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크레인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839
  • 집회...진압...””난 빵점 아빠””

    노조에 대한 손배·가압류와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을 요구하며 민주노총 산하 100여개 사업장의 근로자 9만여명이 6일 4시간 동안 시한부 총파업에 돌입하는 등 동투(冬鬪)가 시작됐다.같은 30대이지만,전혀 다른 삶을 사는 노동자와 시위진압 경관을 통해 이 시대의 자화상을 그려본다. ■한진重노동자 정진관씨 “노동자가 인간으로 살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 나라 아닙니까.” 민주노총 산하 금속연맹 한진중공업지회의 정진관(사진·37)씨는 6일 아침 서울 동대문구 민주노총 서울지부 사무실의 임시 숙소를 나와 서울역 광장 민주노총 농성장으로 향했다. 정씨는 지난달 17일 김주익 지회장이 부산 영도구 청학동 고공 크레인에서 자결한 뒤 조합원 200여명과 함께 크레인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여오다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노동계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40여명의 조합원과 함께 상경했다.그는 집회현장을 지키느라 어깨,팔,다리 등 관절이 쑤신다고 호소했다.감기까지 걸려 약을 달고 산다고 했다.100일을 넘어선 파업기간 동안 2주에 한번 집에들어가 잠든 아들의 얼굴만 바라보고 다시 찬이슬을 맞으며 농성장에 합류하곤 했다.상복 차림으로 마스크를 쓴 채 침묵시위 대열에 가세한 정씨는 휴일 서울 시청앞 등 도심 집회가 끝나면 다시 부산 천막 농성장에 합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정씨는 “지난해 흑자를 239억원이나 내고도 2년 연속 임금 동결을 고수하고 나이 많은 조합원을 강제사직시키는 처사를 두고 볼 수 없었다.”면서 “노조 간부들에게 몰아치는 손배·가압류 액수만 7억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빡빡한 집회 일정에 어느새 집보다 천막이 더 익숙해졌다는 정씨는 총파업 집회가 열리는 대학로로 다시 잰걸음을 옮겼다. 구혜영기자 koohy@ ■서울청기동대 백성언 경감 “땀에 전 속옷을 며칠씩 그냥 입고 시위 내내 용변을 참아야 하는 일은 견딜 만합니다.그러나 가족에게 ‘빵점짜리 아빠’로 비쳐지는 것은 견디기 힘들더라고요.” 6일 오전 밤샘 근무를 마치자마자 노동계 시위가 예정된 대학로로 향하는 서울경찰청 제1기동대 1중대장 백성언(사진·33·경찰대11기) 경감이 던진말 한마디에는 밤낮없이 시위 진압에 매달리는 경찰관의 고충이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백 경감은 지난 3월 전남경찰청에서 서울경찰청으로 발령받은 이후 남들이 다 쉬는 ‘빨간 날’조차 거의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서울 도심의 대규모 집회가 대부분 주말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노동계 동투(冬鬪)를 앞두고 잇단 시위로 이번 주에만 밤샘 근무가 벌써 3일째다.얼마 전부터는 월요일 출근할 때 미리 3∼4일치 속옷을 챙겨서 나오고 있다.백 경감은 “유치원 다니는 큰아들이 밤늦게 전화로 ‘다른 아빠처럼 집에 들어오면 안되냐.’고 울먹일 때는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과격 시위 진압이 주 임무이지만 시위대의 분노와 요구를 몸으로 막고 받아들이는 것이 더 중요한 일입니다.” 백 경감은 경찰이 일방적으로 시위대와 반대되는 이해관계를 가진 집단이 결코 아니라고 강조했다.며칠전 시위진압 현장에서 생긴 왼쪽 발목의 시퍼런 멍자국을 어루만지던 백 경감은 “오늘 시위는 평화적으로 끝났으면 좋겠다.”며 전투화 끈을 졸라맸다. 이영표기자tomcat@
  • 철새보호냐 환경정비냐/ 산란기 겹쳐 낙동강하류 쓰레기 수거 ‘고심’

    “철새보호가 우선인가,쓰레기 청소가 먼저인가.” 부산 강서구청이 지난 9월 태풍 매미가 낙동강 하구에 남기고 간 수천여t의 쓰레기 처리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강서구청은 해양수산부와 부산시 등으로부터 45억여원의 쓰레기 처리비를 지원받아 지난 9월 중순부터 하루 200여명의 인원과 중장비를 동원,낙동강 하류지역에 산재한 쓰레기 2만여t에 대해 수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청둥오리 등 철새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도래지인 낙동강 하류에 찾아오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들 지역 등에는 현재 폐어구와 스티로폼,갈대 등 2000여t의 쓰레기가 널려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구청은 철새 서식지인 진우도,장자도,신자도 등에 대한 쓰레기 수거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나 시기가 철새들의 산란기와 겹쳐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산란기(11월∼이듬해 3월까지)에 접어든 새들은 평소보다 신경이 예민해져 사람들의 접근을 싫어하기 때문이다.또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포크레인,청소차(일명 집게차) 등 중장비를 투입하다 보면 소음 등으로 철새들의 산란율이 떨어질 수도 있다. 구청은 이에 따라 4일 환경관련단체들과 함께 현장실태 조사를 확인한 뒤 쓰레기 수거작업에 대한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이성근 부장은 “중장비와 인원 동원에 신중을 기하고 우선 직접적인 영향을 덜받는 곳부터 쓰레기를 수거하고 나머지는 철새가 떠난 뒤 치우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강서구청 관계자는 “환경단체의 의견 등을 청취한 뒤 철새들의 겨울나기에 지장이 없도록 최선의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열린세상] 노동자와 시민권

    가끔 대학생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을 읽을 일이 있다.나는 이 책을 읽을 때마다 어쩌면 2300여 년 전에 씌어진 책이 이토록 현대적인지 새삼 놀라곤 한다.이를테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책에서 시민의 자격을 논하면서 최선의 국가에서는 육체노동자에게 시민의 자격을 주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무릇 시민이란 자유로이 고귀한 정치적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는데,먹고 살기 위해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자들은 노동의 굴레에 얽매여 있다는 사실 그 자체 때문에 좋은 시민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그래서 그는 육체노동은 노예에게 맡기고 시민들은 비천한 노동에서 해방되어 자유로이 정치활동에 참여해야 한다고 가르쳤던 것이다. 같이 책을 읽는 학생들은 이런 아리스토텔레스를 어김없이 비판한다.토론이 이어지면 학생들의 비판은 아리스토텔레스 자신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노예노동에 기반하고 있었던 고대 그리스 민주주의에까지 비화된다.당시의 그리스 시민들이 아무리 경이적인 민주주의와 시민적 자유를 누리고있었다고 할지라도 그 모든 것이 노예노동자들의 희생 위에서 가능한 것이었다면 그것이 무슨 가치를 가질 수 있겠는가? 그렇다.노예 없이는 유지될 수 없는 문화,누군가를 노예상태에 빠뜨림으로써만 실현되는 몇몇 사람들의 삶의 탁월함은,아무리 아름답고 고상한 외관을 띠고 나타난다 하더라도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삶의 참된 이상일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리스토텔레스를 비판할 자격이 있는가? 과연 이 땅의 노동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과는 달리 온전한 시민의 자격을 누리고 있는 것인가? 한때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 싸웠다던 이른바 인권변호사가 대통령이 되어 노조간부들을 향해 귀족노동자라고 비판하는 것을 보면서,세상물정 모르는 나는 어느새 이 나라가 노동자들의 천국이 되었나 보다 생각했다. 그리고 한 달 전 노동조합 없는 기업으로 악명 높은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노동조합이 결성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한 번 야만의 시대가 정말로 끝난 모양이라고 기뻐했다. 그러나 부산의 한진중공업이라는 대기업의 노조 위원장이 무려 129일 동안 크레인에서 고공시위를 벌이다가 자살했다는 보도를 보면서,그리고 간신히 만들어진 삼성 계열사의 노동조합이 회사 측의 집요한 방해공작 결과,탄생한 지 한 달 만에 실질적으로 와해될 위기에 처했다는 보도를 보면서 오늘날 우리 시대가 과연 2300여년 전의 아리스토텔레스를 노동자의 시민권을 인정하지 않고 그들을 노예화했다고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보도에 따르면 한진중공업 노조위원장을 자살에 이르게 했던 직접적 원인의 하나는 이즈음 유행처럼 번지는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소송 및 재산 가압류 소송이었다 한다.현재 노조활동과 관련해서 회사 측에서 노조에 손해배상 및 가압류 소송을 제기한 경우는 전국 44개 사업장에 금액으로는 무려 17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민간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정부까지도 지난 7월 파업을 벌인 철도노조에 대해 7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라고 하니,이제는 파업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노동자가 자기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행동이 자기의 목숨을끊는 것 말고 다른 어떤 것이 있겠는가? 그렇게 죽기 싫으면 시키는 대로 일하면서 노예처럼 살아야 한다는 말이 아닌가? 노동자의 파업권을 온갖 구실로 탄압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손해배상과 가압류라는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파업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드는 나라에서 노동자는 자유로운 시민이 아니라 사로잡힌 노예일 뿐이다. 그리스 민주주의가 노예를 해방시켜 주지 않았듯이,우리 사회가 민주화되고 시민의 자유가 아무리 확장된다 하더라도,노동자가 노예상태에서 해방되는 것은 아니다.막연한 환상에서 깨어나 노동자가 진정으로 시민이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할 때가 아닌가? 김 상 봉 민예총 문예아카데미 교장
  • 한진重 노조위원장 자살

