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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똑같이 나눔’ 이해 못하는 아이… 어른들에게 보내는 SOS 신호

    ‘똑같이 나눔’ 이해 못하는 아이… 어른들에게 보내는 SOS 신호

    ‘케이크 삼등분해 보라’ 문제 못푸는 소년원 아이들인지 능력 떨어져… 세상이 뒤틀려 보일 가능성도남의 말 듣거나 상황 파악 어려워 인간관계도 엉망 아이큐 70~84 ‘경계선 지능’ 학생 내버려 둬선 안돼 “자, 여기에 케이크가 있어요. 3명에게 똑같이 나눠 주려면 어떻게 잘라야 할까요?” 소년원의 한 소년은 위에서부터 두 줄을 그었고, 다른 소년은 반으로 가른 다음 나머지를 반으로 또 갈랐다. 똑같은 크기와 모양을 만들 거라는 예상을 벗어난 답. 아동정신과 의사 미야구치 코지는 이들에게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일본 오사카 공립 병원에서 일하던 그는 아동 상담과 치료뿐 아니라 살인 등 중대 범죄를 저지른 아동과 청소년의 정신 감정도 맡았다. 문제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의 행동을 교정하기 위해 심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는 병원을 나와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을 전문적으로 돌보는 의료 소년원으로 향했다. 그들을 관찰하면서 쓴 게 ‘케이크를 자르지 못하는 아이들’이다. 저자는 아이들에게 ‘동그란 케이크를 삼등분해 보라’는 식의 간단한 문제를 냈는데, 대부분 풀지 못한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이들의 인지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던 탓이다. 예컨대 다소 복잡한 도형으로 심리 상태를 확인하는 레이복합도형검사를 시켜 보니, 다들 뒤틀린 그림을 그렸다. 이들에겐 세상 전체가 뒤틀려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였다. 보는 힘이 약하면 듣는 힘도 약하다. 남이 하는 말을 거의 알아듣지 못하거나 알아듣더라도 왜곡할 수 있다. 보고 듣는 기초적인 인지 기능이 부족하니 학교 수업도 제대로 따라갈 수 없다. 덧셈, 뺄셈은 물론이거니와 글을 제대로 읽고 쓰지도 못한다. 짧은 문장조차 제대로 외우지 못하고, 남의 이야기를 알아듣거나 주위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다 보니 인간관계 역시 원만하지 않다. 일본에서는 현재 아이큐가 70 미만일 때 ‘지적 장애’라고 한다. 전체 인구의 2% 수준이다. 70~84는 ‘경계선 지능’으로 부르는데, 전체의 14%쯤이다. 일곱 명 가운데 한 명 정도로, 주로 초등학교 2학년 전후에 이런 모습을 보인다. 이들은 지적 장애는 아니라서 일반 학생과 같은 교육을 받는다. 학교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머리가 나쁜 아이’이자,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이 괴팍한 아이’로 보이기도 한다. 칭찬을 해서 자존감을 높인다거나 야단을 쳐서 바로잡으려고 하지만 별 소용이 없다. 저자는 이들이 결국 학교와 사회에서 소외당하고, 나중엔 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런 아이들이 우리에게 ‘SOS’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우리가 외면하는 것 아니냐고도 지적한다. 학습적인 면뿐 아니라 신체적·사회적인 면의 3가지 차원에서 지원을 강화하고, 인지 기능을 향상하는 훈련을 하루 5분이라도 매일 꾸준히 시키는 등 방법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코로나19로 학생들의 등교가 미뤄지자 일각에서 학력 격차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동시에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사회에서 멀어질 가능성도 더 커졌다. “학교에서 공부를 가르치는 일도 중요하지만, 사회성을 기르는 것이야말로 교육의 최종 목표”라는 저자의 주장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케이크를 3등분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내버려두는 교육이 아닌, 보듬고 함께 가는 교육을 고민할 때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세입자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예외에 ‘새 집주인 입주’도 포함해야”

    “세입자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예외에 ‘새 집주인 입주’도 포함해야”

