 남은 것일까?” 꽃이 진 후에 피는 연두꽃을 가장 좋아하셨던 어머니는 올봄이 인생의 마지막 봄인 것처럼 고맙고 순간순간이 다 간절하다고 하셨다. 꽃이 등불처럼 피어나 마음을 치유해 주는 봄날은 어머니 등에 업혀 걸어가는 그 느낌과 참 많이 닮아 있다. 포근하고 향기롭고 편안하니까. 여름은 사계절 중에 내가 가장 덜 좋아하는 계절이다. 그런데 며칠 전에 여름이 좋은 이유가 탄성처럼 터져 나왔다. 어지러운 꿈에서 깨어난 아침에 후배의 문자가 와 있었다. “선배. 현관문 열어 보세요.” 문을 열어 보니 수국 한 다발이 놓여 있었다. 새벽 꽃시장에 갔다가 선배 생각이 나서 샀노라는 카드 글에 뭉클해지며 꽃다발을 안아 들었다. 그래! 여름은 수국의 계절이잖아! 얼마나 좋아! 여름을 예보하듯 피어나는 꽃, 어릴 때 집 마당에 피어 있던 수국. 갑자기 소나기가 오면 수국을 머리에 쓰고 뛰기도 했는데 비는 다 맞아도 수국 향기에 까르르 웃음이 났다. 작은 꽃들이 모여 큰 꽃을 이루는 꽃, 화려하지도 초라하지도 않은 파스텔 색상이 옅었다가 짙었다가 그러데이션되며 조화를 이루는 꽃, 수국이 피는 계절이 좋다. 여름이 좋다! 수국 덕에 여름이 한결 반가워진 김에 여름이 좋은 이유를 더 꼽아 본다. 수박을 쩍 하고 쪼갠 후에 그 빨간 육즙에 스며든 까만 씨를 볼 때, 한 조각 먹어 보니 그 맛이 꿀처럼 달콤할 때. 병에 서리가 앉을 만큼 시원한 맥주를 한 컵 따라서 운동 후에 마실 때. 더위에 지치고 에어컨 바람도 싫어서 넋 놓고 앉아 있는데 갑자기 쏴아 소리를 내면서 소나기가 쏟아질 때. 폭풍 독서의 여름휴가를 계획할 때. 얼마나 행복한가! 여름은 추억의 창고 같은 계절이기도 하다. 갑작스런 소나기를 피해서 처마 밑으로 뛰어가던 기억, 텅 빈 집에서 낮잠을 자다 깨어 보니 어느새 땀과 한 몸이 돼 있던 기억, 바다에서 헤엄치다가 허우적대던 기억, 양산을 쓴 어머니 손잡고 뜨거운 햇살 아래 과수원 길을 걸어가던 기억…. 왜 여름은 유난히 어린 시절의 기억이 많은 걸까. 한 해에 고작해야 계절이 네 개다. 그런데 한 계절을 싫어해 버리면 올해의 4분의1을 행복하지 않게 보내야 한다. 싫어하면 나만 손해. 여름이 좋은 이유를 찾아 누리면 이 순간도 꿈같은 시간이다.