    40m 높이 크레인에 올라가 129일째 고공농성을 하던 부산 한진중공업 김주익(사진·40) 노조위원장이 농성현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돼 파장이 예상된다.자살현장에서는 가족과 노조 앞으로 쓴 유서 4장이 발견됐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농성을 해온 영도구 봉래동 한진중공업 부산공장 내 크레인 위 운전실과 계단 사이 난간에 로프로 목을 매 숨진 채 이날 오전 8시40분쯤 동료 노조원들에 의해 발견됐다.노조원들은 매일 오전 8시30분쯤 크레인 아래서 집회를 할 때마다 위에서 손을 흔들던 김 위원장이 이날 보이지 않고 휴대전화로 전화를 해도 받지 않자 크레인 위로 올라갔고,김 위원장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자살현장에서 지난달 9일 가족 앞으로 쓴 유서 3장과 지난 4일 노조 앞으로 쓴 유서 1장이 발견된 점으로 미루어 김 위원장이 오래 전부터 자살을 결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은 노조 앞으로 남긴 유서에서 “승리할 때까지 투쟁은 계속돼야 한다.나의 무덤은 크레인이 될 수밖에 없다.죽어서라도 투쟁의 광장과 조합원의 승리를지키겠다.”는 등의 글을 적어놓았다. 가족에게는 “아이들에게 힐리스를 사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지키지 못해서 미안하다.부디 건강하게 살아주기 바란다.여보,처음이자 마지막 호칭이 되었네.큰 고생을 남기고 가게 돼 미안해.”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김 위원장은 회사측과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이 결렬되자 지난 6월11일부터 혼자 크레인에 올라가 지금까지 밧줄을 통해 크레인 아래서 음식을 공급받으며 농성을 해왔다. 김 위원장은 태백기계공고를 졸업한 뒤 82년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에 입사해 지난 2000년부터 노조위원장을 맡아왔다. 한진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을 타결짓지 못한 채 노조는 지금까지 파업을 거듭해왔다. 지난 7월 노동부의 중재로 격려금과 연말성과급 지급 등 대부분의 쟁점에 합의가 이뤄지면서 타결 직전까지 갔으나 기본급 5000원 차이와 조합과 노조원에 대한 가압류 문제 등을 풀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 지난 1일 김 위원장 등 노조간부 6명에 대해 체포영장이 발부됐고 결국 노조위원장 자살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게 됐다. 회사측은 유족측과 협의해 원만한 사태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민중연대 등은 이날 오후 6시 자살현장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전국투쟁대책위원회’를 구성,총력 대응키로 했다.대책위는 유가족의 동의를 얻어 한진중공업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시신을 현장에 보존키로 결정했고 18일 오전 10시에는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와 회사측에 사태해결을 촉구할 방침이다. 대책위는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단위사업장에 분향소를 설치,조문투쟁을 벌이고 매일 오후 7시 자살현장에서 추모대회를 개최키로 했다.오는 22일엔 전국 단위사업장 노조간부와 조합원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부산역 앞에서 개최키로 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태풍피해 한달 / (下)잇단 수해 태백시 철암동

    전국 수해지역의 응급복구는 마무리됐지만 1만 9839가구의 이재민들은 아직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들중 상당수는 5.4평짜리 ‘컨테이너 하우스’와 마을회관,경로당 등에서 올 겨울을 나야 할 딱한 처지다.강원도 정선군 북면 봉정리 등 6개 마을과 강릉시 옥계면 산3리 주민들이 그렇고,경남 마산시 진동면 장기마을 등 도내 173가구도 최소 5개월간 컨테이너에서 살아야 한다.경북도내 879가구 2000여명도 다가오는 추위가 걱정이다. 물난리를 이태 연거푸 겪은 국내 최대의 탄광촌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은 벌써 겨울이다.서리가 내리고 얼음이 얼기 시작한 인구 2000여명,해발 600m의 회색빛 철암동은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추위만큼이나 삭막하고 을씨년스러웠다.‘이제는 떠나고 싶다.철암동은 다 망했다.’는 등 곳곳에 나붙은 자극적인 문구의 플래카드는 유령의 도시를 방불케 했다.탄광경기의 활황으로 한때 ‘개도 만원짜리를 물고 다닌다.’고 할 만큼 흥청대던 철암이 석탄산업 침체와 연이은 수해로 더 이상 회생의 기력마저 잃어버린것이다.열흘마다 서는 장날이면 외지 상인들까지 찾아 사람사는 맛을 느끼게 했지만 이제는 썰렁하기 그지 없다. 흙탕물과 쓰레기더미로 범벅이던 시장은 어느 정도 옛 모습을 찾았지만 시장통로 양쪽으로 올망졸망 자리잡은 40여곳의 점포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영업을 포기하고 아예 문을 닫았다. 수해 이후 문을 열지 않고 있는 점포들은 “지난해와 똑같은 물난리통에 모든 희망을 잃어버리고 가재도구 정리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주변 상인들의 한결같은 말이다.그나마 문을 연 상가들도 개점휴업이나 마찬가지다.손님이 없으니 상인들끼리 삼삼오오 연탄불가에 모여 당장 올 겨울 날 일이 걱정인 듯 한숨만 푹푹 내쉰다.시장통에서 13년째 순대국밥집(태성식당)을 운영중인 여효숙(52·여)씨는 “이제는 더 잃을 것도 없다.”며 “철암에 애정을 갖고 살았던 사람들도 수해를 겪고 난 뒤에는 희망을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행정당국에 대한 불만도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시장통에서 어렵사리 만난 인근 동점동 주민 박응래(70·전 광원)씨는“50년 이상 철암과 동점을 오가며 살아왔지만 이렇게 쑥대밭이 된 적은 없었다.”며 “희망의 불씨조차 잃어버린 도시를 위해 이제는 정부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기자가 취재왔다는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왔다는 김대근(72·전 시의원)씨는 “철암은 저녁이면 가로등만 껌벅일 뿐 사람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는 죽어가는 도시”라면서 “행정당국이 앞장서 철암시장을 새로운 부지로 옮겨주고,집잃은 주민들을 위해 영구임대아파트를 지어 생계를 잇도록 해야 도시기능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말만 앞세우는 행정당국을 더 이상 믿을 수는 없지만,없이 사는 사람들의 마지막 남은 희망은 그래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뿐”이라며 “철암이 역사속으로 사라져 버리지 않도록 도와달라.”는 시장 사람들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내내 귓가를 맴돈다. 태백 조한종기자 bell21@ ■활기 되찾는 부산항 태풍 ‘매미’가 휩쓸고 간 지 한 달이 지난 부산항은 거의 정상을 되찾고 있었다.부두로인 우암로에는 각종 화물을 실은 컨테이너 차량으로 도로가 혼잡했다.터미널 부두마다 오가는 차량들로 활기가 넘쳐보였다. 부산항의 컨테이너 전용부두 6개(51개 선석)중 가장 피해가 컸던 신감만부두와 자성대부두도 정상화를 위한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신감만부두는 하역과 선적작업에 사용되는 갠트리 크레인 7기중 6기가 파손됐으며,자성대부두도 2기가 부서지고 3기는 궤도를 이탈했다.신감만부두는 수출입 컨테이너를 실은 차량들이 분주히 오가는 등 적어도 겉으로는 태풍 전과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10만여평의 드넓은 컨테이너 야드로 들어서자 트랜스퍼 크레인이 쉴새없이 컨테이너 박스를 야적장으로 옮기고 있어 태풍 피해가 실감나지 않을 정도였다.그러나 한발짝 더 앞으로 나가자 엿가락처럼 휘어져 쓰러져 있는 갠트리 크레인이 눈에 확 들어왔다.파손 크레인이 철거되지 않고 있는 것은 부두운영사인 동부부산 컨테이너터미널측이 정확한 붕괴 원인을 밝히기 위해 지난달 23일 법원에 피해 현장증거보전 신청을 했기 때문이다.이 회사 관리팀 박병운 과장은 “지난 7일 법원으로부터 철거해도 좋다는 통보가 와 곧 철거에 들어간다.”며 “10월 말까지는 철거를 끝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사측은 철거가 끝나는 대로 광양항에 투입하기 위해 한진중공업이 제작 중인 크레인 3기를 우선 납품받아 설치에 들어가 연말까지 모두 완료할 예정이다. 국내 컨테이너 물량 처리 2위인 자성대부두도 피해복구 정상화 작업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 부두 운영사인 한국허치슨터미널은 태풍으로 전복된 부산항 크레인 2기에 대해 지난 3일부터 철거작업을 벌이고 있다.연말쯤이면 파손으로 철거된 2기 외에 1기를 더 추가,3기의 크레인을 설치할 계획이다. 궤도를 이탈한 3기의 크레인중 2기는 긴급보수가 끝나 정상 가동중이다. 부산해양수산청 송상근 항만물류과장은 “지진 피해를 입은 일본 고베항은 부두 운영이 정상화되기까지 1년여의 시일이 걸렸으나 부산항의 경우 예상보다 빨리 정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쥐꼬리' 정부 지원금? 정부는 지난달 30일 사유시설 복구비 2조 580억원을 확정했지만 복구에는턱없이 부족하다.주택의 경우 파손 정도에 따라 최고 3600만원까지 지급하지만 이 돈으론 어림도 없다는 게 피해 주민들의 주장이다.농작물 피해는 종묘대와 농약값 정도가 고작이어서 실질보상을 요구하는 농민들의 항의도 잇따른다. ●피해규모 감안 실질보상을 가두리양식장 1㏊를 복구하려면 시설비만 1억∼1억 2000만원이 들지만 정부지원은 6000여만원 정도.치어 입식대도 마리당 500∼1000원에 불과해 현실과 크게 동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소상공인들에 대해서는 아예 지원조차 없다.금리인하 및 특례보증 등 간접 지원에 그치고 있어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수천만원씩 피해를 입었지만 특별위로금 200만원이 전부.융자받아 복구하느라 모두 빚더미에 올라 앉았다. ●복구비 융자로 충당 빚더미 생계 경남도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개설한 ‘합동금융지원사무소’에는 하루 80여명의 소상공인들이 찾는다. 마산 어시장부근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최모(42·여)씨는 “2500만원을 빌려 점포를 단장해 문을 열었지만 장사가 안된다.”고하소연했다. 소송도 이어지고 있다.정전사태로 닷새 동안 암흑에서 생활한 거제시민 1만여명은 한전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마산 해운프라자 희생자 유족들도 해양수산청과 원목수입업자 등을 상대로 손배소를 내기로 하고 자료수집에 들어갔다.경남 창녕군 대대리 농민들도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창녕군,창녕환경운동연합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일부시·군 재정 파탄지경 태풍 ‘매미’는 지방재정도 어렵게 만들었다.정부가 수해지역을 특별재해지역으로 지정,복구비 지원을 대폭 늘렸지만 피해가 심한 지자체는 빚을 얻어도 지방비 부담액을 충당치 못할 형편이다. 중앙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태풍피해 복구비는 6조 7000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이중 사유시설 복구비 2조 580억원은 지난달 30일 확정됐지만 공공시설 복구비 4조 6420억원에 대해서는 현재 재해대책위원회가 심의중이다. 시·도별 복구비 중 90.8%는 정부가 지원하고 나머지 9.2%가 자치단체의 몫이다.자치단체부담액을 광역과 기초단체가 거의 절반씩 나눠서 부담하지만 워낙 규모가 커 재원마련에 비상이 걸렸다.가장 심하게 피해를 입은 경남도의 잠정적인 복구비는 3조 1283억원.여기에 지방비 부담률을 적용하면 2867억원을 지자체가 내놔야 한다.이를 다시 46대 54로 나누면 도가 1322억원,시·군이 1545억원을 부담해야 된다는 계산이다. 도의 경우 예비비 및 확보된 수해복구비를 합한 가용예산은 225억원에 불과하다.지방채(307억원)를 발행해도 532억원밖에 확보되지 않아 790억원이 모자란다.지방채 발행액은 지방세와 세외수입,보통교부세 등을 합한 액수에 일반회계 예산액을 나눈 수치인 ‘자주도(自主度)’의 3% 범위내다.지방비 부담액이 많은 의령·창녕·남해군 등은 거의 파탄지경이다.특히 의령군의 경우 지방비 부담액이 134억원이나 되지만 지방채(20억원)를 발행해도 45억원밖에 확보할 수 없어 89억원이 부족하다. 세수가 미약해 더이상 빚을 얻을 수도 없다.앞으로 4∼5년간 주민편의사업 등은 생각도 못할 형편이다. 강원도는 지난해 2924억원의 지방비를 부담했는데 올해도 1070억원을 다시 부담하게 됐다.도와 시·군은 지방채를 발행해도 지방비 부담액을 채울 수 없어 고민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2년 연속 수해로 지방재정이 파탄에 이르렀다.”면서 “정부가 특별교부세와 증액교부금을 늘리고,지방채 발행에 따른 부담을 국가에서 연차적으로 상환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창원 이정규기자
  • [中서부 대개발 현장을 가다](10)끝 - 좌담

