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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샌더스 독주 굳히기…“슈퍼 화요일 잡아라”

    샌더스 독주 굳히기…“슈퍼 화요일 잡아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3차 경선인 네바다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22일(현지시간) 압승을 거두면서 이른바 ‘대세론’을 입증했다. 14개 주에서 총 1357명의 대의원을 결정하는 다음달 3일 슈퍼화요일까지 남은 ‘10일 전쟁’에서 승기를 잡는다면 독주 체제를 굳힐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네바다에서 2위에 오르며 추격에 시동을 걸었고,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참전도 있어 형세는 녹록지 않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러시아가 손쉬운 대결 상대인 샌더스를 돕는다는 ‘러시아 지원설’까지 겹치면서 아직 향방을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샌더스는 이날 46.6%(한국시간 23일 오후 5시·개표율 50% 현재)로 압도적인 1위를 지켰다. 바이든이 19.2%로 2위였고, 피터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15.4%),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10.3%), 에이미 클로버샤(4.5%) 상원의원 순이었다. 히스패닉이 인구의 29%인 네바다는 그간 샌더스의 텃밭으로 평가됐다. 워싱턴포스트(WP)의 출구조사에서 샌더스는 히스패닉 유권자 중 51%의 지지를 받았다. 샌더스는 4년 전에도 폴란드 이민자 출신으로 ‘돈 한 푼 없이’ 미국에 건너온 아버지를 언급하며 히스패닉 표심을 잡았다. 샌더스는 이날 이미 슈퍼화요일의 접전지인 텍사스로 향했고 네바다 승리연설을 미·멕시코 장벽에서 240㎞ 떨어진 샌안토니오에서 진행했다. 그는 “트럼프는 피부색, 출생지, 종교 등에 따라 국민을 갈라놓아 대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이와 반대로 연대로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샌더스는 첫 무대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부티지지에게 단 0.1% 포인트 뒤진 2위를 기록한 뒤, 뉴햄프셔와 네바다에서 연이어 승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민자, 대학생, 히스패닉, 흑인 청년층 등 핵심 지지층에다 일부 중도층도 그를 지지한 것으로 봤다.다만 흑인 인구가 10%인 네바다에서 2위를 차지한 바이든이 흑인 집중 거주지인 사우스캐롤라이나(29일)에서 승기를 이어 간다면 판세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슈퍼화요일에 처음 등판하는 억만장자 블룸버그의 화력도 만만치 않다. 현재 경선을 치른 3개 지역의 대의원수는 불과 101명으로 슈퍼화요일 대의원수(1357명)의 7.4%, 전국 대의원(3979명)의 2.5%에 불과하다. 전국민 의료보험, 무상 대학 교육 등 급진적 공약으로 사회주의자로 불리는 샌더스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가장 손쉬운 상대라는 민주당 주류의 평가도 있다. 실제 WP가 전날 보도한 러시아 지원설이 네바다 코커스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향후 샌더스에게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이미 바이든과 부티지지는 샌더스의 ‘약한 트럼프 경쟁력’을 비판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샌더스 의원의 네바다 압승에 “축하한다”, “1등을 뺏기지 말라”, “전하는 바에 따르면 크렘린이 샌더스의 대선 승리를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고 트윗을 올리며 러시아 지원설을 즐기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푸틴 대통령의 ‘오른팔’ 수르코프 보좌관 경질

    푸틴 대통령의 ‘오른팔’ 수르코프 보좌관 경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블라디슬라프 수르코프 대통령 보좌관이 경질됐다고 AFP·타스 통신 등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대통령궁은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수르코프 보좌관의 해임을 발표했다. 하지만 해임 사유나 새로운 역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수르코프는 지난 2013년 9월부터 대통령 보좌관직을 맡아 독립국가연합(CIS·옛 소련권 국가모임) 회원국들과의 협력을 이끌었다. 2014년부터는 러시아와 대립각을 세워 온 우크라이나 문제를 맡았다. 20여년간 푸틴 대통령의 막후 실력자로 통한 그는 푸틴 지배체제를 공고히 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러시아 정치권에선 수르코프의 손을 거치지 않고는 되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해 ‘회색 추기경’(막후 의사결정자)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그는 특히 2000년대 중반 ‘주권민주주의 정책’을 입안하기도 했다. 주권민주주의는 러시아를 넘보려는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주권을 지키겠다는 ‘러시아식 민주주의’를 말한다. 결국 푸틴 대통령에게 도전할 수 있는 어떤 세력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을 뜻한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의 또 다른 측근인 드미트리 코작 대통령행정실 부실장이 이달 초 수르코프의 역할을 넘겨받았다고 외신은 전했다. 다만 그의 경질은 영구적인 것이 아닐 수 있다고 BBC는 보도했다. 과거에도 그가 경질됐다가 크렘린으로 복귀했기 때문이다. 그는 2011~2012년 당시 푸틴 총리가 대통령에 출마하려고 하자 이를 거부하는 시위가 장기화돼 경질됐다. 하지만 2년 뒤인 2013년 우크라이나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아 정계에 복귀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다보스포럼’서 러시아 스파이 적발에 트럼프 제거 현상금까지… 초비상 다보스는 ‘요새화’

    ‘다보스포럼’서 러시아 스파이 적발에 트럼프 제거 현상금까지… 초비상 다보스는 ‘요새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정상급 지도자 50여명 등 3000여명이 참가하는 세계경제포럼(WEF) 이 보안에 초비상이 걸렸다. 산악지대인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회의장에 무단으로 침입하려던 의문의 남성 2명이 추방된 데다 이란 의원이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에 현상금 300만달러(35억원 상당)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스위스 경찰이 배관공으로 위장해 다보스에 숨어들어 가려던 러시아 스파이 2명을 찾아냈다고 영국 일간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이들이 회의장이 될 한 리조트에 지나치게 오래 머무는 것을 수상하게 여겨 확인한 결과 스파이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FT가 스위스 경찰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들은 스스로 외교관으로 보호받는다고 주장했지만 스위스 정부에 등록된 외교관 명단에는 없었다. 경찰은 WEF에 참가한 정상들의 비밀스러운 대화를 도청하고자 크렘린이 고용한 러시아 스파이라고 결론을 내렸지만 특별한 범법 행위가 적발되지 않아 이들을 구금하지 않고 추방했다. 이에 대해 주스위스 러시아 대사는 “이는 스위스와 러시아의 관계를 훼손하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특히 드론 공격에 대한 대비를 강화했다. 다보스 하늘에 대해서는 스위스 공군이 지난주부터 레이더를 통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전투기는 출동대기 상태에 들어갔고, 지대공 미사일도 발사 준비를 마쳐 다보스는 ‘요새화’됐다. 건물 옥상마다 배치된 저격수들이 보였다. ‘콩크레스 센터’로 알려진 주회의장 주변에는 극도로 삼엄한 보안이 진행되고 있다고 미국 경제채널 CNBC가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무장 군인이 거리를 순찰하고, 출입자와 자동차 가방 등에 대한 보안 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무장군인 5000여명과 경찰, 사설 경호원들이 골목마다 배치돼 눈에 띄지 않는 곳이 없었다. 다포스 포럼 개막날 아마드 함제 이란 의원은 의회 연설에서 “케르만주 사람들을 대표해 트럼프 대통령 제거에 300만달러의 현상금을 주겠다”고 발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란 ISNA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함제 의원이 말한 케르만 주는 지난 3일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제거된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지휘관의 고향이다. 함제 의원의 발언은 이란이 지원하는 무장세력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을 향한 테러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로버트 우디 주제네바 미국 대표부 군축담당 대사는 “터무니 없다” 며 “이란 기득권이 테러리스트의 지지 기둥임을 보여준다”고 일축했다. 다포스 포럼은 24일까지 계속된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푸틴 “부분 개헌”에 메드베데프 내각 총사퇴, 후임 총리에 미슈스틴

