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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교IC 수시 교통통제

    판교IC가 하루동안 교통이 수시 통제된다. 한국도로공사 경기지역본부는 경부고속도로 판교IC 가교설치 공사로 인해 21일 오전 10시부터 22일 오전 6시까지 서울과 부산 양 방향에 대한 교통을 통제한다고 19일 밝혔다. 양 방향을 10분간 통제한 뒤 크레인으로 가교를 설치하고 나머지 50분간 소통시키는 방법으로 총 5차례에 걸쳐 이뤄진다. 이번 공사는 판교IC 일대 출퇴근시 발생하는 만성적인 교통 체증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판교IC 분당방향 진출로 1개 차로를 확보,59m 길이의 가교를 설치하게 된다. 문의 (031) 2225-8461.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강남명소 영화서 못보게 되나

    강남명소 영화서 못보게 되나

    국내 영화인들이 촬영장소로 애용해온 서울 강남구 관내 공원들에서 유명 영화인들을 보기는 앞으로 힘들 전망이다. 강남구가 시설물 훼손과 주민들의 민원제기를 우려, 촬영 허가를 거부하고 있어서다. 내년 개봉 예정인 영화 ‘M’(감독 이명세)제작진은 지난 23일 강남구청에 양재천 촬영 허가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여자 주인공이 한밤에 타워팰리스를 배경으로 양재천을 따라 걷는 게 전부로 혹시 모를 시설물 훼손을 막기 위해 대형장비 없이 촬영하겠다며 애걸복걸했지만 구청은 요지부동이었다. 제작진은 “영화 흐름상 타워팰리스를 배경으로 한 장면이 필요한데, 그게 안 된다면 전체 시나리오를 손봐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남구가 관내 명소에서의 영화 촬영을 사실상 전면 금지하고 나섰다. 구청 관계자는 5일 “대형장비 설치, 통행 차단 등 영화 촬영으로 다양한 불편과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크레인이나 레일을 사용하지 않는 간단한 촬영만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영상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상업영화 속 공원 장면은 70∼80%가 강남구에서 찍힌 것이다. 특히 로맨스 영화는 강남구 비중이 거의 100%에 이른다. 사극조차 경기도 용인 한국민속촌이 아니라면 대부분 강남구 공원들이 촬영지로 쓰인다. 최근에 지은 시설이 많아 현대적이고 깔끔한 배경이 나오는 데다 교통도 편리해서다. 영화계는 초비상이다. 영화인들은 “레일 등 장비를 사용하지 말라는 건 영화를 찍지 말라는 얘기”라고 불만을 토로한다. 서울영상위 김미혜 로케이션팀장은 “외국에서는 촬영한다고 하면 정부에서 적극 나서서 도와 주는데 서울은 간단한 처리 지침조차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잘못된 촬영 관행을 고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영상위 로케이션 코디네이터 강정희씨는 “약속했던 촬영시간을 훌쩍 넘기거나 허가받지 않은 내용을 현지에서 급조해서 찍으려고 한다든지 영화인들도 반성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현대重, LPG선도 땅위에서 만든다

    초대형 액화석유가스운반선(LPG선)도 땅 위에서 만든다? 현대중공업이 ‘현실’로 옮긴 얘기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8만 2000㎥급 LPG선 8척을 육상 건조 방식으로 수주하는 데 성공해 자체 제작 발표회를 가졌다.LPG선 육상 건조 시대를 연 것이다. 세계 최초다. 그동안 국내외 조선업체들은 소형 벌크선이나 유조선을 일반 도크(Dock)가 아닌 땅 위에서 만들었지만 좀더 공법이 까다로운 LPG선은 시도하지 못했었다. 현대중공업은 1500t짜리 골리앗 크레인을 이용해 기존 LPG선 제작에 필요하던 선체 블록을 84개에서 30개로 줄여 작업의 효율성도 높였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2004년 6월 세계 최초로 선박 육상 건조시대를 연 데 이어 고부가가치선인 LPG선까지 시도함으로써 이 분야 최강자 자리를 굳혔다. 육상 건조는 도크 부족으로 인한 생산력의 한계를 해결해준다. 오병욱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본부장은 “LPG선 수요가 계속 대형으로 바뀌는 추세여서 수익성이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10·25 재보궐 당선자 3인 만나고 싶었습니다] “주식회사 창녕 만든다”

    [10·25 재보궐 당선자 3인 만나고 싶었습니다] “주식회사 창녕 만든다”

    “부자마을 창녕의 꿈을 기필코 실현해 군민의 성원에 보답하겠습니다.”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하종근(45) 경남 창녕군수는 “이번 선거 결과는 창녕군민 모두의 승리”라며 “공약했던 ‘부자 창녕 만들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하 군수는 “이제 선거가 끝났으므로 지역경제 회생과 민생회복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 소유의 창원공단 내 ‘한국 타워크레인㈜’을 창녕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이를 발판으로 우량기업을 유치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미 이전부지를 확정하고, 매입을 서두르고 있다. 그는 또 ‘주식회사 창녕’을 설립, 지역의 핵심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능력을 썩히고 있는 우수한 공무원들을 발굴하고, 지역사업의 효율성도 극대화하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화훼·약초 생산 종합실버타운 건립 ▲창녕 산토끼 전국축제 개최 ▲협력적이고 광역적인 군정 운영 등도 약속했다. 창녕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단풍놀이 사고 주의보

    [세이프 코리아] 단풍놀이 사고 주의보

    동해바다보다 깊고 푸른 가을 하늘 아래 형형색색으로 펼쳐지는 단풍의 절경(絶景)은 가을철 놓칠 수 없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다. 설악산, 오대산 등 강원 지역의 산들은 이미 붉은 빛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북한산과 내장산 등 중·남부 산들도 차츰 화사한 자태를 뽐내며 산행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러나 단풍놀이에 취해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늦추다 보면 부상이나 심지어 사망에 이르는 비극을 맞을 수 있다. 더구나 주5일 근무와 ‘웰빙’ 열풍에 따라 산행 인구가 늘어나면서 안전사고도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연간 사고 3분의1 가을에 몰려 지난해 가을 산행철인 9월부터 11월까지 일어난 산악 사고 건수는 모두 1743건이다. 지난해 전체 산악 사고인 5605건의 3분의1이 가을철 3달에 집중돼 있다. 더구나 지난 2003년에는 1283건이던 것이 2004년 1702건 등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이상 가을 가뭄과 고온 탓으로 단풍의 ‘질’이 떨어지면서 가을 산행 인파는 조금 줄었다지만 산악 사고는 여전하다. 지난 12일 경기도 고양시 북한산 곰바위 부근에서 암벽을 오르던 등산객이 40m 계곡 아래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엄모(39)씨는 그 자리에서 숨지고 이모(46)씨는 머리와 허리 등에 중상을 입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에도 북한산 칼바위 부근에서 이모(60)씨가 30m 절벽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지난 15일 오전 7시에는 경남 거제시 수월리에서 등산객 김모(64)씨가 산행 중 뇌출혈로 쓰러졌다. 김씨는 응급처치를 받은 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 사고는 산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15일 오전 4시10분쯤 강원도 속초시의 한 콘도에서는 단풍관광을 온 김모(50·여)씨가 4층 베란다에서 추락해 숨지는 어이 없는 사고가 일어났다. 결국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모두 344건의 사고가 일어나 10명이 사망하고 347명이 다쳤다. ●일요일 늦은 오후 하산길 조심 가을철 산악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실족이다. 최근 3년 동안 10월에 발생한 산악 사고 2060건 가운데 30.0%인 618건이 발을 헛디뎌 일어났다. 이어 등산로 이탈 및 실종이 27.1%인 559건으로 뒤를 이었다. 탈진이나 호흡곤란, 마비 등 개인의 신체 이상에 따른 사고도 23.2%인 478건이나 일어났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등반 중 사망 사고는 등반자의 신체 이상이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 “단풍철에는 평소에 등산을 잘 하지 않던 사람들도 무리해서 산에 오르는 사례가 많은 만큼 자신의 건강 상태를 반드시 체크하고 무리한 산행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요일은 등산객의 절대 숫자가 많은 일요일이다. 전체 사고의 40% 이상이 일요일에 몰려 있다. 등산로가 붐비면서 사고의 위험도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또한 산에서 내려올 시간인 오후 3∼5시 사이에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산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형 교통사고, 축제 사고도 주의 연간 교통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시기는 귀성·귀경 차량이 몰리는 설과 추석 등 명절이지만 사망을 수반하는 대형 교통사고는 가을철에 가장 많이 일어난다. 대형 교통사고가 이 시기에 집중되는 것은 행락철 단체 관광을 떠나는 초행길·장거리 운전자가 증가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단풍 관광지로 통하는 대부분의 길이 급경사·급커브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관광버스 탑승자들이 음주 가무를 즐기면서 운전자의 안전 운행을 방해하기도 한다. 해마다 1200여개에 이르는 지역 축제도 가을철에 많이 열린다. 올해는 9∼11월 사이에 350여개의 각종 지역 축제와 행사가 개최된다. 대표적인 지역 축제 안전사고는 지난해 10월에 발생한 경북 상주시민운동장 참사. 한 방송사의 공연에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사망 11명, 부상 148명 등 모두 159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가을철은 겨울이 오기 전에 작업을 끝내기 위해 각종 건설현장에서 막바지 공사가 활발히 이뤄지는 시기. 이에 따라 공사장 슬래브·옹벽 등이 붕괴하거나 타워크레인이 넘어지는 사고 등도 잦다. 지난해 10월 공사 근로자 9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을 입은 경기도 이천의 한 대형 홈쇼핑 물류센터 신축 공사장 사고도 슬래브가 붕괴하면서 빚은 참극이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서해페리호 침몰사고, 성수대교 붕괴사고 등 대형 참사들도 공교롭게 10월에 몰려 있다.”면서 “행락철을 즐기기에 앞서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먼저 챙기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가을산행 주의점 산악 사고는 바닷가 사고와 마찬가지로 준비 없는 ‘과시형 사고’가 많다. 등산화와 피켈 등 충분한 장비를 갖추지 않고 산행에 나서거나 나이와 건강, 경험 등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산행이 사고를 불러일으킨다.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실족 사고는 맑은 날보다는 바위가 미끄러워지는 비가 온 뒤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오르막길보다 내리막길이 훨씬 위험하다. 산행의 기본 수칙은 아침 일찍 산에 오르기 시작해서 해지기 한두 시간 전에는 마치는 것. 올라갈 때는 급경사, 내려갈 때는 완경사 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익숙한 산이 아니면 혼자 등산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또한 일행 가운데 가장 체력이 약하고 등산에 미숙한 사람을 기준으로 산을 오른다. 적정한 배낭의 무게는 30㎏ 이하. 나무 등을 잡고 오를 수 있도록 손에는 되도록 아무 것도 들지 않는 것이 좋다. 등산화는 발에 잘 맞는 것을 신는다. 크면 발목 부상을 당할 수 있고, 작으면 얼마 못 올라가 통증이 온다. 조금 비싸더라도 통기성과 방수 능력이 좋은 것을 착용한다. 서울 북한산 등 암벽이 많은 산은 반드시 바위 전용인 리지화를 챙겨야 한다. 산행 중에는 과식이나 과음은 금물이다. 물이나 오이 등을 꾸준히 먹는 것이 좋다. 길을 잘못 들었을 때 무턱대고 전진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희미하게 인적이 남아 있는 길이라도 산사태 등으로 중간에 끊겼을 가능성이 높다. 길을 알고 있는 곳까지 되돌아간 뒤 다시 산행을 시작하자. 아예 길을 잃었을 때는 계곡을 피하고 능선으로 올라가는 것이 현명하다. 계곡은 예기치 않은 집중호우의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다. 사고가 났을 때는 곧바로 119에 신고하는 것이 좋다.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 저체온 증상이 나타나면 움직임을 최소화하면서 열 손실을 막아야 한다. 더구나 이번주부터는 기온이 떨어지고 낮이 더 짧아지는 만큼, 여벌 옷은 가을철 등산 필수품이다. 심혈관 질환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바로 편안한 자세로 휴식을 취한 뒤 하산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과천 변전소 고압선 절단 사고로 곳곳서 불 주택·비닐하우스 수십채 전소

