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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比상원 탄핵 절차·전망

    필리핀 하원이 13일 불법 도박자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조셉 에스트라다 대통령(63) 탄핵안을 전격 가결,상원에 넘김에 따라 향후처리 절차와 전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탄핵안이 상원을 통과하려면 재적의원 22명의 3분의 2인 15명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상원의원 13명은 이미 찬성 의사를 밝힌 상태다. 상원 탄핵재판에서는 대법원장이 재판장을,탄핵안에 찬성하는 11명의 하원 의원이 검찰 역할을 맡는다.탄핵안이 의결되면 에스트라다대통령은 사임은 물론,교도소 수감 등 형사 처벌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과거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등 4명의 대통령이 하원 탄핵에회부되기는 했지만 상원까지 넘겨진 적이 없어 관련 규정이 부족한데다 에스트라다 대통령 진영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우선 하원의 탄핵안 처리과정이 절차적 요소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지적이 제기됐다.매뉴얼 빌라 하원 의장이 탄핵안 의결 정족수인 73명 이상의 의원이 이미 탄핵안에 서명했다며 표결없이 탄핵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상원은 또 1946년 국가 독립 이후 처음으로 탄핵안을 처리하기 때문에 특별한 관련 규정조차 없는 실정이다. 여당 8석,중립 1석,야당 13석 등으로 구성된 상원 의석 분포도 탄핵안 처리의 불투명성을 높이고 있다.찬성 의사를 밝히고 있는 야당 의원 13명은 탄핵안 통과를 위해 2명을 더 확보해야 한다. 에스트라다 진영을 탈퇴한 플랭클린 드릴런 상원의장을 교체하기 위해 13일 열린 교체투표에서도 재적 의원 22명 중 12명이 찬성,상원내에스트라다 지지세력의 건재함을 보여줬다. 여기에 올해 말과 내년 초에 각각 필리핀 특유의 긴 크리스마스 휴일과 또 다른 선거일정이 기다리고 있어 탄핵안 처리는 앞으로도 수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하자 14일 필리핀 전국에서 에스트라다의 퇴진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총파업 사태가 일어나는 등 과격 좌파 단체들과 노조의 저항도 만만치 않아 이들의 움직임이 상원의 탄핵 결정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진아기자 jlee@
  • 멕시코 정부·공무원 정면대립

    대통령 임기말 공무원에게 지급하는 ‘위로금’은 우리나 다른 나라나 문제가 되기는 마찬가지인 모양이다.멕시코는 요즘 이 위로금 때문에 연방정부와 160만 공무원들이 대립중이다.권위주의 시절,우리는 퇴직 대통령의 ‘비자금 살포’에 따라 총애받았던 특정인이 엄청난 액수의 ‘전별 촌지’를 받았다는 소문이 있다.모든 공무원이 ‘전별 촌지’를 공평하게 요구하는 멕시코 형편이 좀 나은 듯도 보인다. 멕시코의 경우 보너스는 통상 대통령 퇴임 직전 월급과 함께 지급되는 것이 관례.그러나 이달말로 물러나는 에르네스토 세디요 정부는 어려운 재정형편 등을 이유로 그동안 보너스에 대한 언급을 회피해왔다.가뜩이나 멕시코 의회는 지난해 이 보너스 지급안을 표결에 부쳐 불법으로 규정했다. 문제가 된 것은 지난 10월말.세디요 대통령이 공무원 노조 간부들을 초청,노고를 치하하는 자리에서 노조 간부들이 대통령의 고별연설을 가로막고 ‘보너스’와 ‘총파업’을 외친 것이다. 리셉션장은 난장판이 됐다. 그럼에도 “임기말 보너스는 불법인 데다예산도 없어 어렵다”는최종답변을 들은 국공립학교 교사,공무원과 가족들은 파업선언과 함께 이튿날부터 멕시코시티 중심가에서 항의시위를 벌였다. 시위가 이어지면서 71년 만에 야당으로의 평화적인 정권교체까지 부담을 느낀 세디요 정부는 노조측과 마라톤협상에 나서 지난 6일 간신히 수습안을 마련했다.3억달러의 추가예산을 편성,전 공무원에게 1개월치 임금에 해당하는 특별보너스를 주겠다는 것.그러나 대다수 공무원들은 형편없이 적은 액수라며 합의안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300달러의 위로 보너스 외에 90일치의 임금에 해당하는 크리스마스 특별보너스를 요구하고 있다. 이지운기자 jj@
  • 연인·남편·아이들의 올 겨울을 따뜻하게… 사랑의 손뜨개질

    경기도 고양시 화정동 세이브존 지하1층 ‘바늘이야기’. 색색가지 털실뭉치가 한쪽 벽에 가득하고 앙증맞은 아기모자,원피스등이 걸려있는 모퉁이 가게에 주부들 서너명이 둘러앉아 뜨개질 삼매경에 빠져 있다. 이곳은 바로 10만부나 팔렸다는 ‘송영예의 너무 쉽고 예쁜 손뜨개’의 저자 송영예(34)씨가 1년전부터 운영하는 뜨개교실.첫아이 태교로시작한 손뜨개 덕분에 요즘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프로주부다. 2살바기 아들에게 입힐 가디건을 짠다는 박향숙(32)씨는 여고시절 가사시간 이후 한번도 만져보지 않았던 대바늘을 지난 여름부터 다시잡기 시작했다.“이번이 두번째 작품인데 그렇게 어렵지않다”며 “뜨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시장 나오는 김에 이곳에 들른다”고말했다. 지난해 PC통신과 인터넷 홈페이지가 속속 생겨나면서 불기 시작한 손뜨개 바람이 차가워진 가을바람을 타고 주부들에게 더욱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주택가 주변을 둘러보면 손뜨개방 한두곳 쯤은 쉽게 눈에 띈다. 손뜨개의 묘미는 뭐니뭐니해도 나만의 정성을 가득 담아‘이 세상에하나뿐인 것’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제 손으로 완성한 옷이 사랑하는 아이나 연인,남편을 포근히 감쌀 생각에 미소가 절로 흐르고,얼마만큼 떴나 들여다볼 때마다 아티스트같은 완성감은 커져가고.그 재미에 손가락이 아픈 것도,옆구리가 결리는 것도 다 참을만하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뜨개질은 지루해서라도 할 수가 없다는 송영예씨는 “복잡한 테크닉 없이도 모자나 가방은 며칠이면 뚝딱 뜰 수 있어요.처음부터 욕심 내면 쉽게 지치니까 작은 소품부터시작해 기법부터 익히세요”라고 조언했다. 마음은 있는데 겁이 나 주저하는 초보자들을 위해 백화점 등 곳곳에문화센터가 개설돼 있다.강좌는 대부분 3개월 단위로 그 정도면 소품과 조끼 정도는 수월하게 뜰 수 있다.시중에 뜨개질 관련 서적도 여러권 나와 있지만,복잡한 뜨개질 기호가 영 어려우면 인터넷사이트에찾아가 보도록. 털실,바늘에서 단추,구슬까지 주문만 하면 정확히 배달되고 갖가지 궁금증도 친절하게 풀어준다. 재료를 살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은 서울 동대문종합상가 지하1층.또방산시장 부근의 청계천로변,방산시장과 광장시장을 잇는 육교상가등에 밀집해 있다.실을 구입하면 무료로 가르쳐주는 곳도 있다. 국산 줄바늘과 코바늘은 개당 500원선.순모사는 1파운드에 1만∼2만5,000원,털이 복실복실한 모헤어사는 1만2,000∼1만8,000원,손가방을뜨는 코드사는 6,000∼8,000원이다.가방손잡이도 1,000∼7,000원이면살 수 있고 구슬,스팽글 등 부자재만 취급하는 매장도 있다. 가볼만한 인터넷사이트로는 송영예의 바늘이야기(www.banul.co.kr),백화점문화센터의 스타강사인 김정란씨가 최근 개설한 김정란의 골무와 실타래(www.jrkim.co.kr)가 대표적이고 그밖에 김말임 손뜨개연구소(www.myknit.com),김정동의 손뜨개교실(www.happyknit.co.kr),물망초수예(www.cobanul.co.kr),송미애의 뜨개것마당(www.beautyhand.com)등이 있다. 허윤주기자 rara@. ■취재후기. “오랜만에 떠 보니 신기하고 재미있네.”전업주부를 평소 은근히부러워하고,아이들에게 뭐하나 제대로 해준 게 없다고 자책하던 기자는 오색창연한 털실에 넋이 나가 덜컥 노랑색 순모사 5타래와 줄바늘 1개(2만원)를 사고 말았다.올겨울 앙증맞은 모자와 목도리를 딸아이에게 선물하고픈 욕심으로.언제 ‘작품’이 나올지 물론 보장은 없다.지하철에서든,한밤중에든 짬짬이 뜨다보면,설마 크리스마스 전엔완성 되겠지.
  • 힐러리후보 “백악관 초청객 명단 선거 이용 실수였다”