    며칠 전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 앞에 줄을 선 사람들의 사진이 소셜미디어에서 관심을 끌었고 기사화도 됐다. 귀한 전세 물건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9개 팀이 몰리면서 줄지어 집을 보는 풍경이었던 것이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세입자 이사 날짜에 무조건 맞춰 입주해야 한다는 조건에도 불구하고 5개 팀이 계약 의사를 밝히자 결국 추첨을 통해 새로운 세입자를 정했다고 한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새삼 전세난을 실감하게 됐다. 사실 이러한 모습은 세입자의 권리가 강하게 보장된 유럽의 프랑스나 독일 등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지난 8월부터 세입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임대차 3법’이 시행되면서 임대시장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이러한 혼란의 핵심은 ‘계약갱신청구권제’다. 계약갱신청구권이란 세입자가 집주인의 계약 해지 요구에 저항해서 2년간 더 거주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이 덕분에 세입자는 집주인의 퇴거 요구나 임차료 인상 요구를 거부할 수 있다. 법에 따르면 집주인은 본인이나 가족이 직접 거주하는 상황이 아니면 세입자의 퇴거를 요구할 수 없으며 세입자가 계속 거주하는 경우라도 5%가 넘는 임차료 인상 요구는 할 수 없다. 심지어는 5% 이내의 임차료 인상을 요구해도 세입자는 그 임차료의 정당성 여부를 제3의 기관이 판단할 때까지 그 집에 거주할 수 있다. 계약기간 2년이 지나면 집주인의 모든 요구에 따르지 않을 경우 퇴거해야 했던 제도에 비하면 세입자 보호 수준이 매우 높아진 규정이다. ●세입자 내보낸 뒤 집주인 의무 거주기간 없어 그러나 이 계약갱신청구권의 행사 조건이나 범위가 모호하거나 과도해서 부동산 거래 질서를 흔들고 때로는 세입자들도 불편한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기존에 정착돼 통용되는 사회적 관행과의 충돌로 인한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제도 자체를 희화화하는 상황이다. 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된 후부터 무주택자가 집을 사도 그 집에 바로 들어갈 수는 없고, 정부가 투기의 근원으로 지목했던 ‘갭투자’로만 사야 하는 상황이 됐다. 세입자가 있는 집을 매수해서 세입자의 계약기간 종료에 맞춰 본인이 입주하는 것이 이제는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세입자들이 계약갱신청구권을 보유함에 따라 기존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새로운 집주인은 본인이 직접 거주하는 경우라도 세입자를 내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본인이 직접 거주하겠다는 이유로 세입자를 내보낼 수 있는 권한은 오로지 그 집을 소유한 집주인에게만 있으므로 새 집주인은 그 집의 잔금을 모두 치르고 등기를 이전한 후에야 세입자에게 집을 비워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그런데 세입자는 계약 종료일이 6개월 이내로 남게 되면 언제든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해서 2년을 더 거주할 수 있으므로 새 집주인은 세입자가 거주하는 집을 매수할 때 기존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계약기간이 6개월 이상 남아 있는 집을 전세를 끼고 갭투자로 매수한 후 입주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여유자금이 없는 무주택자들은 내 집 마련을 하기가 아주 어렵다. 예를 들어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전세금 4억원이 가진 돈의 전부인 무주택자가 6억원짜리 집을 사서 들어가려고 할 때는 2억원을 대출받아서 일단 내고 나머지 4억원은 이사하는 날 전세금을 돌려받아서 마저 내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 집에 입주하기 최소 6개월 전에 잔금을 다 치르고 그 집의 소유권을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그러려면 2억원의 여유자금이 통장에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세입자가 들어 있고 당분간 그 세입자가 거주하게 되는 집을 세입자보다 후순위로 담보로 잡고 2억원을 빌려줄 금융회사는 최소한 1금융권에는 없기 때문이다. 비싼 이자를 감당하고 2금융권에서 돈을 빌리거나 아니면 여유자금이 많은 사람만 집을 살 수 있는 구조로 변한 것이다.이에 따라 집을 사서 직접 입주해 살고 싶은 무주택자는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고 있어서 언제든지 집을 비워 줄 수 있는 집을 찾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집은 입주가 바로 가능하다는 이유로 더 비싸다. 계약갱신청구권이 새로운 집주인의 입주권을 인정하지 않음에 따라 돈이 부족한 소비자는 같은 집을 더 비싸게 사야 하는 역전현상이 생겨나고 있다. 세입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면 그럴 경우 세입자의 권리라도 잘 보호해야 하는데 막상 세입자의 권리보호 역시 한계가 있다. 집주인이나 새로운 매수자가 여유자금이 넉넉하다면, 상대적으로 용이하게 기존 세입자를 쉽게 내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세입자가 들어 있는 집은 갭투자자 이외의 사람에게는 팔기 어렵지만, 전세금을 내줄 만큼 여윳돈이 있는 집주인은 본인이 실입주할 것이라고 하고 세입자를 내보낼 수 있다. 그러고 나서 한두 달 거주하다가 그 집을 팔면 된다. 세입자를 내보낸 후 어느 정도 기간을 의무적으로 거주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기 때문이다. 세입자를 보호하고자 여러 가지 부작용을 감수하려고 만든 제도지만 실제로는 세입자를 제대로 보호하지도 못한다는 뜻이다. 돌이켜 보면 계약갱신청구권 행사의 예외조항으로 ‘새로운 집주인이 입주하려고 할 경우’를 포함시켰으면 집주인은 굳이 그런 일을 하지 않아도 되고 집주인의 변경을 예상한 세입자는 미리 이사 갈 집을 미리 봐둘 수도 있다. 세입자 보호를 강화하고자 새로운 집주인의 직접 입주도 막은 탓에 오히려 이런저런 변칙들이 등장하고 그 탓에 세입자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려 더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집주인이 여유자금이 없는 경우 세입자는 안정적으로 4년을 살 수 있지만 집주인이 여유자금이 많은 경우 세입자는 동일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셈이다. ‘정책이 있으면 대책이 있다’는 중국의 풍자처럼 사람들은 제도의 허점을 찾고 편법을 만들어 낸다. 여유자금이 없는 집주인과 예비 집주인은 세입자가 있는 집을 매매한 후 바로 입주 하기 위해 교묘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세입자가 만기를 두어 달 남겨둔 상태에서 아직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고 아무 말이 없다면 집주인은 조용히 그 집을 매물로 내놓고 새로운 집주인은 그 집을 세입자 몰래 계약하면 된다. 물론 그 사실을 세입자가 알아채면 안 된다. 그러므로 매수자는 집을 보지도 말고 사야 한다. 새로운 집주인이 집을 보러 온 걸 알면 세입자는 그 즉시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를 기존 집주인에게 통보하게 되고 그러면 그 세입자는 그때부터 2년을 더 거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도 새 집주인은 잔금을 치르고 등기를 다 마치고 나서야 정식으로 집주인이 되고 그래야 집주인으로서 세입자에게 본인이 직접 거주할 것이라고 통보할 수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 집주인이 잔금을 받은 걸로 치고 등기를 넘겨준 후 혹시 모르니 받을 돈만큼 근저당 설정을 하면 된다. 쉽게 말하면 기존 집주인이 집을 잘 팔기 위해 새 집주인에게 잔금을 빌려주는 셈이 되는데, 기존 집주인은 어차피 새 집주인이 이사 오는 날 잔금을 받을 수 있으므로 결국은 마찬가지다. ●계약갱신 청구 안 하면 6년 거주할 수도 물론 어처구니없는 이런 상황들은 4년차 세입자들이 많아지는 2~3년 후에는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그 시기가 되면 어차피 나가야 하는 세입자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내 집을 사서 입주하려는 무주택자는 갭투자를 하지 않고 그냥 그런 세입자가 들어 있는 집을 매수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 법을 만들 때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세입자가 많아져서 바로 입주할 수 있는 집이 충분해질 때까지 앞으로 약 2년간은 새로운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는 경우에는 기존 세입자를 내보낼 수 있도록 예외적인 유예기간을 뒀다면 좋았을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차라리 세입자의 거주 기간을 2+2년이 아닌 4년으로 못박은 법을 만들었어야 했다. 어정쩡한 타협이 제도의 취지를 약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계약갱신청구권의 또 다른 맹점은 세입자가 이 권리를 명시적으로 행사하지 않으면 4년이 지난 후에도 그 권리가 계속 남아 있음에 따라 권리를 행사해서 6년을 거주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집주인과 세입자가 합의해서 그 세입자가 2년 더 거주하도록 했다면 그 세입자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지 않은 상황이 돼서 총 4년을 거주한 후에도 계약갱신청구권을 한 번 사용할 수 있고 그러면 6년을 거주할 수 있다. 세입자는 좋겠지만 만약 4년만 임대하고, 그 이후에는 집을 팔거나 수리하려고 했던 집주인이라면 난감한 상황이 된다.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으려면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도록 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세입자에게 전세금 인상을 요구했는데 세입자가 그걸 받아들여서 계약이 연장됐다면 그건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고 상호 합의에 따라 계약연장을 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세입자는 2년 후에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서 총 6년을 거주할 수 있다. 집주인이 이런 상황을 피하려면 세입자에게 터무니없는 수준의 전세금 인상을 요구해야 한다. 그래야 세입자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할 것이며 1회로 한정된 계약갱신청구권은 소멸된다. 혹시라도 그 과정에서 세입자가 기분이 상한 나머지 연장 계약을 하지 않고 나가겠다고 하면 역시 낭패다. 새로운 세입자를 받으면 4년을 더 거주하게 되니 계획이 틀어지기 때문이다. 세입자가 들었을 때 받아들일 수 없을 만큼 황당하지만 그렇다고 기분이 나빠서 그 집에서 나갈 만큼 이상하지는 않은 금액은 얼마일까를 집주인이 고민하는 것이 현행 계약갱신청구권 제도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계약 갱신을 할 때 집주인과 세입자가 합의하에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것으로 간주하고 그 내용을 새 계약서에 적으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그건 엄밀하게 말하자면 양측의 합의로 임대차 계약이 연장된 것에 불과하다. 세입자의 권리인 계약갱신청구권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는데 사용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명시한 계약서는 세입자가 권리 주장을 다시 할 경우 효력을 잃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세입자가 2년 동안 거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한 세입자보호법이 있다면 임차인과 임대인이 합의하에 1년간만 거주한다고 계약서를 쓰더라도 그 계약은 무효인 것과 같기 때문이다. 세입자 권리 보호를 위한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이 옳은 방향이라면 빠르게 몇 가지 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할 수 없는 예외의 경우로 집주인뿐 아니라 그 집을 매수하기로 계약한 새 집주인이 직접 거주할 경우를 포함해야 한다. 어차피 여유 있는 집주인은 세입자를 내보내고 직접 거주하면서 그 집을 매각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세입자 4년 거주하면 계약연장요구권 없애야 세입자가 4년간 거주했다면 2년째의 계약 연장이 그것이 양측의 합의에 의한 것이든 묵시적 갱신이든 계약갱신청구권의 행사에 따른 것이든 더이상의 계약갱신청구는 불가능하도록 정리해 줘야 한다. 즉 4년을 거주한 세입자는 더이상의 계약 연장을 요구할 권한은 없다고 못박으면 된다. 다만 중간에 5% 이상 임차료를 인상했다면 세입자가 차후에 계약갱신청구권을 한 번 더 사용할 수 있게 하면 임대료 인상에 따른 불안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1989년 12월 전세계약기간을 2년으로 연장하는 임대차보호법 시행에 따라 많은 혼란이 있었으나 비교적 빠르게 진정된 사례를 놓고 이번에도 유사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당시에는 200만호 건설과 일산·분당 등에 1기 신도시 건설을 통해 대규모 공급이 이루어지던 시기로 지금의 상황과는 매우 다르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현재 나타나는 혼란과 편법이 시간이 경과해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제도 개선과 보완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진우 경제유튜브 ‘삼프로TV’를 제작하는 이브로드캐스팅의 대표이사이자 MBC라디오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하는 방송인이다. 1999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경제신문과 이데일리에서 경제 분야의 취재를 담당했다.
  • “피살 공무원, 꽃게 대금까지 도박… 월북 판단”

    “피살 공무원, 꽃게 대금까지 도박… 월북 판단”

    해양경찰청은 여러 가지 의문에도 지난달 21일 소연평도 인근 바다에서 실종된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 공무원 이모(47)씨가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윤성현 해경 수사정보국장은 22일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실종자 이씨는 출동 전후에 수시로 인터넷 도박을 하는 등 도박에 깊이 빠졌고, 실종 직전 동료·지인 30여명에게 받은 꽃게 대금(약 730여만원)까지 모두 도박으로 탕진하는 등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 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실종 당일 행적도 평소와 달리 이례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윤 국장은 “이씨는 실종 당일 오전 1시 35분 당직 동료에게 1층 사무실에서 컴퓨터 작업을 할 것이 있다며 조타실을 나와 문서작업 없이 파일만 삭제했다”면서 “이후 침실에서 선미 갑판으로 이동해 해상으로 입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타실에서 나온 시간(오전 1시 35분), 서무실에서 컴퓨터에 접속한 시간(오전 1시 37분), 휴대전화 전원이 꺼진 시간(오전 1시 51분) 등을 감안하면 오전 2시 전후 (실종자가) 선박에서 이탈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구명조끼와 부유물, 슬리퍼 등에 대해서도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윤 국장은 실종자의 침실에 총 3개의 구명조끼(A·B·C형)가 보관돼 있었으나 B형(붉은색) 구명조끼가 사라졌다는 직전 침실 사용자의 진술을 근거로 “실종자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붉은색 계열의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이씨가 이용한 부유물의 형태와 관련해서는 “확인할 수는 없으나 크기는 실종자의 무릎이 꺾여 발이 물에 잠긴 상태에서, 파도에도 분리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누워 있을 수 있는 1m 중반 정도의 것으로, 조류를 따라 12시간이면 북방한계선(NLL)을 통과할 수 있음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실족이나 극단적 선택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밝혔다. 실종 당일, 무궁화10호는 닻을 내리고 정박한 상태였고 기상도 양호했다는 것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월북 맞다” 해경 발표에…피격 공무원 아들 “대통령 믿는다”(종합)

