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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콤한 사이언스] 땅 기름지게 하는 지렁이가 미세플라스틱 토양오염 가속화시킨다

    [달콤한 사이언스] 땅 기름지게 하는 지렁이가 미세플라스틱 토양오염 가속화시킨다

    비가 많이 온 다음날은 지렁이들이 땅 위로 올라와서 기어다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징그럽게 생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지렁이는 낙엽 같은 식물의 잔해를 먹어 분해시키고 흙의 거친 입자를 부드럽고 작게 만들어 주면서 흙 속 영양분과 미생물을 늘어나게 해주는 이로운 동물이다. 그런데 최근 플라스틱 배출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지렁이의 식습관이 미세플라스틱의 토양오염을 가속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건국대 환경보건과학과 연구팀은 토양이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된 경우 지렁이의 섭취활동 때문에 토양 내 미세플라스틱이 더 잘게 쪼개져 나노플라스틱이 발생할 수 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해저더스 머티리얼스’(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실렸다. 5㎜ 미만 미세플라스틱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이보다 크기가 더 작은 100㎚(나노미터) 크기의 플라스틱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연구팀은 토양 샘플을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시킨 다음 지렁이들을 3주 동안 배양시킨 뒤 지렁이의 분변토에서 얻은 입자성 물질들을 주사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고 X선 분광분석을 실시했다.그 결과 지렁이의 분변토에는 미세플라스틱보다 작은 입자성 물질이 존재하고 이것들은 흙 입자와 명확하게 구분되는 나노플라스틱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토양섭취 활동에 의해 지렁이 장 내에서 미세플라스틱보다 더 작은 나노플라스틱으로 쪼개진다는 것이다. 또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지렁이는 정상적 정자형성이 저해돼 번식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윤주 건국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토양에 서식하는 대표적인 생물종인 지렁이를 이용해 토양 환경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눈에 보이지 않는 크기까지 작아져 분변토를 통해 재배출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데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이미 존재하는 미세플라스틱이 더 잘게 쪼개질 수 있는 만큼 나노플라스틱의 토양 분포와 토양 생물체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아하! 우주] 아기가 아기를 낳다…아기별과 함께 크는 아기 행성 포착

    [아하! 우주] 아기가 아기를 낳다…아기별과 함께 크는 아기 행성 포착

    행성은 별과 함께 가스 성운에서 탄생한다. 태양과 지구 역시 46억 년 전 가스 성운에서 뭉쳐진 가스와 먼지에서 태어났다. 물론 대부분의 가스는 중력에 의해 중앙으로 몰려 태양을 형성했고 중력에 이끌려 왔지만, 태양에 포함되지 않은 남은 가스와 먼지는 태양 주변을 돌면서 행성, 소행성, 혜성이 됐다.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지만, 과학자들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세부적인 내용을 알아내기 위해 계속해서 아기별과 그 주변을 관측하고 있다. 독일 막스 플랑크 외계 물리학 연구소(MPE)의 도미니크 세구라-콕스와 그 동료들은 칠레에 있는 강력한 전파 망원경인 ALMA(Atacama Large Millimeter/submillimeter Array)를 이용해 지구에서 470광년 떨어진 가스 성운인 L1709을 관측했다. 여기에 생성된 지 50만 년에 불과한 아기별인 IRS 63이 있기 때문이다. 50만 년은 인간의 기준으로는 아득한 세월이지만, 천문학적 관점에서 보면 신생아나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이 시간 동안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과학자들은 이 단계에서 아기별이 먼저 생성된 후 주변의 가스와 먼지를 모아 원시행성계 원반(protoplanetary disk)을 만든다고 생각했다. 그 후 원시 행성이 원시행성계 원반에서 생성된다.그러나 IRS 63 관측 결과는 이런 예상과 달랐다. IRS 63은 아직도 주변에서 가스를 흡수하면서 성장하는 아기별이지만, 그 주변에 있는 원시행성계 원반은 새로운 행성의 생성 증거인 고리(ring)와 간극(gap)을 가지고 있었다. 원시행성계 원반에서 간극이 생성되는 주된 이유는 물질을 흡수하는 원시 행성 때문이다. 원시 행성은 지구에서 관측하기에 너무 어둡지만, 고리와 간극의 존재는 다른 이유로 설명하기 힘들다. 사람으로 치면 아기가 아기를 낳는 일이 우주에서 벌어진 셈이다. 참고로 IRS 63의 고리는 두 개 존재한다. 태양계와 크기를 비교하면 안쪽 고리는 해왕성 궤도에 해당되며 두 번째 고리는 명왕성궤도보다 더 먼 거리에 있다.(사진 참조) 행성은 이 고리 안쪽에 있는 간극에 있는데, 정확한 질량과 크기는 아직 모르는 상태다. 다만 연구팀은 여기에 목성 질량의 0.03배 정도 되는 암석 행성이 있다면 고리에 있는 가스를 끌어 모아 목성급의 거대 가스 행성으로 자랄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관측 결과가 의외인 이유는 주변에서 가스를 모으면서 커지는 아기별 주변에서는 행성이 생성되더라도 결국 별로 흡수되어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IRS 63 관측 결과는 별과 충분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으면 원시 행성이 삼켜지지 않고 살아남아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런 경우가 일반적인지 아니면 드물게 일어나는 일인지는 더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번 연구는 행성의 탄생 역시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이재용, 이번엔 베트남행… 글로벌 현장경영 ‘속도’

    이재용, 이번엔 베트남행… 글로벌 현장경영 ‘속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베트남으로 출국해 20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단독 면담에 나선다. 네덜란드 등 유럽 출장에서 귀국한 지 5일 만에 또 다시 출국하는 것으로 글로벌 현장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푹 총리와 면담하며 베트남 사업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베트남 출장길은 코로나19로 막혀 있었으나 최근 외교관, 기업인 등의 자가격리를 면제해주는 ‘패트스트랙’(신속통로·입국절차 간소화)이 적용되며 이 부회장이 기업인으로는 처음 물꼬를 트게 됐다. 두 사람 간 면담은 이 부회장이 베트남을 방문했던 지난 2018년 10월, 푹 총리가 한국을 찾았던 지난해 11월에 이어 세 번째다. 이 부회장은 면담에서 베트남 정부의 지원을, 푹 총리는 삼성의 투자 확대를 요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푹 총리가 반도체 생산공장 등 베트남에 대한 투자 확대를 요청해온 만큼 삼성이 투자 계획을 발표할지 관심이 쏠린다. 재계 관계자는 “베트남 입장에서는 수출의 60%가 삼성 제품으로 베트남 경제에 기여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계속 투자를 요구하고 있으나 최근 국내 상황도 어려워 삼성이 다른 나라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은 삼성의 최대 휴대전화 생산기지다. 연간 스마트폰 전체 생산량의 절반(1억 5000만대)이 베트남 박닌성, 타이응우옌성 공장에서 나온다. 호찌민시에는 TV·가전 생산 공장을 두고 있고 지난 2월부터는 베트남 하노이 THT 신도시 지구에 2022년 말 완공을 목표로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R&D) 센터도 짓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센터를 찾을 예정이었으나 감염병 사태로 행사가 취소된 바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고소한 맛에 ‘쓱싹’ 담백한 맛에 ‘뚝딱’ 돌아온 가을 밥도둑