    [뉴욕 AFP 연합] 미국 뉴욕주 상원의원에 출마한 대통령 부인 힐러리클린턴 여사는 14일 자신의 선거진영이 선거자금을 요청하기 위해 백악관 초청객 명단을 불법 사용한 사실을 인정했으나 이같은 불법이고의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힐러리 여사는 기자회견에서 “그것은 실수였으며 선거운동본부가그 일에 대해 알게된 직후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힐러리 여사는 “백악관 초청객들을 대상으로 선거자금 요청 편지를 보낸 결과는 고작 5명으로부터 225달러를 기부받은 것이 전부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그나마 이 돈도 모두 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의 명단에 포함된 1,400명에게는 힐러리 여사의 상원의원 선거자금을 요청하는 편지가 보내졌으며,이 편지에는 빌 클린턴 대통령의 서명까지 첨부된 것으로 밝혀져 백악관 초청객 명단이 선거운동에불법적으로 이용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힐러리 여사의 선거운동본부 대변인 하워드 울프슨은 힐러리 여사가 백악관의 연례 크리스마스 파티에 초청된 사람들의 명단을 살펴보다 무심코이를 정치자금 기부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의 명단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힐러리 여사의 경쟁후보인 릭 라지오 하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클린턴 대통령과 힐러리 여사는 자신들에게 적용되는 법과 나머지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두가지 법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비판하고 “이 사건은 불법이며 매우 중대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 경제 현안별 위기상황 점검

    우리 경제가 대외여건의 악화에 대비,구조조정 작업을 게을리 해서는 안되지만 현재의 상황을 지나치게 비관해 불안심리를 확산시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국내외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이런 관점에서 분야별 경제위기 현안을 짚어본다. *국제유가. 국제유가는 걸프전 이후 10년만의 고유가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15일 배럴당 31,70달러(두바이유)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19일 31.02달러로 소폭 하락했다. 누구도 국제유가 전망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유가에는 많은 변수가있다.하지만 11월이 1차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석유수출국기구(OPEC) 임시총회가 11월12일 열리고,미국의 대선도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에너지경제연구원 이문배(李文培)박사는 “미국이 전략비축분을 방출할 것인가와,OPEC국가들이 총회 전에 추가증산을 할 것인지여부가 향후 국제유가를 결정짓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두가지 가정이 충족되면 4·4분기 평균 27달러 수준을 유지할 수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4·4분기 평균 30달러 수준이 유지된다는 가정아래 비상경제운영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는지 여부도 유가변화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텍사스지역의 지원을 받는 공화당 부시후보의 당선 여부가 유가 향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11월이면 동절기에 대비한 석유비축이 마무리된다는 점도 변수다. 하지만 유가 안정에 부정적인 요인들도 산적해 있다.쿠웨이트와 이라크간에 긴장감이 돌고 있고 OPEC가 약속한 10월부터의 증산이 제대로 지켜질지 두고봐야 한다.게다가 겨울철 한파가 몰려올 경우 국제시장에서 투기적 수요를 자극할 수도 있다. 박정현기자 jhpark@. *반도체. 반도체 값의 급락행진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64메가SD램 PC100 가격은 19일(현지시간)에도 북미 현물시장에서 개당 6.41∼6.79달러로 전날보다 4.04%나 떨어졌다.지난 5월 이후 4개월여만에 6달러대로 주저앉았다.64메가SD램 PC133이나 128메가D램 PC133 등 역시 가격이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국내업계는 그러나 이런 가격하락이 당장 매출이나 순익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삼성전자와 현대전자 모두 대형 PC제조업체 등을 상대로 한 장기계약 비중이 90% 이상이기 때문에 현물시장의 단기 가격변동보다는 전체적인 PC수요 전망과 공급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도 상반기의 메모리반도체 매출 3조7,000억원수준을 달성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본다.특히 최근 주요고정거래선인 대형 PC업체들과 가격협상을 벌여 64메가D램을 개당 7. 8달러에 공급하기로 합의했다.이는 현물시장 가격이 9달러 안팎이던지난 8월 초에 비해 0.5달러밖에 떨어지지 않은 가격.현대전자·마이크론·인피니온 등도 비슷한 가격에 협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10월부터 서서히 반도체 값이 상승하기 시작,PC시장의 최대성수기인 오는 12월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최고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 *증시. ‘추세 전환으로 보기는 어렵다’ 모처럼 빨간불이 켜진 주식시장의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이다.오른 이유는 주가가 9일 연속 하락하면서 지수가 500대후반으로 떨어진데 대한 반발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당분간은 600선을 전후한 선에서 등락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증시 폭락의 원인이 고유가와 대우차 매각 지연,반도체가격 하락이기 때문에 이 세가지 악재가 해결되지 않는 한 재반등을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그러나 반도체와 원유가는 우리가 어쩔수 없는 해외 요인이어서 우리 증시는 ‘천수답’을 면키 어려운 상황이다. 리젠트증권 김경신(金鏡信)이사는 620선까지는 반등할 수 있지만 이 선을 넘어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그러나 19일과 같은 급락 현상은 더이상 없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코스닥은 분기점이었던 110선이 무너져 100이하로 떨어졌으므로 110선을 넘기까지는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연말까지 시가총액이 1조원 가까운 50개기업이 등록을 기다리고 있는 등 수급 문제가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나민호(羅民昊)대신증권 투자정보팀장은 20일의 상승은 기술적 반등이라고 지적하고이는 미국 반도체주가가 급등한데 따른 것으로 국내 요인에 의한 자율적인 상승이아니라는 점이 한계라고 말했다. 손성진기자 sonsj@
  • 청소년이여 눈을 떠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위원장 李富榮)이 주최하는 ‘제2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가 15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개막됐다. ‘Open Your eyes!’를 주제로 17일까지 열리는 이 영화제에서는 200여편의 응모작 가운데 예선을 통과한 29편의 경쟁작과 네덜란드,일본,영국 등 9개국에서 출품된 15편의 해외작,20편의 비경쟁작이 상영된다. 경쟁작은 중·고교생들이 만든 10∼15분짜리 단편영화로 ‘상상하기’,‘교감하기’,‘날개달기’,‘삐딱하기’ 4개 부문으로 나뉘어 상영된다. 15일 오후 7시부터 일본 학생들의 다큐멘터리 ‘헬로우 김치’를 비롯해 ‘지독한 초록’,‘인정사정 쌀 것 없다’,‘크리스마스 선물’,‘쉿’,‘아이의 별’ 등이 상영된다.‘간첩 리철진’의 감독 장진씨는 관객들에게 시니리오 기법을 강의한다. 17일에 있을 폐막식에서는 대상(문화관광부장관상,교육부장관상),최우수상,심사위원특별상,부문별 작품상,관객상,새로운 시선 상 등이선정된다. 이창구기자 window2@
  • 북, 7대종단 대표 방북 초청

    박지원(朴智元) 문화관광부장관은 14일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불교와 개신교·천주교·원불교·천도교·유교·민족종교등 7대 종단 대표의 방북을 초청했다”고 밝혔다.언론사 사장단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박 장관은 이날 문화·체육·관광분야의 교류추진 성과를 설명하기 위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장관은 “북한은 천주교 김수환(金壽煥)추기경과 정진석(鄭鎭奭) 서울대교구장의 방북도 교황의 북한 방문 이전 이루어질 수 있도록노력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또 “김정일 위원장은 이미자와 김연자 등 가수들이 오는 크리스마스에 꼭 와달라고 4차례나 얘기했다”면서 “목란관에서 먼저 자신이 품평을 한 뒤 큰 극장에서 인민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체육교류 문제에는 “북한은 시드니 올림픽이 급한 만큼 그 이후에논의하자는 입장이었다”면서 “그러나 시드니 올림픽에서 남북한 선수단이 같은 선수복을 입고,한반도 깃발 아래 함께 입장하자는 제의에는 ‘주의깊게 논의해 연락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박 장관은 북한이 남북이산가족 상봉에 조선일보의 취재를 거부한 데 대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강력한 뜻을 전달했다”면서 “김정일 위원장은 오는 29·30일 열리는 장관급 회담부터 (조선일보의 취재를) 허용해야 한다는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서동철기자 dcsuh@
  • 朴문화, 선정·폭력적 TV프로 추방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은 2일 “최근 TV방송들이 보여주고 있는 선정성·폭력성을 장관직을 걸고라도 시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신문·방송사 문화부장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방송사의 시청률 경쟁은 이제 사회적으로 인내할 수 있는 수위를 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장관은 “정부는 10대 청소년들의 문화를 인정하지만 케이블방송이 아닌지상파방송 프로그램은 사회 규범에 맞아야 한다”면서 “최근의 오락 프로그램은 과다 노출과 국적 불명의 헤어 스타일,불분명한 언어 사용 등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이같은 발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박 장관은 아울러 “방송사 사이의 시청률 경쟁에 따른 선정성 ·폭력성은드라마와 오락을 넘어 뉴스까지 번지고 있다”면서“심지어 교양 프로그램의진행자까지 반라 차림으로 출연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특히 “이런 방송사의 선정성과 폭력성에 대해 국민들도 한계에이른 만큼 엄청난 항의를 해오고 있다”면서 “이미 방송위원회에 개혁 차원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제재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 장관은 이날 “폭력과 선정의 또다른 온상이 되고 있는 인터넷방송에 대해 현재 정부로서도 적절한 규제책이 없다”면서 “그러나 8월 말이나 9월 초쯤 공청회를 갖고 의견을 수렴한 뒤 법 제정 등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의 이날 발언은 정부가 방송의 선정성과 폭력성을 더 이상 자율적규제에 맡겨두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되지만 방송에 관한행정적 권한이 대부분 방송위원회에 넘졌다는 점에서 문화부의 개입이 적절한지에는 논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장관은 오는 5일 언론사 사장단과의 방북과 관련,“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춘향뎐’과 ‘8월의 크리스마스’ ‘내마음의 풍금’ ‘비천무’ 등 4편의 우리 영화를 선물로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8월의 호국인물 이성가 육군소장

