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크렘린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 썸에이지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 형평성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 자이르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 미주리주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912
  • ‘풍전등화’ 성 바실 성당

    모스크바의 상징 성 바실 대성당이 러시아 대도시를 휩쓰는 개발광풍으로 존립을 위협받고 있다. 1555년 ‘폭군’ 이반 황제의 전승 기념물로 세워진 이 성당은 양파모양의 돔지붕과 오밀조밀한 첨탑 배치, 화려한 외장 등으로 4세기 넘게 러시아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자리잡아 왔다. 성당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내년 인근에 착공될 대규모 호텔단지. 이미 크렘린의 건축허가까지 떨어졌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최근 붉은광장의 19세기 상가 건물을 사들인 러시아 기업연합회가 이곳에 2억 3000만파운드(약 4150억원)를 들여 ‘소더비급’ 경매하우스와 호화 객실, 초대형 지하주차장을 갖춘 5성급 호텔단지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2일 전했다. 문제는 성당이 자연지형이 아닌 인공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어 지반이 무른 데다 호텔부지와의 거리도 90m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성당 보존위원회는 공사가 강행될 경우 지하수 흐름을 바꿔 지반 침하가 불가피하고 공사장 진동으로 성당 구조물에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안드레이 바탈로프 성당 보존위원장은 “눈앞의 경제적 이익이 아닌 미래 세대의 풍요를 위해 러시아의 상징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반 황제가 이보다 아름다운 건축물이 세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완공 직후 건축가의 눈을 멀게 했다는 전설이 남아 있는 바실 성당은 나폴레옹 전쟁과 스탈린 치하의 종교말살 정책 아래서도 꿋꿋이 살아남았다. 인디펜던트는 “희대의 권력자들도 없애지 못한 세계적 문화유산이 오일머니가 가져다준 풍요와 탐욕 때문에 생사의 갈림길로 내몰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바실 성당은 1980년대 말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전자오락게임 ‘테트리스’의 배경화면으로 사용돼 우리에게도 친숙하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책꽂이]

    ●엘비스, 끝나지 않은 전설(피터 해리 브라운 등 지음, 성기완 등 옮김, 이마고 펴냄) 1935년 미국 남부 미시시피 투펠로의 빈민가에서 태어난 엘비스 프레슬리. 그가 죽은 날인 8월16일을 전후해 미국에서는 매년 ‘엘비스 주간’이 선포된다.‘엘비스는 죽지 않았다.’는 일각의 음모론도 그에 대한 추모열기를 보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이 전기는 신화 너머의 인간 엘비스를 보여준다.엘비스를 돈벌이에 철저히 이용한 톰 파커 대령, 엘비스가 살던 집이자 기념관이 된 그레이스랜드를 관리하는 엘비스의 전처 프리실라 등의 이야기도 실렸다.2만 5000원.●일본 문화의 힘(윤상인 등 지음, 동아시아 펴냄) 세계문학으로서의 시민권을 당당히 획득한 일본 문학의 힘, 일본에선 ‘비주류’ 문화이지만 해외에서 찬사를 받는 일본영화의 원동력, 디자인 선진국 일본의 사회문화적 근원, 스트리트 패션으로 상징되는 신세대 ‘카리스마 디자이너’들의 지향점 등을 살폈다. 건축 쪽에선 서양 근대건축을 토착화한 단게 겐조, 성장 위주의 건축관을 거부하고 표현의 폭을 확대한 이소자키 아라타, 극도로 절제된 형태를 통해 일본문화의 단순미를 보여준 안도 다다오, 디지털문명의 유동성을 반영한 이토 도요 등을 소개.1만 2000원.●항해의 역사(베른하르트 카이 지음, 박계수 옮김, 북폴리오 펴냄) 인류 역사상 최초의 유명한 항해로는 기원전 1483년 이집트 왕비 하트셉수트의 황금 원정이 꼽힌다. 그는 오늘날 소말리아 해안까지 원정을 떠나 황금과 몰약, 상아 등을 잔뜩 싣고 이집트로 돌아왔다. 하트셉수트의 항해 이래 바닷길은 항상 부를 안겨주는 황금알로 여겨졌다. 지중해를 장악한 이탈리아의 도시국가들은 동방무역을 독점했고, 북해와 발트해를 통제한 독일의 한자동맹은 하나의 강력한 국가나 다름없었다. 반면 바다를 통해 들어온 정복자 피사로에게 잉카제국은 철저히 파괴됐다.2만 5000원.●요리의 향연(야오웨이쥔 지음, 김남이 옮김, 산지니 펴냄) 사천요리는 사천성의 성도와 중경이 대표적이며, 일채일격(一菜一格), 백채백미(百菜百味), 즉 요리마다 독특한 조리방법과 맛이 있다는 명성을 얻고 있다. 광동요리는 광주·조주 등의 요리로, 음식 재료가 다양하며 벌레·쥐·뱀·개구리·날짐승·길짐승 등 못먹는 것이 없다. 산동요리는 제남과 연대의 요리로부터 발전했다. 특히 산동사람들은 한국사람과 마찬가지로 생파와 생마늘을 좋아해 파를 이용한 요리가 발달했다. 소주요리는 양주·소주·무석(無錫) 등지의 지방요리가 발전해 이뤄진 것. 재료의 본래 맛을 강조한다.2만 5000원.●개인숭배와 그 결과들에 대하여(니키타 세르게예비치 흐루시초프 지음, 박상철 옮김, 책세상 펴냄) 1956년 2월25일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열린 제20차 소련공산당 전당대회. 스탈린이 죽은 뒤 제1서기가 된 흐루시초프는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스탈린의 독단적인 정책, 고문에 의한 사건조작과 대량살상 등의 정치적 범죄를 낱낱이 고발한다. 이 책엔 그 연설 전문이 담겼다. 흐루시초프는 스탈린 시대를 둘로 구분,1934년 이후의 정치적 탄압행위를 비판하면서도 그 이전의 공업화, 농업집단화, 문화혁명 등의 정책과 이를 통해 확립된 소련 사회주의체제는 정당화하는 모습을 보인다.5900원.
  • 푸틴 솔직 인터넷 어록 화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5일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G8(서방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담을 앞두고 6일(현지시간) 영국 BBC를 통한 인터넷 대담에서 인간적이고 솔직한 면모를 드러냈다. 전세계 네티즌으로부터 500만개의 질문이 쏟아지는 등 많은 관심이 집중됐는데, 첫번째 질문으로 “북한 미사일이 얼마나 위험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한국인의 질문이 채택됐다. 푸틴은 “러시아는 지구상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실망했다. 모든 문명국은 미사일 실험을 하려면 시간과 장소, 미사일 도착 지점 등을 해외 선박에 알려야 한다. 몇몇 미사일은 러시아 국경 가까이 떨어졌다고 보도됐지만, 우리는 이를 확인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북한 핵문제와 관련,“북한과의 협상 과정 복원을 다시 목표로 삼아야 하고, 서로 받아들일 수 있는 지점에 도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의 관계와 조지 부시 대통령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부시 대통령은 점잖은 사람이며, 편안한 파트너다. 나는 그와 단지 대화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합의에 도달한다. 친구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특히 17살 소녀가 첫 섹스경험을 묻자 “그게 언제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마지막으로 한 게 언제였는지는 정확히 기억난다.”며 기지를 발휘했다. 푸틴은 웃으면서 “마지막 섹스 일자가 언제인지는 물론 몇분 단위까지로 정확히 기억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우크라이나에 가스 공급을 중단한 것에 대한 서방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는 화를 냈다.“러시아의 석유와 가스를 푼돈을 받고 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서방 친화적인 우크라이나에 시장 가격을 강조한 러시아를 악한으로 그렸다.”며 분개했다. 푸틴은 최근 크렘린 경내에서 관광 중이던 5살난 러시아 소년의 배에다 기습 뽀뽀를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날 푸틴은 당시 니키타 콘킨이라는 소년이 ‘고양이’처럼 귀여웠기 때문에 꽉 조여주고 싶었다고 뽀뽀사건을 설명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우리는 맞수 CEO] 유제품 한 우물… 박빙의 점유율 전쟁