    푸틴 “부분 개헌”에 메드베데프 내각 총사퇴, 후임 총리에 미슈스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15일(현지시간) 자신을 포함한 내각 총사퇴를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이날 푸틴 대통령의 국정연설 뒤 대통령과 정부 인사들 간 회동에서 국정연설에서 대통령이 밝힌 부분 개헌 제안에 대해 언급하며 “이 개정이 이루어지면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 간 권력 균형 전반에 중요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와 관련 내각은 대통령에게 모든 필요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현 내각이 사퇴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우리 협업의 현 단계까지 이루어진 모든 것에 대해 여러분께 감사하다”면서 “(그동안) 달성된 모든 결과에 만족을 표하고 싶다”고 내각 사퇴를 수용했다. 이어 새로운 내각이 구성될 때까지 기존 정부가 계속 일해 달라고 요청했다. 푸틴 대통령은 얼마 뒤 연방국세청장 미하일 미슈스틴(53)을 후임 총리로 지명하고 하원에 동의를 요청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경제 전문가 출신인 미슈스틴은 지난 2010년부터 국세청장으로 일해왔다. 푸틴은 메드베데프 물러나는 메드베데프 총리에겐 대통령이 의장인 국가안보회의(우리의 ‘국가안전보장회의’)에 부의장 직을 신설하겠다며 이를 맡아줄 것을 제안했다. 푸틴은 앞서 이날 연례 국정연설에서 의회와 정부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부분 개헌을 제안했다. 부분 개헌과 내각 개편 등을 통해 본인의 장기 집권에 따른 국민의 피로감을 달래고 국정 운영에 새로운 동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2000~2008년 4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연임한 푸틴 대통령은 3연임 금지 조항 때문에 총리로 물러났다가 2012년 대선을 통해 임기가 6년으로 늘어난 대통령 직에 복귀했으며 지난 2018년 3월 대선에서 또다시 당선돼 4기 집권에 성공했다. 푸틴이 총리로 물러나 있던 2008~2012년 대통령 직을 맡았던 최측근 메드베데프는 푸틴이 크렘린에 복귀한 2012년 5월부터 총리로 재직해 왔다.약 7년 8개월에 걸친 장수 총리로 기록됐다. 메드베데프 총리가 이끌어온 현 내각은 푸틴 대통령의 4기 집권 이후인 2018년 5월 구성됐다. 현 내각에선 총리 외에 10명의 부총리와 22명의 장관이 일해왔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30%대의 비교적 낮은 지지율을 보였으며, 부패 연루 혐의로 자주 반정부 운동가들의 비판 대상이 되면서 경질 전망이 제기돼 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말폭탄 자제한 김정은 “자립 경제·무장력 공세적 조치할 것”

    말폭탄 자제한 김정은 “자립 경제·무장력 공세적 조치할 것”

    사업 규율·과학농사·증산 절약 등 강조 핵 실험 언급 없이 ‘전략적 모호성’ 제기 결정서 통해 ‘강경노선’ 선택 관심 커져 美 “北 위협적 조치 땐 실망감 보여 줄 것” 안보리 회의 앞두고 트럼프·푸틴 통화도북한이 제시한 비핵화 협상 시한 종료를 이틀 앞둔 지난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 2일차 회의에서 ‘국가 건설 전반서 제기된 문제를 해부학적으로 분석’했다고 공개했다. ‘새로운 길’ 선포를 앞두고 30일 3일째 회의를 열고 경제·안보 분야를 총괄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전원회의 결정서와 신년사에서 안보 분야 강경 노선을 선택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군사적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며 대북 압박을 이어 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30일 전날 열렸던 5차 전원회의의 2일차 회의 내용을 보도하며 “김정은 동지께서 경제발전과 인민생활서 결정적인 전환을 가져오기 위한 투쟁방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기했다”고 했다. 경제 분야가 주로 다뤄진 데 대해 대북 제재가 여전한 상황에서 북미 대화를 접고 ‘새로운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음을 주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통신은 김 위원장이 자립 경제를 강화하기 위한 경제사업체계의 규률, 다수확 과학농사 제일주의, 증산 절약 등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해외 파견 근로자가 철수되는 등 대북 제재 때문에 내부 경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2020년은 국가경제개발 5개년 전략이 마무리되는 해이기도 하다. 안보 분야에 대해 김 위원장은 “조성된 정세의 요구에 맞게 적극적이며 공세적 조치”를 언급하면서도 군수공업 부문을 강조하는 데 그쳤다. 보도에선 핵실험을 거론하진 않았다. 이에 새로운 길이 고강도의 대미 맞대응을 포함할 우려와 함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재개를 언급하지는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띨 가능성이 제기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3일째 이어진 전원회의는 북미 협상 불발을 앞두고 총괄적으로 당·경제·국방 시스템을 점검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30일 회의에서 국방건설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한이 중국의 입장을 고려해 미국과의 대화판을 완전히 깨뜨리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강경해질 수 있다는 식의 전략적 모호성을 취할 것”이라고 봤다. 지난 28일 시작한 5차 전원회의가 3일째 이어진 것은 김 위원장 집권 이래 처음이다. 갈림길에 선 비핵화에 대해 심각하게 바라본 것으로 풀이된다. 전원회의 참석자 규모도 1000명에 가까워 ‘경제·핵무력 병진노선’이 제시된 2013년 2차 전원회의에 버금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뿔테 안경을 끼고 여러 마이크 앞에서 연설하는 김 위원장의 모습은 김일성 주석 통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이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 크렘린은 “러시아 측 제안으로 미러 정상 간 전화 통화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대북 제재 완화 결의안 초안’에 대해 30일(현지시간) 비공식 안보리 회의가 열린다는 점에서 양측이 대북 제재 공조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달 들어 한국, 중국, 일본 정상 등 북핵 관련국 모두와 접촉하는 ‘전화 외교’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제재 공조 및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위한 역할을 주문했을 수도 있다. 미국은 이날 미국 공군 정찰기 리벳조인트(RC135W)를 남한 상공에 띄우는 등 대북 압박을 이어 갔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나 핵실험 등 위협적 조치를 취한다면 미국은 매우 실망할 것이고 그 실망감을 보여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푸틴 연일 폴란드 공격 왜? 2차대전 때 옛소련 비난의 화살 돌리기

