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크기
    2026-08-11
    검색기록 지우기
  • 저하
    2026-08-11
    검색기록 지우기
  • 첫 우승
    2026-08-11
    검색기록 지우기
  • 영하
    2026-08-11
    검색기록 지우기
  • 깐부
    2026-08-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6,529
  • 터키서 거대 싱크홀 속속 발생…원인은 지하수 펑펑 쓴 탓?

    터키서 거대 싱크홀 속속 발생…원인은 지하수 펑펑 쓴 탓?

    터키 평원 곡창 지대에 거대한 함몰 구멍(싱크홀의 순화어)이 잇따라 발생해 농민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터키 유력언론 ‘데일리 사바’ 보도에 따르면, 중부 코냐주 평야 부근에는 올해에만 600개가 넘는 함몰 구멍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발생한 함몰 구멍 350개의 두 배에 달하는 것이다. 주민 70%가 농업에 종사하는 이 농업의 중심지는 현재 지속적인 가뭄 피해에 시달리고 있는데다가 몇 년 전부터는 거대한 함몰 구멍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는 농작물의 작황을 촉진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관개용 지하수를 계속해서 퍼올려왔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물이 빠진 땅의 지하에 공동이 만들어져 결국에는 그 위에 있는 토양이 침하하면서 폭 20~30m, 깊이 40~150m에 이르는 함몰 구멍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패툴라 아르크 코냐공과대 교수는 “함몰 구멍은 지난 10년에서 15년에 걸쳐 관찰된 현상이지만, 문제의 원인은 197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 지하수를 어떤 제제도 없이 퍼내기 시작한 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진 것”이라면서 “지하수 이외의 물을 사용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고 수입이 줄기에 농민은 지하수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르크 교수와 같은 전문가들은 함몰 구멍이 토지의 특성이나 물이 흐르는 방향 또는 농업용 지하수 의존이라는 몇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이 지역에서 가장 처음 함몰 구멍이 발견된 시기는 지난 2015년으로, 크기는 15m 정도였다. 2018년에는 20개가 넘는 함몰 구멍이 기록됐고 2019년에는 상반기에만 10개의 함몰 구멍이 더 발생했다. 그리고 최근 2, 3년 사이 함몰 구멍의 수가 급증했다. 농민들은 함몰 구멍이 생겨 농지를 잃기에 어떻게든 이를 메우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복구 작업는 간단하지 않다. 아라크 교수는 “농민도 우리도 함몰 구멍을 메우기 위한 해결책을 찾고 있지만, 땅 밑 틈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넓기에 제대로 구멍을 메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다행히 인명 피해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지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함몰 구멍이 있는 영역을 출입 금지 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2015년 함몰 구멍이 처음으로 잇따라 발생하면서 150여 명이 사는 한 작은 마을의 주민들은 재해 비상관리국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 기관은 현장 조사를 진행하긴 했지만, 재해 예방 차원에서 주민들에게 함몰 구멍이 있는 영역에 접근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었다. 이에 따라 이 마을은 원래 위치에서 2㎞ 정도 떨어진 곳으로 이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하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앞으로도 함몰 구멍은 계속해서 발생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아라크 교수는 “과거에는 인구도 적고 산업도 지금처럼 발전하지 않았고 마을 또한 산재해 있었다. 따라서 함몰 구멍이 있어도 깨닫지 못했던 것”이라면서 “그렇지만 최근 농업 활동과 인구 증가로 함몰 구멍은 인구 밀집 지역에 접근해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함몰 구멍의 크기는 각기 다르고 얕은 곳도 있지만, 보기보다 훨씬 더 깊은 곳도 있다. 민가와 가까운 곳에서 증가하는 함몰 구멍이 언제 위험한 사태를 일으킬지 예상할 수 없는 만큼 주민들의 불안감은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그날 그 한강에…“6명의 목격자·CCTV 54대·블박 133대 확보”

    그날 그 한강에…“6명의 목격자·CCTV 54대·블박 133대 확보”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의 사망 경위를 수사 중인 경찰은 손씨의 실종 시간대 공원 폐쇄회로(CC)TV 영상과 공원 출입 차량 100여대의 블랙박스 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6일 기자들과 만나 “현장 주변에서 모두 54대의 CCTV 영상을 확보해 정밀 분석 중”이라면서 “당시 한강공원을 출입한 차량 133대를 특정했으며,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해 분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같은 시간대 현장 목격자 중 4개 그룹, 6명의 목격자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고 수사에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 신용카드 사용내역과 통화내역 등을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현장에서 사라졌던 손씨 친구 A씨의 휴대전화와 관련 “한강공원과 인근 수중 수색을 하고 있으며, 오늘은 한강경찰대를 추가로 투입해 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기종은 ‘아이폰 8’, 색상은 ‘스페이스 그레이’다. A씨는 귀가 당시 손씨의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었다. 본인의 휴대전화는 손씨에게 있을 것으로 추정했는데 이 휴대전화는 실종 당일 오전 7시께 꺼진 뒤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앞서 4일과 5일 사건 현장 인근에서 아이폰 2개가 차례로 발견됐으나, A씨 휴대전화가 아닌 것으로 판명났다. 중앙대 의대 본과 1학년 재학생인 손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쯤부터 이튿날 새벽 2시쯤까지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A씨와 술을 마시고 잠이 들었다가 실종됐다. 그는 닷새 뒤인 30일 실종 현장에서 멀지 않은 한강 수중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국과수에 손씨 시신의 부검을 의뢰해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손씨 시신 왼쪽 귀 뒷부분에는 손가락 2마디 크기의 자상이 2개 있었으나 국과수는 이 상처가 직접 사인은 아니라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사인은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는 이달 중순께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손씨의 아버지 손현(50)씨는 “경찰의 초동 수사가 미흡했다”며 지난 4일 검찰에 진정을 냈고 검찰이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화성 갈 끄니까” 스페이스X 화성우주선 시험비행 ‘4전 5기’ 성공

    “화성 갈 끄니까” 스페이스X 화성우주선 시험비행 ‘4전 5기’ 성공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세운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가 화성탐사 로켓 시험비행 및 착륙에 성공했다. CNN 등 주요 외신은 5일(현지시간) 스페이스X의 화성탐사 우주선 ‘스타십’의 최신 시제품 로켓 ‘SN15(Serial Number 15)’가 고고도 시험비행 후 처음으로 착륙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시험은 스페이스X가 시도한 다섯번째 고고도 시험 발사다. 앞서 네 번의 시험발사에서는 모두 로켓이 폭발하며 실패했는데, 다섯번째 시험발사에서 처음으로 착륙까지 성공한 것이다. SN15는 5일 텍사스 보카치카 스페이스X 발사기지에서 발사됐다. 고도 6.2마일(10㎞)까지 도달 후 로켓 엔진 역추진을 통해 본체를 똑바로 세워 발사대까지 내려왔다. 6분 동안의 발사-비행-착륙에 이르기까지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고, 결과는 성공이었다.스페이스X는 “미래 유인 우주탐사를 가능하게 할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지난 몇 주 간 팀이 이룬 성과에 기쁘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작년 12월부터 스타십의 고고도 시험 비행에 착수하며 테스트를 반복해왔다. 시제품 SN8부터 SN11까지 착륙은 모두 실패였다. SN11은 고도 6마일(9.56㎞)까지 도달하는 데 성공했으나 착륙 과정에서 폭발했다. SN10은 발사대까지 내려오는 데 성공, 잠시 동안 무사히 착륙한 것처럼 보였으나 몇 분 뒤 공중으로 솟아오르며 폭발했다.머스크 CEO는 지난달 27일 트위터를 통해 SN15 시험비행을 예고한 바 있다. 그는 “(SN15에는) 대대적인 엔진·소프트웨어 설계 개선이 반영됐다”며 “수백 가지 개선점들 중 하나가 문제를 해결해 주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스타십 시제품 로켓은 높이가 약 45m로 15층 건물 크기이며 3개의 랩터 엔진으로 구동된다.스타십 우주선은 사람 100명을 태워 달이나 화성을 보낼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거대 우주선이다. 스타십 우주선 최종 버전은 높이 약 120m, 폭은 9m에 달하는 크기로 제작될 계획이다.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되며, 2050년까지 인류의 화성 이주를 완수할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호주의 ‘드론 트러커’ 황량한 아름다움 카메라에 담는 이유는

