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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간 난민선’ 국제사회 개입

    인도양의 호주령 크리스마스섬 인근에 정박한 채 오도가도 못하고 있는 난민 선박에 대해 호주 당국이 수용을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각 이해 당사자들과 국제기구가 29일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노르웨이는 총리와 외무장관은 대부분 아프가니스탄인으로 구성된 438명의 난민을 수용토록 호주 당국에 공식 성명을 내고 비공식 협상도 벌였으나 진척이 없었다고 카르스텐 클렙스비크 외무부 대변인이 전했다. 투르뵤른 야글란트 노르웨이 외무장관은 “난민을 태운선박은 국제 해상법 문제로 인해 다른 항구로 갈 수도 없으며,또한 다른 항구는 14시간이나 더 가야한다”면서 “호주의 가장 가까운 항구로 가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성명을 내고 호주가 노르웨이 선적의 선박에 타고 영해에서 표류하고 있는 난민들을 수용해야 할국제적인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앰네스티는 “현재 호주영해에 있고,호주 군 병력이 승선해 있는 선박에 대해 호주 당국은 공정하고 안전하게 보호받고자 하는 승객들의요구를 검토해야 한다”고밝혔다. 뉴질랜드의 헬렌 클라크 총리는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유엔이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개입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존 하워드 호주 총리는 30일 호주 나인 네트워크 TV와 회견에서 “호주법은 이 배가 호주 정부의 허가없이 호주 영해에 체류하는 것을 허가하지 않고 있으며 모든것은 호주의 국익에 부합해야 한다”며 국제사회의 압력에대해 거부의사를 밝혔다. 오슬로·런던 AP AFP DPA 연합
  • 서른두살 노처녀 사랑 만들기 ‘브리짓 존스의 일기’

    서른두살 노처녀 브리짓 존스(르네 젤위거). 결혼하라는 엄마의 성화에 못이겨 줄줄이 맞선을 보지만백마탄 왕자는 어디에도 없다.올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마찬가지다.잘 나가는 변호사이자 소꿉친구인 마크(콜린 퍼스)를 만나지만 역시 ‘감흥’이 없다. 자신은 줄담배에 알코올 중독자란 소리까지 들으면서도세상의 남자들은 하나같이 시시하게만 보이는 여자.브리짓에게 분홍빛 연정이 찾아와줄까. ‘브리짓 존스의 일기’(Bridget Jones's Diary·9월1일개봉)는 이웃집 여동생같은 르네 젤위거의 수수한 이미지자체가 근사한 소재가 됐다.다이어트라고는 해본 적 없을법한 오동통한 몸매,살짝 쉰 목소리,내숭이라고는 떨 줄모를 것같은 캐릭터가 그대로 영화속 여주인공이다. 매사에 심드렁한 노처녀 가슴에 싱숭생숭 바람이 들게 하는 건 바람둥이 직장상사 다니엘(휴 그랜트).장난삼아 이메일을 주고받다가 그와 사랑에 빠지려 하지만,결정적인순간마다 마크가 삼각관계로 얽힌다. 한 여자를 놓고 두 남자가 줄다리기하는 이야기는 새로울게 없다. 동명의영국산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영화가힘을 얻는 건 순전히 여주인공의 몸을 날리는 코믹연기 덕분이다.TV생중계에서 커다란 엉덩이를 내밀고,팬티만 입고눈쌓인 거리를 뛰어다니는 ‘푼수’연기라니. 맛깔난 음악들이 로맨틱 코미디의 농도를 더한다.미국의 여성감독 샤론 맥과이어의 데뷔작. 황수정기자
  • 아프간 난민 인도양 표류

    아프가니스탄 난민 400여명이 인도양 해상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이 문제를 둘러싸고 관련 당사자들이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외교 분쟁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사건은 난민 438명을 태운 배가 지난 26일 인도네시아를 떠나 호주로 향하다 도중에 침몰하면서 시작됐다.마침 근처를지나던 노르웨이 화물선이 이들을 구조했고 호주 입항을 시도했다. 그러나 최근 급증하는 망명신청에 부담을 느낀 호주 정부가 29일 군대까지 동원,이들의 입항을 거부했다.호주 당국은“이들이 불법 난민이므로 노르웨이와 인도네시아간에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노르웨이는 “난민을 구조한 것은 호주 연안경비대의 요청에 의한 것인만큼 노르웨이 측에는 아무런 책임도없다”고 반박,호주 정부의 조치에 대해 국제기구에 문제를제기하고 나섰다.난민선박의 출항지인 인도네시아도 “난민들이 호주로 향하고 있는 만큼 호주측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이 가운데 난민들은 호주령 크리스마스 섬 앞바다에서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이 사태수습에 나섰지만 호주 정부가 “상륙을 저지하기 위해 필요한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이다. 전경하기자 lark3@
  • 8·15특집 한일관계 갈등을 넘어/ 개방 실태·현주소