    푸틴 연일 폴란드 공격 왜? 2차대전 때 옛소련 비난의 화살 돌리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일주일 동안 역사나 외교정책과 관련한 자리가 아닌데도 폴란드의 2차 세계대전 때 역할에 대해 거친 공격을 가했다. 러시아 정부 고위 관료들이 올 한해를 결산하며 푸틴 대통령의 언급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주제로 꼽은 것도 이것이었다.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 국방부 회의 도중에 그는 폴란드 대사를 나치 독일에 비유하며 “쓰레기이며 반유대주의 돼지”라고 공박했다. 2시간 뒤 의회 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까지 이 문제를 들고 나왔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국가 두마 의장은 푸틴에 감사를 표하며 폴란드의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고 한술 더 떴다. 다음날에도 연말이면 으레 모이는 주요 기업인들과의 모임에서 “2차 세계대전이 어떻게 시작했는지, 폴란드가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와 관련해 역사적 얘깃거리에 얼마나 깊이 몰두하는지 많은 이들이 놀라워한다”고 말했다고 포브스 러시아판은 전했다. 아울러 이 문제에 대한 논문을 써볼 계획이란 얘기까지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이 이렇게 폴란드에 대해 분노하는 것은 최근 유럽 의회가 결의안을 통해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책임이 옛소련과 나치 독일 둘 다에 있다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라고 영국 BBC는 26일 짚었다. 그는 둘의 책임을 등가로 규정하는 것은 “냉소주의의 정점“이라면서, 그를 반대하는 이들이 깎아 내려 표현하는 ‘왓어바웃이즘(whataboutism)’를 다시 불러냈다. 왓어바웃이즘이란 상대의 논리에 꿇릴 때 ‘넌 어쩐대?’라고 피장파장의 논리를 들이대는 것을 가리킨다. 쉽게 말해 ‘그러면 너네 폴란드는 그 때 뭘 했는데?’라고 논쟁의 방향을 확 돌려버리는 것이다.그런데 따지고 보면 옛소련은 늘 히틀러와 맺은 불가침 조약, 이른바 몰로토프-리벤트로프 조약이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는 데 일조했다는 공격을 받으면 이런 식으로 폴란드를 걸고 넘어졌다. 나아가 지금은 존재하지도 않는 나라를 상대로 그런 비난을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식으로 빠져 나간다. 옛소련의 2차대전 전승은 러시아의 국가 이데올로기의 찬란한 업적이며 요란한 팡파레와 군사 행진으로 자축하는 일이며 푸틴 자신의 집권 정당성과 소비에트 제국의 계승자로 팽창주의 전략을 펴는 자신의 논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해서 크렘린은 러시아에서 대승이라고 떠벌이는 것에 대해 조금이라도 공격하는 것을 민감하게 받아들인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물론 폴란드 역시 이런 비난을 받아들일 만한 이유가 전혀 없다고 보고 있으며 푸틴 대통령 등의 발언은 “잘못된 서사”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폴란드도 마찬가지로 굉장히 민감하게 받아들여 지난해 나치 전범의 공범으로 얘기하는 것을 아예 불법으로 규정했다. 당초 형사 처벌하는 방안도 고려됐으나 그나마 민사 문제로 완화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종신 대통령을 꿈꾸는 ‘영원한 차르’ 푸틴

    종신 대통령을 꿈꾸는 ‘영원한 차르’ 푸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종신 대통령을 꿈꾼다.’ 대통령 임기 제한 삭제 등 개헌을 통해 3연임에 나설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연례 연말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의 임기를 제한하는 조항을 포함해 헌법 개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히며 임기 연장의 뜻을 내비쳤다. 지난 1999년 이후 러시아의 대통령과 국무총리로 20년 장기 집권을 이어 온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현상)과 불안정한 후계 구도를 의식해 자신의 임기와 관련한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이날도 4시간 넘게 이어진 질의응답 중 자신의 향후 계획에 대한 직접적인 질문은 피하면서도 임기를 제한한 러시아 헌법이 바뀔 가능성을 제기했다. 푸틴 대통령의 임기는 오는 2024년까지다. 현행 러시아 헌법은 대통령의 3연임을 금지하고 있는 까닭에 푸틴 대통령은 2024년 이후 바로 재선에 나설 수 없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연임한 뒤 2008년 최측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를 대통령으로 세우고 총리를 맡아 ‘배후 조종’하는 방식으로 3연임 제한을 ‘절묘하게’ 피해갔다. 이후 2012년에 6년으로 임기가 늘어난 대통령직에 복귀한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해 집권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 후 국영 TV와의 인터뷰에서 헌법 개정과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을 뿐이며 내 쪽에서 준비한 것이 아니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그러면서 “크렘린궁의 거수기이자 치어리더 단으로 전락한 러시아 의회의 권한을 확대하겠다는 생각에 열려있다”고 말해 또다시 집권 연장 가능성에 대한 예측을 어렵게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민주당이 하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의 소추안을 통과시킨 것을 비난하며 탄핵 시도가 실패로 돌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것(트럼프 탄핵안 통과)은 내부 정치 투쟁의 연속일 뿐이며 선거에서 패배한 민주당이 다른 수단으로 목표를 달성하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미 대통령 선거의 개입에 대해 “그들(미국 정보기관들)은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공모했다고 비난했다”며 “이후 공모한 사실이 없음이 밝혀졌기에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사유가 될 수 없었다. 그러자 그들(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압박을 떠올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에서의 탄핵 절차는 근거가 없고 실패할 운명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원에서 추측성 사유로 탄핵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컴퓨터 사용도 ‘상남자?’…푸틴 대통령, 윈도우XP 고집하는 이유

