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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이빙대에 선 로코퀸… ‘디바’ 신민아 “내 살점 같은 영화”

    다이빙대에 선 로코퀸… ‘디바’ 신민아 “내 살점 같은 영화”

    ‘로코(로맨틱 코미디) 퀸’이 다이빙대에 섰다. 잔머리 한 올 없이 빗어 올린 머리와 굳게 다문 입매에서 결연함이 느껴진다. 그런데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신민아는 23일 개봉하는 영화 ‘디바’에서 다이빙 세계 랭킹 1위 최이영 역을 맡았다. “제가 ‘살점 같은 영화’라는 표현을 쓴 적이 있어요. 온몸으로 준비했었던 작품이고 흔하지는 않은 선택이었기 때문에.” 지난 17일 온라인으로 기자들과 만난 신민아는 ‘살점′에 방점을 찍어 말했다. 영화는 다이빙계의 디바, 이영이 어느 날 동료이자 절친인 수진(이유영 분)과 함께 교통사고를 당하는 데서 시작한다. 사고 후 실종된 수진을 향한 이영의 애틋함과 달리 동료들은 수진에 대해 의문스러운 말들을 쏟아낸다. 최고 자리를 지키려는 강렬한 욕망과 함께 수진이 내가 알던 친구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영은 점점 혼란에 빠진다. 시나리오를 처음 받아들었을 때 신민아는 “여성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조금 귀했기 때문에 반가웠다”고 했다. ‘디바’는 두 주연 배우는 물론 이 작품으로 데뷔한 조슬예 감독, 제작자인 김윤미 대표, 1세대 여성 촬영 감독인 김선령 촬영감독까지 모두 여성인 ‘F(페미니즘)등급’ 영화다.찰나의 예술을 만들어내는 다이빙 선수로 보이고자 각고의 노력이 필요했다. “하루에 4~5시간 정도 운동했어요. 2시간 반 정도 지상 훈련으로 기초체력을 다지고, 근육을 만들었습니다. 몸이 좀 풀어지면 입수 훈련을 했어요. 저도 유영씨도 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물에 대한 공포는 없었지만, 높이에 대한 부담감이 좀 있었어요.” 촬영장에서 최고참이 된 신민아는 솔선수범해 물에 뛰어들었고, 여기에 이유영도 용기를 얻었음은 물론이다. 데뷔 20년을 맞은 신민아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2010), ‘오 마이 비너스’(2015) 등에서 선보인 사랑스러운 로코 퀸에서 변신을 꾀하는 중이다. 전작 ‘보좌관’(2019)에서 여성 정치인 강선영으로 열연한 것처럼 ‘디바’의 스릴러 연기도 신민아의 필모그래피에서는 조금 ‘다른’ 선택이다. 그는 연기 생활 20여년을 다이빙과 비교했다. “끊임없이 평가를 받는 직업이기도 하고, 내가 해내야 결과로 나온다는 면에서 비슷한 점이 있지 않나 싶어요. 그래서 더욱 이영이라는 역에 몰입할 수 있었던 거 같고요.” 극한 현실에 대처하는 신민아의 노하우는 뜻밖에 간단했다. “급할 때일수록 자신에게 압박감을 주지 말고, 여유를 갖자.”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포토] 신민아, 뛰고 또 뛰는 선수급 다이빙 연습

    [포토] 신민아, 뛰고 또 뛰는 선수급 다이빙 연습

    배우 신민아가 다이빙선수를 방불케하는 다이빙 연습 영상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신민아의 소속사 에이엠엔터테인먼트는 16일 공식 SNS에 “단독공개! 에이엠이 입수한 신민아의 다이빙 연습 영상! 다이빙계의 ‘디바’가 되기 위해선 연습뿐이다! #배우인가_다이빙선수인가 #완벽할때까지 #뛰고또뛰고”라는 글과 신민아가 다이빙을 연습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 속에서 다이빙대에 오른 신민아는 처음엔 겁먹은 듯 주춤했지만 곧 자세를 가다듬고 점점 안정된 모습으로 다이빙에 성공했다. 특히 뒤로 서서 뛰는 자세로 몇차례 만에 완벽한 포즈로 깔끔하게 입수하는 신민아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감탄하게 했다. 영화 ‘디바’속 최고의 실력을 가진 다이빙 선수 최이영 역을 현실감있게 표현하기 위해 신민아는 크랭크인 전부터 지상훈련, 와이어훈련, 수중훈련 등 차근차근 훈련을 받았다고 한다 . 직접 입수하고, 뒤로 뛰어내리는 다이빙까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단계까지 소화하며 남다른 노력으로 캐릭터를 탄생시킨 그의 모습 덕분에 영화 ‘디바’에 더욱 기대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영화 ‘디바’는 다이빙계의 퀸 ‘이영’이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한 후, 잠재되었던 욕망과 광기가 깨어나며 일어나는 미스터리 스릴러물이다. 오는 23일 개봉할 예정이다. 스포츠서울
  • 세계랭킹 21위 올라간 이미림 “내친 김에 2연승”

    세계랭킹 21위 올라간 이미림 “내친 김에 2연승”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메이저 퀸’으로 거듭난 이미림(30)이 내친김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연승에 도전한다.이미림은 17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컬럼비아 에지워터 컨트리클럽(파72·6천478야드)에서 열리는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총상금 175만 달러)에 출전한다. 올해 2개 대회에서 컷 탈락에 그치는 등 부진에 허덕이던 이미림은 14일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에서 막을 내린 ANA 인스피레이션을 제패, 생애 첫 메이저대회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 브룩 헨더슨(캐나다), 넬리 코르다(미국)를 2타 차로 쫓던 이미림은 최종 4라운드에서 행운의 칩인 버디 2개를 낚은 것도 모자라 18번 홀(파5)의 극적인 칩인 이글로 연장전에 합류한 뒤 코르다와 헨더슨을 제쳤다. 3년 정도 샷 난조에 시달리며 2017년 3월 KIA 클래식 이후 LPGA 투어에서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하던 이미림의 위상은 이 한 번의 우승으로 완전히 달라졌다.이미림은 LPGA 투어 올해의 선수 포인트 60점을 따내 이번 시즌 유일하게 2승을 거둔 대니엘 강(미국·75점)에 이어 ‘골프 여제’ 박인비(32)와 공동 2위에 올랐다. ANA 인스피레이션 우승 상금 46만5천달러(약 5억5천만원) 만으로 시즌 상금 순위 7위에 이름을 올렸고, 세계랭킹도 지난주보다 무려 73계단 상승해 21위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고 자신감을 회복한 만큼 그는 데뷔 시즌인 2014년(마이어 클래식·레인우드 클래식) 이후 6년 만에 LPGA 투어 2승에 도전할 적기를 맞았다. 포틀랜드 클래식과의 궁합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지난해에는 공동 38위에 자리했으나 2018년 공동 9위, 2017년 공동 5위의 상위권 성적을 낸 바 있다. 이번 대회엔 이미림 외에 ANA 인스피레이션을 통해 10개월 만에 LPGA 투어 복귀전을 치른 세계랭킹 4위 박성현(27) 등 한국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우승 경쟁에 나선다.올해의 선수 포인트와 상금(63만2천853달러) 2위를 달리는 박인비, 올해 4개 대회에 출전해 3차례 톱10에 오르고 ANA 인스피레이션은 공동 18위로 마친 김세영(27) 등도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 지난해 이 대회에 월요 예선을 거쳐 출전해 준우승했던 재미교포 노예림(19)은 당당히 LPGA 투어 루키가 되어 포틀랜드로 돌아간다. 지난해 프로로 전향했으나 LPGA 투어 회원 자격이 없어 월요 예선으로 포틀랜드 클래식 출전 기회를 얻었던 노예림은 3라운드 단독 선두로 나서 첫 우승 꿈을 부풀렸으나 4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해나 그린(호주)에게 밀려 준우승한 바 있다. ANA 인스피레이션 연장전에서 이미림에게 져 공동 준우승한 헨더슨과 코르다도 출전해 시즌 첫 승의 문을 다시 두드린다. 헨더슨은 2015·2016년 이 대회 우승자이기도 하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씨줄날줄] 레스보스섬/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레스보스섬/임병선 논설위원