    “월북 맞다” 해경 발표에…피격 공무원 아들 “대통령 믿는다”(종합)

    북한의 총격으로 사망한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 공무원 이모씨(47)가 실종 직전까지 도박을 했다는 해양경찰청의 발표가 나왔다. 유족은 이씨의 고등학생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 전문을 공개했다. 이씨의 형 이래진씨는 22일 서울신문에 조카가 보낸 A4용지 한 장 분량의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편지에는 “책임을 물을 것은 묻고 억울한 일이 있다면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대통령님의 말씀을 믿습니다. 지금 상황이 너무 가슴 아프지만 대통령님의 진심 어린 위로에 다시 힘을 내기로 했습니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이씨의 아들 역시 공무원을 꿈꾸고 있었다. 아들은 “대통령님을 믿고 공무원 시험 준비를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저희 가족이 겪고 있는 아픔과 고통이 하루 빨리 끝나길 바라며 대통령님의 편지에 감사드린다”고 끝맺었다. 이래진씨는 “해경이 밝힌 내용은 동생이 월북했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의 증거가 될 수 없고 월북 주장을 포장하기 위해 여론전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더욱이 동생 위령제를 지내고 막 돌아온 날 이런 무지막지한 발표를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한편 해경은 지금까지 수사상황을 고려할 때 이씨가 월북했다고 결론 내렸다. 해경의 발표를 종합하면 이씨는 지난해 6월부터 실종 직전까지 억대의 인터넷 도박을 했다. 총 도박자금은 1억2300만원으로 자신의 급여와 금융기관, 지인 등으로부터 빌렸다. 실종 전 동료와 지인 등 34명으로부터 ‘꽃게를 사주겠다’며 입금 받은 돈 730만원도 도박계좌로 입금했고, 이 돈 역시 도박으로 잃어 통장 잔고가 거의 바닥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이씨의 실종시간대를 지난달 21일 오전 2시쯤으로 추정했다. 해경은 이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한 상태로 부유물에 의지하고 있었고, 북측 민간선박(수산사업소 부업선)에 자신의 인적사항을 밝히고 월북 의사를 표명했다며 이와 관련한 내용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해경 관계자는 “이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입고 있었던 구명조끼는 붉은색 계열로 확인했다”며 “실종자의 침실에 구명조끼가 보관돼 있었으나 침실에서 붉은색(B형) 구명조끼가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보아 해당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해경은 A씨가 의지하고 있었던 부유물은 파도에 분리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누워있을 수 있는 1m 중반 크기라고 밝혔다. 해경은 A씨가 실종 전 실족했거나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했다. A씨 실종 당일 그가 타고 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는 닻을 내리고 정박한 상태였으며 당시 기상도 양호했다고 설명했다.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美서 2400만년 전 ‘상어 학교’ 발견…새끼 때부터 사냥 훈련받았나

    美서 2400만년 전 ‘상어 학교’ 발견…새끼 때부터 사냥 훈련받았나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해안 지대에서 약 2400만 년 전에 서식한 고대 상어 무리의 생육지가 발견됐다. 이는 어린 상어가 어느 정도 성장할 때까지 머무는 일종의 ‘어린이집’이자 ‘유치원’이고 ‘학교’인 곳으로, 먹이가 쉽게 잡혀 성장에 최적의 장소였던 것으로 보여진다. 또 이곳에 살던 상어는 발굴한 이빨 화석을 자세히 분석한 연구를 통해 약 3400만 년 전부터 2300만 년 전 사이인 올리고세(점신세)에 살던 큰 톱니이빨 상어인 ‘카르카로클레스 안구스티덴스’(Carcharocles angustidens)로 확인됐다. 이 상어 종은 이보다 후세대인 약 2300만 년 전부터 150만 년 전까지 존재한 역사상 가장 큰 상어 종인 메갈로돈의 근연종인데 이들의 생육지가 발견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발굴된 화석으로 추정되는 고대 상어의 생육지는 단 2곳만이 알려졌다. 첫 번째는 중남미 파나마에 있는 약 1000만 년 전의 메갈로돈의 생육지이고, 나머지 하나는 남미 칠레에 있는 약 500만 년 된 백상아리의 생육지다. 즉 이번 사우스캐롤라이나 서머빌에 있는 챈들러 브리지 지층에서 발굴된 상어 생육지는 세 번째 사례로 기록되는 것이다.발굴 조사 결과, 이 상어의 치아 화석은 모두 87점이 나왔다. 이를 살펴보니 치어의 치아가 3개(약 3%), 유체의 치아가 77개(89%) 그리고 성체의 치아가 7개(8%)로 확인됐다. 즉 어린 체구가 많은 이곳은 상어의 생육지로 쓰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당시 사우스캐롤라이나 근해에는 다양한 어류가 분포하고 있어 사냥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 상어에게는 최상의 환경이었다. 이 연구를 주도한 미국 찰스턴대의 고생물학자 로버트 보에세네커 박사는 “아직 심해에 진출할 준비가 안 된 젊은 상어들을 보호해주는 최적의 장소였다”고 지적했다. 87점의 치아 화석 크기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전체 평균 몸길이가 4.8m로, 이는 성체 백상아리의 평균 크기와 같거나 그 이상의 크기에 해당한다. 더욱더 놀라운 점은 발굴한 성체의 치아 가운데 사상 최대 카르카로클레스 안구스티덴스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최고 기록은 뉴질랜드에서 발견된 8.47m짜리 개체였지만, 이번 개체는 8.85m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메갈로돈보다 작은 편이지만, 현존하는 가장 큰 상어인 백상아리(6m)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보에세네커 박사는 “이번 발견은 카르카로클레스 안구스티덴스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는지에 관한 우리의 이해를 바꿀 것”이라면서도 “어린 개체를 위한 생육지를 조성하는 상어의 환경 적응 전략은 이때부터 시작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시사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지난 13일 미국에서 열린 척추고생물학회(Society of Vertebrate Paleontology) 연례회의에서 발표됐으며, 학회지 게재를 앞두고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해경 “北피격 공무원 실종 직전까지 억대 도박…월북 결론”

    해경 “北피격 공무원 실종 직전까지 억대 도박…월북 결론”

    북한의 총격으로 사망한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 공무원 이모씨(47)가 실종 직전까지 도박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경은 그가 현실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결론내렸다. 해양경찰청은 22일 이씨 실종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씨의 급여·수당·금융 계좌분석을 통해 이씨가 최근 15개월간 도박계좌로 591회 송금했다”고 밝혔다. 해경의 발표를 종합하면 이씨는 지난해 6월부터 실종 직전까지 억대의 인터넷 도박을 했다. 총 도박자금은 1억2300만원으로 자신의 급여와 금융기관, 지인 등으로부터 빌렸다. 특히 실종 전 동료와 지인 등 34명으로부터 ‘꽃게를 사주겠다’며 입금 받은 돈 730만원도 도박계좌로 입금했다. 이씨는 이 돈 역시 도박으로 잃어 통장 잔고가 거의 바닥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이씨의 실종시간대를 지난달 21일 오전 2시쯤으로 추정했다. 해경은 이씨가 이보다 25분 앞선 이날 오전 1시35분쯤 당직근무지인 조타실에서 나와 2분 뒤에 서무실 컴퓨터에 접속했고 오전 1시51분쯤 이씨 휴대폰이 꺼졌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씨 침실에서 구명조끼 한 벌이 없어졌다는 정황도 나왔다. 해경 관계자는 “이씨 침실에는 ‘A·B·C형 등 총 3벌의 구명조끼가 있었다’는 직원의 진술이 있었다”며 “이중 B형 구명조끼가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이씨가 이 B형 구명조끼를 착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무궁화10호 구명조끼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특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해경은 의혹의 핵심으로 대두되고 있는 ‘부유물’에 대해선 “형태는 알 수 없지만 1미터 중반의 크기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이씨는 실종된 하루 뒤인 지난달 22일 오후 3시30분쯤 북한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북한 수상사업소 선박에 의해 발견됐다. 등산곶은 최초 실종지역으로부터 북서쪽으로 38㎞ 떨어진 곳이다. 이씨는 6시간10분 후인 같은 날 오후 9시40분쯤 북측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국방부는 곧바로 이씨가 월북했으며 북측이 이씨 시신을 불태웠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방부 발표에도, 북한이 지난달 25일 청와대에 보낸 통지문에도 ‘이씨가 부유물을 의지했다’고 돼 있다. 해경은 ‘슬리퍼가 누구 것이냐’는 논란과 관련해선 “동료 직원들 모두 ‘자기 것이 아니다’라고 진술했고 이들 중 2명은 ‘이씨가 신고 다니는 것을 봤다’고 진술, 이씨 것으로 특정했다”고 했다. 또 ‘이씨가 안전화를 신고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직원들은 ‘이씨가 안전화를 신고 근무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며 “이씨가 최근 어선을 검문검색할 때 찍힌 단속카메라 영상을 통해 이씨가 붉은색의 운동화를 신고 있었고 당직근무 중에도 운동화를 신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했다. 해경은 지금까지 수사상황을 고려할 때 이씨가 월북했다고 결론 내렸다. 해경은 “이씨는 도박에 몰입돼 절박한 경제적 상황에 몰려 있었고 북한 해역에서 발견될 때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부유물에 의지한 채 자신의 인적사항을 밝히며 월북의사를 표명했다”며 “이런 사항을 고려할 때 이씨가 정신적 공황상태에서 현실도피 목적으로 월북했다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폐비닐·플라스틱 처리 법 찾았다…수소·고체 탄소로 바꾸는 기술 개발

