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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가락만 한 새장용 꽃병도 백자로… 중세에도 지극한 해외명품 사랑

    손가락만 한 새장용 꽃병도 백자로… 중세에도 지극한 해외명품 사랑

    1975년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옛 선박이 발견되면서 한국 학계에는 수중고고학과 문화재보존과학이 태동하기 시작했다. 신안선은 학문 영역을 확장했을 뿐만 아니라 중세 동아시아 문화상을 보여 준다는 의미도 크다. 40여년이나 됐지만, 신안선 유물은 여전히 연구할 게 많다. 그야말로 ‘현재진행형’인 셈이다. ●중국에서 일본으로… 2만6000여점 공예품 실린 ‘보물 같은’ 무역선 신안선은 1323년 중국 경원(현재의 닝보)을 출발해 일본 하카타로 가던 중 한국의 신안 증도 해역에서 침몰한 원나라 무역선이다. 배에는 일본 사찰인 후쿠오카 조자쿠암, 교토의 도호쿠지, 후쿠오카의 신사 하코자키궁으로 보낼 물품들이 실려 있었다. 수중 발굴한 유물은 압수한 도굴품 2000여점 등을 포함해 모두 2만 6000여점이나 됐다. 중국·일본·고려의 도자기, 다양한 금속 공예품, 자단목, 동전, 주석과 백동으로 만든 금속 기물, 각종 향신료와 약재 등이다. 특히 배에서 발견한 다양한 공예품은 당시 중국과 일본에서 유행했던 문화를 보여 준다. 이들과 활발히 교류했던 고려의 문화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신안선의 공예품은 중세 동아시아 생활문화를 이해하는 ‘코드’인 셈이다. 당시 중세 동아시아에서는 차를 마시고, 향을 피우고 꽃을 감상하는 문화가 매우 발달했다. 차, 향, 꽃과 관련한 의례나 장식용 도자기부터 접시, 발 등 일상 생활용기와 같은 다양한 종류의 공예품이 제작됐다. 공예품은 특히 도자기로 만들어지면서 점차 퍼졌다. 금속은 재질의 특성상 형태 제작에 한계가 있었지만, 도자기는 비교적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어서다. 중국은 세계 최초로 자기 제작에 성공한 나라다. 도자기 제작에서 기술성과 예술성이 당시 최고로 꼽혔다. 신안선에서는 중국 도자기가 2만여점 이상 발견됐다. 대부분 원나라 때 만들어진 것이었고, 일부는 송대의 도자기였다. 송대의 도자기는 골동품으로 사용되다가 배에 선적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도자기는 당시 주요 해외 수출상품이었던 청자와 백자, 흑유자(검은색을 띠는 자기), 도기 등이다. 주로 중국 남쪽과 북쪽의 여러 가마에서 만들었다.●명나라서 쓰던 백자 새 모이통·꽃병, 일본 항구도시에서도 발견 신안선의 중국 도자기에는 새를 기르고 즐겼던 문화를 보여 주는 물건이 있다. 새 먹이를 주려고 사용한 새 모이통과 새장 안에 넣는 꽃병이다. 새 모이통은 당시 새를 기르는 문화를 잘 보여 준다. 송나라 황실에서는 감상과 유희의 목적으로 새를 즐겨 길렀다. 북송의 휘종은 궁중에서 각종 진귀한 새를 길렀다. 남송의 고종은 100여 마리 앵무새를 길렀다고 전해진다. 민간에서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새를 싸움에 붙여 돈을 걸게 하거나, 새를 이용한 공연 등 돈벌이의 목적으로도 이용됐다. 상류층이 새를 기르다가 점차 민간의 풍속으로 자리했다. 신안선에서 발견된 새 모이통 도자기는 백자로 만들었다. 둥근 항아리 형태로 바닥은 편평하고, 겉에는 구멍이 뚫린 작은 고리가 달렸다. 입구가 조금 넓어 새가 그릇 안으로 부리를 넣어 모이나 물을 먹기에 무리가 없었을 것이다. 이 도자기는 장시성의 징더전요나 푸젠성의 가마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나무 마디를 표현한 통 모양 청백자는 징더전요에서 만들었다. 세로로 길쭉하지만 크기가 작다. 속은 비어 있어 안에 무언가를 담거나 꽂았던 용도로 보인다. 하지만 높이가 약 6.3㎝ 정도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작다. 새장 안에 넣어 장식하는 꽃병으로 알려졌다. 이런 부류의 꽃병은 명나라 황실에서 사용하기 위해 만든 가마에서도 청화백자 형태로 발견됐다. 원나라 이후에도 즐겼던 문화임을 알 수 있다.일본에서는 새 모이통 도자기가 유적 발굴조사 과정에서 발견됐다. 중세 무역을 담당한 항구 도시인 후쿠오카현 하카타 유적, 15~16세기 해상을 통해 활발히 중계무역을 했던 류큐왕국의 슈리성 궁전터 등이다. 일본 중세시대 그림에는 새장을 들고 가는 남성의 모습을 그린 것도 있다.●신안선에서 나온 청자 주전자… 유목민 생활 보여준 다목호 유행 도자기로 된 다목호는 원대에 새롭게 생겨나고 유행했다. 다목호는 티베트와 몽골 사람들이 우유나 양젖을 담는 데 사용하던 유목민들의 생활용기다. 원나라 자체가 몽골 민족이 세운 나라인 만큼 티베트와 몽골 유목민의 특성이 강하게 반영됐다. 원래 나무나 다른 재질로 만들었는데, 점차 도자기, 금속기로도 제작했다. 청나라 황실에서는 티베트 불교를 중시하고 불교와 관련된 의례 등에서 고승에게 이 다목호를 하사할 만큼 황실의 사랑을 받았다. 신안선에서 나온 청자 다목호는 주전자다. 통 모양으로 되어 있고 손잡이와 물을 따르는 주구가 달렸다. 겉면 손잡이 위쪽에는 꽃 모양의 관을 쓴 것과 같이 위로 뻗은 형태가 연결됐다. 신안선에서 나온 청자 다목호에는 없지만, 원대 이후에 만들어진 기물을 살펴보면 뚜껑을 덮게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몽골에서는 다목호를 지금까지 일상에서도 사용한다. 몽골 시장이나 대형 마트 등에서도 볼 수 있고, 작은 장식용 기념품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중국산 흑유 찻잔… 일본의 수입품 ‘가라모노’의 대표 ‘가라모노’라는 말은 9세기 일본 사료에 처음 등장할 정도로 오래된 단어다. 일본어로 수입한 외국산 물품을 뜻하는데, 당시엔 대개 중국산을 의미했다. 신안선을 운영하던 일본 중세시대에는 중국산 물품이 특히 유행했다. 신안선에는 청자, 백자와 함께 검은색을 띠는 흑유자기도 발견됐다. 그중에서도 흑유 토기는 모두 548점으로, 이 가운데 66점이 젠요(푸젠성에서 흑유자기를 생산한 가마)의 찻잔이다. 이 젠요의 흑유 찻잔은 송나라 황실에서 사용될 만큼 귀하고 명성이 높았던 차 도구였다. 송나라 때 차를 우리는 방법인 점다법(분말 형태로 된 가루차를 찻잔에 넣고 끓인 물을 넣어 찻솔로 휘저어 거품을 내는 방식)으로 사용했는데, 송대의 차 문화를 대표하는 물건이다. 흑유 찻잔은 차를 즐기는 모습을 그린 송대 회화에도 등장한다. 이 흑유 찻잔은 사실, 신안선이 출항할 당시 중국 원대에는 더는 생산하지 않았던 도자기다. 송대에 다시 제작돼 골동품으로 유통됐다. 당시 일본에서는 선종이 유행했는데, 선종 사찰에서는 여전히 점다법으로 다례를 행했다. 이후에도 이러한 차 음용법이 이어졌다. 가마쿠라 막부 시기 사찰에서 시작한 차 문화는 당시의 권력층인 무사계층, 권문세가로 확산하면서 그들 사회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이때 사용한 찻잔은 자연스럽게 유명해지고, 비싼 가격에 팔렸다. 원나라에서는 더는 사용하지 않는 찻잔이 일본에서는 오히려 크게 유행하면서 골동품으로 귀한 대접을 받게 된 것이다. 15세기 후반부터 16세기 초까지 무로마치 장군가의 연회 공간의 방에 장식된 물건들을 기록한 ‘군다이칸소초키’에는 젠요의 흑유 찻잔이 있다. “피륙(베나 무명, 비단 등의 천을 이르는 말) 삼천필의 가치가 있다”고 쓰여 있을 정도다. 14~16세기인 무로마치시대에 어느 부잣집을 묘사한 그림에도 용천요 청자, 흑유 찻잔, 칠기가 장식됐다. 당시 흑유 찻잔이 부와 권력을 상징했음을 보여 준다. 15세기 말, 나라와 교토를 중심으로 물가를 비교했을 때, 차를 마실 때 찻물을 끓이는 솥이 당시 화폐 2000문(文)이라면, 이 흑유 찻잔은 8000문이나 됐다. 고가의 흑유 찻잔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한정돼 있었다. 결국 일본에서 도기를 생산했던 주요 가마인 세토와 같은 가마들에서 이를 모방한 흑유잔을 만들어 내기까지 이르렀다. 오늘날 해외 명품이 인기가 있는 것처럼, 고급품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심리를 보여 준다. 이명옥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
  • 아직도… 이주노동자들은 ‘집’ 아닌 비닐하우스에 산다