    정부는 지난달 일본 왜곡교과서 문제와 관련, ‘일본문화추가개방 중단’을 선언했다.당초 올해중 성인영화·비디오,게임 등 5개분야에 대해 4차개방을 단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한일양국 문화계는 지난 98년 한국이 30여년만에 1차 일본대중문화 개방 조치를 취한 이후 서로 많은 영향을주고 받아왔다.아직도 양국 문화교류는 활발하다.광복 56주년을 맞아 양국 문화교류의 현주소를 알아본다. ■영화= 개방 첫해인 98년 3건에서 지난해 54건으로 수입이급속도로 늘었다.한국 영화 ‘쉬리’가 일본에서 히트한 뒤합작도 증가했다. 올초 개봉한 ‘순애보’는 일본영화사 쇼치쿠가 35%를 투자했다.촬영이 끝나가는 ‘봄날은 간다’도 한국의 싸이더스가 45%,일본의 쇼치쿠와 홍콩의 어플로즈가 각각 40%와 15%를 투자했다.이룩스 엔터테인먼트는 일본의 다이에이와공동으로 ‘새빨간 악몽’을 제작할 계획이다. 싸이더스측은 “‘쉬리’‘8월의 크리스마스’등 수준 높은 한국의 영화가 소개되면서 일본 자본이 합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연극=개방 전에는 국내 우수 극단 1∼2곳이 일본의 초청으로 일본 무대에 오르는 정도였다.지금은 양국에서 많은극단들이 오간다.공동연출 등 합작품까지 등장하고 있다.일본 공연기획사 4∼5곳은 아예 한국에 상주하고 있다.국제극예술협회 송형종 사무국장(37)은 “최근 한·일 관계가 경색돼 일부 공연이 취소되는 일도 있다”면서 “그러나 교류의 정도와 양상을 볼 때 양국 문화교류를 정치적인 이유로계속 막기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음반= 대중음악은 개방 폭이 영화 등에 비해 작다.일본어음반은 아직 국내 시장에 유통되지 못한다.일본 뮤지션들은음반 홍보차 라이브 형태의 한국공연을 갖는데 그친다. 따라서 국내시장에 일본의 대중가요가 미치는 영향은 아직 크지 않은 편이다.이에 비해 우리 대중가수들의 일본 진출은활발하다.보아나 SES 등 젊은 댄스풍 가수들이 일본 시장을공략,입지를 굳히고 있다. 문화개혁시민연대 이동연 사무처장(37)은 “예전보다 라이브 공연이 늘었지만 일본 대중가요가 한국시장에 직접 진출했다고 보긴 이르다”면서“양국 정서를 볼 때 대중가요교류는 더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만화= 1차 개방 이후 수입된 일본 원본만화(단행본)는 첫해 143부에서 99년 1만7,123부,지난 해 4만2,251부로 크게늘고 있다.업계는 “일본만화의 수입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시장점유율은 올 6월 기준으로 볼때 0.19%로 아직 낮다”면서 “그러나 주요 수요 계층인 10대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방송= TV 오락프로그램은 4차 개방대상이다.따라서 지상파나 케이블TV가 일본 작품을 방영한 적은 아직 없다.반면 한국 프로그램은 3∼4개가 일본에 진출했다.지난해 1월부터일본 최대의 음악채널 ‘스페이스 샤워’에서 방영되는 ‘m.net Korean Wave’는 일본 전체 프로그램에서 항상 5위안에 들 만큼 인기가 높다.방송사는 이에 따라 지난 6월 ‘m. net Korean Wave’전용 페이지를 개설하기도 했다. 김성호 이종수 윤창수 이송하기자 kimus@
  • 英왕립연구소장 수잔 그린필드 방한

    “과학이 일반인들의 직장과 가족생활속에 파고들 수 있다면 ‘과학의 대중화’는 자연스럽게 실현될 것입니다” 유명한 뇌과학자이자 대중과학 운동가로 활동해온 수잔 그린필드(50 옥스포드대 약리학과 교수) 영국 왕립연구소장은14일 “과학도 재미있는 영화나 TV를 보는 것처럼 일반인들이 즐길 수 있어야 실생활에 필요한 정보가 될 것” 이라고말했다. 영국문화원·대전EXPO과학공원 초청으로 지난 9일부터 일주일간 한국을 방문중인 그린필드 소장은 12∼13일 대전에서 열린 ‘사이언스 페스티벌’에 참가,왕립연구소에서 170여년간 과학대중화를 위해 벌여온 ‘크리스마스 강연’을소개했다.크리스마스 강연은 주로 어린이들을 위해 재미있는 과학현상을 소개하는 행사로,영국에서는 매년 크리스마스 무렵 TV를 통해 수백만명이 시청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린필드 소장은 94년 여성 최초로 크리스마스 강연자로선정됐으며,98년에는 14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200년 전통의 영국 왕립연구소 초대 여성 소장자리에 올랐다. 그는 “여성과학자로서 소장이 되기까지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취임이후 일주일에 3∼4번 강연을 하는 등 과학대중화를 적극 추진해왔다”면서 “이론을 실생활에 접목시킨 다양한 실험들을 통해 ‘과학도 재미있는 것’이라는 인식을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린필드 소장은 “현재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배아연구나 인간복제는 무조건 금지할 것이 아니라 불임부부 등을 위해 긍정적으로 연구될 필요가 있다”면서 “대중화된 과학기술은 인간생활의 질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영환(金榮煥) 과학기술부장관을 만나 과학대중화에 대한 철학을 공유했다”면서 “내년에는 ‘게놈프로젝트’ 관련 주제로 크리스마스 강연을 하는 등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KBS1, 20일부터 4일간 ‘로봇, 8월의 크리스마스 강연’방송

    KBS1은 20일부터 4일동안 매일 오전11시 여름방학특집 ‘로봇,8월의 크리스마스 강연’을 방송한다. 이번 특집은 1826년부터 영국 왕립 연구소에서 매년 크리스마스를 즈음해 과학을 주제로 실시해 온 강연인 ‘크리스마스 강연’에서 이름을 따온 것.영국 레딩대학의 저명한인공두뇌학 교수인 케빈 워릭이 지난 11·12일 대전 사이언스 페스티벌 개막행사로 청소년들을 초대,개최한 강연을 녹화했다. 곤충형 로봇 엘마와 난쟁이 로봇 등을 개발한 것으로 유명한 워릭 교수는 현재 개발된 다양한 로봇들을 강연장에 직접 출연시켜 로봇의 현재를 소개한다.제1강 ‘휴머노이드,여기까지 왔다’,제2강 ‘로봇-인간의 감각에 도전한다’,제3강 ‘인간을 대신하는 기술-원격조종로봇’,제4강 ‘로봇과 인간을 하나로-사이보그’가 차례로 방송된다.
  • ‘시원한 여름’을 다운로드 받자

    오늘은 절기상 가을로 들어선다는 입추(立秋).하지만 여전히 한여름 폭염이 계속돼 산과 바다를 찾아 휴가를 떠나는길마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매년 찾아오는 한여름 더위. 인터넷에선 어떤 피서 방법이 있을까? ■온라인 ‘특급 피서법’우선 시원한 바다를 하루종일 구경할 수 있는 곳이 있다.여름 피서지로 유명한 부산 해운대.그 해수욕장 풍경을 24시간 내내 보여주는 인터넷방송 ‘락티비닷컴’(www.raktv.com). 웹캠을 설치해놓고 해수욕장을 생중계하고 있는 것.하루 두차례 백사장 이곳저곳을 샅샅이 보여주는 등 해수욕을 즐기는 피서객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더 서늘한 곳도 있다.피서지가 아니라 남극 세종기지(sejong.kordi.re.kr).사이트에 들어가면 “여기는 지구 남쪽 끝얼음나라에 세워진 남극 세종기지입니다.머나먼 고국에서잘 오셨습니다”라는 인사말이 반긴다.남극의 풍경을 담은동영상과 남극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사진들을 볼 수 있으며,대원들에게 안부 메시지도 남길 수 있다. 한편 더위를 물리치는 데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공포영화.올 여름엔 공포영화에다 엽기영화까지 개봉돼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고 있다.엠파스(www.empas.com)는 공포영화와 엽기영화를 편당 300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볼 수 있어 안방피서로는 제격이다. 또 쇼핑몰과 포털 사이트는 여름철 바캉스 시즌을 맞아 많은 경품을 걸고 네티즌을 유혹하고 있다.그러나 일일이 찾아다니기는 조금 귀찮은 법.이러한 경품정보를 실시간으로제공하는 곳이 있다.경품정보 전문 사이트 ‘와르르(warrr. co.kr)’에 들어가면 ‘경품 속보창’을 통해 새로 시작하는 경품 이벤트를 알 수 있다. 아예 계절을 뛰어넘는 곳도 있다.겨울을 준비하면서 네티즌들을 붙잡는 곳이 그런 곳.‘LG MART(www.lgmart.co.kr)’는 ‘크리스마스 카운트다운’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크리스마스 당일까지 매일 한번씩 방문체크 해 방문횟수가 많은사람들에게 푸짐한 선물을 준다.. 이런 특별 피서법이나 경품 타기 이벤트를 배달해 주는 사이트 외에 여름철 건강도 챙겨주는 곳이 있다.특히 찜통더위를 이겨내느라 축난 몸을 추스르고자 한다면 여름철보신음식과 관련된 사이트들이 제격이다.또 보신 음식은 체질에따라 먹어야 한다는 한방 사이트들이 늘어났는데, ‘사상의학(www.sasang.com)’ 사이트 같은 곳이 대표적이다. 아직 뜨거운 여름해는 머리 위에 있지만 가을도 멀지 않았다.모니터 속에서 마지막 여름 더위를 이기고 가을로 떠날알뜰한 채비를 하는 것은 어떨까?전효순 kdaily.com 기자 hsjeon@kdaily.com
  • [CULTURE & JOB] 주목받는 영화음악가