    여자 동성애자를 뜻하는 영어 ‘레즈비언’(lesbian)은 ‘레스보스섬 여인’이란 말에서 유래했다. 그리스 영토지만 에게해 동쪽 끝에 자리해 본토보다 터키 이즈미르에 훨씬 가깝다. 기원전 6세기 무렵 최초의 여자 시인인 사포가 태어난 곳인데 그녀를 따르는 무리들이 동성애를 즐겼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로마 귀족들도 휴양지로 아꼈던 곳이다. 15세기 오스만튀르크가 이곳을 지배하면서 ‘에게해의 정원’으로 불렀다. 크레타와 에비아에 이어 에게해 섬들 가운데 세 번째로 크며 인구는 10만명이 조금 안 된다. 아름다웠던 이 섬이 유럽으로 건너가려는 난민들을 끌어당기는 ‘자석’이 되고 있다는 개탄이 터져 나온 것이 10년 넘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전쟁과 내전이 할퀸 중동과 북아프리카 사람들이 이탈리아와 그리스로 항했다. 땅도 넓고 상대적으로 국경이 허술한 터키 영내에 진입한 뒤 레스보스섬에 이르러 8개월만 버티면 본토로 건너갈 수 있었다.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엄격해졌지만, 최근 이탈리아 정부가 우경화하고 터키가 유럽행 차단을 포기하면서 이 섬으로 더욱 많은 난민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그런데 일주일 전 이 섬에 있는 유럽 최대의 난민 수용시설인 모리아 캠프에 일어난 두 차례 화재 때문에 주목되고 있다. 35명의 난민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당국의 격리 지침을 어기고 달아나 불을 지른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원래 이 캠프는 2700명만 수용할 수 있지만 1만 2000명 이상이 북적대고 있다. 난민들은 도로 주변과 주차장 바닥 등에 텐트나 천막을 치고 한뎃잠을 청하고 있다. 유럽연합(EU) 10개 회원국이 부모 없는 미성년자 난민 400명을 나눠 수용하기로 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다. 1만명 이상은 먹을 물이나 씻을 물이 부족한 가운데 코로나19 확산 공포를 이겨 내며 하루하루를 버텨 내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1만명을 수용하는 새 난민 캠프를 EU와 힘을 합쳐 지어 난민들의 신원 조사와 망명 심사를 포괄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14일 밝혔다. 한 나라의 책임으로만 미루지 말고 EU 전체가 통합적인 난민 정책을 실행하자고 호소했다. 하지만 관광으로 먹고사는 섬 주민들은 반대한다. 난민들도 이 섬에 영원히 가두려는 것이냐고 반발한다. 26개 EU 회원국들이 한목소리로 호응한다는 것은 애초에 가능하지도 않은 일이다. 인도적 관점에서야 난민들을 부축하는 게 옳지만 매일처럼 섬 주민들과 난민들이 드잡이를 벌이는 모습을 보면 생각이 달라진단다. 이성과 도의가 상대적인 시대를 살고 있다. bsnim@seoul.co.kr
  • 메트로시티 주얼리 컬렉션, SBS ‘앨리스’ 제작지원

    메트로시티 주얼리 컬렉션, SBS ‘앨리스’ 제작지원

    이탈리아 네오 클래식 브랜드 메트로시티가 SBS 새 금토드라마 ‘앨리스’를 제작지원한다고 밝혔다. 앨리스는 죽음으로 인해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된 남녀가 시간과 차원의 한계를 넘어 마법처럼 다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SF 드라마다. 시청률 퀸 김희선의 복귀작이자 배우 주원 등이 출연해 하반기 SBS 드라마 최고 기대작으로 꼽힌다. 지난 28일 첫 방영을 시작,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밤 10시에 안방극장을 찾아간다. 이번 드라마에서 김희선은 데뷔 후 처음으로 20대부터 40대까지 넘나드는 폭넓은 연기에 도전한다. 김희선은 극중 시간여행의 비밀을 쥔 괴짜 물리학자 ‘윤태이’와 시간여행의 시스템을 구축한 미래 과학자 ‘박선영’까지 1인 2역 연기를 펼친다. 3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한 주원은 선천적 무감정증을 지닌 형사 ‘박진겸’ 역을 맡아 10년 전 어머니 죽음에 대한 복수를 위해 처절하게 달려가는 인물을 보여줄 예정이다. 메트로시티 주얼리 컬렉션의 아이템을 선물로 받아볼 수 있는 ‘틱톡 X 앨리스 이벤트’도 진행한다. 틱톡 SBS 공식 계정에 업로드된 김희선X주원 챌린지 영상을 감상하고 앨리스 스티커를 사용한 챌린지 영상을 업로드하면 추첨을 통해 푸짐한 경품을 제공한다. 오는 9월 8일까지 이벤트 참여가 가능하다. 당첨자는 9월 15일 틱톡 SBS 공식 계정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1등 1명에게는 메트로시티 목걸이, 2등 5명에게 메트로시티 프라그랑스 VIP 기프트를 증정한다. 한편 메트로시티 주얼리 컬렉션은 이탈리아의 비첸차, 발렌자, 피렌체, 밀라노, 아레초 등 각 도시의 뛰어난 세공 기술을 바탕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더해 완성했다. 수년간 쌓아온 주얼리 마스터들의 노하우와 숨결이 들어가 정교한 디자인과 전 세계에서 공수한 하이 퀄리티 원재료가 오랜 기간 이어온 메트로시티의 정신을 그대로 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기는 호주] 운전 미숙자의 살벌한 역주행 (영상)

    [여기는 호주] 운전 미숙자의 살벌한 역주행 (영상)

    많은 차들이 움직이는 도로를 음주 상태에서 역주행하는 여성 운전자의 모습이 공개되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8일 데일리메일 호주판의 보도에 의하면 이 여성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호주 법적 알코올 농도 허용치(0.05%)의 4배를 넘는 0.214%였다. 호주 퀸즈랜드 주 경찰은 도로 운전 안전의 경각심을 알리기 위해 지난 1월 11일 브리즈번 게이트웨이 도로에서 발생했던 역주행 운전모습을 담은 CCTV를 공개했다. 해당 운전자는 케리 더스턴이라는 브리즈번 거주 47세 여성으로 두아이의 엄마로 알려져 더욱 충격을 주었다. 이 여성은 브리즈번 위넘 로드의 출구를 나와 게이트웨이 도로로 서서히 들어섰다. 도로로 들어선 이 여성은 시속 80km의 속력으로 무려 2km를 역주행 했다. CCTV에는 해당 여성의 차량을 피하는 다른 차량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 하마터면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다른 차량들의 신속한 대처로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경찰에 체포된 이 여성은 지난 6월 23일 음주 운전, 위험 운전으로 기소되어 위넘 지방법정에 섰다. 당시 검찰은 이 여성의 혈중알코올농도의 심각성으로 중한 처벌을 요구했으나 법정은 해당 여성에게 6개월 징역에 2년의 집행유예, 2년간의 운전면허 취소와 600 호주달러(약 52만원) 벌금만을 선고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난이 일기도 했다. 퀸즈랜드 주 경찰은 "다른 차량의 신속한 대처로 대형 사고를 방지했다"며 "지난 2019년 한해 동안 퀸즈랜드 주 내에서만 음주와 위험 운전으로 93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클래식은 현장이다

    클래식은 현장이다

    ‘관객들이 유튜브로 듣는 음악으로만 만족하면 어떡하지?’ 코로나19 시대를 보내며 작곡가는 이런 고민에 빠졌다. 디지털 매체는 언제든 듣고 싶은 음악을 찾아주지만, 그게 전부일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오페라 무대 전체를 보고 싶은데 한 인물만 클로즈업하기도 하고, 너무 작은 소리는 키우고 너무 큰 소리는 깎아 전체적으로 평균적인 소리만 듣게 돼요.” 조은화 독일 한스아이슬러 음대 교수는 인터뷰 내내 “기본적으로 클래식은 현장에서 들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오는 30일까지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진행되는 ‘클래식 레볼루션’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해 자가격리를 하고, 유튜브로 음악을 들으면서 ‘이런 때야 말로 음악이 필요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 “큰 소리가 적당히 줄어들고, 여린 소리가 적당히 커지는 식으로 평균값에 맞춘 음악을 들으면 작품 전체가 주는 느낌을 받을 수 없어요.” 고민은 ‘현장에서만 들을 수 있는 소리가 뭘까’로 이어졌고 ‘공간’과 ‘일회성’에 답을 두게 됐다. 클래식에선 공간이 주는 소리의 울림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음악 사이사이의 침묵이 주는 긴장감도 작품 속 한 부분인데 유튜브로는 전달이 안 된다는 것이다. 오는 30일 서울튜티챔버오케스트라가 선보일 조 교수의 첼로 소나타 ‘때로는 자유롭게, 때로는 추구하며’는 이런 고민을 담아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새롭게 편곡됐다. 모네의 ‘수련’ 연작처럼 이어지는 곡을 쓰고 싶어 2009년부터 작곡한 ‘차이의 향유’ 가운데 6번째 곡으로,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에 대한 오마주이기도 하다. “한국에 들어와 자가격리 기간에 TV를 보며 ‘역주행’이란 단어를 배웠는데, 베토벤이 제게 매년 역주행하고 늘 저를 돌아보게 만드는 음악가예요.” 무엇보다 오케스트라 악기들의 울림이 공간을 타고 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소리를 상상하며 썼다고 한다. 1973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를 졸업한 조 교수는 2002년 한스아이슬러 프라이스 작곡 부문에서 우승했고 2009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작곡 부문에서 한국인으로 처음 1위를 차지했다. 그의 다음 관심사는 국악이다. “우리 전통 음악이 굉장히 훌륭하고 좋은 음악이고 악기들의 잠재력이 너무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기회가 되는 대로 국악기를 배우고 있고 작품을 써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20년간 가져가야 할 일은 국악과 관련된 작업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트럼프, 4년 전처럼 전대 첫날 원맨쇼… 지지자들 “4년 더”