    아직도… 이주노동자들은 ‘집’ 아닌 비닐하우스에 산다

    푹푹 찌는 비닐하우스에서 숙식 해결전기 제대로 공급 안 돼 에어컨 못 써오염된 지하수 끓이거나 생수로 씻어쓰러져 가는 농막기숙사 주고 돈 받아다른 사업장도 비슷해 옮기지도 못해 “농업용 창고인 것 같죠? 차양막으로 덮어 놓은 곳이 기숙사입니다. 밖에서 안 보이게 하려고 저렇게 숨겨 놓은 거예요.” 지난 10일 오후 6시쯤 찾은 경기 포천시의 한 농지에는 비닐하우스가 빼곡했다. 모든 비닐하우스에서 농작물이 자라는 건 아니었다. 은빛 차양막이 뒤덮인 비닐하우스에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후덥지근한 내부를 지나 컨테이너 문을 여니 밥 짓는 냄새가 났다. 이국적인 동남아시아 향신료 냄새도 풍겼다. 냄비와 밥솥, 식기 옆으로 샴푸와 칫솔이 보였다. 캄보디아 노동자 소피읍(24·여·이하 가명)이 사용하는 부엌 겸 욕실이었다. 화장실은 건물 밖에 있었다. 뒷문으로 나와 보이는 가림막을 걷으니 악취가 진동했다. 빨간색 바구니 위에 작은 판자를 둔 게 전부였다. 불편하지 않냐고 묻자 소피읍은 그저 “괜찮다”고 했다.●이주노동자 70%가 가설 건축물에 거주 이곳을 함께 둘러본 포천이주노동자센터 김달성 목사는 “이곳이 유별난 곳이 아니라 지극히 일반적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인근의 다른 농장 기숙사 두 곳을 더 둘러봤을 때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텁텁한 공기와 잔뜩 찌든 벽면, 비위생적인 취사시설, 컨테이너 옆에 널브러져 있는 농기구와 가재도구들까지 서로 닮았다. 이들이 생활하는 컨테이너 방 하나의 크기는 9.9㎡(3평) 남짓이다. 색이 누렇게 바랜 가전제품과 옷장, 책상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끈끈이에 붙은 벌레들의 사체가 벽면을 잔뜩 채운 상태였다. 방구석 모서리마다 먼지가 까맣게 내려앉아 있었다. 언제 마지막으로 썼을지 모를 에어컨은 더운 날씨에도 가동되지 않았다. 한국말이 서툰 캄보디아 노동자 콜랍(49·여)은 어눌한 말투로 “에어컨은 안 된다”고 말했다. 최저기온이 영하 18도까지 내려간 지난해 12월 캄보디아 노동자 속헹(당시 31)이 사망한 이후에도 이주노동자의 열악한 주거환경은 나아진 게 없었다. 이날 만난 이주노동자들도 “우리 사장님은 그래도 욕은 하지 않는다”며 열악한 주거환경을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있었다. 지난 1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이주노동자의 주거 실태조사에 따르면 농어업 분야 외국인 근로자 중 69.6%가 가설 건축물에서 거주했다. 이들 중 99% 이상이 사업주가 제공하는 숙소에서 거주했다. 가설 건축물의 주거환경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충분한 전기를 공급받지 못했고 난방은 언감생심이었다. 간 기저질환이 있던 속헹 역시 난방이 안 되는 곳에서 잠을 자다가 혈관이 파열돼 사망에 이르렀다.경기 이천시의 상추 농장에서 3년 10개월 동안 근무한 캄보디아 노동자 섬낭(25·여)도 전기를 제대로 사용한 날을 손에 꼽을 정도였다. 평소보다 전기를 더 많이 썼다 싶으면 어김없이 누전차단기가 내려갔다. 누전차단기를 다시 올려도 3~5분 뒤에는 다시 전기가 끊기기 일쑤였다. 전기밥솥을 사용하지 못해 끼니를 거를 때도 부지기수였다. 섬낭은 “에어컨이 있었지만 사용할 수 없었다. 작은 선풍기나 난로를 이용해도 사장이 ‘누가 켰냐’고 따져 물었다”고 말했다. 여름엔 찜질방, 겨울엔 냉동고와 같은 곳에서 그저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전기 공급이 부족하니 물도 마음껏 못 썼다. 전기가 없으면 모터가 안 돌아가 물이 안 나왔다. 그럴 때면 지하수를 끌어서 써야만 했다. 그러나 농약과 공장 폐수가 섞인 지하수가 깨끗할 리 없었다. 이 때문에 지하수를 끓여 둔 물을 쓰거나 사다 놓은 생수를 씻는 데 쓰기도 했다. 섬낭씨는 “물이 안 나올 땐 오전에 일하기 전 먹는 물로 얼굴을 문지르고 나가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가설 건축물 불허, 신규 고용에만 해당 이러한 상황을 인식한 정부도 지난 1월 이주노동자 주거환경 개선 대책을 내놨다. 사업주가 이주노동자에게 비닐하우스 같은 불법 가설 건축물을 숙소로 제공하다 적발되면 해당 사업장은 이주노동자 고용을 하지 못하게 했다. 열악한 주거환경에 처한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장 변경을 할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에서 직권으로 허용하는 대책도 내놨다. 획기적 대책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이런 대책에도 이주노동자들의 주거환경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현실에서 대책이 통하지 않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고용 불허 방침은 올해 1월부터 고용허가 신청을 하는 등 신규 고용에만 해당된다. 기존 노동자는 사각지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김 목사는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해외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오지 못하고 있어 어차피 신규 고용허가가 잘 안 나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부 대책이 나온 뒤에도 이주노동자의 주거환경이 ‘현상 유지’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주거환경이 열악한 이주노동자가 자유롭게 사업장을 변경할 수 있는 방안도 실제로는 유명무실한 대책이다. 어차피 다른 사업장의 주거환경도 나쁜 건 매한가지라 노동자들이 굳이 사업장을 바꿀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주거환경이 좋다고 해서 사업장의 근무환경까지 좋다는 보장이 없는 것도 노동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다. 폭언을 일삼는 고용주 밑에서 일하느니 열악한 주거환경을 택하는 이유다. 소피읍은 다른 이주노동자 3명과 함께 비닐하우스 30곳을 책임지지만, 인근 다른 사업장에선 이주노동자 3명이 비닐하우스 100개를 책임지고 수확하고 있다. 쏘피읍은 “이곳이 불편하긴 하지만, 그래도 사장님이 욕은 하지 않는다”고 연신 말했다. 정부 대책들이 촘촘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동부는 고용 불허 방침을 정하면서 가설 건축물을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한 경우는 예외로 인정했다. 고용주들이 가설 건축물을 지자체에 신고하면 이주노동자에게 숙소로 제공해도 괜찮다는 의미다. 이주노동자가 사업장을 이동할 수 있는 경우 역시 ‘비닐하우스 내 컨테이너, 조립식 패널 등을 숙소로 이용 중인 경우’에만 한정했다. 곧 쓰러지기 직전인 집을 제공한다면 열악한 숙소로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법 개정해 고용주·노동자 주종관계 바꿔야 고용주들은 기숙사 제공을 또 다른 착취의 수단으로 삼는다. 노동자들의 월급에서 기숙사비를 공제해서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최소한의 요건도 갖추지 못한 곳임에도 기숙사비는 꼬박꼬박 빠져나간다. 경남 밀양시의 한 사업장에서는 10명이 화장실을 나눠 쓰는 다 쓰러져 가는 농막 기숙사를 제공하면서 1인당 20만원의 기숙사비를 빼갔다. 섬낭의 경우 고용주가 2017년 30만원, 2018년 35만원, 2019년 40만원, 2020~2021년 45만원을 거둬 갔다. 기숙사 환경이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었음에도 꾸준히 기숙사비를 올려 받았다. 이는 임시주거시설의 경우 임금의 8%만 공제할 수 있도록 한 고용부의 ‘외국인근로자 숙식정보 제공 및 비용징수 관련 업무지침’ 규정에도 어긋난다. 이주노동자가 원하는 건 선명하다. ‘사람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곳에서 살게 해 달라’는 거다. 국제노동기구(ILO)는 “노동자의 숙소는 구조적 안전과 적절한 수준의 품위, 위생 그리고 편의가 보장돼야 하며 이주노동자와 내국인 노동자에게 동일한 처우를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주노동자 단체가 가설 건축물 전면 철폐를 주장하는 이유다. 근본적으로는 이주노동자가 고용주의 허락 없이도 자유롭게 사업장을 이동할 수 있도록 지금의 ‘고용허가제’를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노동자-고용주의 사실상의 주종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사업장에서 차를 타면 5~10분 거리에 2명이 살 수 있는 월세 30만원짜리의 깨끗한 원룸이 많다”며 “실제 밀양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 이를 지원하고 있는데 이러한 지자체가 더 많이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서울시의원 추가 확진… 코로나에 발목 잡힌 오세훈 조직개편안