    가브리엘 야레,반젤리스,엔니오 모리코네가 영화음악을 만들지 않았다면 어땠을까.‘베티블루’,‘블레이드 러너’,‘미션’의 장면장면들이 그토록 오랫동안 선명히 기억될수 있었을까.영화음악이 ‘구색용’이던 시대는 갔다.충무로의 영화제작자들이 영화음악에 들이는 공을 한번 눈여겨본다면 깜짝 놀랄 것이다.좀더 완벽한 음악을 뽑아내기 위해 후반작업 자체를 미루는 사례까지 흔해졌다. 충무로에서 “요즘 제일 잘 나가는 영화음악가가 누구냐”고 물으면 열이면 열 똑같은 이름을 댄다.조성우씨(38)다. 내로라 하는 감독들이 “내 영화 좀 신경써달라”는 아부(?)와 함께 주연배우들보다 더 빨리 시나리오를 안기는 사람이다. “영화에서 음악이 뭐냐구요? 식초나 후추 같은 조미료쯤으로 대접한다면 섭섭하지요.영화음악은 영화에 날개를 달아주는 그 어떤 것,영상이미지를 청각 이미지로 바꿔 전달하는 장치라고 할까요.” 그러니까 그에게 영화음악 만들기는 “영화에 날개를 달아주는 작업”이다. 의뢰받은 영화음악이 평소 예닐곱편은 밀려있다는 사람.그가 운영하는 영화음악전문 기획실 M&F(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가면 소문으로만 듣던 얘기가 단박에실감된다.‘약속’‘8월의 크리스마스’‘인정사정 볼 것없다’‘정사’‘순애보’‘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선물’…. 그의 창작곡들이 배경음악으로 쓰인 영화 포스터들이 사무실 구석구석에 촘촘히 놓여 있다.지난해 한 음악전문지가‘한국영화 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음반 베스트10’을조사한 결과,그의 작품들이 절반을 휩쓸었다.지난 96년 첫작품 ‘런 어웨이’ 이후 지금까지 그가 음악감독을 맡은작품은 14편. 8월18일 개봉예정인 스릴러 ‘세이 예스’의 음악을 마무리 작업하느라 요며칠은 정신없었다.그뿐이 아니다.개봉을앞둔 ‘고양이를 부탁해’의 음악은 녹음에 들어갔고,한창촬영중인 ‘봄날은 간다’는 최종 편집단계다.‘결혼은 미친 짓이다’‘살인비가’ 등 조만간 크랭크인될 영화도 주문받아놓고 짬짬이 영감을 떠올리고 있는 중이다. “영화음악이 요즘처럼 주목받은 적이 없었어요.무엇보다예전엔 영화시장 자체가 넓지 않았으니까요.” 영화음악이 독립 예술장르로 제대로 대접받기 시작한 건고작 4년전쯤부터.97년 ‘접속’의 음악이 선풍적 인기를끌면서였다.“드라마 위주를 벗어나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선보이는 등 전반적으로 영화 제작환경이 바뀐 덕분”이라고 그는 풀이한다.드라마가 강하지 않은 영화들은 작품의 이미지를 전달해줄 음악쪽에 그만큼 비중을 크게 두기 때문이다. 영화음악의 개척자로서 입지를 착착 넓혀가는 자신을 두고 ‘행운아’라고 겸손해 한다.기막히게 일이 잘 풀리는 사람인 건 틀림없다.그는 연세대 철학과를 나왔다.“영화를보고나면 그림은 기억나는 게 없고 늘 음악만 남았다”며웃는다.98년 한해동안 ‘8월의 크리스마스’‘정사’‘약속’ 등 화제작 3편을 번갈아 OST 판매 1위에 올려놨다. “국내 영화음악의 성장여부는 오리지널 스코어(순수 창작곡)를 중시하는 풍토가 얼마나 빨리 뿌리내리느냐에 달렸어요.유명팝송을 고민없이 끌어다쓰는 지금같은 분위기에서는 먼 얘기지만요.” 이 대목에서 그의 목소리에 부쩍 힘이 실린다.그럴 수밖에.그의 음악은 100% 창작곡들이다.지금까지 단 한번도 음악작업에 남의 히트곡을 빌려쓴 적이 없다.지난해 1월 전문기획사 M&F를 차린 것도 그런 고집에서다.순수창작곡들만 ‘논스톱’으로 제작하기 위해 서라운드 방식의 극장용 전문녹음실까지 갖췄다.국내에선 유일하다. “한국영화의 파이가 커지면 영화음악도 자연히 부가가치가 높아진다”고 그는 말한다.일본에 수출된 ‘순애보’‘정사’‘선물’ 등은빠르면 10월부터 OST음반도 현지발매된다. 황수정기자 sjh@. ■국내 영화음악시장. 한국영화 OST로 지금까지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한 작품은‘접속’(97년작).‘어 러버스 콘체르토’를 삽입해 70만장을 팔았다.이처럼 저작료를 주고 인기 외국곡들을 즐겨 끌어쓴다는 점이 4∼5년새 급속히 부각된 국내 영화음악 시장의 특징이다. 순수창작을 위한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현재 국내에서 ‘스코어링’(영화장면의 프레임에 정확히 맞춰 음악을조절하는 것)이 가능한 전문영화음악가는 5명 남짓. 그러나 다행한 것은 한국영화의 질적·양적 팽창과 함께영화음악의 환경도 자연스럽게 나아지고 있다는 게 현장의해석이다. 실제로 A급 영화음악가가 영화 1편에 받는 작곡료는 4,000만원선.A급 영화감독이 받는 연출료와 맞먹는다.제작환경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몇년전까지만도 개봉전 일주일여동안번개불에 콩구워먹듯 뚝딱 ‘해치우던’ 것이 요즘은 크랭크인 단계에서부터 공을 들인다. 해외 유명음악가에게 외주를 주기도 한다.9월에 개봉될 ‘무사’(제작 싸이더스)는 음악을 ‘에반겔리온’으로 유명한 일본인 영화음악가 사기스 시로에게 2억원을 주고 맡겼다.국내 영화음악이 산업아이템으로 자리잡기 위해 선결돼야할 문제는 저작권 보호.우리는 작곡료가 전부이다.상영횟수가 암만 많아도 추가 저작권료가 없는 반면 일본의 경우는 작곡료외에 극장에서 영화가 상영되는 횟수만큼 저작권료가 추가로 더 들어오게 돼있다. 덧붙여 한가지.영화선진국들처럼 순수창작곡을 쓰는 풍토가 자리잡아야 한다는 한 음악가의 지적은 충분히 일리있다.“‘친구’가 미국에 수출됐다고 하자.클라이맥스 장면에서 느닷없이 ‘베드 케이스 오브 러빙 유’(주제곡)가 나올 때 그쪽 관객들은 어떨까.모르긴 해도 달아오른 감정이 뚝 떨어질 거다.”황수정기자
  • SBS ‘수호천사’주연 김민종씨

