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감정」부추긴 미 TV광고 인기(세계의 사회면)
◎일제상품 시장지배 늘자 국민들 반감/GM사등,미국인 자존심 자극 “불매운동”/“일제차 계속 더 사시오”… 역선전이 긍정반응 얻어
일본의 미쓰비시(삼릉)그룹이 지난해 뉴욕 맨해턴의 상징인 록펠러센터를 사들였을 때 미국의 언론들은 『미국의 자존심이 팔렸다』고 보도했다.
미 매스컴의 이같은 반응에서 읽을 수 있듯이 일본재벌의 록펠러센터 매입은 미국인들의 「반일」감정을 악화시키는 하나의 촉진제 역할을 했다. 워싱턴 주재 일본대사관의 한 고위관리도 미쓰비시의 록펠러센터매입 이후 미국인들의 반일감정이 확산ㆍ증폭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또 최근 뉴욕교외의 전통적인 미국인 고급 주택가에 일본인들이 밀려들자 이들에 대한 거부감이 반일감정으로 비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이같이 날로 증가하는 일본기업ㆍ일본인들의 미국진출과 함께 일본상품의 미국시장 「지배」에 대한 거부감 역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일부 미광고회사들이 미국인들의 대일적대감을 광고에 이용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최대의 화제작은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메이커 제너럴모터스(GM)제품인 폰티악자동차의 TV 광고.
이 광고의 스폰서는 GM의 미국내 판매대리점들인데 일본제 자동차에 시장을 잠식당하자 자체광고로 일본공격에 직접 나서고 있는 것이다.
5개 부문으로 되어있는 이 상업광고는 처음 한 아나운서가 나와 『지금부터 몇년후를 상상해 봅시다』라는 코멘트로 시작된다. 그는 이어 『때는 12월,모든 가족이 히로히토센터에 만들어 놓은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를 구경하러 가겠지요』라고 말한 뒤 『계속하십시오. 계속 일본차를 사란 말이오』라고 말한다. 그의 말이 끝나고 검은 화면에 커다란 흰 글씨로 된 『(일본차는)이미 충분치 않습니까』라는 자막이 나오면서 이 광고는 끝난다.
폰티악의 이 광고는 미쓰비시가 구입한 록펠러센터를 일본인들이 전일왕 히로히토(유인)의 이름을 따 히로히토센터로 개칭한다고 가정,몇년 후의 크리스마스 풍경을 미국인들에게 상기시키며 이제 일본자동차를 그만 살때가 되지 않았느냐 하는 점을 강조하려 한 것으로해석된다.
올즈모빌자동차가 뉴욕 일대에 내보내는 TV광고는 또 미국인들의 키가 일본인들 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강조한 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 올즈모빌차는 일본사람들 보다는 미국인들에게 알맞게 만들어진 자동차』라고 말하고 있다.
지난해 겨울 크라이슬러자동차회사에서 시작된 이같은 종류의 광고는 범람하는 일본상품으로 미국기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음을 반증하는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일본제 수입자동차에 의한 미자동차메이커의 타격은 매우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자동차의 올상반기(1∼6월)미국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가 증가한 28%를 기록한 반면 미국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은 69%에서 65%로 떨어졌다. 특히 미국자동차회사들이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는 대목은 고급 승용차부문에서도 일본의 시장점유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점이다.
폰티악이나 올즈모빌자동차 TV광고는 자동차판매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반응을 가져다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적지않은 비난을받고 있기도 하다.
일본인들과 거래를 하고 있는 미국인들은 특히 이같은 광고는 긴 안목으로 볼때 미국의 이익을 해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내 일부 부동산회사ㆍ은행ㆍ금융회사간부들도 미국내의 자금사정의 압박을 이유로 미국은 여전히 일본인들의 투자를 필요로 하며 그들과의 우호적인 관계가 필수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폰티악자동차의 광고주들은 『미국시장은 모든 일본상품에 대해 개방돼 있으나 일본시장은 그렇지 않다는데 대해 많은 미국인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하고 폰티악광고는 이같은 미국인들의 감정을 나타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광고효과가 있는한 이같은 TV광고를 멈출 뜻이 없다고 밝혀 「애국심」에 호소하는 미국기업의 광고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