    과천 변전소 고압선 절단 사고로 곳곳서 불 주택·비닐하우스 수십채 전소

    26일 오후 2시15분쯤 경기도 의왕시 포일동 의왕상수도사업소내 고압송전선로가 끊어지면서 야산과 민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사고는 상수도사업소 내에서 작업을 하던 크레인 기사가 고압선로를 건드려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가 난 고압선로는 신성남변전소∼과천변전소로 연결되는 구간으로 이날 사고로 의왕·과천지역 선로 4㎞ 구간에서 과전류로 스파크가 일며 불길이 번졌다. 2시20분쯤에는 과천시 문원동 과천변전소 인근 과천청소년수련원 공사장 인근 고압선로가 끊기며 선로 주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불로 과천변전소 인근 주택 2채와 의왕상수도사업소 인근 3채 등 모두 5채가 불에 탔다. 또 의왕시 포일동 화훼단지 비닐하우스 10개동과 청계동 비닐하우스 4개동 등 비닐하우스 19개동이 불에 탔으며,C농원 직원 박모(65·여)씨 등 2명이 가벼운 화상을 입었다. 이밖에 청계산자락 10곳에서 불이 나 의왕∼과천간 고속도로 과천터널 주변 500여평의 산림이 탔으며, 서울구치소가 정전되며 면회가 전면취소되기도 했다. 화재진압으로 의왕∼과천 고속도로 서울방향 학의JC∼과천서울대공원 구간이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또 고압선로가 끊기며 과천과 안양, 수원, 용인 등 경기 남부지역에서는 순간 정전사고가 발생했으나 곧바로 전기공급이 재개됐다. 불이 나자 소방헬기 4대와 소방차 64대, 소방관 297명이 출동해 진화작업을 벌였으며 오후 3시쯤 대부분 불길을 잡았다. 이날 사고와 관련, 한국전력은 “상수도사업소내 슬러지처리 시설공사를 하던 크레인 기사가 송전선로를 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현장의 크레인 위에는 고압선로가 걸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크레인 기사는 “야산 철탑 쪽에서 불길이 나며 선로가 끊어졌다.”고 부인했다. 의왕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30만원 수뢰 경찰 해임 정당” 확정

    단속무마를 대가로 30만원을 받은 경찰관을 해임한 것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2003년 12월 서울 모 경찰서 지구대 사무소장이던 경위 최모(44)씨는 도로에 건축자재를 쌓아놓고 대형 크레인 작업을 하던 건축업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하라고 부하직원인 김모 경장 등에게 지시했다. 김 경장은 체포했던 건축업자를 풀어주는 대가로 70만원을 받았고 이중 30만원은 최씨에게 건넸다. 돈을 받은 최씨는 김 경장이 현행범 체포서 등 형사입건 공문서를 파기하는 것을 묵인했다. 최씨는 돈을 받은 사실이 서울지방경찰청에 제보되자 받았던 돈을 건축업자에게 돌려주고 확인서를 받는 등 사건을 은폐하려 했지만 결국 감찰과정에서 비위사실이 드러나 해임처분을 받았다. 이후 최씨는 “해임처분이 너무 가혹하다.”면서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해임처분 취소청구 소송을 냈다.대법원 1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18일 “최씨의 비위행위가 중대하고 확인서를 조작하는 등 정상이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공익상의 필요가 크고 부하직원보다 중하게 징계처분을 내렸다고 해서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면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 (10·끝) 전문가죄담-노사정 나아갈 길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 (10·끝) 전문가죄담-노사정 나아갈 길