    [우리는 맞수 CEO] 유제품 한 우물… 박빙의 점유율 전쟁

    ‘싸우면서 닮는다.’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은 이런 속설이 딱 들어맞는 기업이다. 두 기업의 문화와 업종이 너무나 닮았다. 마치 ‘일란성 쌍둥이’같다. 우유를 근간으로 하는 두 기업은 분유·치즈·발효유·음료 등 생산 제품군이 겹친다. 때문에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매출 규모는 지난해 남양유업이 7944억원으로 매일유업 7080억원보다 다소 앞선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우리는 치즈와 식자재 공급이 별도로 분리됐기 때문”이라며 “남양처럼 이를 포함하면 1000억원 이상 우위”라고 주장했다. 초장부터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일란성 쌍둥이 같은 두 기업 두 기업의 창업 배경을 살펴보면 닮은 점이 많다. 남양유업은 홍두영(87) 명예회장이 1964년 설립한 반면 매일유업은 지난 1월 타계한 김복용 회장이 1969년 한국낙농가공에서 출발했다. 창업주 두 사람 모두 이북 출신인데다 홍 명예회장이 한 살 많을 정도로 나이도 거의 비슷했다. 보수적이면서 유업 한 우물만 판 것도 닮았다. 두 회사는 이제 2세 경영체제로 접어들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김정완 매일유업 사장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경희대와 미국 웨슬리대학에서 경영학 석사를 딴 김 사장은 86년 평사원으로 매일유업에 입사, 각 부서를 돌았다. 주식 14.18%(190만주)를 보유한 김 사장은 최고경영자(CEO)로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거친 홍 회장은 대학 시절인 73년부터 회사에 나와 가업을 도왔다. 등기임원으로 등재한 채 홍 회장은 부친 홍 명예회장과 함께 담당 업무를 ‘회장’으로 하고 있다.19.44%(13만 9964주)로 최대주주인 홍 회장이 남양호의 키를 쥔 사실상 CEO이다. ●보수적 경영 닮은 점 2세 경영으로 내려온 두 회사는 여전히 닮은꼴이다. 크렘린처럼 베일에 가린 경영, 언론 노출을 싫어하는 CEO 성격,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지 않는 보수적인 경영 방식 등 창업주 경영스타일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두 기업은 분유와 우유 등의 시장이 팽창하던 과거 모방과 카피 논란이 많았지만 서로에게 상당히 관대했다. 복제품인 미투(me-too) 제품에 대해서도 일정 정도 눈을 감아줬다. 그러나 출산율이 1.08%로 줄어들고, 우유에 대한 수요가 크게 감소하자 시장은 ‘레드오션’으로 변했다. ●돌이킬 수 없는 다리를 건너 상황이 바뀌자 경영스타일은 그대로 둔 채 상대에 대해 발톱을 세웠다. 과거 ‘좋은 게 좋다.’는 식의 경영관행과는 전혀 딴판이다. 발효유 공방이 대표적이다. 불가리스(남양유업)와 불가리아(매일유업)의 법정 공방 끝에 법원은 최근 남양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남양은 매일에 대해 손해배상소송과 함께 김 사장 등에 대해 형사고발 등 강력한 후속조치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두 회사는 지난해부터 주한 미군납 우유 논란으로 대치했다. 이면에는 우유 품질에 대한 대리전 양상이다. 미국의 경우 다른 식품은 모두 식품의약청(FDA)에서 관리하지만 기초식품이자 필수식품인 우유는 살균유법령(PMO)을 만들어 따로 관리하고 있다. 소가 마시는 식수부터 최종 생산까지 전 과정을 엄격히 관리한다. 남양이 지난해 3월, 매일이 지난해 6월 각각 PMO를 통과했다. 남양유업은 자사가 “전세계 미군의 납품 자격을 얻은 국내 유일의 우유”라고 자랑하자 매일유업이 “과대 광고”라고 맞받아쳤다. 매일유업은 “남양의 제품이 미군내 매점 등에서 판매되는 것을 과대 선전하고 있다.”며 “실제 급식용으로 납품되는 것은 매일의 우유”라고 주장했다. 이에 남양은 “제품이 공군의 도시락 메뉴 등에 공급되고 있다.”며 발끈했다. 이와 관련, 매일유업이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제소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두 기업의 차이점으로 “남양이 마케팅에 강하다면 매일이 연구개발 부문에서 좀더 나은 것 같다.”며 “감정싸움보다는 소비자 신뢰를 위해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두 기업의 다툼이 제품의 품질 향상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푸틴의 사람’ 러 공기업 장악

    ‘푸틴의 사람’ 러 공기업 장악

    지난주 상트페테르부르크 거리에선 내로라하는 러시아 기업가들이 각자 회사의 깃발 아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맞으러 도열해 있었다. 마치 군대 사열을 보는 것 같았다. 몇몇은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수백㎞를 날아오기도 했다. 국제 유가 배럴당 70달러 시대, 러시아는 천연 자원을 앞세워 국부를 쌓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 국부는 국가 자본가인 ‘국가 올리가르히(state oligarch)’가 주무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올리가르히는 원래 ‘과두(寡頭) 지배’라는 뜻이다. 러시아에선 1990년대 보리스 옐친 대통령 시절 국유재산 민영화로 돈방석에 앉은 신흥 재벌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정치, 언론 등과 유착한 몇몇 독점자본이 국가 권력을 좌지우지하고 나라의 부를 싹쓸이하자 이를 타도의 대상으로 본 것이다. ●크렘린 자본주의의 위험한 도박? 올리가르히 계급 해체를 내걸고 대통령이 된 푸틴은 주요 기업을 다시 국영화하면서 이들 기업의 수장을 측근들로 채워 나갔다. 이른바 ‘낙하산 인사’로 관직과 기업 회장직을 겸한다는 점에서 G7 선진국에서는 찾아 보기 힘든 행태다. 옐친 시대의 올리가르히가 ‘국가 올리가르히’로 대체된 것이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는 러시아 최대 국영 석유·가스 기업인 가즈프롬의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푸틴이 90년대 상트페테르부르크 대외부시장을 할 때 만난 동료로 2000년 대선 캠프를 이끌었다. 차기 대권주자로도 손꼽힌다. 일부 러시아 언론은 푸틴이 2008년 퇴임 후 가즈프롬 회장직으로 갈 것으로 내다보기도 한다. 이고르 셰친 크렘린 행정부실장은 러시아 2위 석유사 로즈네프트 회장을 겸하고 있다. 역시 푸틴의 상트페테르부르크 동료이자 푸틴과 같은 옛 소련 정보기관 KGB 출신이다. 이런 식으로 ‘대통령의 사람들’ 중 11명이 6개 국영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고위 관료 15명이 6개 기업 회장직을 차지했다. 석유뿐 아니라 천연가스, 원자력, 다이아몬드, 금속, 무기, 항공, 운송을 망라한다. 이들 국영기업은 적극적으로 다른 개인기업의 인수합병에 나서면서 몸집을 불려 나가고 있다. 로즈네프트는 석유 재벌 유코스의 핵심사업을 인수했다. 가즈프롬은 에너지 재벌 시브네프트를 사들였다. 푸틴은 한때 경제전문지 포브스 선정 세계 16위 갑부에 오르기도 했던 미하일 호도로프스키 전 유코스 사장에 대해서는 탈세혐의로 수감시키면서 확실히 손을 보기도 했다. 호도로프스키는 야당에 자금을 지원한 괘씸죄 때문에 구속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푸틴 대통령은 7개 민간 대기업 중 에너지 그룹 루코일과 알루미늄 재벌 루살 등 ‘충성스러운’ 3개는 남겨놨다. ●G8회담 설레는 러시아 주식회사 그렇다고 소련 시절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 투자 규제를 없애는 등 개방적이어서 가즈프롬의 경우 49% 지분을 외국인이 소유하고 있다.‘관리(directed) 자본주의’의 신개념이라 할 만하다. 다음달 푸틴의 고향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G8(서방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 회담을 앞두고 ‘푸틴 사단’은 러시아 경제 부활의 신호탄으로 활용될 전망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인구 매년 70만명 줄어” 푸틴 고민

    “인구 매년 70만명 줄어” 푸틴 고민

    그의 관심사는 미국과의 군비 경쟁도,“민주주의를 퇴보시켰다.”는 딕 체니 미 부통령의 공격도 아니었다.10일(현지시간) 크렘린 집무실에서 국정연설에 나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주제는 다름아닌 ‘사랑’이었다. 미국의 이중잣대를 에둘러 비판하고 “군비 경쟁의 종식은 시기상조”라며 핵전력 강화 방침을 밝힌 푸틴 대통령이 “이제 가장 중요한 일,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할 일은”이라고 말하자 집무실에서 이를 지켜보던 이들 사이에서 “사랑”이라고 답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맞아요. 국방장관이 정확하게 알고 있네요. 난 방금 사랑, 여성, 아기들에 대해 얘기하려고 했던 거예요.”라고 말했고 이때 관료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고 뉴욕타임스가 11일 전했다. 이어 그는 “러시아가 오늘날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인구”라고 단언했다. ●한해 16명 사망에 신생아는 10명만 1991년 옛 소비에트 연방이 와해되기 전 1억 4800만명이던 러시아 인구는 현재 1억 43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500만명 이상이 줄었다. 매년 70만명씩 감소한 셈이다. 2050년이면 1억명 이하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방 붕괴 이후 이민이 늘고 사망률은 치솟는 반면, 출산율은 떨어지고 에이즈 감염자가 급증한 탓이다. 사망률과 출산율의 엇갈린 행보는 2004년에 가장 두드러졌다.16명이 생을 마감할 때, 새로 태어나는 아이는 10.4명에 불과했던 것. 러시아 남성의 평균 사망 연령은 58.9세로 미국 여성의 기대 수명보다 20년이나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1958년과 이듬해 여성 한명당 자녀수는 2.63명이던 것이 1990년 1.89명을 거쳐 2004년에는 1.34명으로 떨어졌다. 뉴욕타임스는 주요 도시를 조금만 거닐어도 한자녀 가정이 드물지 않다는 것을 금방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HIV 바이러스 감염자가 전체 인구의 5∼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바이러스의 에이즈 발병 잠복기간이 15년임을 감안하면 사망률은 계속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연방 붕괴 직전의 낮은 비율과 비교할 때 놀라운 신장세여서 걱정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를 애써 언급하지 않고 대신 한때 소비에트 지도자들이 내세웠던 대가족 제도의 장점을 되풀이하기에 바빴다. ●18개월간 출산 장려금 월 5만원씩 올 가을부터 저출산 추세에 제동을 반드시 걸어야 한다고 강조한 푸틴 대통령은 10개년 계획을 세워 출산을 장려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신생아 출산 후 1년 6개월간 매월 700루블(약 2만 4000원) 지불하던 출산 장려금을 1500루블로 높이고 둘째 아이의 경우 3000루블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노동자 월 평균 임금과 맞먹는 파격적인 금액이다. 출산후 휴직 여성에겐 급료의 40% 이상을 주고 첫째 아이는 육아비의 20%를, 둘째는 50%를, 셋째는 70%를 국가가 지원하도록 법률을 고치겠다고 약속했다. 둘째 아이를 낳은 뒤 복직을 포기한 여성에겐 일시금으로 8900달러(약 890만원)를 주기로 했다. 한편 크렘린은 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고갈을 우려, 수백만명의 이민을 옛 소련에서 이탈한 국가로부터 받아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무슬림과 중국인 이민 급증으로 슬라브와 기독교의 정통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반대론에 막혀 있다고 영국의 더 타임스는 지적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루블화로만 판매되는 석유·가스 거래소 조성”