    전쟁기념관은 28일 6·25 전쟁 당시 경북 영천전투와 크리스마스 고지 전투를 승리로 이끈 고 이성가(李成佳·1922∼1975) 육군소장을 ‘8월의 호국인물’로 선정했다. 만주에서 태어난 이 소장은 중국 난징(南京) 군관학교를 졸업한 뒤 소령때까지 중국군에 복무하다 해방후 귀국해 창군 작업에 참여했다. 1948년 10월 제4연대장으로 여수·순천반란사건을 진압했으며 1949년 9월에는 태백산지구 공비를 토벌하는 등 6·25전쟁 전까지 태백산지구 전투사령관을 지냈다. 전쟁이 일어나자 국군 8사단을 지휘,충북 단양지역에서 북한 인민군의 공격을 6일동안 지연시켜 소백산맥 방어선을 구축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영천지역에서 혈전 끝에 북한군의 공격을 격퇴,전세를 반전시키는 공을 세웠다. 반격작전 때는 북진의 선봉을 맡았고 1951년 9월 이후에는 7사단장으로서중공군과 혈전을 벌여 전술적 요충지인 백선산과 크리스마스 고지를 확보하기도 했다. 휴전후 5군단장,육본 정보참모부장,육군대학총장을 지낸 뒤 소장으로 예편했다.멕시코·터키·오스트리아대사를 역임했다.생전에 태극무공훈장과 을지·충무·화랑 무공훈장을 받았다. 노주석기자 joo@
  • ‘킬리만자로’, 뒷골목 인생들의 ‘肖像’

    생김새가 판박이인 쌍둥이 형제가 있었다.한 배를 빌려 태어났지만 둘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을 돌봐온 건달 동생과,그런 동생을거추장스런 짐으로 멸시하며 성공을 좇는 형사 형.완벽하게 대각선 모서리에버틴 채 서로를 노려보는 삶. 태어날 때부터 원수였던 것처럼 형제는 그렇게서로의 인생을 손가락질해댔다.그러다 깡패 동생이 자살한다.그것도 형의 권총으로,형이 지켜보는 앞에서.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엎질러진 흰 밥알에 낭자한 선혈이 범벅된 도입장면이 충격적인 영화는,밑바닥을 기는 삼류인생들의 내일없는 이야기다. 20일 개봉하는 오승욱 감독의 데뷔작 ‘킬리만자로’(제작 싸이더스 우노필름)는 빼고 보탤 것 없는 홍콩누아르의 충무로 버전이다.이런 류의 영화가으레 그렇듯 스토리 전개의 축을 이루는 ‘영웅’이 없을 리 없다.그건 쌍둥이 깡패 동생 해철 몫이다.해철의 자살에서부터 영화는 시작되지만,그의 흔적은 스토리 라인에서 단 한순간도 비켜나지 않는다. 승진을 눈앞에 둔 냉혈형사 해식은 동생의 자살에 연루돼 억울하게 옷을 벗는다.가난과 절망뿐인 삶을 비관한 해철이 두 아이와 함께 목숨을 끊을 때쓴 권총은 하필이면 그의 것이었다.죽으면서까지 출세길을 가로막았다는 원망에 해철에 대한 해식의 분노는 커져만 간다.이런 게 업보인지 모른다. 해철의 유골 함을 들고 20여년전 등진 고향 주문진을 찾아가지만,그곳에서도그는 동생의 망령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그토록 경멸해오던 뒷골목 ‘쌈마이’ 인간군상 속으로 어느새 그 자신이 얽혀든다. 건달두목 종두가 그를 해철로 오인하면서 지난날의 배신을 앙갚음해오고,그러면서 한때 해철과 의형제처럼 지냈던 번개(안성기)를 만난다.뒷골목을 전전했지만 뜨거운 가슴으로 살았던 동생의 인생을 뒤늦게 이해하게 된 해식은몰매를 맞으면서도 자신이 쌍둥이 형일 뿐이라는 사실을 말하지 못한다. 해철의 못다한 인생을 대신 메워주기라도 하듯 퇴물건달패와 애증을 나눈다. 영화는 폭력 우정 배반 등 극단의 코드들로 채워지는 누아르의 전형을 그대로 따랐다.생손가락을 잘라내기 직전의 클로즈업 장면,피아(彼我)없이 난사한 총으로 피바다가 되는 영화 끄트머리의 횟집 장면 등은 뒷목이 뻐근하도록 잔혹하다. 하지만 결정적인 실수.가진 것 모두를 내주면서까지 번개가 해철을 돕는 배경을 영화는 끝까지 설명해주지 않는다.주인공이 상황불문하고 부각돼야만하는 누아르 영화의 공식을 감독이 너무 의식해서가 아닐까. 폭력영화의 긴장을 풀어주는 장치인 여자는 이 영화에서 별 비중이 없다.그점은 색다른 맛이다.칙칙한 화면에 짬짬이 하이톤의 방점을 찍어주는 건 질펀한 남도 욕지거리에 툭하면 “사람 쏴본 적 있냐?”며 총들고 설쳐대는 중사(정은표)의 코믹 연기다.퇴물건달 안성기의 어벙벙한 연기도 무시못하게재미있다.쌍둥이 형제는 박신양이 1인2역했다.형제가 함께 나오는 극중 두장면은 따로 찍은 다음 컴퓨터그래픽으로 합성한 것이다. 시퍼런 바다와 눈덮인 주문진.자꾸 비교해서 안됐다.그러나,바다를 등지고희망없는 인생들이 허한 웃음을 섞는 장면들은 얼핏얼핏 얼마전 소개된 일본의 대표 누아르 ‘소나티네’와도 닮았다.제작에 17억원이 들었다. 황수정기자 sjh@. [인터뷰] '킬리만자로' 오승욱 감독. ‘킬리만자로’는 ‘8월의 크리스마스’,‘초록물고기’,‘이재수의 난’의시나리오를 썼던 오승욱(39)씨의 감독 데뷔작이다.어느 구석이 누아르 영화와 어울릴까 싶게 ‘푸짐한’ 몸매에 잘 웃기는 그는 “다시 찍으라면 훨씬더 잘 찍을 것”이라며 엄살이다. ■훨씬 더 잘 찍을 대목이란 어딘가.=라스트신쪽이다.비정한 해식이 참회하고 자기부정하는 감정표현법이 너무 약해 아쉽다.모든 상황이 피바다로 끝난뒤 도망치려 차를 잡으려는 장면도 그랬다. 갈등하는 내면을 좀더 폭발적으로 보여줘야 했다. ■익히 봐왔던 누아르 문법에서 벗어나진 못한 것같다.흥행을 예감하나?=(웃음)이런 류의 이전 영화들을 어쩔 수 없이 의식한 혐의는 인정한다.배경설명이 빠져 친절하지 못한 대목이 더러 있다.번개와 해철의 관계를 말해주는 부분을 편집에서 뺀 건 실수다. ■쌍둥이 형제라는 소재가 특이하다.=쌍둥이라는 인물설정 자체는 중요치 않다.그들은 얼굴이 같은 타자일 뿐이다.타자의 쓰레기같은 인생들을 향해서도눈물 흘릴 수 있는 인간성을 효과적으로 복구해보이고 싶어 끌어낸 장치다. 개인적으로 비정영화를 좋아한다.배신,배반은 결국 우정,믿음과 몸체가 같은얘기라 생각한다. 조셉 콘라드나 도스토예프스키 소설의 주인공들처럼 환영받지 못하는 영혼들을 앞으로도 그려보고 싶다”서울대 미대 조소과 출신인 오감독은 ‘그 섬에 가고 싶다’에서 박광수 감독 연출부로 영화일을 시작했다.
  • [外言內言] KNCC 석탄일 축하 메시지