    서울시의원 추가 확진… 코로나에 발목 잡힌 오세훈 조직개편안

    서울시의회의 반대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조직개편안이 이번에는 코로나19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서울시의회 의원들이 잇따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의회 일정이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A의원 확진에 이어 12일 B의원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A의원은 가족에게 감염됐고, 그 여파로 10일 오후 개최 예정됐던 본회의가 15일로 연기된 상태다. 지난 10일 검사를 받은 시의원 8명 모두 11일 음성 판정이 나와 안심했으나, 12일 시의원 중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다음주 예정된 시의회 일정이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당장 14일 오전 개최 예정이었던 서울시와 시의회 민주당의 긴급회의도 예정대로 진행될지 미지수다. 앞서 서울시의 조직개편안은 박원순 전 시장시절 만들어진 ‘서울민주주의위원회’ 폐지를 놓고 시의회와 갈등했다. 서울시는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17일에 조직개편안을 시의회에 공식 제출하고, 6월 이전에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조직개편안을 신속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개편안에 박 전 서울시장의 역점사업이었던 ‘서울민주주의위원회’ 폐지가 포함되면서 시의회가 강하게 반발했다. 박 전 서울시장 재임 당시인 2019년 7월 만들어진 민주주의위원회는 시민들이 예산을 제안하고 집행하는 사장 직속 기구다. 자율신설기구로 시가 2년 마다 정기평가를 통해 존폐를 결정할 수 있다. 해당 위원회는 설치 후 첫 평가에서 60점대로 최하위 성적을 받기도 했다. 특히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1조원이 넘는 예산을 좌지우지하는 부분과 시민단체의 일자리를 위한 기구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시의회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회 관계자는 “조직 개편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서울시와 시의회가 모두 정치적으로 부담이 크기 때문에 타협안을 만들기 위한 협의가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14일 긴급회의를 거쳐 15일 의원총회와 본회의를 열어 ‘조직개편안’을 통과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봤는데,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일정이 다시 어떻게 될 것인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직개편안과 함께 다른 민생 관련 협의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적으로 더 나오는 상황만 없다면 조만간 조직개편안이 통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현장] 국난극복 의지로 770년 넘은 장엄과 신비…팔만대장경에 오롯이

    [현장] 국난극복 의지로 770년 넘은 장엄과 신비…팔만대장경에 오롯이

    ‘호국 불교’의 정수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팔만대장경이 오는 19일부터 ‘사전예약 탐방제’로 공개된다. 고려 고종 때인 1251년 몽골군의 침략을 불심으로 극복하고자 대장경판이 완성된 지 770년, 조선 태조 때인 1398년 강화도에서 해인사로 옮겨져 보관한 지 623년 만이다. 지난 10일 오후 경남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에서 만난 팔만대장경은 장엄하고면서도 신비로운 700여년의 숨결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었다. 사찰의 정문 격인 일주문을 통과하고 봉황문, 해탈문, 구광루, 대적광전을 지나면 국보 52호인 장경판전에 도달한다. 장경판전은 남쪽의 수다라장과 북쪽의 법보전을 비롯한 4개 동이 ‘ㅁ’ 자 형태로 구성돼 있다. 동행한 해인사 승가대학의 법장스님은 “순례 코스 각 문을 거치면서 밟게 되는 계단의 수는 108 번뇌를 상징하는 108개”라며 “위로 올라갈수록 가파르고 넓은데 부처님이 뜻을 어렵게 깨달아 큰 기쁨을 얻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108계단을 오른 뒤 길이 60m, 폭 8.7m인 법보전 안으로 발을 내딛자 5개 층으로 구성된 판가(板架)에 촘촘히 꽂혀 있는 대장경판들이 눈에 들어왔다. 대장경판 보존국장 일한스님은 “각 경판에 번호가 새겨져 있어 현대 도서관과 같은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장경판전에 있는 국보 32호 팔만대장경은 가로 70㎝, 세로 24㎝, 두께 3㎝의 목판이 8만 1350개가 있어 팔만대장경이다. 글자 행수는 23줄, 1행당 글자 수는 14자 정도 된다. 판에 새겨진 글자는 마치 숙달된 한 사람이 모든 경판을 새긴 것처럼 일정한 수준을 유지한다. 경판은 지금도 먹을 발라 한지에 찍으면 글자 한 자 한 자가 선명히 나타난다고 한다. 추사 김정희가 “사람이 아니라 신선이 내려와 쓴 것 같다”고 감탄한 게 이해됐다. 목판 양쪽 끝에는 손잡이 역할을 하는 ‘마구리’가 글자가 새겨진 부분보다 두툼하다. 일한스님은 “판가에 꽂힌 경판들이 서로 밀착해 있어도 통풍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경판 8만 1350개를 전부 쌓으면 3200m로 백두산(2744m)보다 높고, 나란히 이으면 60㎞나 된다. 경판 앞뒤로 새겨져 있는 글자를 모두 합하면 글자는 5200여만자로, 경(經), 율(律), 논(論) 등 불경 1496종 6568권을 담았다. 해인사 주지 현응스님은 “1236년부터 16년에 걸쳐 완성한 것인데 글자 수로 보면 500여년에 걸쳐 쓴 조선왕조실록에 필적할 정도”라고 강조했다. 서지학자인 유부현 대진대 교수는 논문을 통해 “한 권에 합쳐져 있는 경전이라도 독립된 것으로 산정하면 1530종 6555권”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600여년간 목판이 뒤틀어지거나 갈라지지 않고 보존된 게 신기할 수밖에 없다. 항온·항습의 비결은 과학적 통풍 구조에 있다. 벽면의 아래위와 건물의 앞뒷면에 붙박이 살창 크기를 달리해 건조한 공기가 실내에 들어가서 내부에 골고루 퍼진 뒤 밖으로 빠져나가도록 했다. 바닥은 깊이 땅을 파서 숯, 찰흙, 모래, 소금, 횟가루를 뿌렸다. 비가 많이 오면 바닥이 습기를 빨아들이고, 건조하면 바닥에 숨어 있던 습기가 올라와 습도 조절을 자동적으로 해 준다. 1974년 정부가 인근에 콘크리트 건물을 지어 대장경판을 옮기려 시도했으나 장경판전처럼 습도 유지를 하지 못해 포기했다고 한다. 현응스님은 “지난해 12월 경남지역 초중고 학생들에게 시범적으로 개방했는데 반응이 좋아 이제 개방해도 좋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700년 전 외세 침략으로 어지러운 나라를 재건하려는 염원을 담았듯 이제 코로나19라는 또 다른 국난을 맞이한 오늘 국민이 팔만대장경을 보고 다시 힘을 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합천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짚은 우리 의식주와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 올가을 시흥서 첫 전국 짚풀공예대회 열 계획”

    “짚은 우리 의식주와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 올가을 시흥서 첫 전국 짚풀공예대회 열 계획”