    진시황(秦始皇)의 만리장성에 버금간다는 대역사 서부대개발은 한·중 10대 경협사업에 포함된 주요 프로젝트다.50년간 지속될 서부대개발은 한국기업들에게는 기회이자 위기이다. 시리즈 ‘서부대개발 현장을 가다’를 마치며 한국기업들의 성공적인 서부 진출을 모색하는 좌담회를 가졌다. 참석자들은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 필요하다며 “서부에 거점도시를 구축하거나 한국공단을 개발해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참석자는 조환복(趙煥復) 주중 한국대사관 경제공사,박윤식(朴允植) 주중 한인상공회의소 회장,노재만(盧載萬) 베이징현대차 총경리(사장),채규전(蔡奎全) 대우연대종합기계 총경리,박진형(朴晋亨)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베이징관장,범한종합물류유한공사 정귀출(鄭貴出) 전무 등이다. 서부대개발을 어떻게 평가하나. 박 관장 서부대개발은 2000년도 중앙 판공실이 만들어지면서 실질적으로 4년이 지났지만 우리에게 아직까지 잡히는 실체가 없다.중국은 엄청난 예산을 퍼부으며 도로와 항만,공항 등 교통 인프라 구축에주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기업들의 진출은 미약하다.서부대개발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목표 정립도 안됐다.종합적인 청사진 마련이 절실하다. 조 공사 2000년 주룽지(朱鎔基) 당시 중국 총리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과의 협력 사업으로 정보기술(IT)과 환경,서부대개발 3가지를 이야기했고 지난 7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서부대개발을 10대 경협사업에 포함시킬 정도로 중국에서는 비중을 두고 있다.때마침 대한매일에서 시의적절하게 서부대개발 시리즈를 연재,일반 국민들과 기업인들의 관심을 환기시켜 줘 감사하다. 미국은 100년 동안 서부를 개척했고 중국은 3단계에 걸쳐 50년 프로젝트를 갖고 있다.1단계는 2000∼2005년 인프라 구축기간이고 2단계는 2005∼2015년 본격적인 인프라 개발시기,마지막으로 2050년까지 도시화·시장화를 거쳐 성숙단계로 갈 것이다. 채 총경리 서부대개발은 60년대 우리의 새마을운동처럼 서부에 사는 중국인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잘 살아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불어넣고 있다.중국 전체로 봐도 서부에 대한 인식과 인지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그렇다면 서부대개발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 조 공사 현재 우리 기업들의 서부대개발투자는 전체 대중(對中) 투자액의 1.7?수출은 3.4꽴?불과하다.하지만 적지않은 한국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관망하는 입장이다.정부에서도 한·중 10대 경협사업인 만큼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 늦어도 내년 초까지 총영사관을 개설해 서부대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 선구자적 입장에서 한 발 먼저 나가 시장을 개척하고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중국의 경제 중심지가 된 상하이 푸둥(浦東)지구 투자에 한국기업들이 뒤늦게 뛰어들어 노른자위를 다 빼앗긴 아픈 경험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박 회장 그렇지만 기업하는 사람 입장에서 서부 인프라 투자에 적지않은 문제점이 있는 것 같다. 우리 건설업체들이 해외공사 경험이 많아 관심도 많지만 중국 정부는 자본투자를 전제로 인프라 시장을 개방해 우리가 참여하기가 쉽지 않다.양국 정부간 10대 경협사업인데 중국은 한국기업을 무조건 오라 하지 말고 투자조건을 보다 호혜적으로 제시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김하중(金夏中) 주중 대사와 함께 청두와 충칭(重慶)을 갔는데 대대적인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었다.하지만 참여의 기회를 잡기는 말처럼 쉽지가 않다.거듭 반복하지만 한·중 양국 정부가 호혜적인 방법을 모색할 것을 부탁한다. 조 공사 한·중간 정부 합의사항이라고 해도 한국에 배타적이고 우월한 특혜를 달라고 하기는 어렵다.정상적으로 경쟁력과 기술력을 갖고 들어가야 한다. 인프라 건설 투자 단계를 기다려서는 안될 것이다.예를 들어 서부지역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하고 있는 대우굴착기의 경우 초창기 어려운 난관을 극복했다.제2,제3의 굴착기가 나와야 한다. 정 전무 서부가 임금은 싼 반면 동부를 통해 수출을 해야 하기 때문에 물류 비용이 비싼 편이다.따라서 서부쪽에서 중요한 것은 기간 산업이다.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기간 산업을 상당히 개방하고 있고 외국 기업들도 빠르게 들어오고 있다.동부 해안 중심으로 투자를 하고 있고 서부쪽은 중국 전체의 인프라가 깔린 다음에 물류가 들어올 것이다. 물류산업에 외국기업이 참여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2005년 이후 물류 규제가 상당히 풀릴 예정이라 한국을 포함해 경쟁력을 갖춘 외국기업들이 뛰어들 것으로 생각된다. 서부대개발을 위해 정부나 기업들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조 공사 지난 15일 주중대사관 주관하에 수출입은행과 경제연구소 합동으로 청두 충칭 시안 광서 지역에 조사단을 파견했다. 21일 산자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중심이 돼 칭하이(靑海)와 네이멍구 등으로 서부대개발 조사단이 나갔다.금융과 건설,제약 등 기능별 분야별 투자환경을 조사하기 위해서다.각각 단편적인 조사를 시작해 종합적으로 정보를 분석,부가가치가 높은 보고서를 만들 계획이다. 노 총경리 기업은 남을 돕는 것이 아니고 이윤을 남기는 것이 우선 목표다.자동차를 생산하는 입장에서 인프라 건설이 선행돼야 한다. 박 회장 서부쪽에 총영사관이 생기고 기업들도 지사나 사무소 등을 만들어 살아있는 생생한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서부대개발은 앞으로 50년간 계속 투자해서 정치·경제적 혜택을 주는 측면도 강하다.투자가 계속될 지역이기 때문에 현지의 인맥 구축 작업도 시도해야 한다.처음부터 투자에 겁을 내서는 안홱? 채 총경리 삼성이나 LG 등 대기업들이면 서부쪽에 인수 합병 등 좋은 기회가 많을 것이다.몸집을 키우기 위해 기다리면 시기를 놓칠 수 있다.지사망 등 회사 인프라도 미리 구축할 필요가 있다.30년 앞을 내다보고 선행 투자를 해야 한다.길이 닦이면 차를 부린다는 생각으로는 중국에서 성공할 수 없다. 우리 기업들이 효과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은 있는가. 박 관장 중소기업 입장에서 보면 10년 앞을 내다보고 투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따라서 충칭이나 청두,시안 등 서부지역의 거점도시를 정해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정보를 모아서 홍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때에 따라 거점도시에 한국공단을 만들어 힘을 한 곳에 모아 서부대개발에 참여하는 것도 바람직하다.정부차원의 조사단도 제품별·품목별에 초점을 맞춘 세밀한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조 공사 서부가 동부연안보다 투자 여건은 좋지 않지만 몇몇 기업들이 서부에 가려고 하는 것은 바로 내수시장 때문이다.동부 연안에 진출해 수년간 안정적인 기반을 닦은 한국기업들이 서부에 진출해 내수를 넓히는 전략이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일 것이다. 채 총경리 한국기업들이 많이 몰려 있는 산둥(山東)성 옌타이(煙臺)만 해도 10년 전에 전자부품이나 피혁 분야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이미 경쟁력을 잃고 있다.이 분야 기업인들은 내륙으로 진출하려는 생각을 많이 갖고 있다.경쟁력이 있고 중복되지 않는 범위에서 이런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집성촌(한국공단)을 만들어 새로운 거점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박 회장 동부 연안에서 경험을 쌓은 기업들 사이에 서부나 내륙으로의 진출을 고려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중국정부도 여러 혜택을 통해 투자를 유인하고 있다. 내수 확대라는 차원에서 중국정부의 각종 혜택을 상세히 따져보고 점차적으로 자원개발에 투자를 확대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예컨대 한국에서 포화상태인 하이테크 사업 등을 국가 전략 차원에서 수요가 많은 중국에 진출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조 공사 중국정부의 투자융자 자금의 70%, 국채의 70%가 현재 서부대개발에 집중돼 있다.최근 동부에서 돈을 번 기업들이 서부로 가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중국기업들은 동부의 성숙한 시장이 있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서부로 진출할 것이다.우리 기업들이 이들 중국 대기업과 컨소시엄을 통해 동참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외국진출 기업들의 동향을 벤치마킹해야 한다.이탈리아의 한 IT기업이 쓰촨성 청두에 2억달러를 투자했다.이들이 왜 투자를 했는지,향후 전략이 무엇인지를 주의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한국기업들의 경우 너무 앞서 나갈 필요는 없지만 너무 늦게 진출하면 실기할 가능성이 크다. ■시리즈를 마치며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서부의 관문인 후베이(湖北)성 우창(武昌)에서 시작한 서부대개발 취재는 중국의 자존심 ‘싼샤(三峽)댐’,천년 고도 시안(西安)과 둔황(敦煌),윈난(雲南)의 고산지대를 거쳐 종착역인 신장(新疆)의 우루무치까지이어졌다. 한 달여에 걸쳐 중국 서부지역을 취재하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한 번 해 보자.’는 중국인들의 강렬한 의지였다.50년 개발 청사진을 갖고 국토를 개조하겠다는 성 정부 지도자들의 눈빛은 분명 살아있었다. 간쑤(甘肅)에서 신장성으로 이어지는 광활한 사막과 자갈밭의 불모지에는 곳곳에서 크레인과 굴착기의 굉음이 끊이지 않는다.서부대개발의 거점인 쓰촨(四川)성 청두나 시안,충칭 등 대도시는 물론 우루무치나 쿤밍(昆明) 등 외곽에서도 도시 전체를 새롭게 바꾸는 대공사가 한창이다.이런 추세가 10년,아니 5년만 계속돼도 불모지 서부는 새로운 시장으로 변모할 수 있다는 충분한 잠재력을 확인했다.중국 지도부가 매년 국채 발행의 70%를 서부에 쏟아붓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랑스러운 것은 역시 불모지 서부를 개척하는 한국인들이다.한여름 섭씨 50도를 넘나드는 뜨거운 사막지대부터 영하 20∼30도로 떨어지는 고산지대까지 한국인들의 발자취는 서부 곳곳에 배어 있다.어떤 시련에도 굴하지 않는 한국인 특유의 강인한 생명력이서부대개발과 함께 빛을 발할 것을 의심치 않는다. 중국은 하나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도 이번 취재의 성과였다.성마다 문화와 언어가 다르고 55개 소수민족들이 얽혀사는 곳이 중국이다.보다 치밀하고 효과적인 중국 진출전략과 현지 전문가들을 양성하는 문제는 수교 10년 이후 새로운 과제가 될 것이다.
  • 부산항 크레인 내년 2월까지 복구