    20여년전,조계종의 한 포교사(선진규씨)가 크리스마스를 맞아 서울의 대표적인 몇몇 교회에 축전을 보낸 일이 있다.그러나 그 축전은 어느 정신나간사람의 잠꼬대로 취급됐다.그 얼마 후,여주 신륵사 주지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일주문에다 ‘기쁘다 구주 오셨네’라고 쓴 현수막을 내 걸었다.아무도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기는 이 때도 마찬가지였다. 주지 박 모 스님의 객기로만 여겼다. 그러나 그것은 객기가 아니라 쾌거였다.그리고 그 쾌거는 메아리가 되어 돌아왔다.인천의 한 성당에서 불탄절 날 대문앞에 연등과 함께 ‘축 불탄’을내 걸었고 수유리 한신대학교 학생회는 교문에다 ‘부처님 오신날을 축하합니다’라고 크게 써 붙였다.그 때마다 이를 규탄하는 극성 신도들의 볼썽 사나운 해프닝이 벌어지긴 했지만 이미 빗장은 풀리기 시작했다.교회나 사찰단위의 작은 미담들은 종단이나 교단 차원의 성직자 상호방문으로 이어졌고 마침내 내일 불탄절을 맞아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연합기구인 KNCC(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서 공식적으로 축하 메시지를 발표하기에 이르었다. 8일 김동완(金東完)총무가 발표한 축하 메시지는 “일체중생(一體衆生)에두두물물(頭頭物物)의 불심(佛心)이 깃들어 있다는 말씀처럼 새 천년,새로운세기의 첫번째 석탄일에 부처님의 자비가 온누리에 넘치기를 바란다”로 시작된다.메시지는 이어서 “부처님의 자비와 예수의 사랑의 가르침이 지구화와 정보화의 흐름으로 인해 불확실성 시대를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궁극적인관심이 되고 공동의 선을 이뤄가는 초석이 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리고“동서와 남북이 화해와 평화를 만들어내고 정의와 평등을 통한 참 민주주의를 구현해내는 일에 다종교,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종교인들이먼저 화해와 평화를 이뤄 새 희망을 만들어가자”는 당부도 곁들였다. 마음을 열면 이웃집 부모님의 생신을 축하해 주듯 다른 종교의 성스러운 날을 축하해 줄 수 있으련만 지금까지 우리 종교계는 그렇지 못했다.그것은 심각한 사회문제이기도 했다.자연인 갑과 을은 친해질 수 있는데 신앙을 이유로 벽을 쌓는다면 또 하나의 분열이기 때문이다.지금도 타종교와 악수하는것을 환부역조(換父易祖)로 여기는 교조주의자들이 있다.그들에 의한 돌출사건이 가끔씩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민족의 큰 일을 앞두고 큰 어른들은 언제나 종파를 초월해 뭉쳤다.3·1운동 때 그랬고 민주화 운동 시절도 그랬다. 종교인들의 열린 마음이 동서화합과 남북화해를 앞당기는 초석이 됐으면 좋겠다. 김재성 논성위원
  • [굄돌] 만원사례

    연극 ‘홍어’ 준비와 공연에 6개월의 시간을 쏟았다.작가 김태수씨와 만나작품을 받아들었을 때가 낙엽 지는 가을이었는데 몰두하다 보니 추석과 크리스마스와 2000년 새해 첫날과 구정과 대보름이 슬쩍 지나가고 말았다.40명가까운 연극인들이 모여 농담반 진담반으로 “일하다 어느날 눈뜨고 보니 2000년이었던 셈이야” 라고 말했을 정도였다.막은 새천년 1월 7일에 올렸다.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을 두 달 대관을 해놓고 장기공연으로 밀어보기로 했지만 내심 불안감이 있었다.연극 공연이라는 것은 본래 입소문으로 관객을 몰아오는 법인데 만약 공연 부실로 초반부터 텅빈 관객석의 초라함을 맛보게되면 어떻게 하나. 시작부터 많은 관심을 끌어서 출발은 좋은 편이었다.연극배우협회 내 30대배우들 모임인 ‘예삶’이 연기를 주도하고 불우이웃과 함께 하겠다는 이들의 봉사정신이 기특함으로 비춰지는 것 같았다.그러나 한 달이 넘도록 ‘만원사례’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우리가 고대하는 ‘만원사례’는 연극계에서 내려오는 오랜 전통으로 객석이한자리도 비지 않고 꽉 찼을 경우 봉투에 ‘滿員謝禮’라고 쓰고는 빳빳한천 원짜리 한 장씩을 넣어 모든 출연진과 스탭들에게 돌리는 것을 말한다. 단 한자리만 비어도 원칙적으로 ‘만원사례’에는 해당되지 않는다.2월로 넘어와 거의 객석이 차는 날이 많았고 성원에 힘입어 좋은 평들을 받아내고 있었지만 고대하던 滿員은 아슬아슬하게 못 넘기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토요일 밤.분장실 밖에서 ‘예삶’대표가 봉투를 쓰고 있다는소식이 들려왔다.드디어 앞 좌석에 보조의자를 놓는 그런 사태가 왔기 때문이었다.그날의 기분은...정말 최고였다. 봉투는 뽀뽀세례를 받고 분장실에 주렁주렁 매달렸고,그 안의 천원은 인근‘원탁의 기사’에서 가벼운 술을 사는 데 아낌없이 써버렸다.술값의 나머지는 외상으로 달아놓았지만 그게 무슨 대수인가. 흔한 만원짜리도 아닌 천원 짜리 자축의 연극계 ‘만원사례’지만 객석이 꽉차는 만원은 역시 최고다. 송미숙 희곡작가 연출가
  • [佛’주35시간 근로제’시행 한달] “옛날이 그립다” 희비

    프랑스의 실험,‘주 35시간 노동제’가 지난 1일 시행된지 한달 가까이 지났다.초기단계라 새 제도를 도입한 기업들이 많진 않으나 내년 전면 시행을 앞두고 뿌리내릴 조짐이 엿보인다.‘최소한의 노동,최대한의 휴식’을 추구해온 인류는 21세기 벽두 프랑스의 시도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주 6일근무 등 노동환경이 다른 한국 등에는 아직은 꿈같은 얘기지만 멀지않은 미래상으로서 주목을 끈다. ‘오브리’법으로 불리는 35시간 노동제가 프랑스 국회에서 한창 논의중이던 지난해 9월 이 제도를 도입한 TV 제작사 카날퓨스의 홍보담당자 샤를로트 크송(31).그는 요새 하루하루가 즐겁다.새 제도로 비록 1년간 임금이 동결됐지만 한해 18일의 휴가가 더 생겼기 때문이다. 새로 생긴 휴가는 한달에 하루씩,나머지 6일은 언제나 쓸 수 있는데 매월초 부원끼리 ‘구수회의’를 열어 휴가날짜를 조정한다.그는 “동결된 임금만큼 1명을 더 고용해 일을 분담할 수 있게 됐다”면서 “부원들이 새로운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자유시간이 늘어 스트레스해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그러나 새 제도가 모든 노동자에게 만족스런 것은 아니다. 프랑스 서부의 르노 자동차 공장.이 공장에선 35시간제 시행으로 11일간의추가휴가가 주어졌다.그러나 노동자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날은 나흘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회사가 일방적으로 지정한다.그뿐 아니라 기존 추가휴가 2차례도 크리스마스와 연말에 한정해 쓰도록 하고 있으며 근로로 인정해줬던직업훈련도 근로시간에서 빼버렸다.피엘 후크(36·엔지니어)씨는 “옛날(39시간제)이 훨씬 나은 것 같다”면서 “동료들도 모두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브리 법안은 97년 집권한 리오넬 조스팽 총리가 내놓은 고실업 해소책.노동시간을 4시간 줄이면 10명이 할 일을 11명이 해야 하므로 일자리를 늘릴수 있다는 개념의 고용대책이다.현재 21명 이상 사업장이 대상으로 내년부터는 20명 이하 사업장까지 확대된다.아직은 시행 초기인 만큼 노사간 입장이팽팽한 곳이 많다. 경영자들은 “노동시간은 줄어드는데도 임금은 줄지 않는 오브리는 기업의부담만 늘려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리며 규제완화의 물결에도 거스르는 국가의 부당한 개입”이라는 입장.사측의 완강한 입장에 밀려 정부는 노동시간을 1년 단위로 환산,1주 평균 35시간만 달성하면 괜찮다는 타협안을 제시하는 등 사용자측에 폭넓은 재량권을 주었다. 노동자들은 임금 삭감없는 노동시간 단축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다.그러나 사용자의 재량권 남용으로 근무체계를 멋대로 바꾸는 등 노동자의 자유가 위협받는다고 걱정한다.임금면에서도 수년간 동결이라든가 초과근무수당삭감으로 손에 쥐는 임금은 오히려 줄었다고 느끼는 노동자도 적잖다.공산당 계열의 노조에선 노동강도만 높아졌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같은 평행선을 달리는 노사의 입장차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정부는 하루 1,500개 기업의 참가를 낙관하며 새 제도의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황성기기자 marry01@. -다른 국가에선. 노동시간 단축의 선진국은 독일.특히 금속산업노조가 앞장서 왔다.그러나프랑스처럼 법으로 강제하지 않고 업종·지역별로 노사가 노동시간을 결정하고 있다.이탈리아는 97년 노동시간 단축을 검토했으나 법제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는견해가 우세해 보류중이다.스페인에선 지방자치단체의 일부 공기업에서 도입하고 있는데 중앙정부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세계 주요국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을 보면 프랑스는 37.8시간으로 유럽연합(EU)내에서 중간정도.유럽에선 그리스가 43.1시간으로 가장 많고 네덜란드(32.3시간)는 가장 일을 적게 하는 ‘노동자 천국’이다. 미국은 오히려 근로시간이 늘고 있는 추세로 세계 제1의 경제대국답게 41.7시간을 일하고 있다.반면 ‘10년 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은 38.1시간.한국은 95년 49.2시간을 기록한 이후 감소추세를 보이며 98년 46.1시간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49.8시간으로 3시간이상 늘었다. 황성기기자. -도입 현황. 프랑스의 실업률이 떨어지고 있다.프랑스 정부는 벌써부터 실업률 저하가‘오브리’ 법(주 35시간 노동제) 덕분이라고 치켜세우고 싶은 눈치다.오브리 법을 제창한 리오넬 조스팽 정권이 출범했던 1997년의 실업률은 12%.그러던 것이 98년 11.7%,99년에는 10.6%로 하락추세다. 프랑스 정부는 “이 제도로 15만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35시간제를 도입하는 기업에 주어지는 보조금과 인센티브는 새 제도의 확산을 유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부 경제학자들의 생각은 다르다.“고용이 늘어나고 실업률이 낮아진 것은 호경기를 반영한 것이지 오브리법 때문은 아니다”는게 그들의 생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주 35시간제는 고용에 결정적 효과를 미치지 않는다”는 견해를 낸 바 있다.이같은 논란속에 지난 1일부터새 제도를 적용받는 21인 이상 사업장은 8만2,000곳이지만 노사협약에 반영한 곳은 14%에 지나지 않는다.나머지는 노사교섭이 진행중. 내년부턴 20인 이하 사업장에도 적용할 계획이지만 노사 모두 새 제도에 공감해 노사협약에 반영하는 기업이 급속히 늘어나기를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같다.프랑스 정부의 구상대로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고용창출 효과가 가시화되고 실업률에 반영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 장이브 브랑 교수(사회학)는 “새 제도 도입으로 기업은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으며 노동자들은 삶의 방식이나 공동체의 역할을 재검토하는 사회변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성기기자
  • 캐치원 새달부터 방영 ‘사우스 파크’