    호주의 ‘드론 트러커’ 황량한 아름다움 카메라에 담는 이유는

    호주의 트럭 운전사 벤 스타마토비치는 매주 중남부 애들레이드와 동남부 퍼스를 오간다. 커다란 바퀴가 양쪽에 다섯 쌍씩 달린 커다란 트레일러를 둘이나 연결한 로드 트레인 트럭을 운전한다. 대략 2600㎞ 되는데 호주 대륙의 남쪽을 동서로 횡단한다. 운전자에게는 한없이 지겨울 수 있는 구간이다. 무려 144.8㎞나 쭉 뻗은 구간도 있어 운전대를 돌릴 필요가 없는 곳도 나온다. 그는 남반구에서 가장 긴 직선 도로라고 믿고 있다. 한없이 황량하고 이 세상이 아닌 듯한 풍광을 제공한다. 180㎞에 걸쳐 펼쳐진 눌라보르 평원은 실로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하는데 나무 한 그루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분다 클리프로도 알려진 이곳은 백사장에서 100m 위 깎아지른 절벽이 한없이 이어지는 것으로도 이름 높다. 그는 2년 반 전부터 드론을 띄워 사진과 동영상을 찍는 재미에 푹 빠졌다. 트럭을 분다 클리프 근처에 세운 채 드론을 날려 이 계곡의 풍광을 담는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햄리 브리지에 사는 그는 신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5일(현지시간)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털어놓았다. 열세 살에 처음 홈리스가 돼 여러 해를 길거리에서 지냈다. 터널 안에서 밤을 지샌 시간도 많았다. 스물한두 살 때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왔지만 얼마 뒤 마약에 손대는 바람에 집과 자녀들을 모두 잃었다. 또다시 홈리스로 지내다 우연히 만난 여성이 도와 마약을 끊고 착실히 트럭을 운전하며 생활한 지 22년이 된다. 그의 페이스북 ‘드론 트러커’ 계정을 즐겨 찾는 이들은 10만명 정도 된다. 단순히 풍광을 옮기는 것에서 한 발 나아가 자신의 재활을 사람들이 도운 것처럼 자신도 남들을 돕고 싶어한다. 멋진 사진들을 인화해 경매에 부치거나 달력으로 제작해 수익금으로 노숙인 자녀들을 초등학교에 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 그는 2년 반전 해도 드론을 날려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는 일을 하게 될지 몰랐다며 남들을 도울 수 있어 뿌듯하다며 웃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길섶에서] 부모의 백기/손성진 논설고문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은 맞는 말일까. 가까운 친지의 전화를 받고 문득 생각을 해 본다. 학업 문제로 아들과 갈등을 겪고 있는데 결국은 부모로서 자식이 원하는 대로 해 줄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하소연하는 전화였다. 부모 자식 간에 이기고 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부모와 자식은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패배시키고 승리의 기쁨에 도취할 상대는 서로 아닌 게다. 사랑이 더 큰 쪽이 지는 법이라는 말이 있다. 부모와 자식의 갈등에서도 참으로 잘 들어맞는 말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진다는 것은 결국 사랑 때문이다. 자식이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보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에 자식의 주장과 요구를 따르고 들어준다는 뜻이다. 자식의 앞날을 걱정하는 부모는 지속된 갈등으로 자식이 잘못될까 봐 양보하고 백기를 든다. 자식이 옳지 않다 해도 부모가 백기를 드는 것은 한없는 사랑 때문이다. 사랑이 없다면 양보할 이유도 없다. 진로, 연애, 결혼을 놓고 자식과 다투는 부모를 종종 본다. 대부분은 속으로 이미 질 준비를 하고 있다. 자식의 선택이 맞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sonsj@seoul.co.kr
  • ‘책 만드는 법’ 8권 만들었더니 어느덧 제가 책 도사가 됐네요

    ‘책 만드는 법’ 8권 만들었더니 어느덧 제가 책 도사가 됐네요

    “책을 만들면서 제가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책의 가장 큰 수혜자는 아마 저일 거예요.” 출판사 유유의 사공영 편집자가 최근 완간한 ‘책 만드는 법’ 시리즈 8권을 펼쳐 보이며 웃었다. 지난해 9월 ‘문학책 만드는 법’을 시작으로 경제경영, 역사, 실용, 인문교양, 에세이, 사회과학, 그리고 이번 달 ‘과학책 만드는 법’까지 마무리했다. 책 만드는 편집자들을 위한 길잡이 책이다.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크기지만 선배들의 노하우를 듬뿍 담았다. 예컨대 ‘과학책 만드는 법’에는 새로운 과학책 저자를 찾는 방법을 설명하고, ‘역사책 만드는 방법’에는 지도 편집 방법, 효과적인 각주 달기 등을 실었다. 시리즈는 2019년 1월 출간한 이옥란 편집자의 ‘편집자 되는 법’에서 시작했다. 출간 이후 집담회를 열었는데, 열기가 생각보다 대단했다. 사공 편집자는 “신청한 이들 대부분이 일반 독자가 아니라 편집자들이었다. 그래서 분야별로 세분화해 책을 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분야별로 최소 10년 이상 일한 편집자 8명을 필진으로 꾸렸다. ‘문학책 만드는 법’ 저자 강윤정 편집자는 청림출판, 마음산책 등에서 일했고 지금은 문학동네에서 국내소설과 산문집, 문학동네시인선 등을 만든다. ‘과학책 만드는 법’을 쓴 임은선 편집자는 승산, 사이언스북스, 바다출판사를 거쳐 지금은 휴머니스트에서 일하는데, 과학책을 주로 만드는 드문 경력의 소유자다. ‘역사책 만드는 법’의 저자 강창훈 편집자는 사계절 출판사에서 ‘아틀라스 역사 시리즈’로 2016년 한국출판문화상을 받기도 했다. 편집자 세계에서는 유명한 저자의 경험을 모은 책을 낸다는 소식에 출간 전부터 인기가 뜨거웠다. 지난해 7월 한 펀딩 사이트에서 모금을 시작했을 때 첫날 바로 모금액 100%를 달성했고, 전체 목표액 500%를 훌쩍 넘겼다. 사공 편집자는 “출판사 대부분이 규모가 작아 편집자의 이직이 잦은 데다가 편집자의 관심사도 달라지기 마련인데, 다른 분야를 참고할 수 있으니 호응이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을 곁들였다. 편집자이거나, 편집자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무조건 사야 하는 책으로 소문난 책은 지금도 꾸준히 팔린다. 사공 편집자는 “사회의 목소리나 메시지를 담은 게 책이고, 그걸 책으로 만드는 게 편집자의 역할 아니겠느냐”며 “편집자들의 목소리를 책에 잘 담은 이번 책처럼 앞으로도 누군가의 목소리를 잘 들어 좋은 책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들어라! 잊혀진 황금왕국의 포효

    들어라! 잊혀진 황금왕국의 포효

    나라 안에 고대국가 유적지가 몇 곳 있다. 가야연맹의 맹주였던 경남 김해, 고령 등 널리 알려진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단편적인 역사의 조각으로만 남아 있다. 그 비밀의 고대국가를 찾아 나선 여정이다. 경남 합천 다라국, 경북 의성 조문국과 경산 압독국이 목적지다. 푸른 봉분 사이를 서성이며 2000년의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재미가 쏠쏠하다.사실 고대국가란 매우 모호하고 방대한 표현이다. ‘고대’와 ‘국가’란 개념만으로도 사학계의 논쟁이 뜨거울 지경이니 말 다했다. 이번 여정에선 덜 알려졌으되 유물, 박물관 등의 볼거리가 남은 곳, 주변에 묶어 돌아볼 만한 경승지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돌아봤다. 고대국가의 흔적이라 해봐야 고분과 출토 유물을 전시한 박물관이 볼거리의 거의 전부다. 허다하게 빈 공간은 여행자의 상상력으로 채워야 한다. 머리를 싸매야 하는 여정이긴 해도 가정의 달에 ‘거리두기’ 지키며 아이들과 함께 찾기에 이만 한 곳도 없지 싶다.경남 합천으로 먼저 간다. 다라국(多羅國)을 찾아서다. 4~6세기쯤 쌍책면 일대에서 번성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야의 한 나라다. 다라국은 흔히 ‘황금칼의 나라’라고 불린다. 다라국의 존재를 증명하는 옥전고분군(사적 326호) 출토 유물 가운데 가장 이름난 것이 ‘용봉문환두대도’(용봉문양고리자루큰칼) 등의 칼이라서 붙은 별명이다. 옥전고분군을 둘러보기 전에 합천박물관부터 들르는 것이 순서다. 다라국을 테마로 고분 바로 앞에 세운 박물관이다. 다라국의 뛰어난 문화 수준을 보여 주는 용봉문환두대도, 말투구, 귀걸이 등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무엇보다 다양한 종류의 칼들이 인상적이다. 대표적인 용봉문환두대도는 손잡이 끝의 둥근 고리(해를 상징한다는 견해도 있다) 안에 용과 봉황을 새겨 넣었다. 병권을 틀어쥔 소장자의 압도적인 권위가 황금빛 문양에서 그대로 드러난다.●경남 합천 ‘황금칼의 나라’ 다라국 박물관 뒤는 옥전고분군이다. 다양한 크기의 고분 20여기가 야트막한 구릉에 산재해 있다. 살랑대는 봄바람 맞으며 고분 사이를 걷는 느낌이 아주 독특하다. 옥전고분군은 다라국 지배자의 무덤떼로 추정된다. 고분군 초입에 ‘다라국의 뜰’, 꽃밭 등을 조성했다. 다리쉼하기 맞춤하다. 고분군 너머엔 옥전서원이 있다. 규모는 작아도 시간이 켜켜이 쌓인 건물이 무척 고풍스럽다. 요즘 합천에서 가장 ‘핫’한 곳은 황매산(1113m)이다. 봄에는 철쭉으로, 가을에는 억새로 명성이 높다. 철쭉 군락지는 해발 700~900m 고지에 집중돼 있다. 규모가 무려 축구장 140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다고 한다. 1, 2군락지는 만개했고, 정상 부근 군락지는 부처님오신날(19일)을 전후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황매산은 ‘황매평전’으로도 유명하다. 산꼭대기에 펼쳐진 평지가 매우 이국적이다. 너른 초원 위로 자작나무 몇 그루와 키 낮은 철쭉들이 듬성듬성 어우러져 있다. 황매평전에 이는 바람만으로도 ‘코로나 블루’는 저 멀리 떨쳐 보낼 수 있을 듯하다. 철쭉 군락지 바로 아래까지 차로 오를 수 있다. 다만 철쭉 시즌엔 찾는 이들이 많아 정상 주차장은 이른 오전에 꽉 찬다. 차가 정체되면 맨 아래 은행나무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 오르는 편이 낫다.●경북 의성 ‘고분의 왕국’ 조문국 경북 의성의 조문국(召文國)도 미스터리 왕국이다. 의성조문국박물관 자료에 따르면 조문국은 의성 지역에 있었던 초기국가형태(읍락국가)의 나라다. 185년 신라에 병합되기 전까지 21대 왕을 거치며 약 370년간 존속했다.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벌휴이사금(왕) 2년(185년) 파진찬 구도와 일길찬 구수혜를 각각 좌우 군주로 삼아 조문국을 정벌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 문구가 조문국의 실재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근거다. 조문국의 역사를 현실에서 엿볼 수 있는 곳은 대리리의 조문국사적지다. 경덕왕릉(신라 경덕왕과 다르다)이라 전해지는 고분을 비롯해 지배층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40여기의 고분들이 분포돼 있다. 의성은 사실 ‘고분의 왕국’이다. 대표적인 곳이 대대리, 학미리 등에 걸쳐 있는 ‘금성산 고분군’(사적 555호)이다. 이 지역에만 324기의 고분이 산재해 있다. 5월부터 발굴조사가 시작되는 윤암리 고분 60여기, 금성산 고분군 외곽의 미발굴 고분 50여기 등은 제외한 숫자다. 봉분의 숫자로만 보면 국내 어느 고분군에도 뒤지지 않는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를 통해 고대 강력한 집단이 이 일대에 웅거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문국사적지엔 팔각전망대, 봉분 모양의 고분 전시관, 작약꽃밭 등의 볼거리가 있다. 봉분 사이를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고분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조문국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독특한 형태의 금동관, 금동 귀걸이 등의 화려한 장신구와 철제 무기류 등이 출토됐다. 이 땅의 이름인 ‘금성’(金城)에 상응하는 유물인 듯하다.부처님오신날을 앞뒀으니 의성 여정에서 고운사를 찾는 건 당연한 순서겠다. 신라의 문장가 고운(孤雲) 최치원의 호를 딴 절집이다. 금강소나무와 굴참나무 등이 어우러진 ‘천년숲길’, 최치원이 승려들과 함께 지었다는 가운루(駕雲樓) 등 볼거리가 많다. 양반마을이라 불리는 산운마을, 얼음 구멍 빙혈(천연기념물 527호) 등이 있는 빙계계곡 등도 둘러볼 만하다. ●7세기까지 존속한 경북 경산 압독국 경북 경산에는 압독국(押督國)이 있었다. 기원전 2세기부터 기원후 4세기까지 존속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경산 일대의 패자다. 신라에 복속돼 자치권을 인정받아 이어 갔던 시간까지 포함하면 7세기까지 무려 1000년 동안 실재했다. 이 고대국가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경위가 드라마틱하다. 압독국의 존재를 대표하는 유적지는 임당동·조영동 고분군(사적 516호)이다. 100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축적된 고대 경산 사람들의 역사가 고스란히 이 안에 녹아 있다. 일제강점기 이후 지속적인 도굴에 노출됐던 임당 유적은 1982년 도굴 유물들이 해외로 밀반출되기 직전 적발됐고, 서울신문(1982년 1월 15일자) 등에 이 사건이 대서특필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압독국 유적은 임당동과 조영동, 압량면 등의 얕은 구릉 위에 분포돼 있다. 다만 지속적인 개발 탓에 규모가 많이 줄었다. 압독국의 유물을 볼 수 있는 경산시립박물관은 아쉽게도 리모델링 공사 중이다. 6월 중 재개장 예정이다. 대신 압량읍의 ‘경산병영유적’(사적 218호)은 찾아볼 만하다. 선덕여왕 때인 642년에 압독 군주로 임명된 김유신이 군사들을 조련하던 훈련장이다. 병영유적은 공장 지대 한가운데 있다. 주차장 등 편의시설은 없다. 흙을 쌓아 만든 유적은 지름 80m, 둘레 270m의 원형이다. 유적 남쪽에는 지휘소였을 법한 토루(흙으로 쌓아 올린 망루)가 있다. 병영유적 인근의 마위지는 기마훈련을 위해 조성했다는 저수지다. 영남대에서 발행하는 ‘영대신문’에 따르면 “아낙네들은 여기서 말의 귀를 씻어 주며 남편과 아들의 무사귀환을 빌었다”고 한다. 글 사진 합천·의성·경산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지자체 “입산자 실화 막아라” 산불 예방 총력전