    태풍 ‘매미’로 피해를 입은 부산항 신감만부두와 자성대부두의 컨테이너 크레인들이 늦어도 내년 2월 중순까지 완전 복구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자성대부두 운영사인 한국허치슨터미널에 따르면 본사인 허치슨 포트 홀딩스가 태풍으로 전복된 부산항 크레인 2기를 새 크레인으로 긴급 교체하는 동시에 신규 크레인 1기를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또 궤도를 이탈한 3기의 크레인도 긴급보수를 통해 2기는 이달 안에,나머지 1기는 3주내에 정상화할 계획이다.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도 지난 27일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이 현재 제작중인 크레인 3기를 구매하기로 가계약을 맺었다. 이 크레인은 트윈스프레더(Twin Spreader)를 갖추고 20열까지 처리할 수 있는 최신 사양으로 최대 풍속 초속 50m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부산시, 해상호텔 복구 ‘골머리’

    지난 태풍 ‘매미’때 기울어진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해상관광호텔인 ‘페리스 플로텔(사진)’의 복구 문제를 놓고 부산시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380억원짜리 이 해상관광 호텔은 지난 12일 강풍과 해일로 배가 접안돼 있는 안벽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진 이후 그대로 방치돼 있다. 시는 배 소유주인 (주)동남해상관광호텔측에 이른 시일안에 복구하도록 지시했으나 경영난을 겪고 있는 회사측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배를 세우는 데에만 6억∼7억이 들어 간다.게다가 소금물에 젖어 못쓰게 된 내부 인테리어,공조시설 가구 등을 새로 설치하려면 적어도 130억여원이 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는 이에 따라 관광지인 해운대의 특수성을 감안,도심미관을 해치고 있는 이 배를 시 예산으로 우선 바로 세우고 업체에 사후 정산을 받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한편 좌초당시 45도 기울었던 이 배는 열흘이 지난 지금에는 65도까지 기울어져 이대로 방치할 경우 수개월안에 전복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호텔측은 1997년 러시아에서 5500t짜리인 호화유람선을 들여와 인테리어 등 호텔로 개조,지난해 7월 문을 열었다.객실 53개와 부대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이 과정에서 배 무게가 7800t으로 늘어났다. 부산시 관계자는 “1000t 이상 규모의 크레인을 전국에 수소문해 끌고 오는 데만 최소한 보름이상이 걸린다.”며 “처리까지에는 2∼3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광양항 크레인 3기 부산항 이전

    전남 광양항 컨테이너부두 2단계 2차 부두에 세워질 갠트리(컨테이너 하역·선적용) 크레인 3개가 부산항에 장착된다. 이성웅 전남 광양시장은 21일 “태풍 ‘매미’로 파괴된 부산항의 조기 정상화를 위해 연말까지 광양 컨테이너 부두에 설치할 예정이던 갠트리 크레인 3개를 부산 컨테이너 부두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전제조건으로 “부산항에 크레인을 설치해도 기술적인 문제가 없는지 충분한 검토작업이 있어야 하고,부산·광양 두 항이 상생할 수 있도록 부산항의 물동량 일부를 광양항으로 이전해 줘야 한다.”고 못박았다. 이 시장은 “부산항이 정상화되려면 1년가량 시일이 필요한데 만일 체선·체화로 부산항의 환적화물이 중국이나 일본 등으로 옮겨 갈 경우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실”이라며 “정부는 물론 부산시가 나서 광양항으로 화물을 이전하는 일에 팔을 걷어붙여야 광양시민들의 반발을 설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광양항에 갠트리 크레인 3기를 이달과 연말까지 세운다는 계획을 접고 부산항으로 옮기는 일이 확정되면 광양항 컨테이너 부두 2단계는 1년가량 준공이 늦춰진다. 광양 남기창기자 kcnam@
  • 기고/ 안전은 우리의 권리이자 의무