    일요일밤 공중파TV의 뉴스나 오락프로그램에 물린 시청자라면 눈이 번쩍 띄는 애니메이션을 구경할 수 있다.그렇다고 야한 성애 장면을 기대하면 곤란하다.다만 천진난만한 표정의 캐릭터들이 내뿜는 어처구니없고 ‘엽기적인’ 대사를 참아내야 하는 의무가 따른다. 케이블 유료채널 캐치원(채널31)은 다음달 5일부터 매주 일요일 밤9시30분(월요일 밤11시45분 재방)에 ‘불손할 정도로’ 톡톡 튀는 성인 애니메이션‘사우스 파크’를 내보낸다.물론 15세이상으로 시청층은 제한하고 거친 욕설이나 성애적인 표현은 최대한 완화하여 번역한다. 사우스파크는 미국의 케이블채널인 코미디 센트럴사가 97년 8월부터 방영해케이블로서는 꽤 높은 5.4%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프로로 현재 세번째시리즈가 방영되고 있다. 콜로라도주 산골마을 사우스파크에 사는 에릭,카일,스탠,케니 등 초등학교 3년생 4명의 악동이 주인공으로 에피소드들을 살짝 엿보면 엉뚱하고 기발하기 그지 없다. 카트만의 엉덩이에 외계인들이 80피트짜리 위성안테나를 이식하고,카트만은연신 불방귀를 뀌며 외계인들은 소들에게 지구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동물이라며 선물을 준다.카트만과 스탠은 자신들이 기르던 돼지와 코끼리를 짝지어 새 종을 만들어내려고 열심이다.또 스탠의 애완견 스파키는 게이임을 비관해 가출하는 등 줄거리의 인과관계나 논리적인 상황연결은 아예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짐작되겠지만 주인공들의 가정도 엉망진창.온마을 남자들과 내연의 관계를맺는 양성인간을 엄마로 둔 에릭은 천하제일의 욕쟁이이고 외로움을 타는 유태계 카일은 입양한 동생 아이크를 발로 차는 버릇이 있다.여자친구 웬디가말을 걸기만 하면 토하는 버릇이 있는 스탠은 누나 셀리로부터 초주검이 되도록 얻어맞곤 한다. 국내에서도 얼마전 극장영화 비디오가 출시돼 ‘사팍’ 마니아들이 벌써 홈페이지까지 만들었다. 폭스사 중역 브라이언 그라덴이 크리스마스 카드 대신 특이한 비디오를 만들어달라고 무명의 영화인 테리 파커와 매트 스톤에게 부탁한 것이 이 애니메이션의 탄생으로 이어졌다.이들은 지하실에서 종이를 오리고 즉석에서 대사를 넣어 5분물을 만들었는데 반향이 가히 폭발적이어서 정규 프로로 편성된것이다. 그러나 국내 시청자들이 이 ‘발칙한’ 성인용 애니메이션을 얼마나 정서적으로 용인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캐치원은 시청자의 반응을 점검,2·3시리즈의 추가매입을 고려한다는 조심스런 입장이다. 임병선기자 bsnim@
  • [유전자 조작 식품] ‘먹거리 공포’ 확산속 危害性 논란만

