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크리스마스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선고공판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선동열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조현아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정현용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065
  • 車업계 CEO ‘뒤바뀐 세밑풍경’

    車업계 CEO ‘뒤바뀐 세밑풍경’

    자동차업계 최고경영자(CEO)의 세밑 풍경이 묘하다. 선두 국내 회사의 CEO들은 연일 초비상 강행군이다. 중·하위 외국계 회사 CEO들은 성탄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줄줄이 출국, 내년 1월 초·중순에나 돌아온다. 어느 때보다 안팎 경영여건이 좋지 않아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쌍용·GM대우CEO 미국서 장기 휴가 2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자동차 필립 머터우 대표는 지난 22일 미국으로 크리스마스 휴가를 떠났다. 귀국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회사측은 1월10일 안팎으로 보고 있다. GM대우차의 마이클 그리말디 사장은 이틀 앞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공식적으로는 출장이다. 크리스마스와 신년 연휴를 보낸 뒤 1월7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마저 보고 중순쯤 귀국할 예정이다. 르노삼성차의 장 마리 위르티제 사장도 휴가 반 출장 반 일정으로 지난 19일 프랑스 파리로 떠났다.2주 뒤인 1월4일쯤 출근할 예정이다. 이들 회사 임직원들은 2일 ‘CEO 없는 시무식’을 갖는다. 그나마 위르티제 사장은 출국 전에 신년 메시지를 영상으로 제작해 27일 직원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시무식 분위기는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환율이라는 공통의 악재 외에도 저마다의 ‘우환’이 있기 때문이다. GM대우는 정부의 새 환경 기준을 맞추지 못해 새해 1월1일부터 다마스 등 경상용차 생산을 중단한다. 여기에 딸린 100여명의 생산직 직원과 600여 도급직원들의 ‘운명’이 경각(頃刻)에 달렸다. 회사측은 “정규직 100여명은 인력 재배치를 통해 다른 차종의 생산라인으로 흡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새해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아직 방침을 확정짓지 못했다. 쌍용차는 올 한해 판매량이 급감해 전(全) 차종의 판매대수가 현대차의 단 한 개 차종(쏘나타)에도 못 미치는 수모까지 당했다. 여기에 내년에는 ‘신차 기근’까지 겹쳐 사정이 더 나쁘다. 르노삼성차도 외형상으로는 실적이 크게 개선됐지만 간판차종인 SM5가 계속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어 속사정이 편치 않다. ●“경영여건 안 좋은데”… 곱잖은 시선 업계 관계자는 “문화와 관습이 다른 데다 모처럼 고국의 가족을 만나러 가는 것이라 (외국인 CEO들의 장기휴가를) 뭐라 탓할 수 없지만 직원들의 침울한 분위기와 대조돼 씁쓸하다.”고 꼬집었다.“상대적으로 실적이 더 좋은데도 휴가는 꿈도 꾸지 못하는 토종 CEO들의 모습이 오버랩돼 착잡하다.”고도 했다. ●정몽구회장 ‘현장경영´ 강행군 실제 국내 내수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의 정몽구 회장은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서울 양재동 사옥으로 출근해 연말 목표량 진척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신년 연휴 때도 서울 한남동 자택에 머물며 ‘원고(苦) 타개책’ 마련에 몰두할 계획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박정인 수석 부회장과 김동진 부회장 등 CEO들은 ‘휴가’를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정 회장의 외아들이자 기아차 대표인 정의선 사장도 마찬가지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도봉보건소, 거동장애197명 상대 재활 방문 간호·운동치료 큰 호응

    도봉보건소, 거동장애197명 상대 재활 방문 간호·운동치료 큰 호응

    이진수(59·도봉구 도봉동)씨는 새벽 4시에 눈을 뜬다. 지체장애 1급인 아내 유복상(57)씨가 일어나기 전에 요구르트 주스를 만들기 위해서다. 부부는 사과와 주스를 나눠먹고 근육운동을 시작한다. 운동은 일방적이다. 남편이 아내의 팔다리를 주무르고 펴며 굳은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다. 도봉보건소로부터 처방을 받은 재활운동은 시간표에 따라 척척 진행된다. 벽에 서서 균형을 잡고 자전거 페달을 돌린다. 재활기구는 남편이 손수 뜯고 조립해 아내 맞춤형으로 바꾸었다. 재활운동 2년만에 아내는 몰라보게 좋아졌다. 손가락·발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했는데 이제는 남편의 팔을 잡고 걸을 수 있다. 이씨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보건소의 도움으로 꿈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2003년 12월6일 아내는 3층 집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1층까지 굴러 떨어졌다. 수술실에 들어갈 때 말 한마디 못하고 눈만 껌뻑일 만큼 심각했다. 수술이 끝나자 의사는 “뭉그러진 목뼈를 성공적으로 이식했지만 신경이 눌려 정상 회복이 어렵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했다. 환자와 가족이 최선을 다하면 움직일 확률이 20% 정도라고 했다. 남편은 회사에 사표를 내고 아내의 재활에 전념했다. 그러나 꼼짝 못하는 아내를 데리고 재활치료실을 오르락내리락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웠다. 욕창이 심해 환자도 무척 괴로워했다. 병원에서 퇴원한 후에도 아내는 무척이나 병원재활을 싫어했다. 불편한 몸이라 병원을 갔다 오면 며칠간 녹초가 돼버렸다. 결국 부부는 2004년 집 근처 도봉보건소 문을 두드렸다. 2000년 재활거점보건소로 지정받은 도봉보건소는 재활방문간호와 재활치료운동을 운영하고 있다. 환자가 보건소에 재활치료를 요청하면 담당의사가 환자를 진료하고 필요한 재활치료를 처방한다. 환자가 혼자 움직일 수 없는 경우에는 재활방문간호를, 움직일 수 있는 경우에는 재활운동 치료실을 추천한다. 이씨부부는 방문간호 대상자이다. 현재 도봉보건소가 관리하는 방문간호 장애인은 197명. 일주일에 1∼2차례 방문하는 정기환자가 87명이고, 요청할 때 방문하는 부정기환자가 105명이다. 올해부터 재활자원봉사단도 구성했다. 한 달간 재활교육을 받은 자원봉사자 12명이 환자를 찾아가 재활운동을 돕는 것이다. 집안 청소, 병원 방문 등 환자 혼자하기 힘든 일도 함께 한다. 거동이 가능한 환자들은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보건소 재활운동 치료실을 이용한다. 이곳에서 치료사가 ‘옷 갈아 입는 법’ ‘수저 드는 법’ 등을 가르친다. 박일라 재활간호팀장은 “보건소가 재활을 포기한 장애인들에게 새롭게 시작할 용기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씨 부부는 한 달에 2∼3차례씩 찾아오는 정효인(27) 재활치료사를 기다린다. 새로 시작한 재활운동이 환자의 몸상태에 맞는지 묻고, 새로운 운동방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사는 아내가 나아지면 가슴으로 기뻐하고, 남편이 힘들면 눈물로 위로한다. 남편 이씨는 “재활운동은 환자와 보호자가 겪는 외롭고 지루한 싸움”이라면서 “치료사는 크리스마스의 산타클로스 같은 존재”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송년음악회 티켓 불티