    풍성해야 할 추석을 풍마(風魔)와 수마(水魔)가 덮쳤다.태풍 ‘매미’로 해일이 발생하고 건물은 무너지고 잠겼다.농어촌은 만신창이가 됐고,대형 크레인들은 고철덩어리로 변했다.남부지방의 약 200만명이 전기 없는 암흑의 밤을 보낸 가운데 쓰레기 더미 위에 이재민의 눈물방울이 낭자하다. 사망 또는 실종자가 130명에 이르고 재산피해만 4조원을 훌쩍 넘은 이 지옥도(地獄圖)는 낯설지 않다.지난해 이미 GDP(국내총생산) 기준 경제성장률의 0.3∼0.8%포인트를 감소시킨 것으로 추정되는 태풍 ‘루사’를 겪은 바 있고 똑같은 피해가 1년 단위로 재발하는 탓이다. 지난 10년간 자연재해로 인한 우리나라의 피해 규모는 한 해 평균 사망 106명,이재민 1만 6726명,재산피해 6800억원을 넘어서는 엄청난 규모에 달한다.그리고 그 피해는 대부분 농어민과 영세상인 등에게 집중되고 있으며 매년 증가 추세로 경제성장에 막대한 타격을 입히고 있는 실정이다. 해마다 여름이면 발생하는 자연재해를 겪으면서 우리 국민의 반응은 즉각적으로 격렬하게 들끓어 올랐다.그러나 한 때 반짝 달아오른 여론일 뿐,피해 가족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똑같은 사고나 재해가 발생하곤 했다. 태풍의 엄습은 통제할 수 없는 비정한 자연의 몫이며,토지나 건물은 움직일 수 없는 부동산이므로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중장비·자동차 등은 움직일 수 있는 동산임에도 불구하고 저지대나 해일 위험지역에서의 비상식적인 인명 및 동산 피해가 발생했다.반면 해일이 강타하기 직전 150척의 선박을 뭍으로 끌어 올려 해안마을에 피해가 전혀 없게 만들었던 울산지역 어느 공무원의 대비는 이번 피해 역시 철저한 사전 대책이 시행되고 안전의식이 있었다면 규모를 상당부분 경감시킬 수 있는 인재(人災)였다는 뼈아픈 교훈이 되고 있다. 또 같은 태풍이 지나간 일본의 경우 그 위력이 더욱 강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망 1명,부상 90명에 그쳤다는 언론보도는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는 가운데 재난에 대한 선진국의 대처 역량이 무엇인지를 깊이 고뇌하게 한다. 막을 수 있는 피해가 재발된다는 사실은 정부와 국민 모두가 예외 없이 심각하게 반성해야 할 점이다.우리 모두는 안전불감증이라는 집단 고질병과 어제의 비극을 금방 망각하는 위험한 기억상실증,방재대책을 철저하게 시행하지 못하는 무사안일 증후군을 참회하는 심정으로 반성해야만 한다. 재난방지는 쉽고도 어렵다.우선 사고가 어디에서 어떻게 발생했는지를 철저히 조사하고,그러한 재난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의 대책을 수립하고 그대로 실천하면 된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라도 알 수 있는 쉬운 해법이다. 반면 어제의 비극을 끝까지 망각하지 않는 일은 어렵고,방재 대책을 끝까지 철저히 시행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그런데 이 어려운 일은,노력하는 그만큼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만약 막을 수 있는 재난을 방치했다면 이 부분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함께 책임소재를 분명히 따져 묻는 일도 이뤄져야 할 후속 조치다.그 임무를 과연 철저히 수행했는가,혹여 안일한 사전사후 대처로 인명과 재산피해를 확대시키지 않았는가,피해를 막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를 철저히 따져 사회기강을 바로잡고 비극의 재발방지를 위한 추상 같은 교훈으로 삼아야 하기 때문이다. ‘치산치수(治山治水)’는 수천 년전부터 변치 않는 지도자의 가장 큰 의무였다.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인 현재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안전제일의 전향적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다.동시에 국민 모두가 자연재해의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자세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을 척결하고,무엇보다도 안전을 우선시하는 광범위한 공감대를 도출해야 할 것이다. 불행을 당한 분들에게 위로를 전하며 사후수습이나마 잘 되길 바라면서,유가족의 오열과 태풍 ‘매미’의 교훈을 또다시 망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자 한다.안전은 국민의 기본권이자 의무로,우리는 과오로부터 학습하는 인간이며,그동안 ‘피와 눈물’이라는 가혹한 수업료를 진저리나도록 대단히 많이 지불해 왔기 때문이다. 오상현 대한손해보험협회 회장
  • [열린세상] 태풍 ‘매미’의 교훈

    기상관측 이래 최고의 강풍과 집중호우를 동반한 태풍 ‘매미’로 또 다시 129명의 인명피해와 5조원에 가까운 재산피해를 입었다.과연 피해를 줄일 수는 없었는지 차분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먼저 태풍 ‘매미’에 관한 기상예보부터 살펴보자.태풍 ‘매미’가 지난 6일 필리핀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후 기상청은 비교적 정확한 예상진로를 내놓았다.11일 오전 기상청은 태풍이 남해 사천 부근에 상륙했다가 동해 울진으로 진출하는 것으로 진로를 예측하였다.12일 저녁 상륙시점이 한 시간정도 빨라진 것 외에는 기상청의 예상진로가 적중하였다.이같은 태풍예보의 정확성은 1987년 태풍 ‘셀마’가 내습할 당시 기상특보가 발표되었을 때 이미 태풍이 통과하면서 조업 중이던 어선 등에서 엄청난 인명 및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에 비하면 크게 개선된 것이다. 방송은 예상되는 태풍의 위력을 보여주면서 국민들의 경각심을 높였고,컨테이너 크레인의 안전성과 송전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점,주민들의 철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반복하여 강조하였다.이처럼 예고된 재난에서 정부·자치단체·주민들이 재난방지 프로그램을 어떻게 갖추고 있었는지,역할분담은 적정한지,재난관리시스템은 제대로 실행되었는지 면밀히 검토하여 앞으로의 재해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를 보자.미국에서는 태풍‘매미’와 맞먹는 초특급 허리케인 ‘이사벨’이 18일 노스캐롤라이나 북동부 지점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각 기관은 철저하게 대비하였다.이미 15일에는 애틀랜타의 미국연방재난관리청(FEMA) 동부지역센터에서 허리케인의 상륙예정지역으로 긴급구조장비와 구호품을 트럭으로 수송하기 시작하였다.15일 버지니아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방위군과 주경찰에 경계태세를 지시했으며 다른 주들도 위험 지역 주민소개 등 재난 대비 프로그램을 가동했다.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14만명,버지니아주에서는 16만명 이상의 위험지역주민들을 지방자치단체에서 마련한 대피소로 사전에 대피시켰다.주민들은 전지와 손전등,비상식량을 구입하고 철저하게 대비하였다.이같은 철저한 대비 덕분에 초대형 허리케인에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이다. 태풍 ‘매미’의 피해가 커진 것은 선진국 수준의 예보에도 불구하고 후진국형의 안이한 대처 때문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지방자치단체는 태풍의 상륙이 예고된 후 경보발령 및 전달,피난권고 및 지시 등 철저한 대비활동을 하도록 되어 있는데,그 책임을 다하였다고 볼 수 없다. 경남 마산에서 해일이 오는 줄도 모르고 있던 시민 12명이 목숨을 잃은 것은 행정당국의 사전경보체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부산 서구와 영도구에서 해일에 대비한 강제대피령을 내려 주민들의 인명피해가 없었던 것과는 대비되는 결과이다.지역주민들도 위험한 물건들을 점검하고 외출을 자제하는 등 철저하게 대비했는지도 의문이다.태풍 경보 이후 짧은 시간동안이라도 정부와 주민들이 철저하게 대비하였다면 피해를 상당히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중앙정부는 재해발생 이후 막대한 예산을 들여 보상하는 소극적 행정에서 벗어나 재해발생에 대비하는 적극적 행정으로 전환하여야 한다.재해 예방활동을 강화하여 시설의 계획단계에서부터 방재개념을 도입하는 재해영향평가제,건물 내진설계의 의무화,태풍과 홍수 등에 대비한 재해보험 도입,각종 안전규제장치 강화 등의 적극적인 예방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이를 위해서는 재난관리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하는데,미국의 연방재난관리청과 같은 통합재난관리기구인 소방방재청의 설치가 시급하다.자연재해와 인위적 재난의 예방,대비,긴급구조,복구 등 전 단계에서 지방자치단체를 지원하는 한편 행정 각부처의 재난관리활동을 종합하고 조정하는 기능을 담당할 기구가 필요한 것이다. 남 궁 근 서울산업대 교수 IT정책대학원장
  • 부산항 붕괴 크레인 부실시공 의혹/기초강판 연결고리 파손등 조사