    유전자 조작 식품(GMOs)은 인간과 생태계에 해로운가.결론부터 말하면 아직 위해하다는 평가는 내려진 적이 없다.동물 실험 결과로 미루어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만 있을 뿐이다.그러나 안전성 또한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없다.이에 따라 안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데서 비롯된 ‘식탁’의 불안은전 세계적으로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국내에서도 지난해 시판 중인 두부의 82%가 유전자를 조작한 콩으로 제조됐다는 소비자보호원의 발표 뒤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유전자 조작 식품에 대한 논란은 91년 영국 애버딘 로웨트연구소의 아르파드 푸차이 박사가 의학전문지 ‘랜싯’에 발표한 논문에서 “‘렉틴스’라는 천연물질의 유전자를 주입해서 병충해에 강하게 키운 특수감자를 쥐에게 먹인 결과,위장 장애가 발생했다”고 발표한 데서 비롯됐다.그는 “유전자 조작 식품은 인간에게 해로울 지 모르며,결과적으로 인간이 실험대상이 되고있다”고 주장했다. 또 91년 뉴욕대 겐더 스토츠키 박사는 “옥수수 해충인 ‘유럽옥수수좀벌레’를 막기 위해 유전자 조작을 통해 옥수수·면화·감자 등에 주입된 ‘배실러스 튜린지엔스(Bt)’라는 살충성분의 독성이 8개월 이상 토양에 잔류하는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96년 미국 코넬대 연구팀도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기고한 논문에서 “Bt 유전자를 접합시킨 옥수수의 꽃가루가 왕나비 유충의 절반 가량을 죽인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유전자 조작 식품을 기아에 허덕이는 7억9,000만명을 구할 수 있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환경단체 ‘지구의 친구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인간과 환경에 무서운 해악을 끼칠 지 모르는 ‘프랑켄슈타인 식품’이 아닌 ‘기적의 식품’이라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빌헬름 그루섬 교수는 “일반 국민들이 생명공학이 인간에게 가져다 주는 혜택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서 생기는 오해”라고 주장한다.오리건주립대 스티븐 스트라우스 교수도 “생명공학 연구의 대전제는 인체에 해롭지 않은 기술 개발”이라면서 “이런 목적 의식 아래 개발된 유전자 조작 식품과 농산물 종자를 ‘프랑켄슈타인 식품’ 운운하며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야만적인 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99년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유전자 조작 식품의 위해가 과학적으로증명되지 않았으며,아프리카의 기아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유전자 조작 식품의 안전성에 관한 논란은 그 안전성을 확실히 입증할 과학적 검사방법이 제시되기 전까지는 가라앉을 수 없다.검사방법에 대해서는 이제 막 연구를 시작하기로 국제적 합의가 이루어졌다.따라서 현재로서는 소비자들이 유전자 조작 식품과 천연식품 중 스스로 선택하도록 하는 것 말고는뚜렷한 방안이 없어 보인다. 문호영기자 alibaba@. * 유전자 조작식품이란. 유전자 조작 식품은 유전자를 조작해 병충해 저항력을 높이거나,열매를 더크게 만들고,성분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농산물 또는 그 농산물로 만든 먹거리를 가리킨다.우리나라에서는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라고 많이 부르지만,공식 용어는 LGMO(Living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 유전자 조작 식품은 서로 다른 종(種)의 유전자를 결합하는 기술,즉 인공적으로 돌연변이를 일으켜 만든다.같은 종을 교배해 품종을 개량하는 육종과는다르다. 시장에 본격 출하된 유전자 조작 식품의 효시(嚆矢)는 94년 ‘몬샌토’가개발한 토마토.‘플레이브 세이브(Flavr Savr)’로 불리는 이 토마토는 껍질이 딱딱해 저장기간이 긴 장점이 있다.‘몬샌토’는 95년 독성이 너무 강해잡초 뿐 아니라 작물까지 죽이는 제초제 ‘라운드업’에도 견딜 수 있는 콩도 개발했다. 유전자 조작 식품은 현재 토마토를 비롯해 옥수수·콩·감자 등 40여종이상용화돼 있으며,몇 년 안에 100종 이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문호영기자. *세계각국 입장. 유전자 조작 식품에 대해 농산물 수출국인 미국은 찬성,최대 수입국인 유럽 국가들은 반대 입장을 견지해 왔다.그러나 최근 미국에서도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유전자 조작 식품이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미국 미국의 건강식품 체인 ‘홀 푸드 마켓’은 올해부터 “유전자 조작식품을 취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거대 농업기업인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는 천연 곡물에 부셸당 18센트를 더 지급하는 이중곡가제를 시행할 계획이다.이유식 제조업체인 ‘거버’와 ‘하인즈’는 지난해 7월 “유전자 조작 원료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지금까지 업계 편에 서서소비자의 건강과 환경문제를 등한시해 왔다고 비판받아 온 식품의약청(FDA)도 대도시를 돌면서 공청회를 갖고 있다.지난해 주간 ‘비즈니스 위크’에따르면 최근 4년간 미국에서 40여종의 유전자 조작 종자가 개발됐으며,3000만㏊의 농지에서 종자가 재배되고 있다. 99년 현재 콩 47%와 옥수수 37%가유전자 조작 종자로 재배되고 있다. ■영국 2002년 유전자 조작 작물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실험이 끝날때까지 유전자 조작 작물의 재배를 금지하고 있다.91년 9월부터 레스토랑 등 음식점도 유전자 조작 농산물로 음식물을 만들었을 경우 그 사실을 메뉴에표시하도록 하고,어길 경우 무거운 벌금을 매기고 있다.영국 굴지의 슈퍼마켓 ‘세인즈베리’는 95∼98년 유기농산물 매출액이 무려 125배나 늘었다. ■일본 2002년 4월부터 유전자가 조작된 원료를 사용하는 모든 식품에 대해안전검사를 실시하고 검사필증을 붙이도록 의무화하기로 했다.이에 앞서 일본의 대표적 맥주회사인 ‘기린’은 “주정 원료로 사용해 온 유전자 조작옥수수를 2001년까지 일반 옥수수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호영기자. *우리정부 대책. 정부는 국내 법만으로 유전자 조작 농산물에 대한 위해성 평가와 관리기준을 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지난달 29일 몬트리올에서 열린 생물다양성협약 제2차 특별당사국회의에서 채택된 ‘생명공학 안전성에 관한 카르타헤나 의정서’에 사전통보합의절차(AIA·Advance Inform Agreement)가 누락돼 수출국에 농산물에 대한 정보를 요구할 수는 없지만,국내 법을 제정한 뒤 그 법을 따르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정서의 핵심인 AIA는 미국·캐나다·아르헨티나·호주·칠레·우루과이등 유전자 조작 농산물 수출 6개국(마이애미그룹)의 반대로 빠졌다.당초 수출업자들에게 어떤 유전자 조작 작물이 수출되는지를 표시하도록 하려했으나 ‘유전자 조작 작물이 포함돼 있을 수 있다’고 표시하는 정도로 변질된 것이다.정부는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수입 농산물에 대한 웬만한 정보는 입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즉 간이 AIA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유전자 조작 식품과 관련해 지금까지 정부가 취한 조치는 2001년 3월부터표시제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것밖에 없다.98년 농업과학기술원에연구실을 설치해 유전자 조작 식품 판별 및 안전성 평가 기술,각 국의 평가제도 수집 및 분석 업무를 수행하고,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종자산업법을 개정하기 위한 준비를 해 왔지만,이는 의정서와는 관계 없이 추진돼 온것이다. 현재 정부 내에서는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식품의약품안전청,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환경부,작물 재배에 관한 사항은 농림부가 관장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히고 있다.그러나 아직 발 등에 불이 떨어지지 않은 탓인지 본격적으로 나서지는 않고 있다.의정서가 각 국의 비준을 거쳐 시행되기까지 2∼3년 시간이 있으므로 그 때까지 준비를 하면 된다는 느슨한태도를 보이고 있다. 문호영기자. *이색 유전자 조작식물. ‘목이 마르다’고 신호를 보내는 감자,비타민A를 보충할 수 있는 노란 쌀….유전자 조작 식물 가운데는 상상하기 어려운 것들도 있다. ■물을 요구하는 감자 지난해 영국 에든버러대 토니 트레와바스 교수가 개발한 이 감자는 수분 함량이 떨어지면 불빛을 밝혀 물을 달라고 알린다.해파리의 형광 유전자를 감자 속에 넣었기 때문이다.식물은 물이 부족할 경우 ‘에브시작산’이라는 성장억제호르몬을 생성하는데,이 호르몬이 분비될 때 곧바로 감자에 불이 켜지도록 한 것이다.그러나 감자가 내는 불빛은 육안으로는볼 수 없고,광선탐지기를 이용해야 한다. ■스스로 빛을 내는 나무‘루시페라제’라는 발광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를미송에 넣은 뒤 ‘루시페린’이라는 화학물질을 섞은 비료를 주면 발광효소가 작동하면서 녹색 빛을 낸다.‘루시페라제’가 작동하면서 불빛을 내는 반딧불이 원리를 응용한 것.지난해 영국 허트포트셔대 연구팀이 개발했다.전구를 달지 않아도 빛을 내는 크리스마스 트리가등장할 날도 멀지 않았다. ■노란 쌀 베타카로틴이 함유돼 비타민A 부족을 해결할 수 있다.베타카로틴은 인체 내애서 비타민A로 바뀌는 물질.이 쌀을 먹으면 안구(眼球)건조증 등을 일으키는 비타민A 결핍을 막을 수 있다.쌀 색깔이 노란 것은 베타카로틴때문.일본에서는 98년 일반 쌀보다 철 함유량이 2배 많은 쌀도 개발했다. ■살 안찌는 천연설탕 98년 네덜란드에서 개발된 사탕무는 설탕의 성분인 자당을 인체가 흡수할 수 없는 형태의 ‘프룩탄’이라는 과당으로 변형시키는유전자를 갖고 있다.설탕처럼 단 맛을 내지만,칼로리는 없어 비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수은 먹는 현사시나무 산림청 임목육종연구소는 지난해 4월 박테리아 유전자에서 수은을 흡수하는 유전자를 추출한 뒤 ‘아그로바’ 박테리아를 통해현사시나무 세포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폐광지역 등 토양 복원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문호영기자.
  • 스크루지영감과 떠나는 ‘물리학 환상여행’

    과학은 지난 몇백여년간 세계문명을 급속도로 발전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특히 물리학은 물체의 운동에서 우주의 질서까지 자연현상을 광범위하게다뤄 현대과학의 꽃으로 여겨진다.그러나 일반인이 과학,특히 물리학의 원리를 이해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전문화 세분화된 원리나 이론은 난해한 숫자나 공식으로 가득차 있다.천동설을 뒤집은 갈릴레오의 지동설과 뉴튼의 역학,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귀가 따갑도록 들었지만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의외로 드물다. 영국의 저명한 입자물리학자인 로버트 길모어가 쓴 ‘물리학 환상여행’(사이언스북스)은 물리학의 이런 ‘맹점’을 해소하기 위해 소설처럼 재미있게꾸며져 있다.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롤’을 패러디했다.과학연구기금을 내는 데 인색한 수전노 스크루지가 유령들의 방문을 받고 물리학의 세계를 체험한다는 내용이다.저자는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의 화법을 패러디해 ‘양자(量子)의 엘리스’를 펴낸 재주꾼이다. 스크루지는 하룻밤에 ‘엔트로피여왕’과 ‘시간의 할아버지’, ‘광대’등 성격이 다른 유령 셋을 만나 물리학의 과거 현재 미래를 여행한다.스크루지는 현대 물리학 이론들로부터 소외된 일반인을 상징한다. 첫방문자는 과거 과학의 유령인 ‘엔트로피 여왕’.저자는 여기서 지난 시절의 물리학,즉 열역학,에너지보존,엔트로피(entropy)간의 연관성을 설명한다.영국 빅토리아 시대부터 발전해온 과학의 내면을 들여다본다.우주에 존재하는 총에너지량은 같지만 하나의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다양하게 변한다는‘에너지불변의 법칙’을 문답형식으로 알려준다.한 물체가 중력에 의해 떨어질 때 원래의 위치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마침내 열로 바뀌는 과정을 유령의 모습을 통해 알기쉽게 보여준다. 두번째 방문자는 ‘시간의 할아버지’.이 유령은 처음에 어린이의 모습이지만 곧 할아버지가 된다.이는 시간이 절대적인 게 아니고 관측자의 운동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성을 갖고 있음을 뜻한다.또 카오스(혼돈)가 어떻게 질서를갖추고 창조를 낳게 되는지에 관해서도 알려준다. 마지막 유령인 ‘광대’는 현대 물리학의 과제인 양자역학,천체물리학 등을다룬다. 유령은 입자와 파동이 서로 다른 게 아니라 같은 성질을 띠고 있다는 등의 양자역학의 기본법칙을 설명해준다.이 대목을 읽다보면 과학의 발전은 과거의 이론이 부정되면서 이루어짐을 깨닫게 된다. 주인공 스크루지는 유령의 이같은 설명이 이해되지 않을 때 화를 내기도 하고 억지를 부려보기도 한다.그러나 결국 유령의 말을 수긍하게 된다. 기존의 대중 과학서가 각종 이론을 백과사전식으로 나열하거나,그저 시대별발전사를 서술하는 데 그치고 있는 것과 달리,물리학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각 장에는 짧은 내용의 상자글로 물리학 법칙들을정리해놓고 있다. 값 1만2,000원. 정기홍기자 hong@
  • 풍성한 극장가…뭘 볼까 즐거운 고민