    예술의전당에는 지금 ‘제야음악회 티켓을 좀 구할 수 없겠느냐.’는 문의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오는 31일 밤 10시부터 열리는 제야음악회 표가 지난주에 이미 매진됐기 때문이다. 같은 시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서울시민과 함께하는 2006 제야음악회’도 마찬가지이다.1차 관람신청은 일찌감치 마감됐다. 신청을 취소한 사람들이 있어 27일 오후 2시부터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와 서울특별시 홈페이지로 2차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사이트가 다운되지나 않을까 걱정한다. 한해의 마지막을 가족과 음악회장에서 마무리하려는 사람들로 송년음악회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어느 해보다 거리에서 캐럴을 듣기가 어려웠을 만큼 차분했던 크리스마스 연휴에도 예술의전당 앞에는 심각한 교통체증이 빚어졌을 정도로 의미있는 날 가족과 공연장을 찾는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다. 이제 송년음악회 시즌이 되면 서울뿐 아니라 대부분의 수도권 공연장도 불티나게 표가 팔리고 있다.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30일 오후 4시에 열리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리사이틀 티켓도 매진됐다. 전국 순회 독주회의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의정부 시민들에게는 뜻깊은 송년음악회가 될 것이다.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31일 밤 10시에 열리는 제야음악회도 매진됐다. 가수 조영남과 소프라노 김인혜 등 성악가, 모스틀리필하모닉, 인천남성합창단, 서울레이디스싱어즈 등이 대거 출연하고 와인과 다과파티, 불꽃놀이가 펼쳐지는 프로그램이 호응을 얻었다. 고양어울림극장(1544-1559)에서 31일 밤 10시에 열리는 ‘신영옥의 송구영신’은 26일 현재 70%의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 모차르트와 도니제티, 구노, 마스카니, 베르디, 비제 등의 오페라 아리아는 물론 ‘오버 더 레인보’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 나오는 노래도 부른다. 성남아트센터(031-783-8000)에서 31일 밤 11시부터 열리는 제야음악회는 다소 티켓에 여유가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과 첼리스트 양성원, 소프라노 이효진, 테너 이정원, 여성 전자 현악4중주단 벨라트릭스 등이 다양한 즐거움을 준다. 한편 국립국악원 예악당(02-580-3333)에서 27∼28일 오후 7시30분에 열리는 국립국악원 송년공연 ‘송구영신’은 700석 가운데 이틀 모두 400석이 조금 넘게 예매됐다. 하지만 국악은 현장매표가 많은 특징이 있는 만큼 빈자리없이 공연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가위손 경관’

    크리스마스인 2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있는 장애인시설 다솜 사설복지원에 반가운 얼굴이 찾아왔다. ‘가위손 아저씨’로 불리는 이 남자는 매월 이발 가위를 들고 이곳을 찾아와 길게 자란 머리를 깎아 주고 목욕도 시켜준다. 장애인들에게는 마치 ‘산타클로스’처럼 느껴지는 고마운 사람이다. 가위손 아저씨는 서대문경찰서 충정로지구대 소속 천팔용(50) 경사. 이날도 10여곳의 독거노인 집과 청소년보호시설 등에서 고된 일정을 마치고 이곳을 찾았다. 천 경사는 어릴 때부터 어려운 이웃에 대한 사랑을 보고 자랐다. 고향인 경북 선산에서 작고한 할아버지 때부터 고아원을 운영했고, 지금도 집안에서 노인복지센터를 운영한다.“5년 전 홍제동에서 200여명의 독거노인들이 한 단체가 나눠주는 무료국수를 먹기 위해 길게 줄을 선 걸 봤죠. 뭔가 쿵 가슴을 치는 게 느껴져 그 옆에다 거울과 의자를 설치하고, 군에서 배운 이발 기술로 노인들의 머리를 손질해 드렸습니다.” 소문을 들은 주변 미용사들과 사회복지사들이 모여 2001년 ‘다듬이 봉사단’을 만들었고, 현재까지 모두 107명의 회원이 봉사에 참가하고 있다. 지금은 서대문 관내 1000여명의 독거노인과 500여명의 장애인, 노숙인들의 이발을 도울 수 있는 규모로 발전했다. 귀한 인연도 생겼다.5년 전 초등학교 1학년이던 정휘민군을 만난 것. 당시 휘민이는 백혈병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 이 소식을 들은 천 경사는 3개월 동안 전단지를 만들어 이웃에 돌려 일일횟집을 열었다. 이를 통해 2000여만원을 모아 휘민이의 수술비를 마련했다. 천 경사는 고된 경찰 업무와 봉사활동도 모자라 내년 3월부터 명지대 사회복지학과를 다닐 예정이다.10년 뒤 정년퇴임을 하면 복지사업을 해볼 요량으로 대학에 입학했다.“봉사활동을 하다 보면 건강에 가장 이롭다는 엔돌핀이 저절로 솟아나죠. 쉬는 날 가족끼리 봉사활동에 한번 나서 보세요.”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지구촌 성탄절 표정

    성탄절에도 지구촌의 총성은 멈추지 않았다.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대량 학살과 유혈충돌, 테러 등으로 긴장은 계속됐다. 예수 탄생지 베들레헴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캐럴 방송이 사라졌고 아프리카 수단 다르푸르의 ‘인종청소’는 더 많은 희생자를 낳고 있다. 쇼핑 대목을 맞은 영국 런던과 미국 로스앤젤레스, 홍콩 등 대도시 중심가는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5일 성베드로 성당의 자정 미사에서 아기 예수의 탄생을 맞아 세계에서 고통받는 어린이들에 대한 깊은 관심을 호소했다. ●교황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 교황은 이날 1만명의 신자들에게 낙태 문제를 언급,“베들레헴의 아기(예수)는 (우리로 하여금) 태어났거나 혹은 태어나지 않은 어린이들이 겪는 고통으로 시선을 돌리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과 빈곤, 굶주림에 고통받는 전 세계 어린이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면서 “하느님의 빛나는 사랑이 세상 어린이들을 감싸주기를 기도하고 우리 아이들의 존엄성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우리의 역할을 다할 수 있게 하느님께 도움을 청하자.”고 말했다. 교황이 라틴어로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Pax vobis)”라고 선창하자 신도들은 “교황께도 평화를(Et cum spiritu tuo)”라고 답했다. 이날 미사는 전 세계 44개국에 생중계됐다. 그는 “예수가 성탄절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잊은 채 축제를 즐기느라 바쁘기만 하다.”면서 “질병과 외로움 등 고통 속에 성탄절을 보내는 많은 사람들을 기억하자.”고 촉구했다. ●캐럴 끊긴 베들레헴, 트리 반짝이는 카불 예수가 탄생한 베들레헴은 적막 속에 빠졌다.AP통신은 25일 베들레헴에서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캐럴 방송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정파 분쟁이 악화되면서 베들레헴은 순례자와 관광객이 크게 줄었다. 베들레헴 주민들의 경제적 곤궁도 커지고 있다. 빅토르 바타르세 시장은 “어른과 아이들이 먹을 음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크리스마스를 즐길 수 있느냐.”면서 “슬픈 크리스마스”라고 한탄했다.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는 무장단체인 하마스와 파타간 폭력사태 우려로 성탄절 축하 행사가 취소됐다. 급진적 이슬람 국가인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 거리엔 처음으로 색색 조명으로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등장했다. 트리 가격은 아프간인들의 한달 수입보다 많은 20∼200달러. 거의 전량이 카불에 체류중인 외국인 고객을 위해 제작된 것이다. 한편 아프리카 수단 다르푸르에선 이날도 인종청소를 명분으로 한 살육전이 계속됐다. 이곳에선 지난 3년 동안 20만명 이상이 희생됐다. ●흥청이는 두바이… 인도네시아 테러 경계령 ‘아랍의 미래’에서 ‘세계의 허브’를 꿈꾸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에서는 성탄 분위기가 물씬 풍겨 나왔다. 호텔과 쇼핑몰, 술집마다 크리스마스 장식과 산타 복장을 입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두바이 고급 호텔에는 ‘크리스마스 디너’ 행사가, 도심 곳곳에선 외국인과 현지 무슬림이 참가한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렸다. 올해 두바이에서 시작된 성탄 축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 성지순례(하지)와 함께 12월30일부터 시작되는 이슬람권 최대 명절인 ‘이드 알아드하(희생제)’로 이어진다. 반면 같은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과 인도네시아에서 크리스마스는 ‘반목과 긴장의 대명사’가 됐다.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31곳의 교회는 무장 경비원들이 테러에 대비, 경계를 서고 있었다. 서구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발리 등 인도네시아 휴양 도시들에서는 ‘크리스마스 비상 경계령’이 내려졌다. 지난 2000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발생한 폭탄 테러로 19명이 사망한 사건 이후 매년 성탄절마다 테러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안동환기자·연합뉴스 sunstory@seoul.co.kr
  • 가족과 함께 ‘클레멘타인’ 볼만