    태풍 매미로 인해 무너진 부산항 신감만부두와 자성대부두의 크레인 파손과 관련,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18일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에 따르면 크레인 전복과 궤도레일 이탈 원인에 대한 정밀조사를 위해 한국선급엔지니어링과 한국해양연구원에 용역을 의뢰,조사를 벌이고 있다. 컨테이너공단은 용역에 앞서 자체조사 결과,땅 속에 묻혀 크레인을 고정하는 시설인 지지대(타이다운)의 기초강판(베이스플레이트)에서 크레인을 로프로 연결하는 고리말뚝(타이 바)가 떨어져 나가면서 발생한 사고가 전체의 95%,타이다운이 통째로 뽑혀나가면서 크레인이 넘어간 사고가 5%였다고 밝혔다.크레인은 강풍 등 유사시에 1기당 좌·우 레일 옆에 설치된 6개의 타이다운 시설로 견고하게 고정시키도록 돼 있다. 베이스플레이트와 타이바는 평면의 강판 위에 용접으로 연결되는데 이 연결부위가 떨어져 나간 것은 시공상 문제가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특히 신감만부두의 컨테이너공단 소유(전체 7대중 5대) 크레인의 경우,지난 99년 발주 당시 H사등 5개사가 과당경쟁을 벌이면서 낙찰률이 58%를 기록,저가에 수주된 것으로 알려져 부실시공 논란을 뒷받침하고 있다. 사고 당일 구덕산 무인관측소에서는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53.4m에 달했고,신감만부두와 가까운 신선대부두 건물 위에 설치된 풍속계에서는 초속 52m로 기록됐으나 크레인은 당시 순간최대풍속은 42.7m에 무너진 것으로 알려졌다.정밀조사는 오는 12월까지 3개월간 진행되며 그동안 제기됐던 부실시공에 대해 집중적인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광양제철소 크레인은 왜 멀쩡했나

    ‘같은 태풍에도 한쪽의 크레인은 무너지고 다른 한쪽은 멀쩡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14호 태풍 매미의 강습으로 부산항 신감만부두의 크레인 6기가 무너져 수출경제 전선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반면 광양제철소는 30기의 크레인이 모두 끄떡없이 견뎌냈다. 부산 신감만부두의 크레인은 높이가 66∼110m,무게가 800∼985t인 반면,광양제철소 크레인은 높이 65m 무게 500t급이다.두 지역을 단순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지만 태풍피해를 내지 않은 사실만큼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매미가 본격 상륙한 12∼13일 광양제철소에도 초속 30m를 넘는 강풍이 몰아쳤다.바로 바닷가에 자리잡고 있는 광양제철소측도 태풍이 예상 외로 강하자 피해를 크게 우려했다.하루에 철광석 6만t,유연탄 5만t,제품 1만∼5만t을 처리,크레인이 멈추면 공장 가동이 불가능해질 정도다. 이처럼 중요한 시설인 크레인이 태풍피해를 입지 않은 비결은 의외로 간단했다.작업표준 가운데 하나인 ‘기상 이변시의 행동요령’에 따라 대처한 것이 고작이었다.포스코측은 풍속이 초속 26m 이상이면 크레인을 지상에 마련돼 있는 60여개의 ‘타이 바’를 이용,사방에서 꽁꽁 동여매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설비는 커버를 씌워 로프로 묶는다.이번 태풍에도 똑같이 했다는 것. 포스코 관계자는 “사내에 이같은 비상시 행동요령이 생활화돼 있다.”면서 “이는 기본과 시스템에 의한 방비의 결과”라고 말했다.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태풍피해를 점검한 뒤 광양항 피해가 없다는 보고를 받고 이례적으로 직원들을 칭찬한 뒤 “기본에 충실하면 재난에 잘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크레인 설치 “부산 먼저” “광양 먼저”/태풍피해 복구 해양부 눈치밥

    해양수산부가 부산항의 조기복구를 서두르면서 광양시의 눈치를 보고 있다. 부산항의 무너진 크레인을 조기에 복구하기 위해서는 광양항의 도움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태풍 ‘매미’로 부산항 신감만부두는 컨테이너 크레인 7개 가운데 6기가 완파됐으며 자성대 부두는 2기가 완파되고 3기가 구도를 이탈,모두 11기가 피해를 입었다.이는 부산항 전체 컨테이너 크레인 53기의 20%에 해당된다.우리나라 컨테이너 물량의 약 90%를 처리하는 부산항의 하역능력이 20%가량 위축됐다는 얘기다.따라서 부산항의 조기 복구는 해양부의 가장 시급한 현안이다. 그러나 새 컨테이너 크레인을 만들어 설치하는 데는 최소한 14개월에서 최장 18개월이 걸린다.궤도를 이탈한 무게 900t의 컨테이너 크레인을 수리해 사용하는 데도 최소한 1∼2개월이 필요하다. 해양부는 이를 위해 광양항에 설치하기 위해 한진중공업에서 제작중인 3기를 부산항에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그러나 그동안 물량확보 등을 놓고 부산항과 광양항이 사사건건 대립해 온 점에서 광양시의 동의를 구하는 문제가 쉽지 않다. 해양부 최낙정 장관 내정자가 16일 광양항을 방문,광양항 활성화 대책 5개항을 약속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광양항 활성화 대책은 ▲임대료를 고정사용료 형태로 전환 ▲외국적 선사에 부산∼광양항 환적화물 수송 허용 ▲전년 대비 30% 이상 광양항 환적화물 처리선박에 하역료 5∼50% 감면 ▲부산항 기항선사의 광양항 유도 ▲부산에 있는 컨테이너부두공단의 광양 이전 등이다. 해양부 관계자는 “우선 광양항에 설치할 3기가 아닌 국내외 중고 또는 여유제작 컨테이너 크레인을 물색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그러나 여유 있는 컨테이너 크레인을 찾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광양항에 쓸 컨테이너 크레인 3기의 부산항 설치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양부는 광양항에 예정된 3기를 부산항에 설치하고,궤도 이탈한 3기를 수리할 경우 연말쯤이면 부산항이 상당부분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동형기자 yunbin@
  • 태풍피해 강원·경남 르포 / ‘두번째 水魔’ 강릉 옥계면 산계리

    “2년 연속 물난리를 겪어 울부짖을 힘도 없지만,그래도 모진 게 목숨이라고 살아 남아야지.” 17일 오전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산계 3리 황지미골 주민 윤종성(65)씨는 헬기를 통해 긴급 공수된 소형발전기를 집 앞 돌더미에 내려놓고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루사로 컨테이너 생활하던 할머니가 매미로 목숨 잃어 태풍 ‘매미’로 마을이 전쟁터처럼 파괴된 데다 친누나처럼 따르던 이웃 김정운(88) 할머니가 13일 새벽 컨테이너에서 잠을 자다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탓이다.김 할머니는 지난해 태풍 루사 때 집이 떠내려 가자 컨테이너에서 살던 중이었다. 윤씨는 지난해 간신히 집을 건졌으나 2년째 수백만원의 빚을 지게 됐다.집 앞 300여평의 텃밭에 심었던 고추들이 모조리 물살에 떠내려 갔고 500여평의 콩과 들깨밭은 절반 이상 진흙에 파묻혔다.윤씨는 “그래도 고향을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오늘 밤엔 오랜만에 전기라도 들어와 한결 낫다.”며 한국전력 직원들과 함께 땀을 흘리며 발전기를 설치했다. ●농작물 흔적없이 쓸려가 빚더미 생활이 곳은 마을을 관통하는 산계천이 지난해에 이어 범람하는 통에 8.8㎞의 마을 도로 대부분이 유실됐다.전기와 전화도 끊겼다.심지어 상하수도 시설도 사라져 식수도 부족하다. 수해는 해발 872m인 자경산의 골짜기에 자리잡은 산계 3리에 집중됐다. 80여가구 가운데 20여가구가 침수됐고,농지 2만평 가운데 5000여평이 물에 잠겼다. 특히 지난해 수해로 집을 잃은 주민들이 임시로 지내던 컨테이너 박스 6개가 거센 물살에 흔적도 없이 떠내려갔다. 주민만 물난리를 겪은 것이 아니다.추석 명절과 겹치는 바람에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가족들도 공포에 떨어야 했다.김길자(67·여)씨는 “서울·부산 등지에 사는 다섯 아들 가족이 고립되는 바람에 몰고 온 차는 그냥 둔 채 야산을 따라 밧줄을 잡고 동네를 겨우 빠져나갔다.”고 몸서리쳤다. ●피해 복구 나선 주민들 하지만 주민들은 “마냥 낙담할 수만은 없다.”며 강한 재기의 의지를 다지고 있었다. 지난해 유례없는 피해를 경험한 탓인지 복구를 위한 손길도 빨랐다.남아 있는 밭의 작물을 돌보고,부서진 집이나 마을 시설 복구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산계 3리 유병용(53) 이장은 “주민들이 수해에는 이골이 났는지 재기를 위한 움직임도 빠르다.”고 말했다. 마을 근처 시멘트공장 근로자들의 자원봉사도 이들에게 힘이 되고 있다. 지난 14일 새벽부터 매일 40여명씩 마을에 나와 밤늦게까지 도로 복구,진흙 제거 작업 등을 돕고 있다.강원도에서는 미처 지원하지 못하는 포크레인·굴착기 등 중장비도 10여대나 동원됐다. L시멘트공장 권오철(36) 과장은 “큰 피해를 입은 지역 사회를 가만히 볼 수 없어서 나왔다.”면서 “임시 도로가 개통될 이번 주말까지는 마을 복구에 힘을 보탤 것”이라며 토사를 연신 삽으로 걷어냈다. 강릉 이두걸기자 douzirl@
  • [中서부 대개발 현장을 가다](8) 서부 인프라 大役事

