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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유엔 새 이라크결의안 수용 시사

    |워싱턴·모스크바·도쿄 AFP AP 연합|미국 정부는 23일 이라크 공격과 관련해 프랑스를 비롯한 동맹국 다수가 주장해 온 제2의 유엔 결의안 수용 가능성을 밝혀 향후 이라크 사태 향방을 놓고 주목된다. 이와 함께 이라크 사태의 외교적 해결을 촉구하며 미국의 일방적 행동을 우려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27일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될 유엔 무기사찰단 보고서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협의를 했다며 이라크 공격시 새 안보리 결의가 필요하다는 일부 동맹국들의 입장을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플라이셔 대변인은 새 안보리 결의에 대해 어떠한 판단을 내놓는 것은 시기상조이지만 (동맹국들의)추가 결의안 추진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며 부시 대통령이 “동맹국들과의 긴밀한 공조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플라이셔 대변인의 이날 발언은 미국이 그동안 주장해 온 ‘제2 결의안 무용론’ 입장에서 후퇴한 것이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사찰 기한 연장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엔사찰단 보고서가 이라크에 대한 향후 행동의 열쇠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부시 대통령에게 말한 것으로 크렘린 공보실은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24일에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전화 통화를 갖고 이라크 사태의 외교적 해결방안을 찾기로 합의했다.두 정상은 유엔의 틀안에서 이라크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구하며 무기사찰단이 더 많은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점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도 24일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국제사회의 여론을 고려할 것을 촉구했다.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본은 미국이 이라크 문제를 다루는 데 국제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말해 왔다.”면서 “미국이 이 문제를 국제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독일 이외에도 프랑스와 중국마저 미국의 일방적인 이라크 공격은 정당성이 결여된 것으로 간주하고 있어 27일 안보리에 제출되는 사찰보고서에서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 보유 사실을 입증해 주는 획기적인 내용이 없을 경우 15개 이사국간 이라크 사태 해법에 대한 합의는 어려울 전망이다.
  • “푸틴, 美와 MD공동개발 표명”

    |모스크바 연합|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3일 미국과 미사일방어(MD) 체제를 공동 개발할 의사를 밝혔다고 러시아의 한 과학자가 전했다. 이날 크렘린궁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고 나온 러시아과학아카데미의 로알드 사그데예프 선임 연구원은 언론과 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사그데예프 연구원은 “푸틴 대통령은 MD 체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하면서도 미국과 MD 공동 개발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면서 “푸틴 대통령은 MD 개발이 어떻게 진행돼야 하는지 나름의 의견을 갖고 있음을 내비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지적 재산권 보호를 위해 모든 작업이 한 센터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져야 함을 강조했다.”면서,러·미 과학자들이 이미 접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의 이같은 의사 표시는 미국이 MD 추진에 러시아 미사일 기술을 이용할 수 있음을 강력 시사한 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은 사거리가 각각 300㎞와 400㎞인 러시아제 중거리 요격 미사일인 S-300과 S-400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러·日 핫라인 개설 합의

    |도쿄 연합|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블라디미르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달초 러·일 정상회담에서 양국간 관계증진을 위해 핫라인을 개설키로 합의했다고 일본 정부관리가 21일 밝혔다. 이 관리는 이와 관련,상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지만 양국 정상이 (기존)자국 외무부를 통한 비공식 전화통화 대신 직접 통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이들은 또 또 지난 10일 모스크바 정상회담 후 서명한 실행계획을 통해 일본 총리실과 크렘린궁 사이에도 핫라인을 개설키로 합의했다. 이 관리는 핫라인 개설이 양국 지도부간 ‘전화 회담’을 활성화하는데 도움이 될것으로 기대했다.
  • 푸틴 중국·인도 방문

    [모스크바 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달 1∼4일 중국과 인도를 잇따라 방문한다고 크렘린궁이 22일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1∼3일 베이징에 들러 초청자인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한 뒤 후계자로 지목된 후진타오(胡錦濤) 공산당 총서기와도 첫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그는 이어 3일 중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뉴델리로 이동,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 총리와 인도·파키스탄 분쟁을 포함한 주요 현안을 조율할 계획이라고 크렘린은 말했다.
  • 푸틴의 체첸정책 앞날/ 강경정책 구사 불가피

    러시아 정부가 인질극 진압에는 성공했지만 140여명 희생이라는 최악의 유혈참사를 빚음으로써 체첸 개입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상황에 직면해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등 정부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다수 인질들의 희생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음을 강조했다.블라디미르 바실리예프 내무차관은 “인질을 처형하기 시작해 진압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TV화면을 통해 전달된 진압현장의 처참함은 체첸인들의 대의명분을 더욱 강화시키는 역효과를 낳고 있고 무고한 인질마저 독가스로 질식사시킨 러시아군 특수부대의 행태는 국내 여론마저 등돌리 게 할 가능성이 있다.인질들의 희생 경위가 앞으로 더 자세하게 알려질 것이 분명해 푸틴을 곤혹스러운 처지로 몰아넣을 것이다. 영국의 좌파 주간지 옵서버는 비극 위에 비극을 더하는 오류를 반복했다며 푸틴 대통령의 체첸전 입지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이 러시아 정부에 있다는 응답이 53%나 나온 점도 체첸 문제는 해결됐다고 공언해온 푸틴을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 그러나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는 푸틴으로선 강공책을 강화하는 것 외에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못박았다.도리어 체첸정책을 포함해 정책 전반에 강경정책을 구사하고 크렘린내 권력을 강화하는 길만이 푸틴의 정치적 생명을 온전케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임병선기자 bsnim@
  • “인질 오늘부터 처형”인질범, 러시아에 강력경고

    (모스크바 외신종합) 모스크바의‘돔 쿨투르이(문화의 집)’극장에서 인질 700여명을 붙잡고 있는 체첸 결사대는 25일 요구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26일 새벽(현지시간)부터 인질들을 처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AFP통신과 AP통신은 극장 대변인의 말을 인용,인질극이 시작된 지난 23일부터 1주일 안에 러시아군의 체첸 철수를 요구해왔던 체첸 결사대가 요구 조건을 변경,지난 23일부터 사흘 안에 철군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연방보안국(FSB) 국장은 결사대가 인질들을 석방할 경우 목숨은 보전할 것이라는 크렘린의 지침을 공개했지만 결사대의 이번 요구가 파트루셰프 국장의 발언을 감안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인질극과 관련한 보도 통제를 경고했던 러시아 당국은 이 소식을 처음 타전한 ‘모스크바 메아리’ 방송의 웹사이트와 현지 TV방송을 즉각 폐쇄했다고 언론부 대변인이 밝혔다. 체첸결사대의 이같은 통첩이 나온 뒤 이들이 특별히 요청한 반전주의자인 안나 폴리트콥스카야 기자를 비롯한 협상단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결사대는 이날 어린이 8명을 포함해 15명을 추가 석방했지만 당초 약속했던 75명의 외국인 인질들에 대한 석방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극장 안에 들어갔던 NTV방송 취재진은 25일 인질범들의 말을 인용해 이들이 극장에 인접한 식당 등에 대한 개보수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틈을 타 적어도 한달 전부터 이곳에 대한 현장 답사와 폭탄 매설 작업을 벌여왔다고 전했다.인질범들은 그동안 2t 분량의 다이너마이트를 극장내에 반입했다고 주장했다.한편 블라디미르 바실리예프 러시아 내무차관은 이번 인질극 사태를 배후조종하고 있는 인물은 체첸 반군 지도자 아슬란 마스하도프 대통령이라고 지목하고 그와의 직접 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 체첸반군 극장 인질극 원인과 전망 - 국제사회 관심끌기 전략