    올해는 설연휴 극장가가 어느 해보다 풍성하다.한국영화로 임권택감독의 ‘춘향뎐’과 이창동감독의 ‘박하사탕’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처음 시도되는 레슬링영화 ‘반칙왕’(감독 김지운)이 4일 개봉된다.외국영화로는 스페인 영화 ‘내 어머니의 모든 것’,할리우드 영화 ‘슬리피 할로우’‘13번째 전사’‘바이센테니얼 맨’‘비치’등이 현재 상영중이다. ‘춘향뎐’은 영화가에서는 스스럼없이 ‘국민영화’라 부를 정도로 기대를모으는 화제작.영화의 줄거리보다 구성지게 흐르는 ‘국창’조상현의 남도소리 가락이 흥을 돋우는 판소리영화다.조상현의 춘향가는 옛 명창들의 특징적인 대목을 고루 담을 뿐 아니라 조(調)의 성음이 분명하고,리듬을 구사하거나 목청을 꾸미는 기교가 뛰어난 것이 특징.영화는 이 판소리 가락에 춘향과몽룡의 풀향기같은 사랑을 실어 전한다. 새해 첫날 개봉해 장기상영중인 ‘박하사탕’은 서울관객만 23만명을 동원하는 등 롱런을 예고한다.오는 5월 열리는 제53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부문에도 출품할 예정.지금 우리는 무엇을 잃어버린 채 살고 있는가,순수했던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나는 이 영화에 얼마나 ‘순수파’관객들이 호응할지 관심을 모은다. 김지운감독의 두번째 작품 ‘반칙왕’은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꿈꾸는 소시민의 애환을 그렸다.특수카메라를 동원해 초저속 촬영한 시합장면이 지금은시들해진 프로레슬링에의 향수를 자극한다.데뷔작 ‘조용한 가족’을 통해나름의 작가정신을 인정받은 감독은 이 영화에서도 만만찮은 블랙유머를 구사한다.“세상의 반칙과 링위의 반칙중 어느 것이 더 조작적이고 폭력적인가”감독은 사각의 링이라는 공간을 빌려 세상의 반칙에 태클을 건다.소심한은행원이자 반칙 레슬러로 나오는 주인공 송강호.그의 우수어린 코믹연기가가슴 한켠을 시리게 한다.우리는 모두 동정없는 세상의 헤드록(목조이기)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 반칙왕인지도 모른다.‘춘향뎐’‘박하사탕’‘반칙왕’세 영화가 ‘설 대목=한국영화 강세’라는 극장가의 오랜 전통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외화는 세상의 어머니를 매개로 희생과 관용의 메시지를 전하는 ‘내 어머니의 모든 것’(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과 인간이 되고 싶은 로봇의 이야기를 그린 ‘바이센테니얼 맨’(크리스 콜럼버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여기에 팀 버튼 감독의 판타지 호러영화 ‘슬리피 할로우’,존 맥티어넌 감독의‘13번째 전사’,대니 보일 감독의 ‘비치’(감독 대니 보일)가 가세해 흥행대결을 벌인다.이 세 작품은 모두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슬리피 할로우’는 미국 작가 워싱턴 어빙의 ‘슬리피 할로우의 전설’을,‘13번째 전사’는 마이클 크라이튼의 ‘시체를 먹는 자들’,‘비치’는 알렉스 갤런드의 동명소설을 각각 토대로 삼았다. ‘슬리피 할로우…’는 잘린 목을 찾기 위해 산간마을을 연쇄살인의 소굴로만들어가는 호스맨(horseman)을 쫓는 수사관 크레인(조니 뎁)의 이야기.도입부의 할로윈 호박 마스크를 한 허수아비는 영화 ‘크리스마스의 악몽’을 연상케 한다.전체적으로 너무 어둡고 잔인해 편안하게 볼 수만은 없는 영화다. ‘13번째 전사’는 식인괴물이 출몰하는중앙아시아로 쫓겨난 음유시인 아메드(안토니오 반데라스)의 악몽같은 모험을 그린 액션활극.맥티어넌 감독 특유의 영웅적 제스처가 좀 부담스럽지만 볼거리만큼은 풍성하다.‘비치’에서는 여행을 통해 삶을 배워가는 배낭족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만날 수 있다. 김종면기자 jmkim@
  • 방송 ‘특집 잔칫상’ 골라먹는 맛 쏠쏠

    올해 설날에 차려진 방송사 특집 상차림을 보면 편성실의 지치고 힘든 표정이 역력하다. 밀레니엄 특집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 지 한달만에 특집을 준비하느라 아무래도 무리였던 모양이다.지난 해 추석때 묵은 기획를 되살린 프로가 여럿이고시청률 높은 프로그램의 베스트를 모아 내보내는 손쉬운 시청률 확보전략에기댔다. 그나마 EBS의 예술성 높은 공연실황과 SBS 특집 드라마 ‘백정의 딸’(6일밤 9시40분),KBS 드라마 ‘오천씨의 비밀번호’(4일밤 9시20분),MBC 다큐 ‘21세기 음식대전’(4일 오전10시) 등이 한가닥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 ■ [EBS의 분발] 비싼 입장료를 치르거나 어쩌다 TV전파를 탄다해도 정신적 여유가 없으면 채널 맞추기가 힘든 게 수준높은 오페라,뮤지컬,발레공연.EBS는 시청자의 문화적 갈증을 풀어주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모차르트의오페라 ‘코지판투테’(5일 저녁8시25분),‘파바로티와 세명의 소프라노’(6일 저녁6시),‘뮤지컬 캣츠’(4일 오전10시50분),발레 ‘백조의 호수’(4일밤12시55분)가 안방을 찾아간다.특히 ‘백조의 호수’는 세계적 발레리나 루돌프 누레예프의 1964년 공연실황을 담았다. ■ [모방 아니면 재탕] 각 방송사는 기획력의 빈곤을 ‘옛것’의 차용으로 해결했다.틀은 그대로 두고 색깔만 살짝 바꾼 것이 적지 않다. KBS 다큐멘터리 ‘국도 7호선,부산에서 고성까지’(6일 오전11시),오락프로‘오순도순 조손퀴즈’(5일 오후5시)는 추석때 기획을 그대로 좇은 것이다.MBC ‘김국진의 결정,당신의 선택’(4일 오후6시20분)은 지난 크리스마스 기획의 재판. SBS는 호평을 받았던 창사특집극 ‘아들아 너는 아느냐’(4일 오전10시)를,MBC는 신년특집 ‘세계속의 블루칩-한국여성’(4·5일 오전9시)을 재방송하는 ‘용감성’을 드러냈다. 또 MBC는 지난 추석때 재미를 보았던 특집극 ‘며느리들’을 못잊어 다시 써먹으려다 낭패를 보았다. 출연진 전원을 그대로 기용하다시피해 촬영과 편집까지 마쳤는데 어머니역의 김을동씨(자민련 종로지구당 위원장)가 4·13총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사실을 깜빡한 것.MBC는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방영을 취소했다.출연진에게는 출연료를 전액 지급할 수 없다는 사정을 납득시키느라고 애먹고. ■ [스타를 잡아야 특집이 ‘뜨지’] 올 설날 ‘스타 모시기’는 MBC 차지.‘조성모의 왕중왕 토크콘서트’(4일 밤11시50분)를 시작으로 가수 이정현·S.E. S,탤런트 차태현·전지현,개그맨 박경림이 나오는 ‘밀레니엄 5대 스타쇼’(5일 오후5시20분),역시 가장 ‘뜨는’ 가수 최진영·이정현을 주연으로 내세운 뮤직드라마 ‘노미오와 주리애’(6일 오후5시50분)로 ‘입도선매’의 기쁨을 한껏 누렸다. 반면 스타확보에 실패한 KBS와 SBS는 각각 ‘서세원쇼 베스트’(5일 오후1시50분)와 ‘김혜수의 플러스 유 베스트’(5일 오후1시30분),‘이홍렬쇼 베스트’(6일 낮12시10분)로 ‘베스트’를 놓친 서러움을 달래야 했다. 전경하기자 lark3@
  • [다시 뛰는 아시아경제](4)재도약 발판 갖춘 필리핀