    고소한 맛에 ‘쓱싹’ 담백한 맛에 ‘뚝딱’ 돌아온 가을 밥도둑

    “이제 다 끝나가네요. 한 달 전만 해도 ‘물 반 전어 반’이었는데 말이죠.” 충남 서천군 홍원항을 근거지로 20년간 전어잡이를 한 선장 이일희(60)씨는 지난 17일 오전 11시쯤 서천 마량포구 앞에서 전어를 잡다 서울신문의 전화를 받고 “올해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려 전어가 풍어였다”며 “바다에 나가면 그물을 6~7번 치는데 한 번에 10~20t씩 잡혀 그물이 찢어질 듯했다”고 말했다. 전어는 그물코 한 변이 1.2~1.5㎝짜리 선망을 싣고 어군탐지기로 전어를 쫓다 발견 즉시 길이 350m 그물을 빙 둘러쳐 잡는다. 어선 한 척과 운반선이 한 선단을 이루지만 올해는 풍어여서 배 한 척이 더 투입되기도 했다. 운반선은 성질 급한 전어가 죽지 않게 뭍으로 옮긴다. 500㎏씩 넣을 수 있는 물칸 8개 안팎을 갖췄다.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는 “전어는 민물과 섞이는 강하구 인근 바다에서 산란해 금강이나 천수만 주변 바다에서 많이 잡힌다”며 “동해안보다 서·남해안에 전어가 많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비가 많이 내리면 풍어를 이루는 것도 같은 이치다. 전어의 서식 적정수온은 15~20도로 연안의 수온이 25~30도에 이르는 여름철에는 깊은 바다에 살다 가을로 접어들면 얕은 바다로 이동한다. 플랑크톤을 먹고 사는 전어는 산란을 앞두고 연안에서 살을 찌워 가을철에 최고로 맛이 좋아진다. ●풍어에도 소비 줄어 하루 매입량 2t 제한 홍원항에만 15개 전어잡이 선단이 있다. 매년 8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 조업한다. 전어가 많은 곳을 찾아다니다 보니 어떤 때는 천수만과 가까운 태안군 남면 마검포 앞바다까지 북상해 올라간다. 그래도 육지와 10㎞도 떨어지지 않은 바다다. 이씨는 “전어가 한창 잡힐 때는 새벽 1시고 2시고 가리지 않고 출항했는데 날씨가 추워지면서 덜 잡히는 요즘에는 보통 아침 6시쯤에 나가 6~7시간 작업하고 돌아온다”면서 “화주(중간상인)들이 전어는 많이 잡히는데 코로나19로 소비가 줄어 손해가 나니까 선단마다 하루 매입량을 2t으로 제한하기도 했다”고 했다. 이 바닥에는 ‘전어잡이를 잘한 해는 집을 사고 못한 해는 집을 판다’는 얘기가 있는데 홍원항 어민들은 올해 전어풍어에도 코로나19 탓에 돈벌이가 시원치 않다고 투덜댄다.홍원항 전어 음식점은 12개 정도, 판매하는 곳은 40여곳이 있다. 전어 경매장도 있다. 일반 소비자도 경매에서 한짝(10~15㎏)을 6만~7만원에 살 수 있다. ㎏당 회와 구이는 3만 5000원씩, 무침은 4만원 하는 음식점보다 매우 저렴하다. 해마루횟집 주인 조미정(51)씨는 “예전 축제 때보다 손님이 절반으로 줄었지만 식당마다 주말에 하루 200~300명이 찾아와 전어를 즐긴다”면서 “회와 무침이 가장 많이 팔리지만 나이 드신 분 중에는 구이도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이어 “구이는 냉동 전어를 쓴다”면서 “숯불에 구우면 속은 익지 않고 겉만 타는데 그릴에 구우면 겉과 속이 골고루 익어서 맛이 무척 좋다”고 덧붙였다. 구이용은 큰 것을 쓴다. 홍원항에서는 이를 ‘떡전어’라고 부른다. 그 절반 크기도 안 돼 밴댕이만 한 전어는 ‘띠푸리’라고 한다. 전어는 7년생으로 해가 갈수록 몸집이 커지는데 최대 26㎝까지 자란다고 서해수산연구소 연구관은 밝혔다. 1년생은 길이 11㎝ 정도이다. 조씨는 “산 전어를 구우면 살이 오그라들거나 부서지고 모양도 틀어져 구이용은 무조건 냉동시킨다”고 했다.●천대받던 전어… 축제로 ‘귀한 몸’ 변신 30~40년 전에는 ‘준치나 가오리를 먹었지 전어는 길가에 버렸다’, ‘전어잡이 배도 없었다’고 천대받았던 기억이 전해지는 홍원항에서 ‘귀한 고기’로 위상이 바뀐 것은 축제 덕이다. 2000년 당시 마을 이장이 “전어가 많이 잡히는데 그냥 해보자”고 주민들을 설득해 처음 축제가 열렸다. 조씨는 “그 당시 음식점 열 집 중 두 집은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고 참여하길 포기했다”면서 “축제장에 외지인이 물밀듯이 몰려오는데, 너무 정신이 없어 어린 자식들까지 나서서 마늘 까고 상추를 씻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주민들이 앞치마 두르고 손님을 받는데 ‘반반’(회 반, 구이 반)이란 말을 몰라 되묻고는 했다”고 덧붙였다. 이뿐만 아니다. 조씨는 “수족관에 바닷물과 전어를 넣고 죽을까 봐 아침저녁으로 물을 갈아 주고 잠도 못 자고 관리를 했는데 하루 지나니 입과 눈이 빨갛게 변하고 이틀이 지나니 죽어버려 너무 당황했다”고 한다. 그는 “그래서 전어에 대해 여기저기 알아보고 공부를 해보니 수족관은 민물 70%와 간수 30%를 섞어 넣어야 잘 산다는 걸 알았다”면서 “이때 터득한 방법으로 지금도 수족관 전어를 살리고 있다”고 했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취소됐지만 지난해 가을 보름간 열린 19회 축제 때는 21만명이 넘을 정도로 방문객이 늘었다. 구제역과 코로나로 두 해 걸렀지만 전국 최초로 연 전어축제는 홍원항을 ‘전어의 메카’로 부상시켰다. ●조선시대 난호어목지에선 ‘錢魚’로 표기 조선시대 서유구는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에서 “귀천이 모두 좋아하고 맛이 좋아 사람이 돈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 전어(錢魚), 정약전은 ‘자산어보’에서 모양이 화살촉처럼 생겼다고 해 전어(箭魚)라고 표기했다. 자산어보에 ‘전어는 기름이 많고 달콤하다’고 기록됐으니 정약전도 맛을 인정한 것이다. 가을 전어는 지방 함량이 100g당 10g으로 봄 전어보다 3배 넘게 많다. 조씨는 “전어 회를 썰 때 보면 뱃살 쪽에 돼지비계처럼 하얀 기름이 끼어 있다. 기름이 이리 많으니 고소할 수밖에 더 있느냐. 담백한 맛도 난다”면서 “전어는 확실히 계절 음식이다. 가을 외에는 손님들이 거의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천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가전 단신]

    [가전 단신]