    트럼프, 4년 전처럼 전대 첫날 원맨쇼… 지지자들 “4년 더”

    전대에 깜짝 등장 현장연설로 차별화“나스닥·일자리 슈퍼 V자 회복” 목청“민주당, 우편투표 사기치려 해” 맹공홍보 영상 통해서 “코로나 신속 대처”중산층 혜택·코로나 대응 과장에 비판바이든과 71일간 ‘대선 레이스’ 개막 4년 전 ‘위 아 더 챔피언’(퀸의 노래)과 함께 관행을 깨고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 등장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번에도 전대 첫날부터 무대에 섰다. 24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 열린 전대 현장에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과 환호를 나누는 모습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민주당과의 차별화를 노리기 위한 전략으로 이날 행사는 예상대로 ‘트럼프 원맨쇼’나 다름없었다. 찬조 연설자들은 열세를 의식한 듯 트럼프의 업적을 나열하기에 바빴고, 과도한 공적 강조로 사실과 다른 주장이 포함됐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낮 2550표를 싹쓸이하며 만장일치로 대선 후보가 된 뒤 연단에 올라 “4년 더 (트럼프를)”라고 외치는 대의원들을 향해 “12년 더”라고 화답했다. 이어 “민주당이 우편투표로 사기를 치려 한다”고 목청을 높인 뒤 “나스닥 지수가 16번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900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되찾는 등 ‘슈퍼 V자 회복’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50여분간의 연설에서 “성공이 곧 단합”이라며 코로나19 전 미국의 경제를 떠올리라고 호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행사에서도 영상을 통해 두 번이나 등장했다. 첫 번째 영상에서 간호사·소방관·우체국 직원 등 코로나19 대응 전선의 근로자와 만났고, 두 번째 영상에서 외국에 억류됐다 구출된 자국민과 대담을 하는 등 민심을 귀담아듣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 줬다. 코로나19를 다룬 홍보성 영상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대인간 전파는 없다고 틀린 정보를 알렸고 중국 때문에 바이러스가 확산됐다고 비난을 이어 가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 선포로 신속하게 방역·의료 장비를 공급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찬조 연설자들은 하나같이 흑인 시위대를 폭도·약탈·반달리즘으로 공격하며 백인중산층을 겨냥한 메시지를 냈다. 지난 6월 흑인시위대가 사유지를 침범했다며 총을 겨눴던 백인 부부도 이날 영상에서 “언론과 동맹국에 의해 자극받은 폭도들이 당신을 파괴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계 부모를 둔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 대사는 미국을 인종차별주의 국가라 부르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지낸 자신의 성공담을 전했다. 팀 스콧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도 목화밭에서 일하던 자신이 의원이 된 것을 언급하며 “다음 미국의 세기는 이전보다 더 좋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민주당이 전대에서 ‘민주주의의 암흑기’라고 공격한 데 대한 반격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원맨쇼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 지지율이 10% 포인트가량 벌어진 가운데 공격적으로 임해 반전을 꾀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대부분의 찬조 연설이 ‘앤드루 W 멜론 대강당’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됐고, 트럼프 대통령이 전대 장소에서 함성 소리와 함께 현장 연설을 한 것도 민주당 전대와 차별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찬조 연설자들의 설명이 과장됐다는 비판도 나왔다. CNN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트럼프 장남)는 찬조 연설에서 중산층 혜택론을 제기했지만,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중위소득이 훨씬 높았다”며 “또 트럼프의 중국 여행 금지 조치가 없었다면 미국인 수백만명이 죽었을 거라 했지만 2월 2일에야 부분 여행 금지가 취해졌고, 수백만명을 구했다는 증거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후보 지명으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 71일간의 대선 레이스가 공식화됐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물길 따라 만난 숲길, 베를린의 소박한 여름 탐험길