  • 팬데믹 뒤집을 ‘게임 체인저’… 유럽은 여성을 선택했다

    팬데믹 뒤집을 ‘게임 체인저’… 유럽은 여성을 선택했다

    “이제 유럽은 ‘여성’이다.” 도날드 투스크 전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지난해 EU 행정부 수반 격인 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 수장에 모두 여성이 임명되는 상황을 두고 했던 말이다. 최근 유럽의 정치 무대를 보면 투스크 전 상임의장의 말이 더욱 실감 날 듯하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62) EU 집행위원장과 크리스틴 라가르드(64)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에 이어 7월부터 6개월간 EU 순회의장국을 맡은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65) 총리까지 ‘여성 리더 3인방’이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사태 속 유럽을 책임지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프랑스 영자매체 월드크런치는 최근 보도에서 이들 3인방을 소개하며 “서로 다른 성격과 배경을 갖고 있지만, 각각의 위치에서 올바른 결정을 올바른 시기에 내릴 수 있는 인물들로 평가받는다”며 “이들은 모두 60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메르켈·라가르드 유럽 재정위기 극복 이견 이들을 소개할 때는 ‘여성 최초’,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등의 타이틀이 늘 따라다닌다. 메르켈은 2005년 독일 최초 여성·최연소 총리로 취임한 EU 최장수 지도자이고, 메르켈 내각에서 첫 여성 국방장관을 지낸 폰데어라이엔 역시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EU 집행위원장 자리에 오른 인사다. 국제통화기금(IMF)과 ECB에서 모두 최초의 여성 수장이라는 기록을 갖고 있는 프랑스 출신의 라가르드는 화려한 패션감각과 더불어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전 세계 경제계 이목이 쏠리곤 한다. 15년째 독일을 이끌어 온 메르켈과 지난해 9월까지 8년간 IMF 총재를 지낸 라가르드는 각각 정치와 경제 영역에서 웬만한 남성 이상의 영향력을 쌓아 왔다. 활동 영역은 달랐지만, 주변에 남성들로 가득한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두 사람은 서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을 정도로 친한 사이가 됐다. 뉴욕타임스의 2012년 보도를 보면 ‘은발의 패셔니스타’ 라가르드는 메르켈에게 에르메스 액세서리를, 클래식 애호가인 메르켈은 라가르드에게 베를린필하모닉의 베토벤 음반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고받기도 했다. 라가르드는 IMF 총재 시절인 당시 인터뷰에서 “포럼 등에 가면 (메르켈과 나) 우리 둘만 여성인 경우도 많다”면서 “그래서 서로 연대감과 공통분모가 있다”고 말했다. 메르켈과 폰데어라이엔은 자국 내각에서 10년 넘게 호흡을 맞춰 왔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두 사람의 관계를 ‘선생과 학생’에 비유하며 “메르켈의 총리 취임 직후 폰데어라이엔이 참여한 내각을 집권 기민당의 ‘드림팀’으로 주목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현 상황에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메르켈 총리가 수년 동안 서로를 알고 신뢰해 왔던 관계라는 점은 분명 도움이 된다”면서 “이들의 친분은 일을 추진하고 결정을 내리는 것을 더 쉽게 만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물론 여성이라는 이유로 마냥 친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메르켈과 라가르드는 그리스발(發) 유럽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1조 달러 규모의 기금 마련을 놓고 이견을 보이는 등 공적으로는 입장이 엇갈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당시 라가르드는 IMF 총재로서 독일을 비롯한 회원국을 압박했지만, 메르켈은 이 같은 재정적 부담에 난색을 표했다. 라가르드는 현재 ECB 총재로서도 독일에 재정적 역할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두 여성 리더가 현안에 다른 입장을 보인 이유로 서로 다른 성장배경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독일을 기반으로 유럽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성장한 메르켈과 달리 ‘경제관료’인 라가르드 총재는 미국 의회 인턴으로 일한 경험까지 있는 미국 유학파로, 모국에서는 ‘아메리칸’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메르켈과 폰데어라이엔은 당내 이해관계가 엇갈리기도 했다. 2010년 당시 폰데어라이엔이 자신의 기대와 달리 차기 대통령 후보군에서 제외되며 소원해지기도 했던 두 사람의 관계는 2013년 메르켈이 국방장관으로 폰데어라이엔을 선택하며 다시 회복됐다.●17~18일 EU 정상회의… 3인방 첫 시험대 이들 3인방 앞에 놓인 유럽의 최대 현안은 1·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위기를 만든 코로나19 사태와 경제회복이다. 