    LG전자 용량 키운 ‘트롬 워시타워’ LG전자가 세탁기와 건조기 용량을 키운 원바디 세탁건조기 ‘트롬 워시타워’ 신제품을 최근 출시했다. 하단에는 24㎏ 용량 세탁기가, 상단에 17㎏ 용량 건조기가 있다. 기존 워시타워의 세탁기 용량이 21㎏, 건조기 용량이 16㎏였던 데서 각각 3㎏, 1㎏씩 늘어나면서 이불 빨래도 하기 쉬워졌다. 신제품은 동급의 대용량 드럼세탁기와 건조기를 위아래로 설치할 때보다 높이가 87㎜가량 낮아져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롯데하이마트 AI스피커 ‘네스트 오디오’ 롯데하이마트가 구글이 세 번째로 출시한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스피커 ‘네스트 오디오’를 선보인다. AI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기반으로 하는 스피커로 공간을 가득 채우는 생동감 있는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2018년 출시된 ‘구글홈’보다 소리 출력은 75% 더 커지고 베이스 사운드도 50% 강화됐다. 때문에 좁은 공간에서도 큰 울림을 감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헤이 구글”이라는 한마디로 필요한 정보를 구글에서 검색해 알려 주고 음성 명령으로 음악이나 미디어를 재생할 수 있다.코웨이 소음 없앤 ‘아이콘 정수기’ 코웨이가 혁신 기술로 크기를 줄이고 소음을 없앤 ‘아이콘 정수기’를 출시했다. 가로는 A4 용지 사이즈(21㎝)보다 슬림한 18㎝이며, 측면 넓이는 34㎝로 기존보다 22% 이상 줄여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혁신 냉각기술을 적용해 제품 안의 컴프레서를 없애면서 가능해진 변화다. 정수기 소음을 내는 컴프레서가 없어지면서 주방은 도서관처럼 고요함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아이콘 정수기는 인공지능(AI) 기술로 상태를 스스로 진단하고 이상을 발견하면 해결 방법도 안내해 준다. 실버케어 기능을 적용해 48시간 동안 물을 사용하지 않으면 등록된 사용자에게 알람도 울린다. 색상은 오트밀 베이지, 리코타 화이트, 트러플 실버 등 3개다.
  • 가스연소 굴뚝 플레어스택 첨단 기술로 관리

    정유·석유화학공장 등에서 공정 중에 발생하는 가연성 가스를 처리하는 ‘플레어스택’에 대한 첨단 관리기법이 마련됐다. 18일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플레어스택의 연소 효율을 높여 배출가스를 줄일 수 있는 ‘무연관측시스템’을 지난해 12월 도입해 시험 운영을 마쳤다. 그동안 플레어스택은 굴뚝 상부의 화염과 고온 때문에 자동측정기기(TMS) 설치가 어려워 폐쇄회로텔레비전(CCTV)과 광학가스탐지카메라 등을 이용해 간접적으로 관리했다. 무인관측시스템은 다중 적외선(IR)을 플레어스택 화염에 직접 비춰 탄화수소류·이산화탄소 등 연소생성물을 초 단위로 측정해 연소 효율을 판단할 수 있다. 현장에서는 플레어스택에서 불꽃이 보이면 민원이 늘어나다 보니 불꽃을 낮추기 위해 증기(스팀)를 투입해 운영 비용이 늘고 있다. 문제는 증기로 불꽃 크기를 조절하면 불완전 연소로 탄화수소류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증가한다. 연구진이 플레어스택에 불꽃이 있을 때와 증기 조절로 불꽃이 없을 때를 측정한 결과 연소효율이 각각 99.9%와 85%로 차이를 보였고 완전 연소로 불꽃이 있는 경우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우 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장은 “플레어스택의 배출오염물질 규제와 감시를 위한 측정수단뿐 아니라 기술지원으로 기업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연말까지 국내 플레어스택 현황 조사를 거쳐 기술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구슬픈 뚜루루뚜루…인도서 머리 둘 달린 돌연변이 아기상어 발견

    구슬픈 뚜루루뚜루…인도서 머리 둘 달린 돌연변이 아기상어 발견

    머리가 두 개인 아기상어가 포착됐다. 17일(현지시간) 호주 데일리메일은 인도 중서부 마하라슈트라주 바다에서 한 어부가 돌연변이 아기상어를 낚았다고 보도했다. 마하라슈트라주(州) 팔가르에 위치한 샅파티라는 마을에서 어부 일을 하는 니틴 파틸은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다가 매우 특이하게 생긴 흉상어 새끼 한 마리를 발견했다. 갓 태어난 아기상어는 특이하게도 머리가 둘이었다. 둘로 나뉜 머리에는 각각 두 개의 눈과 하나의 입이 달려있었고 각자 등지느러미가 한 개씩 붙어 있었다. 아기상어의 크기는 겨우 손가락만 한 크기로 이제 갓 태어난 듯했다. 파틸과 다른 어부들은 그들이 발견한 이 아기상어가 특이하게 생겼다고 생각을 해 사진을 찍은 후 바로 바다에 놓아주었다. 파틸은 "머리가 두 개 달린 상어는 처음 봤지만, 우리는 새끼 물고기를 먹지 않기에 그냥 바다에 놓아 주었다"고 말했다.머리가 둘 달린 돌연변이 상어는 배아가 불완전한 상태에서 성장을 멈췄거나 쌍둥이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중단돼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생물학자 스합닐 판델은 "이런 돌연변이 상어의 발생 원인은 유전, 신진대사의 이상, 바이러스, 공해, 남획 등으로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인도 농수산부 소속 해양연구소의 KV 아킬리쉬 박사는 "머리가 두 개인 상어는 지난 1964년 인도 서부 구자라트, 1991년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 등에서 단 두 번밖에 발견되지 않았을 정도로 매우 희귀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발견된 아기상어는 한 쪽 눈이 기형인 데다, 등지느러미도 두 개라 자연에서 포식자를 피해 살아남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구해주려다 되려 발목…3m 융단비단뱀에 둘둘 말린 여성 (영상)

    구해주려다 되려 발목…3m 융단비단뱀에 둘둘 말린 여성 (영상)

    궁지에 몰린 걸 구해주려다가 되려 발목이 잡혔다. 16일(현지시간) 호주 데일리메일은 퀸즐랜드주 자택에서 융단비단뱀과 사투를 벌인 여성의 사연을 소개했다. 지난 6일 저녁,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의 한 마을에 경찰이 출동했다. 뱀에게 발목이 잡혔다는 주민 신고를 받은 직후였다. 경찰이 공개한 영상에는 뱀에게 다리를 둘둘 말린 여성이 힘겹게 서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여성은 “차고에서 일하고 있다가 고양이가 뱀을 위협하고 있길래 말리러 갔다. 차 밑에 똬리를 틀고 있는 뱀을 구해주려 했는데 도리어 공격을 당했다”고 설명했다.길이 3m짜리 융단비단뱀은 여성의 다리를 둘둘 말기 시작하더니 점점 옥죄어 위협했다. 어찌나 힘이 좋은지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웠다. 경찰도 겨우 뱀을 떼놓을 수 있었다. 여성은 “뱀이 놓아줄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누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혼자라 어쩔 수 없이 신고했다”며 미안함을 드러냈다. 경찰은 “야생 뱀이 꽤 난폭했다. 어쩌다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루 중 가장 인상 깊은 순간이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하마터면 비단뱀의 먹잇감이 될 뻔했던 여성은 뱀을 풀어 저 멀리 수풀에 놓아주고서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융단비단뱀은 길이가 최대 3.6m까지 자랄 수 있는 중간 크기의 비단뱀이다. 개구리나 도마뱀, 새, 작은 포유류를 먹고 산다. 호주 전역에서 흔히 발견되며 독은 가지고 있지 않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나방의 눈 흉내내 태양전지 효율 높인다

