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휴전 조기이행」회담 제의/유엔관계자 초청
◎국적,「보」교전세력과 포로석방 교섭
【팔레(보스니아)·제네바 로이터 연합】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지도자 라도반 카라지치는 21일 지미 카터 전 미국대통령과 타결한 휴전합의를 조기 이행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유엔 고위관계자들과의 긴급회담을 요청했다.
카라지치는 아카시 야스시(명석강)유엔특사와 마이클 로즈 유엔보호군 사령관에게 보스니아전역의 휴전 이행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팔레를 방문해주도록 초청했다고 그의 사무실이 이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카라지치는 유엔관계자들에게 보내는 초청장에서 평화달성을 향한 기운을 놓쳐선 안된다고 강조했다고 성명은 덧붙였다.
카터 전대통령은 지난 19,20일 잇따라 팔레를 방문,보스니아 세르비아계지도자들과 오는 23일 정오부터 적대행위의 중지와 함께 휴전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
한편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9백명의 확인된 포로들의 석방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보스니아 교전세력들과 접촉중이라고 21일 밝혔다.
ICRC의 피에르 고티에대변인은 카터 전미국대통령이 발표한 휴전안에언급,휴전에 앞서 ICRC대표들이 모든 포로수용소에 자유롭게 접근해 포로들과 개별적 접견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ICRC는 모든 억류자들을 석방하려는 교전당사자들의 의지에 주목한다』면서 『포로들의 동시석방을 주선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포로들의 석방일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ICRC는 포로석방이 「가능한한 빠른 시일내에」 실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전격 휴전합의…보스니아 앞날/휴전8개항 영토분할문제 불확실/전황 감안한 일시적인 조치 될지도(해설)
돌파구를 전혀 찾지 못하던 보스니아 내전도 드디어 끝나는가.북한핵·아이티 문제를 통해 해결사의 면모를 과시한 지미 카터 전미대통령은 20일 오는 23일을 기해 보스니아 회교정부와 세르비아계가 휴전에 돌입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또한번 수완을 발휘했다.
그러나 이같은 카터 전대통령의 발표에도 불구,보스니아에 오랫만에 평화가 깃들 것이란 기대감은 그리 크지 않은 것같다.그것은 지난 32개월의 보스니아 내전을 통해 수없는 휴전합의와 파기를 보아왔기 때문이다.따라서 이번의 휴전 합의 발표도 과거와 같이 일시적인 것에 그칠 가능성이 크며 결국은 또 지저분한 내전의 수렁속으로 발을 들여놓을 것으로 대다수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카터 전대통령이 내전당사자 양측과 맺었다는 8개항의 휴전안 내용 가운데 보스니아 평화정착을 위해 가장 핵심적인 부분인 영토분할 부분이 확실치 않다는 점도 큰 기대감을 갖지 못하게 하는 또다른 이유다.휴전안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대체적 윤곽은 지난 6월부터 협상 테이블에 올려졌던 보스니아영토의 분할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그렇다면 지난 6개월 동안 거부됐던 안이 이제 와서 갑자기 타결의 돌파구가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인 것이다.
이제까지의 보스니아 평화안은 전력이 우세한 세르비아계가 보스니아 영토의 49%를 차지하고 나머지 51%를 회교세력과 크로아티아세력이 분할·보유한다는 내용이었다.그러나 이같은 국제평화안에 대해 보스니아 민족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회교세력은 인종청소라는 집단성폭력을 비롯,갖가지 만행을 세르비아계가 저질렀음에도 그 안을 받아들일 경우 세르비아계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며 이를 거부했다.
보스니아 정부가 최근 즉각 휴전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은 단지 전황의 어려움을 반영한 것일 뿐이다.반면 유엔조차 무기력한 종이 호랑이로 만들 만큼 우세한 전력을 바탕으로 보스니아 영토의 70%를 무력점령한 세르비아계 역시 힘들여 차지한 영토를 내주면서 휴전을 받아들이기를 꺼려해 이에 반대해 왔었다.
따라서 영토분할 문제는 여전히 보스니아의 평화를 가늠할 핵심 문제로 남아 있다.이와 관련,『세르비아계의 지도자 카라지치가 또 어떤 해괴한 영토분할 지도를 들고 나올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는 에주프 가닉 보스니아부통령의 말은 이번 휴전안의 성패 여부를 시사해준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