    모스크바 심장부에서 일어난 인질극은 체첸사태가 해결됐다고 공언하던 러시아 당국의 자존심을 산산이 무너뜨리고 세계의 이목을 다시 한번 체첸사태로 집중시키고 있다. ◆끝나지 않은 체첸 사태 인질범들은 이번 인질극의 목적이 체첸에 주둔하고 있는 러시아군을 철수시키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러시아군의 체첸 점령 사태를 이슈로 재점화시켜 이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모으려는 게 일차적 목표인 듯하다. 체첸 반군 지도자 모프사르 바라예프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번 인질극에서 인질범들은 1주일의 시한을 제시하고 체첸내 러시아군의 즉각적인 군사작전 중단과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94년부터 96년까지 1차 체첸전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낸 체첸공화국은 97년 1월 대선을 실시,러시아와의 평화협상을 이끌었던 아슬란 마스하도프 전 반군 사령관을 대통령으로 선출했다.그러나 이 자치정부는 얼마 안가 무정부 상태에 빠졌고 러시아와의 유혈충돌은 계속됐다. 이후 99년 모스크바의 연쇄 아파트 폭발사건을 계기로 러시아군은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지휘 아래 체첸 북부에 진입,대대적인 공세를 취하면서 분쟁은 격화됐다.이때 촉발된 2차 체첸전이 4년째 계속되고 있다. ◆계속되는 인권유린 지난해 11월 러시아와 체첸 대표가 처음으로 직접 대면,평화정착을 위한 협상을 벌이는 등 러시아 정부와 체첸 반군간 접촉이 이뤄졌지만 체첸사태는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지 않고 있다.인구 80만명의 체첸은 이미 두 차례의 전쟁으로 6만여명의 사상자와 20만여명의 난민이 발생,폐허로 변했다.체첸에서는 여전히 러시아군에 의한 강간·납치·살인이 자행되고 있다.국제인권단체 ‘헬싱키 인권연맹’은 최근 매달 80여명의 체첸 청년들이 러시아군에 납치,살해되고 있다며 러시아군의 인권유린 실태를 고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한 9·11테러 이후 체첸에 대한 러시아의 과잉 공격과 인권유린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과 압박은 크게 줄었다. 특히 미국은 체첸 지도부가 알카에다와 연루돼 있다는 러시아의 주장을 인정하고 러시아군의 대대적인 체첸반군 소탕작전을 묵인하고 있다. ◆사태 장기화 전망 러시아 당국은 일단 대화로 해결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극장 곳곳에 설치된 폭발물과 너무 많은 수의 인질 때문에 무력진압을 시도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희박하다. 그러나 체첸공화국의 독립이나 자치 요구는 절대로 들어줄 수 없다는 것이 러시아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다. 협상의 여지가 많지 않아 협상 조건을 놓고 쌍방의 지루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등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미국·일본·인도네시아 등 각국은 어떤 형태의 테러도 용납할 수 없다며 러시아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앞으로 제기될 국제 여론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사태가 장기화하면 체첸 내의 인권유린 실상이 부각돼 러시아에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이 쏟아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질범들이 어느 정도 정치적 목적을 달성한 시점에서 러시아 정부가 인질범들의 무사귀환을 보장하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을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체첸사태 주요일지◆91년 11월 구소련 육군장성 두다예프 체첸 독립선언 ◆94년 12월 러시아군 체첸 침공 ◆95년 6월 러시아 부뎬노프스크 병원서 인질극 100명 사망 ◆96년 1월 키즐야르 병원 인질극 78명 사망 ◆96년 8월 휴전.러군 11월 철수 ◆99년 8월 크렘린궁 주변 쇼핑몰 폭발 41명 부상 ◆99년 9월 다게스탄의 러장교 아파트 폭탄차량 돌진 64명 사망 ◆99년 9월 모스크바 아파트단지 폭발 93명 사망 ◆99년 10월 러군,테러 차단 빌미로 체첸 재진입 ◆2001년 8월 체첸반군,러 헬기 격추 118명 사망 ■체첸 어떤 나라 체첸 공화국은 러시아 남부 코카서스 산맥 북단에 위치한 나라다.우리나라 경상북도만한 영토(1만 9000㎢)에 인구도 120만명에 지나지 않는 작은 나라지만 석유자원이 풍부하다.석유뿐 아니라 코카서스 지역의 영향력 유지를 위해서도 러시아는 체첸의 독립을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입장이다. 주민들 대부분이 독실한 이슬람(수니파) 교도들이라 중앙아시아 공화국들과 가까울 뿐 아니라 인근 터키,이란과도 친하며 현재도 강한 씨족사회를 형성하고 있을 만큼 민족정신이 강하다. 1859년 제정 러시아에 강제 편입된 이후 러시아인에 대한 사무친 원한을 갖고 살아왔다. 1932년 스탈린에 의해 언어·문화가 다른 잉구시인들과 체첸·잉구시 자치공화국으로 강제병합된 뒤 러시아에 대한 반감은 더 커졌으며,2차대전 당시 그로즈니 문턱까지 들어온 독일군에 협조할 정도였다. 80년대 후반에 이르러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가 시작되기 무섭게 소련군 공군 소장 출신인 조하르 두다예프를 중심으로 민족 주권운동이 일어났다.옛 소련 붕괴의 혼란기를 틈타 각 공화국이 분리독립을 추진하던 91년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선출된 두다예프는 일방적으로 독립을 선포했고 92년 잉구시와도 결별했다. 내부 사정으로 정면 대응하지 못하던 러시아는 94년 12월 체첸에 전면공격을 가해 수도 그로즈니를 함락시키는 등 13개월간 전쟁을 벌여 양측을 합해 3만여명이 희생되기도 했다.97년 두다예프가 러시아군에 의해 암살된 뒤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
  • 러·日 “평화조약 체결노력”국제공조강화 계획 합의