    “남자라면 누구나 양아치 기질이 있잖아요.” SBS 새 미니시리즈 ‘수호천사’(수·목요일 9시55분)에서꽃자주색으로 물들인 머리,원색의 셔츠,껄렁껄렁한 걸음걸이로 대전의 뒷골목을 누비는 양아치 하태웅역을 맡은 김민종(31)은 배역이 마음에 드는 눈치다. “‘수호천사’의 줄거리를 받아들고 감이 왔어요.96년 ‘머나먼 나라’ 이후에는 남성스러운 역할을 한적이 없었던것 같습니다.하태웅은 양아치지만 의리있고 똑똑합니다.” 김민종은 남자배우 기근 현상이 심각한 요즘 방송계에 몇안되는 거물급 배우.‘백마 탄 왕자’역도 얼마든지 할 수있다.그러나 그는 10개월의 공백을 깨고 ‘3류 건달’로 드라마에 복귀했다.‘수호천사’에서 하태웅은 음료회사의 강두식 회장(이순재 분)의 숨겨진 아들.이런 비밀을 모른 채대전에서 건달로 성장한다.그러나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그는 강회장의 음료회사를 빼앗으려는 삼촌 강세현(윤다훈 분)에 맞서는 후계자로 변신한다. “이현세 만화 주인공 ‘까치’같은 느낌으로 연기하고 싶어요.고독과 강인함,그리고 밝은 모습이 적절히 배합된 하태웅이 될 겁니다.” 오는 크리스마스쯤 개봉할 영화 ‘이것이 법이다’를 함께찍는 중이기 때문에 피곤한 모습을 예상했지만 그는 막 끓인 된장 뚝배기처럼 보글보글 요란하다. “‘수호천사’촬영장 분위기는 너무 좋아요.촬영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풀고 갑니다.” 김민종은 인터뷰 도중에도 거듭 자리에서 일어나 맥주를 선후배에게 권하며 분위기를 돋운다. “윤다훈씨,김보성씨랑 이틀이 멀다하고 술을 마십니다.그런데 주량은 소주 1∼2병정도? 많이 마시는 것보다 즐겁게마시는 것이 좋아요.” 그는 주량이 세다고 알려진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극구부인한다. “사실 KBS의 ‘명성황후’가 부담은 됩니다.그러나 드라마가 시청률에서 실패한다고 해도 연기자는 다양한 경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손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솔직히 명성황후에 대적할 만한 드라마가 될 자신이 있습니다.” 시원시원한 김민종의 목소리,경쾌한 촬영장 분위기에서,전성기를 누리는 사극에 비해 침체된 트렌디 드라마의 대반격이 이루어질 것 같은 느낌이 온다. 이송하기자 songha@
  • 지구촌에 감원 열풍

    세계경기 둔화로 전세계에 감원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올초 1차 감원에 이어 세계 주요 기업들은 2·4분기 실적이급격히 악화되면서 이달 들어 감원 제 2라운드에 돌입했다. AP통신은 미국의 통신기업 루슨트 테크놀로지스와 유럽의ABB, 영국의 미디어그룹 로이터,전기 및 엔지니어링기업인인벤시스 등이 24일 하룻동안 발표한 감원규모가 3만9,000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루슨트 테크놀로지스는 이날 비용절감을 위해 1만5,000∼2만명을 추가 감원할 계획이라고밝혔다. 올들어 이미 정리한 1만9,000명을 포함,감원 규모는 전체직원의 32%나 된다.스위스·스웨덴 합작 첨단기술 기업인ABB는 1만2,000명을,로이터는 150년 역사상 최대인 전직원의 7%인 1,100명,인벤시스는 2,500명, 미국의 전기업체 애로는 직원의 9%인 1,000명을 각각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의 반도체 제조업체인 후지쓰도 9,000명의 조기퇴직을 제의했다.지난주에는 캐나다의 노텔이 7,000명,유럽의필립스가 4,500∼5,500명,미국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5,000명,영국 통신업체 마르코니가 4,000명,스웨덴의 에릭슨이 1만2,0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의 전직 알선기업 ‘챌린저,그레이,크리스마스사’에따르면 올들어 6개월간 미국 기업이 발표한 감원 규모는77만7,36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감원 발표는 5월주춤했다 6월 이후 급증세로 반전했다. 통신,자동차, 컴퓨터,산업용 생산재, 전기업종이 가장 큰타격을 받았다. 기업들의 감원 결정은 경쟁력을 개선하기 위해 인건비 등고정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이번 감원 태풍은 올초부터 시작된 기업들 실적악화 발표후 6개월의 시차를 두고 이뤄져 당분간 경기회복 전망이낮다는 인식이 깔려있다는데 심각성이 있다.언제 해고통지서가 날아들지 모르는 불안감에 전세계 근로자들은 우울한여름을 보내고 있다. 김균미기자 kmkim@
  • ‘취화선’임권택감독 “회화와 영상 멋진만남 될것”