    컴퓨터 사용도 ‘상남자?’…푸틴 대통령, 윈도우XP 고집하는 이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해킹 위험이 높다고 알려진 운영체제인 윈도XP를 여전히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가디언 등 해외 언론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집무실에 있는 업무용 데스크톱 컴퓨터에는 여전히 윈도우XP가 설치돼 있다. 설치되어 있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푸틴 대통령은 이를 항상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윈도우XP는 2014년 보안지원이 종료된 이후, 랜섬웨어 등 다양한 악성코드와 바이러스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은 보안이 강화된 최신 운영체제 대신 윈도우XP를 고집하고 있다. 크렘린궁 집무실뿐만 아니라 사저에서도 역시 윈도우XP를 사용한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크렘린궁 대변인실이 공개한 사진을 통해 알려졌다. 사진 속 푸틴 대통령은 집무실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데, 모니터 바탕화면 아래쪽에 윈도우XP 특유의 파란색 띠가 선명하게 보인다. 윈도우XP의 제조사인 마이크로소프트가 해킹 및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경고함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이 이를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윈도우XP는 러시아 정부기관에서 사용허가를 받은 마지막 윈도우 버전이다. 러시아 현지 매체인 오픈미디어는 러시아 정부가 윈도우10 등 상위 버전이 사용자가 통제할 수 없는 자동 업데이트 및 원격 제어 등이 가능하다고 판단, 윈도우XP보다 해킹 위험이 높다고 보고 사용허가를 내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오픈미디어는 “정부기관 내에서는 국가 기밀 등 중요 정보를 다루지 않는 일부 컴퓨터에서만 윈도우10을 사용하고 있으며, 점차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이 아닌 러시아산 운영체제와 얀덱스와 같은 브라우저 등으로 대체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크렘린궁 대변인실은 푸틴 대통령이 여전히 윈도우XP를 사용하는 ‘진짜 이유’를 공식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윈도우XP를 쓰면서도 크렘린궁이 사이버보안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가 없다. 보안 걱정은 조금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러시아 대통령과 달리, 러시아 국적의 해커들은 전 세계에서 악명을 떨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악성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세계적으로 1억 달러(약 1189억원)을 빼돌린 러시아 해커 2명이 미국 수사당국에 적발됐으며, 지난 9월에는 국내 기업을 노린 악성 메일의 유포가 러시아 해커 일당의 소행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푸틴 밀어붙이는 우주센터 공사, 국영 건설사 간부 등 2013억원 ‘빼먹어’

    푸틴 밀어붙이는 우주센터 공사, 국영 건설사 간부 등 2013억원 ‘빼먹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보스토치니 우주센터 건설 과정에 국영 건설회사 간부 등이 적어도 110억 루블(약 2013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SK)는 우주개발 전략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무한한 상업적 잠재력 때문에 ‘푸틴의 반려 사업’이라고 불리는 보스토치니 프로젝트와 관련해 12건 이상의 범죄 혐의를 조사 중이며 국영 건설회사 달츠페츠스트로이(Dalspetsstroy)의 전직 회장인 유리 크리즈만이 11년 6개월 형을 받고 복역 중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19일 전했다. SK는 지난 17일 이번 사건에 연루돼 사기와 권한 남용 등으로 기소된 사람이 58명이나 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부터 복역 중인 크리즈만 혼자서 빼돌린 돈만 52억 루블(약 952억원)에 이른다. 그의 아들 미하일 역시 5년 6개월 형을 복역하고 있다. 또 같은 회사의 회계담당 임원인 블라디미르 아쉬크민은 7년형, 하바로프스크 지역의회 의장이었던 빅토르 추도프는 6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영국 왕립 유나이티드 서비스 연구소(RUSI)의 러시아 전문가인 마크 갈레오티 교수는 이번 사건이야말로 푸틴 시대의 거대한 국가 부패가 얼마나 만연한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신이라면 엘리트 계층에 대한 전쟁이라도 선포하지 않고 이 일을 처리해낼 수 있겠는가“라고 되묻고 “그는 전쟁을 선포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 이렇게 대형 프로젝트에 의존하게 되면 도둑질 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들을 제공하게 된다”고 말했다.보스토치니 프로젝트는 러시아가 목적의식적으로 상업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민간 우주센터를 짓겠다는 담대한 계획이다. 도시들에서 멀찍이 떨어진 극동 지역에서 2016년 4월 첫 발사가 이뤄졌고, 그 뒤 4개의 발사대가 더 들어섰다. 옛 소련이 미사일 기지로 썼던 스보보드니 기지 위에 들어서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월 이곳을 찾아 센터 간부들에게 “국가의 중요성을 갖는 가장 중요한 건설 프로젝트”라고 독려했는데 두달 만에 이런 치부가 드러났다. 보스토치니 프로젝트의 총 비용은 3000억 루블로 추계된다고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보도했지만 당초 계획보다 비용도 늘어나고 공기도 늦어지고 있다. 사실 이 프로젝트는 소련 시절 우주센터로 쓰던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 우주기지를 마다하고 모스크바 크렘린 입장에서는 훨씬 안전한 곳에서 우주 발전의 기초를 닦겠다는 정치적 의미도 내포돼 있다. 물론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앞서 지난 2015년 초 이곳 건설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임금을 달라며 단식 파업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지난 11일 회의 도중 푸틴 대통령은 불같이 화를 내고 “수백번이나 사람들은 투명하게 하라고 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들은 엄청난 돈을 훔쳤다”고 말했다. 뒤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현직이 아니라 전직 프로젝트 관련자들을 겨냥한 발언이며 푸틴 대통령은 110억 루블이 사라졌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35억 루블은 회수했다고 설명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여제자 살해한 63세 러시아 교수 법정서 오열 “그녀가 먼저 덤벼들었다”

    여제자 살해한 63세 러시아 교수 법정서 오열 “그녀가 먼저 덤벼들었다”

    사귀던 서른아홉 연하의 제자를 잔혹하게 살해하고 토막 내 유기하려 한 러시아 역사학자 올렉 소콜로프(63) 교수가 뒤늦게 오열하며 범행을 후회했다. 러시아 검찰은 11일(이하 현지시간) 그를 살인 혐의로 기소했고 상트페테르부르크 법원은 인정 심문에 출두한 그의 모습을 촬영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며 BBC가 동영상까지 공개했다. 소콜로프 교수는 지난 9일 이른 아침 모이카 강변에서 술에 취한 채 물에 빠져 구조됐는데 가방 속에서 여인의 두 팔이 발견됐다. 경찰이 나중에 강물 바닥을 뒤져 다른 신체 부위들을 찾아냈는데 계속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가 그날 아침 두 개의 가방을 데 메고 강으로 향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 카메라에 담겼기 때문이다. 경찰은 강에 곧바로 붙어 있는 그의 아파트에서 여제자 아나스타샤 예슈첸코(24)의 머리를 찾아냈다. 그는 법정에서 울먹이며 “후회한다”고 말했다. 총신이 짧은 산탄총을 네 차례나 발사해 에슈첸코를 살해한 뒤 톱과 부엌칼로 절단했다고 인정했다. 판사가 휴정을 선언할 때쯤 갑자기 큰 소리로 흐느끼기도 했다. 둘은 나폴레옹과 그 시대에 탐닉해 함께 ‘코스프레’를 즐겼다. 사귄 지 3년 정도 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소콜로프 교수는 함께 산 지 5년쯤 됐다고 진술했다. 말다툼을 벌이다 예슈첸코가 먼저 흉기를 들고 공격하길래 자신은 방어한 것이라고 변명했다. 그는 “내게 아름다운 이상형으로만 보였던 그 소녀가 괴물로 변해버렸다”며 이전 결혼에서 낳은 자녀들에 대한 질투가 말다툼의 발단이었다고 말했다. 물론 그녀의 부모들은 그럴 애가 아니라고 말했다. 여성단체 등은 평소에도 소콜로프 교수가 여자 제자들에게 성희롱을 예사로 했다며 숱한 고발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주립대학 책임자들이 사퇴해야 한다는 온라인 청원을 시작했다. 크렘린궁까지 “흉측한” 범죄라고 묘사했는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바로 이 대학 출신이기도 하다. 당연히 대학은 그를 직위 해제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자국 중심주의 경쟁에 손 놓는 美·유럽…‘신냉전’만 남은 베를린 장벽 붕괴 30년