    물길 따라 만난 숲길, 베를린의 소박한 여름 탐험길

    숲속서 만난 나치병원, 짜릿하고 오싹한 ‘여름 밖캉스’올해는 확실히 베를린도 휴가철 풍경이 바뀌었다. 이맘때면 3주씩 휴가를 가는 사람들 때문에 동네가 조용할 텐데, 밤 늦게까지 떠드는 소리가 종종 들린다. 며칠 전(평일)에는 생일파티를 집이 아니라 집 앞 길거리에서 하는 건지 노래 부르는 소리가 밤새 크게 끊이지 않았다. 아바의 ‘댄싱 퀸’을 소리 높여 부르는 여자들의 목소리 뒤로 조용히 하라고 윽박지르는 이웃의 목소리가 뒤따라 왔다. 금요일이나 토요일 밤엔 좀 시끄럽게 놀아도 넘어가 주지만 평일 밤엔 어림없다. 코로나19로 해외 휴가를 꺼리다 보니, 베를린 사람들도 가까운 지역으로 짧게 짧게 여행을 다녀온다. 우리도 하루나 이틀 정도 베를린 근교로 캠핑이나 다녀오자 계획했지만 그나마도 매일 날씨가 흐리고 비가 와서 이루지 못했다. 이래저래 올해는 ‘휴가를 집에서’ 지내게 됐다.●베를리너도 모르는 강, 수드 팡케를 찾아서 마침 베를린 RBB인포라디오에서는 멀리 휴가를 못 가는 사람들을 위해 ‘홀리데이 엣 홈’이란 주제로 베를린과 근교의 특별한 장소들을 소개했다. 베를린 도시 안에서 즐길 수 있는 휴가 아이디어를 주는 것이었는데, 리포터들이 잘 알려지지 않은 공원이나 건물, 호수의 궁전, 숨은 강가 등을 직접 찾아가 소개했다. 스무 곳이 넘는 리스트 중 유독 흥미를 끄는 곳이 몇 군데 있었다. “베를린 한복판에 수드 팡케라는 강이 있대. 나도 처음 들어보는데, 그 강줄기를 따라 작은 천이 계속 이어지는 거야. 강줄기를 따라 걷을 수 있다는데, 한번 가볼까?” 늦은 아침을 먹으며 라디오를 듣던 남자친구가 제안했다. 지금껏 베를린에는 슈프레 강과 하펠 강만 있는 줄 알았다. 찾아보니 수드 팡케는 베를린 북동쪽으로 멀리 떨어진 도시 베르나우에서 시작해 베를린의 슈프레 강까지 이어지는 29㎞의 긴 강줄기 ‘팡케’에서 흘러나온 작은 강 이름이었다. 서울로 치면 한강으로 흘러드는 청계천(지금은 인공천이지만)이나 중랑천 같은 하천일 터였다. 재미있는 것은 그 하천의 경로 중에 ‘독일의 CIA’(공식 명칭은 연방정보부, BND)에 해당하는 건물도 포함돼 있다는 점. 해가 쨍쨍한 날, 수드 팡케를 찾아나섰다. 출발은 슈프레 강변에 있는 ‘슈텐디게 베르트레퉁’에서 했다. 일주일 만에 화창해진 날씨 때문에 이 강변 레스토랑에 앉아 있는 사람들 모두가 들떠 보였다. 집과 가까운 곳만 다니다 오랜만에 관광지로 나오니, 나 역시 여행객이 된 기분이었다. 레스토랑에서 새어 나오는 음식 냄새에 갑자기 없던 허기가 느꼈다.우리는 슈텐디게 베르트레퉁 레스토랑의 강변 테라스에 앉아 메인 음식 하나를 시켜 먹었다. 한국 포털사이트에는 온통 ‘원조 슈바인 학센 맛집’으로만 소개돼 있지만, 이곳이 유명한 진짜 이유는 사실 따로 있다. 서독과 동독으로 나뉘어 있던 분단 시절에 양측 수도인 본과 동베를린에는 정식 대사관 대신 상설대표부가 있었다. 그곳이 바로 ‘슈텐디게 베르트레퉁’이다. 통일 후 베를린으로 수도가 정해지면서 본에 있던 많은 정치인들이 정부 이전과 함께 베를린으로 옮겨 와야 했는데, 슈텐디게 베르트레퉁은 그 정치인들을 위해 음식을 담당하던 곳이었다. 본이 위치한 독일 서남쪽 지방의 전통음식을 그대로 제공한 이곳을 사랑방 삼아, 정치인들은 매일 정치 이야기를 하고 고향의 음식을 즐겼다. 본과 가까운 도시였던 쾰른의 맥주 ‘쾰시‘가 이 레스토랑의 대표 맥주가 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레스토랑 안을 빼곡하게 메우고 있는 정치인들의 사진은 당시의 역사와 시대 배경을 잘 보여 주는 상징이라 하겠다. 강변 테라스에 앉아 작은 맥주 잔(0.25ℓ가 전통적인 사이즈다)에 나오는 쾰시 맥주와 미트볼처럼 생긴 생선볼 요리를 먹은 뒤 숨은 강줄기를 찾아나섰다. 수드 팡케의 물줄기가 항상 드러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어느 부분은 건물 밑으로 흐르고, 이미 말라서 물길만 남은 곳도 있다.●자연과 건물의 기묘한 대조에 취하다 베를린의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이 있는 ‘샤리테‘의 대학 부지 안에는 그 오래된 물길이 남아 있었는데, 족히 100년은 넘은 듯한 주변의 건물들이 뜻밖의 시골 정취를 내뿜어서 놀랐다. 베를린 중심지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옛집과 나무들이 이렇게 숨어 있다니! 문득 아일랜드의 블라니 성으로 갈 때 봤던 시골 집들이 오버랩됐다. 나무가 우거진 잔디밭에는 대학생들이 모여 앉아 있고, 학교 부지여서 그런지 주변 어디서나 와이파이가 잘 터졌다. 공원을 작업실 삼아 다니는 사람들에겐 매우 탐나는 곳일 듯하다. 구글 지도를 보며 실 같은 강줄기를 따라 한 시간 넘게 북쪽으로 걸어갔다. 최근에 새로 조성된 수드 팡케 공원이 목적지였다. 새로 조성한 길과 물가의 우거진 풀숲을 들어설 때는 정말 청계천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왼편으로 거대하게 서 있는 ‘독일의 CIA’ 건물이 걷는 내내 비현실적인 느낌을 주었다.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생각도 하지 말라는 듯한 육중한 직사각형의 건물들이 거대한 벽처럼 따라왔다. 공원에서는 이 건물의 한 면만 보이지만, 구글 지도로 본 건물 단지는 상상을 초월하게 컸다. 자연적인 길과 인공적인 건물의 대조가 무척 기묘하게 다가오는 곳이었다. 한참 걷던 공원 길은 ‘펜스’로 느닷없이 막혀 있다. 공원을 계속 조성 중인 듯했다. 우리는 도심의 길로 돌아와야 했고, 몇 시간 동안 짧고 미스테리한 기행을 한 것 같았다.●야생 물소가 사는 도시, 베를린 베를린의 숨겨진 곳, 도시 안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곳을 더 찾아가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휴가 못 가는 마음을 그런 탐험으로라도 달래 보고 싶었다. 서울보다 1.5배가 큰 이 도시는 그런 비밀스러운 곳이 번잡한 동네에서도 불쑥불쑥 나타나니까, 마음만 먹으면 끝도 없이 찾을 것 같았다. 베를린에 살고 있는 현지 친구들에게도 가본 곳 중 그런 데가 있는지 물어봤다. 아들 하나를 둔 얀이 테겔러 호수 근처의 테겔러 플리스를 생각해 냈다. “도시 안에 야생 물소들이 사는 곳이 있어. 신기하지 않아? 테겔러 호수 근처에 있는데, 아들을 데리고 간 적이 있어. 거기에 가면 도시 안에 있다는 걸 완전히 까먹게 되지.” 우리의 세일링 보트가 있는 테겔러 호수 선착장에서도 그리 먼 곳이 아니었다. 남자친구와 나는 당장 실행에 옮겼다. S반을 타고 20분가량을 갔다. 가장 가까운 바이드만슬루스트 역에서 내려 10분 정도를 걸어가니 바로 늪지대가 있는 들판이 나타났다. 테겔러 플리스는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의 경계에 있는 30㎞의 또 다른 하천 이름이었으며, 이 강과 가까운 들판에서 물소가 살고 있다. 축축한 땅과 풀숲이 무성한 들판에서 사는 물소들. 과연 만날 수 있을까? 가는 길이 재미있는 건 집들이 교외에 지어진 별장처럼 크고 근사했는데, 그 집들의 전망이 바로 이 들판을 향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집 앞의 좁은 흙길만 건너면 바로 물소를 볼 수 있었다. “오! 저기 봐! 여우야!” 집들로 향하는 다리 위에서 녹조가 번진 하천을 내려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남자친구가 속삭였다. 얼른 고개를 들어보니, 밝은 갈색의 여우가 총총총 남의 집 앞을 걸어가고 있었다. 작고 보송한 여우가 느긋하게 동네 산책이라도 하는 것처럼! 좀더 걸어가니 이번엔 이 지역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동물을 그려 놓은 표지판이 보였다. 물소뿐만 아니라 학, 수달, 물뱀(베를린에서는 거의 뱀을 볼 수 없다) 등이 산다고 했다.●동물들의 천국 ‘테겔러 플리스’ 걸어도 걸어도 코빼기도 안 보이는 물소 때문에 슬슬 힘이 빠지려는 무렵, 드디어 물소를 만났다. 검은 물소가 일곱 마리나, 시원한 진흙에 모여 앉아 질겅질겅 풀을 씹고 있었다. 야생이라고는 하지만, 보호구역 안에서 시의 관리를 받는 거였고, 한쪽 귀에는 번호표 같은 것도 달고 있었다. 울타리 위에 올라가 목을 빼고 쳐다봤다. 좀 움직여 주면 좋으련만 땡볕을 피해 앉은 물소들은 일어날 줄을 몰랐다. 우리와 같이 쳐다보던 옆의 아주머니가 말을 꺼냈다. “길을 따라 좀더 가면 거기에도 물소들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요. 여기보다 더 가까이 볼 수 있고요.” 그곳을 거쳐 여기로 왔다는 그녀의 보물 같은 한마디에 다시 길을 걸었다. 이제는 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아니라 확신을 가지고서. 그녀의 말처럼 탁 트인 들판에서 소들이 모두 어슬렁거리고 있었다.망원 렌즈를 가져와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울타리 근처까지 바로 다가와 풀을 먹고 있는 물소 때문에 소리를 지를 뻔했지만 숨죽여 그들을 쳐다봤다. 스무 마리 가까이 구경할 수 있는 이곳이야말로 자연의 동물원이자 사파리였다. 아이들이 있는 가족이라면 멀리 가지 않고서도 공짜로 즐길 수 있는 휴가지가 될 터였다. 정수리가 뜨겁게 달궈지는 날씨였지만, 나무가 가득한 숲길은 걷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풀숲을 헤치는 부산스러운 소리에 한참을 쳐다보고 발견한 건 검은 야생돼지. 다음에는 꼭 망원경을 챙겨 와야지 생각하며 우리는 베를린 동물의 천국을 빠져나왔다.●30여년 방치된 히틀러가 입원했던 야전 병원 베를린에 이처럼 신기한 곳이 많으니 멀리 휴가를 못 가도 별로 억울하진 않겠다고 생각하던 중, 가장 기괴한 여행지도 알게 됐다. 버려진 병원 단지를 그대로 개방해 일종의 다크 투어리즘으로 활용하는 곳이다. 베를린에서 40분 거리에 있는 포츠담에서 살짝 더 아래의 남쪽으로 내려가면 나오는 오래된 병원, 벨리츠하일슈테텐이었다.1898년에 지어진 이곳은 1930년까지 심각한 결핵 환자를 치료하는 요양소로 쓰였다. 제1차 세계대전 때는 기관총 같은 새로운 무기의 초기 사상자들을 치료하는 야전병원이었다. 당시 총상을 입은 젊은 히틀러도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 뒤 2차 세계대전 때는 나치 병사들을 치료하는 병원으로, 전쟁이 끝나고 러시아가 점령한 후에는 통일 전까지 소비에트군의 병원으로 이용됐다. 동베를린의 중요한 군 병원으로 명성을 날렸지만, 통일 후 이 큰 병원 단지는 아주 일부를 빼고는 버려져서 30년 넘게 방치됐다. 수술병동, 정신병동 등 이름만 들어도 으스스한 대부분의 병원 건물이 그냥 주변 숲속에 같이 묻힌 것이다.1990년대 초, 베를린의 많은 버려진 건물들을 가난한 아티스트나 사람들이 점령해서 살았던 것처럼, 이곳 또한 불량한 10대들의 아지트로, 사람들의 담력을 시험하는 코스로 종종 쓰였다. 그러다가 2015년부터 개발되기 시작해, 병원 부지 위를 걸을 수 있는 공중 다리가 설치됐다. 무려 60개의 건물로 이루어진 이 병원 부지는 지금도 (법적으로) 들어갈 수 없는 건물이 많지만, 일부는 가이드와 함께 수술병동과 부엌, 세탁실 같은 곳을 정해진 시간에 둘러볼 수 있다. 심지어 한밤중에 손전등 하나만 가지고 둘러보는 프로그램도 있다. 한여름의 오싹한 휴가지로 이보다 더 짜릿한 곳은 없는 것이다. 2015년에는 건물 부지를 둘러싼 공중 나무 다리가 만들어졌다. 낡고 음침한 건물 단지가 한눈에 내다보이고, 걷다 보면 남녀 환자들의 요양소로 쓰이던 메인 건물 등 위치에 따라 건물 곳곳을 더 가깝게도 건너볼 수 있다.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일반에 개방하는 날짜가 별도로 정해져 있고, 예약을 통해 투어를 미리 신청할 수 있다. 버려진 수술실이나 부서진 벽, 창문 등 전체적으로 으스스한 건물의 분위기 때문에 대부분의 투어는 14세 이상부터 참여할 수 있다. 여름이 가기 전, 등골 서늘한 피서를 즐기고 싶은 베를린 사람들에게 이 폐병원만큼 딱 맞는 곳도 없지 싶다.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퀸’이 돌아온다… 박인비, 내일 시즌 첫 메이저대회 출전