    중국 정부는 동부에 비해 낙후된 서부지역을 대상으로 50년 장기발전계획을 세우고 지난 2000년부터 서부대개발이란 대장정(大長征)에 올랐다. 초기단계인 2000∼2005년은 경제발전의 도약판인 사회기초시설(인프라) 건설에 주력하고 2006∼2015년 본격적인 개발 및 도시화를 거쳐 2016∼2050년에 이르러 산업화를 마무리한다는 장기 발전 전략이다. 현재 초기 단계에 속하는 인프라 건설은 워낙 광활한 지역(중국 12개 성·시 자치구)과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어 전체적인 윤곽을 그리는 것은 어렵지만 2단계가 종료되는 2015년 경에는 완전히 새로워진 중국 대륙의 ‘인프라 지도’가 선보일 예정이다. |타림 이창 시안 오일만특파원|서부대개발은 4개의 핵심 프로젝트로 이뤄져 있다.서부의 천연가스를 동부로 수송하는 서기동수(西氣東輸)와 서부의 석탄과 수자원을 활용해 전기를 보내는 서전동송(西電東送),남부의 수자원을 북쪽으로 끌어오는 남수북조(南水北調),그리고 전국토를 격자형 철도·도로 교통망으로 이어가는 팔종팔횡(八縱八橫) 사업이다.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의 구도인 우루무치에서 잿빛 모래와 주먹만한 자갈들이 뒤섞인 불모지를 뚫고 ‘우루무치∼상하이’에 이르는 왕복 2차선 국도를 따라 7시간을 달리면 타림분지의 바인궈렁유전이 나온다. 북쪽으로 톈산산맥의 만년설이 희미하게 보이는 이곳 바인궈렁유전에는 굴삭기와 크레인들의 굉음이 요란하다.대형 파이프를 실은 트럭들의 끊임없는 행진은 실로 장관이었다. 40도를 넘나드는 분지 특유의 여름 더위에도 아랑곳없이 노란 작업모를 쓴 인부들은 지름 1m 남짓의 대형 파이프를 땅 속에 매설하는데 여념이 없다. 바로 서부대개발의 대표적인 인프라 프로젝트로 꼽히는 서기동수의 현장이다.서부대개발의 종착역 신장에서 동부경제 중심지인 상하이까지 서울∼부산간 거리의 9배가 넘는 파이프 라인(4200㎞)을 통해 천연가스를 운송하는 대륙횡단 사업이다. 이 파이프 라인은 간쑤와 산시(陝西),허난(河南),안후이(安徽) 등 7개 성·자치구를 거친 현대판 ‘대장정’이다.톈산산맥과 쿤룬산맥 사이 타림분지의 천연가스 매장량은 8조3900억㎥로 중국이 40년 동안 쓸 수 있는 양이다. 중국 당국은 2005년 120억㎥,2007년 166억㎥의 가스를 동부에 공급할 목표를 세우고 있다.전체 에너지 소비 가운데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율을 3%에서 23%로 끌어올리고 석탄 의존도를 줄여 연간 27만t의 매연 먼지 발생을 감소시키는 환경보호 효과도 노리고 있다. 파이프라인 구축작업은 신장 룬난,중간기지인 산시성의 옌촨,장쑤성 우시 및 최종 도착지인 상하이 바이허전에서 동시에 진행,2007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기공식부터 서기동수 사업에 참여했다는 노동자 장중허(江忠和·36)는 “단순한 모래가 아니라 각종 암석이 뒤섞여 있어 파이프 매설 작업이 쉽지만은 않지만 국가사업이라는 보람으로 일을 하고 있다.”며 구슬땀을 훔치며 환하게 웃는다. ●싼샤댐은 전력 생산의 중심지 매년 국내총생산(GDP) 8%대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국의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전력난이다.고도성장과 함께 인민들의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전력 소비도 걷잡을 수 없이 늘고 있다.경제발전의 동력인 서부의전기를 동부로 보내는 서전동송 프로젝트에 중국이 사활을 건 이유다. 서전동송은 현재 발전소 건설 및 송전망 구축 단계이며 송전망은 남부,중부,북부의 3개 라인이 기본이다.지난 6월 2기 공정이 끝난 싼샤(三峽)댐의 수력발전소가 중부 송전망의 핵심이다. 싼샤의 관문격인 이창(宜昌)에서 26㎞의 싼샤도로를 따라 상류로 올라가면 안개와 운무에 가려진 싼샤댐의 장중한 모습이 드러난다. 지난 93년 착공,10년만인 지난 지난 6월 2기 공정(물채우기)을 마치고 7월부터 발전기의 시험가동에 들어갔다.오는 2009년 3기 공정 완공시 70만㎾ 용량의 터빈 발전기 26기에서 연간 847억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싼샤댐 전력은 구축중인 송전망 860㎞(싼샤?후베이 우후(蕪湖)?안후이?장쑤)를 따라 송전된다.싼샤댐 발전소 발전기 1기가 가동되면 바로 송전할 예정으로 송전량은 300만㎾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상해 전력사용량의 30%에 달한다. 이성배(李聖培) 우한(武漢) 코트라 관장은 “2009년 싼샤댐 공사가 완공되어 본격적으로 발전이 시작되면 싼샤댐의전력은 상하이와 저장,장쑤,안후이의 화둥(華東) 지역과 화중(華中),남부 경제핵심인 광둥으로 각각 공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거미줄처럼 연결되는 교통 인프라 서부지역의 대도시와 중소도시간의 교통망을 2005년까지 전부 연결(라싸,우르무치 제외)하는 작업이다.여기에 대외 수출입망을 위한 해상연결로 확보 등도 병행 중이다. 국무원 서부대개발소조 판공처 탕밍룽(唐明龍) 부처장은 “서부대개발의 주요 목적 중의 하나는 낙후된 농촌의 도시화”라며 “점으로 이뤄진 도시들을 계속 확대 발전시키면서 이들 도시를 선(도로·철도)으로 연결,경제발전을 진행시키면서 마지막 단계에는 농촌으로 확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청두에서 동부 베이하이까지 뻗은 1709㎞의 왕복 4차선 고속도로(3분의 2 구간이 고속도로,나머지는 일반도로)도 중서부와 해안을 가깝게 만들었다. 이러한 인프라 건설 덕에 2002년 말 현재 서부지역의 자동차 통행이 가능한 도로 길이는 총연장 69만 9000㎞(고속도로는 약 4500㎞)에 달했다.1998∼2002년 4년간 중국의도로 증가 속도를 보면 동부 지역 18.5%,중부지역 32.2%인데 반해 서부 지역은 50.9%이다.엄청난 발전 속도가 느껴진다. ●근간은 철도망 중국철도부는 2001∼2005년 5년간 서부(西部)철도 건설에 1270억위안(약 19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서남부 지역에만 절반이 넘는 660억위안을 투입하고 있다. 코트라 곽복선(郭福禪) 청두 관장은 “철도 건설은 중국의 10차 5개년 경제사회발전계획(2001∼2005)의 중점 대상”이라며 “서부지역의 철도망은 2만 5200㎞가 완비되고 서남부지역의 철도 중 46%가 전기화되어 전기화 수준으로는 전국 평균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철도 건설 중점지역인 칭하이성 시닝∼시장(西藏) 라사의 각 구간 공사들이 진행 중이며 추이닝(邃寧)∼충칭(重慶),융저우∼위린 구간은 계획에 착수했다. 현재 베이징?시안?청두?판즈화?쿤밍을 잇는 철로가 서부지역 남북 물자 운송의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한국과 일본,미주 지역으로 가는 물량은 청두∼톈진과 우루무치∼상하이 철도 라인이 이용되고 있다. 서부대개발이 본궤도에 오를경우 윈난성 쿤밍-하노이(베트남)-호치민(베트남)-프놈펜(캄보디아)-방콕(타이)-콸라룸푸르(말레이시아)-싱가포르간 5500㎞의 ‘범아시아 철도’가 예정대로 10년 뒤 완공된다.마침내 중국 경제가 동남아까지 외연이 확대되는 것이다. oilman@ ■곽복선 코트라 청두관장 |청두(쓰촨성) 오일만특파원|진시황의 만리장성 축조에 버금간다는 서부대개발의 대형 인프라 건설은 한국으로는 어쩌면 새로운 기회일지도 모른다. 2050년까지 계속될 서부대개발의 인프라 건설은 상당수가 진행되고 있고 새로운 프로젝트도 속속 계획·입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부의 경제중심지 쓰촨(四川)성 청두에서 서부대개발을 지켜본 곽복선(43) 코트라 청두관장은 “엄청난 자본이 투자되는 거대 프로젝트에 단독으로 참여하기보다 다국적기업과 합작 또는 공동진출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대형 인프라 건설에 진출하려면. -서부대개발과 관련된 인프라공사는 관련 부문이 중앙정부,지방정부 및 그 산하 기구,국영기업 등 상당히 다양한 주체가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 일괄적인 접근이 어렵다.관련시장 진출을 위한 보다 체계적이고 세부적인 조사와 노력이 절실하다. 중국 정부가 선호하는 인프라 참여 방식은. -중국 정부는 자본조달의 원활성을 위하여 외국기업이 투자-건설-운영하는 합작방식이나 BOT(건설-운영-소유권이전) 방식의 참여를 권유하고 있는 실정이다.이때문에 중소규모의 기업은 물론 웬만한 대기업도 거대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입찰은 물론 직접적인 공사 참여 자체도 어렵고 힘든 실정이다.중국 정부에서 느끼는 한국 기업에 대한 평가가 그리 높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특히 그러하다. 한국 기업이 참여할 방법은 없는가. -우리기업으로서는 현지에 인프라 공사를 참여해본 경험이 있는 현지 중국 또는 외국 기업들과 연합해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이들과의 관계망 구축을 통해 하청자 또는 제품 공급자로서 참여하는 방식이 보다 가능성이 높다. 이들 원청자 또는 하청업체로 중국 인프라 공사를 담당했던 중국기업들에 대한 조사와 접촉이 보다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시장 진출을 개척하는방안을 보다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 세계 3대 해운사 ‘에버그린’ 기항지 부산서 中이전 검토