    “예전엔 짚으로 옷을 짓고 밥을 짓고 집도 지어 우리 의·식·주 모든 삶에서 쓰이지 않는 곳이 없었죠. 올가을엔 시흥시 호조벌에서 전국적인 짚풀공예대회를 열 계획입니다.” 경기 시흥시 향토민속보존회 회장이며 대한민국 짚풀공예 숙련기술 김이랑(62) 전수자는 공예재료인 볏짚은 60~7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 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필수품이었다고 13일 말했다. 우리 조상들은 집에서 아이를 낳으면 대문 앞에 짚으로 엮은 새끼줄을 걸어 뒀다. 아이를 뉘일 때 미리 방바닥에 볏짚을 깔아 두면 구들장이 너무 뜨거워지는 걸 막아주고, 구들장이 식어가면 추운 걸 막아주는 역할을 했다. 이렇게 태어난 우리들은 짚신을 비롯해 도롱이·짚삿갓·둥구미 등을 사용하며 살다 생을 마감하면 새끼줄에 묶여 땅으로 간다. 사람과 짚은 태어나면서부터 평생동안 떼려랴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였다. 사람에게 필요한 모든 걸 다 내어주는 짚을 재료로 하는 짚풀공예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이어오고 있는 민속전통이다. 김 전수자는 20년 전 어려운 생활고에 아이 둘을 키우며 무기력하게 살고 있을 무렵 시흥 신천동의 한 복지사 권유로 처음 짚풀공예의 길로 들어섰다. 시흥의 드넓은 호조벌이 창작작품의 무대다. 짚으로 씨줄을 삼고 시간으로 날줄을 삼으며 볏짚공예 길을 운명처럼 걷고 있는 김 전수자는 “사람살이에 필요한 모든 필수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짚풀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농사를 지을 때 필요한 농기구들이 주된 작품소재다. 공방 안에는 누런 황소를 비롯해 토실토실 웃는 돼지와 빗자루·맷방석과 바구니·지게·삼태기 등 크기별로 200여개 다양한 둥구미들이 있다. 이 중 최신작인 ‘티라노 사우루스’가 눈길을 끈다. 호조벌을 상징해 ‘호티’라고 부른다. 수많은 작품 중 김 전수자가 가장 아끼는 건 짚신과 맷방석·길마다. 볏짚은 습도에 가장 약하므로 보존을 위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고 작품 보존기간은 조건만 잘 갖춰지면 1000년 이상도 가능하다고 한다.김 전수자는 “짚풀공예는 예술이라기보다 전승이며 작가라기보다 장인이고, 창작이기보다는 맥을 이어가는 전통이자 민속”이라며 “짚풀공예 분야 장인으로서 세대 간 단절되지 않게 맥을 잇고 보존하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처음 볏짚에 쓸려 손에 피가 맺히고 지문이 없어지듯 닳아 생손을 앓는 경험을 수없이 하고 나서야 볏짚 두려움이 없어졌다. 보통 오전 9시부터 밤 12시까지, 길게는 새벽 2시까지 하루 10시간 이상 커피로 잠을 쫓으며 몰입해 작업한다. 한 자리에 오래도록 구부리고 앉아 작업을 하다보면 어깨며 팔이며 안 아픈 곳이 없지만 하루라도 짚을 엮지 않으면 손가락에 가시가 돋을 것 같다는 김 전수자. 그동안 노력으로 선조들한테 물려받은 손끝의 기량도 축적돼 있고, 전남 곡성에 있는 전남무형문화재 제55호 임채지(83) 스승으로부터 짚풀공예의 다양한 기술도 배웠다.피나는 노력을 인정받아 2018년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우수한 숙련기술의 단절을 방지코자 숙련기술을 전수하는 숙련기술전수자로 선정됐다. 역점사업으로 올해 호조벌 300주년을 맞아 가을추수 후 전국 규모의 짚풀공예 솜씨 겨루기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그녀는 “이번 대회를 전국 솜씨겨루기 대회의 원년으로 삼고 짚풀공예 분야와 시흥시의 정체성을 홍보하는 무대로 만들어 호조벌의 역사를 빛내고 후손들에게 자부심을 물려주겠다”면서, “최대한 능력을 발휘해 의미있는 짚풀축제 잔치를 펼쳐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바라는 점에 대해 김 전수자는 “이젠 무형문화재가 되고 싶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볏짚의 자연물을 접할 수 있는 일상놀이를 통해 감성인지와 인성함양 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체험기회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다음은 소박한 짚풀공예 전수관을 갖고 싶다. 안전한 공간이 없어 여기저기 옮겨다녀 작품이 훼손되고 효율성이 떨어져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호조벌 근처에 작업실이 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특히 김 전수자는 “다른 지자체에서는 일자리를 제공해 소득창출과 노인 치매예방에도 좋아 시민들에게 권장하고 있다”면서, “100세 실버시대 자아실현과 호조벌 정체성을 세우는 데도 매력적인 짚풀공예 노인일자리 창출사업을 시흥시에 적극 제안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 전수자는 서울산업대 미술학사 졸업 후 전주대 대학원에서 한지문화산업을 전공했다. 2001년부터 임채지 선생한테 짚풀공예를 사사했으며 국가숙련기술전수자 짚풀공예부문, 한얼의 천년혼으로부터 명장자격을 받았다. 베트남 세계전통민속축제 후에페스티벌을 비롯해 시흥갯골축제, 연성문화재와 대보름행사, 전남 곡성 심청축제, 남도축제, 고성 세계공룡엑스포, 정선 아리랑제 등에 출품했다. 글·사진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하늘에서 대변이 ‘쿵’…“누군가 죽을 수도 있었다”

    하늘에서 대변이 ‘쿵’…“누군가 죽을 수도 있었다”

    영국에서 한밤중 하늘에서 딱딱하게 얼려진 사람의 대변이 떨어졌다. 근처를 지나던 항공기에서 낙하한 것으로 추정된다. ‘쿵’하는 소리에 놀란 주민들은 “그 얼음 덩어리가 누군가를 죽일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더선, 미러 등에 따르면 포츠머스에 거주 중인 루이스 브라운과 리사 보이드는 한밤중 굉음을 듣고 집에서 뛰쳐나왔다. 오토바이 사고가 난 줄 알았다고 생각했지만 바닥에는 깨진 얼음덩어리가 나뒹굴고 있었다. 리사는 “그 얼음 덩어리가 떨어져 누군가를 죽일 수도 있었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루이스는 굉음에 대해 “누군가 창문에 자갈돌을 던지는 줄 알았다”고 회상했다. 당시 워털루빌 지역 날씨는 맑았고, 기온은 14도 정도였다. 당시 떨어진 얼음덩어리는 0.5㎡정도의 크기였다. 다음 날 아침 얼음이 녹은 자리에는 대변 덩어리가 있었다. 악취가 공기 중으로 퍼졌고, 두 사람은 문제의 덩어리를 비닐봉지에 넣어 치웠다. 이 사건은 항공기의 냉각수체계의 누수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민간항공청(CAA)은 여객기 안에서 발생하는 오물은 여객기 내부에서 보관되다 착륙 후 특수 차량에 의해 수거되지만, 이러한 사고가 연간 10번 정도 발생하고 있다며, 기상 현상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CAA는 여객기에서 떨어진 얼음이 인명이나 재산 피해를 일으킨다고 해도 책임을 지지는 않는다며 “어디서 물체가 떨어졌는지는 조사할 수 없다. 자연적인 현상으로 기록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7년 6월에도 1만5000피트(약 4572m) 상공에서 비행 중인 항공기에서 한 남성의 차고 지붕 위로 대변이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 남성의 차고 지붕에는 약 60cm 크기의 구멍이 뚫렸고 배수관이 파손됐지만 보험사 측은 어느 항공사에서 대변을 떨어뜨렸는지 알아내지 못하면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군함의 최종수비수’ CIWS-II 사업에 도전하는 LIG넥스원

    ‘군함의 최종수비수’ CIWS-II 사업에 도전하는 LIG넥스원

    국내 대표 방산기업인 LIG넥스원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마덱스(MADEX) 즉 국제해양방위산업전에 참가해, 해군이 추진 중인 근접방어무기체계(CIWS-Ⅱ) 사업에 특화된 솔루션을 선보였다. 실물크기로 제작된 LIG넥스원의 근접방어무기체계(CIWS-Ⅱ) 모형은 이번 마덱스의 상징이라고 불릴 만큼 많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영어로 ‘CIWS'(Close-in Weapon System) 혹은 ‘시위즈’로 불리는 근접방어무기체계는 대함미사일 및 고속침투정 등의 위협으로부터 최종단계에서 군함을 방어하는 무기체계이다. 근접방어무기체계(CIWS-Ⅱ) 사업은 현재 해군이 도입해 운용중인 네덜란드 탈레스사의 골키퍼(Goalkeeper)를 대체하는 사업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방위사업청은 지난 5월 21일 근접방어무기체계(CIWS)-Ⅱ 체계개발 입찰공고문을 냈다. 업체 주관으로 국내 개발되는 근접방어무기체계(CIWS-Ⅱ) 사업의 예산은 3200여억 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3200여억 원의 예산으로 시제품 1문을 포함 수문이 우선 제작될 것으로 알려진다. 방산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추후 예산반영을 통해 총 30여문의 근접방어무기체계(CIWS-Ⅱ)가 만들어져 골키퍼를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고 전한다. 9월 업체 선정 및 계약에 들어가는 근접방어무기체계(CIWS-Ⅱ)의 무장은, 지난해 골키퍼의 30mm GAU-8/A 개틀링 기관포를 사용하기로 결정되었다. 급탄장치도 역시 골키퍼와 동일한 것으로 전해진다. 근접방어무기체계(CIWS-Ⅱ) 사업은 목표물 추적과 탐색에 AESA 레이더 즉 다기능 능동위상배열 레이더가 사용될 예정이다.특히 이지스 구축함에 장착된 SPY-1 레이더처럼, 사면에 에이사 레이더를 적용해 기존 기계식 레이더와 달리 더 빠르고 신속하게 목표물을 탐지하고 추적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근접방어무기체계(CIWS-Ⅱ)는 향후 해군의 미래전력인 경항공모함, 한국형 차기 구축함인 KDDX, 차기 호위함 배치 Ⅲ에 탑재될 예정이다. 근접방어무기체계(CIWS-Ⅱ) 사업은 각종 센서 및 무장 등이 결합된 복합무기체계로 체계통합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이밖에 교전 특성 상 기존 함포 사격통제와는 전혀 다른 신기술이 요구되며 근접방어를 위한 첨단 레이더 기술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LIG넥스원은 국내 최초로 CIWS-II 전용 사격통제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력화된 면배열 AESA 레이더 기술 등 CIWS-II를 개발하기 위한 모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LIG넥스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근접방어무기체계를 창정비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9월 골키퍼 창정비 완료 후 항해 수락시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와 함께 시스템 체계 통합과 시험평가는 물론 적시 군수지원능력 등의 기반 기술을 확보했다.LIG넥스원은 골키퍼 창정비 사업을 통해 확보한 전문 인력과 정비시설 그리고 기술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해 향후 근접방어무기체계(CIWS-Ⅱ) 사업의 국내 연구 및 개발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근접방어무기체계는 기관포라는 무장과 각종 탐지 및 추적 센서가 한 몸처럼 작동한다. 특히 기관포의 경우 발사 시 충격과 진동이 상당하기 때문에, 탐지 및 센서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무장의 반동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면서 센서를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것이 핵심으로 꼽힌다. LIG넥스원은 골키퍼 창정비를 통해 많은 노하우를 쌓은 덕에, 경쟁사가 따라 올 수 없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LIG넥스원 관계자는 “근접무기방어체계(CIWS-II)의 표적이 될 함대함 유도무기에 대한 기술력은 물론 CIWS-II와 매우 유사한 방어 무기체계인 RAM 유도탄 및 대함유도탄 방어유도탄(해궁)을 개발한 기술력까지도 보유하여 성공적인 개발을 자신한다.”며 “이미 안정화 단계에 들어간 골키퍼 창정비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여 총수명주기 동안 해군의 완벽한 전력유지를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여기는 남미] 10일 만에 20배 커진 멕시코 싱크홀…끝자락 가옥 일부 붕괴