    ‘퀸’이 돌아온다… 박인비, 내일 시즌 첫 메이저대회 출전

    ‘골프여제’ 박인비(32)가 시즌 첫 메이저대회를 통해 미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복귀한다. 지난 2월 투어 20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호주여자오픈 이후 6개월 만이다. 20일부터 나흘간 영국 스코틀랜드의 로열 트룬 골프클럽(파72·6756야드)에서 열리는 AIG여자오픈이 그 무대다. 메이저대회 승격 20년째를 맞아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새 간판을 바꾼 이 대회의 관전포인트는 박인비의 메이저 8승 여부다. 2008년 US여자오픈 우승으로 메이저 우승컵 수집을 시작한 박인비는 2013년 나비스코챔피언십, LPGA 챔피언십, US여자오픈 등 3개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을 일궈냈다. 한 시즌 3개 메이저 정상에 선 선수는 베이브 자하리아스(1950년), 미키 라이트(1961년), 팻 브래들리(1968년)가 있지만 현역 선수 가운데 박인비가 유일하다. 또 그의 통산 메이저 승수(7회)는 LPGA 투어 역대 공동 7위에 해당한다. 이 역시 현역 선수 가운데는 줄리 잉스터(미국), 카리 웹(호주)과 함께 보유한 최다 승수다. 박인비가 2015년 이후 5년 만에 두 번째로 이 대회 정상에 선다면 현역 가운데 가장 많은 메이저 승수를 기록하게 된다. 또 박세리(43)가 보유한 한국선수의 LPGA 투어 최다승(25승)에도 한발 더 다가서게 된다. 박인비는 이달 초 소속사가 제주와 경주에서 개최한 2개 공식·비공식 대회에서 샷 감각을 점검한 뒤 지난 주말 스코틀랜드 현지에 도착했다. 출국에 앞서 그는 “어느 시점에서든 LPGA 투어에 복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복귀 시점을 정해 놓은 뒤 두 번 생각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남편 남기협(31)씨가 동행하게 되는 이번 메이저 8승 도전은 더 특별하다. 박인비의 스윙코치인 남씨는 이번 대회 캐디까지 맡게 돼 ‘1인 3역’을 수행한다. 오랫동안 백을 메주던 브래드 비처(호주)가 자가격리 문제로 빠지면서 지난달 국내 대회부터 남씨가 캐디백을 멨다. 박인비는 남편을 위해 캐디백을 가벼운 것으로 바꾸기도 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서울포토] ‘퀸’ 전지현, 고혹적 자태

    [서울포토] ‘퀸’ 전지현, 고혹적 자태

    배우 전지현이 독보적인 드레스 자태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 4일 알렉산더 맥퀸 매장을 방문한 전지현은 2020 프리 가을/겨을 컬렉션을 만나보았다.전지현은 지난 6월 영국 럭셔리 하우스 브랜드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의 한국 앰베서더 선정과 함께 브랜드와 새로운 인연을 시작했다. 이날 전지현은 알렉산더 맥퀸의 2020 가을/겨울 컬렉션의 스윗 하트 네크 라인, 연미복에서 영감 받은 디테일이 돋보이는 바이 컬러 니트 드레스에 런웨이 주얼리에서 영감을 얻은 아이코닉한 주얼 사첼 백을 착용하고 매장을 방문해 알렉산더 맥퀸의 미학을 완벽하게 보여주었다.뿐만 아니라, 전지현은 알렉산더 맥퀸을 오랜 시간 대표해온 가치인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나눈다는 컨셉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스토리 백’부터 ‘스토리 숄더 백’ ‘톨 스토리 백’까지 다양한 제품을 직접 착용하면서 매장의 주인공인 제품들을 사방에서 생생하게 느끼며 공간에 흠뻑 빠져들기도 했다. 사진=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드래그퀸, 웃음도 퀸 실력도 퀸

    드래그퀸, 웃음도 퀸 실력도 퀸

    산드라 볼록, 라이카 버진, 트레이 소피스티케이. 뮤지컬 ‘제이미’에서 이름만 외쳐도 객석의 웃음이 빵빵 터지는 3인방이 있다. 드래그퀸을 꿈꾸지만 주변의 시선에 주저하는 고등학생 제이미에게 “원하는 대로 살자”며 토닥이는 ‘선배’ 드래그퀸들이다. 드래그퀸이 나오는 작품에서 뻔할 수 있는 캐릭터 3인방이기도 하지만 짧고 굵게 그 존재감을 자랑한다. 스타킹과 코르셋을 입고 짙은 화장을 한 채 “야~”하고 내는 목소리와 손짓 하나까지 전부 예사롭지 않다. 놀라운 건 이런 자연스러운 몸짓들이 모두 신인들에게서 나왔다는 사실이다. 5건의 필모그래피가 있는 배우 유장훈(31)에겐 첫 드래그퀸 연기이고, 이원(31)과 송창근(23)은 ‘제이미’가 뮤지컬 데뷔작이다. 유장훈이 셋 중 가장 가냘프고 예쁜 외모의 ‘트레이’, 송창근은 우락부락한 근육질의 ‘산드라’, 제이미로 지원했던 이원은 두 사람의 중간쯤인 ‘라이카’가 됐다.“조이는 코르셋을 입고 노래하니 숨을 들이쉴 때 횡격막이 안 올라가는 느낌이라 갑갑했어요. 그나마 공연할수록 늘어나 이제 좀 편해요.”(이원) “트레이는 유일하게 코르셋을 안 입는데 미니스커트와 몸매가 제일 드러나는 옷을 입어서 두 달간 9㎏을 뺐죠.”(유장훈) 너도나도 처음 도전하는 연기에 대한 고충이 술술 나온다. 공연을 준비하는 두 달 동안 유튜브를 통해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드래그퀸들의 영상을 보며 다양한 캐릭터를 연구했고, 특히 미국 예능 프로그램인 ‘루폴의 드래그퀸 레이스’가 이들에게 교과서가 됐다. 세 명 가운데 가장 웃긴 역할인 ‘산드라’ 송창근은 “드래그퀸이 단순히 여성성을 표현하기 위한 문화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아름다움 자체보다는 쇼와 퍼포먼스, 재치 있는 말에 최적화한 캐릭터가 되기 위해 말투나 몸의 태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극 중 제이미의 아버지 역할도 하는 송창근은 공연 내내 망사스타킹을 벗지 않는다.이원도 “드래그퀸들이 화장이나 의상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퍼포먼스로 보여 주는 사람도 있듯 각자 표현 방식이 다르다”며 “결국 드래그퀸이라는 모습을 통해 자신감을 드러내고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싱어송라이터였던 그는 보깅, 왁킹 등 여러 춤 장르를 따라 하며 연기에 녹였다. 세 사람도 현실 드래그퀸처럼 분장을 하기 전과 후가 확 달라진다고 한다. 무대 밖에서도 특유의 끼와 자신감을 뿜어내던 유장훈은 “눈에 아이라인과 파란 섀도가 얹어지는 순간 아주 짜릿하고 용감해진다”며 눈을 찡긋했다. 이원은 “분장하고 무대에 오르면 셋 다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신나게 놀게 된다”면서 “공연이 끝나고 분장을 지울 때면 축 처진다”고 했다. 자신들의 캐릭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의 바탕엔 어떤 감정이 놓여 있을까. 유장훈은 공연을 보시다 중간에 나가실까봐 걱정했던 아버지마저 “재미있다”고 좋아해주시는 모습에 마음을 한껏 내려놓았다고 한다. “드래그퀸 같은 소재를 싫어하셨던 우리 아버지가 재미있다고 하셨으니 ‘이제 됐다, 누구나 좋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나머지 두 사람도 덩달아 한시름 놓고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한 분이라도 드래그퀸에 대해 ‘이런 인생들도 있구나’ 하며 이해하는 그런 작은 생각의 변화만 있다면 행복할 것 같아요.”(송창근) “집에 가시는 길이 따뜻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이원)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낭만 넘치는 프랑스인들이 반려동물을 가장 쉽게 버린다고?