    폐비닐·플라스틱 처리 법 찾았다…수소·고체 탄소로 바꾸는 기술 개발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수소 연료와 고체 탄소로 바꾸는 기술이 개발됐다. 최근 영국 과학전문 ‘뉴사이언티스트’ 등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 등 국제연구진은 전자레인지에서 흔히 쓰이는 마이크로파를 사용해 플라스틱에 포함돼 있는 수소의 97%를 회수하는 방법을 찾아냈다.플라스틱의 대표 격인 비닐봉지에 든 수소는 중량 대비 14%로 알려졌기에 1㎏의 비닐봉지에서는 이론상 13.58g의 수소를 얻을 수 있다. 이는 앞으로 폐비닐봉지에서 추출한 수소를 연료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플라스틱에서 수소를 추출하면서 남는 것은 이산화탄소가 아니라 매우 순도 높은 탄소 나노튜브 덩어리라는 고부가가치 소재라는 점이다. 연구를 주도한 피터 에드워즈 옥스퍼드대 화학과 교수는 그동안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거듭해왔다. 그는 폐플라스틱 가운데 대표적인 비닐봉지에는 꽤 많은 양의 수소가 함유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만일 수소를 쉽게 추출할 수 있으면 폐플라스틱은 하룻밤 사이에 연료전지를 충전하는 전력원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를 어떻게 바꾸냐는 방법에 있었다. 플라스틱에서 수소를 추출하려면 이론상 높은 온도가 필요하고 공정도 복잡하다. 그래서 에드워즈 교수와 동료 연구자들은 전자레인지 원리의 응용을 생각한 것이다. 전자레인지는 마이크로파를 발생해서 대상 내부에 있는 물 분자를 진동하게 해 열이 발생하게 한다. 다만 플라스틱은 물 분자와 달리 마이크로파에서는 제대로 가열할 수 없다. 따라서 연구진은 일종의 편법을 쓰기로 했고 이것이 나중에 큰 성과를 가져오게 됐다. 이들 연구자가 시도한 방법은 나노 크기의 산화철 입자와 산화알루미늄 입자를 첨가하는 것이다. 최근 나노 기술의 진보로 도전성 금속을 나노 크기까지 부수면 어느 크기 이하에서는 금속으로 작용하지 않아 마이크로파의 흡수량이 100억 배 이상 증가하는 특성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덕분에 연구진은 이들 나노 크기의 금속 입자를 부순 플라스틱 분말과 섞음으로써 입자를 통해 플라스틱을 가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실험을 진행한 결과 이들의 예상은 적중했다. 나노 크기의 금속 입자는 마이크로파를 흡수해 고온이 돼 입자(특히 철 입자) 표면에서는 플라스틱이 가열되면서 수소가 발생함과 동시에 남은 찌꺼기에서는 탄소 덩어리가 생성된 것이다. 측정에서는 이 새로운 기술의 수소 회수율이 매우 뛰어나 플라스틱에 포함된 수소의 97%에 해당하는 양을 불과 몇 초만에 회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더욱더 흥미로운 현상은 남은 찌꺼기에서 탄소 덩어리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중 90% 이상은 탄소 나노튜브의 형상을 띄었다. 연구진이 수소가 빠져나간 플라스틱 찌꺼기를 정밀하게 분석한 결과 92%는 탄소 나노튜브를 구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탄소 나노튜브는 탄소 분자만으로 만들어진 튜브 형태의 구조로 차세대 반도체나 연료전지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되는 소재다. 그렇다면 왜 플라스틱과 금속 입자의 혼합이 탄소 나노튜브를 만들어낸 것일까. 나노 크기의 철 입자는 미지의 촉매 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마이크로파로 가열한 금속 입자가 플라스틱에서 탄소 나노튜브를 만들어내는 예상 과정은 논문에 첨부된 이미지와 같다.이를 보면 마이크로파가 금속 입자를 가열하면 열이 입자에서 플라스틱으로 전달돼 플라스틱을 구성하는 탄소와 수소의 결합(C-H)이 파괴돼 순수한 탄소와 수소가 생성된다. 또 탄소의 생성과 석출(deposition·고체 표면에 주위로부터 어떤 물질이 부착·응집하는 것)이 계속되자 탄소는 금속 입자(특히 철 입자)의 표면을 미끄러지듯 이동하면서 원통형의 탄소 나노튜브로 결정화했다. 이 과정이 사실이라면 마이크로파 조사에 의해 철 입자가 가열된 결과, 어떤 분극(polarization·극성이 생김)이 철 입자에 발생해 탄소 나노튜브를 연속해서 만들어내는 미지의 촉매 과정이 작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를 통해 폐플라스틱을 마이크로파로 처리함으로써 연료가 되는 수소와 차세대 재료가 되는 탄소 나노튜브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대부분이 고온에서 태우거나 묻어야 했던 폐플라스틱에서 연료와 탄소 나노튜브로 바꿀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은 폐플라스틱을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 연구는 또 과학적으로도 매우 흥미로운 과제를 남겼다. 나노 크기로 부서진 금속 입자가 가진 성질은 원래의 금속 덩어리와 달리 탄소 나노튜브를 만들어내는 촉매 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이 촉매 작용의 자세한 과정은 현재 알 수 없지만, 앞으로 밝혀낼 수 있으면 나노 기술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촉매 분야 전문지인 ‘네이처 카탈리시스’(Nature Catalysis) 최신호(10월 12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하! 우주] ‘로봇팔 쭈욱~’ 美 탐사선, 소행성 베누 샘플 채취 모습 공개 (영상)

    [아하! 우주] ‘로봇팔 쭈욱~’ 美 탐사선, 소행성 베누 샘플 채취 모습 공개 (영상)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소행성 베누(Bennu)에 하강해 토양 및 자갈 샘플 등을 채취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22일(현지시간) NASA 측은 오시리스-렉스가 베누 표면에 하강한 후 로봇팔을 쭉 뻗어 샘플을 채취하는 짧은 영상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미 현지시간으로 지난 20일 베누 궤도를 돌던 오시리스-렉스는 4시간 30분에 걸쳐 서서히 하강하며 로봇팔을 표면에 내밀었다. 이 로봇팔 끝에는 폭 30㎝ 크기의 샘플채취기가 달려있는데 약 6초 간 표면에 닿으면서 질소가스 분사로 날아오르는 지표 물질을 성공적으로 빨아들였다.(영상) NASA에서는 이를 ‘터치 앤 고‘(Touch And Go) 방식이라 부르며 총 3차례 실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오시리스-렉스는 최소 60g 이상 샘플을 채취해 이를 다시 지구로 가져오면 길고 긴 임무가 완료된다. 이번에 공개된 짧은 영상은 베누 표면 약 25m 위에서부터의 오시리스-렉스 움직임을 빠르게 편집한 것으로 실제 시간은 5분 정도다. 지난 2018년 12월 초 베누에 도착한 오시리스-렉스는 2년에 가까운 기간동안 소행성의 궤도를 돌며 탐사를 이어왔으며 북반구에 위치한 ‘나이팅게일’(Nightingale)을 최종 샘플 채취지로 선정해 한국시간으로 21일 성공적으로 샘플을 채취하는데 성공했다. 베누와 지구와의 거리가 현재 3억2100만㎞ 떨어져 있어 성공 신호는 18분 후에나 지구에 도착했으며 이에 오시리스-렉스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연구원과 관계자들은 환호성을 터뜨렸다. 다만 오시리스-렉스가 목표한 60g 이상의 샘플을 실제로 채취했는지 확인하는데는 며칠 더 걸릴 전망이다.오시리스-렉스의 탐사 대상인 베누는 지름이 500m 정도의 작은 소행성이다. 전문가들은 이 소행성이 태양계의 형성과 진화, 더 나아가 생명의 기원인 유기물의 출처에 대한 정보까지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이 때문에 오시리스-렉스는 기존의 탐사선과는 달리 샘플을 직접 채취에 지구로 가져오기 위해 제작됐다. 지구 도착은 2023년으로 샘플을 담은 캡슐은 낙하산을 이용해 미국 유타 주에 떨어진다. 만약 오시리스-렉스가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는데 성공한다면 사상 두번째 국가가 된다. 앞서 지난 2005년 일본의 하야부사 1호가 소행성 '이토카와'에서 100㎎의 샘플(먼지)을 채취한 후 왕복 60억㎞에 이르는 비행을 마치고 지구로 귀환했다. 이때 이토카와의 샘플을 담은 캡슐은 본체와 분리되어 호주 남부 우메라 사막에 떨어졌고, 본체는 대기권에 충돌해 연소됐다. 또한 지난 2014년 발사된 하야부사2도 지난해 소행성 ‘류구’에 착륙해 표면의 물질을 채취한 후 지구로 귀환 중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재난의 불평등으로 사회적 고립… 1대1 지원 통해 비극 막아야”