    (모스크바 연합) 러시아와 일본은 14일 양국간 평화조약 체결과 경제·무역분야 협력 및 국제 무대에서의 공조 강화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은이날 크렘린궁에서 회담을 갖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이고리 이바노프 외무장관이 전했다. 이바노프 장관은 “러·일간 평화조약은 양국 관계 발전의 관건이며,러시아는 조약이 곧 체결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평화조약 체결은 러·일관계의 완전한 정상화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바노프 장관은 또 평화조약과 무역·경제분야 및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강화 등 3개 분야의 행동계획이 내년 1월10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일본 총리의 러시아 방문 때 서명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9.11’ 1주년 삼엄한 경계속 추모행사/ ‘영원의 불꽃’ 점화 희생자 추모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외신종합) 잇따른 테러 첩보로 초강도 경계태세가 취해진 가운데 11일(현지시간) 뉴욕과 워싱턴 등 미국 전역에서 9·11테러 1주년 추모식이 거행됐다.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이날 국방부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테러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란 다짐을 재확인했다. ◇줄이은 추모 행사- 이날 새벽 0시 백파이프와 드럼을 앞세운 소방대원과 경찰들의 행렬이 뉴욕 5곳에서 그라운드 제로(세계무역센터 빌딩 붕괴 현장)로 출발하는 것으로 시작된 추모행사는 그라운드 제로에서 1분간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을 가진 뒤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이 2800여명의 희생자 명단을 낭독하면서 절정을 이뤘다. 워싱턴의 국방부와 펜실베이니아주 생크스빌의 여객기 추락현장에서도 별도의 추모식이 거행됐다.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국방부에서 거행된 추모식에 참석한 뒤 펜실베이니아를 거쳐 뉴욕으로 향했다.이날 추모행사는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이 오후 7시12분쯤 뉴욕 배터리 공원에서 ‘영원의 불꽃’을 점화한데 이어 오후 9시전국민을 상대로 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TV연설로 막을 내렸다. ◇삼엄한 경계 -미국은 10일부터 테러 대비 경계태세를 ‘코드 오렌지’로 격상하고 주요 도시에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초긴장 태세에 돌입했다.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은 남아시아와 중동지역 등에서 차량을 이용한 공격이나 자살공격 등이 우려된다면서 비상경계 수준을 3등급(코드 옐로)에서 2등급(코드 오렌지)으로 한 단계 높였다.이런 가운데 딕 체니 부통령은 신속한 테러대응을 위해 비밀장소로 이동했으며 주요 건물들에는 방벽이 설치되고 무장병력들이 곳곳에서 삼엄한 경계를 섰다.주요 도시 상공에는 군용기들의 초계비행이 이어졌다. ◇각국 추모 동참- 표준시가 가장 빠른 뉴질랜드에서 이날 새벽 거행된 9·11테러 1주년 추모행사로 전세계적인 추모행사가 막을 올렸다.뉴질랜드 최대도시 오클랜드에서는 기독교도들과 이슬람교도들이 자신들이 다니는 인접 예배당 사이에서 인간사슬을 형성,유대감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시드니 북쪽 900㎞의 수르페르스 파라다이스휴양지에서는 소방관과 구급요원 등 약 3000명이 해변에 모여 인간 성조기를 형성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뉴욕인들이 테러 참사를 훌륭히 극복했다며 헌사를 보냈다.엘리자베스 여왕은 “9·11테러로 자유와 순수 등이 위협받았을지 모르지만 용기 등을 촉발시켰다.”며 희생자와 구조대 그리고 뉴욕인들의 헌신과 정신에 찬사를 보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부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의 말을 전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휴가차 흑해 연안 휴양지 소치에 머물고 있는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시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민들의 아픔을 함께하며,미국에 대한 러시아 국민들의 변함 없는 지지를 전달한다.”고 말했다고 알렉세이 그로모프 크렘린 대변인이 전했다. ◇추모와 이라크 공격은 별개- 전세계적으로 추모행사가 줄을 이었지만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대 의견이 많았다.로마노 프로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유엔 안보리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면 전쟁은 해결책이라 생각지 않는다.”며 “일방적인 군사공격은 9·11테러 이후 미국 외교력이 쌓아온 모든 업적을 파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mip@
  • ‘이라크공격’ 국제사회 떨떠름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7일 저녁(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 대통령 별장에서 회담을 갖고 이라크를 공격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끌어내는데 보조를 맞춰나가기로 합의했다. 블레어 총리는 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과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대처하기 위한 공통된 입장에 도달했다.”며 강력한 지지입장을 분명히 했다. 블레어 총리는 특히 조만간 이라크의 생·화학무기 보유 및 핵개발 가능성을 입증하는 문건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이 문건을 보면 왜 이라크 문제에 심각하게 대처해야 하는지 분명히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부시 대통령은 6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프랑스,러시아 정상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라크 문제와 관련 협조를 당부했으나 우호적인 답변을 얻어내지 못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공격 주장에 ‘심각한 의심’을 표명했다고 알렉세이 그로모프 크렘린궁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부시 대통령의 협조 요청에 유엔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고 카테린 콜로나 대통령 대변인이 밝혔다. 이와는 별개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7일 하노버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인 공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오는 12일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이라크 공격의 당위성을 역설할 예정이다. 미 국방부는 6일 미·영 군용기 약 100대가 이라크 주요 방공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벌였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12대가 25발의 포탄을 투하했다.”고 공식부인하고 이는 이라크에 대한 통상적인 공습의 일환이었다고 설명했다. mip@
  • 김정일·푸틴 오늘 정상회담

    [블라디보스토크 김상연특파원] 러시아 극동지역을 방문중인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은 23일 오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두나라간 경제협력 문제와 남북대화 진전문제등을 집중 논의한다. ▶관련기사 5면 크렘린궁 관계자는 “양국 정상은 경제문제뿐 아니라 남북한 관계 개선을 포함한 국제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남북한 관계 개선 문제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arlos@
  • 롯데 모스크바백화점 착공

    롯데그룹은 18일 백화점 등이 들어서는 ‘러시아 롯데타운’ 건설사업을 최근 모스크바 현지에서 시작했다고 밝혔다.롯데그룹은 모두 2억달러를 투자해 2006년까지 러시아 모스크바시에 백화점 오피스빌딩 최고급호텔 등 복합건물을 건설할 계획이다. 롯데타운이 세워지는 곳은 모스크바시 뉴 아르바트 29번지,크렘린궁에서 도보로 5분정도 거리로 서울로 치면 명동 쯤에 해당한다.롯데는 이 지역 부지6000여평을 확보한 상태다. 1단계 백화점 오피스 건물은 지하 4층,지상 23층,연면적 2만 6000평 규모로 1∼4층은 백화점,5∼7층은 엔터테인먼트 시설,8∼23층은 사무실로 꾸며진다.2단계 호텔은 모스크바를 대표할 만한 수준으로 지하 3층,지상 9층,연면적1만 1300평 규모다. 이 사업은 1997년 6월 설립된 L&L이란 롯데의 러시아 현지법인이 담당하며이 회사 지분은 롯데호텔과 일본 롯데가 각 40%,롯데쇼핑이 20%를 갖고 있다. 전광삼기자 hisam@
  • 러 축구팬 폭동 수십명 부상, 월드컵 지구촌 표정