    세계의 아이들이 산타할아버지가 준 선물을 받고 웃음으로 시작하는 크리스마스 아침. 애니메이션 채널 투니버스에서 커다란 선물 보따리를 준비했다. 투니버스는 성탄절인 25일 오전 10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슈가슈가룬´ `개구리중사 케로로´(사진 왼쪽) `두근두근 비밀친구´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기 프로그램을 모아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릴레이 방영한다. `슈가슈가룬´은 깜찍하고 귀여운 마법의 소녀들이 펼치는 재미난 소동을 가슴 찡한 우정과 함께 그려냈다. 풋내 나는 아이들의 사랑이 재미나게 펼쳐진다. 유아가 한규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된 쇼콜라는, 유아가 고백할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해 한규를 크리스마스 파티에 초대하며 신나는 파티를 연다는 내용이다. `아따맘마´는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4명의 가족의 일상생활을 소재로 만든 작품이다.‘테디베어 사랑의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 선물 교환을 위해 직접 가방을 만드는 아리의 재미난 이야기이다.‘개구리 중사 케로로’에선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엄마가 오기 전에 파티 준비를 하려는 우주와 한별, 케로로가 피우는 크리스마스 이브 파티소동 등 다양하고 재미난 만화가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성탄절 아침을 선사한다. SBS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이 25일 오전 10시40분에 방송된다. 원인을 알 수 없이 뇌가 위축되는 병으로 기억력과 방향감각을 상실하는 ‘치매’와 비슷한 병인 알츠하이머에 걸린 아빠(손현주)와 딸(남지현)의 진한 가족애를 그린 작품이다. 또한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을 뽑는 현장이 소개된다. 우주인 만들기 프로젝트 ‘2008 스페이스 코리아 최종선발 한국최초 우주인’(사진 오른쪽)이 25일 오후 6시50분에 방송된다.SBS 등촌동 공개홀에서 진행되는 행사에서는 4차 평가과정의 마지막 관문과 더불어 치열했던 선발과정을 공개한다. 영화채널인 OCN에서 25일 낮 12시20분 로맨틱 사랑이야기인 `러브 액추얼리´가 찾아간다. 2001년 브리짓 존스의 일기, 2002년 어바웃 어 보이를 히트시킨 영국을 대표하는 영화사, 워킹 타이틀이 2003년 내놓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영국에 살고 있는 10쌍의 연인들이 펼치는 사랑 만들기이다. 영국의 총리가 22살짜리 여인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이제 막 부인을 잃은 남자 대니얼과 그의 아들 샘의 끈끈한 사랑, 여자친구에게 차인 바람둥이 소설가 제이미가 말도 통하지 않는 포르투갈인 가정부 오렐리아와 빠지는 사랑, 짝사랑하는 회사 동료와 사랑에 골인하는 사라의 이야기 등 사랑의 군상들을 그려냈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홀대받은 ‘몰래 산타’

    홀대받은 ‘몰래 산타’

    뼛조각에 이어 다이옥신까지 잇따라 검출된 미국산 쇠고기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가운데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당사에 ‘몰래 산타’의 특별한 선물이 도착했다. 청와대와 외교통상부엔 경찰의 저지로 전달되지 못했다. 한·미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24일 광우병이 우려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와 한·미FTA 협상 중단을 요구하는 ‘2006년 크리스마스의 악몽’이란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동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선물꾸러미를 챙긴 범국본 소속의 ‘몰래 산타’들은 가장 먼저 청와대에 들러 노무현 대통령에게 크리스마스 선물 전달을 시도했다. 가로 30㎝, 세로 30㎝의 빨간색 선물상자 속에는 미국 소의 가면과 질 좋은 국산 쇠고기 세 근, 광우병 의혹을 제기한 TV 다큐멘터리 동영상과 협상 중단을 호소하는 내용을 담은 크리스마스 카드가 담겨 있었다. 5명의 몰래 산타들은 추위 속에 몸을 떨었지만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청와대로 진입하는 길목인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경찰 30여명의 제지를 받아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 것. 범국본 측은 “시위도 아니고 그저 민원실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하려 할 뿐”이라며 길을 열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경찰 측에선 “민원실 근무자가 아무도 없다.”며 도로를 봉쇄했다. 결국 몰래 산타들은 선물꾸러미를 저지선 앞 도로에 둔 채로 외교통상부로 발걸음을 돌렸다. 경찰관계자는 “청와대에서 지침이 내려올 때까지 선물상자 처리를 유보할 수밖에 없다.”면서 길 복판에 있던 박스를 인도 한 쪽으로 올려 놓는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연출했다. 이들은 외교부에서도 홀대를 받았다. 청사 정문에 도착해 선물을 인수할 것을 요구했지만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결국 정문 앞에 박스를 놓아둔 채 힘없이 구호를 외치고 돌아섰다. 몰래산타 행사 준비위원장을 맡은 윤희숙(31)씨는 “아직도 우리 사회는 너무 경직돼 있는 것 같다. 국민들의 생명이 걸린 절박한 목소리에 책임있는 분들이 귀를 막은 것 같아 답답하다.”고 털어 놓았다. 여의도 쪽으로 나선 몰래 산타들은 우여곡절 끝에 임무에 성공했다. 먼저 들른 한나라당에서는 경비와 10여분 간의 실랑이 끝에 선물을 맡기는 데 성공했다. 열린우리당에선 사무처 직원이 나와 선물을 접수했다. 직접 몰래산타로 나섰던 김양현(35) 경기청년단체협의회 정치위원장은 “간신히 전달했지만 기분이 참담하다. 이런 분들에게 선물을 줘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저 꼼꼼하게 자료를 봐줘서 FTA 협상 중단에 도움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프로농구] LG, KCC전 3연패 끊었다

    24일 프로농구는 천적과 맞닥뜨린 팀들이 유난히 많았다.KCC를 상대로 3연패(지난 시즌 포함)의 쓴 잔을 든 LG, 전자랜드에 내리 2패를 당한 SK, 삼성전 4연패에서 허덕이는 오리온스 얘기다. 저마다 애를 썼지만 이날 천적 고리를 끊은 건 LG가 유일했다.LG는 홈 창원에서 KCC를 92-66으로 대파, 시즌 13승11패를 기록했다.LG는 이날 서장훈(31점 8리바운드)을 앞세워 오리온스전 5연승으로 4연패에서 탈출한 삼성,SK전 3연승을 일군 전자랜드와 공동 3위. 올시즌 바닥을 맴돌고 있는 KCC는 LG만 만나면 투지를 불살랐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시즌 신선우 감독을 빼내간 LG가 올시즌 KCC의 ‘기둥’이던 찰스 민렌드마저 뽑아갔기 때문. 개막 이후 두 달 동안 선두로 승승장구하던 LG는 KCC를 만날 때마다 거푸 카운터펀치를 맞았다. 하지만 이날은 정반대였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가족의 현장 응원에 힘입은 민렌드(21점 9리바운드 5스틸)와 조상현(15점 3점슛 3개)이 펄펄 날며 KCC를 유린했다. 전반에 선전한 KCC는 이상민(11점) 추승균(9점) 등 주전들이 체력 문제를 보이며 급격히 무너졌다.3쿼터서 승부가 갈렸다. 조상현 박규현의 3점포 3개로 점수차를 벌린 LG는 4쿼터 들어 4분여 동안 상대를 무득점으로 묶고,11점을 쓸어 담아 단숨에 26점 차로 달아났다. 전자랜드-SK의 인천 경기는 명승부였다. 지난 시즌 8승46패의 참담한 성적으로 모든 팀의 ‘먹이’ 신세였던 전자랜드는 05∼06시즌엔 SK에 2승4패로 뒤졌다. 하지만 이날 연장 접전 끝에 101-98로 승리를 따내며 SK전 3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틈만 나면 상대 공을 가로채고 거침없이 3점포를 날렸던 조우현(25점 3점슛 4개 5스틸)과 루키 전정규(19점 3점슛 5개 6스틸)의 활약이 돋보였다. 전자랜드는 슛성공률에서 SK에 뒤졌으나 상대가 많은 턴오버를 저질러 팽팽한 승부를 이어갈 수 있었다.90-90 상황에서 돌입한 연장전에서 조우현과 전정규는 거푸 3점포를 꽂아넣어 이전 두 경기와 마찬가지로 SK를 3점차로 제쳤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불법체류자 위해 스페인어 성탄미사