    서울신문은 노사 상생의 정신으로 잘 나아가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 9개를 선정, 시리즈로 연재했다. 특히 파업이나 외환위기의 어려움, 워크아웃의 위기상황, 구조조정 등 ‘과거의 아픔’을 딛고 노사가 하나가 된 기업들을 찾았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아 노사가 하나가 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 정길오 한국노총 홍보선전본부장,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의 좌담을 통해 노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정부의 역할 등을 짚어봤다. 좌담은 우득정 논설위원의 사회로 지난 21일 본사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사회 서울신문이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 시리즈’를 통해 노사협력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높인 기업들을 소개했다. 하지만 국민들이 체감하는 노사관계는 여전히 산업화시대의 후진적 관계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노사관계는 근본적으로 어떤 것인지부터 말해달라. -정길오 본부장 많은 사람들이 노사관계는 비대립적이고 협력적이어야 한다는 가정하에 본다. 하지만 노사관계는 근본적으로 대립적일 수밖에 없다. 갈등이 빚어졌을 때 어떻게 합리적으로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갈 것인가가 중요하지 대립적 노사관계 자체를 부정하는 가정은 잘못됐다. -이동응 전무 맞다. 노사관계는 기본적으로 대립적이다. 대립이 갈등·투쟁으로 확대되느냐, 대화와 타협을 통한 조정으로 가느냐가 다를 뿐이다.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법과 원칙, 대화와 타협을 내세우는데 정부 성격마다 조금씩 다르다.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면 법과 원칙은 안 지켜도 된다는 오해가 생긴다. 정부가 무조건 개입하라는 게 아니고 대화를 주선하되 현장에서 일어나는 불법행위는 초기에 진화해줘야 한다. -배규식 본부장 우리나라는 노사갈등 못지않게 사회적 갈등도 심각한 편이다. 합리적인 해결을 위한 시스템이 부족한 탓이다. 노사 자체의 문제도 있지만 상당수 사회적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사회 노사 협력을 가로막는 최대 장애물은 무엇인가. -정 본부장 노사협력 장애물은 조정장치 등 제도적 장치가 부족한 탓이 크다. 정부주도의 노·사·정만 있지 노사간 대화가 거의 없다는 것도 문제다. 정부가 1960년대 이후 노사분규 건수를 줄이는 실적위주의 노동정책을 고집해온 것도 실패다. 사용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이 미흡한 상태에서 노조의 경영 참여를 배제한 채 협력만 요구하고 있다. 무분규 선언 기업들은 노조의 경영 참여, 성과급 배분 등의 문제가 해결된 사업장들이다. 많은 사용자들이 ‘기업은 내 것이다.’라는 후진적 의식을 갖고 있다. 노동계 역시 80년대 민주화투쟁과 결부된 노동운동, 이념과 결부된 운동이 아직도 주류여서 이념과 명분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배 본부장 우리는 노사갈등이 기업 내부화되면서 서로 옥죄려고만 한다. 노사가 장기적인 이익보다는 단기적 이익에 치중한다. 또 한 쪽이 힘 있을 때 상대를 코너에 밀어붙인다. 지금은 당하지만 나중에 두고보자는 ‘악감정’이 남게 된다. 노조는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노동배제적인 경험이 뇌리 속에 뿌리박혀 사용자에 저항하는 분위기다. 사용자는 원래부터 노조에 부정적인데다 노조에서 저항적으로 나오니까 용납하지 않는다. 노사분규 건수는 줄었지만, 잠재적 노사갈등이 합리적으로 해결되느냐는 다른 문제다. 부당노동행위, 부당해고는 여전한데 정부는 분규건수를 줄이는 데 치중하고 있다. 대기업 노조들은 중장기적이나 거시적으로 보지 않고 단기적 이익에 치중한다. -사회 노사관계의 기업 내부화냐 외부화냐는 산별노조 전환과 맞물려 있는데 어떻게 보나. -이 전무 기업들은 노사관계가 기업 외부화되면 더 큰 혼란을 불러오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산별노조 문제도 기업별 교섭을 정치문제로 확산하고, 노조에 산별이라는 갑옷을 입혀놓는 것이라고 걱정한다. 지금은 노동권 문제라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노사관계가 효율성, 합리성, 형평성을 갖추느냐가 중요하다. 과거처럼 탄압이나 보호만 얘기하면 대화 자체가 안 된다. -정 본부장 임금, 노동조건, 복지는 주로 기업 내에서 결정하는데 사용자가 압박받을 수밖에 없다. 기업단위 노조는 노조간 경쟁으로 좀 더 많은 임금인상을 따내려고 노력하기 마련이다. 산별노조 내에서 임금·근로조건을 결정하다 보면 노조도 중소기업·비정규직 임금인상에 초점을 맞추고 대기업 임금인상은 자제할 것이다. 복지문제도 기업단위 갈등에서 국가단위로 빠져나올 수 있는 구조가 될 수 있다. 산별전환은 아무리 임금이 높아도 주택, 사교육비, 사회보험, 조세 등의 문제가 남아 있는 한 삶의 질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노조의 외형이 커지고 전투적으로 바뀌는 것만 걱정한다. -배 본부장 기업별 노사관계가 남아 있는 가운데 산별노조가 추가된 셈이어서 사용자들이 부담을 느끼는 건 인정한다. 여전히 우리나라 노사는 기업별 단위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사용자들은 불안해할 뿐 고민의 흔적이 별로 안 보인다. 노동계도 산별로 덩치는 키워놨는데 거시경제와의 조율 등에 대한 고민 없이 노동계 이익에만 쏠려 있다. -사회 참여정부 들어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는데도 노사간 신뢰 구축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뉴딜 정책을 내걸고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도 열심히 뛰어다니지만 신빙성, 진정성을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정부가 현실적 대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그 노력도 부정적으로 보는 분위기 아닌가. 정부의 역할도 필요한 부분이 있을텐데. -배 본부장 최근 포항 건설노조, 사내하청 등 비전형적인 노사분규가 일어나고 있는데 기업 내부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다. 비정규직 문제도 노조가 조직화된 부분만 터져나오고 있고, 비조직화된 부분 갈등은 폭발 직전으로 누적되고 있다. 노동시장 체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지 않으면 큰 사회적 불만이 터져나올 것이다. -이 전무 구조적 측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시장의 문제도 있다. 타워크레인, 화물연대, 레미콘 등은 과거 시장이 좋을 때 너도나도 달려들어 공급이 늘어나니까 경쟁이 치열해져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 임금격차 문제도 시장 입장에서는 비정규직 임금으로도 얼마든 노동력을 공급받을 수 있으면 당연히 저임금으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임금격차가 정규·비정규라는 구조적 측면보다는 일자리 부족이라는 노동시장의 수요공급 측면도 강하다. -배 본부장 시장경제가 완전한 형태는 많지 않다. 수요나 공급 독점자가 횡포 부릴 가능성이 있다. 건설플랜트 문제는 포스코라는 독점적인 수요자와 건설노조라는 인력 공급 독점자 구조여서 자유경쟁 구조가 아니다. 노사가 독점적인 힘을 이용하려고만 한다. 시장경제에만 맡겨놓으면 너무 불공정한 게임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다. -사회 일자리 창출이나 소득 양극화 문제를 얘기할 때 주로 노동계 탓으로 돌리는데 어떻게 보나. -정 본부장 한국노총의 ‘변신’에 대한 여론 반응은 안타깝다. 노사정 모두 변해야 하는데 노동계가 먼저 변하겠다고 나서니까 같이 변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그래 노조가 문제였어.’라고 팔짱만 끼는 분위기다. 노동계 일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먼저 바꾸겠다고 선언했으면 사측이나 정부도 같이 나서줘야 하는데 수수방관하고 있다. 여론은 그동안 노조가 잘못됐었다는 부분만 부각시키고 있다. -배 본부장 한국노총의 변신이 이용득 위원장 개인을 넘어서서 조직 내에서 충분한 공감을 얻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민주노총은 너무 분배에 집착하는데 의제를 좀 바꿔야 한다. 일자리 만드는 것 못지않게 일자리 지키는 것도 중요한데 사용자 탓도 있지만 노동계의 인식이 너무 약하다. 노조는 국내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해외투자를 막는 식으로 나오고 있으나 그런 방식으로는 기업들의 해외 이탈을 막을 수 없다. 일자리가 줄어드는 회사의 정책을 단협 합의사항으로 정해 ‘족쇄’를 채우기보다는 숙련도, 노동력 고급화, 품질개선 등으로 노조가 일자리를 지키려는 노력을 보이는 게 필요하다. 정리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 (7) 현대중공업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 (7) 현대중공업

    “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많은 이윤을 내야 고용이 보장되고 임금인상과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사화합이 중요합니다.” 현대중공업 김성호(48) 노조위원장은 17일 “노조가 협력해 기업의 경쟁력을 키워 성장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노동자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것이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의 노선”이라고 강조했다. 현중 노조는 지난 2004년 민주노총 산하 금속연맹과 결별하고 독자노선을 가고 있다. 시대변화에 맞춰 합리적인 노동운동을 하겠다고 선언한 뒤 그 기조를 지키고 있다. 산업연맹과 결별로 내지 않게 된 연간 6억여원에 이르던 연맹비와 무파업으로 절약되는 노조비를 지역사회 봉사활동 등에 사용해 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노조의 이같은 합리성향에 힘입어 올해로 12년 연속 쟁의없이 노사협상을 타결했다. ●최강성에서 합리노조로 탈바꿈 조합원 2만 5000여명에 이르는 현대중공업 노조는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노동계가 인정하는 제일 강성 노조였다. 노동운동 초창기부터 현대자동차 노조와 쌍두마차를 이루어 과격분규를 주도했다.1988년부터 이듬해까지 계속됐던 128일 파업, 고공농성의 효시로 불리는 1990년 골리앗크레인 점거농성 등은 대표적 투쟁사례로 꼽힌다. 투쟁 외골수였던 노조가 합리적인 선진노조로 탈바꿈하게 된 데는 노사신뢰가 바탕이 됐다. 노사는 오늘의 상생관계가 있기까지 비싼 대가를 치렀다. 1987년 노조 설립뒤 해마다 장기파업으로 생산손실·대외신인도 하락 등 유·무형의 손해가 컸다. 회사측이 파업기간에 대해 ‘무노동 무임금’원칙을 지키는 바람에 파업을 할수록 노조원들의 월급봉투는 얇아졌다. 투쟁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노조원들이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됐다. ●고용보장에 노조원 감동 김종욱 노사담당 이사는 “회사가 경영 제1목표로 삼고 추진한 고용안정 정책이 노조원들의 성향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창사이래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단 한명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회사측은 조선·플랜트·해양·엔진기계·전기전자·건설장비 등 6개 사업분야 가운데 조선·건설장비를 뺀 나머지 사업분야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동안 침체상태였음에도 고용만큼은 보장했다. 김 위원장도 “회사의 확실한 고용보장에 노조원들이 감동해 회사를 이해하는 마음과 애사심이 싹트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노사 불신의 벽을 허물기 위해 영업현황·경영위기상황 등 회사 안팎사정을 있는 대로 숨김없이 노조에 설명하는 등 꾸준히 애를 써 노사신뢰를 쌓았다.”고 밝혔다. 조합원 복지에도 회사는 지속적으로 투자를 했다. 사원아파트 1만 6000여가구를 지어 시중분양가보다 30% 싼 값에 공급했으며 동구 관내에 6개 문화예술회관을 짓고 7개 잔디구장을 조성해 사원가족들이 여가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노사관계 안정으로 세계 일등 노조는 지난해 21세기 선진노조 건설을 선언하고 ‘노조이념’과 ‘노조강령’ 각 6개항을 채택했다. 항목마다 ‘노사 상생·노사 공존공영·상생적 노사문화·노사안정·신노사문화 창출’과 같은 노사화합을 강조하는 문구가 들어 있다. 그러나 ‘투쟁’이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다. 노조사무실 모습과 분위기도 과거와는 전혀 딴 모습이다. 일반사무실보다 더 정갈하고 깔끔하게 정돈돼 있다. 노동운동 구호가 적힌 현수막이나 벽보 등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됐다. 외부 방문객을 대하는 노조 상근자들의 친절한 자세도 인상적이다. 지난해 초 노조위원장이 선박을 발주한 미국 엑손모빌사에 “최고의 기술을 발휘해 멋진 선박을 건조할 기회를 주어 감사하며 최고 품질로 보답하겠다.”는 내용의 감사편지를 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안정적인 노사관계는 세계 최고 기술을 갖춘 현대중공업의 대외신인도를 정점으로 끌어올려 외국 고객사들은 마음놓고 선박건조를 맡긴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2009년까지 일감을 확보해 놓고, 부가가치가 높은 선박 위주로 수주활동을 하고 있다. ●방심은 금물 김 위원장은 “노조 집행부와 회사가 노사관계에 항상 신경을 쓰고 노력해야 신뢰가 깨지지 않고 지금의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 집행부는 매주 하루씩 현장에 조합원들을 찾아간다. 현장에서 조합원들과 대화를 하며 건의사항 등을 듣고 회사가 나서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그때그때 회사측과 의논해 해결한다. 김 이사는 “노조가 과거처럼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기 때문에 노조 건의사항은 회사가 되도록 들어주려 한다.”고 말했다. 올해 임·단협에서 정년을 1년 연장해 58세로 합의한 것은 당초 회사가 수용하기 힘든 요구였으나 회사가 노조를 믿고 받아들인 좋은 사례이다. 글 사진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양평2동 침수 대응 백서로 남길 것”