    태풍 ‘매미’의 여파로 부산항의 크레인 11기가 전복·이탈해 항만 하역 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외국 해운사에서 기항지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등 ‘후폭풍’이 불고 있다. 17일 세계 3대 해운사인 대만 에버그린사의 한국지사에 따르면 최근 대만 본사에서 “선박의 기항일정과 부두의 선석사정이 맞지 않아 선적차질이 계속될 경우 중국으로 기항지 이전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전문을 보내 왔다. 에버그린은 매주 7척 정도가 신감만부두를 이용해 왔는데 신감만부두의 크레인 7기중 6기가 전복되는 바람에 하역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4척이 3∼4일간 외항에 묶여 있었다. 에버그린 한국지사 관계자는 “17일 새벽부터 신선대부두 등에서 하역작업이 이뤄져 4척 모두 하역을 끝냈기 때문에 당장 기항지를 옮기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하역에 차질을 빚게 되면 화물연대 파업때부터 기항지 이전을 검토해 온 본사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태풍피해 강원·경남 르포 / 절망의 섬마을 거제 내도·가조도

    “눈물도 안납니더.나라에서 낙도 사람들 사정은 아는가 모르겠네예.” 수해 복구작업이 한창인 곳도 있지만 누구보다 큰 피해를 입고도 복구를 엄두조차 못내는 섬마을 주민들의 가슴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중장비와 인력의 접근이 불가능해 어디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를 막막함이 1주일째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폐허로 변한 내도 경남 거제시 일운면 내도.10가구 16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작은 섬마을에 태풍은 감당할 수 없는 피해를 가져왔다.주택과 마을회관 등 8채의 건물이 밀집해 있던 마을 어귀는 ‘폭격을 맞은 듯’ 폐허로 변했다. 해저 상수관로 2.3㎞가 유실돼 식수공급이 끊겼고 전기와 전화마저 6일째 불통이다.하지만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방파제와 부두가 파괴돼 소형 어선이 아니면 섬에 접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복구를 위해 육중한 콘크리트와 돌더미를 정리하는 일이 급선무인 주민들로선 난감하기만 하다. 무너진 집터에서 가재도구를 챙기던 최원호(51)씨는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하다.”고 망연자실해했다.그는“고조부 때부터 100여년 지켜온 집과 족보,사진 등이 모조리 쓸려갔다.”면서 “삶의 뿌리가 송두리째 사라진 느낌”이라고 말했다.박덕순(77·여)씨는 “사라 때도 끄덕없던 마을이었다.”면서 “50년 섬 생활을 접고 뭍에 있는 아들 집으로 옮겨야 할 것 같다.”며 눈물을 훔쳤다. 거제시측은 상수관로가 복구되기까지는 짧아야 2개월,접안시설 복구까지는 6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최씨는 “문제는 섬 안에 생활할 공간이 없다는 점”이라면서 “컨테이너라도 들어오면 시간이 걸려도 우리 힘으로 마을을 일으킬텐데…”라며 발을 굴렸다. ●바깥 세상과 단절된 가조도 비슷한 시각 경남 거제시 사등면 가조도 신교부락.구부정한 허리를 지팡이에 의지하며 반모연(77·여)씨는 갯물에 쓸려간 가재도구를 찾고 있었다.자원봉사자나 군 부대의 지원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단 1척의 배편이 바깥 세상과 연결되는 수단이다. 집채만한 해일이 덮치던 지난 12일 밤.반씨는 정신 장애를 앓는 아들(50)의 손을 잡고 야트막한 산쪽으로 급히 몸을 피했다.물이빠진 뒤 남은 것은 한되 정도의 쌀과 물에 불어 쓸모 없어진 이불뿐이었다.다른 150여가구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전체 가옥의 반 이상이 파손됐고 600여㏊의 피조개어장은 온데간데 없었다. 전기와 전화는 물론 식수까지 끊겨 주민들은 산에서 내려오는 개울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인근 굴룡포구 앞엔 5㎞ 떨어진 신현읍 장평리 조선소에서 떠내려온 높이 110m의 국내 최대 규모 해상크레인과 20만t급 LNG 수송선이 버티고 있었다.산더미 같은 배들이 양식어장 위로 떠밀려 오면서 미더덕 등을 생산하던 어장은 쑥대밭으로 변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일부 부두가 쓸려나가는 바람에 지원을 하려고 해도 배를 댈 수가 없다.”면서 “힘들게 지원 선박이 도착해도 해안도로의 유실이 심해 포크레인 등 복구장비가 들어갈 수 없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거제 유영규 이세영기자 whoami@
  • [길섶에서] 절망과 희망

    과학문명은 자연을 정복했다고 자만하곤 한다.그러나 거대한 자연의 힘 앞에 인간이 쌓은 문명의 탑은 얼마나 무력한가.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부산항 부두의 거대한 크레인이 맥없이 무너졌다.해일이 덮친 마산 해안지역은 폐허가 됐다.집들이 흔적조차 없어지기도 했다.어촌의 피해도 엄청나다.황금물결이 출렁이어야 할 들판은 모래와 흙으로 뒤덮였다.농부와 어민의 얼굴엔 절망의 주름이 더 늘어났다. 태풍의 피해가 너무 커 많은 사람들이 절망의 늪에 빠져 있다.그러나 지금의 상황이 절망적이라도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절망의 끝은 희망이다.세르반테스도 그의 명작 ‘돈키호테’에서 “생명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라고 말했다.희망을 갖게되면 거기에는 언제나 새로운 가능성이 존재한다. 희망은 결코 가진자만의 것이 아니다.어려움을 겪는 사람일수록 희망은 더 소중하고 필요하다.희망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희망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의 원천이다.인간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만들어내는 위대한 힘을 갖고 있다. 이창순 논설위원
  • [씨줄날줄] 文人과 26만9천원

    한 문학평론가가 창작활동의 경제적 대가를 돈으로 환산해 보았다고 한다.지난 한해 동안 팔린 시집이나 소설,수필집이나 평론집의 권 수와 단가를 곱해 말하자면 ‘창작활동 총생산’을 산출했다.그리고 총생산에서 창작 활동의 직접적 대가인 인세(印稅)를 계산해 국내 3대 문인 단체 회원 수로 나눠 보았다고 한다.문인들의 한달 평균 인세 수입은 26만 9000원이었다.줄 담배 피워가며 써 내려간 한줄 한줄의 경제적 보상인 셈이다. 문인들이 26만 9000원의 인세를 받고 있을 때 대한건설업협회는 건설임금동향을 발표했다.미장이 등 건설 현장 근로자 일당은 평균 8만 8600원이었다고 한다.한달 인세를 일당으로 치면 8900원 남짓이니 10배쯤 된다.인세를 문인들 개인 차를 무시한 채 평균적으로 계산하는 게 무리다.또 인세와 건설 현장 일당을 한 저울에 올려 놓는 것은 말도 안 된다.그럼에도 ‘창작’과 ‘건설’을 같은 저울에 달아 보고 싶은 강렬한 유혹을 느끼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요즘 고약한 태풍을 만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피해액이 1조 3000억원을 넘어 2조원에 육박한다고 한다.소설 한편보다 거의 10배나 비싼 값을 들여 만들어 놓은 건설이 순식간에 폐허가 됐다.외경심마저 풍겼던 거대한 컨테이너 크레인의 붕괴 현장을 보면서 창작으로 일궈낸 ‘세상의 혼’(魂)은 어떤 태풍에도 끄떡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스쳤다.한 순간의 광풍에 사라질 것들에 100원씩을 쓰면서 재난에 대적할 ‘혼’엔 10원을 쓰는 자화상이 안쓰럽다. 확실히 세상엔 혼이 없어 보인다.혼이 깃든 건설이라면 바람 앞에 백지장처럼 갈기갈기 찢기지 않았을 것이다.초속 50m 강풍에 견디도록 만들어진 컨테이너 크레인이 순간적인 52m의 바람에 폭삭해야 하겠는가.나라 살림을 도맡은 고관이 태풍으로 전국이 요동치는 동안 부부동반으로 제주도를 찾아 휴가를 즐겨야 하겠는가.한쪽에선 자연 재해라고 목청을 높이지만 세상 사람들은 싸워서 이길 수는 없었지만 그러나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었던 인재(人災)라고 입을 모은다.지금 우리는 쇠약한 혼을 보양(補陽)해야 한다.제발 이번만은 건설 복구만 하지 말고 혼도 함께 복구했으면 좋겠다. 정인학 논설위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