    [여기는 남미] 10일 만에 20배 커진 멕시코 싱크홀…끝자락 가옥 일부 붕괴

    멕시코 중부 들판에 생긴 의문의 싱크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열흘 만에 20배 넘게 커진 싱크홀 끝자락에 위치한 가옥의 일부는 이미 붕괴됐다. 1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멕시코 푸에블라주(州) 후안 세 보니야에 생긴 싱크홀의 지름은 120m를 훌쩍 넘겼다. 푸에블라주의 정무수석 아나 루시아 마요랄은 기자회견에서 "싱크홀의 상부 지름은 현재 126m, 하부 지름은 114m에 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싱크홀이 처음 생겼을 때 최대 지름은 불과 5m였다. 싱크홀은 하루 만에 지름이 30m로 확대되더니 이후 계속 크기가 커지고 있다. 깊이도 점점 깊어져 현재 싱크홀의 깊이는 최소한 20m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처럼 싱크홀이 커진다면 싱크홀 바로 옆에 위태롭게 걸려 있는 가옥을 집어삼키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담장과 방 1개 등 가옥의 일부는 이미 붕괴됐다.집주인 마그달레나 살라미우아는 "굶주려가며 장만한 집이 무너지는 걸 보고만 있어야 한다니 무기력감에 가슴이 아프다. 이대로 가면 집이 산산조각 나면서 무너질 것 같다"면서 울먹였다. 이어 "중앙정부나 주정부로부터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싱크홀에는 개 2마리가 빠져 있다. 싱크홀을 촬영한 사진을 통해 확인된 사실이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즉각 개들을 구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당국은 구조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마요랄은 회견에서 "개들의 구조와 관련해선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면서 "당장 구조하고 싶지만 너무 위험이 커 구조대 투입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추가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건 모든 구조작전의 원칙"이라며 "구조대원들을 위험으로 몰아넣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후안 세 보니야에는 싱크홀을 구경하려는 인파가 몰리고 있다. 푸에블라 주지사 미겔 바르보사는 "싱크홀은 매우 위험한 사건"이라며 접근 자제를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관계자는 "호기심에 몰리는 주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따로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싱크홀이 발생한 원인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멕시코는 지난 4일 현장에 국립다분야과학연구소 연구원 10명을 파견, 원인규명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중국 젊은층 얼굴 작아보인단 이유로 ‘엘프 귀’ 성형 인기

    중국 젊은층 얼굴 작아보인단 이유로 ‘엘프 귀’ 성형 인기

    중국에서 ‘엘프 귀’라고 불리는 성형수술이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엘프 귀는 예전에는 당나귀 귀라고 불렸던, 귀가 돌출한 모양이다. 귀의 방향이 머리 뒤쪽이 아니라 앞쪽을 향한 것으로 귀 기형으로도 치부됐다. 당나귀 귀는 격세 유전 확률이 높아 교정술을 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아예 당나귀 귀처럼 만드는 성형이 인기인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1일 중국에서 2000년 이후 태어난 젊은 세대들이 엘프 귀가 얼굴 모양을 작고 날씬하게 만들어준다는 믿음에서 당나귀 귀 성형술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링링허우’(2000~2009년에 태어난 신세대)라고도 불리는 이들 신세대들은 당나귀 귀가 얼굴을 더 젊어보이게 한다고 믿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와 같은 중국 소셜 미디어에는 당나귀 귀 성형수술을 예찬하는 글과 사진이 넘쳐난다. 한 여성은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홍슈에 “이건 마술이야. 얼굴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는데 친구들이 얼굴이 더 작아지고 똑똑해보인다고 해”라며 당나귀 귀 성형 후기를 올렸다.당나귀 귀 성형 후기에는 “나도 하고 싶다” “할 가치가 있다” “믿을 수 없다”는 등의 긍정적인 반응의 댓글이 달렸다. 당나귀 귀 성형은 여성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의 ‘마이라이크 메디컬 코스메틱’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당나귀 귀 성형술의 인기가 높아 예약이 밀릴 정도”라며 “안전한 수술이라 더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광저우의 한 귀 성형 전문 의사는 하루에 여섯 번씩 엘프 귀 시술을 한다고 털어놓았다. 위웬린이란 이름의 귀 성형 전문의는 “지난해 한 인터넷 유명인에게 엘프 귀 수술을 한 다음에 2000년 이후 태어난 젊은이들이 같은 수술을 받으려 몰려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엘프 귀가 어려보이는 이유에 대해 여섯 살 무렵의 아이들은 이미 성인이 되었을 때 귀 크기의 90%가 된다고 설명했다. 즉 어릴수록 귀 크기에 비해 얼굴이 작기 때문에 성인의 귀가 크다면 어려보인다는 것이다. 또 엘프 귀를 원하는 사람들은 귀에 머리카락을 걸수 없거나 정면에서 귀가 안 보인다는 이유로 성형을 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인기있는 귀 모양은 스탈스귀와 돌출귀의 중간 형태다. 스탈스귀는 연골이 귓바퀴 사이의 좁고 움푹 들어간 곳에 접혀있는 것으로 뾰족한 귀 모양을 형성하게 된다. 돌출귀는 귀가 머리에서 2센티미터 이상 튀어나온 형태로 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이와 같은 귀 모양을 행운의 상징으로 여겼다. 중국의 인기 여배우 판빙빙도 귓바퀴가 밖으로 튀어나온 특이한 돌출귀 모양이다. 엘프 귀는 인공 연골을 삽입하거나, 히알루론산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또 다른 성형전문의는 엘프 귀 시술이 감염, 흉터, 귀 비대칭, 혈전, 피부 괴사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은 엘프 귀가 인기있지만 나중에 후회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성형수술 시장은 2015년 648억 위안(약 11조원)에서 2019년 1770억 위안(약 30조 8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견고한 설계로 안전한 저택 ‘그랑빌 더 포레’

    견고한 설계로 안전한 저택 ‘그랑빌 더 포레’

    최근 건축물 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며 주거 공간의 견고한 설계와 쾌적한 주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안전한 단독주택 생활을 꿈꾸는 현대인들에게 개금산 자락에 자리한 도심 숲속 안전한 저택, ‘그랑빌 더 포레’가 오픈해 성황리에 분양중이다.‘그랑빌 더 포레’는 총 32세대로 구성된 하이엔드 저택으로, 튼튼하고 견고한 시공을 통해 아파트, 단독주택과 차별화된 안전함을 갖추었다. 흙에 접한 부분의 벽체는 단열재 100mm+콘크리트 벽체 300mm+드라이에어리어공간 100mm+내벽 100mm 총 600mm의 벽구조물을 시공하였으며 드라이에어리어 100mm내부에는 습기조절을 위한 숯과 청결효과가 있는 천일염을 넣어 결로 방지 효과를 더했다. 프리미엄급 마감재 사용으로 저택의 품격을 높인 점도 눈에 띈다. 외벽재는 델리카토 대리석을, 지붕재는 프랑스 흑색 평기와 Signy, 시스템 현관도어는 이건, 창호는 LG 창호를 사용했으며 A/L 슬라이드 도어 등을 채택했다. 고품격 Elica 쿡탑, 데이코 냉장냉동고, 밀레 식기세척기, 빌트인 냉난방기 등의 옵션도 더했다. 도심의 편리한 생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 입지도 갖췄다. 롯데마트, 아울렛, 서부농수산물 유통센터 등 도심의 풍부한 생활 편의시설과 살레시오초, 송원초, 삼육초·중, 대동고 등 명문학군, 시내외로의 이동이 편리한 제2순환도로를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사통팔달 교통환경으로 삶의 질을 업그레이드했다. 탁 트인 테라스와 정원도 전 세대에 제공한다. 본 층 거실 마당에서는 사계절을 조망할 수 있으며, 위층 대형 마당은 광주의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다. 자쿠지나 노천탕 등으로 활용 가능한 하늘 중정마당, 주방과 연결된 BBQ 마당에 캠핑을 즐길 수 있는 뒷마당까지 다양한 공간을 갖추고 있어 저택만의 프라이빗한 여유를 느낄 수 있다.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드레스룸은 침실보다 더 큰 크기로 설계해 의류, 액세서리, 가방등을 보관할 수 있으며 고품격 슈즈룸 역시 여행용 가방이나 운동용품 등을 수납할 수 있을 만큼 넉넉하게 구성했다. 영화, 음악감상, 악기 연주, 홈짐, 스크린 골프연습장 등 소음 걱정 없이 여가를 보낼 수 있는 취미룸도 마련되어 있다. ‘그랑빌 더 포레’는 조정대상지역임에도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 자금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무제한 전매로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청약통장이나 가점 및 순위와 무관하게 분양받을 수 있어 실거주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랑빌 더 포레’는 광주 서구 매월동 214번지에서 홍보관을 운영 중이며, 분양과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또는 전화를 통해 문의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치매환자 100만명 시대 눈앞, 지자체들 시책 봇물