앞서 유럽의 양축인 독일과 프랑스가 5000억 유로 규모의 코로나19 경제회복기금 조성을 EU에 제안한 데 이어 EU 집행위원회가 7500억 유로까지 기금 조성액을 올려 제안했지만, 오스트리아·네덜란드·스웨덴·덴마크 등 4개국이 반대하며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회원국마다 경제와 피해 규모가 제각각이다 보니 기금 규모와 보조금이냐, 대출이냐의 지원형식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현안을 논의하는 오는 17~18일 브뤼셀 특별 EU 정상회의는 3인방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2년 그리스발 유럽재정위기 등 사태에서 IMF를 진두지휘했던 라가르드의 노하우와 ‘정치적 사제지간’인 메르켈·폰데어라이엔의 정치력이 어떤 시너지를 낼지는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드러낼 전망이다. 이들은 입을 맞춘 듯 최근 공식 석상이나 인터뷰에서 각 회원국의 대승적 합의를 촉구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지난 2일 화상 공동회의에서 “7월 내로 EU 경제회복기금 설치에 합의하자”고 목소리를 높였고, 라가르드 총재도 지난 8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경제회복기금을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에 비유하며 마찬가지로 월말까지 합의를 촉구했다. 과거 금융위기 때 해법을 놓고 입장 차를 보였던 메르켈과 라가르드가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엄중함을 방증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 밖에도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2021∼2027년도 EU 장기 예산안과 포스트 브렉시트 협상, 기후변화 대응 등 유럽의 미래와 관련된 의제들이 줄지어 예고돼 있다. 특히 EU 순회의장으로서 남은 6개월은 내년 정계은퇴를 예고한 메르켈의 사실상 마지막 정치 행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메르켈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만 해도 잇따른 선거 패배와 지지율 하락에 후계구도까지 흔들리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 대응으로 호평받으며 지지율이 80%에 육박하는 대반전을 이루며 레임덕에서 기사회생했다. 그로서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유럽의 현안을 챙길 수 있게 된 셈이다. 특히 유럽 무대에서는 각종 난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자국에서만큼의 리더십을 보여 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던 메르켈에게는 그동안의 부정적 시선을 거둘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은 “수십년 동안 독일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은 커졌지만, (세계대전 등으로 인한) 이웃 국가들의 불신과 경계로 독일지도자들은 공공연하게 자국의 영향력을 유럽 무대에서 행사하는 것을 꺼려 왔다”면서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위기는 이제 독일의 지도력이 없다면 EU도 살아남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사설] 북미 대화 구체적 조건 내놓은 김여정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비핵화와 미국과의 대화 재개 조건을 지난 10일 담화 형식으로 내놓았다. 북미 관계가 교착된 상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위임을 받은 김여정 제1부부장이 협상 재개 조건을 상세히 언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여정 담화 중 주목할 내용은 세 가지다. 첫째가 비핵화 의지 천명이다. 그는 비핵화는 하지만 지금은 아니라면서 비핵화와 병행해 미국의 불가역적인 중대 조치들이 동시에 취해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비핵화 조치 대 제재 해제라는 과거 협상의 주제가 적대시 철회 대 대화 재개의 틀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즉 한미 연합훈련과 전략자산의 한반도 반입 중지와 같은 적대시 정책 철회를 행동으로 보여 달라는 것이다. 이런 신뢰 기반 위에 대화에 나서고 비핵화 조치와 평화협정 체결, 북미 수교, 경제봉쇄 해제 등을 주고받는 행동 대 행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둘째가 김정은 위원장이 연초에 밝힌 새 전략무기의 공개와 같은 군사행위를 보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김 제1부부장은 “미국은 대선 전야에 아직 받지 못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게 될까 봐 걱정하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를 다치지만 말고 건드리지 않으면 모든 것이 편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셋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우리에겐 무익하다”면서 가능성을 부정한 점이다. 