    2002 한·일 월드컵축구 한 경기경기마다 각국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이긴 국가는 온통 축제분위기며 진 나라는 초상집이다.러시아에서는 폭동이 발생,수십명이 부상했다. ●축구팬 시위대로 돌변= 9일 일본과의 경기에서 1대 0으로 러시아가 패하자 모스크바 시내 중심가에서 폭동이 발생했다.이 과정에서 1명이 숨졌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으나 모스크바 경찰은 이를 부인했다.인테르팍스 통신은 최소한 20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수천명의 러시아 축구팬들은 이날 크렘린궁 인근 마네즈흐 광장에 설치된 초대형스크린을 통해 일본전을 시청하고 있었으며,일본의 첫 골이 터진 직후 국영 TV방송차량을 뒤집어 엎고 주변에 주차된 차량 20여대의 창문을 깨뜨리는 등 난동을 일으켰다고 현장에 있었던 외신 기자들이 전했다. 일본전 패배에 격분한 일부 축구팬들은 두마(하원) 건물을 공격하기도 했다.다른 러시아 언론들은 인근 상가와 식당 창문들도 파괴됐다고 전했다. ●멕시코,승리 만끽= 이날 에콰도르를 2대 1로 이긴 멕시코는 승리를밤새도록 만끽했다.멕시코의 상징인 멕시코시티 독립기념탑 주변에는 밤새 영업한 인근 술집과 카페·음식점 등에서 쏟아져나온 수천명의 시민과 축구팬들로 다시 한번 멕시코 국기의 물결이 일었으며,레포르마 대로를 지나는 차량도 쉴 새 없이 환호의 경적을 울려 밤낮을 구별하기가 어려웠다. 흥분한 일부 청년들은 아예 상의를 벗고 대형 국기를 흔들며 거리를 질주하기도해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1600여명의 경찰병력을 시내 주요거리에 배치했으나 별다른 불상사는 없었다. ●에콰도르·터키,‘16강 진출은 물건너갔다’= 월드컵에 첫 출전한 에콰도르는 이탈리아와 멕시코에 연패,16강 진출이 사실상 좌절되자 실망의 분위기가 역력했다.주요 일간지들은 “세계의 벽은 역시 높고 두터웠다.”고 평가했다.몇몇 신문들은 에콰도르가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거의 불가능한 시나리오를 보도하는 등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9일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 1대 1 무승부를 기록한 터키 국민들은 16강 진출은 어렵게 됐다는 분위기가 만연했다.대다수 팬들은 터키 선수들이 브라질과 격전을 치른 후유증 탓인지 피로해 보였다고 입을 모았으며,선제골을 넣은 뒤 곧바로 전열이 흐트러졌다며 나름대로 패배 원인을 분석했다. ●나이지리아,감독 교체= F조에서 2연패,예선탈락이 확정된 나이지리아는 외국인 감독을 기용할 계획을 밝혔다.스테판 아키가 체육부 장관은 국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외국인 감독 기용의 중요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외국인 기용에 대한 비난에 대해 아키가 장관은 “축구 종주국인 잉글랜드조차 외국인 감독을 기용하기도 한다.”고 쐐기를 박았다.그동안 몇몇 유명 축구선수들도 외국인 감독의 기용을 적극 건의해왔다. ●프랑스,선거보다 월드컵에 더 관심= 9일 총선 1차 투표가 실시된 프랑스는 국민들이 선거보다는 월드컵 경기 결과에 더 많은 관심을 보여 후보들의 속을 태웠다.휴일을 맞아 카페와 술집 등에 모인 국민들은 프랑스 대표팀의 부진한 경기성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파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마리나 보이어는 “모두 축구 이야기만하지 선거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다.”고 전했다. 전경하기자·외신종합 lark3@
  • 美·러 ‘냉전유산 청산’ 新동반자 관계로

    미국과 러시아가 13일(현지시간) 핵무기 감축에 합의한 것은 군비경쟁이라는 냉전시대의 유산이 청산됐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과거 전략무기 제한협정(SALT)과 전략무기 감축협정(START)을 통해 핵전쟁에 대한 서로간의 위협을 억제하기는 했으나 전략적 동반자로서의 관계까지 발전하지는 못했다. 따라서 이번 협정은 군사적 중요성보다 백악관과 크렘린간 신뢰 구축이라는 정치·외교적 시각이 더 작용했다.옛소련이 몰락한 뒤 유일한 강대국으로 남은 미국이 21세기러시아와의 관계를 핵 감축으로 풀어나감으로써 향후 국제질서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겠다는 포석으로도 보인다. 24일 모스크바에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명할 ‘핵감축 협정’은 사실상지난해 가을 두 나라 정상이 합의한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오히려 문서화한 협정의 애매모호함 때문에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2012년까지 두 나라가 핵탄두를 1700∼2200기 수준으로감축하기로 했으나 뒤집어 말하면 2012년까지 핵탄두를 그대로 갖고 있어도 무방하다는 뜻이다.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등을 감축키로 한 SALT는 상호 군사시설을 방문,이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으나 이번 협정은 구체적인 감축일정이나 핵탄두 처리 방침에는 명확한 조항을 두지 않았다. 때문에 러시아가 한도를 초과하는 핵탄두를 폐기하자고주장했어도 미국이 2012년까지 계속 저장하거나 다른 용도로 변경할 수 있는 ‘여분(additional spares)’으로 보유하겠다고 말할 때 러시아는 반박할 근거를 대지 못했다.러시아가 요구한 대로 명문화하기로 했으나 이마저 협정이만료되는 2012년 이전에 어느 쪽이든 3개월 전에만 통보하면 폐기가 가능하다.게다가 미국은 핵탄두를 현재 6000기에서 3분의1 수준으로 줄여도 핵공격 능력은 새로운 기술에 힘입어 점차 배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푸틴 대통령에게는 정치적 이득이 크다.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 폐기와 같이 일방적으로 당하는 게아니라 외교적으로 미국과 대등함을 국제사회에 과시할 수 있으며 핵 관리 비용을 열악한 경제분야로 돌릴 수 있다.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위협도 감소한 것으로 간주,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합류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부시 대통령으로서도 러시아에 MD 체제를 구축하겠다는양해를 구한 것과 같으며,2단계 테러전을 위한 국제연대에서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미국 내에서 협정의 검증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지만 의회도 지지를 보내 부시 행정부의외교적 성과로 남게 됐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mip@
  • [러 외교문서로 밝혀진 구한말 비사] (1)초대 대리공사 베베르의 수기