    5월을 맞아 산나물을 채취하는 사람과 등산객 등의 실화로 일어나는 산불을 막으려고 자치단체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최근 10년간 강원도에서만 산불로 축구장 775개 크기의 산림이 사라질 정도로 산불피해는 엄청나다. 강원도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평균 71건의 산불이 발생해 553.7㏊의 산림이 불에 탔다고 5일 밝혔다. 축구장 면적(0.714㏊)의 775배에 달한다.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 시기는 4월 15.5건이었고. 3월 14.3건, 5월 13.5건 순이었다.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 나들이객 증가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산불 원인은 입산자 실화가 46%로 가장 많았고, 논·밭두렁 태우기 및 쓰레기 소각이 20%, 담뱃불 실화 5.5% 등의 순이었다. 특히 5월에 발생한 산불은 입산자 실화가 63%나 차지해 강원도는 이달 말까지 총력전을 펼쳐 이를 막기로 했다. 산불감시원 2190명을 입산통제구역, 등산로, 산나물 자생지 등에 전진 배치하고 산림특별사법경찰관 44개 조 98명을 기동단속팀으로 편성했다. 입산통제구역 무단 출입자, 화기물 소지 입산자, 화기 이용 취사 및 무속행위, 불법 산나물 채취 등의 위반자를 단속해 모두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경남도는 오는 15일 끝나는 상반기 산불조심기간을 이달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감시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군 공무원 등 가용 인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산림청과 산림항공본부, 소방서와 공조해 산불 진화에 신속 대응할 계획이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한강 대학생 발인, 사인은 오리무중··차량 블랙박스 등 확보

    한강 대학생 발인, 사인은 오리무중··차량 블랙박스 등 확보

    정민씨 휴대폰 포렌식···이번주 결과사라진 친구 휴대폰 수색도 계속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사망한 대학생 손정민(22)씨의 장례 절차가 마무리됐지만, 손씨의 사망 원인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5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손씨가 실종됐던 한강공원 인근 CC(폐쇄회로)TV와 차량 블랙박스 등을 확보하고 당일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확보한 영상 가운데 손씨의 당일 행적이 담긴 영상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손씨 등이 찍힌 영상이 있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또 경찰은 또 손씨의 친구 A씨가 갖고 있던 손씨의 휴대폰에 대한 포렌식 작업도 진행 중이다. 포렌식 결과는 이르면 이번 주 중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사건 당일 손씨와 함께 술을 마신 후 취한 상태에서 자신의 것이 아닌 손씨의 휴대폰을 들고 귀가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손씨 시신 발견 직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시신 왼쪽 귀 뒷부분에는 손가락 2마디 크기의 자상 2개가 있었으나, 국과수는 이 상처가 직접적인 사인은 아니라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사건 발생 이후 약 10일이 지난 이후에도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자, 수사기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손씨의 죽음이 단순 사고가 아닌 사건으로 보인다며 진상을 규명해달라고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온 지 하루 만에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정부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손씨의 아버지는 ‘경찰 수사가 미흡하지 않게 해달라’는 취지의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한편 중앙대 의대 본과 1학년 재학생인 손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쯤부터 이튿날 새벽 2시까지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친구 A씨와 술을 마신 뒤 잠들었다가 실종됐다. 이후 닷새 뒤인 지난달 30일 한강 수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퇴출 리스크에도 중국 기업들이 뉴욕증시로 몰려가는 까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퇴출 리스크에도 중국 기업들이 뉴욕증시로 몰려가는 까닭