    지난 16일 집중호우로 안양천 제방이 무너졌다. 영등포구 양평2동 저지대 주택가가 물바다로 변했다. 주민들은 무너진 둑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지하철 시공사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신고된 재산피해액은 293억원에 달했지만 차량 침수 피해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영등포구청의 초기 대응이 신속했기 때문이다.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김형수(58) 영등포구청장으로부터 들어봤다. “구청장님, 양평2동 부근 안양천 제방에 균열이 생겼습니다.” 16일 오전 5시50분, 김형수 구청장은 대림1동 자택에서 전화를 받았다. 전날 호우경보가 발령됐다는 소식에 상습침수지역인 대림동을 걱정했는데 양평동에서 일이 터졌다. 오전 6시40분, 그는 현장에 도착했다. 집중호우로 불어난 안양천 물이 양평교 아래쪽 제방 틈을 파고들면서 구멍이 생겼다. 컨테이너와 돌, 흙더미를 쏟아부어도 물살이 워낙 거세 모두 쓸려나갔다. 안양천 물은 10m가량 떨어진 지하철 9호선 양천∼당산역 구간 공사장으로 빠르게 흘러들어갔다. 김 구청장은 현장에서 긴급회의를 열었다. 구청 직원 1300여명은 비상 소집된 상태였다. “물막이 공사를 진행하면서 인명피해가 없도록 주민을 대피시켜야 한다. 대피소를 마련하고, 대피령이 떨어지면 주민들이 바로 집에서 나오도록 예비령을 내리자.” 오전 9시40분, 둑이 터진 지점으로부터 반경 120m내에 있는 500가구의 주민들에게 대피 예비령을 내렸다. 구청 직원들은 지하에 주차한 승용차를 지상으로 옮기라고 방송했다. 승용차 앞에 적힌 전화번호로 일일이 전화를 걸었다. 승용차는 노들길과 올림픽도로로 차례차례 옮겨졌다. 주민들이 잘 따라 줬다. 덕분에 침수피해를 입은 승용차가 거의 없었다. 오전 11시40분, 대피 예비령을 전달한 지 2시간 만에 주민대피령을 내렸다. “고심 끝에 결정을 했습니다. 너무 일찍 내렸다가는 절도 등 범죄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늦었다가는 수해로 인명피해가 생길 수 있으니까요.” 낮 12시40분, 물이 주택가로 범람하기 시작했다. 이때 양평2동 전 지역 7500가구 2만명에게 주민대피령을 전달했다. 구청 직원들과 통·반장들은 집집마다 뛰어다녔다. 경찰에 협조도 요청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덤프트럭과 굴착기·크레인 등이 총동원됐는데도 뚫린 제방의 물막이는 이뤄지지 않았다. 김 구청장은 빗속에서 빵으로 끼니를 때웠다. 오후 8시15분, 빗줄기가 약해지더니 마침내 물막이에 성공했다. 주택 328가구, 상가·점포 219곳, 공장 117곳 등 702곳이 침수 피해를 입었고, 이재민 1075명이 생겼다. 다음 과제는 신속한 수해 복구. 소방서와 기업, 자치구, 상수도사업본부에 있는 양수기를 총동원해 물을 퍼냈다. 임시 변압기를 설치하고, 저수탱크로 상수도를 연결해 전기·도시가스·상수도 등 무너진 도시기반 시설을 임시 복구했다. 군·경을 포함한 자원봉사자 6568명이 양평동을 방문해 빨래·청소를 돕고 음식을 차려 주며 위로했다. 김 구청장은 지난 29일 새벽, 일주일 만에 집에 다녀왔다.23일 현재 11가구 20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집으로 돌아갔다. 완전 복구는 다음달 초에 끝난다. 김 구청장은 그러나 아쉬움도 토로했다. 그는 “물이 범람하기 전에 공장 지역에 임시로 둑을 쌓았다면 재산피해를 더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재민 피해 보상이 끝나면 이번에 경험한 침수 대응을 꼼꼼히 정리해 백서로 남길 계획이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건설노조 점거농성은 ‘성동격서’?

    포항지역 건설노동자들은 왜 교섭대상이 아닌 포스코 본사를 점거했을까. 이들은 포스코가 자신들의 파업기간에 대체인력을 투입해 점거농성을 자초했다고 주장하지만 지난해 발생한 울산 건설플랜트노조의 파업과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 사태 등과 맞닿아 있다는 지적이다. 이른바 ‘협력업체내 노사협상 결렬-대표 원청업체 점거-여론 주목으로 원청업체 부담-3자합의’로 이어지는 코스를 밟고 있는 것이다. 하이스코 순천공장 협력업체 직원들은 지난해 10월 하이스코 순천공장을 점거, 농성을 벌인 끝에 노동부, 순천시장 등의 중재로 해고자 복직 등에 대한 확약을 받아냈다. 당시 현대하이스코는 협력업체 노사간 문제라서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농성이 계속되면서 여론이 집중되자 순천공장장 명의로 ‘확약서’에 서명했다. 하이스코 협력업체 직원들은 이후에도 확약이 이행되지 않았다며 5월초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건설현장의 크레인을 점거했다. 협력업체 내부 문제가 원청업체를 넘어 그룹 본사로까지 확대된 것이다. 마침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구속 중이어서 여론에 민감했던 하이스코는 결국 해고자 복직, 손배소·고소고발 취하, 노조활동 보장 등에 합의했다. 지난해 노동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인 울산건설플랜트 노조원들도 교섭대상은 아니지만 울산의 대표적인 원청업체라는 이유로 SK㈜의 정유탑과 SK건설의 서울 공사현장 크레인 등을 점거하며 농성을 벌였다. 민주노총은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포항사태’를 전하면서 “포스코는 수많은 하청업체를 거느린 거대 자본으로, 원청업체가 하청업체에 대한 노동조건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건설노동자들의 삶은 나아지지 못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포스코와)싸운다.”고 밝혔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중동 건설신화’ 다시 쓴다

    |쿠웨이트시티·두바이(아랍에미리트연합) 류찬희기자|해외건설업체들이 ‘중동 신화’를 다시 쓰고 있다. ‘오일 머니’가 넘쳐나면서 산유국들이 다투어 원유 증산 시설과 석유화학·가스처리, 항만, 발전·변전시설 공사를 발주하면서 국내 건설업체들이 제2의 해외건설 르네상스를 맞았다. 특히 매머드급 정유 플랜트 공사와 발전소 건설 공사 수주를 놓고 국내 업체들이 기술 우위를 확보해 조만간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가 기대된다.●쿠웨이트 63억弗 공사 국내 업체 수주 유리 현대건설을 비롯한 국내 해외건설업체들은 쿠웨이트 국영석유회사(KNPC)가 오는 8월과 9월에 입찰을 실시하는 아주르 제4정유공장(New Refinery) 1∼4단계 공사 싹쓸이 수주에 나설 예정이다. 공사 금액이 무려 63억달러에 이른다. 이 공사는 현대건설,GS건설,SK건설, 대림산업, 현대중공업 등 국내 기업들끼리 공사 수주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1단계 메인 설비,2단계 수소 및 탈황설비,3단계 부대시설,4단계 해상터미널 및 저장탱크 설치 공사 등 4단계로 나눠 발주된다. 각 단계별 공사 규모는 15억달러 안팎으로,1단계 공사 규모가 가장 크다. 쿠웨이트는 한국 건설업체들의 중동지역 최대 전략 요충지. 쿠웨이트 전체 턴키(설계·시공 일괄)공사 가운데 국내 기업 점유율이 51%를 넘는다. 김영택 현대건설 쿠웨이트 지사장은 “발주처인 KNPC는 현재 시공 중인 현장을 비롯해 그동안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온데다 기술 능력을 인정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건설사들의 자존심도 대단하다. 쿠웨이트 미나 알 아마디 정유공장 해상터미널공사(KNP-2) 5∼6번 부두 추가 건설 현장 책임자인 현대건설 김진엽 소장(상무)은 “우리 건설업체의 기술력과 경험을 인정받아 수의계약으로 따낸 공사인 만큼 자존심이 대단하다.”며 “완벽시공과 공기 단축으로 추가 공사를 따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두바이·오만 정유·발전 설비 공사 맹활약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두바이∼아부다비를 잇는 ‘비즈니스베이’와 걸프만을 중심으로 부동산 개발붐이 후끈 달아올랐다. 세계 타워크레인의 10분의1이 두바이에 몰려 있을 정도다. 두바이 개발 현장에도 국내 건설사들이 대거 진출했다. 삼성물산건설부문이 세계 최고층 빌딩인 부르즈 두바이 빌딩 건설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반도건설·성원건설 등이 주상복합 아파트 등을 지어 하반기에 분양할 예정이다. 걸프만에서는 나키힐(Nakheel) 등 현지 개발업체가 인공섬을 만들어 해양도시를 조성 중인데, 현대건설이 준설 공사에 참여하는 등 건설 한국의 명성을 떨치고 있다. 특히 발전소·항만 건설에서는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췄다. 현대건설이 1200MW급 제벨알리 발전소 2단계(6억 7000만달러) 복합 화력발전소를 짓고 있으며, 이보다 규모가 훨씬 큰 3단계 발전소 공사 추가 수주에도 밝은 희망이 보인다.●LG상사·GS건설 12억弗 플랜트공사 공동수주 LG상사와 GS건설은 최근 오만 국영 석유회사 산하 오만 LLC사가 발주한 12억 1000만달러 규모의 아로마틱스 플랜트 공사를 공동 수주했다세계 최대 규모의 연산 파라자일렌 80만t, 벤젠 20만t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다. 이 공사는 경쟁입찰 방식이 아닌 LG상사와 GS건설의 제안형 수의계약 공사라는 의미를 지녔다. 한편 SK건설은 지난해 쿠웨이트 국영석유화학회사(PIC)의 자회사인 KPPC로부터 따낸 12억 2700만달러 규모의 유화 플랜트 공사 본계약을 맺고 본격 공사를 시작했다.chani@seoul.co.kr
  • “대~한민국” 땜에 생산성 떨어질라