    임권택 감독(65)이 최근 98번째 영화를 크랭크인했다. 그 날은 이른 아침부터 찌는 듯 무더웠다.태흥영화사가 만드는 ‘취화선’의 제작발표회가 있던 지난 16일 서울 중구 필동의 남산골 한옥마을. 줄줄 흘러내리는 땀방울에 행여라도 분장이 얼룩질까 배우들은 내내 어쩔 줄 몰랐다.눈썹 하나 꿈쩍않는 이는 오직 임감독 뿐이었다.새로운 영화를 찍는, 결연한 자세를 나타내듯 머리는 바짝 짧게 자른스포츠형이었다. “내 대표작은 다음 영화”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온 명장답게 제작 일성도 듬직했다.그는 이번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그림을 소재로 영화를 찍는다. “‘춘향뎐’에서는 판소리와 영상을 조화시켰지요.이번에는 소리가 아니라 그림입니다.회화와 영상이 어떻게 하면 조화롭게 만날 수 있을까,요즘은 온통 그 생각뿐이에요.” 몇달동안 한사코 인터뷰를 사양해왔던 임감독이다.“‘서편제’처럼 기억에 남을 길고 좋은 길을 찾아 몇달이나 헤맸는데,아직도 못 찾았다”며 한숨을 섞었다.며칠전까지도남도쪽으로 촬영지를 뒤지고 다니느라 얼굴이며손이며 새까맣게 탔다. ‘취화선’은 19세기 조선의 ‘천재화가’ 오원 장승업(1843∼1897)의 일대기를 얼개삼아 그의 예술혼과 한(恨),사랑이 얽힐 영화다.시나리오는 도올 김용옥이 맡았다.제목뜻 그대로 ‘그림에 취한 신선’ 장승업 역에는 최민식.그가 평생동안 유일하게 사랑한 여인 매향 역에는 유호정이캐스팅됐다.전작들과는 달리 신인을 뽑지 않았다. “막연히 장승업의 생애를 영화로 옮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오래됐어요.한 20년전부터니까.그런데 검증된 자료가 제대로 있어야 말이지.그러다 지난해 12월 서울대에서 장승업 전시를 하길래 이젠 때가 왔구나 하고 덤벼든 거라고.영화개봉은 아마 이르면 내년봄쯤 될 걸로 봐요.” 제작비는 약 50억원.“한 30억원쯤 생각했는데,하다보니너무 커졌다”고 그는 말했다.철저한 고증에 촬영시설을따로 갖춰야 하는 시대물이라 예상치 않게 제작비가 많아졌다. 그가 ‘국민감독’을 넘어 세계적 감독으로 우뚝 선 건이런 덕목 때문일 것이다.만들기 까다롭다는 이유로 모두들 외면해버린 소재와방식.지금 장승업이라니….사실 요즘 영화판에서 수십억원씩 모으는 것은 일도 아니다. ‘대박’영화가 투자자의 꿈을 부풀리고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웬만한 데뷔작도 50억∼60억원은 거뜬히 모은다.새로 ‘입봉’하는 새내기 감독들도 이돈으로 서너달만에 ‘뚝딱’영화 한편을 끝낸다.또 요즘 찍는 영화는 모두 연말크리스마스 대목을 겨냥하는 것이다.이런 마당에,임감독은왜 영화찍기도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그런 어려운 길만 찾아다닐까.그의 대답은 민망할만큼 속깊고 여유있었다. “생각해보니 장승업과 나는 아주 많이 닮았습디다.그는화가로서 한평생을 살았고, 나는 감독으로 긴세월을 살고있어요. 창작의 환희를 생명줄 삼아 살았다는 것도요.장승업의 그림인생과 내 영화인생이 조용히 합쳐지는 영화가되는 겁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느리게 느리게,후회없도록 꼼꼼히’ 영화를 찍겠다는 ‘장인의 고집’이 그의 느린 말투속에 여실히 담겨 있었다. 황수정기자 sjh@
  • 외국인 에세이/ 추석과 추수감사절은 닮은꼴

    한국과 캐나다는 매우 비슷한 명절을 가지고 있다.바로한 해의 수확에 대해 감사하고 가족과 함께 나누는 한국의추석과 북미의 추수감사절이 그것이다. 추석까지 3달이나 남아 있는 지금 내가 왜 추석을 이야기하는지 의아해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유는 간단하다.일찍부터 추석의 중요성을 되새길 때 더 기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추석을 맞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첫번째로 추석과 추수감사절의 유사점은 두 명절이 모두가을에 있다는 것.한국의 추석은 음력 8월15일(올해10월1일)이고 북미의 추수감사절은 10월의 두번째 월요일이다. 한국인과 캐나다인들은 이 때를 한해의 가장 소중한 시기로 여긴다.떨어져 있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가족애를돈독히 하고 하나님 또는 조상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정성껏 표시한다. 추석과 추수감사절의 또다른 유사점은 바로 음식이다.추석의 대표적인 음식이 ‘햇쌀밥’이라면 캐나다의 그것은‘칠면조 요리’.이 기간에 얼마나 많은 음식을 소비하느냐는 한해의 수확량과 우리의 감사하는 마음에 비례하는것 같다. 또 추석과 추수감사절을 맞아 두 나라 모두 ‘교통난’에직면해야 한다는 것도 비슷한 점이다.많은 한국인들은 추석연휴에 고향으로 내려가거나 여행을 떠나는데 그 때면여지없이 끔찍한 교통난을 경험하며 길에서 수시간을 보내야 한다.캐나다는 이 시기의 교통체증이 한국만큼 심각하지는 않지만 캐나다인들 역시 불평을 한다. 마지막으로 ‘상업성’이란 측면에서 추석이나 추수감사절이 다른 명절에 비해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12월25일 크리스마스 때는 사람들이 그 의미를되새기기 보다는 ‘받는 것’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듯하다.크리스마스 고유의 의미가 퇴색해 가고 있는 듯 해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한국인과 캐나다인 모두가 점점 전통과 가치,관습을 무용지물이라고 여기는 세태에 영향받지 말고 계속해서 고유의명절을 소중히 간직했으면 좋겠다. 다린 패트릭 롱스태프 세종어학원 영어강사
  • 디지털 애니메이션 ‘마리‘중간 발표회 가진 이성강 감독