    중국 온라인 보험사인 수이디(水滴·Waterdrop)공사가 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실시한다. 수이디공사는 이번 뉴욕 증시에 상장을 통해 3억 6000만 달러(약 4041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라고 홍콩 경제일보(經濟日報) 등이 보도했다. 수이디공사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서 주당 10~12달러의 주식예탁증서(ADS) 3000만주를 매각할 계획을 밝혔다. 그러면서 뉴욕 증시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 가운데 50%는 의료보건 서비스 확충과 보험업무 운영, 30%는 연구·개발(R&D), 나머진 일반 용도에 사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 기업들이 올들어 미국 증권시장의 기업공개(IPO)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악의 갈등 국면으로 치닫는 미중관계에 따른 미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에도 중국 기업들은 여전히 뉴욕 증시를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 등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뉴욕증권거래소나 나스닥 등 뉴욕 증시 기업공개(IPO)로 중국 기업들이 조달한 자금은 모두 66억 달러(약 7조 40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8억 달러의 8.2배이고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이다. IPO 규모가 가장 컸던 중국 업체는 지난 1월 21일 뉴욕 증시에 상장한 중국 최대 전자담배 업체인 우신커지(霧芯科技·RLX)로 13억 9800만 달러를 끌어모았다. 텅쉰(騰迅·Tencent)의 지원을 받는 기업용 클라우딩 컴퓨터 플랫폼인 투야즈넝(塗鴉智能·TUYA)이 9억 1500만 달러, 지식공유업체 즈후(知乎)가 5억 2300만 달러의 자금을 각각 조달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중국 최대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滴滴追行)이 오는 7월 뉴욕증시 상장을 목표로 상장심사를 신청한 상태다. 디디추싱은 상장 후 시가총액 1000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통상 시총의 10% 가량을 상장으로 조달한다는 점에서 IPO 규모는 100억 달러 안팎으로 관측된다. 텅쉰이 투자한 ‘트럭판 우버’로 불리는 중국 트럭공유 스타트업 만방(滿幇·Full Truck Alliance)도 20억 달러 규모 IPO를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중국 기업의 미국 IPO 규모는 올해 연간 기준으로 무난히 최고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 두 건만 더해도 모두 186억 달러로 지난해 기록을 넘어선다.여기에다 지난달 23일 자전거 공유 등 모빌리티서비스 업체인 하뤄추싱(哈囉出行·Hello Chuxing) 역시 20억 달러 조달 목표로 뉴욕 증시 상장을 신청했다. 중국 기업의 뉴욕 증시 상장의 연간 최고 기록은 알리바바그룹이 25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던 2014년 257억 달러 규모다. 지난해 150억 달러가 그 다음이다. 미중 패권 쟁탈전이 가속화하고 ‘중국판 스타벅스’로 불리던 루이싱(瑞幸·Luckin)커피 회계부정 사건으로 중국 기업에 대한 미 규제당국의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데도 뉴욕 증시의 문을 두드리는 중국 기업들이 오히려 늘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중국 기업들은 2013년 체결한 ‘미중 회계협정’에 따라 감리를 면제받고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감리를 받아왔다. 하지만 미 금융당국은 중국 기업에 자국 기업과 동일한 상장 기준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새 규정이 적용되면 중국 기업들은 중국 당국뿐 아니라 미 당국의 재무감사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규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뉴욕증권거래소나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돼 퇴출될 수 있다. 이처럼 IPO 조건이 악화돼도 중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우선 세계 투자자들의 풍부한 자금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대형 우량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이 32배 정도인데, 중국 증시를 대표하는 대형주 지수인 CSI 300지수의 PER(19배)보다 훨씬 높은 만큼 중국 기업들의 상승 여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적자 기업도 상장을 허용하는 유연한 규정도 중국 기업에는 매우 매력적이다. 지난해 뉴욕증시에 상장한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小鵬)자동차와 온라인 부동산중개 서비스업체 베이커자오팡(貝殼找房)이 대표적이다. 샤오펑의 지난해 상반기 영업수익은 10억 위안(약 1730억원)으로 전년(12억 3000만 위안)을 밑돌았다. 다만 적자 규모가 19억 2000만 위안에서 8억 위안으로 축소됐을 뿐이다. 베이커자오팡 역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017부터 2019년까지 각각 5억 3800만 위안, 4억 2800만 위안, 21억 8000만 위안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달 상장을 신청한 하뤄추싱도 지난해 순손실 11억 위안을 기록했다. 탄췬자오(譚群釗) 펑허우(豊厚)캐피털 창업파트너는 “이들 두 기업은 커촹반 상장 조건에 부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미 증시 상장을 결정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상장 절차가 비교적 간단해 핀테크 등 테크기업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디디추싱이 뉴욕 증시를 두드린 것도 홍콩거래소가 차량공유 사업모델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기 때문이라고 FT는 분석했다. 스테파니 탕 호간 로벨스 중화권 사모펀드 책임자는 “미국의 중국 기업 제재 착수는 중국 기업의 미 IPO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이 리스크가 중국 기업의 뉴욕증시행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 증시 상장을 바라는 투자자들의 압박도 요인으로 작용한다. 달러자금 투자자들이라면 해외시장 상장을 요구할 가능성이 큰 까닭이다. 샤오펑자동차와 베이커자오팡의 경우 알리바바와 텅쉰이 주요 투자자로 있는 만큼 뉴욕 증시 상장에 큰 이점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치밍(啓明) 벤처파트너스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인터넷 기업을 등에 업은 두 기업은 미국 상장에 강점을 갖고 있다”며 “특히 베이커자오팡은 미국의 유명 벤처캐피털인 세쿼이어캐피탈과 중국 힐하우스 캐피털그룹의 투자도 받고 있는 만큼 더욱 유리하다”이라고 분석했다. 상장 여건이 까다로운 홍콩이나 상하이 증시의 커촹반(科創板·과학기술주 중심의 시장)으로의 재상장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도 중국 기업들의 뉴욕행을 부추긴다. 홍콩이나 커촹반 증시의 상장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중국 기업들이 먼저 문턱이 비교적 낮은 미국 증시에 상장한 뒤 다시 홍콩과 A주(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된 주식) 시장으로 재진입하는 방법을 선택한다는 얘기다. 뉴욕과 홍콩증시에 이중 상장하는 중국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이 이런 연유에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이 이중 상장으로 벌어들인 자금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170억 달러, 80억 달러를 넘어섰다. 블룸버그는 “디디추싱이 향후 홍콩에서 이중 상장할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하지만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은 여전히 상장 폐지될 리스크를 떠안고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는 지난달 ‘외국회사문책법’에 따라 외국 정부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거나 미 상장기업 회계감독위원회(PCAOB) 감리를 3년 연속 통과하지 못한 기업은 미국에 상장할 수 없게 하는 규정을 발효했다. 적용 대상은 외국 기업 전체이지만 사실상 중국 기업을 겨냥한 규정으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 법무법인 프레쉬필즈 브룩하우스 데링거의 캘빈 라이 파트너는 “미국과 중국 간 갈등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들의 미국 상장은 계속될 것”이라며 “이들 기업은 미중 갈등이 리스크이긴 하지만 파국으로까지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지나친 우려는 일축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책 잘 만들고 싶으면 이 책 보세요”…사공영 편집자

    “책 잘 만들고 싶으면 이 책 보세요”…사공영 편집자

    “책을 만들면서 제가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책의 가장 큰 수혜자는 아마 저일 거예요.” 출판사 유유의 사공영 편집자가 최근 완간한 ‘책 만드는 법’ 시리즈 8권을 펼쳐보이며 웃었다. 지난해 9월 ‘문학책 만드는 법’을 시작으로 경제경영, 역사, 실용, 인문교양, 에세이, 사회과학, 그리고 이번 달 ‘과학책 만드는 법’까지 마무리 지었다. 책 만드는 이들을 가리키는 편집자들을 위한 길잡이 책으로,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크기지만 선배들의 노하우를 듬뿍 담았다. 예컨대 ‘과학책 만드는 법’에는 새로운 과학책 저자를 찾는 방법을 설명하고, ‘역사책 만드는 방법’에는 지도 편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각주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다는지가 실렸다. ‘문학책 만드는 법’에는 좋은 책 제목을 붙이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시리즈는 2019년 1월 출간한 이옥란 편집자의 ‘편집자 되는 법’에서 시작했다. 출간 이후 집담회를 열었는데, 열기가 생각보다 대단했다. 50명 정도나 올 거로 예상했지만, 신청자가 수백명을 넘었다. 사공 편집자는 “신청한 이들 대부분이 일반 독자가 아니라 편집자들이었다”면서 “현직에서 일하지만 어떻게 일을 해야 할지 잘 모르거나, 더 잘하고 싶은 이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분야별로 세분화해 책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공 편집자는 분야별로 최소 10년 이상 일한 선배 편집자 8명을 필자로 섭외했다. ‘문학책 만드는 법’ 저자 강윤정 편집자는 청림출판, 마음산책 등에서 일했고 지금은 문학동네에서 국내소설과 산문집, 문학동네시인선 등을 만든다. ‘과학책 만드는 법’ 저자 임은선 편집자는 승산, 사이언스북스, 바다출판사를 거쳐 지금은 휴머니스트에서 일하는데, 과학책을 주로 만드는 드문 경력의 소유자다. ‘역사책 만드는 법’의 저자 강창훈 편집자는 사계절 출판사에서 ‘아틀라스 역사 시리즈’로 2016년 한국출판문화상을 받기도 했다. 나름 편집자 세계에서는 유명한 저자들의 경험을 모은다는 소식에, 시작 전부터 인기가 뜨거웠다. 지난해 7월 한 펀딩 사이트에서 모금을 시작하니 첫날 바로 모금액 100%를 달성했고, 목표액 500%를 훌쩍 넘을 정도였다. “편집자들이 믿고 참고할 수 있는 책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잘 들어맞은 거 같아요. 실제로 저도 편집자로 일하다보니 문학책만 만들면 사회과학 분야라든가 과학, 역사 책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출판사 대부분이 규모가 작아 편집자의 이직이 잦습니다. 또 편집자의 관심사도 달라지기 마련인데, 다른 분야를 참고할 수 있으니 반응이 좋았던 게 아닐까요.” 편집자이거나, 편집자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무조건 사야 하는 책으로 소문난 책은 지금도 꾸준히 팔린다. 사공 편집자는 “사회의 목소리나 메시지를 담은 게 책이고, 그걸 책으로 만드는 게 편집자의 역할 아니겠느냐”며 “편집자들의 목소리를 책에 잘 담은 이번 책처럼, 앞으로도 누군가의 목소리를 잘 들어 좋은 책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초파리는 울트라 마라토너?…몸길이의 600만 배 이동 (연구)

    초파리는 울트라 마라토너?…몸길이의 600만 배 이동 (연구)

    초파리는 여름철 과일이나 음식물 쓰레기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곤충이다. 그런데 이 작은 곤충은 과연 얼마나 먼 거리에서 온 것일까?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Caltech) 연구진은 초파리가 생각보다 상당히 먼 거리에서 날아왔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초파리는 한 번 비행에 최대 12~15㎞를 이동할 수 있다. 이는 초파리 몸길이의 600만 배에 달하는 엄청난 거리다. 초파리가 매우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는 주장은 이미 20세기 중반에 등장했다. 1940년대 미국 남서부의 초파리를 수집해 연구한 과학자들은 의외로 초파리의 유전적 변이가 적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초파리가 꽤 먼 거리를 이동해 서로 교배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후 과학자들은 야생 초파리에 대한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작은 크기와 달리 초파리의 장거리 비행 능력이 탁월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형광 물질로 표시한 초파리를 풀어 놓고 다음 날 주변 지역에서 초파리를 포획한 결과 무려 15㎞ 떨어진 지점에서도 형광 물질로 표시된 초파리를 찾을 수 있었다. 캘리포니아공대의 마이클 디킨슨 교수와 케이트 리치 박사는 초파리의 비행 능력을 좀 더 확실하게 알아내기 위해 모하비 사막 한가운데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바람이 거의 없는 날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사막에서 초파리를 풀어준 다음 1㎞ 떨어진 장소에 원형으로 배치한 10개의 초파리 덫에 도달하는 시간을 조사했다. 초파리는 비행 능력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후각도 뛰어나 매우 먼 거리에서도 과일 냄새를 맡고 날아온다. 연구진은 초파리 덫에 사과 주스와 샴페인 효모를 섞은 사료를 넣고 초파리를 유인했다. 예상대로 풀어준 초파리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초파리 덫에 도달해 맛있는 사료를 먹었다. 10번에 걸친 실험 결과 초파리는 1㎞를 비행하는 데 16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으로 치면 천천히 걷는 정도이지만, 초파리의 몸길이를 생각하면 매우 빠른 비행 속도다. 연구진은 초파리가 최대 2시간 정도 먹지 않고 비행할 수 있기에 1회 최대 비행 거리가 12~15㎞ 정도라고 추정했다. 몸길이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사람이 한 번에 1만㎞를 이동하는 것과 같은 수준이다. 물론 다리로 걷는 것과 하늘을 비행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지만, 연구진은 인간으로 치면 초파리는 42.195㎞의 일반 마라톤보다 훨씬 먼 거리를 이동하는 울트라 마라톤 선수에 비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흔히 유전자 연구에 사용되는 실험동물로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는 초파리 자체도 정말 놀라운 생물이라는 사실을 다시 보여줬다. 이 놀라운 능력의 비결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 과학자들의 다음 과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1200년 전 어린이들의 손 자국…멕시코 동굴벽화 발견