    1884년 첫 수교,1990년 재수교….한국과 러시아가 외교관계를 맺은지 118년이 지났지만 한·러 관계사는 아직도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첫 수교 이후 한일합방에 이르기까지 러시아의 대한(對韓)정책은 일본과 더불어 38선 남·북 분할점령,한반도 전역 무력점령 및 보호국화,독립국가 유지안을 중심으로 변화해왔다.남·북 분할점령안은 해방 및 6·25전쟁 이후 현실화됨으로써 한국민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대한매일은 박종효 전 모스크바대학 교수가 지난 10년 동안 러시아 각지에 흩어져 있는 20여개 한국관련 문서보관소를 샅샅이 뒤져 수집한 3000여건의 외교,정치,군사,경제관계 보고서 중 1884년 수교 이후부터 1910년 한일합방을전후한 시기의 미공개 외교문서 1000여건을 해제해 최초로 공개한다. 100여년만에 햇볕을 본 이 극비문서에는 조선주재 초대러시아 대리공사였던 베베르의 수기를 비롯,1·2차 군사고문단 파견의 실상,고종과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2세가 주고받았던 친서,러시아측의 기획외교로 인한 헤이그밀사 파견 실패 등 국내에 소개된 적이 없는 새로운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주 2회씩 10회에 걸쳐 계속되는 이번 연재물은 그동안 미흡했던 한·러 관계사의 복원은 물론,우리 근세사에서 잘못 알려진 부분들을 바로 잡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러시아문서보관국 서고에 묻혔다가 100년만에 햇볕을 본베베르의 수기 ‘1898년 전후 대한제국’은 러시아의 대한(對韓)정책의 실상과 당시 우리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로 평가된다. 베베르는 수기 전반부에서 자신이 공사로 재임했던 1898년 이전의 대한제국의 실정과 러시아의 극동정책에 관해기술했다.후반부에서는 1903년 고종재위 40년을 맞아 경축 러시아특사로 다시 찾은 대한제국이 일본의 경제식민지로 전락한 상황을 상세하게 기록했다.모두 144쪽 분량으로된 이 수기는 자필로 작성됐지만 이를 보고받은 러시아 외무부가 황제에게 보고하기 위해 타이핑했다. 1895년 10월8일 민왕후가 일본인에 의해 잔인하게 시해된 사실이 알려지자 복수를 위해 전국적으로 봉기가 일어났다.민왕후가 시해당한 후 수개월동안 고종왕은 일본군의감시아래 포로처럼 대궐에 갇혀 있었다. 베베르는 명성황후 시해사건의 전말을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았다.그는 사건 발생 당시 현장을 목격한 러시아인 건축기사이자 궁궐경비원이었던 사바틴의 증언서와 자신의목격담을 난수표 암호전문 형식으로 러시아 외무부에 잽싸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니콜라이2세 황제는 이 보고서를 읽고 친필로 “천인공노할 사건이니 좀 더 자세히보고하라.”고 지시했다.이어 극동지역에 주둔하던 아무르군관구 사령관에게 비상경계에 들어가도록 지시했다. 민왕후가 시해당한 후 수개월동안 일본군의 감시하에 포로처럼 대궐에 갇혀있던 고종은 1896년 2월11일 아침 7시30분 여인복장으로 변장하고 왕세자와 함께 부인용 가마 두 대에 앉아 공사관으로 피신해오는 데 성공했다.뜻밖의 정변이 발생한 것이다.고종의 탈출소식을 들은 수천명의 군중이 공사관 담벽 아래로 몰려와 국왕의 탈출을 만세로 환호했다.고종이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해온 이후 모든 국사는 러시아제국의 국기가 게양된 러시아공사관에서 경비해군 160명의 호위 아래 행해졌으며,각부 대신들은 공사관건물 안에 병풍을 친 임시 사무실을 사용했고 본인과 협의하라는 왕명을 받으면 어떤 사건이든 대신과 단둘이서 논의할 기회가 주어졌다. 고종이 러시아공사관 옆에 위치한 경운궁(덕수궁)으로 환궁할 때까지 1년동안 자신이 대한제국의 국사를 사실상 좌지우지했음을 드러낸 대목이다.이때부터 러시아는 이전에일본이 누리던 영향력을 대신했다.베베르가 분석했듯이 러시아는 1884년 수교 이후 10여년간 대한제국 문제에 무관심했다.당시 러시아의 주된 관심은 청국이었으며 시베리아의 경제 여건을 호전시키는 데 있었다.따라서 러시아공사관의 임무는 청과 일본이 대한제국을 ‘독식’하지 못하도록 소극적으로 방어하는 데 있었다. 고종이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한 1년은 베베르와 러시아에는 더할 나위 없는 호기였지만 고종에게는 암울한 시기였다.당시 러시아공사관 서기였던 쉬테인은[“그는 두개의 방에 왕세자와 각각 따로 앉아공사관 뜰을 무심히 바라보기도 하고 때로는 서서 방안을 이리저리 거닐었다.가끔씩은 두려움에 떨며 이웃 궁궐(경운궁)에 계신 노대비(명헌태후)에게 문안을 드리려고 몰래 세자와 함께 가곤 하셨다.그리고 남은 시간은 방안에 은둔하고 앉아 계셨다.”]고 외무부에 보고했다.고종의 공사관 생활은 수인(囚人)과다를 바 없었다는 증언이다. 청·일전쟁 후 지방세가 서울로 납입되지 않아 국고는 텅 비어 있었다.일본인 재정관리자와 고문관이 떠나버리자국고에 잔액이 얼마 남았으며 어디에 보관되어 있는지 아는 사람이 없었다.…관리들의 월급,특히 군인과 경찰관에게 제때 월급을 지불하기 위해서는 탁지부(재무부)의 재정실정을 밝혀야 했다. 베베르는 영국인 해관총무사 브라운을 재정고문으로 천거해 이 일을 맡겼다고 밝혔다.브라운은 지방에서 올라온 수입을 올바르게 수령,장부에 기입하고 지출을 줄여 관리들에게 월급을 지불할 수 있었으며,이때부터 관리에 대한 통제가 이뤄졌다고 기록했다.1896년말 국고는 1,660만엔의여유가 생겼으며,일본에서 차관으로 들여온 300만엔 중 100만엔을 상환하고 이듬해 가을 또 100만엔을 갚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고종이 환궁한 후 신변안전책으로 단행된 조선군의 개편작업에도 베베르가 깊숙이 개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종왕의 요청을 받아들여 시베리아에 주둔하고 있던 러시아군에서 2차에 걸쳐 군사교관단을 초청,대궐시위대 2개 대대를 교육시켰으며 러시아식 군운영체계를 도입했다.여타의 대한제국군들은 러시아교관단이 관리하는 대대로 들어오려고 애를 쓰기도 했다. 베베르는 러시아국가회의 체제로 의정부의 개편,13개 도와 342개 군으로의 행정구역 분할,범법자에 대한 처벌 법규 시행,재정고문 알렉세예프 파견 요청,러시아어학교 개교,러청은행 지점 개설 등 자신의 업적을 열거했다.이 기간동안 서북 석탄광개발과 압록강,두만강변의 벌목이권을러시아가 따낸 사실도 털어놨다. 그는 대표적인 친한파인사로 알려졌지만 고종과 황실인사는 물론,한국과 한국인을 혹평하기도 했다. [대한제국을 떠난 지 5년만에 다시 와보니 거리의 남루한복장은 이전보다 두배나 많았다.…고종황제는 무당을 불러 굿을 하는 엄비(嚴妃)를 따라 미신을 신봉하고 있었다.…정치적인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 있었다.일본인들이 다시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한국인은 러시아,일본 기타 열강의 국제관계 및 그들의 정치적 의도를 제대로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나라가 어떤 처지에 놓였는지제대로 몰랐다.…강대국과 종속관계에 놓여 독립심이 박약하고 의타심이 강하다.…고종은 아주 호감을 주는 인품이지만 많이 쇠약해졌으며,공적과 능력에 따라 관직에 임용되지 않고 뇌물의 액수에 의해 결정됐다. 1903년 다시 서울에 와보니 일본인들은 대한제국의 독립을 보장한다면서도 정치,경제적 예속화를 촉진시키는 데모든 수법을 동원하고 있었다.한국인들은 일본의 속셈을알지 못했고,러시아는 법적으로 그런 정책을 중지시킬 권한을 보유하고 있지 못했다.일본은 은밀하면서도 조직적으로 대한제국의 조정과 국민자산을 잠식하고 있었다.] 그는 일본의 영향력이 확산될 수밖에 없는 7가지 이유를열거하면서 대한제국이 조만간 일본의 정치적 속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한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은 2만명을 넘으며,일본인 1인당 한인 5명이 식모,사무실 서기,잡부,납품상인 등으로고용되다시피 했다.…대한제국 연간 무역액의 72%를 일본이 차지할 정도였다.…1898년 9월 경부선철도 부설권 협정서 중 ‘철도에 필요한 역사,창고 등 대한제국측이 제공하는 부지는 철도회사에 귀속되며 역사는 필요한 곳에 건설하되 역 앞에는 일본인 이외 타민족의 거주를 금한다.’는 불평등 조항 때문에 철도부설과 동시에 대한제국의 철도및 역사주변 땅은 일본의 소유물로 전락했다.…일본은 대한제국과 다른 국가들이 통신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서울∼부산∼일본해저 전신선을 통제했다.…개항지마다 일본은행이 개설돼 일본엔화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다. 노주석기자 joo@ ■베베르는 누구 우리나라에 부임했던 역대 외교관 중 초대 러시아 대리공사 겸 총영사였던 베베르만큼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한외교관은 없었다. 베베르는 1885년부터 1897년까지 12년 동안 공사로 재직하면서 고종의 최측근 인사로 통했다.그는 고종이 러시아공사관에 머문 1년 동안 친러시아내각을 출범시키는 등 대한제국의 국정을 사실상 좌지우지했다. 고종은 베베르가 멕시코 공사로 발령나자 ‘이임이 유감스럽다.장기간 유임시켜달라.’는 친서를 니콜라이2세에게 보냈다.니콜라이2세는 고종 재위 40주년 경축식(1902년)에 당시 야인이던 베베르를 사절단장으로 특파하기도 했다. 이번에 발굴된 문서 중에도 ‘베베르는 고종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텁고 한국인들에게 지금도 좋은 평가를 받고있다.’‘베베르를 경축사절단장으로 결정한 것은 고종황제에게 가장 기쁜 일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 나온다.고종은 서울에 온 베베르를 자문역으로 붙잡기 위해 니콜라이2세에게 서울체류 연장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베베르에 대한 학계의 연구실적은 전무하다시피하다.그의 출생연도와 학력,수기 등도 이번의 문서 공개를 통해 처음 알려지게 됐다. 베베르는 1841년 6월5일에 태어난 독일계 러시아인.부친은 루터교 선교사였다.페테르부르크 제국대학 동양어학부를 졸업하고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5년동안 중국어 공부를 했으며 이후 톈진영사와 일본 총영사를 거쳐 조선주재초대 대리공사로 부임했다. 베베르는 러시아 외무부와 중국,일본 등 주변국 외교가에서 ‘친한파’로 낙인찍힌 데다 수뢰사실(2만엔)이 외무부에 알려지는 바람에 서울을 떠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노주석기자 ■박종효 前모스크바대 교수 “러 문서국 20곳서 10년간 자료 뒤져” “러시아에 산재한 20여개의 국립문서보관소에는 한국과관련된 방대한 양의 비밀문서가 먼지를 뒤집어쓴 채 방치돼 있습니다.러시아가 한국 근대사와 현대사에 미친 영향을 감안하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러시아 문서수집 및 번역 부문에서 국내 최고의 권위자로 꼽히는 박종효(朴鐘孝·65) 전 모스크바대학 교수는 지난 90년 한·러 재수교 직후 러시아문서보관소가 외국인에게도 개방되자 가장 먼저 그곳으로 달려갔다.문서보관소는전세계에서 몰려온 학자들로 만원사례를 이뤘지만 한국관계문서를 찾는 학자는 박 전 교수뿐이었다. “문서보관소에 소장된 문서를 조사,열람한 뒤 복사하려면 기록부에 이름을 남기게 되는데 한국 학자들의 이름은본 적이 없어요.” 러시아어와 러시아사,한국사,한·러관계사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학자들이 드문 탓도 있었지만 소장된 문서가외교,군사,경제 등 전문 분야의 필사본이어서 웬만한 학자들은 엄두를 내기도 힘들었다.산더미처럼 쌓인 문서보관소의 서고를 뒤져 한국관련 문서를 찾아내기란 숨은 그림찾기나 마찬가지였다.최근에야 러시아어와 역사를 전공하는소장학자 몇명이 한국관련 자료 수집작업에 합류했다. 박 전 교수는 99년부터 2년 동안 국제교류재단으로부터연구비를 지원받아 문서찾기와 번역,해제작업을 해왔으며,조만간 ‘러시아국립문서국 소장 한국관련 문서 요약해제집’이란 책을 펴낼 계획이다. “러시아국립문서보관소에 소장된 비밀문서의 목록을 총망라,문서목록해제집을 간행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일입니다.제정러시아 대외정책문서보관소,군사문서보관소,연방문서보관소의 서고에 숨겨져 있던 문서들을 분석해 보면 러시아가 견지해온 한반도정책의 과거는 물론,현재와미래까지 유추할 수 있습니다.” 박 전 교수는 러시아측의 공개 제한조치로 ‘극비문서’들이 소장된 크렘린문서보관소와 KGB문서보관소에 접근할수 없었던 점을 아쉬워했다.그는 한국외국어대 러시아어과를 졸업한 뒤 소련 아카데미 러시아역사연구원에서 박사학위와 교수자격(독토르)을 땄고 모스크바대학 객원교수로대학원생들에게 한·러관계사를 강의했다. 노주석기자
  • 책/ ‘피델 카스트로’