    [달콤한 사이언스] 나방의 눈 흉내내 태양전지 효율 높인다

    국내 연구진이 나비 날개와 새 깃털, 나방의 눈 등을 흉내내 태양전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경희대 응용화학과, 응용물리학과 공동연구팀은 나비, 나방, 새 등을 모사한 부착형 필름을 반투명 태양전지에 부착하면 효율을 45% 이상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에너지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에 실렸다. 반투명 태양전지는 기존 태양전지 전극을 얇게 만들어 투과율을 높인 것으로 주로 창문에 붙여 태양광 발전을 하는데 활용된다. 반투명 태양전지는 금속전극이 얇아 투과성이 좋고 빛이 양방향에서 유입되는 장점이 있지만 빛 손실도 많기 때문에 전기 전환효율(광전효율)이 낮다는 치명적 단점도 갖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나비 날개나 새 깃털, 나방 눈이 무반사 같은 독특한 광학적 비대칭성에 힌트를 얻어 10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반구 표면에 수 백 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막대를 촘촘히 배열한 계층적 패턴을 가진 필름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패턴 위쪽으로 들어오는 빛의 반사를 줄이고 아래로 투과되는 빛은 다시 반사시키는 광학적 비대칭성을 통해 빛을 필름 내에 가둔 것이다. 이렇게 개발된 빛 가둠 필름을 양방향 반투명 태양전지에 부착할 경우 한 쪽으로 비추는 빛을 흡수하는 동시에 외부로 반사되는 빛을 막고 뒤쪽으로 통과되는 빛을 다시 반사시켜 태양 전지 안에 머무는 빛의 양을 늘린 것이다.연구팀에 따르면 태양광이든 실내조명이든 빛의 종류는 물론 빛이 쪼여지는 방향에 상관없이 흡수율과 효율이 모두 높아졌다. 즉 낮에는 태양광으로 밤에는 실내조명으로 하루 종일 태양전지에 작동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필름을 부착한 반투명 태양전지 효율은 태양광에서는 13.49%, 실내광에서는 46.19% 증가했다. 필름 표면에 간단한 처리를 하면 태양전지 수명저하의 주요 요인인 물기와 먼지까지 방지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고두현 경희대 응용화학과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필름은 하나로 빛 반사와 통과를 막는 2가지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건물 창이나 외벽에 쓸 수 있는 반투명 태양전지로 활용 가능해 심미적 기능 뿐만 아니라 유망한 미래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을 것”이라며 “또 디스플레이, 센서 등 각종 광전소자의 플랫폼 기술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2030 세대] 실력과 공정, 그리고 불공정/김영준 작가

    [2030 세대] 실력과 공정, 그리고 불공정/김영준 작가

    최근 운전면허를 땄다. 보통은 수능이 끝난 후부터 20대 초중반 사이에 면허를 따니 지금 30대 후반인 내 나이에 면허를 따는 게 일반적이진 않다. 왜 면허를 따지 않았을까? 그땐 본가에 차가 없었고 나도 당장 차를 살 계획이 없었다. 서울의 대중교통이 워낙 잘 발달돼 있어서 큰 불편함을 못 느꼈으니 딱히 차가 필요하지 않다 생각했고 운전면허 취득에 들어가는 몇십만원의 기회비용이 엄청나게 크기도 했다. 몇십만원은 큰돈은 절대 아니었다. 하지만 당장 필요치 않은 곳에 들어가는 몇십만원은 월세를 내고도 남는 돈이었고 그 돈이면 사고 싶었던 책들을 더 많이 살 수 있는 돈이었다. 운전할 일도 없는데 면허를 위해 돈을 쓰는 것은 사치였다. 당장 필요하지 않은 곳에 돈을 쓰는 것은 분명 사치다. 하지만 그러한 사치를 부릴 수 있는 여유가 경험의 차이를 낳고 이것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생각의 차이를 낳는다. 다양한 분야에서 창업과 투자의 기회를 잘 발견해내는 훌륭한 창업가들이 대부분 중산층 이상 출신인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넉넉한 집안의 환경은 당장 필요치 않은 곳에도 돈을 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로 인해 축적된 경험으로 만들어진 시야는 더 많은 기회를 발견하는 데 유리하다. 반대로 그런 사치를 누릴 수 없는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애초에 그런 기회가 존재하는지도 발견하기 어려울 것이다. 환경은 개인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개인의 실력과 성과는 오직 개인만의 요소일까? 올해의 이슈 중 하나인 공정에 관한 논란은 주로 실력을 통한 결과가 가장 공정한 결과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 맞는 말이긴 하다. 하지만 개인에게 주어진 환경 또한 개인 간의 차이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표면적인 실력이 ‘진짜 실력’은 아니기에 보정을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진짜로 이런 보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환경적 요인 등을 고려해 진짜 실력을 측정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어디서 태어날지를 내가 선택하는 것도 아니기에 이 차이는 인정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그러니까 공정이란 허상에 가까운 개념이고 현실은 대체로 불공정하다. 실력주의를 논하려면 우리는 환경과 출발점의 차이 또한 인정을 하고 같이 논해야 한다. 현실에선 단지 모두가 완벽히 동일한 출발점에서 출발하게 만드는 완벽히 공정한 상황을 만들 수 없기에 용인할 뿐이다. 이 논의가 없다면 공정은 이점과 성과를 독차지하겠다는 모습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엊그제 나무가 멋지게 들어선 차가 적은 거리를 운전하면서, 자신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은행나무와 벚꽃나무가 들어선 도로를 달리며 기분을 푼다는 친구의 말이 생각났다. 그제서야 그 친구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고 왜 사람들이 드라이브를 좋아하는지를 이해하게 됐다. 초기 기회비용의 차이로 인해 이걸 깨닫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쩌면 평생 몰랐을지도 모른다. 세상은 그런 거다.
  • “박경완 선배 넘고, 우승하고… 야구는 50살까지”

    “박경완 선배 넘고, 우승하고… 야구는 50살까지”