    “강제 출국이라는 두려움 속에 사는 한국 내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이 정식 고용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역만리 낯선 땅에서 추운 겨울을 보내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특별한 성탄전야를 준비한 프랑스인 신부가 있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서울 성북구 보문동 천주교노동사목위원회 외국인노동자상담소 홍세안(60) 신부. 이름만 들으면 한국인으로 보이지만 홍 신부는 ‘미셸 롱상’이라는 이름을 가진 프랑스인이다. 유창한 한국어와 스페인어 실력으로 곤경에 처한 중남미 출신 불법 체류 노동자들을 도와주면서 ‘천사 신부님’으로 통한다. 이번 크리스마스 때도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을 마련했다.24일 보문동 노동사목회관과 동두천성당에서 중남미 출신 노동자를 위해 스페인어로 성탄미사와 오붓한 성탄잔치를 열었다. 홍 신부가 머나먼 한국의 외국인 노동자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74년 선교사 자격으로 처음 방한하면서부터다. 선교활동을 하면서 그는 갈수록 늘어나는 한국 내 외국인 노동자들이 불법 체류자란 점 때문에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차별을 겪는 것을 보고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 1992년부터 2000년까지 벨기에 가톨릭노동장년회에서 국제지도신부로 재직하면서 스페인어를 배운 뒤 2001년 한국에 돌아왔다. 6년 간 외국인 노동자들을 상담해오면서 그들의 열악한 삶을 직접 목격해 온 홍 신부는 앞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불법 체류 신분으로 내모는 노동법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에 적극 참여할 생각이다. 홍 신부는 “며칠 전 페루 남자가 ‘아내가 화성보호소에 있다. 오늘 강제 출국하는데 꼭 한 번 만나고 싶다.’며 도움을 요청했는데 아내에게 직접 연락을 하려다가 남편마저 붙잡혔다.”고 전한 뒤 “주위를 돌아보면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외국인 노동자가 많으니 따뜻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산동네 ‘40년 연탄배달’ 김성수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산동네 ‘40년 연탄배달’ 김성수씨