    치매환자 100만명 시대 눈앞, 지자체들 시책 봇물

    고령화사회의 그늘인 치매환자를 위해 자치단체들이 각종 시책을 내놓고 있다. 치매환자가 증가추세 인데다, 환자 본인과 가족이 겪는 고통이 다른 질병보다 크기 때문이다. 각종 설문에서 치매는 노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질병으로 꼽히기도 한다. 12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2020년 전국 65세 이상 노인 813만4675명 가운데 치매환자는 84만192명으로 10명당 1명꼴이다. 충북지역은 65세이상 노인 27만8519명 가운데 11%인 3만894명이 치매로 고통받고 있다. 환자수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2024년에는 치매환자가 100만명 이상이 될 거라는 전망이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자치단체들이 치매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시책을 속속 마련하고 있다. 충북 제천시는 이달부터 치매환자가 있는 가정에 홈캠을 무상으로 설치 지원한다고 12일 밝혔다. 인터넷이 설치된 가정에 한 가구 당 2대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홈캠은 TV와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확인이 가능해 보호자가 안심하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시는 매년 50가정씩 지원할 예정이다. 제천시 관계자는 “만 60세 이상 실종 가능성이 있는 어르신에게 인식표도 배부하고 있다”며 “치매환자가 있는 가족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충북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차매전문 치유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의 치유농업 개념을 발전시킨 이 농장은 치매환자에게 필요한 인지강화훈련을 농업과 접목시켰다. 꽃가꾸기, 명상코스, 꽃비빔밥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치매환자들의 뇌건강을 돕고 있다. 충북지역에서 운영중인 치매치유농장은 3곳인데, 이달중에 2곳이 추가 지정된다. 인천시는 치매환자와 가족들의 문화활동을 위해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 영화 1편씩을 무료 상영하는 치매안심극장을 마련했다. 극장에선 간단한 치매 진단과 대처방법 교육도 진행된다. 영화 상영일에는 도우미 등이 배치돼 어르신들의 불편함을 덜어준다. 전남 순천시 등은 치매안심마을을 지정운영중이다. 치매안심마을은 만 60세 이상 주민을 대상으로 치매 선별검사를 실시한다. 인지저하 주민에게는 치매안심센터와 협약을 체결한 병원의 개별 맞춤 서비스가 제공된다. 마을 공동체가 벽화나 안내문을 통해 치매환자가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거나 치매 예방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기도 힌다. 서울 성동구는 5개 택시회사와 협약을 체결하고 치매안심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택시 기사들은 치매어르신 구별 방법과 이에 따른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교육받아 치매 환자 발견 시 긴급연락을 취하게 된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대용량 배터리 탑재한 LG그램, 美 컨슈머리포트서 ‘최고의 배터리 용량’ 노트북으로 선정

    대용량 배터리 탑재한 LG그램, 美 컨슈머리포트서 ‘최고의 배터리 용량’ 노트북으로 선정

    초경량 대화면 노트북의 대명사인 LG 그램이 지난 23일 미국 유력 소비자 전문 매체 컨슈머리포트로부터 ‘최고의 배터리 수명을 가진 노트북(Laptops With the Best Battery Life) 평가에서 ‘LG 그램 14’가 압도적인 배터리 성능으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컨슈머리포트는 1936년 미국 비영리단체인 소비자연맹이 창간한 소비자 전문 매체로 제품을 직접 구매해 자체 테스트를 진행, 신뢰도 높은 정보를 제공하며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매체다. 컨슈머리포트는 이번 평가에서 배터리 수명이 뛰어난 총 5개 노트북을 선정, 테스트한 결과 1위를 차지한 ‘LG 그램 14’는 약 27시간의 배터리 사용 시간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하위 순위의 제품이 평균 약 19시간을 기록한 것에 비해 두드러지는 결과다. 매체는 이에 대해 “100% 충전 시, 사흘간 풀타임 업무를 수행하고도 남는 정도”라고 호평했다. 2021년형 ‘LG 그램 14’는 인텔 11세대 프로세서 타이거레이크(Tiger Lake) 탑재로 더욱 강력한 성능을 지원하며, 1㎏이 채 되지 않는 무게에 72와트시(Wh) 배터리 탑재로 높은 휴대성을 자랑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평가는 가벼운 무게에도 불구하고 긴 배터리 수명을 지닌 LG 그램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앞으로도 그램만의 차별화된 성능과 사용 편의성으로 국내외 소비자를 사로잡을 것”이라 전했다. 한편, LG전자의 대표 노트북 브랜드인 ‘그램’은 2014년 첫 출시 이후 끊임없는 혁신을 선보이며 업계를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2021년형 ‘LG 그램 15’를 출시, 14/16/17형에 이어 15형대 제품을 추가로 선보이며 화면 크기별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LG 그램 16’은 1190g에 불과한 무게에 80와트시(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사용 편의성을 한층 극대화한 제품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남대학교, ‘골다공증’ 생물학적 원인 규명

    영남대학교, ‘골다공증’ 생물학적 원인 규명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정대원(52·미생물학교실) 교수팀이 셀레노단백질(Selenoprotein, 셀레늄 결합 단백질)과 골 대사의 생물학적 연계성을 규명했다. 정 교수팀은 ‘셀레노단백질 W의 골 흡수 파골세포 활성조절에 따른 골 리모델링 조율’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국제 저명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영향력지수(IF) 12.121) 2021년 4월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 논문에는 영남대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이경희 박사와 김현수 박사가 제1저자로, 정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포유류의 25가지 셀레노단백질 중에서 크기가 가장 작은 ‘셀레노단백질 W’의 발현과 골 밀도의 생물학적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셀레노단백질 W가 결여된 실험용 쥐는 파골세포(척추동물의 뼈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된 뼈 조직을 파괴 또는 흡수하는 거대 다핵세포) 분화 억제로 골 밀도가 증가하지만, 셀레노단백질 W가 과발현된 실험용 쥐는 파골세포 분화 증가로 골다공증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정 교수는 “파골세포에 존재하는 셀레노단백질 W의 적절한 발현 조절이 정상적인 골 리모델링 조율에 관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셀레늄 대사와 골 대사 간의 생물학적 연결고리를 확인한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 성과다”면서 “생체 내 필수 미량원소인 셀레늄이 정상적인 골 대사 조율에 관여한다. 이번 연구로 골다공증과 같은 골 질환 예방을 위해 적정량의 셀레늄 섭취가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염증성 골다공증 모델과 난소적출 폐경기 골다공증 모델에서 셀레노단백질 W에 대한 역할을 분석할 것“이라고 후속 연구계획을 밝혔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로 BRIC(생물학연구정보센터)에서 소개하는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 선정되기도 했다. BRIC은 1996년 설립된 국내 최고 바이오 연구정보 제공 기관으로, 생명과학 분야에서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SCI)급 학술지 가운데 영향력지수(IF, Impact Factor)가 10 이상인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고 탁월한 연구 성과를 거둔 한국인을 소개하고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우주를 보다] ‘해를 품은 달’…올해 첫번째 펼쳐진 ‘일식 우주쇼’

    [우주를 보다] ‘해를 품은 달’…올해 첫번째 펼쳐진 ‘일식 우주쇼’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었으나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8시 12분을 시작으로 캐나다 북부와 미국 일부 지역, 그린란드, 러시아, 스칸디나비아 등지의 사람들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탄성을 내질렀다. 바로 지구 최북단 지역을 가로지르는 올해 첫번째 일식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일식은 태양의 가장자리가 금반지처럼 보이는 금환일식(金環日蝕)으로 예고됐다. 그러나 아쉽게도 구름에 해가 가려 완벽한 반지 모양이 관측되지는 않아 태양은 마치 초승달처럼 보였다.  일식은 태양과 달, 지구가 일직선으로 놓이면서 달이 해를 가리는 천문현상을 말한다. 이중 달이 태양을 전부 가리면 개기일식, 부분만 가리면 부분일식, 태양의 가장자리만 보이는 경우 금환일식이라 부른다. 서구에서는 ‘불의 반지’(Ring of Fire)라 부르는 금환일식은 마치 불에 타는 금반지 모양같아 붙은 이름이다.달과 태양이 완벽하게 포개져 연출해내는 개기일식을 지구에서 볼 수 있는 것은 태양과 달의 희한한 우연의 일치 때문이다. 즉, 태양 지름은 달보다 400배 크지만, 달보다 딱 400배 먼 거리에 있다. 따라서 지구 하늘에서 태양과 달은 똑같은 크기로 보인다. 또 지구에서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하는 달의 궤도에 따라 달이 태양을 완전히 못 가리고 가장자리가 비어져 나오는 금환일식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데스크 시각] 남영동 대공분실을 기억하는 방법/강국진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남영동 대공분실을 기억하는 방법/강국진 정책뉴스부 차장