김 제1부부장이 “두 수뇌의 판단과 결심에 따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차단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불확실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과 미 대선 일정을 고려할 때 그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북한이 비핵화와 미국과의 대화 의지를 김여정이라는 실력자를 통해서 밝힌 만큼 새롭게 구성된 외교안보팀은 대북 정책을 쇄신해 한반도 평화로 이어질 수 있는 단장기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 김여정 “연내 북미정상회담 미국에나 필요…우리에겐 무익”

    김여정 “연내 북미정상회담 미국에나 필요…우리에겐 무익”

    “비핵화 하지 않겠다는 것 아니다상대방 중대조치 동시에 취해져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연내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이에 상응하는 중대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제1부부장은 10일 담화를 통해 “어디까지나 내 개인의 생각이기는 하지만 모르긴 몰라도 조미(북미)수뇌회담과 같은 일이 올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그는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판단과 결심에 따라 어떤 일이 돌연 일어날지 그 누구도 모르는 일”이라고 전제하면서도, 3가지 이유로 올해 중에 북미정상회담이 열리지 못할 이유를 꼽았다. 우선 그는 연내 북미 정상회담이 “미국 측에나 필요한 것이지 우리에게는 무익하다”는 것과 그런 회담으로 “그나마 유지돼오던 수뇌들 사이의 특별한 관계까지 훼손될 수 있는 위험”을 지적했다. 또 “쓰레기 같은 볼턴(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예언한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그렇게 해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담화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9일(현지시간) 북한과 비핵화 대화를 매우 원한다면서 ‘고위 지도자들’이 다시 만날 가능성을 거론한 지 6시간 만에 나온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에서 3차 북미 정상회담에 긍정적인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다만 김 제1부부장은 북한에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우리는 결코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자면 우리의 행동과 병행하여 타방(상대방)의 많은 변화, 즉 불가역적인 중대조치들이 동시에 취해져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김정은-트럼프, 특별한 친분 관계” 김 제1부부장은 “나는 ‘비핵화조치 대 제재해제’라는 지난 기간 조미(북미)협상의 기본주제가 이제는 ‘적대시 철회 대 조미(북미)협상 재개’의 틀로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하노이 회담탁에 올랐던 일부 제재 해제와 우리 핵개발의 중추신경인 영변지구와 같은 대규모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다시 흥정해보려는 어리석은 꿈을 품지 않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북한의 군사적 행위와 관련해 “미국은 대선 전야에 아직 받지 못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게 될까봐 걱정하고 있을 것”이라며 “전적으로 자기들이 처신하기에 달려 있다. 우리를 다치지만 말고 건드리지 않으면 모든 것이 편하게 흘러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제1부부장은 현재 북미 사이에 군사적 긴장이 생기지 않는 이유에 대해 “우리 위원장 동지와 미국 대통령 간의 특별한 친분 관계가 톡톡이 작용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북미 정상 간 친분을 언급했다. 특히 “(김정은)위원장 동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자신의 인사를 전하라고 하시였다”고 밝혔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김여정 “연내 북미정상회담 없다, 미국에나 좋지 우리에겐 무익”

    김여정 “연내 북미정상회담 없다, 미국에나 좋지 우리에겐 무익”