    낭만 넘치는 프랑스인들이 반려동물을 가장 쉽게 버린다고?

    퀴즈. 유럽 국가 가운데 반려 동물을 가장 쉽게 버리는 나라는?답은 프랑스다. 대단히 낭만을 즐기는 프랑스인들이 그런다고? 물론 완벽한 통계 자료로 뒷받침하긴 어렵지만 여름 휴가 철만 되면 너도나도 반려 동물을 버려 휴가 시즌이 시작하면 유기동물 보호센터를 차렸다가 시즌이 끝나면 접는 양상마저 있다고 영국 BBC가 9일 전했다. 툴루즈 북쪽에서 보호센터를 20년 넘게 운영해 온 베티 로이조는 견공들에 돼지와 염소 한 마리씩을 보호하고 있는데 각자 버려진 사연이 있다고 소개했다. “주인들은 더 이상 원하지 않는 친구들과 함께 나타나는 용기도 없어 대신 어디에 오면 버릴 동물이 있다고 전화로 알려주거나 어두움을 틈타 보호센터 처마 아래 상자들에 동물들을 놔두고 가기도 한답니다.” 우리 뒤쪽에 조용히 앉아 있는 하얀고양이 폼폼은 남자 주인이 15년 전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 여자친구와 함께 살려면 어쩔 수 없다며 맡겼다. 다른 반려묘 미샤는 발코니를 뛰어내리다 다리를 다쳤는데 주인이 수의과 비용을 댈 수 없다고 해 하는 수 없이 센터에 맡겨졌다. 다섯 살 난 미니어처 핀셔 반려견인 페피토는 옛 주인이 램프등에 묶어놔 구출됐다. “그 주인들이 늘 대는 핑계는 휴가를 떠나거나, 아기가 생겼거나, 이사를 가거나, 아니면 알레르기를 갖고 있는 새 파트너를 만났다는 것들이랍니다.” 동물을 버리는 주인들은 계층을 망라하고 있긴 한데 특히 못 사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나 이 도시의 유명한 로마 트래블러 공동체 사람들이 반려 동물을 가혹하게 대한다고 했다. 아울러 자신들 같은 보호센터는 일년 중 휴가 철에 가장 바쁘다고 했다.프랑스 전체 가구의 절반 넘게는 반려 동물을 한 마리 이상 길러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나라로 불릴 만한데 매년 여름 동물보호단체들은 전국적인 캠페인을 벌여 사람들에게 제발 버리지 말라고 호소한다. 매년 버려지는 반려 동물이 10만 마리에서 20만 마리사이로 추정되는데 60%가 여름철에 버려진다. 영국에서는 한 해 유기되는 동물이 1만 6000마리 정도인 것과 비교해도 월등히 많다. 얼마 전 캠페인 광고에 프랑스를 “반려동물 버리기 유럽 챔피언”이란 문구가 등장하며 영국 록그룹 퀸의 대표곡 ‘위 아 더 챔피언’이 깔려나올 정도였다. 지난 6월 프랑스 의회는 갈수록 반려동물 버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보르도 근처에서 수의과를 운영하는 마리나 샤일로는 “동물들이 점점 더 충동구매 품폭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 스마트폰처럼 개나 고양이가 갖고 싶은 물건이 됐다. 몇년 지나면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것처럼 유행을 타는 경향마저 보인다. 일부 부모가 아이들에게 선물했는데 아이들이 커가며 흥미를 잃어 반려동물을 버린다”고 지적했다. 그녀의 진료소에는 벌써 주인이 포기한 동물들이 여럿 있다고 했다. 그녀는 아울러 사회심리적 작용도 있다고 진단했다. “프랑스에서 국가가 건재했을 때는 돈을 내지 않고 약국에서 처방 받지 않은 약을 사곤 했지만 반려견을 치료할 때는 본인 돈을 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그 영향으로 반려동물이 아프거나 나이 들면 버리곤 했다”고 말했다. 휴가객을 맞는 호텔들은 반려동물만의 투숙 비용을 받거나 함께 묵는 것을 금지했다. 해변 리조트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개나 고양이들이 서성거리는 이유다. 툴루즈 의원인 코린 비뇽은 동물을 버리는 주인을 추적하는 것을 쉽게 하거나 이들이 더 이상 애완 동물을 사지 못하게 하거나 판매되는 최저 연령을 상향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비뇽은 심지어 동물에게 못되게 구는 사람들은 가정폭력을 더욱 쉽게 저지른다는 주장까지 펼쳤다. 로이조는 이미 규제하고 처벌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는 충분히 갖춰져 있다며 그보다 검찰 등 수사기관이 무책임한 주인들을 처벌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지 않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화가로 데뷔하는 ‘맥스엔젤’ 모델 이유이

    화가로 데뷔하는 ‘맥스엔젤’ 모델 이유이

    맥스 FC의 링걸 ‘맥스엔젤’로 활동하고 있는 이유이가 화가로 데뷔를 앞두고 있어 화제다. 유이는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되는 ‘부산 국제화랑 아트페어(2020 BAMA)’ 연예인 특별전에 작품을 출품할 예정이다. 유이는 맥스엔젤을 비롯해서 다수의 뮤직비디오 및 광고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또한 2017년 미스 섹시백 대회에서 우승하며 완벽한 자태를 입증받기도 했으며, 올해는 미스 스마일 퀸 콘테스트에서 수상을 하기도 했다. 유이는 어렸을 때부터 수많은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등 미술영재로서 두각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진다. 유이는 한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등 요즘 힘든 일들이 많다. 그림으로나마 팬들을 위로해주고 싶어 작품을 출품하게 됐다. 수익금의 일부는 코로나19로 고생하는 분들께 기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올해 제9회 부산 국제화랑 아트페어(2020 BAMA)는 오는 8월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개최된다. 9회째를 맞이하는 부산 국제화랑 아트페어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150여 개 화랑이 참가했다. 부산 국제화랑 아트페어의 관람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전시 마지막 날인 8월 16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아트페어 전시장을 돌며 전시와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도슨트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 [사진들] 베이루트 폭발 참사 전과 후 비교하면

    [사진들] 베이루트 폭발 참사 전과 후 비교하면

    레바논 베이루트의 폭발 참사가 일어난 지 이틀이 훌쩍 지나갔다. 가장 집약적으로 이번 참사의 위력을 보여주는 사진이 위 사진이 아닌가 싶다. 밀을 저장해둔 사일로(곡물 저장고) 옆 질산암모늄을 6년 이상 방치한 창고에서 먼저 폭발이 일어났고, 이제 사일로는 한쪽 벽면만 볼썽 사납게 남아 있고 주위는 어지러이 잔해들로 주저앉았다. 영국 BBC가 6일(현지시간) 베이루트 시내 곳곳의 폭발 전후 사진을 비교해 보여줘 눈길을 끈다. 지금까지 137명 이상이 숨지고 5000명 이상 다쳤으며 이재민만 30만명 가량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질산암모늄 창고로부터 몇백m 떨어진 곳에 정박했던 대형 유람선 오리엔트 퀸 호가 옆으로 넘어졌다. 승무원 한 명이 숨졌고, 다른 한 명은 실종됐다. 해운사 아부 메르히 크루즈의 항만 출장소도 폭발의 위력에 흔적조차 없어졌다. 영국 셰필드 대학의 폭파 및 폭발 위력 전문가인 제네비에브 랭던 교수는 사일로 안의 곡물들이 그나마 폭발 위력을 흡수하는 역할을 했지 않나 짐작했다. 사일로 벽을 때리면서 상당한 양의 에너지를 빼앗겼을 것이라면서 “중간에 사일로가 없었더라면 그 뒤쪽의 피해 규모가 훨씬 심각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국경 없는 의사회(MSF)의 메고 테르지안 회장은 항구에 보관 중이던 약품과 백신 등이 파괴됐다며 베이루트 도심에 있는 이 나라 최대의 투석 센터도 완전히 파괴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폭발로 인한 피해가 1975년부터 1990년까지 지속된 내전으로 파괴된 정도와 맞먹는다고 단언했다. 이제 레바논의 해상 교역은 두 번째 도시 트리폴리 항구를 이용해야 한다. 의약품, 먹거리, 연료, 기본 생필품 등 각국의 지원이 이곳을 통하게 됐다. 카타르와 쿠웨이트, 요르단은 야전 병원 인력과 장비들을 제공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베이루트 참상은 주로 항만 쪽을 보여주는 데 그쳤다. 하지만 폭발 현장의 서쪽, 베이루트 도심 피해도 만만찮다. 모스크와 교회, 쇼핑가, 고급 식당들이 피해를 입었다. 마르완 압부드 베이루트 주 지사는 공공시설과 문화유산 건물들을 보수하려면 수십억 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예쁘지 않은 걸 어쩝니까” 전설은 그렇게 시작됐다