    러시아의 자원 민족주의가 더욱 강화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0일 크렘린에서 가진 연례 국정연설에서 러시아 화폐인 ‘루블’로만 거래되는 석유, 천연가스 거래소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이날 CNN 등에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를 통해 루블화가 더욱 보편적인 세계 통화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석유나 천연가스 등 채굴산업에서 경쟁력 제고를 위해 관련 분야의 과학기술 혁신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자원 무기화를 더욱 가속화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국가 재원을 (자원 채굴산업과 같은) 중요한 기술분야에 선별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인구 감소 및 국방예산 부족에 따른 러시아의 국방력 약화를 우려하면서 군비 강화 및 국방기술 제고에 역점을 둘 것임을 밝혔다. 그는 “각국이 탄도미사일, 핵무기, 우주무기 등을 확보하고자 한다.”면서 “군사력 경쟁이 끝났다고 말하는 것은 성급한 일”이라고 군비강화를 강조했다. 이와 관련, 그는 연말까지 핵잠수함 2척을 건조하고 토폴-M 미사일 개량작업에도 나섰다고 말했다.푸틴은 부패가 발전의 가장 큰 장애물이며 국가기관과 대기업에 대한 신뢰가 크게 낮다고 질타한 뒤 대대적인 개혁을 약속했다. 연간 70만명씩 인구가 줄고 있는 상황과 관련, 육아보조금 인상과 출산 후 휴직한 여성은 급료의 40% 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신냉전?… 체니 발언두고 美-러 대립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러시아의 ‘‘권위주의 체제’를 강력 비난한 데 대해 러시아가 반격에 나서면서 미국과 러시아간 신(新)냉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란핵 해법에 이견을 노출한 데다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미국이 견제하는 등 양국간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백악관-크렘린 정면 충돌하나 체니의 발언은 지난 4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발틱-흑해지도자 국제포럼’에서 나왔다. 그는 “러시아 정부는 종교와 언론, 정당, 시민단체에 걸쳐 인권을 부당하게 억압한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정면 겨냥했다. 체니 부통령은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일시 중단한 것과 관련,“에너지를 공갈 수단으로 쓰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러시아가 주변국의 민주주의 발전을 되돌리려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최근 러시아는 그루지야산 와인과 생수 수입을 금지하는 등 옛 소련 국가들의 친서방 노선에 제재를 가하는 중이다. 크렘린도 포문을 열었다. 드리트리 레스코프 대변인은 5일 “체니가 오히려 이웃 나라들을 협박하고 있다.”고 되받았다. 그러면서 “미국이 발트해와 카스피해 지역의 친서방 국가들을 앞세워 반(反)러시아 차단선을 설치하려 든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언론은 “신냉전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쓰는가 하면 ‘제2의 처칠’ 연설까지 들먹였다. 지난 1946년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미국에서 “유럽이 철의 장막(옛 소련)에 의해 분할됐다.”고 말했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대통령도 “체니의 연설은 도발적이며 러시아를 간섭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의 정책을 재확인한 것일 뿐”이라며 러시아측의 비판을 일축했다. ●계산된 러시아 때리기(?) 체니의 이례적인 강경 발언은 사냥터 오발 사고로 야기된 정치적 ‘칩거’를 벗어나려는 단순한 ‘오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는 7월 G8(G7+러시아) 정상회담을 앞두고 러시아를 단단히 손보겠다는 심산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미국은 인권을 문제 삼아 러시아의 WTO 가입에도 제동을 걸고 있다. 러시아 국영 항공사 아에로플로트는 이에 반발해 미국의 보잉 대신 유럽의 에어버스를 30억달러(약 3조원)어치 구매하기로 했다고 6일 러시아 언론이 전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경제플러스] LG 3개제품 ‘러 국민브랜드’ 수상

    LG전자는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내 대공연장에서 열린 ‘2006년 러시아 국민브랜드 시상식’에서 오디오, 청소기, 에어컨 등 3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고 14일 밝혔다. 이로써 LG전자는 모니터, 전자레인지를 포함해 5개 부문에서 러시아 국민브랜드를 보유하게 됐다. 특히 청소기는 3회 연속 수상해 향후 10년간 국민브랜드 사용권을 부여받았다.
  •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재벌 위상 걸맞은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따라야”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재벌 위상 걸맞은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따라야”

    서울신문이 지난해 1월10일부터 매주 월요일에 연재한 연중기획 시리즈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가 풍림산업 이필웅 회장가(家)를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서울신문은 지난 4일 이병남 ㈜LG 인사팀장(부사장)과 김선웅(변호사)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소장, 유태현(재벌의 경영지배구조와 인맥혼맥의 공동 집필자) 서울시립대 지방세연구소 박사, 본지 산업부 박건승 부장과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재계의 혼맥 변천사,2세들의 경영권 승계, 기업지배구조, 오너와 전문경영인의 관계 등을 놓고 결산 좌담회를 가졌습니다. ●사회 재계 혼맥의 흐름이 과거에는 정·관계가 주류였다면 이제는 재계내에서 인연을 맺는 경우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이병남 부사장 재계 2,3세의 혼인은 과거보다 상당히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권력층에 치우쳤던 혼맥이 점점 줄고 있는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지요. ●김선웅 소장 재계 혼맥은 정치·사회적인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회 주도세력으로 경제인들이 부상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인맥과 혼맥을 되짚어 볼 필요성은 충분합니다. 서민들도 자기 수준과 비슷한 상대를 배우자로 꼽는데 재벌가(家)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또 이들은 사회의 중추 세력으로 자리를 이미 굳혔기 때문에 이를 지키는 것에도 대단한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이제는 자신의 세력을 두텁게 하는 파트너로 같은 재벌을 선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태현 박사 재벌의 혼인방식은 시간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초기에는 정·관계 사이의 혼인사례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급속히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신 재벌간의 혼인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재계가 정·관·법조계 등 자신들과는 다른 영역에서 상층부를 형성한 계층과의 혼인을 줄이고, 동질감이 높은 다른 재벌과의 혼인을 늘리는 까닭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가능합니다. 우선 과거 한국의 재벌은 정·관계의 지원에 힘입어 성장한 측면이 크다고 할 수 있는데, 이제는 그들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의 위치를 지켜갈 만한 역량을 확보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두번째로는 90년대 들어 투명사회를 지향하면서 정·관계가 각종 비리에 연루돼 곤혹을 치르는 상황이 자주 나오면서 재벌 입장에선 더 이상 이들이 매력적인 혼인 상대가 아니라는 인식을 갖게 됐습니다. 세번째로는 재벌의 비난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는 점입니다. 즉 재벌 이외의 계층도 재벌과의 혼인을 부담으로 여기게 됐다는 것이지요. 네번째로 재벌 2∼3세의 잦은 교류가 이들의 혼인 사례를 늘게 하고 있습니다. 서로 사업을 하다 보면 관계가 돈독해지고, 자연스럽게 교류가 잦아집니다. 더구나 재벌 2, 3세들은 서로 같은 학교를 다니고, 같이 유학을 하는 과정에서 친밀감과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고, 이것이 자연스럽게 혼인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른바 ‘끼리끼리 문화’가 재벌의 혼인 방식에도 적용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사회 재계는 ‘부(富)의 세습’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키며, 사회적 비판에 직면하고 있지 않습니까.2세들의 경영권 승계를 어떻게 봐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습니다. ●김 소장 2세가 경영권을 승계하든, 전문경영인이 승계하든 그 자체로서는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문제는 2세들이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곧잘 불법과 편법을 동원한다는 점입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것은 ‘세상사 인지상정’이며, 국민 감정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치권력의 지원에 힘입어 세워진 재벌이 불법적이고, 편법적인 관행에 따라 부의 세습을 이룬다면 이것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지요. 또 능력 검증이 안된 2세들에게 그룹의 흥망을 맡기는 것은 심각히 고려해야 할 사항입니다.2세들이 물론 혹독한 경영수업을 받으며,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자질을 갖춰나가고 있지만 계열사의 부당 내부거래나 계열사의 지원 등을 통해 능력이 부풀려지는 것도 사실 아닙니까. 이런 토양에서 모든 이해관계자로부터 승계의 정당성을 받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사장 오너 CEO냐, 그렇지 않으냐가 좋은기업지배구조로 평가의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불법·편법 재산 상속이 문제이며, 보유한 주식 이상으로 과도한 지배권을 행사하려 할 때 문제가 됩니다. 또 정당한 절차를 거쳐 2세 경영인에게 승계됐다면 이는 시장에서 판단해야 할 사항입니다. 그러나 경제 규모가 커지고, 사회가 투명해지고, 시민단체가 수시로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편법·불법적인 경영권 승계는 앞으로 어려워질 것입니다. 혈연이라고 해서 승계를 하는 것이 옳으냐, 그르냐는 이제 우리 사회의 시스템과 법률속에서 정당하게 이뤄지느냐로 파악해야 합니다. 기업과 오너와의 관계도 구분해서 볼 시점입니다. 예컨대 ‘X파일 사건’으로 사회가 떠들썩할 때 삼성전자의 주가 변동은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우리 시장은 기업과 오너의 이슈를 분리해서 보고 있다는 것이죠. ●사회 좋은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정답은 없다고 봅니다. 지배구조가 그 사회가 처한 상황과 무관치 않기 때문이지요. 결국은 효용성과 도덕성의 문제로 귀결되는데요. ●김 소장 척박한 국내 경영 환경에서 가족경영은 기업 성장에 효율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가족경영이 우수하냐, 전문경영이 우수하냐는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경영성과를 비교할 만한 실증적인 사례가 국내에 많은 것도 아닙니다. 전문경영이 대세인 미국에서도 포드 가문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포드가(家)는 한때 가업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겼더니 임금만 계속 올려 기업 경쟁력이 약해졌지요. 결국 대주주인 포드가문이 개입해 경쟁력을 회복시킨 사례가 있습니다. 양측의 성과 비교는 어려운 문제라고 봅니다. ●이 부사장 오너들은 아무래도 경영을 길게 봅니다. 단기적인 주가 부양을 하지 않는다는 거죠. 오너 경영일지라도 이사회 중심의 경영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접근하는 전문 경영과 오너 경영의 문제는 너무 형식 논리로 치우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업가 정신이 더 중요하며, 우리 사회가 기업가 정신을 북돋워주는 방향으로 경영환경을 개선해줘야 합니다. 정부는 정책의 일관성면에서 이를 뒷받침해야겠죠. ●유 박사 재벌의 혼맥은 엄밀히 보면 개인사에 해당되기 때문에 이를 비난하거나 지나친 관심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국민은 재벌이 혼맥관계를 통해 비정상적인 급성장의 방편으로 사용하고, 그것이 결국 사회적 위화감 조장으로 이어지고 건전한 시장경제 활동을 위축시키는 원인이 되는 것을 염려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재벌의 성장은 근본적으로 이 사회와 국민의 도움을 통해 가능했다는 점에서 볼 때 이들이 지위와 위상에 걸맞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 줘야 합니다. 정리 류길상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결산 좌담회 (참석자) ●이병남 LG그룹 인사팀장(부사장) ●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硏 소장 ●유태현 서울시립대 박사 ●사회 : 박건승 산업부장 ■ 취재 뒷이야기 서울신문의‘재계 인맥·혼맥 대탐구’가 지난 3월27일자 풍림산업편을 끝으로 1년 2개월여에 걸친 대장정을 마쳤습니다. 이미 단행본(‘ 재벌 家脈 ´ 상편)으로 출판된 4대 그룹편이 23회 원고지 1200장 분량이었고, 나머지 그룹도 34회 1700장이 넘는 방대한 규모입니다. 그간 산업부 기자들의 취재 소감과 애환을 들어 봤습니다. -오너 일가의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에 대한 반발은 중견 그룹도 4대 그룹 못지 않았습니다.T그룹은 처음부터 “회장님 면담 불가, 가족도 노출 불가”라며 완강히 버텼습니다.“어차피 나갈 기사니 줄 것은 주자.”는 참모의 진언에 “턱도 없는 소리”라는 불호령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딱딱하던 총수도 막상 기사가 나오자 서울신문 가판을 여러부 들고 퇴근했다고 합니다. -취재 초기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던 모 그룹도 막판에는 회장 동생이 기자를 직접 찾아와 집안 이야기를 비교적 상세히 털어놨습니다. -‘크렘린’ 같기로는 식음료회사인 N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창업주 일가 기사를 취재한다는 보고를 했다가 홍보담당 임원이 회장에게 엄청난 질책을 당했다고 합니다. 겨우 바깥에서 활동하고 있는 막내 사위와 연결이 돼 가계도 ‘얼개’를 그리고, 수차례 ‘단골식당’을 찾은 끝에 막내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가계도 완성에만 3개월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끝내 오너일가의 반대로 가족사진은 확보할 수 없었습니다.57회 연재하는 동안 가족사진 없이 나간 경우는 처음입니다. 식음료회사는 소비자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오너가 좀더 세상에 떳떳이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삼부토건의 경우 오너의 아들인 조시연 이사와 개인적으로 술자리도 몇번 같이 하는 등 친분이 있어 ‘땅짚고 헤엄치기’식 취재가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취재를 시작할 때 최대한 협조해주겠다고 약속한 그가 약속을 뒤집었습니다. 조 이사의 형이 과거에 지병으로 사망했는데 집안 얘기가 공개되면 장자의 사망 내용도 다뤄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오너 가슴에 다시 한번 못을 박는다는 것이었죠. -한 집 걸러 이혼 부부가 속출하는 세태는 재벌가에서도 일어났습니다. 집안마다 한두 쌍의 이혼은 기본이었고 A그룹은 2남2녀 중 두 딸이 모두 이혼했는데 그중 한 명은 두 차례나 내로라하는 집안과 이혼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이혼 부부가 자녀를 뒀는데 그들의 혼기가 찼을 경우에는 혼사 문제를 고려해 이혼은 했지만 여전히 부부로 이름을 올려달라는 주문이 많았습니다. 반면 이혼은 했지만 자녀가 어리거나 없다면 아예 혼인 사실 자체를 언급하지 말아달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반면 B그룹 회장의 경우 일찌감치 이혼했지만 새로 만난 부인에 대한 사랑이 깊어서인지 현 부인 사진에 대해 까다롭게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돈이 많다보니 형제가 분란을 겪은 그룹도 적지 않았습니다. A그룹 총수는 분쟁 이후 사과를 받았냐는 질문에 “우리 형님이 그렇게 말할 분이 아닙니다.”고 반박했고, B그룹 총수는 ‘여전히 내가 적통인데 형님이 내 자리를 차지했다.’는 뉘앙스가 짙었습니다. 형제간 계열분리된 C그룹은 서로 왕래가 없을 뿐 아니라 소식도 모르고 지내는 것 같아 뒷맛이 씁쓸했습니다. 형제간 불화설이 나돌던 D그룹은 “절대 그런 일 없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6개월만에 불화설이 사실로 확인돼 관계자들을 머쓱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산업부 ukelvin@seoul.co.kr
  • [수도권플러스] 노원구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서울 노원구(구청장 이기재)는 다음달 15일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러시아 크렘린 발레단을 초청,‘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을 상연한다. 크렘린 발레단은 러시아의 대표적 발레단 중 하나로 고전 발레에서부터 현대 발레까지 다양한 발레를 선보이고 있다. 예매는 회관 홈페이지(art.nowon.seoul.kr)에서 할 수 있으며, 관람료는 R석 9만원,S석 8만원,A석 7만원이다. 문의 (02)3392-5721∼5.
  • ‘바이칼’이 위험하다