    어릴 적, 철부지 꼬마는 차갑게 내리는 눈발에도 아랑곳없이 동네 아이들과 연탄재를 발로 차며 놀았다.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어둠이 몰려와 등을 떠밀었을 때야 귀가했으므로 몸은 꽁꽁 얼어버렸다. 기다리던 어머니는 야단 대신 얼음장처럼 찬 손을 어루만지며 “얘야, 연탄불에 고구마 올려놨다.”고 하셨다. 이뿐이랴. 겨울은 시계바늘을 과거로 돌려 추억의 창고문을 자주 열게 한다. 문득, 창밖에 내리는 하얀 눈을 보면서 ‘도라지 위스키의 낭만’처럼 지금쯤 어디에서 ‘나만큼 늙어가고 있을’ 아련한 첫사랑도 떠오른다. 동지섣달 기나긴 밤, 북풍한설이 몰아쳐도 ‘찹쌀떡∼, 메밀묵∼’ 소리에 화들짝 일어나 침을 삼키며 달려나갔던 정겨운 광경이 새삼 그려진다. 또 있다. 요즘 같은 날씨에 가장 생각난다. 힌트, 두 단어로 표현된다. 하숙집 아랫목을 따뜻하게 덥혀주고 애인처럼 정성으로 돌봐주면 활활 불꽃을 피운다. 다 타고 재가 되면 동네 언덕길에 산산이 으깨어져 등꼬부라진 할머니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안전한 길잡이가 되어 준다. 시 한편이 있다.‘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 시인이 연탄재를 통해 타성에 젖어 살아가는 속물성과 허위를 준열하게 질타하고 있음이다. 아울러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장 되는 것’이며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이면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는 것’이라고 했다. 맞다.‘연탄’이다. 추운 겨울날 따뜻한 온기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연탄 한 장은 어떤 보석보다 값진 것이다. 없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추위란 뼛속까지 에이기에 연탄 한장에 삶과 죽음을 갈라놓을 수도 있음이다. ‘연탄배달의 기수’ 김성수(65)씨.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에서 40년째 연탄배달로 생활하고 있다. 열아홉 구멍 숭숭 뚫린 시커먼 연탄 수십장씩 지게에 올려놓고 달동네 언덕을 숨이 차도록 오르락 내리락 해왔다. 독거 노인 등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며 결코 지게를 내려놓지 못한 세월이지만, 겨울의 강을 건너야 할 사람에게 스스로 얼음판이 되어준 그 누구보다도 따뜻한 ‘산타’의 길을 걸어왔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지난주, 때마침 영하 6도의 추운 날씨였다. 서울 이대 앞 전철역에서 옛날 대흥극장 쪽으로 향했다. 신협건물을 끼고 우측으로 돌아서자 가파른 언덕길이 나온다. 휴대전화로 김씨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조금만 더 올라오란다. 좁은 언덕길 양쪽에는 구멍가게,00양장점,00상회,00쌀집 등의 간판이 즐비해 1960년대의 흑백필름을 연상케 했다. 언덕 아랫길만 하더라도 외래어간판들로 북적대는 거리가 아닌가.10분여를 더 걸었더니 언덕 꼭대기 한편에 ‘三표연탄’이라는 글자가 전봇대에 메달려 있고 그 옆에 시커먼 판자로 가려진 연탄창고가 눈에 들어왔다. 이때였다. 골목길에서 잠바차림에 모자쓴 아저씨가 걸어나왔다. 직감으로 “김 선생님이시죠?”라고 했더니 씩 웃는다.“배달은 언제 나가세요.”라고 물었다. “오후에 할머니 혼자 사는 집에 열댓장만 갖다 주면 된다.”고 했다. 만난 시간이 오전 10시여서 혹 아침 식사를 했느냐고 하자 고개를 가로젓는다.“선생님, 시장하신 것 같은데 순대집 가서 막걸리나 한잔 하시죠.”라는 말에 비로소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서 인터뷰 장소를 인근 순대집으로 옮겼다. 막걸리 한잔을 쭉 들이켠 김씨는 “이 동네 누구 집에 숟가락 젓가락 몇개 있는 거 다 알아유.”라는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입을 열었다.1980년대까지만 해도 초겨울이면 월동준비 1순위로 집집마다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연탄을 들여놨으니 ‘누구집 강아지 이름’까지 손바닥 보듯 했을 터. 올 겨울 연탄 배달량이 얼마나 됐는지 궁금했다.“신수동, 창천동, 염리동 일대에 할머니들만 사는 곳에 2200장을 보냈시유.” 대한적십자사의 주문으로 200장씩 모두 열한 집에 보냈단다. 연탄 한 장당 가격이 370원. 또 장당 이문(利文), 즉 배달료가 70원이라고 하니 올 겨울 14만여원이 주머니에 들어온 셈이다. 작년 이맘때 7000장을 배달한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하루 200장은 배달혀야 먹고 살아유.”라며 또 한잔의 막걸리를 벌컥벌컥 들이켠다. 점점 시름이 깊어진다. “이 동네에는 연탄 쓰는 집이 30가구 정도 돼유. 그런데 구의원이나 정치인, 여러 단체 등에서 공장에서 연탄을 다량으로 싸게 구입해 없는 집, 있는 집 할 것 없이 다 돌립니다. 어떤 집에는 부모 자식 돈버는 부잣집인데도 쌀이며 연탄까지 갖다 줘유. 진짜 없는 집은 배가 고픈디 말이여유. 정부에서 하는 일이 왜 그런디유?” 김씨는 안양에 있는 연탄공장에서 타이탄트럭 한 대분(1200장)을 받으면 창고에 보관해 두었다가 노고산동과 인근 독거노인들이 사는 집 위주로 배달해오며 생계를 꾸려오고 있다. 연탄배달 외에는 주로 라면박스 같은 것을 주워다가 고물상에 내다 판다. 박스 1㎏에 40원을 받으니 리어카 하나 가득해 봐야 겨우 4000원을 받는 셈. 리어카를 채우려면 일주일은 돌아다녀야 한다.“우리 집 말여유? 혼자 세들어 살지유. 외풍도 세고 비도 줄줄 새는 그런 집이여유.” 결혼 얘기가 나오자 잠시 창밖을 응시한다. 빈 속에 막걸리 몇잔 들이켜서인지 어느새 눈이 젖어 있었다.“고생 고생 해서 번 돈, 아이들 엄마가 어느날 훌쩍 다 갖고 도망가 버렸어유. 그때 아내를 찾으려고 1년 동안 실성하다시피 지낸 것 외에는 연탄배달만 줄곧 해왔시유.” 김씨는 충남 천안시 성환읍에서 6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많은 식구들이 논농사 12마지기에 의지하기엔 벅찼다. 그래서 대홍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아버지가 서울에서 일자리를 구하자 함께 상경했다. 그는 스무살 무렵 곧바로 5사단 현역으로 자원입대했다.3년 동안 군복무를 마친 후에는 서울 신촌 인근의 건재상에서 장당 30원을 받는 벽돌배달 일을 했다. 당시 라면 한 봉지에 16원, 막걸리 한 주전자에 30원 하던 시절이었다. 스물다섯 살 되던 1966년에 지금의 노고산동으로 옮겨 한 기와집 추녀 끝에 조그마한 연탄가게를 마련했다. 이어 리어카를 장만하고 지게를 만들어 본격적인 ‘시커먼(?) 인생길’로 뛰어들었다. 당시에는 동네에서 한달 3만장씩 팔았다. 특히 연대와 이대, 이대부고 등 주변 학교에 배달을 맡아 그럭저럭 돈벌이도 괜찮았다. 박정희 정권 때 정부시책으로 가구당 연탄 50장씩 할당하는 카드제가 실시되던 시기였다. 결혼도 이 무렵에 했다. 하지만 막내딸이 초등학교에 막 입학했을 때인 1978년 어느날 아내가 집을 나가버렸던 것.“지나가는 버스만 쳐다봐도 아내가 탄 줄 알고 막 쫓아가고 했시유.” 시련을 딛고 다시 연탄배달에 전념했다. 결국 한때 삼표, 삼천리, 대성, 한일연탄 등 여러 연탄집들이 경쟁적으로 있었지만 기름보일러, 가스보일러들이 대대적으로 보급되면서 다들 사라지고 삼표연탄만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해오게 됐다. “얼마 전 구청에서 오라고 해서 갔더니 자동차가 몇대냐 직원은 몇명이냐고 합디다. 그래서 ‘리어카 한대와 지게 하나.’라구 했지유. 저는 살아오면서 쓸데없는(나쁜) 일은 한번도 안했는데 자꾸 이상한 쪽으로 물어봐유.” 주위에서 속이거나 힘들게 해도 싫증 한번 내보지 않았다는 김씨. 또 매서운 산동네의 겨울바람에도 굴하지 않고 40년 동안 한결같이 새벽 4시에 일어나 고단한 하루를 시작했다. 딸 둘을 키워 시집보내고 지금은 무자식처럼 외롭게 산다. 워낙 가난해서 누가 버린 옷과 양말을 주워다 입고 신어도,‘연탄 한장 갖다 주세요.’라는 말에 항상 위안을 삼으며 살아왔다. “배고픈 거 하늘이 알겠어유, 땅이 알겠어유.” 침묵이 흘렀다. 잔주름 가득한 이마가 할말 많다는 듯 위아래로 미동한다. 그것도 잠시, 김씨는 또한번 씩 하고 웃더니 손을 툭툭 털며 일어선다. km@seoul.co.kr
  • 마틸다·주만지등 성탄 특집 ‘풍성’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설렘과 함께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이브. 그러나 ‘방콕’족에겐 고문과도 같은 날이다. 그렇다면 케이블 채널 XTM에 시선을 쏟아본다면 어떨까. 24일, 꿈과 환상의 세계로 초대하는 판타지 특집에 웃음과 감동이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영화가 이어진다. 오전 11시 세계 최고의 초콜릿 갑부 윌리 웡카의 초콜릿 공장에 초대받은 다섯 아이들의 달콤하고도 기묘한 모험을 그린 ‘윌리 웡카와 초콜릿공장’을 시작으로 오후 1시엔 막대한 유산을 상속 받은 세 남매 앞에 나타난 생면부지의 후견인과의 쫓고 쫓기는 대결을 그린 짐 캐리 주연의 몽환적 코믹 판타지 ‘레모니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이 방송된다. 이어서 돈밖에 모르는 엄마 아빠와 고약한 교장선생님의 심술을 초능력으로 물리치는 천재소녀 마틸다의 이야기인 ‘마틸다’가 오후 3시10분에 시작된다. 또 30년 전 게임 속으로 사라졌던 소년이 살아서 돌아오며 게임과 현실을 넘나드는 모험이 펼쳐지는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주만지’가 이어진다. 아이들이 어디를 가자고 보챈다면 케이블 채널 카툰네트워크를 틀어주자.24일 오후 6시부터 25일 밤 12시까지 30시간 동안 쉬지 않고 ‘톰과 제리’가 펼치는 재미있는 세상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갈 것이다. 영화가 지겹다면 다큐멘터리에 눈을 돌려보자. 다큐멘터리 채널인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에선 오후 7시부터 올해 최고의 와인을 선정하는 국제 주류 품평회의 이모저모를 살피는 ‘최고의 와인을 찾아라’가 방송된다. 최고의 와인을 만들기 위해 치열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전세계 와인 생산자들의 모습과 함께 5000종류 이상의 와인들 가운데 ‘올해 최고의 와인’을 선정하는 까다로운 심사 과정을 공개한다. 또한 품평회의 하이라이트인 시상식 만찬을 앞두고 최고의 와인에 걸맞은 음식 선별과 요리 등을 볼 수 있어 와인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겐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 서울시립미술관 관람시간 연장