    1200년 전 어린이들의 손 자국…멕시코 동굴벽화 발견

    멕시코의 한 동굴에서 마야문명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핸드프린트(손바닥 자국)가 다수 발견됐다. 고고학자들은 마야문명 때 종교의식을 거행하면서 주민들이 남긴 손바닥 자국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손바닥 자국 대부분이 어린이들의 것으로 보여 추가 연구가 요구되는 부분이 많다는 게 학계의 설명이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손바닥 자국가 다수 발견된 동굴은 유타칸 반도 북부에 있다. 동굴 벽에는 최소한 137개로 추정되는 손바닥 자국이 찍혀 있다. 물질의 성분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검은색과 빨간색 잉크를 손바닥에 바른 후 바위벽에 남긴 손바닥 자국들이다. 고고학자들은 “어른의 손바닥과 비교할 때 현저하게 작은 것들이 많아 손바닥 자국을 남긴 이들은 당시 아이들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학계가 추정하는 손바닥 자국을 찍은 시기는 최소한 1200년 전이다. 마야인들이 종교의식을 거행하면서 남긴 손바닥 자국이라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건 동굴 위에 뻗어 있는 케이폭 나무이다. 동굴 위에는 높이 15m 정도의 케이폭 나무가 하늘을 받치듯 가지를 넓게 뻗은 채 자리하고 있다. 마야인들은 케이폭 나무가 가지로 하늘을 지탱하고 뿌리로 지하세계를 엮어준다는 신앙적 믿음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고고학자 세르히오 그로스진은 “케이폭 나무 바로 밑에 뚫려 있는 동굴에서 핸드프린트가 다수 발견된 건 우연으로 보기 힘들다”며 “아동기에서 청소년기로 넘어가는 아이들을 모아놓고 성인식 비슷한 종교의식을 거행한 게 아니냐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손바닥의 크기로 볼 때 손바닥 자국을 남긴 이들이 대부분 아이인 것으로 보이는 건 이런 이유에서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손바닥 자국의 색깔에도 의미가 있다고 한다. 검은색은 죽음을, 빨간색은 전쟁이나 생명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고고학계는 “아이들이 동굴에 들어가 먼저 검은색 손바닥 자국을 찍고 한동안 지낸 후 동굴 밖으로 나오기 전 다시 빨간색 손바닥 자국을 남긴 것 같다”며 “색깔의 의미를 연결해 분석하면 의식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동굴에선 바위벽에 새겨진 얼굴 조각상과 6개 벽화도 발견돼 고고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영상 캡처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배민아의 일상공감] 나의 티는 너의 들보보다 거슬린다

    [배민아의 일상공감] 나의 티는 너의 들보보다 거슬린다

    디지털카메라가 등장하기 전 취미로 사진의 매력에 푹 빠진 때가 있었다. 지금은 촬영한 사진을 바로 확인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몇 번이고 다시 찍을 수 있지만 필름 카메라 시절에는 찍힌 결과물을 얻기 위해 꽤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했다. 같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끼리 주제를 정해 출사를 나가고, 인화한 사진으로 품평회를 하며 조금씩 사진에 대한 욕구를 키워 가다 집 안의 구석진 창고 방에 사진 작업실을 꾸몄다. 검정 시트지로 사방을 도배하고 흑백용 확대기까지 구입하니 제법 그럴싸한 암실이 차려졌다. 흑백 필름에 담긴 사진을 인화지에 표현하려면 촬영한 필름을 빛이 차단된 검정 주머니 안에서 풀어 릴에 감은 후 약품을 넣은 현상용 통에서 현상과 정착, 건조의 과정을 거친다. 그다음 현상기에 필름을 올려 원하는 크기와 초점을 맞춰 인화지에 상을 옮기고 온도와 비율을 맞춘 용액에 담그면 서서히 인화지에 이미지가 구현된다. 표현하고 싶은 이미지를 상상하며 노출과 초점, 심도와 구도를 맞춰 촬영한 피사체가 인화지에 서서히 드러나는 것을 지켜보는 시간은 디지털 시대에는 경험할 수 없는 기대와 설렘의 시간이었다. 찰나의 순간이 담긴 흑백 사진이 다소 거칠면서도 따뜻하고 정제된 질감으로 그때의 추억을 고스란히 전해 주지만 아쉽게도 내 모습의 사진은 전무하다. 요즘은 셀카봉에, 음성이나 동작을 인식하는 셀카 모드로 혼자서도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지만 누군가 셔터를 눌러 줘야 했던 때에는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것이 어색하고 쑥스러웠고, 그나마 찍은 사진들도 인화 처리를 충분히 하지 않아 일찍 수명이 끝나 버렸기 때문이다. 인화 현상은 용액에 더 노출할수록 선명하고 색이 짙어지지만 조금 빨리 꺼내면 전체적으로 흐리며 약간의 뽀얀 느낌을 줄 수 있다. 후보정이나 포토샵이 없던 때에 인화액에 담그는 시간으로 나름 포샵 효과를 준 것이었으나 결국 빛바랜 사진처럼 뿌옇고 흐린 사진은 오래 보관되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의 사진은 주름살, 주근깨, 광대뼈 그늘까지도 디테일하게 담아내고자 적정 시간 인화하는 정석을 따랐지만 내 사진에 대해서는 얼굴의 작은 점 하나, 다크서클까지도 눈에 거슬려 이미지가 채 나타나기도 전에 인화를 멈춰 버린 것이 사진이 오래가지 못한 원인이 됐다. 요즘은 아예 보정 편집이 자동으로 되는 스마트한 카메라로 잡티와 주름, 피부결까지 보정돼 각종 SNS에 프로필 사진을 걸어야 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평화와 자신감을 주고 있어 다행이다. 대개의 사람이 사진을 볼 때만큼은 남에게는 관대하고 자신에게는 박하다. 표정이 채 완성되기 전에 찍힌 어설픈 사진도, 심지어 눈을 반쯤 감은 사진도 내가 아니면 멋지고 잘 나왔다며 칭찬하지만 있는 그대로 진실하게 표현된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는 조그마한 잡티까지도 거슬리는 것이 인지상정인가 보다. 성경은 자기 눈의 들보에는 관대하고 남의 눈의 작은 티를 지적하는 오만함을 지적하지만 사진에서만큼은 남의 들보는 무조건 용서되고 내 작은 티 하나가 거슬리는 성인군자가 된다. 사진의 본디 가치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포착해 진실을 보여 주는 데 있지만 시대가 바뀌어 후보정으로 더 높은 가치와 예술성을 담은 사진 작품을 창조하듯 우리의 사진도 포샵으로 세상을 조금 아름답게 담을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은 거 같다. 단 너무 과하지 않아 그것의 본질을 증명하는 데 문제가 없다면 말이다. 타인의 단점은 크더라도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내 단점은 작더라도 철저하게 꾸짖고 따진다면 좀더 유연한 세상이 될 것 같다. 남에게는 봄바람처럼 따뜻하게 대하고(待人春風), 나에게는 가을 서리처럼 엄하게 대하라(持己秋霜)는 채근담의 교훈을 프로필 사진을 보정하며 배우게 된다.
  • “‘외인구단’의 엄지처럼 씩씩한 딸”… “이젠 ‘엄지 아빠’ 만들어 줄게요”