    ‘바이칼’이 위험하다

    나날이 격화되는 에너지 확보 경쟁이 지구촌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지구의 허파’ 아마존강에 이어 이번엔 북반구의 마지막 청정지대로 꼽히는 바이칼 호수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중앙아시아의 바이칼호수 인근을 관통하는 대규모 송유관 건설 프로젝트가 최근 러시아 정부 산하 환경감시기구의 승인을 얻음에 따라 상반기 중 공사 착수가 가능해졌다고 8일 보도했다. ●아시아 시장 원유공급 위한 대역사 프로젝트는 러시아 정부가 최근 국제 석유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중국과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에 원유를 공급할 목적으로 국영 파이프라인 기업인 트랜스테프트와 함께 수년 전부터 구상해온 것이다. 송유관은 동시베리아에서 시작해 중·러 국경지대를 거쳐 연해주까지 장장 4000㎞에 걸쳐 이어진다. 예정대로 완공되면 2009년부터 하루 160만배럴의 원유를 중국과 한국 등에 공급하게 된다. 문제는 송유관이 통과하는 지점이 바이칼 호수와 불과 8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바이칼 호수는 세계에서 수심이 가장 깊은 담수호다. 수량이 빙하를 제외한 전세계 담수량의 20%나 된다. 세계에 하나뿐인 민물표범과 100여종의 토종 동물이 서식하는 까닭에 10년 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환경재앙 우려” 처음엔 국가자원부도 반대 환경운동가들은 송유관이 파괴되면 생태계의 보고인 바이칼 호수에 돌이킬 수 없이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주무부서인 러시아 국가자원부와 프로젝트를 심의한 환경기구도 처음엔 이 지역에 빈번한 지진피해를 우려해 반대했다. 하지만 아시아 원유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크렘린의 강력한 의지가 확인되면서 입장을 뒤집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송유관 사업에 자금을 대는 미국과 유럽, 일본의 은행들에 재정지원 중단을 호소하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국영 파이프라인회사 트랜스테프트의 사이먼 바인시토크 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바이칼호수 인근을 지나는 파이프라인을 3배 이상 두껍게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젝트에 반대하는 환경단체들을 향해 “중국의 러시아산 석유 확보를 두려워하는 국외 세력들에게 조종당하고 있다.”고 맹비난 했다. ●‘지구의 허파’ 아마존도 위험 환경단체들은 국가간 자원확보 경쟁이 ‘에너지 안보’를 표방하는 민족주의적 열정과 결합, 생태계 파괴에 면죄부를 남발하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남미에서는 지난 1월 베네수엘라와 브라질, 아르헨티나 3개국 정상이 아마존 밀림지대를 관통하는 8000㎞의 가스관 건설에 합의하면서 환경파괴 논란이 가열됐다. 가스관 프로젝트는 에너지를 매개로 남미 대륙을 정치·경제적으로 통합하려는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정치적 구상에 의해 마련됐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가스관이 지나는 아마존 열대우림에 심각한 피해를 유발할 것”이란 환경운동가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해 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남양유업 홍두영 명예회장家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남양유업 홍두영 명예회장家