    “대~한민국” 땜에 생산성 떨어질라

    13일 토고전을 시작으로 월드컵 열기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르면서 산업계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독일과의 시차 때문에 경기 시간이 주로 밤 10시, 새벽 1시, 새벽 4시여서 자칫 월드컵에 빠진 직원들의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축구단을 보유하고 직원들이 자체 축구리그를 운영할 정도로 축구와 인연이 깊은 현대중공업은 밤잠을 설치며 축구 경기를 시청하는 생산직 직원들이 늘어남에 따라 직원들의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업종 특성상 용접 등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이 많아 밤샘 응원으로 신체리듬이 깨지면 자칫 생산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은 13일 저녁 울산 현대예술공원에 집결해 대규모 단체 응원전을 펼치는 등 월드컵 기간 각종 응원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울산 조선소 사내 방송을 통해 직원들에게 월드컵 시청시 건강 유지를 위해 가벼운 스트레칭을 꼭 할 것과 오전 업무 뒤 점심 시간 때 30∼40분 정도 낮잠을 잘 것을 권하고 있다. 또한 새벽 4시 경기를 보려면 이른 저녁에 잠자리에 들 것을 권유하면서 경기 시청 도중에는 밤참이나 과자보다는 과일과 따뜻한 음료를 먹고 음주와 흡연을 삼가라고 당부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13일 밤 인천, 창원공장에서 최승철 사장과 이종선 노조위원장 등 임직원 및 가족 4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잔업을 마친 야근자들도 동참한 응원전은 밤 12시가 넘도록 계속됐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14일 조업(8시 출근)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밤늦게까지 퇴근버스를 대기시켜 직원들의 귀가를 도왔다.”면서 “스위스전, 프랑스전은 새벽 4시여서 별도 응원전이 불가능하지만 16강 진출 이후에는 다시 한번 응원 이벤트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M대우차 부평공장 야간조 2000여명과 군산공장 야간조 1200명도 이날 밤 10∼12시 잠시 일손을 놓고 토고전을 지켜봤다.GM대우 관계자는 “한국과 토고전이 열리는 시간에 작업을 하다 보면 근무자들이 경기에 마음이 쏠려 오히려 생산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어 작업을 잠시 쉬기로 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도 직원 챙기기에 나섰다. 삼성물산건설부문은 13∼24일 한국팀 경기가 치러지는 다음날 근로자들의 수면부족과 음주 작업을 막기 위해 특별 경계령을 내렸다. 한국팀 경기 중계 다음날은 현장 아침 조회 시간을 오전 7시에서 8시로 1시간 늦추기로 했다. 또 공사 시작 전 근로자들의 수면 상태와 음주 여부를 확인한 뒤 현장 휴게소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한 다음 투입토록 했다. 타워크레인 등 중장비 고소작업과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작업은 아예 현장 소장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작업을 보류키로 했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도 음주, 들뜬 기분 등으로 안전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현장 소장이 근로자들의 컨디션을 꼼꼼히 살핀 뒤 작업에 투입토록 했다. 류찬희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100m 상공 ‘붉은 악마들’

    100m 상공 ‘붉은 악마들’

    “어이, 그렇게 붙이면 박지성 입이 삐뚤어지잖아. 옆으로 좀 당겨봐. 아니 아니, 거긴 F-15번 자리지….” 8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을지로3가의 대기업 본사.33층 건물 서쪽 벽면에서 곤돌라에 탄 설치기사 5명이 초대형 현수막을 붙이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축구대표선수 이영표와 박지성이 주먹을 쥐고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으로 가로 28m, 세로 48m 크기. 스티커처럼 된 230개의 조각그림을 한 장씩 외벽에 갖다붙이는 필름형 현수막 설치작업. 멀리서 보면 널따란 벽에 조각퍼즐을 맞추는 것처럼 보인다. 옥상으로부터 25m 이상 내려왔지만 아래로는 여전히 120m가 남았다. 까마득한 낭떠러지다. 수많은 조각들을 붙이다 보면 실수도 있을 법한데 기사들은 헷갈려하지 않는다. 미리 실측을 한 뒤 건축도면에 따라 정확히 재단하고 번호까지 매겨뒀기 때문이다.“무섭지 않으냐.”는 질문에 경력 10년이라는 기사는 “4㎝ 굵기 로프에 매달릴 때도 있는데 이건 약과”라고 했다. ●건물 위 폭염, 상상을 초월 월드컵 개막을 하루 앞둔 8일에도 그들은 지상 100m 상공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서울 도심의 회색 빌딩들을 ‘월드컵색’으로 꽃단장하는 현수막 시공기사들. 현수막을 걸 때에는 통상 로프나 곤돌라·크레인을 이용한다. 요즘처럼 일이 몰리는 ‘대목’이면 기사들은 로프작업을 선호한다. 박금산(37)씨는 “줄 하나에 몸을 의지해야 돼 위험하긴 해도 능률면에선 곤돌라나 크레인이 따라올 수 없다.”고 말했다. 로프를 탈 때 가장 무서운 것은 바람. 땅에서는 별 것 아닌 초속 8m 정도의 흔들바람만 불어도 20층 상공에서는 사실상 작업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한강변 여의도와 마포 등지는 현수막 기사들에게 악명 높은 곳이다. 위험한 것보다 더 부담스러운 게 한여름 뙤약볕이다. 기사들 대부분 올해 유난히 빨리 온 폭염에 많은 고생을 했다.“높은 곳이라 시원하겠다는 건 아무 것도 모르는 소리예요. 한낮 유리에 반사되는 복사열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고통, 당해보지 않고는 모르죠.” 건물 위에 올라갈 때에는 불필요한 물건은 동전 하나도 지니지 말아야 한다.100m 이상에서는 실수로 떨어뜨린 동전 하나가 저 아래 보행자에게는 ‘총탄’이 될 수 있다. ●“목숨걸고 버는 소시민의 특수” 대형 현수막은 ▲천으로 된 일반형 ▲비닐재질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 망사형(mesh) ▲그림을 바로 건물 외벽에 붙이는 필름형 등 3가지다. 요즘에는 망사형이나 필름형 현수막이 인기가 많다. 강석원(44)씨는 “필름형은 도배하듯 붙여나가야 돼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건물 안에서 밖을 보기가 쉽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20분, 퍼즐이 드디어 제자리를 잡으면서 이영표와 박지성의 모습이 드러났다. 한 두 방울씩 떨어지던 비가 갑자기 굵어지면서 기사들의 손이 더욱 바빠진다. 유리벽에 접착 성분이 있는 필름을 붙여나가야 돼 비가 오면 작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비는 더 이상 굵어지지 않았다. 정오를 약간 넘기면서 작업이 끝났다. 이틀동안 만 18시간 만이었다. 전문 현수막기사 들은 하루에 20만∼30만원 정도를 받는다.20층 이하 건물은 20만원 선이지만 더 높아지면 단가가 높아진다. 일종의 위험수당인 셈이다. 목숨을 걸고 하는데다 부착부터 보수, 철거까지 다 해주는 걸 생각하면 많은 돈도 아니란다. 강씨는 “다른 사람들은 월드컵 마케팅으로 얼마나 버는지 몰라도 우린 일당으로 먹고 산다. 땀 흘린 만큼 번다는 면에서는 특수치고는 꽤나 서민적인 것 아니냐.”며 껄껄 웃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현대차그룹 곳곳 ‘파열음’

    현대차그룹 곳곳 ‘파열음’

    정몽구 회장의 구속으로 ‘비상’이 걸린 현대차그룹이 이번에는 비정규 노조원들에게 ‘점거’당했다. 기아차 미국 조지아주 공장도 착공을 언제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고 국내외 판매도 ‘급감’하는 등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 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노조원 2명이 이날 오전 5시50분부터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신축공사장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노조원들은 지난해 10월에도 순천공장 크레인을 점거한 채 농성을 벌이다 순천시장과 하이스코 공장장, 협력업체·노동자 대표 등이 확약서에 서명하자 농성을 풀었지만 이후에도 확약서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며 시위를 벌여 왔다. 비정규 노조원들의 점거 농성으로 현대차 제2사옥 공사도 전면 중단됐다. 현재 사옥 바로 옆에 ‘쌍둥이 빌딩’처럼 짓고 있는 제2사옥은 11월 완공을 목표로 현재 외부공사가 마무리됐고 내부 설비 공사를 앞두고 있다. 제2사옥은 인허가 과정에서 김재록씨에게 로비자금을 준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이래저래 말이 많은 건물이다. 현대하이스코 역시 현대차 등 계열사들이 해외펀드를 조성, 우회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어 정 회장 구속과 무관치 않다. 현대차그룹은 또 별도의 비상대책기구나 권한대행 체제를 가동하지 않고 계열사별 독립경영을 하기로 했지만 주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정 회장의 공백을 절감하고 있다. 기아차는 이미 두 차례나 연기된 조지아주 공장 착공식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중이다. 공장 착공을 더 이상 미루다가는 대외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고 동반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협력업체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 하지만 총수가 구속돼 있는 마당에 ‘성대한’ 착공식을 여는 것도 부담이다. 조지아주 공장은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담당인데 착공식에 정 사장이 참석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경우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기아차는 착공식은 열지 않고 6월부터 바로 공사에 들어가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검찰의 집중수사를 받은 4월 한달간 국내외 판매도 줄어들었다. 현대차는 4월 국내에서 4만 5000대 정도를 팔아 전월(5만 1462대)보다 15% 급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내수 판매대수는 올 들어 매월 늘어왔고 4월은 자동차경기가 회복되는 시점이어서 현대차의 4월 부진은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수출 실적도 10% 이상 하락한 17만여대 안팎에 머물렀다. 한편 미국 디트로이트 일간지 ‘디트로이트뉴스’는 4월30일자 기사에서 “과거 대우그룹의 몰락을 떠올리게 하는 정 회장의 구속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기록한 현대차의 앞날에 그림자가 드리우게 됐다.”고 보도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체르노빌 대참사 20주년] 거대한 유령도시…끝나지 않은 악몽