    텔레그래프 “러시아, 유럽인 행복 위협” 獨, 유럽 방어보다 러와 가스관 사업 관심 ‘中 견제’ 트럼프, 푸틴과 협력 가능성도 30년 전 11월 9일은 동서 냉전의 상징인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날이다. 베를린은 축제를 준비하고 있지만 냉전 시대를 끝냈던 강대국 정상들은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6일 독일을 방문해 8일 출국할 뿐이다. 6일(현지시간) 영자매체 ‘더 로컬’ 등 유럽 주요 매체들은 자국 중심주의를 내세운 각국의 경쟁, 러시아 부상에 맞설 유럽의 단결력 약화 등으로 장벽이 무너진 이후의 민주주의가 위협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주의 세계가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를 기념하는 것은 소련이 유럽의 삶을 통제하는 시대의 종말을 상징하는 중대한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텔레그래프는 30년이 지난 오늘날 크렘린(러시아 정부)은 소련이 그랬던 것처럼 유럽인의 행복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장기 집권하며 모았던 권력을 본격적으로 이용한 해로 평가된다. 차세대 탄도미사일 개발 등 군비경쟁에 속도를 낸 것은 물론이며 사이버 공격 등 새로운 기술로 무장한 정보기관이 전 세계를 감시하고 위협한다. 중동과 아프리카 등 세계 전역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지난 9월 체첸 반군 사령관이 대낮에 베를린 도심에서 살해당한 사건을 예로 들며 러시아는 부인하지만 아직도 냉전시대 방식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과거 이런 소련에 승리했던 ‘서구’ 세력이 30년 전처럼 단결된 의견과 통일된 전선을 형성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거래로 인해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으며, 시리아 북동부 터키 국경지대에서 스스로 자리를 비워 줬다.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트럼프가 푸틴과 손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영국은 자국 ‘브렉시트’ 사태로 러시아를 견제할 여력이 없다. 덴마크는 미국의 제재 위협에도 러시아 ‘노르드스트림2’ 가스관 공사를 허가했다. 특히 이번 기념일의 주인공 독일도 유럽을 방어하기보다는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사업인 노르드스트림 완공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여권 소지자가 자국 수도에서 체첸 반군 출신 인사를 살해했는데도 침묵했다. “당장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사자후를 토했던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동상을 베를린 시내에 세우려던 사업은 독일 내 반발 때문에 수년간 표류하다가 30주년을 맞은 8일 미 대사관에서 제막식이 열린다. 트럼프의 미국과 독일이 더는 과거의 맹방이 아니라는 걸 잘 보여 준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푸틴의 셰프’ 프리고진, 아프리카 ‘용병 사업‘으로 채굴권 따내

    ‘푸틴의 셰프’ 프리고진, 아프리카 ‘용병 사업‘으로 채굴권 따내

    러시아의 신흥 올리가르흐(재벌) 예브게니 프리고진(58)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권위를 등에 업고 축재해 ‘푸틴의 셰프’란 별명으로 통한다. 1990년대 케이터링 사업을 시작해 부를 쌓기 시작했고 2001년 푸틴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뉴아일랜드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서빙하는 모습 때문에 앞의 별명이 붙여졌다. 그 뒤 푸틴과 각국 정상의 만찬 때 서빙하는 모습을 비치더니 이너 서클에 가세해 영향력을 등에 업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문어발식 확장에다 해외 페이퍼기업들, 호화판 제트여객기와 요트를 굴리는 등 전형적인 올리가르흐 행태를 보였다. 지난 9월 30일 미국 재무부는 2016년 대통령 선거와 지난해 중간선거 때 그와 그의 사업체가 영향력을 행사했거나 행사하려 했다며 제재 명단에 그의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더욱 문제는 많은 서구 언론과 싱크탱크들이 그가 바르네르(또는 바그너)라 불리는 용병 기업을 운영하며 우크라이나 동부, 시리아와 리비아, 아프리카 사하라 남부의 분쟁 지역에서 러시아의 이익을 앞장 서 관철시킨다는 점이다. 물론 그는 부인하지만 그의 사업 정체는 물론 개인의 족적 자체가 미심쩍기만 하다고 영국 BBC가 3일 전했다. 프리고진은 원래 오제로(Ozero)로 불리는 다차(시골 별장) 클럽이 주축을 이룬 푸틴의 이너 서클 멤버가 아니었다. 20대에는 핫도그를 팔았고 케이터링 업자로 성공했지만 강도와 사기 등의 혐의로 9년 동안 교도소를 들락거렸다. 1990년대 자본주의의 ‘충격요법’은 범죄자들에게 많은 사업 기회를 줬고, 라이벌들을 거꾸러뜨리기 위해 서로를 친구로 의지하게 만들었다. 프리고진은 2011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적들에 맞서 국왕을 지키는 기사의 동화를 들려주며 푸틴을 옹위해야 하는 사명을 띠고 있다는 식으로 묘사했다. 그는 ‘상트의 가짜 공장’이라고 불린 악명 높은 인터넷 연구 기관(IRA)을 세워 가짜 인터넷 계정을 만든 뒤 2016년 미국 대선과 관련한 가짜 뉴스를 만들어 사방에 뿌려댔다. 물론 운영 자금은 자신의 케이터링 사업체 콩코드 케이터링에서 조달한 것으로 미국 정부는 보고 있다. 석 대의 제트기, 한 척의 럭셔리 요트, 세이셸 제도와 케이만 제도의 조세 피난처를 이용한 페이퍼 컴퍼니 등이 제재 대상이 됐다. 이 제트기들이 빈번히 여행한 곳이 아프리카와 중동이었다. 콩코드 케이터링은 모스크바의 여러 학교에 급식을 공급하다 지난해 12월 130명의 유치원 아이들이 식중독에 걸려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스탠퍼드 대학의 페이스북 연구자 등은 아프리카 소셜미디어의 여론 조작에 프리고진이 깊이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30일 페북은 아프리카 여러 나라의 일들에 영향력을 행사한 러시아의 인터넷 계정 네트워크 세 군데를 정지시켰다. 첫 네트워크는 마다가스카르, 중앙아프리카공화국(CAR), 모잠비크, 콩고민주공화국, 코트디부아르와 카메룬이었고, 두 번째는 수단, 세 번째는 리비아를 겨냥한 것이었다. BBC 탐사보도팀은 지난해 마다가스카르 대선에 출마한 6명의 후보가 러시아의 뒷돈을 챙긴 것으로 파악했다. 1년 전 러시아는 CAR에 교관만 175명을 파견했는데 바르네르 그룹이 이 나라에서 암약하며 금과 다이아몬드 채굴권을 따냈다. 이들 광산과 용병 그룹의 관계를 취재하던 러시아 기자 셋이 총격 살해됐는데도 누구도 기소되지 않았다. 미국 CNN은 또 한 명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기업인이며 프리고진과도 막역한 예브게니 코도토프가 이끄는 로바예 인베스트가 맺은 채굴권 계약이 실은 프리고진이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푸틴 대통령이 흑해 연안 소치로 43명의 아프리카 정상들을 초대한 것도 옛 소련 시절을 재현하겠다는 그의 의지가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프리고진이 하는 사업이 푸틴의 야망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도 흥미롭다. 프리고진은 또 러시아 국방부와 군 부대 케이터링 납품 계약을 맺었고 가장 최근에는 크렘린의 미디어 그룹 패트리어트 프로젝트를 주관하고 있다. 이 그룹은 “이 나라에서 일어나는 좋은 일에는 도통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반러시아” 매체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상트의 RIA FAN 통신사, Narodnye Novosti, Ekonomika Segodnya, Politika Segodnya 등 네 군데 매체를 통합했다. 이들이 포괄하던 수용자들을 합치니 관영 타스 통신이나 친크렘린 성향의 RT 방송이 거느린 독자, 시청자를 간단히 앞질렀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남아공에 전략폭격기 보낸 ‘푸틴의 야심’

