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공산주의,당간부 20명위해 존재”/옐친,일서 수기「고백」출간
◎고르비는 나의 논적,실각 우려땐 옹호투쟁/지도층 특권의식ㆍ물욕 자제해야 개혁성공
소련 급진개혁파 지도자 보리스 옐친(59)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 소련지도부의 생활상,소련 권력의 핵심인 정치국의 모습등 크렘린 내부의 비밀스런 모습을 폭로한 자전적 고발수기가 11일 일본에서 출판됐다.
「고백」이라는 제목의 이 고발수기는 이달하순부터 3월초에 걸쳐 세계 9개국에서 출판될 예정인데 『현재의 공산주의는 정말이지 한 줌도 안되는 20명정도의 간부를 위해 존재한다』고 신랄하게 비판,관심을 모으고 있다. 모스크바시 당 제1서기로 정치국원 후보위원을 지낸 바 있는 옐친대의원은 이 책에서 자신이 겪었던 정치국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폭로하고 있다.
정치국회의는 매주 목요일 상오11시 열린다. 우선 정치국 후보위원과 중앙위원회 서기들은 회의실에 일렬로 서서 서기장의 도착을 맞이한다. 서기장을 선두로 정치국원들이 서열순서대로 걸어 나온다.
한사람 한사람 자리는 정해져 있으며 테이블의 상좌에는 또 하나의 테이블이 가로 놓여 있고거기에 고르바초프가 앉는다.
서기장의 개회 발언이후 참석자들은 기록용 발언만 반복한다. 『그렇습니다,맞습니다,페레스트로이카는,민주화는,글라스노스트는,선택은,다원주의는 잘 되겠지요,고양될 것입니다,확대될 것입니다』등등.
옐친은 또 고르바초프가 특권계급의 물질적 이익을 자제했더라면 페레스트로이카도 정체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고르바초프가 깔끔하고 사치스럽고 쾌적한 생활을 즐긴다면서 정치국원 후보시절 고르바초프가 쓰던 별장에 가봤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별장안에 들어서자 맨 먼저 난로가 붙은 50㎡의 홀이 있다. 대리석 벽과 나무를 모자이크한 바닥,융단,눈부신 샹들리에,호사스런 가구를 뒤로 한채 나아가면 방이 하나 둘 셋…방마다 컬러TV가 놓여 있다. 1층에 유리가 달린 거대한 베란다ㆍ당구대가 있는 영사실이 있다』
옐친은 또 고르바초프에 대해 『그는 자신의 연설에 자기도취하는 사람이며 번드르르하게 떠벌리기를 좋아한다』『권력에 넋을 잃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아 가고 있다는 환상을 갖는등 현실감각을 잃고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평가.
옐친은 그러나 『고르바초프가 개혁정책을 표방한 것은 인류역사에 남을 것』이라면서 그가 실각할 우려가 생긴다면 『영원한 논적이며 뭐든 어정쩡하게 밖에는 할 줄 모르는 그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애증이 엇갈린 감정을 「고백」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