    “예쁘지 않은 걸 어쩝니까” 전설은 그렇게 시작됐다

    할리우드 스타 메릴 스트리프 일대기 다뤄1976년 영화 ‘킹콩’의 오디션장에서 생긴 일화다. 한 여배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영화 쪽에서 일한 경험은 전무했고, 미국 뉴욕의 연극 무대에서만 활동하던 그였기에 영화계에서는 사실상 무명이나 다름없었다. 외모 역시 전형적인 미인은 아니었다. 금발이긴 했지만 도드라진 광대뼈와 매부리코의 조합은 당시 기준으로는 ‘여배우’란 찬사를 보내기에 부족한 것이었다.그를 본 이탈리아 출신의 제작자는 영어가 아닌 이탈리아어로 이렇게 불평했다. “진짜 못생겼네. 뭘 ‘이런 걸’ 데려왔어!” 한데 공교롭게도 대학에서 이탈리아어를 공부한 그 여배우는 이탈리아어로 이렇게 쏘아붙였다. “기대만큼 예쁘지 않아서 죄송한데요, 어쩝니까? 보시는 게 다인데.” 그러고는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그가 바로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 메릴 스트리프다.‘퀸 메릴’은 71세 고령에도 여전히 할리우드의 워너비 스타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메릴 스트리프의 일대기를 다룬 평전이다. 연예 담당 기자 출신의 저자가 오롯이 연기에 천착해 온 메릴 스트리프의 생애를 다양한 출연작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각각의 영화에 얽힌 뒷이야기들, 감독이나 출연자들과의 에피소드, 여러 할리우드 스타들과의 친소 관계 등 삶의 여러 이야기들이 버무려져 있다. 그의 본명은 메리 루이즈 스트리프다. ‘메릴’은 그가 어린아이였을 때 아빠가 붙여 준 별명이다. 어릴 때부터 연기에 재능을 보인 그는 대학 시절부터 줄곧 연극 무대 주변을 맴돌았다. 뉴욕 맨해튼에서 가난한 연극배우 생활을 하던 그가 영화배우로 데뷔한 건 1977년 ‘치명적 계절’이다. ‘이런 걸’이라는 대접을 받은 오디션 이후 1년 만이었다. 이후 40여년간 6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하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그는 흔히 ‘아카데미의 여왕’이라 불린다. 아카데미상 최다 노미네이트(21회) 기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수상으로 이어진 건 3회다. ‘소피의 선택’(1982)과 ‘철의 여인’(2011)으로 여우주연상,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1979)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아카데미 전초전 격인 골든글로브에 노미네이트된 횟수는 이보다 더 많다. 2017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무례는 무례를 낳고, 폭력은 폭력을 선동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 당선인에게 직격탄을 날린 일화는 지금도 여러 사람의 입을 통해 회자된다. 대개의 배우들이 40대를 넘어서면 주연 자리에서 내려오기 마련이다. 한데 메릴은 여전히 주연이다. 말 많은 영화계에서 신념을 지키고 당당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적지 않은 재산까지 모았다. 성격파 배우로서는 보기 드문 경우다. 그러니 돈에 관해 유난히 집착이 심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할리우드에서 가장 과대평가된 여배우”라며 질시의 글을 날린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반핵, 환경, 여성 등의 분야에서도 정의로운 싸움을 벌였던 그는 2015년 한 여자대학 졸업식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연기를 잘합니다. 왠지 아세요? 우리는 그래야만 하거든요. 수천 년 동안 여성들이 생존해 온 방법이 있습니다. 여성들의 생존전략이란 바로 자기보다 힘이 센 남자들에게 그들이 관심 없어 하는 사실들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었어요. 연기는 열려 있는 가능성입니다. 가장(假裝), 혹은 연기는 사실상 아주 가치 있는 삶의 기술이고 우리 모두가 하고 있는 일입니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너, 꼭 다시 올거지? 일상에게 띄우는 그리움 그리고 희망

    너, 꼭 다시 올거지? 일상에게 띄우는 그리움 그리고 희망

    코로나로 잃은 평범에 대한 고민극장 상영은 없이 17일부터 공개다운증후군 모델 이야기로 개막신진 창작자 지원 플랫폼도 신설국내외 다양한 다큐멘터리를 소개해 온 EBS국제다큐영화제(EIDF)가 ‘다시 일상으로: 다큐, 내일을 꿈꾸다’를 주제로 오는 17~23일 열린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극장 상영 대신 TV 방영과 주문형 비디오(VOD)로 관객을 찾는다. 제17회를 맞은 이번 영화제는 코로나19로 잃어버린 일상에 대한 그리움을 위로하고 소중함을 일깨운다는 취지를 담았다. 1주일 동안 30개 국가의 69편이 EBS 1TV와 전용 VOD 서비스 ‘디(D)박스’에서 무료 공개되며 두 차례 야외 상영도 한다. 류재호 집행위원장은 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칸영화제, 전주영화제 등 대부분의 영화제가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변경됐지만 EIDF는 최신 다큐멘터리 영화를 소개하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개막작은 세계 최초의 다운증후군 모델을 다룬 ‘매들린, 런웨이의 다운증후군 소녀’(스웨덴)가 선정됐다. 세계를 누비며 정체성, 아름다움, 장애에 대한 인식에 도전하는 매들린의 여정을 따라간다. 김다혜 프로그래머는 “가족들이 함께 보기 좋은 다큐로, 장애를 극복한 주인공과 그를 돕는 어머니의 친구 같은 관계를 통해 따뜻한 희망을 전하는 작품”이라며 “올해 EIDF의 성격을 잘 드러낸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이번 행사에서는 유명 감독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마스터스’, 여성 서사로 꾸린 ‘여, 聲(성)’, 대구교육청·대구교육박물관과 공동 기획한 ‘내일의 교육’ 등 12개 섹션을 마련했다. 픽션과 다큐멘터리를 넘나드는 베르너 헤어조크의 최근작 ‘유랑: 브루스 채트윈의 발자취를 따라서’(영국)를 비롯해 미국 독립 다큐계의 살아 있는 전설 고든 퀸 감독의 초기작 ‘수녀님들이 물었습니다’, 영화감독 스탠리 큐브릭의 작품 세계를 그린 ‘스탠리 큐브릭 오디세이’ 등에서 거장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올해는 경쟁부문인 ‘페스티벌 초이스’를 ‘글로벌’과 ‘아시아’ 두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한다. 아시아 작품들을 더 많이 소개하고, 아시아 작품에 대한 제작지원을 프로그램에도 반영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관객심사단도 처음 구성해 수상작을 선정한다. 신진 다큐멘터리 창작자들을 지원하는 플랫폼 ‘인더스트리’도 신설됐다. 국내 기관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제작지원(피치) 프로그램 3개, 아카데미 프로그램 2개로 규모를 확장했다. 다큐멘터리 펀드 주체와 프로듀서들이 만나는 라운드 미팅 테이블을 열어 펀딩이 끊긴 제작자들을 지원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폭우에 수도권·중부 사망 15명·실종 11명…文 “특별재난지역 선포해야”(종합)

    폭우에 수도권·중부 사망 15명·실종 11명…文 “특별재난지역 선포해야”(종합)