    “재난의 불평등으로 사회적 고립… 1대1 지원 통해 비극 막아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20일 ‘장애인의 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재난의 불평등’을 언급했다. 재난 피해의 크기가 재난의 규모가 아닌 사회 구조와 빈부 격차, 부조리 등에 따라 결정된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장애인이나 취약한 분들에게 재난은 훨씬 가혹하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좀더 세심해져야만 평등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신문이 지난 7일부터 ‘코로나 블랙-발달장애인 가족의 눈물’ 연재를 통해 4회에 걸쳐 돌아본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은 온몸으로 재난을 맞고 있다. 마지막 회에서는 발달장애인 정책 방향과 대안을 모색한다. 좌담에는 윤진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사무처장, 재활의료 전문가인 정봉근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 지석연 감각통합상담연구소장, 홍수희 광진장애인가족지원센터장(가나다순)이 참여했다. 안동환 서울신문 탐사기획부장이 진행을 맡았다.-올 들어 발달장애인 추락사와 극단적 선택이 발생하는 원인은. 윤진철 사무처장 “코로나19로 발달장애인 가정의 사회적 배제와 고립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가족에게만 전가된 돌봄 부담이 만성으로 축적되다가 터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이전부터 발달장애인 가족의 극단적 선택은 지속됐던 문제다.” 지석연 소장 “질병 장애가 생애 축적 스트레스를 만드는 ‘질병 소진’이란 개념을 적용하면 코로나19 이후 발달장애 자녀의 소진은 0.725점, 부모는 0.79점이 나왔다. 1에 가까울수록 자살 고위험군으로 본다. 발달장애 가족들이 긴급 상황에서 어디에 도움을 요청할지도 몰라 막연한 상태로 삶을 놓는 것 같다. 위기 가정에 대한 응급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정봉근 교수 “발달장애 자녀와 부모 모두에게 익숙하지 않은 변화가 갑자기 닥쳤을 때 탄력적으로 바뀔 수 있도록 적응하고 전환하는 과정을 마련해 줘야 하는데 그게 없으니 삶이 망가진 것이다.”-“나는 예비살인자입니다”라고 청와대에 청원했던 발달장애인 아버지 상태를 진단한다면. 정 교수 “내가 없으면 발달장애인 자녀가 힘들 테니 책임지고 생을 마감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알린 사례다. 긴급한 관심의 호소로 정부가 답을 해야 한다.” 홍수희 센터장 “현재 발달장애인이 심각한 도전적 행동(발달장애인 본인이나 타인에게 공격적 성향을 드러내는 행동)을 보일 때 정부의 치료나 가정 지원에 대한 지침이 없다. 부모 등 가족에 대한 심리 지원을 제공해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윤 사무처장 “우리나라는 모든 복지가 ‘신청주의’다. 위기 상황에 처해도 본인이 서비스를 신청하고 바우처를 가지고 상담 장소를 찾아야 한다. 그 정도 의지가 있으면 극복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소진될 대로 소진된 부모에 대해서는 능동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오히려 코로나로 서비스 신청자가 줄자 예산들을 삭감하고 있다.” 지 소장 “위험 가정의 경우 전문가들이 최소 6개월 정도 모니터링했을 때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었다. 장기간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감염병 위기의 장기화에 대비한 돌봄 부담을 덜 현실적 대안은. 윤 사무처장 “발달장애인 돌봄을 필수 대면 서비스로 전환해야 한다. 기관 중심의 집단 서비스는 감염 우려로 무너지기 쉽다. 긴급 돌봄을 진행해도 이용이 저조하다. 당장 소규모의 돌봄 시스템을 고민해야 한다.” 홍 센터장 “현실적으로 1대1 지원이 쉽지 않지만 코로나19 상황에 한시적이라도 운용하면 부모들의 숨통이 트일 것이다. 개별 맞춤형 지원 서비스로 가려면 개인의 수요 파악이 우선 돼야 하는데 지금 발달장애인지원센터의 인력 부족으로 볼 때 어렵다.” 정 교수 “톱다운 방식의 정부 대처를 바꿔야 한다고 본다. 컨트롤타워에서 적절한 대처나 지시를 못 내리고 다른 곳에 집중한 사이 발달장애인 이용 시설과 서비스는 중단된 채 시간만 흘러갔다. 각 기관이 능동적으로 나서 각 가정을 모니터링하고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풀어 줬더라면 달랐을지 모른다.”-해외에서는 코로나19 유행에 발달장애인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지 소장 “미국은 이미 3월부터 질병통제센터와 교육청이 발달장애 아이들마다 개별화 계획을 수립해 온라인 및 대면으로 기존에 받던 교육과 치료를 유지하도록 했다. 발달장애국은 가족에게 ‘마치 폭설이 왔다고 생각하고 대비하십시오’라며 ‘장기전이 될 테니 힘들 때는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고 심리 안정을 위해 미리 준비하라’고 안내하고 지원했다.” 정 교수 “책임 의식도 다르다. 미국에선 서비스 제공 당사자가 능동적으로 아이들을 위한 솔루션을 마련한다. 기관이 문을 닫으면 자택에 교구를 보내 주거나 방문해 돌봄 공백을 메운다. 우리는 경직된 방역 조치에 개별적인 대책은 제시하지 못했다. 공공서비스 제공 인력이 방역 활동에 동원되기도 했다.” 지 소장 “영국은 마스크를 쓰지 못하는 발달장애인의 바깥 활동을 보장해 줬다. 무조건 가둬 놓지 않았다. 대만은 심각한 상황에서도 대각선으로 앉는 방식 등으로 장애인 재활병동 운영을 지속하고 지역사회에서 1대1 대면 서비스를 이어 갔다. 우리도 재난을 통해 배울 차례다.”-우리 발달장애인의 자립 현실은 어떤가. 지 소장 “우리 사회에서 발달장애인은 너무 고립돼 살아간다. 장애인을 지원해 줘야 할 대상, 세금 먹는 대상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발달장애인이 우리 사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동등한 구성원이 되려면 지역사회 서비스에 뚝심 있는 리더, 경험과 전문성을 가지고 뒷받침해 주는 전문가들의 협력이 필요하다.” 윤 사무처장 “발달장애인의 탈시설도 생각해 볼 문제다. 스웨덴은 시설폐쇄법을 시행하면서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발달장애인들을 포용할지에 대한 대책도 함께 마련했다. 우리는 이보다 시설 처리 위주로 ‘몇 년까지 몇 명을 탈시설시키겠다’는 계획만 있다. 이 과정에서 장애인 본인의 의사와 인권은 무시된다. 발달장애인의 원활한 사회 참여와 자립생활을 뒷받침할 전문가를 국가 차원에서 어떻게 양성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있어야 한다.” 홍 센터장 “발달장애인의 인권 증대나 권익 옹호를 위해서 주거, 안전한 일자리, 취미 생활과 유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공간과 서비스, 이를 돕는 코치 매니저 등 여러 여건이 융합적으로 제공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발달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이해와 배려가 각별한 시기다. 지 소장 “신체장애인에게 휠체어가 필요하듯 ‘발달장애인은 일반적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는 걸 많은 분들이 알아 줬으면 한다. 장애는 ‘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일 뿐이다.” 정 교수 “발달장애인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영화 ‘말아톤’(2005년)에서 그쳐선 안 된다. 개별 가족만이 아니라 국가적 문제라는 공통적 공감대가 국민적으로 형성돼야 한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일부 부품 고장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일부 부품 고장