    지인한테서 남영동 대공분실로 끌려가 고문을 받았던 경험담을 들은 적이 있다. 1980년대 초 학생운동 지도부였고, 지금은 지역에서 환경운동가로 활동하는 그는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고통 속에서도 오로지 “동지들이 피신할 시간은 벌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버티고 또 버텼다고 했다. 담담하게 말하는 속에서도 그가 얼마나 큰 고통을 겪었을까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많은 이들이 남영동 대공분실이 인적 드문 숲속이나 외진 곳에 있을 거라고 짐작하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지하철 남영역에서 보면 휘황찬란한 조명을 뽐내는 러브호텔에 둘러싸인 칙칙한 벽돌 건물이 보인다. 누군가 얘기해 주기 전에는 이 건물이 한때 불법구금과 고문으로 악명을 떨쳤던 옛 남영동 대공분실이라는 것을 짐작하기도 쉽지 않다. 16년 전인 2005년 8월 남영동 대공분실 르포를 쓴 적이 있다. 대공분실 취재기로는 처음이어서 지금도 무척 기억에 남는다. 이 건물은 여러모로 독특했다. 박종철 열사가 고문을 받다가 사망했던 곳이 509호 조사실이었는데, 5층에는 모두 16개 조사실이 있다. 얼핏 보면 18개이지만 사실 2개는 비밀계단으로 이어진다. 나선형 계단과 계속 나타나는 출입문 때문에 조사를 받는 사람은 자신이 몇 층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이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 김수근은 공포와 고립감을 극한까지 밀어붙이겠다는 목표를 위해 창문 크기나 출입문 위치까지도 세심하게 배치했다. 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제34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과 함께 민주인권기념관 착공식이 열렸다. 이곳을 시민에게 되돌려주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생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데 싫어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 불편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원형이 훼손되는 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테니스장이 있던 곳에 기념관을 세우니 원형 훼손이 아니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테니스장 역시 보존해야 할 원형이다. 사람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게 직업인 이들은 7층 무도장과 야외 테니스장에서 체력을 단련하고 여유를 즐겼다. 테니스장은 국가폭력을 위한 유기적인 일부였다. 민주인권기념관은 기억을 위한 공간이다. 하지만 정작 민주인권기념관을 기억하는 방식 때문에 더 불편해졌다. 기념관 홈페이지에는 “2005년 8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남영동 대공분실 ‘민주인권교육센터’ 활용계획 경찰청에 제안”이라고 돼 있다. 마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시종일관 열심히 노력한 성과라도 되는 듯 강조하는 것 같다. 이건 남영동 대공분실을 국민에게 되돌리자는 운동을 기획하고 노력했던 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인권연대와 대한성공회 주축으로 ‘남영동 대공분실을 국민에게’ 캠페인을 시작했던 게 2005년 6월이었다. 당시 경찰청은 남영동 대공분실을 경찰회관으로 만드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었지만 캠페인 취지를 전해 듣고는 무척 신속하게 제안을 받아들였다. 7월에는 남영동 대공분실을 인권기념관으로 바꾼다며 공동기자회견도 했고, 10월에는 대공분실 앞마당에서 인권경찰 비전 선포식까지 했다. 그 뒤로 오랫동안 당초 계획이 표류하는 동안 기념사업회는 무얼 하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 2018년 경찰청은 남영동 대공분실을 기념사업회로 이관했다. 앞으로 민주인권기념관을 세우고 운영하는 건 기념사업회 몫이다. 사업회를 둘러싼 각종 난맥상에 더해 새로운 관변단체로 빠르게 변신하는 모습에 질려 관심을 아예 끊어 버린 처지에 이제 와서 이러니 저리니 참견할 생각은 없다. 그저 한 가지는 꼭 얘기하고 싶다. 민주인권기념관이 기념해야 할 대상은 ‘민주주의’와 ‘인권’이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아니라. betulo@seoul.co.kr
  • [금요칼럼] 이성윤 서울고검장 승진인사, 유감이다/김보라미 법률사무소 디케 변호사

    [금요칼럼] 이성윤 서울고검장 승진인사, 유감이다/김보라미 법률사무소 디케 변호사

    기소된 사실이 직무와 관련된 형사피고인이 제공하는 공공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면, 불안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해당 공공서비스 자체에 대해서도 불신이 쌓일 것은 당연하다.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이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직위를 부여하지 않을 수 있는 ‘직위해제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직위해제제도’는 일견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는 무죄추정원칙에 반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국가공무원에게는 높은 윤리성과 준법성이 요구되고, 행정의 신뢰성 확보라는 공익도 크기 때문에 직무해제제도는 정당하고 필요하다. ‘국가의 정의’를 담당하는 검사는 무소불위의 권력이 보장돼 더 높은 윤리성이 요구되는 직업군이다. 한 명의 검사라 하더라도 검찰사무를 처리하는 단독관청으로 각자의 이름으로 사무처리를 하고, 개인의 의사표시로도 대외적 효력을 갖게 되는 등 상당히 많은 권한이 부여돼 있다. 그러나 검사들은 오랜 세월 이러한 권력을 겸손하게 행사하지 않았다. 오히려 충분히 견제되지 못한 채로 비리ㆍ청탁 문제, 전관예우, 가혹수사, 직무상 권한남용 등으로 매스컴을 타며 사회의 공분을 사 왔다. 정권의 편에서 인권을 유린한 수사에도 눈감아 왔다.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개혁을 시작했을 때, 많은 시민은 환호하며 그 필요성에 공감했다. 검사들에게 높은 수준의 윤리성과 도덕성을 지킬 것과,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 주고 인권침해적인 가혹수사를 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였다. 그리고 그 기대감도 컸다. 그러나 법무부는 최근 피고인 신분의 검사를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으로 승진임명하는 초유의 처분을 했다.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은 그 관할 범위가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강원도”에 해당해 대한민국의 중요 형사사건을 관장한다는 점에서도 납득이 안 가는 인사다. 현직 검사가 기소된다면, 해당 검사는 응당 수사직무에서 배제돼야 한다. 그것이 검사에 대해서 상식적으로 요구되는 윤리개념이다. 검사라는 직무와 관련된 직권남용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검사장이라는 고위직이라면 일반 검사보다 더 명예로운 처신을 했어야 하고, 그런 자가 검사장으로 임명돼서도 안 됐다. 이성윤 검사장이 기소된 건은 직무관련성이 있는 ‘수사 중단 외압행사’ 건이다. 스스로 소집을 신청한 수사심의위원회 13명 중 8명이 기소 의견을 낼 정도로 상당한 수준으로 기소가 권고된 사안이기도 하다. 이 검사장은 앞으로 직무관할지역 내인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재판에 출석해 공판검사와 중요 쟁점을 다투며 변호권을 행사해야 한다. 현직 검사장과 공판검사의 형사재판 뉴스가 보도될 때마다 시민들은 검찰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을 느낄 것이다. 코로나라는 전 세계적인 경제적 위기상황에서 하루하루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다단계 금융사기, 사이비종교단체 등으로 얽힌 예전보다 더 부조리한 민생사건들이 활개치고 있다. 이 지검장은, 자신의 형사재판 기간에는 아무래도 이러한 민생보다는 자신의 변호권에 집중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법무부는 부적절한 인사로 시민들의 억울함과 고통에 집중하지 않고, 오히려 그 일을 해야만 하는 기관들에 불필요한 긴장만을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번 이 검사장에 대한 승진인사가 그간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 왔던 검찰개혁과 얼마나 모순되는지 헤아려 보아야 한다. 이 검사장에게 직위해제 조치 등 검찰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조치를 시급히 취해야 한다. 이성윤 서울고검장 임명은 검찰개혁이 아니다. 시민들의 삶이나 검찰개혁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검찰장악이다.
  •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고전은 어려워? 일단 맛만 봐봐!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고전은 어려워? 일단 맛만 봐봐!