    서울시립미술관은 24일과 31일 관람시간을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연장한다고 22일 밝혔다. 일요일과 월요일 연휴로 이어지는 크리스마스 이브와 2006년의 마지막날에 가족, 친구 등과 함께 ‘초현실주의 거장, 르네 마그리트’전을 즐길 수 있는 기회다. 이 전시는 벨기에 출신의 초현실주의 화가 마그리트 회고전으로 유화 대표작·드로잉·판화·희귀영상자료 등 27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2007년 4월1일까지. `로베르 콩바스´전과 `천경자 상설전´, `꿈속을 걷다´전(남서울분관)은 오전 10시∼오후 6시로 종전과 같다.2124-8800.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진실〈우리 편은 아무도 없었다-삼청교육대〉(YTN 오후 11시5분) 아직도 사람들은 5공시절 `삼청교육대´에 다녀온 사람들을 사회악 세력쯤으로 생각한다. 과연 그랬을까? 짐승보다 못한 취급을 받으며 심지어 죽음까지 당한 이들에게 지워지지 않는 `깡패, 삼청교육대 출신´낙인. 과연 그들은 이 낙인을 받아야 마땅한 것인지 짚어본다.   ●크리스마스 특선공연(EBS 오후 8시) 세계적인 안무가 우베 숄츠가 ‘Storming The Gates of Heaven’이란 제목으로 만든 작품. 무용수들의 의상은 순수함을 상징하는 흰색이 주를 이룬다. 시각적인 명료함과 함께 우아하고 완벽하게 짜여진 고전적인 무용은 마치 모차르트의 음악을 눈으로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게임의 여왕(SBS 오후 9시55분) 은설이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 한미숙은 은설을 찾아가 아버지와 사랑한 사이였다며 중절수술을 하라고 한다. 은설이 중절수술 후 자고 있다는 말을 들은 신전은 산부인과로 은설을 찾아가 너 따위를 사랑한 내가 미친 놈이라고 말한다. 배신감에 괴성을 지르며 차를 몰던 신전은 사고를 당해 실종된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1992년 미국 산티에고의 크리스마스 이브. 사업에 실패한 에반스와 그의 부인, 그리고 딸 조안은 추운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낸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딸이 원하던 하얀 드레스 대신 낡은 공책을 선물해 줄 수밖에 없었던 에반스. 에반스의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조안은 심통이 났는데….   ●반올림#3(KBS2 오전 8시50분) 교장으로부터 크리스마스 때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해보라는 제안을 받은 아이들. 하지만 크리스마스를 보육원에서 보내기 싫은 아이들은 가식적인 봉사활동 보다는 그냥 노는 것이 낫지 않겠냐며 국빈의 말을 따라 보드를 타러 가기로 한다. 아이들은 놀러갈 돈을 모으기 위해 고구마 장사를 시작하는데….   ●역사기행-마젤란의 유산 필리핀(KBS1 오후 11시) 7150개의 크고 작은 섬이 흩어져있는 나라 필리핀.16세기 스페인의 침략으로 필리핀 역사는 새로운 막을 연다. 한 손에는 칼, 한 손에는 십자가를 든 스페인은 기독교를 앞세워 종교와 문화를 장악한다. 최초로 세계를 일주한 탐험가 마젤란의 마지막 여행지, 필리핀을 이원복 교수가 찾아간다.
  • 추억의 ‘아톰’ 디지털 영상으로 본다

    전설적인 만화영화 ‘아톰’이 다시 돌아온다. 케이블 채널 CGV는 데쓰카 오사무의 아톰 시리즈를 디지털로 복원한 ‘아스트로 보이 아톰’을 23일부터 매주 토·일 오전 8시에 각각 2편씩 연속 방영한다. 과학자 덴마 박사가 죽은 아들을 본떠서 만든 로봇 아톰의 이야기로 데쓰카 오사무가 1951년 일본 잡지 소년에 연재한 ‘아톰 대사’가 원작이다.1963년부터 66년까지 흑백으로 총 193화,1980년부터 81년까지 컬러로 총 52화가 만들어져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2003년 2차원 셀애니메이션과 3차원 컴퓨터그래픽 기술로 다시 태어난 아스트로 보이 아톰은 원작의 뼈대를 바탕으로 새롭게 구성했다. 오차노미즈 박사의 비서 로봇 모모 등 새로운 인물이 등장해 이야기 구조를 풍부하게 만들고,3차원 컴퓨터그래픽 기술이 역동적이고 선명한 영상을 빚어내는 것도 특징이다. 악당과 대적하는 기존의 이야기 구도를 풍부하게 만들기 위해 조연급 인물들도 대거 보완했다. 뿐만 아니라 사람을 죽이거나 해치는 잔인한 장면과 음주·흡연 장면 등 어린이에게 비교육적인 내용이 거의 배제되었다는 점도 또 다른 특징이다.EBS에선 23일 오전 11시10분 ‘미스 스파이더 가족의 풍선여행’을 준비했다. 보는 이의 마음까지 환히 밝히는 색채와 따뜻한 이야기가 특징인 3D 애니메이션으로 햇빛 반짝이는 어느 더운 날 시작된 서니 패치 친구들의 모험을 다룬다. 뮤지컬을 연상시키는 유쾌하고 즐거운 노래와 함께 아름다운 버섯 골짜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 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이다. 상대의 외모에 편견을 갖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바라볼 것과 어린이 모두가 세상의 왕자와 공주처럼 소중한 존재라는 자긍심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MBC는 가족의 따스한 정과 사랑을 느끼게 해줄 성탄특집 드라마 ‘우리들의 크리스마스’를 23일 오후 9시40분에 방영한다. 자매, 연인, 부부 등의 인연을 맺고 있는 주인공 6명의 다른 3가지 이야기를 통해 잊고 살았던 사랑과 가정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운다. 케이블 영화채널인 OCN에서 23일 낮12시40분 ‘브리짓 존스의 일기’란 노처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볼 수 있다.‘살’과의 전쟁을 하며 완벽한 남자를 만나겠다는 희망을 간직한 노처녀 브리짓 존스. 브리짓이 점찍은 상대는 같은 출판사에 근무하는 직장 상사 대니얼 클리버. 브리짓을 좋아하는 인권변호사 마크 다시가 펼치는 사랑 이야기다.SBS는 23일 밤 12시5분에 미스터리 영화인 ‘블랙 아웃’을 준비했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가족을 총으로 쏘고 자살하는 끔찍한 기억을 가진 제시카가 경찰로 성장하는 이야기다. 해변가에서 몸에 난도질 당한 시체가 발견되며 미궁에 빠진 연쇄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프리미어리그 트리오 오늘밤 동시 출격

    프리미어리그 트리오 오늘밤 동시 출격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태극 전사’들이 국내 팬들을 위해 크리스마스 축포를 준비중이다. 돌아온 ‘신형 엔진’ 박지성(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저격수’ 설기현(27·레딩FC),‘초롱이’ 이영표(29·토트넘)가 23일 밤 12시 정규리그 19라운드에 동시 출격할 전망이다. 특히 23일부터 10일 동안은 4경기를 치르는 ‘박싱 데이(boxing day)’라 태극 전사들은 소속팀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박지성은 애스턴 빌라와의 원정경기에 나선다. 발목 부상과 수술 이후 지난 18일 웨스트햄전에서 99일 만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하지만 무엇을 보여주기에 6분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았다. 경기 감각이 떨어져 선발 출전을 장담할 수 없지만 라이언 긱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교체 1순위다. 특히 맨유는 ‘박싱 데이’를 앞두고 베테랑 공격수 헨리크 라르손을 임대하는 등 전력을 보강했기 때문에 부상에서 복귀한 박지성 카드도 십분 활용할 계획. 더욱이 지난 시즌 애스턴전에서 활발한 공격력을 뽐냈고 특히 지난해 12월17일 웨인 루니의 쐐기골을 어시스트,2-0 승리에 한몫 단단히 해 보다 많은 시간을 소화할 가능성이 높다. ‘저격수’ 설기현은 홈인 마데스키 경기장에서 에버턴을 상대로 경기를 치른다.4연승으로 승승장구했던 레딩은 최근 1무2패로 주춤거렸다.8승2무8패로 리그 8위. 다시 반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때 설기현 영입에 관심을 가졌던 10위 에버턴도 만만치 않은 팀이지만, 레딩이 올시즌 홈에서 강했던 반면 에버턴은 원정에서 약했기 때문에 예감은 좋다. 설기현은 피로 누적과 발톱 부상 등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다. 하지만 처진 팀 분위기를 추스르기 위해 설기현의 4호골이 필요하다. 게다가 내년 공격수 데이브 킷슨이 돌아와 경쟁을 벌여야 하는 탓에 설기현은 축구화를 질끈 조인 상태다. 이영표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원정 경기에 출격한다. 뉴캐슬은 리그 13위(6승4무8패)로 토트넘(7위·8승4무6패)보다 순위가 낮다. 하지만 토트넘으로선 올시즌 원정에서 고작 1승만 건졌다는 게 부담이다.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가 최근 리그 4경기 연속 출장한 이영표로서는 이번에 승리의 디딤돌을 놓는다면 주전 입지를 다지게 된다. 마틴 욜 토트넘 감독은 요즘 정규리그 왼쪽 풀백엔 기복이 없는 이영표를,UEFA컵이나 칼링컵에선 폭발력이 있는 베누아 아소 에코토를 번갈아 세웠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메리 크리스마스” 대신 “해피 홀리데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에서 크리스마스의 성격을 둘러싼 ‘종교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몇해 전부터 성탄절을 앞둔 인사말이 종래의 ‘메리 크리스마스(Merry Christmas)’에서 ‘해피 홀리데이(Happy Holidays)’로 바뀌고 있다. 이같은 조어는 크리스마스에서 가급적 종교색을 털어내려는 미국인들 사이에서 시작됐다. 미국은 종교의 자유가 인정된 국가인 데다 인종적으로도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특정한 종교색이 너무 강한 인사말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같은 움직임에 따라 최근 시애틀공항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치우기도 했다. 이에 대해 크리스마스의 종교적 의미를 강조하는 측에서는 ‘메리 크리스마스 말하기 운동본부’를 구성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운동본부에 참여하는 젠 지룩스는 “미국인들의 모든 생활에서 종교를 떼어내려는 사람들이 크리스마스까지 공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룩스는 “크리스마스의 원래 의미가 무엇이냐.”고 반문하면서 “그것은 바로 예수의 신성한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논란은 이달 미국에서 영화 ‘그리스도 탄생 이야기(Nativity Story)’가 개봉되면서 한층 가열되고 있다.영화 제작진은 ‘크리스마스를 살리자.’는 광고 구호를 들고 나왔다. 제작자인 윅 갓프레이는 미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이 영화를 봄으로써 크리스마스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자.”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무신론자협회의 데이비드 실버먼 대변인은 ‘탄생 이야기’의 제작진이 “돈을 벌기 위해 감성을 자극하는 것일 뿐”이라고 비난했다.실버먼은 “크리스마스는 한겨울 기념 축제를 기독교화한 것”이라면서 “크리스마스에서 종교성을 배제하는 것은 원래의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dawn@seoul.co.kr
  • [대선주자 24시] (4) 박근혜 前한나라당 대표