    가족단위로,또는 연인끼리 나란히 손잡고 가서 볼 수 있는국산애니메이션은 없을까.오는 12월 이런 애니메이션이 한편 선보일 전망이다.디지털 팬터지 애니메이션 ‘마리 이야기’(제작 씨즈엔터테인먼트)가 그 것.애니메이션은 보통 성인 또는 아동용으로 대상층이 확연히 나뉘지만,이 애니메이션은 어른과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스토리의 폭을 넓혔다.이성강 감독(39)은 최근 열린 중간제작 발표회에서 영화관계자들로부터 “일본이나 미국의 수준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는 칭찬을 받고는,내내 환한 표정이었다.이 감독은 단편만화영화에서 국내 정상으로 정평나있고,이번에 처음 장편에 도전한다. “누구에게나 한번쯤 있었음직한 이야기와 기억을 일깨워봤어요.차가운 컴퓨터로 따뜻한 애니메이션을 만들려 합니다. ” 크리스마스 즈음 개봉을 목표로 한창 작업중인 ‘마리 이야기’는 12세 소년과 신비의 소녀가 엮는 동화같은 사랑이야기.디지털 방식으로 입체감과 서정성을 두루 살리기 위해 2D와 3D를 섞어 만들고 있다.선(線)을 쓰지 않아 따뜻한느낌을 준다.그러면서도 배경과 주변사물들이 입체적으로 묘사됐다.그는 “선이 들어가는 기존의 셀(Cell)애니메이션 방식만으로는 원근이나 공감각을 살려내기가 어렵다”면서 “장면들을 일일이 3D로 찍은 다음 그걸 바탕으로 다시 2D작업을한 덕분에 회화적 분위기를 내는 데 성공한 듯하다”고 자평했다. 이쯤되면 80분짜리 영화가 탄생하는 데 근 3년이 걸린 것도 무리가 아니다.영화가 처음 기획된 건 98년 10월.이후 “완벽주의자”(주변사람들이 이감독을 이렇게 부른다) 감독 아래서 35명의 애니메이터들은 야근을 밥먹듯 했다. 제작비 30억원이 들어간 이 영화에 업계가 쏟는 관심은 크다.“괜찮은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진다더라”는 입소문이 진작부터 무성했다.배급도 시네마서비스가 책임지기로 나섰다. 이감독의 ‘명성’덕분이다.그는 지난 98년 단편애니메이션‘덤불속의 재’로 세계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앙시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재능있는 감독이다.연세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뒤 80년대말 뒤늦게 그림공부에나선 ‘늦깍이’ 화가이기도 하다. “졸업후 7년동안 혼자 그림을 그렸죠.소그룹 전시회도 가져봤어요.그런데 컴퓨터를 배워 그림을 움직이게 해봤더니 그게 무진장 재미있더라구요.” 애니메이션 아티스트로 입문하게 된 동기는 싱거울 정도로 단순하다.컴퓨터 보급이 일반화된 95년부터 이 일을 시작했으니 그는 디지털 애니메이션 1세대 작가이다. 그는 “‘마리이야기’가 사랑과 추억을 일깨우는 선물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장편영화의 정서를 해치지만 않는다면 TV용으로 다시 만들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
  • [데스크 칼럼] 감동의 정치, 그 虛와 實

    여론은 민주당내 어느 세력보다 당정 수뇌부의 전면 쇄신을 요구하는 개혁·소장파 의원들에게 우호적이다.민심이란 실체가 없는 바람 같은 것이긴 하나 ‘민주당에 인물이 있구나’하며 이들에게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소장·개혁파의 성명 파동이 당의 공식라인에 대한 항명에가까운 데도 지지를 받는 까닭은 무엇일까.‘정상 통로 없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행동’이라는 강변에도 불구하고 당정수뇌부의 전면 쇄신을 요구한 이른바 ‘거사(擧事)’가 민심의 반향을 모으는 이유는 또 무엇인가. 무엇보다 집권층에 대한 민심의 기대가 바닥을 치고 있기때문이다.의보재정 파탄 등으로 정부 정책이 신뢰성의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안동수(安東洙)전 법무장관의 ‘43시간 임명 파동’이 겹치면서 이들의 요구가 충정으로 이해되는형국이다. 물밑에서 중심인물로 거론되던 정동영(鄭東泳)최고위원이확대간부회의에서 전면으로 부상,성명 파동은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동교동계와 각을 세워 온 그는 기자들에게 “최고위원이 아니었다면 성명에 동참했을 것”이라고 속내까지드러냈다.2선 후퇴한 권노갑(權魯甲)고문이 미국에서 귀국한 직후 ‘정 위원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을 때도 줄곧 침묵으로 버텨온 터여서 작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민심이반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정 위원과개혁·소장파들의 집단행동은 무모하리 만치 ‘탈(脫)정치적’이다.10여명,그것도 정치경험이 짧고 당내 기반이 취약한이들로서는 정치생명을 건 건곤일척(乾坤一擲)의 행보인 탓이다.정 위원이 간부회의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온 것도 그들을 에워싼 당내 환경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방증한다. 이들 소장그룹의 행동이 아직 비판의 영역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약간의 감동적 요소가 섞여 있기 때문이다.비세(非勢)의 소수가 다수의 실세 주류군에 저항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당을 위한 충정’이라는 그들의 목소리가 통하는데 기인한다. 그러나 극적인 감동은 변화의 시작일 뿐 끝이 아니다.민주당 소장파 의원들의 이번 성명발표는 지난 97년초 신한국당(한나라당 전신) 소장파 의원들의 ‘시월회 파동’을 빼닮았다.96년 크리스마스 다음날 노동법 날치기 통과로 민심이 신한국당을 떠나자 당정쇄신을 요구하며 젊은 의원들이 김영삼(金泳三) 당시 대통령을 몰아쳤다. 4년 뒤에 재연된 민주당 소장파의 집단행동은 과거 신한국당 소장 그룹의 그것처럼 근본적으로 집권 실세들에 대한 부정의 범주에 속한다.최근 김근태(金槿泰)최고위원 등이 ‘과거정권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주창하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정치의 본질은 부정의 악순환이다. 지금은 고인이 된 대학시절 한 은사는 한국정치사 마지막강의에서 “한국정치는 부정(否定)의 역사”라고 했다.민주당 정권은 자유당 정권을,공화당 정권은 민주당 정권을 부정하는 식으로 지난 정권을 부정함으로써 정당성을 찾은 역사라는 것이다.은사는 “이제는 긍정(肯定)의 정치로 전환할때”라며 강의를 맺었다. 부정은 또 다른 부정의 역풍(逆風)을 불러오기 십상이다.긍정으로 가는 ‘큰 정치’의 길은 그래서 험난하고 멀다. 양승현 정치팀장 yangbak@
  • ‘감원 태풍’ 美대륙 휩쓴다