    남아공에 전략폭격기 보낸 ‘푸틴의 야심’

    무기 수출로 아프리카까지 세력 확장 국가 부채 200억 달러 탕감에도 서명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아프리카에서의 영향력 강화를 노리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 국가 지도자들을 초청한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가 23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휴양도시 소치에서 열린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 자리에는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등 아프리카 정부 수반과 지도자 등 45명이 참석했다고 러시아 측이 밝혔다. 이에 맞춰 러시아의 대표적 전략폭격기 투폴례프(Tu)160 두 대가 이날 1만 1000㎞ 거리를 비행해 남아공 워터루프 공항에 도착했다고 타스통신이 전했다. 러시아 전략폭격기가 아프리카를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폭격기들은 러시아를 출발해 남아공까지 13시간 동안 공중 급유를 받으면서 쉬지 않고 비행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남아공과의) 양자 군사협력 발전과 양국 공군 간 협력 강화를 위한 방문”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미 아프리카 최대 무기 공급 국가의 위치를 굳혀 가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최소 28개국과 군사협조 합의에 서명했다. 러시아 전투기와 군함이 아프리카 국가들의 기지와 항만 사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특히 러시아는 냉전시대 소련이 정치 이념과 무기를 수출하고 지원했던 국가들과의 관계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고 AP가 분석했다. 소련이 영향력을 행사했던 국가들에 러시아가 주춤한 사이 중국이 사회간접시설에 수천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영향 확대를 꾀해 왔다. 포스탱 아르샹제 투아데레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무기 제공에 감사하면서 다이아몬드와 황금, 우라늄을 무장세력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한 군사 지원을 요청했다. 하게 게인고브 나미비아 대통령은 러시아 군사 자문단 파견을 환영한다고 밝혔고,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투기와 탱크 등 다른 무기를 공급한 것에 감사하다”면서 “러시아가 대출을 제공하면 더 많이 사고 싶다”고 말했다. 러시아 지질조사 기관은 남수단·르완다·적도기니와는 탄소자원 탐색에 합의했다. 러시아 최대 석유기업 로즈네프는 모잠비크 연안에서 석유 탐사를 준비한다고 발표했다. 앙골라는 러시아 다이아몬드 기업 알로사와의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러시아가 이처럼 아프리카에 공을 들이는 것은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이후 서방의 제재를 돌파할 활로로 보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아프리카 국가들을 지원하고자 부채 200억 달러 탕감에 서명했다. 크렘린 외교담당 보좌관 유리 유샤코프는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는 3년마다, 외교장관 회의는 해마다 개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12년만에 사우디 간 푸틴… 트럼프 발뺀 중동서 ‘왕’ 되나

    12년만에 사우디 간 푸틴… 트럼프 발뺀 중동서 ‘왕’ 되나

    12조원 경제 협력…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러, 시리아·터키 등 적대국 사이 대화 통해 “존재감 커진 푸틴, 美철군의 최대 수혜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로 일어난 중동 사태에서 가장 ‘짭짤한’ 혜택을 챙기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푸틴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등 왕실 지도부를 만났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푸틴은 시리아 내전, 예멘 사태, 이란 갈등, 걸프해역 안보 등 중동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사우디 왕실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사우디를 찾은 푸틴을 최고 수준의 의전으로 맞았다. 사우디 외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서 우호를 증진하고 특히 농업, 항공, 보건, 문화 분야에서 20건의 협약과 100억 달러(약 12조원) 규모로 합작 법인 30개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이번 회담에서 군사기술 협력 문제도 논의했으며 러시아제 첨단 방공미사일 S400의 사우디 수출을 묻는 질문에는 “아직은 아무것도 얘기할 게 없다. 계획은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미국의 동맹인 사우디를 12년 만에 방문한 모습은 중동에서 빠져나오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과 대비를 이뤘다. 터키 공격에 맞서 쿠르드족과 손잡은 시리아 정부 역시 러시아가 후원하는 국가라는 점에서 이번 무력 사태에 러시아 역시 간접적으로 개입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공식적으로는 “터키와의 군사충돌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특히 러시아가 이제 중동에서 서로 적대적인 세력들과 모두 대화가 통하는 나라가 됐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가 각각 수니파와 시아파의 맹주인 ‘친미 국가’ 사우디, ‘반미 국가’ 이란과 모두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과 터키는 물론 미국의 맹방인 이스라엘과도 공통 기반을 찾아내고 있다면서 서구 동맹을 약화시키려 애써 온 러시아가 수년간 노련한 외교와 정치공작으로 중동에서의 존재감을 키워 왔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에 시리아 북동부를 점하고 있는 쿠르드족을 공격할 수 있게 길을 터주면서 푸틴의 광폭 행보는 한층 더 빨라졌다. WP는 러시아와 이란, 알아사드 정권, 이슬람국가(IS) 등 미국의 적이었던 4개 국가와 세력이 미군 철수 결정으로 득을 보고 있다며 이 가운데 특히 러시아가 최대 수혜자로 지목된다고 전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핵추진 미사일 폭발, 미러 군비경쟁 신호탄