    [체르노빌 대참사 20주년] 거대한 유령도시…끝나지 않은 악몽

    역사상 가장 큰 원전 참사로 기록된 체르노빌 원자로 폭발이 26일로 20주년을 맞았다. 당시 낙진(落塵) 피해가 바다 건너 영국, 스웨덴까지 미쳤을 정도로 엄청난 방사능 구름을 만들었다.1986년을 전후해 태어난 ‘체르노빌 아이들’은 아직도 갑상선암, 혈액암 등 각종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앞으로 여러 대에 걸쳐 영향이 나타날 전망이다.20세기말 대재앙의 현장을 살펴봤다. 벨로루시 공화국의 알렉산드라 프로코펜코(9)는 뇌수종을 앓고 있다. 아버지는 병마와 싸우는 어린 딸을 돌보기 위해 직장까지 그만뒀다. 이 소녀에게 미래가 있을까. 꼭 20년 전에 일어난 한 사고는 그 후 11년 뒤에 태어난 어린 소녀의 가슴마저 할퀴고 있다. 방사능에 피폭된 부모로부터 출생한 아동의 80%가 선천성 기형을 포함한 각종 신경계통 질병을 안고 태어난다는 보고도 있다.1986년 4월26일 발생한 체르노빌 폭발 사고는 ‘인류 최악의 재앙’으로 기록된다. 체르노빌 참사 20주년을 맞아 원전을 찾은 AP통신 마라 벨라비 기자는 “잠든 거인(원자로) 주변에서는 여전히 기준치 이상의 방사능이 측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벨라비 기자의 현장 르포는 다음과 같이 이어졌다.“녹이 슨 대형 크레인에 둘러싸인 6개의 원자로와 폭발로 녹아버린 원전은 ‘거대한 폐선(廢船)’처럼 보였다. 폭발 사고가 난 4호기 인근에 서자 본능적으로 숨이 꽉 막혀 왔다. 그곳이야말로 현재까지도 수많은 사상자를 낳고 있는 ‘죽음의 최전선(Dead line)’이었다.” 체르노빌 원자로 반경 48㎞는 아직도 ‘오염 지역’이다. 콘크리트가 낡은 석관마냥 원자로를 둘러싸고 있다. 부서지고 곳곳에 금이 갔다. 원자로 내부 기둥은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벨라비 기자는 “원자로 지붕이 완전히 닫히지 않아 여전히 방사능이 유출되고 있다.”고 전했다. 수치는 490에서 520,700마이크로뢴트겐(μR)까지 올라간다. 원전 안내를 맡은 유리 타타르척은 “정상 수치는 12마이크로뢴트겐”이라면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씩 웃고 만다. 인근의 프리피야트는 ‘거대한 유령도시’로 바뀌었다.1970년대에 원전 노동자를 위해 건설된 계획 도시였다. 한때 4만 7000여명의 주민이 살던 대형 아파트 단지는 모두 텅 비어 있다. 소련은 폭발 후 28시간이 지나서야 비밀리에 대피령을 내렸다. 주민들은 트럭과 배를 타고 프리피야트 강을 거슬러 탈출했다. 삼일 이상이 걸렸다. 원전에서 불과 17㎞ 떨어진 체르노빌 마을은 인간의 자취가 남아 있는 유일한 곳이다. 체르노빌 주민은 1년에 딱 2주만 4000여명까지 늘어난다. 대부분이 오염 제거를 위해 온 파견 노동자들이다. 나머지는 정부의 경고에도 고향을 지키는 사람들이다. 러시아 당국은 현재도 14개 지역의 4343개 도시와 마을이 방사능에 오염된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오염 지역에 살고 있는 전체 인구는 140만명에 달한다. 네덜란드의 로버트 크노츠는 체르노빌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사진작가다. 그는 사진을 통해 방사능 오염의 고통을 전하고 있다. 그는 1999년부터 체르노빌 생존자를 취재했다. 그의 인터넷 사이트에는 생존자와 그 자녀들의 참혹한 모습이 공개된다. 체르노빌과 아무 상관없는 아이들의 피해가 더욱 안타깝다. 머리가 비정상적으로 큰 아이부터 난장이로 태어난 마을 어린이,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는 어른들. 그가 펴낸 ‘핵의 악몽 20년이 지난 체르노빌’이라는 흑백 사진첩을 통해 체르노빌 사람들의 위태로운 삶을 엿볼 수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피해는 어느정도 인가? 체르노빌 피해자 규모는 사고 당시 소련의 은폐와 주민 이주 등으로 정확한 집계가 없다. 국제 기구들의 조사 결과도 천차만별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센터(CIRC)는 지난 21일 “앞으로 60년 동안 1만 6000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지난해 9월 WHO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발표한 4000명의 네 배 규모다. CIRC 전문가들은 “2065년까지 갑상선암 1만 6000건과 다른 종류의 암 2만 5000건이 발병할 수 있으며 이중 1만 6000명이 숨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환경단체들은 이번 발표도 터무니없다는 입장이다. 그린피스는 지난 18일 “10만명의 추가 암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옥사나 로조바 소아 전문의는 “여러 세대에 걸쳐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며 “방사능이 어린이들의 면역체계를 손상시켰다.”고 말했다. 러시아 환경아카데미는 체르노빌 주민의 사망률이 평균 4% 높다는 결론이다. 17개국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으며, 지금도 벨로루시 주민 130만명과 러시아 4343개 마을 주민이 암 검진을 받고 있으며 호흡기 질환과 알레르기, 면역결핍 등을 호소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 하리코프의 경우 3∼18세 6000여명이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사고 현장에서 1600㎞ 떨어진 스웨덴에도 낙진 피해가 보고됐다. 방사능 구름이 덮친 북부 스웨덴의 110만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1988∼1996년 849건의 암이 ‘체르노빌 효과’였다는 보도도 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유가급등…유럽은 지금 원전 건설 ‘꿈틀’ 체르노빌 재앙 이후 ‘원자력으로부터 철수’를 선언했던 유럽 국가들이 고민에 빠졌다. 국제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에너지 안보문제가 ‘발등의 불’로 등장한 상황에서 원자력만큼 손쉬운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달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도 확인됐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등 유럽 정상들의 압도적 다수가 원자력 발전 재개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비공개로 진행된 당시 정상회담에서 원자력 발전의 재개에 명시적으로 반대 입장을 나타낸 나라는 독일과 오스트리아뿐이었다고 전했다. 1986년 체르노빌 사고 이래 새로운 원전건설을 전면 중단한 유럽이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핀란드는 2009년 완공을 목표로 1600MW급 원자로를 건설중이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지난해 말 “원전 건설을 재검토할 때가 됐다.”며 운을 뗐다. 그러나 이들이 넘어야 할 벽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사고 위험과 폐기물 관리에 수반되는 안전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우라늄 역시 제한된 자원이란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일부에선 매장된 우라늄이 전 세계에서 가동중인 원전 440개를 50년 정도 돌릴 양밖에 되지 않는다고 추정한다. 이러한 이유로 원전 반대론자들은 원자력에 다시 집중되는 관심을 고유가와 일시적 공급불안에 편승한 ‘거품인기’라고 일축한다. 안드리스 피발그스 EU 에너지 집행위원은 “원전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이라고 믿는 것은 어리석다.”면서 “유럽이 직면한 에너지 위기를 해결할 근본 해결책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주말화제] 증권예탁결제원 100조원대 보관금고 첫 공개

    [주말화제] 증권예탁결제원 100조원대 보관금고 첫 공개

    ‘괴도’ 뤼팽이 국내 채권과 주식을 털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면 성공 확률은 얼마나 될까. 목표물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있는 증권예탁결제원 지하금고. 시가로 주식 80조원과 채권 20조원 등 유가증권 100조원어치가 보관된 곳이다. 뤼팽을 대신해 현장을 답사했다. 언론에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단 차를 세우는 것부터 예사롭지 않다. 미리 연락했는데도 주차 관리원이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을 적으라 한다.7층 건물 내부에 있는 안내 데스크에서도 신분증을 제시하고 이름 등을 다시 적어야만 출입증을 내준다. 이제 유리 회전문을 지나 유가증권 보관센터로 들어가면 된다. 그런데 회전문이 꼼짝도 않는다. 벽에 붙은 센서감지 장치에 출입증을 대자 그제서야 회전문이 돌아간다. 내부의 벽은 화강암으로 설계됐다. 대리석보다 강도가 수십배나 세 벽을 뚫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홍보실 직원이 나오면서 “국가정보원에 이름을 신고했다.”고 말한다. 금고를 안내할 다른 직원을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살폈다. 금고 통제실로 이어지는 유리문 앞에 보안직원 1명만 보인다. 직원과 함께 금고로 가는 유리문을 지나려는데 3번째 기록을 요구한다. 일단 보안검색은 철통같지만 그래도 해볼 만하다. 유리문은 방탄이 아니다. 다만 외부 출입증으로는 열리지 않는다. 홍보실 직원도 열 수 없다.‘금고지기’ 직원들만 열 수 있다고 한다. 그 안쪽에는 계단과 엘리베이터만 있다. 계단은 통제실이 있는 지하 1층으로 연결된다. 화물용을 연상시키는 철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5층으로 내려갔다.27m 땅 속의 폐쇄된 공간에서 직원이 또 기록을 요구한다. 바로 앞에 스테인리스강으로 만든 가로·세로 250㎝의 금고문이 반짝인다. 금고벽 외부로는 너비 70㎝ 정도의 감시로가 둘러져 있다. 벽을 뚫고 외부인이 침입하는 것을 감시하기 위한 방편이다. 금고 다이얼은 3개나 된다.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직원은 단 2명뿐이다. 보직이 변경되거나 직장을 떠나면 번호도 바뀐다. 다이얼이 맞춰지자 금고 왼쪽에 노란등이 켜졌다. 두께가 1m나 되는 금고문이 완전히 열리는 데에는 2분이 걸린다. 얼마나 무거운지 금고문이 닫히는 순간 지상에서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금고문 안쪽에 마지막 관문이자 옆으로 열리는 철창 문이 있다. 이곳 비밀번호를 아는 직원은 1명이다. 사장도 알 수가 없다. 금고안은 창고 같다. 면적은 205평, 높이는 3층 건물 정도다. 한쪽에서 족구나 배구도 할 수 있는 규모다.20대의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하루 24시간,365일 내부 움직임을 살핀다. 열과 진동을 감지하는 장치도 있다. 휴대전화는 연결되지 않는다. 화재가 나면 하론가스가 쏟아져 즉시 불을 끈다. 건물이 한강을 마주하고 있어 범람에 대비한 완전방수 시스템도 갖췄다. 채권은 버킷이라 불리는 박스 2만개에 담겨 대형 도서관처럼 차곡차곡 쌓여있다. 그 사이로 높이 10m에 크레인 모양의 로봇이 오간다. 통제실에서 버킷 정보를 입력하면 로봇이 쏜살같이 움직여 버킷을 찾아낸다. 컨베이어 시스템을 거쳐 통제실까지 자동 전달하는데 2분도 안 걸린다. 채권을 넣고 끄집어 내는데 직원이 금고로 내려갈 필요가 없어 자동화금고로도 불린다. 금고를 지키는 또 하나의 숨은 비밀은 ‘물’이다. 특수콘크리트로 만든 두께 1m 금고벽 안에는 물이 채워져 있다. 벽을 뚫으면 물벼락을 맞고 경찰서와 보안회사, 국가 정보기관에 연락된다. 환기통으로 침투할 수 없을까. 옥상으로 배관기관과 연결됐고 진동감지 등의 보안시설 때문에 불가능하다. 영화에서나 나오는 얘기라고 했다. 결국 뤼팽도 포기할 수밖에 없는 ‘난공불락의 요새’라는 것.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금고설비 기준을 충족한 국내 첫번째 금고이다. 규모와 자동화 설비 기준으로는 스위스 증권예탁기관의 금고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다.33억원을 들여 1998년 3월에 설치했다. 모든 유가증권들은 일련번호가 붙여져 설령 도난되더라도 시장에서 거래되지는 못한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공직 초대석] 한국산업안전공단 타워크레인 검사원 이승태 차장