    미국에서 제작돼 공군이 운용하는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 4대 중 일부에서 부품 고장이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글로벌호크 1∼4호기 중 1대의 랜딩기어(착륙장치)에서 기름이 새는 문제가 확인됐다. 또 다른 기체 1대에서는 핵심 제어 센서 관련 이상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호크는 20㎞ 상공에서 특수 고성능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통해 지상 0.3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첩보 위성급의 무인정찰기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미국에서 총 4대가 순차적으로 인도됐다. 현재 비행과 장비 성능 검증 등 전력화 과정이 진행 중이며, 내년 하반기쯤 정상 작전에 투입될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정비 과정에서 글로벌호크 1대의 정상 부품을 고장이 발견된 글로벌호크에 넣는 ‘동류 전환’ 방식을 택하고 있다. 군은 미측 제조사와 발견된 고장 원인 조사와 부품 수급 문제 등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관계자는 “전력화 목표 시기까지 정상작전을 수행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나사 탐사선, 3억 2100만㎞ 떨어진 소행성에서 채취한 것

    나사 탐사선, 3억 2100만㎞ 떨어진 소행성에서 채취한 것

    미국 항공우주국(NASA)는 행성 탐사선 ‘오시리스 렉스’(Osiris-Rex)가 소행성 ‘베누’(Bennu) 표면에 성공적으로 접지해 토양 및 자갈 샘플을 채취했다고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소행성 표면 샘플은 2023년 지구로 배달될 예정이다. 오시리스 렉스는 이날 오후 1시 50분쯤 반동추진엔진을 가동해 궤도에서 벗어난 뒤 약 4시간 20여분에 걸쳐 초속 10㎝로 서서히 하강한 끝에 접지 목표지인 ‘나이팅게일’에 약 16초간 접지했다. 탐사선은 3.35m 길이 로봇팔을 편 채 805m를 하강한 뒤 두 차례 더 엔진을 가동해 미세조정한 뒤 목표 지점에 접지했다. 접지 직후 로봇팔 끝에 달린 샘플채취기(TAGSAM)로 표면에 압축 질소가스를 발사해 주변 토양과 자갈을 뜨게 한 뒤 이 중 일부를 흡입한 뒤 곧바로 이륙했다. 당초 목표한 2kg의 샘플을 채취했는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나사는 30일까지 탐사선이 충분한 분량의 토양을 흡입했는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샘플이 부족하면 나사는 내년 1월쯤 한번 더 시료 채취를 시도할 예정리고 CNN이 전했다. 미국 뉴욕에 있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크기의 베누는 지구와 화성 사이의 행성으로 지구에서 약 3억 2100만㎞ 떨어진 곳에 있어 자료를 전송하는 데만 18분여가 걸린다. 과학자들은 베누는 수십억년 전에 형성된 초기 태양계를 들여다볼 창으로 여길 뿐만 아니라 지구에서 생명의 씨앗 구성물질을 탐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탐사선이 소행성에 도착한 것은 미국에서는 처음이고, 전 세계에는 일본의 하나부사 1호와 2호에 이어 세 번째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전북 ‘1년째 표류’ 농민공익수당 갈등 접점 찾을까

    전북도와 농민단체가 1년째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농민공익수당 확대 갈등에 대해 전북도의회가 결론을 내릴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21일 전북도에 따르면 올해 광역단체 최초로 농가당 60만원을 지급한 농민공익수당에 대해 농민단체는 농민 1인당 연 120만원을 요구하고 있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따라 전북도의회는 22일 농산업경제위원회를 열어 농민공익수당 확대 여부를 결심할 방침이다. 현재 도의회에는 전북도와 농민단체가 각각 제출한 조례안 2건이 발의된 상태다. 전북도가 제출한 안은 양봉농가와 어가를 농가에 포함시키고 지급액은 종전과 같은 농가당 연 6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전북도안은 전체 수혜자가 현재 보다 3000가구 늘어난 10만 5000가구다. 전체 지급액은 613억원에서 631억원으로 늘어난다. 반면 농민단체는 지급대상을 농가가 아닌 농민 개개인으로 규정하고 지급액도 현재 보다 2배 많은 연 120만원을 제시했다. 농민들은 현재 전북도의 지급액은 농업의 공익적 가치에 비해 수당이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농민단체안은 전체 지급대상이 21만 9000명으로 대폭 늘어나고 지급액은 2630억원에 이른다. 이때문에 전북도의회도 어느 안을 처리할 것인지 고민이 깊다. 전북도가 제출한 안건은 지급 대상이 늘어나 합리적이긴 하지만 농민들의 요구 보다 지원금이 적고 농민단체안은 예산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익수당은 광역단체와 기초단체가 전액 지방비로 분담하고 국고지원이 없기 때문에 재정압박의 요인이 된다. 농민공익수당은 식량안보, 환경보호, 농촌유지 등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해 공공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올해 전북, 전남, 충남 등이 광역지자체 최초로 지급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NASA ‘오시리스 렉스’, 소행성 베누에 ‘터치 앤드 고’ 완료

    NASA ‘오시리스 렉스’, 소행성 베누에 ‘터치 앤드 고’ 완료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2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소행성 ‘베누(Bnnnu)’ 표면에서 토양을 채취하는 작업을 마쳤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지구로부터 3억 3000만㎞ 떨어진 곳에서 탐사선이 높이가 492m, 직경이 510m 밖에 안 되는 아주 작은 행성인 베누와 접지하고 있음을 무선 신호들로 확인했다고 NASA는 전했다. 하지만 우주와 태양계 생성의 비밀을 알려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토양 샘플을 충분히 채취했는지는 탐사선이 더 많은 정보를 보내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워낙 먼 거리라 지구와 신호가 오가는 데 18분 30초가 걸리며 주말에나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NASA는 보고 있다. NASA는 다만 현지시간으로 21일 안에 사진 몇 장을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베누는 탄소질 소행성으로 45억년 전 태양계가 형성된 뒤 1000만년이 안 돼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영하 200도의 우주공간에서 구성하고 있는 물질이 거의 변형되지 않은 채로 간직된 ‘타임캡슐’로 여겨진다. 밴 승합차 크기만한 오시리스-렉스는 베누 표면에 착륙하지 않고 3.4m 길이의 로봇팔을 뻗어 베누 표면에 10초 동안 닿은 상태로 샘플을 채취한 뒤 곧바로 고도를 높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접지이륙’(TAG·Touch and Go)이란 방식이다. 자갈과 운 좋으면 먼지티끌 등 적어도 60g 이상 샘플을 채취하는데 첫 시도에 만족할 만한 샘플을 채취하지 못하면 두 차례 더 시도하게 된다. 탐사선은 이날 오전 3시 직전 반동추진엔진을 가동해 베누 0.75㎞ 상공의 궤도를 떠나 샘플 채취 목표지로 선정된 ‘나이팅게일’을 향해 4시간 30분에 걸쳐 하강했다. 오전 7시 12분쯤 접지해 로봇팔 끝에 장착된 샘플 채취기(TAGSAM)를 가동했다. 접지가 확인되자마자 3개의 질소가스탄 중 하나를 발사해 표면 물질을 날려 올리고 샘플 채취기가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였다. 샘플 채취기는 약 2㎝ 크기 물질도 흡입할 수 있다. 오시리스-렉스는 이 과정을 단 10초 만에 끝나고 곧바로 이륙한 뒤 샘플 채취 영상 분석과 샘플 채취기 무게 측정 등을 통해 충분한 양이 확보됐는지 분석하며, 최저 목표치인 60g을 확보하지 못하면 나머지 두 개의 질소가스탄을 활용해 샘플 확보에 다시 나선다. 샘플 채취기는 150g 이상의 샘플을 채취할 수 있게 만들어졌으며 1.8㎏까지도 가능해 최저 목표치를 맞출 수 있는 가능성이 9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샘플이 충분히 확보된 것으로 판단되면 용기에 담아 밀봉하고, 오시리스-렉스호는 내년 초 지구로 귀환 비행을 시작해 2023년 9월 24일 유타주 사막에 샘플 용기를 떨어뜨린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경관조명 날개 단 도림천… 동작 야간 명소로 탈바꿈