    “‘외인구단’의 엄지처럼 씩씩한 딸”… “이젠 ‘엄지 아빠’ 만들어 줄게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은 아버지와 딸들의 이야기로 많은 공감을 얻으며 오랜 시간 사랑받은 작품이다. 가난하지만 진심으로 가족을 사랑하는 자상한 아버지가 자신의 신념을 흔드는 딸들의 선택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뭉클하게 그렸다. 서울시뮤지컬단이 창단 60주년을 맞아 선보인 이번 공연에 좀더 특별한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가 무대에 담겼다. 무대 디자인을 맡은 이엄지(39)씨가 아버지와의 시간을 곳곳에 녹였는데, 그 아버지가 만화가 이현세(65) 작가다. 대표작 ‘공포의 외인구단’ 속 사랑스러운 소녀의 이름을 딸에게 지어준 아버지와 늘 그림 그리던 아버지 등을 바라보며 자란 뒤 무대에서 세상을 그리고 있는 딸. 종이와 무대에, 방법은 다르지만 그림으로 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를 꾸며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부녀의 이야기를 최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이현세씨의 작업실에서 들었다.‘우리 아빠네….’ 엄지씨가 ‘지붕 위의 바이올린’ 대본을 읽고 떠올린 생각이다. “그동안 고전 작품은 잘 안 들어왔는데 신기하게 이 작품이 저를 찾아왔어요. 아빠와 제 이야기 같아 금방 감정이입도 됐죠.” 러시아의 작은 유대인 마을을 배경으로 한 극에서 아버지 테비예는 땅도 집도 없이 떠돌아다니는 신세다. 가난하지만 억척스럽게 일하며 아내, 다섯 딸들과 행복한 삶을 일군다. 삶은 지붕 위 바이올린처럼 위태롭지만 전통의 힘으로 굳게 지탱한다. 그러나 딸들은 줄줄이 중매결혼이라는 전통에 어긋나는 사랑을 택한다. 그것도 매우 험난해 보이는 길을 나서겠다는 딸들에게 번번이 화를 내고 배신감을 토로하지만 테비예는 결국 “전통도 바뀔 수 있다”며 평생 지킨 신념마저 뒤집고 진정한 사랑과 포용으로 딸들을 감싼다. 이 작가와 엄지씨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몇 차례나 있었다. “엄지가 진로를 정할 때와 결혼을 할 때 특히 많이 부딪쳤다”고 이 작가가 먼저 기억을 꺼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다 미국으로 유학 간 엄지씨가 전공을 조소로 바꾸겠다고 한 일이다. “힘이 많이 필요하고 외로운 작업”이라는 게 진로 변경을 말린 이유였다. 그는 “평생 혼자 만화를 그려 온 외로움을 권하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후에 무대 디자인을 하겠다는 데 마음이 놓였다. “무엇보다 무대 디자인은 여럿이 함께하는 작업이니 걱정이 덜 됐죠.”엄지씨가 비슷한 일을 하는 짝과 가정을 꾸리겠다고 했을 때도 이 작가는 몇 번이고 만류했다. 그러나 결국 등산길을 조용히 따라와 응원을 구하는 딸의 손을 잡았다. “딸을 믿는 마음이 더 크기도 하고, 딸을 잃기 싫으니까 져 주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담담하지만 깊었다. “아버지들은 험한 세상을 살아왔으니 가능하면 딸이 편하게 출발하길 바라요. 내가 10리를 뛰어야 했다면 딸은 자동차를 태워서 보내고 싶죠. 그런데 딸들은 비바람 맞으며 달려가 보겠대요. 그 길이 훤히 보이지만 눈에 불을 켜고 자신 있다는 씩씩한 딸을 믿고 지켜볼 수밖에 없죠.” 사랑을 찾아 떠나는 딸들의 뒷모습을 쓸쓸히 바라보는 테비예를 두고 엄지씨는 ‘내가 아빠에게 이런 무게감을 드렸구나. 이럴 때 상처받으셨겠구나’라며 그 마음을 더욱 헤아리게 됐다고 했다. 늘 자신을 믿어 준 아버지의 감정을 비로소 제대로 읽게 된 것이다. 엄지씨가 ‘엄지’였기에 부녀의 애달픈 감정이 훨씬 촘촘하게 짜이기도 했다. “만화를 시작한 때부터 딸 이름을 엄지로 짓겠다고 결심했다”는 이 작가는 “가장으로서 전통을 지키려는 마음과 작가로서의 신념이 부딪친 결과”라고 부연했다. 그는 ‘공포의 외인구단’ 등장인물 작명 이야기를 꺼냈다. “청소년 성장 만화의 기본 덕목을 캐릭터에 담았어요. 까치는 도전, 엄지는 사랑, 백두산은 우정, 승리는 꿈인 거죠.” 특히 엄지에겐 엄지공주처럼 작은 소녀가 모든 고난과 역경을 이기며 모험을 떠난다는 의미를 주었다. “딸이 태어나서 부딪힐 세상이 결국 모험의 여정이니 잘 이겨내고 성장해야 한다는 뜻으로 같은 이름을 지으려 했죠.” 그러나 4대가 함께 살던 대가족 안에서 첫 손주 이름을 직접 짓겠다는 큰할머니 뜻을 거스를 순 없었다. 그래서 첫째는 주명, 둘째는 엄지가 됐다. 찬찬히 설명하는 아버지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엄지씨는 “할머니 때문인 건 알았지만 제 이름에 그런 깊은 뜻이 있는 줄은 몰랐다”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사실 엄지씨에겐 달갑기만 한 이름이 아니었다. 특히 학창 시절에 많이 버거웠다. “선생님들의 관심은 차라리 감사했어요. 학기 초마다 모르는 친구들에게 ‘이현세 딸이래’, ‘이현세 딸이 저것도 못해?’ 등 눈길을 많이 받았죠. 한 학기가 지나서야 저도 ‘보통 친구’가 될 수 있었고요.” 그 곤혹스러움을 아버지가 모를 리 없었다. 유난히 ‘잘해야지, 욕먹지 말아야지’ 애쓰는 모습이 보여 안쓰럽기도 했다. “어딜 가나 ‘네가 엄지냐?’라는 관심을 받으니 늘 실수하지 않으려고 고생을 많이 했을 거예요. 다 알고 있었지만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무대 디자이너가 된 뒤에도 한동안 따라붙는 아버지의 그림자가 엄지씨에겐 당연히 부담이 됐다. 다만 어린 시절과 달리 아버지와의 시간이 한참 쌓인 뒤부턴 생각을 서서히 바꿨다. “그늘을 오히려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내가 좀더 잘해서 아빠가 ‘이엄지 아빠’라는 말을 들으실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했죠.” 어릴 때 본 ‘외인구단’ 속 인물들이 성인이 된 뒤 다르게 와닿듯, 엄지씨는 성장할수록 그동안 자신을 든든하게 지켜준 아버지 그늘이 얼마나 크고 넉넉했는지 새삼 알아갔다. “돌아보니 아빠는 굉장히 개방된 분이고 항상 제 이야기를 들어 주려고 노력하셨다”면서 “특히 어떤 고민을 할 때 ‘아빠로선 이렇게 했으면 좋겠는데 인생 멘토로서의 의견은 이렇다’며 구분을 해서 조언을 해 주셨다”고 엄지씨는 말했다. “그런 경험들이 쌓이니 내 뒤엔 아빠가 언제나 든든하게 지켜주시고, 앞에선 인생 멘토가 끌어주는 것 같아 많은 힘을 얻었어요.” 엄지씨는 아버지를 떠올리게 한 이 무대에 아버지를 듬뿍 담았다. 우선 검은색 선들로 배경을 그렸다. “예전 아빠 그림이 오로지 선으로 모든 감정이 표현됐 던 것처럼 무대도 입체가 아닌 평면으로 흑과 백, 선의 굵기와 질감 차이를 드러냈다”는 설명이다. 검은 선 위에는 빛과 영상으로 쨍한 원색을 비췄다. 아버지와 함께 떠올린 샤갈 그림 때문이었다. “샤갈은 무거운 색을 썼지만 꿈같이 따뜻하고 낭만적인 느낌이 들거든요. 아버지도 무겁지만 큰 그늘이 되어 저를 포근하게 감싸 주셨어요.” 속마음을 이야기하면서도 서로 눈을 지그시 바라보며 미소를 머금는 부녀의 얼굴이 그간 두 사람의 대화 시간을 가늠케 했다. 엄지씨는 대화 도중 이 작가의 휴대전화 알람이 울리자 “아빠 쉬는 시간”이라고 살뜰하게 챙겼다. 종일 책상에 앉아서 만화를 그리는 이 작가가 한 시간에 한 번씩은 일어나 몸을 움직이도록 알람을 설정해 둔 것이다.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에 울림을 준 그림을 그린 부녀가 다시 서로를 다독이며 건넨 말들은 아마도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많은 아버지와 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로도 들린다. “가족도 결국은 흔들리는 나무 꼭대기에 지은 까치둥지 같습니다. 그 안에서 만사 해결되는 것 같지만 밑에서 보기엔 위태롭기 그지없죠. 딸이 자랑스러우면서도 볼 때마다 짠한 게 있어요. 부모 둥지를 떠나 새로운 둥지를 만들겠다는데 독수리처럼 튼튼하게 시작하는 딸들이 얼마나 될까요. 다 외풍 심한 까치집이죠. 그래도 굳세게 버티고 있는 게 대견해요.” 이 작가는 유독 애틋한 눈길로 엄지씨를 바라봤다. “큰 둥지가 되지 않아도 좋으니 자기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남들에게 피해 주지 않으면서 신념과 가치, 예술로 든든히 둥지를 지키며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잘 지내겠지.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할 거야’란 테비예 대사에 많이 뭉클했다는 엄지씨는 “매일 바쁘고 치열한 내가 얼마나 궁금하셨을지 그 마음을 이제야 이해하게 됐다”면서 “많이 어렵겠지만 더도 덜도 말고 아빠처럼 늘 옆에서 기다리고 지켜주는 부모가 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했다. “아빠가 큰 나무로 만들어 주신 그늘 덕분에 시원하고 편하게 잘 자랐어요. 이제 제가 힘이 되어 드리고 싶어요. ‘이엄지 아빠’가 되실 수 있게 열심히 달릴 테니 지금처럼 옆에서 든든히 계셔 주세요.”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성동, 오늘 살곶이 자동차극장 무료 운영

    성동, 오늘 살곶이 자동차극장 무료 운영

    ‘어린이날 자동차극장에서 영화 한 편 보세요.’ 서울 성동구가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살곶이 체육공원 대운동장에 무료 자동차극장을 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 어린이들에게 즐거운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쥬라기월드’ 등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영화를 선정, 725인치(가로 18m, 세로 9m) 크기의 대형화면으로 가족과 함께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자동차극장은 구가 지난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쳐 있는 구민들의 ‘심리적 방역’을 위해 전국 최초로 만들었다. 지난해 상반기 31회, 4493차량이 방문하는 등 호응을 얻었다. 하반기까지 운영을 연장해 총 40회, 5867대의 차량이 다녀갔다. 올해도 우선 사전예약(차량 150대)을 한 결과 100%의 예매율을 기록했다. 어린이날 당일까지 총 1457대가 방문한다. 구는 지난해 9월 ‘희망의 인공달’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름 12m의 대형 달과 21개의 작은 달 조형물을 설치하는 이벤트였다. 올해 초 ‘2020 앤어워드(Awards For New Digital Award)’의 디지털 광고&캠페인 부문 정부·공공·지자체 분야에서 최고상인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구는 자동차극장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총괄적인 안전지침을 마련했고, 곳곳에 안내문을 게시하고 사고예방 안전요원을 배치했다. 또 구급차를 대기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운영본부에 손소독제 및 체온계를 비치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앞으로도 심리 방역과 함께 문화적 갈증 해소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4월 물가 2.3% 껑충… 서울 수도요금 인상