    [공직 초대석] 한국산업안전공단 타워크레인 검사원 이승태 차장

    50∼60m 높이의 타워크레인이 빼곡히 치솟아 있는 서울 은평뉴타운 공사현장. 십수t짜리 철골 구조물이 크레인에 매달려 가는 모습이 아찔하다. 하지만 작업자들은 “자동차를 타고 오가는 출퇴근길보다 타워크레인을 운전할 때가 더 안전하다.”며 태연하기만 했다. 이런 믿음은 설치단계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꼼꼼한 안전점검에서 나온다. 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안전공단의 이승태(45) 차장은 건설현장의 타워크레인을 점검하는 ‘안전검사원’이다. 그는 9일 새로 설치된 높이 60m, 작업중량 12t의 타워크레인을 점검하기 위해 은평뉴타운 현장을 찾았다. 기초를 설치한 상태에서부터 최상단 구조물을 연결한 볼트의 조임상태에 이르기까지 일일이 살펴야 한다.2대의 타워크레인을 점검하는데는 꼬박 4시간이나 걸렸다. 그럼에도 이 차장은 피곤한 기색없이 “오늘 점검한 크레인들은 상태가 양호하다.”며 만족해했다. 타워크레인이 설치되면 공사에 본격적으로 투입되기 전 안전점검을 받아야 한다.1차로 서류를 확인하면 이 차장과 같은 안전검사원들이 현장을 찾아 직접 크레인의 상태를 확인한다. 불합격하면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관할지방노동청이 사용중지 명령을 내린다. 타워크레인의 안전점검이 본격화된 것은 1991년 7월. 최근에는 통과율이 80%대에 이른다.10대 가운데 2대는 불합격이라는 뜻이니 안전점검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 이 차장은 “요즘은 건설업체도 스스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추세여서 안전도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워크레인 안전검사원은 전국에 모두 120여명. 일반인들은 ‘고소공포증’으로 몇 발짝 올라가지도 못하는 ‘하늘’이 일터인 만큼 어려움은 많다. 지상에서 50m 이상 올라가면 지상보다 훨씬 강한 바람으로 타워크레인은 60㎝∼1m까지 흔들린다고 한다. 타워크레인에서 작업을 하는 것은 고사하고 머물러 있는 것도 고역이다. 이 차장도 얼마전 54m 상공에서 전격하중을 실험하다가 점검용으로 매달아 놓은 인양물이 추락하면서 아찔했던 기억이 있다. 점검 과정에는 이처럼 예기치 못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렇다고 보수가 특별히 많은 것은 아니다. 공단의 다른 기술분야 직원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타워크레인을 점검할 때 한 대당 3200원의 위험수당이 더해질 뿐이다. 이 차장은 1990년 공단에 입사한 뒤 1999년부터 타워크레인 안전검사원으로 일하고 있다. 공단에는 다른 안전점검 분야도 많지만 뭔가 특수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타워크레인을 자원했다고 한다. 그는 “매일매일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 일이지만 산업현장의 재해를 예방하는 데 보탬이 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타워크레인의 안전을 책임지는 ‘현장 맨’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서울의 문화재] (5) 전곶교

    [서울의 문화재] (5) 전곶교

    “조선시대 가장 긴 다리를 아십니까.” 지난달 31일 성동구 행동동 58 사적문화재 160호인 ‘전곶교’를 찾았다. 또 다른 이름은 살곶이다리. # 찾아가는 법 지하철 2호선 한양대 역에서 하차,3번 출구로 나온 뒤 한양대학교 후문 앞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조선시대 가장 긴 다리를 만난다. # 전곶교와 만나다. 다리를 처음 접한 느낌은 ‘튼튼하다.’‘정감있다.’라는 것이었다. 오랜 세월 흔들림 없이 세워져 있고 아스팔트 다리와는 달리 걷고 싶은 다리를 만든 우리 조상의 지혜가 느껴졌다. 폭은 6m로 넓게 보였다.76m쯤 가자 다른 돌로 만들어진 다리가 이어졌다. 이 다리는 옛날 다리에 현대에 만들어진 다리가 이어져 있다. 중간이 파손된 게 아니다. 오랜 세월 육지가 침식돼 하천 폭이 더 커진 것. 반면 옛날 다리의 밑 부분은 상당 부분 퇴적돼 육지가 됐다. 이날 다리를 건너다가 초등학교 시절 이 다리를 건넌 뒤 처음 왔다는 김경희(46·여)씨와 만났다. 그는 “1960년대 후반 행당초등학교를 다닐 때 옛날 다리가 끝나는 부분부터 징검다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 대공원에 봄 소풍을 갈 때 발이 물에 안 빠지도록 짝꿍 손을 잡고 건너던 기억이 난다.”면서 “당시 한 학년 당 학생이 무려 1500여명이나 돼 긴 행렬을 이뤘고 물은 지금과 달리 아주 맑았다.”고 기억했다. # 오랜 기간 보존된 비결은? 그를 보내고 옆에서 다리를 바라보았다. 꼭 씨름 선수 팔과 다리같이 튼튼해 보였다. 가까이 보니 깎은 돌이 아니고 다른 곳에서 뚝 잘라온 돌이었다. 맨손으로 날랐을 조상들이 겪은 고생이 떠올랐다. 다리 밑에서 위를 보았다. 공간이 많았다. 왜냐하면 다리 구조가 지반 위 돌기둥을 4열로 나열, 가로로 멍에석을 받친 뒤 귀틀석이 올라갔고 다시 상판석이 놓여 그 위를 사람들이 다니는 것이었다. 멍에석과 상판석 중간에 귀틀석이 있어 멍에석과 상판석 사이에 1m이상의 공간이 있는 것. 다리 높이는 구간마다 다르지만 대략 3∼4m쯤. 그동안 이 다리는 여러 차례 물에 잠겼다. 손영식 문화재 위원은 “다리는 잠기면 무너지기 십상인데 이 다리가 보존된 것은 중간에 공간과 돌 사이 틈으로 물이 흘러나갔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조상의 지혜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 알면 더 보인다. 전곶교는 1402년에 착공,1483년에 완공됐다. 세종실록을 보면 세종 2년인 1402년 상왕인 태종이 공조판서를 지냈던 박자청에게 다리를 놓느라 고생한다며 술을 하사했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1420년 장마로 중단된 뒤,1422년 태종이 사망하자 임금이 별궁까지 행차하는 일이 거의 없어지고 당시 도성 내 개천보수공사로 성 바깥까지 미칠 여력이 없어 장시간 중단됐다고 한다. 그 뒤 성종 6년인 1483년 왕의 명으로 다리가 완성된다. 용재총화에 따르면 스님이 많은 백성들과 다리를 완성시켰다는 기록이 나온다. # 성동구청 다리 입구 복원 희망 관할구청인 성동구청으로부터 현장에서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다. 그 사실은 다리 입구 부분이 아스팔트로 덮여져 있다는 것. 김형곤 문화팀장은 “88올림픽 때 한양대 체육관이 배구 경기장으로 쓰이자 인근 도로 차선을 넓히기 위해 다리 입구 부분 위에 도로를 포장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지난해 10월쯤 다리에 금이 간 돌이 발견됐다고 한다. 구청 측은 “그 전에 다리 인근에 인라인스케이트장과 축구장, 자전거 도로를 만들면서 무거운 크레인이 다리 앞 부분을 통과하면서 금이 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금이 간 돌은 다리 바로 옆에 놓여져 있다. 성동구청은 다리 입구 부분 아스팔트 도로를 없애고 보수를 해 다리를 원형으로 복원하고 인근을 조경으로 꾸미기 위해 문화재청에 15억원 상당의 예산을 3년 동안 요청했다. 하지만 문화재청으로부터 그동안 “예산 배정 순위에서 밀렸다.”는 답변만 받았다. # 시민의식 실종 다리 주변 자전거 도로가 있다. 다리 입구와 출구 쪽엔 자전거로 다리를 건너지 말라는 푯말이 모두 6개가량 세워져 있다. 하지만 자전거를 탄 5명 가운데 3명꼴로 자전거에서 내려 끌지 않고 바로 타고 지나간다. 심지어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도 있다. 한 시민은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가라고 당부하자 “우리나라엔 문화재 보수할 돈도 없냐.”면서 버럭 화를 냈다. 구청 관계자는 “온종일 감시할 수는 없다.”면서 “문화재가 훼손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글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파주 LG필립스 LCD 산업단지를 가다