    러, 美방어 체계 무력화 ‘스카이폴’ 개발 트럼프 경고에 크렘린궁 “기술 앞서” 자랑 ‘방사능 유출’ 폭발지역 주민들에 대피령 지난 8일 러시아의 폭발 사고가 신형 핵추진 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과 러시아 간 군비경쟁이 불붙을 전망이다. 러시아가 미국이 1960년대 개발을 중단한 핵추진 미사일 확보를 나선 것은 미국 미사일방어 체계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가 깔렸기 때문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우리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여러 차례 이 분야(핵추진 미사일 개발)에서 러시아의 수준이 다른 국가들의 수준을 훨씬 앞서고 있다고 말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날 러시아의 ‘스카이폴’ 폭발을 거론하며 “우리는 비슷하지만, 더 진전된 기술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고 트윗’에 정면 반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스카이폴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3월 개발을 공언한 신형 핵추진 순항미사일 ‘9M730 부레베스트닉’이다. 미사일은 탑재된 소형 원자로에서 동력을 확보, 이론적으로는 비행거리에 제한이 없어 지구 어디든 도달할 수 있다. NBC는 “이 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보다 저고도로 비행하고 탄도 예측이 쉽지 않아 이론상으로 미국의 미사일방어 시스템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결국 러시아가 미국의 방패를 뚫는 ‘창’의 개발에 나서면서 미국은 더 강력한 방패나 창을 개발하는 군비경쟁의 악순환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이번 러시아 폭발 사고는 미러가 새롭고 강력한 무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중국이 가세한다면 군비 경쟁시대로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러시아 기상환경감시청은 이날 러시아 북부 아르한겔스크주의 ‘뇨녹사’ 군사훈련장에서 시험 중이던 신형 미사일 엔진이 폭발하면서 인근 도시 세베로드빈스크의 방사능 수준이 일시적으로 평소의 16배나 증가했다고 확인했다. WSJ는 “러시아 국방부가 주민 수백명에게 집을 떠나라고 권고했다”면서 “그들이 왜 떠나야 하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세부사항은 제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러시아 ‘핵추진 미사일’ 폭발 인근 주민들 대피령…“방사능 수치 16배”

    러시아 ‘핵추진 미사일’ 폭발 인근 주민들 대피령…“방사능 수치 16배”

    폭발 현장 인근 방사능 수치 치솟아푸틴 개발 공언한 ‘스카이폴’로 추측미국, 60년대 개발 시도했다가 중단 러시아에서 지난 8일(현지시간) 발생한 폭발 사고가 신형 핵추진 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러시아 정부가 폭발 현장 인근 주민들에게 소개령(대피령)을 내렸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폭발 현장 인근의 방사능 수치가 급격하게 치솟으면서 주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내려진 조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8일 러시아 북부 아르한겔스크주 세베로드빈스크 지역 ‘뇨녹사’ 훈련장에서는 러시아 국방부가 진행하던 신형 미사일 엔진이 폭발했다. 이 사고로 시험을 주관한 러시아 원자력 공사(로스아톰) 소속 과학자 등 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러시아 기상환경감시청은 ‘뇨녹사’ 훈련장에서의 미사일 엔진 폭발로 사고 당일인 8일 정오쯤 인근 도시 세베로드빈스크의 방사능 수준이 평소의 16배까지 올라갔다고 밝혔다. 러시아 그린피스 지부도 아르한겔스크 주 재난 당국(비상사태부) 자료를 인용해 시간당 2마이크로 시버트(μSv)까지 방사능 수준 증가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미국 당국과 전문가들은 이번 폭발이 ‘9M 730 부레베스트닉’ 시제품과 관련이 있다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스카이폴’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개발을 공언한 신형 핵추진 순항미사일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SSC-X-9 스카이폴’로 부르는 이 미사일은 탑재된 소형 원자로에서 동력을 확보해 이론적으로는 비행거리에 제한이 없어 며칠 동안 쉬지 않고 비행하는 미사일로, 푸틴 대통령이 ‘지구 어디든 도달할 수 있다’고 자랑한 바 있다. 미 NBC방송은 “이 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보다 저고도로 비행하고 초고속으로 비행해 탄도 예측이 쉽지 않아서 이론상 미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 회피가 가능해진다”면서 “미국이 너무 위험하다고 여겨서 개발을 시도하다 폐기한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1960년대 ‘플루토 프로젝트’라고 명명한 핵추진 순항미사일 개발을 시도한 적 있다. 소련과의 냉전 속에 핵 경쟁이 심화하던 시기로, 이 프로젝트가 폐기된 주된 이유는 이 미사일이 비행 중 방사성 입자를 지상에 뿌릴 가능성 때문이라고 NBC는 설명했다.미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프로그램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이 방송에 “우리(미국)는 어느 정도 러시아와의 군비 경쟁으로 표류하거나 발을 헛디디고 있다”면서 “군비 경쟁에는 실제적인 인적 대가가 있다.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에는 모든 종류의 재앙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핵추진 미사일이) 위험하냐고? 그렇다!”면서 “‘날아다니는 원자로’라는 표현이 적합하다”고 우려했다. 한편 미국과 러시아는 ‘핵추진 미사일’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우리 (푸틴) 대통령은 여러 차례 이 (첨단 미사일 개발) 분야에서의 러시아의 수준이 다른 국가들이 도달한 수준을 훨씬 앞서고 있다고 말해왔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의 ‘스카이폴’ 폭발을 거론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는 비슷하지만 더 진보된 기술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 트윗에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홍콩, 커지는 외세 개입 논란… 러시아는 6만여명 거리로

    홍콩, 커지는 외세 개입 논란… 러시아는 6만여명 거리로

    홍콩과 러시아의 반정부 시위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홍콩에서는 미중 간 ‘외세 개입’ 논란이 증폭되고 러시아에서는 2011년 이후 최대 규모의 정치 집회가 열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두 달째 이어지는 홍콩의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는 지난 10일에 이어 11일에도 계속됐다. 시위대가 홍콩섬과 카오룽반도를 잇는 터널 입구 등 도심 곳곳에서 경찰에 “(폭력조직인) 삼합회”라고 외치거나 미국 성조기를 흔들며 치고 빠지는 게릴라식 시위를 벌이자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하며 해산에 나섰다. 이들은 거리 행진에서도 충돌했다. 특히 홍콩 야권 관계자들이 미국 영사와 만난 사진과 해당 영사의 신원 등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커졌다. 홍콩·마카오 주재 미 총영사를 지낸 커트 통은 “(홍콩 친중 매체인) 대공보가 그 정도로 비열해진 것을 보고 질겁했다”며 “즉각 사과해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대공보 등은 2014년 ‘우산혁명’을 이끌었던 조슈아 웡 등 야당 지도부, 홍콩대 학생회 관계자들이 지난 6일 미 영사와 만나는 사진과 해당 영사의 실명, 사진 등은 물론 그의 자녀 이름까지 공개했다. 이에 미국이 중국을 ‘폭력배 정권’이라고 규정하자 홍콩 주재 중국 외교부사무소는 “강도 같은 논리”라고 반박하며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또 도미닉 라브 영국 신임 외무장관이 지난 9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과의 첫 통화에서 폭력 자제를 촉구하고 평화 시위에 대한 지지를 밝히자 중국 정부는 영국에 “내정 간섭”이라며 발끈했다. 러시아 곳곳에서도 10일 오후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시민 수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국기를 흔들며 ‘자유 러시아’, ‘차르 타도’ 등 반정부 구호를 외쳤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이후 3주째 계속된 이날 시위는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에서 6만 명이 공정선거를 촉구하는 반정부 집회를 열었다. BBC는 이날 모스크바 반정부 시위는 2011년 이후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이날 젊은 시위자 수백 명이 크렘린으로 모여들자 경찰들이 이 지역을 봉쇄하고 강경 진압에 나섰다. 이날만 모스크바에서 245명,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80명이 체포되는 등 지난달 이후 체포된 시민은 최소 2700명에 이른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베일 속 푸틴 대통령 큰딸, 러 의료기업 공동대표 됐다