    요즘 미국에서는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기업들의 감원계획이 발표되고 있다.미국인들은 언제 자기에게도 ‘해고통지서’가 날아올지 몰라 불안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씀씀이를 줄이고,인터넷의 취업 관련 웹사이트를 넘나들며나름대로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 ■대량감원 태풍 미 노동부는 4일 기업들이 4월 한달 동안 22만3,000명을 해고했다고 밝혔다.3월에는 5만3,000명이일자리를 잃었다.4월 실업률은 4.5%로 98년 10월 이후 2년반만에 최고였다. 4월 실업률이 발표되던 날에도 투자은행인 CSFB가 조만간200명(직원의 13%)의 감원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도됐다. 지난주에는 부엌용품 제조업체인 뉴웰 라버메이드가 3,000명(직원의 6%)을,뉴욕타임스가 온라인 사업부문에 이어다른 지역신문 직원 1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세계 최대 인터넷 장비업체인 시스코 시스템즈는 지난달 전직원의17%인 8,500명 감원계획을 밝혔다. 미국의 전직·구직 서비스 컨설팅업체인 챌린저 그레이앤드 크리스마스(CGC)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4월에 16만5,564명을 해고했다.CGC가 조사를 시작한 93년 이래 최대규모다.올들어 넉달 동안 57만2,370명이 해고통지서를 받았다.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가 넘는다. 미국 기업들은 경기둔화가 지속되면서 신규채용도 줄이고있다. 경영대학원(MBA) 졸업예정자들도 일자리를 구하기어렵긴 마찬가지다.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유명 컨설팅업체들중 MBA 졸업예정자들과의 고용계약을 취소하거나 취업시기를 연말이나 내년초로 미루는 예가 늘고 있다.가고 싶은회사를 골라간다는 얘기는 옛말이 된지 오래다. ■재취업 컨설팅 회사들 호황 대량감원 태풍 속에서 호황을 누리는 곳도 있다.재취업 알선·카운셀링 회사들이다. 취업관련 웹사이트들도 솔솔찮게 재미를 보고 있다. 보스턴에 본사를 둔 전직 서비스 컨설팅업체 스타이벨 피바디는 올 1·4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늘었다.해고에 따른 충격을 줄이는 방법 등을 알려주는 사이컬로지.컴은 올들어 매출이 20% 증가했다. 이들 업체들이 호황을 누리는 것은 이미 해고됐거나 해고위협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 때문만은 아니다.여기에다미국의 대기업들이 해고에 따른 직원들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들 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전직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1월 직원의 10%인 1만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한 루슨트테크놀러지는 2·4분기 구조조정에 드는 비용으로 27억달러(약 3조5,100억원)을 책정했다.이 회사는 해고된 직원들에게 상담과 재정적 카운셀링도 해준다.전문가들은 “해고된 직원들에게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은 결국 남아있는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피아노걸’ 노영심

    작곡가이자 가수인 노영심(33)이 세번째 피아노 연주앨범‘피아노 걸’(Piano Girl)을 내놨다.결혼발표 후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라 팬들의 관심이 더욱 크다. 새 앨범에는 발라드풍의 자작곡 13곡이 실렸다.잔잔한 선율의 곡조가 얼핏 뉴에이지풍으로 느껴진다.‘River Flows’‘It's Raining’‘4월의 바다’ 등 자연을 소재로 한,차분하면서도 울림있는 서정적 연주곡들이 먼저 눈에 띈다.‘Glad You Told Me’‘Friends I Knew’‘모퉁이에서’등은 일상의 아기자기한 감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그는 지난 99년 첫번째 솔로 연주앨범 ‘나의 크리스마스피아노’를 발표하며 피아니스트의 ‘끼’를 보여주었다. 지난해 여균동 감독의 영화 ‘미인’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 앨범이자 두번째 솔로 연주앨범 ‘노영심 피아노 미인’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화여대 음대를 나온 그는 올해로 데뷔 12년째를 맞았다. 지난 89년 변진섭의 ‘희망사항’을 작곡하면서 가요계에발을 들인 후 ‘별걸 다 기억하는 남자’‘그리움만 쌓이네’ 등을 직접 불렀다.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서울 동숭동 대학로 폴리미디어 씨어터에서 새 앨범 발매기념 무대를 연다. 황수정기자
  • [씨줄날줄] ‘5월 방학’명암

    해마다 크리스마스 때면 TV에 등장하는 영화가 ‘나홀로집에’다.일가족이 외국으로 크리스마스 휴가를 떠나면서실수로 막내를 집에 두고 가는데,홀로 남은 꼬마가 집을털려는 2인조 도둑을 온갖 방법으로 물리친다는 줄거리다. 아이들은 꼬마가 도둑들을 골탕먹이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데굴데굴 구르며 재미있어 하지만,솔직히 마음 한자락이떨떠름했다.“애가 저렇게 영악해서야 커서 뭐가 될까”하는 엉뚱한 걱정과 함께 우리 애들을 혼자 남겨두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더욱 절실해졌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나 홀로 집에’ 남은 어린이가 낯선 자의 침입을 방어하기란 불가능하다.어린이가 기지를 부려 경찰에연락,강도를 잡게 했다는 뉴스가 어쩌다 화제가 되기도 하지만 그런 사례는 그야말로 ‘가물에 콩나기’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학교장 재량으로 학기 중 임시방학을 할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뀐 뒤 처음으로 ‘샌드위치 데이’인 4월30일,많은초·중·고교가 휴업했다.사흘을 놀게 된 아이들은 좋아서 어쩔줄 모르고,일부 가정에서는 이 황금 계절에맞은 연휴를 여행·고향 방문 등으로 알차게 보냈다.어린이날과어버이날이 들어 있는 이달 초에는 5·6일 연휴를 비롯해길게는 엿새에 이르는 ‘5월 방학’을 하는 학교가 적지않다고 한다. 틀에 박힌 생활을 하는 아이들에게 임시방학을 주어 가족과 함께 다양한 체험을 하도록 한 취지에는 전적으로 찬성한다.그렇지만 우리 현실은 이를 충분히 수용할 수 없는실정이다.아이들이 임시방학을 보람있게 보내려면 먼저 부모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야 한다.아버지가 휴가를얻지 못한다면 어머니 혼자서 아이들을 데리고 ‘방학’을 보내야 한다.맞벌이 부부라면 그중 하나가 휴가를 내 아이를 돌보기에도 급급한 것이 현실이다.더구나 소년소녀가장,학교 급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아이들은 어찌 해야 하는가. 목적이 좋더라도 현실적인 문제가 크다면 하지 않는 것만 못할 수 있다.임시방학의 목적이 ‘가족과 함께 하는교육’에 있다면 그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은 학교에서 메워주는 게 바람직하다.서울 종암초등학교처럼 특별한 계획이없는 학생들을 모아 학교에서 특별수업을 시켜준다면 쉴수 없는 많은 부모들은 그야말로 안도할 것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
  • 美 기업도 구조조정 ‘살얼음판’