    “어디까지나 내 개인의 생각이기는 하지만 모르긴 몰라도 조미(북미)수뇌회담과 같은 일이 올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10일 연내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비핵화 의사가 있음을 피력하고 이에 상응하는 중대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지난달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 행동을 보류함으로써 김 부부장의 생각과 행동에 제동이 걸린 뒤 사실상 처음으로 공개 발언이 전해진 것이다. 김 제1부부장은 이날 담화를 내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판단과 결심에 따라 어떤 일이 돌연 일어날지 그 누구도 모르는 일”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북미정상회담이 올해 안에 열리지 않을 이유를 셋으로 정리했다. “미국 측에나 필요한 것이지 우리에게는 전혀 비실리적이며 무익하다”는 것과 “우리의 시간이나 떼우게 될 뿐이고 그나마 유지되여오던 수뇌들 사이의 특별한 관계까지 훼손될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란 것과 “쓰레기 같은 (존) 볼턴(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예언한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그렇게 해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란 것이었다. 이번 담화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9일(현지시간) 북한과 비핵화 대화를 매우 원한다면서 ‘고위 지도자들’이 다시 만날 가능성을 거론한 지 6시간 만에 나온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를 통해 3차 북미 정상회담에 긍정적인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다만 김 제1부부장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는 결코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며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자면 우리의 행동과 병행하여 타방(상대방)의 많은 변화, 즉 불가역적인 중대 조치들이 동시에 취해져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강조했다. 또 “타방의 많은 변화라고 할 때 제재 해제를 염두한 것이 아님은 분명히 찍고 넘어가자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가 지나 북미 정상회담 재개되면 지난해 2월 노딜로 끝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됐던 ‘영변 폐기-일부 제재 해제’ 카드를 재논의할 생각이 없음도 분명히 했다. 김 부부장은 “나는 ‘비핵화조치 대 제재해제’라는 지난 기간 조미협상의 기본주제가 이제는 ‘적대시 철회 대 조미협상 재개’의 틀로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이 지금에 와서 하노이 회담탁에 올랐던 일부 제재 해제와 우리 핵개발의 중추신경인 영변지구와 같은 대규모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다시 흥정해보려는 어리석은 꿈을 품지 않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향후 북한의 군사 행동과 관련, “미국은 대선 전야에 아직 받지 못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게 될까봐 걱정하고 있을 것”이라며 “미국이 그런 골치 아픈 일에 맞다들려 곤혹을 치르게 되겠는가 아니겠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기들이 처신하기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이어 “심보 고약한 소리들을 내뱉고 우리에 대한 경제적 압박이나 군사적 위협 같은 쓸 데 없는 일에만 집념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두고보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을 상대로 도발하지 말라고 미국 측에 약간 위협적인 언사를 잊지 않는 한편,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친분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부부장은 “위원장 동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자신의 인사를 전하라고 하시였다”고 덧붙였다. 이어 “며칠 전 TV 보도를 통해 본 미국 독립절 기념행사에 대한 소감을 전하려고 한다”며 “가능하다면 앞으로 독립절 기념행사를 수록한 DVD를 개인적으로 꼭 얻으려 한다는데 대하여 위원장 동지로부터 허락을 받았다”고 했다. 김 부부장의 담화는 모든 북한 주민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고 대외용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서만 소개돼 여지를 남겼다. 북한은 2018년 첫 북미정상회담 이후 양국 대화의 경색국면에서도 대내 매체들에서 대미 비난을 자제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죽은 엄마의 비밀 뒤엔 어떤 진실이 있을까

    죽은 엄마의 비밀 뒤엔 어떤 진실이 있을까