    한국,태국,인도네시아와 함께 아시아 전역을 홍역처럼 휩쓴 극심한 금융·외환위기를 겪은 필리핀도 지난해에는 충격에서 무사히 벗어난 것으로 드러났다.국내외 평가가 이를 입증한다. 우선 필리핀 정부는 경제가 예상보다 빨리 지난해 플러스 성장으로 반전했다고 밝혔다.펠리페 메달라 사회경제계획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필리핀 경제가 4·4분기 호조에 힘입어 3.2% 성장했다고 발표했다.전문가들 예상(2.8%)보다 높고 정부의 전망범위(3.0∼3.5%)안에 있는 것으로 목표달성이라는 평가를 받는 성장률이었다. 일본의 경제연구소(IDE)도 1998년 0.5% 후퇴했던 필리핀 경제가 지난해 3.1% 성장한 것으로 평가해 필리핀 정부의 자체평가가 개연성을 갖췄음을 뒷받침했다. 경제호전은 각종 경제지표에서 확실히 드러난다.1998년 연간 10.8%나 뛰었던 물가는 한해 뒤 절반을 조금 넘는 6.9% 상승에 그쳤다.무역수지는 10억달러 가까운 흑자를 기록했다.외환보유고도 목표치보다 10억달러나 많은 150억달러에 달했다.소폭이지만 환율도 1998년 달러당 40.0페소에서 지난해에는 38.9페소로 떨어졌다. IDE는 경제호전의 원인을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협조 아래 시행된 재정정책에서 찾고 있다.IMF는 금융위기를 겪던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에 내렸던동일한 처방,즉 재정적자 증대를 통한 경기부양을 필리핀에 권고했고 필리핀도 이를 따랐다.재정지출은 1999회계년도에 전 회계년도보다 14%나 증가했다.이는 인프라 확충 등에 투입돼 경기부양에 쓰여졌다. 금융·기업부문의 체질 강화도 일조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은행의 대손충당금 기준 상향조정,여신심사 강화,필리핀국립은행(PNB)의 민영화도 추진됐다. 아울러 국내총생산(GDP)의 20%를 담당하고 있는 농업부문의 생산증가도 상당한 기여를 했다.1997년 장기간의 가뭄과 뒤이은 태풍으로 흉작을 기록,6.6%나 뒷걸음질쳤던 농업부문은 지난해 별다른 재해없이 보내 7.4%나 성장했다.더욱이 아시아 각국들의 전자제품 소비가 늘면서 전자제품 및 부품 수출도19% 증가했다. 투자은행인 J.P.모건의 지역전문가인 데이비드 페르난데스씨는 “중요한 것은 회복의 확산”이라면서” 농업만이 필리핀 경제의 유일한 견인차는 아닌게 분명해졌다”고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필리핀 경제의 체질은 여전히 허약하다.제조부문이 특히 그렇다. 제조부문은 99년 4·4분기 11.7%나 위축됐다.크리스마스 소비시즌에도 불구,소비가 재고품 소진에 그쳤을 뿐 신제품 소비로 연결되지 못한 탓이다.한마디로 내수기반이 취약하다는 뜻이다.제조부문이 개선되지 않으면 농업 및 서비스 부문 성장률이 상쇄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개혁의 속도가 뒤따르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전력산업과 증권업 개혁법안이국회에 계류중인지 오래다. 정실인사 비난을 받고 있는 조지프 에스트라다정부는 수사당국에 주가조작 혐의를 받는 기업들에 대한 조사를 중단하도록지시했다는 설도 나온다.올해 4∼5%의 성장을 이룰 것이란 에스트라다의 장담에 실무자들이 회의적 반응을 나타내는 근거다.때문에 이대로 가다가는 올해도 투자적격 등급으로 승격하기는 요원하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박희준기자 pnb@ * 에스트라다대통령 '라모스 경제개혁'결실 딴 행운아 아시아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98년 취임한 조지프 에스트라다 필리핀대통령(62)은 한마디로 ‘행운아’다.라모스 전 대통령이 시작한 경제개혁이 뒤늦게 효과를 거두면서 필리핀이 37년만에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서 벗어나게 했다는 경제적 업적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필리핀은 62년 이후 20여차례나 IMF 구제금융을 지원받았지만 아시아의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 IMF 구제금융 지원을 졸업할 예정이었다. 그러던 것이 태국에서 금융위기가 터지는 바람에 다시 14억달러를 지원받으며 IMF로부터의 졸업이 미뤄졌다.그러나 에스트라다의 취임 이후 재정지출을통한 경기부양책이 성공을 거두면서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여 IMF지원대상에서 벗어나게 됐다. 에스트라다의 최대 업적이라면 대외신인도를 높였다는 점.국가신인도의 하락을 부채질하던 필리핀항공의 노사분쟁을 그가 원만하게 타결시킨 덕분이다.과격 투쟁을 벌여오던 필리핀항공의 노조측에 최대 다수의 최대 이익을 고려하는 대승적 차원에서 판단하라며,10년 동안 파업권리를 포기하라는 경영진 요구를 받아들이도록 설득함으로써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냈다. 하지만 에스트라다 대통령은 이같은 업적과는 별도로 취임 이후 갖가지 기행(奇行)으로 구설수에 올랐다.국기 게양식에서 왼손을 가슴에 얹어 국기에대한 경례를 하다 갑자기 오른손으로 바꾸는 해프닝을 벌였다.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전 부총리 체포와 관련,말레이시아 정부에 공개적으로 유감을표했다가 도밍고 시아손 외무장관이 급히 “대통령의 사견이었다”고 불을끄는 일도 있었다. 그는 특히 정실(情實)인사로 비난을 받아오다가 최근 마닐라 증시의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검찰에 수사 중단을 지시했다는 좋지 않은 소문도 돌고 있다.이제 겨우 회복의 길로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취약하기만 한 필리핀의 경제기반을 그가 어떻게 단단히 다져놓을 지에 따라 대통령으로서 에스트라다의공과(功過)가 가려질 것이다. 김규환기자 khkim@
  • [각료 에세이]열린 마음으로/ 우리사회의 ‘나나니벌’

    이제 열흘 정도 지나면 입춘(立春)이다.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점심시간을이용하여 내리는 함박눈을 맞으며 위원회 근처 골목길을 걸었던 즐거움이 아직도 남아있지만 시간은 흘러 벌써 봄을 맞을 때가 왔다. 봄을 생각하면 으레 꽃 주위를 나는 나비와 벌을 생각할 수 있다.나비와 벌은 몇 번의 생성과 변화의 과정을 거쳐 화려한 모습을 갖게 되지만 그 중 나나니벌이라는 곤충은 그렇지 않다.조선 중종 때의 문신 신광한(申光漢)의 기재문집(企齋文集)에 나오는 나나니벌은 유일하게 다른 곤충을 자신과 유사하게 변화시킬 수 있다.다른 애벌레 몸에 알을 낳아 자신의 모습으로 변하게하는 것이 마치 공자(孔子)가 남의 자식인 안회(顔回)로 하여금 자신과 유사하게 되도록 하였던 것과 닮았다.그 이후로 사람의 경우는 그랬던 사례가 없어 안타깝다. 3월이 되면 중앙인사위원회에서 그동안 실시한 연구용역결과들을 엮은 책이나온다.위원회에서 자체 발간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 출판사에 의뢰하여 만들고 서점에도 배포되어 판매될 예정이다.예산도 줄이고 중앙인사 위원회가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외부에 알릴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한 번 만들어진 소중한 자료를 많은 사람이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기관에서 실시하는 연구용역결과들은 내부적으로만 공개되거나 보존되어 왔다.그러다 보니 소수 관계자를 제외한 외부에서 그 결과를 알수 없었고, 당연히 어떤 기관에서 어떤 연구와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지 찾아볼 수 없었다. 열린 사회,열린 정부를 지향하는 때이다.닫혀있던 문을 활짝 열고 개방적인정부,투명한 정부가 되어야 한다.정부가 어떤 일을 하는지 국민이 알게 하고 참여를 북돋아야 한다.신진대사가 활발한 건강한 정부가 되기 위해서 외부에서 공직사회를 신뢰하고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봄은 우리에게 또 다른 시작의 의미를 준다.마른 가지에서 새순이 돋아나기시작하고 얼어있던 땅 위로는 매년 모습을 달리 하며 푸른 빛이 번져갈 것이다.앞으로 중앙인사위원회의 ‘나나니벌 정신’이 공직사회에 널리 전파되어 정부는 물론 온 나라가푸른 빛으로 변해가기를 기대해 본다. 김광웅 중앙인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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