    온고지신(溫故知新). 옛것을 익혀 새것을 안다는 뜻으로 ‘논어’ 위정편에 나오는 말입니다. 고전을 마음먹고 읽어 보려 하지만 아무래도 부담이 가게 마련입니다. 시대 상황이 많이 다르고 그때와 생각하는 방식도 차이가 크기 때문입니다. 문체도 어색해 읽다가 자주 멈춥니다. 여러 고전을 소개하면서 나름의 방식으로 묶어 낸 책의 출간이 이어지는 이유일 겁니다. 고전연구가 조윤제 작가의 신간 ‘고전은 당신을 배신하지 않는다´(21세기북스)는 공자부터 소크라테스까지 동서양 고전을 분석하고 나름의 해석을 부여합니다. 버리기·남기기·흔들리기라는 3가지 삶의 태도, 품격을 높이고 인생을 즐기면서 삶과 사람을 아는 3가지 공부법도 풀어냅니다.‘지식 편의점: 문학, 인간의 생애’(흐름출판)는 지난해 출간한 ‘지식 편의점: 생각하는 인간’에 이어 나온 책입니다. 시한책방을 운영하는 유튜버 이시한씨가 25권의 문학 작품을 인간의 생애에 맞춰 엮어 냅니다. 예컨대 ‘호밀밭의 파수꾼’, ‘파리대왕’은 성장, ‘달과 6펜스’와 ‘사기’에서는 삶의 여러 모습, ‘노인과 바다’와 ‘페스트’ 등은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키워드로 추출합니다. 읽는 데 도움될 만한 사회적 배경과 지식도 담았습니다.고전문학, 신화, 회화 등에서 지옥 이야기만 모아서 분류한 만화가 김태권의 ‘살아생전 떠나는 지옥 관광’(한겨레출판)도 이색적입니다. ‘신곡’과 ‘오디세이아’의 지옥 이야기를 곱씹으며 지하 주차장을 스치는데, 그곳에서 일하는 젊은 친구와 세상에 찌들어 살면서도 고상한 척 고전 이야기나 생각하는 중년의 자신을 돌아보며 지금의 헬조선을 연상하는 등 톡톡 튀는 이야기가 담겼습니다. 이런 부류의 책을 강력하게 추천하진 않습니다. 고전을 더 깊게 파고들고자 하는 독자에겐 조금은 가벼울 수 있습니다. 지루한 고전을 좀더 재밌고 쉽게 여행하는 길잡이로 삼는 건 좋을 듯합니다. 들춰 보고 정말 마음에 드는 고전을 골라내 정독하는 것도 권합니다. gjkim@seoul.co.kr
  • 1000년 시간 품은 달걀… 인분에 둘러싸인 덕에 보존

    1000년 시간 품은 달걀… 인분에 둘러싸인 덕에 보존

    이스라엘 고미술관이 9일(현지시간) 공개한 1000년 전 달걀. 약 6㎝ 크기로 고대 오물통 안에서 인간의 배설물에 둘러싸인 덕에 완벽하게 보존됐다고 박물관 측은 설명했다. 야브네(이스라엘) 신화 연합뉴스
  • [다이노+] 청소년기 티라노사우루스도 뼈에 구멍 뚫을 만큼 턱 힘 강했다

    [다이노+] 청소년기 티라노사우루스도 뼈에 구멍 뚫을 만큼 턱 힘 강했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는 대형 육식 공룡의 아이콘이다. 칼날처럼 날카롭고 거대한 이빨과 강력한 턱 힘은 다른 공룡의 뼈도 씹어 먹을 정도였다. 이런 강력한 턱과 이빨을 무기로 티라노사우루스는 백악기의 마지막 순간에 지구 최강의 포식자로 번영을 누렸다. 하지만 분명 아무리 큰 티라노사우루스라도 새끼 때는 이렇게 강력한 턱 힘을 지니지 못했을 것이다. 새끼, 그리고 중간 정도 단계인 청소년기 티라노사우루스는 다 큰 어른 티라노사우루스보다 턱 힘이 약할 수밖에 없다. 이 공룡이 연령대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사냥하고 먹이를 먹었음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공룡 화석은 잘해야 뼈 몇 조각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나마도 숫자가 충분치 않지만, 티라노사우루스는 대형 수각류 공룡 가운데 예외적으로 화석 표본이 많고 다양한 연령대의 화석이 발굴되어 대형 수각류 공룡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캠퍼스의 고생물학자인 잭 쳉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 역시 청소년기 티라노사우루스의 턱 힘을 알 수 있는 화석 표본을 확보해 무는 힘을 추정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다만 연구팀의 화석 표본은 티라노사우루스의 것이 아니라 티라노사우루스에 물린 에드몬토사우루스(Edmontosaurus)의 꼬리뼈이다. 에드몬토사우루스는 오리주둥이 공룡으로 알려진 하드로사우루스류 초식 공룡으로 당시에 매우 흔한 초식 동물이었다. 따라서 그 꼬리에서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 자국이 발견되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연구팀은 이 이빨 자국이 성체의 것이 아니라 13살 정도 되는 청소년기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 자국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티라노사우루스는 알에서 태어날 때는 작은 개 만한 크기지만 매우 빠르게 성장해 20살쯤에는 우리가 영화관이나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수준까지 커졌다. 13살은 그 중간 단계로 중형 초식 공룡을 사냥할 순 있지만, 아직 대형 초식 공룡을 사냥하기에는 이른 시기다.연구팀은 이빨 자국을 남긴 티라노사우루스의 턱의 일부를 복원한 후 이를 실제 뼈에 눌러 비슷한 자국을 남기는데 필요한 압력을 측정했다. 다만 티라노사우루스가 뼈만 물지는 않았을 것이므로 연구팀은 고기가 그대로 붙어 있는 소의 다리를 이용했다. 그 결과 청소년기 티라노사우루스의 턱 힘은 5641N(뉴튼. 질량 1㎏의 물체에 작용하여 1m/s의 가속도를 생기게 하는 힘)으로 예상했던 4000N 보다 훨씬 강했다. 티라노사우루스의 강한 턱 힘은 이미 청소년기부터 지닌 특징으로 보이지만, 사실 이는 성체의 35000N보다 1/5-1/6 정도 약한 힘이다. 연구팀은 이 정도 힘으로 뼈를 씹어 먹지는 못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뼈 안에는 영양분이 풍부한 골수가 있기 때문에 뼈를 부수고 내용물을 먹을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더 많은 영양분 섭취가 가능하다. 그러나 아직 턱 힘이 약한 청소년기 티라노사우루스는 골수는 먹지 못하고 주로 살코기를 먹었을 것이다. 그리고 턱 힘이 어른보다 약하기 때문에 사냥하는 초식 공룡 역시 좀 작은 개체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제한점은 약점이 아니라 반대로 강점이다. 청소년기 티라노사우루스의 먹이는 성체나 태어난 지 얼마되지 않은 어린 새끼와 달랐을 것이다. 이렇게 시기에 따라 먹이를 달리하면 어른이나 새끼와 경쟁을 피할 수 있어 서로에게 이득이 된다. 이런 자연의 지혜는 현생 동물에서도 여럿 볼 수 있다. 경쟁만이 능사가 아니고 서로 사이좋게 나누는 편이 좋다는 지혜는 이미 공룡 시대부터 통했던 셈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한 소녀 앞에 ‘엄마 죽인 그놈’이 나타났다

    한 소녀 앞에 ‘엄마 죽인 그놈’이 나타났다

    올해 초 의정부 경전철에서 노인을 폭행한 중학생들이 만 13세 ‘촉법소년’(범법행위를 한 미성년자)이라 형사처벌을 면제받자 논란이 일었다. 한술 더 떠 촉법소년이 사람을 죽이고도 예상보다 가벼운 처벌을 받게 된다면 피해자 가족의 찢어지는 듯한 심정은 어찌 표현할까. 오는 17일 개봉하는 중국 영화 ‘그 여름, 가장 차가웠던’은 이처럼 엄마를 살해한 소년범을 우연히 만나게 된 소녀의 심리적 방황과 분노, 좌절, 그리고 성장을 짜임새 있게 그린 청춘 성장 드라마다. 3년 전 엄마가 살해된 뒤 모든 게 엉망이 된 13세 소녀 리자허(덩언시 분)는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아빠와도 마음을 터놓지 못한다. 언제나 날 선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던 그는 어느 날 우연히 엄마를 죽였던 소년 유레이(리간 분)가 차량 정비소에서 일하는 장면을 보게 된다. 미성년자라서 교정 학교에서 4년을 보내기로 돼 있었지만, 예상보다 빨리 석방된 레이를 보고 분노에 휩싸였다. 자허는 복수를 하겠다는 일념으로 레이에게 접근한다. 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감독상과 23회 상하이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 영화는 단순히 피해자와 피의자의 대립이 아닌 이들의 혼란스러운 내면을 파고드는 데 주력했다. 자허와 레이의 과거사가 서서히 공개되면서 강한 몰입감을 준다. 자허에게 죽은 엄마는 삶의 길잡이였기 때문에 절망과 한탄을 반복할 수밖에 없지만, 복수를 할 물리적 힘이 없어 이를 보는 관객도 답답하다. 감정을 숨기는 데 미숙한 청소년의 시선을 통해 감당할 수 없는 사건의 크기와 상실감을 나누게 된다. 영화는 또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리는 소년 레이를 통해 방황하는 사춘기를 묘사하면서도 죄의 무게를 견뎌 내야 하는 불안감도 놓치지 않았다. 특히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졸부에게 시집을 간 엄마를 둔 레이가 자허의 어머니를 우발적으로 살해하게 된 사연이 드러나면서 자허의 시선은 어느덧 그의 텅 빈 마음에 머물게 된다. 저우쑨 감독은 경계와 분노에서 청소년들이 서로 이해하고 죽음을 받아들이며 용서하는 모습에 이르기까지 한층 성장해 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요즘 흔치 않은 4대3 화면비에 클로즈업을 자주 사용해 인물의 표정에 집중하게 된다. 심리 묘사에 치중해 이야기 전개가 다소 더디긴 하다. 하지만 걸핏하면 애국주의를 강조하는 요즘 중국 영화와 다르게 흥미로운 이야기를 균형 있게 풀어냈고 여운을 남기는 영화임은 분명하다. 15세 관람가.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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