    기업설명회에 전혀 관심이 없는 회사, 돌다리를 몇 번씩 두들겨보고도 건너지않는 보수적 경영, 창업주 얼굴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회사…. 남양유업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자사의 우유와 유제품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라도 기업과 창업주에 대해 더 많이 알려야 한다. 하지만 이 회사의 창업주는 ‘크렘린’처럼 베일에 가려져 있다. 남양유업을 창업한 홍두영(87) 명예회장은 한국 낙농업의 대부로 통한다. 홍 명예회장은 40여년간 한국 낙농산업의 기반을 조성하고 좋은 유제품을 만들기 위한 외길을 걸어왔다. 홍 명예회장은 지난달 2일 타계한 김복용 매일유업 회장과 곧잘 비교된다. 두 기업 창업주는 나이가 비슷하고 이북 출신이라는 점 등 공통점이 많다.‘짠돌이’ 경영도 닮았다. 우유·조제분유·발효유·치즈·음료 등의 제품군도 상당히 겹치면서 ‘모방과 카피’ 논란도 많다. 연 매출액도 8000억원대로 엇비슷하다. 여러면에서 두 회사는 ‘물고 물리는’ 숙명적인 관계다. 남양유업의 대표이사 3명 가운데 한 명인 창업주 홍 명예회장은 국내 최고령 최고경영자(CEO)이다.1919년 1월7일생이다. 남양유업이 창립된 1964년 이후 43년째 대표이사와 사장, 회장, 명예회장 직위를 줄곧 지키고 있다. ●영변 지주의 장남 홍두영 명예회장은 평안북도 영변군 영변면 서부동에서 홍재영씨와 최점숙씨 사이에서 맏아들로 태어났다. 부친이 영변에서 손꼽히던 지주여서 어린시절을 유복하게 보냈다. 홍 명예회장은 일제시대인 1944년 일본 와세다 제1고등학교를 마치고 바로 와세다대에 진학, 불어불문학과를 마쳤다. 홍 명예회장은 자신에 대해 말하기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어서 어릴적 행적이 거의 알려진 게 없다. 일본에서 귀국한 27세의 청년 홍두영은 어수선하던 광복 정국에서 고향 영변의 숭덕여자중학교에서 잠시 교편을 잡았다. 교사 생활을 하던 1947년 5월 같은 영변 출신의 열살 아래인 지송죽(77)씨와 결혼, 가정을 꾸렸다. 하지만 김일성 정권이 일본에서 대학을 다닌 엘리트 가정을 내버려 둘 리 없었다. 홍 명예회장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4 후퇴 때 가족과 홍선태(작고) 전 남양산업 대표 등 동생을 데리고 월남했다. ●배고픈 아이들 때문에 유업에 손대 홍 명예회장의 첫 사업은 경험 부족 등으로 실패했다. 종전 이듬해인 1954년 부산에서 비료를 수입하는 ‘남양상사’를 일으켰다. 회사가 안정적인 궤도에 들어서는 듯했지만 62년에 화폐개혁이란 뜻밖의 복병을 만나 8년만에 모든 재산을 날려버렸다. 일각에서는 당시의 충격이 너무 심해 ‘돌다리를 두드려보고도 건너지 않는’ 소심증과 같은 마음의 병이 생겼다는 말도 한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홍 명예회장은 신문이나 TV를 통해 남 앞에 나서는 것을 지나치다싶을 정도로 꺼린다.”며 “경기단체 회장직 제의도 많았지만 다 물리쳤다.”고 말했다. 첫 사업 실패 이후 홍 명예회장의 보수적 경영이 시작됐으며, 큰 아들 홍원식(56) 회장에 대한 경영수업이 다른 기업보다 일찍 시작됐다. 홍 명예회장이 사업 재기를 꾀하기 위해 선택한 것은 분유였다. 비료 수입업에 종사하던 그는 1963년 선진 외국 출장길에서 분유사업을 눈여겨 봐뒀던 것. 분유를 마음껏 먹고 있던 외국 아기의 모습을 본 그에게 한국전쟁 직후 먹을 게 없던 고국의 아이들 얼굴이 떠올랐던 것으로 짐작된다. 고국으로 돌아온 홍 명예회장은 64년 3월 13일 남양유업을 설립했다. 당시 정부는 ‘보릿고개’를 해결하고 농민들의 소득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낙농사업에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홍 명예회장은 영변의 지주 아들이어서 낙농업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뚝심으로 밀어붙였다.1965년 11월 충남 천안에 제1공장을 짓고 자가생산 체제에 들어갔다. ●한 때는 아들, 부인까지 경영에 관여 충남 천안 공장부지가 금광터였기 때문이었을까. 지난 67년 1월10일 출시된 유아용 제조 분유인 남양분유는 ‘대박’을 터뜨렸다. 이어 77년에는 유산균 발효유인 남양 요구르트를 개발, 히트 브랜드 대열에 합류시켰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출연료 1억원을 주고 축구선수 차범근을 광고 모델로 내세웠다.78년 유업계 최초로 기업을 공개하고 주식을 상장했다. 회사가 커지면서 가족 모두 팔을 걷어붙였다. 장남 홍원식 회장이 회사일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연세대 경영학과 재학 중이던 73년부터 종종 회사에 나와 가업을 도왔다. 강의가 끝난 뒤에는 회사에 달려와 입출금 전표를 끊는 등 경리업무를 봤다.74년 기획실 부장을 시작으로 경영수업에 들어갔다.77년 이사,79년 상무,80년 전무,88년 부사장을 거쳐 지난 90년 4월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가 2003년 회장으로 물러났다. 그는 90년대에는 불가리스, 아인슈타인우유, 아기사랑秀,E-5, 위풍당당 동충하초 등을 내놓으며 남양유업이 성장가도를 달리게 했다. 회사가 성장 엔진을 필요로 하던 80년 9월 둘째 아들 홍우식(53) 서울광고기획 사장도 남양유업에 합류했다.85년 8월까지 남양유업 과장을 지냈다. 남양유업이 성장가도를 달릴 80년대 초반 큰아들 홍원식 회장과 둘째 아들 홍우식 사장이 모두 힘을 합쳤다. 홍 명예회장의 부인 지송죽씨도 한때 남양유업의 감사로 근무했다. 남양유업이 최근 곧잘 내세우는 ‘친인척 경영 참여 금지’는 그 당시에는 해당되지 않았다. 창업주 홍 명예회장은 당시 90년 4월 회사 최고경영자 자리를 홍원식 회장에게 물려주면서 회사 운영에 관해 두 가지 금기사항을 가르쳤다.‘기업인으로서 정치에 참여하지 말 것’과 ‘부동산 투기를 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고 전한다. 홍 회장뿐만 아니라 기업인이면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사항이다.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홍 회장은 30년 가까이 남양유업에서 근무한 덕분에 누구보다 회사 사정에 밝았다. 홍 회장은 지난 99년 10월 덴마크 왕실로부터 ‘영예로운 메달’을 받았고,2001년 7월 무차입 경영과 축산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제25회 전국경영생산성촉진대회에서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43년째 남의 건물을 사옥으로 지난 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위기 당시 대기업마저 자금난에 휘청거릴 때 남양유업은 오히려 20% 이상의 성장을 이뤘다. 대표적인 소매업종으로 불황을 잘 타지 않는 데다 기업 규모보다도 ‘브랜드 파워’가 강한 까닭이다. 게다가 98년 11월 그동안 상업·조흥·신한은행에 남아 있었던 180억원의 은행차입금을 모두 갚았다. 부채 비율을 167%에서 0%로 떨어뜨렸다. 회사는 당시 보도자료에서 ‘무차입(無借入) 경영의 원조’라고 공식 선언했다. 현재는 4700억여원을 확보,1만%의 사내유보율을 자랑한다. 이로 인해 상당한 금융소득도 올리고 있다. 이같은 남양유업의 성공은 창업주 홍 명예회장의 독특한 철학인 ‘4무(無)’경영에 바탕을 두고 있다.4무는 돈을 빌려쓰지 않고(무차입), 노사분규가 없으며(무분규), 친인척이 개입하지 않으며(무파벌), 자기 사옥이 없는(무사옥) 경영을 말한다. 인사에서의 투명성도 줄곧 강조된다. 오너의 친인척은 회사에 발붙이지 못하며, 파벌 형성 또한 용납되지 않는다. 홍보와 마케팅을 총괄하는 성장경 상무는 “남양유업에는 자연스럽게 인사청탁을 하는 사람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사옥도 없다.43년째 남의 건물에 세들어 살고 있다. 현재는 서울 중구 남대문 대일빌딩을 빌려쓰고 있다.1000억원이 넘는 시설투자를 하고 종업원이 3000명이 넘는 기업이지만 임원은 단 9명에 불과하다.43년간 단 한차례도 노사분규가 발생하지 않았다. 남양유업은 목장주들에게는 지독할 정도로 품질검사가 깐깐한 회사다. 그러나 원유값 만큼은 현금으로 결제하고, 결제기일도 정확하게 지키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목장주들이 거래하기를 가장 선호하는 회사로 통한다. 제품의 다양화는 추진하지만 사업의 다각화는 철저하게 배격하고 있다. 우유 캔을 만드는 회사나 낙농가를 위한 사료공장 등을 세우자는 내부 의견도 많았다. 그러나 전공을 벗어나는 사업에는 눈을 돌리지 않는다는 게 지금까지의 방침이다. 식품 분야 세계 최고가 되기까지는 절대로 한 눈 팔지 않겠다는 창업주 홍 회장의 경영 철학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홍 회장은 지난 2003년 11월 대표이사 사장에서 물러나고 최대주주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홍 명예회장은 박건호 대표이사 부사장, 김승수 대표이사 전무 ‘3두마차’ 경영체제를 확립해 오고 있다. 홍 회장은 그러나 경영에 무관심하지는 않다. 회사에 사무실을 두고 거의 매일 출근을 하면서 중요 사항을 직접 결정할 만큼 경영에 깊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명예회장도 가끔씩 회사에 들르곤 한다. 남양유업과 거래하는 회사의 한 관계자는 “남양유업이 1억원 이상의 경비를 지출할 때는 오너가 반드시 결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에 따라 남양유업의 의사 결정이 경쟁 기업에 비해 많이 늦다.”고 말했다. 홍 명예회장은 부인 지송죽씨와의 사이에서 3남2녀를 두고 있다. 하지만 회사 직제상 경영에 참여하는 이는 창업주 홍 명예회장 자신뿐이다. 큰아들 홍원식 회장은 최대 주주로 남아있다. 자본금 44억 3300여만원인 남양유업의 지난해의 정확한 매출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2004년의 매출은 7729억 8400만원에 당기순익은 427억 9400만원에 이른다. 홍원식 회장은 19.44%(13만 9964주)의 지분을 가진 최대 주주다. 홍 명예회장은 7.63%(5만 4907주)를, 홍원식 회장의 부인 이운경(54)씨는 0.89%(6400주)를 보유하고 있다. 둘째 아들 홍우식 사장이 0.63%(4568주), 셋째 아들 홍명식(46) 사까나야 사장은 0.4%(2908주)씩 갖고 있다. 홍두영 명예회장의 처남댁 김정선씨가 이색적으로 0.16%(1168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막내딸 홍영혜(44)씨는 지난해 초 장내에서 2612주를 매도, 지분율이 0.45%(3208주)에서 0.08%(587주)로 낮아진 것이 눈에 띈다. 특히 미국 투자회사 안홀드 앤드 에스 블라이흐뢰더가 15.90%(11만 4448주)를 보유하는 등 외국인들이 눈독을 들이는 회사다.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은 23.74%에 이른다. 남양유업의 주식 거래가 극히 부진해 한때 상장폐지 위기까지 내몰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소액주주를 무시하며 경영권 방어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내년도 매출 목표는 1조원으로 잡고 있다. ●평범한 집안과 결혼 창업주 홍 명예회장의 자녀 혼맥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다만 큰 아들 홍원식 회장은 지난 76년 고려해운 창업주 이학철(작고) 회장의 장녀 이운경(54)씨와 화촉을 밝혔던 것이 눈에 띌 정도다. 홍 회장은 이동찬(84) 코오롱그룹 회장 가문과도 연결된다. 이동찬 회장의 셋째딸 이혜숙(54)씨가 고려해운 이 회장의 장남인 이동혁(59) 고려해운 회장과 결혼한 까닭이다. 홍원식 회장은 부인 이운경씨와의 사이에서 진석(30), 범석(27)씨 두 자녀를 두고 있다. 이씨는 사회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을 통한 남양유업의 3세 승계가 어떻게 이어질지도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004년 말 홍 회장은 어머니 지송죽 전 감사로부터 주식 2만 108주(2.79%)를 모두 물려받았다. 이를 두고 형제간에 사이가 소원한 게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았다. 둘째 아들 홍우식씨는 남양유업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 광고회사 서울광고기획 사장을 맡고 있다. 홍 사장은 지난 71년 서울고교와 76년 연세대를 거쳐 83년 미국 산타클라라대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해군 중위 출신인 홍 사장은 지난 79년 8월 한국IBM을 거쳐 지난 80년 9월부터 85년 8월까지 남양유업 과장을 지냈다. 남양유업내에 있던 광고 부문을 들고나와 부친의 우산에서 독립했다. 홍 사장은 지난 85년 8월 서울광고기획의 상무,88년 전무,90년 부사장을 거쳐 93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지난 1980년 설립된 서울광고기획은 2004년 총 취급고가 626억원으로 업계 17위였다. 주요 광고주로는 남양유업을 비롯해 태영·보령제약·보령메디앙스·BYC, 씨엠에스 천재교육·하선정종합식품 등이 있다.2005년도의 매출 목표는 900억원이지만 정확한 매출은 알려지지 않았다. 홍 사장은 지난 81년 5월 최수진(49)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연년생인 자녀 인석(24), 서현(23) 등 1남1녀를 두고 있다. 지난 72년 이름을 춘애에서 수진으로 바꾼 최씨 역시 별다른 사회 활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녀 영서(52)씨는 이교현(57)씨와 결혼, 수경·수영(25) 쌍둥이와 정호(18)군을 두고 있다. 홍 명예회장의 큰사위 이교현씨 가족은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이씨는 개인사업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셋째 아들 홍명식(46) 사까나야 사장은 연봉이 1억원을 웃도는 외환 딜러직을 떠나 음식점 8개를 운영하고 있다. 요리에 관심이 많은 그는 서울파이낸스센터 지하 2층에 회전초밥 전문점 사까나야 등 6개의 지점을 두고 있으며, 한정식집 돈후이 등을 운영하는 외식업 사장이다. 홍 사장의 이력은 다채롭다. 용산고와 연세대를 거쳐 지난 87년 미시간대에서 MBA를 땄다.1987년부터 JP모건체이스 은행 등에서 12년동안 근무한 금융통.99년 인터넷서점 ‘예스24’를 공동 창업해 한세실업에 매각되기 전인 2003년 5월까지 부사장으로 재직하기도 했다.6개 사까나야와 돈후이 등의 전체 매출액이 100억원대에 이르는 등 외식재벌 반열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외식업종으로 변경한 홍 사장은 지난해 초 인터넷 의류 쇼핑몰인 블루피치를 운영하는 김현정(40)씨와 결혼해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김씨는 고려대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사장은 전처에게서 효정·희정(19) 등 일란성 쌍둥이 자녀를 두고 있다. 홍 사장은 쌍둥이 자녀 외에도 동근(13)군을 두고 있다. 이들은 모두 싱가포르에서 공부하고 있다. 막내딸 홍영혜씨(44)는 지난 90년 영국 웨일스개발청의 황재필(44) 한국사무소장과 결혼, 하나(17)양과 승현(11)군을 두고 있다. 영혜씨는 경희대 작곡과를 졸업한 재원. 서울 양정고를 마치고 연세대를 다니다가 미국 조지아주립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황씨는 지난 86년 주한 영국대사관 부상무관을 거쳐 89년부터 영국 웨일스개발청 한국사무소장을 맡고 있다. 황씨의 부친은 헌병차감을 지냈던 황태섭(작고)씨다. 황씨는 86년 연세대 어학당에서 홍씨와 얼굴을 익혔다. 이들은 홍씨의 올케 소개로 사귀다가 이듬해 결혼에 골인했다. chuli@seoul.co.kr ■ 우량아 선발대회 아시나요 남양의 대표적인 성장 엔진으로는 1971년 시작된 ‘전국우량아 선발대회’를 들 수 있다. 자라나는 2세의 건강과 체격 향상을 일깨워주기 위해 마련된 일종의 사회 공헌 행사였다. 첫 대회에는 영부인 육영수 여사가 참가했고 아기와 엄마 등 수상자를 청와대에 초청, 오찬을 할 정도로 관심이 깊었다. 변변한 행사나 이벤트가 없던 당시로는 전 국민이 참여하는 큰 행사였으며, 현재까지 많은 사람들이 당시 행사를 기억하고 있다. 우량아 선발대회는 창업주 홍두영 명예회장이 아이디어를 냈다. 아기 엄마라면 누구나 자기 아기를 우량아로 키우고 싶다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에, 전국에서 토실토실한 아기들이 구름떼처럼 모여 들었다.24개월 미만의 아기들이 지방 예선을 거쳐 결선을 겨뤘다. 제1회 전국 최우량아는 춘천에 사는 한영만 아기(69년 11월생)로 발육상황은 키 85㎝, 몸무게 13㎏, 머리둘레 50㎝, 생후 11개월부터 걷기 시작했으며 모유와 우유를 함께 먹였고 과일즙, 달걀 노른자 반숙 등을 간식으로 먹였다고 한다. 튼튼하고 건강한 아기의 대명사인 우량아 선발대회는 84년 제13회 대회까지 계속됐다. 이후 92년부터 임신육아교실로 바꿔 진행되고 있다. 출산율 저하를 막기 위해 새내기 주부들에게 올바른 출산 정보 전달에 힘쓰고 있다. 연간 1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들여 전국에서 250회 이상 연다. 특히 산부인과·소아과·피부과·한방 분야의 권위있는 전문의들이 나와 임산부들에게 이해하기 쉽고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저출산이라는 사회적 숙제를 풀기 위한 남양의 또 다른 사회 공헌활동이다.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최용규 차장 이기철·강충식·주현진·류길상·김경두·서재희 기자
  • ‘멀티’의 펩시>‘한우물’ 코카