    ▲피델 카스트로-로버트 E.쿼크 지음,홍익출판사. 지난 50년 동안 미국의 턱밑에서 온몸으로 반미·반제국주의를 외쳐온 혁명가.소수의 게릴라 부대를 갖고 미국의비호를 받는 독재정권의 막강한 군대와 싸워 이기고 불과32세에 쿠바의 최고 지도자가 된 사람. ‘피델 카스트로’(로버트 E. 쿼크 지음,홍익출판사)는지난 1959년 권력을 잡은 이래 40년이 넘게 쿠바를 통치하고 있는 카스트로의 생애를 다룬 전기(傳記)이다. 책은 현대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집권하고 있는 지도자인 카스트로의 삶과 그것을 형성하고 있는 정치철학,그를 둘러싼 사람들,이러한 모든 것들로 인해 변화를 거듭해온 쿠바의 현대사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념의 충돌이 극한으로 치닫던 냉전의 시대에,크렘린궁의 최고 권력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미제국주의에 맞섰던 피델 카스트로의 강력한 카리스마는 어디에서 오는가.카스트로는 지금도 여전히 게릴라 지도자의 군복과 군화를 신고 수십만 쿠바 인민을 혁명광장에 모아놓고 ‘사회주의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외친다.세계 모든 곳에서 마르크스주의의 관습이 그 의미를 거의 상실해 버렸지만 쿠바는 여전히 러시아의 볼셰비키 혁명을 기념하고 있다.카스트로는 마치 스러져 가는 사회주의이념의 십자가를 진 청지기같다. 저자는 미국 인대애나대학에서 역사학을 가르쳤고 미국라틴아메카 연구회장을 역임했다. 전기를 쓰는데 10년 넘게 공을 들였다.1만9500원. 유상덕기자 youni@
  • 러 개혁 상징 호텔 ‘인투리스트’ 철거