    베일 속 푸틴 대통령 큰딸, 러 의료기업 공동대표 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베일에 휩싸인 첫째 딸 마리아가 최근 현지 방송을 통해 이례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BBC 러시아판은 24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의 장녀 마리아 보론초바(34)가 이달 초 러시아 국영방송 라시야1에 출연한 사실을 전하며 그녀가 400억 루블(약 7500억원) 규모의 첨단 의료센터 건립을 추진 중인 한 의료기업의 공동소유주로서 재계에 첫발을 내디뎠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리아가 지분 20%를 소유하고 있는 노메코(Nomeko·New Medical Company)라는 이름의 이 기업은 지난 1월 설립됐으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 20만㎢ 부지에 환자 2만명을 수용하고 연간 수술 1만회를 수행할 수 있는 대규모 의료센터를 건립하는 프로젝트에 긴밀하게 관여하고 있다. 암 치료를 목표로 하는 이 센터에는 암 센터를 비롯해 협진클리닉과 재활스포츠센터, 교욱시설 그리고 핵의학센터가 들어선다. 센터는 오는 2021년까지 문을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마리아 보론초바는 푸틴 대통령의 둘째 딸이자 자신의 여동생 예카테리나(카테리나 티코노바·32)보다도 알려진 바가 거의 없지만, 사실 러시아 의학 및 내분비학 분야에서는 꽤 알려진 편이다. 보도에 따르면, 마리아는 2011년 모스크바 주립대 기초의학과를 졸업했으며 2014년까지 러시아 보건부 산하 내분비연구센터 소아내분비연구소에서 인턴 생활을 마치고 대학원에 진학해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녀는 러시아어 외에도 영어와 독일어, 프랑스어 그리고 독일어까지 5개국어가 능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녀는 네덜란드 출신 기업가 요릿 파선(39)과 결혼해 잠시 네덜란드에서 살았으나 현재는 모스크바에 거주하고 있으며 슬하에는 아이 한 명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의 둘째 딸 예카테리나(34)는 한때 한국인 남성 윤모씨와 결혼한다는 설이 보도됐지만 결혼하지 않았고, 2013년 에너지 분야 사업가인 키릴 샤마로프(37)와 결혼했다. 샤마로프는 푸틴 친구의 아들이다. 예카테리나와 샤마로프는 2017년 이혼했다고 알려졌지만, 크렘린궁은 이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마리아와 예카테리나의 어머니인 루드밀라는 2014년 푸틴과 30년 결혼 생활을 끝내고 이혼했다. 주요 외신은 2017년 루드밀라가 21세 연하의 남성과 재혼해 프랑스 남서부 휴양지에서 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러시아 “이달 초 러중 정상회담때 시진핑 방북 얘기 없었어”

    러시아 “이달 초 러중 정상회담때 시진핑 방북 얘기 없었어”

    이달 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의 방북 계획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크렘린궁이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시 주석은 지난 5일 러시아를 국빈 자격으로 방문해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5일 중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의 방북 계획과 관련해 양국 간 협의가 있었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거론됐지만 시 주석의 방북 자체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답했다고 이날 타스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와 중국 모두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의 입장을 상당 정도 두둔하고 있으며, 북한의 일부 핵시설 폐기에 대한 화답으로 미국이 대북제재를 완화하거나 부분적으로 해제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국은 또 지난 2017년 한반도 문제의 종합적·단계적 해법을 담은 ‘로드맵’을 만들어 관련국들에 이행을 촉구해 왔으며, 최근엔 이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발전시킨 새로운 한반도 문제 해결 구상을 마련해 관련국들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북한과 중국은 시 주석이 오는 20~21일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고 지난 17일 동시에 발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24일 첫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해 이튿날인 25일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란 소행” VS “자제를”…국제 갈등으로 번진 유조선 피격 공방

    “이란 소행” VS “자제를”…국제 갈등으로 번진 유조선 피격 공방

    英 이어 사우디도 美 주장에 힘 싣고 비난 이란 “美·이스라엘, 군사행동 노린 자작극” 러시아 “근거 없는 비방 곤란” 자제 촉구 유엔 “안보리 조사 가능”… 유가도 오름세지난 13일(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이란 방문 중인 가운데 세계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노르웨이와 일본 유조선 2척이 피격당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중동 지역에 긴장이 고조되고 국제사회가 분열하고 있다. 15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의 오랜 적성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이날 아샤르크 알아우사트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 정권은 일본 총리가 손님으로 테헤란에 머문다는 사실을 존중하지 않았으며 그의 외교적 노력에 유조선 두 척 공격으로 대응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역 내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국민, 주권, 영토보존, 사활이 걸린 이익에 대한 어떤 위협에도 주저 없이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유조선 피격을 이란 소행으로 본 미국·영국과 의견을 같이 하면서 미·이란 핵갈등의 중재자를 자처한 일 총리가 방문 중이었다는 점에서 외교적 문제가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서로를 배후로 지목하며 팽팽히 맞섰다. 미 군당국은 사건 발생 당시 동영상이라면서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일본 고쿠카 산업 소속 ‘고쿠카 코레이져스’호의 측면에서 미폭발 기뢰를 제거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유조선 피격 발생 인근 해역을 오가는 상선을 미 해군이 호위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도 14일 성명을 내고 이란에 책임이 있다는 자체 평가를 내렸다고 밝혔다. 반면 이란은 책임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언 이란 의회 외교위원회 특별고문은 트위터에 “미 중앙정보국(CIA)과 이스라엘 모사드가 페르시아만과 오만해를 통한 원유 수출을 불안하게 만드는 주요 용의자”라며 이들이 군사행동 명분을 쌓으려 ‘자작극’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중국과 러시아, 유럽연합(EU) 등은 ‘성급한 결론’을 경계하면서 미·이란 모두에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러시아 크렘린궁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근거 없는 비방은 곤란하다”면서 이번 사건에 대해 냉철한 분석과 ‘확실한 데이터’를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고 관영 타스통신이 16일 전했다. EU는 “최대한 자제하고 도발을 피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조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는 세계 석유 수송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사건은 국제사회에 실질적인 위협으로 여겨진다. 오만해의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고 선박 운임 등 비용 상승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가도 들썩이고 있다. 이란은 그동안 미국과 갈등을 빚을 때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편 피격 유조선인 ‘프런트 알타이르’호에 타고 있다가 현대상선 소속 현대 두바이호에 구조된 뒤 이란으로 넘겨졌던 러시아·필리핀·조지아 등 국적 선원 23명 전원이 15일 이란을 떠나 고국으로 돌아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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