    경관조명 날개 단 도림천… 동작 야간 명소로 탈바꿈

    서울 동작구가 도림천 야간 경관조명 개선사업을 완료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하면서 모두 점등할 계획이다. 도림천은 지역 주민이 애용하는 명소다. 그러나 보라매고가, 구로교 등 일부 교량 하부 구간이 어둡고 낡아 주민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구는 교량 하부 보행로, 자전거도로, 광장의 조명을 개선해 쾌적한 공간으로 만들기로 했다. 구는 지난달 말 도림천 1.3㎞ 구간에 발광다이오드(LED) 보안등을 설치해 밝게 개선했다. 산책로와 자전거도로에 LED 보안등 118개를 설치해 평균 조도를 5럭스에서 20~25럭스로 개선하고, 색온도를 조정해 눈부심을 줄였다. 야간쉼터, 포토존, 수변광장 회전 조명과 레이저 조명 등 다양한 볼거리도 설치했다. 구간별로 신대방역 하부부터 구립 신대방어린이집 인근 구간에는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날개 모양과 꽃 모양의 조명으로 꾸민 포토존 2곳을 설치했다. 문창초등학교 인근에는 벽면에 가로 6m, 세로 3m 크기로 야간쉼터 조명을 만들었다. 도림천 수변광장 인근에는 회전 및 레이저 조명으로 물과 꽃 등 자연 이미지를 연출했다. 산책로를 이용하는 주민의 안전을 위해 10곳에는 120m 간격으로 바닥 조명을 설치했다. 이 조명은 ‘우천 시 진입 금지’나 ‘자전거도로’ 같은 문구를 표출한다. 경관조명은 일몰부터 오후 11시까지 계절별로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지속적으로 도림천 개선사업을 추진해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휴식 공간, 쾌적한 수변문화 공간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이재명 ‘국민의짐’ 비판에 野 “감사 못해”…결국 유감 표명

    이재명 ‘국민의짐’ 비판에 野 “감사 못해”…결국 유감 표명

    국민의힘 “제1야당에 예의 지켜라”이재명 “그런 얘기 듣지 말라는 것”“지금 상태로는 감사 못해” 압박이 지사 “유감스럽게 생각” 한발 물러서야당 국회의원들이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짐’이라는 표현을 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설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이 지사에게 계속 사과를 요구했고 “충분히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맞받았던 이 지사는 결국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해 신경전이 일단락됐다. 이 지사는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소속 모 국회의원과 보수언론이 ‘이재명이 홍보비를 남경필의 2배를 썼다’, ‘지역화폐 기본소득 정책 홍보가 43%로 많다’며 홍보비 과다로 비난한다. 음해선동에 몰두하니 국민의힘이 아닌 국민의짐으로 조롱받는 것”이라고 야당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이에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경기도 홍보예산이 남경필 전 지사 시절보다 2배 늘어났다”고 이 지사를 겨냥해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 지사가 페이스북에서 표현한 ‘국민의짐’을 언급하며 “국회에 대한 태도에 대해 할 말 없냐”며 “제1야당에 대한 예의를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 지사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충분히 말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럴 얘기(국민의짐)를 들을 정도로 하면 안 된다’고 충고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박 의원은 “너무 정치적이라고 보지 않냐. 큰일을 하실 분이고 큰 뜻 가진 분이라면 국민을 생각해야 한다”고 거듭 비판했지만, 이 지사는 “평소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는데, 도정을 비판하려면 합리적 근거를 갖고 해야지 ‘남 전 지사가 쓴 예산을 올려놓고 2배 썼다’고 하는 건 옳지 않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국민의힘 국토위 간사 송석준 의원도 “명확한 당 이름이 있는데도 국민의짐이라는 조롱 어린 용어에 대해 ‘뭐 잘못된 게 있느냐’고 말씀하시는 건 국민으로서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며 박 의원을 거들었다. 박 의원은 “제1야당에 대한 존재가치가 있는데 지금 이런 상태로는 감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고, 같은 당 김은혜 의원도 이 지사에게 “사과하라”고 합세했다. 결국 감사반장인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까지 나서 “원활한 감사를 위해 유감 표명 등을 해달라”고 하자 이 지사는 “사과는 마음에 있어야 하는 것”이라면서도 “‘그러지 않길 바란다’는 선의에서 한 말인데, 듣는 사람 입장에서 상처받을 수 있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한발 물러났다.이 지사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국감 자료 제출 여부를 놓고도 설전을 벌였다. 이 지사는 전날 행정안전위원회 국감 당일 페이스북에 “국회는 국정 감사 권한이 있을 뿐 지방정부의 자치사무에 대해서는 감사 권한이 없다”며 “내년부터 국감을 사양할 수도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김은혜 의원은 ‘도지사 법인카드 내용과 비서실 크기 변동사항’ 자료 요구에 이 지사가 “자치사무에 관한 것이어서 (자료 제출 여부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하자 “아버지(국가) 없는 아들(지자체)이 있냐”며 “지자체가 국감을 받지 않겠다는 생각을 이 자리에서 말씀하실 게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국정감사 관련 법률을 보면 국가는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사무에 대해 지자체를 감사하라고 명시됐다”며 “지금까지는 관행적으로 협조적 차원에서 (자료제출을) 했지만, 이제 균형을 적정하게 맞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50대 아들 살해한 70대 노모 “술만 마셔 희망이 없었다”

    50대 아들 살해한 70대 노모 “술만 마셔 희망이 없었다”

    검찰, 징역 20년 구형…“고령에 자수한 점 고려” 술을 자주 마시는 50대 아들과 다투다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70대 노모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 표극창) 심리로 2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76)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A씨는 올해 4월 20일 오전 0시 56분쯤 인천시 미추홀구 자택에서 아들 B(51)씨의 머리를 술병으로 때린 뒤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당일 오전 끝내 숨졌다. A씨는 범행 직후 “아들의 목을 졸랐다”고 112에 직접 신고했으며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당시 B씨는 만취 상태였으나 A씨는 술을 마시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같이 사는 아들이 평소 술을 많이 먹고 가족과도 다툼이 잦았다”고 진술했다. 재판 과정에서 재판부는 76세 노모가 체중 100㎏이 넘는 아들을 살해하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지난달 24일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범행 당시 장면을 재연하도록 했다. 또 가로 40㎝, 세로 70㎝ 크기의 수건을 목에 감을 경우 노끈 등에 비해 두껍기 때문에 살해의 도구가 될 수 있는지를 의심했다. 그러나 A씨는 당시 법정에서 범행을 재연한 뒤 “아들이 술을 더 먹겠다고 하고 여기저기에 전화하겠다고 했다”면서 뒤에서 (소주병으로) 머리를 내리쳤는데 아들이 아직 정신이 있었고, 수건으로 돌려서 목을 졸랐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몸에서 발견한 멍자국에 관해 묻는 경찰관에게 ‘우리 아들이 얼마나 무서운데 어떻게 손을 대요’라고 말을 했다”며 “평상시 아들이 무서워서 손도 못 대지 않았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A씨는 “자꾸 술을 먹으니 그랬다”며 “그냥 뒤에서 (소주병으로) 내리쳤다”고 답했다. A씨는 이날 결심공판에서도 최후진술을 통해 “아들이 술만 마시면 제정신일 때가 거의 없었다”면서 “희망도 없고 진짜로 너무 불쌍해서 범행했다”며 울먹였다. 검찰은 “피고인은 아들이 술만 마시는 게 불쌍해 살해했다고 말했다”면서도 “피고인이 76세의 고령이고 경찰에 자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NASA 에펠탑보다 조금 큰 소행성 ‘베누’에 공 들이는 이유