    [모스크바 AP 연합] 옛 소련이 개방·개혁을 추구하던 시절 외국인 관광객들이 단골로 머물렀던 모스크바시내의 인투리스트호텔이 7일 마지막 투숙객을 받은 것을 끝으로 철거된다. TV6와 국영 RTR TV 등은 이날 크렘린궁이나 붉은 광장을 지척에 둔 20층짜리 이 호텔이 최신식 호텔로 탈바꿈하기 위해 해체된다고 전했다. 1970년에 건설된 인투리스트호텔은 이번 봄부터 철거되기 시작해 2004년 지금보다 규모는 작지만 별 다섯개 짜리 최고급 호텔로 모습을 바꿔 다시 개장한다. 이 호텔 총지배인인 바크탕 출라야는 이 호텔 건물이 외국사람들 눈에는 엉성하게 보였을지 몰라도 이 시대에 걸맞은 양식으로 건축됐다고 말했다.그는 또 미학적 가치는 별도로 하더라도 옛 소련 시절 외국 관광객들을 맞아들이는 등 경제적으로 국가에 큰 도움이 됐다고 자평했다. 이 호텔은 방값이 70달러로 다른 호텔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고 중심가에 있어 외국 관광객들에게 지금까지도 많은 인기를 누려왔다.
  • 美 ABM협정 탈퇴/ 강대국들 “쟁기녹여 무기로”

    ***美 ABM협정 탈퇴 전망·배경. 미국이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을 탈퇴키로 결정함으로써 1972년 이후 30년간 유지돼 온 ‘냉전시대의 안전핀’이 뽑혔다.ABM 협정은 방어능력을 제한,서로의 공격력을 인정한다는 ‘역설적’ 방식으로 이뤄졌다.협정의 폐기는 방어력의 차이에 따른 강대국간 힘의 불균형을 야기시켜 군비경쟁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미국의 탈퇴는 이같은 논리를 뿌리째 부인한다.냉전의 산물인 ‘이데올로기 경쟁’이 사라졌다면 적대국의 개념도 새롭게 설정해야 한다는 시각이다.국가방위전략은 공격력이 아닌 ‘적극적’이고 ‘선택적’인 방어력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9·11 테러공격으로 입증됐다는 주장이다.따라서 협정의 탈퇴는 미국이 냉전시대의 전략적 대치개념을 폐기한다는 ‘상징적 의미’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21세기의 새로운 안보전략을 미사일방어(MD) 구축에서 찾았다.러시아와 5차례의정상회담을 통해 MD 추진에 따른 ABM 대체 문제를 논의했으나 결국 ‘탈퇴’를 결정했다.그러나 전혀뜻밖의 결과는 아니다.부시 대통령은 지난 10월 상하이 회동에 이어 지난 7일 전화통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부시 대통령은 앞서 “다른 시대,다른 적을상대로 쓰여진 ABM 협정은 반드시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해 탈퇴를 기정사실화했다. 문제는 푸틴 대통령이다.러시아의 현대화를 위해 친 서방정책을 추진해 온 그의 정치적 입지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ABM 협정을 세계 안보질서의 근간이자 러시아의 위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여겨 온 크렘린의 보수세력은 푸틴 대통령이 미국에 이용당했다는 시각을 가질 수 있다.당장 모스크바에선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은 의미가 없어졌으며 새로운 미사일 전략에 따라 다탄두 로켓을 개발할 수 있다”는 반응이쏟아졌다. 하지만 미·러 관계가 과거로 역행할 것같지는 않다.푸틴의 친 서방정책이 일시 훼손될 수는 있으나 러시아는 미국의동맹국 수준까지 다가섰다.지난주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려 러시아는 사실상 서방국가의 일원으로 취급받고 있다.게다가 ABM 탈퇴가 모스크바에 꼭 불리한 것도 아니다. 미국이 MD 추진을 위해 협정을 탈퇴할 것으로 확신한 러시아로서는 NATO에서의 영향력 확대와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을 보상책으로 받을 수 있다.미국이 핵탄두를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키로 발표,MD가 러시아의 실질적 위협이 아니라는점도 잘 안다.다만 탈퇴시기가 빨랐을 뿐이다. 미국은 탈퇴의 효력은 6개월 뒤에 발생하기 때문에 이전에ABM 협상이 타결되면 협정 탈퇴는 필요없다는 시각이다.다만 국내외 시선을 의식해야 할 미사일요격 실험과 알래스카의통신센터 건설은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우려되는점은 러시아가 아니라 ABM 협정의 폐기로 아시아,특히 중국의 미사일 개발문제다.중국은 “ABM 협정 탈퇴가 새로운 군비경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mip@. ■ABM협정 탈퇴 반응. 조지프 바이든 상원 외교위원장(민주)은 12일 ABM 협정에서 탈퇴하겠다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미국 국익에 반한다면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미국내 비판 고조=바이든 위원장은 상원 연설에서 “ABM협정 포기는 국제 협력의 문을 닫아버릴 수 있는 위험한 결정”이라고 우려를 표시하면서 아울러 핵·생화학 무기 확산 금지라는 미국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로 인해 우호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는 러시아와의 관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중국을 자극해 남아시아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톰 대슐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도 ABM 협정 탈퇴가 러시아,중국 등 우방과의 유대관계를 훼손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중국 우려 표명=중국은 미국의 ABM 협정 탈퇴 및 MD구축추진과 관련,전세계의 평화와 안정체제를 파괴하고 새로운군비경쟁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관영 신화통신(新華通訊)은 12일 워싱턴발 기사를 통해 미국의 ABM 제한협정 탈퇴 준비에 대해 “지구 전체의 전략적인 안정을 파괴하고 새로운 군비경쟁을 촉발시킬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통신은 “ABM 협정의 존재 여부는 러시아의 안보는 물론 세계 평화와 안정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특히 이 협정이 32개의 군축 및 핵비확산 조약과 긴밀하게 연계돼 있는 만큼 미국의 ABM협정 탈퇴와 MD체제의 구축은 러시아와 중국,유럽연합(EU) 등에서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관망=일본 정부는 13일 미국의 ABM 협정 탈퇴 임박소식과 관련해 공식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 외무성 관계자는 미국의 ABM 탈퇴 및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 문제에 관한 공식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해 “아직 공식화된 것이 아닌 만큼 언급할 준비가 돼있지 않다”고 말했다. 워싱턴 백문일·베이징 김규환·도쿄 황성기특파원. ■ABM협정이란. 탄도탄요격미사일(ABM·Anti Ballistic Missile)협정은 1972년 미·소간에 맺어졌다.60년대 두 강대국의 핵무기 과다보유 경쟁에 대해 상한선을 설정한 것이다.소련 해체 뒤 러시아가 조약의무를 물려받았다. 이 조약에 따라 요격미사일은 양측의 수도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 BM) 발사대 기지를 중심으로 반경 150㎞이내인 두곳에만 설치된다.두 기지의 요격미사일 수와 발사대도 각각100기로 제한했다.
  • 신동 피아니스트 佛콩쿠르에서 1위