    [대선주자 24시] (4) 박근혜 前한나라당 대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내년 대선에서도 지난 2004년 총선에서 보여줬던 ‘박풍(朴風·박근혜 바람)’을 다시 한번 일으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그의 자신감은 ‘살인 일정’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하루 일정에서 감지된다. 이같은 ‘철인 일정’은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 등을 통해 박 전 대표의 트레이드마크가 됐지만, 박 전 대표를 수행하는 사람들은 우선 지치지 않는 그의 체력에 놀란다.20·21일 이틀 동안 무려 춘천 속초 원주 옥천 등지의 14곳을 돌아다녔다. 이동하는 박 전 대표의 체어맨 차량에서 눈에 띄는 것은 간이 램프였다. 달리는 차안에서도 끊임없이 강연 자료를 소화해내는 것이 오래된 습관이 돼 버렸다고 한다. 빡빡한 일정 탓에 “좋아하는 테니스를 요즘에는 잘 치지 못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지만 아직 조카 세현이의 선물조차 준비하지 못했다고 한다.21일 아침 10시55분 충북 옥천읍 교동리 고(故)육영수 여사 생가 복원 현장을 살피기 위해 나선 박 전 대표는 분홍색 터틀넥 스웨터와 재킷차림으로 환영나온 사람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피곤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괜찮아요.”라며 웃음을 잃지 않았다. 전날 6시간 정도 잠을 잔 박 전 대표에게는 피로의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오랜만에 어머니의 생가를 찾은 까닭인지 박 전 대표의 모습은 생기있어 보였다. 그는 “부모님과 여름 휴가 뒤 자주 외가에 왔었다.”며 “어머니가 사실 때보다 연못이 반으로 줄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공사진척 상황에 관심을 보였다. 이날 외가에서 박 전 대표는 사실상의 대선출정식을 가졌다. 박 전 대표는 어머니 생가를 찾은 정치적 의미를 묻는 질문에 “충북을 오게 되면 당연히 방문하게 되고 인사를 드리는 것이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당대표 선거를 위한 출정식 전에도 찾았던 이곳에서 그는 “부모님이 (박 전 대표가) 젊었을 때 흉탄에 숨지시고 임종도 못해 죽을 때까지 사무치는 그리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나라를 위해 할 일을 하고 국민들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부모님께 대한 효심이다.”며 “부모님께 부끄럽지 않은 정치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박 전 대표는 특히 열린우리당측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겨냥해 제기한 ‘박정희 흉내내기’ 논란을 염두에 둔 듯 “아버지의 이미지를 닮는다는 이야기가 보도됐는데 아버지의 겉을 닮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속마음을 닮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 연장선에서 “갖고 계셨던 국가관 역사관 안보관 사심없이 나라에 봉사했던 마음을 닮는 것이 진정으로 닮는 것이고 중요하다. 얼마나 닮았는가는 국민이 판단할 일이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는 여론조사상의 지지율에는 애써 초연한 모습이었다. 각종 조사에서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이명박 전 시장과의 지지율 격차에 관한 질문에는 “또 물어보세요.”라고 반문한 뒤 “내일 또 물어보세요.”라는 농담을 던질 정도다. 이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한 측근은 1년이라는 시간이 남은 시점에서 ‘탄핵 역풍’으로 위기에 빠진 당을 구했던 용기와 함께 선거를 치러본 경험이 어우러져 나오는 여유라고 전한다. 측근들은 박 전 대표가 지난 6개월 동안 ‘국정운영’을 위한 많은 공부를 해왔다고 한다. 지지율보다는 국정운영의 바른 틀을 세우는 것이 먼저라고 판단해서다. 이틀간의 동행 취재에 나서는 동안 박 전 대표가 가는 곳마다 사인을 부탁하는 사람들과 사진을 함께 찍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목격됐다.‘예쁘다’는 찬사가 끊이지 않았다. 박 전 대표는 20일 속초 활어시장에서 서민들이 건네주는 소주도 거침없이 마셨다. 초고추장을 찍은 골뱅이를 마다하지 않고 먹고 난 뒤 목장갑으로 손을 닦고 다시 인사에 나서기도 했다. 스킨십을 강화해 ‘얼음 공주’이기보다는 누구나 가까이 하고 싶은 ‘국민 누나’로 자리매김되기를 바라는 듯한 행보였다. 전날 찾아간 강원도의 한 부대에서는 떠나기 전 장병들에게 일일이 어깨에 손을 올리며 작별인사를 했다. 그는 병역의 의무를 다하는 장병들을 격려하며 “제대 후에는 인기짱이 될 것”이라는 용어를 써가며 친밀하게 다가서려 했다. 옥천·속초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北 또 홀리데이 외교?

    |베이징 김미경특파원|‘북한식 외교전술은 회담성과나 휴일과는 관계없이 계속된다?’ 이번 6자회담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북·미간 방코델타아시아(BDA) 실무회의가 20일 별다른 성과없이 끝났으나 회담은 22일까지 연장됐다. 이를 두고 회담장 안팎에서는 북의 ‘홀리데이 외교’가 가동됐다는 분석이 나돌고 있다.23일부터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돼 미국·러시아 등 서둘러 귀국하려는 회담국 대표단을 마지막 날까지 자극, 협상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북측은 18일 회담 재개가 논의될 때 “좀 더 늦춰서 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북한은 공휴일이나 주말 등을 이용, 메가톤급 발표들을 내놓거나 회담을 가진 사례가 많았다. 올해만도 지난 7월4일 미국 독립기념일(한국시간 5일)에 미사일 발사를,10월9일 미 콜럼버스데이에 맞춰 핵실험을 강행했다. 또 미 추수감사절을 앞둔 10월20일에는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베이징에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만나기로 했으나 김 부상이 독감을 이유로 나오지 않아 일주일 만에 다시 만나기도 했다. 지난해 9·19 공동성명이 나온 제4차 6자회담도 결국 한국 최대의 명절인 추석 연휴 마지막 날까지 이어져 우리 대표단은 연휴를 망칠 수밖에 없었다.chaplin7@seoul.co.kr
  • [함혜리 기자의 프렌치 리포트] (10) 위협받는 ‘가톨릭국가’