    첫 장편소설 ‘디어 랄프 로렌’ 이후 3년 만에 손보미 작가의 두 번째 장편 ‘작은 동네’가 나왔다. 2009년 21세기문학 신인상을 수상하고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데뷔한 이래 작가는 젊은작가상 대상, 김준성문학상, 대산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 문학의 중추가 됐다. ‘작은 동네’는 “결정적인 대목을 말하지 않고”, “말해지지 않은 덕에 더욱 강렬하다”(권희철 문학평론가)는 작가에 대한 세간의 평가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대학에서 시간강사 일을 하는 ‘나’에겐 연예 기획사에서 일하는 남편과 지난해 담낭암으로 세상을 떠난 엄마가 있다. 엄마는 죽기 전 나에게 자신의 삶을 끝도 없이 복기했다. 엄마가 남긴 말들은 내 삶을 온통 뒤흔들고, 나는 ‘둥둥 떠다니는 느낌’에서 벗어나기 위해 엄마와 나의 과거를 좇기 시작한다. 엄마와의 추억을 반추하며 ‘나’가 맞닥뜨리는 인물은 여자 연예인 두 명이다. 한 명은 남편 회사에 소속된 배우 윤이소. 아름다운 미모를 과시하던 윤이소는 어느 날 편지 한 통만 남기고 사라진다. 다른 한 명은 유년 시절 엄마와 살았던 작은 동네에서 마주쳤던 여가수다. 1980년대 최고 인기를 누렸던 그는 세간의 시선을 피해 동네에 숨어 들었다 우연한 계기로 엄마와 친분을 맺게 되고, 결국엔 비극적으로 생애를 끝맺는다. 사라진 윤이소는 행복하게 살고 있을까? 엄마와 그 가수는 왜 친해졌으며 그녀의 최후에 엄마는 관련이 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은 나와 엄마를 버리고 떠난 아빠에게까지 가 닿는다. 그리고 20년 세월이 흘러 다시 만난 아빠에게서, 나는 충격적인 진실을 듣는다. 소설은 교보생명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를 통해 2018년 1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연재됐던 작품을 묶었다. 작가는 ‘밤이 지나면’, ‘크리스마스의 추억’으로 이어지는 단편소설을 통해 ‘열 살 여자아이’로 그려지는 인물에 관심을 보여 왔는데 ‘작은 동네’ 역시 이런 관심의 연장선상이다. 살인 사건 하나 일어나지 않지만, 말해지지 않은 엄마의 비밀을 좇다 보면 장르 추리극 못지않은 긴장감이 느껴진다. 이미지보다도 눈에 보이지 않는 개인의 심리를 좇는 일이 훨씬 어려우니까.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2030 세대] “재미없습니다”/한승혜 주부

    [2030 세대] “재미없습니다”/한승혜 주부

    나는 한때 참으로 잘 웃는 사람이었다. 회사원 시절 남자 동료들의 수위가 높은 농담에도 거침없이 웃었다. 그래서인지 그들은 나를 ‘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 “원래 남자들끼리만 보는 건데 승혜씨는 괜찮을 것 같아요” 하면서 이런저런 메일을 보내 주기도 했다. 거기에는 주로 이런 내용들이 적혀 있었다. 이를테면 남자의 이상형은 예쁜 여자도, 착한 여자도 아닌 낯선 여자라든지, 여자의 나이는 크리스마스 케이크와 같아서 24세부터 잘 팔리기 시작해 25세에 정점에 이르렀다가 26세부터는 확연히 가치가 떨어진다든지, 나이에 관계 없이 남자들은 모두 20대 여자를 좋아한다든지 하는 내용들. 동료 남성들은 정말 웃기다고, 혹은 맞는 말이라고 맞장구를 치며 그런 내용을 돌려 보곤 했다. 메일을 받아 볼 때마다 기분이 이상했다. 이런 게 정말 웃긴가 하는 의문에서부터 대체 이런 걸 나에게 보내는 의도는 무엇일까에 이르기까지 온갖 상념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럼 25세를 넘긴 나는 저들에게 있어 여성으로서 가치가 없다는 뜻인가 하는 생각과 동시에 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마치 그들에게 여성으로서 인정받고 싶은 욕망을 가진 것처럼 느껴져 수치스럽기도 했다. 언젠가 유명 대기업에 다니는 예쁜 여성들의 사진을 모아 놓은 파일을 받았을 때는 이런 자료를 몰래 공유하는구나 싶은 충격과 함께 일반인의 사진을 이런 식으로 돌려 보고 품평해도 되는 건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뒤에도 나는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늘 웃기만 했다. 예민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 화를 내면 그들이 비웃고 농담의 대상으로 삼는 다른 많은 여성의 하나가 되는 것만 같았다. 그러기는 싫었다. 계속해서 쿨한 사람이고 싶었다. 너무도 격하게 남성 커뮤니티의 일부에 속하고 싶었다. 그들과 같은 방식으로 웃고, 같은 방식의 농담을 하면 그들이 가진 권력을 나누어 가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같이 웃었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모든 것은 나의 착각이었음을 깨달았다. 여성을 비하하는 농담에 웃는다고, 다른 여성을 품평하거나 대상화하는 농담에 참여한다고, 쿨한 사람이 되는 것도, 남성이 가진 권력을 나누어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것은 오히려 나의 정체성을 연약하게 만들고 입지를 점점 더 좁히는 행동일 뿐이었다. 재미없는 농담에 대응하는 방법은 오로지 웃지 않는 것뿐이라는 사실을 뒤늦게야 알게 됐다. 그때부터 나는 함부로 웃지 않는다. 모욕적인 말들, 재미없는 농담, 천박하고 저열하며 약자를 공격하는 모든 농담에 정색한다. 재미없다고 대꾸한다. 이런 나를 두고 사람들은 농담도 이해 못 하는 꽉 막힌 사람이라 말한다. 하지만 남을 공격하는 유머는 옳지도 않을뿐더러 결정적으로 웃기지도 않다. 그 뒤로 웃을 일은 줄어들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세상은 훨씬 재미있어졌다. 나는 더 자유로워졌다.