    미국 경제 침체로 실적이 악화되면서 미국 기업들의 구조조정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일부 기업들은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나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당초 발표했던 감원 규모를 수정하고 있다.실적이 나쁜 최고경영자들의 잇단 퇴진과 수익을 못내는 사업부문의 과감한 통폐합 등 구조조정이힘을 받고 있다. 세계 최대 인터넷 장비업체인 시스코 시스템즈는 16일(현지시간) 올해 안에 전직원의 17%인 8,5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불과 한달 전보다 1,000명이 늘어난 것이다. 시스코의 추가 감원계획 발표는 오는 28일로 끝나는 1·4분기(미국 회계연도 기준으로는 3·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크게 밑도는 데다 2·4분기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문제는 시스코의 실적 악화전망이 이 회사에 국한되는 것이아니라 인터넷 등 ‘닷컴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이 심각하다는 데 있다. 시스코의 실적 악화전망은 투자심리를 위축시켜 이날 2,000선 문턱에서 나스닥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금융분석회사인 퍼스트 콜은 “이번주 주요 기업의 실적이본격 공개되기 시작하면 상황이 심각해질 것”이라면서 주요 기업의 1·4분기 평균 수익률이 8.5%이상 하락한 것으로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10년 사이 가장 큰 하락폭이다. 기업 실적악화는 감원으로 직결되고 있다.미 취업 알선 전문업체인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이 지난 1·4분기에 발표한 감원 규모는 모두 40만6,806명.전년 동기보다 약 3배가 늘어났다. 김균미기자
  • “4월7일 유월절에 국내외서 기념예배”

    철저하게 성경 중심의 교회경영을 강조,종교개혁을 실천한다는 기치를 내건 하나님의 교회가 오는 4월7일 이 교회의 가장 큰 축제행사인 유월절을 맞아 국내외에서 일제히기념예배를 드린다. 하나님의 교회는 “창교자 안상홍(1985년 소천)을 재림주로 보며 구·신교 모두 지금은 지키지 않는 유월절 행사를치른다는 점을 문제삼아 우리 교회를 이단시하는 한국 개신교계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4월7일 예정대로국내 300여, 해외 50여 교회에서 기념예배 행사를 갖기로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에 총회를 둔 하나님의 교회는 지난 64년 공식 교회명칭을 사용한 신흥교회.예수가 재림한다는 성경 예언이 안상홍 창교자를 통해 성취됐다고믿는다.등록된 신도는 40만,매월 예배에 출석하는 신도만12만 가량 된다는 게 교회 측의 설명이다.자체적으로 목회자 양성기관인 총회신학원도 갖추었다. 이 교회는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이고 행동하는 데 있어철저하게 초대교회 예수의 제자와 당시 성도들의 생각·행동을 기준으로 삼는다.우선 일요일이 아닌 하나님의 일곱째 날 안식일인 토요일에 예배를 드린다.교회측은 구약성서 창세기 2장을 들어 “하나님이 6일간 천지를 창조한 뒤일곱째날 안식하셨고 성도들에게 그날 예배드릴 것을 명했으며 이 안식일은 지금으로 따지면 토요일에 해당한다”고주장한다. 또 기독교 최대 명절인 크리스마스를 지내지 않는 대신유월절을 중시한다.현재의 크리스마스는 원래 로마 이교도들이 태양신 탄생을 기리는 12월축제로,기독교인들과 타협을 본 결과 성탄절이 됐다는 것이다.예배를 할 때도 ‘할렐루야’를 외치며 박수치는 요란스런 분위기 없이 조용하게 기도와 설교만으로 진행하는 게 특징이다.성경에서 경고하는 어떤 우상숭배도 하지 않는다는 원칙아래 십자가도세우지 않는다. 이 가운데 유월절은 가장 중시하는 행사.유월절은 예수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달리기 전,제자들과 함께 최후의 만찬을 베풀며 새 언약,즉 떡과 포도주를 먹고 마시는 예식을 행하도록 유언하고 영생을 약속한 날.교회 측은 “AD 325년,니케아 공의회에서 로마의 콘스탄틴 황제에 의해 폐지된뒤 1,600여년간 흔적도 찾기 힘들던 유월절이 창교자에 의해 회복되었다”며 해마다 떡과 포도주를 갖고 유월절을 지키고 있다. 김성호기자 kimus@
  • ‘한국의 슈바이처’ 仁術 접다

    “죽는 날까지 환자들과 함께 하고 싶었는데…” ‘한국의 슈바이처’ 문창모(文昌模·94)박사가 만 70년동안 입어온 의사 가운을 벗었다. ‘최고령 국회의원’ ‘진료활동을 펴고 있는 최고령 의사’ 등의 숱한 기록과 함께 의료계 및 교육·정치·종교·사회사업분야에서 거목으로 존경받고 있는 문 박사는 지난 24일 진료를 마지막으로 일선에서 물러났다.별도의 은퇴식은 없다.다만 오는 31일 가족들과 함께 조촐한 ‘은퇴 예배’로 대신할 계획이다. 평안북도 선천 출생으로 지난 31년 세브란스의전을 졸업,70년동안 의사의 길을 걸어온 문 박사는 58년 연세대 원주기독병원의 전신인 원주 연합기독병원장으로 부임하면서강원도 원주에 정착했다.64년 원주시 학성동에서 문이비인후과를 개원한 이후 매일 아침 6시30분부터 37년동안 한자리에서 인술을 펴왔다. 문 박사는 특히 결핵퇴치를 위해 크리스마스 씰을 발행하고 70년대 육영수여사를 설득해 원주에 나환자촌을 건설하는 등 사회사업분야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지난해 의사들의 의약분업 관련 파업시위때는 ‘의사의 길은 환자들과함께 하는 것’이라며 병원 문을 열고 환자들을 돌봤다. 문 박사는 “걷기가 불편하고 손놀림도 둔해져 자칫 환자들이 다칠지도 모른다며 자식들이 만류해 그만두게 됐다”며 못내 아쉬워했다. 문 박사는 96년 출간한 ‘천리마 꼬리에 붙은 쉬파리’라는 제목의 자서전 서문에서 “의사가 된지 66년,나이가 아흔이 된 지금도 나는 새벽 5시에 일어나 저녁 8∼9시까지일한다.나는 별무취미로 도무지 재미가 없는 사람이지만이런 진료생활을 축복이라고 여긴다”고 ‘후회없는 삶’을 담담히 표현했다. 원주 조한종기자 bell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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