    [함혜리 기자의 프렌치 리포트] (10) 위협받는 ‘가톨릭국가’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파리의 아름다움은 절정에 이른다. 샹젤리제 양쪽에 늘어선 가로수에는 수십만개의 조명등이 반짝이고 거리마다 설치된 형형색색의 조명등과 상점의 크리스마스 장식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이즈음 갤러리 라파예트와 프렝탕 등 고급 백화점이 위치한 오스만 대로와 상점가는 가족들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기 위해 나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일년 중 가장 중요한 기독교 축일인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것은 프랑스인들의 오랜 전통이다. 직장을 위해, 학업을 위해 이곳저곳으로 흩어졌던 자녀들도 크리스마스가 되면 부모님 댁을 찾는다. 온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거위간, 생굴, 칠면조 고기, 장작모양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등으로 이어지는 성탄절 특식을 즐긴다. 밤을 새워가며 먹는다고 해서 레베이용(밤참)이라고 하는데 몇시간에 걸친 식사가 끝나면 각자 준비한 선물을 교환하며 덕담을 주고받는다. 그리고 마을의 성당에 가서 자정 미사를 드린다. 프랑스인들은 이렇게 가톨릭의 전통에 따라 크리스마스를 보낸다. 세례나 결혼, 장례 등 많은 예식이나 관습들은 종교적 방식을 따른다. 하지만 그뿐이다. 인구의 82%가 로마가톨릭인 나라지만 정기적으로 교회나 성당에 나가는 사람은 여성의 14%, 남성의 9%에 불과하다. ●가톨릭 국가 맞아? 프랑스에서 종교는 곧 가톨릭을 의미할 정도로 가톨릭이 지배적이다. 인종적으로 프랑스인이지만 가톨릭 신도가 아닌 경우는 신교도들이다. 프랑스의 신교도는 16세기 종교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대거 다른 나라로 이주했다. 따라서 프랑스에 남은 신교도는 95만명으로 2%선에 머문다. 이밖에 500만∼600만명(8∼9.6%)이 이슬람교도로서 대부분 북아프리카에서 이민 온 사람들이다. 유대교가 75만명 정도, 불교가 40만명 정도다. 대부분의 프랑스인들은 가톨릭 교인으로 태어나 가톨릭식 이름을 갖고, 자신을 가톨릭이라고 생각하며 산다. 따라서 프랑스에서 당신의 종교가 무엇이냐고 묻는 것은 바보 같은 질문이다.“당신의 인종이 무엇이냐?”고 용감하게 물어보는 것이나 다름없다. 종교와 관련해서 프랑스인에게 의미있는 질문을 하려면 “신자냐, 비신자냐?”를 묻기보다는 “실천교인이냐, 아니냐?”를 물어봐야 한다. 그러면 10명중 9명은 “나는 신자(croyant)이긴 하지만 실천교인(pratiquant)은 아니다.”라고 답한다. 믿기는 하지만 성당에 꼬박꼬박 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나아가 이슬람이나 유대교가 아니라는 뜻을 내포하기도 하다. ●쇠퇴하는 로마가톨릭 프랑스가 가톨릭 국가가 된 기원은 메로빙거 왕조의 클로비스가 496년 로마 가톨릭으로 개종하고 성직자들과 기독교 공동체의 지지를 받아 프랑크 왕국을 탄생시킨 것에서 찾을 수 있다. 클로비스의 개종은 로마 가톨릭에 기초한 유럽 탄생의 단초가 됐다. 프랑스에서 가톨릭은 역대 왕조의 흥망성쇠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종교뿐 아니라 국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이뤄왔다. 특히 교육과 행정은 가톨릭 교회를 중심으로 형성됐다. 프랑스에는 가톨릭 국가답게 정말 성당이 많다. 프랑스에는 3만 8000개의 교구가 있고 전국에 4만 5000개의 성당이 있다. 이들 교구 중 인구 500명 이하의 작은 교구도 1만 6000개나 된다. 파리 등 대도시의 광장에는 여지없이 커다란 고딕식 주교좌 성당이 서 있다. 시골 어디를 가나 마을에서 가장 높은 언덕 위나 중심에는 가톨릭 교회가 자리잡고 있다. 이들 가톨릭 교회는 오래 전부터 마을 공동체의 중심역할을 했다. 시청이나 면사무소와 같은 국가기관이 들어서기 이전에는 가톨릭 교회에서 호적을 관리했다. 학생들의 지도도 가톨릭이 담당했다. 현재 프랑스의 행정단위 중 가장 기초단위인 코뮌(commune)이 모두 3만 6551개인데 이 행정구역도 가톨릭 교구를 중심으로 정해졌다. 그러나 프랑스 대혁명 이후 지속적으로 정교(政敎)분리와 세속화가 진행되면서 이제는 성당을 정기적으로 찾는 사람이 매우 드물어 졌고 세력도 약해졌다. 웅장하고 유서깊은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도 크리스마스를 제외한 주일 미사에 가보면 빈자리가 수두룩하다. 성당을 찾은 교인들도 노부부나 할머니가 대부분이다. 젊은이들의 경우 종교와 거리를 두는 경향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젊은이들 사이에는 종교에 관심이 없거나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무신론자들이 상당히 많다. 국립통계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2005년 현재 15∼24세인 젊은이들 중 종교와 무관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여자 43%, 남자 47%로 높게 나타났다.1996년 조사(여자 30.3%, 남자 44.7%)에 비해 종교에 대한 회의론자들이 남녀 공히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갈등의 요인이 되는 이슬람 16세기 종교전쟁 당시 프랑스에서는 구교와 신교가 극렬하게 다퉜지만 현재 프랑스에서 사회 갈등을 유발하는 종교문제는 대부분 이슬람과 관련된 것이다. 프랑스는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 무슬림(이슬람 교도) 인구 비율이 높은 편이다. 프랑스의 무슬림은 앞서도 언급했듯이 예전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북아프리카 출신이 70% 이상이다. 출신국별로는 알제리 35%, 모로코 25%, 튀니지 10% 등이며 이들은 주로 파리 릴 리용 마르세유 등 대도시의 외곽에 집단을 이뤄 살고 있다. 이민 2,3세들은 부모 세대의 종교와 문화를 그대로 답습하기 때문에 프랑스 국적을 갖고 프랑스식 교육을 받아도 프랑스에 완전 동화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수많은 논란거리를 낳고 사회갈등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슬람 머릿수건과 같은 종교적 상징물을 학교에서 착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이 논란 끝에 채택된 것이나, 차별과 소외에 대한 불만으로 터진 2005년 가을의 교외지역 소요사태를 대표적인 사건으로 꼽을 수 있다. 무늬만 남은 가톨릭 국가에서 이슬람이 빚어내는 갈등은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새달초까지 北 비핵화의지 판단”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21일 “크리스마스 휴가가 끝나면 새달초까지 이뤄지는 이번 6자 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얼마나 진지한지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선진화포럼 초청 강연에서 “북한핵 제거 실행과정이 빨리 시작돼 가시적 결과가 부시 대통령 임기 안에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북한은 비핵화를 빨리 할수록 경제지원 재개나 미·일과의 관계정상화 등의 혜택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한은 한·미동맹이 북한의 침략이나 도발행위를 막아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며 “10년 넘게 굶다시피하는 어려운 상황에 있는 북한이 미래가 암울해지기 전에 핵프로그램을 없애는 옳은 결정을 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버시바우 대사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관련,“내년 3월까지 협상이 끝나지 않는다면 다시 FTA 협상을 할 기회를 얻기까지는 정말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며 “미국 의회의 TPA협상시한 연장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