    투구가 안 되면 ‘민호스쿨’.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35)는 삼성 마운드의 해결사로 통한다. 그렇게 안 되던 야구가 그와 대화하고 나면 실마리를 찾는다. 프로야구 안방마님 17년차의 관록에서 나오는 말 한마디의 힘은 젊은 투수는 물론 외국인 투수의 성장까지 이끈다. 강민호도 자신의 역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지난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강민호는 “삼성에 올 때 구단에서 어린 투수들에게 많은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어린 친구들에게 실패를 겪어야 크기 때문에 지금 실패하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받지 말라고 얘기해 준다. 기분 나쁘지 않게 선수들을 성장시키려고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민호의 조언 속에 최채흥(25), 원태인(20), 김윤수(21) 등 젊은 투수들은 이제 팀에 없어선 안 될 핵심 투수로 성장했다. ‘민호스쿨’은 외국인 투수도 예외가 아니다. 강민호는 “라이블리가 너무 구석구석 보고 던져 볼이 많이 나왔다”며 “내 헬멧 보고 던져서 안타 치는 선수 있으면 밥 사겠다고 했다. 힘 있게 던지니 파울이 나오면서 유리해졌다”고 설명했다. 강민호의 조언을 받은 벤 라이블리(28)는 9월 이후 7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20으로 무서운 투수가 됐다. 시즌 초반 들쭉날쭉했던 데이비드 뷰캐넌(31)을 구단 외국인 한 시즌 최다승을 넘보는 투수로 만든 것도 강민호의 소통 덕분이었다. 남들의 꿈을 돕는 강민호지만 선수로서 자신의 꿈도 잊지 않았다. 야구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낀다는 강민호는 “은퇴하기 전에 박경완 선배님의 포수 기록을 다 깨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박경완 SK 와이번스 감독대행은 통산 2044경기에서 1480안타 314홈런 995타점을 기록했다. 강민호는 1845경기 1631안타 271홈런 944타점을 기록해 안타는 넘었고 경기 수와 홈런, 타점이 남은 상태다. 아직 못해 본 우승의 꿈도 있다. 강민호는 “제일 중요한 건 우승도 하고 싶다”며 “이루고 싶은 게 많은데 다 이루려면 50살까지 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도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겠다”고 웃었다. 대구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해군은 왜 핵잠수함 도입을 원하나

    [밀리터리 인사이드] 해군은 왜 핵잠수함 도입을 원하나

    “北 SLBM 잠수함 추적·격멸에 용이”수면 위로 떠오르는 ‘스노클’ 불필요수주간 잠항 가능해 적 회피 유리소음도 디젤과 동등 수준으로 줄여넓은 공간 활용한 공격력 강화 가능핵연료를 사용하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 이른바 ‘핵잠수함’ 도입 여론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에 대응하기 위해 건조할 예정인 3600t급과 4000t급 차세대 잠수함을 핵잠수함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겁니다. 군은 지난 8월 핵잠수함 개발 가능성에 대해 “현 단계에선 말하기 적절치 않다. 적절한 시점이 되면 말하겠다”고 다소 아리송한 답변을 내놨습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올해 7월 한 방송 인터뷰에서 “차세대 잠수함은 핵연료를 쓰는 엔진을 탑재한 잠수함”이라고 언급해 여론을 들썩인 터라 국민의 관심은 더욱 집중됐습니다. ‘핵잠수함 개발이 가시화됐다’는 보도도 쏟아졌습니다. 소수이긴 하지만 반대여론도 있습니다. 엔진을 끌 수 없어 소음이 큰 데다 굳이 덩치가 큰 핵잠수함을 한반도 해역에서 운용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소음이 큰 중국 ‘상급’ 핵잠수함이 2018년 일본 해상자위대에 탐지돼 이틀간 쫓기다 부상한 사례가 있습니다. 우리가 핵잠수함을 도입하면 북한은 물론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주변국과의 갈등만 심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군 전문가 “우리도 비대칭 수단 필요” 해군의 입장은 어떨까. 심승섭 전 해군참모총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핵잠수함은 장기간 수중 작전이 가능해 북한 SLBM 탑재 잠수함을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격멸하는 데 가장 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군 전문가들의 입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열린 ‘북한 SLBM 도발 대응 간담회’에서 “우리도 다른 비대칭 수단인 핵잠수함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표면적 이유만 언론에 종종 나올 뿐 우리가 도대체 왜 핵잠수함을 도입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이유를 들어 설명하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해군이 왜 핵잠수함을 원하는지, 그리고 핵잠수함이 왜 전략적으로 유용한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려 합니다. 방위사업청 차세대잠수함사업단 전투체계 개발담당인 장준섭 해군 소령은 올해 한국해양전략연구소 학회지에 ‘전쟁 패러다임의 전환에 따른 잠수함의 역할 변화에 대한 고찰’이라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15일 보고서에 따르면 잠수함이 적 잠수함을 잘 탐지하고, 반대로 적 함정에는 탐지되지 않으려면 바다 깊이 내려가는 것이 유리합니다. 수심이 깊어질수록 수온이 감소하고 밀도는 높아져 음파가 아래로 굴절되는 특징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잠수함이 바다 깊이 내려가면 음파가 되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탐지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이런 측면에서 잠항능력이 뛰어난 핵잠수함의 유용성이 부각됩니다. 최신 디젤 잠수함은 ‘공기불요추진(AIP) 체계’를 갖춰 수주일 동안 잠항할 수 있지만 ‘스노클’(해상의 공기를 빨아들이고 배기가스를 밖으로 배출하는 것)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 과정에서 심한 소음이 발생하고 적에게 탐지될 위험이 급격히 높아집니다. 또 AIP로 잠항한다 해도 축전지를 사용해야 해 고속기동은 불가능합니다. 연료를 모두 소모하면 육상에서 재보급 받아야 합니다. 반면 핵잠수함은 물과 공기를 계속 만들어 낼 수 있어 스노클이 필요 없고, 원자로로 강력한 추진력을 갖춰 상시적인 수중 고속기동이 가능합니다. 지난해 한국산학기술학회논문지에 게재된 보고서에 따르면 3500t급 잠수함을 기준으로 디젤 잠수함은 엔진, 발전기, 축전지가 차지하는 공간이 50%나 됩니다. 반면 핵잠수함은 33%에 그쳐 공간활용성이 매우 높습니다. 같은 규모라도 핵잠수함에 무기와 식품 등을 적재할 공간이 훨씬 더 크다는 겁니다. 핵잠수함은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디젤 잠수함보다 큰 규모로 제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12~16개의 수직 발사관을 탑재하고 6~8개의 어뢰 발사관을 갖추는 등 디젤 잠수함보다 훨씬 뛰어난 공격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수전 임무’ 지원도 가능합니다. 6명이 탑승해 ‘수중택시’로 불리는 ‘수송용 추진기’를 장착하면 됩니다. 많은 분들이 꺼지지 않는 원자로의 소음이 단점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미 40년 전에 디젤 잠수함과 동등한 수준에 올랐을 정도로 핵잠수함의 소음 저감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中·러 등 주변국들도 전략자산 확대 1959년 취역한 미 해군 최초의 탄도미사일 장착 핵잠수함(SSBN) ‘조지 워싱턴호’의 수중방사소음은 155dB 수준이었습니다. 최신 디젤 잠수함의 소음이 100~110dB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훨씬 높은 수준입니다. 그런데 1981년 도입하기 시작한 SSBN ‘오하이오급’은 100dB 수준으로 소음 크기를 줄였습니다. 속력은 디젤 잠수함과 비교해 최대 2배까지 낼 수 있는데 소음은 비슷하다는 겁니다. 적 추적과 어뢰 회피기동에도 유리합니다. 최신 공격형 핵잠수함(SSN) ‘버지니아급’도 1990대 개발 당시엔 소음이 115dB을 넘었지만 2000년대를 넘어서면서 110dB 아래로 줄었습니다. 핵잠수함을 단순히 한반도 인근 해역에서만 운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전략 정보자산으로 미국 등과의 공동임무를 통해 정보 획득 기능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핵잠수함을 개발하든, 개발하지 않든 북한과 러시아, 중국 등 주변국들은 지속적으로 전략자산 확대를 꾀하고 있기 때문에 ‘외교 갈등이 커질 것’이라는 주장도 논리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핵잠수함 개발이 ‘잠수함 강국’이라는 타이틀에 날개를 달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은 1400t급 잠수함 3척을 인도네시아에 수출하는 계약을 따냈는데, 수출액이 1조 1600억원에 이릅니다. 지금 핵잠수함 개발을 시작한다고 해도 1척당 1조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과 7년 이상의 개발 기간이 필요합니다. 오로지 우리 힘으로 만들어야 해 상당한 난관이 예상됩니다. 미 해군 산하 해상체계사령부의 제임스 캠벨 프로그램 분석관은 지난해 전문가 토론회에서 “미국은 한국이 동맹국이라 하더라도 원자로 기술을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급하게 나서진 않더라도 이제 ‘첫발’은 떼야 할 시기가 왔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하동군 폭우로 떠내려간 섬진강 재첩 서식지 복원