    1995년 한국에선 맥주의 ‘대명사’ OB가 하이트를 앞세운 조선맥주에 1위를 내줬다.35년 만이다.2001년 일본에선 아사히맥주가 신제품 ‘슈퍼드라이’를 내세워 48년 만에 기린맥주를 제쳤다.1등 기업의 ‘브랜드 파워’에 밀려 수십년간 2위에 머물렀던 이들의 역전 뒤안에는 가격이나 마케팅이 아닌 ‘웰빙’이 있었다. 코카콜라(코카)와 펩시간 30년 ‘콜라 전쟁’의 승부처도 콜라가 아니었다.‘잘 먹고 잘 살자.’는 웰빙이었다. 세계적으로 웰빙이 휩쓴 자리엔 탄산음료의 ‘대명사’ 콜라가 없었다. 게토레이를 비롯한 스포츠기능성 음료와 과일 천연주스 등이 콜라의 자리를 대신 채웠다. 다양한 제품군을 거느린 펩시는 ‘웰빙 바람’을 타고 순항한 반면 콜라로 무장한 코카는 ‘웰빙 파고’에 휩쓸렸다. 펩시는 지난 8일(미국 현지시간) 2005년 4·4분기 순이익이 11억 1000만달러(주당 65센트), 매출은 101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코카보다 순이익(8억 6400만달러·주당 36센트)은 28%, 매출(55억 5000만달러)은 82%가량 앞섰다. 이로써 펩시는 순이익과 매출액, 시가총액 등 경영 전 부문에서 코카를 따돌렸다. 무려 100여년 만이다. 시가총액은 지난해 12월12일(펩시 984억달러, 코카 979억달러) 이후 갈수록 격차를 벌이고 있다. ●‘여러 우물 VS 한 우물’ 펩시와 코카의 경영 전략은 사업 다각화와 한 우물 파기로 요약된다. 펩시가 코카를 이긴 계기는 90년대부터 콜라 의존도를 계속 줄인 덕분이다.‘웰빙 시대’를 맞아 발빠르게 사업다각화에 나서는 등 순발력이 뛰어났다. 반면 코카는 자만심과 브랜드 파워에 너무 의존한 것이 화를 불러왔다. 펩시는 탄산음료가 비만의 한 원인으로 알려지면서 다양한 종류의 음료와 스낵을 아우르는 식품회사로 변신했다. 전체 매출에서 콜라를 포함한 탄산음료의 비중을 20% 내외로 줄였으며, 대신 과일주스(트로피카나)나 생수, 게토레이 등으로 제품 다각화에 나섰다. 또 탄산음료의 판매 개척을 위해 피자헛과 KFC 등 외식업체와도 손을 잡았다. 여기에 도리토스 등을 생산하는 펩시의 스낵 브랜드 ‘프리토레이’의 폭발적 성장도 한몫했다. 펩시는 미국 스낵시장에서 60%를 장악하고 있다. 반면 코카는 전체 매출액의 80%가 탄산음료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탄산음료 매출을 늘리기 위해 마케팅에 무려 4억달러를 투자했다. ●코카의 갈림길 코카 경영진의 ‘무기력’도 입에 오른다. 미국 애틀란타에 있는 코카 본사는 크렘린에 비교된다. 코카의 이사진도 최고경영자(CEO)와의 마찰이 많기로 유명하다. 펩시보다 먼저 스낵업체인 퀘이커를 인수키로 했지만 코카는 이사회 반대로 무산됐다. 네빌 이스델 회장이 2004년 초 코카의 CEO로 취임한 이후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주가는 20% 이상 하락했다. 코카의 악재는 경영진 외에도 글로벌 경영을 펼치면서 빚은 ‘안티 코카’도 있다.6년간 유럽연합(EU)과 벌였던 반독점소송에 이어 지난해는 멕시코로부터 680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당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신현암 연구원은 “시대를 읽지 못한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과 세계 곳곳에서 맞은 악재들이 겹치면서 코카가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코카가 앞으로 웰빙 파고를 넘어 회생의 발판을 마련한 맥도널드의 전철을 따를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진진하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20세기 정상들 ‘크렘린 파티’