    4월 물가 2.3% 껑충… 서울 수도요금 인상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3% 올라 3년 8개월 만에 가장 많이 뛰었다. 지난달에 국한된 것이지만 한국은행의 연간 목표치 2.0%를 웃돌아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저효과와 함께 국제유가 상승, 고공행진을 계속한 ‘밥상 물가’가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같은 긴축을 고려할 단계는 아니지만 정부와 한은이 주의 깊게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서울시가 9년 만에 수도요금을 올려 공공요금 인상 우려도 가중됐다. 4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39(2015년=100)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2.3% 올랐다. 2017년 8월(2.5%)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지난해 0.4%에 그쳤던 물가상승률은 지난 2월(1.1%) 1%대를 회복한 뒤 계속 상승 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체감지표인 생활물가지수는 2.8%로 상승 폭이 더 컸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높았던 건 기저효과가 작용한 측면이 있다. 비교 대상인 지난해 4월엔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되면서 물가상승률이 0.1%에 그쳤다.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탄 원인도 있다. 지난해 4월 배럴(158.9ℓ)당 20달러에 턱걸이했던 두바이유는 현재 60달러대를 형성 중이다. 지난해 수해와 겨울 한파, 조류인플루엔자(AI) 등으로 주요 농축산물 가격이 13.1%나 상승하는 등 강세가 지속됐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주목받는 건 한은의 올해 물가안정 목표치(2.0%)를 넘었기 때문이다. 한은은 장기적으로 달성해야 할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미리 제시하고 이에 맞춰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물가안정 목표제를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물가상승률이 계속 2%를 웃돈다면 기준금리(현재 0.5%) 인상을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지난달 15일 개최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상당수 위원들은 물가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한은이 이날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위원은 “(한은) 관련 부서는 앞으로 물가의 흐름이 어떠할 것으로 보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분기 중 일시적으로 2% 내외로 커졌다가 다시 둔화될 것으로 본다”며 “다만 기저효과나 공급 측 요인의 영향이 꽤 크기 때문에 하반기 중 물가 여건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잠재한 상태”라고 답했다. 정부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자료를 내고 “농축산물 가격 강세가 둔화되고 국제유가도 안정될 것으로 전망돼 연간 물가상승률이 2%를 웃돌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건 사실이지만 당장 긴축을 고려할 때는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 주는 근원물가는 지난달에도 1%대(1.4%)로 한은이 통화정책 변화를 고려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식품과 생활물가가 높게 나온 건 정부가 공급 확대 정책으로 풀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시의회는 수도요금을 연평균 t당 73원씩 3년에 걸쳐 총 221원 올리는 내용을 담은 서울특별시 수도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사용분부터 인상된 수도요금이 적용된다. 가정용은 t당 360원에서 390원으로 오름에 따라 4인 가족 기준으로 월평균 720원을 추가로 부담하게 될 것으로 시는 전망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서울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안광석 서울시의원, 지역인재활용·사회적 취약계층 고려 및 시민중심의 시정운영 당부

    안광석 서울시의원, 지역인재활용·사회적 취약계층 고려 및 시민중심의 시정운영 당부

    서울특별시의회 안광석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북4)은 4월 23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2021년 제300회 임시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관부서 업무보고에서 지역인재활용, 사회적 취약계층 고려 및 시민중심의 시정운영을 합리적으로 시행할 것을 당부했다. 안광석 의원은 4월 23일 시민소통기획관 업무보고에서 삼각산 시민청 민간위탁 사업과 관련하여, 지역 커뮤니티와 지속적인 소통을 가지고 지역인재들이 적재적소에 활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안 의원은 민간위탁 계약기간의 종료 시점인 2023년 이후에는 삼각산 시민청 운영이 지역커뮤니티와 지역인재 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검토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안 의원은 강북구 수유동 126번지에 서울시가 추진 중인 삼각산 시민청 이전부지 조성계획과 관련하여 “삼각산 시민청 이전은 강북구민의 숙원사업이기 때문에 차질 없이 진행되어야 한다. 비록 수익성이 낮다고 하더라도 삼각산 시민청은 강북구민은 물론 서울시민의 편의시설이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으로 바뀌었다고 진영논리에 우왕좌왕 하지 않고 예정대로 진행되어야 하는 사업”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였으며, 이어서 안 의원은 “현재 삼각산 시민청은 원래 취지에 부합하지도 않을 뿐더러, 부지가 매우 협소하여 주민편의 시설로서 제 기능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적절한 크기의 새로운 부지로 이전해서, 주민들이 모든 분야에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확충하는 방법으로의 이전 건립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의 질의에 시민소통기획관은 “안 의원님의 말씀대로 삼각산 시민청 이전 건립에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강북구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추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대답했다. 안 의원은 “삼각산 시민청 외에도 현재 추진하고 있는 5개 권역별 시민청도 매우 중요한 사업이다. 이 사업들도 확실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향후에는 25개구 모두 시민청을 건립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였으며, 시민소통기획관은 “삼각산 시민청과 마찬가지로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현재에는 25개구 시민청 건립의 계획은 없지만, 권역별 시민청을 완료한 이후 25개구에도 시민청을 건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4월 27일 관광체육국 업무보고에서 안 의원은 관광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 사업과 관련하여 새로운 관광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우수업체를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정에서 탈락한 업체가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선정에서 탈락한 업체가 더욱 발전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안 의원은 스포츠강좌이용권사업과 관련하여, 부정수급에 대한 실태조사 및 방지 대책을 지속적으로 강구할 것을 주문하는 동시에, 서울시 차원에서 스포츠강좌이용권사업 대상자들이 지각하는 만족도 및 개선사항 등의 의견을 조사하여 정책에 반영할 것을 당부했다. 안광석 의원은 4월 30일 문화본부 업무보고에서 삼청각 리모델링 및 활성화 사업과 관련하여, 서울시에서 삼청각 리모델링 후 공연장, 전시실 및 시민편의시설 등으로 운영하는데 있어서 시민들이 이용하는데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시민중심의 운영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안 의원은 서울문화재단에서 실시하고 있는 예술교육 및 프로젝트 등과 관련하여, 교육 및 프로젝트 참여자의 성별, 연령, 소득수준 및 거주 지역(자치구) 등에 있어서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편중되지 않고 골고루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하는 동시에, 사회적 취약계층의 참여율 향상 방안을 강구할 것을 당부했다. 안 의원은 “최근 코로나19로 모든 시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소득이 감소하거나 전무한 사회적 취약계층은 더욱 힘든 상황”임을 강조하면서, “이럴 때일수록 지역인재 활용을 통해 지역을 활성화 하고, 시민중심의 시정 운영을 통해 시민들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안광석 의원은 “앞으로도 서울시의 정책을 꼼꼼하게 살펴서 서울시의 사업들이 지역인재활용, 사회적 취약계층 고려 및 시민중심으로 운영되는 동시에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기를 겪고 계신 시민들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만화로, 무대에서, 그림으로 세상 만나는 아빠와 딸