    하동군 폭우로 떠내려간 섬진강 재첩 서식지 복원

    경남 하동군이 지난 여름 집중호우때 남해바다로 쓸려내려간 섬진강 재첩 서식지를 복원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하동군은 15일 섬진강 특산물인 재첩 서식지가 지난 8월 집중호우 당시 섬진강 홍수로 바다로 떠내려가는 바람에 대폭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홍수로 섬진강 바닥에 퇴적물이 두껍게 쌓이고 강물 흐름이 바뀌는 등 하상이 변해 재첩 서식지가 많이 사라진 것이다. 이에 따라 군은 지난달 말 대대적으로 섬진강 청소작업을 한데 이어 지난 14일 부터 이날까지 2일 동안 크기 1.2㎜ 안팎 어린 재첩 11t을 섬진강 상류로 옮겨 서식지를 넓히는 재첩 서식지 복원사업을 진행했다.상류로 옮긴 재첩은 하동읍 섬진강 하류 신비어업계 업무구역에서 재취한 것이다. 신비어업계 업무구역은 지난번 홍수로 강바닥에 2~3m두께로 퇴적토가 쌓여있어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서 퇴적토를 걷어내는 등 하상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곳이다.군과 어업인 등은 섬진강 바닥에 넓은 범위에 걸쳐 퇴적토가 많이 쌓여 재첩 서식지가 묻혀 퇴적토를 제거하는 정비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군은 섬진강 내수면어업계, 손틀어업인 대표 등과 간담회를 통해 상류로 이식한 어린 재첩이 정착하고 서식지와 서식량이 늘어날 수 있도록 내년 4월 까지는 재첩채취를 금지하기로 했다. 재첩을 이식한 강 수면에 경계 표시와 안내깃발을 설치하고 어업인, 경찰 등과 협조해 불법어업 단속을 강화한다. 하동군 관계자는 “어린 재첩 이식 사업이 섬진강 재첩 서식지를 확대하고 재첩 자원을 늘리는데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돼 재첩 이식을 통한 서식지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아하! 우주] 화성 속살을 들여다볼 로버 퍼서비어런스의 비밀 무기

    [아하! 우주] 화성 속살을 들여다볼 로버 퍼서비어런스의 비밀 무기

    2021년 2월 18일에 화성의 예제로 크레이터에는 역사상 가장 크고 정교한 탐사 로버인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착륙할 예정이다. 퍼서비어런스의 무게는 1025kg으로 1997년 화성 땅을 밟은 최초의 화성 로버인 소저너의 100배에 달한다. 바퀴 위의 실험실이라고 불릴 만큼 많은 탐사 장비를 탑재한 덕에 이렇게 몸집이 커진 것이다. 이런 탐사 장비 중 하나가 화성 최초의 지면 침투 레이더(ground-penetrating radar, GPR)인 RIMFAX(Radar Imager for Mars' Subsurface Experiment)다. 지면 침투 레이더는 지면 아래 구조물이나 지질 구조를 연구할 목적으로 개발된 특수 레이더로 지질 및 자원 탐사는 물론 고고학 유적 탐사, 싱크홀, 지하 구조물 조사에도 활용된다. 레이더이기 때문에 지표면이 아니라 항공기나 위성에서도 땅속을 탐사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따라서 나사는 지구와 다른 행성을 연구하기 위해서 땅과 얼음을 투과할 수 있는 지면 침투 레이더를 사용해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화성 표면에 직접 밀착해서 지면 침투 레이더를 사용한 적은 없었다. 화성의 속살을 더 가까이에서 들여다보기 위해 나사는 노르웨이 국방 연구소(FFI)와 협력해 RIMFAX를 개발했다. 무게 3kg에 불과한 소형 지면 침투 레이더인 RIMFAX는 19.6 × 12.0 × 0.66 cm 크기의 레이더 모듈을 통해 최대 10m 아래 지하를 들여다볼 수 있다. 투과 깊이보다 더 중요한 부분은 해상도로 위성 궤도에서는 불가능한 15-30cm 해상도로 지면 아래 있는 광물과 지층의 존재를 파악할 수 있다. 퍼서비어런스 로버는 화성 로버 역사상 최초로 지표는 물론 땅속까지 동시에 들여다볼 수 있는 셈이다. 물론 이런 장비를 탑재한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퍼서비어런스 로버가 착륙할 예제로 크레이터는 35억 년 전쯤 소행성이 충돌해 형성된 지름 45km 크기의 대형 크레이터다. 35억 년 전에는 이 크레이터 내부로 물이 흘러들어와 호수를 형성했다. 퍼서비어런의 목표 착륙 지점은 예제로 크레이터 안에서도 강물이 유입되던 삼각주 지형으로 과학자들은 여기서 당시 생성된 퇴적 지형을 조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시기 형성된 지층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겉으로 드러난 부분만으로 충분치 않다. 퍼서비어런스 로버에 탑재된 RIMFAX는 땅속 광물의 분포 및 지층 구조를 확인해 고대 화성에 존재했을지도 모르는 생명체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다. 그리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혹시 물을 포함한 지하수층이나 얼음이 있다면 이를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어쩌면 여기에 화성 생명체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농민은 제값·소비자는 싼값… 상생 닻 올린 ‘농산물 꾸러미’

    농민은 제값·소비자는 싼값… 상생 닻 올린 ‘농산물 꾸러미’