    ‘옐친 생일은 20세기 정상들의 잔치?’ 한 때 세계를 호령하던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1일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초대 대통령의 75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스크바의 크렘린 궁에 모였다. AP통신은 이날 생일 축하연에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 레오니드 쿠츠마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로루시 대통령 등 각국의 옛 정상들이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현 대통령뿐만 아니라 20여명의 주지사와 정부 각료, 의회 의장 등 200명이 퇴임한 지 6년도 지난 옐친 전 대통령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다. 대통령 집무실에서 생일 축하연은 푸틴 대통령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물론, 전·현직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서로의 업적을 치켜 세우는 이심전심도 한몫했다. 푸틴 대통령은 31일 내외신 합동기자회견에서 “당신(기자)들은 초대 대통령의 활동을 마음대로 평가할 수 있겠지만 옐친 대통령은 러시아 국민들에게 자유를 가져다 줬다.”고 극찬했다. 옐친 전 대통령도 푸틴에게 화답했다. 옐친 전 대통령은 “퇴임을 앞두고 지성, 의지, 인간미 등 정치인이 가져야할 세가지 덕목을 갖춘 푸틴과 같은 젊은 정치인을 찾았다.”라고 강조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월드이슈] 우크라-러 흑해분쟁

    [월드이슈] 우크라-러 흑해분쟁

    2004년 ‘오렌지 혁명’으로 촉발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악화되고 있다. 천연가스 분쟁에 이어 이번엔 크림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러시아 해군의 임대료 문제가 불거졌다. 서방언론들은 최근 두 나라의 갈등을 19세기 러시아와 서방연합군이 벌인 전쟁에 빗대 ‘제2의 크림전쟁’이라고 부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분쟁을 크림반도와 흑해의 지배권을 둘러싼 ‘러시아 대 서방’의 대결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세바스토폴에 대한 1997년 협약을 파기한다면 치명적인 결과가 빚어질 것이다. 이것은 ‘새로운 크림전쟁’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천연가스 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말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의 폭탄발언이 양국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그의 발언은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 항구에 주둔중인 러시아 흑해함대의 기지 임대료를 4배로 올려 받겠다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방침이 보도된 직후 터져나왔다. 크림전쟁은 1854년 크림반도와 흑해의 지배권을 둘러싸고 ‘동방제국’ 러시아와 영국·프랑스·터키의 ‘서방 연합군’이 벌인 전쟁이다. 러시아는 가스값 인상요구에 기지임대료 카드로 맞선 우크라이나를 향해 ‘전쟁위협’에 가까운 최후통첩을 날린 셈이다. ●‘가스분쟁’ 이어 ‘흑해분쟁’ 그러나 우크라이나도 물러서지 않았다. 지난 14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해군과 공동으로 사용하던 얄타 해변의 등대를 실력으로 ‘접수’했다. 러시아는 “등대를 강탈당했다.”면서 맹비난했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크림반도의 항해시설을 불법으로 쓰고 있다.”고 맞섰다. 다음달 중순 양국간 회담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갈등은 물리적 충돌로까지 번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두 나라 모두 이번 기회에 ‘세바스토폴 문제’를 담판 짓고 가겠다며 벼르고 있다. 인구 40만의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에는 현재 30척이 넘는 러시아 군함이 정박해 있다. 주둔중인 러시아 해군만 1만 4000명이 넘는다. 1991년 소련이 무너지고 흑해함대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분할 배속된 뒤에도 러시아 해군의 주둔엔 별 문제가 없었다. 두 나라는 1997년 러시아가 1년에 9800만달러(약 980억원)의 임대료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20년 동안 세바스토폴 항구를 사용키로 협정을 맺었다. 하지만 2004년 ‘오렌지혁명’을 통해 집권한 빅토르 유시첸코 대통령이 친(親)서방 정책을 펼치며 러시아와 거리를 두자 갈등이 표면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미국 중심의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려는 유시첸코 정부에 세바스토폴의 러시아 함대는 가장 큰 걸림돌이었기 때문이다. ●“러시아함대가 나토 가입 최대 걸림돌” 러시아군을 축출해야 한다는 민족주의 세력의 지원을 업고 유시첸코 정부는 지난해 임대료 인상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흑해의 군사시설을 미국에도 개방하겠다는 계획을 흘리더니 7월엔 우크라이나 학생들이 러시아군이 통제하는 등대를 습격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연말 가스분쟁에서 최고조에 달한 두 나라의 갈등은 결국 이바노프의 ‘크림전쟁’ 발언으로까지 치달았다. 세바스토폴에서 밀려나면 러시아에는 치명적이다. 흑해 연안에서 그만한 천혜의 군항은 찾기 힘든 데다 200년 넘게 사령부가 주둔해 왔다는 상징성도 크다. 만일 미군이 주둔한다면 그야말로 송곳을 든 상대에게 턱밑을 내주는 형국이 된다. ●러시아 ‘세바스토폴 지키기’총력전 러시아는 3월의 우크라이나 총선에서 흑해함대 이슈가 전면에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의 인디펜던트지는 최근 “크렘린의 고위급 인사가 이 지역의 친러시아 세력을 규합하기 위해 현지에 급파됐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함대시설 유치지역에 대한 특별지원금도 약속했다. 러시아가 내심 기대하는 것은 이 지역의 친러시아 정서다.2세기 넘게 함대 사령부가 주둔했기 때문에 주민들 대부분은 스스로를 러시아인으로 여긴다.2004년 대통령선거 당시 유시첸코가 이 지역에서 얻은 득표율은 7%에 불과했다. 지역 공산당의 한 간부는 인디펜던트와 인터뷰에서 “주민투표로 국가귀속을 결정한다면 크림반도는 당장 러시아에 편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BBC는 러시아가 본토의 흑해연안에 세바스토폴의 대체지 물색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과거의 군사적 영광을 되찾으려 안간힘을 쓰는 러시아가 제정러시아와 소비에트 시대의 자랑거리인 이 ‘영웅적 도시´를 쉽게 포기할 것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총선 앞둔 우크라 정국 2004년 12월 ‘오렌지 혁명’으로 우크라이나 정치사를 갈랐던 승자와 패자의 희비가 오는 3월 총선을 앞두고 교차하고 있다. 러시아와의 천연가스 분쟁에 이어 ‘흑해 갈등’이 친(親)서방파를 제치고 친러시아파의 내각 장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기 때문이다.‘천연가스-흑해분쟁’으로 이어진 두 사건의 핵심에는 정치적 앙숙 관계인 두 인물이 있다. 그 주인공은 친서방파인 빅토르 유시첸코(사진 왼쪽) 대통령과 그와 맞붙었던 친러파 대선후보 빅토르 야누코비치(오른쪽). 두 라이벌의 정치적 지형은 1년여만에 역전됐다는 평가가 많다. 현재 유시첸코 대통령은 한마디로 사면초가다. 부패 스캔들, 경제 악화에 이어 러시아와의 천연가스 협상에서 실패한 책임마저 제기되자 지난 10일 의회는 내각해임안을 가결했다. 국민들도 협상결과에 분노하고 있다. 유시첸코 대통령에게 비수를 꽂은 해임안의 주인공도 정치적 동지였던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 친서방 노선에 함께 섰던 그가 등을 돌리자 유시첸코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반면 2004년 선거에서 패배한 야누코비치는 러시아지역당을 이끌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야누코비치가 총선 이후 구성될 새 내각의 총리를 임명하거나 그 자신이 총리에 오를 정도로 정치적 영향력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여론조사에서 야누코비치의 러시아지역당은 31%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유시첸코의 우리우크라이나당은 13%에 불과하다. 우크라이나 총선은 3월26일. 전체 450개 의석을 놓고 45개 정당이 맞붙지만 여소야대 상황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1월부터 의원내각제 국가가 됐다. 친러시아파가 오렌지 혁명을 누르고 재집권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 셈이다. 이럴 경우 우크라이나의 급격한 ‘서구화’노선엔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러시아와의 가스·흑해분쟁 역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역(逆)으로 우크라이나를 자국의 영향력에 두려는 러시아의 의도가 관철될지, 우크라이나가 탈(脫)러시아라는 정치적 독립을 이룰지는 여전히 불씨가 남은 가스분쟁과 흑해분쟁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러시아와의 분쟁이 우크라이나 민족주의를 자극, 의외의 결과를 낳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세바스토폴 어떤곳 “세바스토폴 요새의 모든 전선은 수개월 동안 비범하고 힘찬 생명들로 들끓었고, 수개월 동안 죽음이 교차됐다…. 그 세바스토폴 요새엔 더 이상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세바스토폴이란 지명이 익숙한 건 러시아 문호 레오 톨스토이 덕분이다. 그는 크림전쟁이 한창이던 1854년 세바스토폴 공방전에 참전한 뒤 불후의 단편 ‘세바스토폴 연작’을 남겼다. 원래 타타르인들의 근거지였으나 18세기 후반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2세가 군항을 건설한 뒤 세바스토폴이란 지명을 붙였다.1804년 러시아 흑해함대의 수비대가 설치됐다.1854년 크림전쟁 당시 러시아군은 영국·프랑스 연합군에 맞서 유명한 349일간의 농성전을 벌였다. 영국에서 ‘백의의 천사’ 나이팅게일이 파견된 것도 이 즈음이었다. 러시아혁명 직후 내전기에는 독일, 프랑스, 반혁명군에 점령됐다가 1920년 소련군에 탈환됐다.2차 세계대전 때는 250일간의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러시아 해군에겐 지중해로 진출할 수 있는 천혜의 부동항인 까닭에 소비에트 시절부터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다.1954년 우크라이나로 넘어왔지만 러시아인들이 4분의3을 차지하는 주민들은 아직도 러시아에 대한 귀속감이 강하다.1991년 우크라이나 독립 이후 러시아에서는 이 지역을 되찾아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주민들 다수가 과거 러시아 수병 출신이다. 따라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한 적대감도 강하다. 지난해 독일과 미국 전함이 정박했을 당시 주민들은 “세바스토폴, 세바스토폴, 러시아의 자랑스러운 수병들이여”란 노래를 부르며 항의시위를 벌였을 정도다. 우크라이나의 철수압력이 강화되면서 러시아에선 대체항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이 대두되기도 했다. 흑해 동쪽연안의 노보로시스크가 유력한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토요영화]