    만화로, 무대에서, 그림으로 세상 만나는 아빠와 딸

    만화 거장 이현세 작가와 무대 디자이너 엄지씨“아빠 떠올리며 ‘지붕 위의 바이올린’ 무대 그려”아버지와 극 중 테비예 연결지은 특별한 무대“험한 세상에서 굳세게 버티고 선 딸 대견해”‘기다리고 지켜주는 부모 되고파…아빠처럼“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은 아버지와 딸들의 이야기로 많은 공감을 얻으며 오랜 시간 사랑받은 작품이다. 가난하지만 진심으로 가족을 사랑하는 자상한 아버지가 자신의 신념을 흔드는 딸들의 선택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뭉클하게 그렸다. 서울시뮤지컬단이 창단 60주년을 맞아 선보인 이번 공연에 좀더 특별한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가 무대에 담겼다. 무대 디자인을 맡은 이엄지(39)씨가 아버지와의 시간을 곳곳에 녹였는데, 그 아버지가 만화가 이현세(65) 작가다. 대표작 ‘공포의 외인구단’ 속 사랑스러운 소녀의 이름을 딸에게 지어준 아버지와 늘 그림 그리던 아버지 등을 바라보며 자란 뒤 무대에서 세상을 그리고 있는 딸. 종이와 무대에, 방법은 다르지만 그림으로 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를 꾸며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부녀의 이야기를 최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이현세씨의 작업실에서 들었다. “이거 우리 아빠인데….” 엄지씨는 ‘지붕 위의 바이올린’ 대본을 읽자마자 이 작가를 떠올렸다고 했다. “그동안 고전 작품은 잘 안 들어왔는데 신기하게 이 작품이 저를 찾아왔어요. 아빠와 제 이야기 같아 금방 감정이입도 됐죠.”러시아의 작은 유대인 마을을 배경으로 한 극에서 아버지 테비예는 땅도 집도 없이 떠돌아다니는 신세다. 가난하고 소박하지만 억척스럽게 일하며 아내, 다섯 딸들과 행복한 삶을 일군다. 그에게 지붕 위 바이올린처럼 위태로운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힘은 바로 전통이었다. 대대로 내려온 길을 따라야만 삶의 균형이 맞춰진다고 굳게 믿었다. 그러나 딸들은 줄줄이 중매결혼이라는 전통에 어긋나는 사랑을 택한다. 그것도 매우 험난해 보이는 길을 나서겠다는 딸들에게 번번이 화를 내고 배신감을 토로하지만 테비예는 결국 그 선택을 존중하고 지지한다. “전통도 바뀔 수 있다”며 평생 지킨 신념마저 뒤집고 진정한 사랑과 포용으로 딸들을 감싼다. 이 작가와 엄지씨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몇 차례나 있었다. “엄지가 진로를 정할 때와 결혼을 할 때 특히 많이 부딪쳤다”고 이 작가가 먼저 기억을 꺼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다 미국으로 유학 간 엄지씨가 전공을 조소로 바꾸겠다고 한 일이다. “조각은 힘이 많이 필요하고 외로운 작업이라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한참 말렸다”는 그는 “평생 혼자 만화를 그려 온 외로움을 권하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후에 무대 디자인을 하겠다는 데 마음이 놓였다. “무엇보다 무대 디자인은 여럿이 함께하는 작업이니 걱정이 덜 됐죠.”엄지씨가 비슷한 일을 하는 짝과 가정을 꾸리겠다고 했을 때도 이 작가는 몇 번이고 딸을 만류했다. 그러나 결국 등산길을 조용히 따라와 응원을 구하는 딸의 손을 잡았다. “딸을 믿는 마음이 더 크기도 하고, 딸을 잃기 싫으니까 져 주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담담하지만 깊었다. “아버지들은 험한 세상을 살아왔으니 가능하면 딸이 편하게 출발하길 바랍니다. 내가 10리를 뛰어야 했다면 딸은 자동차를 태워서 보내고 싶죠. 그런데 딸들은 비바람 맞으며 달려가 보겠대요. 내 눈에는 그 길이 어떨지 훤히 보이지만, 눈에 불을 켜고 자신 있다는 씩씩한 딸을 믿고 지켜볼 수밖에 없죠.” 사랑을 찾아 떠나는 딸들의 뒷모습을 쓸쓸히 바라보는 테비예를 두고 엄지씨는 ‘내가 아빠에게 이런 무게감을 드렸구나. 이럴 때 상처받으셨겠구나’라며 그 마음을 더욱 헤아리게 됐다고 했다. 지난해 딸을 낳은 뒤 하루하루 부모 마음에 가까워지기도 했지만 늘 자신을 믿어 준 아버지의 감정을 비로소 제대로 읽게 된 것이다.엄지씨가 ‘엄지’였기에 부녀의 애달픈 감정이 훨씬 촘촘하게 짜이기도 했다. 위로 언니, 아래로는 남동생이 있는 엄지씨에게 이토록 특별한 이름이 붙은 데 대해 이 작가는 “가장으로서 전통을 지키려는 마음과 작가로서의 신념이 부딪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만화를 시작한 때부터 딸에게 엄지라는 이름을 지어 주기로 결심했다”는 그는 ‘공포의 외인구단’ 등장인물 작명 이야기를 꺼냈다. “청소년 성장 만화의 기본 덕목을 캐릭터에 담았어요. 까치는 도전, 엄지는 사랑, 백두산은 우정, 승리는 꿈인 거죠.” 특히 엄지에겐 엄지공주처럼 작은 소녀가 모든 고난과 역경을 이기며 모험을 떠난다는 의미를 주었다. “딸이 태어나서 부딪힐 세상이 결국 모험의 여정이니 잘 이겨내고 성장해야 한다는 뜻으로 같은 이름을 지으려 했죠.” 그러나 4대가 함께 살던 대가족 안에서 첫 손주 이름을 직접 짓겠다는 큰할머니 뜻을 거스를 순 없었다. 그래서 첫째는 주명, 둘째는 엄지가 됐다. “당시 꼬맹이들에게 사랑보다 우정이 앞섰다면 우리 세대는 가족이 사랑을 앞섰던 것”이라고 말한 이 작가를 보며 엄지씨는 “할머니 때문인 건 알았지만 제 이름에 그런 깊은 뜻이 있는 줄은 몰랐다”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사실 엄지씨에겐 달갑기만 한 이름이 아니었다. 특히 학창 시절에 많이 버거웠다. “선생님들의 관심은 차라리 감사했어요. 학기 초마다 모르는 친구들에게 ‘이현세 딸이래‘, ‘이현세 딸이 저것도 못해?’ 등 눈길을 많이 받았죠. 한 학기가 지나서야 저도 ‘보통 친구’가 될 수 있었고요.” 그 곤혹스러움을 아버지가 모를 리 없었다. 유난히 ‘잘해야지, 욕먹지 말아야지’ 애쓰는 모습이 보여 안쓰럽기도 했다. “어딜 가나 ‘네가 엄지냐?’라는 관심을 받으니 늘 실수하지 않으려고 고생을 많이 했을 거예요. 다 알고 있었지만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무대 디자이너가 된 뒤에도 한동안 따라붙는 아버지의 그림자가 엄지씨에겐 당연히 부담이 됐다. 다만 어린 시절과 달리 아버지와의 시간이 한참 쌓인 뒤부턴 생각을 서서히 바꿨다. “그늘을 오히려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내가 좀더 잘해서 아빠가 ‘이엄지 아빠’라는 말을 들으실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했죠.”어릴 때 본 ‘외인구단’ 속 인물들이 성인이 된 뒤 다르게 와닿듯, 엄지씨는 성장할수록 그동안 자신을 든든하게 지켜준 아버지 그늘이 얼마나 크고 넉넉했는지 새삼 알아갔다. “돌아보니 아빠는 굉장히 개방된 분이고 항상 제 이야기를 들어 주려고 노력하셨다”면서 “특히 어떤 고민을 할 때 ‘아빠로선 이렇게 했으면 좋겠는데 인생 멘토로서의 의견은 이렇다’며 구분을 해서 조언을 해 주셨다”고 엄지씨는 말했다. “그런 경험들이 쌓이니 내 뒤엔 아빠가 언제나 든든하게 지켜주시고, 앞에선 인생 멘토가 끌어주는 것 같아 많은 힘을 얻었어요.” 엄지씨는 아버지를 떠올리게 한 이 무대에 아버지를 듬뿍 담았다. 우선 검은색 선들로 배경을 그렸다. “예전 아빠 그림이 오로지 선으로 모든 감정이 표현됐던 것처럼 무대도 입체가 아닌 평면으로 흑과 백, 선의 굵기와 질감 차이를 드러냈다”는 설명이다. 검은 선 위에는 빛과 영상으로 쨍한 원색을 비췄다. 아버지와 함께 떠올린 샤갈 그림 때문이었다. “샤갈은 무거운 색을 썼지만 꿈같이 따뜻하고 낭만적인 느낌이 들거든요. 아버지도 무겁지만 큰 그늘이 되어 저를 포근하게 감싸 주셨어요.”속마음을 이야기하면서도 서로 눈을 지그시 바라보며 미소를 머금는 부녀의 얼굴이 그간 두 사람의 대화 시간을 가늠케 했다. 엄지씨는 대화 도중 이 작가의 휴대전화 알람이 울리자 “아빠 쉬는 시간”이라고 살뜰하게 챙겼다. 종일 책상에 앉아서 만화를 그리는 이 작가가 한 시간에 한 번씩은 일어나 몸을 움직이도록 알람을 설정해 둔 것이다.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에 울림을 준 그림을 그린 부녀가 다시 서로를 다독이며 건넨 말들은 아마도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많은 아버지와 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로도 들린다. “가족도 결국은 흔들리는 나무 꼭대기에 지은 까치둥지 같습니다. 그 안에서 만사 해결되는 것 같지만 밑에서 보기엔 위태롭기 그지없죠. 딸이 자랑스러우면서도 볼 때마다 짠한 게 있어요. 부모 둥지를 떠나 새로운 둥지를 만들겠다는데 독수리처럼 튼튼하게 시작하는 딸들이 얼마나 될까요. 다 외풍 심한 까치집이죠. 그래도 굳세게 버티고 있는 게 대견해요.” 이 작가는 유독 애틋한 눈길로 엄지씨를 바라봤다. “큰 둥지가 되지 않아도 좋으니 자기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남들에게 피해 주지 않으면서 신념과 가치, 예술로 든든히 둥지를 지키며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잘 지내겠지.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할 거야’란 테비예 대사에 많이 뭉클했다는 엄지씨는 “매일 바쁘고 치열한 내가 얼마나 궁금하셨을지 그 마음을 이제야 이해하게 됐다”면서 “많이 어렵겠지만 더도 덜도 말고 아빠처럼 늘 옆에서 기다리고 지켜주는 부모가 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했다. “아빠가 큰 나무로 만들어 주신 그늘 덕분에 시원하고 편하게 잘 자랐어요. 이제 제가 힘이 되어 드리고 싶어요. ‘이엄지 아빠’가 되실 수 있게 열심히 달릴 테니 지금처럼 옆에서 든든히 계셔 주세요.”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서호석 도자회화, ‘달빛’과 ‘채움’ 전시

    서호석 도자회화, ‘달빛’과 ‘채움’ 전시

    아정 서호석 도자회화전이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서울신문사(프레스센터) 1층의 서울신문·서울갤러리 특별전시장에서 열린다. 서호석 작가는 도자공예를 하면서 6년 전부터 ‘도자회화’를 시작했으며 백자 도판 제작 과정에서 수년간의 연구와 실험 끝에 두께 5㎜ 백자 도판을 만드는데 성공했고 전통적인 다양한 장식기법들을 응용해 현대적인 요소를 가미해 ‘도자회화’라는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백자 도판에 음각조각과 청화 안료를 사용하여 현대적인 기법으로 재해석해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백자 달항아리 등을 서정적으로 담아내고 있다.도자회화는 도판(평면)에 부조 형태의 도자를 만들고 그 위에 이미지를 그려 넣고 채색한 후 가마에서 굽는 과정을 거친다. 흙과 유약, 불의 조화가 있어야 최상의 작품을 얻을 수 있다. 흙의 점도와 성질, 색감의 농도, 가마의 불 온도 등 모든 변수를 계산하여 차질없이 이루어져야 하나의 작품을 얻을 수 있는 까다롭고 힘든 작업이다. 서호석 작가는 오래전 강릉 여행길에서 바다에 슈퍼문(보름달)이 뜨는 것을 보고 깊은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작가는 슈퍼문을 통해 어머니 마음과 같이 따뜻한 푸근함과 평온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에 대한 인상이 너무 깊어 ‘달’을 소재로 작업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도 ‘달빛’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달빛’ 시리즈는 바다 위에 보름달이 환하게 비추고 있다. 작품 ‘채움’도 보름달과 달항아리가 사선으로 위치해 균형감과 넉넉함을 보여주고 있으며 달항아리에 피어 있는 매화꽃이 단조로움을 메워주고 있다. 작품 ‘월인천강’은 나무에 음각조각과 아크릴 채색을 한 작품으로 도자로 작업하기에는 작품 크기가 가마에 들어갈 수 없어 목각으로 작업했으며 가마를 키워 도자로 작품을 제작할 계획을 갖고 있다. 작가는 ‘달’이 일천 강을 비춘다는 ‘월인천강(月印千江)’처럼 이 세상의 모든 사람에게 고루 비쳤으면 좋겠고 사람들이 밝은 달을 보면서 훈훈하고 평화로워졌으면 하는 것이 작가의 바람이다.달빛이 비치는 바다는 음각으로 조각하였는데 여기에 조명이 비추면 음영의 변화를 일으켜 관람객들은 바다의 물결이 일렁거린다고 느낄 수 있다. 서호석 작가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도예과 및 대학원을 졸업했다. 개인전 9회, 단체전 다수 개최했으며 대한민국공예품대전 특선,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등 다수 수상했다. 서 작가는 파주에 작업실을 두고 가마를 굽기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하고 있다. 150개의 도자를 구우면 단 3개의 작품만을 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과정 자체를 즐기고 원하는 작품을 건졌을 때의 기쁨 때문에 이런 작업을 계속한다고 한다. 서 작가는 아직도 도자회화에 대해 연구할 것이 많으며 어느 정도 체계화시킨 후 자신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물려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자세한 전시내용은 서울갤러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는 서울신문이 운영하는 미술전문 플랫폼으로 다양한 전시를 소개하고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