    등급 외 못난이·가격 급등 농산물 담아 수도권 홀몸노인·중소 외식업체에 전달서울신문 사내벤처 ‘비굿’ 유통 단순화 “연대·협력 시작… 지속가능한 사업으로”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농민과 소상공인, 취약계층을 돕기 위한 ‘착한 농산물 꾸러미’ 사업이 닻을 올렸다. 농산물 유통구조 혁신을 통해 농민은 농산물을 제값에 팔고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사는 구조다. SK텔레콤은 14일 수도권 소재 독거노인 1200여명과 중소형 외식업체 100곳 등을 대상으로 착한 농산물 꾸러미 시범사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지난 8월 정부기관·공공기관·대기업 7곳이 체결한 ‘농민·소상공인·취약계층 간 상생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공동 양해각서(MOU)’, 벤처기업·전문기업·사회적기업 11곳이 참여한 ‘농산물 생산자와 소비자 간 공정거래 활성화를 위한 공동 MOU’가 만들어 낸 첫 결실이다. SK텔레콤을 중심으로 꾸러미 지원 대상 독거노인과 외식업체 선정은 각각 인공지능(AI) 기반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재단법인인 행복커넥트, 모바일 전자식권 플랫폼 기업인 식신e식권이 맡았다. 꾸러미 전달은 농식품 유통·복지사업을 수행하는 사회적기업인 행복브릿지가 진행한다. 꾸러미 속 농산물은 생산과 수요가 많은 품목들로 구성됐다. 예를 들어 양파와 깐 마늘, 고구마 등의 경우 질적 차이가 없음에도 크기와 모양 등 겉모습 때문에 농민들이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못난이’(등급 외) 농산물이 포함됐다. 또 고춧가루와 대파 등 최근 가격 급등으로 소비자들의 구매 부담이 커진 농산물도 담겼다. 이 품목들은 서울신문 사내벤처이자 농산물 온라인 직거래 플랫폼인 ‘비굿’(B·good)이 농민에게 제값을 쳐주면서 기존 유통 단계를 대폭 줄이는 방식으로 구매단가를 낮췄다. 구매가격은 시중 소매가격보다 평균 30~40% 저렴하다. 농산물 공급은 전남도 내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담당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우동 전문점 ‘하나’를 운영 중인 한희숙(67) 사장은 이날 꾸러미를 받고 “코로나19로 손님 발길이 뚝 끊겼는데 값싸고 질 좋은 농산물을 줘서 정말 고맙다”고 반겼다. 송석근 행복커넥트 사무국장은 “공신력과 전문성을 갖춘 다양한 기관과 기업이 힘을 모아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불거진 사회적,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대와 협력을 시작했다는 게 가장 큰 의미”라면서 “시범사업에 대한 평가를 거쳐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SNS 인기작가 그림, 연트럴파크 파출소 벽에 걸린 까닭

    SNS 인기작가 그림, 연트럴파크 파출소 벽에 걸린 까닭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에 빗대 ‘연트럴파크’로 불리는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숲길 공원 옆 연남파출소 한쪽 벽에 최근 특별한 그림이 설치됐다. 가로 3.25m, 세로 6.35m 크기로 청소년, 장애인, 노인 등 시민과 경찰관 2명이 웃는 모습이 담겼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과 마포경찰서는 낡은 연남파출소의 외부 환경을 개선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그림을 설치하기로 뜻을 모았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따뜻한 그림체로 사랑받는 일러스트레이터 그림비(본명 배성태) 작가가 재능기부에 나섰다. 배 작가는 “사회적 약자 보호를 주제로 한 그림을 파출소에 설치하고 싶다는 제안을 받고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해 흔쾌히 참여했다”며 “서울에 와서 처음으로 집과 작업실을 얻은 곳이어서 ‘제2의 고향’ 같은 마포구를 더 멋지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배 작가는 2018년 8월부터 작품에 담을 대상, 구도 등 세심한 부분까지 고민을 거듭한 끝에 2년여 만에 작업을 마쳤다. 그는 “그림을 보는 이들이 우리 가까이에 경찰관이 든든한 이웃으로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스파게티 면처럼 후루룩 별을 삼키다…블랙홀의 마술

    스파게티 면처럼 후루룩 별을 삼키다…블랙홀의 마술

    전 세계인과 과학자들이 주목했던 2020년 노벨과학상 수상자 발표가 지난주 끝났다. 올해 노벨과학상 수상자와 업적은 여러모로 관심을 끌었다. 예년 같으면 일반인들은 아무리 여러 번 듣고 뜯어봐도 이해가 되지 않는 난해한 업적들이 수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올해는 누구나 한 번쯤은 보고 들은 연구 성과들이다. 키워드로만 본다면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은 ‘C형간염 바이러스’, 물리학상은 ‘블랙홀’, 화학상은 ‘유전자 가위’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노벨과학상 수상자 8명 중 3명이 여성 과학자였으며 특히 화학상은 노벨상 120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과학자 2명만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로저 펜로즈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의 노벨물리학상 수상은 2018년 타계한 스티븐 호킹 박사를 다시 대중 앞으로 불러냈다. 펜로즈 교수는 호킹 박사와 함께 1965년 ‘특이점 정리’를 발표하면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맞다면 우주에는 반드시 빅뱅과 블랙홀이라는 ‘특이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이 때문에 호킹 박사가 살아 있었다면 공동 수상을 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사실 호킹 박사는 유독 노벨상과 인연이 없었던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었다. 이에 대해 ‘이론은 걸출하지만 실증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들이 있었는데 이번 펜로즈 교수의 수상으로 이런 평가들이 머쓱해지게 됐다. 어쨌든 펜로즈와 호킹의 연구 덕분에 노벨위원회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 우주에서 가장 독특한 현상’인 블랙홀 연구가 활발해진 것은 사실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영국 버밍엄대 중력파천문학연구소, 에든버러대 천문학연구소를 중심으로 16개국 31개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별(항성)의 마지막 순간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천문학 분야 국제학술지 ‘영국왕립천문학회 월간회보’ 10월 13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유럽남방천문대(ESO)에서 운용하고 있는 초거대망원경(VLT), 신기술망원경(NTT),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라스 쿰브레스 천문대(LCO)의 국제망원경네트워크,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감마선 폭발감시 스위프트 위성을 이용해 지구에서 2억 1500만 광년 떨어져 있는 에리다누스좌(座)를 6개월 동안 관측한 결과 ‘조석파괴 현상’(tidal disruption event)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된 조석파괴 현상을 ‘AT2019qiz’라고 이름 붙였다. 조석파괴는 은하 중심의 초거대 블랙홀에 별이 빨려 들어가면서 극한 중력 때문에 얇고 길게 찢겨져 파괴되는 현상이다. 사람의 몸이나 물체가 블랙홀과 근접하게 되면 블랙홀과 가까운 쪽과 먼 쪽에 작용하는 중력 크기가 다르게 작용하면서 마치 국수가락처럼 가늘고 길게 늘어나게 돼 조석파괴는 블랙홀의 ‘스파게티화’(spaghettification)라고도 불린다. 그러면 블랙홀은 면을 후루룩 흡입하는 ‘면치기’하는 것처럼 물체를 삼키게 된다. 조석파괴 현상은 블랙홀이 별을 흡수하는 동시에 초속 1만㎞ 속도로 먼지와 파편을 내뿜어 블랙홀 주변에 어두운 장막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연구팀은 처음 밝혀냈다. 블랙홀이 가시광선과 전파를 방출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어 왔지만 이번 연구로 물질을 흡수와 분출, 강착이 하나의 과정으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연구를 주도한 맷 니콜 버밍엄대 천체물리학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초거대질량 블랙홀과 주변의 극한 중력 환경에서 물질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돕는 일종의 ‘로제타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500년 전 아스테카의 보물 돌려달라” 멕시코 대통령 부인, 오스트리아 방문