  • [반려독 반려캣] “형 간식 먹어 미안해”…포옹으로 사과하는 반려견 (영상)

    [반려독 반려캣] “형 간식 먹어 미안해”…포옹으로 사과하는 반려견 (영상)

    다른 반려견의 간식을 빼앗아 먹은 반려견이 포옹으로 사과하는 귀여운 영상이 화제다. 27일 데일리메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미 180만회 재생되며 화제가 된 귀여운 반려견 형제의 동영상을 소개했다. 동영상에 등장하는 반려견은 미국 워싱턴 주 시에틀에 사는 골든 리트리버종으로 흰색 털을 지닌 개가 올해 5살 된 왓슨이고 갈색 털을 지닌 개가 올해 9살인 키코다. 화제의 장면은 견주인 제니가 준 간식을 그만 왓슨이 모두 먹어버리면서 일어났다. 견주는 “왓슨, 지금부터 내가 하는 이야기 알아듣지?”라고 말하자 왓슨은 큼지막한 눈으로 견주를 바라보며 마치 알겠다는 듯이 꼬리를 흔든다. 견주는 “내가 너와 형에게 간식을 주었는데 네가 형의 간식까지 모두 먹어 버렸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마치 자신의 잘못을 안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 왓슨이 형 키코를 미안하게 쳐다보았다. 이어 견주가 “형의 간식을 빼앗아 먹었으면 그럼 어떡해야해?” 라고 묻자 왓슨이 조심스럽게 키코를 향해 접근한다. 왓슨은 마치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키코의 등에 자신의 얼굴을 대더니 이어 두 앞발로 키코의 목을 감싸 안으며 사과의 포옹을 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가슴을 녹이는 영상”, “가장 귀여운 반려견 영상”이라는 댓글을 달며 반려견 형제의 모습에 찬사를 보냈다.한편 키코는 암으로 오른쪽 다리를 잃은 사연이 있으며, 왓슨은 공황장애를 앓았던 견주 제니의 치료견이다. 해당 견주의 SNS에는 왓슨과 키코와 함께 있는 섬머라는 저먼 쇼트헤어드 포인터 종의 다른 반려견 사진도 등장한다. 섬머는 우리나라에서 구조되어 태평양을 건너 이들 견주에게 입양된 유기견. 견주의 설명에 의하면 섬머는 지난해 11월 19일 미국에 도착했다. 제니의 가정에 입양되어 키코와 왓슨과 행복한 생활을 한 섬머는 안타깝게도 크리스마스를 함께하고 지난해 12월 27일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제니는 섬머가 자신들의 가족으로 입양이 되어 짧은 삶이었지만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적고 있다. 견주는 섬머의 삶을 기리기 위해 섬머의 얼굴이 담긴 티셔츠를 판매하며 수익금을 입양을 도와준 ‘버니버디’라는 구조 단체에 기부한다고 알렸다. 김경태 해외통신원 tvbodaga@gmail.com
  • 자발적 자가격리 11주 만에 2살 아들 만난 英 부부의 사연

    자발적 자가격리 11주 만에 2살 아들 만난 英 부부의 사연

    자신이 일하는 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두 살배기 아들의 안전을 위해 남편과 함께 자발적으로 자가 격리에 들어갔던 한 간호사가 마침내 아이와 만나게 돼 기뻐하는 순간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더 타임스 등 영국 언론은 29일(이하 현지시간) 지난 26일 랭커셔 커크햄에 사는 간호사 샬럿 콜(30)과 그녀의 동갑내기 남편 대니얼 콜은 정부의 도시 봉쇄 조치가 완화되자 11주 만에 자가 격리를 해제하고 두 살배기 아들 조지와 만났다고 전했다.샬럿은 자신이 관리·감독하는 요양원 7곳 중 1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조지의 안전을 위해 지난 4월 1일부터 최근까지 부모님 집에 아이를 맡겼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남편과 함께 조지가 보고 싶을 때 찾아가 창문으로 아들을 바라볼 뿐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정부가 봉쇄 조치를 완화하면서 이들 부부는 자발적 자가 격리를 해제하고 아들과 재회한 것이다.