    ●헤어(EBS 오후 11시30분) 1960년대 미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영화로 만든 작품. 미국 청년 문화를 대표했던 히피 세대를 통해 당시 사회상을 짚어본 반전 뮤지컬이다. 65년부터 일어난 베트남전의 폭력성은 당시 미국 청년 문화를 통합하는데 중요한 기폭제가 됐고, 이에 대항하는 히피 문화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장발과 특이한 옷차림, 기존 제도나 가치관을 뒤집는 행동 등이 작품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60년대 체코 영화의 누벨바그를 이끈 밀로스 포먼 감독은 미국으로 망명한 뒤에도 걸작들을 연이어 만들었다.‘탈의’(1971),‘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1975),‘아마데우스’(1984) 등이 대표작. 최근에도 ‘고야의 유령들’의 개봉을 준비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미 오클라호마 시골 출신인 클라우드(존 새비지)는 입대를 앞두고 뉴욕 여행을 떠난다. 뉴욕에서 징병을 피해 도망 다니는 버거(트리트 윌리엄스)를 비롯한 히피들을 만난 클라우드는 그들과 우정을 나누며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된다. 클라우드는 또 우연히 만난 부잣집 딸 실러(비벌리 단젤로)와 사랑에 빠진다. 클라우드는 모두와 아쉬운 이별을 하고, 신병 훈련소로 향한다. 버거는 군인으로 변장한 채 클라우드가 있는 부대에 몰래 숨어든다. 버거는 클라우드를 부대 밖으로 잠시 내보내고 대신 신병 노릇을 하고, 클라우드는 실러를 만나 사랑을 나누게 된다. 그 사이 부대에는 갑자기 베트남 전출 명령이 떨어지게 되는데….1979년작.121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러브 오브 시베리아(MBC 밤 12시50분) 러시아가 만든 블록버스터 영화다. 당시로서는 러시아 최대 제작비인 4500만달러가 투입됐고, 시사회도 사상 최초로 크렘린 궁에서 치렀다. 강한 러시아 구호가 나오던 시절, 다분히 러시아를 선전하기 위한 작품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흥행과 호평을 동시에 받았다.94년 ‘위선의 태양’으로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상을 받았던 니키타 미칼코프 감독은 이 작품에서 알렉산드르 3세 역을 맡기도 했다. 1885년 모스크바행 기차에 탄 러시아 사관생도들은 아름다운 미국 여성 제인 칼라한(줄리아 오몬드)을 만난다. 제인은 미국 발명가가 고용한 로비스트. 동료들의 장난으로 제인 옆에 남게 된 안드레이 톨스토이(올렉 멘시코프)는 국경과 나이를 초월한 사랑을 느끼게 된다. 제인은 러시아 황제의 오른팔 레들로프 장군을 유혹하려고 사관학교를 찾았다가 안드레이와 다시 만나게 되고, 레들로프 장군의 연서를 대신 읽던 안드레이는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게 되는데….1998년작.179분.
  • 방송+금융 변신하는 ‘보수경영’

    방송+금융 변신하는 ‘보수경영’

    1990년대 초 대한민국 최고의 ‘황제주’였지만 PR나 IR에는 도통 관심이 없던 기업, 돌다리를 몇번씩 두들겨 보고 건너는 보수적인 풍토, 섬유업계의 소문난 ‘크렘린’, 남의 돈은 결코 쓰지 않는다는 무차입 경영, 내부유보율이 무려 2만 6000%나 되는 기업…. 국내 기업 가운데 ‘별종’으로 통하는 태광산업의 특징을 나열하면 대략 이렇다. 이런 기업이 요즘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 보수적인 색채를 접은 것은 아니지만 경영만큼은 앞서가고 있다. 변신을 주도하는 이는 2세 경영인 이호진(44) 회장이다. 태광산업 창업주인 고 이임룡 회장의 3남인 이 회장은 2004년 1월 회장에 취임한 이후 ‘확장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사양산업인 화섬업종의 돌파구로써 방송과 금융을 성장축으로 삼고, 이를 위해 쌍용화재 인수와 예가람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는 등 인수·합병(M&A)시장의 ‘큰 손’으로 나서고 있다. 이 회장은 1985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거쳐 뉴욕대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95년 흥국생명 상무를 거쳐 97년 35세의 나이로 태광산업 및 대한화섬 사장에 올라 화제가 됐다. 그는 당시 재계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가장 어렸다.2004년에는 외삼촌인 이기화 전 회장의 사퇴와 맏형인 이식진 전 부회장이 별세함에 따라 40대 초반에 태광산업 회장직을 승계했다. 그러나 이 회장이 자신만의 경영 색깔을 드러내기까지 난관이 적지 않았다.“은행 돈은 일요일과 토요일 오후에도 이자가 붙는다. 백만원 벌기는 힘들어도 백만원은 절약할 수 있다. 홍보가 왜 필요하냐, 우리만 잘하면 그만이지, 괜히 잘난 척할 필요가 없다.”로 대변되는 이임룡 선대 회장의 경영 방침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어렵게 사내의 낡은 철제 책상과 구닥다리 컴퓨터를 새 것으로 교체하고, 홍보실도 두는 등 일련의 조치들을 취했지만 외양의 변화가 있었을 뿐 뿌리깊은 기업 문화를 바꾸지 못했다. 특히 한때는 배타적인 ‘나홀로주의’로 동종업종 기업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했으며, 노조와의 관계 악화로 2001년에는 수천억원의 매출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광산업 임직원들은 서서히 새 경영자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사내에선 이 회장이 취임한 이후 가장 달라진 점으로 정책 결정이 빨라진 점을 꼽는다. 관계자는 “경영진이 젊어진 만큼 내부 결정이 빨라졌다.”면서 스피드경영이 자리잡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 회장이 가장 관심을 쏟고 있는 분야는 방송과 금융. 갈수록 위축되는 사세를 키우기 위해 금융과 방송을 차세대 ‘먹을 거리’로 선택하고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태광산업의 현금동원 능력은 1조 5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태광산업은 현재 금융계열사로 흥국생명과 태광투자신탁운용을 두고 있다. 또 전국 119개 케이블TV 방송국(SO) 가운데 27개사를 보유해 26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최근엔 우리홈쇼핑 지분 19%를 매입해 1대 주주인 경방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사내에선 이 회장을 다재다능하고 젠틀한 CEO로 평한다. 스포츠 마니아인 데다 음악과 미술 등에도 관심이 많다. 직원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릴 정도로 친화력이 뛰어나다. 이 회장은 롯데그룹 신씨가(家)의 사위다. 신격호 롯데 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회장의 맏딸인 유나씨와 결혼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클릭이슈] 러-우크라이나 가스분쟁

    |파리 함혜리특파원|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수출을 한때 중단하면서 유럽에서는 새해 벽두부터 에너지 위기감이 고조됐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인 가즈프롬이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에 공급하는 천연가스 물량을 당초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밝힌 뒤 진정국면을 맞고 있지만 이번 사태는 ‘자원전쟁’을 예고하는 서곡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러, 新냉전시대 무기로 가스 사용” 가즈프롬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값을 1000㎥당 50달러에서 유럽 시장가격인 230달러로 대폭 올리겠다는 인상안을 제시했다. 러시아는 가스값 인상에 정치적인 동기는 없으며 시장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유럽언론들은 이번 사태를 에너지 전쟁의 시작으로 간주하며 러시아의 조치를 강하게 비난했다. 프랑스 르몽드는 3일자 사설에서 21세기의 에너지 전쟁이 시작됐다고 단언했다. 급격한 인상은 지난해 우크라이나의 ‘오렌지 혁명’과 친(親)서방 성향인 빅토르 유시첸코 대통령 선출에 대한 경제적 보복 조치라는 해석이 설득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러시아가 가스 파이프라인을 새로운 냉전시대의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시장경제라는 이름으로 약소국에 경제적 압박을 가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러시아의 이번 조치는 장기적으로 크렘린의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도 “러시아가 미국 일본 등과 대등한 수준에서 지도적 위치를 유지하려면 그에 걸맞게 행동해야 한다.”고 러시아의 조치를 비난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경제적 보복을 취하려는 러시아의 벼랑끝 전술이 먹힌다면 다음에도 같은 방법을 취할 것”이라며 “유럽은 러시아에 강력한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원전쟁의 첨병 가즈프롬 가즈프롬은 전세계 가스 자원의 16%, 가스생산의 2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가스회사로 갈수록 치열해지는 에너지자원 전쟁에서 러시아의 첨병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2004년 가즈프롬의 지분 50% 이상을 확보해 국유화한 뒤 그외의 주식에 대해서는 지난해말 외국인에게 시장거래를 허용했다. 최근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를 자사가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북유럽가스관’ 컨소시엄의 회장격인 감독위원회 의장으로 영입했던 가즈프롬은 이번에 우크라이나, 그루지야, 몰도바 등 주로 러시아에 반대해 온 주변국가들에 대한 가스값 인상을 결정해 에너지 자원이 패권행사를 위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공급을 멈췄는데도 우크라이나 가정에서 가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유럽행 가스를 빼돌린 것”이라며 압박하고 있고,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EU)이 중재에 나서줄 것을 바라고 있다. ●유럽, 에너지 수입원 다변화 모색절실 이번 사태로 에너지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된 유럽 국가들에서는 에너지 수입원 다변화 전략을 서둘러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원유나 천연가스를 대체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들은 국내에서 사용하는 천연가스의 25%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대부분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가스관으로 공급받고 있다. lotus@seoul.co.kr
  • [국제플러스] 푸틴 보좌관 ‘경제 통제정책’ 항의 사임

    권위주의를 강화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해온 안드레이 일라리오노프(44) 대통령 경제보좌관이 27일 사임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일라리오노프는 “(푸틴이 집권한) 6년 전까지는 러시아에서는 어느 정도 자유롭게 일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비판했다. 시장주의자인 일라리오노프는 옛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이 장악하고 있는 크렘린 내에서 유일하게 푸틴에게 이의를 제기해온 인물이었다고 AP통신은 평가했다. 그는 “크렘린의 통제 강화 움직임이 러시아를 재앙으로 몰고 갈 것”이라고 비판했다가 지난 1월 선진 8개국(G8) 담당 대통령 특사 자리를 박탈당하기도 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