    “500년 전 아스테카의 보물 돌려달라” 멕시코 대통령 부인, 오스트리아 방문

    유럽에 식민지배 사과를 요구하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에 아스테카 제국의 유물 가운데 하나인 머리장식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 요청은 멕시코가 유럽인과 원주민이 혼합된 것을 의미하는 ‘인종의 날’(콜럼버스 데이)로 규정한 기념일 다음날 나왔다. 빈 세계민속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머리장식은 황금과 보물, 새의 깃털 등으로 화려하고 정교하게 장식된 넓이 1m 크기다. 스페인 정복자 코르테스에 의해 아스테카 제국이 멸망한 지 500년이 되는 내년의 전시 행사에 머리장식이 필요하다는 것이 멕시코 측의 설명이다. 호르게 트리아나 하원 의원은 “멕시코인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유물”이라고 말했다. 내년은 또 독립 200주년이어서 멕시코 정부는 대대적인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 장식은 아스테카의 마지막 황제 목테수마(재위 1502~1520년)가 착용한 것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근거는 명확하지 않다. 한 멕시코 활동가는 “아스테카 귀족과 지배층이 전통적으로 신분의 표시로 썼던 것과 같은 종류”라고 말했다. 코르테스 일당이 아스테카를 멸망시킨 다음 전리품으로 가져간 것인지, 오스트리아가 어떻게 확보하였는지도 명확하지 않았다. 멕시코의 환수와 관련, 로이터는 로페스 오브라도르가 머리장식의 ‘대여’ 또는 ‘임대’를 요구했다고 전한 반면 AFP는 ‘반환’을 호소했다고 전하면서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멕시코 대통령 부인 베아트리스 구티에레스는 오스트리아를 방문해 내년에 다양한 유물을 전시하기 위해 머리장식 임대를 호소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불가능한 임무”를 맡겼다고 밝혔다. 멕시코는 과거 여러 차례 반환과 교환 등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도 바티칸도서관이 소장한 아스테카 고문서와 지도 등의 일시 대여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바티칸은 바로 답하지 않았지만 과거 다른 나라의 유사한 요구에 대여한 바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한국, 주변국과 협업으로 선도… 이제 뉴노멀 제시할 때

    한국, 주변국과 협업으로 선도… 이제 뉴노멀 제시할 때

    한국, 세계 각국서 비전 찾는 롤모델 부상단순 추격자 안 돼… 창조 국가로 거듭나야반도체·조선 등 산업 리더십, 선진국 이끌어‘BTS’ 신개념 성공… 정부, 기업 혁신 도와야 “한국은 크기가 작지만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와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한국처럼 투명한 정부와 근면한 국민성을 갖춘 국가를 찾아 체계적인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십시오.”(짐 데이토 하와이대 교수)“지금까지 한국의 산업은 앞선 국가들의 기술을 가져와 그것을 끊임없이 따라가는 방식으로 발전했습니다. 일부 분야에선 원조를 뛰어넘기도 했죠. 이제는 참조할 국가가 없습니다. 낮은 등산길을 가다가 갑자기 높은 절벽을 만난 셈이죠. 기존 선진국도, 우리도 이제는 ‘알 수 없는’ 곳으로 함께 나가야 하는 시기가 된 것입니다.”(이정동 서울대 교수) 올해 한국은 세계에서 유독 관심을 많이 받은 국가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수준 높은 의료기술과 촘촘한 방역체계를 바탕으로 “코로나19 대응의 암호를 풀었다”(월스트리트저널)는 평가를 받았다. 뿐만 아니다. 아카데미 4관왕에 빛나는 ‘기생충’ 봉준호 감독, ‘빌보드 신화’를 쓴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성공은 한국이 문화적 영향력을 뜻하는 ‘소프트 파워’도 갖췄음을 입증했다.코로나 이후 한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불확실한 시대에 가장 큰 기회를 잡은 한국의 미래를 두고 두 석학이 머리를 맞댔다. 14일 열린 ‘2020 서울미래컨퍼런스’ 두 번째 프로그램인 ‘에스에프시 토크’(SFC Talk)는 세계미래학회 회장이자 하와이대 미래전략센터 소장인 짐 데이토 하와이대 명예교수와 ‘축적의 시간’의 저자이자 대통령 경제과학특별보좌관을 맡고 있는 이정동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의 대담으로 진행됐다. 데이토 교수는 지금껏 한국이 빠르게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망이 마냥 밝은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과거 한국은 앞선 국가들의 모델을 본받아 성장했고 이제는 그 국가들을 능가했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한국이 따라갈 모델이 없다. 만약 지금 다른 나라들을 따라가려고 한다면 대단한 실수”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각국에서 한국을 보면서 많은 비전을 찾고 있다”면서 “단순한 추격자로 남아서는 안 된다. 창조적이고 포용적인 리더 국가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이 교수는 “한국 산업의 발전을 보면 70년 전에는 아예 황무지였다. 당시 글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 22%에 불과했다는 통계도 있다”면서 “그러나 반도체, 디스플레이, 조선 등 산업 리더십이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에서 점점 한국으로 넘어오는 경향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제는 벤치마킹할 것이 없다. 이젠 우리가 새로운 개념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숱한 시행착오 경험이 쌓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한국이 제시한 새로운 개념 중 하나가 바로 BTS라고 분석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수많은 아이돌그룹이 중국, 일본, 미국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러다 결국 20여년 만에 성공하면서 케이팝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설계하기에 이르렀다”면서 “앞으로도 기업들이 기꺼이 도전할 수 있도록 혁신 기업들을 정부가 지원하고 규제 체제를 바로잡아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피흘리며 실신” 4살 집트랙 사고…부모만 쓴 안전모[이슈픽]

    “피흘리며 실신” 4살 집트랙 사고…부모만 쓴 안전모[이슈픽]

    전남 강진군의 관광명소인 가우도 집트랙을 이용하던 4살 여자아이가 머리를 다쳐 실신 상태가 되는 중상을 입었다. 업체 측이 맞는 크기가 없다며 안전모를 씌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14일 강진군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올해 4월18일 가우도를 찾은 A씨 가족은 출렁다리를 건너 정상에서 집트랙을 탔다. A씨는 4살 된 딸과 탑승장에 올랐고 업체 측은 안전보호를 위해 안전모를 써야 하지만 아이는 맞는 크기가 없다며 안전모를 씌우지 않았다. A씨는 “중간에 정지될 경우 대기중인 직원이 도와준다는 것과 안전보호 장치가 얼굴에 부딪힐 수 있으니 손을 쭉 뻗어야 한다는 것이 안전교육의 전부였다”고 하소연했다. 딸과 함께 집트랙을 탄 A씨는 속도가 빠른 것 같다고 생각했고 도착지에서 브레이크 장치에 튕겨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A씨는 “정신을 차리고 보니 딸의 위쪽 머리가 벌어져 피가 얼굴 전체로 흐르고 실신 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A씨는 집트랙 업체 차량으로 강진의료원 응급실에 도착했지만 딸의 상태가 심각해 전남대병원으로 옮겼다. 딸은 20바늘이 넘는 봉합수술을 받았다. 안전보호 장치의 쇠로 된 고리 부분에 머리를 과하게 부딪혀 뇌출혈과 목, 척추 손상을 받아 계속 치료를 받았다. A씨 또한 안면 광대 골절과 눈 부위 찰과상을 입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는 업체의 컴퓨터 관리 미흡으로 폐쇄회로(CC)TV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얘기를 들었고, 강진군은 돌풍으로 갑자기 발생한 불미스런 사고라는 답변만을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사고 발생으로 경찰 조사중인데도 집트랙은 정상 영업 중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고 당시 트라우마와 딸 아이의 흉터를 볼 때마다 부모로서 자괴감과 후회만 반복되는 일상을 살고 있다. 두번 다시 안전사고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밝혔다. 강진군은 “사고 발생 이후 업체 대표와 직원 등은 4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사고 피해자에게는 업체가 가입한 보험회사에서 보상이 이뤄졌다. 바람에 의해 제동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부딪히는 경미한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어 보완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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