    이재민 1000명 넘어농경지 7000여㏊ 침수나흘간 수도권과 중부지방을 할퀸 수마로 4일 현재까지 27명이 사망·실종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집중호우 피해 상황과 관련,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예방점검과 선제적인 사전조치를 주문한다”면서 “비상대응체제를 가동해 피해 최소화에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文 “지나칠만큼 선제적 예방조치하라”“인명피해 원천 차단토록 최선 다하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집계에 따르면 오후 7시 30분 기준 지난 1일 이후 집중호우로 모두 15명이 숨지고 11명이 실종됐다. 부상자는 7명이다. 이재민은 1000명을 넘어서고 농경지 7000여㏊가 물에 잠기거나 매몰됐다. 문 대통령은 오후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서 주재한 집중호우 대처 긴급상황점검회의에서 “인명피해만큼은 원천적으로 발생 소지를 차단해 추가 피해를 막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면서 “조그만 우려가 있어도 위험지역을 선제적으로 통제하고 주민을 미리 대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언제 어디서 지반 붕괴와 산사태가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 각별히 대비해달라”면서 “침수 위험지역 관리와 함께 저수지와 댐의 수량을 조정하는 등 홍수를 사전통제하는 일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산지 태양광 시설 붕괴 사고 없도록 하라” 문 대통령은 산림청에 지반이 약해진 산사태 염려 지역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하라고 지시하는 한편, 산지 태양광 시설의 붕괴 사고가 없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전날 오후 충남 아산에서 맨홀에 빠진 50대 남성과 같은 날 경기 가평 계곡에서 급류에 휩쓸려간 70대 남성, 충북 진천에서 차량이 급류에 휩쓸리며 실종됐던 60대 남성 등 실종자 3명이 이날 숨진 채 발견되면서 사망자가 3명 증가했다. 이재민은 648가구 1072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충북이 558명으로 가장 많고 경기 439명, 강원 70명, 서울 5명 등이다. 이재민 가운데 102가구 214명만 귀가했고 나머지 546가구 858명은 아직 친인척 집과 체육관, 경로당, 마을회관 등에 임시로 머물고 있다.文 “특별재난지역 빠르게 선포하도록” 문 대통령은 또 특별재난지역을 빠르게 선포할 수 있도록 지자체의 피해조사 외에 중앙부처의 합동 피해조사 조치도 신속히 취하라고 언급했다. 그는 “기후변화 때문에 유례없는 최장의 장마가 반복될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기후변화에 대비하는 데 중앙부처와 지자체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물폭탄에 가까운 폭우가 쏟아지면서 재산 피해도 심각했다. 1일 이후 시설물 피해는 모두 4006건(사유시설 2085건, 공공시설 1921건)이 보고됐다. 전날보다 1575건 늘어난 규모다. 침수나 토사 유출 등 주택 피해가 1253건이고 축사·창고 685건, 비닐하우스 147건 등으로 집계됐다. 농경지 피해 면적은 전날보다 3580㏊ 증가한 7192㏊로 잠정 집계됐다. 침수가 6639㏊이고 유실·매몰 509㏊, 낙과 44㏊ 등으로 나타났다. 공공시설 붕괴·파손·범람 등 피해는 도로·교량 916건, 철도 등 545건, 산사태 238건, 하천 197건, 저수지·배수로 25건 등이다.文, 이재명 피해자 임시주거시설로 조립주택 건의에 “부처 관심 가져라” 문 대통령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피해자들의 임시 주거시설로 조립주택을 활용하는 방안을 건의하자 중앙부처도 이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덧붙였다. 회의에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서훈 국가안보실장 등 주요 참모들이 참석했고, 행정안전·국방·환경·국토교통·농림수산식품·해양수산부 장관, 경찰·소방·산림·기상·해양경찰청장, 경기·강원·충남·충북지사 등은 화상으로 참석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게릴라성 호우가 이어지면서 도로와 철도 곳곳이 여전히 막혀 있다. 서울 잠수교를 비롯해 경기·충청 등 지역에서 도로 40곳이 통제 중이고 충북선·중앙선·태백선·영동선·경강선·장항선 등 철도 6개 노선도 전체 또는 일부 노선의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북한산·태백산·속리산 등 9개 국립공원 251개 탐방로와 경기·충북·경북 지역의 상습침수 지하차도 16곳, 서울·경기·강원·충북지역 둔치주차장 92곳도 출입이 계속 제한되고 있다. 소방당국은 지난 1일 이후 인력 13만 123명과 장비 4556대를 동원해 1412명을 구조했으며, 주택과 도로 정리 등 2752건의 안전조치와 1142건의 급·배수 지원을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왼손의 피아니스트’ 플라이셔 별세

    ‘왼손의 피아니스트’ 플라이셔 별세

    ‘왼손의 피아니스트’로 불린 미국 피아니스트 리언 플라이셔가 2일(현지시간) 타계했다. 92세. 이날 뉴욕타임스 등은 플라이셔가 미국 볼티모어의 한 호스피스병원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192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고인은 10대였던 1944년 뉴욕 필하모닉과의 협연으로 데뷔하며 주목받았다. 1952년에는 세계 3대 콩쿠르 중의 하나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우승했다. 이후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을 지낸 조지 셀과 녹음한 브람스, 베토벤 협주곡 등 여러 명반을 남기며 승승장구했다. 그의 시련은 한창 왕성하게 활동하던 37세 때 근육긴장이상증이 찾아오며 시작됐다. 이 병으로 오른손이 마비됐고, 피아니스트로서의 생명이 끊길 위기에 놓였지만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지휘에 도전했다. 이후 왼손을 위한 레퍼토리를 개발, 왼손 연주로 다시 무대에 섰으며 1990년대 중반에는 회복된 오른손으로 간간이 양손 연주를 펼치기도 했다. 특히 40년 만에 양손 연주로 녹음한 음반 ‘투 핸즈’(2004)는 클래식 음반으로는 드물게 미국에서만 10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고인은 2005년 내한해 예술의전당에서 브람스와 슈베르트 등의 곡을 선보이기도 했다. 교육자로서도 이름을 날렸던 고인의 제자로는 국내에 신수정, 이대욱, 강충모 등이 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보위 ‘글램록’ 패션 일조 야마모토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보위 ‘글램록’ 패션 일조 야마모토

    1960년대 영국 뮤지션 데이비드 보위의 이른바 글램 록 패션을 창조하는 데 역할을 한 일본인 패션 디자이너 야마모토 간사이가 7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고인의 딸이자 영화배우인 야마모토 미라이(45)는 아버지가 백혈병과 싸우다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세상을 등졌다고 27일 성명을 통해 알렸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고인은 외계에서 온 예언자 캐릭터 ‘지기 스타더스트’를 보위가 만들어내자 의상 등을 디자인한 것으로 유명하며 일본의 전통 스타일, 특히 카부키 극장 등의 이미지를 패션으로 융합해낸 것으로 이름 높다. 딸 미라이는 “내가 보기에 아버지는 세상이 자신을 알아 본 대로 특이하고 열정적인 영혼을 지닌 예술가였으면서 생각도 깊고 따듯한 심성에 감성이 풍부한 사람이었다”고 돌아본 뒤 “그는 커뮤니케이션에 가치를 부여했고, 내 인생을 통틀어 사랑으로 날 감쌌다”고 애도했다. 원래 오는 31일 “슈퍼 에너지 쇼”를 기획했는데 고인의 사망에도 취소하지 않고 열리게 된다고 미라이는 말했다. 또 가족끼리 장례식을 이미 치렀다며 더 많은 이들과 작별하는 일은 가까운 가족과 상의하고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시점임을 감안해 향후 일정을 잡을 예정이라고 미라이는 설명했다.1944년 요코하마에서 태어난 고인은 공학을 전공하고 싶었으나 패션 디자이너의 길을 택했다. 1971년 런던 패션 위크 무대에 선 첫 일본인 디자이너의 영예를 차지했는데 당시 잡지 ‘하퍼스 앤드 퀸’은 “올해의 쇼, 박진감 넘치는 쿠데 극장”이라고 평가했다. 이 때 보위를 처음 만나 ‘지기 스타더스트’와 ‘알라딘 사네 투어’ 의상들을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야마모토는 지난 2016년 ‘할리우드 리포터’ 인터뷰를 통해 “내 의상들이 데이비드와 그의 노래, 음악의 일부가 됐다. 그 의상들은 그가 세상에 전달한 메시지의 일부가 됐다. 심지어 그는 훨씬 더 미친 영향력을 미치길 바랐다”고 털어놓았다. 보위에게 입힌 일본 전통의 간지 의상들도 사람들의 뇌리에 지금도 박혀 있다. 고인의 의상을 입은 뮤지션으로는 엘튼 존, 스티브 원더, 존 레넌, 가장 최근에는 레이디 가가 등 쟁쟁한 스타들이었다. 그의 이름을 내건 패션쇼는 뉴욕과 파리, 런던에서도 1992년까지 열렸다. 인도, 러시아, 베트남에도 진출해 패션과 음악, 춤이 어우러진 슈퍼 쇼를 선보였고 1993년에는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12만 청중에게 화려한 무대를 선사했다.패션 행사 외에도 2008년 도쿄 선진 8개국(G8) 정상회담이 열렸을 때 회담장 디자인과 행사를 기획했고, 나리타 공항과 도쿄를 잇는 스카이라이너 열차 설계를 맡았다. 그의 회사는 성명을 내고 “‘인간은 가없는 에너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 고인의 모토였다. 그는 그냥 일이 흘러가게 내버려두는 법이 없었으며, 얼마나 어렵든 상관하지 않고 도전하고 또 도전하는 일을 추구했다”고 기렸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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