    파주 LG필립스 LCD 산업단지를 가다

    기술력과 생산력에서 세계 최고·최대를 자랑하는 LG필립스LCD(LPL)산업단지 가동으로 경기도 파주시가 개벽(開闢)을 하고 있다. 접경 군사도시에서 시 승격 10년만에 자족도시를 꿈꾸며 캐치프레이즈도 ‘대한민국 대표 기업도시’로 바꿨다.LPL은 올부터 LCD 7세대 라인을 월롱면 덕은리와 탄현면 금승리 본단지에서 양산하기 시작했다. 또한 당동·선유 협력단지의 본격 입주가 시작됐으며, 문산에 LG전자 등 4개 계열사 입주가 결정돼 파주는 이제 ‘LG촌’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풍속도가 바뀐다 LPL단지는 140만평 규모로서 12만 4000평이 입주할 운정신도시와 함께 파주 개발의 양대 프로젝트다. 자유로 낙하IC와 1번 국도 통일로 양쪽에서 LPL 초입에 이르는 LG로엔 ‘LG’와 ‘필립스’를 상호로 내건 식당·주점·노래방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젊은층이 많아 문화코드도 급속히 바뀌고 있다.LPL 배후 교하·금촌지역의 아파트 분양가는 인근 일산 집값에 비해 평당 200만∼400만원이 싸지만 부동산업계에선 그 때문에 상승여력이 있다고 전망한다. 개발호재 지역 신규아파트 리스트엔 금촌·교하지구 아파트들이 늘상 오른다. 뉴욕타임스는 연초 LPL이 오랫동안 공포의 대상이던 DMZ(비무장지대) 장벽마저 무기력하게 만들었다고 보도할 정도이다. 첨단장비 도입 등과 관련해 현지에 상주하는 일본업체 등 외국인도 수백명에 이른다.LPL은 일본과 유럽·중국 등지에서 올해 이공계 석·박사와 MBA 소지자 등 100여명의 해외인재를 채용할 예정이다. ●LG단지의 위용 자유로 낙하IC 방향에서 LPL쪽으로 진입하면 산을 깎아 평지로 만들면서 생긴 높이 수십m의 축대가 거대한 성벽처럼 버티고 있다. 반대편 통일로 방향 경의선 월롱역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지난해 9월16일 완공, 개통한 LG로가 나온다. 폭 7m의 군도를 연장 5.95㎞, 폭 25m의 4차선으로 넓혔다.LG로를 진행하면 좌측 야산기슭 멀리 차기 생산동(P8)을 신축하는 현장의 타워크레인 20여대가 보인다. LPL구내 초소마다엔 ‘World´s No.1 LCD Company’란 간판이 붙어 있다.7세대 공장의 크기는 가로 205m, 세로 213m, 높이 63m로 축구경기장 6개 규모이다. 이승엽 선수가 소속한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실내 홈구장 도쿄돔을 통째로 집어넣고도 남는다. 공장 구내 만우천에선 친환경하천 정비사업이 한창이다. 본공장에서 환경동으로 흐르는 폐수처리와 LNG가스 이동용 파이프라인이 980m에 이른다. 일반인 출입이 철저하게 차단된 공장내부 거대한 자동화장비 틈에선 방진복을 입은 인력이 드문드문 보인다. 반도체와 똑같은 클린룸 상태를 유지한다. 이곳에선 연초부터 가로 1950㎜, 세로2250㎜의 사이즈로 생산능력 세계최대인 7세대 LCD 제품의 양산이 시작됐다. 이 유리기판 구격은 패널(반제품 상태의 화면부품) 기준 42인치 8장, 또는 47인치 6장을 만든다. 지난달 초 세계 최초로 100인치 LCD 패널을 생산, 공개했다. ●세계 1위는 ‘쭉’ 내년 1분기엔 월 9만장의 7세대 LCD를 생산한다.2012년 이후엔 LPL이 사용할 하루 22만t의 공업용수와 전력,LNG 사용량이 인구 100만명 도시와 맞먹게 된다. LPL 본단지에만 오는 2012년까지 25조원이 투자된다. 본단지 2만 5000명. 문산의 당동·선유지구 협력단지 1만명 등 3만 5000명의 고용효과가 창출된다. 본단지 51만평, 협력단지는 60만평(당동지구 40만평, 선유 20만평)에 이른다. 문산읍 당동리·문산리 일원의 당동지구는 외국투자기업 전용단지로 TFT-LCD 관련부품 및 소재·장비 제조업체가 입주한다. 현재 파주 전기초자 등 2개 업체가 입주, 분양률 14.5%를 기록 중이다. 선유지구는 국내업체 분양단지로 업종은 당동과 동일하다. 문산읍 선유리와 파주읍 향암리 일원에 대아산업 등 28개 업체가 입주할 예정으로 분양률은 현재 20%선. LPL의 주생산품인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는 HD(고화질)TV나 컴퓨터·노트북 컴퓨터, 휴대전화 액정화면 등 각종 모니터에 사용된다. 현재 대형 LCD 세계시장 점유율은 한국이 44.6%로 세계 1위다. 국내 업체에선 LPL이 지난해 22.0%로 1위에 올랐다. ●LG계열 4개사도 문산 입주 LPL 조성은 13개월로 획기적으로 단축됐다. 경기도와 파주시의 유례없는 신속 행정서비스 덕이다. 2003년 2월 LPL과 경기도가 투자양해각서를 교환하고 2004년 2월 실시계획 승인, 착공 이후 19개월만에 LCD 패널을 양산한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최근 LG전자 등 LG계열 4개 사가 문산읍 내포리 일원 33만평에 입주를 결정했다. 올 10월 산업단지 지정이 이뤄지면 2009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LG화학은 파워모듈,LG 마이크론은 포토마스크(LCD용 사진원판),LG화학은 편광판·감광제 등 모두 LPL에 공급되는 부품 제조를 맡는다.LG전자는 이들 3사가 LPL에 납품해 모듈(Module)화 작업을 통해 나온 LCD 패널로 LCD TV 완제품을 만들게 된다. 경기개발연 김순수 박사는 “4개 계열사가 2010년까지 3조 5000억원을 투자하면 연간 2조 8000억,5년간 14조원의 매출과 함께 국내 생산유발효과가 25조 2000억원에 초과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파주 LCD단지 최단기 완공 뒷얘기 “파주 LG필립스LCD는 3년도 안 되는 기간에 단지와 공장을 완공해 양산체제에 들어간 유례없는 사건입니다.” 손학규 경기지사가 외국의 CEO들을 만날 때면 ‘경기도의 기업환경’을 설명하며 꼭 하는 말이다. 경기도와 LG필립스는 2003년 2월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공장 착공시기를 2004년 10월로 잡았다. 그러나 이후 LG필립스측은 7개월가량 앞당겨 달라고 요청했다. 세대교체가 급격한 LCD산업의 특성상 생산이 빠르면 빠를수록 우위를 점하기 때문. 경기도는 흔쾌히 LG필립스측의 부탁을 모두 들어줬다.MOU 체결 이후 기본계획 수립에서 실시계획 승인, 착공까지 모든 절차를 1년 안에 끝냈다. 통상 3년 이상 걸리던 일을 2004년 3월18일 산업단지 기공식을 치르면서 착공식도 동시에 진행했다. 사실 7세대 생산단지 조성을 서두르던 LG필립스는 절대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 중국쪽 투자를 결정하고 검토에 들어간 상태였다. 특히 당시로선 수도권에 대기업 신설은 불가능했다. 경기도는 LG필립스측을 설득해 투자처를 파주로 돌린 데 이어 중앙부처와 타 지방자치단체를 설득해 관련법을 개정했다. 군사시설 보호구역이라는 장애물은 군부대의 협조를 이끌어냈다. 단지 내 출토된 문화재들을 빨리 시굴하기 위해 겨울철에는 대형천막을 치고 불을 피워가며 발굴을 추진했다. 토지소유주들이 보상문제에 불만을 터뜨리자 직원들이 밤낮 집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승낙서를 받아냈다.3일 밤을 꼬박 지새운 적도 있었다. 또한 460기의 묘지는 담당공무원을 지정해 이장을 추진했다. 종중묘는 종갓집 제사까지 찾아다니며 끈질기게 설득했다. 단지 조성은 3교대 작업으로,24시간 공사가 이뤄졌으며 하루 6000여명의 인력과 덤프트럭, 포클레인 등 3000여대의 장비가 투입됐다. 경기지방공사 오국환사장은 “파주 LCD단지는 국내 최초·최단 기간 내에 산업단지를 조성한 성공작으로 한국이 LCD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허만복 LPL 총무담당 “정부와 경기도·파주시의 전폭적 지원이 없었다면 LPL단지가 이처럼 빨리 양산체계를 갖추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파주 LPL 허만복 총무담당(상무급)은 정부가 인프라 구축과 인·허가 과정에서 보여준 신속한 행정지원에 감사했다. 그는 “파주가 우수인재 확보가 용이하고 인천공항과 항구 등 물류환경이 빼어난 수도권에 위치해 LCD 클러스트 입지로 정했다.”며 “접경지역이란 지정학적 위치는 더 이상 장애가 아니다.”고 말했다. “지역사회를 위해 고용창출 외에도 사회복지·문화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현재는 가동초기라 공정관리에 몰두하고 있지만 조만간 구체적 협력방안을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파주시와 LPL은 지난 2월 ‘파주지역 발전공동실무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허 상무는 “LPL과 파주가 함께 도약하는 모습은 자유로와 통일로∼LG로에 이르는 주요 간선도로에 최근 눈에 띄게 빈번해진 물동량을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LPL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국가대표 효자산업’인 7세대 이후 차세대 LCD에서 세계 최고를 지향하고,‘대표 기업도시’를 목표로 하는 파주시와 함께 발전하겠다.”고 말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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