이에 대해 샬럿은 “조지를 데리러 갔을 때 아이는 감격스럽게도 우리에게 뛰어왔다. 아이가 그렇게 빨리 달려와 우리를 꼭 붙잡는 모습을 절대 본 적이 없었다”면서 “나 역시 아이를 놓고 싶지 않았다”고 회상했다.이와 함께 “다시 아이를 품에 안고 아이의 작은 목소리를 듣는 것이 너무 신기하게 느껴졌다”면서 “아들의 사랑스러운 금발 곱슬머리처럼 사소한 것들이 너무 그리웠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당시 몇 번이나 울컥해 태연한 척했지만, 감정적으로 엉망진창이었다. 눈물이 흘렀지만 감정이 무너져 엉망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면서 “당시 상황을 한꺼번에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벅찼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샬럿은 조지가 너무 오랫동안 집을 비웠을 때 처음 몇 주 동안 고통스러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녀는 남편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자택의 울타리와 차고를 더는 페인트를 칠할 곳이 남아있지 않을 때까지 칠했다. 샬럿은 자가 격리 기간이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고 처음에 기껏해야 2주 정도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이 기간은 아들이 태어난 뒤로 우리가 떨어져 지낸 가장 오랜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이들 부부는 또 정부의 봉쇄 조치가 완화되는 소식이 나올 때까지 아들을 다시 볼 날을 손꼽으며 기다렸다. 그녀는 “아들은 내 전부이기에 다른 일에 전혀 집중할 수 없었다. 이번에 다시 만났을 때 새로운 장난감과 선물을 사다 줬다”면서 “이날은 마치 크리스마스 같았다”고 말했다. 이 간호사는 자발적으로 자가 격리에 들어갔던 것이 조지의 안전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기에 자신들이 내린 결정 가운데 가장 어렵고도 쉬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제 이들 가족은 다시 함께 있게 됐기에 앞으로 다시 헤어질 필요가 없기를 바라고 있다. 또 그녀는 이번 자가 격리 동안 손주를 돌봐준 부모에 대해 감사 인사도 아끼지 않았다. 그녀는 “나와 대니얼은 우리 부모가 지난 11주 동안 손주를 위해 해야 했던 희생에 대해 매우 자랑스러워한다는 것을 안다”면서 “그들은 우리가 조지를 보지 못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있지만 그들이 조지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만큼 난 조지가 그들과 함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이들 가족은 재회 이후 함께 첫 번째 주말을 즐겼다. 끝으로 그녀는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집에 다시 아들의 에너지가 넘치는 것은 멋진 일이다. 아이를 위해 차를 끓이고 아이를 침대에 눕히는 것이 그리웠다”면서 “난 아들을 너무너무 사랑한다”고 말했다. 사진=피터 오스틴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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