    NASA 에펠탑보다 조금 큰 소행성 ‘베누’에 공 들이는 이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2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소행성 ‘베누(Bnnnu)’ 표면에서 ‘하이 파이브’ 작동을 시도한다. 자갈, 운 좋으면 먼지티끌을 모으게 된다. 샘플이 제대로 채취되면 미국이 50년 전 달에 착륙해 암석들을 가져온 뒤 실로 오랜만에 우주에서 뭔가를 가져오는 일이 된다. 베누는 직경 492m, 높이가 510m 밖에 안 되는 아주 작은 행성이다. 미국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높이가 443m, 프랑스 파리 에펠탑이 324m이니 둘보다 조금 클 뿐이다. 탄소질 소행성으로 45억년 전 태양계가 형성된 뒤 1000만년이 안 돼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영하 200도의 우주공간에서 구성하고 있는 물질이 거의 변형되지 않은 채로 간직된 ‘타임캡슐’로 여겨진다. 따라서 태양계 형성과 생명의 기원에 관해 연구할 자료가 샘플에 간직돼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탐사선의 작명 과정도 흥미롭다. 고대 이집트 신화에서 땅의 신 ‘게브’는 하늘의 신 ‘누트’와 혼인해 다섯 남매를 뒀는데 첫째 아들이 오시리스였다. 인간에게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르는 방법을 가르친 것이 오시리스였다.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고 부활해 내세를 관장해 이집트인들에게 영생 불사, 이집트를 영원히 지켜주는 신이 됐다. 렉스는 라틴어로 ‘국왕’을 뜻한다.지구에서 3억 3230만㎞ 떨어진 곳에 있는 베누는 6년마다 지구 근처를 지나가는데, 2175년과 2195년에 지구와 충돌할 확률이 2700분의 1로 추정돼 잠재적으로 위험한 천체로 분류돼 있다. 밴 승합차 크기만한 오시리스-렉스는 베누 표면에 착륙하지 않고 3.4m 길이의 로봇팔을 뻗어 베누 표면에 10초 동안 닿은 상태로 샘플을 채취한 뒤 곧바로 고도를 높이게 된다. 공식적으로는 ‘접지이륙’(TAG·Touch and Go)이라고 한다. 적어도 60g 이상 샘플을 채취하는데 첫 시도에 만족할 만한 샘플을 채취하지 못하면 두 차례 더 시도하게 된다. 오시리스-렉스는 지난 2018년 12월 3일 베누 상공에 도착해 베누 궤도를 돌며 정밀 지도를 제작하고 착륙지를 선정하는 등 준비 작업을 해왔다. 당초 차량 100대를 세울 수 있는 공간에 접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근접 관찰해보니 표면이 푸석푸석해 차량 5대를 2열로 세울 수 있는 공간, 직경 8m의 테니스 코트만한 크기로 바뀌었다. 탐사선은 이날 오전 3시 직전 반동추진엔진을 가동해 베누 0.75㎞ 상공의 궤도를 떠나 샘플 채취 목표지로 선정된 ‘나이팅게일’을 향해 서서히 하강한다. 4시간여에 걸친 하강이 순조로우면 오전 7시 12분쯤 접지해 로봇팔 끝에 장착된 샘플 채취기(TAGSAM)를 가동하게 된다. 접지가 확인되자마자 3개의 질소가스탄 중 하나를 발사해 표면 물질을 날려 올리고 샘플 채취기가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인다. 샘플 채취기는 약 2㎝ 크기 물질도 흡입할 수 있다.오시리스-렉스는 이 과정을 단 10초 만에 끝나고 곧바로 이륙한 뒤 샘플 채취 영상 분석과 샘플 채취기 무게 측정 등을 통해 충분한 양이 확보됐는지 분석하며, 샘플 최저 목표치인 60g을 확보하지 못하면 나머지 두 개의 질소가스탄을 활용해 샘플 확보에 다시 나선다. 샘플 채취기는 150g 이상의 샘플을 채취할 수 있게 만들어졌으며 최대 1.8㎏까지도 가능해 최저 목표치를 맞출 수 있는 가능성이 9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샘플이 충분히 확보된 것으로 판단되면 용기에 담아 밀봉하고, 오시리스-렉스호는 내년 초 지구로 귀환 비행을 시작해 2023년 9월 24일 유타주 사막에 샘플 용기를 떨어뜨리게 된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가 지난해 4월 지구에서 약 3억 4000만㎞ 떨어진 소행성 ‘류구’에서 금속탄환으로 인공 웅덩이를 만든 뒤 샘플을 채취해 귀환 중이다. 하야부사2는 오는 12월 6일 샘플이 담긴 용기를 호주 오지에 떨어뜨리고 그 뒤 새로운 소행성 ‘1998 KY26’ 탐사 임무에 나설 예정이다. NASA와 JAXA는 샘플 정보를 공유할 예정인데 영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 과학자들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지난 2003년 발사한 하야부사1도 소행성 이토카와에 착륙했다가 통신이 두절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는 했으나 2010년 미립자 1500개가 담긴 샘플을 지구에 가져온 바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빛으로 ‘반도체 지문’ 만들어 해킹 원천 봉쇄한다

    빛으로 ‘반도체 지문’ 만들어 해킹 원천 봉쇄한다

    국내 연구진이 빛으로 반도체 지문을 만들어 해킹을 원천 봉쇄하는 보안성이 강화된 반도체 칩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광전소재연구단과 부산대 고분자공학과 공동연구팀은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것보다 보안성이 강화되고 쉽게 만들 수 있는 하드웨어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에 실렸다. 스마트폰, 가전, 드론, 무인자동차 등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사물인터넷(IoT) 기술 활용이 활발해지면서 정보보안 분야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키 방식의 보안 솔루션이 사용돼 왔지만 최근에는 하드웨어에 물리적 복제방지 기능(PUF)을 장착시키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PUF 반도체 칩은 사람의 홍체나 지문처럼 고유한 물리적 특성을 갖고 있으며 PUF으로 만들어지는 보안 키는 무작위로 만들어져 복제나 해킹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구조를 바꿔줘야 하는 단점이 있다. 빛은 전후좌우 다양한 방향으로 진동하면서 나가는데 연구팀은 원을 그리면서 나선형으로 나가는 원편광을 암호화에 활용했다. 연구팀은 PUF 반도체 칩에 원편광을 활용하기 위해 빛의 회전 방향에 따라 소자에 도달하는 빛의 양이 조절되는 ‘콜레스테릭 액정’ 필름과 유기 광트랜지스터를 결합시켰다. 이렇게 할 경우 액정 나선구조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회전하는 빛은 반사시키고 반대방향 빛은 투과시키는 방식으로 물리적 크기를 바꾸지 않고도 암호화 키 생성에 사용되는 조합의 숫자를 늘려 해킹과 도청과 감청을 원천 차단할 수 있게 된다.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에 가시광선 원편광만 감지할 수 있는 유기 광트랜지스터 소자들과는 달리 광통신, 양자컴퓨팅 등 다양한 광전소자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임정아 KIST 박사는 “이번 연구는 원편광 감응 반도체 소자를 이용해 보안성능이 강화된 암호화 소자를 만들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면서 “비교적 간단한 용액공정으로 제작이 가능하고 근적외선을 활용했기 때문에 다양한 광전소자 시스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6분 만에 전기차 90% 충전 가능한 기술 나왔다

    6분 만에 전기차 90% 충전 가능한 기술 나왔다

    친환경 열풍과 함께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커지고 있다. 가솔린이나 디젤을 사용한 내연기관 자동차와 달리 전기차는 이차전지의 동력만으로 차를 움직인다. 문제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연료 충전시간이 느리고 에너지 출력이 낮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충전시간을 단축하려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완전 충전을 시키기 위해서는 아무리 출력이 높더라도 1시간 이상 걸리게 된다. 부족한 충전시설 때문에 완충 시키는 운전자들이 많지는 않지만 50% 충전까지도 30분 가량 걸린다. 국내 연구진이 전기차 배터리를 90% 충전시키는데 6분 밖에 걸리지 않는 기술을 내놨다.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공동연구팀은 더 빨리 충전되고 오래가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에너지와 환경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에 실렸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에서 2차전지 충방전 시간을 줄이기 위해 전극 물질의 입자 크기를 줄이는 방법이 활용됐다. 문제는 입자 크기가 작아지면 부피당 에너지 밀도가 줄어들어 출력이 낮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연구팀은 전극물질 입자 크기를 줄이지 않고도 충전과 방전 중 상변이 과정에 중간상(相)을 형성시키면 에너지 밀도의 손실 없이도 빠른 충방전과 고출력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보통 충전과 방전시에는 물질의 상태가 변화되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부피를 가진 상이 하나의 입자 내에 존재하게 되면서 구조적 결함이 많이 생기게 된다. 연구팀은 새로운 합성법을 통해 입자 안에 있는 두 상의 부피변화를 줄이는 완충역할의 중간상을 유도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완충작용을 하는 중간상 형성으로 인해 균일한 전기화학 반응을 일으켜 충방전 속도를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실제로 연구팀이 합성한 2차전지 전극은 6분 만에 90%까지 충전되는 것이 확인됐다. 강병우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기존의 입자 크기를 줄이는 접근방식에서 벗어나 빠른 충방전이 가능하고 높은 에너지 밀도를 유지하면서 성능 유지시간도 길게 하는데 성공했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6분 만에 전기차 배터리 90% 충전 기술 개발…국내 연구진

    전기자동차를 6분 만에 90%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포항공대(포스텍)는 신소재공학과 강병우 교수, 통합과정 김민경씨 연구팀이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윤원섭 교수팀과 함께 더 빨리 충전되고 오래 가는 전기차 전지 소재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지금까지 이차전지(전기차 배터리)에서 빠른 충·방전을 하는 데는 전극 물질 입자 크기를 줄이는 방법이 이용됐다. 그러나 입자 크기를 줄이면 이차전지 부피 에너지 밀도가 줄어드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입자 크기를 줄이지 않고도 충·방전 상변이 과정에 중간상을 형성하면 고에너지 밀도 손실 없이도 빠른 충·방전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상변이 과정은 전극 물질 중 상전이 물질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충·방전 시 리튬이 삽입·탈리되면서 물질 기존 상이 새로운 상으로 변하는 과정을 가리킨다. 연구팀이 합성한 이차전지 전극은 6분 만에 90%까지 충전되고 18초 이내에 54%를 방전하는 성능을 보여 고출력 이차전지 개발 기대감을 높였다. 이 연구 성과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에너지 앤드 인바이런멘털 사이언스’ 최근호에 실렸다. 강병우 교수는 “기존 접근법은 빠르게 충·방전할 수 있도록 입자 크기를 줄이다 보니 에너지 밀도 저하가 문제였다”며 “이번 연구 성과를 통해 빠른 충·방전, 높은 에너지 밀도, 오랜 성능 유지 시간 등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이차전지를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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