    [파리 연합] 한국의 피아니스트인 ‘신동' 임동혁군(17·모스크바 음악원 4년)이 8일 프랑스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롱·티보 2001년 피아노콩쿠르’에서 1위에 올랐다. 임군은 1등상 외에도 독주상,오케스트라상,프랑스 작곡가해석상,파리음악원 학생상 등 5개상을 휩쓸었고 약 35만프랑(6,3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한국의 10대 음악가가 피아노부문의 세계 정상 콩쿠르에서 1위에 오르기는 처음이다. 임군은 지난해 이탈리아에서 열린 부조니콩쿠르에서 좋은연주를 하고도 편파심사로 입상이 좌절돼 심사위원 전원이교체되기도 했다. 임군은 지난 94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모스크바 지점장인 아버지 임홍택씨를 따라 모스크바로 건너가 열두살 때인 96년크렘린궁에서 보리스 옐친 당시 대통령 앞에서 연주했다. 그는 최근 10대 피아니스트로는 드물게 세계 메이저 음반사인 ‘EMI 클래식’과 데뷔앨범을 녹음했다.
  • 뉴욕 여객기 추락/ “제2테러냐” 전세계 경악

    ■이모저모.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미국 전체가 제2의 테러 가능성으로 또다시 충격에 빠졌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사고 직후 보좌관들을 긴급소집,테러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부시 대통령은 현재상황 파악이 될 때까지 공식적인 기자회견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시는 사고 직후 유엔 총회가 열리고 있던 유엔본부를폐쇄했다. 유엔의 안보 담당관은 “누구도 유엔본부 건물로 들어가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공식 언급했다.그러나 그는 세계 각국 대표단의 회의장이 폐쇄될 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사고 직후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대 테러 예상국의 외무장관과 즉각적인 전화통화를갖고 대책을 마련했다. 이날 대책회의에는 이고르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아난 사무총장의 라크다르 브라히미아프가니스탄 특사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사고에도 불구하고 사흘 일정으로 뉴욕을 방문할 계획에 대해서는 연기할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크렘린궁의 대변인인 알렉세이 그로모프도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은 미-러 정상회담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나 러시아 당국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 오후 예정대로 뉴욕으로 떠났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사고가 테러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오사마 빈 라덴의 반응은 아직 나오고 있지 않고 있다.줄리아니 뉴욕시장은 “지금 생존자를 구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하면서 “추가 사고가 있을 것으로 볼이유가 없긴 하지만 예방조치와 경비강화를 지시했다”고밝혔다.줄리아니 시장은 사고 소식을 듣고 하느님 맙소사”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테러여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현지의반응이 엇갈렸다.미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테러 징후가없다”고 밝혔다.한편 줄리아니 뉴욕시장은 “엔진과 본체가 떨어진 곳이 크게 차이가 난다”고 밝혀 테러 가능성이높은 것으로 보인다.한편 FBI는 “테러 가능성을 배제하지않는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사고 여객기는 존 F 케네디 공항을 이륙한지8㎞를 비행한 뒤 2분만에 폭발했고 오른쪽 엔진에 불이 붙은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다른 목격자는 “날개부분에 불이 붙는 것을 보았다”고 밝혔다. 사고 후 차량 44대와 소방관 200명이 투입되었고 인근 지역을 폐쇄하고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사고 직후 뉴욕으로 오던 모든 여객기들이 회항하고 있으며 일대의 모든 다리와 터널의 통행이 부상자들을 수송하는 긴급차량을 제외한 모든 차량의 통행이 금지됐다.또 뉴욕시 당국은 유엔본부를 봉쇄했다. 미 전투기들이 사고 여객기가 추락할 당시 뉴욕 상공에서정찰비행 훈련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 국방부는사고와 연관은 없다고 밝혔다.연방수사국(FBI)과 연방항공국(FAA)은 테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9·11테러 직후 수집한 정보를 다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테러공격이라는 직접적인 증거는 제기되지 않고 있다.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은 오전 일정을 모두 최소하고현장으로 향했다.사고 소식을 들었을때의 반응을 묻자 “지금까지 모두 10번의장례식을 치른 교회를 지나왔다”는말로 비통함을 표현. 한편 뉴욕시내 일원에서의 통화는 지난 9월11일 월드트레이드센터 등에 대한 테러사건이 발생한 직후처럼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사고 발생후 서로 안부를 묻는 전화가 쇄도하면서생긴 일시적인 현상으로 분석되고 있다. 뉴욕시가 테러사건, 탄저병 감염사태로 불안한 곳이라는인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에 뉴욕 일원에 거주하는 한국교민들은 사고 발생 직후 한국에서 오는 안부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고 교민들은 전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날 바지파이 인도 총리의 영국 방문을 환영하는 내용의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을 시작하기 직전 뉴욕여객기 추락사고를 보고 받고 유가족들에게조의를 표명했다. m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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